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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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카테고리 : 《시와 글을 찾아서》

시와 글을 찾아서(3)
2013년 02월 06일 22시 59분  조회:1772  추천:0  작성자: 김광림
설명: <시와 글을 찾아서>라는 이 연재는 내가 짬짬이 시간을 내서 자신이 좋아하는 시나 글을 찾아서 읽어보고, 거기에 해설을 달아서 일본에서 운영되고 있는 조선족 페이스북그룹 ≪3NEW≫ (New Frontier, New Wisdom, New Network,정식명칭 ≪조선족글로벌네트윅&플랫폼≫)에 올렸던 것을 여기에 다시 전재한다. 내가 쓴 시도 연재속에 일부 들어있다. 내가 고른 시나 글이 씨원치 않을 수도 있고, 해설이 어설플 수도 있으나 자신의 글공부의 노트라 생각하고 조글로에 공개한다. 모자라는 점, 어설픈 점은 아량으로 받아주기 바란다.
 
                                            웰즈의 아리랑의 노래』

   미국의 저널리스터 Edgar Snow가 1936년에 연안를 방문하여 장정을 방금마친 모택동등 중국공산당 지도자들을 취재하여 쓴 『중국의 붉은 별』(Red Star Over China)은 너무나도 유명한 책이다. 그러나 Edgar Snow의 부인이고 같은 저널리스트인 Nym Wales (본명 Helen Foster Snow)가 같은 시기 연안에서 조선인 혁명가 김산 (본명 장지락)을 만나 쓴 책『아리랑의 노래 』(Song Of Ariran)도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책이다.
   이 책은 1941년에 미국에서 처음으로 출판되었는데 그리 관심을 받지 못하다가 1970년대에 대학교의 독서교재로 지정되고 재미한국인 사회에서는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일본에서는 1960년대에 대단히 인기있는 책이 되었고 진보적인 청년층이 많이 읽게 되었다. 한국에서는 1980년대에 출판되어 인쇄를 몇십번 거듭하면서 진보적인 지식인과 학생들의 필독서가 되었다. 중국에서도 1986년에 이 책이 조선어로 출판되어 많은 조선족들이 읽게 되었다. 아마 이 책처럼 근대 조선인들의 일본의 지배에 대한 저항과 투쟁을 생동하게 그려낸 책은 많지 않을 것이다. 나는 주저없이 이 책을 하나의 빛나는 고전적인 명작으로 평가하고 싶다.
  이 책이 태어나게 된 경과는 의외의 만남에서부터이다. Nym Wales는 1937년 초여름에 연안의 魯迅도서관에서 이 도서관의 많지 않은 영문도서와 잡지를 수십권 씩 빌려가는 사람을 발견하여 그가 누군가 물어봤더니 연안군정대학에서 일본경제와 물리, 화학을 가르치는 있는 조선대표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리하여 호기심이 생겨 그를 찾아보게 되고 그와 22번 인터뷰를 거치면서 이 책이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불행하게도 김산은 Nym Wales와 인터뷰를 마친 이듬해에 반혁명,스파이라는 불투명한 죄명으로 연안에서 처형되었다. 아마 이 책이 출간되지 않았다면 장지락이라는 조선혁명가는 역사의 기억속에서 망각되고 말았을 것이다.
  이 책의 일본의 일본어판에는 安藤 次郎訳『アリランの歌:-ある朝鮮人革命家の生涯』(東京 、みすず書房、1965)、松平 いを子訳『アリランの歌:ある 朝鮮人革命家の生涯』(岩波文庫、1987), 한국어판은 조 우화 역『아리랑』(동녘,1984년), 중국어판은 연변역사연구소역『白衣同跑的影子』(辽宁民族出版社,1987 )등이 있다. 이 책에서 Nym Wales 의 조선에 대한 깊은 사랑과 조선과 일본에 대한 비교를 한 단락이 있는데 이 부분을 발췌하여 올린다. 너무나도 좋은 글이다. 
   ………………………………………………………………………………………………
  여러 가지 면에서 조선은 극동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이다. 선이 날카로우면서도 아름다운 산과 물살이 세찬 많은 강, 비에 씻긴 듯한 깨긋한 기상과 푸른 정기에 넘치는 수려한 산수. 이렇듯 조선은 그 이름대로 금수강산이다. 그것은 어딘지 모르게 일본을 연상시킨다. 그러나 그것은 일본의 축소판이 아니라 더욱 확대된 느낌이다. 경치는 소박하지만 동산과 계곡이 영화에서와 같은 풍치를 이룬다. 아담한 초가집들이 고대 희랍의 아카디아 촌장의 우아한 풍치를 방불케 하며 꼬불꼬불한 골목길 양켠에 오붓이 자리잡고 있어 자못 목가적인 정취를 자아낸다. 반짝이는 조약돌이 깔려 있는 냇가에서는 시골 아낙네와 쳐녀들이 무명옷을 눈처럼 희게 빨고 있다. 이상주의와 순교자의 민족이 아니라면 이처럼 눈부시도록 깨끗한 청결을 위하여 그토록 힘든 노동을 감내하지는 않으리라.
