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순길(강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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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지갑 (소설).....강길
2015년 03월 12일 11시 01분  조회:2897  추천:0  작성자: 강순길
        돈지갑     
 
                                                       강 길
 
설이 지난지  며칠이 안된다. 
거리바닥에는 터진 폭죽조각이 어지럽게 널린것이 발에 밟힌다.
    “삥-탕-후-루–”
    장사군의 웨침소리가 귀바퀴에 맞쳤다. 입안에 군침이 돌게 한다.
    민수는 그것을 사먹고싶었다. 아흔이 넘은 할아버지 큰귀를 닮아서 명도  길거라는 민수의 귀가 뻘쭉하다.    
등산복 오른쪽 호주머니에서 돈지갑을 꺼낸 민수는 돈지갑을 열어 잔돈을 찾는데 백원짜리 빨간 돈도 보인다.    
“哎哟, 这小孩儿钱真多呀! 长得也挺帅! (아유, 이 애 돈 참 많구나! 나기두 잘 나구!)”
장사군의 입에 발린 소리는  많이 사달라는 속셈일것이다.
    민수는 장사군에게 삥탕후루 하나 값을 치르고 돈지갑을 호주머니에 찔러넣었다. 그리고는 수두룩이 꼽혀진 삥탕후루틀에서 부리부리한 눈길이 딱 멎은 한가치를 쏙 뽑아서 한알을 닁큼 빼먹었다. 
민수의 옆에는 이마에 캡을 눌러 쓴 작달만한 키의 한 사람이 여기저기 눈길을 보내고있었다.
    “你也要1个?- (당신도 하나 사겠소?)”
    장사군은 삥탕후루에 눈길을 주기도 하는 캡에게 사주기를 바랐으나  캡은  벙어리인지  머리만 젓고 제 갈데로 가버렸다.
    33선뻐스가 오자 민수는 다 먹은 삥탕후루 꼬챙이를 뻐스정류장의 쓰레기통에 넣고나서 얼른 뻐스를 올라 탔다.  얼굴에 주름이 쪼글쪼글한 웬 할머니가 어정버정 올라와 빈자리가 있나 여기저기 살펴본다.
민수는 데꺽 일어나서 할머니에게 자리를 내드렸다.
   “뉘 집 귀동자인지 잘 컸네.”
    자리에 앉은 할머니는 민수를 쳐다보며 대견스러워했다. 옆의 사람들도 민수를 기특하게 바라본다. 큰일을 한것도 아닌데…민수는 좀 쑥스러웠다.
    딩동---댕동---딩딩동---
   민수의 왼쪽 호주머니에서 휴대폰이 누가 찾는다고 알려주었다.
   “응, 서점에 갔다구? 알았다. 나 지금 뻐스 타고 간다. 거기서 만나자.”
    민수가 휴대폰을 끄자 누군가 등산복 뒤자락을 잡아당기는바람에 민수는  그만 물앉고말았다. 앉고보니 빈 자리였다. 다음 뻐스정류장에서 내리려고 한사람이 미리 일어나 자동문가에 나서서 자리가 났던것이다.
민수의 오른쪽에 앉은 사람은 민수에게 손짓으로 빈자리가 났으니 앉게 했다는 뜻을 알려준다. 맨뒤쪽 의자는  서너 사람이 앉을수 있었다. 어쨌든 고마웠다.  그런데 이마에 캡을 눌러 쓴걸 보니 삥탕후루를 살 때에 봤던 그 사람이 아닌가?
   “함박백화점에서 알려드립니다. 다음 역은 길서시장, 길서시장. 내리실분 미리 준비하십시오."
    뻐스가  멎자 민수옆에 앉았던 캡도 내렸다. 비좁던 자리가 널찍해져서 편안히 고쳐 앉던 민수는 불현듯 오른쪽 호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아니. 이게 뭐야? 돈지갑이 만져지지 않는다.
민수는 오른쪽 왼쪽 두 호주머니를 뒤집어 보아도 휴대폰만 있을뿐 돈지갑은 없다. 캡이?
자동문이 스르르 닫힌다.
“我也下车! (나도 내리겠어요!”)
 벌떡 일어선  민수는 새된 소리를 질렀다. 뻐스가 움직이기 전이여서 자동문이 다시 열렸다.
