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책과 길] 탈북여성·소수민족… 디아스포라적 삶을 버무리다
조글로미디어(ZOGLO) 2015년11월20일 08시07분    조회:1553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조선족 작가 금희 국내 첫 소설집 ‘세상에 없는 나의 집’/창비

작가 금희(36·본명 김금희·사진)는 중국 지린성의 조선족 마을에서 태어나 자랐다. 연길사범학교를 졸업하고 중국과 한국 등지에서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다 2006년 창춘에 정착해 소설을 쓰고 있다. 눈에 번쩍 뜨이는 이력이다. 한국 문단은 젊은 작가들이 문예창작과 졸업, 출판사 근무 등 판박이 경험과 좁은 사유의 세계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조선족 출신이라는 디아스포라적 이력은 식상한 한국 문학의 시야를 넓혀주며 결이 다른 서사로, 다른 빛깔 무늬를 짜낼 거라는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그가 한국에서 낸 첫 소설집 ‘세상에 없는 나의 집’은 그런 기대를 배반하지 않는다. 개인적 경험과 주변 취재에서 채집한 사례가 주는 재료의 신선함, 삼십대 중반 치고는 녹록치 않은 인생 경험에서 기인하는 웅숭깊은 시선이 어우러져 깊은 맛을 낸다. 마치 매운 양념으로 골고루 잘 버무린 김장 김치 한 보시기를 차려 낸 듯 하다. 

소설집에는 조선족 사회에서 바라보는 탈북자 문제, 중국에서 소수민족으로 살아가면서 느끼는 정체성 갈등 등을 다룬 7편이 수록돼 있다. 현실을 뚫고 나가는 박력 있는 서사와 섬세한 심리묘사가 탁월하다. 특히 2014년 계간 창작과비평 수록돼 한국 문단에 신고식을 치른 ‘옥화’가 압권이다.

“그만 하믄 잘해줬디요. 모도 바쁘게 사는 사람들인데….” 조선족 중산층 사회를 헤집어 놓듯 염치없이 돈을 빌리는 그 여자는 북한에서 왔다. “‘그만하믄’이라니? 그럼 얼마나 더 베풀어주어야 한단 말인가.” 남편과 열심히 일해 제법 번듯한 인테리어 가게를 꾸려가는 조선족 중년 여성 홍은 갈등한다. 그의 내면은 노총각인 남동생과 결혼한 후 야반도주한 북한 출신 올케 옥화에 대한 미움과 부채의식이 범벅돼 있다.

탈북자 이야기는 몇 줄짜리 뉴스로 간간히 듣는다. 그의 소설을 통해선 생명을 담보로 탈출하고 생존하고자 하는 그들의 구체적인 생을 대면하게 된다. 그의 소설이 갖는 힘이다.

소설에는 중국에서 두 개의 언어를 쓰며 사는 경계인, 더 잘 살기 위해 집을 떠날 수밖에 없는 생활인, 급변하는 중국 현대사에 적응하지 못해 표류하는 이상주의자 등 다양한 디아스포라적 삶이 등장한다. 진정한 집을 갖고자 하는 갈등과 욕망을 조선족 한국어 강사의 삶을 보여주는 소설은 표제작 ‘세상에 없는 나의 집’이다.

작가는 2002년부터 2년 여 한국에서 살면서 식당과 모텔의 허드렛일, 중국어 강사 등을 전전했다. 22세의 이른 나이에 결혼해 15살 딸과 9살 아들을 두고 있다. 그런 경험이 없었다면 만날 수 없는 에피소드와 문장이 소설 곳곳에 포치되어 있다. 소설 ‘옥화’에서 한국에서 돌아온 홍의 시아주버니가 ‘땟물을 쑥 벗고 허여멀쑥하니’ 변했지만 ‘힘든 노동, 사람들의 배척과 편견, 보장받지 못한 인권’ 등으로 ‘그곳에서의 정착은 미래가 명랑하지 못하다’고 말하는 대목은 다문화사회 한국의 현주소 같아 씁쓸하다.

