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룡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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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아산
2011년 01월 04일 08시 15분  조회:1048  추천:5  작성자: 손룡호

[단편소설]

손룡호

1

여름 삼복철 어느 일요일아침이다. 일요일휴가일이면 꼭꼭 모아산을 오르는 소망의 아버지는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아침식사를 마치자 산행옷을 갈아입고있었다. 소망이는 밥상에 앉아서 아버지가 정성들여 챙겨놓은 밥과 반찬을 짚지 않고  옷갈아  입는 아버지를 물끄러미 지켜보았다.

아버지는 산을 좋아할가? 산에 뭐가 있길래? 모아산엔 범도 승냥이도 없을거야. 올라가는 사람들이 북적거릴거구? 산이 어떻게 좋길래 산으로 ? 나도 한번 따라가고싶은데? 아버진 공부하라고 으름장을 놓을거야. 어떻게 하지? 오늘만은 아버지를 따라 모아산을 가고픈데?

소망의 아버지는 옷을 갈아입자 밥상에 앉아있는 소망이에게로 고개를 돌리였다. 순간 밥은 먹지 않고 정서없이 자기의 거동만 지켜보는 아들이 안스러워 아들에게로 다가갔다.

소망아, 아버지가 모아산으로 올라갔다 내려올 때까지 수학문제를 풀어내야 한다. 이번 일학년 하학기 시험에서 상학기처럼 수학일등을 해야지?”

소망이는 대답을 않고 그저 숨을 몰아쉬였다.

한숨은 ? 무슨 걱정거리라도 있니?”

나두 아버지와 함께 오늘 모아산으로 올라가고픔다.”

그러자 소망아버지는 도리머리를 저었다.

자식, 아이들은 산으로 안가. 산으로 오르는데 얼마나 힘이 드는데? 생각말고 열심히 공부해.”

아브지, 우리반 어문선생님이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반영한 작문을 쓰라고했슴다. 나는 아버지가 좋아하는 산을 쓰고십슴다.”

소망아버지는 잠시 대답을 하지 않았다. 조선어문선생이 정말로 그렇게 작문을 쓰라고 했다면 응당 아들을 데리고 산으로 가보는것이 바람직한 처사였다. 산이 어떤지 모르고 어찌 산을 쓸수 있으랴? 헌데   자식이 엊저녁엔 말이 없다가 아침에 불쑥 말하니 마치 놀기위해 꾸며내는 핑계인것 같았다. 워낙 한창 장난이 심한 시절이 아닌가? 그런 아들을 용케도 단단히 달구쳐서 그래도 반에서 학습성적 일등을 만들어 놓았었다. 소망이는 정도의 거짓말을 깜찍하게 곧잘 꾸며낼줄 아는 애였다.

정말이니?”

정말임다. 우리반 문준이와 물어보겠슴까? ”

소망이는 밥상에서 발딱 일어나더니 잉그르르 객실 한쪽 쏘파옆 낮은 상우에 놓여있는 전화기로 달려갔다. 실은 어제 하학하여 집으로 돌아오면서 문준이와 둘은 산을 가려고 의사소통을 하였었다. 소망이가 전화하면 조선어문선생이 자연을 반영한 작문을 쓰라구 했다고 말해달라고 약속이 되였던것이다.

따르릉 문준이네집 전화벨소리가 울리였다. 문준이는 언녕 대기하고있던 참이라 데꺽 전화기를 들었다. 소망의 아버지는 아들의 말을 반은 믿고 반은 믿지 않았다. 허나 자신이 산행을 하면서 인간은 자연의 족속이고 자연속의 많은 식솔중의 하나로서 자연에 의지하여 생존하기에 자연을 파괴하여서는 안된다는 도리를 언녕 아들에게 전수해주고 싶었던 차라 묻지 않고  승낙하였다.

됐다. 그럼 같이 가자!”

문준이도 데리고 감다.”

물론이지!”

소망은 기뻤다. 흥분했다. 애들은 어른이 자기네들의 의사에 호응하여 주면 여간만 기뻐하지 않는다.

