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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카테고리 : 《11분》

《11분》(련재21)
2015년 01월 27일 22시 41분  조회:1501  추천:0  작성자: 세계명작


P.S. 내가 쓴것을 방금 다시 읽어보았다. 맙소사, 내가 얼마나 지적으로 변했는지!


마리아가 일기를 쓰고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너그러운 엄마로 혹은 순진한 아가씨로 또 하루저녁을 준비하고있을 때 코파카바나의 문이 열리고 테렌스가 들어섰다.

밀랑은 바 뒤편에 서서 흐뭇한 표정을 짓고있었다. 브라질아가씨가 영국남자를 실망시키지 않았다고 생각한것이다. 마리아는 그 순간 많은 의미를 담고있지만 그녀에겐 모호하기만했던 말, 《아픔, 고통, 그리고 많은 쾌락》을 떠올렸다.

《당신을 만나기 위해 론던에서 오는 길입니다. 당신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녀는 웃었다. 그러면서 그 웃음이 환영의 뜻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도록 애썼다. 그는 이번에도 의례적인 절차를 따르지 않았다. 그는 함께 한잔 하자거나 춤을 추자고 묻지 않은채 곧바로 그녀의 테블에 앉았다.

《스승이 제자로 하여금 뭔가를 발견하게 할 경우, 스승 역시 뭔가를 발견하게 되는 법이죠.》
《무슨 얘기인지 알겠어요.》
손님과 함께 있을 때는 그를 존중하고 그를 만족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마리아는 마음속으로 랄프 하르트를 떠올리며 신경이 곤두섰다.
《더 먼 곳까지 가보고싶지 않아요?》

천프랑. 감추어진 세계. 그녀를 쳐다보고있는 클럽주인. 원하면 언제든지 그만둘수 있을거라는 확신. 부라질로 돌아갈 날자. 찾아오지 않는 또 다른 사내.
《바쁘세요?》
마리아가 물었다.
그는 아니라고 대답하며, 이 녀자가 뭘 원하는걸가 하는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난 내 잔, 내 춤, 내 직업에 대한 약간의 존중심을 원해요.》

그는 잠시 망설이였다. 지배하고 지배당하는것은 연극의 일부였다. 그는 음료를 주문하게 하고, 춤을 추고, 택시를 부르고, 택시가 도시를 가로지르는 동안 그녀에게 화대를 지불했다. 그들은 지난번에 호텔로 갔다. 그는 호텔로 들어서면서 처음 만난 날 저녁처럼 이딸리아인 문지기에게 인사를 했다. 그리고 강이 내려다보이는 그때 그 방으로 올라갔다.

테렌스가 성냥을 켰다. 마리아는 그제야 방안 여기저기에 수없이 많은 초들이 놓여있는것을 알았다. 그가 그 초들에 불을 붙이기 시작했다.

《내가 왜 이러는지 궁금해요? 내가 틀리지 않다면, 우리가 함께 보낸 밤이 뭐가 그렇게 좋았냐고 묻고싶은거죠? 당신 역시 왜 그런지 알고싶은거죠?》

《브라질에는 한 성냥으로 초를 세개 이상 켜서는 안된다는 미신이 있어요. 당신은 그걸 지키지 않는군요.》

그는 그녀의 말을 무시했다.
《당신도 나와 마찬가집니다. 당신은 천프랑때문이 아니라 죄책감과 지배당하고싶은 마음때문에, 콤플렉스와 자신감 결여때문에 날 따라온거죠. 뭐, 그건 좋은것도 나쁜것도 아니예요. 인간의 본성일뿐이니까.》

그는 텔레비죤 레모콘을 집어 여러차레 채널을 바꾸다 도피중인 난민들을 보여주는 뉴스채널에서 멈추었다.

