려호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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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무의 위기
2009년 03월 01일 07시 24분  조회:3697  추천:48  작성자: 려호길

미국발 금융위기로 일자리와 먹고 사는 문제가 세계인의 화제로 되었다. 미국이 기침만 해도 독감에 걸린다는 한국경제도 그 여파로 반년 넘게 불경기로 이어지면서 펀드는 반 토막이 나고 코스닥 코스피는 연일 하락하고 환율은 한국은행의 개입으로 몇 번 온정 세를 보이는가 싶더니 지난 2월20일에는 1500선이 무너졌다. 

당장 한국의 조선족노무자사회가 문제다. 그들의 송금을 기다리는 '한 집 건너' 조선족가정들에는 진작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웠다. 반년 넘게 환율이 오름세를 유지하고 인민폐는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보이면서 한국노무자들의 수입은 반 토막이 나고 송금은 아예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환율의 상승은 물가의 상승으로 이어져 지출이 턱없이 늘어난 데다 내국인들의 호들갑에 언제 일자리를 내주어야 할지 모르는 위기에 몰리게 되었다. 

이제 건설업이 풀가동되는 3월이 고비가 될 전망이다. 고향으로 겨울나러 갔던 조선족들과 한국어능력시험합격자들이 몰려오고 서비스업과 제조업에서 밀려난 조선족들이 가세하면서 일자리사정은 최악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설상가상으로 한국정부가 3월부터 내국인의 일자리마련을 위해 건설업쿼터를 도입하면 기존 추산 15만개의 조선족건설업일자리는 상당량 떨어져 나갈 전망이다. 

한국행에 신중을 기할 때이며 40만 명에 달하는 기존인력도 구조조정과 파산 폐업 인건비절하로 부분적노무자들의 귀향이 불가피해졌다. 작년부터 조선족 가에는 ‘아들이 아비의 일자리를 빼앗고 아비는 아들의 눈치를 본다.’는 유머 아닌 유머가 유행하고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누가 남고 누가 떠나는 문제가 되겠지만 ‘한 집 건너’ 한국에 부모 또는 자식, 남편 혹은 아내를 두고 있는 조선족사회실정으로 미루어볼 때 한국노무의 위기는 곧 조선족사회의 일자리와 먹고 사는 문제로 귀결된다. 

조선족들의 한국행이 자제되어야 하고 조선족노무자들의 귀국과 일시귀국을 유도해야 한다. 동시에 조선족사회의 일자리와 먹고 사는 문제, 빈곤구축과 민족균형발전문제를 두루 아우르고 가야 한다. 이는 조선족사회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한국정부의 중국동포정책과 갈라놓을 수 없다. 

첫째, 경제기반을 갖춘 조선족노무자들이 고향에 돌아와 창업할 수 있도록 우대정책을 내놓아야 한다. 많은 해외노무자들은 정부가 밀어주면 충분히 귀국하여 창업할 의향이 있는 사람들이다. 비록 소규모투자를 피치 못하겠지만 외자유치의 차원에서 세금감면혜택과 금융혜택을 주어 적극성을 발휘시킴으로써 민족기업으로 육성하고 일자리를 창출하게 해야 한다. 

둘째, 조선족노무자들이 고향에 돌아와 재정착할 수 있는 '권리'를 주어야 한다. 많은 조선족들은 고향에 돌아오고 싶지만 귀국정착이 어려워 차일피일 미룬다. 이는 민족의 귀환으로써 민족사회의 운명으로 간주되어야 하며 조선족사회의 중시를 받아야 한다. 정부는 정기적으로 출국노무자들에게 취업박람회 등 기업인들과의 만남을 주선하고 사회공감대를 형성하며 언론사들은 해외노무자들의 귀국정착사례 재취업사례와 창업사례들을 소개하고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민족의 귀환을 이끌어내야 한다. 

셋째, 빈곤가정의 한국행이 이뤄져야 한다. 귀국노무자들이 비운자리는 빈곤가정의 한국행으로 이어져 민족균형발전을 도모해야 한다. 무연고동포의 방문취업제는 빈곤층 조선족을 우선해야 한다. 또 그들을 걸러내는 방법은 선별력이 없는 한국어능력시험이 아니라 중국민정당국이 인정하는 빈곤가정으로 하고 한국정부가 확인하는 순서로 할 수 있다.  

넷째, 영주권제도를 확대실시하여야 한다. 한국처럼 영주권에 인색한 나라는 없다. 한국에서 10년 15년 살고도 검거되면 하루아침에 퇴거되는 일은 있을 수없는 일이다. 한국생활을 하는 동안 가정이 파탄되는 등 고향에 돌아가기를 원치 않는 자, 한국생활이 오래되어 귀국정착이 어려운 자들의 한국사회의 공헌을 인정하고 체류자격여하에 관계없이 인도주의 차원에서 영주권을 주어야 한다.

지난 1월8일 중국 상무부는 한국행을 신중이 할 것을 당부했다. 이는 한국 실정을 잘 간과한 메시지다. 출국인원들은 일자리를 수소문한 뒤 출발하며 당장 한국행이 급하지 않는 자들은 한국행을 유보하며 기존의 노무자들도 일자리가 탐탁치 않으면 일시 귀국하는 것이 바람직 하다. 자칫 한데 엉켜 비용만 쓰고 애간장만 태우다 돌아올 수 있다. 물론 이는 한국정부가 비자와 체류문제를 자율적으로 조절할 수 있게 해야 가능하다. 

2009년2월28일 연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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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 1 ]

1   작성자 : 두만강
날자:2009-03-02 19:25:38
한국행을 바라는 사람들에게 적시적인 좋은 글이라고 보아집니다. 금융위기 앞에서 한국노무의 위기는 심사숙고할 일이 아닐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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