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jintaigao 블로그홈 | 로그인
김태호
<< 4월 2024 >>
 123456
78910111213
14151617181920
21222324252627
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나의카테고리 : 칼럼

이제는 선비도에서 벗어날 때
2022년 06월 30일 05시 12분  조회:744  추천:0  작성자: 김태호

만물유도(万物有道)라는 말이 있다. 세상 만물이 다 제각기 가는 길이 따로 있다는 뜻이다. 나는 나의 길이 있고 너는 너의 길이 있다.

중세의 유럽인들은 기사도를 흠상했다. 그러다가 유럽문명이 발달하면서 신사도로 전환했다. 중국인들은 군자도를 주창했다. 일본인들은 무사도를 확립했다. 우리는 어찌했나? 선비도를 숭상했다. 선비도는 덕이 있고 지조가 굳으며 지식있는 사람으로 되기 위해 걷는 길이다.

선비들은 ‘례의’로 행동을 규제하고 ‘렴치’를 가지고 자신의 마음을 단속했으며 안빈락도와 청렴을 실천했다. 또한 선비는 대의를 위해 뻔히 죽을줄 알면서도 임금에게 직언하고 상소하는 엄청난 용기와 정의감을 가진 존재였다.

더우기 선비는 학문을 꾸준히 닦아 경지에 다달아야 했다. 선비는 그저 지식이 많은 것이 아니라 사물의 리치를 깨달은 사람이다. 선비들은 원리에 충실했고 원리에 어긋나는 일이 발생하면 혼신의 힘을 다해 막았다. 우리는 이러한 선비도를 숭상하며  선비의 길을 걸어왔다.

세세대대로 유전자 속에 선비정신이 녹아있는 우리 민족은 천성적으로 독서를 좋아했다. 고관대작은 물론 일반 서민들도 공부에 게을리하지 않았으며 조건이 허용되는 한 짬만 나면 책장을 넘기는 것이 일상이 됐다.

19세기 프랑스의 선교사들이 조선에 처음 발을 들여놨을 때 헐망한 초가삼간에도 책 몇권씩 놓여있는 것을 보고 심히 놀랐다고 한다. 타민족은 인가가 세채 있으면 식당을 차리지만 우리민족은 서당을 열었다. 두만강과 압록강을 건너 북풍한설 휘몰아치는 거친 만주땅에 와서도 학교부터 세웠으며 거주지에는 꼭 학교가 있었다.

무식하다고 하면 다른 민족이나 다른 나라 사람들은 그저 지식이나 학력이 없는 사람쯤으로 여긴다. 그러나 “무식한 사람(놈)!”은 우리 민족에게 있어서 최대의 욕이 된다. 이 말을 들은 당사자 또한 아주 큰 모욕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와는 반대로 설사 어느 집안이 아무리 가난할지라도 그 집 아이들이 공부를 잘하면 온 동네에서 모두들 부러워했고 감히 업신여기지 못했을뿐만 아니라 매우 존경했다.

그러나 조선의 선비들에게는 치명적인 약점이 하나 있었으니 그것인즉 경제활동에 무관심했고 경제에서만큼은 무능했다. 공자는 도에 뜻을 두어 거친 옷이나 음식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인격을 선비의 모습으로 강조했다. 공자가 창시한 유교를 큰 려과없이 숭상한 조선의 선비들은 가난하게 사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았고 오히려 그것을 즐기기까지 했다. 그러니까 조선의 선비들은 손에 돈을 쥐는 법이 없었고 쌀값을 물어보지도 않았던 것이다. 따라서 조선의 선비들은 장사 머리가 트지 못했고 상업에서만큼은 세상물정을 모르는 숙맥이였다. 그런데다가 상인을 깔보기까지 하는 사회적 풍토마저 조성됐던 것이다.

