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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강간범과 결혼했다
조글로미디어(ZOGLO) 2015년4월17일 09시27분    조회:7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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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강간범과 결혼했다.

내 이름은 굴나즈(25). 2009년 19살 때 사촌언니의 남편에게 강간을 당했다. 엄마가 집을 비운 사이 그가 나를 덮쳤다. 대문과 창문을 모두 걸어 잠근 채.

처음엔 성폭행 사실을 숨겼다. 가족들이 나를 죽이지나 않을까 무서워서다. 내 조국 아프가니스탄은 그런 나라다. 성폭행 피해자이지만 집안의 명예를 더럽혔다는 이유로 가족들에 의해 죽임을 당할 수 있다. 일명 ‘명예 살인’이다.

사건은 그렇게 묻히는 듯했다. 그런데 배가 불러왔다. 더 이상 숨길 수 없었다. 경찰을 찾았다. 그들은 차가웠다. 수 개월이 지났는데도 성폭행 당한 증거를 내놓으라고 했다. 나를 덮친 그 남자는 “성폭행이 아니다. 서로 좋아서 한 거다”고 발뺌했다. 경찰은 피해자인 나에게도 ‘간통’이라는 죄를 덮어씌웠다.


[사진 설명 1) 이달 초 CNN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굴나즈. 가운데가 그녀의 딸 무시간, 그 옆이 현재의 남편 아사둘라

법원도 다르지 않았다. 2년형을 선고했다. 항소했다. 판사는 “석방해 줄 테니 아이의 아빠와 결혼하라”고 했다. 아프간은 일부다처제 국가다. 강간범과 결혼하면 간통죄는 없던 일이 된다. 가족의 명예가 실추된 것도 아니니 명예살인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거부했다. 그 남자와 결혼? 죽기보다 싫었다(그때는 그랬다). 형기는 12년으로 되레 늘었다(그 남자는 7년형을 선고받았다). 수도 카불의 한 교도소에 수감됐다. 2010년 그곳에서 딸을 낳았다. 떠올리고 싶지 않은 과거의 흔적, 그렇지만 존재 자체가 기쁨이었다. 딸의 이름을 ‘무시간’으로 지었다. 파슈토어(아프간 공용어)로 ‘웃음’이라는 뜻이다. 엄마는 웃을 일 없는 인생을 살지만 딸은 웃을 일만 있는 삶을 살았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다.

그래도 신이 나를 버리지 않은 걸까. 2011년 유럽연합(EU)의 지원을 받은 한 촬영팀이 내 사연을 소개했다. CNN을 비롯한 외신이 내 사연을 보도했다. 미국인 변호사 킴벌리 모틀리가 나섰다. 아프간 사법 체계 안에서는 희망이 없다고 봤는지 내가 처한 상황을 국제 사회에 알렸다. 지원을 호소했다. 미국 국무부가 “아프간 당국이 굴나즈의 권리를 존중해 적절한 법 집행을 하길 바란다”고 압박했다. 아프간 당국도 국제사회를 의식한 듯 형기를 3년으로 줄였다. 혐의도 ‘간통죄’에서 ‘신고 지연죄’로 바꿨다. 5000명이 넘는 아프간 시민이 나를 사면해 달라는 탄원서에 서명했다. 여론의 힘에 당시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이 그해 12월 나에 대한 사면령을 내렸다.

감옥은 나왔지만 갈 곳이 없었다. 가족들은 나를 외면했다. 아프간은 미혼모가 혼자 살 수 있는 곳이 아니다. 나야 돌팔매질을 당해 죽는다 쳐도 내 딸, 무시간이 걱정됐다. 안전한 곳을 찾아 여성 쉼터로 갔다. 13개월을 그곳에서 보냈다.



 2) 강간의 결과로 낳은 딸 무시간

말이 쉼터지 감옥과 같은 곳이었다. 폐쇄적이고 기본적인 의식주조차 해결이 여의치 않은. 이런 곳에서 딸을 계속 키울 순 없었다. 더 이상 숨어지낼 수 없다. 그렇다고 나를 범죄자 취급하는 아프간 사회를 대면할 자신도 없었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딸만, 딸의 미래만 생각하기로 했다. 죽기보다 싫은 그 남자와 결혼을 결심했다.

2013년 2월. 그 남자와 결혼했다. 그리고 아이 한 명을 더 낳았다. 지금 뱃속엔 또 하나의 생명이 자라고 있다. 지금은 ‘대체로’ 행복하다. 내 자식, 특히 첫 딸 무시간은 사랑스럽게 자랐다. 내 사촌언니인 첫째 부인이 낳은 5명의 다른 아이들과도 잘 지내고 있다.

이달 초 CNN 취재팀이 나를 찾았다. 그들은 나를 불쌍한 듯 바라봤다. 변호사 모틀리는 CNN에 “굴나즈는 성폭행범과의 결혼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자신과 자신의 딸 모두 보호받지 못할 것이라는 압박을 계속 받았다”며 “굴나즈가 아프간 사회에 의해 세뇌당했다”고 말했단다.

아프간 여자가 아니면 이해 못 한다. 나는 세뇌 당한 게 아니다. 내 결정은 최선이었다. 내 딸의 미래를 위한.

강간범, 아니 지금의 남편 아사둘라는 취재팀에 “내가 굴나즈와 결혼해 주지 않았다면 굴나즈는 아프간 전통에 따라 다시는 사회로 돌아갈 수 없었을 것”이라며 “경제적 부담이 만만치 않은데도 굴나즈를 받아줬다”고 말했다. 그는 “굴나즈는 아무 문제 없이 잘 살고 있다”고 강조했다.


 3) 굴나즈가 2012년 쉼터에서 지낼 때 딸과 함께 찍은 사진]


취재팀은 내가 남편과는 눈도 마주치지 않는다며 나를 불쌍하게 바라봤다. 내가 인터뷰 내내 우울했다고 평가했다.

그건 그들의 시선이다. 결혼했다고 꼭 살갑게 지내야 하는 것 아니다. 난 남편에게 딱 하나, 내 딸의 방패막이 되 줄 것만을 기대한다. 굳이 그와 눈을 마주치며 교감할 필요는 없다.

나에겐 무시간이 있다. 내 딸은 나처럼 살지 않았으면 한다. 많이 배워서 다른 사람을 가르치는 선생님이나 아픈 이를 고치는 의사가 됐으면 한다. 나는 딸의 미래를 위해 과거를 지웠다. 그게 ‘여성이 살기 힘든 최악의 나라 2위’(2011년 뉴스위크 선정)에 오른 아프간에서 내가 사는 방법이다.

나는 내 딸의 아빠와 결혼했다.

고란 기자 neoran@joongang.co.kr

◆사건:텔링=특정 사건을 스토리텔링 기법으로 풀어보는 기사입니다. 굴나즈의 시점에서 소설 형식으로 실제 사건을 재구성했습니다. CNNㆍBBC 등 주요 외신을 참고했습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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