뻐스에서 뛰여내린 민수는 주춤 서서 여기저기 둘러보았다. 아, 저기- 오고가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속에서 캡이 보인다.
민수는 뛰였다. 한사람 또 한사람 스쳐가면서, 한사람 또 한사람 부딪칠번 하면서 그야말로  엎어지면 캡과 코 닿을만한 곳까지 뛰여가서 아닌게아니라 그만 웬 아가씨와 부딪치고말았다.
“정신 빠졌잖아? 어디라구 뛰여다녀!”
하마터면 넘어질번한 아가씨가 째지는 소리를 질렀다.
“미안해요… 돈지갑…”
민수는 숨이 차 할딱할딱 말을 잇지 못했다.
뒤돌아보던 캡이 민수와 눈길이 마주치자 대뜸 종종걸음을 치지 않겠는가?
“이봐요!”
민수가 따라가며 소리쳐 불렀으나 캡은 뒤돌아보지도 않고 바삐바삐 종종걸음만 친다.
바빠맞은 민수는 씽하니 뒤쫓다가 그만 한쪽 발이 얼음에 미끌어 픽 넘어지고말았다. 일어나기는 했으나  절룩절룩  캡을 따라잡을수 없게 된 민수는
 “抓小偷- (도적 붙잡아요-)”
 하고 목이 터져라고 소리를 질렀다.
오고가던 길손들이 웬 일인가 해서 발을 멈추고 여기저기 둘러본다.
종종걸음을 치던 캡이 내뛰였다.
    민수는 손가락질을 하며
“抓小偷- 抓小偷- (도적 붙잡아요-도적 붙잡아요)”
하고 소리소리를 질렀다. 아이의 웨침소리는 듣는 사람에게 소름이 끼쳐질 지경이였다.
그래서인지 웬 키다리가 내뛰는 캡를 뒤쫓았다. 키다리여서인지 뜀질도 빨라   캡의 다리를 걷어찼다. 휘청대던 캡이 넘어지지 않고 바로 서자 키다리는 캡의 팔을 잡아 등뒤로 비틀었다.
캡은 비루 먹은 강아지처럼 할딱거리며 작은 눈으로 키다리를 쳐다본다.
“놔요. 왜 남을 붙잡소?”
  “你说什么? (뭐라구?)”
  키다리는  조선말을 못 알아들었다. 그래서 절룩거리며 다가온 민수에게
 “这家伙偷你的什么? (이자식, 뭘 훔쳤니?)”하고 물었다.
 “我丢了钱包. ( 나 돈지갑 잃어버렸어요.)”
 “这家伙偷你的钱包了? (이자식이 네 돈지갑 훔쳤니?)”
민수는 머뭇머뭇하다가
“我丢了钱包. ( 나 돈지갑 잃어버렸어요.)”하고 했던 말을 곱씹었다.
“快放手,我不是小偷! (빨리 손 놔. 난 도적 아냐!)”
캡은 손을 빼려고 했다.
 키다리는 캡과  민수를 번갈아보더니
“俩个人都跟着我去派出所吧. (둘 다 나와 같이 파출소로 가자.)”라고 했다.
“去就去吧。谁怕去那儿!(갈려면 가자, 무서울게 뭐야. )”
그리하여 키다리가 캡의 손목을 잡은채 앞에서 걷고 민수는 뒤에서 따라 걸었다. 캡의 키가 키다리 어깨높이만큼도 되지 않는다. 캡의 손목을 잡은 키다리의 손이 무척 억세여보였다.  민수는 빨리 자라서   힘있는 그런 키다리가  되고싶었다.
차들이 멈춰선 큰길을 건너 파출소 간판이 바로 보이는 길목에 들어서니 캡은 오줌 마렵다, 손목을 놔라, 앙탈을 부렸지만 키다리는 파출소 집안에 들어가서야 캡의 손을 놓아주었다.
민경 두사람이 무슨 일인지 서둘러 나간다.
사무실에 있는 민경은  전화로 대화하고있었다. 그러면서 들어온 사람들을 보고 걸상에 앉으라는  손시늉을 했다.
     키다리가 그냥 한자리에 서있기에 캡도 그대로 서고 민수도 그대로  서있었다.
“…예…예… 방금 두 사람 떠났습니다. 손님이 와서 끊겠습니다.”
몸집이 실팍한 민경이 전화기를 놓자마자 또 따르릉--- 전화벨소리가 울린다.
“예, 그렇습니다… 아... 거기가 어디죠?...”
민경은 한 손으로 기록부를 펼쳐놓은 다음 원주필을 쥐고 뭘 적기 시작했다.
   “等不了啦. (못 기다리겠군.)”
이렇게 중얼거리던 키다리는 목소리를 높여
  “民警同志,我有急事走了。把这俩个人的事交给你处理吧。  (민경동지, 난 급한 사정 있어 가야겠습니다. 이 두 사람 일을  처리해주십시오.)”라고 말했다.              
민경은 적던것을 멈추고
“知道了,你走吧。 (알았습니다, 가보세요.)”라고 대답하고는
  “아닙니다. 계속 말씀하세요.”라고 했다.