산이란 짐승들이 출몰하는 곳이고 온갖 새들이 우짖고  수풀이 우거진 곳으로서 언녕부터 호기심이 동한 미지의 세계였다. 무섭기도 하나 아버지와 같이 가면 안전할거라고 믿어지여 전화로 문준이보고 빨리 옷을 입고 마당으로 나오라고 독촉하였다. 그리고는 자기도 부랴부랴 옷을 주어입었다. 산으로 간다니 이렇게 좋아하는 소망이를 보면서 소망아버지는 빙그레 웃었다. 자기는 원체 산골에서 태여나 산을 너무도 알고있었지만 시가지에서 태여난 아들은 확실히 산을 모르고있었다. 워낙 모르는 곳일수록 신비한 곳이였다. 알면 신비가 사라진다.

2

토요일이나 모아산으로 향하는 43 소형뻐스선로정착역에는 사람들이 꽤나 서있었다. 십분에 한번씩 오가는 뻐스가 왔다. 차안은 벌써 설자리없이 사람들로 빼곡했다. 셋이 차에 비비며 올랐다. 차안의 사람들은 거개가 모아산으로 가는 사람들이였다. 남녀로소였다. 모두가 공기좋고 산책하기 좋은 모아산으로 건강단련을 가는것이였다. 소망이와 문준이는 키가 작아 어른 들속에서 고개를 쳐들고 사위가 막혀서 끙끙 거린다. 소망아버지는 두애를 창문쪽으로 끄집어 냈다. 막혔던 인벽이 열리고 밖이 환히 보이는 창문곁에 서자 안도의 숨이 나왔다. 사방이 막히면 시야가 막히고 숨이 막히는 법이다. 차안은 이미 시루안에 콩나물서듯 사람들로 차있는데도 뻐스는 그냥 정착역마다 멈춰세우고 오를 사람을 박아싣는다. 그때마다 사람들 속에서 불평이 터졌다.

그만 실어! 설자리도 없는데 자꾸 실어?”

그래도 차장은 그런 소리에는 응대도 않는다. 차장이 노리는것은 사람이 꽉차서 비비고지지고볶아대면서 아우성치는 소리가 아니라 사람하나가 돈일원이라는것이였다. 하나를 실으면 돈일원을 싣는것이였다. 하루나절 돈을 실으려고 동쪽끝에서 남쪽끝 모아산까지 굶은 땅나귀처럼 게걸스레 오가고있었다.

아버지, 차가 터지겠슴다.”

참아라. 그냥 이렇다. 민속촌에서 내린다.”

뻐스는 들춤질하면서 모아산기슭을 허벌허벌 기여올라 종내 민속촌대문앞에서 정거하였다. 문을 열자 막혔던 보뚝이 터지듯 차안의 사람들이 내리였다. 졸지에 답답했던 가슴이 열리였다. 소망이와 문준이는 내리자 마자 갖기운 우리에서 들로 풀려난 말새끼처럼 풍덩풍덩 뛰였다. 소망아버지는 그런 아이들과 지껄이지 않고 계획한 대로 수림속으로 들어갔다. 사람들이 오래동안 다니여서 풀없이 단단히 다져진 흙길로 방금 차에서 내린 사람들이 줄느런히 늘어섰다. 소망이와 문준이는 소망아버지를 가운데 놓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장난걸음을 쳐댔다. 산은 우로 미연히 경사도가 있었다. 올리막이였다. 둘은 조금 헐떡이다가 더는 뛰놀지 못하고 소망아버지의 옷자락을 거머쥐고 따랐다. 소망이와 문준이는 길역에 한메터 정도넘게 들어선 락엽송나무의 꼭대기를 쳐다보았다. 나무는 일매지게 곧고 잎사귀는 넙적하지 않았다. 파랗고 빗살같았다.

아버지, 나무는 무슨 나뭄다?”

락엽송이라고 한다.”

락엽송이라는것은 무슨 말임다?”

무슨 말이겠니? 나무 이름이지!”

이름이라는것은 암다. 이름이 무슨 뜻인가 하는 검다.”

