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돋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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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련꽃은 흐린 물속에서도 .... 댓글:  조회:1230  추천:1  2013-07-17
(실화)  련꽃은 흐린 물속에서도.... “먼 곳으로 한번도 못 가본 당신을  보내고 내 어찌  시름을 놓겠소?” 그녀의 도시 진출을 두고 남편은 처음엔   반대했다.      “저도 당신의 심정을 리해할만해요, 그러나  좀 큰  마음을 먹자요, 그래 한뉘 가난하게 살겠나요?”   리련화는  조리정연한 말로  남편을 설복시키고  천진행 렬차에 올랐다. 먼길을 처음으로  떠나는 그는  정작 렬차에 몸을  싣고 보니  마음이 뒤숭숭해지며 원무하는  나무와 전선대 사이로  남편과  아들의 섭섭해 하는 모습이  겨끔내기로 나타나는듯 했다. 햇비둘기가 만리 창공을  금방 날아오르는 듯 그녀의 가슴속에서는 잔잔한  셀레임이 일어났다.  갸름한 얼굴에  다부지게 생긴 40대인 그녀는   흑룡강성 흑태향 대성 대대에서  남편과 함께 시부모를 모시고  애면글면 살아왔던 것이다.      때는 바로 1992년 8월 중순이였다. 천진에 도착한 리련화는 한국인이 경영하는 “진향미”라는  료리점에서  주방 보조로 일하게 되였다, 한국 료리에 숙맥인 그녀는 주방장 아줌마가  하는 작식법을 자세히 보면서 기억했고 퇴근해서는  한국 료리책을 보며 한식을 하나 하나 익혔다.        낯  설고 생소한  고장인 천진에서 그는 실무연찬에 고역을 치러야 했고  또 친인들이 그리워서  애간장을 태울 때가 한두번이 아니였다, 이것은 외지에서  근무하는  모든 사람들의  심리이며 고충인 것이다.       3개월이 지난  어느 날 저녁, 료리점의  보스인 중년 남자가 리련화의   침실에 느닷없이  찾아왔다.   “아줌마, 요지음 일이 무척 힘들지요? 아이유, 처녀 시절엔 참  예뻤겠는데요, 아직도  함박꽃 같네요....” 이말 저말 하던 보스는 갑자기 얼굴에  야릇한  미소를 게바르며  리련화의 손을 슬며시  잡는 것이였다,  “어마나?! 사장님  왜 이럽니까?” 리련화는  전갈에 쏘인듯 화뜰 놀라며 일어섰다.  “헤…헤…남편을 따난지  이젠 3개월이 지났으니  사랑이 무척 그립겠지요? 그래 남자 생각 안 나? 너무  얌전한 것처럼 하지마, 자, 우리 화끈한  사랑을 나누자구요.”   보스는 불현듯 보리 먹은 송아지마냥 씨근덕거리며  그녀를 끌어안으려고 서둘렀다.  리련화는 대나무에 튕긴듯    보스를  두 손으로 힘껏 밀어버렸다. 휘청거리며  벽구석에 기대인  보스는 그녀의  풍만한 몸매를 걸탐스레  응시하며  말했다.    “아줌마, 나  매월 봉급을  600원씩 더 줄테니  우리 인젠 애인으로 지내자요.”  “안됩니다. 저의 고향에는   남편과  가정이 있습니다. “   리련화는  칼로 무우를 베듯이  썩뚝 잘라 말했다,  보스는  아쉬운 감을 금치 못하며 나갔다. 그후  그 보스가  계속 지꿎게도 집적거리니  리련화는  단연히  사직하고서  “고향집”이라는 식당에  취직했다.   “진향미’에서 이미 기초를 닦은 리련화였기에 주방의  일을 잽쌘 솜씨로 할수 있었다. 그가  “진향미”에서  사직하고  “고향집”으로 오게된 원인을 뒤늦게야  알게된 동료 아주머니는   핀잔조로 말했다,  “아이구, 아주머니는 너무도 고지식하오. 지금 녀자들은 돈이 많은 남자들에게 붙지 못해서 설설 헤매는데, 어쩌면 입안에 들어온 고기를  뱉아 버리오?  나도 아주머니처럼 곱게 생겼으면  매일 남자들을 친해서 돈을  슬슬 빨아내겠소. 그게 뭐 다스오?  생살인데....”   “그런 너절한 소리를 하지도 마오,  아무리 개방 세월이라해도 녀자들은 항상 제몸을 잘  간수해야지”   리련화는 가차없이 쏘아부치고서  박씨 같은 웃이빨로 앵두빛 입술을 깨물었다, 그녀는  일년남짓이  부지런히 일하면서 한국 료리를 만드는 방법을 익숙히 배워냈다,        공 든 탑이 무너지랴?  1993년 5월 초순, 리련화는 동려구에 자그만한  음식점을 꾸렸다, 간판은 자기의 이름으로  “련화 음식점”이라고 달았다. 그는 음식점을  깐지게 운영하는 한편 한국인들의 상품대리 판매를 하여  액외 수익을  올렸다.    저금통장에 동그라미  하나가 더 붙을 때마다 그는 기뻤지먄 때로는 무뢰한들을 만나 고생할 때도 있었다.       반년이 지난  여름의  어느 날, 랭면을  네 그릇 산  한족 쳥년 둘이서  랭면 세 그릇을 다 먹은 후 랭면 한 그릇을 들고  리련화를 찾았다.    “로반이  이게 뭐요?  파리가 있길래 우리는 랭면 값을 물 수 없소.” “예?! 파리가……” 리련화는 깜짝 놀라며  랭면그릇을 세심히 살펴보았다. 그의 예리한 눈길은 파리의 변함 없는 모양에 머물렀다, 순간, 그의  머리속에서 의혹의  예감이 번개마냥 떠올랐다. (죽은 파리 몸뚱아리가 흐드러지지 않은 걸 보니 필시 금방 일부러 잡아 넣은 거야) 그는 속으로 ‘확진’을 내리고서  목소리를 가다듬어 말했다,      “만약 우리의 잘못으로  파리가 국수 사발에 들어갔으면   몸뚱아리가 퍼지여 형편 없겠는데  이걸 봐요  생생하구만요.”   “엉? 아니, 그럼 우리가  파리를 잡아 넣었단 말이오?” 도적이 제발이  저리다고 그들은 오히려 펄쩍  뛰였다  “그럼요, 우리의 실수는 절대 아니지요.”    리련화는 쇠덩이를 뱉듯이 박력 있게 대답했다.     “엉, 제길할…”   한 청년이 무리한 행동을 하려고 씨근덕거렸다, 령활한   리련화는 회오리 바람을 일으키며  밖에 달려 나가서  부근의 파출소 민경을  불러왔다  민경은  랭면그릇에 놓인 파리를 유심히 살펴보더니  “판결”을 내렸다,  “이건 식당의 차실이 아니고 누가 일부러 잡아 넣은 것입니다.” “예? 엉…..” 청년들의 얼굴은 삽시에  돼지간빛이  되고 말았다.     “이번만  용서해주겠으니  후엔 정신을 차려요.” 리련화는 그들을 한바탕 닦아세우려고  생각했다가 다음의 영업을  고려하여 짐짓 부드럽게 말했다.  그들은 머리를 조아리며 비슬비슬 물러갔다.    어떤 청년들은  술을  마시고서  값을 치르기  아까워서 두패로 나뉘여 싸움을 하는척 했다. 어느 날  네명의  쳥년들이 술을  마시고서  ‘연극’을 놀며 돈을 내지 않으려고 떼질을 쓸때 리련화는 ‘독은 독으로 쳐야 한다.’고 생각하며 한 청년의  귀뺨을 불이 번쩍나게 후려갈기고서  으름장을 놓았다,  “뼈당치 성한게 원쑤 같으냐? 죽겠으면 덤벼라!”  외유내강한  리련화의 성격을   알게된 그들은 깜짝 놀라며 값을 고스란히 치렀다.   그는 영업을 하는 한편  관계망을  리용하여  구직하려는 사람들에게 직업을  소개해주었다.      1998년 봄의  어느 날, 흑룡강성에서 박명자(가명)라는 녀성이  구직하려고 리련화를  찾아왔다. 그녀는 일시 적합한  일자리가  없으니 그더러 며칠 기다리라고 했다.  그후 박명자는 사흘이 멀다하게  리련화를 찾아  와서 아무 일자리나 찾아달리 간청했다. 동정심이 든 리련화는  그에게 8천원어치의 전기밥가마를 주면서  대리 판매하여  리윤을 나누자고 했다. 그녀는 합동서를 쓰고  박명자의  신분증을 복제하여 보관해 두었다. 그런데 돈에 눈이 어두워진  박명자는  그 물건을 가지고 어디론가 슬그머니 사라져버렸다,     “후유…한 고향 사람이라고  쉽게 믿은 내가  어리석었지....”  리련화는 짙은 한숨을  뿜고서   어금이를 사려물었다. 고향에서 18세 때  진붉은 당기앞에서 입당선서를 했고,  그네 뛰기 일등을 하여  재봉침(당시 재봉침은 4대 재산의 하나에 속했음)을 선물 받아 전향을 진동했던 리련화는 자기보다  어린 녀성에게  사기당한 것이 자못 분했다. ‘원쑤는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다.’더니 2001년 3월 중순, 리련화는   거리에서  우연히 박명자를 만났다,.    “언니, 나 죽을 죄를 졌으니 한번만 용서해 주세요. 본전을 꼭 갚아드릴테니.... “   리련화에게 붙잡히운  그는 무릎을 털석 꿇며 애원했다. 리련화는 기분같아서는 불여우같은 박명자의  귀뺨을 불이 번쩍 나게 후려쳐 주고  싶었지만  ‘우물에 빠진 자에게  돌을 던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분김을 억제하며  준절히 꾸짖었다.   “돈벌이를 해도 량심 있게 해야 하오!”  리련화는  그를 자기의 집으로 데리고 갔다. 알고 보니  그는 아직도 무직업으로  요행수만 엿보고 사는  녀인이였다     그녀는 세번 나뉘여  그에게서 돈 8천원을 받았다  (고향사람이라고 하여 경솔히 믿을건 아니군) 리련화의 가슴에 자리잡히는 생각이였다.   1999년 9월 도시건설 규획에 따라 음식점을 이전해야 했기에  리련화는 영업을 그만두고  주택에‘직업소개소’를  꾸렸다   어느날, 리련화가  종전대로  직업소개 전화를 걸고 있을 때  박명자가  그의 집에  찾아왔다,   “언니, 난 갈데 없어서 또 찾아왔어요, 내 일자리를 찾아주겠어요?”   