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jinmeishan 블로그홈 | 로그인
김미선
<< 5월 2024 >>
   1234
567891011
12131415161718
19202122232425
262728293031 

방문자

홈 > 전체

전체 [ 8 ]

8    ♥ 바람따라 가고 싶소 ♥ 댓글:  조회:1371  추천:3  2013-08-14
♥ 바람따라 가고 싶소 ♥ 한오리 저 바람이 너무 부럽소 이 가슴에 맺힌 사랑 바람에게는 없겠지   아무에게도 머물지 않아 정 같은걸 주지 않은 바람 후회도 아픔도 없겠지   내 것이라 이름짓기도 무섭고 남이것이라 외면할수도 없어 방황하는 이 마음 애처로워 이 가슴에 흐르는 눈물 내 그만 사람됨이 안타까워서 저 바람따라 정처없이 가고 싶소  
7    그랬으면 좋겠네 댓글:  조회:1562  추천:3  2013-07-24
 ♣ 그랬으면 좋겠네 ♣ (연길) 김미선 샘물 솟구치듯 성스럽게 태여나 응아~ 고고성 울리며 만인의 축복에 내노라 하였네 그동안에 삶이란 무엇이였나 천방지축 달려왔고 아글타글 헤매였네 볼수도 쥘수도 없는 마음 하나 달래느라 한세상 다 가는줄도 알아채지 못하였네 휘리릭 바람 스쳐가듯 가뭇없이 흘러간 세월 뭔가 건져야만 될것인데 그래 뭘 건져야 할가 화장터에서 눈물 뿌려 보낸이 이 맘에선 둥지 틀고앉아 날마다 만나 얘기 나누니 죽은것 같으나 살아있는것 사회적 권세 재물에 미친이 사람 업신여기며 날쳐대니 사람들 손가락질 침 뱉더라 살아있어도 죽은거라 하리 이세상 다하고 저세상 갈 때 그래도 사람질은 하다가노라 떳떳해야겠고 내 죽은 후에도 가슴이 따스해지는 추억되면 좋겠네.
6    가을 외 2수 댓글:  조회:1090  추천:1  2013-07-20
        가을 앞벌엔 노란 불 뒤산엔 빨간 불 찬서리가 내려도 붙는 불 안꺼지네 무정세월 한탄말고 유정하게 살라하네   잔디   오고가는 발의 무게 거뜬히 이겨냄은 흙속에 무성한 잔뿌리와 키 낮춘 덕이리라 밑바닥 삶을 즐기는 너만의 초연함이여   입맛   세상에 맛있는게 무어냐고 물으면 왕은 말하더라 조이밥에 깍두기라고 입맛이 좋으려면 내몸부터 비워야 하리                 가을 
5    아픔찬가 댓글:  조회:1123  추천:1  2013-07-19
      아픔 찬가 아픔은 세상을 만듭니다.   죽어서 해탈하고만 싶은 그 아픔에서 헤매고나니   세상은 나에게 이쁜 딸내미를 주데요     우리 엄마도 이처럼의 아픔을 겪고   나에게 이처럼 큰 세상을 주셨죠     내가 지금의 이 처지에 만족할수 없다면   지독한 아픔을 감내하려는 의지가 있어야겠죠     그 아픔은 극도의 아픔이고 찬란한 아픔이죠   분만의 찬란한 아픔을, 참신한 경지의 아픔을     아픔을 감내할 때 이 세상이 만들어집니다.              textarea{background color:url("http://cfile295.uf.daum.net/attach/1948B4334F916D2E23EB4F"); border-width:1; border-style:dotted;}
