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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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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 37 ]

37    36. 끝나지 않은 사랑 댓글:  조회:1909  추천:0  2013-05-15
     36.  끝나지 않은 사랑     김형사는 책상 위의 전화번호를 눌렀다. “어이, 명수! 맞소? 하하하… 내 급히 알아볼 일이 있단데. 거기에 남 영식이라고 우리 가져다가 집어넣은 자가 있는데 근간에 면회 간 사람들중에 김 택수 아니면 오 룡국이란 작자가 있는가 등록부를 보오… 양, 야, 맞소. 만약 하나라도 있으면 남개 하구 왜 방 화의 핸드폰번호를 알려줬는가, 알려줬는가 안 알려줬는가가 아니라 왜서 알려줬는가? 단도 직입적으로 물어보오… 지금 인츰이요. 급한 일이 생겨서 그러는 것이니 즉시 전화쳐주오. 핸드폰으로… 내 밖에 나갈 수도 있으니깐…” 김대장은 감옥에 있는 친구한테 전화를 친 후 방 화한테로 다시 눈길을 돌렸다. “십중 팔구는 그자들이 벌린 짓일겝니다. 다른 날도 아니고 다른 시간도 아니고 중요한 대회를 여는 때에 소동을 일으켜 화풀이라도 하려는 심보입니다. 방동무는 그렇게 생각 되지 않습니까? 놈들이 일석이조를 하려고 든겁니다.” “듣고보니 확실히 그런것 같아요. 경험 있으신 분이 다르시긴 다르시군요.” “범죄분자를 잡고 어린애를 구하는건 시간적 문제인듯 합니다. 다른 단서 같은 것이 있으면 다시 연락하기로 하구 헤여집시다. 다시 말하지만 사사로이 행동하지 말라는겁니다. 위험하니깐요. 놈들한테서 전화가 오면 돈을 갖추는 중이라고 시간을 늘구면서 나한테 보고 하시요. 돈 낼 장소라든가 시간이라든가.” 방 화는 인사를 남기고 급급히 내려와 고속으로 차를 몰아 동시장 앞으로 왔다. 차를 멀리쯤에 세워두고 달음박질 치다싶이 개미식당으로 들어갔다. “형수님, 오셨어요?” “아직도 연락이 없소?” “예, 아직은요. 그러나 꼭 연락이 오겠죠. 공안국에선 뭐랍디까?” “돌아가 기다리랍데. 이미 혐의분자를 설정하고 조사도 시작 했소. 애만 탈이 없으면 좀 기다리는것 쯤이야 뭐.” “밤을 새며 기다려서라도 잡고야 말겁니다. 형수님, 식사는 뭘로 하시게요?” “안 먹겠소, 넘어 안 갈거요.” “형수님두, 그래서야 씁니까? 그리구 빈상 앞에 오래 앉아 있으믄 의심스럽지 않습니까? 아, 잠깐만요. 아는 놈입니다. 저새끼들한테 잡히면 나 몸 못 빼요.” 청산이는 두손으로 얼굴을 가리우고 손가락 사이로 카운터만 쏘아 보았다. 방 화가 영문을 몰라 머리를 돌리려는데 “보지 마세요.”하고 청산이가 제지시켰다. “저자식이 여기에 일등 건달인데 도마뱀이라 부릅니다. 어쩌면 오늘 일과 련관이 있을지도 모르니 아직 지켜 봅시다. 엉? 처먹지도 않고 나가버리네요…” 청산이는 얼굴에서 손을 떼며 안도의 숨을 길게 내쉬였다.   “그렇게 무서운 놈이요?” “무서운게 아니라 내 발바닥을 핥으라고 해도 찍 소리 못 하고 핥는 놈입니다. 나를 보면 술을 먹자고 지랄 쓸게구 별의 별것들이 다 모여들겁니다. 그러면 우리들 일은 어쩝니까? … 엉? 전화! 전화 옵니다.” 청산이는 호주머니에서 방 화의 핸드폰을 꺼내여 펼쳤다. “형수님, 저 공공전화를 보세요. 저게 도마뱀입니다. 저 미련한 자식! 어이구…” 개미식당 카운터에 잠간 섰다가 나간 도마뱀이 공공전화대의 송수화기를 귀에다 대고 있었다. 청산이는 길 건너편의 도마뱀을 주시 하면서 전화를 받았다. “여보시요, 악마선생이요?” “넌 누구냐? 왜 전화 임자가 받지 않는거야?” “나 방철이 아부지다! 방철이 엄마는 네놈의 전화를 받고 몸져 누웠다. 돈은 내 직접 가져갈테니 지점만 말해라. 그리구 우리아들 털끝 하나 건드리면 너는 죽는다!” “개소리 집어치고 지금 돈 가져다 룡화동시장 맞은켠 개미식당 카운터에 맡겨라. 딴짓 했다간 네새끼 털끝이 아니라 모가지가 없을 줄 알아라! 너 지금 어디냐?!” “남포다. 뻐스타고 가자면 반시간 남아 걸린다. 방철이는 어데 있느냐?” “돈을 내면 알려준다. 악마는 기다리기를 싫어하니 빨리 움직여라!” 도마뱀이 송수화기를 걸어버렸다. 청산이는 격분을 못 이겨 련이어 “개새끼”를 불러댔다. 창가에 다가서서 밖의 동정을 살폈다. 도마뱀은 자리를 뜨지 않고 동시장 마당에서 서성거리고 있었다. 청산이는 돈이 든 가방을 방 화에게 맡기였다. “형수님, 까딱말고 기다리세요. 놈들이 형수님을 모르니 위험은 없을겁니다. 제가 랭면 한그릇 보낼께요, 천천히 드셔요. 참으로 우리가 이 진지를 먼저 점한 것이 잘 됐습니다. 방철이 아버지가 돈을 갖고 남포로부터 오고 있는줄로 알 것이니 우리에겐 시간이 충족 합니다. 제가 가보고 올터이니 국수 드시면서 기다려요.”  “난 생원만 믿겠소. 꼭 조심 하오. 십년전 과오를 다시 범해선 절대 안 되오.” “알아요, 형수님!” 청산이는 카운터로 갔다. 카운터에서 우로 돌면 출입문인데 여름이라 문은 열려 있고 파리와 모기를 막느라고 드리워놓은 문발 사이로 그밖에서 서성거리는 놈이 보였다. 청산이는 출입문을 등지고 카운터에 측면으로 섰다. 자기가 먼저 먹은 랭면 값을 치르고 한그릇 값을 더 냈다. “저 아줌마한테 랭면 한그릇 시켜주시요.” “랭면 한그릇!ㅡ” 카운터의 아가씨가 주방에 대고 소리치자 그 안에서 알겠노라고 “랭면 한그릇”을 되풀이 하였다. 청산이는 낮은 소리로 아가씨에게 물었다. “아가씨, 내가 누군지 아오?” “아저씨 저사람들 령도잖아요?” “맞어, 근데 우리는 령도라 말하지 않고 쉽게 두목이라 부르는거요. 방금전에 들어온 작자가 아가씨한테 뭘 부탁 했소?”   “이제 누가 무슨 물건을 가져 올거라면서 받아 두라더군요. 물건을 가져 갈 때 나한테 백원이나 준대요. 그리구 이걸 물건 가져오는 사람한테 주라고 했어요.” 카운터 아가씨는 작은 봉투 하나를 꺼내여 청산이 앞에 놓았다. 청산이는 봉투를 뜯었다. 속지엔 “동시장 51번 매대에서 물건을 찾아가라”는 몇 글짜가 적혀 있었다. 청산이는 흥분한 나머지 저도 모르게 아가씨의 손을 움켜잡고 흔들었다. 영문을 모르는 아가씨는 와뜰 놀라며 손을 빼고 얼굴이 빨개졌다. “아가씨, 고맙소! 내 인츰 갔다 올께. 정말 고맙소!” 청산이는 주방으로 달려들어갔다. 놈들의 눈을 피해 뒤문으로 나가고 동시장도 뒤문으로 들어가야 했다. 카운터 아가씨는 무엇이 고맙다는건지 어안이 벙벙 하였다. 어디에 갔다가 인츰 오고 다시 와선 어쩌자는 것일까고 궁금하기도 했다. 감옥에서 교도원으로 일하는 명수한테서 전화가 왔다. 김대장의 추측과 판단이 하나 틀린 것이 없었다. 오 룡국이 반달 전에 남 영식의 면회를 갔었는데 7월 12일에 일을 벌리기로 하고 전화번호를 알고 왔던 것이다. 김대장은 남포향 파출소 박 흥태더러 오 룡국이란 작자를 냉큼 잡아들이라고 전화를 쳤다. “김대장님, 오 룡국이 없어진지가 오랩니다. 집을 팔아버리고 다 갔습니다.” 이렇게 되여 잡을 길이 끊어지고 말았다. 기필코 오 룡국놈의 소행인데 말이다. 김대장은 방 화한테 전화를 걸어 오 룡국의 행방을 알고 있는지 물어보기로 하였다. 개미식당과 동시장 정문은 길 하나를 건너면 되니 일분거리도 안 된다. 허지만 뒤문에서 뒤문으로 가려니 얼마나 많이 돌아야 하는지 모른다. 청산이는 십오분을 달려서야 동시장 북문에 이르렀다. 사람들로 붐비는 시장에서 그는 51번 매대를 찾아 뛰여다녔다. 핸드폰이 청산의 호주머니 속에서 부르르 떨었다. “여보세요, 누구십니까?” “공안국인데요, 방 화의 전화 맞습니까?” “맞는데요. 무슨 일이십니까?” “방 화동무 바꿔봐요.” “바꿀 수 없습니다. 나는 그의 남편인데 지금 룡화로 가는 길입니다.” “방금 전 방 화동무 만났었는데…” “죄송 합니다! 제가 바쁜 일이 있어서 전화를 끊겠습니다.” 청산이는 나쁜 놈들이 전화를 걸어 공안국인척 하고 뭘 정탐 할 수도 있으니 서뿔리 대답 해선 안 된다는 것을 일찍 생각 해두고 있었다. 진짜로 공안국에서 오는 전화일지라도 크게 받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 하였다. 청산이는 매대의 높은 번호로부터 낮은 번호로 내려 헤면서 60번까지 왔다.  51번 매대는 지척에 있다. 복장매대에 걸터 앉아 다리를 흔들며 놀고 있던 방철이가 청산이를 발견하고 먼저 “삼촌!”을 불렀다. 청산이는 멀리에서 방철이를 언녕 보았으나 기척을 내지 않고 주위의 동정을 살피며 천천히 접근 하고 있는 중이였다. 감시망이 있는것 같지가 않았다. 그리고 애가 이미 소리 질러버렸으니 지체 없이 다가가야 했다. 청산이는 방철이를 얼싸 안았다. 그리고는 매대 주인에게 련속 굽석거렸다. 년세가 60이 넘어보이는 매대의 녀주인도 함께 굽석거렸다.   “엄마가 데리러 올거라더니만 삼촌이 왔네. 에그 애두 귀엽기두, 쯧쯧쯧…” “어머이, 누가 이애를 데려다 놨습니까?” “어떤 아줌마가. 한 40 됐을까? 애엄마 화장실 간 새에 자기가 봐주기로 했는데 일이 급해 간답데. 데리러 안 오믄 우리 가지자 했는데 왔구만. 하하하…” “고맙습니다, 어머이. 우리 형수님 일이 바빠 제가 왔어요. 우리조카 잘 봐줘 너무너무 고맙습니다. 이거 너무 적지만 받으세요.” 청산이는 백원짜리 지페 한장을 매대 위에 놓고 돌아섰다. 매대주인은 돈을 도루 가져가라고 왝왝 소리지르지만 청산이는 그소리에 귀를 기울릴 새가 없었다. 북문에 나서니 기다리기라도 한 듯 택시 한대가 서있었다. 뻐스로 삼십분 푼하면 남포에서 룡화시에 이를 수 있다. 그러니 그시간을 장악 하고 일을 끝내야 하므로 택시를 타야했다. 청산이는 개미식당 뒤문에 이르러 택시를 세우고 내렸다. 식당에 들어가 방철이를 내려놓자 애는 “엄마!”를 부르며 달려갔다. 창밖의 도마뱀만 지켜보고 있던 방 화는 화닥닥 놀라며 몸을 돌렸다. “방철아!”하고 방 화는 웨치며 한무릎을 꿇고 달려드는 아들을 받아 안았다. 두 눈에서 저도 모르게 뜨거운 것이 억수로 쏟아진다. 희열의 눈물이다. 열시에 악마의 전화를 받은 그때부터 눈물 한방울 흘리지 않았다. 이같이 귀여운 아들을 잃었더면 어쨌을까고 생각 하니 몸서리가 치고 머리카락이 곤두 섰다. “형수님, 저의 핸드폰 줘요. 그리고 이것 형수님 핸드폰 인젠 물립시다.” “애삼촌, 고맙소! 이은공 두고두고 갚어도 못 다 갚을거요. 참으로 너무 고맙소!” “아이 참, 형수님두. 그런 말씀 말아요. 제가 형님과 형수님의 은공을 다 갚을 길이 없는걸요. 형수님, 잠깐만요. 인젠 일을 마무리 져야 하겠습니다.” 청산이는 시장 앞의 공공전화번호를 자기의 핸드폰에서 재생 시킨 후 “통화”를 눌렀다. 창문으로 내다보니 도마뱀은 망설이다가 송수화기를 벗기였다. “여보시요?” “야, 이 개새끼 도마뱀아! 너 당장 개미식당으로 건너 오나. 근처에서 서성거리는 새끼들을 싹 불러가지구. 한놈이라도 빼놓으면 네놈의 모가지를 비틀어버린다!” “어느새끼길래 큰 소리야? 담이 있으믄 나오나!” “내 청산이다! 개자식아, 형님 목소리도 모르냐?” 청산이란 이름을 듣자 도마뱀은 송수화기를 버리고 급급히 길을 가로질러 뛰여 왔다. 송수화기는 전화통에 매달려 흔들흔들 홀로 그네를 뛰고 있었다. 도마뱀은 개미식당에 들어서자 먼 발치에서 무릎부터 꿇었다. “형님! 오래간만에 뵙습니다! 형님의 목소리도 못 알아듣고 정말 죄송합니다!” “그 문밖의 애들을 불러가지구 여기 가까이에 오나!” 도마뱀이 앞에서고 뒤에 두 졸개가 섰다. 청산인 한발 다가서며 도마뱀의 귀뺨을 서너개 여지없이 후려갈겼다. 도마뱀은 찍 소리도 못 하고 맞고 서서 형님이 왜서 이처럼 대노 하셨을까 속구구 해봤지만 답안이 나오지 않았다. “이 망종 개자식들아! 종아리를 분질러놔래?!” 도마뱀과 두 졸개는 “형님!”을 부르며 털썩 무릎을 꿇었다.   “내가 아니구 우리 형수님 앞에 꿇어! 이 망종 망나니들아! 나쁜 짓을 해도 좀 똑똑하게 해라! 너네 오늘 내조카를 랍치 했단 말이다. 이 멍청한 새끼들아! 작년에 나를 실어가던 큰 형님 생각 나겠지? 바로 그형님의 귀동자란 말이다. 이 개자식아! 넌 언제부터 악마질 했니 엉? 나쁜짓거리 하지 말라고 올바른 길로 가라고 그렇게 말했건만, 너 사람질 할래 안 할래? 뭐 담이 있으믄 나오라고? 오늘 너 같은 놈을 비벼 죽이고 싶지만 내 감옥 가기 싫어 놔둔다! 주모자가 누구냐? 내조카 랍치 하고 돈을 갈취 하려던 주모자가 너냐? 너 고의로 나하구 한판 뜨자고 한 짓이냐?!” “아니, 아닙니다. 형님!” “그럼 누구야?! 누군가 말이다! 말 안 해? 의리야? 콱 밟아 달라냐?!” “오 룡국입니다.” “그게 어떤 새끼야? 내조카를 내오고 매대에 맡기고 지랄 한 년은 또 누기야?”  “부부간입니다.” “불러오나, 당장 불러와!” “연길에 갔는데 저녁에 온다 했습니다.” “그말을 믿니? 이 멍청한 개다리야! 그런 놈은 공안국에서 잡을거니 내 참는다. 형수님, 이 개새끼 한번 콱 밟아주시요. 정신 좀 들게. 형수님 분풀이도 하구요.” 방 화는 방철이를 안은채 땅바닥에 엎드려 떨고 있는 놈들 앞으로 다가섰다. “인젠 일어들 나거라. 내가 너희들을 밟아놓아 아무런 의의도 없다. 우리 다 같이 공안국으로 가자. 가서 자수 하고 주모자를 적발 하고 주모자를 잡는데서 공 세워라. 그러면 누구도 너희들의 죄를 묻지 않을 것이다. 청산형님 말씀대로 다신 나쁜 짓을 하지 않고 올바른 길로 가리라고 맹세 하거라.” “형수님, 형님, 용서 하시요, 다시는 나쁜짓 안 하고 좋은 사람 되겠습니다…” 도마뱀과 두 졸개는 땅바닥에 머리를 조아리며 한참을 웅얼거렸다. 그리고는 방 화의 차에 올라탔다. 강박 절반 자원 절반으로 공안국으로 가는 것이다. “김대장님, …예예, 맞습니다. 김대장님 판단이 딱 맞았어요. 오 룡국이 주모자가 맞아요. 지금 추종자 셋을 데리고 그리로 갑니다. 자수 적발 하러 가는 겁니다. 예예, 오 룡국을 나포 하는데 적극 협조 할 것이라고 결심 했구요, 저의 애도 이사람들이 나한테 데려 왔어요. 다시는 나쁜일 안 할거라고 맹세도 했습니다…” 방 화는 운전 하면서 전화를 쳣다. 방 화는 그들을 무죄로 만들어주고 새로운 사람으로 만들려고 애쓰고 있음을 누가봐도 다 알 수 있었다. “들었냐? 우리형수님 말씀. 그러니 너희들은 자각적으로 범죄를 중단하고 인질을 돌려준거로 한다. 형수님께선 너희들 같은 원쑤도 사람질 하라고 이렇게 감싸준다. 그러니 나 때문에 범죄 중단 한걸로 하면 안 된다. 어느 놈이 우리형수님의 기대에 어긋나게 감히 나쁜 길을 걷고 형수님의 넓고 뜨거운 사랑의 마음을 희롱 한다면 아무때건 내손에 죽을 줄 알아라! 알아 들었냐?!” “예! 형님! 명심 하겠습니다! 형수님, 감사 합니다!” 방 화는 차를 대문밖에 세워두고 청산이와 방철이를 차 안에서 기다리게 하였다. “안 돼요, 형수님. 이새끼들이 말로는 예예 하고 감사하다고 나발 불어도 도망 칠   수도 있습니다. 더우기 저놈이 자기꼬리까지 끊어버리고 도망가는 도마뱀입니다.” “아니요, 이들은 도망 안 칠거구, 생원이 들어가면 범죄 자각 중단이 아니라고들 여길거요. 그러니 이사람들을 진정 살리려면 억압이 아니라 자각에 맡겨야 하는거요. 그리구 도망치면 자기절로 무덤을 파고 뛰여드는 짓인데 환히 열어주는 오색찬란한 길을 안 가고 자멸의 길로 가려는 멍청이가 어데 있겠소?” 세놈이 앞에서 걷고 방 화가 뒤를 따랐다. 방 화도 이들이 도망칠 위험이 많다는 것을 안다. 그러면 품속에서 권총을 꺼내여 엉덩이에다 쏘아버릴 수도 있다. 허지만 그럴 생각은 없었다. 자기가 억지로 사람을 만들 필요까지는 없는 것이다. 그것은 공안과 법정, 감옥, 법제기관에서 할 일이다. 이들이 도망 치면 주모자를 잡는데 좀 지체 될 뿐 큰 상관은 없다. 범죄는 어디까지나 법망을 벗어 날 수 없는 것이다. 도마뱀은 기회를 보아 도망치려고 생각 하다가 좀 전에야 생각을 고쳐먹었다. 그 역시 자멸의 길은 싫었다. 누군가가 재생의 길을 열어 줄 때 그도 일어나고 싶었다. “너희들은 나와 전화로 련계하고 오 룡국이 없는 새에 개미 식당으로 어린애를 가져다 주었다고 말 하거라. 만일 누가 나하구 물으면 나도 그렇게 대답 할 것이다.” 그들은 방 화가 시키는대로 하리라고 대답 하였다. 정문에 들어서니 김대장과 두 민경이 영접 하러 나오고 있었다. 김대장은 그들을 문패 없는 한 방으로 들여보내고 두 경찰도 따라 들어갔다. 방 화는 갈길이 급했다. “김대장님, 전 인젠 돌아가도 되죠? 회사에 일이 많아요.” “잠깐, 이쪽으로 와서 경과를 간단히 말해줄 수 있겠습니까?” “내가 동시장 정문앞 개미식당에서 점심을 먹으려 하는데 전화가 왔어요. 어데에 있는가구요. 애를 데려오겠다구요. 무슨 궁리를 했는지 이렇게 간단하게 끝났어요.” “애는 어데 있습니까? 다친데 없어유?” “멀쩡 해요. 밖에 차 안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럼 일이 바쁘다니 가보시요. 일이 있으면 다시 연락 합시다.” “오 룡국을 잡으면 소식이라도 알고 싶어요.” “내가 전화로 알려드릴께요.” “감사 합니다. 그럼 수고 하세요!” 방 화는 급급히 나와 차에 올랐다. 아직 한시도 안 되였으니 오후 행사에 지장이 없게 된 것이다. 그는 속도를 내여 차를 몰았다. 이렇게 방철이 피랍 사건은 첫 공갈 전화를 받은 후 세시간도 안 되여 결말을 보았다. “형수님도 참 담도 큽니다. 그놈들이 형수님을 쥐여박고 튀면 어쩔라고요?” “공안국 마당에서 사람을 친다고? 그랬다간 경찰은 둘째로 치고 생원한테 맞아 뒈질라고? 호호호… 이건 롱담이고 언제나 사람을 쳐선 안 되오. 말로 해야지. 인젠 형님한테 전화 하오. 무슨 일인지도 모르고 속이 싹 탈게요.” 장만이는 청산이의 전화를 받고 와뜰 놀랐다. 아들이 랍치를 당하다니! “청산아, 그래서 어떻게 됐다는거야? 어떤 놈들이 방철이를 랍치 한거야? 그놈들 애를 해치진 않겠냐? 그런 일을 왜 인제야 말 하는거야? 정말 미치겠네…” “형님, 진정 하고 내 말 좀 마저 들어보고 말씀 해요. 그렇게 흥분 하시고 대회에   지장이 있을까봐 형수님께서 조용히 저만 데리고 시내로 왔거든요. 돈 주고 방철이를 찾아가려고요. 그런데 그 졸개 개다리들이 내가 아는 새끼들이 아니겠습니까? 그새끼들 공안국에 싹 집어넣고 방철이를 안고 돌아가는 길입니다. 주모자는 오갠데 아직 못 잡았지만 곧 잡을겁니다. 애는 털끝하나 손상 없고 산책 나온 기분입니다.” 장만이는 뜻밖의 일에 놀랬던 긴장이 탁 풀리며 온 몸에 맥이 쑥 빠져 걸상에 털썩 주저 앉았다. 그리고는 얼굴의 식은 땀을 닦았다. “청산아, 너 수고 했다. 전화 너 형수 줘봐… 방 화, 나요. 놀랐겠구만… 다 무사 하다니 시름 놨소… 안심 하오, 행사는 잘 진척 되고 있고 방금 연회가 끝나 각자가 침실에서 휴식 하고 있소. 너무 더우니 세시쯤 해가 기우러지면 문예연출을 시작 할거요. 운전 중이니 그만 통화 하고 조심해서 돌아오오.” 방 화는 대회에 영향이 없었다니 안도의 숨이 나갔다. 사람들 귀에 피랍 소식이 들어가고 소동이 일고 대회가 중단 되고 했더면 야단인데 아니라니 천만 다행이다. “미화아빠, 오늘 정말 고마웠소! 생원이 아니였더면 어떻게 되였을지, 어떠한 난리가 났을지 모를 일인데. 그저 잠깐 근심 했던 일로 되여버렸구만…” “저하고 감사라니요? 참 형수님도. 방철이가 아니더라도 전 비리는 못 봅니다.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께서 그렇게 가르켰고 선생님께서 그렇게 가르켰고 다년간 형님께서 그렇게 가르켰고 또 형수님께서 그렇게 가르키고 계십니다.” “넬 각시 같이 미화 보러 갈 생각이지?” “예, 골프장에 손님이 없으면 갔다가 한밤 자고 오려 했는데 형수님 다른 일이 있으시다면 부모님께 전화만 치고 안 가도 돼요.” “아니요, 수고 끼칠라고 그러오. 그 삥궐파는 로인하구 개미식당 카운터 아가씨, 그리고 방철이를 잘 봐준 51번 매대의 어머니, 세분께 인사 좀 해야겠소.” “오, 얼마든지 시키십시오.” “래일 오전까진 회사에 있어주오. 대회 뒤끝이라 무슨 일이 있을런지 모르니깐. 형님하구 난 손님들을 싣고 연길에 갔다가 래일 오전에야 돌아 올거요. 그러니 우리 온다음 가란 말이요. 떠날 때 5만원 줄테니 방금 말한 세분한테 삼천원씩 전해주오. 나머진 부모님께서 고기라도 사 드시라 하고 미화 우유가루라도 사 먹이라 하오.” “형수님, 저한테는 안 그러셔도 됩니다…” “난 배은망덕한 사람이 되고 싶지 않소. 이번에 적은 돈은 로인들과 미화 생활에 보태도록 하고 년말에 좋은 차 한대 뽑아줄게. 그러니 그전에 사기면허증을 타도록 하고. 교통국에 아는 사람이 있으면 쉽다고 하던데…” “감사 합니다, 형수님! 그럼 먼저 신세지고 평생 두고두고 갚을게요.” “그래요, 오래도록 서로 도우면서 잘 해보기요. 사기증을 탄 후 차를 사는거요.” “예, 알겠습니다. 형수님을 따라배워 남을 위해 헌신 하겠습니다.” 방 화의 승용차가 사무청사 출입문 앞에 멈추자 장만이가 뛰여와 차문을 열었다. “방 화, 수고 했소. 청산아 수고 했다.” 장만이는 인사 하면서 청산이 품에서 방철이를 받아 안았다. 방 화는 장만이와 함께 호텔방을 한칸 한칸 훑으면서 래빈들에게 인사 하였다.   바쁜 와중에 참석 해주어 감사 하다는 것이 첫째이고 시간이 된다면 또 놀러 오라는 것이 둘째이고 무슨 일이 있을 때 통지 하면 무조건 달려 가리라는 것이 세번째이다. 손님들 중 송자 하나만 남고 오후엔 몽땅 떠나게 된다. 백주에서 온 손님들은 전날 장백산 구경도 갔다 왔고 칠줄 모르는 골프도 하루간 쳤다. 방 화네 부부가 여 수군부부의 방에 들어가 보니 여 빈이와 그의 색시도 와 있고 설아와 련길이가 여사장에게 인사 하러 와 있었다. 방 화는 격식대로 인사를 한 후 회사의 상황도 물어보고 정정이랑 효리랑 애들의 정황도 물어보았다. 마 효리는 시부모네를 모셔오고 아들을 낳았으며 정정이는 딸을 낳았는데 회사의 애엄마 수가 쉬은도 넘게 된다는 것이다. 정정이의 제의 하에 회사 울안에 탁아소를 꾸려 젊은 애기 엄마들이 근심 걱정 없이 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쉬은이나요? 와! 기차네요! 또 당금 유치원도 꾸려야 되겠네요. 리 려나가 원래 유치원 선생질을 했대요. 잘 할겁니다.” 방 화는 9년전 자기가 서른살 때 처음 만났던 처녀애들인 줄로 여기고 있다. “려나는 아들이얘요, 딸이얘요?” “아들. 그애가 제일 먼저 낳았어. 헌데 설아는 언제 낳을거지?” “오라잖아요, 너덧달 됐으니깐요.” 방 화가 대신 대답 해주었다. “사장님, 여 빈오빤 언제 결혼 하죠?” 방 화가 물으려는 말을 설아가 먼저 물었다. “그걸 네오빠하구 물어봐야지 나하구 물으면 어떡하니? 허허허…” “명년쯤 예산 합니다. 명년이면 만 서른 살인데 뭐 그리 늦은건 아니죠? 누님.” 여 빈이는 방 화를 상대로 대답 한 것이다. 그들은 미국에서 돌아오자부터 동거 생활을 하고 있으니 식을 올리나 마나 한데 식이 없이 아이를 낳아선 안 되므로 손군을 원하는 부모들 립장에선 조바심이 나는 것이였다. “결혼 날자 정하믄 나한테 알릴거지? 여 빈아.” “물론이죠, 바쁘셔 못 오시겠지만 하나밖에 없는 누나신데 꼭 축복 받아야죠.” “그래, 꼭 알려야 한다. 나는 꼭 갈거다. 니가 날 얼마나 따랐고 또 내게 얼마나 큰 힘이 되군 했었는데. 그리구 삼촌, 래일 아침 비행기이니 여기에서 밤을 쉬고 아침 일찍 떠나셔도 되지만 여기에 오셔 산골에만 계시다 가셔 되겠어요? 비록 이곳 시내라는 것이 백주의 몇십분의 하나도 안 되지만 민족 풍속과 풍미가 있잖겠어요? 미국 손님들이 곧 떠날겁니다. 그러면 우리도 떠납시다.” “알겠다. 이번에 온집식구 다 와서 접대 잘 받고 잘 놀고 간다. 너한테 너무 페를 끼친것 같구나. 아무쪼록 하는 일이 잘 되기를 우리는 기원한다. 그리고 이거 우리 밥값이나 될런지 모르겠다. 니가 카운터에 결재 하거라.” “아닙니다, 돈 안 받아요. 돈 벌려고 청한줄 아세요?” “그런건 아니지만 이회사가 너 혼자의 것만은 아니잖니? 너의 면목을 깎는 일을 삼촌이 어떻게 하니? 그러니 사양 말고 받어라. 십만원 밖에 안 된다. 이많은 일들을 하느라고 돈도 많이 들고 했을테니 원래는 많이 부조 해야 하는건데 애들 집도 사고   부동산에 좀 투자 하고 하다보니 쥔게 없구나.” “삼촌, 그러니 도루 가져가시란데두요. 전 자금이 쫄리지 않아요. 여 빈이 병원 지을 생각도 가지고 있던데 돈이 얼마나 많이 들겠습니까?” “거야 그때 봐야 아는거지. 모교에서 교편을 잡고 과학연구에 몰두 하는 것이 좋으련만 자기 병원과 연구원을 갖추겠다고 하니 모르겠다.” “여 빈의 말을 들어보니 도리가 있더라구요. 잠시 학교에서 교편을 휘두르다가 때가 되면 림상실천을 하면서 연구경비를 벌고 연구와 실천을 결합 한다네요…” 방 화의 핸드폰이 울렸다. 미국손님들이 헬기 타러 옥상으로 올라가고 있다는 방 숙의 통지였다. 방 화는 여 수군에게 사과 하고 장만이와 함께 옥상으로 따라 올라 갔다. 옥상에서 방 숙이 해연이네가 젬스네와 악수 하고 있었다. 방 화네도 급급히 뛰여가 손을 내밀었다. 악수를 마치고 젬스네는 헬기에 올랐다. 사람들이 뒤로 물러 서자 잔등에 쳐져 있던 프로펠라가 돌아가고 헬기는 큰 잠자리처럼 날아가버렸다. “언니, 이 옥상에서 사면팔방 경치 구경 하면서 술을 마셨으면 좋겠소.” 송자가 헬기가 멀리 사라지자 방 화의 팔을 잡으며 하는 소리였다. “그래? 그러지 뭐. 래일 그러자. 나는 남방에서 온 손님들을 모시고 가야 하거든. 래일 오전에 돌아온다. 우리 코 삐뚤어지게 마셔보자.” “양, 코도 입도 눈도 다 삐뚤어질 때까지. 호호호…” 방 화의 승용차와 장만이가 모는 로 길룡의 승용차에 백주에서 온 손님들과 박 동규네 부부까지 네쌍을 싣고 연길로 떠났다. 연길 국제 호텔에 방 다섯개를 잡고 호텔 대청에 설치한 공항 매표구에서 이튿날 비행기표 여섯장을 끊었다. 연길로 모시고 왔다뿐이지 별다른 행사를 안배 할 것이 없었다. 오후에 북방관광 무역 박람회 회장을 둘러보고 저녁에 랭면이나 한그릇씩 대접 하면 끝이다. 