이번엔 문준이가 바투 묻는다. 소망아버지는 허구프게 웃었다. 오늘 정말 얘들이 물어보는 말에 대답하자면 자기지식으로는 모자랄것 같았다. 허나 어째서나 아는것처럼이라도 해야 했다. 그렇찮으면 애들을 실망시킬수 있었다.

락엽송(落叶松), 락하한다는 락자에 잎이라는 잎자에 소나무종류에 속한다는 송자인데나무잎이 땅에 떨어지는 꼳꼳한 나무라는 뜻이겠다.”

그러자 두애는 키득거렸다. 문준이가 나무를 아츠랗게 올려다보면서 히죽거린다.

나무가 꼳꼳한게 소망아버지처럼 김다.”

임마, 너네 아버지처럼 약하지는 않구? 꼭대기를 봐라?”

락엽송꼭대기는 약할수 밖에 없다. 애들은 긴것과 약한것을 가지고 애비들과 대비하며 신이나서 종알대였다. 소망아버지도 끼여들었다.

, 너네도 나무처럼 곧고 길게 자라고 싶지 않니?”

애들이 대답하려고 하는 찰나 애들의 앞에 나타난 밑둥이 톱날에 쑥덕 베여 없어진 나무에 시선이 멈추어졌다.

아버지 나무를 누가 베갔슴다?”

그리고 애들의 눈에 련속 나타난 밑둥베인 나무들이 나타났다.

하나 , 여기도 있다. 저기도 있다. …”

어째 베감다?”

아이들이 아파하는 마음을 헤아려 좋은 말로 아물구게 하여야했다.

나무가 크면 베여다가 건축자재로 사용한다.”

우리도 크면 베여다가 건축자재로 사용함까?”

소망이가 보동보동한 얼굴에 약간 웃음기를 띠고 아버지를 쳐다본다.

자식, 너는 사람이다. 어찌 나무와 비기겠니?”

우리반 반주임선생님은 우리들도 소나무처럼 억세게 자라라고 합데다. 어째 소나무가 보이지 않슴까?”

그게 비유해서 하는 말이다. 소나무는 겨울에도 잎이 죽지 않는다. 아무리 추워도 잎이 파랗게 살아서 온겨울을 난다. ”

소나무잎안에서 불을 때잼다.”

문준이가 키득거린다. 애들의 상상은 소망아버지의 어린시절보다 직설적이고 유모적이였다.

그래 소나무잎안에는 추위를 쫓아버리는 뜨거운 불이 있다.”

그러자 두애는 배를 끌어안고 깔깔 웃어댔다.

, 나무잎안에 어찌 불이 있을수 있슴다. 소망아버지 거짓말을 함다. 어른이 아이들한테 거짓말을 하면 나쁨다.”

임마, 우리아버지도 롱담한다. 롱담은 거짓말이 아니다. 아새끼?”

소망이는 아버지역세를 드느라고 턱을 치켜들었다. 걸으니 앞에 과연 소나무군체가 나타났다. 나무아래쪽이 락엽송보다 실팍했다. 허나 락엽송보다는 미끈하지 않았다. 소망이는 밑부분이 자기만치 실한 나무한테로 쫑드르르 달려갔다. 문준이도 달려갔다. 둘은 제각기 소나무를 두팔을 벌려서 얼싸끌어 않았다.

, 실하다. 이게 뭐야?”

아갸갸, 가시…”

소나무를 끌어안았다가 가시가 손에 박히고 송진이 옷에 묻었다. 소망이는 데꺽 구원을 요청하면서 아버지를 쳐다보았다. 그런데 아버지는 허허 하면서 너털웃음을 치고있었다.

잘했다. 소나무를 안았기에 송진이 묻엇고 손바닥에 가시도 꼽히지 않았니. 세상일이란 그저 보는것만으로는 속을 알수없다.  들어가보아야 알게된다.” 

아버지 옷에 묻은 이게 무엄다? 소나무엿이 아님다?”

그게 바로 송진이라는거다. 소나무껍질이 벗겨진 곳에서 분비되는 액체이다. 구두약, 비누, 살충제, 인쇄잉크를 만드는 원료로 사용된다.”

 나무껍질이 벗겨진 곳에서 흘러나오니까 나무의 핌다.”

