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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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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의술과 환자의 눈높이
2022년 03월 25일 09시 11분  조회:778  추천:0  작성자: 최장춘

의사 의술과 환자의 눈높이

최장춘


고대구라파를 정복한 알렉산더대왕이 림종시 ‘자신이 죽거든 텅 빈 두 손을 관 바깥에 내놓아라.’는 유언과 함께 ‘상여를 어의(御医)들한테 맡기라.’는 부탁을 해서 부하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원인을 물어본즉 어의는 병을 떼지도 못하면서 떼는 척하여 후날 자아반성하도록 책임을 묻는다는 것이였다. 력사상 처음 왕위권세와 더불어 병치료에 대한 환자의 눈높이를 보여준 대목이여서 흥미롭다.

옛날 의학이 종교와 어울려 갈팡질팡하던 데로부터 점차 독립적인 현대과학분야로 인정받고 정상적 의환관계가 성립되기까지 수천년의 무지몽매한 어둠 속을 헤쳐왔다. 의사의 소견 대로 환자의 앓음소리는 병이였으나 무당의 눈에는 귀신의 작간으로 보였다. 의원의 직책은 먼저 전쟁터에 나선 장군을 상대로 했고 평일에는 귀족을 섬겼던 까닭에 편작, 화타가 유명세를 탔어도 백성은 의연히 무당을 청해 굿을 보고 부적을 써붙이는 데 열중했다. 하지만 돌틈에서 샘물이 흐르듯 그 와중에도 거리에서 호리병 속의 약으로 세상을 구한다는 현호제세(悬壶济世)가 류행되여 항간의 의환관계를 맺기 시작했으니 효험을 본 환자는 너무 신기해 허둥거렸고 신빙성을 느끼지 못한 환자는 (저 호리병 속에 대체 무슨 약이 들어있을가?) 하고 의심을 품었다. 약물치료의 불확실성을 알 수 없는 그 당시 사람들은 의원에 대한 인식이 량극단으로 갈라져 때론 신처럼 떠받들다가 때론 돌팔이취급을 해서 억울한 일들이 많았다.

의사가 환자를 위해 봉사하고 환자는 의사를 존중하는 기풍은  인류가 문명사회에 진입하면서 형성되였다. 건국 후 60년대-70년대 신주대륙에 대량의 ‘맨발의사’가 등장했다. 고작 청진기와 혈압기가 의료장비의 전부였던 그들의 대부분은 위생강습소를 마친 서툰 솜씨였으나 환자를 위한 책임감은 대단했다. 한밤중에 달려가 집문을 두드려도 짜증 내는 기색없이 그냥 위생가방을 메고 왕진길에 올랐다. 그리고 허물없이 가마목에 앉아 환자의 손을 잡고 “자꾸 앓지 맙소!”하는 소탈한 롱담반 진담반에 병은 벌써 절반 나았다. 간혹 마을 술판에 앉으면 의사 앞에 술잔이 먼저 가는 것이 동네사람들의 상례였던 것 만큼 의사한테 항상 선망과 감사의 눈빛을 보냈다.

개혁개방을 맞아 외국의 선진설비와 치료법이 륙속 인입되면서 의사의 능력이 현저히 제고되였고 따라서 환자가 병치료에 대한 관념도 새로운 변화를 가져왔다. 과거의 간단한 맹장수술이나 골절수술밖에 못했던 연변지역 병원이 이젠 최소 침습수술로 이왕의 대면적 절개수술을 대체하고 스탠드시술과 혈관개입시술마저 척척 해내는 수준에 이르렀다. 처음엔 환자들은 위험을 느껴 공공연히 거부감을 나타냈다가 시술의 의학적 원리를 깨닿고 적극 받아들이는 자세로 돌아섰다. 의사는 의술을 련마하고 환자는 의학상식을 배우는 고조가 일어남에 따라 집집마다 한두권의 의학서적은 상식적으로 갖춰놓고 있다. 삼년 병원놀음을 하면 의사가 된다는 말처럼 인체의 오장륙부에 생겨난 3만여종의 병명을 얼음에 박 밀듯 술술 외우는 수준급 환자 앞에선 덩치 큰 의사도 가끔 굽석굽석 허리 굽히는 터라 의사에 대한 요구가 전 사회적으로 높아진 상태라 해야겠다. 헌데 아직 허다한 질병은 근치할 수 없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어떤 이들은 자꾸 대도시 의사와 비겨 대놓고 폄하하고 헐뜯는가 하면 고가 진료비를 물었으면 의사는 반드시 책임지고 병을 완쾌하게 치료해야 한다는 억지주장을 펼쳐 의환 사이에 좀 어색한 연극이 벌어지군 한다.

림상실천이 증명하다싶이 질병치료는 의사와 환자가 잘 배합해야 소기의 치료효과를 거둔다. 급성질환과 달리 만성질환자는 장기간 의사와 대량의 정보교류를 진행하는 과정을 거쳐야 컨디션조절에 유리한 자률성을 터득한다. 그 때문에 환자는 입을 꾹 다문 채 검사표만 수두룩이 떼는 의사보다 자상한 친화력을 갖춘 의사와 함께 병상의 모니터를 보면서 정황을 상세히 료해하고 다각적인 치료법을 감수하며 궁금한 점은 수시로 문의할 수 있는 봉사시스템을 원한다. 이런 환자들의 눈높이를 감안해 병원측은 의사신분을 소개하는 사진을 붙여놓고 환자의 임의 대로 선택하게 한다.

의사와 환자는 생사를 같이 나누는 길동무이다. 가장 위험한 환자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의사 못잖게 환자는 약물복용량, 식사량, 운동량, 정서파동 등 여러 면을 엄격히 관리하는 것으로 의사와의 두터운 신뢰를 쌓는다. 의환교류를 통해 의사는 의술과 경험이 늘고 환자는 신심과 희망을 얻어 불가분리, 상호부조의 결실을 낳는다.

  의학은 과학인 동시에 정감의 온도가 슴배인 인문학이다. 필경 사람이 인간의 병을 치료하는 이상 인간성을 배제할 수 없다. 요즘은 환자중심의 관념을 구체화하여 건강과 질병을 인간의 심리, 생리, 사회관계망과 련결시켜 의사와 환자가 공동히 참여하는 플랫폼을 제창하여 사회의 주목을 끈다. 종합적인 프로젝트로 질병의 근원부터 손을 댄 폭넓은 치료법이여서 의환교류는 이왕에 비해 미래지향적인 차원을 요구한다. 환자의 질 높은 삶에는 의사의 고명한 의술과 환자의 성숙된 인격이 보장되여있다. 질병을 옳바르게 대하는 리성적인 생각이 깊어지는 한 의사를 바라보는 환자의 눈썰미는 더 높아간다. 환자도 건강체질과 똑같이 백년을 살 수 있는 세상은 오직 의환관계의 원활한 소통이 있을 때만이 실현 가능하다. 소통-의료봉사의 영원한 주제이다. 연변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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