여 수군은 서시장에서 장백산 장뇌삼 백뿌리를 샀다. 친구들께 례물로 줄거란다. 그들은 이튿날 아침 일찍이 공항으로 가 남방 손님들을 배웅 하였다. 여 수군은 검표구에 들어서면서 돈을 승용차 방석 밑에 덮어두었노라고 방 화에게 귀뜀하였다. 박 동규네를 연길 철남거리에 있는 집까지 모셔다 드리고 귀로에 올랐다. 그들이 갑수동까지 반쯤 왔을 때 시국 형사대의 김대장한테서 전화가 왔다. 전날 저녁 도마뱀이란자가 오 룡국에게 돈을 넘겨준다고 꼬셔 오 룡국부부를 성공적으로 잡았다는 것이다. 도마뱀네 셋은 교육하여 내보냈고 오 룡국에 대해 심문 정찰 하는 과정이라고 했다. 남 영식은 가형 될 것이고 오 룡국도 옥살이를 면치 못 할 것이다. 그들은 무자비한 법제 앞에서 이만 갈 것이라 김대장은 흥이 나서 말 하였다. 잠간 후 송자한테서 유부시장네가 왔다고 전화가 왔다. “언니, 아마도 그 투자문제로 온 것일게요. 그래서 언니 손님 연우를 가고 없는데 어쩌겠는가고 했더니 기다리겠다는게요. 어쩌라우?” “우리 이제 한 삼사십분이믄 도착 한다. 우리 아마도 먼저 토론 해야잖니? 니가 청산이더러 그사람들을 데리고 나가 골프 연습이나 좀 시키면서 놀라고 해라. 그리구 될 수 있으믄 그들이 무슨 항목인지 돈은 얼마나 수요 하는지 탐문 해라.” “알았소. 헌데 점심에 언니네 오믄 옥상 파티를 열자 했는데 끝났구만. 호호호…”   “이 계집애야, 점심에 옥상에서 술을 먹다간 다 불고기 된다. 저녁에 하자.” “알았소이다. 그럼 조심해 운전 하오.” 유부시장은 시경제계획위원회 주임과 대외 경제기술 합작위원회 주임을 데리고 갑수동으로 다시 찾아 온 것이다. 그들은 골프란걸 말만 들었지 보지도 못 했었다. 쇠덩이가 달린 골프채는 생각보담 묵직 하였다. 그 공도 탁구공처럼 가벼운 것이 아니라 당구공보담은 가벼우나 무게가 있었다. 사람의 힘으로 공을 날려보내는 것이 아니라 그 쇠덩이 관성에 맞아 공이 씽ㅡ 하니 날아가는 것임을 알았다. “리경리, 골프장을 만들긴 했지만 손님 하나 없구만은 밋지는 장사가 아니요?” 유부시장이 청산이가 가르켜주는 기본동작을 배운 후 골프채를 받아쥐며 물었다. “어제야 개업 하였는데요 뭘. 연길 골프장엔 사람이 끊기질 않습니다. 골프치는 부들은 골프장을 바꿔가며 치는것을 좋아합니다. 골프장이란 기본적인 규격과 표준이 있지만 똑 같을순 절대 없습니다. 탁구판이나 축구장과는 전혀 다르지 않겠습니까? 그러니 연길 골프장의 손님들이 이곳으로 오기가 마련이고 서로 왔다 갔다 할거란 말이죠. “골프”란 영문 “GOLF”의 발음에서 이뤄진 명사입니다. “G”는 록색 (Green), 대자연의 색갈로서 이운동은 대자연을 만끽한다는 뜻이지요. “O”는 산소(Oxy-gen)를 대표하고 “L”는 양광(Lignt)을 대표하며 “F”는 보행(Foot)을 대표하는겁니다. 비단 같이 부드럽고 아름다운 록색 초지에서 신선한 공기를 흡수하며 따스한 해빛속에서 성공의 목표를 향해 건강하게 걸어가는 이것이 골프 운동의 매력입니다.” 청산이는 우수한 체육학원생이였다. “골프는 고소비 스포츠이고 오락이지요. 그러니 지금은 손님이 적다고 해도 경제가 발전 하고 사람들 생활 수준이 좀 올라가고 하면 자연히 이런 곳으로 쏠리게 될거거든요. 언제 앉아 마작 치길 하고 있겠어요? 그리구 8월초에는 성 관광국과 체위회의 지도하에 “제일차 전국 흥농컵 골프 요청경기”를 개최 할 계획입니다. 시정부에 보고하고 국가 체위의 비준을 맡은 후 경기대회에 관한 서한과 요청서를 전국 각지 체원와 골프협회에 보낼거거든요. 무더운 8월에 서늘하고 아름다운 장백산에 와서 피서도 하고 관광도 하고 경기도 하고… 하하, 유시장님도, 제가 말씀 드렸잖아요? 두발이 땅에 뿌리를 내려야 한다구요. 그렇게 휘청거리기 습관 하면 절대로 안 돼요. 뽈이 제 맘대로 가버립니다. 초학자는 자세를 바로 잡는 것부터 련습 해야 합니다. 먼저 멀리 치시려 말구 동작부터 익히세요. 소학생이 글쓰기를 배우기 전에 연필 잡는 방법부터 배워야지 않나요?…” 청산이는 그들을 데리고 잘 놀았다. 유부시장 세사람은 멀리 치기 시합을 하면서 재미지다고 야단들이다. 방향에 대한 감각은 전혀 없이 마구 쳐대는 판이다. 방 숙이와 해연이가 함께 쓰는 사무실에 방 화와 송자까지 넷이 모였다. “자매여러분, 고생들 했소! 대회가 원만히 끝났으니 시름 놨소.” 방 화가 말 하였다. “야, 이지집애야, 어제는 그 바쁜판에 언닐 내세워놓구 어델 뺑소니 쳤댔니? 순리롭게 지났으니 망정이지 그렇잖았더면 어쨌겠니?” 해연이가 말머리를 떼자 방 숙이와 송자도 독촉 하였다. “그래 인젠 말해봐라. 일초도 시간이 없다며 달려가더니 대체 무슨 굿을 했니?”   “불시로 어디 아팠댔소? 아니믄 무슨 랍치사건이라도 생겼댔소?” “송자가 알아맞혔다. 놈들이 방철이를 랍치 해갖구 나더러 돈 십만원 개 오라는 것이였다. 청산이를 데리고 가 놈들을 잡아 공안국에 처넣고 방철이를 구해 온게다. 후에 시간이 있을 때 상세하게 옛말 해주마. 먼저 유부시장네 일부터 연구하자. 그래 송자야, 알아봤니? 알아봤으믄 말해봐라.” 현정부 비서장질을 몇년 한 유씨는 부시장직에서(현이 시로 바뀜) 두임기 하다가 명년에 퇴직휴양 하는 나이가 된다. 자리에서 물러나기 전에 한가지 하고픈 일이 있었는데 그것이 곧 천동하 저수지 건설이다. 이미 시정부와 시당위에서 그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주비공작에 착수 하였고 광범위하게 자금을 모으고 있는 판이다. 어데서 돈냄새만 조금 날라치면 그들은 놓치려 하지 않고 끈질기게 쫓아다닌다. 천동하 저수지는 유부시장의 아이디어가 아니고 오늘에 나타난 과제도 아니다. 25년 전 사람들은 개혁개방의 동풍을 빌어 천동하 저수지를 수축 하려 하였고 50년 전 대약진 때도 저수지를 만들려고 사람들이 궐기 하였다가 천동곡마을 팔리 아래에 언제의 기초만 하고 방치했다. 개혁개방 후 땜은 못 쌓고 언제 기초 상류 여나무메터 되는 곳에 바위산을 구멍 뚫고 산너머에 소형 발전소를 앉혔다. 물막이를 못 하는 원인이 다름 아니라 돈 부족이였다. 유부시장이 직접 돈을 모으고 시공을 지휘 하고 반세기 남아 품어 온 인민의 념원울 실현 하리라 나선 것이다. 그러니 저수지 공사가 끝나는 011년까지 한임기를 더 유부시장은 그냥 유부시장이 되는 것이다. 저수지가 되면 관광지로 되고 평강벌 무공해 록색 입살 생산기지 물 부족 난제를 해결 하게 되는 것이다. 옛날 중남해에만 공급 했다던 우질 입쌀이 나는 평강벌 논이 물 부족으로하여 줄어들고 있다. 3분의 1 면적이 이미 한전으로 변하였다. 천동하의 물이 50년 전에 비기면 절반도 안 되니 논이 줄어들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저수지의 땜과 갑수동의 거리는 20리이고 지면 고저 차이가 열메터다. 그럼에도 저수지가 다 되면 갑수동 앞판은 물판이 된다고 한다. 천동곡 마을은 호수 중심이 되고 옛날 뒤산 둔덕의 참외막까지 물이 넘쳐날 것이라 한다. 정차장과 활동장으로 닦아놓은 갑수동의 옛날 집터도 물에 잠긴다. 그러니 방 화네가 촌민들을 직원으로 받아들이고 산 밑에 지어준 집들에서는 앞으로 방문을 열고 온돌방에 앉아 낚시를 던져 고기를 낚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집들을 모두 둔덕에 올려다 지은 것이 천만 다행이다. 가옥이나 사용권을 가진 땅이 물에 잠기면 물론 정부에서 보상은 해주겠지만 시끄러운 일들이 너무나도 많을 것이다. 방 화네가 가진 땅도 학교마당 동쪽 둔덕 아래로 적잖게 물에 잠길 것이지만 구태여 말을 꺼낼 필요도 없었다. 시끄러움이 리익보다 더 많을 것이니깐. 그녀들은 투자 할 의 향이라곤 전혀 없었다. 점심상에 둘러 앉자 방 숙이가 먼저 입을 열었다. “유부시장님, 그리고 두 주임님들께서 우리동네에 오셔서 주말을 보내시는 것을 환영 합니다. 미숙한 점 많으리라 생각 하는데요, 제때로되는 비평지도를 바랍니다.” “아니, 아니지. 비평지도는 무슨…” 유부시장은 손을 내저었다. “우리는 주말을 보내러 온 것도 아니고 무슨 비평지도 하러 온 것도 아니요. 조사장과 상의 할 일이   있어서 온 것인데 방사장을 기다려야 한다더구만. 상의 할 일이란 조사장동무가 우릴 도와 자금 문제를 좀 해결 해 달라고 간청 하는 것이요.” “무슨 항목에 쓰고 얼마나 수요 됩니까?” 방 화가 물었다. “천동하 작은 저수지 공사를 다시 시작 하는거요. 자금이야 물론 많을 수록 좋겠지만 어디까지나 일정한 수자가 있어야겠지? 지금 준비공작을 하고 명년부터 정식 착공 하여 3년에 해버리려 생각 하오. 총 투자는 3억으로 예산 했고 지금까지 3분의 1을 락실 하였는데 조사장의 도움으로 억 오천만 해결 할 수 있다면 감사 하겠소. 그러면 나머지 오천은 쉽게 풀릴것 같소.” “어떤 방식으로 언제까지 억 오천을 갚을 수 있습니까?” 방 화가 다시 물었다. 알아서도 소용 없는 일이나 단통 리유도 없이 “안돼요”를 부르기가 싫었다. 코 큰 로인을 금융 대왕이라고 자기가 소개 했던 것이다. “저수지 사용권 절반을 50년간 내놓겠소.” “억오천을 5로 나누면 3천, 50으로 나누면 300이니 일년에 3백만원씩 벌어야 본전 하겠네요. 농민들한테서 관개세를 받아서 3백만원 한다는 것은 안 될 일이고 저수지에 다른 벌이를 벌린다고 해도 곤난 합니다.” “젬스네 투자회사에서는…” 송자가 방 화의 말을 이었다. “큰 성시나 큰 항목에 돈이 많이 들어가고 빨리 돌아오는 것들을 골라가며 투자 하지 농촌에 그런 저수지 같은걸 돈도 안 나오는 투자는 안 합니다. 그노톨이 나한테 떠넘긴건 회사에서 이런 투자는 안 하는거니 나 개인하구 달라 하라는 뜻입니다. 그가 나에게 준 돈이 쬐꼼 있거든요. 고것 가지구 날 장난치며 배우라는겝니다. 전 KD회사일엔 아무 자격도 없구요. 얼마나 많은 돈이 있는지 몰라요, 그럼에도 저한테는 눈꼽만큼밖에 안 줘요. 호호호… 시아비 흉 보느라고 정신이 없네요. 그런 정황이니 량해 하시기 바랍니다.” 사실 송자는 억오천만원을 가지고 있었다. 유부시장이 억오천만원이 수요 된다고 할 때 자기의 재산을 알고 달라는것 같아 가슴까지 뜨끔 하였었다. “아니요, 량해까지야 뭐. 안 되는건 방법이 없지.” “유부시장님, 우린 투자 할 돈은 없으나 열심히 벌어서 저그만큼 헌납 하려는 생각은 있어요. 10년도 말쯤에, 그때까지 벌어서 말입니다. 이약속 꼭 지킬겁니다.” 방 화가 말하였다. 유부시장은 심드렁한 태도로 액수를 물어보았다. “계획 하건대 얼마나 도울 수 있겠소?” “한 5백만원 정도로 할 수 있을겁니다.” “양? 그렇게도 많이? 참 감사하오! 다시 한번 돈 많이 벌기를 축원 해야겠소. 그래야 우리가 방조를 받을거니깐. 허허허…” 유부시장은 흥이 났다. “고향 건설과 고향 사람들을 위하는 일이라면 누구나 다 의무가 있고 힘을 내야 한다고 봐요. 힘이 전혀 없는 노약자면 몰라도요. 저수지 공사가 착공 되면 불도젤과 굴토기를 의무로동으로 보내겠습니다. 회사에 딱 일이 있을 때만 제외 하고요.” “감사하오! 오늘은 헛걸음을 안 한셈이구만. 수확이 대단하오. 그러구 시에서   계획 하는건 헌납이든 투자든 대금권(代金卷)을 발급 할 예산이요. 앞으로 본금을 돌릴 때 증거일 수도 있고 혹시 홍리 분배의 의거로 될 수도 있소. 우리의 쑤이쿠가 어떻게 발전 할지 지금 단언 하기 힘 든 일이 아니겠소?” 많은 단위나 민영 기업가들이 때가 되면 헌납 하고 투자 하리라고 답복 하였다. 그러니 정부의 일억 투자로 착공 하고 이어가면서 집금 하러 계속 다녀야 할 것이다. 때가 되면 돈을 낸다는 사람들이 지금 돈이 없어서 그러는 것이 아니다. 돈만 내고 저수지를 못 볼 까봐 그러는 것이다. 방 화도 마찬가지이다. 또 남 영식한테 당하던 것처럼 그런 일이 있을까 겁나서였다. 아니나 다를까 일년이 가도록 천동하 저수지 공정은 착공 되질 않고 유부시장은 정년 퇴직 하였다. 국가에서 사억원을 넣어 땜을 쌓고 그 물을 땅 밑에 큰 콩크리트 관을 묻어 연길로 끌어간다고 소문이 돌고 있다. 그때가 되면 옛날 학교마당이였던 둔덕 앞에 작은 부두를 만들고 유람객들이 배놀이를 할 수 있게 할 것이다. 시가지로 가는 원 자동차 통로는 물에 깔려버릴 것이니 국가에서 남산으로 넘나드는 길을 낼 것이고 방 화네는 산아래 둔덕에 일리반 가량의 거리만 밀면 될 것이다. 룡화시로 가자면 아래로 향마을을 거쳐 다시 올라가다보니 한시간 정도로 걸리던 것이 남산에 길을 내면 30분 정도면 닿을 수 있게 된다고 한다.  방 화는 청산이와 산옥이를 유부시장네 승용차에 태워 시내로 보냈다. 청산이는 남포에 이르자 뻐스를 갈아 타려고 안해와 함께 승용차에서 내렸다. 십년전 자기가 차넘겨 뒤골이 깨진 만수의 아버지를 한번도 본적이 없었으나 지금 유부시장이 바로 자기를 총살 하려 애쓴 만수의 아버지임을 청산이는 일찍 보아냈다. 유씨가 청산이를 알아보면 어떤 태도일지 누구도 모른다. 청산이는 불쾌한 동행을 하고 싶지 않았다. 저녁편이 되자 방 화는 호텔 옥상에 올라가 청소를 하였다. 6층에 고무호스를 련결하여 해볓에 뜨겁게 단 옥상 콩크리트 바닥에 차거운 물을 들부었다. 주단을 깔고 침대보를 폈다. 그리곤 앉을뱅이 둥근상을 놓고 음식을 차렸다. 방 화네 자매와 송자, 해연이가 상에 마주 앉았다. 푸른 산으로 둘러싸인 산간은 해가 산뒤에 숨자 인츰 무더위가 가시고 서늘하고 싱그러운 미풍이 불어왔다. 고개를 들어 서북쪽으로 올려다 보니 절반 하늘이 붉은 노을로 타고 있었다. 몇년 후 동남쪽으로 내려다 보면 잔잔한 호수에 푸른 산과 붉은 노을이 그대로 그려져 한눈에 안겨 올 것이다. 호수엔 작은 배가 떠 있고 호수가엔 사람들이 늘여앉아 여유롭게 낚시질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때에 가면 우리네 주인공들은 더욱 큰 사랑을 세상에 부여 할 것이다.    (끝)
36    35. 악마의 공갈 댓글:  조회:1772  추천:0  2013-05-14
 35.  악마의 공갈    방 화는 5만원을 들여 갑수동 큰길가에 광고판을 세웠다. “08년 7월 12일 10시 개업”이라는 것이 중점이다. 6월 한달간 여러곳의 TV화면에도 광고를 냈다. 광고 화면은 실로 아름다웠다. 물론 실물은 더욱 아름답지만 말이다. 광고 화면을 보면서 설명을 들을라치면 누구라도 한번쯤은 꼭 와보고 싶도록 마음을 잡아당긴다. 해연이가 휴가촌 촌장직을 겸하고 방 숙이를 송자호텔의 총경리로 안배 했다. 방 숙이는 호텔과 휴가촌 복무원 십여명을 모집하여 고운 한복을 입혀가지고 연길에 있는 큰 호텔에가 한달간 견습훈련을 시켰다. 골프스키장 총경리는 청산이한테 맡겼다. 산옥이는 아기를 낳고 넉달만인 개업식 달포전에 회사로 돌아와 청산의 조수로 일 안배를 받았다. 골프장에 일이 없을 때엔 여전히 강 석범과 김 장만의 제자이다. 그들 부부도 임무를 맡은 후 연길 골프장에 가서 주숙하면서 6월 한달간 견습 하였다. 조직구성과 모든 준비가 끝나고 7월12일만 기다렸다. 방 화는 륙 학명네 부부와 여 수군네 부부에게 청첩장을 보내고 송자와 젬스도 청하였다. 생각지 않은 여빈이도 여자친구와 함께 왔다. 송자가 동사장이므로 그는 반드시 와야 하고 대회 발언도 해야 한다. 동사장의 발언 원고는 설아에게 맡겼다. 그날 중한미 삼국어로 발언 할 것이다. 원래 영어는 불필요한 것인데 송자의 시부모가 보디가드와 헬기 조종사를 데리고 온다는 것이다. 젬스 부친의 헬긴 세계각국에 널려 있었다. 창만이는 옥상에 헬기가 내리도록 붉은 뼁끼로 큰 원을 그리고 그안에 붉은 “工”자를 새겨놓았다.   방 화는 유부시장도 청하고 윤국장도 청하고 향간부들과 전 향의 촌장들까지 다 청하였다. 물론 박 경산과 김 병국도 청하고 박 동규 사장과 김 현철 사장도 청했다. TV방송국 기자들과 신문사 기자들도 방 화의 통지를 받고 왔다. 을봉이네 부부는 자기네가 하루라도 일을 안 하면 채농들이 남새를 팔지 못하여 손해가 크다면서 죄송 한대로 대회엔 못 오고 겨울 방학 때에 아이들과 함께 놀러 오겠다고 하였다. 을봉이 형님 갑봉이는 신문사를 대표하여 참석 하였다. 송자는 헬기에서 날로 커져가는 연길을 내려다 보았고 거울 같은 백두산 천지를 내려다 보았으며 울울창창한 장백림해를 내려다 보았다. 고향 산천의 아름다움과 웅위로움을 뼈속으로 느끼며 가슴이 벅찼다. 방 화는 대형 불도젤 한대를 사 호텔 앞뒤 마당 거북이 등거리에 덮인 한뼘 되는 표면의 흙을 동쪽으로 반반하게 밀어갔다. 그러니 큰배고가 평지로 되여버렸다. 샘물은 지하에 묻은 비닐관을 거쳐 휴가촌, 호텔, 사무청사, 약수물공장, 양로원, 아파트와 주민구에 공급 되고 큰 비가 올 때   뒤산에 모여지는 골물과 샘물의 여남은 작은 자연못을 이루었다가 거북이 꽁지부분 골프장의 남쪽 변두리를 지나 소배고로 건너가 흘러내린다. 말라있던 소배고에 물이 흐르고 물판이던 큰배고는 평지로 변해 휴가촌 토막나무집들의 마당으로 되였다. 마당 주위에 스포츠 운동기구와 오락기구들을 사다 설치 해놓고 가운데엔 로천 극장을 세웠다. 네기둥에 기와 지붕만 얹은 락엽송 무대와 5-6백명이 앉을 수 있는 넓직한 관람석을 만들어놓은 것이다. 동쪽으로 경사진 세멘트 바닥에 락엽송으로 줄줄이 고정 해놓은 낮은 걸상에 앉아 무대지붕 위로 넘겨다 보면 큰배고 동산 서쪽 비탈에 층층이 올려지은 나무집들이 관중석을 빤히 내려다 본다. 칠월 십이일 아침 일찍부터 무대 네면에 막을 걸고 채색 테프를 늘이며 사람들이 분주히 돌고 있다. 오후에 경축공연을 하려고 시와 주의 가수들을 청해오고 주내에서 유명한 코미디언들도 많이 청해왔다. 주에서 한차, 시에서 한차, 두대뻐스의 연원들이 왔다. 그들은 이같은 두메산골 마을에 이같이 멋진 무대가 있는줄을 미처 몰랐다. 그래서 무척이나 흥 난 모양이다. 흥 난 것은 그때문 뿐만이 아니다. 연출 하여 돈을 푸짐히 벌 수 있고 또 아름다운 고장에 유람이라도 온 기분이다. 연원들은 호텔 매장을 돌면서 서로 비기기나 하는 듯 누구나 모두 관광 기념품을 한두가지씩 샀다. 나무뿌리 조각품과 돌 조각품들을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 사고 여자들은 깜찍한 싸리나무 바구니를 많이 샀다. 화장대에 놓고 화장품을 담거나 객실 차탁 위에 놓고 사탕이나 해바라기씨를 담아놓으면 너무도 고울 것이라 한다. 로천극장 남쪽으로 나가 락엽송으로 구불구불한 공중복도를 설치하여 나무집들과 호텔 사이를 이어놓았다. 공중복도의 남면에다가 “갑수동마을(甲水洞村庄)”이라고 커다랗게 걸어놓아 차타고 지나 다니는 사람들이 한눈에 바라볼 수 있게 했다. 나무 집에 머무는 손님들이 공중복도로 호텔식당에 건너가 음식을 먹을 수도 있고 쇼핑도 할 수 있다. 또한 호텔에 주숙하는 손님들이 나무집에 건너와 휴식 할 수도 있고 놀음도 놀 수 있다. 휴가촌 촌장 해연이 사무실은 호텔 일층 방 숙의 사무실과 함께 있고 나무집에 들거나 놀러오는 고객들도 호텔 카운터에서 등록 한다. 골프장에 오는 손님들도 역시 그 카운터에서 등록 하고 돈을 물어야 한다. 골프 경리 청산이 사무실도 방 숙이네 사무실과 이어져 있다. 골프경리 사무실이라고 이름 뿐이지 골프채나 공 같은걸 두는 보관실일뿐 청산이는 그방에 앉아 있지를 않았다. 늘 골프장에서 돌면서 잔손질을 하고 강 석범의 작업대에 마주앉아 백석을 주물렀다. 그는 부지런히 배워 인젠 멋진 조각품도 만들어 낼 수 있게 되였다. 룡화시 천지호텔에서 림시로 청해온 여섯명 료리사들은 아침부터 바삐 돌아쳤다. 료리사들은 누구나 큰 주방에 첫 불을 지피는 것을 기술자격의 상징으로 간주하고 무한한 영광으로 느낀다. 그들은 칠월의 무더위도 아랑곳 하지 않고 땀을 뻘뻘 흘리며 최고급 수준의 기능을 발휘 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호텔 식당에서 귀빈들과 회장의 제일 앞자리에 앉은 손님들이 연회를 열 것이고 사무청사 일층의 직공식당에서 예술단 연원들이 먼저 점심을 먹은 후 회사 직공들과 관광객을 접대 할 것이며 양로원 식당에서도 로인들이 점심 식사를 끝낸 후 그렇게 할 예정이다. 반찬과 밥, 술은 정량으로 공급 하며 일체 면비이다. 전체 참가자를 5-   6백명으로 예산 하고 음식들을 준비 하느라고 직공식당의 주방장 허 미옥과 양로원 식당의 주방장 김 명자도 땀벌창이 되여 돌아가고 있었다. 개업 경축대회 기간 후근 공응일을 조 동주와 리 정석, 김 경준이 맡았고 대회 총 설계와 지휘를 김 장만, 박 창범, 김 천수가 맡았다. 그사이 생산 지휘는 리 홍국 한사람에게 떠맡기고 보안일은 리 청산과 리 련길이 책임졌으며 손님 접대와 대회 진행을 방 화네 자매와 해연이네 부부가 맡았다. 앞뒤마당 표면의 사방 백메터 흙을 말끔히 밀어버렸기에 하얀 돌판이다. 거북이 등이라서 그런지 반반하진 않지만 사람이나 차가 다니는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 손님들과 직공들이 앞마당에 모여섰다. 그마당에 호텔 객방과 식당의 걸상들을 내여다 줄세워 놓고 50여명 양로원 로인들이 가운데에 앉았다. 그 좌우에 백여명 직원들이 나뉘여 앉고 앞자리엔 촌장들과 향과 시정부의 간부들을 앉게 했다. 그들은 손님이니 앞석에 모셔야 하는 것이다. 제일 앞줄 가운데에 마 춘란, 박 동규부인과 강 갑봉, 박 경산의 부인, 천수의 부모님 그리고 김 병국부부가 앉았고 김 병국은 오 경경을 자기 한켠에 앉히고 옛날 부대에서 배운 한어로 뜨덤뜨덤 통역하기에 바빴다.  방철이는 유치원에 보내고 신애는 방학이라 데리고 와 할아버지와 할머니 사이에 앉았다. 신애는 열한살이라 새학기면 4학년에 올라가게 되고 방철이도 곧 입학 하게 된다. 유치원도 이미 방학 하였는데 며칠 후 단체로 입학 시험 치러 가야기에 방철네 대반만은 지금까지 방학을 하지 않고 매일 일이삼사 그느드르를 외우고 있는터이다. 유아원의 교사들이나 가정들에서는 완전히 애들을 대학 고시 준비를 시키는 격이다. 아침 일찍 데려가고 저녁 늦게까지 공부를 시킨다. 유치원 사이에 비기기가 있고 부모들 사이에 승벽심이 있다. 그것이 철부지 애들을 못 살게 군다. 맨 뒤에는 개업식 광고를 보거나 입소문을 듣고 주말이니 들놀이 삼아 구경하러 온 여러 마을과 단위의 사람들 몇백명이 병풍처럼 둘러섰다. 방 숙의 어머니와 설아의 할아버지도 양로원 대오에 들어 가운데에 앉았다. 정 강인 방학 하여 열흘 전에 집으로 돌아왔다. 올림피클 운동회가 박두하여 북경시내가 복잡 하니 내보낼 수 있는 사람은 다 내보내 환경을 개선 하리라는 것이다. 오림피클 홰불은 며칠 후 연길에 도착하여 전달활동을 벌린다. 정 강이는 새벽부터 프랑카드를 걸고 걸상을 내여나르고 누나, 매형과 함께 땀을 흘리며 분주히 돌아쳤다. 로인들은, 버려졌던 로인들인데 오늘은 주인으로 중심에 자리를 하였다. 한복을 꺼내 입고 양로원에서 대회장까지 백여메터 거리를 서로 부축하고 이끌면서 건너와 일찍부터 질서 정연히 앉아 대회의 개막을 기다리고 있다. 40명의 로인들이 여기로 이사 온지도 열달이 되여 온다. 여위고 허리 굽고 서기도 힘들어 하던 로인들이 그새 십년씩 젊어진 듯, 얼굴마다 포동포동 살이 오르고 살색이 희여지고 살결이 부드러워 졌다. 아침마다 일찍 층계를 내려와 마당에서 몇바퀴씩 돌면서 산간의 시원한 공기와 계란을 넣은 콩물을 마시며 영양분을 섭취하고 면역력을 증강 하였다. 방 승권의사의 보건강좌를 듣고 병찬부사령관의 지휘하에 규률적이고 절도 있는 생활을 익혔으며 아침식사후엔 활동실에 줄져서서 비디오를 켜놓고 로인보건체조도 하고있다. 병찬로인은 오늘도 로인협회 회장이라고 로인들 심부름을 해주며 질서를 유지   하느라 애쓰고 있었다. 양 병찬은 물론이고 로인들 전체가 회사일을 당신들의 일로 여기고 날로 커가는 방 화의 사업에 대해 기뻐 하고 있다. 오늘도 개업 경축대회를 한다고 하니 어린애들이 6.1절을 만난 기분이라 열시가 되여야 대회를 시작 한다는 것을 번연히 알면서도 아침 숫가락을 놓는길로 여덟시부터 마당에 와 서성거리다가 아홉시가 되자 양부사령의 지휘하에 회의장 중앙에 줄지어 앉았다. 대회장 주석대는 호텔 정문 층계 위에 붉은 주단을 깔고 사무실의 책상과 걸상을 내여다 한줄 세워놓으니 완공이였다. 책상 앞과 량켠은 전날 정 강이가 산에 들어가 꺾어온 울긋불긋 야산의 들꽃들로 장식 하였다. 길다란 붉은 천에 조선글로 “송자 그룹 성립-개업 경축대회”라 쓴 프랑카드를 호텔 삼층 창문 아래에 팽팽하게 가로 걸고 그 오른켠엔 “국내외의 귀빈들을 열렬히 환영 합니다!” 왼켠엔 “내고향을 사랑 하고 내고향을 건설 하자!”라고 써서 내려 걸었다. 백석판 마당 두리엔 채색기들이 미풍에 펄럭이고 끈에 달린 크고 작은 채색 고무풍선들이 곳곳에 두둥실 떠있다. 6층 옥상에 황금빛 금속판으로 집채만큼씩 크게 오려 세워놓은 “송자호텔”이란 여덟개의 송자체 립체 글자는 해빛을 반사하여 눈부시게 빛나고 있다. 오른켠에 조문 글자를 세우고 왼켠에 중문 글자를 세우다보니 여덟글자가 된 것이다. “방언니, 하늘에서 내려다 보니 우리회사 너무도 아름다운거 있죠? 내 한바퀴 더 돌면서 사진 많이 찍어다 보여줄게. 근데 이 큰 장백림해에서 우리회사는 너무도 작은거 있지? 정말 창해일속이야. 천동하골이라도 우리 다 가졌으면 좋겠소. 호호… 그럴순 없겠지? 언니, 회사 꾸리느라 정말 고생 많았소!” 송자가 하늘에서 전화 하였다. 송자네의 헬기는 갑수동 상공에서 둬바퀴 돈 후 송자호텔 옥상에 내려앉았다. 방 화네 부부와 해연네 부부 그리고 유부시장과 향당위 하 성길서기가 옥상에 올라갔다. 옥상에서 둘러보는 산간의 풍경은 너무도 아름다웠다. 옥상에서 주인과 손님들은 자연풍경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몇장 찍었다. 송자는 미국시어미를 부축하고 사람들을 따라 층계를 내려갔다. 그들은 해연이가 안내 하는 호텔방에 들어가 휴식을 취했다. 로부부를 한방에 들게하고 송자네 부부가 한방에, 상해의 한 보험회사에서 뽑아 온 보이가드와 헬기 조종사를 한방에 안배 하였다. 젬스의 부친은 옥상에서 사방을 돌며 자연 경치를 구경 하느라고 내려갈 념을 하지 않았다. 