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4월 2024 >>
 123456
78910111213
14151617181920
21222324252627
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시인 대학교

"세상의 열매들은 모두 둥글둥글 하다"...
2018년 04월 05일 00시 06분  조회:2040  추천:0  작성자: 죽림

<동그라미에 관한 시 모음>  


+ 열매 

세상의 열매들은 왜 모두 
둥글어야 하는가. 
가시나무도 향기로운 그의 탱자만은 둥글다. 

땅으로 땅으로 파고드는 뿌리는 
날카롭지만 
하늘로 하늘로 뻗어가는 가지는 
뾰족하지만 
스스로 익어 떨어질 줄 아는 열매는 
모가 나지 않는다. 

덥썩 
한 입에 물어 깨무는 
탐스런 한 알의 능금 
먹는 자의 이빨은 예리하지만 
먹히는 능금은 부드럽다. 

그대는 아는가. 
모든 생성하는 존재는 둥글다는 것을 
스스로 먹힐 줄 아는 열매는 
모가 나지 않는다는 것을. 
(오세영·시인, 1942-) 


+ 마음씨 

모나지 않은 
꽃씨 같아야 한데요. 

너와 나 사이 
따스함 묻어나면 
연한 새싹 돋아나는 
마음씨. 

흙이 
봉숭아 꽃씨 속에서 
봄을 찾아내듯 

마음씨 속에서 
찾아내는 동그라미. 

가슴 깊이 묻어 두면 
더 좋데요. 
(오순택·아동문학가, 전남 고흥 출생) 


+ 대추 한 알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저게 저 혼자 둥글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날 
(장석주·시인, 1954-) 


+ 동그라미 

웅덩이로 뛰어드는 빗방울은 
동그라미를 그리다가 동그라미가 된다 
동그라미가 되어 동그라미 안에 갇히고 
동그라미가 되어 동그라미 안을 가둔다 
안데 갇히고 안을 가두는 발 빠른 동그라미가 된다 
저도 모르는 사이에 
속 빈 동그라미가 되고 속 없는 동그라미가 된다 
웅덩이로 뛰어드는 빗방울은 
그릴 수 있는 가장 큰 반경의 동그라미가 되고 
그러나 가장 크지 않는 동그라미가 된다 
시작선도 끝선도 없이 그려지는 동그라미, 
동그라미 안에 동그라미가 잽싸게 들어가면 
동그라미 밖의 동그라미는 나울나울 동그라미가 되고 
동그라미 안의 동그라미도 나울, 동그라미가 된다 
웅덩이로 뛰어드는 빗방울은 
웅덩이의 엉덩이에 둥글납작 엎드려 퍼지는 동그라미, 
고인 빗물이 되어 사라진 수많은 동그라미 위에 
동그라미 동그라미 동그라미를 키운다 
웅덩이로 뛰어드는 빗방울은 
있는 힘껏 빨리, 있는 힘껏 멀리, 있는 힘껏 힘차게 
동그라미를 그려 제 존재를 확인하는 순간 웅덩이가 된다 
(박성우·시인, 1971-) 


+ 동그라미 

어머니는 말을 둥글게 하는 버릇이 있다 

오느냐 가느냐라는 말이 어머니의 입을 거치면 옹가 강가가 되고 자느냐 사느냐라는 말은 장가 상가가 된다 나무의 잎도 그저 푸른 것만은 아니어서 밤낭구 잎은 푸르딩딩해지고 밭에서 일하는 사람을 보면 일항가 댕가 하기에 장가 가는가라는 말은 장가 강가가 되고 애기 낳는가라는 말은 아 낭가가 된다 

강가 낭가 당가 랑가 망가가 수시로 사용되는 어머니의 말에는 
한사코 ㅇ이 다른 것들을 떠받들고 있다 

남한테 해코지 한 번 안 하고 살았다는 어머니 
일생을 흙 속에서 산, 

무장 허리가 굽어져 한쪽만 뚫린 동그라미 꼴이 된 몸으로 
어머니는 아직도 당신이 가진 것을 퍼주신다 
머리가 땅에 닿아 둥글어질 때까지 
C자의 열린 구멍에서는 살리는 것들이 쏟아질 것이다 

우리들의 받침인 어머니 
어머니는 한사코 
오손도순 살어라이 당부를 한다 
어머니는 모든 것을 둥글게 하는 버릇이 있다 
(이대흠·시인, 1968-) 


+ 둥근, 어머니의 두레밥상 

모난 밥상을 볼 때마다 어머니의 두레판이 그립다. 
고향 하늘에 떠오르는 한가위 보름달처럼 
달이 뜨면 피어나는 달맞이꽃처럼 
어머니의 두레판은 어머니가 피우시는 사랑의 꽃밭. 
내 꽃밭에 앉는 사람 누군들 귀하지 않겠느냐, 
식구들 모이는 날이면 어머니가 펼치시던 두레판. 
둥글게 둥글게 제비새끼처럼 앉아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 밥숟가락 높이 들고 
골고루 나눠주시는 고기반찬 착하게 받아먹고 싶다. 
세상의 밥상은 이전투구의 아수라장 
한 끼 밥을 차지하기 위해 
혹은 그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우리는 
이미 날카로운 발톱을 가진 짐승으로 변해버렸다. 
밥상에서 밀리면 벼랑으로 밀리는 정글의 법칙 속에서 
나는 오랫동안 하이에나처럼 떠돌았다. 
짐승처럼 섞은 고기를 먹기도 하고, 내가 살기 위해 
남의 밥상을 엎어버렸을 때도 있었다. 
이제는 돌아가 어머니의 둥근 두레판에 앉고 싶다. 
어머니에게 두레는 모두를 귀히 여기는 사랑 
귀히 여기는 것이 진정한 나눔이라 가르치는 
어머니의 두레판에 지지배배 즐거운 제비새끼로 앉아 
어머니의 사랑 두레먹고 싶다. 
(정일근·시인, 1958-) 


+ 동글동글 

세상의 모든 씨앗들은 
동글동글하다 

그 작은 동그라미가 움터 
파란 잎새들이 돋고 

세상의 어느 모퉁이를 밝히는 
방실방실 꽃들이 피어난다. 