   키다리는 민수의 어깨를 다독거리며 목소리를 죽여
  “民警叔叔在,用不着怕。 (민경아저씨가 계시니 무서울게 없다.)”하고는 파출소에서 나갔다.
 키다리가 가자 캡은 민수의 얼굴을  째려보았다. 쥐새끼같이 보기 싫은 작은  눈이 도끼눈이 됐다. 아까는 오줌이 마렵다더니 그새 오줌깨가 커졌나보다. 민수는 캡이 무섭기보다는 보기가 싫어서 머리를  돌려 창밖에 눈길을 보냈다. 잎이 없는 앙상한 나무가지가 바람에 흔들거린다.
  민경은 전화 번호판을 꾹꾹꾹 누르더니 이윽고 말을 했다.
 “오동무, 방금 안로인의 시체를 발견했다는 보고를 받았소. 한사람은 거기 가오. ”
 민경은 기록부를 보면서
 “원공가 교원사구 민춘거 29조 3단원 4층 서쪽 집이요… 알았다구?  끊소.”하고는
전화기를 내려놓았다.
그 다음에야 민경은 두 사람을 보며
“무슨 일이요?”하고 물었다.
하나는 아이고 하나는 어른이니 캡에게 먼저 말하라는것 같았다.
“얘가 어디서 돈지갑 잃어먹구 날 훔쳤다는게 아님까. 허참, 생사람 잡아두 분수가 있지비. 재수없자니  별 꼴 다 보잼까!”
캡은 말하면서  푸푸- 씩씩- 그리고 민수에게 작은 눈알을 굴려보이기까지 했다.
“그만.”
민경는 손짓하며 캡의 말을 끊고나서 민수에게 물었다.
“이 사람 니 돈지갑 훔쳤니?”
“삥탕후루 사 먹구 돈지갑 호주머니에 넣었는데…음…뻐스에서 이 사람이 날 자기 옆자리에 앉혔는데…이 사람이 뻐스에서 내리고   호주머니에 손이 가서 만졌는데 돈지갑 없길래…나도 따라 내려서  이봐요 하고 불렀는데 서지 않고 막 달아나서…”
 “아니, 내가 도적 아닌데 왜 달아나?”
캡이 작은 눈은 부라리며 민수의 말을 꺾었다.
“우릴 여기로 데려온 키큰 사람이 그래서 붙잡지 않았어요!”
민수는 대들듯이 말했다.
“이 앨 봐라, 니가 ‘抓小偷- (도적 붙잡아요-)’하고 소리치니 나두 도적을 붙잡자고 두리번거리다 옆의  골목으로  뛰는 놈이 있어 뒤쫓아갔던거야.”
캡은  바지가랑이를 걷어올려 보이면서 말을 이었다.
“이것 보십쇼, 퍼렇게 이문걸. 키다리가 내 다리를 걷어차는바람에 하마터면 코방아를 찧을번 했슴지. 하두 날쌔길래 넘어지지는 않았슴다. 그놈이 할 말이 없으니 먼저 내빼고만게 아니고 뭠까. 좋은 일 했으문사 칭찬을 받자구  이름 석자 남기구 갈 놈이. 흥!”
캡은 코방귀까지 뀌였다.
따르릉---따르릉---따르릉---
전화벨소리가 자지러지게 울린다.
때마침 민수의 휴대폰도  딩동---댕동---딩딩동--- 따라서 울렸다.
민경은 얼른 전화기를 집어 귀에 가져갔다.
“예, 그렇습니다. 예…예… 알았습니다. 고맙습니다.”
민수도 얼른 휴대폰을 꺼내 목소리를 죽여 말했다.
“나 지금 파출소에 와 있어…아니, 걱정마. 좀 있다 얘기해줄게. 끊자.”
민경이 번호판을 꾹꾹꾹 누르고나서 무슨 전화를 걸려고 하는데 마침 민경 세사람이 들어왔다.
민경은 걸려던 전화를 그만두고 말했다.
“ 방금 길남공원 정자뒤에서 칼싸움이 벌어졌다는 보고가 들어왔소. 빨리 거기로 가보오.” 
민경은 그들이 나가자 캡과 민수를 바라보며 뒤머리를 슬슬 긁는다.
“파출소는 맨날  맨 골치 아픈 일이겠슴다. 친구가 차에 치여 병원에 실려 갔대서 보러 가던 참인데…나두 빨리 가봐야 함다.”
캡이 투덜거렸다.
민수는 진작부터 캡의 몸을 훑어보고있었다. 웃옷 호주머니가  불룩하게 보이는것이 훔친 돈지갑이 감춰진것 같다.
빨리 캡의 몸을 샅샅이 뒤져봐줘야 할텐데…  손에 철컥 수쇄를 채워 도적놈을 붙잡아주던 민경도 있던데…
민수는 소설책에서 읽은 멋진 형상이 생각났다.
캡이 웃옷 호주머니에서 뭔지 꺼낸다. 돈지갑이 감춰져있을것 같던 호주머니에서 꺼낸것은 담배곽이였다. 
“한대 붙입쇼. 골치 아픈 일이 많을 땐 담배가 애인보다 났습지.”
캡은 담배 한가치 뽑아 민경에게 건넸다.
민경은 담배를 받을 대신 손가락으로  벽을 가리킨다. 거기에는 흡연금지란 알림글이 붙어있었다.