《저 화면들 보이죠? 자신의 개인적인 문제들을 만인앞에 털어놓는 TV프로그램을 본적 있어요? 신문 가판대앞에 서서 주요기사들을 읽어본적은? 사람들은 모두 아픔과 고통을 즐기고있어요. 홀린듯이 바라볼 때는 시디즘, 행복하다고 느끼기 위해 그 모든걸 알 필요는 없다고 결론짓는것은 마조히즘. 어쨌거나 사람들은 타인의 비극을 열심히 좇고, 때로는 그 사람들과 고통을 함께 하죠.》

그는 잔 두개에 샴페인을 채운 다음 텔레비죤을 끄고 마리아가 알려준 미신따위에는 아랑곳 않은채 다시 초에 불을 붙이기 시작했다.
《다시한번 말하죠. 그게 인간의 조건입니다. 락원에서 추방당한 이후로 우리는 고통스러워하거나 타인에게 고통을 주거나 타인의 고통을 바라보죠. 우리로서는 어쩔수 없는 일이예요.》

천둥이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거대한 폭풍우가 다가오고있었다.
《하지만 난 못해요.》
마리아가 말했다.
《당신이 나의 주인이고 내가 당신의 노예라고 생각하는것 자체가 우스꽝스러워요. 고통을 겪기 위해 <연극>을 할 필요는 없어요. 그러잖아도 삶은 우리에게 너무나 많은 고통을 주고있으니까요.》

초불이 모두 켜졌다. 테렌스가 그중 하나를 집어 테블 한가운데에 놓고 샴페인과 캐비아를 더 내왔다. 마리아는 가방속에 든 천프랑을, 그녀를 매료시키는 동시에 두렵게 만드는 미지의 세계를, 두려움을 통제할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생각하며 서둘러 잔을 비웠다. 오늘밤은 지난번 밤과는 전혀 다르리라는것, 이번에는 그를 위협할수 없으리라는것을 그녀는 잘 알고있었다.

《앉아.》
그의 목소리는 부드럽기도 하고 권위적이기도 했다. 마리아는 복종했다. 열기가 파도처럼 온몸을 휩쓸었다. 익숙한 명령이였기때문에 한결 마음이 놓였다.
《연극이야. 난 연극속으로 들어가야 해.》

명령에 따르는것은 기분 좋은 일이였다.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 오로지 복종만해야 한다. 그녀는 샴페인을 더 달라고 했다. 그가 보드카를 가져다줬다. 그게 더 빨리 취하게 만들고 더 쉽게 억압에서 해방시키고 캐비아와도 훨씬 잘 어울렸다.

그가 병을 땄다. 마리아가 거의 혼자 마시다싶이 했다. 천둥이 계속 으르렁대고있었다. 마치 하늘과 땅의 에너지가 격렬함을 드러내보이는것 같았다. 모든것이 그 순간의 완벽함에 일조하고있었다.
테렌스가 장롱에서 작은 손가방을 꺼내 침대우에 올려놓았다.
《움직이지 마.》
마리아는 복종했다. 그가 가방에서 크롬 도금한 수갑 하나를 꺼냈다.
《다리를 벌리고 앉아.》
그는 그의 명령에 따랐다. 그녀 역시 그것을 원했으니까. 그녀는 자신의 다리사이를 쳐다보는 그를 보았다. 그는 그녀의 검은 팬티를, 스타킹을, 허벅지를 볼수 있었고, 그녀의 음모를, 성기를 상상할수 있었다.

《일어서!》
그녀가 의자에서 벌떡 일어섰다. 몸이 똑바로 서있지 못하고 비틀거렸다. 그녀는 자기가 생각했던것보다 훨씬 더 많이 취했다는것을 깨달았다.
《날 쳐다보지 마. 고개 숙여. 네 주인에게 경의를 표해!》
고개를 숙이기전에 그녀는 아주 가느다란 채찍 하나가 가방에서 나와 마치 살아있는듯 허공을 가르는것을 흘끗 보았다.
《마셔. 고개 숙이고 마셔.》

그녀는 보드카를 한잔, 두잔, 석잔 들이켰다. 이젠 더이상 연극이 아니라 현실이였다. 그녀도 어쩔수 없었다. 그녀는 자신이 하나의 물건, 하나의 도구라고 느꼈다. 그리고 믿어지지 않았지만 그 복종은 그녀에게 완전한 자유의 느낌을 주었다. 그녀는 이제 더이상 가르치고 위로하고 고해성사를 들어주고 흥분시키는 선생님이 아니였다. 그녀는 엄청난 권력을 가진 사내앞에 있는, 브라질에서 온 어린 계집아이에 불과했다.