4    악성 댓글과의 체험 댓글:  조회:1237  추천:2  2013-07-18
요즈음엔 세상 없던 체험을 하네요. 덕분에 최진실씨 자살한 원인도 10%쯤은 이해도 되고...... 지인이 알려 줬어요. 조글로에 나의 수필이 한편 올랐는데 악성댓글이 올라와 있더라고. 저는 종래로 그곳에 작품을 보낸적이 없었는데 최근 어느 신문에 발표된 글을 그 운영자분들이 올렸데요. 근데 수필 한편이 처음 올랐는데 그 글에 악성 댓글이 올랐지 뭡니까?! 그것도 제가 완전 억울하게 당했다고 생각하고 있는 일인데......   그냥 당할수만은 없다는 생각에 가슴에서 뭔가 자꾸 올리 치밀데요. 하루밤을 자고 다시 생각하자! 이렇게 마음 먹고 나 자신이 취해야할 행동을 검토하였죠. 온라인 세상에서 그 상대를 조소하고 역전하는 술법으로 그 상대를 가소로운 존재로 만들어야겠 다고 생각하였죠. 나 자신은 밑바닥 자리이고 잃을것도 없으니............ 그러고 나니 마음이 좀은 안정이 되데요. 그러고 이튿날 그 사이트에 들가서 그 댓글을 마주하고 앉아서 다시 생각하였어요. 어제 저녁 갈고 닦았던 수많은 비수들을 한쪽에 비켜 놓고 나의 초심을 떠올리게 되데요. 마음을 비우려던 그 결심을 실행할때가 되였구나. 용서는 최고의 징벌이라는 말도 떠올리고.......... 그러고 나서 그 상대에게 감사한 마음들을 생각하여 보았죠. 첫째, 아무것도 해 낸것이 없는 나라는 많이 모자라는 인간을 인기몰이를 시켜줬으니 이 아니 감 사한 일인가. 둘째, 침체상태에 있던 나의 정신에 분발하라는 추동력을 불어 넣어주었으니 이 또한 감사한 일 이였다. 셋째. 물처럼 바람처럼 살다가라는 나옹선사님의 시를 마음에 새기고 살아가려던 나의 초심을 고 험하는 기회을 제공하여 주어 나의 중심을 다시 한번 든든히 다져주었으니 참으로 감사한 일이 다. 이 밖에도 감사한 일이 한두가지겠는가 찾으면 얼마던지 있는것을. 그 상대가 미움의 대상에서 제외되고 고마움의 대상으로 될수도 있는것을.  평온한 마음을 감지하며 하늘을 보았다. 더 높아진 맑은 하늘에서 나옹선사가 빙그레 웃음 짓고 있을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내가 나를 이기는 한차례 싸움이였고 다행스런 결과에 나는 만족하였다.
3    비, 커피 그리고 나 댓글:  조회:1084  추천:2  2013-07-16
 비, 커피 그리고 나 똑똑똑, 비가 내리네   내 마음문을 두드리네  마지막 공기마저 빠진   고무풍선 같은 내 마음을  커피한잔 풀었네  후더운 친구 따로 없네  한모금 입에 넣고 꼴깍   친구가 내 마음에 힘을 주네  비, 커피 그리고 나  셋이서 도란도란 삶을 얘기하네.
