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스님이 밭에 일하던 남의 집 아낙을 끌어안은 이유
조글로미디어(ZOGLO) 2017년6월6일 09시25분    조회:1276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함께 수덕사를 향해 가던 스님이 다리가 아파서 더는 못 가겠다고 하자 만공스님은 갑자기 남편과 함께 밭에서 일하던 아낙을 끌어안았다. 남편이 소리소리 지르며 쫓아오는 바람에 둘은 힘껏 내달아 산을 올랐다. 나중에 스님이 “왜 그런 짓을 했느냐”고 질책하자 만공스님은 “그게 다 자네 때문일세. 그 바람에 다리 아픈 줄도 모르고 여기까지 왔지 않은가” 하며 웃었다.’  

충남 예산의 덕숭산 자락에 아늑하게 자리잡은 수덕사(주지 정묵스님)는 1600년의 오랜 역사를 자랑하면서 계율에 얽매이지 않고 호방하게 자신의 방식대로 불법을 깨쳐간 경허(鏡虛 1849~1912), 만공(滿空 1871~1946) 등의 유명 스님들의 정신이 깃든 사찰이다.  



백제 제15대 침류왕 2년(358년) 무렵에 창건되었다고 전해지는 수덕사는 조선시대까지는 규모가 크지 않았다. 하지만 구한말에 경허, 그리고 근현대에 그 제자 만공을 거치면서 대표적인 선(禪) 사찰로 이름을 날리며 현재는 우리나라 불교계 4대총림의 하나인 덕숭총림이 있는 조계종 제7교구 본산이 되었다. 현재 250명의 스님이 수도하고 있고 그외 150~160명이 참선하거나 교리 연구, 사찰 운영에 관련한 일을 해 총 400명이 기거 중이다.  

◇“나고 죽는 게 하나라는 깨달음, 그 깨달음조차 버리면 즐거움 찾아와”

지난달 26일에서 27일 이틀간의 템플스테이에서 첫날 가진 ‘스님과의 차담’ 시간에 방장스님(큰스님)인 설정 스님은 불교의 ‘공’(空)에 대해서 “아무 생명이나 생각이 없는 상태를 말하는 것이 아니고 집착을 비우는 것”이라면서 “거기서 진정한 지혜가 나온다”고 했다. 설정 스님은 “공을 허무함, 아무것도 없는 것으로 오해하는 이들이 많다”면서 “불교에서 자꾸 ‘번뇌를 비워라’ 하는 것은 채워져 있음으로 해서 좋은 것을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니 비우라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선의 진리는 언어로 표현할 수 없고 생각으로 접근할 수도 없다”며 “하지만 언어와 생각을 초월해야만 깊은 도(道)의 자리에 들어가고 그 상태는 영원한 평등, 영원한 자유자재의 상태”라고 말했다.  

깨달음을 얻기 위해 공부에 매달리면서도 원효스님 등 스님들은 선방을 나와서 ‘언어와 생각으로 가 닿기 힘들다’는 선을 대중에게 말의 형태로 전달하려고 애써왔다. ‘들에 단을 세우고 설법을 듣는 자리를 만든다’는 뜻의 한자어인 ‘야단법석’(野壇法席)은 스님의 말씀을 듣기 위해 대중들이 구름처럼 몰려든 상황을 일컫다가 ‘여러 사람이 한데 모여서 서로 다투고 떠들고 하는 시끄러운 판’을 뜻하는 일반어로 자리잡았다. 


수덕사에서 수행중인 종경스님은 “두세명이 법사를 들로 모셔와 북을 치면 일하다 말고 많은 사람들이 설법을 듣기 위해 모여들었다. 이렇듯 부처님의 법은 생활 속에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대중에게 잘못 알려진 부처님 말씀은 ‘제행무상’”이라며 “모든 것이 인연에 따라 있다가도 없어진다(제행무상)까지만 읽고 허무하다고 하고 불교에서는 즐거움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열반·해탈 후에 오는 다른 차원의 즐거움을 불교도 갖고 있다는 것을 일반인은 모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종경스님은 먼저 ‘제행무상 시생멸법 생멸멸이 적멸위락’(諸行無常 是生滅法 生滅滅已 寂滅爲樂 제행이 무상해서 생멸법뿐이로구나 적멸이 멸해 다해버리면 이 법이 해탈이니라)라는 경구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석가모니 부처님이 전생에 설산동자로서 히말라야에서 수행할 때 불교를 수호하는 천신인 제석천왕이 그의 믿음을 시험하기 위해 사람을 잡아먹는 나찰귀로 변해 내려왔다. 나찰귀는 설산동자가 수행하고 있는 곳까지 와서 과거에 부처님이 말씀하신 게송(깨달음을 담은 시)의 일부를 읊었다. ‘제행무상 시생멸법’(이 세상의 모든 일은 덧없으니 ‘이것’이 나고 죽음의 이치로다)까지 들은 설산동자는 ‘이것’이 뭔지 듣고 싶어 뒤를 들려달라고 했다. 그러자 나찰은 “배가 고파 죽을 지경이니 너의 몸뚱이를 달라”고 했고 설산동자는 흔쾌히 동의했다.  