방 화가 따라 다니며 설명 하고 젬스가 번역 하였다. 호텔 북쪽으로 멀리 산밑에 보이는 골프장 스키장과 밟고 있는 호텔은 젬스가 구상하고 송자가 투자하여 건설한 것이라고 소개 하였다. 미국 로인은 연신 “참으로 멋집니다!” “아주 훌륭 합니다!”를 웨쳤다. 남쪽 사무청사, 돈사, 공장, 직공 아파트를 소개 하고 더 멀리 산넘어엔 룡화시가 있고 파아란 색으로만 바라보이는 제일 높은 산너머에는 중조 국경인 두만강이 있다는 것도 소개 하였다. 그들이 남쪽 옥상에 나타나자 회장에 모인 몇백명 사람들이 박수를 치고 촬영기가 그들을 겨냥 하였다. 젬스가 사람들을 향해 손을 저어보이고는 아버지를 돌려세웠다. “사람들이 회의 하자고 기다립니다. 내려가요. 아래에 볼거리가 더 많아요.” “회의는 열시에 시작 하려 했거든요. 아직 시간이 많아요. 먼저 내려가 차물이나   마시면서 이야기도 나누고 휴식 합시다.” 방화가 말 했다. 젬스네는 대련에서 한주일간 일을 보고 주말이니 장백산 유람도 할겸 개업식에도 참가 할겸 떠나온 것인데 한시간이나 앞당겨 도착한 것이다. 젬스와 그의 부모들은 이제 백주로 날아갔다가 상해에서 둬주일 묵고 북경 올림피클 운동회 개막식을 관람 한 후 북경에서 미국으로 날아 갈 예정이다. 호텔 일층 귀빈휴식실에 들어서는데 한복을 곱게 입은 아가씨가 문가에서 허리를 굽히고 인사를 한다. 호텔대청 휴식실 차탁에 장만이 길봉이네와 함께 둘러 앉아있던 유부시장과 향당위 하서기, 시민정국 윤국장 등 간부들이 방 화네를 따라 들어왔다. 방 화는 통역이 필요 하리라 여기고 급급히 전화를 쳐 한창 설아가 작성 해준 대회 발언고를 읽고 있는 송자를 불렀는데 유부시장네는 이미 외국 손님과 인사를 시작 하였다. 옥상에서는 헬기의 프로펠라가 관성으로 돌아가는 소음 때문에 서로 웃는 얼굴로 마주 보며 손만 잡았다 놓았을 뿐 아무말도 못 하였던 것이다. 유부시장이 자아 소개를 하는데 윤국장이 능숙한 영어로 통역 하였다. 방 화는 안도의 숨을 휴ㅡ 내쉬였다. 윤국장은 유부시장을 소개 한 후 하서기를 소개 하고 나중에 자아소개를 하였다. 그는 주인을 대신하여 손님들에게 중어와 영어로 자리를 권하고 차물도 권하였다. 쏘파사이의 차탁 마다에는 흥농표 광천수 두병과 록차 두잔씩 이미 놓여 있었다. 젬스의 아버지는 이고장이 산이 푸르고 물이 맑고 경치가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근신하고 열정적인 좋은 고장이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고 유부시장은 먼길에 오시느라 수고 많았다고, 많이 구경 하고 많이 지도 해달라고, 만약 불편한 점이 있으면 비록 사인 손님이라지만 정부차원에서 협조 하리라고 말하였다. 젬스네 부자는 연신 “감사 합니다!”를 중어로 불렀다. 잠간 후 송자가 들어오고 유부시장이 다시 입을 열었다. “젬스선생, 우리고장이 아름답고 좋다고 하셨는데 투자 할 의향은 없습니까?” “부시장선생, 만약 인류와 사회 발전에 유익 하고 돈을 벌만한 항목이 있다면 우리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습니다. 그것이 우리직업이 아닙니까? 허허허…” “귀회사의 투자를 받으려면 어떤 절차와 수속이 필요합니까?” “우리회사 고찰단에서 고찰 분석을 거쳐 OK하면 됩니다. 중국에 투자 하는 일은 나의 작은 애가 하고 있는데 이지방은 아마도 나의 작은 며느리네 고향이니 그더러 맡으라면 좋겠죠? 나는 오후에 아들애와 함께 대련으로 들어갈 예정입니다. 그러니 업무에 관해선 나의 며느리하구 상담 하시요.” 로인은 곁에 와 앉은 송자의 어깨를 도닥이며 말을 맺었다. 송자와 윤국장이 동시 통역을 하였기에 담화는 퍼그나 순리로웠다. 허지만 더 할 말이 없었다. 투자에 관한 담화는 이자리에서 이만큼 하자는 뜻이 똑똑함을 유부시장이라고 모를리 없다. 아홉시 이십분이 조금 넘었다. 반시간 남짓이 말 없이 마주보며 가만히 앉아 있는다는 것은 힘 든 일이다. 방 화는 대회를 반시간 앞당기기로 결정지었다. “여러분, 주석대로 나가요. 손님들 다 오셨으니 반시간 앞당겨 시작 합시다.” 귀빈실의 손님들이 그대로 나가 주석대에 앉고 여 수근과 륙 학명 그리고 박   동규와 박 경산, 김 현철을 주석대에 모시고 방 숙이 해연이 청산이도 올렸다. 그들 셋은 송자그룹 세개부문의 경리들이다. 송자는 주석대의 정중 시부모네 사이에 앉고 박 동규와 여 수군이 나란히 앉고 김 현철과 륙 학명이 함께 앉았다. 이는 서로간에 친숙한 것도 있겠지만 자각적으로 통역을 담당 하기 위한 것이였다. 젬스의 곁에 윤국장을 앉힌 것만은 방 화가 안배 한 것이였다. 정 설아가 주석단 탁상 앞으로 지나 가면서 광천수병 곁에 놓인 컵에 차물을 부었다. 찬찬히 보면 그의 아래배가 볼록 해진 것이 엿보인다. 리 영섭이 아리랑 노래를 끄고 주석대 앞으로 나와 책상위에 세워진 마이크를 손끝으로 세번 튕겨보고 “훗-! 훗-!” 두번 입바람을 불어넣어 보았다. 마이크 음질 실험을 하는 것이였다. 방 화가 마이크 앞으로 나가 섰다. 대회장 가운데로부터 박수가 시작 되여 온 회장에 열렬한 박수가 터졌다. 방 화는 박수치는 회장을 향해 허리를 오래도록 깊이 굽혔다. 방 화가 허리를 펴고 말을 시작 하자 박수가 멎었다. “존경하는 어르신님 여러분! …” 첫마디를 떼자 다시 박수가 터지려는 것을 방 화는 소리를 높여 눌러놓았다. “존경하는 흥농회사와 송자그룹 직원 여러분! 존경하는 국내외 래빈 여러분! 지금 곧바로 갑수동 송자그룹 성립 개업 경축대회를 정식으로 시작 하겠습니다! 수선먼저 오늘 우리대회를 축하 하고저 먼길을 오신 귀빈들을 소개 해드리겠습니다! 제일 먼저 국제 금융 대왕이시며 미국 뉴욕 ‘kin.dle-부추김’이라고하는 투자증권회사 총재이신 로룬.젬스선생과 그의 부인님 죠프렐.안나녀사를 열렬한 박수로 환영 합시다! …” 대회장에 우뢰와 같은 박수소리가 터지고 미국에서 온 로부부는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를 조금 굽혔다 펴고 손을 저었다. 이렇게 주석단에 앉은 사람들을 하나하나 하나 빠짐 없이 소개 하고 박수 치고 경례 하고 제일 나중에 송자를 소개 하였다. “여러분! 마지막으로 KD총재님의 작은 며느리시고 송자그룹 동사장이신 조 송자 여사님을 마이크 앞에 모시겠습니다! 열렬한 박수로 환영 합시다!” 박수소리 속에서 방 화는 몸을 90도로 돌리고 둬발 뒷걸음질 하며 송자를 향해 한팔을 벌렸다. 송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경례하고는 주석단 중심 자리를 떠나 마이크 앞으로 오며 두팔을 벌렸다. 방 화와 잠깐 포옹 하고는 마이크 앞으로 다가섰다. “얘, 조선말로 발언 해라, 백분의 구십구가 조선족이다.” 방 화가 귀뜀 해주었다. 송자는 머리를 끄떡이고는 설아가 써준 원고에 자기말을 섞어가며 종이장도 들지 않고 발언을 시작 하였다. “존경하는 어르신여러분! 직원여러분! 래빈여러분! 시향령도여러분! 안녕하세요? 제가 재작년 설 전날에 코 큰 신랑하고 함께 놀러 왔다가 돈 조금 맡기고 간지가 이년반이 되였습니다. 그사이 방사장님의 인솔하에 흥농그룹 직원여러분들께서 많은 고생을 하셨고 많은 일들을 하셨습니다. 골프장 스키장을 만들고 휴가촌 귀틀집들을 짓고 호텔을 짓고 영업 할 수 있도록 다 만들어놓아 오늘 드디여 굉장한 개업식까지 가지게 되였습니다! 수선 송자그룹 건설을 위하여 수고 많으신 방사장님과 직원 여러분들께 심절한 사의를 표하며 성심으로 되는 경례를 드리는 바입니다!…” 송자는 몸을 돌려 방 화에게 경례하고 대중석을 향해 경례하였다. 열렬한 박수가   터졌다. 송자는 그 박수에 다시 한번 답례 하곤 말을 이었다. 자기 같은 여자가 대중 앞에 나서서 연설 하고 박수를 받아보리라고는 생각 해본적이 없었다. 사랑을 빼앗겨 고마움을 잊고 정이란 무언지를 모르는채 원한과 증오만 품고 어둠속에서 허덕이며 애인도 없고 후대도 없이 홀로 걸어 가 한줌의 재로 날아가버릴번한 인생이였는데 이처럼 많은 사람들의 옹호와 사랑을 받으며 자기의 무대에 설줄이야 꿈도 꾸지 못 했던 일이 아닌가?  방 화의 사랑이 자기를 바른 길로 끌어다 세웠다는것을 송자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여러분! 저의 집도 두메 산골에 있습니다. 사유로 대학을 중퇴 하고 연길시내에 들어와 의지가지 없이 밤길을 헤매며 방황하는 저한테 방 화사장은 자기 저금통장의 몇푼 안 되는 돈을 빡빡 긁어 서시장에 매대를 사주었고 삶의 길을 가르켜 주었어요. 자기보담 남을 더 사랑하고 아끼는 방사장님이십니다!…” 로인들로부터 박수가 터져 송자의 연설을 끊어놓았다. 송자도 함께 박수를 쳤다. 방 화에게 드리는 박수였다. 송자의 평범한 그 한마디가 로인들이나 직원들의 가슴에 뜨겁게 와 닿은 것이다. 주석대에 앉은 귀빈들도 열렬하게 박수를 쳤다. “…저는 방사장님의 정확한 령도 아래에서 송자그룹을 잘 운영 하고 여러분들을 위해 우리의 고향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하기 위해 노력 하겠습니다…” 열렬한 박수소리 속에서 송자가 퇴장 하고 방 화가 다시 나섰다. “다음은 KD총재이신 로룬.젬스선생의 축하의 말씀이 계시겠습니다. 열렬한 박수로 환영 합시다! 윤국장님, 통역을 수고 해주세요.” 젬스선생의 뒤를 따라 민정국 윤국장이 통역으로 나왔다. 방 화는 돌아서서 유부시장에게 다음 순서로 축사를 해달라고 부탁 하였다. 그의 축사를 마감으로 방 화가 몇마디의 총화의 말을 하면 대회는 끝나게 되는 것이다. 유부시장의 축사는 흥농회사 성립대회 때 처럼 적어도 30분은 걸릴 것이다. 방 화의 핸드폰이 호주머니에서 진동 하였다. 꺼내여 펼쳐보니 열시 정각, 이름이 없는 모를 전화였다. 그는 주석대의 한켠으로 가서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누구십니까?” “악마다! 당장 십만원을 가져다 바쳐라! 어기면 네아들이 이세상에서 없어진다!” 랍치 협잡이다! 방 화는 단통 쇠몽둥이에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 머리가 띵ㅡ하여 몸을 휘청거리며 쓰러질번 하다가 책상을 짚고 가까스로 몸을 지탱 하였다. 방 화는 쓰러져선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더우기 이장소에서. 주석대를 마주하고 앉은 많은 사람들은 방 화의 순간적인 이상한 몸짓을 빤히 보며 놀랐다. 허지만 인츰 방 화의 온정 된 거동을 보고는 저저마다 안도의 숨을 몰래 쉬였다. 방 화는 언니를 불러 주석대 뒤켠으로 갔다. “언니, 내 급한 일이 있어 시내로 가야 하는데 대회를 언니가 책임지고 마무리 져야겠소. 다음 순서는 유부시장의 강화구 그러면 끝나는게요. 점심 안배랑 계획대루 진행 하면 될게구 오후 행사랑도 토론 한대루 집행 하면 되오. 손님 보내는거 내 없으믄 로회계를 가라고 하오. 수고 해주오.” “얘, 무슨 일이 그렇게 급하니? 조금만…”   “언니, 나 급하오. 시간이 없소. 내 있다가 전화 할께. 빨리 가서 청산이를 나한테 보내구 대회를 마무리 하오. 나 가오.” 방 화는 회장 사람들이 보이잖는 호텔 안으로 들이뛰면서 말 하였다. 방 숙이는 청산이더러 빨리 방 화를 따라 가라고 귀에 대고 통지 하고 주석대 앞으로 나섰다. 방 화는 뒤따라선 청산이더러 승용차에 가 잠간 기다리라 하고는 호텔을 에돌아 사무실로 뛰여갔다. 그의 금고엔 비상용 현금이 얼마간 들어 있었다. 고작 십만원을 내라는 강도는 어떤 놈일까? 방 화는 무었보다도 방철의 안위가 근심이다. 십만원이 아니라 백만원이라도 주고 아들을 살려내야 하는 것이다. 방 화는 급히 돈 한덩이를 가방에 담고 권총도 꺼내여 품속에 넣었다. 자기의 목숨을 버리더라도 방철이만은 구해야 함을 그는 잘 알고 있었다. 방 화는 차를 급히 몰면서 청산이더러 청산의 핸드폰으로 유아원 방철이 담임 선생님의 전화번호를 누르게 하고는 받아쥐였다. “안녕 하세요? 전 방철이 엄마입니다. 방철이 잘 놀구 있죠?” “아닌데요. 아침에 할머니께서 데려다 놓구 얼마 안 되여 엄마 회사의 한 아줌마가 엄마한테 데려간다면서 데려갔어요. 왜 아직 안 갔나요?” “오, 내 회의에 바쁘다보니 몰랐군요. 미안 합니다. 수고 하세요!” 방 화는 자기의 핸드폰을 꺼내여 방금 받은 “악마”의 전화번호를 재생 시키고 “통화”버튼을 눌렀다. 귀에 대고 아무리 기다려도 받는 사람이 없었다. 방 화는 “악마”의 전화번호를 청산의 핸드폰에 불러 넣고 “통화”를 누르게 하였다. 방 화의 핸드폰엔 “악마”의 전화가 들어올 수 있으니 비워 두어야 하는 것이였다. “여보세요? 잠간만요… 형수님, 통했습니다!” 방 화는 차를 급정거 하고 청산의 손에서 핸드폰을 받아 쥐였다. 손이 떨렸다. “여보세요? 악마입니까?” “뭐야? 악마라니? 당신 무슨 여자야?” “오, 죄송해요! 방금전 그전화로 저의 핸드폰에 악마라고 한다는 사람이 전화를 쳐왔어요. 전 그사람인줄 알고… 참으로 죄송합니다. 거기가 어덴지 좀 알려주세요.” “이게 말이요, 동시장 문가에 공공전화요. 누가 장난 쳤나본데 신경 끄고 댁에선 자기 볼일이나 보슈. 나 삥궐 장산데 전화소리가 하두 오래니 받은거요.” “감사합니다! 어르신.” “악마”가 사용한 전화는 룡화시의 공공전화였다. 핸드폰이나 집전화로 하면 단통 들통 날 것이니 당연히 공공전화를 사용하기 마련이다. 헌데 첫 전화가 온지도 이미 반시간이 되였는데 돈을 어데로 가져오라는 것인지 말이 없는지라 애간장이 탔다. “생원, 우리아들이 랍치 됐소.” “예? 어떤 놈들입니까? 왜서요?” “악마라고 자처 하던데 십만원 내라더구만. 근데 어데로 가져오라는건지…” “개자식들, 잡히기만 해라! … 너무 조급해 말아요. 꼭 전화가 올거구 방철이도 탈 없을겁니다. 헌데 경찰엔 안 알릴 타산입니까?” “빨리 십만원 줘버리고 애를 찾아와야지 않겠소? 신고 하면 복잡 할 것인데.”   “그래도 신고 해서 나쁜놈들을 잡아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개놈들이 재미들어 또 그런짓을 할겁니다. 우리는 두다리로 걷는 방법을 씁시다. 신고도 하고 또 우리 절로도 시간을 단축 하기 위해 행동 하고요. 아무튼 첫째는 전화를 기다려야 하고 둘째는 신고 해야 합니다. 그러니 빨리 룡화로 갑시다.” 방 화는 청산의 말을 따르기로 했다. 방 화의 승용차가 룡화로 향해 질주하고 있는데 핸드폰 신호가 들어왔다. 방 화는 다시 급정거 하고 핸드폰을 꺼냈다. “여보세요? …” “나 장만이요. 급한 일루 나갔다더구만 도대체 무슨 일이요? 오늘 같은 날에.” “여보, 갔다 와서 말씀 드릴께요. 청산이와 함께 있으니 근심 말아요. 방철이도 함께 있어요. 아버님 어머님 오늘 회사에서 쉬시라고 하세요. 방철이 때문에 또 내려 가실까봐 제가 데리고 왔어요. 그리구 저의 언니하구 말씀 하셔 남방에서 온 손님들, 송자 시부모님네랑 잘 접대 하라구 하세요. 무슨 일이 있으시면 청산이 핸드폰으로 전화 하세요. 내 핸드폰 빠떼리가 거의 다 나가네요.” 모든 고통을 한몸에 안고 문제를 풀어나가려는 방 화를 보며 청산이는 머리가 숙여지고 가슴이 뜨거워났다. “형수님, 차 제가 좀 몰까요?” “안되오, 면허증도 없이. 내가 뭐 운전수로 덱고 온 줄 아오? 아까처럼 참모 잘 하고 나쁜놈들과 맞다들게 되면 뒷힘이 되여달라고 함께 온거지.” “예, 알겠습니다. 형님과 형수님을 위해서라면 뭔들 못 하겠습니까?” 청산이는 의리에 벅차 주먹을 꽉 움켜쥐고 부르르 떨었다. 한편 저도 모르게 십년 전의 피비린 일이 머리에 떠올라 마음을 괴롭혔다. 청산이가 스물 두살 먹은 해 여름이였다. 체육학원에 다니는 그가 방학이 되여 돌아왔는데 다른 대학에 다니는 친구들이 놀러 왔다. 그들이 작은 음식점에서 흥겹게 맥주를 마시고 있을 때 한고중에 다녔던 한무리의 애들이 약속이나 한듯이 들어왔다. 그들은 청산이넬 보자 “재수 없다”는둥 “개똥 밟은 속”이라는둥 두덜거리며 돌아져 나갔다. 그들은 모두가 대학시험에 락방 된 락후생들이였던 것이다. “야! 개새끼들아, 뭐이 재수 없니? 뭐이 개똥이야?!” 청산이네와 함께 술 먹던 유 만수라 부르는 애가 꽥 소리지르며 일어나 맥주병을 꺼꾸로 쥐였다. 헌데 맥주병을 휘둘러 보지도 못 하고 뒤로 누워버렸다. 애들 말대로 형용 하면 “지력상수는 령펄이고 사지만 발달한 놈들”과 덤볐으니 뒤로 넘어가지 않을리가 없는 것이였다. 이렇게 되여 무리싸움이 벌어지게 되였고 청산이는 앞뒤로 싸움을 말리느라 진땀을 흘렸다. 한쌍을 겨우 떼여놓으면 또 한쌍이 붙고 돌아가며 뜯어놓는데 돌아가며 붙어버렸다. 청산이는 울화가 터졌다. “야! 이 덜 돼먹은 자식들아! 어느새끼 다시 덤비믄 내손에 죽는다!” 청산의 호통소리에 모두들 주눅이 들었는데 제일 먼저 맥주병을 들고 일어섰던 만수는 자기네 편인 청산이가 인제야 손을 펴려는갑다 여기고 다시 맥주병을 들고 코피를 문지르며 대방을 향해 달려들었다. 청산이가 몸을 돌리며 한발을 휙ㅡ 날렸다. 만수는 청산의 발등에 면상을 맞고 허수아비처럼 뒤로 벌렁 자빠지며 “땅!” 소리를   냈다. 재수 없는 놈 뒷골이 콩크리트 바닥에 떨어져 빠개져버린 것이였다. 청산이는 “호원갑”이나 “정무문” 영화에 나오는 진진(陈真)의 날랜 발차기 무술이 마음에 들어 몰래 익혔두었으나 이렇게 어처구니 없이 써먹을줄은 생각지도 못했었다. 청산이는 이렇게 대학을 두해 다니다가 살인범으로 되여 팔년 징역을 살고 07년 초에야 풀려 나왔다. 그는 고의 살인이 아니고 과실 살인인데 십년 감금이란 중하게 내려진 판결이라 불만이였으나 달리 방법이 없었다. 평민 가정에서 외동아들로 태여나 자란 그는 어려서부터 빈곤하고 약한자를 돕는 것을 배웠고 권세나 부귀로 거들먹 거리는 것을 염오 하였다. 만수란놈도 친구라고는 하지만 현정부의 비서장이라는 아비를 턱대고 어데에 가나 강 건너는 똥개 모양을 하는것이 아주 꼴불견이였으나 그렇다고 싸우는 사이도 아니고 쳐죽일 정도는 더욱 아니다. 간혹 둬마디 꾸중이나 주는 관계로 정직 하고 힘이 세고 날랜 청산이 앞에선 그녀석도 턱을 쳐들지 못 하였다. 만수네 부모들은 아들을 곱다고만 한 가정 환경과 교육이 자기 아들을 살해 했다는 것을 모르는채 청산이가 옛적부터 만수를 적대시 한 것이고 고의 살인이라며 사형에 처하고 아들을 위해 복수 하려고 기를 썼으나 성사 할 수 없었다. 청산이를 싸고도는 친구들이 너무도 많았던 것이다. 청산이는 항시 그런 친구들을 위해서라면, 자기를 도와준 사람을 위해서라면 몸을 던질 마음을 가지고 있는 청년이였다. 오늘 자기의 은인인 방 화네가 이런 일을 당한걸 보며 그는 가슴이 아팠고 전력을 다 하리라 주먹이 쥐여지는 것이였다. “형수님, 너무 상심 하거나 긴장 하거나 조급해 하지 말아요. 선한 것은 언제나 악한 것을 이기기 마련이죠. 오늘 우리 방철이를 꼭 구하고 개놈들을 쓸어버립시다. 그 핸드폰 절 줘요, 그리구 내 핸드폰 가져요. 지금부터 제가 대처 할게요. 형수님은 빨리 경찰서에 신고 하십시요. 방철이를 구하는건 제가 하고 놈들을 잡는건 경찰에서 해야 할겁니다. 그돈도 저한테 맡겨요. 혹시 필요 할지 모르니깐요.” 방 화는 청산이를 믿었다. 하기에 그를 데리고 온 것이다. 감옥 생활을 한적이 있는 사람이라고하여 다 나쁜사람인 것이 아니다. 장만이나 청산이는 좋은 사람이다. 감옥문을 스쳐다니며 나쁜짓을 하는 놈들이 얼마나 많다고! 룡화 동시장 정문 앞에다 청산이를 내려놓고 방 화는 차머리를 돌려 공안국으로 갔다. 공안국은 그들이 오던길에 있었던 것이다. 청산이는 공공전화를 한동안 지켜보다가 얼음과자 파는 로인한테로 다가섰다. “어르신, 삥궐 잘 팔려요?” “엉? 자넨가? 허허허… 오래간만이구만. 이사 갔나? 근간에 안 보이더이.” “예, 어르신. 저 취직 해서 시외로 나갔습니다.” “거 잘 됐구만, 축하 하네! 더운데 아이스크림이나 하나 하게.” 청산이는 일원을 내고 아이스크림을 받았다. 인품 좋아 아는 사람이 많은 것도 오늘 같은 땐 불편 하였다. 그는 남들 모르게 감시하며 “악마”의 전화를 기다려야 하였다. 그는 시장 맞은켠 “개미식당”으로 건너갔다. 길을 향한 창가에서 내여다 보니 동시장 정문의 모든 것이 한눈에 들어왔다. 자리를 정하고 앉자 핸드폰이 진동 하였다. 꺼내보니 자기의 전화번호였다. 방 화가 전화를 친 것이다.   “예, 형수님.” “소식이 없소? 나 지금 공안국 정문에 들어서고 있소.” “예, 형수님. 아직도 감감 합니다. 전 지금 시장 정문 맞은켠 개미식당에 앉아 전화를 기다리면서 밖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거기 일이 끝나시면 이리로 와요.” “알겠소, 차라리 거기서 시간 있을 때 국수라도 한그릇 사서 자시오.” “알겠습니다. 안심 하셔요, 형수님.” 방 화는 승용차를 공안국 마당에 세우고 전화를 치면서 정문 층층계를 올랐다. 정문에 들어서니 첫 눈에 보이는 것이 “신고처”라는 문패였다. 방 화는 문을 떼고 들어섰다. “신고접대”라는 제목 아래에 번호를 쓴 유리 패쪽이 1번부터 10번까지 천정으로 부터 두줄을 타고 내려와 머리 위에 달려 있고 한메터 푼한 간격으로 곁 사람이 서로 보이지 않고 호상 말이 들리지 않도록 합판으로 간벽을 세워놓았다. 방 화는 첫 자리가 비여 있는지라 카운터처럼 생긴 턱대 앞으로 다가섰다. “수고 하십니다! 저의 아들이 랍치 당했습니다. 구해주세요.” 뚱뚱하게 생긴 40대의 녀경찰이 방 화를 빤히 쳐다보았다. 방 화도 그녀를 알아 보았으나 구태여 아는척 할 필요는 없었다. “아들이 이름이 뭡니까?” “방철입니다. 김 방철이요.” “몇 살입니까?” “일곱살입니다.” “신고인의 성명은요?” “방 화입니다.” “랍치 된 걸 어떻게 알았습니까?” “열시에 악마라고 자처하는 놈 한테서 돈 십만원을 내라고 전화가 왔습니다.” 뚱뚱한 녀경찰은 “잠깐만요”를 부르고는 책상 위의 전화를 눌렀다. “김대장님, 방금 입수한 신고인데 아동 랍치 안건입니다… 예, 그러지요. 방 화씨, 이층에 형사경찰대대 대대장 사무실로 가십시오. 김대장이 기다릴겁니다.” “감사 합니다! 수고 하세요.” 방 화가 문을 나서자 뚱뚱한 녀경찰은 전화기의 단추를 다시 누르고 말하였다. “김대장님, 보면 아시겠지만 방 화라는 여잔데 아들을 뺏겼다면서 우울 하지도 않고 조급 하지도 않고 이상 합니다. 일곱살이니 아마도 훗남편의 아이인것 같아요.” 그녀는 김대장한테 회보를 마치고 마주 앉아 있는 젊은 녀경찰을 불렀다. “어이 옥자, 이재 그여자 누긴지 아오? 십년 전 남편이 제앙깐하구 붙은 남자를 도끼쏸장 하구 무기도형 받은게 있소. 인츰 재가 한 모이지? 일곱살짜리 아들이 랍치 당했다재이요? 아마 돈깨나 있는 남잔데르 간 모얘요. 그러길래 돈 내라구 아르 잡아 갔지? 병신이 아니믄 나이 많은 늙은이겠지. 그러재이믄 누기 걷치레만 반반하다구 그런 여자르 데려가겠소? 쯧쯧쯧… 그런 여자는 못 고친단데.” 추한 여자는 미모의 여자를 질투 하기 마련일지도 모른다. 옥자라 부르는 애는 들으면서도 뚱뚱이 아줌마가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인지 알쏭달쏭 하기만 했다.   리 청산은 개미식당 걸상에 십여분간 앉아 있었다. 여전히 동정이 없었다. 열한시 반이다. 그는 국수 한그릇을 불러다 천천히 먹으며서 인내성 있게 기다렸다. 방 화는 형사경찰대 김대장과 마주 앉아 사건 경과를 이야기 하고 있었다. “방동무, 아들을 잃고 긴장하거나 괴롭거나 안 그래요?” “왜 안 그렇겠어요? 허지만 그런다고 해서 애가 절로 돌아오나요? 위기에 봉착 할 수록 견강 하고 랭정 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공안기관을 믿어야 한다는 것을 전 잘 알거든요. TV드라마에서 처럼 울고 불고 쓰러지고 그래야 합니까?” “알겠습니다. 말씀 잘 했습니다. 나도 그런 드라마 보면 신경질이 납니다. 그런데 애 아버지라도 함께 왔어야지 않습니까?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데요.” “사실 말씀드리면 지금 우리회사에선 중요한 대회를 열고 있습니다. 남들 보기엔 중요한것 같지 않을 수 있지만 우리는 아주 중요한걸로 여기고 있어요. 하여 누구도 모르게 나혼자 조수 한나만 데리고 온겁니다. 대회에 소동이 없게 말입니다. 그리고 저의 남편은 총경리이니 대회를 주도 하셔야 합니다. 애를 찾는데는 아마도 남편보담 김대장님께서 더 낫지 않겠어요?” “조수요? 어데있습니까?” “시내에서 절 기다리고 있습니다. 점심을 먹고 함께 돌아 갈 것입니다.” “이런 일은 개인이 함부로 활동 해선 안 됩니다. 어린애가 위험 해 질 수 있어요. 그런데 돈을 주고 애를 찾을 생각은 안 해보았습니까?” “그런 놈들한테 돈을 주면 부추기는 것이 아닙니까? 그런 생각을 했다면 뭘하러 김대장님을 찾아왔겠어요? 그런 놈들 줄거면 수고하시는 김대장님께 드리겠습니다.” “중요한 대회는 열시에 시작 한겁니까?” “아홉시 반에요. 원래는 열시에 하려고 광고 냈었는데 반시간 앞당겼어요.” “방동무의 핸드폰번호를 아는 사람들 중에 혹시 갈등 진 사람은 없습니까?” “아니요, 없는데요. 저의 전화번호를 아는 사람도 몇이 없구요.” “곰곰히 잘 생각 해보시요. 쉽게 결론 내리지 말구요. 저그마한 분기라도…” “오, 있어요. 헌데 그사람은 감옥에 있는데요. 남향장 말입니다.” “남 영식 말입니까?” “녜, 작년에 잡혀갔어요.” “그건 나도 아는데, 왜 갈등이 있죠?” “우리회사에서 국가에 낸 돈을 탐오 하였다가 걸린겁니다. 그리구 그의 친척이 향양로원을 경영 하였었는데 우리회사에서도 양로원을 꾸렸거든요.” “그 친척의 이름을 압니까?” “녜, 오 룡국과 김 택수입니다. 김 택수는 남 영식의 처남이고 오 룡국은 김 택수 처남인데 향양로원의 원장이였습니다. 그들도 다 처분을 받았습니다.” “알겠습니다. 방동무 잡깐만 기다리세요.”
