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다시 고개 드는 한국 영화 위기론…"볼만한 영화가 없다"
조글로미디어(ZOGLO) 2019년9월17일 09시18분    조회:1157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여름 시즌 이어 추석 대목에도 관객 외면…"식상한 소재"

올해 한국 영화 상위 50편 중 14편만 손익분기점 넘어


영화 나쁜 녀석들:더 무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이도연 기자 = "볼 만한 한국 영화가 없다."

요즘 극장가에서 자주 들려오는 말이다. 개봉 편수가 적다는 것이 아니라 관람료가 아깝지 않은, 재밌고 잘 만든 '웰메이드' 영화가 보이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여름 시즌에 이어 추석 연휴 개봉한 영화 대부분 신통치 못한 성적을 거뒀다. 여름에는 100억원대 한국 영화 4편이 개봉해 '엑시트' '봉오동 전투' 2편만 손익분기점을 넘었고, 추석 연휴에는 한국 영화 3편이 개봉해 '나쁜 녀석들: 더 무비'만 268만명을 동원해 체면치레했다. 흥행을 의식한 비슷한 기획 영화들이 쏟아지다 보니 관객들의 흥미와 호기심을 자극하지 못한 탓이다.

지난해에도 추석과 겨울 시즌에 선보인 한국 영화들이 줄줄이 흥행에 참패하면서 '한국 영화 위기론'이 불거졌으나, 한국 영화 100주년인 올해도 다시 같은 현상이 반복되는 것이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위기까지는 아니더라도 한국 영화에 경고등이 켜진 것은 사실"이라며 "갈수록 하향 평준화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영화 '타짜:원 아이드 잭'[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 한국 영화 흥행 50위권 중 손익분기점 넘긴 영화는 14편뿐

올해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1천만명을 동원한 한국 영화가 이례적으로 상반기에 2편('극한직업', '기생충')이나 나왔다. 덕분에 상반기 한국 영화 관객은 5천688만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 영화 점유율도 2013년 이후 6년 만에 과반인 52.0%를 기록했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한국 영화가 강세인 여름 장사를 망치면서 '도루묵'이 됐다.

7월과 8월 한국 영화 관객 수는 각각 11년 만과 7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영화계 관계자는 "극장은 어떤 영화가 개봉되느냐에 따라 수익이 결정되는 '천수답'(天水畓: 빗물에만 의지해 경작하는 논) 구조"라며 "상반기 장사를 잘했지만 7~8월 장사를 망쳐 결국 조삼모사가 됐다"고 말했다.

'엑시트'[CJ엔터테인먼트 제공]

올해 개봉한 한국 영화 면면을 들여다보면 더 심각하다. 제작비도 못 건진 작품이 수두룩하다.

17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올해 극장에 걸린 한국 영화 중 흥행 50위권 내 작품(일반 극영화 기준) 가운데 현재까지 손익분기점을 넘은 작품은 14편에 불과하다. '극한직업'(1천626만명), '기생충'(1천8만명), '엑시트'(939만명), '봉오동 전투'(478만명), '돈'(339만명), '악인전'(336만명), '말모이'(281만명), '나쁜 녀석들: 더 무비'(268만명), '증인'(253만명), '내 안의 그놈'(190만명), '사바하'(240만명), '변신'(180만명), '걸캅스'(163만명), '나의 특별한 형제'(148만명)다. 100억원대 제작비가 들어간 '나랏말싸미' '사자' '우상' '자전차왕 엄복동' 등은 흥행에 쓴맛을 봤다. 소위 500만명 이상 '중박' 영화도 1편도 없었다.

'극한직업'[CJ엔터테인먼트 제공]

◇ 식상한 소재·흥행 코드에 '기시감'…관객 외면

한국 영화들이 고른 선택을 받지 못한 이유는 차별점이 없어서다. 김성희 영화평론가는 "이전에 성공한 흥행 코드를 나열하는 식으로 만들다 보니 관객 입장에선 차별화를 느낄 수 없어 피로감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추석 영화도 마찬가지다. '나쁜 녀석들'은 마동석 이미지에 기댄 전형적인 액션 코미디물이다. '나쁜 놈이 더 나쁜 놈을 처단한다'는 설정도 새롭지 않다. '타짜 3'는 1편의 후광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게 중론이다. '힘을 내요, 미스터리'는 선웃음, 후감동이라는 전형적인 공식을 따랐지만 '두마리 토끼'를 잡지는 못했다.

