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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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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 [번역]들뢰즈의 문학론 제3장 카프카의 법률 기계[59-68]
2018년 10월 21일 15시 26분  조회:755  추천:0  작성자: 강려
출처 Rhizoma *^^* | 뿌리줄기
원문 http://blog.naver.com/conscom/100008705599
 제3장 카프카의 법률 기계




『프루스트와 기호들』의 제2부에서 들뢰즈는 『찾기』가 하나의 기계라고 주장하며, 생산적 힘으로서의 작품의 기능을 강조한다. 『찾기』는 진리들을 생산하지만, 선재하고 있는 진리들을 발견하거나 그것들을 무로부터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적인 것에 대한 실험을 통해 그것들을 산출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작품 자체 내부에서뿐만 아니라 독자들에게서도 효과들을 생산한다. 『카프카: 소수 문학을 위하여』에서 들뢰즈와 가타리는 기계 개념을 더욱 발전시키며, 카프카의 전체 작품을 “문학 기계, 즉 글쓰는[집필] 기계나 표현 기계”(K 52; 29)로 다룬다. 하지만 『카프카』에서는 다수성의 횡단적인 통일성 문제보다는 실제적인 것 안에서의 문학 기계의 효과 문제에 더 초점을 맞춘다. 들뢰즈와 가타리는 카프카가 “소수 문학” - 높은 수준의 언어적 탈영토화에 영향받고 또 언표(enunciation)의 집합적 아상블라주를 표현하는, 직접적으로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문학 - 의 개시자(practitioner)라고 주장한다. 카프카의 문학 기계는 하나의 소수 기계, 즉 그의 일기, 편지, 단편들, 장편들을 구성요소로 포함하는, 그리고 “장차 올 사악한 권력들이나 구축되어야 하는 혁명적 힘들”(K 33; 18)을 드러내는 것을 자신의 역할로 가지고 있는 기계이다. 그것은 또한 욕망하는 기계로서, 이것의 증식하는 계열, 연결자들 그리고 블록들은 흐름들과 강렬도(intensities)를 전송하고, 운동들을 유발하며 탈주선들을 열어젖힌다. 이 장에서 우리는 기계 개념 - 욕망하는 기계, 독신자(celibate) 기계, 법률 기계, 글쓰는[집필] 기계 - 을 고찰할 것이다. 그 다음 장[4장]에서 우리는 소수 문학 개념으로 돌아갈 것이다.




욕망하는 기계와 욕망하는 생산


『프루스트와 기호들』의 1970년판 부록에서 들뢰즈는 『찾기』가 여타의 현대 예술 작품과 마찬가지로, 기능하는 것 이외에 다른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고 언급한다. “현대 예술 작품은 의미(sens)의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단지 용법(usage)의 문제만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PS 176; 129) 분석가의 일이란 그 작품의 숨겨진 의미를 밝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의 구성 부분들과 그것들의 작용(operation)을 기술하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예술 작품은 하나의 기계이며, 어찌 보면 깊이나 영혼을 갖지 않은 어떤 것, 다시 말해 작동하거나 아니면 작동되지 않는 하나의 장치일 뿐이다. 