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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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하통하 장벽
2013년 06월 26일 10시 34분  조회:1929  추천:1  작성자: 장수철

언제부터 흘렀을가? 또 얼마나 흘렀을가? 또 얼마나 흘러야 할가?

연길시민들의 젖줄이나 진배없는 부르하통하는 도시시민들의 삶의 애환을 넉넉히 안아주면서 유장하게 흘러간다. 자치주 수부도시 연길에서 나름의 운치를 돋구는것은 아마도 부르하통하일것이다.

불과 몇년전만 해도 부르하통하 량안에는 버드나무와 풀섶이 무성했다. 강변에는 자갈이 있고 모래밭이 있었으며 록음방초속에 파묻힌 아름다운 청년호가 자리잡고있었다.

언제부터인지 강변을 따라 하루가 다르게 고층 아빠트와 빌딩들이 들어서기 시작하였다. 강변에는 강변도로가 생겼고 오락시설이 들어선 둔치가 생겨났으며 고층 아빠트와 빌딩들이 우후죽순처럼 솟아났다. 강변에는 어느새 "아빠트언제"가 세워졌고 그것은 거대한 "장벽"처럼 도시를 남과 북으로 갈라놓고말았다. 수초와 나무뿌리 가득하고 낚시군들이 오구작작 모여들던 아름답던 청년호는 드넓은 광장으로 순식간에 변해버렸다. 모든것이 제법 깨끗하게 변해보인다.

프랑스 빠리의 세느강 량안은 엄격한 고도제한으로 5층 이상 건물을 짓는것이 불가능하며 재건축도 엄격히 제한되고있다고 한다.

런던은 도시의 고풍스러운 격조를 유지하고 오래된 건물을 아끼는 점에서 단연 앞서있는 도시이다.

지금 런던시민들이 "런던을 상징하는 현대건축물 1위"로 꼽고있는 템즈강 강변 거킨빌딩도 2004년 건립 당시에는 오이를 반쯤 잘라 세운것 같은 기괴한 모양으로 템스강에 그늘을 드리운다고 격렬한 론난을 자아냈다. 이 하나의 건축물을 통과하는데 5년이란 여론수렴의 시간을 거쳤다고 한다.

경제개발과 산업화의 세찬 파도에 서울의 한강변도 무조건 높이, 많이 짓는바람에 "서울의 장벽"이 생겼다고 한다. 무분별한 개발은 한강을 따라 끝없는 콩크리트장벽을 이루었고 한강은 콩크리트숲에 가리워버렸고 재빛으로 죽어가는듯 보였다. 한강의 조망권이 형편없게 되여버리자 서울시는 한강의 조망권에 치명적인 상처를 주는 건축물과 경관을 해치는 건물들은 무너뜨렸고 다시는 높은 건축물을 한강변에 짓지 못하도록 엄격히 제한하였다고 한다.

싱가포르, 뉴욕, 리우데자네이루, 시드니 등 해외의 유명도시는 바다와 강에 어울리는 다양한 건축물로 높고 낮은 조형미를 이루어 아름다운 도시를 이루고있다. 그들은 개발에서 오는 눈앞의 리익보다는 도시미관을 해치는 무분별한 건축을 엄격히 제한하여 백년대계를 바라보는 도시개발을 하고있는것이다. 어떤 특정한 사람(부자, 개발상, 권력층)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 도시에 살고있는 모든 시민을 위한 지혜로운 정책을 펴고있는것이다.

도시를 가로지나는 강은 그 도시 전체 시민의 강이다. 강변을 어떻게 조성하느냐에 따라 도시주민들 삶의 질이 정신적, 경제적으로 달라진다.

부르하통하 량안의 건축물들을 한번 살펴보라. 대부분 호텔이나 빌딩들이며 연길시에서 아빠트가격이 제일 높은 건축물들이 자리를 잡고있다. 어디 그뿐인가. 각종 카페와 술집, 다방이 뒤질세라 들어선다.

연길이라는 도시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건축물이나 많은 사람들이 향유할수 있는 오페라극장이나 미술관, 영화관 같은것은 거의 찾아볼수 없다. 미관은커녕 강의 조망권과 경관을 해치는 흉물스런 건축물도 더러 있다. 도시의 스카이라인을 망가뜨리고 주변의 경관을 해치는 건축물은 지금이라도 당장 사라져야 하지 않겠는가.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아름다운 생명의 강이야말로 우리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할것이다.

콩크리트 "아빠트제방"에 부딪쳐 부르하통하는 멍들어가고있다. 답답하고 숨이 막히는 콩크리트장벽에 대해 다시 한번 곰곰히 고려해보아야 할 때라고 생각된다.

강은 어제도 흘렀고 오늘도 흐르고 래일도 흐를것이다. 무분별하게 개발할것이 아니라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는 강변을 만들어 미래 세대에게 물려줘야 하는것은 우리 모두의 몫이 아니겠는가!


연변일보 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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