35    34. 재생의 경례 댓글:  조회:1845  추천:0  2013-05-13
  34.  재생의 경례     07년에 잡아들면서 곡물가격이 급증하고 짐승 사료값도 50%나 올랐다. 사료값이 오름에 따라 돼지고기값도 오르기가 마련이다. 그만큼 성본이 많이 드니 할 수 없는  일이다. 돼지고기는 민생에 없어선 안 될 필수 부식품이다. “로임은 한알짝 올려주고 물가는 하늘만큼 올린다”고 돼지고기 문서도 모르는 백성들은 아우성이다. 농림어목부와 국무원에서 통지를 내여 양돈업을 대폭 지지 할 것을 호소 하였다. 양돈업에 종사 하려는 사람에겐 산골짜기를 눅거리로 떼여주고 종돈은 재산보험에 참가 할 수 있게 하였으며 굴암돼지는 한마리에 50원씩 보조 해주었고 반년 후엔 100원씩 보조 해주었다. 흥농의 굴암돼지가 천여마리니 십만원을 보조 받았다. 방 화네는 양돈업에서 땡풍을 만난 것이다. 그들의 주사료는 값이 오를줄 모르는 감자찌꺼기이다. 만약 감자값이 오른다고 해도 당면값을 올리면 되고 찌꺼기 값은 오르지 않는다. 흥농에선 사료공사의 건사료는 20%밖에 쓰지 않는다. 그러니 남들은 사료값이 50%나 올랐다고 아우성이지만 흥농의 사료성본은 10%도 안 오른 셈이다. 전해 양돈에서 순리윤 3백 55만원을 냈으니 금년에 5백만을 넘길 것이 뻔하다. 방 화는 전해에 돈사를 하나 더 지으려다가 만 것이 썩 후회 되였다.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돼지고기 가격이 오르내림은 5년을 주기로 변한다고 하므로 5년간 매년 천만원씩 벌걸 놓친 셈이다. 사실 돈사를 더 짓지 않고 물앉은 원인은 돈사를 곱절 늘이려면 공장도 곱절 늘여야하고 인원도 곱절 늘여야하고 직공 숙사나 식당도, 감자 수구도, 물 사용량도, 운수력도, 뭐나 다 곱절로 늘여야 하니 곤난이 많았다. 방 화는 돈사를 더 늘이지 못하고 소형 쏘세지 생산공장을 하나 새로 세웠다. 그들의 양돈장에서 매달 도태 되는 굴암돼지가 30마리씩 된다. 그것들을 시내의 통졸임 쏘세지 공장에 고기돼지의 3분이 일의 가격도 안 되는 헐값으로 팔았었다.   쏘세지의 주요 원료인 돼지고기와 감자 전분을 가지고 있으면서 그돈벌이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멍청이 짓이다. 박 창범이와 리 영섭을 내보내 쏘세지 공장을 고찰 하는 한편 설비들을 구입하게 하고 집에선 김 천수와 리 련길이 농민공 50명을 불러다가 당면공장 동쪽 낡은 학교 운동장에 햄공장 건물을 짓게 하였다. 이리하여 동사회의 결정이 떨어져 두달반만에 첫 상품이 나올 수 있게 되였고 일년도 채 못 되는 사이 순리윤 15만원을 냈다. 흥농표 쏘세지 종류가 이미 여섯가지이다. 요즘은 “매운 햄”을 개발 한다고 공장장인 리 영섭이 바삐 돌아치고 있다. 돼지고기가루에 감분을 섞고 맛내기와 오향면을 넣은 쏘세지는 일률로 한 맛이다. 그리하여 일부 공장들에서는 그 표면에 물고추를 발라 매운맛을 내여 사람들의 구미를 맞추려고 애쓰고 있다. 어린이는 간식으로 어른들은 안주로 쏘세지를 많이 찾는데 모두다 매운맛을 좋아한다. 리   영섭은 표면에 물고추를 칠하면 지저분해 보기 싫을뿐만 아니라 먼지나 잡질이 묻을 수 있어 비위생적이라고 먼지처럼 보드러운 고추가루를 다른 조미료와 함께 속에 넣어버렸다. 리 영섭은 이미 “마라햄(麻辣火腿肠)” 특허권 신청을 하였다. 슈퍼나 음식점들 마다에서 물건 독촉이 사람을 죽일 지경이다.    2007년 8월, 광철이가 연변일중에 입학하여 집을 떠나자 방 화는 어머니 강 련옥을 갑수동 양로원으로 모셔왔다. 박 동규의 목제품공장이 문을 닫게되여 방 숙이도 방 화한테로 와 회계일을 하게 되였고 반년전에 입국한 형부 리 홍국을 데려다 쏘세지공장의 리 영섭 아래에서 일하게 하였다. 리 홍국은 한국에 가 지루하게도 12년이나 뻗히다가 돌아왔다. 방 화는 박 동규 공장의 낡은 설비들을 헐 값으로 사다가 낡은 교실에 안장 하였다. 항목이 늘어나고 비여있던 낡은 교실이 유용하게 되였고 박 동규도 목돈을 쥐게 되였다. 방 화는 박 동규를 목제품공장의 경리겸 회사의 고문으로 초빙 하려 했으나 동규는 마다하고 시가지 생활 맛보러 간다고 가버렸다. 그는 오른팔을 잃은 로 전사이니 놀고 먹어도 문제 없고 60세가 다 되였으니 휴식 할 때도 되였다. 박 동규가 하던 리화 목제품공장 같은 경우에는 나무장판과 대패밥 합판이라는 단일 경영이다보니 무너졌지만 방 화는 여러다리로 뻗히고 섰으니 넘어질리가 없다. 방바닥에 더운물을 순환시켜 방을 덮히는 한국 온수난방 기술이 들어오기 전에는 동규네 나무장판이 불이 펄 나게 팔려 나갔었다. 나무장판을 콩크리트 방바닥에 펴면 상대적으로 차겁지가 않고 기름칠을 해놓으면 보기도 좋다. 헌데 인젠 합판을 펴고 나무장판을 펴고 두벌로 덮어놓으면 바닥에서 순환하는 온수열기가 올라오지 못한다. 남이 안 된다고 버리는 항목과 설비를 방 화는 사왔다. 동규의 은공에 저그만한 보답이라도 하려는 것이다. 그리고 나무장판이 온돌난방을 하는 북방에서 안 팔리면 륙 학명을 시켜 남방이나 동남아에 가져다 팔라고 할 판이다. 멋 모르고 사귀였던 친구들이 오늘에 와서는 사업의 향도가 되고 버팀목이 되고 징검다리가 되여준다. 김 장만이가 나무조각 용구도 살겸 직공식당과 양로원식당의 남새도 살겸 작은 짐차를 몰고 오래간만에 시내로 갔다왔다. 돌아온 후 어쩐지 말수가 적어지고 낯선 사람처럼 안해와 눈 마주치기를 꺼려함을 방 화는 느꼈다. 필경 “산사상”이 생긴것이 분명한데 시내에서 대관절 무슨 일이 있었을지 갸늠이 가지 않았다. 방 화는 장만이 입이 절로 터지기를 바라며 다른 때보다 많이 그의 앞으로 다가섰다. 그리고 자기를 검토 해보기도 했다. 아무리 생각 해봐도 그가 꺼려 할 일을 한 것 같지가 않다. 밤에 한침대에 누웠을 때 방 화는 참지 못 하고 말을 꺼냈다. “신애아빠, 무슨 일이 있으세요? 제가 알면 안 되는거얘요?” “아니요, 응당 알아야 하는건데 내가 아직 정리를 하지 못해서 고려 중인게요.” “말씀 하세요, 함께 고려하고 정리하면 더 쉽게 풀릴 수도 있을텐데요.” “동무한테 부담 될까봐서… 인제야 뭐 말이 났으니 터놔야지. 말 안 하면 동무가 더 근심 할게 아니겠소? 오늘 장에 갔다가 감옥에서 사귄 친구를 만났댔소…” 리 청산이라고 부르는 그친구는 금년에 서른살이니 장만이보담 열살이나 아래다. 그도 살인죄로 십년 판결을 받고 스무두살 먹은 해 장만이와 거의 같은 때 잡혔었다.   청산이는 옥중에서 반사공일을 하면서 장만이와 자주 만났고 많이 따랐다. 2년을 감형 받아 팔년이란 긴긴 세월을 일기로 반년전에 만기 석방된 그는 친구의 동생, 자기보담 열살 어린 처녀애와 결혼도 하였다. 그는 룡화시가지 나부랭이들의 “큰 형님”이다. 무직업인 그는 날마다 안해와 함께 “로인활동실”에서 마작치기로 시간을 보내고 “동생”들이 효도하는 돈으로 술을 마시고 놀았다. 그는 장만이를 보자 사람들이 북적이는 동시장마당 아스팔트 한 복판에서 무릎을 털썩 꿇고 큰 절을 하였다. 그거리에서 청산이를 모르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 하기에 사람들은 장만이를 둬번씩 다시 돌아보면서 지나갔다. 청산이가 무릎 꿇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가를 사람들은 알고 싶었다. 사람들이 청산이를 잘 알고 있는 까닭은 악명이 있어서가 아니였다. 그와 반대로 소란을 피우고 말썽을 이르키는 나부랭이 악당들을 나쁜짓 못하게 움켜쥐고 있기 때문이였다. 사람들은 그래도 청산이를 꺼려 하고 무서워 하고 멀리 하였다. 하기에 그를 감히 써주는 곳이 없다. “큰 형님! 그간 강녕하셨습니까? 찾아뵙지 못한 동생을 용서 하십시오!” “일어나라, 짜식! 반갑다!” 장만이와 청산이는 포옹 하였다. 길가는 사람들은 새 드라마 촬영이나 보는 듯한 눈길이다. 그들은 길가의 자그마한 음식점으로 들어갔다. 청산이는 핸드폰 번호를 누르고 귀에다 댔다. 장만이가 핸드폰을 나꾸어챘다. “야! 이자식아, 누굴 또 부르자는 거야?” “아니요, 내마누랍니다. 형님께 인사 올려야지요.” 장만이가 귀에 대보니 녀자의 “여보시요” 소리가 맞는지라 핸드폰을 돌려주었다. “빨리 총알 같이 오나, …동시장 정문 맞은켠 개미 식당… 빨리 막 날아오나.” “청산아, 언제 잔치했니?” “한 둬달  형님돼유. 한테 통지하고 싶었는데 주소를 알아야 어쩌죠? 형님, 근데 무슨일루 나오셨습니까? 며칠 푹 쉬구 가십시오. 이 동생이 능력은 없어두 형님만은 책임 질 수 있어요. 지금 내전화 하나면 몇십명이 달려와 저 대통로에 줄을 섭니다.” “허튼 소리 집어치워! 아직두 새끼들 두목질이나 하구 사니?” “아닙니다. 애들이 따르는걸 어째요? 이름도 모르고 면목도 없고 한데 형님형님 하는데 고개를 끄덕여 줄뿐이죠. 난 널 모른다, 형님이라고 부르지마, 할 때도 있죠. 그러면 어쩌구 저쩌구 나를 안다고 늘여놔요. 그래서 고개를 끄덕이는게 쉽다는걸 알았습니다. 그러니 또 내가 싹 다 받아주는 걸로 되지 않습니까? 어찌 할 도리가 없어요. 어느 무인도에 가서 살던지 아니믄 산속에 들어가 중질이나 하든지. 나온지 반년이나 되는데 아직도 무직업입니다. 인제는 벌어서 안해를 먹여 사려야 할텐데…” “엣다, 너무 적어서 미안하다. 잔치 했다니 사발이래두 둬개 사서 써라.” 장만이는 백원짜리 스무장을 청산의 손에 쥐여 주었다. 청산이가 순순히 받을리 없다. 밀고 당기고 하는데 청산의 안해가 헐레벌떡 뛰여와 상옆에 서서 의혹스런 눈길로 두사람을 번갈아 보았다. 돈은 식탁위에 떨어졌다. “산옥아, 빨리 인사 드려라. 나의 큰 형님이시다. 내가 세상에서 숭배하는 사람은 아부지 엄마 외에 딱 이 형님 한분밖에 없다.”   “안녕하세요? 첨 뵙겠습니다.” “안녕하오? 제수씨.” “녜, 아주번님!” 장만이는 악수하며 한손으로 돈을 주어다가 산옥의 손에 쥐워주었다. “잔치 하는 줄 알았드믄 참가 했겠는데… 적은대로 받아넣소.” “감사합니다. 아주번님! 잘 쓰겠어요.” 청산이는 반찬을 한상 그득 차렸다. 별 다섯개짜리 고려촌술도 한병 샀다. 큰 잔 세개에 술을 골고루 부었다. 한병이 굽났다. “형님, 이렇게 만나서 정말 반갑습니다! 오늘 형님 준 돈으로 술과 안주를 샀지만 언젠가는 진짜 내가 번돈으로 대접 할께요. 자, 상봉과 우정을 위하여 듭시다.” 장만이는 마시지 않고 입에 댔다 떼였다. 청산이는 억지로 권하려고 들었다. “이놈아, 안 된다. 나 차 몰고 왔거든. 차 몰고 가야지?” “예? 장춘에서요?” “나 이사 나온지 오래다.” “그래요? 연길에요? 그럼 우릴 데려가줘요. 형님 시키는 일이면 뭐나 다 할께요. 형님은 내성질 잘 아시잖습니까?” “그러세요, 아주번님. 우리 연길에 세집 잡고 살면서 일 할께요. 똥푸는 일이라도 좋아요. 우릴 살려주세요! 아주번님!” 산옥이는 눈물을 흘렸다. 그눈물을 일자리 없는 고통을 겪어본 사람은 다 안다. 산옥이는 안성마춤한 체격에 스무살 갓 넘긴 나이에 이쁘게 생겼다. 반면에 청산이는 우둑지고 거무틱틱하고 말소리도 웅글지다. 부부간을 앉혀놓고 피끗보면 부녀지간 처럼 두세대의 사람으로 돼보인다. “울지마라, 형님한테 억지 부리면 못 쓴다.” “울지마오, 제수씨.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구 살길이 있겠지 뭐. 내 연길이 아니구 무서운 산골안에서 일 한다. 너네 젊은게 산골안에서 못 산다.” “형님, 사실 살기는 산골이 더 좋습니다. 나는 언녕부터 혼자라두 이불짐을 메고 무인지경 두메산골에 들어가서 땅 뚜져 감자나 심어 먹구 아들딸이나 하나씩 낳아서 키우구, 좀 크믄 엄마가 애들 일이삼사 그느드르 가르치구 나는 농사두 짓구 약초두 캐구 그러면서 살고 싶었습니다. 사회 인간 관계라는게 정말 지겹구 피곤 합니다.” “내가 로반이 아니니 가자 말자 못한다. 제수씨는 산골에 가기 싫지?” “아닙니다, 우리 실랑재 어디 가믄 어디 가요. 산골이 아니라 지옥이래두요.” “봐요, 형님. 거기에 형님이 계신데 우리 뭐가 무서워 못 갑니까? 그리구 이 청산이가 언제 뭘 무서워 하는걸 봤습니까? 형님, 가시믄 사장님하구 말씀 드려봐요, 좋은 일군이 있는데 받자구요. 받기만 하면 형님 얼굴에 먹칠 안 할겁니다.” “글쎄, 사장이 여잔데 원칙성이 강해놔서 받잘런지 모르겠다.” “먼저 내 출소한 놈이라는걸 말 마시요. 내 일 잘 해 위신 얻은다음 내절로 말씀 드릴께요. 출소한 놈이라면 누구나 꺼려요. 더군다나 여사장님인데. 휴ㅡ” “내가 출소한 놈인걸 사장님이 다 아는데 니일 말 안 한다구 모를까?”   “그렇긴 하군요. 안되믄 안되더라도 속이지는 말아야겠습니다. 미쪄야 본재지 뭐, 시원히 싹 터놓고 말씀 하세요. 근데 산속에서 무슨 일을 합니까? 공장은 아닐께고.” “돼지 먹인다. 어때? 싫지 않어?” “싫긴? 내 뭐나 다 한다 했잖습니까? 우리 산옥인 똥푸개 시키십시요. 허허허…” 방 화는 장만의 소개를 대강 듣고나서 말 하였다. “신애아빠, 당신이 믿을 수 있는 사람이면 저도 믿을 수 있어요. 앞으로라도 이런 일은 당신이 결단을 내리고 나한테 영문을 알려주기만 하면 돼요. 큰 형님이라 부를 때는 큰 형님의 기세를 부리세요. 만약 간혹 틀렸다해도 인츰 시정 하면 되거든요.” “감사하오, 리해 해주고 믿어주고하니. 가석방 전해 내가 5년 감형 받을 때 2년 감형 받은 친구요. 내뒤를 따라 3층에서 뛰여내리고 다리 부러진 나를 안아 차에 실어준 놈이란 말이요. 전화 쳐서 래일 당장 오라고 해야겠소.” “아니요, 당신이 가서 직접 싣고 와야 해요. 큰 형님이시라면서 그런 것도 못 해줘요? 짐을 꾸려 놓으라고 지금 전화 치고 래일 아침 일찍 가서 싣고 와 여기에서 아침 먹게 만들어요. 그러니 우리는 그들의 숙식과 공작을 어떻게 안배 할 것인가를 먼저 결정 지어야 해요. 만약 그들이 자취 하려 하면 림시로 우리가 수리해놓은 낡은 집에 들게 하고 직공 식당에서 먹겠다고 하면 양로원 2층에 안배 합시다. 새해엔 아무래도 아파트 한채 져야 겠어요.” “아파트 짓는건 후에 토론 하구 갸네 일은 내 장에서 오면서도 생각 해보았는데 청산이는 강쓰프 제자로 넣고 산옥이는 내 데리고 일 하면 어떨까 생각 했소. 그리구 정아바이 투디(徒弟)도 안배 해야 하오. 나무를 베여오는 힘든 일도 그렇고 그아바이 기술을 배워둘 사람이 있어야 하오. 그 두분은 확실히 손재간이 뛰여나단 말이요. 그 보귀한 기술을 이어가지 못하고 실전 되면 막심한 손해요.” “당신의 기술도 실전 되면 안 되죠 뭐. 우리아들 크면 가르쳐야지롱. 호호호…” “롱담 마오, 내건 기술도 아니요. 제일 쉬운게 근조(根雕)라는건데 볼줄 알고 상상력이 있으면 되오. 손재간이 크게 필요 없다는 말이요. 아니, 그건 그렇구. 갸덜 부부는 일 안배를 그렇게 하는게 일없겠소? 뿌리조각일이 없을 땐 호텔이나 휴가촌 복무원으로 써도 제격이요. 이쁘게 생겼거든.” “어쩐지 이쁘니깐 데리고 있겠다는것 같으게 들리네요. 아니죠? 호호호…” “롱담 말래두. 가만히 있소, 청산이한테 전화나 쳐보기요.” 청산이와 전화 련결이 인츰 되였다. “청산이 맞냐? …나 니 형이다… 그래 맞어… 뭐? 노래방? …이자식아! 여직껏 술 처먹고 있단 말이야? 정신 좀 차려! 사장님께서 비준 했다. 래일 아침 데릴러 갈테니 일찍 짐 싸놓고 기다려라. 너 여기 와서 술 마시믄 안된다, 알고 와라응!” “형님, 내 오늘 저녁 평생 마지막으로 술 먹는 겁니다. 존경하는 여사장님께서 날 받아줄줄 알았거든요. 안 받는다믄 내 찾아가 해낼라구 했어요. 왜 장만형님은 받고 그 동생은 안 받는가? 장만형님하구 무슨 관계인가? 하하하…사장님은 내 가 따질거 알구 절에 비준해 버렸군요. 똑똑한 여잠다. 전해줘요, 나같은놈 받아 손해 없다구요, 앞으로 충성 다 할거라구요. 형님, 감사 합니다. 수고 했어요! 드디여 새 생활의 첫   걸음 뗄 수 있게 되였네요. 형님 같이 축배 들었으믄 좋겠는데 섭섭 합니다. 잠간…” “아주번님! 산옥입니다. 고마워요! 은공 영영 잊지 않고 열심히 살게요! 아주번님 지켜봐주세요, 그리구 잘 못 하는거 있으믄 제때에 꾸짖어주세요. 아주번님, 감사 합니다! 저의 아들을 대표하여 감사 드려요! 완전 검진을 받었는데 제가 임신이래요. 아주번님께서 축복 해주세요! 오늘은 저의 행운의 날이네요! 아주번님…” “동생”들과 함께 노래방에서 장만이가 준 돈으로 행운을 축하 하는 모양이였다. 흥분한 그들은 장만의 통지를 겨우 듣고 련속 형님을 불러대고 아주번님을 불러대며 장만에겐 말 할 찜도 주지 않았다. 핸드폰을 귀에 대고 아무 말도 않고 있으니 방 화는 영문을 몰라 “뭐 해요?”하며 핸드폰을 뺏으려 들었다. 장만이는 한손으로 방 화를 물리치며 산옥이의 말을 다 듣고는 핸드폰을 닫으며 허허 웃었다. “허허허… 쐉시 린먼(双喜临门)이구만! 두가지 경사가 겹쳤단 말이요. 허허허…” “임신이래요?” “엉? 허허허… 동무 정말 귀신 다 됐소. 어떻게 단통 알아 맞출 수가 있소?” “피끗 생각하면 알죠, 왜 몰라요. 신혼부분데 뭐 다른 희사가 있게요? 호호호…” “그 명석한 두뇌를 따를 사람이 없소. 근데 청산이 해낼라 올번 했소.” “왜요? 내 뭐 잘 못 했게?” “왜 형님은 받구 나는 안 받는가? 장만이 형님하구 무슨 관계인가? 허허허…” “호호호… 웃기는 젊은이네요” 이튿날 아침 일찍이 장만이는 피카를 몰고 룡화에 도착 하였다. 약속대로 일백화 앞에서 청산이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가 가리키는대로 몇개 골목길을 에돌아 단층집 구역에 이르렀다. 붉은기와 지붕에 흙벽으로 된 옛집이였다. 찌그러진 널판자 울바자 안팍에 사람들이 우글거렸다. 보니 몽땅 이삼십대의 청년들이다. “다 왔어요, 형님. 새끼들이 오지 말라고 지지 말했는데 싹 쓸어왔습니다.” “가만, 여기 뉘 집이냐?” “우리 아버지 어머니집인데요?” “계시니?” “예.” “그럼 내려서 인사 해야겠구나. 안 내릴라 했댔는데. 너네 재빌루 끓여 먹을라믄 사발이나 둬개 가지구, 집체식당에서 먹을라믄 아무것도 필요 없다. 바꿔입을 옷이나 둬개 들구 가면 된다. 치솔컵이나 가지구. 뭐나 다 있다. 가서 아침 먹게 서둘러라.” “예, 알겠습니다.” 장만이가 차에서 내리니 청년애들이 량켠으로 갈라서며 찌그러진 사립문으로부터 정주문까지 통로가 났다. 정주문에 70세 좌우의 량주가 나란히 나타났다. 장만이는 애들이 내여준 통로로 곧게 걸어들어갔다. 늙은 량주도 문밖에 나섰다. 장만이는 로인들 앞에 이르러 한무릎을 꿇고 앉아 머리를 푹 숙였다. “안녕하십니까? 아버님 어머님! 청산이 친구 장만입니다.” “이게 무슨 짓인가? 일어나우, 어서 일어나.” 두로인이 함께 다가서며 장만이를 붇들어 일으켰다. 그리고는 그대로 집안으로   끌었다. 들어가 아침을 먹고 떠나라는 것이다. “아닙니다. 회사에 돌아가 먹기로 계획 했습니다.” “다 갖추어 놨다니깐. 그저 장국에 쌀밥이요. 청산이 친구믄 내자식 한가진데 어찌 부모집에 왔다가 밥 한 술 안 뜬단 말이요? 잔말 말고 들어가세.” 로인들은 놓아주지 않았다. 독자아들이 무리쌈에 투옥 돼 속 태우고 요행 출옥을 기다렸는데 나와서 일자리를 못 찾아 또 속 태웠다. 헌데 좋은 친구가 있어 일자리를 안배 해준다니 감사하지 않을 수 없는 부모들이다. 할 일 없이 놀다가 굽은 길이나 걸으면 어쩌랴 하는 부모님들의 근심인 것이다. 정주문에 들어서니 밥상을 차리고 있던 산옥이가 몸을 일으키고 목을 굽혔다, “어서 올라오세요, 아주번님!” “잠간, 아버지, 그손 놔요. 우리형 도망 안 가요. 아직 상 덜 차렸으니 형님 이리 잠깐 나와 봐요. 애들이 보자네요.” 청산이가 다시 밖으로 끌었다. 장만이는 끌면 끄는대로 따르는 수 밖에 없었다. 장만이가 문밖에 나서자 2-3십명 젊은이들이 일거에 한다리를 꿇고 몸을 낮췄다. “형님! 반갑습니다!” 방금 장만이가 로인들한테 인사하던 동작을 그대로 모방하였다. “됐다, 모두 일어들 나라!” 청산이가 소리질렀다. “그리구 잘 봐라, 이분이 나의 큰 형님이시다. 앞으로 시내에서 만나면 무릎 꿇어야 한다. 그리구 내 없다구 해서 절대 아무짓이나 망탕 하지 말라. 실수두 좋구 잘 못두 좋구 범하면 안 된다. 우리는 콩밥 먹어봤으니 안다, 얼마나 먹기 바쁜지 너넨 모른다. 절대 콩밥 먹을라 가지말라. 이게 형님들 부탁이다. 그리구 인젠  집에 가 아침들 먹구 제 할 일들을 해라. 나두 아침 먹구 떠나야겠다. 형님 애들한테 한마디 하시죠.” 청산이가 장만이의 강화를 요청 했다. 마주 섰던 애들이 한결 같이 박수를 쳤다. 장만이는 난감 하였다. 애들의 놀음인지 조폭인지 전혀 습관 되지 않았다. 그렇다고 나 몰라라 할 수도 없었다. 어제밤 방 화는 누가 큰 형님이라 부르면 큰 형님 기세를 부리라고 했다. 한번 부려보고도 싶은데 방법을 모른다. 한손을 들어 박수를 끊었다. “형제들, 처음 만나 형님이라 불러주니 기쁘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다. 형님이란 동생들을 위하여 뭔가를 할 수 있는 사람이여야 한다. 헌데 나는 형제들을 위하여 한 일도 없고 또 할 수도 없고 그런 사람이다. 나는 지금 가석방 중이다. 조금만 걸려도 다시 들어가야 하는 몸이다. 아직 사오년이나 남았거든. 우리들의 전과를 교훈으로 삼아 누구나 법을 위반하지 말고 실수 하지 말고 살자. 됐다, 이만이다.” 애들이 또 박수를 쳤다. 장만이는 돌아서면서 핸드폰을 꺼내 번호를 눌렀다. “방 사장님, 제 장만입니다. 아마도 아침을 먹고 가야 하겠습니다. 로인님들께서 그냥 놔주지 않아서요… 예, 밥을 먹고 곧 떠나겠습니다.” 고급적인 반찬은 아니지만 이가정의 음식습관과 주부의 음식솜씨를 잘 보여주는 깔끔하고 입맛 당기는 아침상이였다. 남자 셋이 큰상에 삼각으로 앉고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작은 상에 마주앉았다. 청산이가 아버지와 장만의 잔에 반지술을 부었다. 장만이는 잔을 들었다가 내려놓았다. 그리고는 술병을 가져다 로인의 잔에 한잔 붓고   청산의 잔을 쥐고 몸을 돌려 청산이 어머니에게도 한잔 부어올렸다. “청산아, 이잔 니가 마셔버려. 나 차운전 해야니깐. 아버님 어머님, 제가 부은 잔 드세요. 건강 하시구 오래오래 앉으세요!” “고맙소, 우리 아이들 잘 부탁하네.” “안심 하십시요. 우리사장님 마음 고와요. 그리구 아버님 어머님 일 있으시믄 청산이 한테 전화 주세요. 청산이두 자주 전화 드릴거구요.” “물론 안심 하지, 안심 하구 말구.” “일요일은 보통 휴식 하니깐 아들며느리 뵈러 올겁니다. 그리구 이사람들이 가서 일도 손에 잡히고 생활도 습관 되여 정상이 되고 하면 제가 아버님 어머님 모시러 올게요. 그곳에 가셔 하루 쉬면서 아들 며느리도 보고 놀다 오시게요.” “고맙소, 우리 근심은 말게.” 아침을 먹고 나와보니 애들이 반쯤 줄어들었다. 남아 있는 애들은 차가 떠날 때 다같이 경례하고 차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들었다. “제수씨, 축하하오. 청산아, 너두 축하한다.” 장만이가 입을 열었다. 보조석에 앉은 청산이가 눈을 슴뻑거린다. “감사합니다! 