그러나 기계 개념은 『프루스트와 기계들』에서는 들뢰즈의 주된 관심사가 아니며, 오직 『앙띠오이디푸스』(1972)에서 집중적으로 다루어진다. 여기에서는 단지 예술 작품만이 아니라 세계의 모든 것들이 기계로 간주된다. “모든 곳에 기계들이 존재한다. 이것은 전혀 은유적인 것이 아니다. 결합되고 연결된, 기계들의 기계들. 기관-기계는 자원-기계 속으로 밀어 넣어진다. 어떤 것은 흐름을 방출하고, 다른 것은 그것을 절단한다.”(AO 7; 1) 이러한 기계들은 “욕망하는 기계들”이며, “욕망하는 생산”의 보편적인 과정의 구성요소들이다. 들뢰즈와 가타리가 이 용어들로써 의미하는 바는 어펙트(affect)로 가득 찬 편재하는 활동이다. 정신(psyche)을 이드, 에고, 슈퍼에고로 나누는 프로이트적 구분에 다소 장난스럽게 대응하면서 들뢰즈와 가타리는 욕망하는 생산의 세 개의 기본적인 구성요소들을 욕망하는 기계들, 기관 없는 신체, 그리고 유목적 주체로 규정하는바, 그것들 각각은 욕망하는 생산의 특정한 국면과 연관되어 있다. 즉 생산의 생산(욕망하는 기계들), 등록(inscription)의 생산(기관 없는 신체), 소비/완성(consumption/consummation)의 생산(유목적 주체). 욕망하는 기계들의 간단한 모델은 어머니의 젖을 빠는 유아의 모델이다. 입-기계는 유방-기계와 짝이 되어 유방-기계에서 입-기계로 나아가는 젖의 흐름을 이룬다. 유아의 입-기계는 이어서 소화관(alimentary canal)의 다양한 기계들(식도-기계, 위장-기계, 장-기계, 요도-기계, 항문-기계)과 짝이 되어 유아의 신체 내부에서 점차적으로 부수적인(collateral) 욕망하는-기계들의 다양한 회로들로 전환되어, 최종적으로 배설물들의 흐름들로 빠져나오는 영양물들의 흐름을 이룬다. 유방-기계 자체로부터의 젖의 흐름은 어머니의 입-기계 속으로 들어가는 여러 영양물들로 확대되는 영양 회로로부터 생긴다. 따라서 욕망하는 기계들은 관통하는 사슬들이나 회로들 속에서 서로 다른 것과 짝이 되며, 그 각각의 회로는 계속-넓어지는 활동 네트워크들 속에 퍼져 있는 여타의 회로들(예컨대 어머니의 영양물들의 생산에 내재한 여러 회로들, 혹은 유아의 배설물들을 분해하는 것과 관계된 미생물의 회로들) 속으로 확대된다.
하지만, 유아의 입-기계는 단순히 먹는-기계가 아니다. 그것은 또한 호흡하는-기계, 토하는-기계, 우는-기계 등등이 된다. 이러한 점에서, 모든 욕망하는 기계는 “일종의 코드를 가지고 있는바, 그 코드는 그 기계 안에 설계되고(engineered), 저장되어 있다.(stockpiled)”(AO 46; 38). 다시 말해, 모든 욕망하는 기계는 주어진 시간에 그 내부에서 기능하는 특정한 회로를 결정하는 전환(switching)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다. 더욱이 욕망하는 기계들의 어떠한 회로도 다른 회로들과 고립된 채로 존재하지 않는다. 예컨대, 유아의 영양 회로는 시각의 회로들(말하자면, 거실 등불에 초점을 맞추는 유아의 눈-기계), 후각의 회로들(부엌의 냄새의 흐름들과 짝이 되는 코-기계), 촉각의 회로들(열, 옷감들, 살, 안개, 공기의 흐름들과 접촉하고 있는 표피 기계들)과 연결되어 있다. 