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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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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소년 (윤동주)
2010년 02월 16일 20시 50분  조회:1020  추천:18  작성자: 윤동주

소년

윤동주

 

여기저기서 단풍잎 같은 슬픈 가을이 뚝뚝 떨어진다. 단풍잎 떨어져 나온 자리마다 봄을 마련해놓고 나무가지우에 하늘이 펼쳐있다. 가만히 하늘을 들여다보려면 눈섭에 파란 물감이 든다. 두손으로 따뜻한 볼을 씻어보면 손바닥에도 파란 물감이 묻어난다. 다시 손바닥을 들여다본다. 손금에는 맑은 강물이 흐르고 강물속에는 사랑처럼 슬픈 얼굴ㅡ 아름다운 순이의 얼굴이 어린다. 소년은 황홀이 눈을 감아본다. 그래도 맑은 강물은 흘러 사랑처럼 슬픈 얼굴ㅡ 아름다운 순이의 얼굴은 어린다.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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