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반도의 통일, 우리는 무슨 자세로 맞아올가?
홍천룡
길상동물인 양은 그 자체의 아름다움, 부두러움, 온순함으로 사람들의 믿음과 동정, 그리고 사랑을 사고있다. 금년은 그런 양의 파아란 기운을 띠고 있다는 청양 해이다.
양해에 들어서 화창한 봄날을 맞으며 평화의 화기로운 따스함을 체감하는듯 싶다. 특히 동북아의 중심지로 늘 국제적인 여론에 오르내리는 조선반도의 새해정세를 놓고 또다른 양상을 보이기 시작한다. 분단 70년을 맞아오며 남북정상이 모두 통일에 목소리를 가다듬고 높이였다. 70년동안 분단의 아픔을 품고 고개고개 아리랑고개를 넘으며 신음해온 배달겨레에게 또다시 한번 희망의 불꽃을 튕겨주고있다. 이번에는? 번마다 희망으로 번뜩이다가 실망으로 돌아간 적이 인젠 하도 여러번이여서 흥분한 뒤끝에는 늘 랭정한 의문표를 달아두군 한다.
그래 조선반도가 정말로 통일될수 있을가? 언제쯤 될가? 어떤 방식으로 될가? 그것이 대박이 될가 아니면 쪽박이 될가? 더구나 그 변두리밖에 서있는 우리 조선족들에게는 어떤 영향이 미쳐올수 있을가?
우리들도 관심을 돌려야 할 국제적인 중대사인것 같다. 어쩌면 우리의 앞날에 그 어떤 엄청난 변화를 가져다 줄 변수가 될 요소인지도 모른다. 아무튼 통일은 떼놓은 당상인것 같다. 언제 어떻게 되느냐가 답안이 안나왔을뿐이다. 세계적으로도 대세가 이미 기울어졌고 시간적으로도 21세기라는 적시적기에 들어섰고 민심적으로도 상하좌우의 공명공감을 이루고 있다. 더는 미룰수 없는 력사적인 사명으로 해결이 요청되는 시점에 이른것이다. 조선반도의 통일은 의심할바 없이 대박을 안아올것이고 또한 의심할바 없이 쪽박도 생성시킬것이다. 경제적으로, 문화적으로, 정치적으로, 국방적으로 각기 따지고 보면 대박으로 맞아올 분야도 있고 쪽박으로 굴러떨어질 분야도 있다. 경제적으로는 통일된 한반도가 세계경제에 엄청난 영향을 끼칠 교통요새로, 자본, 자원, 자금의 축적지로, 거대한 물동량이 소용돌이 칠수 있는 물류허브로 부상될것이다. 그 수익성을 조선반도자체에서만 향유하는것이 아니라 주변의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여러 나라들에서도 공유하게 되고 세계강국인 미국도 득을 볼것이다. 그 가운데서 자기의 특점을 리용해서 지정학적으로 득을 볼 나라도 있고 자원이나 자본우세로 득을 볼 나라도 있고 기술우세로 득을 볼 나라도 있게 될것이다. 이 몇개 나라가 지금 세계의 정치경제를 주물럭거릴수 있는 나라들이고 또한 서로간의 경쟁을 치렬하게 벌리고있는 나라들인것이다. 조선반도의 통일은 그들지간의 치렬한 경쟁을 치밀한 협력과 합작으로 이어줄수있는 뉴대로 될수 있는것이다. 그렇게 되면 조선반도는 정말 세계라는 이 계란속의 노란자위가 되는 셈이다.
우리는 지금 그 노란자위를 만질수도 있고 똑 떼서 맛을 볼수도 있는 위치에 서있다. 허지만 밥상에 마주 앉았다고 누구나 다 그 노란자위를 먹을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걸 먹을수 있는 신분자격, 순서위치, 체면례의가 갖춰져야 하는것이다.
조선반도의 경제적통일은 우선 팽창되고있는 글로벌자본의 투자력을 폭발시키는 신호탄으로 될것이다. 자본이 집중되면 조선반도와 그 지역의 지정학적특점에 따르는 각 방면의 인프라건설이 활발해지게 된다. 거기에는 공업, 농업, 상업 등 전통적인 산업뿐만아니라 정보통신, 생명공학, 나노기술 등 현대화첨단적인 새산업도 동시에 공동하게 개발되고 영위되여 나갈것이다. 아마도 우리가 좋은 팔자소관에 행운을 타고 이 세상에 태여난 세대인것 같다. 전쟁도 피해왔고 살을 에이는 분단의 칼날에도 찍히지 않았고 오늘날 조선반도의 대안에다 자리를 잡아놓고 마음대로 나들이를 할수 있는 군체가 되였다. 이제 조선반도의 경제적통일이 실현되는 날이면 우리 이 군체, 우리 이 민족이 이 위치에 서서 우리의 능력으로 해야 할 일들은 얼마나 많고 또 얼마나 벅찰것인가! 허나 그런 좋은 일들은 그저 앉아서 기다리기만 하면 이루어질 일들이 아니다.