“아차, 흡연금지구역인지두 모르구.”
캡은 담배곽을 호주머니에 도로 넣었다. 민수의 눈에 그 호주머니가 더는 돈지갑이 숨어있을 곳으로 보이지 않았다.
 “집이 어디요?”
 민경이 캡에게 물었다.
“왕청에 있습다. 안민가 동동사구 민신거 10조 1단원 2층 서쪽 집입다.”
캡은 얼음우에 박밀듯 거침없이  외워댔다.
  “난 빨리 병원에 가보고 왕청으로 돌아가야 함다.”
캡이 들볶아댔다.
“그럼 가보오.”
민경은  손짓까지 하였다.
“감사함다. 공명정대함다.”
캡은 허리 꺾어 꿉실 민경에게 인사하고나서 민수를 찍 흘겨보고는 휭하니 나가버렸다.
   ‘내 돈지갑…’
민수는 목구멍까지 튀어나온 말을 꿀꺽 삼켜버렸다. 캡이 파출소에서 나감과 함께 자기 돈지갑도 캡을 따라서 사라지는것 같았다.  몸도 들춰보지 않고 캡을 그냥 가도록 놓아준 민경이 미워진다.
    “이름이 뭐지?”
     “김민수.”
      퉁명스런  대답이다.
민경은  기록부에다 받아썼다.
    “어느 학교 몇학년 몇반이냐?”
     “싱싱소학교 4학년 1반.”
       역시 퉁명스런 대답이다.
     “돈지갑에 돈이 얼마 있었느냐?”
      “2백원하구 몇십원.”
      “소학생이 다 돈지갑 챙겨갖고 다녀?”
       민경은 글을 쓰면서 나무람하는듯이  중얼거렸다.
뭐 소학생이 돈지갑 가지면 안된다는 법도 있나? 체, 도적도 못잡고 놓아주는 주제에… 민수는 입술을 씰룩했다.
민수가 돈지갑을 사게 된데는 한 학급의  성팔이가 돈지갑을 보이며 ‘우리 삼촌이, 사내라면 돈지갑에 항상 5백원쯤은 있어야 해! 그리구 큰돈은 마구 구겨가지고 다니는게 아냐 했어.’하며 자랑해서였다. 고까짓 돈 갖고 뻐기고 있네! 민수에게는 5백원이 아니라 3천원이 넘는 저금통장이 있다. 세배돈이며 어른들한테서 이렇게 저렇게 가진 돈을 엄마가 민수의 이름으로 저금한것이다. 민수도 어떤 때는 백원이나 2백원쯤 마구 접어가지고 호주머니에 넣고 다닌적이 있었다. 큰돈을 마구 구겨가지고 다녀서는 안된다는 말만은 옳은것 같아서 민수도 돈지갑을 챙겼던것이다.
“이 민경아저씨가 그 사람의 몸을  들춰보지도 않고 보냈다고  밉겠지?”
“네? 예!”
민수는 남의 속을 꿰뚫어본듯 딱 찍어 말하니 저으기 놀라웠다.
“돈지갑 훔친걸 본것도 아니잖아? 바꾸어 말해서, 그 사람이 네가 그 사람의 돈지갑을 훔친것 같다고 해도 난 네 몸을 마구 들출수 없어. 아이라도 당당한 인격이 있는만큼 인민경찰은 근거없이 남을 무시해선 안돼.”
       딩동---댕동---딩딩동---
      “니 핸드폰 울린다, 받아봐.”
      “응…집에 간다구?…알았어. 나도 가서 사겠어. 끊자.”
      “친구야? 어디서 뭘 맛있는걸 샀는가 보구나.”
      “먹는게 아니구 ‘새빨간 거짓말’.”
      “뭐, ‘새빨간 거짓말’을 사?”
      “아동소설집  이름이얘요.”
     “오, 그런걸 난… 무척 재밌는 책인가 보구나. 너도 사겠다니.”
     “난 진작 샀어요.”
     “방금 니가, 나도 가서 사겠어 했잖아?”
      민경은 민수를 빤히 쳐다보며 물었다.
     “아, 그건요. 이런 일이예요. 걔 집에 놀러 가보니 책장에 1학년때부터의 교과서가 쭉 꽂혀있고 한국 어린이책이 꽉 차있지 않겠어요. 연변서 나온 책은 보이지도 않았어요. 난 얼마전에 읽은 ‘새빨간 거짓말’을 아야기해주고나서 너의 책장엔 맨 한국책이구나 했더니 서점으로 책 사러 가자는게 아니겠어요? 그래서  난 내 집으로 돈지갑 가지러 가고, 나도 새로 나온 책이 있으면 사려고요. 엄마가 별일없인 돈지갑 집에 두고 다녀라 하셨기에 책상서랍에 두었거든요.”
“오- 너희들 책읽기를 좋아하는구나. 그래, 좋지.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 책속에 길이 있다고 했네라.”