《옷을 벗어.》
욕망이 묻어나지 않는 건조한 명령이였다. 그런데도 지극히 에로틱했다. 마리아는 순종의 표시로 여전히 고개를 숙인채 원피스의 호크를 풀어 바닥으로 흘러내리게 했다.
《네 태도가 시원찮다는거 알아?》
또다시 채찍이 허공을 갈랐다.
《벌을 받아야만해. 너같은 계집아이가 어떻게 감히 내 뜻을 거스를수가 있지? 넌 내앞에 무릎을 꿇어야 마땅해!》
그녀가 막 무릎을 꿇으려는데 채찍이 그것을 중단시켰다. 그가 처음으로 그녀의 살, 그녀의 엉뎅이를 때렸다. 피부가 타는듯이 화끈거렸지만 자국이 남지는 않을것 같았다.
《무릎을 꿇으라고 하지 않았어. 내가 그 말을 했나?》
《아뇨.》
채찍이 또다시 그녀의 엉뎅이를 후려쳤다.
《<아닙니다, 주인님>이라고 말해.》

또다시 채찍, 또다시 화끈거림. 순간, 그녀는 당장 모든것을 그만둘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또한 돈때문이 아니라 테렌스가 처음에 했던 말, 즉 인간은 자신의 한계에 도달했을 때에만 자기 자신을 알수 있다는 말때문에 끝까지 가보기로 결정할수도 있었다.
그건 새로운 길이였다. 모험이였다. 물론 원한다면 다음에 계속하기로 할수도 있을것이다. 하지만 그 순간, 그녀는 삶의 목표들을 추구하는 녀자, 몸을 리용해 돈을 버는 녀자이기를 멈추었다. 벽난로앞에 앉아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준 한 남자를 알게 된 녀자는 없었다. 그 순간, 그녀는 더이상 아무도 아니였다. 아무도 아니기때문에 그녀가 꿈꾸었던 모든것이였다
.
《옷을 전부 다 벗어. 그리고 내가 네 몸을 볼수 있도록 천천히 걸어봐.》
그녀는 고개를 숙인채 아무 말없이 그의 명령에 복종했다. 그녀를 관찰하는 사내는 옷을 입고있었고 더없이 랭랭했다. 그는 더이상 그녀가 나이트클럽에서 만났던 그 남자가 아니였다. 그는 론돈에서 온 오디세우스, 하늘에서 내려온 테세우스,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를 접수한 랍치범,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단단한 심장을 가진 사내였다. 브래지어와 팬티를 벗은 그녀는 무방비인 동시에 든든한 보호를 받고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채찍이 그녀의 몸을 피해 허공을 갈랐다.

《계속 고개 숙이고있어! 넌 모욕당하기 위해, 내가 원하는것에 따르기 위해 여기 있는거야. 알아들었어?》
《예, 주인님.》
그는 그녀의 손목을 붙잡고 수갑을 채웠다.
《톡톡히 혼을 내주마! 어떻게 행동해야 되는지 깨달을 때까지 말이야.》
그가 손바닥을 펴 그녀의 엉뎅이를 후려쳤다. 마리아가 비명을 질렀다. 이번에는 정말로 아팠다.
《호오! 지금 항의하는건가? 좋아, 내가 본때를 보여주지.》

그녀가 어떻게 해보기도 전에 그녀의 입에 가죽재갈이 물렸다. 말을 전혀 못하게 된건 아니였다. 《옐로》 《래드》는 말할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이제 이 남자로 하여금 자신을 원하는대로 하도록 허락하는것이 운명이라고 느꼈다. 그녀로서는 빠져나갈 방법이 전혀 없었다. 벌거벗은채 재갈과 수갑이 채워져있었고 혈관속에는 피대신 보드카가 흐르고있었으니까.

