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희
http://www.zoglo.net/blog/piaowenxi 블로그홈 | 로그인
<< 5월 2024 >>
   1234
567891011
12131415161718
19202122232425
262728293031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나의카테고리 : 시문학

귀향곡 (외 3수)
2021년 06월 24일 10시 09분  조회:935  추천:0  작성자: 박문희

귀향곡 (외 3수)


박문희

 

넋 놓고 쳐다보는 노을의 꽃날개
바위숲 아래 북소리로 끓어 번지오
가는 구름 잡아 묶어 뱃놀이 하고
두 별 사이에 길 빼고 드론 날리오
 
배고픈 달구지냄새 노랗게 덥고
배부른 다리미숯불 빨갛게 맵소
땅속에 박힌 마당발 암초로 굳었지만
가지로 불거진 조막손 백년하늘 닮았소
 
살진 봄바람에 타들어가는 시간
취기어린 귀향시대 대문 두드리오
신들린 보석 풀어헤친 가슴
희대의 꽃무리로 타오르오
 
 
 

석 양
 

빛의 포물선 익는 소리
부채살에 매달리고
풍화된 폭포의 화석
백발의 비단 잉태하네
 
노을을 등에 지고
곤두박질하는 저녁 해
신들린 빨간 꼬리로
까만 영상 구워내네
 
달빛에 찍힌 나뭇잎들
밀어 주고받는 사이
바람이 가라앉은 호수
영마루 넘어가네
 
 

 
폭 서

 

피맺힌 가슴속에
눈시린 빙산 끓어번지고
불바람 우거진 바위 끝에
백년이끼 헐떡인다
 
시루에 찐 보석
바닥을 구르며 널뛰는 소리
산등성이에서 골물로 터져내리는
능구렁이 대군
 
투명한 날개 불사르며 달려와
꽃뱀으로 칭칭 감긴다
들숨날숨의 허리 잘라먹으며
빨간 세상 구워낸다
 
 
 
까만 눈동자
 
꽃샘추위 시작될 무렵
어디선가 기어 나온 애고사리에 잡혀
아렴풋한 그림 속으로 끌려들어갔네
 
산 너머 무연한 잔디밭
아지랑이 노는 곳에서
온 머리에 샛별눈 만발한 잠자리
엎어지며 달려오네
침묵이 다반사인 이파리지만
살집은 야무져 탐스럽네
 
살얼음 서걱서걱한 가슴벽위에
한껏 부푼 복수초로 피어났네
복수초로 피었다가
무지개로 사라졌네
 
착한 바람에 피곤한 눈 감고
흩어진 때깔조각 깁고 또 깁네
하얀 밤 빨간 양산 그늘 
동그란 파문의 머리는 가고
한없이 예쁜 눈동자만 남았네
 
눈시울에 앉은 파랑새 놀랠세라
산간 벽수 안개비속에 
소리 죽여 흐느끼네
 


《연변문학》 2021. 6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96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96 변주의 미학 2024-02-29 0 153
95 방미화 시집 《나비의 사막》을 읽고 2024-02-29 0 135
94 【民調詩】풀벌레 향기 (외 6편) 2023-04-02 0 363
93 룡두레우물 2022-10-04 0 788
92 신 념 2022-07-24 0 503
91 겨울바람 2022-07-24 0 396
90 하이퍼시의 동음 2022-07-24 0 384
89 바람의 비밀 2022-07-24 0 366
88 [시] 황금의 두만강삼각주 2021-12-13 0 789
87 가을련가 —숭선 인상 2021-12-05 0 781
86 귀향곡 (외 3수) 2021-06-24 0 935
85 과 원 2021-02-01 0 1062
84 밤의 율동 2021-01-15 0 959
83 말똥 거르기 2021-01-11 0 906
82 우주의 방언 2020-11-18 0 962
81 바람의 미궁 2020-11-18 0 970
80 불청객 (외 1수) 2020-10-20 0 996
79 대한 날 들놀이 2020-07-20 0 1489
78 돌의 언어 2020-07-20 0 1406
77 천당의 문 2020-06-17 0 1308
‹처음  이전 1 2 3 4 5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