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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효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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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탑을 그리며
2013년 03월 20일 16시 24분  조회:1304  추천:1  작성자: 강효삼
.수필.

서탑을 그리며


서탑이란 이름을 알았지만 정작 서탑에 와보기는 1960년 초봄, 황고구에 계시는 고모님의 집에 놀러왔다가 심양에 조선사람이 제일 많이 모여 사는 곳을 가보지 않고는 심양에 와본 의미가 없다고 하여 일부러 전차를 타고 서탑을 찾아갔다. 당시는 불끈 솟은 탑외에 소위 대도시의 한거리라지만 초라함을 감출수 없었다. 좁은 골목에 촘촘히 들어앉은 낮은 단층집들가운데 어떤 집은 시간이 오래되여 땅속으로 주저앉으면서 집안이 오히려 바깥보다 낮아 이른 봄 눈석이물이 질질 마당으로 흘러들고있었다.

몇십년이 지나 개혁개방이 되면서 서탑이 낡은 면모를 일신하고 멋드러진 코리안드림으로 부상했다는 굉장한 보도를 신문에서 보았다. 그러나 정작 서탑을 찾는 나의 발걸음은 가볍지가 않았다. 그때는 2003년 가을, 그것은 화려한 모습으로 변신한 서탑의 풍경을 즐겁게 감상하기에는 내 몸을 파고 든 병이 너무 엄중했기때문이다. 그때 나는 서탑에 유명한 조선족의사가 있다고 하여 그를 찾아갔는데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아파서 식사도 제대로 못하는 주제에 어찌 서탑의 풍경을 즐길수 있는 여유가 있었을가!

후에 나는 다시 서탑을 찾게 되였는데 그때도 나는 환자의 몸이였다. 그때 나는 병을 고쳐도 심양에 와서 고치고 싶어 일부러 먼 북방에서 심양 고모의 아들과 짜개바지친구인 장모가 원장으로 있는 심양적십자병원에 와서 입원치료를 받게 되였다. 그러나 치료기를 놓쳐서인지 이 병원에서 죽음선고를 받고 퇴원하였는데 그래도 행여나 하는 희망을 가지고 성병원을 찾아가니 마침 그곳에서 입원을 시켜주어 신부전의 마지막 치료방법인 혈액투석을 시작했지만 저혈압인 나는 도저히 진행할수 없어 물러나오면서 이제 죽음은 완전 결정이 되였다고 생각하였다. 했지만 아마도 살 운명이였는지 투석을 하지 못했는데도 나는 죽지 않고 병이 점차 호전이 되자 서탑에 한번 와보고싶어 일부러 택시를 타고 왔었는데 정작 서탑은 보았지만 일어설 맥도 없어 한겨울인데도 땅바닥에 한참 드러누워있다가 기운이 조금 회복되자 간신히 일어나 차에 올랐다.

그러한 서탑을 한때는 심양에 이사를 오게 되면서 비록 서탑가에 살지는 않아도 일부러 서탑을 구경하러 먼곳에서 차비를 쓰고 와서 려관에 묵으면서 서탑을 감상하는 부담없이 어느때고 서탑을 보고싶으면 뻐스를 타고 와서 서탑거리를 흔상하군 했었다.

명실공히 서탑은 코리안타운으로 손색이 없는 곳이다. 하지만 우리 말 속담에 “근처 색시 고운줄 모른다”고 서탑에 사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얼마나 좋은 곳에 사는가를 미처 깨닫지 못할수 있다. 더구나 누군가는 서탑거리를 화려한 소문과는 달리 복잡하고 시끄럽고 박하다고까지 한다. 하지만 나는 서탑을 그런 시선으로 보지 않는다. 기실 너무 쉽게 이 풍경을 볼수 있으니말이지 멀리 사는 사람들은 일부러 한번 찾아가기도 쉬운 일이 아니기때문이다. 이제 나도 그런 처지의 사람이 되였다.

조선족이라면 심양행차에 서탑을 들러보려 하지 않는 사람이 별반 없을것이다. 심양 하면 서탑을 떠올리고 서탑 하면 우리 겨레들을 떠올릴만큼 서탑은 가히 조선족의 상징이라고도 할수 있다. 그리고 서탑을 통해 심양이 변하였고 우리 조선족들의 삶이 변하였다는것을 일목료연하게 알수 있다. 농경민족인 우리 겨레들이 흙을 생명의 근원으로 알면서 도시를 포기하고 농촌에 가 살 때 어찌하여 이곳 겨레들은 그때 도시의 이 터전을 쉽사리 포기하지 않고 그처럼 어려운 력사의 고비들을 넘기면서도 끈질기게 우리의것으로 만들어왔는지… 그래서 서탑이 더욱 자랑스럽고 귀중하다는것이다.
민족특색을 갖춘 우리의 건물들과 새로 선 아빠트단지들, 민족의 먹거리가 그대로 살아숨쉬는 로천시장과 서탑거리에 줄줄이 늘어선 우리 글 간판과 평안도, 함경도, 서울 말씨와 더불어 우리 민족의 숨결이 물씬 풍기는 곳…

서탑이 그립다, 서탑에 가고싶다. 단지 중국조선족만이 아닌 한반도 남북의 겨레들이 다 함께 모여 꾸리고 빛내는 그런 서탑이기에 늘 가고싶은 마음이다. 서탑이여, 세월이 가도 우리의 전통, 우리의 문화, 우리의 향기가 더더욱 뿌리내리고 만발하라!

그리운 마음 먼 북방에서 축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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