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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가구 많은 동네에서 편의점이 잘 되는 리유
조글로미디어(ZOGLO) 2020년7월21일 14시24분    조회: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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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마다 랭장고가 있는 세상이다. 이제는 랭장고 없는 집을 찾기가 더 어렵게 됐다. 2대 이상의 랭장고를 보유하는 가정도 흔하고 김치랭장고까지 합치면 그 수는 더 늘어나, 결국 국내에 랭장고 보급률은 100%가 넘는다.

하지만 이러한 추세는 1인가구의 수가 계속 증가하면서 변화를 보인다. 1인가구란 대개 기러기 아빠, 비혼 남녀, 소년 소녀 가장, 독거로인 등이 단칸방이나 쪽방, 고시원, 원룸에 흩어져 사는 경우를 말한다. ‘집’보다는 ‘방’에서 사는 이들에게 가족과 함께하는 식사보다는 ‘혼밥’이 익숙하다.

전체 가구 유형 중에서 1인가구의 비중은 2000년대 15.5%, 2010년 23.9%, 2019년에는 29.8%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통계청 장래가구추계, 2019). 이들은 집에서 조리하기보다 주로 식당이나 주문음식으로 끼니를 해결한다. 이들에게 랭장고는 필수품이 아니며 구매하더라도 소형 랭장고를 찾는다.

내 주변에도 1인가구의 류형에 속하는 동료가 있다. 그는 빌트인 오피스텔에 사는데 1인용 소형 랭장고를 갖고 있다. 랭장고 안에는 생수병과 수입 맥주캔(편의점에서 묶음 판매하는)밖에 없다고 한다. 집에서 보내주신 김치나 반찬이 없는지 라면도 집에서 안 끓여먹냐고 물었더니,“김치랑 반찬은 냄새가 나서 랭장고에 두지 않고, 라면은 먹고 싶으면 밖에 내려가서 편의점에서 먹어요. 굉장히 편하죠. 밥은 주로 퇴근하면서 식당에서 먹거나 배달음식을 시켜 먹고요. 료리도 잘하지 못하고, 사실 해야 할 필요성도 못 느껴요”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료리하면서 스트레스 받느니 나보다 더 잘하는 사람에게 맡기고 나는 그 음식과 서비스를 소비하는 편이 합리적이라고 여기는 것이다. 료리와 설거지에 랑비되는 시간을 오로지 나를 위해 소중하게 보내고 싶다고 주장한다(동료의 경우에는 헬스운동). 사실 결혼하기 전의 내 삶도 별반 다를 것이 없었다.

편의점은 바쁜 현대인에게 집 밖의 랭장창고가 된다. 동네의 공유 랭장고라고 볼 수 있다. ‘편세권’에 살면(집 근처에 편의점이 있으면), 굳이 랭장고 안을 숨 막히게 가득 채울 필요도 없다. 언제든지 필요할 때마다 찾아가서 간단하게 먹을 수 있다. 게다가 요즘에는 비건을 위한 도시락까지 나오면서 메뉴도 다양해졌다. 편의점만의 매력 덕분이랄까, 집마다 랭장고가 있어도 동네에 편의점 점포는 줄지 않는다.

1990년대 편의점 모습, 슬러시. [사진 Time traveler 유튜브]
1990년대 편의점 모습, 잡지 매대. [사진 Time traveler 유튜브]

실제로 편의점이 생긴 초기에는 동네 랭장고와 같다고 해서 ‘cold store’로 불렸다(주로 도로변 모퉁이에 자리를 잡아서 ‘corner store’라고 불리기도 함). 세계 최초의 편의점은 미국에서 탄생했다. 1927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지역에서 얼음을 판매하던 사우스랜드아이스컴퍼니라는 한 제빙 업체에서 시작했다. 시원한 창고에서 얼음을 판매하다가, 상하기 쉬운 달걀이나 우유, 식빵을 얼음통에 넣어서 팔자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것이다. 덕분에 소비자는 식자재를 멀리서 찾지 않고 손쉽게 구할 수 있었다. 이 업체는 훗날 우리가 아는 세계 최고의 편의점 기업, 세븐일레븐이 된다(1946년에 명칭이 변경됨). 명칭은 문자 그대로 아침 7시에 열어서 밤 11시에 닫는다는 뜻이다. 당시에는 전례가 없었던 영업시간이자 파격적인 신종 소매점의 등장이었다.