많이 부탁드리겠습니다.” 산옥이가 축하의 인사를 받았다. 청산이는 그제야 내용을 알고 히죽이 웃었다. 갑수동에 이른 청산이와 산옥이는 눈을 크게 뜨고 야야하며 경탄소리만 냈다. 그들은 들가방 하나씩 들고 장만이를 따라 사장사무실로 들어갔다. 사장 같아보이는 여자에게 깎듯이 경례한 후 그여자가 권하는 쏘파에 앉았다. “나는 이회사의 책임자 방 화라고 불러요. 수선 청산씨와 산옥씨가 우리 회사에 입사 하는 것을 열렬히 환영하는바입니다. 김 장만총경리님 한테서 두분의 소개를 잘 들었어요. 특히 김경리님은 청산씨를 친동생처럼 철석같이 믿더군요. 내가 경리님을 믿는 이상 그의 말을 믿어야 할거고 청산씨를 믿어야 하는거죠. 우리의 믿음이 틀림 없기를 바라며 공동히 노력합시다. 신입 공인은 월급이 팔백입니다. 적은것 같지만 그것도 다 쓰지 못해요. 호호호… 숙식을 다 공급하는데다가 노래방이 없지 술집이 없지 상점이 없지 마작청이 없지 돈 쓸 곳이 없습니다. 이것이 무공해 산촌이라는 것이지요. 근검절약 하고 간고분투 하는 곳, 웃음과 사랑ㅡ행복이 넘쳐나는 고장이 여기입니다. 지금 사람들은 무공해 입쌀이요, 록색 식품이요 하는 말을 많이 하는데 무공해 정신 환경에 대해서는 뒤전입니다. 록색남새를 먹고 무공해 입쌀을 먹는다고 건강하고 오래 사는 것이 아닙니다. 정신상태가 건전해야 합니다. 정치는 이만하고요 먼저 짐을 침실에 가져다 두고 로동 인사부에 가서 입사수속을 하세요. 최부장한테서 규장제도 설명이랑 잘 듣고 합동서에 싸인 하도록 하시요. 입사 수속을 끝낸다음 총경리님의 공작 안배에 따르면 됩니다. 앞으로 무슨 곤난이나 문제가 있으면 김 장만총경리님과 많이 련계하세요. 그리고 산옥씬 갓 임신 했으니 몸 조심해야 합니다. 특히 첫 애이니깐 많이 조심하고 남편되는 사람은 안해를 많이 돌봐주어야 합니다.” “감사합니다, 방사장님! 실망시켜 드리지 않겠습니다. 잘 할게요.” “고마워요. 저두 잘 할게요. 원래 농사짓던 여자 돼나서 일은 신심이 있어요.”   그들은 일어나 오래도록 머리를 숙여 방 화에게 경례 하였다. 이런것을 재생의 경례라 불러야 할 것이다. 진정으로 삶의 길 희망의 길을 찾은 것이 아니겠는가?! “형님, 방사장님 형님을 좋아하는것 같더구만요. 인물체격이 일등이구, 능력이 일등이고 게다가 돈도 많겠다…” “하하하… 뭐 같더라구? 멍청한 자식, 안해가 남편을 좋아 하잖으믄 어찌 사니?” “예?! 안해? 우리형수님?…” 청산이는 장만이를 따라 양로원으로 짐을 두려 갔다. 직공 숙사에 자리가 없기에 양로원의 방에 빌어 들고 밥은 직공식당에 와 먹게 되는 것이다. 10월 중순, 장백산엔 단풍도 일찍이 든다. 갑수동 “송자호텔”이 전부 완공 되였다. 갑수동”흥농휴가촌” 일기 건설도 마무리 되여 손님들을 영접 할 수 있게 되였다. 헌데 시운영 가운데서 문제가 생겼다. 물이 딸렸던 것이다. 호텔 윗층엔 2차 급수기로 옥상에 물을 끌어올려 다시 아래로 공급 하게 되여 있다. 그런데 끌어올릴 물이 없었다. 3만여마리의 돼지가 하루 종일 물을 먹어야하고 하루에 한번씩 천여㎡ 되는 돈사 바닥을 물로 쏴야하고 하루에 한트럭의 감자를 깨끗이 세척 해야하며 열돈짜리 보일러에 24시간 물을 공급 해야 한다. 하루 다섯돈 물을 비닐병에 담아 팔아야 할 뿐만 아니라 산동에서 온 농민공들까지 합쳐 이백여명 되는 사람들의 음수와 생활용수를 공급해야 한다.  사람들은 골머리를 앓았다. 심층양수기를 박을 것인가 아니면 천동하의 물을 끌어 올릴것인가? 공정비용은 어느쪽으로 하든 다 만원좌우로 많지 않는데 천동하의 물은 겨울에 밑바닥까지 얼어붙을 수가 있고 심층 양수기를 박는다는 것은 물길을 찾지 못해 실패 할 가능성이 많다. 결국 두가지 방법을 동시에 사용 해보기로 결정 지었다. 보일러실에 심층양수기를 박는 한편 천동하의 물이 상류로부터 흘러들게 지하 인수로를 깊게 팠다. 거기에 물은 모두 돼지와 기계가 쓰는 것이고 한켠에 집중되여 있으니 강물을 끌어다 쓰는 것이 편리하다. 정석이는 여름 내내 굴토기를 몰고 촌민직공들이 일년 전에 버려둔 집과 림업국 가속이 십여년전에 버리고 간 집들을 짓뭉개버리고 현재 촌민직공들이 사는 단층 온돌방 주택 남쪽으로 족구장 둬개만큼이나 큰 정차광장을 닦았다. 정차광장이란 정차도 하고 광장으로도 사용하고 그러리란 뜻이다. 007년도엔 고기돼지 생산에서만도 5백만원의 순리윤을 넘겼다. 돼지고기 가격은 여전히 멈출줄 모르고 상승하고 있으니 08년에는 백만원을 더 예상 해야 할 것이다. 기타 종목의 생산에서도 70만원을 내여 전해보담 5만원을 더 냈다. 방 화는 확대 재생산 비용으로 백만원을 떼여놓고 몽땅 분배 하였다. 사람마다 장려금이나 분홍액이 전해보담 배로 늘어났다. 누구라 할 것 없이 좋아서 야단이다. 청산이와 산옥이도 반년사이 5천원씩 로임을 타고 장금도 만원씩 탔다. 산옥이의 배는 완전히 다 불렀다. 이제 두달이 있으면 나오게 되는 것이다. 방 화는 산옥에게 열달 휴가를 주었다. 애기 낳아서 젖을 뗀다음 다시 출근 하게끔 한 것이다. 첫 눈이 내리자 스키 썰매장 시운영을 하였다. 정식운영은 일년 후에 할 것이다. 옛날 산촌의 아이들은 자연 썰매장에서 뒹굴며 겨울을 났다. 자연의 품속에서      자연을 만끽한 것이다. 오늘의 아이들은 자연과 멀어지고 있다. 어른들은 머리속에 동년을 떠올릴 수 있고 애들은 아름다운 추억을 가슴속에 품을 수 있는 그런 갑수동 썰매장이 되여 보다 많은 사람들이 몰려왔으면 하는 방 화의 바램이다. 방 화는 4월 12일에 개업식을 하려고 서두르다가 석달을 미루었다. 생각 해보니 산골짜기의 눈도 채 녹지 않고 잔디도 살아나지 못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백두산 천지의 눈도 녹지 않아 관광객도 없다. 그러니 조급해서 될 일이 아니였다. 5월 12일 오후 새참에 방 화는 가장 불행한 소식을 들었다. 사천성 문천지구에 8급 특대 지진이 일어난 것이다. 지진이 가져다주는 재앙은 말 할 수 없이 가혹하다. 몇초 사이에 수많은 가옥을 박산내고 무수한 목숨을 앗아간다. 인류는 어찌하여 자연의 노예로 살아야 하는가? 방 화는 한숨이 나갔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자식을 잃었고 또 얼마나 많은 어린애들이 고아로 되였을까? 방 화는 가슴이 아팠다. 북경 올림픽운동회 개막이 석달도 남지 않았다. 올림피클 성화가 세계를 휩쓸며 사랑, 평화, 분투, 진보는 더 빨리 더 높게 더 세게 하고자 화기를 뿜고 얼마전 귀국 하여 신주의 남단으로부터 중화민족의 자부심과 애국주의를 불러 일으키고 부강하고 조화로운 사회를 만들고자 념원을 뿌리며 북으로 올라오고 있다. 온 사회는 올림피클 열기로 끓고 올림픽의 동풍을 빌어 경제, 문화, 국방과 과학기술, 전반 사업이 한단계 껑충 뛰여 오르리라 저저마다 주먹에 침을 뱉어 움켜쥐고 정신을 도사린다. 올림피클 운동회를 계기로 대도약을 꿈꾸는 중화민족 앞에 재난이 떨어진 것이다. 중국인민은 당의 령도 아래 재해를 전승 할 뿐만 아니라 전진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한곳에서 곤난에 봉착 했을 때 사면 팔방에서 구원의 손길을 뻗혀야 한다는 것을 누구나 다 안다. 국무원 총리가 구재사업을 직접 지휘 하고 있으며 당중앙 주석도 지진 난 곳에 찾아가 피해민들을 위문 하고 구재 전투원들과 자원봉사자들을 고무 격려 하였다. 방 화도 당금 자원봉사자의 일원으로 되여 현장에서 박투 하고 싶었다. 생명을 구하고 남을 위하는 페허속에 자신을 던지고 싶었다. 오랜 시간을 페허속에 묻혔다가 구원된 어린아이는 자기를 담가에 들고 뛰여가는 해방군 아저씨들을 향햐여 누운채로 오른손을 머리 위에 들어 소선대 대례를 올린다, 강의한 어린 생명의 숭고한 재생의 경례이다! 방 화는 저녁마다 밤 늦게까지 남편과 함께 TV의 “항진구재 중지성성(抗震救灾 众志成城)”이란 전문프로를 보면서 눈물을 흘렸다. “방 철이아빠, 우리도 재해지구에 돈 좀 보내는 것이 어때요?” “응당한 일이지. 돈을 버는 것이 그런 일에 쓰려는 것이 아니겠소?” “얼마나 보낼까요?” “동무가 알아서 결정 하오. 근데 우리 말고도 많은 직원들이 헌금 하고퍼 할텐데 우리가 조직 해주어야 하지 않을까?” “글쎄요… 급해 말고 조금 천천히 봅시다. 우리가 시켜 집금 하는걸로 되지 말고 직공들이 자원으로 일떠나게 합시다. 아마 시에서도 이제 무슨 지시가 있을거얘요.” 방 화는 이튿날 은행에 가 중국 홍십자총회 사천지진 구재 전문 계좌에 지원금 이백만원을 넣고 나서야 저그마한 안위를 얻을 수 있었다.   나라의 정책이 좋고 좋은 시절을 만나 돈깨나 벌었다는 자신이 나라가 곤난에 봉착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페허 속에서 구원의 손길을 바랄 때 모르는척 수수방관 한다는 것은 가슴에 내려가지 않는 죄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방 화는 무슨 일을 하나 남들 몰래 조용히 하기를 좋아한다. 민간엔 옛적부터 “돼지는 살 찌는 것이 무섭고 사람은 이름 나는 것이 무섭다”는 말이 있다. 방 화는 살찐 돼지가 되여 잡혀 먹히고 싶지 않았다. 헌금 하는 일도 일부 사람들은 돈 자랑 한다며 비난 할 것이고 또 돈이 조금 있는 줄을 알면 가착 없이 뜯어내려고 하는 축들이 꾸역꾸역 몰려 들 것이다. 자기가 하고픈 일을 하는데 남들이 이렇쿵 저렇쿵 손가락질 하는 것을 누구도 원치 않을 것이고 하고 싶지 않는 일에 억지로 끌려든는 것은 더더욱 원치 않는다. 이런 의미에서 방 화는 모금 활동을 조직 하자는 남편의 제안을 참고 미루자고 한 것이다. 사천 특대지진이 일어나 닷새 되는 날, 방 화가 헌금 한 이튿날 오전 정 설아가 방 화의 사무실로 찾아왔다. 사무실에서는 해연이와 방 화가 군중 모금활동 문제를 한참 담론 하고 있는 중이였다. “사장님, 우리는 모금활동을 안 합니까? 문천 대지진 구재 말이얘요.” “글쎄다, 하면 좋겠니?” “해야죠, 전국에서 다 하는데 우리라고 빠져서 돼요?” “니 생각일뿐이지 모두 그렇게 생각 하겠니?” “아래에서 공인들도 일하면서 지진 이야기밖에 없다고 우리련길씨 말 하데요.” “지진 이야기 하는거야 당연하지. 돈 내는 것과 같으니? 사실 우리도 모금활동 문제를 토론 하던 중이다. 직공들이 모두 참여 하겠다고 하면 조직 하고 그렇잖으면 우리끼리만 몇이 할까 한다.” “안돼요, 다 하잘거얘요. 군중들을 몰리고 간부들만 좋은 일 하면 욕 먹어요.” “우리는 군중들을 위해서 그렇게 하는 것인데 욕한다고?” “그럼요. 회사의 덕분에 모두 부자가 되였는데 회사에서 조직 하는 일에 빠질 사람이 어데 있어요? 그러면 량심도 없지요.” “설아야, 니 말 맞는데 이런 일엔 누구나 추호라도 억압감을 가져서는 안되거든, 그러니 조급해 말고 천천히 하자. 하기는 꼭 할거니깐 근심 말고 기다려라.” 퇴근 후이면 집집마다 텔레비를 보는터라 특대지진이 가져다 준 참담한 피해와 피해와 맞서 싸우는 감격적인 사적들을 사람들은 똑똑히 알고있다. 하루 사이 설아의 입을 통해 지진 재해지구를 돕는 모금활동을 곧 할 것이라는 소식이 온 사무청사에 전해지고 여러사람들의 입을 통해 전 회사에 퍼졌다. 많은 사람들이 모금활동을 언제 하는가, 얼마씩 내야 한는가를 서로 탐문 하고 방 화나 장만이를 직접 찾아와 묻기도 하였다. 방 화는 때가 되였다고 생각 하였다. 군중들이 발동 된 것은 회사의 지도부가 동원 한 것이 아니였다. 중앙 TV프로가 그들로 하여금 모든 것을 알게 하고 일어나게 하였다. 그들이 절로 일어나기 전에 모금활동을 벌렸다면 질적이나 량적으로 손해가 클 것만은 사실이다. 마침 중앙에서는 지진이 폭발한 이레날인 19일부터 3일간을 애도의 날로 정하고   19일 14시 28분부터 3분간 묵념 한다고 전국에 공포 하였다. 3분간의 묵념이 끝나는 즉시로 모금활동을 개시 하기로 방 화는 결정 짓고 14시 15분에 회사의 모든 작업을 정지 하고 전체 직공들이 사무청사 마당에 모이도록 각 직장장들에게 지시 하였다. 강위를 확실히 떠날 수 없는 사람은 강위에서 3분간만 일을 정지 하고 일어서서 자각적으로 묵념 하도록이 통지 하였다. 양로원 로인들도 규정된 시간이 되면 당신들의 침실에서, 휴식터에서 자각적으로 묵념 하시도록 통지 하라고 홍 성자원장에게 지시 하였다. 헌데 오후 두시가 되자 로인들이 서로 부축하며 떼를 지어 제일 먼저 사무실 마당으로 왔다. 3층 사무실에서 몰려오는 로인들을 보자 방 화는 급급히 뛰여 내려왔다. “아버님, 로인님들께선 집에서 묵념 하시란데 기어이 나오셔요?” 방 화는 제일 앞장에선 병찬로인의 팔을 잡으며 나무람조로 말하였다. 보나마나 양회장의 책동임이 뻔하였다. 양로원에 로인협회를 설립하고 양 병찬로인이 회장으로 당선 된지도 3개월이 되였고 한달전엔 문 복순 할머니와 잔치를 하고 한방에 들기도 하였다. 제일 뒤에서 설아시어머니가 설아의 할아버지 국영로인을 부축하고 이야기 나누며 걸어오고 있었다. 왕 계란과 정 국영은 한고향 사람들이고 사돈간이라 부녀 사이처럼 친근하게 보낸다. “아가야, 옛적부터 잔치집엔 안 가더라도 제사집엔 꼭 가야 한다고 했다. 하물며 오늘은 국상 날인데 나라의 덕에 살고 있는 우리가 어찌 문상 하지 않겄냐?” 양로인의 말에 방 화는 대꾸 할 말이 없었다. 로인들의 신체에 무리 할까봐 고려 하다보니 그들의 마음에 신경을 쓰지 못 했다. 아직도 삼십여분을 서서 뻗혀야 하니 일부 로인들로서는 힘든 일이 아닐 수 없다. 방 화는 직공 식당으로 달려 들어가 허 미옥이네를 동원 하여 걸상들을 들고 나와 여기 저기에 놓고 로쇠 하신 로인들은 앉아서 기다리도록 하였다. 사무청사 정문 밖의 층층계 평판에 그늘을 지우고 비를 막는 평탁이 있는데 그 평탁 두 기둥 사이에 검은천을 걸었다. 거기에는 “5.12지진으로 숨진 동포들을 삼가 추모 한다!”라고 흰종이 글씨가 부쳐져 있다. 14시 25분경, 사무청사 마당에는 이백 여명 사람들이 모였고 돈사나 공장에서 나와 둔덕아래에서 뛰여 오는 사람들도 있었다. 장만이가 걸상 위에 올라서서 높은 소리로 말 하였다. “여러분! 시간이 곧 되여옵니다. 모두들 가운데로 모이시요! 제가 이제 곧 ‘묵념!’ 하고 웨칠테니 다 같이 저 검은천을 향해 머리를 숙이고 지진 재해에 목숨을 빼앗긴 불쌍한 사람들을 생각 하며 엄숙히 서 계셔야 합니다! 제가 ‘그만!’ 하고 웨칠 때까지 말입니다. 젊은 분들은 로약하신 어르신님 한분씩 팔을 잡아 드리시요!” 장만이는 걸상에서 내려 검은천을 향해 돌아서서 “묵념!”을 높이 웨치고 머리를 숙였다. 사람들은 따라 하였다. 장엄하고 비통한 기분이다. 청사도 청산도 머리 숙이고 침묵에 빠져 우는듯 하였다. 방 화는 장만이가 걸상에 올라섰을 때부터 촬영기로 그를 묘준 하였다. 검은천 프랑카드를 찍고 장만이를 찍고 머리 숙이고 서있는 사람들을 찍었다. 장만이가 머리를 들며 “그만!” 하고 웨치자 사람들도 머리를 들었다. 장만이는   다시 걸상 위에 올라섰다. 사람들을 한바퀴 둘러보고는 높은 소리로 말 하였다.  “여러분! 우리는 비통한 마음으로 사천 ‘5.12특대지진’에 세상을 뜬 사람들을 추모 하였습니다. 우리는 비통을 힘으로 바꾸어 맡은바 일에서 성과를 거두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들이 TV에서 본바와 같이 이번 특대 지진은 수많은 사람들이 친인을 잃게 하고 부상을 입혔으며 삶의 터전과 보금자리를 빼앗아 갔습니다. 우리는 중화 대가정의 일원으로서 재난에 빠진 우리 부모 형제 자매 자식들에게 사랑의 손길을 보내야 합니다. 오늘 여러분들의 념원에 따라 모금함을 준비 했습니다. 조건이 허락 되시는 분들은 백원도 좋고 십원도 좋고 일원도 좋으니 넣어주면 감사하겠습니다. 우리는 돈보다도 사랑의 손길을 보내고 사랑의 마음을 나누자는 것입니다. 사랑이란 서로서로 손 잡고 나누면 커지고 곤난이란 서로서로 손 잡고 나누면 작아지는 법이 아니겠습니까? 우리도 재해지구의 복구건설에 저그마한 힘이라도 보태줍시다! 이함이 다섯시까지 이 자리를 지킬터이니 여러분들께선 자원의 원칙에서 돈을 넣어주십시요. 절대로 어려운 일들은 하시지 말길 바랍니다.” 장만이가 연설 하는 사이 청산이가 붉은 종이로 감싼 빡스를 내여다 걸상 위에 놓았다. 종이함 앞면에 “구재모금”이라 쓰고 위에 구멍을 내였다. 장만이는 연설을 마치고 걸상에서 내려섰다. 그는 품속에서 붉은색 돈 한묶음을 꺼내여 맨 처음으로 모금함에 넣었다. 그뒤를 청산이와 사무실 일군들이 한줄로 서서 따랐다. 누가 규정이라도 한듯 너남 없이 만원씩이였다. 직공들도 질서 있게 모금함 뒤로 하나하나 지나갔다. 그들도 토론 결정이나 한듯 일률로 이백원씩 넣었다. 직공대오의 뒤에 양로원 로인들도 한줄로 이어섰다. 일부 로인들에겐 친척이나 친구가 준 소비돈이 조금씩 있을 것이다. 다수의 로인들은 빈손이다. 빈손으로라도 그들은 모금함 뒤로 지나가고 싶었다. 하여 양 병찬로인의 지휘하에 줄을 서서 뒤를 따르고 있는 것이였다. 방 화는 촬영을 계속하며 장만이를 눈더듬질 하였다. 마침 사무청사에서 뛰여 나오는 장만이와 눈길이 마주쳤다. 장만이는 돈 한묶음을 추켜들고 방 화에게 흔들어 보였다. 방 화는 환히 웃으면서 머리를 한번 끄덕였다. 장만이는 로인들에게 차례로 백원짜리 두장씩 뽑아 나누어 주었다. 로인들도 그뜻을 잘 안다. 로인들 마다 허리를 굽혀 감사를 표하며 사양 없이 돈을 받아 쥐였다. 그들도 당당하게 모금함 뒤로 지나며 웃으면서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마치 유아원 어린애들의 놀음 같아 보이지만 로인들의 마음이나 방 화나 장만이의 마음을 뭐라고 형용 할 수 있겠는가? “난 돈 있으니 안 줘도 된다.” 제일 마지막 사람으로 뒤따르는 양 병찬로인이 장만이가 나눠주는 돈을 받으려 하지 않았다. 그의 손엔 이미 천원가량의 돈이 쥐여져 있었다. “아버님, 이돈 자식이 드리는 것이니 사양 마시고 받아 보태여 내요. 모금활동에 안 참가시킬라고 집에서 묵념만 하시라 했었는데요, 우리가 생각이 짧았습니다.” “로인들을 제사에 빼놓으면 안 되고 또 제사에 와 부조 안 하는 법이 없는거지.” “그럼요, 잘 알겠습니다. 로인님들의 부조돈은 자식들이 챙겨드리는 법이죠?” “옳은 말이다만 느그들 돈 너무 많이 쓰는거 아니냐? 페물짝 같은 늙은이를 하도   많이 거두다나니 고생이 크구나…” 모금활동이 끝나 사람들은 모두 자기강위로 가고 로인들도 양로원으로 돌아갔다. 재무과에서 책상 하나를 들고 나와 넷이 둘러앉아 모금된 돈을 정리하고 있었다. “방금 호주머니에 넣고 온 돈이 없어 산옥이 한테서 급급히 이백원을 꿔서 냈소. 이것이 오천원인데 적은대로 보태오.” 강 석범이 돈 한줌을 쥐고 뛰여 와 책상 위에 놓았다. 조금 후 정 국영로인이 저금통장을 가져다 방 화의 손에 쥐여주며 말 하였다. “이돈 나한텐 소용 없으니 령도에서 몽땅 찾아서 재해 받은 사람들한테 보내주게. 내내 남의 도움만 받으며 살아왔는데 나도 조금이나마 남을 도와주고 싶은거요.” 방 화가 받아 펼쳐보니 만 사천원이 적금 되여 있었다. “아버님, 감사 합니다! 아버님 말씀대로 할께요. 아버님, 그 통장을 저 부장님께 드리면서 방금 하신 말씀 다시 하세요… 그리고 로부장님, 천천히 받으면서 감사의 말씀을 드리세요. 호호호… 제가 뭐 텔레비죤 기자나 된 듯한 기분이네요.” 모금함의 돈을 다 정리 하였고 시간도 저녁 다섯시를 넘겼다. 그사이 장만이가 10만원을 더 내고 해연이네 부부가 10만원을 더내고 설아네 부부가 10만원을 더 내고 방 숙이네 부부가 10만원을 더 냈다. 전기 공정사 리 영섭이 4만원을 더 가져왔고 련길이 어머니도 5천원을 더 가져왔다. 그러다보니 설아네 세식구는 12만 5천 이백원을 헌납 한 셈이다. 방 화는 정 강의 할아버지를 대신하여 만 사천원을 내고 그의 저금통장을 보관 하였다. “방사장님, 지금까지 모금 총액은 67만 구천 팔백입니다. 어데다 납부 할까유?” “래일 민정국에 가셔 윤국장님을 찾으세요. 리재민 문제는 언제나 민정부문에서 관할 하더군요. 모금행사도 그들이 조직 하지 않을까요? 청산이와 련길이를 데리고 함께 가세요, 안전을 위해서 말입니다. 그리구 이 촬영 한걸 테프로 만들어 드릴테니 윤국장님께 넘기세요. 혹시 유용 할런지? 알아서 처리 하겠죠.” 22일 아침과 저녁 텔레비 뉴스에 방 화가 촬영한 흥농회사에서 수재민들을 위해 묵념 하고 모금 하는 화면과 대화가 7-8분간 나왔고 편집자의 론평도 방송 되였다. 그날 오전이였다. 방 화의 사무상 위에 놓인 전화벨이 울렸다. “여보세요? 흥농회사의 방 화입니다.” “안녕 하세요? 여기는 시홍십자회입니다. 사장님을 바꿔주세요.” 한 여인의 고운 목소리였다. 방 화가 사무실 전화를 가설 할 때엔 114에 등록 하지 않았었는데 근년에 우전국에서 등록 시켜놓았는지 흥농회사라는 이름만 알면 전화를 들이 칠 수 있게 되였다. “무슨 일이신지 저하고 말씀 하세요.” “아닙니다. 사장님께 직접 말씀 드리고 싶은데요.” “잠깐 기다리세요, 제가 총경리님을 모셔올께요.” 방 화는 장만이를 불러 데리고 오면서 사연을 말 하였다. “아마 아침 뉴스를 봤을거고 당신을 사장으로 여겼을 겁니다. 보나마나 구재 모금일일거얘요. 혹시 당신의 멋진 모습에 반한거나 아닌지 모르겠어요. 호호호…”   “동무 눈엔 그남자 그렇게 멋지오? 내 보기엔 별로더구만 뭐. 허허허…” 장만이는 롱담을 받으며 방 화의 사무실에 들어서서 송수화기를 들었다. “여보세요? 전화 바꿨습니다.” “안녕 하세요? 총경리님. 저는 시홍십자회 비서처의 리 하늘이얘요. 바쁘실텐데 이렇게 전화를 드려 죄송해요. 오늘 아침 뉴스를 봤는데요…”  “여보시요, 간단히 용건만 말씀 하시요. 구재금을 헌납 하라는 것이 아닙니까?” “맞아요, 바로 그일입니다…” “뉴스를 보셨다면서요? 민정국에 바쳤다고 했잖습니까? 67만 구천 팔백을요.” “알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사랑의 마음을 좀 더 표현 할 수 없으실런지 해서요.” “제가 사랑의 마음이 부족 했다는 뜻이군요. 허허허… 동무들이 재해민들을 위해 수고 많은줄 알겠는데요, 그런 일을 왜서 먼저 전화 받은 사장님과 말씀 드리지 않고 그분이 자기와 말씀 하라는데도 마다하고 기어이 사장님을 바꿔 달라고 하셨습니까? 그리고 지금 전화 치는 분이 진짜 홍십자회 분인지 누가 알겠습니까? 아마도 당신들 계좌에 헌납금을 넣으라고 할터인데 어떻게 믿죠? 다음은…” “못 믿으시면 우리가 증명서류와 령수증을 지니고 찾아 가겠어요…” “우린 이미 중화홍십자총회에 돈을 보냈습니다. 그러니 수고 안 하셔도 됩니다.” “그랬군요. 원래는 우리를 거쳐 보냈더면 좋았을텐데요… 얼마를 보냈어요?” “밝혀야 합니까? 우리는 남들 모르게 한 것인데요.” “우리만 알고 있을께요. 계통별, 지구별로 통계를 하라고 하기에 그러는 거얘요.” “그럼 꼭 비밀로 해주시요. 이백만원 보냈습니다.” “녜?…” 하늘이라 부른다는 여자가 놀란 소리를 지른 후 숨이나 넘어간듯 오래도록 아무 말 없이 감감한지라 장만이는 송수화기를 놓아버렸다.    