     민수는 담임선생님이 하시던 말과 같은 말을 민경도 하기에 듣기가 싫지 않았다. 그래서 아까 할가말가하다 못한 말을 꺼냈다.
    “책에요, 뻐스에서 한 도적놈이 돈지갑을 훔쳐서 짝패에게 넘겨주고 뻐스에서 내렸지 뭐에요.  도적놈을 발견한 녀자애가 휴대폰으로 외삼촌을 불러와 저 사람이 도적놈이라고 알려주자 사복차림을 한 외삼촌이란 민경은 다짜고짜 그 사람의 손에 철컥 수쇄를 채웠지요.”         
남은 이렇게까지도 하는데 민경은 왜 호주머니 하나 뒤집어보지도 않고 도적놈을 그냥 가겠했느냐 하는 민수의 말속의 말이였다.
    “외국의 소설책이냐?”
     “아니요. 연변에서 나온 아동소설집에서요.”
     민경의 눈살이 조금 찌푸러지는듯 했다.
    “그래? 사민복을 입었든 경찰복을 입었든 인민경찰은 근거없이 마구잡이로 사람을 붙잡아선 안돼. 나도 그 책 좀 읽어봐야겠다. 너만한 조카 있는데 사오라고 해서.”
     민수는 자기 한 말이 거짓말인가 해서 민경이  읽어보려는것 같았다.
    “읽어봐요, 제가 거짓말 했는가.”
     “아니아니, 너야 믿고말고. 새빨간 거짓말 하지 않는다는걸.”
     그 말에 민수는 코등이 시큼, 눈시울이 뜨거워났다.  눈물을 보여서는 안되지, 못나게…  나오려는 눈물을 꾹 참았다.
     민경은 민수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얘야, 아까 적어둔건 말이야, 어떤 도적은  붙잡혀서 제입으로 딴곳에서 훔쳤던 일을 불기도 해. 잘못을 뉘우쳐서겠지. 혹시 너의 돈지갑 나질수도 있어, 그러면 너한테 알리려고 이름과 학교를 적은거야. 알았지? 어둡기전에 빨리 서점에 가봐.”
    그러며 등을 토닥여주는바람에 민수는 그만 눈물이 솟구쳤다. 꾹 참던 눈물이 두 뺨을 타고  주르륵 흘러내렸다. 그래서 꼬치꼬치 캐묻고 적어두기까지 한것도 모르고…
  “울기는, 돈지갑 찾지 못했으니 아깝겠지. 그러나 사회라는 큰 학교에서  다른 애들이 못본 한시간 수업을 그 돈 팔고 봤다고 생각해라.”
    민경은 호주머니의 휴지를 꺼내 민수에게 건넸다.
   따르릉--- 따르릉---따르릉---
   갑자기 자지러진 전화벨소리가 울린다.
  “예, 그렇습니다. 말씀하세요.”
   민수는 눈물을 닦고 힝 코까지 풀고 손에 쥔 휴지를 버리려고 나들문곁의 쓰레기통께로  갔다.  뚜껑을 뒤로 밀면 입을 하 벌리게 된 참대곰모양의 쓰레기통이다.
   뚜껑을 연 민수는 
“아,  돈지갑 여기 있어요!”
하고 기쁨의  소리를 질렀다. 잇달아 쓰레기우에 보이는  자고있는듯한 돈지갑을 답싹 거머쥐였다. 
“정말 네것이 옳으냐?”
민경이 전화를 놓고  민수에게로 다가왔다.
“옳아요. 2백원이 그대로 있어요.”
민수는 돈을 꺼내보이기까지 했다.
“소매치기놈, 감쪽같이 돈지갑을 쓰레기통에 버렸었구나. 그래서 떳떳한체 엉너리두 치구. ”
민수는 캡의 뒤에 쓰레기통이 있던 생각이 났다. 자기가 창밖에 한눈을 팔고있을 때  훔친 돈지갑을 그속에 감춰버린것 같았다.
“빨리 그놈 잡아요.”
민수는 민경의 손을 잡아끌며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 그러나 민경은 신바닥이 붙어버린듯 움직이지 않는다.
“이젠 멀리 달아났으니깐 못 붙잡아. 병원에 가야한다던것도 믿을수 없고 왕청 어디에 있다는것도 믿을수 없어. 그놈이 오늘은 뺑소니쳤지만 소매치기 나쁜버릇 고치지 않는다면 어디에서든지  꼭 붙잡히고말거야.”
 민수는 도망치는 캡을 다리를 걷어차 붙잡고  그리고 또 캡의 손목을 꽉 잡고  파출소에 끌고왔던 그 이름 모른 키 큰 사람이 생각났다. 보고싶다. 다시 만나고싶다. 무슨 사정이 있었길래  먼저 가야만 하셨을가?...
 민수의 부리부리한 두 눈은 뭘 보아낸듯 빛나고있었다.
            
