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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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感悟KOREA]다문화공무원 시험에 실패한 이유
2013년 04월 29일 17시 03분  조회:1931  추천:1  작성자: 문민
지난 4월 구로구청 다문화공무원 임용시험에 응시했다가 최종면접에서 낙방했다. 원서지원을 도왔던 주위 지인들에게 미안하고 송구스럽기 그지없다. 그 중에는 현직 공무원도 있다. 처음에는 채용결과에 납득이 가지 않았다. 어찌 이럴 수가.
 
  초심으로 가서 채용 안내를 살펴보고 또 봤다. 채용분야의 직무내용은 다문화가족 및 외국인을 대상으로 상담, 통번역 서비스를 지원하고, 다문화정책 관련 자료 수집 및 분석 등이다. 지원 자격기준은 국내에서 1년 이상 거주하고 있는 다문화가족 구성원인 자가 학사학위 이상의 학위를 취득했거나 2년 이상 관련 직무분야에 경력이 있으면 된다. 8급 공무원에 준하는 채용이지만  자격기준이 높은 편이 아니었다.
 
  서울대학교 대학원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관련 분야에서 7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나는 자신 있게 지원했다. 시험은 1차 서류심사와 2차 면접시험으로 나뉘었다. 1차 서류심사는 무난히 통과됐다. 2차 면접에도 자신 있게 응했다.
 
  심사관 4명은 공무원의 자세, 한국사회 적응력 및 이해력, 의사표현의 정확성과 논리성, 전문지식과 그 응용능력 등에 대해 평가하기 위해 응시자가 제출한 자기소개서와 직무수행계획서를 보면서 질문했다.
 
  첫 번째 심사관은 지원동기에 대해 질문했다. 예상했던 질문이었고 몇 번이고 연습했었다. 나는 준비한대로 또박또박 대답했다.

  구로구 다문화 사회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중국동포들의 비중이 큰 데 있다. 특히 구로구 가리봉동은 중국동포 1번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와 같이 구로구의 다문화 구성원의 특성을 잘 반영한 바람직한 다문화사회를 실현하는데 자그마한 보탬이 되고자 지원하게 되었다고 답했다.
 
  또 다른 심사관은 중국조선족소학교에서 몇 년 동안 근무했느냐 그리고 이주동포정책연구소에서는 어떤 일을 했느냐고 물었다. 직접 해왔던 일들을 아무런 꾸밈없이 차분히 대답했다. 이어진 질문은 만약에 다문화공무원이 되면 가장 먼저 추진하고 싶은 사업이 무엇인가였다. 당연히 그 동안 무시되고 소외되었던 구로구에 체류하고 있는 다수 이주민들을 위한, 동포지원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대답했다...... 면접시험은 대략 5~6분 정도 짧게 끝났다.   
 
  비가 구질구질 내리는 날 시험을 보느라 다소 긴장되고 피곤했지만 심사관의 질문에 소신껏 대답했던 것 같다. 그러나 결과는 탈락이다.
 
  왜 탈락했을까?  무엇이 문제였나?  아직까지 그 원인을 정확히 알 수 없다. 스스로 준비과정을 돌이켜보며 반성해 볼 뿐이다. 동포출신 선배 공무원의 조언이 떠올랐다. 면접에서 동포임을 너무 강조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 그러나 나의 경력 대부분이 동포들과 관련된 것이다 보니 동포사업을 떠나 나를 얘기할 수 없었다.   
 
  게임은 이미 끝났다.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만약 내가 다문화공무원이 되었더라면 어떠했을까를 상상해본다. 아마도 사표를 낸 전임자처럼 완주하지 못 할 수도 있다. 그 이유는 현장에서 느끼는 다문화사회와 구청에서 집행하는 다문화사회 사업은 다르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동포출신 공무원이 '동포'를 뺀 다문화사업을 집행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

  최종합격자는 타 지역에서 공무원으로 재직 중인 결혼이민자라고 한다. 금번 구로구의 다문화공무원 채용 의도는 분명했던 것 같다. 여기서 다문화공무원이란 어느 나라 출신이든 결혼이민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이라는 것과 또 결혼이민자 관련 업무경험이 있는 지원자를 뽑는 것이었다. 분명한 것은 동포들을 위한 사업이 아니라는 것이다. 나의 업무경험은 대부분 동포들을 위한 것이었다. 한국에서 대학공부 7년, 동포 관련 경력 7년은 다문화공무원 채용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던 것 같다.
 
  언젠가 동포 전담 공무원이 채용되기를 손꼽아 기대한다. 그러나 그때는 공무원시험에 응하지 않을 것이다. 동포 전담 공무원 채용공고를 보는 것만으로도 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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