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아름다운 추억 122]그것은 믿음 자체였다
조글로미디어(ZOGLO) 2019년1월16일 00시00분    조회:956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제2회 ‘아름다운 추억’ 수기 응모작품 (50)

▩신기덕(장춘)

글의 주인공 박정양선생님

이 세상에 돈이 존재하여 사람들을 행복하게도 하고 불행하게도 만든다. 부유하다와 가난하다도 그 돈을 기준으로 하여 나뉘여지며 도적과 강탈 사건도 많은 경우 그 돈 때문에 생긴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이 그 돈을 벌고저 동분서주하고 있으며 따라서 돈이 만들어내는 이야기는 매일마다 그치지 않는다. 필자가 적는 이 이야기도 돈 때문에 이루어진 것이라 몇번 쓰기를 그만두려다가 마침내 꼭 써야겠다고 생각되여 이렇게 필을 들었다.

때는 지난 세기 90년대였다. 당시 연변1중에서 교편을 잡고 있던 나에게 자기 집은 얼마나 아득한 리상이고 얼마나 신성한 존재였는지 모른다. 1991년도에 지인의 신세로 운수가 좋게도 수교가 건립되기 전에 한국에 다녀오게 되였는데 그 때의 내 한달 로임이 210원이였다. 그런데 한국에 가서 벌게 되니 하루에 나의 한달 로임을 벌 수 있었다. 그렇게 겨울방학을 리용하여 얼마간 벌고 와서 1993년도에 드디여 연길시 부동산(房産)에서 관리하는 50평방짜리 작은 집을 마련하게 되였다. 그 때의 기분은 정말 하늘을 날아예는 기분이라고나 할가? 그런데 그 이듬해에 연변1중에서 집을 짓게 되였는데 나는 이미 집이 있다는 원인으로 그 집을 살 자격을 잃고 말았다.

참 비참한 현실이였다. 하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내가 그냥 그 집에 대한 희망을 포기한 채로 있는데 문득 나의 집이 면적이 너무 작기에 다시 고려할 수 있다는 희망의 소식이 날아들었다. 하여 나는 더 고려할 사이도 없이 76평방짜리 집을 신청하게 되였다. 그런데 나는 다시 희망에 불타오를 새도 없이 새로운 고민에 빠져들고 말았다. 그것도 그럴 것이 당장 3일 동안에 내가 신청하는 집의 값에 해당하는 6만 1000원이라는 어마어마한 돈을 바쳐야 하였다. 머리가 너무 복잡하여 잠도 설치고 입술이 바짝바짝 타들어가는 심신의 큰 고통을 처음 절감하는 순간이였다.

우리 부모에게는 그만한 돈이 없었다. 그리고 형제들도 부유하지 못했다. 친구중에 비교적 괜찮게 나가는 둬명이 있었지만 그들에게 돈을 꾸기는 싫었다. 자존심도 문제로 나섰지만 ‘친구와 형제를 버리지 않겠으면 그들에게서 돈을 꾸지도 말고 그들에게 돈을 꾸어주지도 말라’는 세속적인 말들이 자꾸 머리에 떠오르면서 어찌했으면 좋을지 몰랐다. 이렇게 속을 태우던 끝에 떠올리게 된 분이 있었으니 그 분이 바로 연변대학에서 우리에게 글을 가르쳐주시던 박정양선생님이였다.

박정양선생님은 우리에게 중국문학사를 가르치셨는데 성격이 서글서글한 분이시였다. 그리고 연변1중에 실습생들을 보내게 되면서 좀더 자주 만나게 되였다. 하기에 너무 가까운 사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웠다. 이튿날 나는 선생님께 전화로 점심에 만나기로 약속을 잡았다. 만나는 순간까지도 어떻게 말을 뗄가 근심이 태산 같았다. 이튿날 식당에 마주앉아 아직 먹을 채도 청하기 전에 나는 아예 돈에 관한 말을 대담히 꺼냈다. 나의 자세한 이야기를 조용히 듣던 선생님은 이렇게 근심스러운 일을 마음에 품고 어떻게 식사를 하겠는가고 하시면서 아예 나를 잡아끌고 밖에 나왔다.

