륙도하
http://www.zoglo.net/blog/5857 블로그홈 | 로그인

조글로카테고리 :

나의카테고리 : 좋은 시

국물(신달자)
2019년 08월 19일 09시 56분  조회:653  추천:0  작성자: 륙도하

제28회 정지용문학상 국물

당선자 | 신달자

당선일 | 2016-04-25

국물

메루치와 다시마와 무와 양파를 달인 국물로
국수를 만듭니다
바다의 쓰라린 소식과 들판의 뼈저린 대결이
서로 몸 섞으며
사람의 혀를 간질이는 맛을 내고 있습니다

바다는 흐르기만 해서 다리가 없고
들판은 뿌리로 버티다가 허리를 다치기도 하지만
피가 졸고 졸고 애가 잦아지고
서로 뒤틀거나 배배 꼬여 증오의 끝을 다 삭인 뒤에야
고요의 맛에 다가옵니다

내 남편이란 인간도
이 국수를 좋아하다가 죽었지요
바다가 되었다가 들판이 되었다가
들판이다가 바다이다가
다 속은 넓었지만 서로 포개지 못하고
포개지 못하는 절망으로
홀로 입술이 짓물러 눈감았지요

상징적으로 메루치와 양파를 섞어 우려낸
국물을 먹으며 살았습니다
바다만큼 들판만큼 사랑하는 사이는 아니었지만
몸을 우리고 마음을 끓여서 겨우 섞어진 국물을
마주보고 마시는
그는 내 생의 국물이고 나는 그의 국물이었습니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61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61 이생진시인의 시 2022-02-20 0 1381
60 천상병시인의 시 2022-02-20 0 942
59 정호승의 시 2020-02-02 0 2044
58 목필균의 시 2020-01-24 0 1845
57 복효근의 시 2020-01-24 0 1987
56 한국시 (임영도시 다수) 2020-01-05 0 1686
55 공광규 시 묶음 2020-01-05 0 1931
54 한국의 좋은 시11 2020-01-05 0 1819
53 '사실주의적 기법의 시상' 2020-01-03 0 1626
52 한국시 10 2019-12-21 0 1862
51 서정주 시 묶음 2019-12-10 0 1860
50 문정희 시 묶음 2019-12-10 0 1756
49 한국시 9 2019-12-10 0 1760
48 한국시 * 2019-12-06 0 2358
47 겨울 시들 2019-11-30 0 1805
46 신용목 시 묶음 2019-11-30 0 1810
45 한국시 (7)(황광주 시) 2019-11-30 0 1597
44 공광규 시 묶음 2019-11-30 0 1777
43 한국시(6) 2019-11-27 0 1572
42 시론 2019-11-27 0 1559
‹처음  이전 1 2 3 4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