2    옥이 할머니 댓글:  조회:990  추천:0  2013-07-16
옥이 할머니              / (연길)김미선 지금 나의 눈앞에는 한자리에 선채로 움직이지 않는 가냘프고 자그 마한 몸매의 할머니, 흰 머리칼을 바람에 나붓기며 석고상처럼 서있 는 옥이 할머니의 형상이 우렷이 떠오른다. 그리고 옥이 할머니와의 평범치 않았던 지나간 나날들이 쿵쿵 가슴 을 치면서 다가온다. "채 개조되지 않은 우파" 인 아버지의 "덕분" 에 우리 식구는 정들었 던 도시를 떠나 촌으로 이사가게 되었다.    그로부터 옥이 할머니와 우리의 인연은 시작된 것이다.    옥이네는 바로 우리 뒤집에서 살고 있었는데 우리 집 뒤문을 열면 옥이네 집이 훤히 들여다보였다. 이 마을에 도착하여 처음 본 것이 뒤집이였고 처음 나눈 것이 옥이 할머니와의 인사였다.    얼마 안되는 가정집물들이 집안의 이구석 저구석에 옮겨지고 집안 정리가 대충 되어 갈 무렵이였다. "계심둥?" 하는 소리에 내다보니 키가 자그마한 한 할머니가 보자 기를 들고 서 계시였다. 머리를 가쯘히 빗어 쪽졌고 팽팽한 얼굴은 점 하나없이 깨끗하였 다.    "난 이 뒤집에서 사는데 마을사람들은 모두 나를 옥이 할머니라 부 른다오. " 어정쩡 서 계시던 어머니가 급히 보자기를 받아놓고 할 머니의 손을 잡아 끄셨다.    "그냥 오신것만도 감사한데 무얼 이렇게 들고 오세요? 빨리 올라 오세요." 어머니는 할머니의 자리를 마련하시느라 걸레를 가져다 가 급히 구들 한쪽을 닦아 놓으셨다.    "아니, 오늘은 할 일이 많을테니깐 나중에 시간이 날 때 놀러오지," 할머니는 어머니의 만류도 마다하고 돌아가셨다. 윤택이 자르르 흐르는 머리며 눈같이 흰 적삼이며 단정한 주름치 마는 나의 눈에 무척 화사하게 안겨왔다.먹고 살기에도 힘든 그런 시절이라 옥이 할머니의 모습은 나에게 너무나 인상적이였다.    이튿날부터 나는 짬만 나면 뒤집에 놀러 갔다. 뒤집에는 나와 동 갑내기 옥이가 있었다. 나는 옥이와 한반에 다니게 되었고 친하게 되었다. 옥이에게는 여동생이 있었는데 언제나 출입문 안쪽켠에 앉아 있었다. 한다리는 앞으로 굽히고 다른 한다리는 뒤쪽으로 길 게 뻗치고 있었다. 팔도 마찬가지로 오른쪽은 가슴앞에 굽히고 왼 쪽은 뒤켠으로 늘어 뜨리고는 입으로 "으으아…."하고 길게 빼는 이상한 소리가 가끔씩 터져 나왔다. 그 집에 처음 놀러 갔을 때 그 애는 눈, 코, 입이 죄다 한쪽켠으로 몰리면서 웃는건지 우는건지 알수 없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옥이 할머니는 긴장하게 서 있는 나를 보고 말씀하셨다.    "놀라지 마라. 우리 설이가 앓고 있는데 이제 치료를 받으면 나을 거다. 그때면 우리 설이도 놀러 다니고 학교에도 다닐거야."맥 없 이 흐늘거리는 설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는 옥이 할머니의 눈 길에는 애틋한 사랑이 감돌고 있었다.    어느날, 학교에서 돌아온 옥이와 내가 우리 집에서 숙제를 하는데 불시에 밖에서 징소리, 꽹꽈리소리와 사람들의 웨침소리가 요란 하게 들려왔다. 우리는 급히 밖으로 뛰쳐나갔다. 