세월의 강물에 깎이고 깎인 
조약돌은 또 얼마나 아름다운가 

아가 손 같은 동그란 조약돌 하나 
가만히 만지작거리면 

이 세상에 부러울 것 없고 
평화의 파도가 밀려온다.  

흐르는 세월의 강물 따라 
이 마음도 날로 동그랗기를.... 
(정연복, 1957-) 


+ 동그랗게 

꽃잎에 구르는 
이슬처럼 
동그랗게 살고 싶다 

세월은 가고 
사랑도 가고 

사랑의 추억 하나 달랑 남는 
가난한 생명 

어느새 
나의 목숨도 많이 야위어 

반달을 지나 
하현달로 접어들었지만 

마음만큼은 영영 
동그란 보름달이고 싶다 

세상살이야 모질고 각박해도 
마음마저 그래서는 안 되는 것 

동그랗게 동그랗게 
서로 안아주며 살아야 하는 것 

나 죽어 
사람들의 기억 속에 

동그라미 같이 
순하고 아름다웠던 사람으로 
남고 싶다 
(정연복)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570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1370 바다에 뛰여들는 양떼가 되지말기... 2019-01-20 0 2799
1369 [매일 윤동주 시 한수 공부하기] - 가로수 2019-01-19 0 2858
1368 윤동주의 시 8개국 언어로 번역되다... 2019-01-19 0 3080
1367 윤동주와 "해바라기" 2019-01-17 0 3706
1366 [매일 윤동주 시 한수 공부하기] - 해바라기 얼굴 2019-01-17 0 3444
1365 윤동주와 "귀뚜라미" 2019-01-14 0 5777
1364 "어린이를 내려다보지 마시고 쳐다보아 주시오" 2019-01-14 0 3085
1363 [매일 윤동주 시 한수 공부하기] - 귀뚜라미와 나와 2019-01-14 0 3195
1362 [매일 윤동주 시 한수 공부하기] - 해빛, 바람 2019-01-13 0 3035
1361 [그것이 알고싶다] - "상어가족"탄생기... 2019-01-13 0 3350
1360 [그것이 알고싶다] - 동요 "아기상어"... 2019-01-13 0 4595
1359 [매일 윤동주 시 한수 공부하기] - 애기의 새벽 2019-01-13 0 3168
1358 [매일 윤동주 시 한수 공부하기] - 거짓부리 2019-01-12 0 3084
1357 윤동주와 "반디불" 2019-01-12 0 4388
1356 리상화 / 반디불 2019-01-12 0 2770
1355 [매일 윤동주 시 한수 공부하기] - 반디불 2019-01-11 0 3021
1354 [매일 윤동주 시 한수 공부하기] - 만돌이 2019-01-11 0 2727
1353 [매일 윤동주 시 한수 공부하기] - 오줌싸개지도 2019-01-09 0 3069
1352 우리의 시랑송도 늘 생활속과 함께라면... 2019-01-09 0 2494
1351 [작문써클선생님께] - "시랑송"을 어떻게 할가ㅠ... 2019-01-09 0 2858
1350 윤동주와 "참새" 2019-01-08 0 3311
1349 [매일 윤동주 시 한수 공부하기] - 참새 2019-01-08 0 3060
1348 [매일 윤동주 시 한수 공부하기] - 닭(2) 2019-01-06 0 2626
1347 [매일 윤동주 시 한수 공부하기] - 비행기 2019-01-06 0 2647
1346 [매일 윤동주 시 한수 공부하기] - 비자루 2019-01-01 0 2483
1345 [매일 윤동주 시 한수 공부하기] - 오후의 구장(球場) 2018-12-29 0 2463
1344 만화로 보는 윤동주와 정병욱 2018-12-29 0 2738
1343 윤동주와 백영(白影) 2018-12-29 0 2761
1342 우지강아, 네가 말해다오... 2018-12-26 0 3177
1341 서로 누워있는 자리는 달랐어도 같은 꿈을 꾸었으리... 2018-12-26 0 2990
1340 세계 문호들의 "참회록" 2018-12-24 0 2537
1339 "일본의 윤동주" - 마키무라 고 2018-12-24 0 2558
1338 ... 2018-12-23 0 2446
1337 동주, 그는 죽지 않았다... 2018-12-23 0 2388
1336 ... 2018-12-21 0 3017
1335 윤동주와 영화 "동주" 그리고 그의 시 15편 2018-12-21 0 2527
1334 [매일 윤동주 시 한수 공부하기] - 종달새 2018-12-21 0 3229
1333 ... 2018-12-20 0 2637
1332 ... 2018-12-20 0 2337
1331 ... 2018-12-20 0 2557
‹처음  이전 1 2 3 4 5 6 7 8 9 10 11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