만약 우리가 이 모든 회로들을 단일한(single) 표면 위의 매우 많은 선들처럼 새기고자 한다면, 그 격자(gird) 같은 표면은 기관 없는 신체 - 즉 공존하는 회로들(우리의 사례에서는, 영양・시각・후각・촉각 회로들)과 교호적인(alternating), 이접적인(disjunctive) 회로들(영양의, 숨쉬는, 우는 회로들)의 단일한 지도를 구성할 것이다. 기관 없는 신체가 통일된 정신적인 신체 이미지와 혼동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 주목되어야 한다. 첫째, 그것의 회로들은 어떠한 경험적 신체의 윤곽도 넘어서 무한정 확장된다. 예컨대 만약에 우리가 기관 없는 “유아의” 신체에 대해서 느슨하게(loosely) 이야기한다면, 우리는 그러한 기관 없는 신체 안에 어머니의 유방, 거실의 등불, 부엌의 냄새, 음식을 영양분과 찌꺼기로 바꾸는 미생물 등등을 포함시켜야 한다. 둘째, 그것은 그 용어가 갖는 어떠한 관례적인 의미에서도 하나의 통일체[단일체]를 구성하지 않는다. 그것은 그 안에 통접(conjunctions)과 이접(disjunctions)이라는, 어떤 경우들에서는 함께 존재하고(coexist) 함께 기능하는(cofunction), 그리고 다른 경우들에서는 서로 이어지거나(succeed) 밀어내거나(supplant) 반작용하는(counteract) 이질적인 회로들을 포함한다. 욕망하는 기계는 “순수한 다양성, 요컨대 통일체로 환원될 수 없는 긍정이다.” 그리고 만약 우리가 기관 없는 신체 속에서 “전체(whole)”를 만난다면, 그것은 “부분들의 전체일 뿐이지 그것들을 전체화하지 않으며, 부분들의 통일체일 뿐이지 그것들을 통일시키지 않는다. 그리고 그것은 별개로 구축된 새로운 부분으로서 그것들에 덧붙여진다.”(AO 50; 42) 셋째, 그것은 단순한 환상(fantasy)이나 심적 이미지가 아니다. 아니 오히려 그것은 현실적이지는 않으나 실제적인, 하나의 가상실효적[잠재적] 실재이다. 어떤 점에서, 그것은 욕망하는 기계들에 의해 사후효과[잔효](aftereffect)로 생산되지만, 다른 점에서 욕망하는 기계들의 작용에 선행하는 가능성의 조건이자, 어떠한 주어진 욕망하는 기계들의 사슬이 특정한 시간에 현실화할 수도 있는 잠재적 회로들의 격자이다.
욕망하는 기계들과 기관 없는 신체의 상호작용으로부터, 우리가 두 개의 복합 기계들이라고 이름붙일 수 있는 것들, 즉 “편집증 기계”와 “miraculating 기계”가 출현한다. 기관 없는 신체는 기관들이 없다기보다는 규칙적인(regular), 고정된 조직이 없는 것이다. 그것은 하나의 반-유기체, 이접적 종합 양식이자, 끊임없이 무너지고 떠듬거리고 굳어지고 붕괴하고, 그리하여 욕망하는 기계들의 회로들을 분리하고 중단시키는 반-생산 기계이지만 그럼에도 그것은 그와 동시에 다양한 욕망하는 기계들을 다수의, 횡단적으로 연결된 회로들 속에서 서로 관련을 맺도록 하는 기계이다. 편집증적 기계는, 욕망하는 기계들이 임박한(impending) 총체성으로서의, 즉 그것들이 불연속적인 단편들로 깨어지면서 피하는 박해적(persecutory) 질서로서의 기관 없는 신체를 거절할(repel) 때 생산된다. miraculating 기계는 욕망하는 기계들이 기관 없는 신체를 - 마치 그것들이 그것의 불가사의한 표면의 방사물들(emanations)인 것처럼 - 끌어당길 때 나타난다. 기관 없는 신체가 이접과 종합 양자를, 분해(decomposition)와 조합(composition) 양자를 생산하기 때문에, 편집증적 기계와 miraculating 기계는 부단히 서로에게 피드백되는 욕망하는 생산의 무한히 진동하는(oscillating) 상태로 공존한다.
