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엄마- 한복을 입으니 너무 좋아요-“ 9살난 왕일의가 평생 처음 아름다운 한복을 입고서 부끄러운 듯 어머니 박리연의 품속을 파고 든다.
10월 3일 오전 하북성 청룡만족자치현에 위치한 박씨마을이 들썩이였다. 도시우리말학교협의회 교사연수회 참가자 일동 20여명이 단체로 박씨마을을 찾은 것이다.
박씨마을에 함께 살고 있는 타민족들이 신기해서 물어본다.“어디서 오세요?”“우리 친척이예요”
박화 가정네 세째딸 박려연(朴丽娟40세 )씨가 얼굴에 기쁨을 띠며 대답하였다.
오직 조선족이라는 리유로 친척처럼 기쁘게 맞아준 것이다. 하긴 20여명 친척이 박씨마을을 찾기는 사상 처음 있는 경사라고 한다.
친척이라고 부르고 반갑게 맞이하는 박화(朴华69세 ) 가정의 접대에 베이징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모여온 일행은 가슴에 난류가 흐르는 느낌을 받았다.
우리말도시학교 배귀봉 부비서장은 지난 9월 12일 북대하신구소학교 김진일 교장의 연줄로 연교정음우리말학교 정우 상무부교장과 함께 박씨마을을 다녀갔었다. 첫 만남에서 이들은 박화네 가정 성원들이 세월의 세파 속에서 민족 문자, 언어는 물론 민족특성마저 거의 보이지 않았지만 1982년도에 신분증을 조선족으로 회복하여 살아오고 있다는 것을 료해하게 되었다.
이곳 박씨마을 선조들은 17세기 초반 즉 명나라 말, 청나라 초기에 중국에 이주한 사람들로서 그 력사가 400년이 되었고 청룡에 뿌리 박은 지도 370여년이 되었다.
하지만 이곳은 지금까지 우리 민족 사회에서 너무나 소외되여 있었다. 이전에 일부 학자 또는 기자들이 다녀간 적이 있었지만 이번처럼 단체활동으로 많은 사람들이 같이 찾아온 것은 처음이었다.
이에 박화 가정 성원들은 마을사람들에게 우리 집에 친척이 왔다고 자랑스럽게 소개하고 다녔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하는데 10년이 열번 변하여 100년, 100년이 네번 변한 400년 만에 전혀 생각지도 못한 조선족 동포들이 찾아왔으니 어찌 감동하지 않으랴!
“빨리 한복을 입어보세요. 우리가 선물로 가져왔어요”
“왕이이 한복 곱지요_”
한복을 선물로 가져간 이들이 박리연의 막내딸 왕일의(王一依9살)에게 한복을 보여주었다.“쩐 표유량-“
9살 나는 왕이이의 얼굴은 금세 함박만 해졌다.
배귀봉 부비서장 일행이 저번에 왔을 때 이들은 한복을 한번 입어보는 게 소원이라고 밝혔었다. 그래서 이번 걸음에 동관한글학교 김혜옥 교장선생의 후원으로 한복 10여벌을 선물로 가져온 것이다. 더불어 맛갈스런 된장,고추장도 10여박스 가져왔다.
머리를 곱게 빗어올리고 색상이 환한 치마저고리에 옷고름을 정히 매니 선녀가 따로 없다. 색동저고리로 곱게 단장하고 나타난 왕일의는 부끄러운 듯 어머니 박리연의 품속만 파고 든다.
평소에 너무나 쉽게 접하는 한복, 그러나 이 한복을 한번 입어보기 위하여 이곳 박씨마을 사람들이 수백년을 기다리고 있었다고 하니 어찌 한탄스럽지 아니하랴. 친척이라고 반갑게 불리우는 조선족들이 곰곰히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야 할 대목이 아닌가 싶다.
방문단일행은 멋지게 한복을 차려입은 박씨마을 사람들과 소중한 기념사진을 남겼다.
도시우리말학교 협의회 정신철 회장은 “그 사이 우리가 박씨마을에 대해 너무 등한시한 거 같다”면서 “아직도 학교에 다니는 장손과 손군들에 대한 물심량면으로 되는 후원을 포함하여 더욱 폭넓고 지속적인 지원사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하였다.
/흑룡강신문 연해뉴스 박영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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