소망이가 아버지를 쳐다본다.

그래 그렇게 말해도 틀리지는 않는것 같다. 나무에서 흐르는 액체는 사람의 피와 같으니깐!”

소망아버지 그런데 소나무껍질은 누가 벗겼슴다?”

소망아버지는 인츰 대답하지 않았다. 나무를 해치는것은 사람이니말이다.

나는 암다. 아까 락엽송나무 밑을 썩둑벤것도 사람이구 소나무껍질을 벗기는 것도 사람임다. 삼림을 파괴하는 ….!”

그래 그런 나쁜 사람들이 가끔 있다. 너네는 절대로 그런 나쁜사람이 되여서는 안된다.”

안됨다.”

안될검다!”

아이들은 아픈 나무를 걱정하면서 확실하게 대답하였다. 아이들의 심령은 여리였다. 그래서 아픔에 대한 공포가 어른들보다 컸었다.

3

 아버지 맥이 없슴다.”

  쉬면 안됨다?”

소망이는 맥이 없다고 하고 문준이는 쉬잔다. 삼복염천에 어찌 안그러랴. 애는 벌써 땀벌창이 되여 얼굴이 땀에 젖어있고 입은 옷은 땀으로 잔등에 붙어있었다.

그래 쉬자!”

소망아버지도 걸음을 멈추었다. 이때 문준이가 길역 풀숲에 털썩 주저앉으려고 하였다. 바로 앉으려는 곳에 허리띠만한 삼각형모양의 머리를 가진 작은 독사가 죄꼬만 운동개구리를 입안에 넣고 삼키느라고 까딱 움직이지 않고있었다. 소망아버지는 잽싸게 문준이의 허리를 잡아 챘다. 문준이는 한고패 돌면서 소망아버지의 품에와 안기였다.

문준이는 영문인가고 소망아버지를 쳐다보았다. 령리한 소망이는 데꺽 문준이가 앉으려고 자리를 내려다 보았다.

, 아버지!”

소망이도 소망아버지곁에와 붙어섰다.

옳다. 뱀이다. 독사다. 개구리를 먹고있다.”

두애는 아주 유심히 지켜보고있었다. 동물세계에서 보긴 했지만 자기눈으로는 처음보는 장면이였다. 뱀은 먹이를 먹을 곁에 사람이 와도 움직이지 않았다. 삼키우는 작은 개구리가 불쌍했다. 구하기에는 이미 늦었다. 그런데 아버지는 뱀을 잡으려고도 않는다.

아버지 개구리를 잡아먹는 뱀을 가만놓아두어요?”

이게다 뱀과 개구리의 생존본능이고 생존환경이다. 동물세계에서는 힘있는 자가 힘없는 자를 잡아먹으면서 살아간다. 여기에 개구리와 쥐같은 작은 동물이 있기에 뱀이 서식한다.”

그럼 뱀은 어떤 동물이 잡아 먹슴다?”

문준이가 물었다. 모아산엔 뱀을 잡아먹을 만한 동물이 없었다. 인간에 의해 파괴된 자연이였다. 뱀을 죽이는 동물은 있었다. 그것은 사람이였다.

아버지 뱀이 달아나지 않슴다?”

소망이는 움직이지 않는 뱀을 보면서 다그쳐 물었다.

먹이를 먹느라고 그랜다.”

흐흐흐, 그러니 엄마는 밥먹을 나를 욕하지 말라구 하지.”

옳다. 소망아, 우리 할머니도 그렇게 말하더라.”

두애는 어떤 도리를 터득한것 같았다.

됐다. 가자!”

소망아버지, 뱀이 하루 개구락지를 몇마리나 먹슴다?”

사람도 하루 세끼밥을 먹으니까 뱀도 세마리는 먹을거다.”

, 뱀이 사람과 비슷한 점이 많슴다 !”

이때 나무가 듬성한 곳에서 노래가락이 터져나오고 사람들이 춤추는 모습이 안겨왔다. 애들은 그곳을 지켜보면서 가까이 다가가고 그냥 지켜보면서 걸었다. 어는 단위에서 오신 사람들이였다. 늙은이도 있고 젊은 남녀도 있었다. 서서 춤추고 앉아서 구경하는 자리에는 풀들이 뭉개여 쓰러져 있었고 마시고 버려진 술병들이  지저분했다.