욕망하는 생산의 세 번째 구성 요소는 유목적 주체, 즉 “고정된 정체성이 없는, 항상 욕망하는 기계들과 함께 기관 없는 주체를 넘어 방랑하는, 생산되는 것을 취하는 비율에 의해 규정되는, 어디에서나 되기나 아바타의 현상금(reward)을 수집하는, 그것이 소비하는 상태로부터 탄생하고 각각의 새로운 상태에 따라 재탄생하는, 이상한 주체이다.”(AO 23; 16) 만약 기관 없는 신체가 욕망하는 기계들의 회로들에 의해 격자직조된 표면으로 간주된다면, 유목적 주체는 그 표면에 새겨진 다양한 경로들을 따라 여기저기에서 출몰하는 방랑(errant) 지점이자, 부가적인(adjunct) consommation(불어로 경제적 소비와 리비도적 달성을 의미한다) 기계이다. 유목적 주체는 세 번째의 복합 기계 - “독신자 기계”, “새로운 인간성 혹은 거룩한(glorious) 유기체를 낳는 기관 없는 신체 그리고 욕망하는 기계들 사이의 새로운 동맹”(AO 24; 17) - 의 형성을 통해 창조된다. 독신자 기계가 생산하는 것은 “삶과 죽음 사이에 걸려 있는 울음 같은, 강렬한 사건(passage), 모양과 형상이 제거당한 순수하고 노골적인 강렬도의 상태들의 느낌과 같은, 거의 견딜 수 없는 정도(독신의 비참과 영광이 최고점에 이른)에까지 이르는, 순수한 상태에 있는 강렬한 양들이다.”(AO 25; 18) 기관 없는 신체는 영점의 강렬도를 구성하고, 욕망하는 기계들은 작용하면서 정서적인(affective) 강렬도의 다양한 차원들을 표시한다. 욕망하는 기계들과 기관 없는 신체는 편집증적 기계에서는 서로를 밀어내고, miraculating 기계에서는 서로를 끌어당기지만, 두 경우 모두 욕망하는 기계들은 강렬도의 긍정적인 차원들을 결정한다. 척력과 인력 사이에서 진동하면서, 강렬도의 차원들에서의 차이들이 생겨나서 강렬도의 한 상태에서 다른 상태로 이행하고, 이러한 각각의 이행에서 유목적 주체가 나타난다. 그리고 그것과 함께 욕망하는 기계들과 기관 없는 신체 사이의 새로운 관계가, 독신자 기계를 형성하면서 편집증적・miraculating 기계들의 척력과 인력을 “조화시키는” 새로운 기능 작용이 생겨난다. “요컨대, 척력과 인력의 힘들의 대립은, 어떤 체계의 최종적 평형 상태를 결코 표현하지 않는, 매우 능동적인, 강렬한 요소들의 개방적 계열을 생산하는 한편, 주체가 통과하는 무한히 많은 부동의 준안정적 상태들을 생산한다.”(AO 26; 19)




기계란 무엇인가?


우리는 독신자 기계라는 관념으로 돌아갈 것이지만, 먼저 기계 개념 자체를 좀 더 심도 있게 탐구해 보아야 한다. 들뢰즈와 가타리는 욕망하는 생산의 세 개의 기본적인 구성요소들을 기술한 뒤에 다음과 같이 묻는다. “욕망하는 기계들은 어떠한 의미에서, 어떠한 은유와 상관없이, 진실로 기계들인가?”(AO 43; 36) 그들은 기계가 “절단들의 체계로 정의된다”(AO 43; 36)고 주장한다. 그리고 세 개의 서로 다른 종류의 절단들은 욕망하는 생산의 세 개의 구성요소들과 관계된다. 즉 욕망하는 기계들의 분할-절단(portioning-cut), 유목적 주체를 생산하는 잔여-절단(reminder-cut)과 기관 없는 신체가 유래하는 분리-절단(detachment-cut). 모든 기계는 무엇보다도 “그것이 베어 자르는 끊임없는 물질적 흐름과 관계되어 있다.”(AO 43; 36) 예를 들어 유아의 입-기계는 우유의 흐름을 절단해 들어가고, 유아의 항문-기계는 배설의 흐름을 절단해 들어간다. 하지만 우리가 기계와 흐름을 분리된 실재들(entities)인 것처럼 이야기한다 해도, 그것들은 실제로 하나의 단일한 과정을 구성한다. 