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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실] "남자 없이 잘 살 수 있다" 늘어나는 비혼여성공동체
조글로미디어(ZOGLO) 2020년1월2일 09시01분    조회:17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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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혼공동체

20대 여성 절반 '결혼의향 없어'
서울·광주 등에 비혼모임 잇따라
잡지 발간, 등산, 반찬 만들기 활동

밀실은 ‘중앙일보 레니얼 험실’의 줄임말로 중앙일보의 20대 기자들이 밀도있는 착 취재를 하는 공간입니다. 
비혼 여성들의 도약을 위한 커넥션 커뮤니티 에미프(emif)를 이끌고 있는 하현지, 이예닮, 강한별 공동대표(왼쪽부터). 김지아 기자
“우리끼리 '비혼 타운'에 들어가 살고 싶다는 말, 많이 하지 않았어요?”
지난달 21일 '저와 함께 살 비혼 메이트를 구합니다'를 주제로 강연한 양지윤(27)씨의 말입니다. '비혼 여성들의 도약을 위한 커넥션 커뮤니티 에미프(emif)'가 주최한 토크쇼 '#여성에게 마이크를'에서입니다. 이날 비혼 여성 여섯명이 연사로 무대에 올랐는데요.

양씨는 공유주택의 일종인 '코리빙(co-living)' 개념을 소개했습니다. 비혼 메이트를 구할 때 소음 민감도, 경제관념 등을 살펴봐야 한다는 조언부터 전세자금대출을 할 때 주의할 점, 집 구할 때 알아야 할 부동산 관련 법률 등을 이야기했고요. 

다른 연사들은 '당신이 지금 당장 개발을 배워야 하는 이유', '과학에는 성별이 있다' 등을 주제로 비혼으로 살아가면서 필요한 지식과 노하우를 나눴습니다. 눈발이 흩날리던 주말, 비혼 여성 74명이 이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20대 여성 절반, 남성 37% "결혼 의향 없어"
에미프는 지난달 21일 '저와 함께 살 비혼 메이트를 구합니다' 등 비혼여성에게 필요한 정보를 교류하는 강연회를 열었다. 김지아 기자
지난달 4일 인구보건복지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대 여성 57%, 남성 37.6%가 ‘결혼할 의향이 없는 편이거나 절대 없다’고 했습니다. 20대 남녀 1000명을 설문한 결과인데요. 

이처럼 비혼은 더는 낯선 사회현상이 아니죠. 하지만 '비혼으로 살면 늙어서 누가 보살펴주나' 혹은 '비혼으로 살면 외롭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한 번쯤 해보셨을 겁니다. 실제 “외로움을 덜기 위해 꼭 연애나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아도, 비혼주의자로 살려면 돈이 더 많고 능력도 더 있어야 할 것 같다”(조해수·27)는 걱정도 하더군요. 

해법을 찾기 위한 움직임이 있습니다. 비혼인끼리 연대를 도모하는 ‘비혼 공동체’입니다. 비혼을 택한 이들끼리 ‘우리 잘살아 보자’며 모인 거죠. 비혼 공동체에선 어떤 일을 할까요. 밀실팀이 이들을 만나봤습니다. 

“비혼 여성들, 함께 할 때 시너지 효과”
비혼 여성들의 도약을 위한 커넥션 커뮤니티 에미프(emif)를 이끌고 있는 강한별,이예닮, 하현지 공동대표(왼쪽부터). 김지아 기자
“결혼하지 않고도 잘 사는 사람이 많으면, '결혼하고 싶지 않다'고 말할 때 아무도 이상하게 여기지 않겠죠?”
강연이 열리기 전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만난 강한별(32) 에미프 공동대표의 말입니다. 비혼으로 잘사는 게 쉽지 않고, 이상하게 보는 사람도 많다는 뜻입니다. 

지난 4월 강 대표를 비롯한 공동대표 다섯 명은 비혼공동체 에미프를 만들었는데요. 강 대표는 “주거정책 등이 신혼부부나 '4인 정상 가족'에 맞춰있어 비혼을 결심한 사람이 배척당하는 느낌을 받게 된다”며 “사회를 바꿔 달라고 요구하기 전에 우리가 어떻게 살지 함께 고민해보자는 뜻에서 에미프를 만들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여성의 삶을 이야기하는 사람도 적지만, 비혼 여성의 삶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더욱 적다”며 “홀로 내지 못했던 시너지를 내기 위해 여성끼리 교류해야 한다”라고도 했지요. 