비애가 다보록히 어린 물기 그윽한 눈으로 자기를 보며 간청하는 그의 궁상을 보고 리련화는  갑자기 가슴이  알짝지근해났다,  그는  박명자에게  직업을 소개해 주고 고무격려해주었다  “너무 근심 말고 열심히  살아요.”       남자나 녀자나 사람은 싸우면 적수이고 사귀면 벗인 것이다.  공수래, 공수거하는 인생에서 한뉘 세상이 얼마라고 하냥 얼굴만 붉히며 살랴?   ‘싸움끝’에 정이 든  리련화와 박명자는 2005년 봄에  새로운 꿈을 안고 러시아로 떠났다.       “렬차표를 사겠습니까?”   만주리에 주숙한지 엿새만에 리련화가  홀로 려관 앞에 서 있는데 웬 이쁘게 생긴 젊은 녀인이 사뿐사뿐 다가와서 리련화를 보며 상냥히 묻는 것이였다.     “예?! 몇장입니까?”    리련화는 밤길에 등불을  보았을 때처럼 무등 기뻤다     “음, 아직은 한장뿐입니다. 몇 장을 수요하시지요?”   그 녀인은 봄바람이 꽃밭을 스치는듯한 음성으로 물었다.   “두장, 두장입니다.”   리련화는 무등 기꺼워서 오른쪽 손가락 두개를 펴보이였다.  “그럼, 오후 3시에 뒤 골목에서 기다려요.” 그 녀인은 다정다감한 어조로 말하고서 조용히 가버리였다 리련화가 려관에  들어와서 박명자를 조용히 불러내여 이 희소식을 전했다.   “정말?!...”   박명자의 눈은 새별마냥 반짝 빛났다가 의혹의 그늘이 비꼈다.  고향에 있을 때  러시아변경에서 가짜 렬차표를 판다는 풍문을 들은적 있었던 그였기에 갑자기 머리를  저었다.  “혹시 가짜가 아니겠는지?” “ 이런 기회도  조만에  없는거요., 음, 매사에 신중해야 하는건 옳지만, 너무 겁이 많으면 아무런 일도 성사할 수 없소., 한번 모험해 보기오.” 리련화는  사색을 굴리며  말했다    “후유… 다 가짜는 아니겠지, 그럼 먼저 사고 볼판이지”   박명자는 긴 한숨을 뿜고서 무거운 어조로  말했다 그들은 닭알 광주리를 이고 산비탈길을 걷는  녀인들마냥 긴장된 마음으로 국제 렬차표룰 샀다.  밤의  장막이 내렸다  침대에 누운  리련화는 새벽 바람을 맞은듯 잠기가 없어졌다. (렬차표가 설마 가짜야 아니겠지, 아무리 복잡한 세월이라고 해도 다 나쁜 사람들이야 아니겠지)     이튿날  그들은 저으기 긴장된 마음으로 기차 역전에 갔다 역전 마당은 려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길다란 장사진을 이룬 출국 대오는 한 걸음 한 걸음 입구로 다가 가고 있었다 (가짜야  아니겠지…) 리련화는 손에 쥔 렬차표를 만지작거리며   생각을 굴렸다.    “이건 위조한 표입니다. .”    앞에 선 박명자의  렬차표를 보던 검표원은 랭담한 어조로 한 마디 던지고 뒤에 선 리련화의  렬차표를 받아 보더니 같은 ‘돌멩이’를 던졌다. 그들의 얼굴빛은  그믐밤이 되였다    “후유…다 내 탓이야…”    리련화는 땅이 꺼지게 한숨을 뿜었다.     “눈을 감으면 코를 떼여 먹을  세월이구나. 에익, 그 년을 붙잡으면 눈깔을 쑥 빼 치우겠다....”    박명자는 이빨을 뿌드득 갈더니  가짜 렬차표를 판 그 녀인을 마구 욕했다 .그들은  구석진 곳을 찾아 쌀 쏟은 자루마냥 휘줄근히 퍼더버리고 앉았다 하늘이 핑그르르 돌고 땅이 푹 꺼져들어가는 것 같았다. (나는 장사 할 감이 못 되는구나. 러시아로 가기 전부터 이렇게 사기당하구야, 어떻게 돈을 번단말인가? 고향을 떠나니 고생이구나, 돌아갈까? 중국에서는 그래  돈 벌구멍수가 없다는 말인가?......) 리련화는 고민의 소용돌이 속에서 모대기고 있었다.     “후유... 그저 근심만 해서 쓸데 있소?  가서 식사나 하기오”   리련화는 궁둥이를 툭툭 털며 일어났다. 그들은 한숨을 쉬며  초상집에서 나오는 사람들마냥  터벅터벅 걸어 시내의 자그만한 음식부에 들어섰다. .    “허, 속을 태워봤자 떼운 돈이 돌아오겠소? ” 리련화는 갸름한 얼굴에 서글픈 미소를 띠우며 말했다.  “호.... 좌우간 이번 일이 큰 교훈이얘요.” 박명자는  한숨을 길게 뿜고서 차잔을 들었다      “첫 발자국부터 순리롭지 못하구만, 중국에서 이렇게 짜팬(사기)당하는게 처음으로 가는 쏘련땅에 가서 어떻게 되겠는지, 후유…..” 박명자는  깊은 한숨을 뿜었다.  “야, 그리  자신 없는거 그래 어째 떠났소? 양?” 리련화는 언짢은 기색을 지었다. “남들이 잘  번다니깐, 나도 어떨군해서….” 박명자의  애매한   반응이였다. 갑자기 비오기전의 하늘마냥 무거운 침묵이 내려앉았다. 그들은 머리를 푹 숙이고 고민의 수렁속에 잠겨들었다.          그들은  사흘 후에 요행 렬차표를  사게 되였다 러시아에 도착하니 .3년전에 러시아에 와서 장사하고 있는 리련화의 친구가 역전에 나와 기다리고 있었다     택시는 담소하는 그들을 싣고 주민구역에 이르렀다 친구가 이미 그들이 거주할 단칸짜리 아빠트를  세맡아놓았다. 러시아말을 모르는 그들의  첫 통역이자 안내원은 친구였다.         좋든지 궂든지 그들은 친구의 방조를 받아야 했다. 그들은 묵묵히 자인하고 있었다. 세상에 공짜가 없다.  그들은 속이고 속히우는 엄혹한 현실 앞에서 자신들의 유치함과 무능을 승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음, 너무 조급해도 일이 잘 안되는거요. 우리 먼저 여러 매대를 빙 돌면서 남들이 하는 장사를 좀 구경이나 하기오.’     “ 그게 옳은 말이얘요.”     리련화의 제의에 박명자는 이내 찬성해나섰다. 그들은 호기심이 가득 담긴 눈길로  주위의 매대를 두리번 두리번 살피며 스적스걱  걸었다. 키 큰 러시아사람들의 옆을 지날 때면 누린냄새가 물씬 풍겼다. 그럴 때마다 리련화는 고향에 있을 때 양고기뀀을 맛 있게 먹던 생각이 나서 저도 모르게 입안에서 군침이 스르르 돌았다. .          평상시에 일년 동안 배워야할  상식들을 전쟁년대에는 일주일이면 배워낼 수 있다.       며칠 후, 그들은 가죽쟘바, 내복등 상품을 구입하여 매대에 진렬했다. 상품마다 가격표를 붙이고 매대에 나선 그들의 심정은 긴장해졌다. 코 큰 사람들의 말을 전혀 알아듣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근심거리였다. 그들이 긴장해지는 가슴을 달래며 한참 서 있느라니 키가 꺼부정하고 머리카락이 노란 러시아 중년 남자가 리련화의 매대 앞에 와서 뚝 멈추어 서는 것이였다. 그녀는 밝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여 보이였다. ‘코쟁이’는 이리기웃 저리기웃하더니 검은 색 쟘바를 하나 골라쥐고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리련화는  손 시늉으로 값을 알렸다. ‘코쟁이’는 머리를 설레설레 저으며 무어라고  씨부렁거리는 것이 아마 비싸다고 하는 것 같았다.    드디여 ‘세계공동어’손 시늉으로 합의가 되여  가죽쟘바를 하나 팔았다.    리련화의 닭알마냥 갸름한 얼굴에 보름달 같은 환한 미소가 피여올랐다.     이때 러시아 남성청년이 코노래를 흥얼흥얼 부르며 그의 매대앞에 와서 걸음을 멈추었다. 리련화는 아련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였다. 그 청년은 이것 저것 고르는 척하더니  갑자기 노란색 가죽쟘바를 하나 쥐더니 몸을 홱 돌려 선불 맞은  노루마냥 도망치는 것이였다. 리련화는 단거리 륙상경기에 나선 운동선수마냥 화닥닥 달려 나가며 소리 질렀다.    “도적을 붙잡아라! 도적을 붙잡아라!...”   그 러시아 청년은 뒤를 휙 돌아보며 랭소를 짓더니 미친듯 달려갔다.  한참 상품을 정리하다가 이 광경을 목격한 박명자는  바람결마냥 달려나가며 소리 질렀다. “도적을 붙잡아라! 도적을…”   두 녀인이야 목이 터지게 웨치든 말든 도적놈은  어느새 저 멀리 도망쳐버렸다.    “언니, 우리도 골을  좀 써서 돈을 벌자요.’   어느날 저녁 박명자는 리련화를  보며  상론조로 말했다.    “골을 쓰다니요?”    리련화의 두 눈은 호기심으로 반짝 빛났다.     “먼저 여기로 온 사람들의 하는 말을 들을라니 여기서는  애인을 찾아 짝을 무은 다음 잔치를 막 한대요.”    박명자의 어조에는  그 어떤 랑만과  장사의 순리로움을 선호하는 부러움이 다분히 깃들어 있었다.      “호...호...난 또 무슨  묘방이라도  있다고?  그런  시시한 생각은 하지도 마오, 그래도 돈은 제힘으로 벌어야지”    리련화는 소나무를 스치며 불어오는  바람마냥 시원한  어조로 말했다.     “아이유...언니는 다 좋은데 너무 고정해요,지금 무슨 세월이라구, 와누르 옛날  고방구석에  새가 (처녀)소리를 하네요.”    박명자는  리해되지 않는듯 눈을 할기죽거렸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몇 천년후이나 녀자들은 자기 자반대기(하신)를 잘 건사해야 하오. 그래 남자 없으면 돈을 못 번답데?” 리련화는 신중한 어조로 말했다.  “글쎄요...” 박명자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꽃이 향기를 풍기면 꿀벌, 나비떼가 날아들기 마련이고 가물어 갈라진 밭은 단비를 기다리기 마련이다. 아직도  젊음이 싱싱한 리련화는 이성의 사랑을 갈망하지 않는 것도 아니였다. 