34    33. 사 랑 료 법 댓글:  조회:1398  추천:0  2013-05-10
  33.  사 랑  료 법     방 화와 성자는 함께 양 병찬로인을 찾아갔다. “어르신님, 어르신님은 언제부터 야유증에 걸리셨어요?” 양 병찬로인은 조선전쟁 전투이야기부터 시작하였다. 복원 한 후 몇년을 그런 증세를 보이다가 나아졌었는데 환갑년에 다시 도졌다고 한다. 그러니 지금까지 만 20년을 하루도 쉬지 않고 “야간 전투”를 견지 해 온 상태이다. 그증세를 떼보려고 입원 치료만도 몇십번을 하였고 어떤 해엔 2-3차씩 입원 하기도 했다. 민정부분에서 책임지는 공비치료라지만 20%는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지라 그돈도 만만치가 않았다. 60살이 넘는 해 민정부문에서는 로전사라고 리직휴양 간부로 만들어주어 처음엔 매 달 4백원 밑으로 나오던 것이 지금은 천원 밑으로 나온다고한다. 로친이 저세상으로 간 후 고치지도 못 할 병에 헛 돈 그만 팔고 국가에서 주는 돈으로 양로원에 들어가 생활 하기로 결정지었다는 것이다. 로인은 머리를 떨구며 “휴—“ 긴 한숨을 쉬였다. “방사장, 내가 여기에 못 있게 되는거유? 나는 참 여기가 정말 좋은데…” “아니얘요, 그건 절대 아니랍니다. 어르신님 인젠 아무곳도 못 가셔요. 엊저녁 이 홍원장님 직일 서면서 어르신님 총쥐고 싸우시는걸 보셨대요. 그래서 근심도 되고 뭔 치료대책이 없을까 해서 알아보려고 찾아온거얘요.” “그러우? 그러믄 고맙구. 근디 치료방법은 찾을 것 같지 못하우. 몇십번을 입원 하면서 큰 병원도 많이 갔지. 내 야유는 신경쇠약 때문이라는 의사도 있고 동맥경화 때문이라는 의사도 있고 심장이 나빠 그렇다는 의사도 있고 또 어떤 친구들은 내가 전장터에서 놈들을 많이 잡아 그런 것이니 방토 하면 나아질 것이라고도 하고 또 어떤 친구들은 놈들을 채 잡지 못해 그런다고도 하고 그러니 어쩌겠소?”  “기적이 나타날런지 아세요? 의사와 환자가 맞아야 한다고 들었는데 아직 맞는 의사 만나지 못하셔 그런지도 몰라요. 그러니 너무 근심 마세요. 꼭 나을거얘요.” 방 화는 시민정국 윤국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녕하세요? 윤국장님. 저 갑수동에 있는 방 화입니다.” “양, 밤새 로인들은 무사 했소?” “녜, 로인님들 다 무사하십니다. 윤국장님, 한가지 부탁이 있어 전화 드렸어요.” “오, 무슨 부탁이요? 도울 수 있는 것이면 적극 나서겠소.” “윤국장님, 시월달도 며칠 남지 않았는데요, 11월부터는 민정부문에서 내려 보내는 로인님들의 생활비 많던 적던 받아야겠어요. 생활보장금이나 무휼금이나 모두 통장에 넣어주고 개인이 꺼내쓰고 그런걸로 아는데 우리로인님들의 통장은 전부 어데 갔을까요? 그걸 찾아줘요. 못찾으면 새로 만들어서라도 줘얀다고 생각는데요.” “오, 알겠소, 내가 인츰 안배하겠소. 또 있소?”   “녜, 아직 중요한건 말씀 드리지도 않았는데요. 호호호… 뭔가믄요. 우리할아버지 할머니들 건강검진을 한번 했으면 해서요. 전면 검진을요. 무상으로 될 수 없다면 제가 돈을 내렵니다. 국에서 뻐스라도 안배 해주면 좋구요, 안 된다면 그것도 우리네 자비로 할께요. 어느 병원에서 검진을 받는 것이 좋은지 안배 해주세요. 병지를 잘 만들어 등록부와 함께 보관하렵니다. 될 수록이면 빨리 해야겠어요.” “알았소. 토론 한 후 전화로 알려 줄터니 조금만 기다리오.” “감사합니다! 좋은 소식 기다릴께요.” 이틀 후, 월요일날 윤국장은 뻐스를 보내왔다. 로인들은 시립병원에가 전면 검진을 받게 되였다. 로인들은 허리가 아프고 무릎이 쏘고 변비에 소화가 잘 안 되고 기침이 나고 하는 증상은 누구나 다 가지고 있기가 마련이다. 병원으로 검사받으러 간다고 하니 그들은 또 명절 만난 기분이였다. 반반한 옷들로 챙겨입고 서로 이끌고 부축 하면서 아침을 굶은채로 뻐스에 올랐다. 홍 성자와 방 화도 함께 올랐다. “어르신님 여러분, 의사 보일 때 어디가 어떻게 아프다는 걸 잘들 말씀 하세요. 그래서 모두 약을 떼가지고 오셔야 합니다. 오늘 첫째는 검사 받는 것이고 둘째는 약 떼는 것입니다. 양로원에 다른건 다 있어도 약이 없잖구 뭐얘요?” 방 화가 앞 좌석에서 돌아서서 로인들을 보며 말 하였다. 양 병찬이 일어섰다. “방금 사령관 말씀 들었제? 오늘 약을 많이 로획 하기다. 약 안 갖고와서 아프단 소리 하고 사령관 애먹이믄 총살이다. 알았제? …들었어, 못 들었어?!” “아웁꾸마, 이그이그, 부사령이나 약 잘 챙깁소. 누길 총살 하자 말구서리.” 문 복순할머니가 말하며 양 병찬로인을 끌어 앉혔다. 로인들은 폭소를 터뜨렸다. 방 화는 먼저 박원장을 찾았다. 시립병원도 둬해전 민영기업가가 돈을 내고 사서 주식제 민영기업으로 되였다. 의사나 원장이나 호사나 병원 수입과 본인의 수입에 따라 봉금을 탄다. 급수로 학력으로 년한으로 월급을 타던 세월은 옛날로 되였다. “박원장님, 안녕하세요? 로인들 모시고 온 방 홥니다. 오늘 수고끼치게 됐네요.” “아니죠, 무료도 아닌데요 뭐. 40명이라 했죠? 반날은 잘 걸리겠네요.” “녜, 그런데 원장님, 불편하신 로인들께 약 좀 만씩 떼여주면 안 됩니까?”  “약이요? 약은 안 떼는데. 전면검진하구 문진치료하구 완전히 다른 개념입니다.” “박원장님, 그러니 사정 하잖습니까? 문진치료를 겸해주었으면 해서요. 로인님들 산골에서 큰 병워에 한번 나오신다는게 어디 쉬워요? 저 로인님들 대부분이 오늘이 마지막 행차길일지도 모릅니다. 원장님 바쁘신줄 알면서도 체면 없이 이렇게 빕니다. 농촌에서 고생만 하시던 자식도 없는 불쌍한 로인님들이십니다. 원장님, 저의 소원, 로인님들 소원 한번만 꺼주세요. 이렇게 무릎 꿇을께요.” “아니, 아닙니다. 무릎 꿇어서 되고 안되고 하는 문제가 아닙니다. 어서 일어나요, 해드릴테니 깐 어서 일어나라니깐요…” “감사합니다! 박원장님. 이 은공 제가 로인들을 대신하여 꼭 갚을께요.” “아마도 양로원에 방원장인신가 본데 로인들에 대한 사랑과 효심에 감동됩니다. 은공을 갚고 말고가 문제인 것이아니라, 40명 로인을 문진하자면 전문의사 네사람은 가져야 할텐데 그 네분 반날내 벌돈은 얼마겠어요? 그 약값 또한 어쩌구요? 아시다   싶이 국가에서 로임을 주는 병원이 아니잖아요?” “박원장님, 양로원에서 돈은 낼께요. 어찌 병원에서 손해보게 할 수 있겠어요?” “늙은이들이 무슨 돈이 있을라구, 민정국에서 검진비 낸다고 했으니 문진비까지 내라고 해야죠. 헌데 먼저 말 하면 윤국장이 무조건 못 하게 할겁니다. 그러니 우리 “샌짠 호우 쪼우(先斩后奏)”라는것, 먼저 저지르고 후에 보고 하는것 합시다. 문진이 끝난 후 방원장은 가격표에 싸인만 해주면 됩니다. 내가 윤국장한테 욕 먹을께요.” “감사합니다. 로인님들을 대신하여 감사 드립니다!” “어서 시작 해야죠, 내려갑시다. 로인들이 아침 식사도 안 했을텐데요.” 유치원 어린애들을 줄세워 데리고 다니듯 방 화가 앞에서고 성자부원장이 뒤에 서고 이리저리로 모시고 다니면서 전면검진을 받고 문진을 받고 약도 뗐다. 방 화가 나중에 싸인하며 보니 통군 만 팔천원밖에 들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돈이 문젠것이 아니라 조직이 문제였다. 한해에 두세번씩은 집체 문진과 검진을 조직함과 동시에 하루속히 병원이나 진료소를 세워야겠다고 생각 하였다. 방 화는 로인들에게 시가지에서 국수라도 한그릇씩 대접하고 싶었으나 혹시 잘 못 드셔 탈이라도 생길까 념려되여 검진이 끝난대로 뻐스에 오르게 하였다. “어르신 여러분, 약은 모두 챙기셨죠? 침대궤 서랍에 잘 넣어두고 의사선생님들 말씀대로 꼭꼭 드셔야 합니다. 모르실 것이 있으시면 복무원하구 물어보시구요. 저는 부사령관님하구 일 좀 더 보구 오후에 돌아갈겁니다. 인젠 어서가셔 식사들 하세요.” 방 화는 양 병찬로인을 남기고 뻐스를 떠나보냈다. 오후에 중의원이라든가 교수 문진부라든가 둬 곳 더 가 보이고 돌아갈 예산이다. 방 화는 양로인과 함께 택시로 시정부 호텔에 왔다. 자리를 정하고 민정국 윤국장과 시립병원 박원장을 불렀다. “윤국장님, 덕분에 로인님들 검진 잘 마쳤어요. 녜녜. 방금 보내고 점심이나 함께 드시려고 남았어요. 되시죠? 녜, 그러면 국에 몇분 함께 오세요. 여기에 세분입니다. 시립병원 박원장님과 우리 양로원에 로인님 한분입니다. 녜녜. 다섯분, 녜녜.” 방 화는 박원장한테 전화 친 후 장만이더러 오후에 실으러 오라고 전화를 쳤다. 주안상이 인츰 차려지고 여덟이 둘러 앉았다. 양 병찬로인이 서먹서먹 해 할까봐 근심 했었는데 그는 로환자라 박원장과도 친숙하였고 민정국 여러사람들과는 더 말 할나위도 없었다. 도리여 그이가 일어나 민정국 젊은이들에게 방 화를 소개하였다. “이분 우리양로원 방원장이시구 우리회사의 방사장이시여. 나의 사령관이신게여. 지금까지 팔십년 살아오면서 내위에 사령관 많았었지. 헌데 이처럼 이쁘고 착하고 영명한 사령관은 없었던게요. 여러분들 우리사령관 많이 도와 주슈.” 그들은 술을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윤국장님, 제가 윤국장님께 죄를 졌어요. 용서를 빕니다…” 방 화는 로인들이 문진을 받은 “죄”를 탄백 하였다. 박원장이 혼자 욕먹게 “나는 모르오” 하고 가버릴 수는 없었다. 윤국장은 허허 웃었다. “방사장은 탄백 했으니 관대하게 처리하고 또 그것은 로인들에 대한 효심이니 표창 해야 할 일이구만. 죄는 박원장이 지은거요. 그러고 탄백도 하지 않고. 원래는 먼저 청시 했어야지. 그러니 우리국에서 병원에 돈을 내지 않으면 끝인게요. 잘 됐네   우리 검진비까지 남게 되잖았수? 허허허… 돈을 벌려다가 떼운거지뭐. 허허허…” “윤국장님, 하, 이 방원장이 무릎 꿇고 통사정하는걸 낸들 어쩌란 말입니까?” 박원장은 검진비를 받지 못 할까봐 안달아 났다. 윤국장은 또 한번 크게 웃었다. “당신, 방사장 미모에 넘어간건 아니겠지? 허허허… 다 롱담이요. 원래 검진비도 새해에 돈이 내려오면 주려고 한거요. 미안하지만 둬달 참아주오. 그리고 방사장도 방금 듣다 싶이 둬달 참아야겠소. 모든 수속 절차는 인츰 끝내고 돈만은 새해로…” 그들은 웃으면서 통쾌하게 술을 마셨다. 장만이는 방 화와 병찬로인을 싣고 여러 병원을 돌았다. 딱 맞는 의사만 마나면 양로인의 병이 문제 없이 나을 듯 싶은데 그런 의사를 찾을 수 없었다. 어느 병원에 가나 나이 든 의사면 누구나 모두가 양 병찬 돌격전사와 구면이였다. 방 화는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양 병찬로인을 모시고 돌아왔다. 대청에 앉아 TV를 보던 로인들과 오락실에서 장기훈수를 들던 로인들이 몰려와 양 병찬로인을 둘러싸고 이것 저것 물었다. 방사장이 왜 양로인만 남겼을까를 짐작 하지 못 할 로인은 하나도 없었다. 돌격전사는 묻는 말엔 대꾸 없이 호통부터 쳤다. “입 닥치고 조용들 못 해?! 오늘 느그들 지어 온 약 총사령관님이 박원장 앞에 무릎 꿇고 엎드려 빌어서 얻게 된 것이다. 그러니 할망구들 쫑대썩은 놈들 누구나 한알이라도 헛되이 했다간 총살인 줄 알그라! 박원장이 직접 나하구 말했어, 원래는 신체검사만 하고 약 안 주는거란다. 느그들 알기나 하니? …” 산골마을엔 서리도 일찍 내리고 눈도 일찍 내린다. 서리가 내리는 날 밤은 춥고 싫다. 허지만 첫 눈이 내리는 날은 포근하고 기분이 좋다. 옛날 같으면 첫 눈이 낼릴 때 강아지들이 마을 골목 골목을 누비며 뛰놀고 어린애들이 큰마당에서 눈장난 치며 신발을 푹 적시련만 지금은 그렇지가 않다. 온 마을에 몇마리 안되는 강아지들은 집문 앞에 엎드려 눈속에 들어가려 하지 않고 펑펑 내리는 눈송이만 세며 보고 있다. 강아지도 친구가 많아야 뛰놀기를 하는 것이다. 홀로 무슨 멋에 눈속을 거닐더란 말인가? 개구쟁이들은 더욱 더 없다. 애들이 없으니 학교가 없어지고 학교가 없으니 또 애들이 없어지는 것이다. 방 화는 자기사무실에서 텅 빈 학교마당을 내려다 보며 눈송이를 세고 있다. 고향에 돌아와 3년철이 다 간다. 방 화는 피로 하였다. 편안히 살 수도 있으련만 그는 사랑하는 남편에게 사업을 넘겨주고 싶었다. 이제 4년 후 장만이가 가석방 멍에를 벗는 날 보다 훌륭한 사업을 넘겨주고 나앉을 생각이다. 그때면 방 화도 마흔살을 넘긴다. 시부모님 모시고 애들 끼니나 챙겨주며 조용히 편안하게 살리라 마음 가져본다. “똑똑똑…” 노크소리가 그의 사색을 끊어놓았다. “녜, 들어오세요!” 노크하고 들어온 사람은 장만이였다. “풋흐흐흐… 당신도 웃기시네요. 난 또 별 손님이 온 줄 알았잖아요?” “허허허… 내가 별손님만 못하다 그 말이지?” “그와 반대죠. 호호호… 어서와요, 저것 좀 봐요. 아름답죠? 방금 저 눈송이들을 보면서 무슨 생각 했는지 아세요?”   “그걸 누가 모를까베? 과거 생각 하고 미래 생각 하고 그랬겠지 뭐.” “엉? 어떻게 아셨죠?” “아니, 어떻게고 저떻게고 그런 생각 할 새 없소. 저 산동애들이 오늘 넬로 철거 하겠다는데 남길거요, 말거요?” “당신 생각은 어떠세요? 물으나 마나 남기고 싶겠지? 원래 마음이 선비시니.” “남기고는 싶지만 그건 아니요. 동무 구상대루 하오. 나도 다 가야 한다고 했소.” “몇명이나 남으려 합디까?” “일거리만 주면 다라도 남을거요. 일거리가 없이 잠자리만 있다면 남겠다는 자가 약 절반쯤 될거구 일자리나 잠자리가 없어도 그초막에서 겨울을 나겠다는 애들이 댓 되오. 산에가서 나무를 찍어다가 막 안에 모닥불을 피워놓고 밥이나 해먹으면서 쉰명 이불을 나누어 깔고 덥고 하면 아무 문제 없다는거요. 진짜 백골부대란데.” “그럼 아무말 말고 있다가 진짜 백골부대가 남으면 안배 합시다. 스물 다섯까지 시킬 일이 없어요. 다섯이면 문제 없지만. 몇십명이 모여서 일 없이 겨우내 먹고 놀기만 한다면 꼭 일이 날거얘요. 만일의 경우를 생각 해야죠. 결산은 다 해줬죠?” “그렇소.” “떠날 때 가는 사람들 한테만 백원씩만 더 줘요. 차에서 빵이라도 사 먹으라고요. 그러면 백골부대에서 탈출하는 변절자가 또 생길겁니다. 물론 다 가면 더욱 좋죠.” “알겠소.” “신애아빠, 그저 가실라구요?” 방 화는 돌아져 나가려는 장만이를 끌어 안았다. 그리고는 찐하게 키스 하였다. “오늘 저녁이 관건의 관건이얘요. 안해의 성공을 축원 해줘요.” “충심으로 축원하오! 동무는 꼭 성공 할거요.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동무의 노력은 수포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요. 힘 내오. 성공하고 돌아오는 날 온 밤 안아줄께.” “거짓말 하기 없기얘요, 알았죠?” 장만이는 방 화를 가슴이 터질 지경으로 꼭 껴안았다가 놓고는 나갔다. 방 화는 요즘 양 병찬로인의 방에서 함께 자고 있다. 병찬로인의 병마와 판가리 싸움을 하려고 달려든 것이다. 방 화는 수선 그더러 담배를 끊으라고 권고 하였다. 병찬로인은 방 화의 말을 너무나도 잘 들었다. 담배를 피우지 않았다. 사령관의 말을 거역 하는자는 총살이라고 그이가 말 했다. 그러니 그는 거역 할 수 없었고 거역 할 리유도 없었다. 자기를 위해 귀여운 아녀자가 밤을 새우고 있다는 것을 그도 안다. 시립병원의 전면 검진을 받고 온 그날 밤부터 방 화는 비여있는 병찬로인의 옆침대로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는 병찬로인이 잠자는 모습과 습관을 관찰하고 있다. 이렇게 4일이 지났다. 규률을 찾아냈고 오늘밤 행동 개시의 시각이 닥쳐 온 것이다. 닷새날 밤, 양 병찬로인은 열시 정각에 숨을 고르롭게 쉬기 시작 하였다. 잠이 든 것이다. 방 화는 긴장한 마음으로 초조하게 시간을 기다렸다. 4일간의 통계를 보면 잠이 들었다가 두시간만이면 꼭꼭 깨여나 밖으로 뛰쳐나가고 돌격을 부른다. 캄캄한 방에서 복도의 불빛이 비쳐들어오는 쪽이 출입구라는 것을 알고 곧게 그리로 달려 나간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만약 복도에 불이 없고 반대로 창문쪽에 달빛이   훤하고 창턱이 낮다면 반드시 그리로 뛰여내릴 것이 아닌가? 방 화는 가슴이 섬찍 하였다.열한시 55분이 되였다. 양 병찬로인이 몸을 움찔거리고 입속으로 무어라고 웅얼 거리기 시작한다. 돌격전사가 소리지르며 몸을 일으킬 위기일발의 시각이다. 이것이 방 화가 기다려 온 시각이다. 방 화는 커다란 폭죽에 불을 달아 로인의 침대 밑에 던졌다. 그리고는 폭죽소리와 함께 창밖에 대고 권총을 련발 쏘며 목구멍이 터져라 “돌격!”을 웨쳤다. 난생 처음 쏘아보는 총이고 처음 웨쳐보는 돌격이였다. 방 화는 탄알 여덟발을 다 쏘아버리고 권총을 호주머니에 넣었다. 그리고는 맥 없이 그자리에 폭 꼬꾸라졌다. 그는 너무 긴장되고 너무 지쳤었다. 그것이 확 풀리며 몸을 지탱하지 못하고 맑은 정신으로 쓰러진 것이다. “방사령관! 방사령관님! 깨여나시요, 놈들이 물러갔습니다! 우린 승리했습니다!” 양 병찬로인이 방 화를 안아 침대에 놓는데 로인들이 몰려들어오며 전등을 켰다. “웬일이요? 대포소리는 뭐고 총소리는 뭐요?” “우리 방사령관님께서 부상 당했소, 나를 엄호하다가 쓰러졌단 말이요!” 병찬로인은 언녕 정신이 맑아졌고 모든 사태를 똑똑히 보았다. 그는 의식적으로 연출 하고 있는 것이다. 로인들이 내려다 보는데서 방 화는 몸을 이르켰다. “괜찮수? 방사장님!” “괜찮아요. 보세요, 아무일 없잖아요?” 방 화는 두팔을 들어 굽혔다 폈다 하며 환하게 웃어보였다. 로인들은 뒤로 물러 서며 휴ㅡ 안도의 숨을 내쉬였다. 그들은 방 화가 이방에서 며칠을 보낸 것도 모르는 상태이다. 하여 여전히 의심은 풀리지 않았다. “근데 웬 폭발소리가 그렇게 요란 했소?” 방 화는 침대 밑을 내려다 보았다. 로인들도 함께 내려다 보았다. “폭죽이 아닌가? 양령감, 무슨 장난 한거요?” “아니, 양할아버지가 한게 아니라 제가요, 저도 오늘부터 돌격전사가 됐어요.” “양령감태기 한테 전염 됐수? 이거 야단 났네!” “괜찮아요, 어르신님들 건너가 주무세요. 제가 전염 되여 죄송해요.” 로인들은 혀를 끌끌차며 자기네 방으로 돌아갔다. “편히 주무세요, 총사령관님 놈들을 잡아 없앴으니 부사령관님 시름놓고 쉬겠네.” 문 복자로인이 방 화의 어깨를 도닥여주곤 돌아져 나갔다. 그는 방 화의 고심을 아는 듯 하였다. 방 화는 폭죽 종이부스러기를 쓸어 화장실 쓰레기통에 넣어버리고는 전등을 껐다. 양 병찬로인은 침대에 앉아 물끄러미 창밖의 달빛을 바라보고 있었다. “할아버지, 어서 쉬십시다. 아무 말도 아무 생각도 마시고 마음을 온정 하시고 쉬세요. 놈들이 온대도 이 손녀사령관이 지켜드릴거라는 것만 믿으세요.” “알았소, 놈들이 무리쳐 오는데 포소리가 울리고 총소리가 나니 놈들이 사라졌소. 하루밤에 한번씩만 오는거니 오늘 밤엔 안 올거요. 방사장도 시름놓고 자오.” 방 화는 자지 않고 연후의 상황을 관찰 하려 하였으나 너무도 피곤하여 병찬로인 먼저 잠들어버렸다. 병찬로인은 로친이 죽은 후로 여러해만에 처음 눈물을 흘렸다. 라고 생각하며 병찬로인은   썩 지나서야 잠이 들었다. 기상벨 소기가 울리는데 병찬로인은 일어나기가 싫어 몸만 뒤척이였다. 방 화는 침대에서 내려와 로인을 흔들었다. “할아버지, 콩물 마셔야지요? 부사령원이 늦장 부려서야 되겠어요?” 양 병찬로인은 벌떡 일어나 불수강 컵을 들고 나갔다. 산동에서 온 농민공들은 다 돌아가고 넷이 남았다. 방 화는 그들을 낡은 집을 수리 해 둔 “청산리”에 들게 하였다. 호텔 공사장 초막에서 토막나무를 안아다 방부터 덥혔다. 물도 긷고 밥도 짓고 그들은 좋아서 야단이였다. 이날도 열시가 넘어서야 양 병찬로인은 잠자리에 들었다. 방 화도 자리에 누웠다. 그러나 잠 들어서는 아니 된다. 련 며칠을 양로인 대신 싸워줄 예산이다. “근디 방사령관, 엊저녁 그 총은 뭐요? 어데서 났는가 말이요?”  “보셨어요? 그러니 일찍 깨셨네요. 공안국 친구한테서 빌려 온 거얘요. 전투놀이 할라믄 비슷하게 해야 재미지죠. 호호호… 안 그래요?” “허허허… 그야 그렇지. 그럼 오늘 밤에도 쏠거여?” “그럼요, 놈들이 오면 쏴야지요. 인젠 할아버지 머리속에 놈들이 나타날 때믄 난 알 수 있어요. 근데 제가 총 빌어왔단 말씀 어데가 하시믄 안 돼요. 비법이거든요.” “알어, 내가 뭐 총사령관한테 해 되는 일 할까봐?” 양 병찬로인은 열시반에 숨을 고르롭게 쉬기 시작 하였다. 그러니 열두시 반까지 기다려야 했다. 방 화는 몰켜오는 잠을 물리치려고 대청으로 내려가 TV앞에 앉았다. 로인 몇이 연변TV 방송국의 “사랑이 뭐길래?”란 한국 드라마 재방송를 보고 있었다. 열두시 반이 십분을 앞두고 다가왔다. 방 화는 기척 없이 자기 침대로 돌아왔다. 양 병찬로인이 몸을 뒤틀기 시작하였다. 방 화는 창문을 데꺽 열고 총을 쏘며 돌격을 웨쳤다. 두발 쏘았을 때 “사격정지!”하고 양 병찬로인이 웨쳤다. “그만 쏘아도 되오, 첫방에 놈들이 다 없어졌어. 탄알을 아껴야지. 휴ㅡ” “잠 다깨셨어요? 또 안 올까요?” “안 올거야, 인젠 자자. 이까짓 늙은이 때문에 방사장이 몸살 나겠다.” 두번째 날이라 옆방의 로인들도 아무일 없은 듯 건너오지도 않고 잠깐 깨였다가 돌아누워 다시 잠들어버렸다. 방 화와 양 병찬로인도 인츰 잠들었다. 세번째 날 밤엔 총을 쏘려다가 침대위에 버리고는 병찬로인의 귀에대고 손벽을 치며 돌격만 웨쳤다. 병찬로인은 힘겹게 잠을 깨였다. 잠을 완전히 깨려고 일 없이 화장실에 들어갔다 나왔다. 네번째 날 밤에도 다섯번째 날 밤에도 일주일간을 그렇게 했다. 잠들었다가 두시간 후 적들무리가 나타나는 환각이 올 때 깨여났다가 다시 자는 것이 방법인데 곁에서 누가 깨워주지 않고도 깨여날 수 있을지 모를 일이다. 방 화는 감히 멈추지 못하고 일주일을 더 그렇게 하였다. 보름 되는 날 방 화는 깨워주지 않기로 큰 마음 먹고 지켜보기로 하였다. 진짜로 승전이냐 패전이냐는 오늘 밤에 걸려 있었다. 양 병찬로인은 열시십분에 숨을 고르롭게 쉬기 시작 하였다. 방 화는 대청에서 시간을 보내고 올라왔다. 방 화에게 있어서 숨 막힌 시각이 닥쳐왔다. 0시 7분이다. 병찬로인이 몸을 뒤틀고 웅얼거린다. 방 화는 “돌격!”을 소리 높이 웨쳐주고 싶었다. 양로인이 놈들 포위 속에서 모대끼고 있다는걸 그는 안다. 방 화는   참았다. 1분… 2분… 3분… 5분이 흘러갔다. 병찬로인이 벌떠덕 자리에서 일어나 앉았다. 방 화는 보이지 않는 그의 뒤면 창가에 섰다. 병찬로인이 침대에서 내리지만 말기를 빌며 방 화는 입술을 깨물고 숨죽이고 서있다. 또 일분 일분 시간이 흘렀다. 약 3분이 흘렀을 때 양 병찬로인은 천천히 침대에서 내려 문가로 다가갔다. 보름전 같으면 이렇지 않고 화닥닥 일어나 소리지르며 복도로 뛰쳐 나갔을 것이다. 양로인은 문가의 스위치를 눌렀다. 방안이 밝아졌다. 그리고는 몸을 돌렸다. 그의 얼굴 깊숙한 주름살 골골이 눈물이 고였다. 방 화도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들은 기쁨과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있는 것이였다. 그들은 한발 두발 간격을 좁혔다. 병찬로인이 푹 하고 무릎을 굽혔다. 방 화는 한발 뛰여가 머리를 숙이려는 양로인을 끌어 안아 이르켰다. “할아버지, 왜 이러세요? 어서 일어나요! 어서요!”  “방사장, 고마워. 고목에도 꽃이 핀다더니 날 두고 한 소리구나. 