나찰은 나머지 시를 들려줬다. ‘생멸멸이 적멸위락’(나고 죽음이 사라지고 나면 열반의 기쁨을 누리리라). 설산동자는 진리를 알게된 기쁨에 겨워 이를 바위와 나무에 새긴 후 나찰의 먹이가 되기 위해 벼랑에서 몸을 던졌다. 그러자 나찰은 본래의 제석천왕으로 변해 설산동자를 받아 안전하게 땅에 내려놓았다.

종경스님은 “제행무상이라는 깨달음에 그치면 안되고 생과 사가 하나임을 깨닫고 거기서 더 나아가 그 깨달음까지 버리면 적멸의 상태가 온다”면서 “그러면 세상이 다시 보인다. 햇살이 따스하고 고르게 비추는 것 같은 절대적인 평등 속에서 만물이 소생하고 변해가는 것을 충만함과 즐거운 마음으로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수덕사를 빛낸 이름들, 경허·만공·일엽스님 

수덕사를 국내 최고의 선사찰로 만든 데는 경허와 만공, 일엽 스님의 공이 컸다. 경허스님은 서른 살 때인 1879년에 길을 가다가 심한 폭풍우를 만났는데 돌림병이 돈다고 마을사람들이 문을 열어 주지 않아 비를 피하지 못하고 마을 밖에 큰 나무 밑에서 밤을 지샌다. 비바람과 열에 밤새 시달리다가 그는 ‘생사불이’(生死不二)의 이치를 문자 속에서만 터득하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그후 계율에 얽매이지 않고 선의 일상화를 추구하여, 한센병 걸린 여자와 몇 달을 동침하는가 하면, 술에 만취해서 법당에 오르기도 하는 등 ‘모든 것은 마음에 있다’는 깨달음을 얻기 위한 독특한 행보를 보였다.  

그의 제자 만공스님 역시 계율에 얽매이지 않고 마음을 중시하며 호방하게 도를 찾아갔다. 만공스님은 마곡사 주지로 있던 1937년에 당시 조선총독 데라우치가 조선 31본산 주지들을 불러 조선불교를 일본 불교화하려 하자, 총독부 정책에 순응적이던 다른 주지들과는 달리 정면으로 반대하였으며 31본산 주지 중에서 유일하게 창씨개명을 하지 않았다. 

 
일엽(一葉, 본명 김원주, 1896~1971) 스님 역시 수덕사의 이름을 알린 여승이다. 출가하기 전에 속세에서 신여성으로 문필가로 날리던 이가 그였다. 서울 이화학당에서 공부하고 일본에까지 건너가 수학하였으며 화가 나혜석과 함께 대담한 행동과 필설로 여자의 사회활동을 선구적으로 보여 주고 일깨웠던 그는 초기엔 기독교 신자였으나 1933년에 수덕사에서 입산하여 만공의 제자가 되었다.

수덕사의 자랑거리는 이 말고도 국보 제49호로 지정된 대웅전, 1080계단, 금선대, 정혜사 등 경내 곳곳에 있다. 수덕사 대웅전은 1937년 완전 해체수리 때 1308년의 건립기록이 발견되어 건립된 시기를 정확히 알게 됐다. 봉정사 극락전과 부석사 무량수전에 이어 가장 오래된 건축물인 수덕사 대웅전은 기둥의 중간부분(배)이 가장 직경이 크고 위와 아래로 갈수록 얇아져 우아하게 흘러내리는 듯한 아름다운 ‘배흘림기둥’으로 유명하다.  