사실 선생님의 로임도 높지 못하였다. 사모님께서 한국에 가서 번 돈이 좀 있을 뿐이였다. 그는 집에 도착하여 얼마가 수요되는가를 알아보고는 아예 저축통장을 가지고 함께 중국은행에 가서 5000딸라를 꺼내주었다. 그 때의 딸라 값은 높았으므로 중국의 인민페로 5만원이 되였다. 나는 그 자리에서 인민페로 바꾸어 잘 챙긴 다음 둘이 함께 술을 마셨는데 녹초가 되도록 마셨다. 이렇게 돈을 꾸는 일은 무난하게 해결이 되였다. 대학 때의 은사님을 찾아가 대담하게 돈을 꾸는 학생이나 그런 학생에게 두말 않고 돈을 꾸어주는 선생님이나 다 ‘연구가치가 있는 사람들’이다.

나는 한달 후에 내가 이미 샀던 집을 팔고 그 돈을 다시 딸라로 바꾸어 선생님한테 돌려드리러 갔다. 그런데 내 손에 쥐여진 돈을 보면서 선생님께서는 그래 새 집에 장식도 안하고 드느냐면서 근심하지 말고 먼저 쓰라고 말씀하셨다. 그리하여 나는 그냥 4000딸라만 돌려드리고 1000딸라는 다시 가져올 수 밖에 없었다.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빚도 물어주었지만 한가슴 가득 받아안은 믿음의 정만은 가슴에 그냥 그들먹 남아있었다. 그리하여 나는 몇년 동안 해마다 음력설이면 꼭 술 둬병을 사들고 인사를 갔었더랬는데 그 때마다 술 한병을 함께 마시고서야 나올 수 있었다.

살다 보니 필자에게도 돈을 좀 드티워달라는 사람들이 생긴다. 새로 집을 산 지금에는 빚 때문에 아예 드티워줄 생각을 못하지만 돈이 좀 있을 때에도 이것저것 많이 생각하게 되는 건 참으로 어쩔 수 없었다. 그 때마다 나는 박정양선생님을 머리 속에 떠올리게 된다. 면목을 좀 아는 당돌한 학생이 와서 돈을 5만원이나 꾸자는데 아무 말도 없이 드티워준다는 것은 지금 생각해도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은 진정한 믿음 그 자체였다. 그리고 돈을 꿔가는 사람한테 마음이 편하도록 풋풋한 웃음을 보여주던 그 헌앙한 모습이 지금도 거룩하게 클로즈업되여 우렷이 눈앞에 다가온다. 길림신문