소녀시절부터 어머니에게서  규방규수의 례의범절 교육과 정조관념에 관한 전통식 교육을 받으며 자라온 그녀였기에 혼탁한 세월의 흐름속에서도  자기를 절제할줄 알았다. (호적’토비’무리에 들어가도 자기 하기에 달렸다.)는 생각이 항상 그녀의 가슴속에 바위마냥 자리 잡고 있었다.   “언니,래일부터 나는 따로 나가겠어요.”   며칠후, 박명자는  야릇한 흥분에 젖은 음성으로 말했다.    “왜서?”    그 어떤 예감을 느끼면서 리련화는  상냥히 물었다.     “저, 이렇게 된 일이얘요, 난  애인을 만났어요...”    아미를 다소곳이 수그리고 말하는 박명자의 얼굴에는  행복감이 짙게 어려있었다.     “애인을?....호.....”    리련화는 한숨을 가볍게 뿜고서 이윽토록 상념에 잠겼다. (세월 탓이냐? 돈 탓이냐?  사랑을 장난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는구나...)    “음, 난  명자의 일에  삐치기도 무엇하오, 그러나 잘 생각해보오, 후에  남편을 대할 면목이 있겠소? 그리고 그 사람이 믿을만한가구...” 리련화는  동생을 권면하는 언니마냥 진국으로 말했다.     “사람이 참 좋아요, 홀몸이구, 인물 체격도 되게 멋이 있어요....”    박명자는 입에 침이 마르도록 자기 ‘애인’자랑을 했다.    “조심하오, 이제 만난지 며칠이나 되길래? 명자는 그 남자를 너무 믿는것 같구만.”   리련화는 생각을 굴리며 느릿한 어조로 말했다.   “아이유...언니두  그리두  겁이 많아요?  맞같지 않으면  쓰릿데리 갈라지고 말지요, 아이 셋이라도 갈라질라니, ‘그’게 뭐 다스나요? 호...호...호...”   박명자는 별로 개의치 않아했다.    이튿날 박명자는  리련화와 합숙을 페하고 한 남자와  동거하기 시작했다.   며칠후, 박명자는 한 남자를 데리고 리련화네 집에 찾아왔다.     “어이구, 예쁜 아주머니군요,애인을 얻겠습니까?”    그 남자는 리련화를 보자마자 성급히 물었다.    “아니,아니 전 그런 생각이 없습니다.”  리련화의 어조는 강경했다.  “허...허..와누르 옛날 새기같군, 지금 무슨 세월이라구...’   그 남자는 너털 웃음을 터뜨리며 이상한 눈길로 리련화를 보는 것이였다.     “아무리 세월이 변해도 사람이야 제 정신으로 살아야지요.”   리련화의 말은 간단명료했다.   “어,저...허..허....” 그 남자는 그저 허구픈 웃음을 웃고 말았다.  “우린 함께 장사를 하니 쌍훠(상품구입)를 하기도 쉽고 또 사는게 너무 너무 재미 있어요,언니도 하나 얻어요.”    박명자는  애인의 좋은 점을 구구히 말하고서 리련화더러 애인을 얻으라고 권면했다.  “아니,혼자서도 괜찮소.” 리련화는  조용하나 결단성 있는 어조로  말했다.    며칠 후의 어느 날  저녁, 박명자는  체구가 후리후리한  김창식(가명)이라고 부르는  40대의 남성을 데리고 리련화를 찾아왔다. “저.약소하지만 간단히 마시며 얘기나 하지요.” 김창식은  들고 온 구럭에서 맥주와 쏘세지를 꺼내여 놓았다.  “뭐 이렇게 사 오다니요...” 리련화는 례의를 지켜  주안상을 챙겨 놓았다.   “저, 이렇게 만나니 기쁩니다. 여기 오면 다 로썅(고향 친구)이지요, 자, 한 잔  하지요.” 김창식은 우선우선한 어조로 맥주를 권했다.   “감사합니다.” 리련화는 례절을 지켜 맥주잔을 들며 상그레 미소를 지었다.  “허...허..아주머니가 웃으니 온 집안이 밝아지네요.”    리련화의 단아한 용모와 해살같은 미소에 반한 김창식은  쾌활한 웃음을 터뜨렸다.    “호...호...호..우리 언니가 웃을 때에는  처녀들이 왔다가 울고 가요.” 박명자도 덩달아  찬사를 부었다.     “처녀들? 지금 처녀가 어디 있어?  지금은  분홍치마만 두르면 다 처녀인데...”   김창식은 리련화의  갸름한 얼굴에 걸탐스레 눈길을 박으며  느긋한 어조로 말했다.     처녀! 원래는 그토록 신성하고 아름다웠던  이름이 아니였던가?  사람이 한번도 밟아 보지 않은 땅을 ‘처녀지’라고 불렀고, 작가가 발표한 첫 작품을 ‘처녀작’이라고 부르지 않았던가?  그러나  돈벌이가  광란하는 혼탁한 세파속에서  처녀의 신성하고 거룩한 이미지가 처참히  붕괴되는  잔혹한  현실을  눈 뜨고 보고만 있을 뿐이다.    “이 아저씨가 어때요?”     박명자는 리련화를 보며 넌지시 물었다.   “좋구만요”    리련화는 례의를 지켜 사무적으로 대답했다.    “허...허...참 통쾌하구만...자,그러한 의미에서 또 한 잔...” 김창식은 자못 기뻐하며 큼직한 손을 내밀어  리련화의 손을 잡으려고  했다. 리련화는 손을 이내 움츠려들었다.  “허...허...허...처녀들이 왔다가 정말 울고 가겠네... 좋소 좋아....” 김창식은  통쾌한 웃음을 터뜨리며  리련화의 얼굴에 집요하게  탐욕스러운 눈길을  박았다.  ‘언니, 지금 무슨 세월이라구 그리두 고정해요?  이렇게 좋은 분도 드물어요, 자, 다른 아가씨가 채기전에 얼른 손을 써요.”   박명자는 새물새물거리며 권면했다.    “우리 같은 민족끼리 잘 지내는건 좋아요, 그러나 혼인은  다른 문제이지요,난  남편이 있는  녀성입니다.”   리련화의 숙연한  자태와 도리 밝은 말에 주눅이 좀 들었는지  김창식은 일시 할 말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아이유, 언니두  와누르  옛날 량반집  마누라 같네. 여기서 하는 노릇을 중국에서 어떻게 알아요? ‘그’게 뭐  자리나요?” 옆에서  발전사태를  지켜보고 있던 박명자는  아주  안타까워하는  표정을  지으며  핀잔조로 말했다.  “아참,사람은 어디서나 량심적으로 살아야 하오, 그럼 남이  도적질하면  따라서  도적질하겠소?” 리련화는  박명자를 응시하며 ‘급소’를 찔렀다. “아이유...언니두...” 박명자는  그만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한달 후,  리련화의 남편에게서 이런 전화가 걸려 왔다.  “난   혼자  있기 외로워서   녀자를 하나 만났소,우린 리혼하기오.” “예?! 그건 무슨 소림까?...” 이게 웬 청천벽력이냐? 전화를 받는 리련화는 깜짝 놀랐다. 그는  눈앞이 새까매나고  손맥이 탁 풀렸다. (그래,사람이 이렇게도 쉽게 변한단 말인가? 나도 적막함을 꾹 참으며 하루 하루 힘들게 살아가고 있지 않는가?  더 넉넉한 살림살이를 위해서... 그런데 남편은 다른 궁리를 하네,이런걸  보고 유득유실이라고 하는가?...)리련화의  눈에 맑은 이슬이 핑 돌았다. 그녀는 당금 나래가  돋쳐 중국으로 날아 가고 싶어졌다. (우린 가난의 멍에를 활 벗어버리고  더 잘 살아보려고 이렇게 잠시 갈라져 있는 것이 아닌가? 나도 뭐  고독이 좋아서 이렇게 독수공방하며 아글타글 장사를 하고 있단 말인가?) 그녀는 배신당한 감에 크나 큰 모욕과 비애를 절감했다. 그녀는 장사고 뭐고 싹 팽개치고  중국에 달려가 남편과 한바탕 하소연과 설전을 하고  싶어졌다. 그녀는 날뛰는  감정의 ‘야생마’의 고삐를 가까스로 나꾸어 채고 박씨같은 이빨로 딸기빛 입술을 잘근잘근 씹으며 생각에 잠겼다. (사랑이 이미 떠난 남편은 빈 껍질과 같은 것이 아닌가? ) 리련화는 고민속에서 모대기며 장사를 견지하고 있었다.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고, 리련화 남편의 추문을 풍편에 얻어 들은 박명자는  기회를 놓칠세라 ‘애정공세’를 개시했다. 이미 김창식과 여러 차례나  암암머리에서 짜릿한 운우지정을 나누었고 또 ‘혼인 소개비’를 먼저  받은  박명자는  이 ‘절호의 기회’를  놓칠리 만무했다.  “아이유,언니두 왜 그리 고정하나요? 아싸리(아예) 리혼하고 여기서  마땅한 남자를 얻어요. 요먼저 그 아저씨 얼마나 좋은가요?  그 아저씨도 요사이 리혼한대요. 이렇게 우물쭈물하다가는 그 아저씨도  어느 약삭빠른 앙깐에게 빼앗기겠네.” “너무 급해할 필요 없소. 난 아직 리혼 수속을 하지 않은거요.” 리련화는 물기 그윽한 눈을 슴벅거리며 무거운 어조로 말했다.  “아이유, 언니두,지금 많은 녀자들은 나그내(남편)가 있으면서두 애인을  서너명씩 얻어놓고 영 쉽게 장사를 한대요. 언니는 똑똑한데 왜 골을 안 쓰나요?’ 박명자는 안쓰러운 눈매로 리련화를 응시했다.   “서너명씩?... 그런 것도 애인이라고 하오?  호...” 리련화는 짙은 한숨을 뿜었다.(애인이란? 사랑하지만 여러가지 해결할수 없는 모순, 안타까운 원인으로 결혼할 수 없는 련인을  말하는 것이 아닌가? 그러나 지금은 초하루 장날에도 보지 못했던 남남사이끼리도 자기 리익을 위해서라면 경솔히 동거하고, 혹은 성관계를 대충 맺고는 ‘애인’이라는 월계관을 너무나 쉽게 쓰고 있지 않는가? )  한달 후, 리련화에게 인편으로  비보가 전해왔다. 그의 남편이 고향에서 애인과 함께 유람을 갔다가 교통사고로 인사불성이 되였다는 것이였다.  “후유....” 리련화는 앞 머리카락이 날리도록 한숨을 길게 뿜었다. (하나님이 있기는 있구나...사람은 덕을 쌓으면 복을 받기 마련이고, 죄를 지으면 화를 면키 어려운 법이구나) 여러날 착잡한 상념에 잠겨 있는 리련화의  심처에서 또 다른 목소리가 은은히 울려오고 있었다. (악을 악으로 칠 것이 아니라  뜨거운 사랑으로 원한을 녹이라...) 박씨같은 이빨로 딸기빛 입술을 잘근잘근 씹으며 생각을 이리 저리 굴리던 그녀는 드디여 마음을 도슬러 먹고 중국에 가려고  서둘렀다.    “아이유...이제 보니 언니는 되게 부실하네요, 그잘난 바람쟁이  나그내를  다 사람이라고 볼러 가요? 콱 내버려 둬요, 살려 주면 또 그게 꿋꿋해서 바람이나 쓰라구?....” 박명자는 눈을 할기죽거리며  리련화를 나무랐다.  “아니, 사람을 구하고 봐야지” 리련화는  물기 그윽한 눈을 슴벅거리며 결단성 있게 말하고서  귀로에 올랐다.  중상을 입은 그녀의 남편은  리련화가 중국에 도착하여  사흘만에  숨을 거두고 말았다. 그녀는 착잡한 심정으로 후사를 처리하고 눈물을 머금은채 러시아에 돌아갔다.  (왜 사람은 이리도  쉽게 변하고 또  너무 쉽게  사라져버리는지?...총각시절엔 그토록 훌륭했던 남편이 아니였던가?....)리련화는 며칠 동안 눈물 범벅이 되여 고민의 수렁속에서 모대기였다.  “언니,너무 속태우지 말아요, 산 사람이야 살 방도를 찾아야지요.” 박명자는  물기 그윽한 눈으로 리련화를  응시하며 안위했다.   “고맙소...흑...흑....” 리련화는 박명자를 와락 끌어안으며  참고 참았던 통탄의 울음소리를 터뜨렸다. 박명자도 덩달아 눈뮬을 주루룩 흘렸다.  두 달후의 어느 날, 김창식은  리련화를 찾아왔다. “아주머니,난 리혼했습니다.우리 둘이 결혼하는게 어떻습니까?” 김창식은 상론조로 물었다. “아니, 전 아직   혼인에 신경을 쓰고 싶지 않아요.” 리련화는 간단명료하게 태도 표시를 했다. “허참, 사망된 분이 이제 돌아오겠습니까?  섭섭한 생각을 싹 거두고 우리 새롭게 시작합시다. 여기서는  마음만 맞으면 섹스를  마음대로 한답니다.늘그막에 뭐 부끄러울게 있습니까?...” 김창식은  제나름대로 말하며 웃옷을 훌  벗더니 리련화를 끌어안으려고 서둘렀다.  “좀 자중하세요!” 리련화는 김창식을  힘있게 떠밀며  매서운 어조로  말했다.  “저, 헤..헤...아주머니는  형세를  따를줄 모르는구만...” 김창식은 불현듯 바지춤을 쓱 내리더니 또 리련화에게  달려 들었다.   “찰싹!....” 리련화는 김창식의 귀뺨을 불이 번쩍 나게 후려쳤다.   “좀 똑똑하게 놀아요!” “그게 그리두 비싸오?...” 김창식은 얼얼해난 얼굴을 만지며 비슬비슬 물러갔다. 꼬리를 사타구니에 끼고  도망치는 수캐를 방불케 하는  그 꼬락서니를  보는 리련화의  머리속에 이런 생각이 비온뒤의 무지개마냥 비껴들었다. (사랑! 이 얼마나 뜨겁고 순결한 이름인가?  그러나 왜 적지 않은 사람들은 보석같은 이름을 돌멩이처럼  내굴리는지?  왜 어떤  녀성들은 자기의 리익을 위해서라면 낯선 남자들 앞에서도 서슴없이  치마끈을 풀어버리는지?  어머니가 젖은 자리 궂은 자리 가려가며 애지중지 키워준 옥체를 헌투레기처럼 내동댕이치는지? 한 녀성이  정조를 지키고 안 지키는가 하는 것은 그저 생리적인 몸의 순결도만 말해주는 것이 아니잖은가?  아무리 개방적인 경제시대라고 해도 항상 잊지 말아야할 녀성의 자존,자애,자강!...)     한달후의 어느날, 박명자는  울상을 짓고서  리련화에게 하소연을 했다.  “그눔새끼 내 달러를 가지고 달아났어요, 얼리운게 머저리지....” 알고 보니 박명자와 동거를 하던 남자는 박명자가  상품구입에 쓰라고  준 달러를 갖고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던 젓이다.  “너무  속 태우지 마오, 이렇게 된바에는 학비를 낸 셈 치오. 산 입에 거미줄을 치겠소?” 리련화는 박명자의 눈물을 닦아주며 웅숭 깊은 어조로 말했다. “언니!....” 박명자는 후회의 눈물을  왈칵 쏟으며 어린애마냥 리련화의  포근한 품에 얼싸 안겨들었다.       2008년  여름, 박명자는 의연히 러시아에 남아있었고 리련화는 천진에 돌아와서 직업소개소를 꾸렸다.         20012년 겨울의 어느 날, 여느 때와 같이 리련화의 핸드폰이 울렸다.  “언니, 내 박명자래요, 3년째 미국에 와 있는데 일자리가 맞같지 않아서 천진에 돌아가겠어요, 요새는 언니 보고 싶어서 죽겠어요.” 박명자의 명랑한 목소리가 울렸다.  “오, 참 오래간만이구만, 양,  오면 직업이 있소, 어서 오우” 리련화의 맑은 음성은 희열로 가녀리게 떨렸다.        (2013년 ‘송화강’ 1기)             
6    양의 울음 소리 댓글:  조회:1177  추천:0  2012-11-18
(단편소설 ) 양의 울음소리           “자, 우리의 성공을 위하여!”          석만길은 너부죽한 얼굴에 미소를 지으며 술잔을 들었다.     “위하여!”      키가 훤칠한 강성국과 중등키인 임규석은 상쾌한 기분으로 호응해 나섰다. 음식점을 경영하고 있는 석만길은 내몽골에 당나귀를 사러 가려고 한 마을의  강성국과 임규석을  “운반 림시공”으로  채용했다. 강성국은 내몽골에  당나귀를 사러 갔다가  온적  있었기에  그를  이번 행차의 당나귀 채구  인도자로   정했다.     시원한 바람이 선들선들 불어오고 대지가 기지개를 켜는 봄, 그들은  내몽골로 향하는 렬차에 올랐다. 당나귀 장사를 멋있게 하여 옆낭을 불룩하게 하자는 것이 첫째 목적인 것은 물론이지만 싱그러운 풀내음새 풍기는 넓디넓은 초원의 품에 얼싸 안겨 보고 싶은 마음이 또한 간절하여서였다.   그들은 당나귀 값을 흥정하며 마음에 드는 당나귀를 고르다 보니 짚차에 앉아서 초원을 누비며400여리 달렸다. 어느새 밤의 장막은 초원에 무겁게 드리워졌다. 그들을 실은 짚차는 한창 달렸다. 하루밤을  류숙할 주숙처를 찾아야했다. 밤은 점점 깊어가고  어디선가 이리뗴의  울음소리가 아스랗게 들려오고 있있다. 그 소리는 초조한 그들에게 공포의 서리를 얹어주었다. 그런데 마디에  옹이라고 달리던 짚차가  덜커덕 서 버렸다. 엔징에 고장이 생겼던 것이다.  “에익…’ 운전수는 툴툴거리며 도구를 쥐고 차에서 내렸다. 그들  셋도 따라 내렸다. 임규석이가 손전지를 비추어 주니 운전수는 수리에 달라붙었다. 한참 역사질하여 발동을 걸어보니 잠간 부르렁거리던 엔징은 또 멈춰섰다. 밤은 각일각 깊어가고  이리뗴의 무서운 울음소리는 정적을 찢으며 들려왔다.  “이거 큰 일 났는데…” 운전수는 머리를 긁적거리며 한숨을 뿜었다.   이떄 거센 바람과 더불어 비릿한 냄새가 은은히 풍겨왔다. 운전수는 몸을 흠칫 하더니 약간 긴장된 어조로 말했다. “야단났구만, 이리뗴들이 옵니다.” “엉?!...” 그들 셋은 깜짝 놀랐다.  “너무 무서워 마시오, 자, 준비…” 운전수가  돌멩이를  쥐며  지휘하니  그들 셋도 큼직한 돌멩이를 골라 쥐였다. 이윽고   아츠란  울음소리와 더불어 이리가  몇 마리 나타났다. 그들 셋은 머리카락이 곤두서는것 같았다. 이리  한 마리가 무서운 소리를 지르며 임규석에게 화닥닥 달려 들었다. “으악…” 임규석은 비명을 지르며 뒤로 힌둥 넘어졌다. 그 서슬에 이리는 임규석을  버리고 곧바로 강성국에게 덮쳐들었다. 그는  엉겹결에 뒤로 몇 발자국 물러섰다.이리는 아가리를 짝 벌리고 그에게 덮쳐들었다. 순간, 강성국은 옆으로 슬쩍 비켜 서며 이빨을 사려물고  이리를 돌멩이로 내리깠다. 이리는 비명을 지르더니  땅에서 데굴데굴 굴렀다.  “빨리 여기를 떠야 합니다. 이리  무리가 오기전에….” 운전수의 어조는 급촉해졌다. “ “저기 불빛이 보이는구만…” 운전수는 앞을 바라보며 속력을 가하는 것이였다. 밤 10시쯤에 그들은 한 허름한  몽골포에 들어섰다. 주인은 공교롭게도 운전수가 아는 젊은 남성이였다. 운전수는 주인과 몽골말로 인사를 나누고 신발을 신은채로 올방자를 틀고 자리에  앉았다. 그들 셋도 신발을 신은채로  자리에 앉았다. 어둑시그레한 초불아래서 늦은 저녁식사나마 시작되였고 그들은 이욱고 잠자리에 들었다.  . 이튿날 아침을 우유차와 빵으로 대충 치르고 그들은  짚차에 앉아 당나귀를 사러 떠났다. 드넓은 초원에서 여윈 당나귀무리,  양무리,  소무리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어먹고 있었다. 그들 일행은 일망무제한 초원에 시름없이 눈길을 주고 있었다. 갑자기 앞에서 뿌연 먼지가 일어나는것이 보이였디. 한참 신나게 운전하던 운전수는 갑자기 브라이크를 밟았다. 짚차는 휘우뚱거리며 급정거를 했다. “또 고장이 났는가?” 석만길은 짜증 묻은 어조로 중얼거렸다. “아니.야단 났소,앞에 들불이  붙었소, 들불이 …” 운전수의 음성은  떨렸다. “네?!...” 셋은 몸을 흠칫하며  눈을  휘둥그렇게 떳다. 운전수는 차머리를 이내 돌리더니 오던 길로 불이 나케 달렸다. 한참 달리던 짚차는 덜커덕 서버렸다. 또 고장이 났다. ;”제길할…” 운전수는 투덜거리며 차에서 내렸다; 그들 셋도 따라 내렸다. 운전수는 차 앞머리 뚜껑을 열고 한참 살피다가 나사틀게로  나사를 몇개 조이더니 차에 올라 시동을 걸었다.  “부르릉…잉…” 차는 가까스로 발동이 걸렸다.  짚차는 휘우뚱거래며 초원을 달렸다. 뒤에서는 뱀무리마냥 들불이  혀를 날름거리며 추격해 오고 있었다.  “오늘은 재수꼴이 없네,제길할..” 운전수는 투덜거리며 열심히 운전을 했다. 짚차는 풍랑을 만난 쪽배마냥 울퉁불퉁한 초원을 휘우뚱거리며 달렸다. 마디에 옹이라 할까, 한참 달리던 짚차는 또 덜커덕 서버렸다.  “제길할, 사람을 싹 죽이네….” 운전수는 차문을 콱 열고 닁큼 내렸다. 이번에는 어떻게 해도 발동이 걸리지 않았다.  서늘한  날씨인데도 운전수는 콩알 같은 땀방울을 뚝뚝 떨구고 있었다.  “맞불을 놓으면 안 됩니까?” 