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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기] 비행기 추락사고에서도 살아났을라니…
조글로미디어(ZOGLO) 2021년7월1일 09시36분    조회: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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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5일은 내 인생에서 영원히 잊을 수 없는 날이다. 이 날만 되면 그 때 당했던 비행기 추락 사고가 떠올라 마음이 복잡하고 미묘하다. 사고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나는 인생의 일대 전변을 가져왔다.

운명은 나에게 새로운 생명을 주었다. 나는 훈춘 태생이다. 7살 되던 해 우리 집은 도문 월청으로 이사갔다. 고중을 졸업하고 3년 동안 농사를 짓다가 1993년 나는 연길로 이사 가작은 세집을 맡고 짐을 풀었다. 연길에서 2년간 이런저런 장사를 해보았지만 창업이란 열정 하나로 쉽게 실현할 수 있는 것이 아니였음을 알게 되였다.

 

 

필자 김문학

앞날에 대한 고민을 하다가 1995년에 연변해원학교에서 1년간 선원 승선 안전교육과 특수훈련을 받고 학교 조교로 남고 식당 후근부에서 근무하게 되였다. 돌이켜보면 식당에서 몸 담그었던 4년 시간이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의 불씨가 되지 않았나 싶다. 항상 열심히 살았고 더 좋은 삶을 가족에게 마련해주려고 정신 줄을 놓지 않았던 세월이였다.

2000년 나는 한국 선박회사에 취직하여 컨테이너상선에서 조타수로 있었다. 한국과 일본 사이를 오가며 2년이란 시간을 보냈다. 짧은 휴가가 차려지자 집으로 돌아와 60평방메터짜리 아빠트 한채를 장만했다. 나 하나만 믿고 시집온 안해와 초롱초롱한 눈으로 쳐다보는 딸애에게 누구보다도 멋진 남편과 아빠로 되고 싶었던 나다.

나는 곧바로 원정 길에 올랐다. 그러나 그 길에서 나는 자칫하면 황천객이 될번 했다. 내가 탄 중국국제항공 CA129편 비행기가 한국 경상남도 김해시 부근에서 추락사고가 난 것이다. 당시 나는 앞쪽 좌석인 A-07에 앉았다. 갑자기 비행기 꼬리 부분이 뭔가에 부딪치는가 싶더니 곧추 하강선을 긋다가 순간에 천둥 같은 굉음이 귀전을 심하게 때렸다. 그 사고에서 전원 166명중 37명만 살아남았는데 내가 바로 그 행운아중의 한사람이였다. 그날이 바로 2002년 4월 15일이다.

생사를 함께 넘나든 그 때 생존자들이 어디서 살고 있는지 만나보고 싶은 심정이 굴뚝같다. 비록 목숨은 건졌으나 나는 머리를 일곱군데나 기웠고 극심한 허리통증으로 걸을 수조차 없게 되였다. 영원히 ‘병신’으로 살아갈 수도 있겠다는 불안감을 어떻게든 떨쳐버리려고 이 병원, 저 병원을 옮겨다니며 열심히 치료를 받았다. 심신이 지칠 대로 지쳤으나 나는 묵묵히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이겨나갔다. 그렇게 7개월 동안 한국에서 치료를 받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꾸준히 재활치료를 받았다. 가족을 위해서라도 나는 좌절할 수 없었다. 모든 고생을 이겨내고 마음 먹고 버텼더니 드디여 일어설 수 있게 되였다. 건강을 회복하고 앞날에 대해 새로운 설계도를 그리는 나의 몸에서는 새 힘이 샘처럼 솟구쳤다. 비행기 추락사고에서도 살아났을라니 무슨 일인들 못하랴 싶었다.

나의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은 “기적이요”, “천명이요”, “하늘이 도왔소”, “좋은 일 많이 했겠소…” 하며 한결같이 놀라와한다. 그럴수록 더더욱 허투로 살면 안된다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지인의 소개로 한 장 공장의 공장장 신분으로 몸 담그면서 5년간 장을 만드는 일을 했다. 학교 식당에서 몸 담그었던 경력이 불씨라면 장 공장에서 보낸 5년은 마른 장작처럼 지금의 사업에 힘을 실어주었다. 난 장을 너무 좋아한다. 어릴 적부터 장맛에 길들여진 입맛이여서인지 도시에서, 외국에서 살면서도 할머니로부터 어머니에로 이어져 내려온 우리 집 장맛이 그리울 때가 많았다. 게다가 장 공장에서 5년간 머물면서 장에 대한 일가견이 있었기에 더더욱 신심이 있었다.

2005년 나는 비행기 사고 보상금으로 연길 교외의 마반산 가는 중간 위치인 장안진 광흥촌에 천애산장이라는 별장을 세웠다. 고향땅에 집을 짓고 사는 꿈을 이루게 되였다. 이듬해부터 본격적으로 장을 담그기 시작했다. 전통 장맛을 살리고저 할머니와 어머니께서 장을 담그던 그 방식대로 하려고 기억을 더듬어가며 심혈을 기울였다. 직접 콩을 심고 또 마을에서 주문 농사를 하여 질 좋은 콩을 확보했다. 쇠가마 네개를 걸어놓고 콩을 불리우고 삶았다. 메주를 만듬에 있어서 벼짚이 중요한 고리가 된다. 벼짚에는 메주를 맛 있게 띄워주는 발효 물질이 들어있기에 나는 벼짚을 깨끗이 추려서 메주를 달아맨다. 옛날 방식을 따르다 보니 손이 많이 가지만 장맛으로 그 보람을 느끼니 힘든 줄을 모르겠다.

입소문을 타고 찾아오는 손님들을 보면서 맛으로 신용을 지키자는 마음을 하루에도 열두번씩 굳혔다. 된장에 힘 입어 지금은 고추장, 배추김치, 다종다양한 짠지, 토간장, 청국장, 오누이장으로 메뉴를 늘여갔다. 내가 지은 집에서 겨울에는 장을 담그고 여름에는 손님들에게 캠핑장을 제공해주니 그 보람이야 어디 한두마디로 외우겠는가.

매일 매일이 알차고 보람차다. 더우기 우리 민족의 전통 음식업에 발을 담그었다는 자부심은 나에게 큰 힘이 된다. 나는 일에서 행복을 찾았고 맛있다며 다시 찾아오는 손님들을 보면서 행복과 보람을 느끼며 더 맛 나는 음식을 개발해보고 싶은 욕심이 마음속에서 꿈틀댄다.

내 경력을 잘 아는 사람들은 나를 ‘김창장’ 혹은 ‘김반장’이라고 부르며 기운을 실어주고 있다. 나는 나름 대로 걸어온 내 인생길에 부끄러움이 없고 더우기는 지금 벌여가고 있는 사업에 만족을 느낀다. 그래서 나의 된장과 산장 그리고 시장이 좋은 것이다.

희망을 안고 가는 사람은 아름다운 사람이고 꿈을 안고 뛰는 사람은 강자라고 하지 않는가. 덤으로 차례진 새 삶을 영위해가는 나는 소중한 여생을 내 가족과 고향을 위해 무엇인가를 이바지해가는 꿈으로 가득 채우고 싶다… 

김문학/길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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