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밀실] "남자 없이 잘 살 수 있다" 늘어나는 비혼여성공동체
조글로미디어(ZOGLO) 2020년1월2일 09시01분    조회:1781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비혼공동체

20대 여성 절반 '결혼의향 없어'
서울·광주 등에 비혼모임 잇따라
잡지 발간, 등산, 반찬 만들기 활동

밀실은 ‘중앙일보 레니얼 험실’의 줄임말로 중앙일보의 20대 기자들이 밀도있는 착 취재를 하는 공간입니다. 
비혼 여성들의 도약을 위한 커넥션 커뮤니티 에미프(emif)를 이끌고 있는 하현지, 이예닮, 강한별 공동대표(왼쪽부터). 김지아 기자
“우리끼리 '비혼 타운'에 들어가 살고 싶다는 말, 많이 하지 않았어요?”
지난달 21일 '저와 함께 살 비혼 메이트를 구합니다'를 주제로 강연한 양지윤(27)씨의 말입니다. '비혼 여성들의 도약을 위한 커넥션 커뮤니티 에미프(emif)'가 주최한 토크쇼 '#여성에게 마이크를'에서입니다. 이날 비혼 여성 여섯명이 연사로 무대에 올랐는데요.

양씨는 공유주택의 일종인 '코리빙(co-living)' 개념을 소개했습니다. 비혼 메이트를 구할 때 소음 민감도, 경제관념 등을 살펴봐야 한다는 조언부터 전세자금대출을 할 때 주의할 점, 집 구할 때 알아야 할 부동산 관련 법률 등을 이야기했고요. 

다른 연사들은 '당신이 지금 당장 개발을 배워야 하는 이유', '과학에는 성별이 있다' 등을 주제로 비혼으로 살아가면서 필요한 지식과 노하우를 나눴습니다. 눈발이 흩날리던 주말, 비혼 여성 74명이 이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20대 여성 절반, 남성 37% "결혼 의향 없어"
에미프는 지난달 21일 '저와 함께 살 비혼 메이트를 구합니다' 등 비혼여성에게 필요한 정보를 교류하는 강연회를 열었다. 김지아 기자
지난달 4일 인구보건복지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대 여성 57%, 남성 37.6%가 ‘결혼할 의향이 없는 편이거나 절대 없다’고 했습니다. 20대 남녀 1000명을 설문한 결과인데요. 

이처럼 비혼은 더는 낯선 사회현상이 아니죠. 하지만 '비혼으로 살면 늙어서 누가 보살펴주나' 혹은 '비혼으로 살면 외롭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한 번쯤 해보셨을 겁니다. 실제 “외로움을 덜기 위해 꼭 연애나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아도, 비혼주의자로 살려면 돈이 더 많고 능력도 더 있어야 할 것 같다”(조해수·27)는 걱정도 하더군요. 

해법을 찾기 위한 움직임이 있습니다. 비혼인끼리 연대를 도모하는 ‘비혼 공동체’입니다. 비혼을 택한 이들끼리 ‘우리 잘살아 보자’며 모인 거죠. 비혼 공동체에선 어떤 일을 할까요. 밀실팀이 이들을 만나봤습니다. 

“비혼 여성들, 함께 할 때 시너지 효과”
비혼 여성들의 도약을 위한 커넥션 커뮤니티 에미프(emif)를 이끌고 있는 강한별,이예닮, 하현지 공동대표(왼쪽부터). 김지아 기자
“결혼하지 않고도 잘 사는 사람이 많으면, '결혼하고 싶지 않다'고 말할 때 아무도 이상하게 여기지 않겠죠?”
강연이 열리기 전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만난 강한별(32) 에미프 공동대표의 말입니다. 비혼으로 잘사는 게 쉽지 않고, 이상하게 보는 사람도 많다는 뜻입니다. 

지난 4월 강 대표를 비롯한 공동대표 다섯 명은 비혼공동체 에미프를 만들었는데요. 강 대표는 “주거정책 등이 신혼부부나 '4인 정상 가족'에 맞춰있어 비혼을 결심한 사람이 배척당하는 느낌을 받게 된다”며 “사회를 바꿔 달라고 요구하기 전에 우리가 어떻게 살지 함께 고민해보자는 뜻에서 에미프를 만들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여성의 삶을 이야기하는 사람도 적지만, 비혼 여성의 삶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더욱 적다”며 “홀로 내지 못했던 시너지를 내기 위해 여성끼리 교류해야 한다”라고도 했지요. 

