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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지망월、견월망지(見指忘月、見月忘指)
2012년 12월 24일 13시 54분  조회:9412  추천:3  작성자: 김인섭
견지망월、견월망지(見指忘月、見月忘指)
                                         2012-12-21
묵은해가 희열이 조금 섞인 감구지회 속에 회한과 아쉬움을 남기며 저물고 있다.지천명이 되면서부터 사세(辭歲)가 되면 내내 혼돈과 불안으로 얼룩진 시간이었는데 올해도 한가지로 마찬가지다. 들썩거리며 헤매이던 인생사가 투영된 한 해 걸음을 돌아보니 로고무공(勞苦無功)으로 서 있는 내 모습이 어쩐지 여느 해보다 한결 초라하다.
 
증년(增年)하면서 차차 더 먼 뒤를 본다더라.요즘은 지나온 인생사(人生事)의 편린들을 뒤적이며 이 삶이 어쩌면 이리도 피곤하고 <성과계산>은 늘상 적자만인 오그랑장사였는가는 묵념에 잠기군 한다.부지세상 빨가숭이로 인생길에 올라 어섯눈을 떠서부터는 제딴에 거드럭대며 <동녘이 번하니 다 내 세상인 줄 안다.>며 휘돌아다니다  때로는 남의 흉내도 본따면서 무언가 이루려 피와 땀에다 살까지 바쳐왔다.그래도 사배공소(事倍功少)의 심상과 실망의 연속이던 그 날들을 돌아보며 그 실착이 어디었던가 때 늦은대로 어불싸 같은 반성이나마 해 본다.
 
요즘엔 견지망월(見指忘月)이란 사자성구에 내포된 철학적 리치를 곰곰히 음미했다.견지망월은 달을 보라고 가리키는데 손가락만 본다. 좀 더 말하면 타인의 카리침의 진의(眞意) 소흘히 한다는 뜻이다.류추하여 견월망지(見月忘指)라 조어(造語)한다면 달을 찾으면서 남의 가리킴을 바라지 않는다는 뜻이 되겠다.전자는 가르침에 엇나가는 덜렁쇠이고 후자는 가리침을 외면하는 고집쟁이라는 말이 된다.이렇게 보니 어쩐지 부평초 인생을 사는 내 인간상이 여기에 신통히도 안성맞을 성싶다.
 
이를만큼 빼어남이 없는 무명색(無名色) 주제꼴에 세월을 미당기며 맞이했던 세상살이 시절은 아집의 노예가 되어 앞으로만 치닷던 도전의 세월이었다.무엇이라도 이룰 수 있다는 자만의 늪에서 신기루 같은 성취의 야망에 사로잡혀 밤새우며 나를 잊엇던 욕망의 세월이 아니었던가.또 알량한 경험과 어설픈 지식을 무기로 여기저기 호기롭게 도전했지만 자기본위에 집착한 업보였는가 늘 백사지판(白沙之板)에 내뿌리워 나뒹군 것이 차례지는 <사나운 내 팔자>였다.
 
소탐대실이라 할가 리기주의라 할가,눈앞에서 어른거리는 풍진세계의 형형색색의 유혹에 넘어가 사회의 정의와 공리를 일탈하는 행위들이 오늘 뒤돌아보니 진짜로 너저분히 널려있다. 참된 리치가 아닌데도 되레 그것을 바른일、바른길이라 억지를 부리며 덜먹게 나아갔으니 뭇사람들의 삿대질 뒷욕은 꼬리표 같이 따랐을 건 빤하다. 친호,친구,친척들의 작은 정리(情理)에 이끌려 정의를 잊고 대도를 저버리는 어리석음을 저지르고 몰상식한 탈선행위로 뭇사람들의 찬시선을 받았던 기억이 환하다.
 
이순의 문턱을 디디고 되생각하니 세상만사는 지위의 높낮음이나 지식의 다과나 빈부의 차이 같은 부질없는 편가름이나 불신의 벽을 뛰어넘어 어느때 어디서나 한결같이 포용,존경,겸허를 바탕으로 하는 화합과 공존을 공동체생활의 좌우명으로 삼아야 한다는 뉘우침이 자꾸 어른거린다.더 생각해보니 세상을 사는 원초적 시비를 가름하는 일에서마저도 안개 속을 헤매듯 종잡지 못한 내가 태날 때부터 어디가 좀 모자라도 한참은 모자라는 같다.
 
살아오면서 부모、형제、선배、고친、절친들의 수많은 충고와 쓴소리를 많이 들어왔으나 이 위인은 내치기가 일수였고 귓등으로 흘리기가 례사였다.그래도 일그러진 자화상을 그리는 옹색한 처지는 되지 말자고 수없이 다짐했었지만 오늘의 내 인생 편력이 이 모양새로 남의 눈에 각인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되게 편찮다.그 때 그 말을 들었더면 하는 자아비판도 늘 되풀이 된다. 타인의 교시에 내포된 평범한 리치마저 깨닫지 못했다는 뼈저린 성찰이 로년이 되어서야 나온다는 솔직한 고백이다.
 
덧없는 세월이라 했던가.묵은해가 력사의 뒤안길에 뭍히고 새해의 초일(初日)도 동천(東天)으로 발돋음하고 있다.지난날의 모든 것은 세월의  앙금속에 묻는다 하더라도 견지망월과 견월망지의 진솔한 의미만를 새겨보며 나를 포함한 모두가 선현들의 명언을 항시 어천만사(於千萬事)의 지침으로 삼기를 소원한다. 여기는 나 같은 풋내기들에게 걸음마다 행동거지를 명심해야 됨을 넌지시 알려주는 따끔한 충고가 배어있다.이래서 쪽도 못쓰고 나이 하나를 꿀꺽 삼키며 내 아이들에게도 이 철학을 설교하였다.
 
<인생의 길은 멀고 느리지만 긴요한 대목은 한 걸음이다.> 삶은 실전일 뿐 련습이 없다. 살아보니 자기에 대한 세평과 타인의 비평에 늘 귀를 기울이며 차문(借問)하며 사는 것이 인생살이에서 백익무일해(百益無一害)일 것임이 틀림없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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