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이눔의 호두껍질로 살아가는 재미 느껴요”
조글로미디어(ZOGLO) 2014년6월4일 09시59분    조회:1667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화룡시 룡성진 토산자촌에 가면 초록빛으로 물든 논옆에 채규호(57살)씨의 작업실이 있다. 호두껍질로 장식용 생활용품을 만드는 공방이다.

목발을 짚은채 마당으로 쭉 내려오는 채규호씨가 활짝 웃는다.

“어휴, 금방 찾으셨네”라며 쏟아내는 목소리가 유난히도 살갑게 느껴온다.

공방은 지난 2009년에 사람의 손을 타지 않은 페교를 개조해 나름의 작업실로 새롭게 손질했다. 허름한 공간에 적막한 기운마저 감돌았던 페교는 5년이 지난 지금 호두껍질공예품공방이라는 이름을 달고 채규호표 작품들로 채워지고있다. 호두껍질 천지인 작업공간에서 채씨는 “이눔의 호두껍질로 살아가는 재미를 느끼고있다”며 호두껍질과 부대끼는 자신의 삶을 자랑한다.

4살때 찾아온 소아마비로 채규호씨는 목발없이는 한발자국도 내디디지 못하는 장애인이 되였다. 하지만 홀로서기에 당당히 성공한 지금 그는 “장애 하나 없이 어떻게 세상을 살아가냐”고 느긋하게 말하는 자신감과 자기사랑을  품은 넉넉한 마음을 품고있었다.

채규호씨는 재주가 많은 사람이다. 그의 직업을 한가지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그림을 그리는 화가, 공예품을 만드는 공예가… 다양을 재능을 가진 그는 그야말로 “팔방미인”이다. 지금은 공방을 운영하고있지만 사실 채규호씨는 지난 세기 80년대에 꽤나 “잘 나가는” 미술가로도 통했다. 한때 미술가로 성공하기 위해 1985년에 북경 중앙미술학원으로 떠나 4년간 연수를 다녀오기도 했다. 하지만 어려운 형편에 화가의 꿈을 접고 그림도 그리고 돈도 벌수 있는 “간판쟁이”를 택했다.

그가 붓과 물감으로 직접 극장간판에 그려넣은 영화속 한장면이나 길거리 광고간판, 각종 가구와 생활용품에 그려넣은 그림은 사람들의 극찬을 받아냈다. 하지만 90년대를 지나 컴퓨터 실사간판에 밀려 어쩔수 없이 붓을 놓아야 했다.

“간판을 그리던 물감조차 나오지 않는 세상이 오더군요. 혼자 힘으로 세상을 살아가고싶었지만 세상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죠.”

자신의 평생직업이라 여겼던 “간판쟁이”를 그만두고 하루하루 실의에 빠져 지내던중 문득 재미삼아 버려진 호두껍질로 연필꽂이를 만들다가 공예품의 맛을 알게 되였단다.

“아무리 붙들고있어도 싫증이 안 났어요. 이젠 호두껍질이 내 피를 끓게 한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가 따라 웃고싶게 만드는 소박한 미소를 띠우고 말을 건넨다.

거칠고 투박했던 호두껍질을 잘 보듬어서 하나하나 풀로 붙여 공예품을 만들어내는 작업은 굉장히 조심스럽고 섬세한 작업이다. 조금이라도 잘못 만들면 완전히 처음부터 새로 시작해야 된다. 어떤 작품은 몇개월, 길게는 지어 몇년에 걸쳐 완성하는 더디고 힘든 시간이지만 그는 호두껍질로 공예품을 만드는 시간만큼은 자신이 장애인이라는 사실조차도 깜깜 잊고 산다.

이렇게 시작된 그의 작품활동은 각종 공예품대전에서도 인정받기에 이르렀다. 높이 3메터가 다 되는 호두껍질로 만든 꽃병은 지난 2012년 길림성 제1회 장애인 우수작품전시회에서 단연 최고의 작품으로 평가받기도 했다. 그의 공예품은 소문을 놓기 시작했다. 지금은 공방운영도 안정적인편이고 주문도 꾸준하게 들어오고있다.

공예품의 매력에 푹 빠진 채규호씨는 밤낮으로 호두껍질과 씨름하며 지금은 수강생과 직원까지 거느린 어엿한 공방장이 됐다. 현재 공방에는 모두 10여명의 직원이 있는데 이들 모두가 장애인이다. 대부분 공방에 오기전까지는 세상밖으로 나가본적도 없는이들도 있고 딱히 할줄 아는 일도 없는이들도 많다. 하지만 이곳 공방에 와서 공부도 하고 기술도 배우고 친구도 사귀면서 누구보다 행복한 웃음을 짓고있었다.