고마워. 나는 아들 딸 하나두 없는데 방사장 내 딸 해줬으면 좋으련만…” “아버지! 딸이 올리는 인사 받으세요!” 이번에는 방 화가 무릎을 꿇고 이마를 땅에 부쳤다. “오냐, 내 딸아. 나이 팔순에 딸을 얻고 병도 떼고… 좀 일찍 만났더면 우리노친 내 건강한 모습도 보고 고운딸 얼굴도 좀 보구 죽었을건데… 잉잉잉…” 견강한 로전사는 어린애처럼 울었다. 그날 아침 콩물 마실 때 양 병찬로인은 소리쳐 자랑했다. “나 오늘부터 사장님 아부지다! …하, 이 할망구들 못 알아먹었나? 축하 해줄줄도 몰라? 나, 아니, 방사장님 오늘부터 나의 양딸이란 말이다! 그리구 인젠 밤중에 너들 안 깨운다. 내딸이 날 대신해서 놈들을 싹 검질해 치웠다. 내가 밤중에 돌격부르면서 너들 깨우는 일 반달이나  거둬 치웠잖아?” “그러니 재미 없어졌잖아, 돌격 그냥 할거지. 흐흐흐…” “나두 같이 돌격 할라 했었는데 총사령관 땜에 나떨어지고 말았네. 호호호…” “방사장님이 어디 니 혼자 딸이야? 언녕부터 우리 맘속의 딸이잖아?” 할머니들이 롱담을 걸어왔다. 방 화는 사흘을 더 지켜본 후 시름을 놓고 양 병찬로인의 방을 떠났다. 많은 병원, 많은 의사들이 고칠 수 없었던 질환을 방 화가 뗐다. 이는 의료과학이 아니라 사랑과학이고 사랑료법이다. “사랑료법”이 병찬로인의 돌격증을 근치 한 것은 수많은 사랑료법 성공 사례중 한가지에 지나지 않는다. 사랑으로 불치지증을 고치고 생명을 되찾는 일을 사람들은 많이 보아왔다. 사랑이 뭐길래 이같이 큰 힘과 지혜가 있는지 모른다. 며칠 후, 양 병찬로인은 연길에 있는 친구가 생일 쇠는데 꼭 가야 한다며 당면을 싣고 나가는 동주의 트럭에 앉았다. 그는 연길에 가서 내릴념을 하지 않고 말 했다. “조부장이, 자네 일 다 보고 갈 때 나 같이 금점 좀 들리세. 친구 생일에 온 것이 아니고 딸 한테 물건 하나 사 줄라고 그러는데 도와주오. 그러니 먼저 공가일 보세.” “그래요? 그럼 무역공사에 가서 물건을 인츰 부리워버리고 금점에 갑시다.” 양 병찬로인에겐 담배 사 피우고 남은 돈을 모아 둔 것이 몇천원 있었다. 그는   방 화에게 례물을 사주고 싶어 연길에 따라 온 것이였다. 돈 쓸 곳이 생겨서 그는 좋았다. 칠천여원을 주고 작은 보석이 박힌 금목걸이를 샀다. 방 화는 그 귀중한 례물을 받을 수도 받지 않을 수도 없는 딱한 처지였으나 내색 없이 백번 사례하고 기쁜 얼굴로 받았다. 받지 않으면 부녀지간이 아니라고 양로인은 실망 할 것이다. 방 화가 사양치 않고 기꺼이 받으니 양아버지는 얼마나 기뻐하는지 형용 할 수가 없었다. 방 화에겐 자기가 절로 산 장신구는 한가지도 없었다. 원래 그는 겉 치장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 방 화는 “청산리”에 남은 농민공들에게 입쌀 네주머니를 사다주고 돼지고기와 당면도 가져다주었다. “청산리”에 든지 나흗 날 방 화는 그들을 사무실로 불렀다. “먼저 통성명부터 할까요? 내 이름은 방 화이고 알겠지만 이회사의 책임잡니다.” “우리게 집을 안배 해주고 쌀이랑 고기랑 보내주어 감사하다는 말 먼저 할께요. 제 이름은 진 영복이구 서른살입니다. 리 련길이와 한마을에 살구요. 우리 넷 다 한마을입니다. 이애는 스물 여섯살 내 친동생이구 영걸이라 부르구요, 그담 분은 왕 충상이라 부르는데 나보다 세살 위구요, 마지막 친구는 나보다 두살 아래, 방 승화라 부릅니다. 사장님하구 한성치지요. 아무튼 우리 욕심에 이렇게 남았는데 신세 지어 미안합니다. 일을 시킨다면 우리는 무상으로라도 해드릴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혈기 차넘치는 끌끌한 청년들이니 참 좋군요. 모두 장가 들었어요?” “아니요. 왕형 혼자만 결혼 했습니다. 나는 결혼 할 여자친구가 있는데 이 두 동생은 행방이 없습니다. 허허허… 아직 어리니깐요.” “스물여섯 스물여덟이 어려요? 아니죠. 아무튼 돈 많이 벌고 좋은 장가 들기를 바라겠습니다. 동무들은 무슨 기술들이 있습니까?” “저 왕 충상형은 목수기술이 높습니다. 저하구 승화는 벽돌쌓기구요, 제동생은 력공입니다. 별 재간은 없지만 우리는 뭐나 빨리 배워서 잘 할 수 있습니다.” “알겠습니다. 오늘 만나자고 한건 다름 아니라 여기에 체류하는 기간 본인의 안전에 조심하고 또 비법적 일에 끼여들지 말고 말썽 없이 겨울을 나자는 것입니다. 잘 할 줄 믿으면서도 여기 책임자로서 응당 한마디 충고는 해야겠다고 생각 한거죠.” “방사장님, 안심 하셔도 됩니다. 저도 부대에가 입당하고 조직생활을 여러해 한 놈입니다. 방사장님을 도우면 도왔지 해되는 일은 절대 없을겁니다.” 여전히 진 영복이 대답하였다. 나머지 셋은 입도 한번 뻥긋하지 않았다. “좋아요, 헌데 세분의 의향은 어떠한지 한마디 말도 없으니 갑갑하군요.” “우리 다 영복형의 대답과 같습니다. 우리는 영복형을 대장으로 선거 했습니다.” “오, 알겠어요. 진대장 수고 많이 해야겠군요. 내가 일거리를 하나 잡아줄터인데 할 수 있겠는가 토론 해봐요. 왕쓰푸, 이것이 도면인데 뭔가 보시요.” 왕 충상이 일어나 방 화의 책상위에 놓인 도면을 집어들고 이리저리 돌리면서 한동안 뜯어보았다. 그리고는 진 영복에게 넘겨주었다. “방사장님, 하나에 얼마씩입니까?” “재료값과 비용을 다 제하면 수공비 8원이 남는다고 합니다. 무슨 물건입니까?” “꿀벌통입니다. 제가 만들어봤거든요. 쉬워요.”   “8원이면 회사에서 4원 동무들이 4원 절반씩 나눠야 합니다. 회사에서 목재도 사다주고 자리도 안배 하고 할 것입니다. 하루에 4-5십개씩 만들 수 있어요? 그래야 한사람이 4-5십원씩 벌 수 있을텐데요.” “십원벌이라도 해야죠. 회사에 지장이 없다면요. 심려 해주어 감사합니다.” “벌지 못 할 수도 있어요. 그러니 잘 예산 해야 하고 질량은 우리 기술부에서 검사 할거구요. 한국으로 나가는 물건입니다. 그러니 차도가 없어야죠. 전기톱과 전기대패가 안장되여 있는 교실에 난로를 놓으세요. 창문에 비닐박막을 대고요.” 열흘간 준비를 하고 재료를 사는 사이 방 화는 남북무역회사 김 현철이네와 판매 계약을 맺고 생산에 투입 시켰다. 넉달간 꾸준히 하여 한사람이 5천여원씩 벌었다. 그러니 회사에도 2만원이 남았다는 뜻이다. 양 병찬로인이 “야간돌격”을 멈춘지가 달포 되는 때였다. 방 화는 시내로 일보러 갔다가 우연하게 “로년병 전문의ㅡ방 승권 진료소”란 간판을 보고 초빙 할 마음으로 찾아 들어갔다. 헌데 로년 환자들이 꽉 차고 넘쳐 방의사의 앞으로 접근하기 조차 힘 들었다. 하는 수 없이 볼일들을 보고 퇴근시간을 기다려 다시 찾아 들어갔다. 방 화는 퇴근 준비를 하고 있는 방의사에게 명함장을 건늬며 인사 드리고 부근의 한 한식점으로 초대 하였다. 음식이 오르고 식사를 시작 하기전 방의사가 참지 못 하고 먼저 입을 열었다. “방사장동무, 필경 말 떼기가 힘 든 사연이 있는 듯 한데 말씀 해보오. 아무래도 말 해얄게 아니겠소? 이 음식들이 감사한데 영문도 모르고 수저를 들 수야 없잖소? 같은 방가라서 어쩐지 내 딸 같은 마음이 드는데 미안 할게 없소. 내가 도울 수 있는 일이라면 좋겠는데, 부모님께서 어디 편찬으시우?” “감사해요, 방선생님. 제가 양로원을 꾸려 로인님들을 사십여명 모시고 있습니다. 선생님을 의사로 초빙하고 싶어 찾아 온겁니다. 낮에 들렸다가 환자들이 너무 많기에 나갔다가 다시 왔는데요, 제가 선생님을 모셔가면 그많은 환자들은 어쩌고 또 선생님 수입은 어쩌고 근심뿐입니다. 아무런 결론도 짓지 못한채 선생님과 음식이라도 한끼 쓰고 싶어 이렇게 앉게 된 것입니다. 저도 같음 방씨라서 그런지 더 다정스럽고 믿어 지고 그러네요. 그래서 되지도 않을 소리를 이렇게 했어요. 용서 하세요.” “방씨는 온양으로 일본이라오. 그러니 우리는 원래 한집안인 것이요. 그런데 참 미안하구만, 사장동무의 말씀대로 나는 많은 환자들을 위해 복무 해야 하구 돈도 벌어야 하오. 애들 셋이나 있는데 집이라도 하나씩 사주어야 할게 아니겠소? 출근 할 때는 생활비나 벌고 돈을 모을 수 없었소. 진료소를 꾸린지 반년 되는데 월 평균 약 십만원씩 벌고 있소. 그러니 내가 어델 갈 수 있겠소? 그 갑수동, 남포 서쪽골에 썩 올라가 있는거 나도 아는데 거 가깝기나 하다믄 내가 띄염띄염 찾아가서 진찰이라도 해드리겠는데 너무 멀거든. 참으로 미안 한데 조카 량해 해주우.” “삼촌! 제가 미안하죠. 제가 욕심에 허튼 생각을 한거얘요. 앞으로 우리로인님들 제가 모시고 와 선생님께 문진 받겠습니다. 오늘 집체로 꽈호 한걸로 해줘요. 호호호… 전 이렇게 렴치 불문이얘요, 우리삼촌! 그리구 석달전에 시립병원에 로인님들을 모시고 가서 전면 검진을 받았어요. 이제 그 진료당안도 그대로 찾아다.   삼촌께 맡기렵니다. 우리는 병 보일 때마다 삼촌께 보수를 드릴거구요.” 방 화는 자기 욕심만 챙길 수는 없었다. 그렇다고 한달에 십만원이라는 고금으로 초빙 할 수도 없는 사연이였다. 방의사의 말씀대로 거리나 가까웠으면 얼마나 좋으랴 싶었다. 로인들의 질환은 일단 튀여나면 치료하기가 힘들다. 그러니 조기 진단과 조기 치료를 해야하고 예방에 특히 주의를 기울려야 한다. 그렇다고 매일 로인님들을 몇명씩 싣고 새내로 뛸 수도 없는 일이다. 방 화는 고민하던 끝에 부사령관 양 병찬을 찾아갔다. “아버님, 저 거기 중의원 있잖아요, 방 승권 선생님 아세요?” “엉? 친척인가? 옛날에 중의원에 가면 그냥 그선생만 찾았었어. 로인병 전문이구 의술이 높구 의덕이 최고인 사람이여. 내병은 못 뗐지만. 근데 인젠 투이쓔 했어.” “투이쓔 하시구 진료소 꾸렸는데 바쁘시다네요. 여기에 오셨으면 좋겠는데요.” “음, 오시믄 정말 좋은데. 내 한번 찾아가 만나볼까? 되진 않겠지만은.” “그러시겠어요? 감사합니다. 그럼 낼 오후 저 함께 가요. 될 수 있으믄 좋겠지만 안 되셔도 별 수 없죠. 그러믄 다른 의사분 찾아야죠.” 이튿날 오후 퇴근시간을 맞추어 방 화는 병찬로인을 방 승권 병원에 들여보냈다. 마지막 환자를 보고 있던 방 승권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어어? 이거 누구십니까? 어르신! 저세상 가신줄로 알고 가슴 아팠었는데 되려 젊어 지시다니! 하하하… 장가라도 드신게 아니십니까?” “엑끼 이사람! 빨리 환자분이나 보게. 자넨 그새 머리까지 다 희였구만, 그래.” 방의사는 환자에게 처방을 써주고 약방으로 보내고나서 다시 일어나 양 병찬의 손을 잡아 환자가 앉았던 걸상에 앉혔다. 그리고는 진맥 하려고 병찬로인의 오른쪽 손목을 더듬었다. 무조건 병 보이러 온 것이라 생각한 그였다. “여보게, 자네 방 화 사장님을 아나? 갑수동에.” “예? 방사장? 엊그제 저녁밥까지 함께 먹었는데요. 오ㅡ방사장이 보내 오셨군요. 꽈호비 아끼시려구요? 하하하… 저는 원래 꽈호비 안 받아요.” “이사람 방의사, 이늙은이가 방사장을 대신해서 자네를 모시러 온거라네. 병치료 온 줄 알어? 나 병 없어! 옛날 양영감인 줄 아오?” “어르신님 그 고질을 고쳤단 말씀입니까? 누가요? 어떻게요?” “당신들 고급의사가 못고쳐 골머리 앓던 내병을 방사장이 떼준거여. 방 화갸가. 믿기질 않지? 석달전 우리 늙은이들이 시립병원에 검진을 왔었는데 방 화는 박원장 앞에 무릎까지 꿇고 빌어서 우리네 치료까지 받게 하였다네. 그앤 이렇게 우리네들만 생각한다오. 그러니 방의사는 그애의 고마운 마음 리해 해주고 조금 고려 해주게나. 내가 주책 없는 소리 하는줄 아네. 그앤 자네한테 미안하여 감히 사정의 말 한마디도 못 하겠다고 하더구만. 나는 그애의 소원 풀어주고 싶어 찾아 온거라네. 미안하이.” “어르신님, 그마음 충분히 리해가 갑니다만 무턱대고 돼요 안 돼요 대답 드리긴 힘드네요. 저도 방법을 좀 연구 해봐야지요. 그건 그런데 어르신님의 질환은 무슨 약으로 근치 하셨어요? 중약인가요, 서약인가요? 어떤 민간료법인가요?” “심약이라던가? 헌데 그건 방 화의 밀방이니 함부로 불면 안되지. 또 잘 알지도   못하는거고. 그애가 밖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정 알고 싶거든 직접 물어보게나.” “예? 함께 왔습니까? 왜 들어오지 않고요.” 방 승권의사는 급급히 문밖으로 뛰쳐나갔다. 승용차에 앉아 줄곧 병원 출입구만 지켜보고 있던 방 화가 먼저 방의사를 발견하고 차에서 내려 머리를 숙였다. “안녕하세요? 삼촌! 저 렴치도 없이 또 왔네요.” “허참참, 들어왔어야지, 방사장 방의사를 나쁜사람 만드는구만. 허허허…” “호호호… 죄송 합니다. 또 찾아 온다는게 너무도 죄송해서요. 퇴근 안 하셔요? 함께 식사 하러 가십시다.” “그러지, 오늘저녁엔 내가 살거요.” 그들은 또 그한식점으로 왔다. 방의사는 메뉴카드를 번지며 음식을 주문 하였다. “방사장, 이 양어르신 질환을 근치 한 밀방을 나한테 팔면 안 될까? 그건 정말로 의난병이였는데. 얼마나 많은 명의들이 투항하고 말았다고.” “호호호…삼촌도. 밀방은 무슨 밀방이게요. 우리아버님 견강하시기에 나은거죠.” “아가야, 방의사 사겠다고 하잖냐? 이천만원쯤 불러. 그래서 안 사면 말고. 아니, 삼촌이라 불렀으니 면목을 봐서 방의사 진료소와 맞바꾸면 어떻겄냐? 흥흥흥…” “호호호… 아버님도. 삼촌, 전 의학 한푼어치도 몰라요. 약 한첩 안 썼어요…” “아니지, 심약 있잖아? 사랑약 백첩이나 썼잖아? 그래서 나은거잖아?” “사향약이요? 오! 사향이라, 도리가 있소!” “삼촌, 잘 못 들으셨어요. 사향이 아니라 사랑이라 하셨습니다. 약 안 썼다니깐요. 아버님께서 지어낸 사랑약이란 사랑의 마음일 것입니다. 그래서 심약이라 하시구요.” “사랑의 마음으로 어떤 조치를 취했기에 그런 질환을 물리칠 수 있었소?” 방 화는 한달 남짓이 밤을 새우며 관찰하고 제시간에 대신 소리쳐 깨워드리고 결국엔 절로 몽중에서 깨여나고 소리 지르지 않게 된 사연을 이야기 하였다. “삼촌, 저의 이방법이 같은 질환으로 고생 하시는 다른 환자들한테도 적용이 되였으면 좋겠어요. 전 환자가 없어 할 수 없으니 삼촌께서 림상실험 해보세요.” “고맙소, 사랑료법이라는 만능 특효약이 효험을 본 것이 맞소. 많은 의사들은 그 약을 모르고 있는거요. 나도 그렇고. 앞으로 꼭 그런 환자를 만나면 사용 하겠소.” “방의사, 우리딸의 밀방을 공짜로 갈취 할 생각은 아닐테지유?” “방사장의 사랑료법은 나의 눈과 마음도 밝혀주었습니다. 삼일 후면 일요일이죠? 매주 일요일마다 제가 그리로 무료봉사 문진을 가겠습니다. 맥을 짚어보고 처방을 쓰면 양로원 복무원이 알약 같은걸 사다 대접하면 될겁니다. 초약 같은건 제가 지어 가도록 하지요. 돈 주고 산 것이니 공짜로 드릴 수는 없구요. 원가로 드리겠습니다. 진료소 문에 건 ‘일요일 휴식 안 합니다’라는 패쪽을 ‘일요일 휴식 합니다’로 고쳐만 놓으면 모든 수속은 끝나는 겁니다. 개체 영업의 우월성이지요. 일요일마다 열서넛씩 진맥 하면 한달에 한순배 다 볼 수 있는겁니다. 한달에 한번씩 검사 하면 돼요.” “감사 합니다! 삼촌, 정말 감사 합니다! 삼촌 로임은 어떻게 하죠?” “무료봉사라고 말 한것 같은데. 점심이나 한때 먹여주면 되겠소. 그리구 내가 되려 조카의 사랑이란 심약에 감사 해야지. 나도 륙십평생 좋은 사람, 남에게 유익한   사람이 되기에 힘쓰고 의술을 배우면서 의덕을 높이기에 힘써왔지만 어림도 없구만. 시립병원의 로인들 진료당안을 찾아오오. 내가 그당안을 계속 써 내려갈테니깐.” 방 승권의사는 일요일마다 자가용을 몰고 어김 없이 양로원에 찾아와 로인들의 맥을 짚어보고 모병이 발견 되는 족족 처방을 떼주었다. 시간이 나는대로 촌민들과 회사 직공들의 병도 봐주고 로인들의 보건 강좌도 해주었다. 그이도 실제로 “사랑료법”이란 새로운 의술을 림상실천에 옮기고 있었다. 회사에서는 고기돼지 생산 3만마리 이상, 당면 생산 3백톤 이상, 계획대로 완성 하였고 도토리 전분도 20돈을 생산 하여 전해보다 다섯돈을 더 내였다. 생산 일선의 직공들은 모두 만원 좌우로 지표 초과 완성 장려금을 타고 제2선의 사무 일군들도 일선일군들의 평균 수준으로 만원씩 탔다. 양돈업에서 순리윤 3백 55만원을 벌었고 도토리 전분에서 25만원을 벌고 당면에서 30만원을 벌고 갑수동 흥농표 약수물이 10만원을 벌었다. 방 화에게 2백만원을 주고 양로원과 단층 주택 열채를 회사의 공유재산으로 사들였다. 50만원을 확대생산 류동자금에 보태고 백 60만원을 주주들이 분홍 하였다. 한주에 200원씩 차려졌다. 주권이 2천 5백장인 방 화는 50만원을 타고 주권이 백장인 리 영섭은 2만원을 탔다. 방 화는 호텔 건설에 6-7백만원을 투자 하고 휴가촌 건설에 2백만원, 골프장과 스키장에 백50만원을 투자 할 예정인데 이것은 송자의 재산으로 걸어두고 회사에서 맡아 경영 할 타산이다. 천만원 넘는 투자를 회사에 부담 시킬순 없는 것이다. 07년의 땅이 녹자 남방에서 잔디풀 세트럭을 사다가 골프장 곳곳에 옮겼다. 보기 좋은 소나무도 사다 심고 모래구덩이도 만들었다. 트럭 석대가 북경에가 양설기(눈 만들어 날리는 기계) 두대를 사고 골프차도 한대 샀다. 골프장의 구덩이들에 눈을 다져 넣고 겨울이면 썰매장과 스키장으로 되는 것이다. 전해에 시공하던 농민공들이 다시 와서 호텔 벽을 쌓는데 콩크리트 기둥 사이에 창문을 달며 메우는 일이라서 한달도 안되여 완공 되였다. 실내와 실외를 장식 하고 내부 장비를 사 들이면 사용에 교부된다. 절반 인원이 호텔 장식에 붙고 절반 인원은 휴가촌 건설에 투입 되였다. 두개그룹은 비기기를 하며 일손을 다그쳤다. 휴가촌 건설 도면은 박 창범 총공정사가 띠염띠염 일년 넘는 기간을 두고 그린 것이다. 관광 고찰을 나갔을 때 찍은 사진과 그린 초도를 참조 하고 광범히 의견을 청취 하며 고치고 또 고쳤다. 큰배고 어구로부터 북으로 올려 짓기 시작하여 첫 해에 얼마를 지으면 얼마로 하고 그후로 아무때건 이어 지을 수 있게 된다. 건축등발가설 전문용으로 쓰던 겁질 벗긴 열트럭 락엽송으로 층계와 구름다리를 만들고 귀틀집도 여러채 지었다. 외벽도 지붕도 어간벽과 바닥도 전부 반반한 락엽송이고 실내의 침대나 탁상 걸상도 모두 반들반들 기름칠을 한 노오란 락엽송이다. 전부 홍송과 미인송 널판자로 지은 집도 있고 가둑나무 토막으로 촘촘히 벽을 쌓고 가둑나무 쪼박으로 빽빽이 지붕을 인 집도 있다. 방마다 스팀 방열기가 숨겨져 있고 벽난로도 만들어져 있기에 열 단절을 잘 하는 나무벽, 나무지붕 가옥은 겨울철에는 후끈후끈 하고 여름철에는 서늘하며 방안엔 싱긋한 나무 향기가 사시절 그윽 하다. 첩첩 산봉 밑에 올망졸망 들어앉은 나무 집들은 장백산의 원시림을 연상시키고   완정한 생태 환경이 선사하는 인간의 지상락원을 감미하게 한다. 누구라도 피끗 보면 들리고 싶고 들리면 묵고 싶게 하는, 또한 한번 묵으면 다시 와보고 싶게 하는 그런 디자이너이다. 나무집들 중에는 호텔에서 식사 하고 주숙만 하게 한 것도 있고 쌀, 남새, 기름, 간장까지 다 갖춰놓은 자취방도 있다. 회사 앞 길로 여름 유람철이면 하루에 너덧대의 관광뻐스가 올라가고 내려간다. 06년까지는 이곳에 “흥농실업”이라는 기업이 앉아 있구나 하고 관광객들은 생각하며 지나쳐 버렸을 것이다. 새해 08년도 부터는 지나가는 사람들이 내려보지 않고서는 지나쳐버릴 수 없게 할 것이다. 갑수동 흥농 실업 유한회사라는 커다란 금빛 립체식 글자가 호텔의 지붕위에 우뚝 설 것이고 그아래에 호텔, 휴가촌, 골프라는 간판이 관광객들의 시야를 뚫고 마음을 움켜잡아 당길 것이다. 물론 겨울엔 골프라는 글이 스키-썰매라는 글로 바뀌여 백두산 스키장으로 가는 사람들로 하여금 걸음을 멈추게 할 것이다. 백두산의 대형 스키장보다 갑수동의 소형 스키장에서 하루를 즐기려는 초보자들이나 어린이들이 더 많을 것으로 예측 된다. 향마을로부터 올라오면서 갑수동까지 산굽이마다 흥농실업의 커다란 광고판을 세운다. 큰 채색TV형광막 화면이 바뀌듯이 한굽이 돌아서면 한가지 내용씩 바뀌며 사람들로 하여금 갑수동에 대해 충분한 호기심을 품게끔 홍보 할 것이다. 방 화는 각 가지 일을 동시에 추진 해나가고 있었다. 장만이가 일년전에 모아놓은 나무뿌리들이 단단하게 잘 말랐다. 큰 비가 오는 날 휴가촌 공정대가 문밖의 일을 할 수 없게 되자 장만이는 그들을 불러다 나무뿌리의 겁질을 벗기게 하였다. 겁질만 벗겨놓으면 장만이가 그 형체를 보며 디자이너 하고 조각 할 것이다. 그리고 기름만 발라놓으면 훌륭한 공예미술품으로 된다.   호텔이 문을 열면 대청 한켠에 진렬장을 하고 장만이의 수근(树根) 공예품과 정 강 할아버지의 수지(树枝)공예품이 배렬 될 것이고 백석조각 공예품도 나올 것이다. 강 석범은 봄부터 철갑산 흰돌로 공예품을 만들고 있다. 제멋대로 생겨먹은 백석 한밀차를 물속에서 돌아가는 륙각 쇠통에 부어넣고 반날 남짓 전동기로 굴려주면 인조 조약돌이 된다. 그 조약돌들은 크기나 모양새가 각양각색 천차만별이다. 그돌에 복자도 새기고, 쥐, 소, 범… 열두개 띠의 짐승 이름도 새기고, “무한한 풍광은 험한 봉에 있느니라!”는 모 택동의 시사도 새기고, “장백산 아래 제일촌ㅡ갑수동” 이라고도 새기고… 아무튼 할 것이 많다. 글을 새긴 후 기름칠을 하면 진짜 조약돌 보담도 더 반짝반짝 광택이 나고 아름답다. 한쪽 귀에 금강석 드릴로 구멍을 뚫고 고운 끈을 달아주면 한가지 공예품이 완성이다. 강 석범은 백석으로 열두가지 짐승도 새기고 보살님도 새기고 삼국연의나 수호전의 영웅호걸도 새기고 모 택동도 새겼다. 누구나 보면 갖고 싶게 하는 물건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문방 사보중의 하나인 벼루이다. 좀 작은 것은 손바닥만큼 하고 좀 큰 것은 손바닥 두개만큼 하다. 밑바닥엔 “장백산ㅡ갑수동”이라 새겼고 웃면 먹판은 백두산 천지 모양으로 조각 했다. 천지에 붓을 담궈 글을 쓴다고 눈을 감고 상상 하면 아마 글은 절로 될 것이다. 갑수동표 벼류는 붓글씨를 쓰지 않는 사람일지라도 한번 쥐면 놓기가 아쉽게 하는 장백산의 명물로 뜰 것이고 갑수동을 전국, 나아가서는 세계가 알도록 할 것이다.   명품의 근본은 가공 기술과 디자이너도 중요 하지만 수선적인것, 근본적인 것은 원자재이다. 철갑산의 백석이 석범이한테 길을 열어준 것이다. 원래는 소배고쪽으로 흙층을 벗겨버린 후 로출된 백석을 깎아 호텔로 올라가는 인행도 층층계를 만들려고 방 화가 석공인 강 석범을 감자 세척일에서 떼여다 안배 하였는데 층층계 일을 시작 해놓고는 돌로 돈을 만드는 디자이너를 착안 해낸 것이다. 돌층계를 깎아만드는 일은 제자 둘을 불러 시키고 석범이는 기술 지도만 하며 자기일을 하고 있다. 광산자원 개발 관리국에 가서 신청하고 비준을 받아야 돌을 캐 쓸 수있다고 하여 방 화는 광개국으로 찾아갔다. 산을 허물지 않는 이상 신청이고 비준이고 다 필요 없다고 광개국에서 말하나 방 화는 기어이 비준 도장을 받아왔다. 방 화네는 산을 허물 필요가 없었다. 층층계를 만들면서 톱으로 베여낸 돌로만도 십년은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사무청사 일층 맨 서쪽칸이 그들 세사람의 작업실이다. 그들은 모두 자신의 손 재주를 발휘 하여 열심히 일 하고 있고 구경 하는 사람들은 모두 탄복한다. 정로인이 싸리나무와 버드나무 가지로 결은 손바닥 만큼한 달구지를 강 석범이 조각한 흰색 돌소한테 메워놓고 수레 위에 한손으론 대통을 입에 가져다 대고 한손에 회초리를 휘둘러 소를 모는 장만의 수근인을 앉혀놓은 조합 공예품은 절묘하기로 말이 아니다.  