국민일보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39
  • 프랑스 작가 생텍쥐페리가 그의 작품 ‘어린 왕자’의 주인공을 묘사한 수채화 2점이 52만200유로(약 6억5545만 원)에 팔렸다.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는 14일(현지 시간) 파리의 경매회사 아르퀴리알에서 열린 경매에서 A4 용지 크기의 생텍쥐페리 작품이 29만4200유로에 낙찰됐다고 보도했다. 이 작...
  • 2017-06-16
  • 김경석의 시조집 《월계화》가 일전 연변대학출판사에 의해 출간됐다.   시집은 저자가 소년아동가요집 《진달래》에 이어 펴내는 두번째 시조집으로서 2004년 이후에 창작한 시조들을 도합 제1부 “삶의 문턱 낮아도”, 제2부 “세월이 흐를수록”, 제3부 “인생의 고개길에”, 제4부...
  • 2017-06-13
  • 부경대 인문사회과학연구소는 '인문학총서' 첫 번째 책으로 부경대 송명희(국어국문학과) 교수의 '트랜스내셔널리즘과 재외한인문학'(지식과교양·사진)을 펴냈다. 해외에 사는 동포와 한국인이 쓴 문학 작품을 모아 연구한 것으로, 재미한인문학, 중국조선족문학, 재일한인문학, 중앙아시아 고려인...
  • 2017-06-05
  • 소설가 이근미의 책 세상 - 알베르 카뮈 《이방인》과 안 소피 브라슴 《숨쉬어》 소설을 읽은 뒤 감상에 그치지 않고 강렬한 인상에 고무되어 소설 쓰기에 도전한다면? 생전 처음 쓴 소설이 엄청난 반향까지 일으킨다면? 상상만으로 즐거운 일이다. 그런데 그 일이 프랑스에서 실제로 일어났다. 사람마다 책을 읽는 목적이...
  • 2017-05-22
  •      (흑룡강신문=하얼빈) 류대식 기자=베이징 국제방송국 기자 김호림씨의 7번째 저서 “‘삼국유사’, 승려들을 따라 찾은 이야기”(한국 글누림출판사)가 일전에 출간되었다.   책은 310쪽에 추천사, 머리글, 본문, 후기로 구성되었다. 본문은 1부 ‘바다 건너 대륙의 불국으...
  • 2017-05-18
  • 한영준이 그의 첫 시집인 《빗장 없는 고생문》을 펴냈다. 일전 연변대학 출판사에 의해 출간된 이 시집은 제1부 버들개지, 제2부 사랑의 매, 제3부 새 아리랑, 제4부 고향의 하루길, 제5부 나의 부림소, 제6부 인생의 덤불길, 제7부 한시 등 7개 부분으로 나누어 도합 132수의 시를 담아냈다.   출판사 편집으로 퇴임...
  • 2017-05-16
  • 2005년에 설립된 연변항공승무학교는 길림성내에서 독자적으로 항공승무전업을 설치한 민영전업학교로 전일제대학이다. 10동안 이 학교에서는 천여명의 승무원들을 양성해내여 국내외 항공 등 분야에 인재들을수송하고있다. 승무학교에서는 인성교육을 우선시했으며 다음 전업지식전수에 진력했다. 이 학교에서는 일상생활...
  • 2017-05-04
  • 연합뉴스 글로벌코리아센터 '인생을 바꾼 기차표 한장' 출간 변호사·교수·사업가·가수·야구선수 등 성공담 재구성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27살 조선족 청년은 낯선 땅 한국에 온 지 사흘 만에 공장에서 오른손을 잃었다. 차디찬 기계에 눌려 손목을 절단해야 했...
  • 2017-04-25
  •   《 “지금 이 땅의 국민들과 널리 함께 읽고 싶은 책이 무엇인가?” 동아일보 문화부 출판팀이 2017년 대선 후보 5인에게 던진 질문에 후보들은 각각 사회, 역사, 산업, 종교, 노동 분야의 책을 한 권씩 추천했다. 한국출판인회의 김한청 기획위원장은 “타인에게 권하는 책은 개인의 평소 생각과 소...
  • 2017-04-24
  • 소설가 최국철의 장편소설 《공화국의 후예들》이 일전 연변인민출판사에 의해 출간됐다.   “남대천사람들”이라는 부제의 이 장편소설은 “남대천소년과 간이역”, “돌아라, 유리창밖으로 돌아라…”, “토성밖 사람들”, “륙도구의 그 하늘아래”, &ld...
