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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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와 예수 이야기(1)
2016년 03월 10일 12시 45분  조회:4017  추천:0  작성자: 김정룡


克己復禮는 복고주의 아니다

민변독서모임 9주년 기념행사 강의고

 

지난 3월 7일 저녁 서초구에서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독서모임 9주년 기념행사가 열렸다. 독서모임은 보편적으로 처음엔 열정이 높다가 점차 식어져 3년을 넘기기 힘들다. 이런 독서모임의 ‘보편적인 생리’를 깨고 만9년 동안 이어왔다는 것은 실로 대단한 일이다. 그 동안 모두 204회 모임에 총 259권의 책을 읽고 토론하였다. 지금 회원들의 열기를 보아 10주년은 거뜬히 넘길 것 같다. 필자는 2015년 6월부터 이 독서모임에 회원으로 참여하게 되었고 지금은 열성회원으로 매번 빼놓지 않고 출석하고 있다. 나의 지식을 한국사회 최고 엘리트들과 공유할 수 있어 굉장히 좋고 또 한국 상층사회의 정서를 배울 수 있어 좋다.

한편 이날 기념행사에서 필자는 영광스럽게도 기독교 영지주의 교리 ‘에이돌론과 다이몬’을 동양 최고 성인인 공자의 克己復禮와 연관시켜 30분간 강연을 진행하였다.

기독교를 靈知主義와 文字主義 두 가지로 나누는데 초기 기독교는 영지주의가 주류였다. 4세기 초 기독교가 로마제국의 국교로 됨에 따라 문자주의가 득세하기 시작하였고 그 이후 지금까지 문자주의 기독교로 흘러왔다.

영지주의란 로고스(진리, 이성, 논리, 원리, 윈칙)를 추구하고 그노시스(신비한 앎)를 얻는 것이며 입문식을 거쳐 세례를 받는 절차가 있고 최종 영적 구원에 이르는 것을 말한다. 영지주의 세례에는 다음과 같은 네 가지 단계가 있다. 인간이 태어나서는 흙의 단계로서 의식이 없는 상태이며, 물의 단계에 이르면 심적인 수준이 형성되며, 공기 세례를 받으면 영적 수준이 되고, 불의 세례를 받으면 영혼의 구원에 도달한다.

영지주의는 또 인간을 수준 낮은 자아(에이돌론)와 수준 높은 불멸의 자아(다이몬)로 나누고 에이돌론에서 다이몬으로 도약하려면 위와 같은 입문식과 세례를 거쳐야 한다.

문자주의란 성경문자 그대로 믿고 따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예수가 어떻게 처녀 뱃속에서 태어날 수 있는가? 어떻게 물을 아무 설비도 없이 즉석에서 포도주로 만들 수 있는가? 어떻게 5병2어로 5천 명을 배 불리 먹이고도 남게 할 수 있는가? 인간은 죽으면 그만이지 어떻게 부활 승천할 수 있는가? 등등의 의문을 품거나 제기하지 말고 성경문자 그대로 믿기만 하면 천국에로 간다는 것이다.

예수는 부자가 천국에 가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기보다 더 어렵다고 했다. 본래 기독교의 본질은 영혼의 구원을 목적으로 생겨난 것이지만 요즘의 기독교는 영혼의 구원은 거론조차 되지 않고 흔히 예수를 믿기만 하면 복 받고 천국에 간다든가, 예수를 믿으면 부자 된다는 기복신앙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10여 년 전의 일이다. 조선족이 한국에 오는 것이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려운 것은 아니었지만 한국에 친인척 연고가 없는 조선족은 브로커에게 돈을 주고 가짜비자 받고 한국행을 성사시킬 수 있었는데 여간 힘든 것이 아니었다.

연길시 장모 여인(당시 34세)은 남편과 가짜 이혼하고 한국인과 가짜결혼으로 코리안드림의 꿈을 이루려고 하였으나 번번이 비자가 기각되었다. 오로지 한국행 꿈에 빠져 있던 그녀는 하루하루가 지옥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의 기막힌 조언을 듣게 되었다.

“교회에 등록하고 헌금 내면 비자가 나올 거야!”

장모 여인은 무신론자라 처음엔 친구의 말에 뚱딴지같은 헛소리라고 듣지 않았다. 그런데 비자는 한 달 지나고 반년 흘러도 여전이 나오지 않는다.