급하면 꾀가 생긴다고 강성국의 머리 속에 어느 책에서  본 한 구절이 번개마냥  떠올랐다.  “아! 그렇지, 이 정신 봐라, 맞불을, 맞불을 놓아야지…” 필경 목민이 아닌 그는 그만  깜박 잊고 있었던 것이다.. 운전수가  기름 투성이 헝겊뭉치에 불을 달아 풀밭에 던지니 불이 붙었다.  맞불을 놓아 풀을 태워버려 뒤의 불길을 끊어놓아도 이 험지를 빨리 떠나는것이 급선무였다; 그들이 한창 초조하여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데 갑지기 급촉한 말발귭소리가 요란스럽게 들려왔다. “빨리 오르오.” 어느새 말을 탄 목민들이 다달았다. 운전수는 목민의 뒤에 닁큼 뛰여 올라 탔다. 기마에 숙맥인 그들 셋은 목민의 도움을 받으며 말에 올랐다. 말은 질풍같이 앞으로 달렸다. 난생 처음으로 말을 타는 그들 셋은 너무나 긴장하고 무서워  목민의 허리를 꼭 끌어안았다. 강성국은  앞사람의 허리를 으스러지에 끌어안은채 눈을 꼭 감았다. 얼음 속에 빠진듯 온몸이 공포감으로 꽁공 얼어드는것 같았다. 목민은 닫는 말에 채찍질하며 기승스레 달렸다. (괜히 이거야, 당나귀를 사러 왔다가 불에 타서 죽지 않겠는가?...) 불길한 예감이 머리를 치며 안해와 아이들의 얼굴이  번갈아 떠올랐다. 그는 숨을 딱 죽이고 이빨을 악물었다  천군만마가 달리고 하늘이 당장 무너져내리는 환각이 들었다. 말이 얼마를 달렸는지 갑자기 휘청거리더니 앞으로 폭 꼬꾸라졌다. 그 바람에 강성국은 앞의 목민을 안은채 말에서 떨어졌다. 풀밭이였기에  둘은 별로 상한 데가 없었다. 목민은 허리를  대충 주물더니 말에 닁큼 뛰여올라 강성국이를 당기여 말에 올렸다. 그제야 강성국은 그 목민이 녀자임을 알아보았다. 강성국은 갑자기 모닥불 벼락을 맞은듯 얼굴이 화끈거리고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러나 말이 달리니 그는 본능적으로  녀목민의 실팍한 허리를 엉겹결에 꼭 끌어안았다. 이윽고 말은 또 다시 질풍 같이 달리기 시작했다. 공포감, 긴장감은 강성국의  부끄러운 감을 해빛아래 안개마냥 일소해버렸다.  사처에서 사람들의 울짖음 소리, 털에  불이 달린 당나귀떼, 소떼, 양떼들이 미친듯이 달려오고 있었다. 털과 고기가 타는 비릿한 냄새가 봄바람을 타고 풍겨왔다. 초원은 마치 대지진이 폭발한듯  대혼란에 빠졌다.  “부요파,부요파…(무서워말아요.)” 목민은 뒤사람의 어깨가 떨리는것을 육감으로 느끼며 위안했다. 그들은 무려 네  시간이나 달려  안전지대에 이르렀다. 강성국이네 일행은 안도의 한숨을  뿜으며 말에서 내렸다. “감사, 감사합니다!” 강성국은 녀목민에게 허리를 깊숙히 굽히며 련해련송 감사를 드렸다. “감사야 무슨, 난 동무 덕분에 포옹을 잘 받았는데요, 호..호… “ 녀목민은 롱조로 말하고서 소탈하게 웃었다.   “핫, 하..하…하…”   “허, 허…허..허…”   “훗, 후..후…후…’   “그래, 몽골족 녀자 맛이  어떻습데?...”    석만길은 웃음을 그치고 롱조로 물었다.    “허,  맛은 무슨 개코 같은 맛이요, 너무 무서워서 고톨이 싹  쫄아들었는데, 허, 허..허…”    강성국이네 일행은 그  녀목민의 쾌활한 웃음을 따라 통쾌하게 웃었다. 재난을 겪고 난뒤의 호탕한 웃음소리는 살풍경이 짙은 황야에 울려퍼졌다. 순간이나마 통쾌하게 웃으니 긴장감과 공포감이 가뭇없이 구중천에 날려가버렸다. 그들은 한참 동안 한담을 나누다가  각자가 자기 처소에 돌아갔다; 이튿날, 라지오 방송에서 어제 발생한 특대화재에 대해 보도했다. 당나귀 2천마리, 소  3천마리, 양 2천 마리가  불 타 죽었던 것이다.  “와?!...’ 강성국이네 셋은 서로 마주 보며 입에 닭알을 물었다.   “혹시  채 타버리지 않은  먹을 만한 게 없을까?” 마치 콜롬보스가 신대륙을 발견한듯 갑자기 석만길의 눈알에서 쾌활한 빛이 반짝이였다.  “어허,그게  옳은 소리군.” 임규석은 호응하며 군침을 꿀꺽 삼켰다.  “음? 음, 혹시 화선에서 완강히 살아 남은 ‘부상병’도 있지 않을까?” 강성국은 유머적으로  중얼거렸다.  그들은 웃고 떠들며 려인숙(목민들의 집)을 나와  어제 사용하던 짚차 운전수를 찾아갔다. 마침 운전수가 집에 있었다.   “어제 갔던 곳으로? 그래 무섭지 않소?”  운전수는 흐릿한 표정을  지으며 석쉼한 어조로 물었다. “무섭기는요? 개코 무섭겠나요?” 강성국은 며칠 동안 면도질하지 않아 더부룩해진 수염을 쓱 만지며 어깨를 으쓱거렸다.      “허, 어제는 간이 콩알만해지더니 오늘은 표범의 염통를 먹었나?” 운전수는 비웃는듯  두툼한 입술을 실룩거렸다. “헛, 이 나그네 이게….” 강성국은 아니꼬운 표정을 지었다.  “조급해말고 내 말 좀 들어보게, 우리 초원에서는 들불이 일어난 후 사흘까지는 초원으로 가지 않는 습관이 있다네..” 운전수는  석쉼한 목소리로 말했다. “왜서요?” 강성국은 성급하게 물었다.  “그건 훗불이 두려워 그러오.” 운전수는 해석조로 말했다.  “훗불이라니요?” 석만길은 호기심을 품고 물었다. “채 죽지 않은 불씨가 있어서 후에 일어나는 들불을 말하는거요.” 성격이 우락부락한 운전수였으나 인내성 있게 설명해주었다.  “네? 그런가요?” 그를 셋은 눈이 휘둥그래졌다.  “보구려. 또  겁이 드는걸, 핫…하…하….” 운전수는  소탈하게 웃었다. 그들 셋도 덩달아 웃음보를 터뜨렸다. “이런 날에는 술이나 마시는게 좋지요. 놀랐던 가슴도 달랠겸….” 운전수는 손시늉을 해가며 말했디.  사흘 후, 그들은 짚차에 앉아 화재가 발생했던 초원에 이르렀다. 시꺼멓게 변해버린 초원은 황페하기 그지 없어 말그대로  살풍경이였다.그들은 짚차에서 내려 걸으며  샅샅히 살폈다; 마치 농촌에서 벼가을을 한다음 이삭줏기에 나선 농민들마냥  이곳 저곳에 눈빗질하며 걸었다.  “오늘은 썰썰한데, 한 마리 주어야 되겠는데…” 석만길은 뒤짐을 지고 스적스적 걸으며  중얼거렸다. “그라,진짜 양고기뀀을 맛 보아야지” 임규석이가 맞장구를 쳤다. 갑자기 강성국이가 재빠른 걸음으로 어느 웅덩이 앞에 이르렀다. 깊숙한 웅덩이 안에서 무엇인가 꿈지럭거리고 있었다. 찬찬히  살펴보니 털이 절반쯤 터버린 어린 양이였다.  “어이…여기로 오우” 강성국은 소리쳐 그들 둘을 불렀다. 그들이 가까이 오니 강성국은 웅덩이에 조심스레 내려가서 봄추위에; 오돌오돌 떨고 있는 어린 양을 보듬어 안았다. “매애..매애…’ 어린 양은 추위에 떨면서  가냘프게 울어댔다.  “자, 어서 받소” 강성국은  어린 양을 머리우로 높이 추켜들었다. 우에 있던 석만길이가 두 손을 내밀어 어린 양을 이내 받았다   “매애…매애…’ 어린 양은 겁기 어린 눈알을 대록거리며  애처롭게 울었다. 강성국은 웅덩이안에서 손을 내밀었다.  임규석이가 두 손을 내밀어 강성국의 손을 덥석 잡아 올리 끌었다. 언덕에 올라온 강성국은 어린 양을 조심스레 쓰다듬어 주었다. 그의 눈앞에는 방불히 소름이 오싹 끼치는 참경이 나타나는듯했다. 수만개의 독사의 혀마냥 흉용팽배하는 불길 속에서 허둥지둥 뛰여다니다가 무참히 쓰러지는 당나귀뗴들, 소떼들, 양떼들… 그 속에서 요행 살아남은 한 마리의 어린 양…7천여마리의 시체  속에서의 가냘프나마 유일한 숨결, 이것이 그래 기적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호걸이오, 호걸!...” 강성국은 숙연한 심정으로 어린양을  머리우로 추켜올렸다. 그는  어린 양을  품에 안고 그들과 함께 두루  초원을 돌아다녔다. 홯페한 초원에 싸늘한   바람이 불었다.  “매애애…” 어린 양은 가냘프게 울어댔다.  “오래 돌아다녀도 그저 이렇쇼, 이젠 돌아가기오.” 운전수는 심드렁하게 말햐며 애꿎은 담배만 뻑뻑  피워댔다.  “그럼, 쌰발(퇴근)하지’ 강성국은 순풍에 돛을 달듯이 손을 홱 저었다. . 짚차는 황페한  초원을 달렸다. “매애…매애….” 어린 양은 재난에서 벗어난 행운을 고하듯 갸냘프게 울어댔다. 하늘의  도움이 아니고서는 도저히 벗어날수 없었던 대화재 속에서 어린 양은 어떻게 목숨을 보존했을까? 강함이 약함을 이기고 악이 선을 억압하는 혼탁한 세월에  용하게도 살아 남은 생명! 그것을 어찌 일개 보잘것 없는 어린 양의 목숨이라고 하랴?  돌덩이도 여지없이 녹여버리는 흉용팽배하는 불길 속에서 살아 남은 어린 양, 평상시에는  너무나도  평범한 짐승이지만 지금은  참대곰 보다 더 귀중한 존재라고 말해도 과언은 아닌상 싶었다. 짚차는 가냘픈 생명의 재생과 여러 사람들의 상념을 싣고 려인숙에 도착했다.  “허, 오늘은 우리 식구 하나 더 불었구나.” 강성국은  어린 양을 안고 내리며 희죽히 웃었다. 석만길이와 임규석은 서로 마주 보며 입을 비죽거렸다. 강성국은 어린 양을 조심스레 양 우리에 내려 놓았다. “매애…매애…” 어린 양은 천신만고를 겪은 뒤에 비로소 안정을  찾은 자신의 운명을 알고나 있는듯  안도의 울음을 가녀리게 울었다.  며칠 후 그들은 당나귀를 20 마리 사서 싣고 귀로에 올랐다. 그들 셋은 륜번으로 운전실에 앉았다. 두 명이 운전실에 앉을 때 한 명은 적재함에 섰다. 당나귀를 실은 자동차가 도중에서 자꾸 고장 났기에 원래의 운행 계획보다 전진이 아주 더디였다. 한창 달리던 자동차는 어느 마을 주변의 길에 이르렀을 떄  불현듯 뛰여든 돼지 한 마리를 치여 죽이였다. “에이쿠, 이걸…빨리 차를 세우시오!” 