또다시 엉뎅이를 후려치는 손바닥.
《이쪽에서 저쪽으로 걸어봐!》

마리아는 《멈춰》 《오른쪽으로 돌아》 《앉아》 《다리를 벌려》같은 명령에 복종하며 이리저리 걸어다녔다. 때때로, 손바닥이나 채찍이 아무 리유없이 엉뎅이를 후려쳤다. 그녀는 아픔을, 그리고 아픔보다 훨씬 더 크고 강력한 굴욕감을 느꼈다.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다른 세상에 와있는 느낌이 들었다. 자신을 완전히 소멸시키고, 전적으로 봉사하고, 자신의 자아, 자신의 욕망, 자신의 의지에 대한 의식을 놓아버리는, 거의 종교적이라고 할수 있는 느낌이였다. 그녀는 극도로 흥분해 완전히 젖어있었고 무슨 일이 벌어지고있는지도 리해하지 못했다.

《무릎 꿇어!》
복종과 굴욕의 표시로 계속 고개를 숙이고있었기때문에 마리아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있는지 정확히 알수가 없었다. 하지만 다른 세계에서, 다른 행성에서 사내가 채찍을 휘두르고 엉뎅이를 때리느라 지쳐 헐떡거리는 사이, 정작 그녀 자신은 넘치는 에너지로 점점 더 강해지고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이제 그녀는 더이상 부끄럽지 않았다. 이 상황을 즐기는 자신을 드러내는것이 조금도 어색하지 않았다. 그녀는 신음하기 시작했다. 그에게 자기 성기를 애무해달라고 애원했다. 하지만 사내는 그녀를 만족시켜주는 대신 그녀를 붙잡아 침대우에 팽개쳤다.

그가 란폭하게 그녀의 다리를 벌려 침대량쪽에 묶었다. 그녀는 그 폭력이 그녀에게 아무런 해도 가하지 않으리라는걸 알고있었다. 그녀의 두손은 등뒤로 수갑에 채워져있었고 량다리는 벌어진채 묶여있고 입에는 재갈이 물려있었다. 그는 언제쯤 그녀속으로 들어올가? 그녀가 충분히 준비되여있다는것을, 그를 모시고싶어한다는것을, 그녀가 그의 노예, 그의 애완동물, 그의 객체라는것을, 그가 원하는것이면 무엇이든 할 각오가 되여있다는것을 보지 못한단 말인가?

《느끼게 해줄가?》
그가 채찍 손잡이를 그녀의 성기에 대고 지그시 누르고는 우에서 아래로 문지르기 시작했다. 손잡이가 그녀의 클리토리스를 건드리는 순간, 그녀는 자제력을 잃고말았다. 그녀는 그들이 언제부터 거기 있었는지, 자신이 몇대나 얻어맞았는지 알수 없었다. 갑자기 오르가즘이, 수개월동안 수십 수백명의 남자들도 그녀에게 가져다주지 못한 오르가즘이 찾아왔다. 빛의 폭발이였다. 마리아는 자기 령혼의 가장 깊은 곳에 있는 블랙홀속으로 빨려들어가는것을 느꼈다. 고통과 두려움이 절대적인 쾌감과 뒤섞이면서 지금껏 알고있던 모든 한계너머로 그녀를 데려갔다. 그녀는 신음했고, 재갈에 억눌린 비명을 내질렀고, 침대우에서 요동쳤고, 수갑과 가죽끈에 스친 손목과 발목에 생채기가 생기는것을 느꼈다. 그녀는 맘대로 움직일수가 없었기때문에 그 어느때보다 격렬하게 움직였고, 입에 재갈이 물려있었고, 아무도 그녀가 지르는 소리를 들을수 없었기때문에 어느때보다 크게 소리쳤다. 그것은 고통이자 쾌락이였다. 채찍 손잡이가 점점 더 세게 그녀의 클리토리스를 누르자, 그녀의 입, 그녀의 성기, 그녀의 눈, 그녀의 땀구멍, 그녀의 모든 피부가 희열을 부르짖었다.

그녀는 무아지경에서 서서히 깨여났다. 그녀의 두다리사이에 끼여있던 채찍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그녀의 머리칼이 땀으로 흠뻑 젖어있었다. 부드러운 손길이 수갑과 가죽끈을 풀어주었다.