(예산=뉴스1)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07
  • "당신에게 이 나라는 어떤 의미가 있나요."(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차별적이에요. 돈 있고 '백'(뒷 배경) 있는 사람들은 편하게 살고, 나 같은 사람들은 엄청나게 차별받아요."(20대 남성 A씨) A씨는 처음 본 사람에게 수차례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흉악범이다. 살인죄가 확정된 무기수다. 그는 지난...
  • 2017-05-28
  • 건강과 힐링에 투자하는 욜로족, 나홀로 여행자. 인터파크투어 제공 #김지영(33·여)씨는 최근 요가를 시작하며 큰 맘 먹고 비싼 요가복을 여러 개 사 모았다. 또 적금을 부어 일 년에 한 번은 장거리 해외 여행을 떠나 예쁜 그릇들을 사 온다. 김 씨는 “가끔은 너무 대책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이렇게 ...
  • 2017-05-28
  • “한국의 절은 관광객이 주변에 많은데도 조용한 거 같아요. 중국 절은 돈이 많고 촛불이나 향료도 비싼 가격에 팔아요. 중국의 절에 가면 크기도 크고 사람도 많고 회사가 사업을 하는 느낌인데 한국 사찰은 조용하네요.”    중국의 유명 소설가 위화가 26일 충남 예산의 1600년 고찰 수덕사(주지 정...
  • 2017-05-27
  • 법륜스님 페이스북     평화재단 이사장이자 국민 멘토로 유명한 법륜스님이 여성 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23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비혼 장려 이미지'라는 제목의 글과 사진이 올라왔다. 공개된 사진에는 법륜스님이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이미지가 담겨 있었다.  &nbs...
  • 2017-05-23
  • 드라마·예능 졸혼 소재 잇따라 다루는 등 ‘트렌드’ 은퇴 남편 집안 간섭에 ‘삼식이’ 되자 부인들 고민 수명 증가·이혼 부담· 개인 행복 욕구에 선택 늘어 “별거와 달리 졸혼은 이혼 파국 피하기 위한 유턴” “주기적인 교류로 정서적 관계 유지해야 의미 있...
  • 2017-05-21
  • 지난해 겨울 작은딸을 시집 보낸 주부 전모(59)씨는 얼마 전 남편에게 ‘졸혼(卒婚)’을 선언했다. 당황스러워하는 남편에게 전씨는 “아이들 모두 각자의 가정을 꾸리고 독립했으니 이제 가족에게서 벗어나고 싶다”며 30년이 넘는 전업주부 생활을 끝내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아이들 때...
  • 2017-05-20
  • 자립할 나이가 됐지만,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기대어 사는 젊은이들. 일본에서는 이미 '청년 캥거루' 대부분이 '중년(中年)'이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캥거루족은 부모와 자식 모두에게 위협이 되고 있다. 어미 배에 달린 주머니에서 자라는 캥거루처럼, 성인이 되어서도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독립하지...
  • 2017-05-16
  • 성인 10명중 4명 "'취업 이후'까지 쭉"…8년 새 인식의 대변화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우리나라 부모가 자녀에게 경제적 지원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통상의 기준점이 '취업 이후'로까지 연장되는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실업이 증가하고 결혼 시기가 늦춰지면서 독립하지 못한 성인...
  • 2017-05-09
  •   올해의 “어머니의 날”은 5월 14일이다.   지금부터 약 100여년전 미국 버지니아주 웹스터마을에 안나란 소녀가 홀어머니와 함께 단란하게 살았다.   어느날, 안나는 불행하게도 어머니를 여의게 되였다. 안나는 어머니의 장례식을 치르고 산소주위에 어머니가 평소 좋아하시던 카네이션을 심...
  • 2017-05-08
