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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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물주의 <잘잘못>
2012년 11월 07일 17시 11분  조회:4442  추천:1  작성자: 김인섭
                                                   김인섭  2012-09-03
일전에 급한 용무로 충남의 대전시로 갔었다.
 
대낮인데도 찌는 듯한 더위에 질려 호텔에 드러누워 심심소일로 텔레비를 돌렸다.바로 나오는 프로그램은 CMB대전지방방송의 <나눔으로 함께 하는 다큐희망>이란는 실화 방송이었다. 사건은 지역의 어느 농촌에서 80대 후반의 부부가 60이 넘은 지체장애자 아들을 데리고 어렵사리 보내는 화면이다.
 
운신이 불편하고 몸놀림이 어설픈 아들은 울바자 안쪽이 살아가는 세상인데 아버지는 아들의 먹을 것을 위하여 밭일과 잡다한 일로 하루종일 시간을 흘리신다.완벽한 곱사등인 로체를 이끄시며 일만 하시는 그 힘이 어디서 나오는지 미스터리이다.할머니는  아들을 수시로 보살펴야 함으로 집 근처를 전전하시며 채소밭을 다루지 않으면 산나물 채집과 마을의 파치물들을 모아서 푼돈을 만들어 살림에 보태며 쓸쓸한 나날을 보내신다.가난이 우환일 따름이지 궁기에 잔뜩 찌든 촌살림의 리면에는 보이지 않는 끈끈한 뉴대가 얼기설기 얽혀 있음이 확연히 꿰비친다.
 
동네의 뭇사람들은 아들은 장애자센터에 보내고 로인들은 로인복지센터에 가시면 얼마나 편하시냐 간곡히 권고해도 딱 잘라 거절한단다.저런 아들을 거기 보내고  남의 놀림을 당하고 빈축이나 사면 그걸 어떻게 눈 뜨고 보는가는 것이다.그래도 얼마간 되는 구제금에다 노력을 좀 보태면 아들이 하루라도 시름없는 나날을 보낸다는 얘기이다.
 
<나는 17세에 이 구차한 집에 시집을 와 고생이란 고생은 밥 먹듯 하며 지나왔어요.살아서 즐거운 날이 없은 건 말 말고 앞길이 얼마 없는데도 저 아들 때문에 애간장을 태우죠.죽자해도 죽지 못해요.저 아들은 어떡해요?!> 한 치의 어긋남이 없는 진담일 것이다.비애와 사랑이 헷갈린 하소연을 하시는 할머니,그 초점을 잃은 우묵한 눈에서 내리사랑의 찬란한 빛줄기가 흐른다.
 
자기는 원래 처자가 있었는데 의외의 사고로 잔페가 되니 안해는 가버리고 아이들도 서울에 있다고는 하는데 평시의 련락은 없고 간혹 일이년에 한 번 정도나 얼핏 왔다 사라지면 고작이라는 장탄식이다.애들이 그립잖은가는 물음에 <당연히 보고 싶죠.매일 부모님께 미안한 생각과 애들의 그리운 생각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아들의 막연한 대답이다.
 
난감한 일가였다.울적하게 보고 있는데 문뜩 해괴하고 야릇한 생각이 불쑥 떠올라 가슴을 헤집고 들었다.조물주께서 이 땅에 인간을 하사하신 은정은 더 이를데 없지만 하시는 바에야 차라리 자식이 부모보다 먼저 늙고 세상도 먼저 하직하도록 만들어 주셨더라면 너와 나와 갑남을녀들은 영원히 티없는 부모의 사랑만 받으며 살아가고 부모공양의 부담을 떠안고 있을 번민이 없었을 것이다.어느 누구는 부모를 어떠어떠하게 대접한다는 비아냥거리는 야유 소리를 들을 걱정도,누구는 여차여차하게 어시를 박대한다는 항간의 찬 시선을 들쓸 근심도 싹싹 없어질 것이다.로인들에 대한 가족의 부양 기능이 나날이 쇠약해지는 <고약한> 풍진세상인데 사회는 경로라는 난제에 부심할 일도 없고, 거금을 쏟아 경로원 따위를 지을 필요도 전혀 없다.조화로운 사회의 건설에서 막대한 부담이 덜어질 것도 불보듯 빤하다는 명약관화(明若觀火)가 아니겠는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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