2015. 2. 25.
                                3.15. 植树节 날에 조글로에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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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 6 ]

6   작성자 : 괜찮은 소설
날자:2016-12-07 08:30:49
괜찮게 썼지만 아직 미흡한 점도 많다.
5   작성자 : 진정
날자:2015-11-02 18:07:25
주변 현실을 그대로 잘 보여준 확실히 잘된 작품이다.
남들이 지껄이는 소리에 귀 기울이지 마시고
그냥 좋은글 써내시기를~

언젠가는 강길선생이,
조선족아동문단의 거장이였고 가장 량심적인
작가였다는것을 긍정받을 날이 있을것이다.!!

세상이 아무리 시커매도 밝아올 날은 있을것이다.
워낙 진리의 발전은 완만한 법이다.

아멘~!
4   작성자 : 교원
날자:2015-04-10 03:56:35
<초학자의 댓글을 읽고>




초학자가 정말 잘 분석하였습니다 <<돈지갑>>의 주인공의 형상은 멍청이 형상입니다

그런 인물형상을 보고 우리의 아이들이 그 형상에서 무엇을 따라배울가요?

소학교 4학년 학생인데 돈지갑을 갖추고 돈 몇백원씩 가지고 다니는것을 따라 배워야 할가요?

민경이 도적을 제때에 처리 안하니 민경에게 불만을 품는것을 따라 배울가요?

민경이 도적의 인격을 중시하면서 집으로 돌려보내니 도적의 인격을 무시 말아야 한다는것을 따라 배울가요?