강성국은  심드렁한  표정을 짓고 운전을 하고 있는 운전수에게 명령조로 말했다. “상관 말게” 운전수는 제동을 할 념을 하지 않았다. 강성국은 야만인을 보는 감이 들었다.  적적재함에  서 있는  석만길이는 차를 세우라고  우박 치듯  운전실 천정을 두르렸다  “당신  량심이 있습니까?” 강성국의 울분에 찬 말이였다. “량심? 허, 량심이 한 근에 얼마길래?” 운전수는 랭소하는 것이였다.  “정말임다, 지금 세월에 량심은 무슨 놈의 량심…” 옆에 앉은 임규석도 코 웃음을  치는 것이였다.  “아니, 당신도?...” 강성국은 낯 선 사람을 보는듯 임규석을 한참 보며  그만 말 할 흥미도 없어 입을 다물고  말았다.  한참 달리던 자동차는 서 버렸다. 물이 떨어졌던 것이다. 운전수는 물통을 들어 내리며 말했다. “내 차를 손질 할 사이에  누가 물 좀 길어오게나” 임규석이 제꺽 물통을 받아 들고 산 기슭으로  저벅저벅 걸어 가는 것이였다. 반 시간이 지나도 임규석이 돌아오지 않으니 갑갑해난 강성국이 산 기슭을 향해 걸어갔다. 혼자 적재 함에 서 있던 석만길이도 심심파적으로  강성국을 따라  산 기슭으로 갔다. 그들은 물을 길어 가지고 절름거리며 오는 임규석을 만났다. 그는  돌멩이를 빗밟아  발목을  접질렀던 것이다. 강성국은  임규석의 손에서  물통을 받아 들고  걸었다.그들 셋은 별 말 없이 앞 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걸음을 재우쳤다. “으악!...” 앞에서 걸어가던 석만길이가 갑자기  비명을 지르며 제자리에 폴싹 주저 앉았다.  둘은 화들짝 놀랐다. 석만길은 뱀에게 발목을 물렸던 것이다.  ‘이크, 큰 일 났구나!...” 강성국은 대뜸 물 통을 내려 놓고  퉁퉁 부어 오른 석만길의  발목을 쥐여 피를 짜 버리고 손수건을 꺼내여  그의 발목을  질끈 동여주었다.    “후유…재수 없구나…” 석만길은 가랑잎이라도 날려보낼듯이 깊은 한숨을 뿜었다. 그들은 석만길을 부축하여 자동차 앞에 이르렀다. 강성국은 운전수에게 석만길을 병원으로 호송하자고 제의했다. 운전수는 두 말 없이  그들을 싣고 병원을 찾아 달렸다. 한 시간쯤 지나 병원에 이르른 그들은  석만길을 부축하여 차에서 내렸다. 의사는 구급 처치를 하고 나서  석만길더러  이틀쯤 입원 치료를 받으라고 했다.  임규석은  눈 짓으로 강성국을 조용히 불러  밖에 나왔다.  “우리 이러는게 어떻소?  저 눔을 여기다 두고  우리 먼저 고향에 돌아가서 저것들을  싹 팔아치운 다음 청도에 쓱 들어가는 것이… “ 임규석의 사리사욕에 푹 젖은 침울한 말에 강성국은  그만 깜짝 놀라서 한참 동안 멍하니 있다가 떨리는목소로 반문했다.  “양?... 당신이 이것도 말, 말이라고 하오?...” “지금 세월에는 별게  없소, 도적질 해서라도 잘 사는게 영웅이오, 영웅이라는데, 고까짓 수고비 몇 푼 때문에 이게 무슨 개고생이요? 저걸 다 팔아서 우리둘이 나누면 수입이 톡톡할거요, 독하지  않으면 대장부가 아니란 말이요, 알겠소?” 임규석은  낮으나 저력 있는 음성으로 말했다.  “후유…우린 한 마을  친구가 아니오? 아무리 돈이 귀하기로 그래 량심까지  버리겠소?” 강성국은 며칠 사이에 몰라 보게 변해 버린  임규석을 놀란 눈길로 멍하니  보았다. “아이구, 당신과는 손이 잘 안 맞는군, 입안에 들어온 고기를 그래 뱉아 버리겠소?” 임규석은 안쓰러운 눈길로 강성국을 보는 것이였다.  “잡 생각을  싹 집어치우고  석만길을 이틀 동안 기다려 가지고  고향에 돌아가기오.” 강성국은 결단성 있게 말했다.  “후유..고정하기는  서서 똥을 누겠네…” 임규석은  실망의 한숨을 뿜고 말았다. 그는  한참 눈을 슴벅거리며 생각을 굴리다가 차 앞에서  서성거리고 있는  운전수와 말을 건니였다.  “쓰프, 우리  이러는게  어떻습니까?...” “엉?! 음…” 운전수는 깜짝 놀라더니 한참  생각을 굴리는 것이였다. 그 광경을 멀찌감치에서 바라 보고 있는  강성국의 심정은  사뭇 무거워졌다. ( 무슨 꿍꿍이를 꾸미려고   저럴까?  돈이  아무리 쓸모 있기로 그래 속이고 도적질해야 한단 말인가?...) 강성국은 석만길을 간호하느라고 그의 침대 옆에 앉아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뱀에게 물린 사람은 잠을 자면 뱀 독이 온몸에 신속히 펴지기에  의사는  환자더러  잠을 못 자게 옆에서 감독하라고  강성국에게  당부했던 것이다. 강성국은 쏟아지는 졸음을  쫓으려고 가슴이 뜨거워지도록 담배를 피웠다. 석만길은  아픔이 좀 덜어지니  졸음이 와서 눈을 감았다. 강성국은  인차 일어 나서 화장실에 달려 가서 수건을 수도물에 적시여 가지고 병실에 돌아와서  석만길의  달아오른 이마에 얹어 주었다.  “좀 참소, 뱀 독은 잠 들 떄 쉽게  펴진다는데…” 강성국은 의사의 당부를 상기하며 말했다.  “그런데 잠이 자꾸  쏟아져서…허, 나 떄문에 당신 수고  많구만…” 석만길은  매우 면구스러워 했다.  “무슨, 이런 일에 어느 누가  가만이 있겠소? 음, 우리 심심한데 내  옛 말을 좀 하지…” 강성국은  잠간 생각을 굴리더니 입을 열었다.  “우리 아버지에게  들은 이야기인데, 옛날  한 나무군이 산에 나무를 하러 갔다가  돌아 오는 걸음에 장꿩 날개 세개를 주어 목덜미  뒤에에 꽂고  집  마을 부근에 이르러서  샘물을 엎드려 마셨다오, 그런데 그 날 부터 그 사람은 자기가 뱀을 먹었으니 이젠 죽게 되였다면서  누워 앓더라오. 그의 안해는 의사를 청해  보였다오. 아무런 병도 없다고 의사는 진단을 내렸다오. 그러나  남편은 여전히 일어나지 못했다오. 왜서? 후에 옆집의  사람이 건너 와서 알려주었다오. ‘당신이 그날  산에 갔다가  돌아 올때 장꿩 날개 세개를 뒤에 꽂고  샘물을 마신적 있지 않았소? 한 번 시험해 보오.’ 그 말에서 정신이 퍼뜩 든 그 사람은 인차 일어 고간에 둔 장꿩 날개 셋을 뒤에 꽂고 샘물가에  가서 물을 마셨다오, 아니나 다를까  샘물에 세개의 장꿩 날개가 언뜰거리며  마치 세 마리의 뱀  같이 보이더라오.  그 다음 부터 그 사람은  언제  앓았던가 싶이  자리를 차고 일어났다오.” “하…하…하… 참 재미 있군, 재미 있어…” 석만길은 통쾌하게 웃었다. 그 서슬에 잠기는 말끔히 가셔져버렸다.       밤중에 그는 비몽사몽간에  자동차의 발동소리를 듣고 화들짝 놀라며 밖에 달려나갔다. 운전수는 차에 시동을 걸고 있었다. 그 옆에 임규석이 서 있었다.  “아니, 이 밤중에 왜 이럽니까?” 강성국은 불길한 예감을 느꼈으나 짐짓 온화한 어조로 물었다.  “녜? 녜,저….” 운전수는  떠듬거리는 것이였다.  “당신은 삐치지 마오, 잘 되는 호박에 괜히 송곳질하지 말고…”  “무엇이? 그래  호적질 하겠소? 돈에 눈이 어두워서 너무 우둔한 짓을 하지 마오.” 강성국의 어조는 저으기 격해졌다.  “야, 이거참  당신도 안 하면서 왜 이렇게 방해를 놓소?” 임규석은 버럭 성을 내였다.  운전수는 조선말을 알아 듣지 못하여도 그들이 의견 분쟁이 생겼음을 감촉하고서  운전석에 점도록 앉아 애꿎은 담배만 풀풀 태우고 있었다.  “내들 씨베, 내 원 못 놀겠소….” 암규석은 툴툴거리며 저만치 스적스적 걸어갔다.  이틀 후, 한참 달리던 자동차는 어느 무인지경에서  또 고장이 났다. 설상가상으로 준비한 식료품이 떨어졌다. 식당도 소매점도 없는 도로에서 그들은 식품을 구할길이 없었다.  “내들 씨베, 일이 안 되는군,  차는 개뿔 같이 자꾸 고장이 나니….” 임규석은 짜증을 팍팍 부리였다. “매애….매애…” 어린 양은 마치  임규석의  불평에 화답이라도 하는듯이 애처롭게  울어댔다. 이때 임규석의 두 눈은 갑자기 반짝 빛났다.  “우리 오늘 로천 양고뀀 추렴을 해볼까?” 임규석은 어린 양을 호시탐탐 노려보다가 강성국에게 물었다. “엉, 그건 무슨 소리오?” 강성국은 짐짓 모르쇠를  댔다. “배 고파 죽겠는데  언제 무스거 고려할새 있소? 이거나 잡아 먹기오.” 임규석은 어린 양을 턱짓했다. “아니, 한 끼 굶더니 벌써 정신이  돌았소?” 강성국은 버럭 성을 냈다. “량반도 굶으면  도적질한다는데, 뭐 볼게 있소? 이잘난걸 갖고 가  무얼하오? 팔지도 못 할 걸 가지고서, 아싸리(아예) 잡아먹기오.” 석만길은 호응해나섰다. “엉, 당신도?...’ 강성국은 입을 딱 벌렸다. “아니, 사람이 굶구사 뭐 볼게 있소? 수염이 석자라도 먹어야 산다는데…” 임규석은 몽골에서 산 칼을 괴춤에서 쓱 뽑아들더니 강성국이가  안고 있는 어린 양을 향해 다가들었다. “매애….매애…” 어린 양은 마치 자신의 신변에 불행이 강림함을 알기나 하듯이 애처롭게 울어댔다. “당신 정신이  있소? 정신이…” 강성국은 버럭 소리를 지르며 임규석을 날카롭게 쏘아보았다. “아니 그래, 사람 보다 양새끼 더 중하오?” 임규석은  강성국의 서리발 치는  눈길에 악간 주눅이 들며 타협조로 물었다. “후유…이게 어떻게 살아난 것이라구…” 강성국은 한숨을 길게 뿜으며 몸을 옹송그렸다. “에익, 선비 같은 당신 때문에…” 임규석은  중얼거리며 단도를 괴춤에 슬며시  꽂았다. “ 배 고파 죽겠는데 뭐 볼게 있소?  하구 보지 보다 먹구 보지 더 좋다구,잡아 먹구 보기오.” 임규석이가 즘즉해지니 이번엔 석만길이가 설쳐댔다.” “그리 배 고프면  엤소, 차라리 이걸 썩 베여 굽어 먹소.” 강성국은 팔 소매를 불쑥 걷어올리며 자기의  실팍한 팔을 쑥  내밀었다. “엉? 당신 이게 정신이 있소? 