지난해 12월 기준 에미프엔 56명이 가입했습니다. 2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합니다. 이들의 활동은 단순한 친목 도모나 정보 공유 이상이죠. 토크쇼를 개최하고, 비평지 『매거진 비(批)』를 발간하고, 재테크 스터디도 하고, 비혼 인식 개선 프로젝트까지 합니다. 

모든 활동은 회원들 스스로 기획하고 진행합니다. 하현지(25) 공동대표는 “하고 싶은 게 있어도 혼자선 이뤄내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여성들이 원하는 걸 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닦는 게 우리의 역할”이라고 설명하더군요. 
에미프는 지난달 21일 '저와 함께 살 비혼 메이트를 구합니다' 등 비혼여성에게 필요한 정보를 교류하는 강연회를 열었다. 김지아 기자
제각각 비혼을 결심한 이유는 각자 달랐습니다. 이예닮(24) 공동대표는 “개인적인 성향이 강해 누군가와 삶의 패턴을 맞춰 사는 게 상상이 되지 않는다”고 했고요. 

하 대표는 “남자는 술 마시고 여자는 시중을 드는 경상도 집안 분위기가 싫어 자연스럽게 비혼을 꿈꿨다”고 했지요. 강 대표는 “각자 비혼을 결심한 이유는 조금씩 다르지만, 비혼이라는 결심만은 같다. 자연스럽게 유대감이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뷰를 마칠 때쯤 에미프의 '최종 목표'를 물었습니다. 이 대표는 “비혼이 당연하고 사회에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면 우리 같은 공동체는 아예 없어지지 않겠냐”며 웃었습니다. 

함께 반찬 만들고, 산에 오르고…
지난 8월 비컴트루 창단식 사진. 비컴트루는 광주광역시를 기반으로한 비혼모임이다. 사진 비컴트루 제공
광주광역시에서도 비혼여성들의 모임이 있습니다. 배문주(25)·정수연(29)·이다겸(29) 공동대표가 지난 8월 만든 ‘비컴트루(Become True)’입니다. ‘비혼이 현실이 되는 곳’,‘야망이 실현되는 곳’이라는 두 가지 뜻을 담고 있는데요. 

배 대표는 “기울어진 운동장에 사는 여성들이 자립하는 건 어렵다”며 “경제적인 부분과 감정적인 고립감도 큰 문제인데 이 모임을 통해 서로가 버팀목이 되고자 한다”고 했습니다. 그는 “과거엔 비혼이 비주류로 여겨져 입 밖에 꺼내기조차 조심스러웠지만, 이젠 같은 생각을 하는 이들과 함께 있어 내 생각을 자유롭게 이야기할 용기가 생겼다”고도 설명했습니다. 
비컴트루에선 비혼 1인 여성 가구생활자들끼리 모여 함께 반찬을 만들어 나누기도 한다. 배문주 대표는 "1인가구일 경우 반찬을 하기위해 재료를 사도 많이 남고, 반찬을 해먹는게 오히려 비싼데, 함께 만들어나눠먹으면 식비를 오히려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 비컴트루 제공
비컴트루의 온라인 모임엔 57명, 오프라인 모임엔 10명이 참여 중인데요. 회원 간 신뢰를 바탕으로 재테크 정보, 자취 팁, 지역 정보를 공유합니다. 지난 10월엔 건강을 주제로 내장산을 함께 올랐고요. 11월엔 깻잎무침 등 반찬을 함께 만들어 나눴습니다. 

내년엔 독서·운동 등 활동도 계획 중인데요. 배 대표는 “예전엔 30대 이후에 결혼하면 내 삶이 없어질까 봐 두려웠는데 비혼을 결심하고 활동을 하다 보니 30·40대는 물론 70대의 삶까지 기대가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배 대표가 비컴트루를 통해 이루고 싶은 꿈은 무엇일까요. “비혼 여성들이 서로에게 힘이 되어 줄 수 있는 문화를 만들고 싶어요. 전국 각지에 비혼모임이 생겼으면 정말 좋겠어요.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막막한 분이 있다면 제가 기꺼이 노하우를 공유할게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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