아버지 사람들은 어느 단위 사람임까?”

내가 어찌 알겠니?”

사람들 술먹고 잘놈다 ?”

휴식일이니 산에와서 노는거지.”

논다음 술병이라메 치움다?”

치울거다.”

발에 짓밣히고 엉치에 눌리워 쓰러진 풀들은 살아남다?”

뿌리가 살아있기에 다시 살아날것이다.”

그때 바로 길섶에 버려진 비닐주머니며 술병이며 하얀 위생종이며가 지저분히 널려있었다.

아버지, 봐요. 치우지 않았잖아요?”

사람들이 어지럽힌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주어서 쓰레기통에 넣차!”

소망아버지는 애들앞에서 본보기를 보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본보기의 영향력은 항상 중요하고 큰것이니말이다. 만약 쓰레기를 보고 그저 지나친다면 애들도 커서 산을 어지럽히고 지나치는 어른으로 자랄것이니말이다.

두애는 버려진 비닐구럭에 쓰레기를 주어담았다. 선생님께서는 절대로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말라고 했다. 수림속에 어지럽게 널려진 쓰레기를 보노라니 쓰레기를 버리고 사람들이 미워났다. 애들은 수림속의 어지럽혀진 현장을 보고 안타까워하였다 애들의 모습을 지켜보던 놀음판의 어른들도 부끄러운지 비닐구럭에 자기네들이 버린 쓰레기를 주어담기 시작하였다.

소망아버지 정말 좋은 사람임다. 등산할때 그냥 이램가?”

그냥 이래지는 않았었다. 허나 오늘만은 애들앞에서 그러는체 할뿐이였다. 소망아버지의 얼굴은 대뜸 붉어졌다.

, 임마, 우리 아버지는 등산할때마다 그냥 비닐구럭을 가지고 다닌다. 산에서 쓰레기를 줏느라고 말이다.”

어느새 소망이는 보지도 못한 아버지의 행위를 제법 자기가 본것처럼 두둔하여 꾸며말하였다. 소망아버지는 얼굴이 붉어지고 입이 벌려젔다. 애들이 어디 애들인가? 피는 무서웠다. 자기 아들 소망이는 자기동무앞에서 자기아버지를 치하하느라고 제법 거짓말까지 신통히 꾸며대고있지 않는가?

어느새 셋의 비닐구럭이 배가 불룩해졌다. 

이제 앞으로 걸어가면 다리가 있는데 앞에 쓰레기통이 있다.”

셋은 다리어구지에 닿았다. 정말 나무통으로 만든 물통같은 쓰레기통이 있었다.  쓰레기는 통안에 버려졌다. 그리고 셋은 그냥 올리막길을 올랐다. 온몸이 땀투성이가 되였다. 소망이와 문준이는 장단지가 몽둥이에 맞은것처럼 뻗뻗해났다. 그래도 둘은 워낙 승벽심이 강한 애들인지라 뒤지지 않겠다고 얼굴이 빨갛게 상기되면서도 소망아버지의 뒤를 따랐다.

종내 지난해에 모아산 바로 아래기슭에서부터 모아산 꼭대기까지 참대나무로 만들어 놓은 계단식 나무층계가 나타났다. 사람들이 많이 오르고있었다.

아버지, 층계가 어디까지 있슴까?”

꼮대기까지 이어졌다.”

, 그러면 돈이 많이 들었겠슴다.”

그래, 많이 들었을게다.”

이렇게 하니 좋슴다. 뱀에게 물릴수도 없구.”

두애는 오르고 내리는 사람들속에서 자주 고개를 쳐들면서 곁을 지나치는 사람들을 살피였다. 산에서 이리 많은 사람구경을 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것이다. 모아산은 산이 아니라 사람들로 득실대는 사람산같았다.

