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승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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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동계올림픽과 조선족; 한복 사태 유감
2022년 02월 14일 09시 46분  조회:435  추천:0  작성자: 곽승지

곽승지 (전 연변과학기술대학 교수/ 정치학박사)

본지는 최근 북경 동계올림픽 개막식의 한복 논란 관련 중국 동포사회 지성인들의 칼럼을 몇 편 실었다. 너무 중국 동포사회의 입장만 보여준 것 같아 이번에는 한국인의 입장을 대표할 수 있는 칼럼 한 편을 싣는다.

이번 칼럼의 초대 저자는 연합뉴스의 전 기자로서, 중국에 가서 체류하며 중국 조선족 연구에 매진을 해온 곽승지 박사다. 그는 "이 논란에 대한 대응 과정에서 한국 사회와 조선족 사회가 좀 더 성숙된 자세로 문제를 풀어가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이 있다"며 "한 사회를 이끌어가는 오피니언 리더들은 그 사회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대중을 설득하는 등 노력을 하여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렇게, 상호 입장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서로 소통하고 이해하며 화합을 이끌어내는 노력이 모두에게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동북아신문 편집자 주 -

곽승지(郭承志) 프로필 : 정치학 박사, 전 연변과학기술대학 교수,  전 연합뉴스 기자, 전 평통자문회의 상임위원, 아시아발전재단(ADF) 자문위원,                  저 서 : '조선족, 그들은 누구인가' , '중국 동북지역과 한민족' 등.
곽승지(郭承志) 프로필 : 정치학 박사, 아시아발전재단(ADF) 자문위원.  전 연변과학기술대학 교수,  전 연합뉴스 기자, 전 평통자문회의 상임위원.             
저 서 : '조선족, 그들은 누구인가' , '중국 동북지역과 한민족' 등.

북경 동계올림픽 개막식이 열린 지 10여 일이 훌쩍 지났다. 20일에 열릴 폐회식까지는 이제 불과 1주일도 채 남지 않았다. 올림픽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세계인의 축제의 장이다. 그러나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미국 등 일부 국가들이 선수단은 파견하면서도 정부사절단을 파견하지 않는 ‘외교적 보이콧’을 꾀함에 따라 시작 전부터 다소 김이 샜다. 코로나 19 때문에 외국인 관람객이 직접 경기를 관람할 수 없는 것도 아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의 겨울스포츠를 좋아하는 수 많은 사람들은 TV를 통해 베이징 설원에서 펼쳐지는 겨울축제를 만끽하고 있다. 미국에서 조차 1천500만 명 정도가 개막식 장면을 시청했다고 한다.  

  그런데 유독 조선족 동포들만은 이 축제를 온전히 즐기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개막식 당일 불거진 ‘한복’ 논란과 쇼트트랙 경기에서의 심판 판정 문제로 한국과 중국 사이에 여러 가지 불편한 글들이 오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과 중국의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데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의 논란으로 이러한 분위기가 고조될 것에 대한 염려도 포함되어 있는 것 같다. 한민족의 일원이면서 중국의 공민인 조선족으로서는 한국과 중국 사이에서 일어나고 있는 당면한 상황을 속편하게 바라보고 있을 수는 없을 것이다.   

  필자는 문제가 발단된 이후 안타까운 심정으로 언론에 오르내리는 관련 뉴스를 살펴왔다. 그러나 필자가 조선족사회에 관심을 가지고 있음을 아는, 중국에 있는 조선족 지인들은 물론 일부 한국인 지인들 조차 은연중에 이 상황에 대한 의견을 청하여 왔다. 일부 지인들은 아예 대 놓고 글을 쓰라고 압박하기도 했다. 그래도 애써 글 쓰는 수고(?)를 외면했다. 실은 수고 때문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 이 또한 잦아들 것이기에 굳이 논쟁거리를 만들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에서 였다.  

  생각을 바꿔 펜을 들게 된 것은 조선족사회와 관계를 맺어온 한국인으로서 최소한의 의무를 다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였다. 즉, 중국사회도 경험해 본, 조선족 동포들이 겪고 있을 답답한 마음도 헤아릴 수 있는 사람으로서 현재의 상황을 정리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 상황과 관련한 많은 글들을 접했지만 뉴스 류의 글 이외에 한국인이 쓴 글은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도 작용했다. 이렇듯 서론이 장황한 것은 여전히 이 글을 쓰는 것이 내키지 않기 때문이다. 독자 제위께서는 그런 점을 헤아려 읽어 주실 것을 미리 부탁드린다.  

  필자는 이번 한복 논란은 한국사회가 과민반응을 보여 문제가 확대된 것으로 이해한다. 먼저 이 논란이 불거진 장면을 정리하면 이렇다. “한족과 55개 소수민족으로 구성된 다민족국가인 중국은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이번 겨울축제도 모든 민족들과 함께 즐기기 위해 소수민족 대표들을 개막식에 초청했다. 당연히 조선족 대표도 초청되었고 민족 전통의상인 한복을 입고 참가했다. 조선족 대표는 다른 소수민족 대표들과 어우러져 한복의 아름다움을 과시했다.” 중국의 소수민족정책을 나름 잘 알고 있는 필자는 개막식 장면을 이렇게 이해했다. 적어도 개인적 시각으로는 특별히 문제될 게 없었다. 