필자 신기덕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209
  • 누구나 대련시감정자구조선족로인협회에 가게 되면 장장 15년간 얼굴 한번 찡그리지 않고 장모를 시중하고 있는 남영걸(73세)의 미담을 들을 수 있다.   이야기의 주인공 남영걸은 2007년 3월, 부인 김태순이 한국으로 가면서부터 장모 한화자(94세)를 모시기 시작했다.   처음엔 쌀과 채소를 사들이고 방을 청소...
  • 2022-01-13
  • 글 김성옥  · 방송 구서림         우리 엄마 기쁘게 한번 웃으면 구름속의 해님도 방긋 웃고요, 우리 엄마 즐겁게 한번 웃으면 아름다운 꽃들도 피여납니다. 고생속에 살아 오신 우리 어머니 웃으시면 온 집 안에 꽃이 핍니다.     바로 이 노래 가사처럼...
  • 2022-01-12
  • 도문시에 살고 있는 2급 지체장애인인 최원(崔源)선생의 가정이 전국부녀련합회에서 선정한 ‘가장 아름다운 가정’(最美家庭)의 한가족으로 된 것은 3년 전인 2018년의 일이다. 그러나 그것은 필경 최원선생이 《휠체어의 노래》(2014년 출판)라는 자서전을 펴낸 뒤로 이어진 삶의 이야기였다. 최원의 자서전 《...
  • 2022-01-06
  • “우리 왕자님, 오늘도 선생님 말씀 잘 들었지?” 나는 하학하고 우리 반 교실로 들어오는 아들을 안아주며 습관적으로 물었다. “아니, 오늘은 우리 선생님이 우리 말을 잘 들었어.” 필자 아들애의 홍두깨같은 말에 나는 웬 일인가고 다그쳐 물었다. 아들은 오늘 바줄당기기를 했는데 선생님이 체육...
  • 2022-01-04
  •  ‘사랑의 단비’갈망하는 후진생 김봉금 (해림시조선족실험소학교) 후진생의 전변에는 무엇보다 사랑의 손길이 수요된다. 낳아준 부모조차 어쩔 수 없는 후진생을 쓰다듬고 사랑해주어야 하는 것은 밀어버릴 수 없는 우리 교원들의 사명이다. 심혈과 정성을 가장 많이 기울이 건만 좀처럼 눈에 띠게 효과를...
  • 2021-12-21
  • 항주의 삼돈진 자금서원(紫金西苑)아파트단지는 절강대학의 인재유치우대주택으로 주민들 모두가  절강대학의 엘리트 교직원들이다.    지난 11월 말,  코로나 방역통제원인으로 절강대학 자금항 캠프스도 페쇄관리를 실시해 자금서원 아파트단지의 많은 주민들이 캠프스에 체류하게 되면서 자의반 타...
  • 2021-12-09
  • - 11월 리뷰 11월을 떠나 보내고 12월을 시작하며 문득, 2021년도 이젠 막바지에 다다랐음을 절감하는 요즘입니다. 년초에 세웠던 여러분의 일년 계획은 잘 추진되고 있는지요? 사랑 전파로 따뜻한 사회분위기를 조성하고저 《길림신문》에서 지난 5월달에 정식 론칭한 계렬 공익행사 ‘사랑+ 릴레이’도 독자 여...
  • 2021-12-07
  • 아버지와 소의 이야기 어린 시절 내가 살던 우리 집은 오도구라고 부르는 산골 마을이였는데 훈춘에서 150여리 북으로 들어가 네 면이 산으로 둘러있는 그리 작지 않는 골안이였다. 동쪽 산밑으로 훈춘강이 흘러 남으로 흐르고 북으로는 작은 강물이 흘러 훈춘강과 합수하였다. 필자 서쪽 산밑으로는 도랑물이 흘러 동쪽으...
  • 2021-12-03
  • 50년전 오늘. 25세, 23세의 아릿다운 처녀총각이 부부인연을 맸었습니다. 서툴기만했던 새내기 부부는 어느덧  50 년이란 세월이 흘러 머리에 흰서리가 소복이 내린 할머니(정미자), 할아버지(허문봉)가 되였습니다. 어머니(정미자), 아버지(허문봉)  부모님은 우리에게 생명을 주었을 뿐만아니라  인생맨토...
  • 2021-11-29
  • 김홍봉을 잘 아는 사람들은 그를 ‘김꺽다리’라고 부른다. 그는 자기가 하는 라이브 방송 닉네임도‘김꺽다리’라고 지었다. 그의 신장은 저그만치 2.04메터, 조선족으로서는 가능하게 제일 키가 큰 사람일 수도 있다. ‘거인, 구척장신’의 김홍봉의 키가 하도 크기에 거리에 나서거나 쇼...