일본에서는 편의점을 ‘콘비니(コンビニ)’라고 한다. ‘convenience store’를 줄여서 부른 것이다. 1970년대 세븐일레븐이 일본에 진출하면서 미국 본토보다 오히려 일본에서 더 성공하게 된다. 우리 나라에도 1989년 세븐일레븐 1호점이 들어왔다. 미국의 사우스랜드사와 제휴하고 기술이 도입됐다. 흥미로운 건 이보다 앞선 국내 최초의 편의점이 있었으니, 1982년 11월, 롯데쇼핑이 서울 중구 신당동 약수시장 앞에 개점한 ‘롯데세븐’1호점이다. 같은 해 1월 야간통행금지가 해제되면서 가능한 시도였지만, 2년도 채 못 버티고 폐쇄하고 말았다.


국내 최초의 편의점, 롯데세븐(1982년 개장). [사진 코리아세븐]

편의점은 도심의 텃밭과도 같다. 텃밭에서 필요한 채소를 뽑아서 사용하듯이, 소비자는 필요할 때마다 식품을 구매할 수 있어서 편리하다. 제조사 립장에서도 편의점은 텃밭이다. 진열대는 비닐하우스와도 같다. 텃밭의 운영권은 프랜차이즈 편의점 본사가 갖고, 종자(제품)는 제조사에서 판매하며, 한해 농사는 점주가 짓는다.

자연의 텃밭과 다른 점이 있다면 밭에서 끊임없는 전쟁이 벌어진다는 것이다. 텃밭은 한정돼 있고, 제조사가 만드는 종자에는 등급이 매겨진다. 최하등급으로 분류되면 발주 자체가 안 되고, 전국 모든 가맹점에서 취급이 중단되니 무한경쟁이 펼쳐진다. 종자간의 결투이다. 컵라면은 컵라면끼리 대결하고, 초콜릿끼리, 음료수끼리, 제각기 진렬대를 사수하며 버텨야 한다.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2+1, 1+1 묶음할인, 가격할인 등의 각종 전략과 전술이 필요하다. 소비자의 관점에서는 달가운 할인 서비스지만 시장경제의 랭혹한 현실을 마주할 수 있다.

텃밭의 전투에서 자작농(개인 편의점 점주)이든 소작농(프랜차이즈 편의점 점주)이든 마음이 편할 리 없다. 과도한 경쟁 속에서 폐기하는 상품도 한둘이 아니다. 일정한 분량을 계속 폐기하는 게 편의점 운영의 정석이라는데, 개별 소비자의 기호를 만족시키기 위해서 제품도 천차만별로 갖춰야 하고 분량도 넉넉하게 발주해야만 한다.(봉달호, 『매일 갑니다, 편의점』 참조.)

점주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서 폐기를 지원해주는 제도도 생겼다. 폐기 리스크에 따라 지원률이 상이한데, 햄버거, 샌드위치, 김밥 등에는 일반적인 폐기지원이 되고, 신제품과 계절상품이 출시되거나 다른 회사와 경쟁하는 품목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폐기지원이 제공된다고 한다. 시장선점을 위한 묘수이다.

소비자, 판매자, 운영자, 제조사 모두 폐기를 장려하는 구조 속에서 불어나는 건 포장을 뜯지도 않은 채 버려지는 쓰레기뿐이다. 풍요 속 절망의 현실을 볼 수 있다. 편의점에 가면 말끔한 진렬대에 정갈하게 각 잡힌 제품들이 저마다 빛을 내고 있지만, 내게는 왠지 이 시대의 거짓 풍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키르기스스탄 초원에 황금마차(?)가 나타나면 아이들에게 천국이 된다(2016년, Suusamyr Valley). [사진 심효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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