  일본은 화려하기는 하지만 그림엽성 서류의 디자인처럼 약간은 인공적이다. 반면에 조선은 순수하고 자연적이다. 일본은 소리(音)의 나라이다- 게다짝 소리,토막토막 끊어지는 발음, 오가는 교통수단들의 소음, 미닫이 창이나 문을 끊임없이 여닫는 소리, 조그마한 가구를 이리저리 옮겨놓는 소리……. 조선은 조용하고 부드럽게 움직인다. 끊임없이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거리거나 연신 허리를 굽실거리며 손님을 맞이하지도 않는다. 인간관계에 스스럼이 없고 태평하다. 조선의 여인들은 다정하고 얌전하고 수줍음을 잘 탄다. 그네들은 흰 저고리에 남색이 흘러넘치는 듯한 치마를 허리 훨씬 위쪽에서 동여매며, 성모 마리아처럼 머리를 깔끔하게 빗어념겨 낭자를 틀어 몸치장을 한다.
  나는 주저하지 않고 조선인이 극동에서 가장 잘생긴  민족이라고 단정하였다. 키가 크고, 선이 굵으며, 강인하고, 힘이 세며, 항상 균형이 잘 잡혀 있어 뚸어난 운동선수들을 배출하고 있다. 내가 조선에 있을 때 손기정이라는 조선 젊은이가 올리픽에서 금메달을 땄다는 소식을 들었다. 조선사람들은 대단히 흥분하였으며, 그 뉴스는 어느 곳에서나 화제거리가 되었다. 그러자 일본인들은 모든 신문사에 압력을 넣어서, 마침내 그 사람이 조선 이름을 가지기는 했지만 사실은 일본사람이라고 하는 날조된 성명서를 내게 하였던 것이다. 일본에서는 일본인의 승리라고 하여 그 공적이 크게 보되 되었다.
“도대체 그 사람이 조선인입니까, 일본인입니까?” 하고 나는 호텔 서기에게 물어보았다.
“아마도 조선사람일 겁니다.”
그 일본인 서기는 빙그레 웃으면서 목소리를 낮추었다.
 “하지만 그대로 발표한다면 조선놈들은 엄청나게 건방지게 될 겁니다. 그러면 사고가 일어나겠지요. 조선놈들이 바로 이 자리에서 축하행사를 시작하는 날이면 야단이니까요.”
  조선사람 중에는 아주 잘생기고 이목구비가 뚜렷한 사람이 수두룩하다. 그 생김새는 보통 일본인과 중국인의 특징이 혼합되어 있는 것 같다. 조선사람은 영화배우로서 일본과 중국 양국에서 모두 수요가 높다. 그 중에는 무성영화 시대의 멋진 곱슬머리 배우 하야카와 유끼구니(早川雪州)-유일하게 미국관중의 우상이 된 단 한명의 조선인 배우-를 연상시키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지금 헐리우드에 있는 조선인 배우 필립 안(안창호의 아들-역자)이야말로 가장 전형적인 사람이다. 중국 제일의 인기 영화배우 김찬(金燦)도 조선인인데, 뉴욕에서도 공연된 바 있는 영화 “검은 매미”의 주역을 맡고 있다. 조선여인 중에는 우아하고 천사 같은 마음씨를 가진, 선녀같이 아름다운 아가씨가 수두룩하다.
  이렇게  아람답고, 총명하며, 우수해 보이는 민족이 외형상 확실히 두드러진 점이 없는 조그마한 일본인에게 복종하고 있다는 것이 생물학적으로는 걸맞지 않는 듯한 느낌이 든다. 안짱다리의 짝달막한 일본인 간부가 긴 칼을 차고 거들먹거리며 여러 명의  조선인들에게 거만하게 명령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나는 동행한 선교사에게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냐고 물어보았다.
“아마도 열등감이 도리어 뛰어난 성취능력의 동기가 될 수도 있지 않겠어요? ”
 하고 그녀는 대답하였다.
 “하지만 조선사람들은 바보임에 틀림없어요”
 “아니에요. 그네들은 일본인들보다 훨씬 더 총명하지요. 일본인은 이제 겨우 근대적인 군비에서 선두를 달리게 되었을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
  조선에 나와 있는 선교사들은 진정으로 조선인들을 사랑하며 그들을 찬양한다. 이땅의 선교사들에게는 일본이나 중국의 전도사업에서 나타났던 것과 같은 민족문제라는 어려움이 하나도 없는 것 같다.
 
                                          김 산・님 웨일즈 지음, 조 우화  옮김 (동녘,1984년)
                                                          제28쪽-제30쪽에서 발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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