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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한춘 선생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우리 조선족문단의 대부이신 존경하는 한춘선생님께서 지난 17일 오전에 별세했다는 소식을 듣는 순간,그 소식이 차마 믿어지지 않아 한참동안이나 멍을 때리다가 미여지듯 아픈 마음에 비로소 정신을 다시 정리할수 있었습니다.
한춘선생님의 대표시집 “파랑새는 있다”를 처음 읽었을때의 그 설레임과 놀라움을 잊을수가 없습니다. 초중 4학년때에 림승환스승님 댁의 책장에서 이 시집을 뽑아 첫 권두시 “파랑새는 있다”를 읽었을때 눈앞이 환해지는것을 여린 떨림으로 느낄수 있었습니다.시집속의 주옥같은 시들을 읽으면서 시란 이렇게도 아름다울수 있고 이렇게도 이미지적으로 감동을 줄수도 있구나 라는것을 처음으로 느꼈습니다.시집 “파랑새는 있다”는 한춘선생님께서 우리 글로 그려낸 한편한편의 삶의 산수화묶음이였습니다. 그속에 산도 있고 물도 있고,봄여름가을겨울이 피여있고,도시도 있고 농촌도 있고,삶의 한숨소리도 곁들어 있고 삶의 기쁨소리도 스며있었던 한춘선생님의 알콩달콩한 인생노트였습니다.
고중2학년때 제가 작품집을 출판한다는 소식을 들으신 한춘선생님께서 자기 일보다 더 기뻐하면서 한없이 미숙한 저의 작품집에 몇천자되는 평론까지 써주셨던 그 고마움과 그 격려의 마음 지금도 잊을수 없습니다.한번도 만나보지 못했던 문학도에게 그처럼 서슴없이 사랑을 주셨던 한춘선생님,후배를 사랑하는 그 마음 가슴깊이 새겨두겠습니다. 선생님의 평론이 있었기에 저의 작품집도 그 뜻이나마 덧칠할수 있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고마웠습니다.
대학1학년때에 한춘선생님의 댁에 인사드리러 간적이 있습니다.초면이였지만 너무 편하게 대해주시던 선생님의 자애스러운 모습이 지금도 눈앞에 선합니다.음료중에서 커피를 제일 좋아한다고 하시던 선생님,한잔의 커피를 빌어서 시에 대해서 문학에 대해서 인생에 대해서 잔잔하게 얘기를 해주시던 선생님,그 누구보다도 명리에 밝으시고 지혜로우신 분이셨습니다.사느라면 인생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지만 어느때까지나 시를 사랑하라고 하셨던 말씀 영원히 잊을수 없습니다.그렇게 할것입니다.
저 세상에 가셔도 고독하지 않으실겁니다.한춘선생님께서는! 이 세상에 수많은 아름다운 시들을 별처럼 뿌려놓으시고 눈을 감으신 한춘선생님께서는 저 세상에 가셔서도 더 아름다운 시들을 쓰실겁니다.
존경합니다. 선생님의 그 문학정신을 마음깊이 기억하면서,이후에 저도 제 힘이 되는만큼 우리 문학을 위한 길에서 노력을 해보겠습니다.
오늘은 참 가슴이 찢어지듯 슬픈 날입니다.
마지막으로 한춘선생님의 대표작 “파랑새는 있다”를 읽으면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겠습니다.
파랑새는 있다
한춘
지난 밤 꿈조각을 맞추고
새벽 못가에서 비상한다
부리로 햇살을 몰고 와
조그만 깃발을 흔들며
잔혹했던 겨울을 잊기로 한다
마음 거칠어지는 날에는
시간의 아픔을 재단하며
마당 구석 어둠을 방류한다
끝나지 않은 풀의 의문을
결 고운 크레용으로 덧칠한다
글 /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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