유아의 입-기계의 입장에서 볼 때, 어머니의 유방-기계는 흐름의 원천이며, 이는 입-기계가 위-기계에게 흐름의 원천인 것과 같다. “간단히 말해, 모든 기계는 그것이 연결되어 있는 기계와의 연관 속에 있는 흐름의 한 절단이다. 그러나 그것은 또한 그 자체가 하나의 흐름이거나, 혹은 그것에 연결되어 있는 (다음) 기계와 연관된 흐름의 생산이다.”(AO 44; 36) 그래서 들뢰즈와 가타리는 “절단-흐름들” 혹은 “정신분열적-흐름들”의 체계에 대해, 흐름과 더불어 다양한 중계국들과 처리국들에 의해 파열되는 물질-흐름의 회로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와 같은 물질-흐름이 hylè(그리스어로 물질), 즉 이상적인(ideal) “연속적 무한 흐름”(AO 44; 36)인바, 이것은 분명 실증론적인 무생물의 흐름에 제한되어 있지 않으며, 오히려 또한 (일부 생태학적 모델들에서처럼) 에너지, (정보 이론과 체계 이론의 일정한 형태들 속에서 규정된 바의) 정보, 그리고 (다양한 기호론적 모델들, 특히 피어스적 방향의 모델들에서 특징지어졌던 바의) 기호들의 흐름들을 포함한다. 각각의 흐름은 그것이 “순수 연속성”(AO 44; 36), 즉 시작이나 끝이 없는 단일한 항구적인(constant) 흐름으로 간주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그리고 그것의 연속성이 절단 행위와 반대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상적이다. 왜냐하면 그 절단은 “그것이 이상적인 연속성으로서 절단하는 것을 함축하고 규정하기”(AO 44; 36) 때문이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절단이 접속적(connecitve) 종합을 수행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요소들을 어떤 공통의 흐름을 통해 서로 관계를 이루게 된다. 즉, 하나의 요소가 하나의 흐름을 방출하고, 두 번째 요소가 그러한 흐름을 절단하며, 하지만 그렇게 함으로써 세 번째 요소가 절단하는 흐름을 방출하는 등, 본성상 엄밀히 부가적인 이상적이며 결말-개방적인(open-ended) 요소 연결을 이루는 흐름-절단들의 연쇄들이 존재한다(a +b +c + x + ······, "그리고 또, 그리고 또, 그리고 또 ······”[AO 44; 36]). 그 기계의 이 첫 번째 단절, 그러니까 분할하는[분배하는]-절단은 절단함으로써 연결한다는, 파열을 통해, 다시 말해 특이하고, 무제한적인 과정 내부에서 작동하는 다양한 요소들의 분열-흐름을 통해 연속성을 확보한다는 역설적인 기능을 수행한다.
두 번째의 절단, 즉 이탈-절단은 이접적 종합, 즉 “a이거나 b이거나 c이거나 x이거나 ······” 유형의 관계를 창조한다. 하지만 이와 같은 이접들은 배제적이기보다는 포함적이며, 어떠한 선택지도 다른 선택지를 배제하지 않고, 각각의 요소는 차이나는 대로 긍정된다. 이러한 포함적 이접들은 모두 기관들 없는 신체의 격자를 구성한다. 나중에 살펴보겠지만 모든 기계는 다양한 기능들을 갖고 있고 다양한 활동 네트워크들에 참여한다. 그러므로 모든 기계는 “자기 안에 설계되어 있고, 저장되어 있는 일종의 코드”를 포함하고 있다.(AO 46; 38) 입-기계는 다양한 흐름들 - 음식, 액체, 공기 - 을 절단하고, 이러한 각각의 절단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여타의 내적・외적 과정들과 결합될 수 있다. 