“장애인의 이미지를 팔아 동정심을 사고싶지는 않아요. 우리에게 장애가 있다 해도 우리가 만들어낸 공예품은 많은 사람들이 찬탄하는  어디 내놔도 짝지지 않는 우수한 작품들이지요”라고 당당하게 털어놓는 채규호씨, 세상 모두가 알아주는 진정한 아름다운 “쟁이”가 되련다는 그의 꿈이 꼭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글·사진 신연희 기자
연변일보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209
  • 전단지 베고 접기를 반복하면서 작품을 만들고있는 김봉순씨.      연길시 건공가두 장신사회구역에 살고있는 김봉순(57세)은 알뜰한 손재주로 동네방네 유명하다. 25일 오전, 김봉순씨의 집을 찾았을 때 부부가 자그마한 책상에 마주앉아 일정한 크기로 벤 전단지를 한장한장 접어가며 무언가를 만들고있었...
  • 2014-06-26
  • 남편과 다정히 앉아 사진첩을 번지며 지난 세월을 돌이켜보는 권옥정할머니 80이 넘은 고령임에도 입당의 꿈을 포기하지 않은 권옥정(83)할머니, 지난해 7월 정식 당원으로 된지 1년이 지났건만 당생일이 다가오는 요즘도 평생의 입당꿈을 실현한 그 기쁨을 소중히 간직하고있다. 장춘시 록원구조선족로인협회락원에서 만년...
  • 2014-06-25
  •   지난 토요일, 다니고있는 직장 축구팀이 화룡시 팔가자진정부 축구팀 동호회와 친선경기를  치른다기에 응원차 팔가자진소학교를 찾았다. 3층짜리 아담한 학교건물이다. 터덜터덜 학교주위를 돌아볼라니 뜬끔없이 얼마전에 소학교시절 단짝친구와 함께 들렸던 고향마을(안도 룡산촌) 시골학교가 생각난다. 20여...
  • 2014-06-25
  • 사연의 자초지종은 바로 이러하였다.  룡정시룡문가민성 22조에 거주하고 있는 최선희(崔善姬)는 6월 20일날 저녁에 아들애 진현준(陈贤竣, 7살)이를 데리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문화광장에 나가 즐거운 휴식의 한때를 보내였다. 광장분수놀이터에 서 구경하면서 놀았는데 아이가 분수유혹과 인파의 흐름속...
  • 2014-06-24
  • 뭔가에 지독하게 빠져사는 사람들. 우리는 그들을 “중독자”라고 부른다. 하지만 그들이 빠져있는것이 즐거움이라면? 누구보다 재미있게 자신의 삶을 풍성하게 가꾸며 살아간다면? 우리는 그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부럽다”. 그런 즐거움에 중독된 “양치기” 아저씨가 반백이 넘어 국가...
  • 2014-06-18
  •   “아버지의 날”을 앞두고 아버지한테 뭘 선물할가 여러날 고민했다. “어머니의 날”에는 카네이션을 선물한다. 근데 “아버지의 날”은 모르는 사람들이 퍽 많은것 같다. 아버지는 집안생계를 책임진 사람이라 늘 분망했다. 자식들과의 교류도 적은편이다. 나도 아버지라는 의미가 ...
  • 2014-06-18
  • ▲지난 5일 아침 7시반경. 지하철 대림역 12번출구 앞 횡단보도를 조선족동포들이 적색신호가 바뀌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럼 없이 무단횡단하고 있다. 저는 서울 대림동이 고향인데 "당신들 때문에" 살기가 너무 힘들어서 이사나온 사람으로 한말씀 드립니다. 왜 이사나왔는지 아세요?   모두다 같이 사는데...
  • 2014-06-17
  • 올해 59세에 나는 한족녀성 우수매, 그는 말처럼 조선족의 춤에 대한 료해가 깊고 사랑도 깊다. 2006년에 퇴직한 그는 어느 우연한 기회에 조선족무용을 접하게 되였는데 단번에 매료되였다. 그때로부터 그는 연변의 이름있는 무용강사를 찾아다니며 춤을 배웠고 또 무용가협회에서 꾸리는 조선족무용학습반에 빠짐없이 참...
  • 2014-06-12
  • 울산굿모닝병원(병원장 손수민)이 발목을 다쳤으나 가정형편으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중국동포를 위해 무료 수술을 해줬다. 중국 길림성 연길이 고향인 이연복(여·29)씨는 올해 4월 중순 남편과 한국으로 건너왔다. 이씨는 지난 5월 오른쪽 발목을 다쳤지만 가정형편상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이연복...
  • 2014-06-12
