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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관
2014년 05월 30일 06시 16분  조회:2040  추천:0  작성자: 견이
      어질고 현명하여 성자로 알려진 라쉬드 왕이 궁전에 머물고 있을 때 갑자기 예복을 갖춰 입지 않은 한 수피가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
      남루한 옷차림에 꾀죄죄한 얼굴이 여간 볼품없는 게 아니었지만 걸음새가 어찌나 당당하던지 왕 앞에 다가와 설 때까지 누구도 감히 나서서 제지하는 사람이 없었다.
      옥좌에 앉아 있던 왕이 그 수피에게 물었다.
      "그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
      수피가 당당한 어조로 말했다.
      "이 여관에서 하룻밤 묵어가고자 합니다."
      여관이라니, 도무지 어이가 없는 일이었지만 현명한 왕은 조금도 동요의 빛을 보이지 않았다.
      "호오, 그래? 하지만 그대는 잘못 찾아왔다. 여긴 여관이 아니라 내 궁전이니라."
      그 말에 수피가 다시 물었다.
      "그렇다면 혹 옛날에는 누가 이 궁전의 주인이었는지 여쭤 봐도 되겠습니까?"
      "물론. 그분은 내 아버지로 이미 돌아가셨다."
      "그렇다면 그 이전엔 누가 주인이셨습니까?"
      "내 할아버지시다.“
      "그 분은 지금 어디에 계십니까?"
      "그 분 역시 돌아가셨지."
      그러자 수피는 이런 결론을 내리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당신의 말대로 이곳은 다들 잠깐씩 머물렀다가 가는 곳이 맞군요. 그런데 당신은 왜 이곳이 여관이 아니라고 우기시는 겁니까?"

       ♥ ♥ ♥ ♥ ♥ ♥

       자기 집에, 자신의 세계 안에 영원토록 안주할 수 있는 인간은 없다. 핀 꽃이 때 되면 지듯이, 역(驛)에 들어온 기차가 떠나가듯이 우리는 떠나가기 위하여 지구라는 별에 아주 잠시 머물러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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