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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연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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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책방은 그자리에 있을가…
2014년 05월 27일 15시 08분  조회:1660  추천:1  작성자: 신연희
 

2년전 이맘쯤 연변대학 부근 후미진 골목의 헌책방을 취재한적이 있었다. 바로 옆 꽤나 큰 서점이 문 닫은지 며칠 되지 않은 때였고 몇몇 헌책방도 “임대”종이만 써붙여 괜히 울적한 터였다.

“다른데 가서 알아봐요. 약 올리지 말고.” 인터뷰는 쉽지 않았다. 장사도 안되는데 찾아와서 꼬치꼬치 캐물으니 진상손님보다 더 했으리라. 헌책방은 졸업생들이 팔고 간 교과서와 참고서로 가득 찼다. 그냥 헌책방이 아니라 헌 교과서 책방이라 해도 무색할 정도였다.

오후 5시쯤 되자 학생들이 하나둘씩 몰려들었다. 그중 한 학생에게 말을 붙여봤다.

“팔러 오기만 하고 책 사볼려고는 오지 않죠” …

문득 모두가 살기 어려웠던 시절, 퀴퀴한 냄새의 오래된 책이 쌓여있던 헌책방이 그리워진다. 필자가 중학교를 다닐적만 해도 헌책방이 동네마다 하나, 둘씩 있었다. 곰팡이 냄새 폴폴 풍기는 교과서와 위인전, 만화책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던 그곳은 진정 보물창고였다. 호주머니가 가벼운 학생들이 제목을 말하면 산더미속에서 주인 아저씨는 귀신같이 책을 쏙쏙 뽑아주었고 때로는 집의 책을 가져다 용돈을 마련할수 있는 귀중한 장소였다. 다른 이의 생각을 엿볼수 있는 책속의 메모흔적을 볼수 있는것도 헌책을 사보는 묘미였다.

운이 좋은 날은 헌책을 사고 그 책갈피에 누군가가 숨겨놓은 용돈이라도 발견하면 이루 말할수 없는 기쁨까지 안겨주던 헌책방이였다.

이제 우리가 책을 가까이 하지 않는다는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IT산업의 성장으로 책은 점점 멀어져 가고있다. 심지어 도서관에서도 책을 보고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거의 모두 이어폰을 꽂고 스마트폰을 보고있다. 디지털이 세상을 바꿔 놓았다. 진화라면 진화다.

하지만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고 했다. 정신없이 돌아가는 디지털 세상을 살아도 아날로그가 그리운건 어쩔수가 없다. 굳이 손가락에 침을 묻히면서 책장을 넘기려는 사람들이 사라지지 않는 리유이다. IT가 만든 스마트한 신세계말고 조금은 덜 똑똑해도 되니깐 좀 더 인간적이고 정겨운 세상을 추억하고 싶기때문이다.

퇴근하면 2년전 그 뒤골목 책방에 찾아가보련다.

“오늘, 래일이다. 얼마나 더 버틸지 장담못한다”던 그 주인장은 아직도 그 자리를 지키고있을가?


연변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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