항간에는 예전부터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뺀다”는 속담이 있다. 세계 여러 나라와 지역들의 개발사를 두루 살펴보면 개발의 전반 과정에서 득을 본건 대개 외국이나 타지방의 실력자본과 강권집단세력들이였고 본지방 토배기들은 대개 쫓겨나는 신세가 되거나 최하층으로 굴러떨어져 빈민신세를 면치 못하군 했었다. 통일된 조선반도의 미래도 역시 세계투자실력가들의 개발대상으로 될것이다. 그러면 자본이 집중되고 금융이 활성화되면서 사람들이 줄을 쳐서 헤아릴수 없이 모여들게 된다. 자본이 엉키고 돈이 돌아가는 곳에는 언제나 기름기 자르르 돌아서 사람들을 모아들게 유혹시키는것이다. 무슨 사람들이 모여들가? 돈을 가진 사람, 기술이 있는 사람, 전업지식을 갖춘 사람, 관리능력이 있는 사람…아무튼 실력가, 자본가, 전문가, 활동가, 기회주의자들의 모험적게임을 즐길수 있는 천당으로 될것이다. 그런 천당은 누구나 다 들어올수 있다고 대문을 활짝 열어놓고 있을것이다. 그러나 그 문턱이 높아서 누구나 다 들어갈수 있는것도 아니다. 그럼 우리도 들어갈수 있을가?
물론, 당연히 들어가야 한다. 이 땅, 이 고장을 위해서 땀을 흘리고 피를 흘린 주인인데 주인이 제집안으로도 못들어간다면 그건 세상도리에 맞지 않는 어불성설이 아니겠는가! 헌데 흘러간 력사에도 그랬고 바야흐로 다가올 미래에도 여전히 면치 못할 어불성설이 너무도 많았고 또한 너무도 많아질것이다. 사회의 발전도 그렇고 어느 민족의 흥망성쇄도 그렇고 늘 이러저러한 어불성설속에서 구불떡거리며 굴러왔었고 또한 계속 구불떡거리며 굴러갈것이다. 앞으로 조선반도의 통일도 결코 우리 모든 코리안이 상상했고 바랬던것처럼 그런 리상적인 통일은 아닐것이다. 조선반도의 처지를 여러 방면으로 아무리 따져봐도 리상적으로 통일될 환경이나 조건을 갖추기는 어렵게 되여있다. 통일되였다 해도 여전히 내부모순과 대외갈등이 첨예하고 치렬해질것이다. 그때 가서도 여전히 미지의 초행길이 될것이니깐. 때문에 우리가 통일된 조선반도에서 자기의 위치를 어디에다 어떻게 고정시키겠는가 하는 문제가 지금부터 심각하게 제기되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어느 날 통일이 되여 대박이 터진다고 해도 우리는 그저 보기만 하고 박수만 쳐주어야 할 구경군이 되고 “응원단”이 되고 말것이다.
구경군이 되지 말고 직접적인 참여자가 되자면 지금부터 자격신분증을 따기에 노력해야 한다. 우선 실력을 키워야 한다. 실력을 키워야 자본축적이 가능해진다. 그런데 우리에게 지금 무슨 실력이 있는가? 경제적으로, 문화적으로, 정치적으로 실력을 보일만한 실력이 없다. 개혁개방 30년동안 사람마다 집집마다 경제적으로 정도 부동하게 번신하였지만 정체적인 실력은 미약해졌고 무너질 위험에까지 이르렀다. 다행스러운것은 그 기초돌들이 아직 완전히 밀려나가지 않은것이다. 그래서 다시 실력을 키울수 있는 희망이 보인다. 그 기초돌이란 바로 우리의 땅과 우리의 언어문자이다. 땅으로 경제실력을 키워낼수 있고 언어문자로 문화실력을 키워낼수 있다. 전제조건은 뭉침이다. 뭉쳐야 땅도 지켜낼수 있고 문화의 기발도 수호할수 있다. 흩어지면 우리는 실력을 운운할수 없게 된다.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어떻게 뭉치겠는가를 너도나도 다 고민해보아야 한다.
그 다음에는 신용을 지키는 민족이 되기에 애를 써야 한다. 경제개발이 심화되고 자본이 집중되고 항목건설이 집단화로 활발해지고 창조경제와 공영경제가 나래를 펴게 될수록 신용이 모든 통로를 소통시킬수 있는 푸른등으로 된다. 신용을 지킬수 있는 관건은 문명해지고 그 문명을 지키는것이다. 개화되여가고있는 문명사회의 문명수칙을 남먼저 지킬줄 아는 민족이 되여야 한다. 신용만 지키면 기타 어불성설적인 문제는 다 풀리게 된다.
이 두 가지 문제만 점차 해결되여도 우리는 이제 바야흐로 통일될 조선반도내외를 자유자재로 드나들며 우리의 자원도 지켜낼수 있고 거대한 자본도 축적할수 있고 막강한 실력도 키울수 있고 엄청난 투자도 할수 있는 통일된 조선반도의 “노다지판”에서 주인장으로도 될수 있고 품위있는 민족으로도 부상될수 있다.
권한있는 해당 정치인들이 선생님의 절반만큼의 정치적해학능력이라도 가지고 있기를 바랄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