옥이네 마당에 홍위병완장을 두른 사람들이 몰려와 있었고 옥이 할아버지가 그 사람들의 손에 붙잡혀 밖으로 나오고 있었다. 옥이 할아버지 목에 는 "자위단 단장 박중삼을 타도하자!" 라고 쓴 개패가 걸려 있었다.    옥이 할아버지는 그 길로 홍위병들에게 끌려갔고 저녁에 학교 운 동장에서 투쟁을 받았다. 투쟁대회에서 홍위병들의 몽둥이에 머 리를 얻어 맞은 옥이 할아버지는 그 자리에서 뒤로 넘어간 것이 다시 일어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두달 후 옥이 아버지도 반란파들에게 시달리다 못해 자살하고 말 았다.옥이네 식구는 할머니, 어머니, 옥이 그리고 아무것도 모 르고 헤실헤실 웃기만 하는 설이까지 여자 넷이 남게 되었다.   옥이 할머니와 나의 어머니는 "적"의 가족이라 그 어느 조직에서 도 요구하지 않았다. 두분은 공장변두리에 늘려놓은 철조망 밑의 한자너비의 땅에다 옥수수와 열콩을 심었고 농민들이 논밭에 물 을 대느라고 파놓은 도랑뚝의 가파른 비탈에다 각종 남새들을 심 어서 생활에 보태군하였다. 가을이 되자 옥이 할머니와 어머니는 이삭 주으러 다니시였는데 옥이와 나도 따라 나설때가 많았다. 옥 수수떡을 허리에 차고 이른아침에 떠나면 해가 넘어갈 때까지 가 을걷이가 끝난 밭이면 어디든지 찾아갔다. 동병상련의 처지에 서 로 마음이 통하는지라 두분은 신세타령을 잘하셨다. 옥이 할머니가 말씀하셨다. "그때,시집은 무서운 량반집이였다오. 식구가 열둘이나 되었는데 례의범절이 어찌나 엄한지 함부로 행동하지도 못하고 말 한마디도 조심해야 하였소. 처음에는 숨도 크게 쉬지 못하고 살았소. 그때 집에 큰 개 한 마리가 있었는데 하루는 그 개가 방안에 들어오지 않았겠소? 개를 쫓는다는 것이 그만 -이개 나가십소.- 라고 했지 뭐요." "호호호, 호호호…개에게 존대말을 쓰셨군요.ㅎㅎㅎ."어머니가 웃음보를 터뜨렸고 옥이와 나도 덩달아 까르르 웃기 시작하였다. 한참 웃다가 머리를 들고보니 옥이 할머니는 저만치 앞서 가시고 있었다. 옥이 할머니는 우리가 뒤쫓아 가자 다시 이야기를 계속하 셨다. "숨 한번 크게 못쉬고 5년을 사는 동안에 로인 세분이 세상을 뜨 셨고 살림살이가 힘들어지자 신랑되는 사람이 토기를 굽기 시작 했다오…" "그럼 시집살이에서 해방되였겠네요."어머니가 다그쳐 물었다. "천만에, 5년을 기다렸지만 태기가 없지 않겠소? 자식을 본다고 신랑이 첩을 했다오. 첩은 고이 놀고 먹기만 하고 집안 일은 나 혼 자 도맡아해야 했소. 애를 못 낳은 죄로 새벽부터 온종일 일만 했 더랬소. 새벽에 일어 나려면 푹 자야하는데 자게 해야지…" 옥이 할머니는 고랑을 차고 나가면서 콩 꼬투리를 잽싸게 주어넣었다. "왜요?"어머니가 물었다. "그때 우리 집은 한족구들이였다오. 량쪽에 구들이 있고 그 복판 이 봉당인데 그 사이에 얇은 천을 치고 살았댔소. 일밭에서 돌아 와 저녁을 짓고 설겆이를 하고 아침준비를 하고나면 잠자리에 들 시간이 된다오. 잠 들려고 자리에 누우면 맞은 켠 구들에서 자는 신랑하고 작은댁네가 한창 설쳐대고있지 뭐요. 평소에는 그런대 로 참는데 기분이 나쁜 날이면 어찌나 꼴 사나운지, 그럴 때는 후 닥닥 일어나서 전등을 켜 버리지…" 옥이 할머니는 허리쉼을 할 모양으로 밭고랑에 주저 앉으시였다. 