강유정 평론가는 "한국 영화가 흥행이 잘된 것 위주로 반복하다 보니 새로움의 동력이 떨어진 것 같다"면서 "관객 입장에서는 실험성이 떨어진다는 느낌이 들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한국 영화 단골 소재와 장르는 조폭·검사·경찰·정치인·언론·재벌 2~3세가 등장하는 범죄 액션물이다.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실화나 애국심을 자극하는 이야기, 부성애 등도 최근 몇 년간 흥행 코드로 꼽혔다.

영화 '기생충'[CJ엔터테인먼트 제공]

수년째 비슷한 소재와 장르가 반복되다 보니 조금이라도 새롭게 느껴지는 영화에 관객들은 지갑을 열고 있다. '극한직업'이 대표적이다. 당초 영화계에선 '중박' 정도로 점쳐졌으나 경찰·조폭에 '국민 간식' 치킨을 결합해 '신선하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대박 영화가 됐다. '기생충' 은 세계 1등 상(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 자체가 다른 영화와 차별화하면서 1천만 관객 동원의 동력이 됐다.

영화 '기생충'[CJ엔터테인먼트 제공]

◇ 투자배급사가 직접 기획까지…"안정적인 흥행 추구"

비슷한 한국 영화가 양산되는 것은 투자·제작·배급의 구조적인 문제에서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영화를 기획·개발하는 기획자(프로듀서) 파워가 강했다. 이들이 다양하고 참신한 시나리오들을 발굴했지만, 지금은 투자·배급사가 직접 기획과 제작까지 한다.

김성희 평론가는 "과거에는 능력 있는 기획자들이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한 덕분에 스토리나 완성도가 높은 웰메이드 영화가 많이 나왔고, 한국 영화가 황금기를 누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은 대기업 계열 투자배급사들이 영화를 기획·개발하는 단계서부터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다 보니 흥행에 유리하다고 판단되는 감독과 배우, 소재, 장르, 흥행 코드로 영화를 만들게 된다는 것이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뻔한 영화가 양산되는 이유다.

전찬일 평론가는 "좋은 기획은 좋은 제작자로부터 나온다"면서 "투자배급 쪽이 잘 나가는 감독들과 직접 거래를 하기 시작하면서 제작자층이 옅어지게 되고, 그 파급 효과가 드러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윤성은 평론가는 "신선한 소재, 창의적인 스타일의 개발보다는 스타 감독, 배우에 의지한 투자가 요인" 이라며 "유명한 감독이나 배우가 등장한다고 하더라도 진부한 캐릭터, 스토리, 플롯 없는 시각적 쾌감만으로는 관객들의 호응을 얻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극장 주 관객층의 변화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주 관객층이 20대에서 경제력 있는 중장년층으로 옮겨오면서 실험적인 작품보다는 '안정적인' 영화를 많이 만들게 됐다는 것이다. 반면, 젊은 층이 선호하는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 등은 실험적인 콘텐츠로 관객층을 넓혔다.

강유정 평론가는 "넷플릭스나 왓챠플레이 같은 플랫폼에서 퀄리티 높은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고, 요즘 TV 드라마의 퀄러티도 만만치 않다"면서 "정작 영화는 블록버스터에만 쏠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영화 '벌새'[엣나인필름 제공]

◇ "좋은 영화는 관객이 알아봐"…'벌새' '우리집' 흥행은 청신호

그렇다고 한국영화계 전체가 우울한 것만은 아니다. 최근 '벌새' '우리집' 흥행에서도 보듯 작지만, 작품성이 뛰어난 영화들은 관객이 알아본다. '벌새'는 7만3천명을, '우리집'은 4만8천명을 각각 불러모았다. 독립영화가 총 관객 5만명을 넘기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벌새'의 경우 멀티플렉스가 아닌 단관을 중심으로 약 130개 스크린에서 상영되고 있지만, 좌석 판매율은 30%가 넘는다.

이 영화 배급사 엣나인필름 정상진 대표는 "1994년을 기억하는 관객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면서 "(상영관이 많이 없음에도) 관객들이 마치 좋은 공연을 감상하는 것처럼 극장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벌새'는 성수대교가 무너진 1994년을 배경으로 중학교 2학년 은희의 일상과 성장을 그린 영화다.

