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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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 119 ]

19    [시]歸天(천상병) 댓글:  조회:1512  추천:9  2008-09-26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18    [시]가을 편지(고은) 댓글:  조회:1432  추천:13  2008-09-26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주세요 낙엽이 쌓이는 날 외로운 여자가 아름다워요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주세요 낙엽이 흩어진 날 모르는 여자가 아름다워요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모든 것을 헤매인 마음 보내드려요 낙엽이 사라진 날 헤매인 여자가 아름다워요
17    [시]모란이 피기까지는(김영랑) 댓글:  조회:1476  추천:12  2008-09-26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하게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16    [시]별 헤는 밤(윤동주) 댓글:  조회:1377  추천:16  2008-09-26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헬 듯합니다. 가슴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 마디씩 불러봅니다.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佩), 경(鏡),옥(玉) 이런 이국(異國)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아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잼',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스라이 멀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北間島)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나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 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거외다.
15    [시]거울(이상) 댓글:  조회:1426  추천:11  2008-09-26
거울속에는소리가없소. 저렇게까지조용한세상은참없을것이오. 거울속에도내게귀가있소. 내말을못알아듣는딱한귀가두개있소. 거울속의나는왼손잡이요. 내악수를받을줄모르는악수를모르는왼손잡이요. 거울때문에나는거울속의나를만져보지못하는구료마는 거울아니었던들내가어찌거울속의나를만져보기만이라도했겠소. 나는지금거울을안가졌소마는거울속에는늘거울속의내가있소. 잘은모르지만외로된사업에골몰할게요. 거울속의나는참나와는반대요마는또꽤닮았소. 나는거울속의나를근심하고진찰할수없으니퍽섭섭하오.
14    [시]갈대(신경림) 댓글:  조회:1536  추천:12  2008-09-26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13    [시]사슴(노천명) 댓글:  조회:1493  추천:14  2008-09-26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짐승이여, 언제나 점잖은 편 말이 없구나. 관이 향기로운 너는 무척 높은 족속이었나 보다. 물 속의 제 그림자를 들여다 보고 잃었던 전설을 생각해 내고는, 어찌할 수 없는 향수에 슬픈 모가지를 하고 먼 데 산을 바라본다.
12    [시]가을의 기도(김현승) 댓글:  조회:1517  추천:14  2008-09-26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肥沃)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百合)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11    [시]첫키스(한용운) 댓글:  조회:1441  추천:8  2008-09-26
마셔요, 제발 마셔요. 보면서 못 보는 체 마셔요. 마셔요, 제발 마셔요. 입술을 다물고 눈으로 말하지 마셔요. 마셔요, 제발 마셔요. 뜨거운 사랑에 웃으면서 차디찬 잔 부끄럼에 울지 마셔요. 마셔요, 제발 마셔요. 세계의 꽃을 혼자 따면서 항분(亢奮)에 넘쳐서 떨지 마셔요. 마셔요, 제발 마셔요. 미소는 나의 운명의 가슴에서 춤을
10    [시]눈(김수영) 댓글:  조회:1588  추천:14  2008-09-26
눈은 살아 있다. 떨어진 눈은 살아 있다. 마당 위에 떨어진 눈은 살아 있다. 기침을 하자 젊은 시인詩人이여 기침을 하자 눈 위에 대고 기침을 하자 눈더러 보자고 마음 놓고 마음 놓고 기침을 하자 눈은 살아 있다. 죽음을 잊어버린 영혼靈魂과 육체肉體를 위하여 눈은 새벽이 지나도록 살아 있다. 기침을 하자 젊은 시인이여 기침을 하자 눈을 바라보며 밤새도록 고인 가슴의 가래라도 마음껏 뱉자
9    [시]행복(靑馬 유치환) 댓글:  조회:1444  추천:13  2008-09-26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 더 의지삼고 피어 헝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 망울 연연한 진홍빛 양귀비꽃인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8    [시]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신석정) 댓글:  조회:1451  추천:15  2008-09-26
어머니, 당신은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깊은 삼림대(森林帶)를 끼고 돌면 고요한 호수에 흰 물새 날고, 좁은 들길에 들장미 열매 붉어, 멀리 노루 새끼 마음놓고 뛰어 다니는 아무도 살지 않는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그 나라에 가실 때에는 부디 잊지 마셔요. 나와 같이 그 나라애 가서 비둘기를 키웁시다. 어머니, 당신은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산비탈 넌지시 타고 내려오면 양지밭에 흰 염소 한가히 풀 뜯고, 길 솟는 옥수수밭에 해는 저물어 저물어 먼 바다 물 소리 구슬피 들려 오는 아무도 살지 않는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어머니, 부디 잊지 마셔요. 그 때 우리는 어린 양을 몰고 돌아옵시다. 어머니, 당신은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오월 하늘에 비둘기 멀리 날고, 오늘처럼 촐촐히 비가 내리면, 꿩 소리도 유난히 한가롭게 들리리다. 서리 까마귀 높이 날아 산국화 더욱 곱고 노오란 은행잎이 한들한들 푸른 하늘에 날리는 가을이면 어머니! 그 나라에서 양지밭 과수원에 꿀벌이 잉잉거릴 때, 나와 함께 그 새빨간 능금을 또옥똑 따지 않으렵니까?