정신이…”  석만길은 두 눈이 데꾼해졌다. “누가 정신이 없는지 모르겠소. 그래, 불바다에서 요행  목숨을 건진 요것이 불쌍하지도  않소? ” 강성국의 어조에는 눈물이 슴배여 있었다. “후유…아무리 짐승이 불쌍하다고 해서 사람 보다 더 중하겠소?” 석만길의 음성에도 눈물이 어리어 있었다.      “부르릉….”  그들이 설전하는 사이에 차는 수리되였다. 운전수는 핸들을 부여잡고 속력을 내여 달렸다.  “매애애…..” 어린 양은 자동차의 경적소리와  화답이라도 하는듯  가냘픈 목소리로 울어댔다. 한참 달리는데 앞에서 웬 사람들이 나타나머 손에  쥔 거무스레한 것을 마구 휘두르며  차를 세우라고 고래고래 소리 질렀다. 운전수는 긴장된 눈길로 옆에 앉은 강성국을 보았다. 그의  솔밭 눈섭은 쭝긋거렸다. 그는 이빨사이로 말을 뱉았다.  “속력을 내시오!” “저,그러다가 사고라도 치면은?....” 운전수의  우유부단한 음성이였다. 더 상론할 여지가 없었다. 강성국은 왼손으로  운전수의 악세레다를 밟고  있는 발등을 꾹 눌렀다. 자동차는 시위를 떠난 화살마냥 씽씽  달려갔다. 앞을 막아섰던 강도들은 썰물마냥 밀려갔다. “땅!..땅!...” 뒤 늦게야 어지러운 총소리가 울렸다. 운전수의 이마에서는  콩알 같은 땀방울이 송골송골 돋았다. 강성국은 뒤를 피끗 돌아보며 경멸의 미소를 지었다.  그들은  밤 도와 달리고 달려 드디여 고향에 이르렀다. 석만길은 당나귀를 다 판 다음 수고비를 주겠으니 소식을 기다리라고 했다. 그들은  안도의 한숨을 뿜고서 집에  돌아갔다.     사흘 후, 그들 둘은 심심파적으로 석만길이네  음식점에 갔다. 그러나 뜻밖에도 주인이 바뀌였다. 그는 자기가 이 음식점을 샀다면서 영업집조을 보이는 것이였다.     “엉?!...” 그들 둘은  서로 바라 볼 뿐  어찌할 바를 몰라했다. 눈을 감으면 코를 베여 갈 한심한 세월이 아닌가?  석만길은  당나귀와  음식점을 몽땅 팔아치우고, 팔리지 않는 어린 양만 남기고   어디론가 슬며시 사라져 버렸다.    “개 새끼...”     그들의  눈에서는 불꽃이 튕겼다. 그들은  하늘이  빙그르르 돌고 땅이 푸욱 꺼져들어가는 것 같은 환각을 느꼈다.   “후유…그러니  믿을 사람이 어디  있겠소?...그때 당신이 내 말을 들었더라면…후유..이젠 죽은 아이 자지 만지기지….”  ’ 임규석은  원망의 눈길로 강성국을 보며 깊은 한숨을 뿜었다. “후유…사기군이 나쁘지, 지금 보니 한 마을 친구도  믿을 게 못 되는구만, 남을 해치고 사는 삶이  재미 있으면 얼마나 재미 있겠소? 사람은 자기 힘으로 살아야 하오…” 강성국은 무거운 어조로  말했다.        “ 매애…매애…매애…”     어린 양은 마치 그들이 당한 봉변을 알기나 하듯이 애처롭게 울어댔다. 강성국은  눈물이  고인 눈길로  한참 동안 어린  양을 내려다 보다가  천천히 허리를 굽히여  어린 양을 보듬어 안았다. 그는 털이 곱슬곱슬한 어린 양의  잔등을  삭삭 쓰다듬어 주었다. 어린  양은  눈을 말똥말똥거리며  강성국을 올려다 보았다. 순간, 그의  가슴은  전률에 감전된듯 찌르르해졌다.  찰나,  그의 눈앞에 환영이 나타났다. 일망무제한 초원에 하늘을 태워버릴듯이 불길이 맹렬히 타오른다    온몸에 불이 달린  당나귀뗴, 소뗴, 양뗴들이 미친듯이  뛰여다닌다. 불길, 땅을  달구고 돌을 녹이는 불길이  광란한다.  방금까지  생기발랄하던  당나귀떼, 소떼, 양뗴들이 무리로 쓰러진다. 렬화는  마치  지구라도 녹여낼듯이  황황_ 소리치며 광분한다 그 속에서 간신히 살아남은  생명, 어린  양, 하늘이 도왔느냐, 천사가  보호했느냐?  강성국은  말 못하는 미물이 이날 따라 갑자기 태산마냥  웅장하개 가슴에 안겨오는듯 했다.  이윽고  어린 양은  강성국의 따스한  체온을 느끼며  재생의 서곡인듯 낮으나 명량한 울음소리를 내였다.  “매애…매애..매애…..”  허경수          핸드폰; 135-1618-1167 천진시  동려구 풍년촌  태흥리  9-2-303                        
5    파괴와 건설 댓글:  조회:1199  추천:1  2012-10-17
(수필 )    파괴와  건설    도시의 거리를 두루 돌아 다니느라면 낡은 건물들을 대폭적으로 헐어버리는 ‘전쟁터’를 늘 보게 된다. 물론 새건물 건축 설계도의 뒷받침이 있기에 ‘용맹’스럽고도 무자비하게 건물들을 파괴해버릴 것이다. 나는 매번 먼지가 충천하는 수라장을 볼 때마다 이런 생각에 잠기군 한다.  상점, 사무실, 주택, 식당...등 허다한 건물들은 건축하기전에 모두 공정사들의 면밀한  구상과 체계 정연한 설계도가 펼처질것이다. 대학에서 건축 공정학을 전공하여 공정사가 되였든지 꾸준한 자습으로 공정사가 되였든지 무릇 건축공정사들은 자기의 푸른 꿈을 설계도에 정성껏 담는 것이다. 단층 건물이나 고층 건물의 설계도가 애면글면한 노력으로 작성되면 시공원에게 넘겨주는데 시공원은 연출이 씨나리오에 따라 배우들을 모집하듯이 시공일군들을 모집하여 시공에 착수하는 것이다.  건축공사에서는 설계도에 따라 재료 구입, 로력배치를 면밀히 하는 것이다. 벽돌 한장, 철근 한 가닥, 세면트 한 포대, 나무 한대....등 모든 재료들이 건축에 투입되는 것이다. 이렇게 뇌력 로동자들과 육체로동자들의  신근한 로동속에서  수많은 건물들이 서서히 땅우에 서게 된다.  건물들이 심사를 거쳐 합격되는 날에 지도일군들이 만면에 미소룰 머금고서 현장에 모여든다. ‘어르신님’이 큼직한 가위로 붉은색 테프를 끊을 때 ‘타다당...탕탕...’ 폭죽소리가 봄우뢰와 내기라도 하려는듯  울리고 파편들이 눈보라마냥 마구 흩날린다. 그러면 지나가던 행인들이 우루루 모여들어서 동물원의 원숭이떼를 구경하듯이 멍하니 바라본다.  시공로동자들은 해당되는 로임을 받아가지고 ‘안녕히’를 부르고 떠나가면 만사대길인 것이다. 그들은 주정뱅이가 술을 깬 다음 자기가 간적 있었던 식당을 잊어버리듯이 자기들이 피땀으로 쌓아올린 건물들을 세월의 파도속에 거품으로 띄여보내는 것이다. 그러나 어머니가 타향에 있는 자식들을 잊지 않듯이 건축공정사들은 자기가 알심 들여 설계하여 지은  건물들을 가슴속에 새기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매번 건물들이 무참히 쓰러질 때마다 공정사들의 마음이야 오죽했으랴.  불현듯, 어느 외국 영화에서 본 한 장면이  피끗 떠오른다. 전투의 승리를 위해 웅장한 다리를 폭파시켜야했는데 폭파약을 어느 곳에 설치해야 쉽게 폭파할 수 있는지 반드시 담당 공정사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그러나 담당 공정사는 손수 설계한 다리를 폭파하기 매우 아까워하면서 한참 동안 유예하다가 할수 없어  유효지점을 알려주는 것이였다.  지금  무서운 속도로 달라지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낡은 건물들을 허물어 버리고 새건물들을 짓게 된다.   땀동이를 흘리며 지어 놓은 건물들이 이제 한 시대가 지나가고 그 때의 미학적 관념에 맞지 않거나 어느 권력자의  비위에 거슬리게 되면 또 허물리우는  참경을 면치못할 것이다.  시대에 훨씬 떨어졌거나 새로운 경제건설의 수요에 따라 낡은 건물들을 사정없이 허물어버리는 것은 어디까지나 리해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공정사나 시공원의 실책으로 일부 건축물들은 제구실도 별로 못 해보고 요절되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같은 값에 분홍 치마’라고 만년 대계의 푸른 꿈을 안고  청사에 길이 빛날  건물을  지었으면 얼마나 좋으랴!  창고 한채 변번히 지을줄 모르는 내가 이런 어벌찬 목표를 내걸다니 고양이가 소대가리를 안으려는 격이 아닌지 우려 된다.  어느 하루  나는  동료들과 한담을 나누던  중 유머적으 이런 말을 한적 있었다.  “세상에서 홀딱 벗고 친한 사람이 제일 친한 사람이라는데  한번  만난 부부는  소뿔우에 닭알을 올려 놓을 떄까지 영원히 재미 있게 살아야지”  그러자 모두 약속이나 한듯이 이구동성으로 이렇게 반박하는 것이였다.  “뭐,  영원히?  고층 건물도  허물고 새로 짓는데 영원히 재미 있게 사는 부부란 있을 수 없소.” 나는 낯선 사람들을  보듯이 이윽토록 동료들을 보았다. 나의 가슴은  새로운 충격으로 심하게 뛰고 있었다. 나의 관념이 고루한가?  동료들의 생각이  현대적인가?  나는 오늘도 고층건물이 쓰러지여 먼지가 풀석풀석 일어나는 거리를 거닐며 무거운 생각에  잠긴다. (짓고 허물고, 또 짓고 또 허물고, 다시 짓고 다시 허물고.... 그래 이것이 세상살이인가?....)            허경수  천진  10, 17
4    빈 껍질 댓글:  조회:1156  추천:0  2012-10-15
“연변 조선족 자치주”는  빈 껍질뿐이다!         북경;   격광        주덕해가  주장으로 있을 때에는  조선족들에게  부표, 명태를  좀 더 발급했었는데 지금은 전혀 쓸모 없다.  모든 사무실의 잡동사니들을 쓸어내고 농민들에게  무상으로 주어  돼지 양돈업을 발전시켜라!       농민들과  공인들의 피땀을 빨아 먹는  ‘기생충’들은 기실  구더기 보다 못하다. 구더기는 훌륭한 돼지 사료다.  (2012, 10, 15.)
