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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뛰르 랭보 <지옥의 계절> 서시(序詩) / 이준오 번역(1)
2019년 02월 25일 14시 16분  조회:1389  추천:0  작성자: 강려
아르뛰르 랭보 <지옥의 계절> 
 
서시(序詩) / 이준오 번역(1)
 
  돌이켜 생각하면 지난날, 나의 인생은 향연이었다. 잔치에는 모든
마음이 열리고 온갖 술들이 흘렀다.
  어느 저녁 나는 미(美)를 내 무릎에 앉혔다.2) - 그리고 보니 못
마땅한 것임을 알았다. - 그래서 욕을 퍼부어 주었다.3) 
  나는 정의(正義)에 항거하여 무장을 단단히 했다.4) ---
  나는 도망했다. 오 마녀여,5) 오, 불행이여, 오 증오여, 내 보물을
나는 너희들에게 의탁했다.
  나는 내 정신 속에서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온갖 희망을 사라지게
하기에 이르렀다. 그 희망의 목을 비트는데 즐거움을 느껴, 나는 잔 
인한 짐승처럼 음험하게 뛰었다.
  나는 죽어가면서 그들의 총자루를 물어뜯으려고 사형집행인을 불
렀다. 나는 피와 모래에 범벅이 되어 죽기 위해 재앙을 불렀다. 불행
은 나의 신이었다. 나는 진창 속에 팍 쓰러졌다.6) 나는 죄의 바람에
몸을 말렸다. 나는 광대를 잘 속여 넘겼다.
  봄은7) 나를 향해 백지처럼 무시무시한 웃음을 웃었다.
  그런데, 요즘 마지막 껄떡소리를 낼 찰나에,8) 나는 옛날의 축제를
다시 열어줄 열쇠를 찾으려 했다. 그러면 아마도 욕망을 되찾을지
모른다.
  자애(慈愛)가 열쇠다 - 그런 생각을 하는 걸 보니 내가 전에 꿈
을 꾸었나보다.9) 
  "너는 잔인한 놈으로 남으리라----" 따위의 말을, 그토록 멋진
양귀비꽃을 나에게 씌어준 악마가10) 다시 소리친다. "네, 모든 욕망
과 이기주의와 모든 너의 죄악을 짊어지고 죽으라"
  오! 내 그런 것은 실컷 받아들였다. 하지만, 사탄11)이여, 정말 간청
하노니, 화를 덜 내시라! 그리고 뒤늦게 하찮은 몇 가지 비겁한 짓을
기다리며,12) 글쟁이에게서 교훈적이며 묘사적인 능력의13) 不在를
사랑하는 당신에게 나는 저주를 받은 나의 수첩(手帖)에서 보기 흉
한 몇 장을 발췌해 준다.
 
1) 첫머리에 놓인 이 시는 보통 <序詩>나 <서문>으로 불리고 있는 것이다.
Delahaye에게 보낸 서한에 따르면 랭보는 <지옥의 계절>에 실린 시편 중
에서 적어도 3편을 1873년 4월 11일 이후 1개월이 걸려서 로슈의 헛간에
서 써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랭보는 그후 다시 런던에 가서 브뤼셀의 저
격사건을 겪고 나서 다시 로슈에 돌아온 뒤 나머지 6편이 정리되었던 것이
다. 이 시편들은 1873년 4월 10일 벨기에의 푸트 인쇄소에 보내져서 얼마
후 자비 출판되지만, 전 작품의 빌미에 '1873년 4월 ~ 8월'이라고 주기(注
記)되어 있으므로, 이 기간 내에 완성을 보게 되었음은 거의 확실할 것이다.
이 <서시>에서 랭보는 극히 최근에 일어난 내부적 위기를 그려 내려고 하
기보다도 자신의 정신적 과거 및 문학적 과거에 관한 본질적 과정을 마무리
하려 했던 것이다.
 
2) 이 한 절은 파르나시앙이 탐구한 '미(美)'와 고전적인 '미'로 간주되는 인
습적이고 유형적인 것에 대한 반항을 나타낸 것이다. '저주받은 시인"의 출
발이다.
 
3) 이 도입부를 이루는 한 절은 자유롭고 희망에 넘친 청춘 시절을 회상한 
것이다. 
 
4) '정의'란 물론 사회가 인습적으로 정의로 보고 있는 '가짜의' 의사적(擬似
的)'인 정의를 말한다. '무장한'에는 파리 코뮌을 계기로 하는 세계 개혁에 소
년 시인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이다.
 
5) '여자 마법사'란 요컨대 '신시대의 견자'이다.(미슐레가 한 말) 따라서 "나
는 달아났다"로 시작되는 이 한 절은 '견자(Voyant)'와 '마술도(魔術道)'에의
출발을 노래한 것으로 보아도 무방하다.
 
6) 이 부분의 서술, 이른바 '견자에의 행보에서의 랭보가 타락하고 있을 때를
생각하고 있다고 보아도 좋고, 아나키스트 내지 파리 코뮌의 가담자로서의
랭보의 한 시기를 그대로 묘사했고 보아도 좋다. <나쁜 혈통> 및 <언어의 연
금술>과 연관하여 생각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7) '봄'이란 후기 운문에서 열중한 1872년 봄을 회고하고 있는 듯하다. 그 시
기에 베를렌과의 동거생활이 시작되었다.
 
8) 브뤼셀에서의 베를렌의 저격 시대를 가리키고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듯
하다. 여러 평론가들의 견해도 대개 그렇다.
 
9) '자애'는 가톨릭 신학에 있어 '신앙'및 '희망'과 함께 3덕의 하나로 가톨릭계
의 평가는 그 점을 강조하고 싶어하지만 우리로서는 "꿈을 꾸고 있는데 대한 
증거가 된다"고 쓴 랭보의 '부정적' 기분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10)11) '악마' 친애하는 '사탄' 군도 베를렌을 가리키고 있을 것이다. 
 
12)랭보가 베를렌에게 보내기로 약속하고 있는 시를 가리키는 말인 듯하다.
 
13)베를렌은 실제로 묘사가 철저하게 잘된 소설에 대해서는 비난하는 심장을 
품고 있었다. 예컨대 교화(敎化)나 혹은 교훈의 재능에 대해서는 보들레르와 
고티에 등 상징주의 세대의 사람들은 한결같이 반대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었
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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