7    [시]가령(최명란) 댓글:  조회:1496  추천:15  2008-09-26
가령 내게 암내가 난다면 넌 내 겨드랑이에 코를 박아 자반고등어처럼 몸을 포개고 나붓이 누울 수 있겠니 가령, 두 길 사이 양다리를 턱 걸치고 서 있는 육중한 육교가 갑자기 바람에 휙 날아간다면 너도 육교를 따라 바람처럼 날아갈 수 있겠니 가령 뚱뚱한 몸으로 비좁은 두 이빨 사이에 몸을 걸치고 이 곳 저 곳 자리를 옮겨가며 쑤셔대는 이쑤시개를 반려로 맞으라면 넌 그럴 수 있겠니 가령 날마다 바람으로 내통하는 앞 베란다와 뒤 베란다의 내막을 뻔히 아는 거실인 네가 아버지라면 베란다를 며느리 삼을 수 있겠니 가령 비오는 날 주점에서 미니스커트 미끈한 다리의 만취한 아가씨가 우산꽂이에 거꾸로 박혔다면 오감이 흩어진 사내인 네가 온전히 바로 세워줄 수 있겠니 가령 할머니에게도 올라타고 엄마에게도 올라타고 딸에게도 올라타는 수탉의 내막을 뻔히 아는 부화장인 네가 그런 수탉을 사위 삼을 수 있겠니 가령 차가 밀리는 곳은 관세청 사거리만이 아니라 햇살이 쫑알 쫑알 차들의 정수리를 쪼아대는 곳이라면 다 밀리는 줄 아는 네가 알을 깨고 나오기만 하면 다른 암탉들이 쪼아 죽이는 닭장으로 광화문의 뻑적지근한 어깨들을 불러들일 수 있겠니 가령 31일을 넘어본 적이 없는 달력을 붙들고 32일에 만나자는 사람과 약속하라면 넌 그럴 수 있겠니 가령 물난리 난 곳에 가장 필요한 건 물이며 불난리난 곳에 가장 필요한 건 불이라며 물난리에 물을 퍼 붓고 불난리에 불을 지르는 사람이 간장 종지의 소금 사리라면 넌 그를 부처로 모실 수 있겠니
6    [시]홍어(문혜진) 댓글:  조회:1599  추천:16  2008-09-26
내 몸 한가운데 불멸의 아귀 그곳에 홍어가 산다 극렬한 쾌락의 절정 여체의 정점에 드리운 죽음의 냄새 오랜 세월 미식가들은 탐닉해왔다 홍어의 삭은 살점에서 피어나는 오묘한 냄새 온 우주를 빨아들일 듯한 여인의 둔덕에 코를 박고 취하고 싶은 날 홍어를 찾는 것은 아닐까 해풍에 단단해진 살덩이 두엄 속에서 곰삭은 홍어의 살점을 씹는 순간 입안 가득 퍼지는 젊은 과부의 아찔한 음부 냄새 코는 곤두서고 아랫도리가 아릿하다 중복 더위의 입관식 죽어서야 겨우 허리를 편 노파 아무리 향을 피워도 흐르던 차안(此岸)의 냄새 씻어도 씻어내도 돌아서면 밥 냄새처럼 피어오르는 가랑이 냄새 먹어도 먹어도 허기지는 밥 붉어진 눈으로 홍어를 씹는다
5    [시]풀(김수영) 댓글:  조회:1575  추천:16  2008-09-26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여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뿌리가 눕는다
4    [시]별의 이름으로(강영은) 댓글:  조회:1469  추천:16  2008-09-26
별은 별빛만으로 눈망울에 고여듭니다 맑고 투명한 빛 하나로 가슴 속을 채웁니다 그토록 작으면서 충만한, 그토록 멀면서 조곤조곤한, 그 이름 하나로 누군가 캄캄한 밤을 지나갑니다 저마다 어두운 길을 지나갑니다
3    [시]너도 바람꽃(강영은) 댓글:  조회:1338  추천:13  2008-09-26
너도바람꽃, 너도 바람 불면 흔들리니 마음까지 열려 닫을 수 없니 너도 비가 오면 젖어드니 발목까지 젖어 흐르고 싶니 깊은 산 숲 속에 초막 지은 너도바람꽃, 바람 같은, 꽃 같은, 나도 바람꽃이고 싶다 사랑하는 것이 죄가 된다면 그 죄가 잘 썩어 문드러져 아름다운 향기로 피어난다면
2    [시]壁(강영은) 댓글:  조회:1628  추천:17  2008-09-26
壁이 있다 나에게 壁이 있다 벽으로 둘러싸인 나를 지나 너를 열 때 부딪히는 壁 손은 없고 가슴만 있는 눈은 없고 눈물만 있는 壁이 있다 壁일 때가 있다 壁같은 날이 있다 부수고 싶은 壁 나는 나를 넘지 못한다
1    [시]눈물의 임무(박이도) 댓글:  조회:1754  추천:15  2008-09-26
눈물이 흐르고있다는것은 나는 아직 살아있다는것 트인 하늘이며, 어느 산 밑으로 향하여 감격할수 있는 불면의 눈은 화끈히 달아오르는 불덩이 열망하듯 호소하듯 그것은 귀한 보석을 지닌것 눈물이 흐르고있다는것은 아주 먼 날들을 더듬어 훈훈한 초원으로 풍기는 바람속 생명으로 이어오는 많이 반짝이는 별처럼 나는 아직 살아있다는것 생각한다는것 아직 남아있는 사간과 마음껏 주어진 자유로 어쩔수 없이 눈물이 흐르고있다는것은 많은 소망으로 애무하는 이 절대한 생명의 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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