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영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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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력사의식 이대로 괜찮을가?
2017년 03월 31일 10시 47분  조회:616  추천:0  작성자: 채영춘
“1906년 중국동북지역에 설립된 최초의 해외민족교육기관인 이곳은 어디일가요?”, 한국 어느 방송사의 중국조선족청소년 대상 퀴즈프로그램에서 반일계몽교육의 요람, 중국조선족근대교육의 효시인 룡정의 서전서숙을 두고 골든벨 도전자에게 던진 맨 마지막 질문이다 ...

“밀정”, “ 놈, 놈, 놈!”, 중국조선족 항일투쟁사에 굵은 획을 그은 1920년 룡정동량리 “15만원 탈취사건”을 모티브로 한국영화계가 제작하여 엄청난 흥행효과를 거둔 액션영화들이다 ...

“윤동주시인 교토서 마지막 사진 찍은 자리에 시비 세운다”, 항일저항시인 윤동주탄생 100주년을 맞아 일본시민단체가 시인이 도지샤대학 류학시절 일본인 학우들과 야외송별회를 하며 생전 마지막으로 사진을 찍은 장소에 “기억과 화해의 비”를 세운다는 내용의 한국 어느 주류언론사 보도기사제목이다 ...

력사를 보는 관점이 크게 시간, 공간, 인간 3요소로 이루어진다고 할 때 “서전서숙”, “15만원 탈취사건”, “저항시인 윤동주”는 일제강점기 룡정이라는 특정된 시공간에서 엮어지고 완성된 가슴뭉클한 력사기억의 부호이다. 이 력사기억을 긍정적으로 되살린 이방국 언론에 얼굴을 붉혀야 할 리유가 없지만 솔직히 마음 한구석은 어쩐지 찜찜한 느낌이다. 마치도 종가집 명물이 남에게 도용된것 같은 그러한 맹랑함이랄가?

조선반도의 일제식민지통치 36년과 우리 나라의 항일전쟁 14년 세월은 끈끈히 밀착되여있다. 특히 지난세기 초엽 반일항일투쟁 테라스의 특수성은 이 시기 반일, 항일투쟁이 어느 한 나라 한 지역에만 국한된 고립적인 항쟁이 아니라 국제반파쑈동맹의 련대성으로 이어지게 하였으며 이같은 배경에서 출현된 반일, 항일지사와 명인들, 사건들 역시 어느 한 나라의 “전매특허”로 규제할수 없는 특수한 성격을 띌수 밖에 없게 하였다.  “서전서숙”, “15만원 탈취사건”, “윤동주”에도 당연히 이같은 특수성이 복합되여 있다는게 필자의 생각이다.

문제는 반일항쟁의 종가 룡정이 배출시킨 연변지역 영광과 자랑의 력사단면들이 종가가 아닌 이웃들에 의해 발굴되고 재현되고 흥행되면서 연변자산의 내역을 전체적으로 종가보다 이웃들이 더 잘 꿰고있다는 점이 우리를 부끄럽게하고있는 나머지 불안감마저 들게 하고있는 것이다. 제 터전에 숨겨진 비장한 력사에 관심이 무디고 쓰러져가는 허름한 종가울바자를 그냥 방치해둔다면 종가가 력사의 뒤안길로 사라져가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점을 “서전서숙”, “15만원 탈취사건”, “윤동주” 관련 이웃들의 당당한 행보가 우리에게 넌지시 깨우쳐주고있다. 우리의 력사의식 이대로 괜찮은걸가?

따져보면 중국과 조선반도 반일항일투쟁의 련대성과 점철된 천입민족인 조선족의 근대력사 특수성, 랭전사유로 얽혀진 “진영론”의 삐뚠 시각이 반죽되여 오늘날 우리가 자신의 자랑스런 력사의 리해에서 혼선을 빚게하고있다는 점도 간과할수 없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중국조선족력사에서 이주초기 반일항일투쟁사는 우리 나라 기타민족에게서 류례를 찾아볼수 없는 비장한 력사로서 중국근대혁명사를 빛나게 장식하는 거룩한 정신적재부이며 우리민족의 자랑이라고 줄곧 생각해왔다. 그런데 만약 우리의 이 시기 력사를 종가의 주도적인 관점에서 인식하지 못하고 파악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결국 자신의 력사에 대한 판단을 주변이웃들에게 맡겨버리는 참담함을 연출하게 될것이며 궁극적으로 중화민족 일원으로서의 떳떳함이 거세당하고 우리조상과 후세들에게 씻을수 없는 오욕을 남기게 될것이다.

우리민족 력사의식의 정립에서 관건은 천입민족으로서의 우리의 올바른 자세, 올곧은 시각이라고 생각한다. 재중교포의 의식이 아닌 중국조선족의식, 중국과 반도의 변두리의식이 아닌 동북아복지의식으로 심어지고 뿌리내린 글로벌시대의 애국애족애향의식의 완벽한 정착이 우선시되여야 우리민족력 정립에서 흔들림없는 종가의 당당함을 지켜나갈수 있다.

우리민족 력사의식의 정립에서 시급히 해결해야할 과제는 중국조선족력사교육이 마땅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있는 상황이다. 오랫동안 계통적인 민족사교과서나 필독서가 없었고 정규화되고 효률적인 교육시스템이나 플랫폼이 없었던점을 우리는 깊히 반성해보아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이웃나라와의 대응에서 우리의 주도적인 력사의식이 제대로 설자리를 찾을수 없을것이며 우리는 그냥 이웃들의 씨나리오에 맞춰 노래하는 어리숙함을 되풀이할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일전에 출판계와 문학계, 기업계의 리더들과 함께 이 몇년래 사학계가 일궈낸 풍부한 사료문헌성 출판성과에 힘입어 광범한 조선족민중과 청소년들을 대상한 중국조선족력사필독서(세트) 출판을 가동시켜 오랫동안 랭담했던 조선족력사교육현주소에 뜨거운 열기를 주입할데 대한 의미있는 대화를 나눈적이 있다. 긍정적인 국면이 열리기를 기대한다. 룡정실험소학교 울안에 자리한 “서전서숙” 옛터 비, 룡정동량리 길어귀에 우뚝 솟은 “15만원 탈취사건비”, 룡정명동에 자리잡고있는 “윤동주생가”, 그밖에 수많은 반일항일넋을 담은 종가의 명물들이 이제 빛을 보게 될 중국조선족력사필독서와 더불어 우리 력사의식정립의 산 교재로 거듭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청명이 다가온다. “산마다 진달래, 마을마다 렬사비”라는 시구의 무거운 의미로 우리모두의 력사의식을 반추해보면서 새로운 각오를 다지는 소중한 순간이 되기를 기대하는 마음이다.

연변일보 2017-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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