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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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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빨래하는 저 처녀
2016년 03월 06일 20시 05분  조회:1306  추천:0  작성자: 림금산
빨래하는 저 처녀

                       림금산


나의 감정세게에는 빨래하는 처녀의 모습도 꼭 우리 민족 처녀여야만 될것같은 기분이다. 만약 빨래하는 처녀가 다른 민족 처녀라고 가정해보면 어쩐지 나의 정서적 마당에선 잘 안어울린다.
소풍하느라 스적스적 강뚝을 거닐때도 그렇다. 저기 어디서 빨래질소리가 나니깐 넌지시 눈길을 던져보니 푼더분한 한족녀인이 제맘대로 앉아 빨래를 뭉개고 있었다.
나는 저도 몰래 얼굴을 돌리고 종종 걸음으로 집에 돌아와 버렸다. 내가 기대했던 화면은 거의 없는 강가산책이였으니깐 말이다.
물론 나의 강뚝 산책이 기막히게 성공할때도 있긴 하다.
일이 될라고 그랬던지 그날따라 강뚝의 어린 백양에는 단풍이 노랗게 들어 잎사귀마다 그대로 서정시로 되여 나의 머리에 큰 기대를 뿌려주었다.
강가엔 많지도 적지도 않게 몇몇 녀인들이 빨래를 하고있었는데 초가을이라 물이 너무 맑아 그네들이빨래하는 모습이 그대로 물에 비껴 찬란하다. 헌데 그중에서도 삐여나게 이쁜 처녀가 녀왕인양 가운데앉아 열심히도 방치질 하고있었다.
나는 그녀한테 깊은 관심을 쏟기 시작했다. 언제부터 은근히 찾고싶었던 빨래하는 조선족처녀의 모습,딱 내가 보고싶어하던 상상속의 그 모습이다.
화가나 촬영가들은 고운 미인이 맞띄우면 모델이라도 만난듯 눈길이 빛나오르면서 재빠르게 오간다.헌데 난 화가도 촬영가도 아닌데 나의 눈길이 자꾸 미인만 쫓아다니는게 좀 이상하다.
복잡다단한 주위환경이나 일상의 정신적 스트레스에 자주 눌리워 그냥 신음하던 나에게 그녀의 출현은 실로 사막의 오아시스나 다름없다…
나는 시치미를 뚝 따고 뻔뻔스레 그녀한테로 다가갔다. 그녀와 가까와 질수록 마음은 즐거워 나고 저으기 흥분되기까지 했다. 나는 퍽 태연한 기색으로 그녀에게 말을 건늬였다.
“아가씨, 거 비누 좀 씁시다…”
나는 그녀옆에 쭈크리고 앉아 손을 씻으며 넌지시 알은체를 했다.
그녀는 나를 할깃 쳐다보더니 거품이 게발린 비누를 맑은 물에 깨끗이 헤워서 나한테 건네주며 평온하고 부드럽게 그러나 알릴듯 말듯하게 미소짓고 있었다.
대단한 미인이였다. 진짜 전형적인 조선족처녀였다. 크고 호함진 두 눈동자는 록음속에 거울처럼 반짝이는 그윽한 호수 그대로였다…하아얀 목이 시원하게 빠지고 방울크고 복성스런 귀방울, 긴 머리채는뒤에 올려 가볍게 쪽졌다. 앉은 키로 보아도 서면 미츨한 채격일 것이였다. 비록 치마저고리는 안입었지만 팔랑이는 꽃바지에다 수박색 적삼을 받쳐입은 그녀다. 종아리 너머까지 꽃바지를 걷어올린 두 다리는 반나마 맑은 물에 불리워 있었는데 희디흰 살결은 맑은 물을 더욱 맑게 려과해주는듯 했다.
나는 부풀어오르는 기슴을 눅잦힐 방법이 없어 부자연스럽게 일어나 저어쪽 강아래로 걸음을 옮겼다.얼마 안가 나는 담배를 한대 꼬나물었다…
맑은 강바람, 맑은 물빛, 그우에 깨끗이 흐르는건 빨래하는 그 처녀의 향기다. 그녀의 맑은 두눈에서 떨어지는 물기와 그녀의 고르로운 숨결에 뿌려지는 더운 속심과 그녀의 하아얀 다리에서 풀어져 흐르는우리 민족 여인의 맛, 이성의 정이다.
빨래하는 조선족처녀, 그것도 삐여나게 아름다운 미녀, 도시가 각일각 오염되고 심신이 메말라드는 이때 (이미 강가 빨래터도 지금은 사라진지 오래되였다) 이녀야 말로 고향의 강 맑은 물을 아니, 메말라가는 고향의 정을 매일매일 세탁해주는 강의 천사다.
그날 나는 온 하루 강가에서 헤매이였다. 내마음은 그냥 물고기되여 그녀의 향기가 떠흐르는 물에 하루해 샤와를 했다…                        
                                                                                      1998년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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