어머니가 그곁에 가 앉으시 며 묻는다. "그래서요?" "신랑이 일어나 -될것도 안되겠다-고 하면서 속옷바람에 밖에 나 가서는 그날 구워낸 토기그릇들을 몽둥이로 쳐서 죄다 결단을 내 지 뭐요…" "호호호, 아이구 배야!"어머니는 배를 끌어안고 대굴대굴 구을면 서 웃으셨다. 우리도 영문을 모른채 따라 웃었다. 옥이 할머니의 첫남편은 토기도 몇참 굽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옥이 할머니 가 두 번째로 맞은 신랑이 어린 두 남매를 둔 옥이 할아버지였는 데  옥이아버지와 옥이고모를 친자식처럼 키웠다고 한다. 옥이 할머니의 지난 이야기는 우리들의 기 죽은 마음에 잠시나 마 웃음을 갖다 주었고 쌓이고 쌓인 스트레스를 풀어주군 했다. 옥이 할머니는 젊은 나이에 독수공방하는 며느리의 마음을 헤 아려 여러모로 위안을 주었고 친딸처럼 사랑하고 아껴 주셨다. 옥이네 집은 언제나 따뜻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옥이 할머니가 맹장염으로 병원에 입원했을 때 옥이 어머니가 눈물을 얼마나 많이 흘렸는지 모른다. 고추가루가 어디에 있는 지, 된장독이 어느것인지 행방조차 모르고 살았으니 말이다. 옥이 할머니가 전부 챙겨주시는데 습관되였던 옥이 어머니는 할머니가 안 계시자 너무나 막막했다. 설이의 시중을 들어야지, 집안살림을 해야지, 출근을 해야지 개미 채바퀴 돌듯 돌아쳤지 만 평소에 아예 손도 안 대던 일이라 막막하기만 했다. 그 후 우 리 집은 아버지가 명예를 회복하여 복직되고 나도 사회생활에 뛰여 들면서 살림이 많이 펴이였다. 그러나 옥이네는 여전히 힘 들었다. 옥이도 직장이 없고 옥이 어머니의 얼마 안 되는 로임 으로 네식구가 살다보니 생활이 구차하기 말이 아니였다. 어느 한번 옥이가 병으로 병원에 입원하였다. 초저녁에 우리 집에 마 실을 오신 옥이 할머니가 말씀도 별로 안 하시고 비가시만 뜯 다가 돌아가셨다. 어머니가 나가시는 옥이 할머니를 붙잡고 물 으셨다. "옥이 할머니, 무슨 할 말씀이 있으신게 아니예요?" "아니, 아니요. 그냥 놀러 나온거요." 옥이 할머니가 돌아가신후 어머니는 뜯어놓은 비가시를 보면서 말씀하셨다. "얼마나 말을 떼기 힘들었으면 비가시만 뜯다가 가시였을가?" 사실 그날 옥이 할머니는 옥이의 입원비 때문에 나오셨다가 끝 내 말을 꺼내지 못하고 그대로 돌아가신것이였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설이는 앉은 자리에서 뭉개면서도 녀자로 성숙되여 한달에 한번씩 장판에 붉은 칠을 해 놓군 하였다. 그 때마다 옥이 할머니는 책망 한마디없이 깨끗이 닦아놓고는 빨 아놓은 옷으로 갈아 입히고는 설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씀 하셨다. "설이야. 너랑 나랑 이렇게 살다가 내가 죽을 때 같이 죽자, 응?" 불쌍한 손녀에 대한 사랑의 마음과 설이의 앞날에 대한 근심과 두려움에 생각이 깊어지신것 같았다. 옥이 할머니의 눈가에는 맑은 이슬이 맺혀 있었다. 