만약 어떤 주어진 순간에 입-기계가 음식의 흐름을 절단한다면, 기능들의 복잡한 사슬이 입-기계의 음식-절단 내부에 기록되고 코드화될 수 있다. 우리가 앞에서 살펴본 음식물을 섭취하는 유아의 사례에서, 등불의 반짝임, 부엌에서 나는 냄새들, 천 조각의 펄럭임 등등은 유아의 입-기계의 작동 속에서 코드화된 결합 사슬의 부분을 형성할 것이다. 등불 회로, 냄새 회로, 다양한 촉감 회로들과 영양 회로 들의 결합 사슬은 모두 기능들의 일종의 “덩어리들”을 구성하고, 입-기계의 특정한 작동을 - 먹는-기계일지, 숨쉬는-기계일지, 마시는-기계일지를 - 결정하는 이접들 각각과 더불어 결합된 회로들의 덩어리는 활성화되고, 그러한 덩어리는 회로들의 여타의 가능한 네트워크들로부터 이탈된다. 이러한 의미에서 이탈-절단들은 “이질적인 사슬들과 연관되고, 석재들이나 날아다니는 벽돌들처럼, 이탈될 수 있는 단편들[선분들], 이동할 수 있는 저장물들을 따라 진행된다.”(AO 47; 39-40) 따라서 기계들은 물질적 흐름들 속에서 연결적(connective) 절단을 만들고, 그와 동시에, 결합된 기능들의 사슬들이나 덩어리들을 이탈시키는 이접적 절단들을 수행한다. 그렇지만 다양한 덩어리들이 포함적으로 분리되는 이와 같은 방식으로, 다양한 이탈된 덩어리들 모두의 기록은 기관들 없는 신체의 표면에 격자를 그린다.
세 번째의 절단인 잔여-절단은 하나의 잔여물, 즉 남겨진 무언가를 창조한다. 생산되는 것은 “기계의 곁에 있는 주체, 기계에 인접해 있는 부품(piece)이다.”(AO 48; 40) 그러한 주체는 우리가 살펴본 바처럼, 고정된 정체성이 없으며, 기관들 없는 신체의 격자를 횡단하는 강도(intensity)의 유목적 흔들림이다. 그것은 기계들 곁에 생산된 부분이지만, 그것 자체는 또한 “부분들로 나뉘어진 ······ 부분”이자 “사슬의 이탈들에 상응하는, 그리고 기계에 의해 수행된 흐름들의 분할들에 상응하는 부분들”에 의해 특징지어진 부분이다.(AO 49; 40-41) 하지만 이 주체가 “부분들 - 그 각각이 순식간에 기관들 없는 신체를 채우는 부분들 - 로 이루어진 한 부분이라면”(AO 49; 41), 우리는 그 주체가 부분들을 한데 모으지만 그것들을 통일시키지 않으면서 접속[통접]한다고 말하는 게 좋다. 이러한 의미에서, 세 번째의 절단은 접속적[통접적] 종합을 수행하고, 연결적 흐름들과 이접적 사슬들의 이질적인 요소들이 하나의 부가적인 부분 - “그것이 관통하는, 그리고 그러한 상태들을 낳은 상태들을 소비하는”(AO 49; 41) 부가적인 부분 - 속에서 합체하는 요약의 순간(summary moment)을 생산한다.
이 기계는 이제 절단들의 체계이며, 이 절단들 각각은 역설적인 종합을 수행한다. 분할하는[채취]-절단은 하나의 흐름을 깨뜨림과 동시에 부가적인 연쇄 속에서 다른 기계들과 연결하고, 그럼으로써 분리되지만 연결되는 요소들의 분열-흐름을 생산한다. 이탈-절단은 사슬들 사이의 이접들을 창조하지만, 선택적인 회로들의 공존 양식을 허용하는 포함적 이접들을 창조한다. 그리고 잔여-절단은 부분들로 나뉘어지지만 소비/완성의 요약 순간에 그러한부분들을 통접하는 잔여적 주체를 생산한다. 결국 이 모든 종합들은 다양체들, 즉 전체성이나 통일성으로 환원되지 않고 함께 기능하는 이질적인 실재물들을 이해하기 위한 수단들이다. 연결적 종합은 관련된 욕망하는 기계들의 통일되지 않는 흐름을 창조하고, 이접적 종합은 이탈된 결합 사슬들의 전체화하지 않는 격자를 형성하며, 통접적 종합은 그것의 형성물 속에서 기능하는 부분들을 한데 모으는 전체화하지 않는 부속 부분을 생산한다.
