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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이야기79] 작은 고추 맵다더니
조글로미디어(ZOGLO) 2018년8월10일 08시53분    조회: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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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된다’는 오기로 살아온 지체장애자 김란화의 헌신이야기

올 음력설을 맞이해 김란화의 가정을 위문한 파음조로 서기

일여덟살 철이 들기 시작해서부터 란화는 집 근처에 있던 공공변소를 하루도 빠짐없이 청소했다. 지체장애자라 다른 애들보다 두살 늦게 학교를 다니기 시작한 그는 소학교, 초중, 고중을 졸업할 때까지 매일 아침 학교의 아래웃층 복도를 말끔히 청소했다.

“어릴 때부터 ‘나는 뭐라도 좀 할 수 있다’, ‘나는 된다’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죠.”

키가 1.36메터 밖에 안되는 왜소한 체구였지만 김란화는 초심을 잃지 않고 묵묵히 살아왔다. 수두룩이 쌓인 영예증서는 그가 걸어온 60년 인생의 축도이다. ‘길림성 우수지원자’, ‘장춘시 도덕모범’, ‘장춘시 3.8붉은기수’, ‘장춘시 가장 아름다운 병사 어머니’,‘장춘시 가장 아름다운 가정’, ‘관성구 문명가정’, ‘관성구 우수 종합관리협조원’, ‘전국조선족로인협회친목회 모범가정’...

이복동생의 얼굴에 땀을 닦아주는 누나 김란화

효의 참뜻을 실천한 도덕모범

장춘시 관성구 남관가두 동2조 사회구역에 위치한 김란화의 집은 허름했다. 고작 32평방메터 밖에 안되는, 화장실도 달리지 않고 난방이며 가스가 들어오지 않는 낡은 단층집이다. 그의 남편 역시 3급 지체 장애자이다.

8월 5일, 유난히 무더운 여름날이였다. 7평방메터 되나마나한 좁은 구들방에 밥상을 펴놓고 이복동생과 팔씨름을 하는 김란화의 몸에는 금시 땀구슬이 뽀송뽀송 돋아난다.

그의 남편이 수박을 한아름 썰어 들고 들어오며 한마디 건넨다. “심심하면 둘이서 저렇게 팔씨름한다니까 .”

이복동생은 계모가 낳은 지적장애자 김영범이다. 올해 나이 47살 들도록 누나 김란화가 대소변을 받아낸다. 온종일 구들방에 꿇어앉아있는 동생이 기뻐하라고 가끔 팔씨름도 하고 우스개소리도 던진다. 그러면 영범이는 시무룩이 웃기만 한다.  

아버지가 돌아간  후에도 김란화는 반신불수인 계모를 10년 동안 이 구들방에서 섬겼다. “어디서 먹는 시합이라도 하면 1등은 내가 따놓은 당상이야.” 계모는 이렇게 롱담을 자주 할 정도로 식성이 좋았다. 계모가 변비 때문에 고생을 할 때면 란화는  계모의 대변을 손가락으로 파내주군 하였다.

“우리 집안에도 꽃이 필 날이 오네요.” 하며 활짝 웃는 김란화 

끈끈한 가족의 정 이어가는 아름다운 가정

기실 김란화는 형제자매가 모두 여섯이다. 어머니와 두 계모가 낳은 자식들이다. 영범이의 생일을 쇠는 지난 5월 21일에 김란화의 핸드폰에 문자가 들어왔다. 남방 도시에서 사는 막내동생한테서 온 메시지였다. 

“큰언니, 수고했어요. 언니가 영춘(영범 애명)이를 보살펴줘서 우리는 안심해요. 하지만 마음속으로 항상 가책을 받군 해요. 지난 세월 부모를 돌보고 부모의 림종을 지키고 형제자매들을 챙기는 일은 모두 큰언니 몫이였거든요. 너무너무 고마워요.”

김란화는 마음이 찡해났다. 눈물이 핑글 돈다. 돌이켜보면 길고 힘들었던 보리고개 넘던 일이 어제 같다. 고중, 대학을 나온 오빠, 동생들을 셋이나 시집 장가 보내고서야 란화는 그 때 나이 34살에 로처녀로 시집갔다.

