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애가 고고성을 울리며 세상에 태여난후 당년의 진정부 간부였던 아버지는 시골에서 태여난 아들애가 이제 공부를 잘하여 남못지 않은 훌륭한 사람으로 자랐으면 하는 심정으로 특별히 '룡'자를 붙여 '학룡' (学龙)이라고 이름을 지어주셨다. 허다한 부모들이 모두 그러하듯이 나도 아들애가 어서 빨리 자라서 각 면에서 어느 집 애들보다 많이 앞선 룡이 되였으면 하는 그런 바램이였다.
그런데 세상일이 모두 뜻대로 되는것이 아닌지라 아들녀석은 소학교에 입학해서부터 중상등으로 내가 바라던것처럼 학급에서 학습성적이 1위를 차지하지 못했다. 안해의 제의에 따라 나는 저녁시간을 짜내여 가끔씩 아들애에게 개별지도를 하기 시작했는데 아들애가 하루빨리 1등의 보좌에 앉았으면 하는 조급정서로 인해 쩍하면 짜증이 나고 때로는 저도 모르는 사이에 거친 욕이 먼저 나갔다.
그때 소학교교원이였던 안해는 나의 태도가 못마땅한듯이 이마살을 찌프리더니 자기가 아들애에게 개별보도를 하겠다고 하였다.참 이상하기도 했다. 내가 문제를 낼 때엔 조금만 어려워도 모르쇠를 대고 깊이 사고할 념도 하지 않던 아들애가 어느새 고분고분해지고 그렇듯 공부에 열중하는것이였다.
안해의 지도를 받으면서부터 아들애의 학습성적은 일정한 제고를 가져와 학급에서 더욱 앞자리를 차지하게 되였다.뿐만 아니라 한차례 교내 서법경연에서 1등상을 타기도 하고 현조선족소학생 고급학년수학경연에서 영광스럽게 2등의 영예를 따내기도 했다.
초중에서도 공부를 잘했던 아들애는 우수한 성적으로 목단강시 조선족 중학교에 입학했다. 하지만 누가 알았으랴! 부모곁에서 행복을 누리고 근심걱정없이 자라던 아들애가 번화한 도시의 황홀한 정경과 컴퓨터의 신기한 유혹에 빠져 학습성적이 급속히 하강선을 긋게 될줄을!
하늘이 막 무너지는것만 같았다. 모든 희망을 단지 자녀 하나뿐인 아들애한테 두고 그가 하루빨리 자라서 남들이 모두 부러워하는 그런 훌륭 한 룡이 되여주기를 그 얼마나 고대했는데!
후에 나는 아들을 다시 본지 중학교로 전학시켜 공부하게 했는데 아들애가 정신을 차리고 부지런히 공부한 보람으로 행운스럽게도 타성의 한 괜찮은 대학교에 입학할수 있었다. 나는 봄풀싹처럼 움터나오는 희망에 가슴이 뿌듯해났고 또다시 더욱 큰 욕망을 갖게 됐다.
"얘, 학룡아, 돈은 우리가 어떤 방법을 대서라도 댈테니 공부를 열심히 하여 외국류학을 가거라. 류학을 가면 그래도… 젊어서 하나라도 더 배우면 랑패가 없느니라."
그런데 아들애는 조선족학교를 다니면서 영어를 하나도 배우지 않았기에 외국류학을 갈수 없다고 하였다. 나는 만약 외국류학을 못가면 국내에서 계속해 연구생공부를 하는것이 어떠냐고 넌지시 물었다.하지만 그는 그렇게 오래동안 머리를 틀어박고 공부하기보다 일찍부터 합당한 일자리를 찾아 사회경험을 쌓는것이 더 났다면서 내가 그처럼 꼭 해줬으면 하고 바라던 연구생공부도 끝내 포기하고말았다.
경제발전이 빠르고 경쟁력이 강한 현시대에 많은 학부모들은 모두 나와 마찬가지로 자녀가 룡이 되고 봉황이 되기를 간절히 바랬을것이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일이 모두 뜻대로 되는것이 아니며 순풍에 돛단듯이 그렇게 쉽게 이루어지는것은 더욱 아니다. 나는 아들애가 자라나는 장기적인 과정중에서 허영에 들뜬 내가 과분한 허욕으로 아들애가 룡이 되기만을 바라고 옳바른 인생수업을 가르치지 못해 그에게 자립정신을 제대로 키워주지 못한 자신이 몹시 가책되였다.
현명한 부모라면 응당 자기의 자녀가 하루 빨리 룡이 될것만을 바라는 정서를 삼가하고 반드시 자녀들의 실정에 근거하여 그들을 적극 도와주고 부추겨주어 그들로 하여금 진정 복잡다단한 사회에 진출하여 절로 힘차게 날수 있도록 굳센 날개를 키워주어야 할것이 아니겠는가!
시글벅적하며 들끓던 한해가 저물어가고 더욱 큰 희망과 생기로 차넘칠 임진년의 룡해가 서서히 들어섰다. 나는 새로운 한해를 맞으며 나의 신변에서 멀리 떨어져있는 아들애한테 원자탄이나 신주2호같은 과학의 고봉에 오른 그런 금빛뿌리는 특수한 룡으로는 되지 못할망정 한해 사이에 좀 더 부지런히 뛰여 사업에서 뚜렷한 성과를 따내여 새로운 기여가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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