지난해 12월 기준 에미프엔 56명이 가입했습니다. 2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합니다. 이들의 활동은 단순한 친목 도모나 정보 공유 이상이죠. 토크쇼를 개최하고, 비평지 『매거진 비(批)』를 발간하고, 재테크 스터디도 하고, 비혼 인식 개선 프로젝트까지 합니다. 

모든 활동은 회원들 스스로 기획하고 진행합니다. 하현지(25) 공동대표는 “하고 싶은 게 있어도 혼자선 이뤄내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여성들이 원하는 걸 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닦는 게 우리의 역할”이라고 설명하더군요. 
에미프는 지난달 21일 '저와 함께 살 비혼 메이트를 구합니다' 등 비혼여성에게 필요한 정보를 교류하는 강연회를 열었다. 김지아 기자
제각각 비혼을 결심한 이유는 각자 달랐습니다. 이예닮(24) 공동대표는 “개인적인 성향이 강해 누군가와 삶의 패턴을 맞춰 사는 게 상상이 되지 않는다”고 했고요. 

하 대표는 “남자는 술 마시고 여자는 시중을 드는 경상도 집안 분위기가 싫어 자연스럽게 비혼을 꿈꿨다”고 했지요. 강 대표는 “각자 비혼을 결심한 이유는 조금씩 다르지만, 비혼이라는 결심만은 같다. 자연스럽게 유대감이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뷰를 마칠 때쯤 에미프의 '최종 목표'를 물었습니다. 이 대표는 “비혼이 당연하고 사회에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면 우리 같은 공동체는 아예 없어지지 않겠냐”며 웃었습니다. 

함께 반찬 만들고, 산에 오르고…
지난 8월 비컴트루 창단식 사진. 비컴트루는 광주광역시를 기반으로한 비혼모임이다. 사진 비컴트루 제공
광주광역시에서도 비혼여성들의 모임이 있습니다. 배문주(25)·정수연(29)·이다겸(29) 공동대표가 지난 8월 만든 ‘비컴트루(Become True)’입니다. ‘비혼이 현실이 되는 곳’,‘야망이 실현되는 곳’이라는 두 가지 뜻을 담고 있는데요. 

배 대표는 “기울어진 운동장에 사는 여성들이 자립하는 건 어렵다”며 “경제적인 부분과 감정적인 고립감도 큰 문제인데 이 모임을 통해 서로가 버팀목이 되고자 한다”고 했습니다. 그는 “과거엔 비혼이 비주류로 여겨져 입 밖에 꺼내기조차 조심스러웠지만, 이젠 같은 생각을 하는 이들과 함께 있어 내 생각을 자유롭게 이야기할 용기가 생겼다”고도 설명했습니다. 
비컴트루에선 비혼 1인 여성 가구생활자들끼리 모여 함께 반찬을 만들어 나누기도 한다. 배문주 대표는 "1인가구일 경우 반찬을 하기위해 재료를 사도 많이 남고, 반찬을 해먹는게 오히려 비싼데, 함께 만들어나눠먹으면 식비를 오히려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 비컴트루 제공
비컴트루의 온라인 모임엔 57명, 오프라인 모임엔 10명이 참여 중인데요. 회원 간 신뢰를 바탕으로 재테크 정보, 자취 팁, 지역 정보를 공유합니다. 지난 10월엔 건강을 주제로 내장산을 함께 올랐고요. 11월엔 깻잎무침 등 반찬을 함께 만들어 나눴습니다. 

내년엔 독서·운동 등 활동도 계획 중인데요. 배 대표는 “예전엔 30대 이후에 결혼하면 내 삶이 없어질까 봐 두려웠는데 비혼을 결심하고 활동을 하다 보니 30·40대는 물론 70대의 삶까지 기대가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배 대표가 비컴트루를 통해 이루고 싶은 꿈은 무엇일까요. “비혼 여성들이 서로에게 힘이 되어 줄 수 있는 문화를 만들고 싶어요. 전국 각지에 비혼모임이 생겼으면 정말 좋겠어요.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막막한 분이 있다면 제가 기꺼이 노하우를 공유할게요.” 