<<돈지갑>>에 나오는 민경은 민경의 자격을 완전히 상실한 인물입니다 도적을 붙잡와 왔을때 거들떠보지 않는민경, 나중에 도적과 주소를 물어보고 조사없이 집으로 돌려보내는 민경,그리고 <<훔치는것을 보지못하고 도적을 수색하지못한다>>는 이른바 인격문제를 도적에게 적용하는 민경,이런 민경을 믿고 우리 어떻게 도적을 붙잡고 우리 어떻게 살아간단말입니까?

우리 반 학생들에게 제가 본 <<돈지갑>>을 이야기 하여주니 학생들은 모두다 민수는 멍청이고 민경은 더더욱 멍청이라고 하였습니다 참고하기 바랍니다 2015.4.9.
3   작성자 : 초학자의 목소리
날자:2015-04-08 06:32:58
민수는 어떤 인물인가?

작성자:초학자


나는 현재 아동문학을 공부하는 나젊은 학생이다 최근에 우리는 아동소설창작을 배우고 그 리론에 맞추어 강길선생이 쓴 <<돈지갑>>을 여러번 읽어보았다

강길선생은 자기절로 자기의 <<돈지갑>>을 괜찮은 작품이라고 자평하였는데 그렇다면 주인공 민수의 형상은 어떤가?

민수는 캡이 자기의 돈지갑을 훔쳤다고 추측하고 <<도적을 붙잡아요>>하면서 쫓아간다

민수는 꺽다리의 도움을 받아 캡을 붙잡아가지고 파출소로 간다

파출소민경들이 전화를 받으며 질질 끌며 접대 안하자 꺽다리는 일이 바쁘다며 캡을 파출소에 맡기고 먼자 간다 민수는 그런 민경들에게 불만을 느낀다

민경이 뒤늦게 캡과 주소를 물어보고 캡이 자기의 집주소를 대자 민경이 캡을 돌려보내니 민수는 민경을 미워한다 사실 민경은 강길선생에 의하여 추악화된 인물이다

민수는 <<캡이 돈지갑을 훔치는것을 보지 못한 상황에서 켑을 수색하는것은 캡의 인격을 무시한다>>는 민경의 설교를 듣는다

나중에 캡이 돈지갑을 가만히 쓰레기통에 버리고 간것을 민수가 찾아낸다

전반 소설에서 민수가 돈지갑을 찾는 과정에서 일으킨 작용은 무엇인가? 그렇다면 민수는 도대체 어떤 형상인가?

민수는 소학교 4학년 학생인데 돈지갑을 갖추고 돈 몇백원씩 가지고 다니는 부자집 아이로 등장한다

민수는 돈지갑을 캡이 훔친것을 직접 보지 못하고서도 도적을 붙잡자고 소리치며 뒤따라가는 우둔한 민수다

도적을 자기절로 붙잡지 못하고 꺽다리의 도움을 받아 도적을 붙잡는 피동적인 인물이다

민경의 <<도적의 인격을 무시하여서는 안된다>>는 설교를 듣고 거기에 수긍하고 그만 두는 그런 무지한 인물이다

나중에 도적이 버리고 간 <<돈지갑>>을 찾아내는 아주 피상적인 그런 인물이다

하기에 민수는 총명하지도 못하고 지혜롭지도 못하며 정의를 주장할줄도 모르는 그런 인물로 등장하고있다 강길선생은 주인공 민수형상을 멍청이로 창조하고말았다 이런 인물형상을 보고 우리 아이들은 무엇을 따라 배울것인가? 그래 민경에게 불만을 품었다가 민경을 미워하는 그런 것을 따라 배울것인가? 아니면 도적놈의 인격을 존중해주는 그런 점을 따라 배울것인가? 정말 말도 안된다

그런데 강길선생은 자기의 <<돈지갑>>을 괜찮은 작품이라고 하니 아동문학을 배우는 나로서는 도저히 리해가 된지 않는다

나의 견해가 틀릴수도 있다 어찌보면 주제넘는 행동일수도 있다 그러나 <<돈지갑>>을 보는 독자들과 함께 토론하자고 제기하니 우리 함께 토론하여보자 2015.4.6




2   작성자 : 강길
날자:2015-03-24 17:04:02
휴대폰: 13944340208
이메일: kanggil555@sina.cn
1   작성자 : 조글로 관리자
날자:2015-03-24 14:38:01
강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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