  • 2021-11-26
  • 편집자의 말       저출산 문제가 큰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요즘 우리 주위에 있는 다자녀 가정을 찾아 여러 명의 자녀를 육아 하는 과정에서의 희로애락에 대해 알아봤다.   “아이들과 함께 커가는 과정이 행복합니다” 황화 부부의 넘치는 자식사랑       “...
  • 2021-11-12
  • [수기] 위대한 10월 김승원 (상해) 한기가 짙어가는 11월에 들어서면서 갓 지나간 10월이 몹시 그리워난다. 그 리유라면 10월은 붉게 타오르는 아름다운 단풍계절인 것도 있겠지만 특히 10월엔 중국 근대사와 현대사에 길이 빛날 위대한 자욱이 력력히 찍혀져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10월이란 말 만 들어도 가슴...
  • 2021-11-12
  • 州中重度残疾人托养中心开展“落实消防责任,防范安全风险”消防安全知识讲座及应急疏散演练   2021年11月9日是一年一度的“119”消防日,为进一步加强州中重度残疾人托养中心的工作人员和托养人员消防安全知识覆盖面,防范化解安全隐患,增强自我保护能力,提升对突发火灾等事故的应变、逃生能力...
  • 2021-11-05
  • 사범학교를 졸업하고 26년이란 세월을 석자 교단을 누비며 살아온 나는 사업 수요로 소학교 교원으로부터 학교의 유치원 대반 담임을 맡게 되였다. 금방 소학교를 졸업한 6학년 애들을 갓 노란 꽃잎을 펼친 해바라기라고 비유하면 유치원 아이들은 연푸른 ‘새싹’들이라고 볼 수 있다. 해바라기 꽃들이 열매를 ...
  • 2021-10-27
  •   金秋十月正当时,正是各种瓜果成熟的季节。为了丰富托养中心托养人员的精神文化生活,让托养人员走出家门,在亲近自然中感受丰收的喜悦、体验采摘时幸福激动的心情,帮助他们通过劳动得到锻炼从而收获自信心,提升社会适应能力,同时托养人员尽己所能回报社会,助力乡村振兴,体现托养人员自尊、自强、自立、顽强拼...
  • 2021-10-26
  •   10월 16일, 신주13호유인우주선 발사가 원만히 성공됐다. 우주비행사 왕아평은 딸에게 하늘의 별을 따다 주마 하고 약속하고 떠났다.         한편 15일 저녁, 적기강, 왕아평, 엽광부 3명 우주비행사들이 출정을 기다릴때 왕아평의 딸은 현장에 와서 엄마를 응원했다.   신화사/길림신문
  • 2021-10-18
  • 우리 학년은 여섯개 학급이 있습니다. 그중에서 우리 학급이 제일 우수합니다. 공부도 잘하고 규률도 잘 지켜서 늘 모범학급으로 칭찬 받는답니다. 이는 우리 담임이신 채선생님의 덕분이지요. 독서도 무척 즐겨요 채선생님은 커다란 키, 하얀 피부에 항상 웃음을 담고 있는 크고 까만 눈이 돋보여서 정말 아름답습니다. 채...
  • 2021-10-14
  • [수기] 졸업증에 깃든 사연 최준봉 나의 책장 서랍에는 장장 30여년 고이 간직한 길림성당교에서 발급한 전문 대학 졸업증서가 있다. 너무 오래 되여 증서가위가 색바래지고 보풀이 일었지만 이 졸업증에는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추억이 깃들어있다. 1953년 연변조선족자치주 성립과 더불어 조선족학교가 설립되였다는 기...
  • 2021-09-07
  •   힘든 액화가스 배달로 생활의 어려움 이겨낸 김은자   화룡시 붉은태양 광장에서 흥겹게 춤추고 있는 김은자(왼쪽) 화룡시 문화가 문성사회구역에 가보면 흥겨운 춤노래로 만년을 즐겁게 보내고 있는 사회구역 민간예술단의 로인들을 볼수 있다. 이라는 무용곡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아름다운 민족복장차림...
  • 2021-08-31
‹처음  이전 1 2 3 4 5 6 7 8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