3    시 , 나는 농민이다! . 댓글:  조회:1069  추천:0  2012-10-15
(시)            나는 농민이다!                    북경;  격광 나의 할아버지도 농민 나의  아버지도 농민 나도 농민,, 나는 농민이다!  나는 농민이다! 신사들의  목에 나붓기는 것을  나는  ‘목바’라고 부른다. 구두를  ‘왕바신’인가 한다. 니는 농민이다! 모태주 보다 ‘똥뺴주, 좋다. 신선로 보다  썩장국이 좋다 자가용 보다 소 수레 좋다. 나는 농민이다. ! 앵무새 보다  수탉이 좋다. 잰나비 보다  황소 좋다 참대 곰 보다 개 좋다.  나는 농민이다. ‘명작’보다 소학교 교과서 좋다. 콜라 보다  샘물 좋다. 치마 보다 바지 좋다. 돈 벌이만 하는  글쟁이들 ‘하수도’를 파는 기생들과 무슨  구별 있느뇨? 농민이 지은  생쌀 처먹고  썩은 글 쓸게면 똥이나 처먹을게지 나는 농민이다! 박사 보다  리발사 더 좋다 작가 보다 사람이 더 좋다 노벨 상금 보다  흙이 더 좋다.   노벨도  농민이 지은 쌀 먹고 자랐고 화약을 먹고 자란건 아니다. 농민. 나는 촌놈, 노벨이 다 누구뇨?  앵무새, 메뚜기, 잰나비들아 언제면  셈이 들까? 그 동상을 세운  사람들 이제  ‘광풍’이 불면 또  마스겠지? 나는 농민이다! 현대파,  상금도 모른다 등 시리고 배 고픈자들이  울고 웃는 글 쓰리라!  
2    [수필] 웃음 댓글:  조회:1180  추천:1  2012-10-03
[수필]                                                                          웃음   "하 ...하..하...." "얘야, 웬 일이냐?" 내 어린 시절 꿈에 길에서 책을 줏고서 즐거운 웃음을  터뜨리니 어머니는 그만 깜짝 놀라셨다.  나는 소학교 시절부터 책 읽기를 무척 즐겼기에  늘  밥을 먹으면서 책을 보군 했다.  후에 사화에  진출한다음에도  나는 친구들이 떠들석거리며 트럼프치기를 할 때에도 오직 독서에만 몰두했다. 그리하여 나는  친구들로부터 '책귀신', '선비'라는 멋스러운 별명까지 얻게 되였다. 오락에 열중하는 친구들은 나를 리해하지 못하거나  때로는 반감을 사도 나는 오히여 요란스럽게 떠들며 장기, 트럼프치기로 밤을 새우는 그들이 불상해 보였다. 그것은 늘 이런 생각이 머리속에 맴돌이쳤기 때문이다. 보귀한 시간을  저렇게 시시껄렁한 놀음으로 랑비하는 저들이 얼마나 멍청한가?  오락으로 보내는 저 시간, 저 열정으로 과학지식을 탐구하면 박사는 못 되여도 아마 석사쯤을 되였을 걸... 이렇게 오락에 담을 쌓고 살아 오던 내가 요지음 너무나도 단조로운 생활의 울타리에서 벗어나려고  한번  만져보지도 못한 바둑을 샀다. 왜냐하면 나는 모든  오락중에서 바둑과 장기를 잘 두는 사람들을 제일  부러워하기 때문이다. 트럼프와 마작은  운이 좋아야 비로소 자기의  지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지만  바둑과 장기는 똑 같은 기물을 가지고  호상 보면서 하는 '전투'이기에  그 누구를 원망하거나  그 어떤 핑게를 댈수 없는  순전 자신의 재능이것이다. 장기는 이미 널리 보급되였지만 바둑은 아직 널리 보급되지 않았다.  나는  적지 않은 남들이 잘 모르는 바둑을 배워가지고  여유의 시간을 보내며 통쾌하게 웃어보려고 어느 하루 바둑을 샀다. '마흔에 갓 버선이라'더니  반백이 되도록 만져보지도 못한 바둑을 산 나는 바둑을 둘줄 아는 친구에게서  바둑을 배우기 시작했다. 그런데 배우는 내가  접수력이 늦으니 가르치는 친구는 실증을 느끼는 것이였다.  자질구레한  바둑은  나의  지휘에 복종하지 않았다. 나는 저으기 짜증이 났다. (이거야 혹 떼러 갔다가 오히려 혹을 붙혀오지 않겠는가? ) "그럼, 바둑은 천천히 배우기로 하고 트럼프나 치기요, 뭐 단술에 배 부르겠소?" 친구는 희죽히 웃으며 제의했다.  "그라, 잠시 '정전 담판'을 하기오. 허..허...허..." 나는 유머적으로 응대했다. 그리하여 나와 친구들은 한가할 때면 우리 집에 모여들어 트럼프치기를 했다.  롱담을 좋아하는 나의 친구가  '8,9,10'자를 내면서  큰 소리로 웨쳤다. "빨,구,씹" "하...하...하..." 갑자기 폭소가 탁 터졌다. 근무하며 스르레스를 받아온 우리들은  오래간만에  통쾌한 웃음보를  터뜨렸다. 고급 오락기구인 바둑에서  찾을 수 없었던 웃음을 보잘것 없는 트럼프에서 찾을줄 누가 알았으랴?   어느 날 저녁, 회사의 동료들이 우리 집에 마실을 왔다. 그들도 어제의 나처럼  트럼프 치기에 신경을 별로 흥취가 없는 '정통파'들이였다, 그러나 그들은 생각밖으로 트럼프 치기를 하자는 것이였다.  "어허, 당신네도  나 처럼 사상  해방이 이제야 됐소? 자, 늦게 배운 도적이 밤을 새운다.'고 우리  놀아 보기오" 나는 롱조로 말하며  그들과 마주 앉았다.  누가 이기기거나 지거나  트럼프판에서는 수시로 웃음이 터졌다. 그 웃음속에서 나도  가슴 뻐근한 기쁨을 느낄군 했다. (오,  그러고 보니 웃음의 래원은 간단하구나) 불현듯 나의 머리속에 떠오르는 기발 한 발견이였다.   한 번은 내가  5자를 냈다.  규칙대로 하면  상대방은   5자보다 더 높은 수자를 내야했었는데  그만 부주의로  4자를 냈다  그 바람에 대뜸 폭소가 터졌다.  "하...하..하...." "호...호..호...." 실수한  동료의 부끄러움이 반죽된 웃음 소리와 더불어  여러 친구들의  쾌활한  웃음소리가 시원스레 터졌다. 나는 심산속에서 샘물을  마셨을 떄처럼 가슴이 찡해 나는  기쁨을 느꼈다. '웃음 세포'가 발달하지 못한 나는 웬만해서는 웃지 않는다.  그리하여 사진을 찍으면 너무 굳어진 표정이여서  얼굴이 그리 못난 편은 아니지만 항상 어색하게 되였다. 그러나 만약 그날  트럼프 치기를 할 때의 내 웃는 모습을 렌즈에 담았더라면  미남이란 호평은 못 들어도 "야,  이제야  멋 있구나!"라는  평가는 받을 것이다.  "이제 한 판만 더 놀기오." 시계를 보던 친구가  미안한 기색을 띠우며 제의했다.   "이 방에서 자도 되오. 려관비는 받지 않겠으니" 내가 롱조로  말하니 친구도 롱조로 응대했다. "그러면 더 어렵지요,  부모, 자식간에도 식비를 받는 경제시대인데....' "하..하..하..." '호...호..호..." 또 통쾌한 웃음이 터져올랐다. 우리는 '이제 한 판만, 이제 한 판만 ...'하면서 밤 11시까지 놀았다.  "다음 번에 올땐  려관비를 푼푼히 가지고 오우" 나의 배웅  인사에 롱담이  섞이니  또  명랑한  웃음이 터져 밤의 고요를 누비며 저 멀리 은은히 울려 퍼졌다.                                            허경수                     
1    동녁해; 최동일 선생님 댓글:  조회:829  추천:0  2012-10-02
최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저는 천진에  있는  허경수입니다. 소설 원고  '불속을 헤치며'를 이미  귀사에  보냈습니다. '조글로'에서  선생님을  만나니  기쁩니다.  많은 가르침을  바랍니다.  허경수 드림 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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