친구 왈, “우리 사촌언니도 너처럼 3년 동안 애타게 기다려도 비자는 여전히 소식조차 없어 교회에 다녔는데 글쎄 다니자마자 비자가 나왔지 뭐야.”

장모 연인은 하도 절망에 빠져 있던 터라 물에 빠진 사람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어서 마음이 바뀌기 시작하였다.

“헌금 얼마 내면 되나?”

“각자 자기 마음이긴 한데 한 50원~100원 정도.”

장모 여인은 곧바로 교회에 가서 신도로 등록하고 예배 시 헌금 80원을 납부했다. 불과 며칠 후 기적이 일어났다. 그녀의 한국행 비자가 거짓말처럼 나왔던 것이다. 장모 여인은 동네방네 홍보하고 다녔다. 예수를 믿으라고. 예수를 믿으면 소원했던 일이 다 성사된다는 것. 사람들은 흔히 기독교를 이 세상에서 가장 으뜸의 고등종교로 인식하고 있는데 이 사건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예수는 신이 아니라 심양영사관의 영사노릇을 담당하고 있는 인간이 되는 것이다. 이쯤 되면 예수를 신앙하는 그리스도교는 고등종교가 아니라 하나의 평범한 미신에 지나지 않는다. 교회에 등록하고 헌금 바쳐서 원했던 일이 소원성취 되는 행위는 민간에서 말하는 방토 그 이상의 의미가 없다.

이것은 분명히 기독교의 본래 모습이 아니다.

초기 기독교가 영지주의였는데 왜서 문자주의로 전환하게 되었는가? 그것은 고등종교는 보편적으로 제국의 통치도구 내지 통치무기로 이용당하는 과정에서 본래의 교리 의미들이 왜곡되는 경우가 많았고 그 왜곡된 교리들이 전파됨에 따라 그것이 정설로 자리매김 되었던 것이다.

일례로 불교는 지금의 네팔에서 생겨날 때는 소승불교(경전의 교리교의에 따라 개인의 수도를 통해 구원 받는 것, 지금도 남아, 동남아 불교는 소승불교임)였으나 후한말기에 중국에 유입되면서 도교식 불교 즉 격의(隔意) 불교로 변이 되었고 기복신앙을 위주로 하는 대승불교로 자리매김 되었던 것이다. 한국 부녀들이 부처님 상을 만지며 아들을 점지해 주시기를 비는 행위는 신앙이 아니라 미신이다.

중국의 도교는 본래부터 종교가 아니라 일종 학설이었다. 즉 춘추시기 초나라 중앙도서관 관장을 맡고 있던 노자가 복잡한 난세의 구국처방으로 내놓은 학문이 하나의 대표적인 학파인 도학으로 승화되었다. 도학의 기본은 도의 원리로 세상을 바라보고 인식하고 처사하는 것, 유학과 달리 인위적인 윤리니, 도덕이니 만들어 인간을 괴롭히지 않고 無爲自然의 치국방침으로 천하를 태평성세로 만드는 것, 개개인의 수도를 통해 인간의 최고 경지에 이르는 것이다. 그러다가 한제국에 이르러 도학은 신선숭배와 연단술 및 양생술로 변하면서 하나의 종교로 변질되었던 것이다.

유교도 본래부터 하나의 종교가 아니라 처음엔 하나의 학설, 즉 유학이었다. 한제국에 이르러 한무제 때 동중서가 매니저로 나서서 한무제와 ‘흥정’한 결과 유학이 제국의 통치 이데올로기로 선정되었으며 따라서 선비들은 관료집단에 진출하여 사대부로 되어 권세를 누릴 수 있게 되었다. 이때부터 유학은 유교로 변화하기 시작하였던 것이다.

유학이 유교로 변화됨에 따라 본래 공자의 학설이 제국의 통치자들의 입맛에 맞게 왜곡된 것들이 상당히 많다. 예를 들어 유학의 ‘군군신신, 부부자자’는 군주는 군주다워야 하고 신하는 신하다워야 한다. 군주가 군주답지 못하면 신하가 군주를 따르지 않는다. 가령 겉으로 억지로 따르는 척 하면서 진심으로 섬기는 것이 아니라 역이용하여 자신의 이속을 채우는 데만 급급하다. 그래서 어리석은 군주가 있으면 ‘뛰어난 신하들’이 많기 마련인데 그들은 나라를 말아먹기가 일쑤였다. 군주가 군주다우면 신하도 역시 자신의 푼수를 알아야지 하극상이 되면 천하가 어지러워지기 쉽다. 아버지는 아버지다워야 하고 아들은 아들다워야 한다. 그렇지 않고 아버지 자격이 없으면 아들의 목소리가 커지기 마련이며 가문은 혼란에 빠지기 쉽다.