정지욱 평론가는 "좋은 영화는 관객들도 알아본다"면서 "작지만 좋은 영화들이 꾸준히 나오는 것은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영화 '우리집' 스틸컷[롯데시네마 아르떼 제공]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64
  • 천우희와 전계수 감독의 만남으로 기대감을 증폭시키고 있는 고공 감성 무비 가 각기 다른 감성을 지닌 캐릭터 포스터를 공개했다.  오는 10월 17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는 현기증 나는 일상, 고층빌딩 사무실에서 위태롭게 버티던 ‘서영’(천우희)이 창 밖의 로프공과 마주하게 되는 아찔한 고공 감성 무...
  • 2019-09-18
  • 여름 시즌 이어 추석 대목에도 관객 외면…"식상한 소재" 올해 한국 영화 상위 50편 중 14편만 손익분기점 넘어 영화 나쁜 녀석들:더 무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이도연 기자 = "볼 만한 한국 영화가 없다." 요즘 극장가에서 자주 들려오는 말이다. 개봉 편수가 적다는 것이 아니라 관람...
  • 2019-09-17
  • 총 250억원이 투입됐고 제작 기간만 1년이 걸렸다. 모로코, 포르투갈 등에서 로케이션 촬영해 영화 못지 않은 첩보액션 멜로물이 탄생했다. 탤런트 이승기·그룹 ‘미쓰에이’ 출신 배수지 주연의 SBS TV 금토극 ‘배가본드’다. 540억원을 들인 tvN 주말극 ‘아스달 연대기’가 쓴맛...
  • 2019-09-17
  • 1980, 90년대 화려한 액션으로 볼거리를 선사했던 영웅들이 다시 스크린으로 돌아온다. 시각특수효과(VFX)의 ‘디에이징(de-aging)’ 기술로 얼굴의 주름까지 사라지게 할 수 있는 시대, 수십 년 만에 돌아오는 그때 그 히어로들은 어떤 모습일까. ○ “우리가 돌아왔다(We are back)” 다음 달 30일 ...
  • 2019-09-17
  • 여름 성수기의 '1000만 영화'도, '중박 영화'도 증발했다. 오는 10월이면 1919년 10월 단성사에서 우리 영화 '의리적 구토'가 처음 상영된 지 꼭 100년이 된다고 하지만, 한국 영화 100주년을 맞는 올해 상반기 국내 영화 성적은 여러모로 기대에 못 미친다. CJ엔터테인먼트의 '극한직업'...
  • 2019-09-17
  • 어둡고 무서운 ‘핏빛 엔딩’이었다. 폐허 위에 왕으로 선 ‘아스달 연대기’ 장동건의 비애와 그런 장동건을 기쁜 눈으로 바라보는 송중기의 미소가 교차했다.  지난 14일 오후 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아스달 연대기’(극본 김영현 박상연 연출 김원석) Part3 ‘아스, 그 모든...
  • 2019-09-16
  • 11일 개봉 '나쁜 녀석들:더 무비' 주연 OCN 동명 수사물 5년 만에 영화화 범죄자들과 나쁜 놈 잡는 형사 반장 "'그알' 미제 사건 답답함 대신 풀었죠" 5년 전 동명 OCN 드라마에 이어 영화판 '나쁜 녀석들: 더 무비' 주연으로 돌아온 배우 김상중을 4일 서울 삼청동 카페에서 만났다...
  • 2019-09-15
  • 추석 대목을 노린 한국영화 대작 3편 중 ‘타짜: 원 아이드 잭’이 가장 먼저 웃었다. 12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타짜: 원 아이드 잭’은 개봉일 전국 1345개 관에서 5767회 상영해 33만2107명을 모으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누적관객 34만8719명. 누적관객 568만명, 401만명...
  • 2019-09-13
  • '나쁜 녀석들: 더 무비'에 김아중이 없었으면 어땠을까. 지난 9월11일 개봉해 절찬 상영 중인 영화 ‘나쁜 녀석들: 더 무비’ 손용호 감독은 최근 뉴스엔과 인터뷰에서 배우 김아중과 호흡을 맞춘 소감을 밝혔다. '나쁜 녀석들: 더 무비'에 새로운 캐릭터로 합류한 김아중은 자칭 애널리스트, 타...
  • 2019-09-13
‹처음  이전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