  • 2017-04-21
  • 소설가 김영자의 소설집 《거부기 바다로 가다》가 일전 연변인민출판사에 의해 출간됐다. 연변작가협회계렬총서중 7번째 작품집으로 《거부기 바다로 가다》는 김영자가 지난 세기 90년대부터 최근 년간까지 창작한 중단편소설들을 엄선해 묶었으며 여기에는 2편의 중편소설과 9편의 단편소설이 수록됐다.   소설들은...
  • 2017-04-21
  • 일전 심영숙교수의《중국조선족 력사독본》이 민족출판사에 의해 출간됐다. 《중국조선족 력사독본》은 료녕민족사범고등전과학교 재직중인 심영숙교수가 조선족중학생과 전문학교 대학생을 대상으로 중국조선족력사를 체계적으로 소개하기 위해 쓴 책으로서 집필과정에 지식성, 통속성, 취미성에 초점을 맞추었으며 특히 ...
  • 2017-04-07
  • 한국 책마을 현실을 생각하며 읽은 [오마이뉴스 글:최종규, 편집:최은경] 몇몇 언론사에서 '새로 나올 하루키 책'을 놓고서 말이 많습니다. 하루키 책이 새로 한국말로 나오면 '100만 권'쯤 넉넉히 팔릴 만하리라는 말이 돕니다. 100만 권쯤 팔리는 책이 있다면 한국 책마을이 살아날는지 꽃피울는지 잘 모...
  • 2017-03-24
  •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중국 조선족 소설가 정세봉(74) 씨의 문학세계를 정리한 평론집 '문학 그 숙명의 길에서'(신세림출판)가 국내에서 출판됐다. 헤이룽장성 하얼빈시 출신의 정 씨는 문화대혁명 이후 등장한 문학사조인 '상처문학' 분야에서 조선족 작품을 처음 알린 '하고 싶던 말'과...
  • 2017-03-22
  • 최룡관시인의 '하이퍼시창작론'이 최근 연변대학출판사에 의해 출간되였다. 하이퍼시창작론에는 "하이퍼시에 대한 리해", "무의식에 대한 리해", "하이퍼시의 10대 촉구", "갈무리" 등 내용이 수록되여있다.  하이퍼시란 무엇인가? 최룡관 시인은 하이퍼시란 무의식적으로 쓴 시, 그 고리는 다선, 불련속이라...
  • 2017-03-17
  •   ▲ 최근 대하소설 『흑색 태양』을 출간한 중국 조선족 김파 시인과 7일 서울 마포의 한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 - 조천현]   “하루는 안중근이 외할아버지에게 찾아왔다” “1994년도 동학당 기의(起義) 연대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약 100년 사이 우리 가족들이 경유한...
  • 2017-02-16
  • 살아 숨쉬는 200만 중국조선족 력사 이야기 《중국조선족백년실록》은 어떤 내용의 의미가 담긴 저서인가? 12월20일 중국조선족의 100년 력사를 집대성한 대형총서《중국조선족백년실록》이 출간되였다. 근 3년간의 노력으로 완성된 《중국조선족백년실록》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중국조선민족의 발전사를 비교적 완정하...
  • 2016-12-25
  • ▲ 우리는 모두 조선족이다 = 신혜란 지음. 세계화 시대의 국제 유목민에 다름없는 조선족의 이동하는 삶을 조망한 책. 서울대 지리학과 교수인 저자는 영국 런던의 뉴몰든, 중국 칭다오의 청양구, 서울의 구로·대림·가리봉 등 세 나라에 사는 조선족을 만나 인터뷰한 내용을 기록으로 남겼다. 저자가 런던에...
  • 2016-12-09
  • 윤동주문학상 시집 첫 응모에 선정된 김파 시집《다이아몬드 게임》이 연변대학출판사에 의해 출판되였다.   시집 《다이아몬드 게임》에는 총 92편의 시가 수록되였고 5개 장절로 나뉘었다. 제1부는  "달팽이가 그린 지도", 제2부 "감각의 굴절", 제3부 "사랑의 수학풀이", 제4부 "축연", 제5부 "다이아몬드 게임...
  • 2016-11-18
‹처음  이전 1 2 3 4 5 6 7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