유교의 ‘군군신신, 부부자자’는 신하는 무조건 군주에 복종해야 하고 아들은 무조건 아버지의 뜻을 따라야 한다는 것으로 해석되고 유행되었던 것이다. 이는 제국의 통치 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왜곡되어 전반 사회에 전파되었던 것이다.

공자의 ‘극기복례’도 유학 때와 유교의 시기에 들어 하늘과 땅 만큼 엉뚱하게 해석되었던 것이다. 먼저 유교의 ‘극기복례’를 살펴보면 자기를 억제하고 예에 맞게 행동하라는 것인데 여기서 예는 周禮, 즉 주나라 정치제도와 정치질서를 일컫는 것이므로 공자는 복고주의를 주장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공자는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는 보수분자로서 마땅히 타도되어야 한다는 것, 이것이 우리가 문화혁명 때 특히 비림비공(批林批孔) 시기에 배운 ‘지식’이었다.

그렇다면 유학에서 말하는 ‘극기복례’의 참뜻은 무엇일까?

우선 禮는 농경문화의 산물이며 유학에서 가장 핵심적인 개념이며 일상생활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해왔다. 농사는 철저히 현실에 안주해야 하며 경험이 많아야 잘 지을 수 있다. 경험을 쌓으려면 나이를 먹어야 한다. 그래서 중국문화는 노인을 존중하는 禮와 孝가 발달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렇게 생겨난 禮는 점차 농경사회에 가장 성스러운 바이블로 떠올랐다. 종교의 관점으로 말하자면 禮는 인간이 도달해야 할 최고의 경지로서 聖이며 기독교 영지주의 교리에 따르면 수준 높은 불멸의 자아 다이몬이다. 己는 俗이며 수준 낮은 자아 에이돌론이다.

기독교 영지주의에 따르면 속에서 성으로 도약하려면 입문식을 치르고 4단계 세례를 거쳐야 한다. 공자는 나라는 己, 즉 俗이 禮라는 聖에로 도약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방법을 제시하였다. 공자는 인간사회를 소인과 군자라는 두 계층으로 나누고 수준 낮은 자아인 소인이 수준 높은 불멸의 자아(군자)에로 도약하려면 배우라고 호소하였다. 즉 소인은 배움을 통해 군자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공자의 어록이라 말할 수 있는『논어』는 학이편으로 시작되고 첫 구절이 곧 "배우고 때때로 익히니 어찌 즐겁지 아니하랴(學而時習之, 不亦悅乎)"이다. 이는 공자가 배움을 얼마나 중시했는가를 알 수 있는 증거이다.

‘극기복례’는 한마디로 요약하여 말하자면 속물인 小我를 죽이고 성스러운 大我에로 도약하는 것이며 그 루트는 배움을 통해서 이뤄지는 것이다.

우리는 본문을 통해 하나의 결론을 도출해 낼 수 있다. 동양이든 서양이든 인간이 지향하는 목적지는 똑 같다. 다만 목적에 이르는 방법과 방식이 다를 뿐이다. 서양은 유목문화의 환경에서 속세에서 성세에로 도약하려면 종교의례가 필요했고 동양은 농경문화의 환경에서 리얼리즘이 발달했기 때문에 속세에서 성세에로 도약하려면 종교의례가 아닌 배움의 길을 택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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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 1 ]

1   작성자 : 이거 아닌 같은데
날자:2016-04-22 18:43:38
도교 자체는 본래부터 도교였습니다. 도교가 경전으로 삼은 도덕경이 철학, 학설이었다고 해서 도교가 시초부터 도교 아니란 말은 맞지 않는데요.
동양을 농경문화라고 하셨는데요, 그것도 맞지 않는 말인 것 같구요. 만주 땅의 만주족이랑 토번의 티베트족이랑... 그들이 '농경문화의 환경'에서 '종교의례가 아닌 배움의 길을 선택'했던가요?
한두개만 생각나는대로 의문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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