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 울 (외 2 수)
전 춘 식
붉은 꽃이 가더니
흰꽃이 오는가
흰꽃이 오나니
만물이 뽀얗게 표백되누나
무덤덤한 산발들과
헐겁게 이마 벗겨진 들판과
번지 없는 라체의 나무들이
순백의 기꺼움을 누릴 때
그속에서 미완성품으로 남는건
낮은 지붕아래 세상을 들먹이는
까아만 점들인줄 슬픔으로 깨쳐야 하나
라 목
자기를
너무 알아버린 너
때가 되면
왕관도 금빛도포도
미련없이 벗어 날리우고
지지리 못난 구석 구석까지
바람앞에 솔곳이 드러낸다
그에 감복한 하늘이
목화꽃 사랑을 고백하는가
라목에도 오늘은 솜옷이 두터웁네
달
지난 여름밤에는
더워서 힘들던 달이
이 겨울 긴 밤에는
너마저도 시허옇게 얼었구나
바람속에 찬 기운 서리운 밤
마시던 술도 입술에 붙나니
후후-입김으로 서리여
한방울 한방울 삼켜야 하리
찬것은 아무튼 더운것보담 못하거니
랭각된 저 달을 불러
속옷고름 풀어헤쳐 따끈히 품어설랑
그날밤 그 달로 다시 띄워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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