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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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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옥천행
2016년 03월 06일 20시 07분  조회:1500  추천:0  작성자: 림금산

                       
                                             림금산
 
바곤이 여섯개밖에 안달린 작은 렬차가 옥천역에 도착하니 옥천역 자그마한 건물에 “명시 “향수”의 고향입니다.” 라는 그리 크지않은 현수막 글발이 나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내려보자- 이번까지 세번째로 오는 곳이지만 그래도 이곳이 바로 내가 그토록 그리던 옥천땅, 대시인 정지용님의 고향이 여서 올때마다 새로운 감수를 받아안게 되니 말이다!)
나는 청주에서 일하는 동생을 만나러 함안에서 “시조경창대회”행사가 끝나는 길로 상행차를 잡아탔지만 결국 동생이 있는 청주먼저 옥천땅에 내려버렸다.
깨끗한 려객휴식실을  빠져나오니 역광장 남쪽으로 치우쳐 조용한 “정지용시비”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일자를 보니 2003년에 세워진 시비여서 그런지 그리 물이 낡지않았고 깨끗하고 우아한 멋이 다분히 풍기였다.
옥천읍쪽으로 향한 남쪽면엔 동시 “할아버지”가 반듯하게 새겨져 있었고 역전을 마주한 면엔 명시 “고향”이 새겨져 있었다.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고향은 아니러뇨
 
산꽁이 알을 품고
뻐꾹이 제철에 울건만,
 
마음은 제고향 진히지 않고
머언 항구로 떠도는 구름
 
오늘도 메끝에 홀로 오르니
힌점 꽃이 인정스레 웃고,
 
어린 시절에 불던 풀피리 소리 아니나고
메마른 입술에 쓰디쓰다.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하늘만이 높푸르구나.
 
“고향”을 읽으면서 나는 어쩐지 좀 쓸쓸한 분위기에 차분히 말려들었다. 
그렇다 고향이라고 찾아왔어도 그 색동꿈 곱던 오색찬연한 고향일수가 없고 스산하고 망가진 동네일수밖에 없었으리라. 하지만 그래도 태를 묻고 이역만리 넘나들다 그리워 달려오던 고향임은 숨길수 없고 자나깨나 베개머리에선 고향기슭을 누볏음은 당연한 것이기도 하리라.
생가로 가는길엔 촉촉히 싸락비가 내리고 있었다. 나는 온몸에 옥천의 비를 맞으면서 마음까지 촉촉히 적셨다.
생가는 3년전 보던 모습 그대로인데 삽작문이 반쯤 열려있고 웃방문이 활짝 열려있어 마치도 지용님께서 나더러 어서 오라고 부르시는것 같았다.
생가로부터 “정지용문학관”으로 가는 소로길은 온통 짚부스러기에 묻혀있었다. 게다가 비까지 촉촉히 내리다 보니 나의 신발엔 짚부스레기들이 가득 게발렸다. 문학관 정문앞에서 나는 신에 게발린 짚을 다 떨어버리고 정중히 문을 열고 문학관에 들어섰다. 나젊은 남성접대원 두명이 달려와서 반가히 맞아주었다. 나는 신을 벗고 끌신을 갈아신은다음 먼저 정지용님 동상앞에 가서 꾸벅 90도 경례를 드리고 다시 접대원실에 들어섰다.
나는 중국에서 올때부터 혹시나 해서 준비해온 “중국조선족소년보”를 꺼내서 접대원한테 정중히 드렸다. 그날 우리 신문엔 “정지용문학관”을 상세하게 소개한 나의 글이 실려있었던 것이다.
접대원은 아주 고맙게 우리 신문을 넘겨받아서는 유심히 들여다 보는것이였다. 그리곤 향기롭고 따뜻한 록차를 가져왔다. 조금후 다른 접대원이 증정본으로 갖만들었다는 “정지용시선집”을 선물했다.
받아보니 정지용님의 동시들도 거기에 실려있어 나는 더 기뻤다.
여러해 문학편집을 해오면서도 나는 정지용님의 동시들을 우리 신문에 소개하지 못하여 늘 민망한 마음을 안고있던 차라서.
문학관을 자세히 돌아보면서 나는 다시한번 지용님의 시세계에 포근히 잠겨버렸다. 문학관내에는 나외에 또 지식인인듯한 늙은 부부가 이쪽저쪽 거닐면서 사진자료들을 유심히 들여다 보고 있었다. 나를 더욱 기쁘게 한것은 내가 지용문학상을 타서 찍은 나의 수상시집도 진렬대에 정연히 놓여있었다…
나는 시낭송실에 들어가서 이어폰을 귀에 걸고 목청돋우어 “향수”랑 읊으면서 오래만에 시예술의 향연에 포-옥 젖어 온몸을 시흥으로 가뿐히 샤워하였다…
내가 알고있는 원옥천군문화원장 박효근님을 찾아 떠난것은 그날 오후였다.
골프련습장을 꾸리고 있는 박원장댁에까지 찾아가니 원장님께서 반가이 맞아주셨다. 나는 중국서 갖고갔던 흰술한병과 조선명태를 인사로 내여놓고 박원장님이 차례주는 술상을 마주하고 긴 회포를 풀었다...
자유시장으로 가니 무우, 홍시, 배추 등이 우리 연변과 별반 차이없이 팔리고 있었다. 상냥한 얼굴을                                한 아줌마들이 곰살궂게 굴었다. 나는 팥죽집에 들어가 2천원을 내고 팥죽 한그릇 맛보았는데 그렇게 향기로울수가 없었다.
저녁엔 또 옥천역앞에 있는 보리밥집에 들어가 보리밥에 된장국을 맛나게 먹었다. 진짜 조종의 음식맛(순맛) 그대로여서 뼈속으로 우리맛을 느껴봤다.
청주에 있는 “동양일보”에 전화를 넣으니 조철호 회장님께서 함께 진천군에 있는 조명희시비를 보러 가자고 했다. 나는 문학을 즐기는 나의 동생도 데리고 가겠다고 하니 너무 좋다고 하셨다. 편집 실장 유영선님이랑 함께 간단다. 보고싶었던 얼굴들이다.
나는 지용님의 고향을 떠나는 마음이 퍼그나 서운했지만 또 포석님의 생가에 안길걸 생각하니 마음이 또다시 설레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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