중앙일보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33
  • [오늘의 세상]  내 한몸 건사도 힘든데… 5060 가구 34%, 자녀·부모 동시 부양 양쪽 뒷바라지에 소득 20% 나가…  저성장에 자녀들 취업 늦어지고 수명 늘며 부모봉양 부담 커진 탓  손주 양육 겹치면 '트리플 케어' 전 중소기업 임원 김모(62)씨는 재작년 거주하던 서울의 30평...
  • 2018-03-13
  •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서지현 검사에서 시작된 한국판 미투 운동이 전사회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7일 오전 서울 도심의 한 공사장 외벽에 미투 운동(# Me Too)을 의미하는 그라피티(graffiti)가 그려져 있다. 2018.03.07 .suncho21@newsis.com 【청주=뉴시스】인진연 기자 = "이번 달 회식 메뉴는 무엇으로...
  • 2018-03-10
  • 육아정책연구소 설문조사 연령 낮을수록 결혼·자녀 필요성 덜느껴 “결혼관 변화로 출산율 증가 어려울 듯” 15세 이상 국민 4명 중 1명은 ‘결혼을 하지 않고 자녀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지투데이 [서울경제] 15세 이상 국민 4명 중 1명은 ‘결혼을 하지 않...
  • 2018-03-07
  • ㆍ유력 대선주자에서 성폭력 가해자 된 안희정 안희정 ‘전’ 충남지사(53·사진)는 “민주주의를 통해 정의·신뢰·평화의 가치를 높이고 기회의 공정성을 부여하기 위해 노력하는 지도자”(2016년 9월14일 경향신문 인터뷰)라고 ‘안희정 브랜드’를 소개했다. 특히 민주...
  • 2018-03-06
  • [동아일보] [이주여성들 ‘외칠 수 없는 미투’] ‘추방 공포’ 파고든 성폭력의 덫 《2년 전 한국에 온 30대 태국 여성 티앤(가명) 씨는 지난해 경기 화성에 있는 한 음식점에서 주방보조로 일하는 동안 끊임없이 구타에 시달렸다. 50대 한국인 남성 사장은 사소한 트집을 잡아 얼굴에 피멍이 들 때까...
  • 2018-02-27
  • “그것도 못 견디면 사회생활 못해” 쉬쉬하는 주변인도 2차 가해자 피해자 고립되며 성폭력 악순환 [중앙포토] 서울의 한 디자인 회사에 다니던 정모(30)씨는 지난 22일 회사를 그만뒀다. 회식 자리에서 회사의 A 고문(46)에게 성추행을 당한 후다. 성추행은 이달 초 서울 마포구의 한 술집에서 있었던 회식 자리...
  • 2018-02-27
  • 폴리티코 “화면 속 관계에 전념…진짜 관계 도외시” 신기술 발달로 사회화 능력 퇴화 “청년들이 연인과의 데이트 때문이 아니라 넷플릭스를 보느라 밤을 지새고 있다”    날이 갈수록 미국인들의 성관계 횟수가 줄어드는 것과 관련, “신기술이 사람들에게서 데이트할 욕구를...
  • 2018-02-18
  • ㆍ풍요 반작용이거나 미래 불안 산물 30대 중반의 자유기고가 야요이(필명)는 일본 요코하마의 월세 5만5000엔(약 54만원)짜리 원룸에 산다. 11㎡ 크기의 방에는 TV, 냉장고, 세탁기 등 ‘필수’ 가전제품이 없다. 컬러박스를 탁자 대용으로 사용한다. 의류는 20여벌. 책은 도서관에서 빌려 읽는다. 그는 &l...
  • 2018-01-31
  • 배우자와 사별해도 자녀와 합가하지 않고 혼자 살기 때문 (세종=연합뉴스) 이 율 기자 = 우리나라 70대 이상의 인구이동률이 10년 새 거의 반 토막이 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나이 든 부모가 배우자와 사별하더라도 과거와 같이 자녀와 합가하지 않고 살던 곳에 머무는 데 따른 현상으로 분석됐다.  노인 우울증[게티...
  • 2018-01-31
  • 존속살해가 전체 살인의 5%… 미국·영국의 3~4배 수준 부양 부담느낀 '老老살인' 급증, 책임감·죄의식도 옅어져 예전엔 드물었던 가족 상대 범죄가 크게 늘었다. 방범카메라 확대 등 사회 전반의 범죄 예방 노력은 계속되고 있는데, '가족 내 안전'은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
  • 2018-01-02
  • [동아일보] 10월 혼인 건수 역대최저… 작년보다 20.8% 감소 《# 1. 디자인회사에서 일하는 박모 씨(36)는 최근 들어 친구들에게 “이제 결혼은 포기할 때가 온 것 같다”는 말을 자주 하고 다닌다. 8년 전 서울에서 직장을 잡은 뒤 적금을 부어가며 돈을 모으고 있지만 아직도 전세금 6000만 원 원룸...
  • 2017-12-28
‹처음  이전 2 3 4 5 6 7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