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순길(강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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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감항아리(동화).....강길
2015년 01월 02일 16시 06분  조회:1740  추천:0  작성자: 강순길
 물감항아리
 
 
 
시장 한 귀퉁이에서 장사군들이 올망졸망 앉아서 닭알을 팔고있습니다.
 흰 수탉은 흰 닭알이 담긴  바구니를 앞에 놓고 장군들을 부릅니다.
 “싸구려, 싸구려, 은전 한잎에 닭알 열알이요 -”
  좀 떨어진 옆에는 금빛수탉이 노란 닭알이 담긴 바구니를 앞에 놓고 장군들을 부릅니다.
 “싸구려, 싸구려, 은전 한잎에 닭알 열알이요 -”
 장군들은 여기저기 기웃기웃 돌아보다가 노란 닭알을 얼마간씩 사갔습니다.
 빨강머리아가씨가 사푼사푼 걸어오더니 흰 수탉앞에 와 멈춰섭니다.
 “은전 두잎어치 주세요.”
 흰 수탉은 마수걸이라 못내 기뻐서 비닐주머니에 닭알 스무알을 세여담으면서
 “빨강머리가 참 곱구만. 말만 하지 않았더라면 진짜 서양아가씨로 보았겠네.”하고 너스레를 떨었습니다.
 돈을 치르려던 빨강머리아가씨는 노란 닭알을 보더니
 “미안해요, 안 사겠어요.” 하고는 그리로 가버렸습니다. 
 부아가 난 흰 수탉은
 “남을 놀리나? 사겠다 안 사겠다. 까만 머리를 빨갛게 물들이고 쏘다니는것처럼 변덕도 많네.” 하고 투덜거렸습니다.
 그날 금빛수탉의 한바구니 닭알은 다 팔렸는데 흰 수탉의 한바구니 닭알은 절반도 팔리지 않았습니다.
 흰 수탉이 집으로 돌아오니 그사이 암탉들이 또 알을 한바구니나 낳아놓았습니다.
 흰 수탉은 시장에서 있었던 일을 투덜투덜 털어놓았습니다. 
 그 말을 듣던 한 암탉이
 “우리 흰 닭알이 노란 닭알보다 장시세가 못하니 남들이 은전 한잎에 열알씩 팔 때 우리는 열한알씩 팔아봐요.” 하고 일러주었습니다.
 “왜 남보다 못하게 팔아? 닭알을 깨고 보면 노란 닭알이든 흰 닭알이든 똑같이 노랑자위와 흰자위뿐이잖아?”
 흰 수탉은 버럭 화를 냈습니다. 
 그날 밤, 흰 수탉은 이 생각 저 생각에 엎치락뒤치락 잠들지 못했습니다.
 (장군들이 왜 흰 닭알보다 노란 닭알을 더 좋아하는걸가?)
 닭알껍질의 빛갈이 다르다는 리유로 홀대를 받는것이 분했습니다.
 흰 수탉은 머리에 빨간 물감을 들인 아가씨가 흰 닭알을 사겠다고 하고선 노란 닭알을 사간것이 괘씸했습니다. 다시 눈앞에 나타난다면 그 가짜머리를 막 쥐여 뜯어놓고싶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던 흰 수탉은 문뜩 한 꾀가 떠올랐습니다.
 (그렇지.흰 닭알에 노란 물감을 들이면 노란 닭알이 되잖겠나?)
 미운 아가씨가 까만 머리에 빨간 물감을 들인것처럼 말입니다.
 이튿날, 흰 수탉은 장에서 항아리 하나와 노란 물감을  사왔습니다.  그리고 항아리에 물을 넣고 물감을 푼 다음 흰 닭알을 하나하나 항아리속에 넣었습니다.
 얼마뒤 닭알을 하나하나 꺼내 바람에 말리웠더니 금빛수탉이 파는 노란 닭알과 다를바가 없습니다.
 흰 수탉은 시장에 나가 노란 닭알이 담긴 바구니를 앞에 놓고 장군들을 불렀습니다.
 “싸구려, 싸구려, 은전 한잎에 닭알 열알이요 -”
  좀 떨어진 옆에는  금빛수탉이 노란 닭알이 담긴 바구니를 앞에 놓고 장군들을 부릅니다.
 “싸구려, 싸구려, 은전 한잎에 닭알 열알이요 -”
 장군들은 여기저기 기웃기웃 돌아보다가 흰 수탉의 노란 닭알이든 금빛수탉의 노란 닭알이든 사고싶은것을 얼마간씩 사갑니다.
 저녁에 장을 파할 때 보니 흰 수탉은 금빛수탉 못지 않게 닭알을 거의다 팔았습니다. 
 흰 수탉은 속으로 못내 기뻤습니다. 전에는 남의 절반도 팔지 못했었는데 이게 다 물감을 들인 덕이 아니고 뭡니까.
 그러나 그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금빛수탉이 눈치를 채고
 “싸구려, 싸구려, 진짜 노란 닭알이요. 은전 한잎에 열알이요 -” 하고 장군들을 불렀습니다.
 그리하여 흰 수탉도
 “싸구려, 싸구려, 진짜 노란 닭알이요. 은전 한잎에 열알이요-” 하고 웨칠수밖에 없었습니다.
 장군들은 그 소리를 듣고 저으기 신경을 살렸습니다. “진짜 노란 닭알”이라는 소리는 가짜도 있다는 말이 아니고 뭡니까.    
 어느것이 진짜이고 어느것이 가짜일가요?
 장군들은 눈을 크게 뜨고 이것저것 돌아보다가 금빛수탉의 노란 닭알을 사갔습니다. 흰 수탉의 노란 닭알은 어딘가 믿음이 가지 않는가봅니다.
 그리하여 흰 수탉은 또 닭알을 절반도 팔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날 밤, 흰 수탉은 또 이 생각 저 생각에  엎치락뒤치락 잠들지 못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금빛수탉이 미워집니다. 동업자가 원쑤라고 금빛수탉이 훼방을 노니까 말입니다. “진짜 노란 닭알이요.”란 말은 말속에 말이 있다고 “흰 수탉이 어떻게 노란 닭알을 팔수 있느냐? 저 노란 닭알은 가짜다.”라는 말이 아니고 뭡니까.
 흰 수탉은 금빛수탉이 미워지다 못해 흰옷을 입고있는 자기조차 미워졌습니다.    
 (내가 흰옷을 벗어버리고 금빛수탉처럼 금빛옷을 입는다면 손님들이 딴눈으로 보지는 않겠지?  그런데 한뉘 입고 벗고 해도 가진것은 흰옷 한벌뿐이니… 제기랄!)
 이런 생각이 드니 쫙쫙 찢어버리고싶도록 미워지는 흰옷입니다.
 그러던 흰 수탉은 문득 머리속에 또 한 꾀가  떠올랐습니다.
 (그렇지! 흰 닭알을 물감 들여 노란 닭알로 탈바꿈시켰을라니 흰옷도 물감 들여 금빛옷으로 만들면 되잖아? 얼씨구, 그렇구말구!!!)  
 흰 수탉은 더 생각할 겨를도 없이 물감항아리속에 거꾸로 풍덩 뛰여들었습니다.
 그리나 스스로 뛰여들기는 했으나 스스로 나오지는 못했습니다.
 흰 암탉들이 물감항아리속에서 흰 수탉을 건져냈을 때엔 흰 수탉은 이미 숨져있었습니다. 비록 흰옷이 금빛옷으로 물들여졌지마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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