두 가지 문제가 남는다. 만약 욕망하는 기계들이 기계들이라면, 그렇다면 기관들 없는 신체와 유목적 주체란 무엇인가? 그리고 들뢰즈와 가타리가 주장한 것처럼, 욕망하는 기계들이 은유적인 의미에서가 아니라 실제적인 의미에서 기계들이라는 점을 “절단들의 체계”의 설명은 어떤 식으로 증명하고 있는가? 첫 번째 물음은 부분적으로 용어상의 문제이다. 들뢰즈와 가타리는『안티오이디푸스』의 앞부분에서 욕망하는 생산의 세 가지 구성요소들을 욕망하는 기계들, 기관들 없는 신체, 그리고 유목적 주체로 규정하지만(identify), 책의 뒷부분에는세 가지 구성요소들을 부분적-대상들, 기관들 없는 신체, 유목적 주체라고 언급하고, 이 세 가지 모두를 “욕망하는 기계들”이라고 말한다. 그러므로 첫 번째 질문에 대한 간단한 대답은 기관들 없는 신체와 유목적 주체 역시 기계들이라는 것이다. 용어상의 편차는 세 가지 구성요소들의 본성에 의해 어느 정도 정당화된다. 부분적-대상들(또한 “기관들-부분적인 대상들” 그리고 “부분적인-기관들”로 언급되는)은 기관들 없는 신체를 사후효과로서 생산하고, 유목적 주제를 부속 부분으로 생산한다. 부분적-대상들과 기관들 없는 신체 사이에는 실질적인 차이(distinction)가 존재하지만, 이것들은 상호적인 공동기능(cofunctioning) 속에서 하나의 단일한 실재로서 작동한다.


실제로, 부분적인-기관들과 기관들 없는 신체는 단일하고 동일한 사물이자, 분열-분석에 의해 그 자체로 생각되어져야 하는 단일하고 동일한 다양성이다. 부분적인 대상들은 기관들 없는 신체의 직접적인 힘들이고, 기관들 없는 신체는 부분적인 대상들의 야만적인[별종적인](brute) 물질이다. 기관들 없는 신체는 언제나 이러이러한 강렬도로 공간을 채우는 물질이고, 부분적인 대상들은 이러한 정도들이며, 강렬도 ‘0’의 물질의 출발점으로부터 공간 속에서 실제적인 것을 생산하는 이러한 강렬한 부분들이다.(AO 390; 326-27)


부분적인-대상들과 기관들 없는 신체 사이의 척력의 계기 속에서는 후자[기관들 없는 신체]가 “{부분적-대상들} 스스로 형성하는 순수한 다양성의 외적 한계를 기록하고”, 인력의 계기 속에서는 “기관들-부분적인 대상들이 그것에 달라붙고, 그것 위에서, 포함적인 이접과 유목적 통접의 새로운 종합들로 들어간다.”(AO 389; 326) 부분적-대상들은 “작동하는 부분들”과 같고, 기관들 없는 신체는 “고정된(immobile) 모터”(AO 390; 327)와 같아서 이 둘은 하나의 단일한 기계로 작동한다. 그리고 유목적 주체는 정말, 이 단일한 기계가 작동하면서 통과하게 되는 상태들의 소비이자 자기-향유(즉 자기-애정 auto-affection)이다. 따라서 이러한 의미에서 우리는 부분적-대상들만을, 그리고 욕망하는 생산의 세 가지 구성요소들 모두에 대해서, 무차별적으로 “욕망하는 기계들”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작동하는 부분들로서의 부분적인-대상들이 언제나 고정된 모터의 실존과, 기계가 기능하면서 통과하는 상태들의 실존을 함축한다는 점에서 말이다.
