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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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유혹
2013년 01월 23일 09시 36분  조회:2097  추천:2  작성자: 문민
언제부턴가 눈이 침침하고 앞이 잘 보이지 않아 눈을 자주 비비기 시작했다. 답답하여 주위사람들에게 물어보니 마흔 되면 누구에게나 다 찾아오는 생리현상이라고 한다.

마흔?? 아니, 내가 벌써 마흔 줄에 들어섰다고?!

그동안 내 나이 얼마인지 세어 볼 시간도 없이 정신없이 달려왔다. 마흔 한참 지나서야 내 나이가 마흔임을 알게 되었으니 이를 어찌하리. 공자는 사십불혹(四十不惑)이라 했지만 나는 마흔유혹(四十有惑)을 체험하고 있다.

왜? Why?? 为什么??? 왜 하필이면 마흔에? 마흔이 뭐길래??

궁금하면 □ 에 물어봐 라고 했던가. 인터넷 검색창에 '마흔'이라고 쓰자 주옥같은 글귀가 쏟아졌다. 모두 책제목인 것 같았다. 그래서 아예 저자를 찾아 도서관으로 향했다.

김병수 저자는 ‘흔들리지 않고 피어나는 마흔이 없다’며 도서관에 온 것을 환영했다. 주선용 저자는 ‘책이 마흔을 힐링한다’며 마흔 즈음에 읽으면 좋을 책들을 안내했다. 백승중 저자는 ‘마흔, 역사를 알아야 할 시간’이라며 더 이상 앞만 보고 달릴 것이 아니라 뒤를 돌아 봐야 앞길이 열린 다라고 했다. 내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고 또 앞으로 어떻게 가야 할지에 대해 '마흔을 준비하는 100일의 휴가'(나영석)를 내어 사카요가요코가 쓴 '마흔살의 정리법'으로 정리해봐야겠다. 마코토가 쓴 '마흔에 꼭 만나야 할 사람, 버려야 할 사람' 보고 싶었지만 어느새 도서관 열람 종료를 알리는 방송이 흘러나왔다...

방학이라 집에서 빈등거리며 놀고 있는 딸이 느닷없이 물어온다.

“엄마, 엄마 취미는 뭐야?”

“취미? 네가 잘 알잖아! 엄마가 어떤 취미가 있는지?”

불쑥 내민 딸의 질문에 생각해 볼 시간을 벌려고 잠깐 대답을 피했다. 딸아이는 특별한 뜻 없이 물어 본 것 같았다. 그러나 그날 저녁, 나는 밤잠을 설쳤다. 엎치락뒤치락.

“나의 취미는 뭐지? 나이 마흔이 넘도록 취미도 없이 살았나?...”

이력서나 회원가입 등 개인 인적사항을 적는 양식에서 간간이 보아왔던 '취미'란은 그동안 아무런 생각 없이 지나쳐 버렸던 것 같다.

사실 20대에는 서예를 취미로 여유롭게 보냈다. IT강국인 한국에 오면서 책상위의 주인이 바뀌었다. 문방사보(文房四寶) 대신 커다란 컴퓨터 모니터가 책상 중간에 모셔졌다. 컴퓨터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메모리의 용량이 늘어날수록 나의 한국생활 리듬도 빨라졌다.

하루 일과는 컴퓨터 앞에서 시작하여 컴퓨터 앞에서 끝났다. 업무특성상 글 쓰는 일이 많아 때로는 새벽에 일어나 집 컴퓨터로 보고서를 쓰기도 했다. 그래도 할 일이 늘 쌓여 있었다.

눈 깜짝 할 사이 30대는 지나갔다. 그리고 40대에 들어선 줄도 모르고 있었다. 이때 침침해진 눈이 주인에게 말을 걸었다.

“당신 마흔이야!”

“그런데 왜?” 주인은 어리둥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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