  그러나 한국의 일부 언론과 논객들은 이를 중국의 문화공정, 심지어는 한복공정으로 주장하며 문제시하였다. 네티즌 사이에서는 더 격렬한 논쟁이 이어졌다. 선거를 앞둔 정치권에서도 표를 의식해 전후 배경을 살피지 않은 채 중국을 비난하고 나섰다. 더욱이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뜬금없이 조선족을 끌어들여 화살을 겨누었다. 7일 열린 쇼트트랙 1000미터 준결승에서 심판 판정 논란이 불거진 것은 불 난데 기름을 부은 형국이 됐다. 공교롭게도 한국선수가 피해자이고 중국선수가 이득을 보았기 때문이다. 일단 쇼트트랙 판정과 관련한 문제는 논외로 하자. 굳이 말하자면 이는 경기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한복 논란과 관련해 조선족사회의 논객들은 대부분 한국측의 반응을 일반화하는 가운데 그 반응에 대한 비난을 쏟아 냈다. 일부 논자들은 한국의 무지와 편협함을 꾸짖으며 피해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심지어 약자콤플렉스인 언더도그마(underdogma) 현상으로 평가하는 가운데 한국사회가 문화적 다양성을 견지하고 다른 문화를 포용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충고(?)를 덧붙이기도 했다.  

  한국인인 필자로서는 부분적으로는 과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대체로 수긍이 갔다. 이번 논란이 조선족 동포와 관련되어 촉발됐을 뿐 아니라 동포들의 중국에서의 삶과 밀접히 연관돼 있음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 논란을 통해 한국사회가 조선족사회를 포용하지 않는 것은 물론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한다고 인식하였을 것이기 때문이다. 기실 대부분의 한국사람들은 중국의 소수민족 정책은 물론 조선족 동포들의 중국에서의 삶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 한복 논란을 촉발시키고 부추긴 일부 언론인과 정치인들도 이번 상황을 조선족 동포들의 입장에서 헤아리지는 못한 듯하다. 따라서 조선족 동포들로부터 이런 비난과 지적을 받는 것은 뼈아픈 일임에 틀림없다.  

  아마도 조선족 동포들은 한복 논란과 관련해 한국사회가 다음과 같이 인식하여 주길 바랬을 것이다. “한복은 한민족 고유의 전통의상이니 당연히 한민족의 일원인 조선족의 전통의상이기도 하다. 중국이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소수민족 대표들을 초청함에 따라 중국의 55개 소수민족의 일원으로 당당하게 살아온 조선족 대표도 전통의상인 한복을 입고 참여하였다. 개막식에 참여한 조선족 대표가 입은 한복이 유난히 돋보여 이번 개막식은 한복의 아름다움을 전 세계에 알리는 또 한 번의 기회가 되었다.”  

  기실 중국의 조선족사회에서는, 한국과는 달리, 한복을 즐겨 입는다. 명절 때는 물론 결혼식 등 특별한 행사가 있을 때면 일가친척들이 한복을 입고 나와 춤 추고 노래하며 흥을 돋구곤 한다. 중국내 동포사회에서는 세월이 변했음에도 불구하고 한복에 대한 사랑이 변함이 없다. 따라서 조선족 대표가 올림픽 개막식에 한복을 입고 참석한 것은 당연한 일일 뿐 아니라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런 점에서 필자는 이번 논란으로 정신적 충격을 받았을 젊은 조선족 여인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을 전하고 싶다. 

  그러면 한국사회는 당연하고 자연스런 일에 대해 왜 이렇듯 과민한 반응을 보였을까. 중국과 조선족사회에 대해 잘 모르는 한국사람들 입장에서 헤아려보면 다음과 같은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속담처럼 과거 중국에 의해 촉발된 역사 및 문화 갈등이 재현될 것에 대한 염려를 들 수 있다. 2000년대 이후 한국은 중국의 문화정책으로부터 적지 않은 영향을 받아왔다. 동북공정과 무형문화재의 등재 등과 관련된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최근에는 김치와 관련한 논란이 있었다.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기에 이러한 염려에 기름을 붓는 일이 미국발로 전해졌다. 미국의 패션전문지 ‘보그’가 개막식 이틀 전 인스타그램에 한복을 입은 여성모델 사진을 게재했다. 이 잡지는 한복을 중국 발음인 ‘한푸’로 소개하는 가운데 “한족이 통치하던 시대의 의복 양식으로 중국 젊은 층 사이에서 열풍이 불고 있다”고 사진을 설명했다. 특히 사진 속 모델은 지난 2년간 ‘한복은 한푸의 영향을 받았다’는 등의 영상을 수 차례 올렸던 중국의 유튜버였다. 굳이 덧붙이자면 한국이 대선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한복사태에 과민하게 반응한 또 다른 이유로 들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한복과 관련한 이번 논란이 일종의 해프닝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시간이 지나면 이 또한 잊혀질 것이다. 그러나 이번 논란 자체보다 이 논란에 대한 대응 과정에서 한국사회와 조선족사회가 좀 더 성숙된 자세로 문제를 풀어가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이 있다. 사람 사는 세상에는 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중요한 것은 그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하는 것이다. 한국의 일부 언론과 논자들이 섣부른 주장을 펼친 것도 문제지만 조선족 논객들이 이번 논란을 일반화하여 한국사회의 보편적인 입장인양 평가하고 비난한 것도 문제이다. 한 사회를 이끌어가는 오피니언 리더들은 그 사회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대중을 설득하는 등 노력을 하여야 한다. 네티즌들 사이에서 혐한과 혐중(조선족) 분위기가 높아지고 있는 오늘의 상황에선 지식인들이 절제된 언어로 보다 큰 역할을 하여야 한다.  

동북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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