두 번째 문제는 욕망하는 기계들이 단순히 은유적인 것이 아니라 실제적인 기계들이라는 들뢰즈・가타리의 주장과 관련된다. 들뢰즈와 가타리는 기계를 흐름들 내부의 “절단들의 체계”라고 정의함으로써 실재들 사이의 상식적인 구별들을 해체하는, 그리고 흐름(flux)의 다양한 경향들(currents)의 세계와 보편적인 절단 가정을 통해서만 상호관계적이게 되는 세계를 제시하는 술어(language)를 제공해준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절단들의 체계가 종합들의 체계라는 점이다. 『안티오이디푸스』의 마지막 장에서 부분적-대상들이 분산되어 있고, 통일되어 있지 않으며, 고정된 관계가 없다고 길게 강조한 뒤에, 들뢰즈와 가타리는, 무엇이 이질적인 부분들의 전체화하지 않는 공동기능하기를 가능하게 만드는지, 그리고 무엇이 이질적인 부분들이 “기계들의 기계들과 아상블라주를 형성하도록”(AO 388; 324) 해주는지를 묻는다. 그들은 “종합들의 수동적인 특징 속에서, 아니, 같은 것이 되겠지만, 고려된 상호작용들의 간접적인 특징 속에서”(AO 388; 324) 그 해답이 찾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종합들은 그것들이 무의식적이고 자동적이며, 어떠한 선재하는 질서나 감독하는 지성에 의해서도 통제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수동적이다. 그것들은 통일된 전체에 따라 부분들의 상호적인 공동결정을 포함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간접적이다. 부분적인 대상은 주어진 흐름을 절단하고, 이어서 스스로 하나의 흐름을 방출하지만, 그것의 흐름을 절단하는 그 다음의 부분적인 대상을 결정하지 않는다. 하나의 흐름 속에서 이루어지는 부분적인 대상들의 연쇄의 형성은 간접적으로 작동하고, 매 단계마다 부분 옆의 부분의 결말-개방적인(open-ended), 직접적이지 않은 부가물이 작동한다. 흐름들의 포개짐과 함께 포함적인 이접들은 결합된 사슬의 격자를 가로질러 흐름들을 서로서로 간접적으로 연관시킨다. 일단 흐름들이 포개지면, 부분적 대상들의 치환(permutation)이 가능해지고, 결합된 사슬들의 격자를 가로질러 한 상태에서 다른 상태로 이행하는 것은 비결정적인, 간접적인 경로들에 의해 진행된다. “이 모든 간접적인 수동적 종합들은 - 2항체{연결적 종합}, 포개짐{이접적 종합}, 치환{통접적 종합} - 단일하고 동일한 욕망의 기계류이다.”(AO 388-89; 325)
결국, 이것이 암시하는 것은 기계들이란 “종합자들”이며, 간접적인 수동적 종합들의 생산자라는 것이다. 기계들은 간접적인 과정들을 통해 연결적, 이접적, 통접적 관계들을 형성하는 이질적이며 분산된 부분들이다. 그 부분들은 기능하고, 상호작용하고, 일하고, 작동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부분들을 유지한 채로 그렇게 한다. “기계”는 부분들을 서로 전체화하지 않는 관계 속에 놓는 것을 위한 이름이며, 동시에 관계 속에 놓이는 것을 위한 이름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기계들은 “기계” 자체이며, 작동하는 과정 속에서 스스로를 기계들로 형성한다. “욕망하는 기계는 은유가 아니다. 그것은 이러한 세 가지 방식에 따라 절단하고 절단되는 것이다.”(AO 49; 41) 우주는 오로지 흐름들과 절단들로, 연결하고 포개지고 치환되는 분열-흐름들로, 스스로를 그 이상의 기계들로 기계화하는 기계들로 이루어져 있다. 기계들은 은유적이라기보다는 실제적이다. 왜냐하면 실제적인 것 속에서 기계들 이외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기계의 본질은 그것의 작용(action) 속에, 다양성들의 부분들 사이의 역동적인 관계들을 생산하는 그것의 “기계화하기” 속에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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