옥이 할머니는 그럴 때면 걸레를 찾 아든다. 먼지 한점없이 깨끗한 집안 구석구석을 닦고 또 닦는 다. 잡념을 닦아 없애려는듯 힘주어 닦는다.    그후 얼마 안되여 우리는 원래 살던 시내집으로 옮겨가게 되었 다. 옥이 할머니는 마을밖까지 나오시여 우리를 전송하시였다. 우리가 멀리 사라질때까지 한자리에 선채로 움직이지 않던 그 가냘픈 몸매의 옥이 할머니, 어느새 새하얗게 흰 서리가 내린 머리칼을 바람에 나붓기며 서 있던 그 모습이 그토록 처량하고 구슬프게 내 마음을 울리였다.    옥이 할머니가 항상 걱정하시던 최악의 경우가 예고없이 찾아 왔다. 며느리의 일손을 하나라도 덜어주려고 팽이 돌 듯 일하시고 너 무 일찍 남편을 잃은 며느리의 외로운 마음을 달래보려고 사랑 을 주시고 웃음을 주시던 옥이 할머니가 그만 중풍을 맞아 반신 불수가 되어버린것이다.     병원에 입원하여 이틀간 치료를 받은 옥이 할머니는 집에 돌아 가겠다고 기어코 우기시였다. 어느날 옥이 할머니는 집이 잠깐 빈 틈을 타서 그전부터 남몰래 준비해 놓았던 수면제와 양재물 을 꺼내시였다. 옥이 할머니는 필생의 힘을 다하여 먼저 설이한 테 수면제를 먹이고 자신은 양재물을 마시였다. 오래동안 별러 왔던 무서운 일을 끝내 치르고야 말았던것이다.    우리가 옥이네 집에 이르렀을 때 옥이 어머니는 인사불성이 되 어있었다. 얼마후 정신을 차린 옥이 어머니는 피타게 부르짖었 다. "어머니, 왜 저만 두고 가세요? 어머니없이 저와 옥이가 어떻게 살라고 그렇게 혼자 가세요? 어머니!~~~"    옥이 어머니는 옥이와 같이 할머니를 따라가겠노라고 버둥거리 는 바람에 옆 사람들은 그걸 말리느라 땀벌창이 되었다.    "왜 안그러겠소? 친 엄마보다 더 극진했는데….."    "설이 때문에 며느리가 고생할가봐 당신이 끝까지 책임지신거지,"    "이런 시어머니는 정말 조련찮아요." 마당에 몰려선 이웃들이 중구난방으로 주고 받는 소리들이다.    옥이 할머니는 자신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불행하게 생각하셨을 가? 그분은 언제 한번 생활이 힘들다거나 인생이 고달프다거나 자 신이 불행하다거나 하는 말씀이 없으셨다.    "비가 오냐? 그럼 비를 맞아야지.~~ 바람이 부냐? 그럼 바람을 맞아야지.~~"   언제 봐도 담담하셨던 옥이 할머니의 그 자태. 비단 같은 마음을 가지셨다는 생각이 들게 하던 옥이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시면서 끔찍한 일을 저지르셨다. 하지만 나는 그것이 옥이 할머니가 손 녀한테 줄수 있는 마지막 사랑일 수밖에 없었다는 가슴 저린 현 실을 인정하지 않을수 없었다.    "내가 아니면 안된다.이 세상을 살아가기에 너무나 가련하게 생겨난 손녀이기에. 누구한테도 맡기고 떠날 수 없는 귀중한 손녀이기에." 이런 마음으로 할머니는 데리고 가신것이리라'    나는 가끔 옥이 할머니가 저세상에 가시여 선녀가 되셨으리라 는 꿈같은 생각을 한다. 설이를 데리고 상아선녀랑 어울려 떡방 아를 찧으면서 이 세상의 헤아릴수 없는 기쁨과 슬픔들을 담담 히 지켜보시고 계실 것이다.