  •    온라인에 올라온 네티즌들이 “90후의 고민”을 총결한 문장이 90후들의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모두에게 고민이 있듯이 그들의 고민 또한 피해갈수 없다. 제일 년장한 90후도 이젠 27세가 되였으니 어른이 되여가는 과정에 냉정한 현실속에서 어릴적보다 고민이 엄청 늘어났을것...
  • 2017-05-05
  • ㆍ1979년부터 82년까지, 다섯 명의 ‘김지영’이 한국정치에 묻다 아이는 세상 무엇보다 귀한 선물이었지만, 아이를 낳은 뒤 점점 ‘나’는 사라져 갔다. 장래희망이 주부는 아니었는데, 그것이 어느 순간 나의 이름이자 직업이 됐다. 능숙하게 아이를 돌보지 못하는, 그래서 공공장소에서 ‘민폐...
  • 2017-05-03
  • 자기욕망 채우기 위한 기도, 그건 불교가 버려야 하는 대상 오늘 부처님오신날 … 조계종 포교원장 지홍 스님의 일갈 지홍 스님 “한국 불교 큰 위기”  3일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조계종 포교원장 지홍 스님을 인터뷰했다. 지홍 스님은 “한국 불교와 조계종단이 큰 위기에 처했다”며 &ld...
  • 2017-05-03
  • 우리 삶을 윤택하게 하는 3가지 방법 /직접 사람 만나 웃고 대화/스트레스 호르몬 수치 ‘뚝’/금주·금연보다 수명 연장 독서 등 취미활동 ‘끝’ 있지만 SNS·온라인 뉴스·이메일 등/인간의 ‘정지신호’ 무디게 해 행복한 건지 타인과 비교/무기력감·우울감의 ...
  • 2017-05-01
  • 성인 64%, 인간관계 정리 추구…"진짜 친구 찾고 싶다" 형식적 관계에 피로감…"가볍고 넓은 인맥 의미 없어" "가까운 좋은 사람들하고 지내기에도 일상이 바쁘다" 곽금주 교수 "피상적이고 얄팍한 관계에 외로움 커져" "회의감에 '인맥 커팅'…소모적 시간 줄일 필요" 【서울=뉴시스】박영주 기...
  • 2017-04-29
  • “결혼의 계절” 봄이 왔다. 오래동안 뜸했던 인연들에게서 심심찮게 련락이 온다. 결혼을 손꼽아 기다려온 이들에게 싱그러운 봄은 설렘과 환희를 만끽하기에 “최고의 계절”이다. 하지만 축의금 지출이 늘어나는 이들에게는 가계 부담을 걱정해야 하는 “한숨의 계절”이기도 하다. 경제...
  • 2017-04-26
  • 첫 아이 출산 연령도 남 33.1세, 여 30.5세로 늦어져  35∼54세 '고령 아빠' 2배로…2000년 20%→2010년 39% 1997∼2014년 출생아 905만명 분석결과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35∼54세 사이의 고령에 아이를 출산하는 남성이 10년(2000∼2010년) 만에 거의 두 배로 늘어난 것으로...
  • 2017-04-21
  • 한국청소년 인구 1000만명 무너져   - 통계청 '2017 청소년 통계' 51%가 "결혼은 필수 아닌 선택" 한국 청소년 인구가 처음 1000만 명 밑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 인구 감소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져 오는 2060년에는 현재의 절반 수준인 500만 명대에 머물 것으로 예측된다. 청소년 인구 감...
  • 2017-04-19
  • 시부모가 뽑은 최고의 며느리는 어떤 며느리일까. 14일 방송된 KBS '아침마당-공감 토크 사노라면'에 배우 이정섭, 배우 남능미, 가수 김상희, 방송인 이상벽, 가수 김정연, 임수민 아나운서 등이 출연해 입담을 뽐냈다.이들은 각자 생각하는 최고의 며느리를 뽑았다. 출연진이 생각하는 1등 며느리 가운데 시청자들...
  • 2017-04-16
  • 서울 은평구 녹번동에 사는 김병국(82) 할아버지는 고시원에서 홀로 지낸다. 김 할아버지는 자식이 있다는 이유로 기초수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89세 노모를 모시고 있는 주부 윤모(55)씨는 어머니를 부양하지 않는 오빠(63)에게 불만이 많다. 아버지와 일찍 사별한 뒤 어머니가 온갖 고생을 하며 오빠를 대...
  • 2017-04-11
  • 위챗으로 달라지는 세상(1)   편자의 말 :요즘 위챗((微信)은 중국 대륙을 달구며 빠른 속도로 우리 생활의 구석구석으로 파고들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위챗으로 세상이 달라진다'는 말이 나올정도 입니다.   이에 본사는 '위챗으로 달라지는 세상'이란 기획아이템을 가동해 위챗활용 사례를 중점으로...
  • 2017-04-04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