란화는 해바라기를 팔고 남편은 밤거리에서 남의 집 양꼬치를 구우며 아글타글 돈을 모아 이 집도 사고 아들도 키웠다. 그러나 그런 밑바닥 일거리도 늘 청장년들에게 밀리군 했다. 평생 고정직업이 없는 게 한이였다.

낡은 이 집이 파가이주 되기를 고대해오다가 4년전에 정부는 영범이에게 보장주택을 제공했다. 형제들이 보태주어 장식도 했다. “우리 집안에도 꽃이 필 날이 오네요.” 김란화의 얼굴에는 어느새 함박꽃이 활짝 피여오른다. 

아들이 부대로 떠나던 날 찍은 사진을 두손에 받쳐들고 즐거워하는 김란화

성당위 서기 병사의 어머니를 찾아

희망고중을 나온 김란화의 아들 남해욱은 4년전에 입대하여 서장 라싸 모 부대에 있는데 부대에서 표창을 받기도 했다. 

“이젠 아들 자랑이 나의 큰 쾌락입니다.”아들이 부대로 떠나던 날 찍은 사진을 두손에 받쳐들고 김란화는 애처럼 즐거워했다.

지난 2월, 음력설을 앞두고 김란화는 길림성당위 서기 파음조로가 군인가정 대표인 그의 가정을 방문하게 된다는 소식을 접했다.

김란화는 기뻐서 어쩔 줄 몰랐다. 동시에 지난 세월 겪은 온갖 수난과 불행이 머리에 떠올라 저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렸다.

고중을 나와 처음 일자리를 찾으러 동1조시장으로 갔을 때다. 옷을 파는 일자리를 하나 구하려고 옷가게 사장에게 사정했다. 그랬더니 “난쟁이가 무슨 옷을 판다고 넘봐?” 하고 소리지르며 후려쳤다. 그러나 란화는 기가 죽지 않았다. 가정의 생계를 위해 구걸할 수 밖에 없었다.

“한주일만 쓰고 나서 결정하면 안돼요?”

의외로 란화가 매상고를 누구보다 많이 올리자 사장은 사흘 만에 란화만 남겨두었다. 옷더미를 키보다 훌쩍 더 높이 쌓은 밀차를 밀고 다니며 성한 사람 못지 않게 일하는 란화를 두고 시장 안팎에서는 ‘조선족 매운 고추’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나는 된다. 나는 뭐라도 해낼 수 있다.” 란화는 진정 해냈다.그는 가슴 속 깊이 묻은 단 하나의 신념을 안고 인생의 갖은 고난과 불행을 하나 또 하나 이겨냈던 것이다.

파음조로 서기는 그 날 영범이의 보장주택에서 김란화를 위문했다. 파음조로 서기는 문득 어떻게 되여 아들을 부대에 보내게 되였는가고 김란화에게 물었다. “아들은 좋은 시절을 만나 편안하게 공부하고 자랐습니다. 조국이 수요할 때 선뜻 나서야 하지 않겠습니까? 너도나도 입대하지 않으면 누가 나라를 지키겠습니까? 대가정이 평화로와야 소가정들도 편안하지요.” 스스럼없이 말하는 김란화의 대답에 파음조로 서기는 “참 훌륭한 어머니입니다”라며 치하했다.

위문하러 온 관성구조선족로인협회 김신숙 회장(좌)을 마중한 김란화

김란화는 항상 남의 어려움을 자기가 당한 것처럼 생각하는 인정미가 넘쳐나는 고마운 사람이다. 이웃집 최저생활보장금 수혜자 오려평을 대신해 각종 수속을 밟아준다, 퇴직한 정신환자 왕수란에게 로임을 타다준다, 거동이 불편한 한씨 로인에게 집안 청소를 해준다 하며 10여년을 수걱수걱 일해왔다.

사회구역의 구석구석을 손금 보듯 걱정하는 김란화는 4년전부터 사회구역 종합관리 협조원으로 되였다. 관할구 내 독거로인과 류재아동들의 상황을 등록하고 군중들의 애로점을 사회구역에 반영하여 척척 해결받도록 안내해주기도 했다.

“어려울 때 정부와 사회 각계에서 나를 도와주었습니다. 나도 사회를 위해 무언가 보답해야죠.” 받은 사랑을 갑절로 되갚겠다는 김란화의 소박한 념원이다.

/길림신문 박명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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