1    찢어진 돈 댓글:  조회:1782  추천:1  2013-04-23
 찢어진 돈 (연길) 김미선 “언니. 이 약을 안 마시는거유?” 한국에서 돌아와 나의 집에 머물고있는 동생이 열린 랭장고문을 붙들고 내쪽에 대고 묻는다. “어~ 약이 한봉다리 남았나? 왜 안먹어, 그 약이 어떤 약이라고, 먹어야지.” 나는 냉큼 일어나 동생이 주는 한약을 받아 꿀꺽꿀꺽 삼킨다. 약이 쓰다는 감각은 한켠에 밀려나고 따뜻한 감로수가 나의 몸속에 흐르는것을 느낀다. 좀 지나 동생이 또 묻는다. “언니. 이 찢어진 돈을 왜 그냥 두는거유? 비닐테프로 붙이면 되는걸.” 아까 목걸이를 벗어서 장신구를 넣는 보물함에 넣었는데 그때 그속에 자리한 빨간 백원짜리 지페를 보았던가보다. 깔끔한 동생이 그속에 넣어둔 찢어진 두장을 꺼내들고 테이프를 붙이려고 서두르는것을 급히 말렸다. “그냥 그대로 둬.” 동생의 손에서 찢어진 돈을 받아서 정히 접어서 다시 금은장신구들 옆에 뉘여둔다. 그리고는 찢어진 지페를 물끄러미 내려다보면서 약을 무상으로 건네준 그 부부를 떠올린다. 나를 쳐다보면서 멍하니 서있는 동생에게 그 부부와 있었던 일들을 전하여야겠다는 생각으로 말머리를 뗐다. 몇달전에 암담한 나날이 있었다. 믿었던 지인으로부터 수천원의 돈을 떼우면서 나는 정신적으로 참담한 좌절을 겪게 되였고 엎친데 덮친격으로 인후염에 걸리여 목이 말라들면서 괴로운 나날을 보내게 되였다. 그때 마침 친구로부터 어느 시골의 개인집에 인후염을 잘 치료하는 비방이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되였다. 오래도록 약을 먹어도 잘 떨어지지 않는 병때문에 비방치료 받으러 그 시골로 가기로 하였다. 택시를 붙잡고 택시비때문에 한참을 흥정했다. 결국 인민페 100원으로 결정짓고 차에 올랐다. 굽이굽이 산길을 에돌아 한참이나 달려서 산수가 수려하고 마을이 한결 깨끗한 곳에서 택시가 멈춰섰다. 택시에서 내려 100원을 지불하자 택시기사가 떠들었다. 말인즉 원래 생각했던 로정보다 더 멀리 왔기에 20원을 더 내야 한다는것이였다. 차에 오르기전에 도착지 마을이름을 분명히 말하였고 도착하자 돈을 더 올리는것은 도리가 없다고 주지 않으려고 나도 버티며 시비를 캐다가 높은 소리로 련속부절히 떠들어대는 그의 거품나는 입을 보다가 환멸을 느끼며 20원을 꺼내여 그에게 주고말았다. 암울한 심정이 연기로 되여 그들먹히 목구멍을 틀어막아 차거운 한기가 몸속에 스며드는것도 더 했다. 몸을 한껏 움추리고 걸어서 도착한 곳은 아늑한 정원의 2층으로 된 아담한 건물앞이였다. 내가 알고있는 시골마을의 집과는 많이 틀리는지라 조금은 놀라며 서있는 나의 앞에 시원한 이마의 중년의 남자분이 나타났다. 택시에서 내려서 내가 건 전화를 받고 나오는 길이였다. 집안에 들어서자 얌전한 부인이 반겨 맞아주었다. 새하얀 벽과 시원한 높은 천정에 아름다운 황금색의 샨데리아가 빛나고있고 건너다보이는 저쪽 안방은 황토벽으로 만들어졌었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분위기의 집안이였다. 수인사가 끝나고 병 증상을 말씀드리였다. 주인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벽에 붙은 궤의 문을 열고 주섬주섬 뭔가를 꺼내여놓았다. 이윽하여 침을 맞고 뜸을 뜨고 첩약처방을 건네받았다. “여기 한번 오려면 차비가 많이 드는데 이 뜸쑥을 가지고 가서 금방 뜬것처럼 집에서 뜨면 돼요.” 곁에 있던 부인이 뜸쑥을 싸 주었다. 이제 치료비를 지불할 일만 남았다. 조심히 “얼마를 드리면 될가요?” 하고 주인을 보며 물었다. 주인을 빤히 쳐다보면서 돈 액수를 기다리는 나에게 들리는 대답이 왕청같았다. “돈같은거 안받습니다.” 