그녀는 몽롱한 상태로 거기 축 처져있었다. 혼란스러웠다. 그 남자를 똑바로 쳐다볼수가 없었다. 자기 자신이, 자신이 내지른 소리가, 자신이 맛본 오르가즘이 부끄러웠다. 그 역시 그녀의 머리칼을 쓰다듬으며 헐떡이고있었다. 하지만 쾌락은 오로지 그녀만을 위한것이였다. 그는 어떠한 황홀감도 느끼지 못했다.

그녀는 자신이 벌거벗은 몸을 그 많은 명령, 그 많은 웨침, 그 많은 상황통제에 지쳐버린, 옷을 다 입고있는 그 사내에게 바싹 갖다붙였다. 그녀는 이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알수 없었다. 다만 자신이 안전하고 보호받고있다고 느꼈다 그는 그녀가 알지 못했던 그녀 자신의 일부분에 도달할수 있도록 그녀를 인도했다. 그는 그녀의 보호자이자 안내자였다.

그녀가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사내는 그녀가 진정할 때까지 끈기있게 기다렸다.

《내게 뭘 한거죠?》
그녀가 울먹이며 물었다.
《내가 해줬으면 하고 당신이 바란것.》
그녀는 자신이 그를 너무도 필요로 한다는것을 느끼며 그를 바라보았다.

《나는 당신에게 아무것도 강요하지 않았어요. 당신이 <옐로>라고 말하는것도 듣지 못했고, 나의 유일한 권력은 당신이 나에게 부여한것이였죠. 어떠한 강제도, 어떠한 협박도 없었어요. 오로지 당신의 의지가 있었을뿐이죠. 당신은 노예고 내가 주인이긴 했지만. 나의 유일한 권력은 당신이 당신 자신의 자유를 행해 나아가도록 인도하는것이였죠.》

수갑, 발목을 묶은 가죽끈, 재갈, 신체적인 고통보다 더 크고 강렬했던 굴욕감, 하지만 그가 옳았다. 그 느낌은 완전한 자유의 느낌이였다. 마리아는 넘치는 에너지와 활기를 주체할수가 없었다. 그리고 곁에 있는 사내가 완전히 기진맥진한것을 보고 놀랐다.
《당신도 오르가즘을 느꼈나요?》

그녀가 물었다.
《아니, 주인은 노예를 다그치기 위해 있는거죠. 노예의 쾌락이 주인의 기쁨입니다.》

아무래도 좋았다. 그것은 책에서는 전혀 다루지 않은, 실제의 삶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성적환상의 세계였다. 그녀는 빛으로 가득했고 그는 불투명하고 비여버린것처럼 보였다.

《가고싶으면 언제든 가도 좋아요.》
테렌스가 말했다.
《가지 않겠어요. 난 리해하고싶어요.》

그녀는 눈부시게 아름답고 강렬한 라신으로 일어나 잔 두개에 와인을 따르고 담배 두개비에 불을 붙여 그에게 하나를 건네주었다. 역할이 뒤바뀌여있었다. 그녀는 자신에게 쾌락을 준 노예에게 보상을 해주는 녀주인이였다.
《조금 있다 옷 입고 갈게요. 하지만 그전에 얘기를 좀 나누고싶어요.》

《할 말은 아무것도 없어요. 내가 원한게 바로 이것이였어요. 그리고 당신은 아주 훌륭했어요. 난 지금 몹시 피곤해요. 래일 일찍 론돈으로 떠나야 합니다.》

그는 침대에 누워 눈을 감았다. 마리아는 그가 정말 잠이 들었는지 아니면 자는척하고있는건지 알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런건 조금도 중요하지 않았다. 그녀는 느긋하게 담배를 피우고 천천히 와인잔을 비웠다. 그리고 유리창에 얼굴을 대고 호수를 바라보았다. 누군가 그 모습 그대로의 그녀를, 벌거벗은, 에너지로 충만한, 절정에 도달한, 자신만만한 그녀를 바라보길 갈망하면서.

그녀는 옷을 입은 다음 작별인사도 하지 않고 아무 꺼리낌없이 자기 손으로 직접 문을 열고 방을 나섰다. 이곳에 다시 오고싶을지 아직은 확신할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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