  • 길림성 구태시 신립촌 로인뢰봉반의 윤영학 마경옥 내외는 지난 6월5일 천리길도 마다하지 않고 연길로 달려와 투병중인 연길로인뢰봉반 고문이신 한무길선생을 위문하였다.  신립촌 로인뢰봉반을 대표하여 두 로인은 별들이 총총이는 새벽에 길을 떠났다. 두분 역시 병환으로 거동이 불편한 로약자이지만 촌간부들이...
  • 2014-06-11
  • ‘어울림 바둑교실’ 갈수록 인기… 3년만에 전국 30곳으로 확대 서울 구로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 3층에서 열린 ‘어울림 바둑교실’. 다문 화가정을 위한 바둑교실로 어머니와 자녀가 함께 바둑을 배운다. 맨 앞줄에 윤혜미 양과 문준서 군의 어머니 김홍화 씨가 바둑을 두고 있다. 왼쪽 위에 서...
  • 2014-06-11
  • 우리 신변의 훌륭한이들: 북산가두 단령사회구역 리성복씨 연길시 북산가두 단령사회구역에는 올해 70세에 나는 리성복씨가 있다.퇴직금도 없이 자식들이 보내주는 돈으로 아껴 먹고 아껴 쓰면서 재해구와 약소군체돕기에 7만여원의 성금을 후원해온 그의 삶의 철학은 “마음의 부자,사랑의 부자”로 사는것이다...
  • 2014-06-10
  •  연변 특유의 ‘대학입시 찰떡 붙이기 풍경’ 길상의 상징으로 부상        찰떡 부를 낳는 효자 음식으로   찰떡 소에게는 둘도 없는 보양식   찰떡 위병치료에 보조 영양식    (흑룡강신문=하얼빈) 윤운걸 길림성 특파원 = 올해 대학입시에도 자녀가 좋은 대학에 ...
  • 2014-06-09
  • 한국서 업주에 의해 방치된 서창권씨 조선족단체 도움으로 산재처리    (흑룡강신문=서울)나춘봉 특파원 = ‘건축현장에서 사고 당한 후 집에 방치돼’란 제목으로 흑룡강신문 한국판(2013년 1월 15일~31일)에 보도되어 사회적인 주목과 관심을 끌었던 중국동포 서창권씨 사건이 중국동포와 관계단체의 도...
  • 2014-06-09
  • 편집선생님: 저는 광동성 훈주시에서 사업하는 조선족처녀 오연(吴燕)입니다. 오늘 귀 신문을 통해 고마운 고향사람들에게 저의 마음을 전하려고 합니다. 지난달초 년휴를 맞게 된 저는 부모님을 뵈려고 고향인 길림성 왕청에 당도하였습니다. 이튿날 오후 세시경,저는 택시를 타고 연길백화왕청분점앞에 내려 택시비를 치...
  • 2014-06-06
  • 전국우수당사업일군인 한무길로인이 병석에서도 불우학생에 대한 사랑의 마음을 전해 주위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고있다. 지난 5월 19일,연길아리랑방송“나눔과 행복”코너에서 어머니가 사망한후 외할머니와 함께 힘들게 살아가고있는 안도현조선족중학교 류계영학생의 사연을 듣게 된 한무길로인은 몸이...
  • 2014-06-05
  • 화룡시 룡성진 토산자촌에 가면 초록빛으로 물든 논옆에 채규호(57살)씨의 작업실이 있다. 호두껍질로 장식용 생활용품을 만드는 공방이다. 목발을 짚은채 마당으로 쭉 내려오는 채규호씨가 활짝 웃는다. “어휴, 금방 찾으셨네”라며 쏟아내는 목소리가 유난히도 살갑게 느껴온다. 공방은 지난 2009년에 사람의...
  • 2014-06-04
  •   (흑룡강신문=하얼빈) 정명자 기자 = 할빈시조선족녀성친목회는 설립 20주년을 맞이하여 5월의 마지막 날인 31일 할빈시 우의궁에서 할빈시 팔순이상의 어르신 35명을 모시고 성대한 경로잔치를 열어 로인을 공경하고 효도를 제창함과 더불어 젊은 세대들에게 '효'에 대한 전통문화를 일깨워주었다. 그중 년세가...
  • 2014-06-04
  • 연변불로송합창단에 들어서면 “합창단은 나의집 우리는 한집식구”라는 취지표어가 정답게 맞아준다.창단 11년이 되는 이 노래교실은 지금 80명 학원들이 자기집을 가꾸듯이 꾸려가고있다. 김광옥 김연옥 두자매는 2004년부터 이 합창단의 학원생이 되여 지금껏 열심히 다니며 행사마다 앞장에서 기부하며 기여...
  • 2014-06-03
  • “우리 쾌적하고 살맛나는 도시에서 살아요…” 벌써 단오라니…봄이 벌써 가고있고 낮은 한여름인것 같긴 하지만 가는 봄이 아쉽다. 대지에 푸르름이 더해가는 요즘, 연길시와 돈화시가 전국 현급시 록색도시화지수 100강에 편입됐다는 소식이 전해져 가는 봄의 아쉬움을 조금은 달래본다. 자치주 ...
  • 2014-06-03
‹처음  이전 44 45 46 47 48 49 50 51 52 53 54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