주섬주섬 치료한 뒤끝을 정리하며 나에게 눈길도 주지 않은채 하는 말씀이였다. “네? 어떻게 그럴수가요?! 얼마인지 말씀하세요.” 롱담인지 진담인지 분간이 안되는지라 어안이 벙벙한채 나는 재차 물었다. “저는 돈같은거 안받는다구요.” 말을 못알아듣는 나를 그때서야 눈길 한번 주면서 그분이 재차 말씀했다. “그럼 제가 알아서 드릴게요.” 나는 백원짜리 지페 두장을 꺼내서 그분의 옆에 놓아드렸다. 비방치료를 했으니 돈 액수를 많이 드려야겠으나 그분의 말씀과 표정을 보아 그냥 의례적이면 될것도 같다싶은 생각이였다. 그러자 옆에 계시던 부인이 황급히 그 돈을 쥐여서 나의 호주머니에 찔러넣는다. 이건 정말로 돈을 안받는가보다. 치료를 했는데 어찌 돈을 안낸다는 말인가?! 내가 알고있는 상식으로는 말도 안되는것이다. 내가 다시 그 돈을 꺼내여 곁에 있는 부인의 호주머니에 넣으려 하였다. 그녀도 몸을 사리며 다시 그 돈을 빼앗아 앞에 놓아둔 나의 가방에 넣고 급히 쪼르로기를 닫는중에 그 사이에 끼여서 돈이 찢어지게 되였다. 그러자 집 주인님이 말씀하는 소리가 울리였다. “내가 그 돈을 받으면 환자의 병이 낫질 않는다우. 그러니 그냥 넣고 가시우.” 아, 이것은 지금 내가 하려던 말이 아닌가?! (선생님, 선생님이 이 돈을 안받으시면 저의 병이 안떨어집니다.) 목구멍까지 올라온 그 말은 그분들이 가진 알수 없는 위압에 순간 기를 잃었다. 뭔가 찍어 말할수 없는 확고한 신념이 그분들께 있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 앞에 있는 내가 작아지는 느낌을 받으며 나는 아무말도 할수가 없었다. 바깥에선 그동안에 눈이 오고있었다. 올 때의 어지럽던 흔적들은 오간데 없고 온 세상이 새하얀 백지로 내 앞에 훤히 펼쳐져있었다. 거위털같은 흰눈우에 가방을 내려놓고 찢어진 지페를 곱게 펴서 메모할 때 쓰는 수첩의 책갈피사이에 정히 끼워넣었다. 더없이 편안하고 따뜻한 감로수가 이곳에 흐른다는 감각이 온몸으로 전해왔다. 하늘도 그 하늘이요. 나도 좀전의 나대로 있다. 백원짜리 지페가 찢어져있을뿐인데 올 때의 세상과 갈 때의 세상이 완전한 흑백으로 뒤바뀌여져있었다. 상식이외로 닥친 충격에 머리가 벙벙하다. “내가 그 돈을 받으면 환자의 병이 낫질 않는다우. 그러니 그냥 넣고 가시우.” 이 말씀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왜 그런 말씀을 하시였을가? 내가 아는 상식으로는 약값, 치료값을 내지 않고 병이 떨어질것을 바라면 그것이 사람이 할짓이 아니지 않는가? 돈때문에 죽고 살고 하는 세상,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 돈을 모으느라고 눈이 벌건 사람들이 어디 한둘이던가! 아무리 생각해도 그가 한 말씀을 나는 “이것이다.”고 일목료연하게 해석할 길도 막연하다. 분명한것은 그후 내가 생각하는 이 세상이 한결 맑아졌고 살기가 편해졌다는것이다. 보다 살기 좋은 세상은 첨단과학보다, 정치인들이 목에 피대를 세우고 부르짖는 “깨뜻한 정치”보다 이런 분들의 진실되고 선량한 사람냄새라야만이 만들어지는것이다. 두분의 저력은 바로 살아가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하였다. 그 두분의 천사같은 마음이 천지를 뒤덮는 눈처럼 많아진다면 돈에 눈이 어두운 이 세상 인심이 눈밑에 깔린 어지러운 흔적처럼 사라질것이 아닌가. 천국이 별거 아니였다. 그 집에 있을 때의 그 편안한 심정이 천국이였다.그날은 지나갔지만 그 두분을 자꾸 생각하면서 나는 깨달았다. 세상이 변하기를 원한다면 내 스스로가 먼저 달라져야 한다는것을.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