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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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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밭에서 / 최은하
2018년 12월 24일 20시 21분  조회:708  추천:0  작성자: 강려
꽃밭에서
 
 
최은하
 
 
휘돌아온 바람으로 네
비로소 자리하여
하늘 가장 가차이
춤을 추는 몸짓으로
너는 꽃으로 피고
나는 별빛으로 남아
네 향기속에
내 이름 사르련다
우리 땅 한가운데 너
혼불의 새야
 
 
 
<이선의 시 읽기>
 
 
 
시간과 공간의 파노라마 그림 그리기 기법
 
 
  최은하의「꽃밭에서」는 시간과 공간을 수놓는 그림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고 있다. 현실에서 자연상태의 ‘꽃밭’의 이미지는 ‘울긋불긋’ 여러 꽃들이 화려한 이미지를 그린다.
  ‘꽃’에 대한 시는 수많은 시인들이 언급하여 더 쓸 것이 없을 것 같지만, 여전히 ‘꽃’은 시인들에게 사랑받는 제목이다. 최은하의 ‘꽃밭’의 특징은 ‘꽃’이라는 한정적인 작은 ‘사물 이미지’를 꽃밭 주변의 ‘바람, 하늘, 별, 향기, 새’ 등 넓은 자연의 이미지로 확장하고 있다. 또한 그 이미지에 ‘정’과 ‘동’이 뒤섞이며, 움직임을 주었다. ‘휘돌아온 바람(1연 1행), 춤을 추는 몸짓(1연 4행), 꽃으로 피고(2연 1행)’ 등에서 사물의 형태에 동작과 움직임을 주어 정적인 ‘꽃밭’에 생생한 숨을 불어넣어 시의 공간을 넓혀준다. 땅의 공간에 속한 꽃들에게 허공과 하늘과 바람을 이동시켜 시에 역동하는 힘을 준다. ‘이름을 사르련다(2연 4행)’와 ‘우리 땅 한가운데 너(3연 1행)’ 시행에서도 ‘이름’이라는 추상명사에 움직임을 주고, 사랑의 대상인 ‘너’를 ‘우리 땅 한가운데’로 이동함으로써, 대상을 우주적인 개념으로 확장하고 있다. 사물을 ‘공간이동’과 ‘시간이동’을 하여 흔들어주면 시가 답답하지 않고 시원하게 된다.
  위의 시의 구조를 살펴보자.
  1연은 대상의 사랑을 얻기까지의 어려움, 배경적 구조를 갖는다. 2연은 대상에게 사랑과 헌진을 다짐함, 행위를 동반한 사건의 구조, 3연은 구원의 대상으로 사랑을 승화함. 사랑의 구원관이다. 그러므로 위의 시는 서론, 본론, 결론, 3단구조, 또는 기․승․전․결 4단구조로 분류할 수 있다.(단 4단구조일 때는 1연을 1-2행과 3-4행으로 2분함)
3단 구조의 내용을 살펴보자.
  1연은 사랑의 시련과 고통으로 ‘배경’ 부분으로 분류할 수 있다. 2연은 사랑의 실현이며 결합이며 행위다. ‘꽃’과 ‘별빛’으로 사랑의 대상은 서로 멀리 떨어져 있지만, ‘네 향기’속에 ‘내 이름’을 사르며 영원한 사랑의 헌신을 맹세하고 있다.
2연은 내용에서 구체적으로 인간의 ‘행위’가 들어갔다. 사람에게 ‘이름’은 그 사람의 실체이며, 영혼을 의미한다. 이름을 불사른다는 의미는 이름을 걸고 하는 맹세보다 크다. 자아를 ‘무’로 없애는 경지까지 각오한 ‘희생’이며 영구한 ‘결합’이다.
3연은 구원관이다. 삶의 과정에서 겪는 ‘희노애락’이 ‘혼불의 새’로 새로운 차원의 사랑으로 ‘승화’다. ‘솟대’의 ‘새’와 같이 ‘혼불의 새’는 샤머니즘에서 종교적 구원관을 의미한다. 또한 ‘불’의 이미지는 육체적인 욕망의 분출을 의미한다. 옛날 멜로영화에서 정사장면에는 자주 불꽃이 활활 타는 벽난로가 등장했다.
 
 
  누구나 자신의 사랑은 우주적 느낌과 지혜자의 설법처럼 대단하고 상징적인 것. 다만 그 의미화 작업인 시로 표현하는 일은 현실적인 과업이다.
  최은하의 「꽃밭에서」는 사랑의 대상인 ‘너’는 ‘꽃’과 ‘바람’과 ‘향기’와 ‘혼불의 새’로 치환하여 확장하였다. 확장된 공간이미지와 시간이미지는 많은 사건과 사랑의 비밀을 내포하고 있다. 그런데 그 사랑은 ‘치졸’하거나 ‘색’이 제거된 담백하고 서정적이며 지혜자의 사랑이다.
  꽃으로 대표되는 이 시가 일제 강점기에 발표되었다면 대단한 애국시로 사랑을 받았을 것이다. 1연은 국가의 위기와 혼란, 애국 투사들의 독립운동 고난, 2연은 애국심의 발현과 행위, 다짐, 3연은 구국의 민족혼 등으로 분류되어 교과서에 실렸을 수도 있다.
80년대에 발표되었다면, 1연은 노동자와 민주투쟁을 하는 민중들의 애환과 고난, 2연은 신나를 몸에 끼얹고 ‘이름’과 ‘몸’과 ‘영혼’을 불사르며 죽음을 선택한 애국열사의 행위, 3연은 민족혼을 걸고 구국투쟁을 계속하자는 ‘메시지’로 읽힐 수 있다.
2000년대 현대 정보화시대는 ‘개인’을 중시한다. 개인이 국가며 왕이다. 2013년에는 시어와 단어 자체에만 집중하여 분석하는 표현주의 경향이 강하다. 기교에 치중하여 내용이 빈약하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위의 시가 여러 방향으로 해석이 가능하고 그 내용적 해석의 폭이 광대한 것은 좋은시라는 반증이다. 좋은 시는 어느 시대, 어느 때와 장소에도 진정성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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