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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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절에 가면 그 중이 되라
2016년 01월 21일 12시 56분  조회:2621  추천:1  작성자: 김인섭

서울에서 래일 추석인데 뭘 먹고싶냐고 회사 어른들이 주문한다.언녕부터 있던 생각이라 가리봉동이 어떠냐고 청구했더니 그는 펄쩍 뛰며 “무슨 쪽팔리게 조선족 동네야,그 오물장 같은 곳에 가서 뭘 어떻게 먹는단 말이야!”며 무작정 끌기에 속은 꼬이지만 무가내로 따라가 한끼 퍼먹는것으로 때웠다.욕은 듣는 놈이 먹는다더라. 이 눔들이 말씀질인지 말새질인지 언설질을 해도 너무한다고 가슴이 불편해지며 래일 기어이 가보려 작심하였다.

그런데 막상 가보니 한국 분들을 욕한게 후회되고 말았다. 그 친구들의 악평이 좀 과분하였을뿐 말그대로 말이 말도 아니었다.

바로 눈에 띄는것은 길에 온통 널린 담배꽁초이다.어떤 길모퉁이에는 한층이 실히 깔렸는데 길청소가 어느땐지 몰라도 우리 사람들이 꺼리낌없이 마구 던져버린게 확실하다. 담배꽁초의 무단투기로 시비가 많은 서울에서 이토록 무개념적 행세를 부리니 현지인들이 한심하다고 하는 비난이 절대 그르지 않았다. 마치 죽을 각오로 마음을 풀어헤친 <점령군>의 놀음터가 방불하였으니 핀잔이 란무하는 리유를 단통 알게 되였다.

그리고 구석구석과 나무밑에 버려진 냄새신경과 시각신경을 자극하는 쓰레기 주머니이다. 지정한 곳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몇 발작을 아껴 코앞에 던져버리는것이다. 빈곤에서 해탈하려 그 땅을 밟았으면 조금이라도 지역민들의 눈치도 보고 타인에 대한 배려도 해야 마땅한데 이처럼 무책임하고 있으니 토착민들의 심중은 리해하고도 남음이 있다. 마구 짓밟아도 전혀 무관계인 <식민지>로 치부하는 듯한 느낌이다.

다른 악인상은 료식업체의 렬후한 위생 환경이다. 들어간 식당중 다가 조선족과 중국인들이 경영하는 가게인데 구석마다에 덕지덕지 진때가 눈에 보이고 주위 건사가 지저분하기 그지없다. 중국인들은 그런대로 사먹더라도 한국인들이면 코를 싸쥐고 뭐라 할것인데 사먹는 우리는 그들에게 무엇으로 보일 것인가. 남의 땅에서 안하무인격으로 활개치는 미개한 <이족군단>으로 비치지 않을가.

가리봉동에는 중국인 대상의 서비스 업체들이 들어차 있다. 바로 <코리안 드림>의 발원지라 불러지는데 이 곳엔 조선족들의 네트워크가 형성되어 동병상련 정보를 교환하는 집결지이기도 하다. 이런 특성으로 조선족들이 흩어져 일하다가 때가 되면 모여들어 향수를 달래고 서러움을 삭이는 만남의 장소였고 지친 팔다리를 뻗는 휴게실이기도 하였다. 하여 이 곳은 조선족, 한족과 한국인이 어울려 살아가는 동북아 문화결집의 력동적 축소판으로 소문이 나 있다.

그러나 각지 사람들이 엉켜사는 곳이라 대소 사건들이 많고 시비거리도 쉴새없다. 더우기 조선족을 반해(半解)한 한국인들 속에서는 앞말 뒤말에 쑥덕공론까지 가세하여 비하가 섞인 찬반량론이 수풀같다. 게다가 조선족 범죄가 있다하면 매체들이 대서하고 특필하며 부산을 떠는데 반지하방에서 코리안드림의 끝자락을 잡고 있는 선량한 품팔이꾼들은 범죄집단의 손가락질을 받으며 불안감에 떨고 있다. 그 때마다 가리봉동은 숨을 죽인다. 거기다 추한 도당으로 백안시되어 그야말로 평판이 실망스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시에서는 가리봉동 일대를 조선족과 중국의 문화를 재현시키는 관광명소로 구축할 계획을 몇번이고 세웠다는 기억이 생생하다.그러나 소식이 알려지면 주민들이 왈딱 일어나 반발하여 더이상 공론화하지 않고 범죄예방시스템 적용과 주거환경을 개선해 나가는데 초점을 맞추기로하였다는 소리다. 우선 주민들 수용이 어려운 상황을 해소하고 사회 분위기가 무르익은후 사업을 추진한다는것이다. 반대자들이 눈에 빨간 불을 켜고 덤비는 주요원인이 비위생적 생활관습이었다는 전언이다.

자기의 추락된 이미지변신을 위해 조선족 지성인들의 움직임도 열렬하게 활발하다. 그들은 가리봉동을 화합과 공존의 동포타운으로 조성하자며 대림동 곳곳을 누비며 편견깨기에 나선다.공존의 해법을 찾기에 앞서 담배꽁초 버리지 않기, 내집 문앞쓸기, 쓰레기무단투기 방지, 범죄 방지에 주력하고 있다는 메세지다. 일상 생활에서부터 현지인들의 조류에 합류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현대인의 개명한 모습으로 한국 앞에 나선다면 적어도 절반 이상의 불편한 이미지를 불식한다고 웨치는 사람이 다수이다.

한국인의 멸시, 차별과 편견에 대한 조선족의 반감 정서도 상당하다. 물론 원인은 복잡할것이나 더 나은 삶과 미래를 위해 그 땅을 밟은 우리들은 <선무당이 장구 탓> 하듯 곁사람을 나무랄 처지가 아니다. 우선 나로부터 어수선한 생활습관의 향상에 목숨을 걸고 노력해야 한다. 주민들은 가슴을 열고 포옹할것이다. 깨끗한 놈 욕하는 세상은 없다더라.

자기 사는 뜰의 가꾸기 여부에는 그 내면세계의 정서, 취향과 생활에 대한 태도가 투영된다. 정갈한 모습으로 문명한 환경정신을 내비칠때 조선족은 위상이 향상되고 가치가 승화될것이다. 조선족은 가리봉동의 환경 보전을 위해 주인다운 무한책임을 질 때이다. <그 절에 갔으면 그 중이 되라>. 전개해 말한다면 모범 중이 되라! 결국은 돈이 될것이다.

연변일보 2016-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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