옛날 한양 변두리에는 반상(班商)이라는 령세 상인들이 있었다. 량반 행세로는 목구멍에 풀칠할 수 없어 신분을 속이고 작은 장사를 하는 량반상인들이였다. 그런데 이 량반상인들이 작은 장사를 하여 번 돈으로 먹고 입고 사는 데는 쓰지만 자식들을 가르치는 필묵(笔墨)값으로는 절대 쓰는 법이 없었다. 옛 량반들은 장사를 천대했기에 장사해서 번 돈은 부정하다 하여 글을 가르치는 신성한 일에 쓰지 않는 것으로 량반의 체통을 유지했던 것이다. 그래서 반상들은 직접 농사를 지은 소득으로만 필묵값을 댔다. 구한말에 조선에 온 서양의 선교사나 려행자들은 조선의 량반들이 빈궁하면서도 그런 것에 개의치 않는 것이 놀라왔다는 기록을 남기고 있다.

시대는 변했다. 21세기에 들어선지도 한참 됐다. 우리 민족이 비전을 가져와야 할 때다. 춤 잘 추고 노래 잘하고 공부 잘하는 민족으로만 만족할게 아니라 장사도 잘하고 기업경영도 잘하는 우수한 민족으로 업그레이드돼야 한다. 유태민족은 지식과 금전을 량손에 틀어쥔 민족이다. 유태민족은 어느 나라에서 살든지 주재국의 경제를 주무르며 그 튼튼한 실력으로 정치에서도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우리도 그렇게 돼야 하며 그렇게 될 수 있다. 우리 후세들에게 마음 먹고 경제교육을 시킨다면 얼마든지 그렇게 될 수 있다.  영국 엘스터대학의 연구자료에 의하면 유태인의 평균 IQ(지능지수)는 94, 우리 민족은 106이다. 2003년말 오스트리아의 빈의과대학에서는 50개 나라 민족의 IQ를 비교한 후 우리 민족이 2위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제부터는 자식들에게 “공부해라!”는 독촉만 할 것이 아니라 체계를 갖춘 경제교육도 병행하고 가강하여 경제에 대해 눈을 뜨게 하고 재미를 느끼게 함으로써 후대들의 골수에 경제DNA가 녹아들게 해야 한다. 우리는 선진국에 가서 마냥 품팔이만 하는 민족으로 살아갈 수만은 없다. 현재 중국의 로임수준은 눈에 띄게 상승하고 있다. 앞으로 중국의 로임수준이 선진국의 로임수준과 격차가 좁아져 외국으로 뛰쳐나갈 필요가 없어질 때 우리는 무슨 재간으로 국내에서 벌어먹고 살 것인가. 이제는 우리가 선비도의 틀에서 벗어나 경제머리가 트인 민족으로 탈바꿈하는 것이 시급하고 절실하다.

연변일보 2022-06-28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4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44 이제는 선비도에서 벗어날 때 2022-06-30 0 744
43 문신은 예술인가 2022-06-01 0 625
42 힘내라, 임인년 새해다 2022-03-05 0 424
41 마지막 그 한마디 2022-02-24 0 883
40 ‘호랑이 해’ 의 기원 2022-01-27 0 536
39 기품으로 승부를 걸어라 2021-08-03 0 714
38 만남과 인연 2021-02-26 3 887
37 "소의 해"의 길운을 바라며 2021-01-14 0 793
36 고사성어에서 배우는 인생 2020-12-17 0 982
35 세월의 흐름을 늦추려면 2020-11-19 0 869
34 절제는 성공을 부른다 2020-05-03 0 916
33 우리가 하나 될 때 2020-04-30 1 1194
32 늑대에게서 배우는 기업경영 2020-04-23 0 1087
31 나와 다르다고 그가 틀렸는가 2019-04-30 2 1309
30 ‘연변의 눈물’이 언젠가는 ‘연변​의 환성’으로 2019-03-28 1 1644
29 효에 길이 있어 2019-03-05 2 1282
28 란폭운전, 이제 그만 2019-03-05 0 1138
27 오랜만에 맞는 반가운 혁명 2019-03-03 0 1015
26 다가오는 건망증, 그리고 치매 2019-03-03 0 1100
25 가는 세월 오는 세월 2019-03-03 0 1016
‹처음  이전 1 2 3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