셋은 모아산 정상에 수건해놓은 관람대꼭대기에 올라갔다. 숨이 턱에 닿았다. 그래도 정상에 올랐다. 더워도 정상에서는 가벼운 바람이 아래보다 강하게 감지되였다. 사면이 보여온다.

소망아, 문준아, 연길시가 보이지. 우리가 사는 집이 보이지. 저기 허옇게 길게 보이는 곳이 연길비행장이고 다음 산이 삼봉동채석장이고 아래가 만무사과배과원이다. 아래 푸른 벌은 룡정동성벌이다.

높은 곳은 정말로 좋았다. 사방을 볼수 있어 좋았다. 아래서 볼수 없는 것들을 볼수 있어서 좋았다. 허나 높은 곳에 오르기란 힘들었다. 숱한 땀을 흘리였다. 오르고보니 기분이 하늘처럼 부웅 뜬다.

아버지, 모아산의 높이가 얼마나 됨까?

해발이 512메터이다.”

, 512메터! 우리키 몇백개를 합친것과 같다야…”

문준이가 입을 벌린다.

장백산은 해발이 얼마임다?”

아이들은 호기심이 많았다. 아들 소망이가 다그쳐 물어왔다.

, 그건 우리가 자연상식시간에 배웠잖니? 이천륙백얼마더라?”

“2691메터다!”

소망아버지는 한해 겨울이면 한번씩 장백산등산을 하기에 장백산의 높이를 준확하게 기억하고있었다. 아버지가 맞추자 소망은 어깨가 으쓱해졌다.

봐라, 우리아버지는 겨울이면 장백산꼭대기로 한번씩 올라갔다온다.”

그럼 히말라야산의 주봉인 주무라마봉의 높이는 기억함까?”

문준이가 바투 들이댔다.

거긴 올라갔다 못와도 세계에서 제일 높은 산이기에 상식적으로 알고있다.  팔천팔백얼마일거다.”

아버지, 어디 얼마일거다라는 대답이 있슴다. 8844.43 메터!”

두아이가 약속이나 한듯이 소리높이 웨치였다. 

그래맞다!”

아이들은 모아산에서부터 장백산, 세계의 지붕인 희말라야산까지 상상의 나래를 펴가고있었다.

아버지, 정말 산우에 산이 있슴다?”

그렇다. 산우에 산이 있고 뛰는 놈우에 나는 놈이 있으니 너네는 공부를 잘해서 나는 놈이 돼야한다.”

이때 파아란 하늘에서 은빛 려객기가 천천히 좌회전을 하면서 착륙하려고 시도하고있었다.

아버지 , 비행기!”

비행기안의 사람들이 우리를 봄다?”

보구말구. 움직이는 한점으로 보일거다. ”

애는 점점 낮게 내리는 비행기를 살펴본다. 그리고 다시 관람대를 에돌면서 사위를 구경한다. 오래도록 구경한다. 그리고 다가온다.

아버지, 아버지는 산아래가 좋슴까? 꼭대기가 좋슴까?”

소망이는 아버지를 빤히 쳐다보았다. 소망아버지는 얼른 대답하지 않고 소망이를 내려다 보았다.

너는?”

나는 산꼭대기가 좋은데 너무 맥이 듬다.”

나두!”

문준이도 동감하였다.

소망아, 문준아, 우리는 산아래에서부터 산꼭대기로 올라오지 않았니?”

!”

산은 아래가 있기에 우가 있는거란다. 나무가 땅에 뿌리박고 천천히 자라서 실하고 키큰 나무가 되듯이 말이다. 사람도 애기로 태여나서 유치원, 소학교, 중학교, 고중, 대학 그리고 어른이 되여 장가드는것처럼 말이다. 작은것이 커가는 과정이 산아래에서 정상으로 오르는 과정과 같은거다.”

두애는 어른의 말뜻이 알려오는것 같았다. 자기들도 이제 점차 커서 아버지처럼 어른이 될거라고 말이다. 크려면 땀을 흘려야 하고 땀을 흘려야 사람으로 될수 있다고 말이다.

모아산은 애에게 사람으로 커야 한다는 새꿈을 모아서 심어주었다.

 

 

 

 

 

 

2007 8 8

연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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