33    32. 양 로 원 댓글:  조회:1634  추천:0  2013-05-09
 32.  양  로  원     시공안국과 시민정국에서 향양로원으로 안건조사를 내려왔다. 로인들은 한결같이 갑수동 방사장한테로 보내달라고 청원 하였다. 밥을 짓던 오 룡국 안해와 김 택수의 안해는 남편들이 잡혀가자 로인들만 남겨둔채 어데론가 사라지고 없었다.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몇몇 로인들이 한쪽 구석에 누워 뭉개는데 삐뚝이면서라도 움직인다는 로인들이 대소변을 받아내노라고 헉헉거리고 있었다. 넓은 온돌방 하나에 7-8명 혹은 십여명씩 누워있는데 방마다 오물 냄새가 코를 찌른다. 70세 좌우의 조금 젊다는 안로인들이 힘을 합쳐 50여명의 밥을 짓는데 반찬거리도 없고 쌀도 다 떨어져가고 있었다. 어시 잃은 애들만도 못한 처지이다. 애들이라면 활발히 뛰여 놀 수라도, 소리지르며 웃고 떠들 수라도 있지 않겠는가? 로인들은 조사원 앞에서 격분에차 오 룡국과 김 택수에 대해 공소대회를 하였다. 일년이 다 가도록 돼지고기 한점 얻어먹어보기가 힘들다는 것이고 겨울엔 석탄값을 아끼느라고 불을 적게 때주어 얼어죽을번 하였고 여름엔 쉰밥을 먹어 설사를 하다가 숨진 로인도 있다는 것이다. 금년 겨울에 또 추운고생을 어찌하랴 근심했는데 뒈질 놈들이 마침 잡혀가 죄값을 치르게 되였다는 것이다. 공안국과 민정국에서 왔다는 두 젊은이는 방사장이 누군지 왜 로인들이 한결같이 그이한테로 가려고 하는지를 전혀 몰랐다. 그들은 갑수동이 어느쪽에 붙었는지만을 아는 정도다. 안건조사보담도 로인들의 생계문제가 더 없이 시급함을 그들도 느꼈다. 그들은 자연히 갑수동으로 차바퀴를 돌렸다. 해연이는 방 화가 양로원 원장을 겸하도록 안배 하였다. 소배고 골물위험을 제일 먼저 감지하고 방 화에게 통지 했다던 홍 성자 아주머니를 부원장으로 안배하여 실제 내부 업무는 그가 맡도록 하였다. 강 석범의 안해 김 명자를 주방장으로 설아의 시어머니 왕 계란을 료리사로 안배 하였다. 그러니 김 명자는 주로 김치와 밥, 장국을 책임지고 왕 계란은 면식을 하고 볶음채를 하는 것이다. 돈사에서 일하는 마을분들 중 신체가 튼튼하고 부지런하고 싹싹한 40대 아줌마 두분을 먼저 복무원으로 뽑았다. 이렇게 돈사에서 단번에 다섯 사람이나 빠지다나니 돈사 일군이 모자란지라 아래마을 천동곡에 가서 다섯 사람을 모집 해왔다. 주방의 모든 설비들을 다 갖추었고 보일러 실에서 모욕탕에 뜨거운 물도 보낼 수 있게 되였다. 세척실엔 커다란 세탁기도 두대 사다가 전기 안장까지 끝냈고 오락실엔 장기판으로도 쓸 수 있고 트럼프도 놀 수 있는 탁상을 네개나 사다 놓았고 전기로 돌아가는 기계마작기도 한대 안장 하였다. 일층대청과 활동실엔 커다란 TV도 한대씩 사다놓았다. 침대나 옷장같은 가구를 백20개씩 만들어 와야 하는데 이재 겨우 절반밖에 완성하지 못하였다.   공안국과 민정국의 두 젊은이는 갑수동에 이르러 어안이 벙벙 해졌다. 두메산골 산수갑산에 이처럼 층집들이 서있을 줄을 생각지 못 했던 것이다. 그들은 사무청사로 향해 걸어갔다. 정문으로 들어가 현관에서 마주나오는 련길이와 마주쳤다. 련길이는 멀리쯤에서 걸음을 멈추고 머리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우리 회사에 오신것을 환영 합니다! 두분께선 누굴 찾으십니까?” “안녕하십니까? 총경리를 만나고자 합니다. 방씨라고 들었는데요.” “틀렸습니다. 총경리는 김씨이시고 방씨분은 우리회사의 사장이십니다. 3층에 중심칸입니다. 문패가 걸려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시의 두손님은 없었던 기분을 느꼈다. 보지도 못했었고 묻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열정적으로 맞아주고 안내 해주는 산골회사 직원이 너무나도 돋 보였다. 3층 가운데 문에 “동사장 사무실”이란 패쪽이 걸려있었다. 그들은 가볍게 노크 하였다. “들어오세요!”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들은 비서가 응답 하는 것으로 생각 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멋지게 생긴 젊은 여성이 그들을 향해 다가와 “환영합니다!”를 부르며 손을 내민다. 비서라도 여기에 비서는 멋지고 열정적이고 대범하구나, 하고 손님들이 생각 하는데 “여비서”가 또 입을 열었다. “무슨 용무신지 먼저 자리에 앉으세요. 제가 찻물이나 한잔씩 부을게요.” “찻물은 됐구요, 근데 방사장님 어데 나가셨어요?” “녜? 제가 방가인데요. 무슨 일로 오셨죠?” “오? 그래요? 실례 했으니 용서하세요! 전 방사장이라면 남성분인줄로만 알고…” “호호호… 괜찮아요. 남자라 생각해주면 더욱 좋지요 뭐 앉으세요.”  “전 시민정국에서 온 왕 득권이라 합니다. 이동문 공안국의 배동무이구요. 금방 향양로원에 일보러 갔다 오는 길인데요 거기에 로인들이 한결같이 방사장님 계시는 갑수동으로 오시겠다기에 뵈러 왔습니다. 여기에 로인님들 계실 방은 있는겁니까?” “왕동무, 배동무, 수고 많으십니다. 우리회사에서 양로원을 새로 지었는데 소식이 어떻게 거기에까지 갔는지 모르겠군요. 전엔 로인들을 위문하러 몇번 갔었어요. 근데 그곳 조건이 형편 없더라구요. 개인이 도급 맡은 후론 가보지 않았는데 보나마나 조건은 더욱 악렬 해졌을께 뻔합니다. 그래서 양로원 꾸리는 일을 다그쳤답니다.” “오, 그러셨군요. 좋은 일 하셨군요. 그곳 형편이 참으로 말이 아닙디다.” “짐작이 갑니다. 형편이 얼마나 어려우면 나를 다 외웠겠어요?” “방사장님, 이러고 있을 일이 아닙니다. 양로원 구경 좀 시켜주십시요. 구경한 후 돌아가 령도에게 회보 하겠습니다. 우리가 결정 할 일이 아니니깐요.” 침대 두개씩 놓고 옷장 두개 침대궤 두개씩 놓은 노오란 장판을 편 방은 환하고 따스하였다. 온수난방을 설치한 방바닥은 발바닥을 따뜻하게 하였다. 새 침대 위에 새 담요와 담요보가 반반하게 펴져있고 그위엔 베개와 네모반듯하게 개인 이불이 놓여있었다. 이불 위엔 또 곱게 개인 잠옷 한벌씩 얹혀져 있다. 침대 밑엔 방에서만 신는 끌신 하나씩 놓였고 머리 옆 침대가에 나란히 놓은 침대궤 위엔 보온병 하나와   근반짜리 불수강 물컵 두개가 가지런히 놓여있다. 손님들은 두눈이 휘둥그래 졌다. 15㎡ 가량이니 호텔방 보다 비좁다 뿐이지 고급호텔 못지 않았다. 그날오후 시민정국 윤국장과 유부시장이 왕 득권등 각 유관부문 수하의 호위하에 천수동으로 왔다. 그들은 방 화도 찾지 않고 왕 득권의 안내하에 먼저 양로원부터 참관하고나서 사무청사로 올라와 방 화를 찾았다. 그들이 방 화의 사무상 앞에 놓인 길다란 탁상을 마주하고 두줄로 앉자 설아가 들어와 커피를 부었다. 유부시장과 윤국장은 전해 회사 개업식에서 만난적이 있었다. 인사를 나눈 후 유부시장이 커피 한모금 마시고나서 말을 떼였다. “방사장동무 보니깐 수고 많았더구만. 방금 양로원도 둘러보았는데 일류더구만. 우리 짜른 밤에 긴노래 할 것 없이 단도직입적으로 이야기 하지뭐. 그렇지? 윤국장.” 유부시장이 말머리만 떼고 발언권을 민정국 윤국장에게 넘겼다. “그럽시다. 방동무도 아마 향 양로원에 대해 다 잘 알고 있을거라 생각 하는데 오늘 우리가 유부시장님을 모시고 오게된건 향양로원의 로인들을 이리로 전이시킬 문제를 토론 하려는 것이요. 오전에 쑈왕도 왔다가고 했으니 짐작은 있었겠는데 수선 방사장동무의 동의가 있어야 할 일이니 태도표시를 할 수 있겠소?” “우리는 원래 요즘 시TV를 통해 로인들을 받는다는 광고를 낼 예산이였는데 령도에서 먼저 이렇게 안배 해주니 감사 할 뿐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령도의 의견을 따르고 로인들의 의사를 존중 할 것입니다. 전 령도의 타산을 좀 들어보고 싶어요.” “타산이라, 우리네 타산이라…” 윤국장은 말을 떠듬거렸다. 그들은 타산도 토론도 없이 왔다. 로인들을 급히 전이 해야 한다는 생각만 가지고 무턱대고 찾아온 것이였다. “타산이란건 이제 구체적으로 토론 해봐야 나오는게 아니겠소? 오늘 우리가 찾아 온건 방사장동무의 의견을 많이 들어보자는 것이요. 들어보고 거게 근거하여 우리의 타산이 나올 것이요. 정책 허용 범위 내에서 우리능력이 닿는 범위 내에서 우리는 다 지지 할 것이라는 것만은 대답 할 수 있소.” “저는 우리가 일단 접수한 로인들에 대해서는 최고로 모시리라고는 말을 못해도 최선을 다 할 것임을 담보 할 수 있습니다. 저의 타산을 말씀 드리죠. 우리 양로원은 자식이 돈 버는 성시로인이나 본인이 퇴직금이 있는 로인을 대상으로 하지 않습니다. 그런분들은 성시에 돈을 많이 받고 돌봐드리는 양로원으로 가셔도 되니깐요. 사회엔 국가 민정부문의 최소 생활보장금으로 살고있는 의지가지 없는 로인들이 계시잖아요, 우린 그런분들만 받으려고 하였습니다. 한달에 얼만가요? 백 칠팔십원? 민정부문의 생활보장금 우대증을 우리한테 맡기고 무자식 로인이라면 우리는 두말 없이 접수 할 것입니다. 우대증이 있고 자식이 있는 로인에 대해선 그 자식이 확실히 부양 능력이 없는가를 심사하고 받을 것이고요. 불쌍한 그로인들도 세상에 태여나서 풍상고초를 다 겪으며 사회를 위해 인류를 위해 무언가는 조금이라도 하신것이 아니겠어요? 그들도 잛은 여생이나마 근심걱정 없이 편안하고 유쾌히게 보내시다 저세상으로 가셔얀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우리네 타산이였는데, 그러면 향양로원엔 여러부류의 로인들이 계실게 아닙니까? 사회보장금으로 들어오신 로인이 아니라면 우리는 받지   않겠습니다. 사회보장금 우대증도 없고 퇴직금도 없고 의지 할 곳이 없는 로인이라면 먼저 모실 수 있는데 민정부문에서 속히 무휼증을 발급 해야 할겁니다. 저의 뜻을 명백히 말씀 드렸는가 모르겠습니다. 량해를 구합니다.” “에ㅡ 그 뜻을 잘 알겠는데 아뭏든 좋은 마음을 가지고 시작 한건 사실인데 당면 급촉한 상황하에서 좀 윤활하게 처사 하는게 좋을것 같으고, 에ㅡ 정부에서 투자를 좀 하고 이 양로원을 련합으로 경영하는 그런쪽으로 나가면 어떨까?” 유부시장의 의견이였다. 투자를 좀 하고 자기네 맘대로 하려는 심산이다. “투자를 좀 한다는게 얼맙니까? 그런의향과 돈이 있었다면 언녕 향양로원 로인들 생활 환경을 개선 했어야죠. 급촉한 상황을 누가 초래 한겁니까? 접니까?” 방 화는 격정을 눅잦히느라 애를 썼다. 한마디만 더 해도 큰 소리가 나갈것 같아 말을 뚝 멈추었다. 누가 누구더러 윤활하게 처리하라고 한단 말인가?!하는 생각이다. 유부시장은 무슨수로 방 화로하여금 자기말을 듣게 할지 방법이 서지 않았고 왜 돈을 벌려하지 않는지 리해도 가지 않았다. 돈을 내고 들어오려는 로인을 많이 받고 저만큼한 조건이면 돈도 비싸게 받을 수 있을텐데 돈 안 내는 로인네만 받겠다고 꺼꾸로 달려드니 알 수가 없다. 그는 커피를 또 한모금 마셨다. “방사장동무, 저 양로원에 투자를 얼마 했소? 정부에서 절반 보조 해줄께. 련합 경영도 요구치 않고 정부의 급한 사정만 들어주면 되겠소.” “지금 정부의 급한 사정은 여기에서 누구를 설득 하려 들 것이 아니라 쌀주머니 들고 향양로원에 가서 로인들을 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양로원에 투자한건 많지 않습니다. 집이 1500㎡이니 백 50만원으로 치고 내부시설이 50만원입니다. 그러니 우리에게 백만원을 주고 급한 사정을 말 할 것이 아니라 어느 호텔에 가서도 그만한 돈이면 로인들을 모실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일찍이 양로원 건설 대부금 신청을 하였었습니다. 일년이 넘도록 일언반구의 소식도 없구만요. 그런데 지금…”  “잘 알겠소. 한마디 충고하고 싶은데 방사장동무 너무 소고집만 부리다간 언제든 손해 볼 수도 있소. 참작하고 일마다 윤활하게 회사를 잘 운영 해나가기를 바라오.” “감사합니다. 정책에 어긋나지 않고 법을 위반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보호를 받을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꼭 법대로 정책대로 하렵니다.” 시정부와 민정국 사람들은 향양로원으로 시찰을 갔다. 말만 들어선 상상도 못 할 참아 눈뜨고 볼 수조차 없는 정경이였다. 간부들은 칸마다 들어갔다가는 일분도 못 서있고 코를 싸쥐고 나와버리군 하였다. 유부시장이 방 화에게 충고 할 때 생각은 사회보장금을 타는 로인까지 하나도 방 화한테 보내지 않고 다른 양로원에 안배 하든가 향양로원을 수건 하여 그대로 있게 하든가 하여 방 화네의 양로원이 빈집으로 되게 만들어야겠다고 생각 했었는데 지금 보니 그런 밸싸움을 할 경황이 못되였다. “어이, 윤국장동무, 여기 사무실이 없소? ...사무실에 당안재료가 있을게 아니요? 빨리 그걸 찾아오라니깐. 젠장 통 말이 아니군. 이게 무슨 꼴이란 말인가? 돼지굴도 이보담 나을거다. 민정민정 민정(民情)을 전혀 돌보지 않고 뭤들 했단말인가? 윤국장, 뭐 감촉 되는거라도 없소? 이마당에 어느 로인이 운명이라도 해보오, 로인들은 물론   전향 전시 인민들이 우릴 가만 두겠소? 어쩌다 이지경이 됐단 말이요? 이지경인데도 모르고 있었단 말이요? 민정국이요? 관료국이요?” 유부시장은 부아가 났다. 방 화에 대한 불쾌감은 가뭇 없이 사라지고 윤국장만 꾸짖어댔다. 욕을 먹어도 윤국장은 한마디 대꾸 할 말이 없었다. 상황을 이지경으로 만들어놓고 잡혀간 남 영식을 속으로 욕 해댈 뿐이였다. 마침 로인들 등록부를 찾을 수 있었다. 도합 55명인데 사회보장금으로 입주 한 로인은42명이였다. 유부시장은 시객운공사에 전화를 걸어 큰 뻐스 한대와 작은 뻐스 한대를 급히 보내라고 지시 하였다. 그다음 방 화한테 당금 로인들을 보내니 맞이 할 준비를 하라고 전화를 쳐야했다. 헌데 전화번호가 없었다. 누구도 모른다. 114번 자문 전화를 쳤다. 114번도 흥농실업 회사란 등록 하지 않았기에 전화번호를 알 수 없다고 하였다. 향당위 사무실에 전화를 쳐 물어보았다. 그들도 역시 모른다고 한다. “젠장, 일들을 어떻게 하는거야? 그만큼 큰 기업이 자기네 코등에서 일떠서고 있는데 전화번호조차 모르다니, 이게 말이나 되는가 말이오? 이러니 향의 경제가 언제나 일떠서겠소? 자기네 주머니만 채우느라 혈안이 돼 돌고. 아래에 내려 와 보면 정말 말이 아니란 말이요! 어이, 쑈찐! 제가 차를 몰고 갔다와야겠소. 그렇지 윤국장, 당신이 직접 가서 방사장한테 통지 하오. 곧 간다고. 42명이요, 방사장 요구대로 사회생활 보장금을 타는 로인들만 간다고 하오.” 로인들은 마당에서 유부시장네가 사무 보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방사장한테로 보낸다는 것을 알아들은 로인들의 심정은 어른들을 따라 놀이터나 들놀이를 나가는 어린애들 같으다. 누가 시키지 않았어도 세수를 하고 옷을 갈아입고 이불짐을 쌌다. “인젠 살았수. 양령감, 우리 인젠 살았다니깐!” “진장 보내줄 것이지 저들이 땃땃한 집에서 배때기 부르니 늙은이들 살편을 전혀 안 본다니깐. 내 십년만 젊었어두 향이구 시구 싹 가서 들부셔 놓겠어, 개자식들!” 양 병찬로인은 80세인데 조선전쟁시기 정찰병질을 했었다는 로전사이다. 그는 아직도 사지가 활달하고 의식이 맑았다. 모병이라면 저녁마다 밤중이면 이불을 차고 일어나 “돌격! 사격!”하고 고함지르며 마당으로 뛰쳐나가 둬바퀴씩 돌다가는 다시 들어와 잠자리에 눕는다. 그가 “돌격”을 부를 때면 한방의 열몇 로인 “전사”들이 다 깨여나 앉았다가 “에그으ㅡ”를 부르고는 다시 누워야 했다. 아마도 이로전사는 “돌격”을 부르며 저세상으로 가야 할 듯 싶다. 로전사는 자식이 없었다. 5년전 할머니가 세상 뜬 후 일년간 자립 하다가 여기에 왔다. 로인들은 그를 우러러보며 그를 따랐다. 년세가 높은데다가 말마다 도리 있고 호소력이 있었다. 정부에서 관할하던 양로원을 개인한테 넘긴다는 소리가 났을 때 그는 로인들을 선동 해보았고 유관부문을 찾아가 말도 해보았었다. 허지만 그는 성공하지 못하고 말았다. 손자벌이나 될 남 영식이 손을 내저으며 “전투나 했다고 큰 소리 치지 마요! 누군 군대 안 갔었어요?” 할 때 한주먹에 쳐 눕히지 못하는 것이 한스러웠다. 양 병찬로인은 자리를 옮기려고 생각 했다가 주저앉았다. 자기가 떠나고 없으면 불쌍한 늙은이들이 당하기만 할 것 같아서였다. 사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처지임에도 자기가 로인들을 위해 앞장서고 “돌격”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그였다.   방 화가 부식품을 싣고 로인들을 위문하러 둬번 왔었고 장만이를 시켜 둬번 왔고 로 길봉이도 둬번 왔었다. 회사에서 돼지 잡을 때면 위문 오는 것이니깐 부식품이란 돼지고기 한덩어리와 당면 한토리였다. 몇푼 안되는 물건이지만 로인들에게 있어서는 더 말 할 나위도 없는 혜택이고 위로였다. 흥농에서 위문 갈 때마다 앞서서 맞아주고 인사하고 이야기 나누는 로인 한분이 있었으니 그가 바로 양 병찬 돌격전사였다. 방 화는 윤국장이 전하는 통지를 듣고 놀랐다. 로인들이 오기를 너무도 바랬지만 이렇게 불시로 들이닥칠 줄을 몰랐다. 허지만 그는 놀라는 기색을 내지 않았다. “감사합니다, 윤국장님. 반가운 소식이네요. 만단의 준비가 다 됐으니 근심 없이 모셔오세요. 아까 제가 부시장님하고 좀 격동 했었는데 윤국장님 리해 해주세요.” “미안하오, 다 내가 일을 잘 못 봐 동무같은 사업가나 자선가들에게 불편을 주게 된거요. 유부시장이 민영기업과 민정탈을 맡았지뭐요. 그도 잘 해보자는 의도니 량해 하기바라오. 로인들을 잘 부탁하겠소. 내 능력 범위내에서 많이 힘 쓸거요.” “감사합니다. 윤국장님! 전화로 통지해도 될 일을 친히 오셔셔 말씀 해주니 저는 전력을 다 해야겠죠? 이것 저의 전화번호 입니다.” 방 화는 양복 안주머니에서 명함장 하나를 꺼내여 윤국장에게 넘겼다. 명함장을 만들어 일년이 넘어서야 처음으로 내밀어본다. 민정국에서 관할하는 로인들을 모시는 양로원 원장으로 되였으니 민정국 국장에겐 자기의 전화번호를 알려야겠다고 여겼다. 유부시장은 등록부에 비추어 42명의 등기표도 따로 골라 냈다. 그리고는 뻐스가 도착하자 이름을 불러 큰 뻐스에 태웠다. 그중에서 세로인은 자립 할 수 없는 환자라 유부시장은 한동안 망설이다가 수선 그들을 시립병원으로 실어가기로 결정하고 작은 뻐스에 들어올렸다. 나머지 돈을 내고 입원한 로인들은 시정부 초대소에 하루 이틀 묵게 하면서 갈 곳을 찾을 예산이였다. 양 병찬로인도 나머지 부류에 속해있었다. “윤국장어른, 나도 방사장한테로 갈라우. 다른 곳으론 죽인다해도 안 갈거요!” “옳소, 양영감 우리네와 함께 가야하우! 그렇잖으면 우리도 안 갈거구만.” 양 병찬로인이 작은 뻐스에서 내려 소리 지르며 큰 뻐스에 올랐고 큰 뻐스에 탄 늙은이들도 그의 편을 들어주었다. 윤국장은 그를 억지로 밀어 내릴 수도 싣고 갈 수도 없어 난처한판인데 작은 뻐스가 먼저 경적을 울리며 떠나고 유부시장네가 앉은 까아만 “오디” 두대가 그뒤를 바싹 따랐다. 눈치를 채는 날이면 “나머지” 로인들도 모두 큰 뻐스에 오르려고 할 것이 뻔하므로 유부시장은 양로인을 념려 할 겨를이 없이 급급히 작은 뻐스를 먼저 떠나보낸 것이였다. 윤국장이 뻐스 앞자리에 앉아 40명 로인들을 모시고 갑수동으로 가고있다. “내말들 들어라, 이 쫑때 빠진 놈들하구 하다망할 할망구들! 우리 지금 방사장의 전사로 당선되여 그리로 가고 있으니 가면 방사장한테 인사 곱게하구 누구든 방사장 말을 잘 들어야 한다. 방사장이 총사령관 하구 내가 부사령관 할테니 누가 사령관의 말을 거역 한다면 내가 총살 할 것이다. 내가 이렇게 포고를 내렸으니 뒷말 없기다. 그리구 무슨 적정이 나타나면 나하구 먼저 말해. 가능한 것이면 우리가 단합하여 자체로 무찌르고 나아가야 한다. 사업이 다망한 총사령을 일마다 찾아 시끄럽게 굴면 안 된다. 총사령관을 돌보고 보위하고 그의 지휘를 따르는 것이 전사들의 직책이다!   자, 내말에 동감인 자는 손을 들어봐… 두손 다 들엇! …만세 부르는것 몰라?” 양 병찬로인이 롱담 절반 진담 절반 전전 동원을 했다. 오글 쪼글 주름이 간 얼굴들에 지금처럼 즐거운 웃음꽃이 피여보기는 처음다. 갑수동엔 난리가 났다. 로인들이 온다고 하니 마치 자기를 낳아 키워준 친부모나 오는듯 환희로 들떴다.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직공들을 제외하고는 하나도 빠짐 없이 몽땅 나와 일손을 돕고 일거리를 잡지 못한 사람들은 마당에 늘어서서 로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기다리던 뻐스가 도착하였다. 사람들은 박수를 쳤다. 윤국장이 먼저 내리고 양 병찬로인이 내렸다. 방 화가 달려가 양 병찬의 보꾸러미를 받아 들었다. 기다리고 섰던 사람들이 달려가 보짐을 받아 들고 한사람씩 부축하였다. 출입문가에서 해연이와 길봉이가 이름을 물어 종이에 적어주면 부축하고 들어선 직원이 이름쪽지를 짐속에 넣고 오른켠에 있는 세탁실로 가져가고 로인은 왼손켠에 있는 식당으로 들여 보냈다. 어질어질 하는 로인들은 직원들이 이끄는 대로 따랐다. 식탁 여섯개에 저녁상이 차려졌다. 이밥과 돼지고기 당면국에서는 김이 무럭무럭 피여 오르고 있었다. 한켠에 네사람씩 여덟이 마주 앉아 식사 할 수 있는 2메터짜리 긴 밥상이였다. 밥상 가운데엔 김치 두접시와 돼지고기 건두부 볶음 두그릇씩 놓여져 있었다. 네사람이 한그릇씩 없애라는 것이다. 밥그릇 옆엔 갑수동 흥농표 약수물도 한병씩 세워져 있었다. 로인들의 식사를 거들어 드리려고 직원 한명씩 자각적으로 밥상가에 가 섰다. 누구도 수저를 들지않고 있었다. “여러 어르신님들!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방 화입니다. 앞으로 방 화야! 하고 부르면 됩니다. 모두들 시장하실텐데 지금부터 제가 하자는 대로 하십시다. 먼저 물병을 따고 물을 한모금씩 마시세요. 그래야 체하시지 않거든요. 맛이 없어도 맛 좋은 반짓술이다 생각하고 마시세요. 우리공장에서 생산한 영양 좋은 물이랍니다. 자, 마셨으면 인젠 식사 하세요. 모두 수저를 들어요. 식사 하시면서 저의 이야기 들어요. 이시각 부턴 어르신님들께선… 국이 다 식겠네요. 식사가 끝나면 이야기 합시다.” 너무도 배가 고팠으련만 로인들은 수가락을 들고 방 화의 입만 쳐다보며 식사 할 념을 하지 않았다. 빈속에 마른 목구멍에 탈이 날까봐 물 한모금씩 먼저 마시게 했던 것이다. 식사하는 사이 인사말이나 몇마디 하려 했는데 방 화는 기다려서 해야 했다. 방 화는 윤국장을 식탁으로 불렀다. 그들까지 고려하여 여섯상을 차렸던 것이다. “아니요, 빨리 가 봐야겠소. 자 이건 여기에 온 로인들 등록부와 등기표인데 양 병찬이라 부르는 로인의 등록이 빠졌을거요, 후제 보충하기요. 그리구 다른 문제가 있으면 후에 다시 토론하고. 그럼 수고 하오.” 윤국장은 악수를 남기고 급급히 달려나가 뻐스에 올랐다. 모셔온 로인은 40명인데 등기표는 서른아홉장이고 등록부에도 42명을 썼다가 세사람을 지웠다. “밥이나 국을 더 드실분은 직접 가셔 떠다 드시거나 주방 아줌마를 부르세요.” 로인들은 더는 방 화의 입을 쳐다보지 않고 말없이 식사를 하였다. “앞으로 회사 80여명 직원들 모두가 어르신님들의 아들 딸이고 손자 손녑니다. 인제는 자식이 없는 고독한 로인이 아니라 세상에서 자녀가 제일 많은 자식부자로   되셨습니다. 우리들도 세상에서 아빠, 엄마, 할아버지, 할머니가 제일 많은 행복한 자식으로 되였고요. 앞으로 무슨 어려운 일이나 수요 되신 것이 있으시면 꼭 우리 자식들에게 제때에 알려주십시오. 우리들은 최선을 다해 어르신님들을 모실겁니다. 그리구 방금 어르신님들의 짐을 세탁소에 들여다 놓았는데 한분한분 세탁하는 족족 가져다 드릴겁니다. 짐속에 현금이나 보물단지가 들었대도 분실되지 않을 것이지만 모르고 함께 세탁기에 들어갈 수 있으니 말씀하시든지, 꺼내가시든지 하세요. 그리고 지금부터 침실 번호를 불러드리겠습니다. 모두들 일이삼사 아시죠? …예, 오늘 림시로 안배하 하는 것이니 불편한점이 있으신 분들께선 래일 제출하셔 조절 하도록 합시다. 제가 번호를 부르면 이층에 올라가 그번호를 찾아 들어가세요. 찾지 못 할 때에는 복무원과 물어보면 돼요. 방에 들어가 이불 위에 얹어놓은 잠옷을 갈아 입고 침대 밑에 있는 끌신을 신고 다시 내려와 저어ㅡ쪽 끝에 있는 목욕탕으로 가세요. 뜨끈 뜨끈한 물에 몸을 담구면 피로가 싹 풀리고 시원한 랭수에 몸을 담구면 정신이 바짝 날겁니다. 끌신과 잠옷은 침실 번호와 같은 함 속에 넣어두고 목욕하면 됩니다. 그러니 항상 침실 번호만은 기억 하셔야 합니다. 오른쪽이 할머님네 칸이고 왼쪽이 할아버지네 모욕탕입니다. 남좌녀우라지 않습니까? 틀리게 들어가시면 안 됩니다. 목욕을 깨끗이 하신후 잠옷을 입고 끌신을 신고 나오셔 텔레비죤을 보시든가 당신의 침실에 올라가 쉬시든가 하면 오늘 하루는 끝나는 거얘요. 기억 하셨어요? …예, 그럼 지금부터 두분씩 명함을 부르고 침실번호를 불러드릴테니 제가 명함을 부르는 족족 저문으로 나가 이층에 올라가세요. 최 분녀, 김 순녀, 최 분녀와 김 순녀 나오세요. 두분은 201번입니다. 문 복자, 조 영자 할머니, 두분은 202번입니다…” 방 화와 해연이 여나무명 녀직원들도 옷을 벗고 목욕탕에 들어왔다. 뜨거운 물에 한참씩 몸을 담그고 나온 할머니를 하나씩 잡고 다짜고짜로 등을 밀었다. 방 화도 한 할머니를 잡았다. 그는 로인을 쪽걸상에 앉히고 자기도 쪽걸상을 가져다 놓고 뒤에 앉았다. 륵골과 척추뼈가 앙상하게 도드라진 빼빼 마른 자그마한 체구였다. “할머니, 성함 뭐라고 하셨죠?” “최 분녀요.” “몸이 꽤 많이 말랐어요, 식사 좀 많씩 하셔야겠어요. 여기에서 공급하는 음식들 빼놓지 말고 다 받아 드세요. 이제부터 호광 좀 시켜 드리려는데 몸이 좋으셔야죠.” “고맙소, 방사장. 이런 호광 받을 줄을 누가 꿈이나 꾸었겠소.” 최 분녀할머니는 몸을 돌려 방 화를 쳐다보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한손으로 가죽만 남은 쪼글쪼글한 자기의 젖주머니를 주무르고 앙상한 다른 한손으론 방 화의 풍만하고 아름다운 젖 가슴을 만지며 혀를 끌끌 찼다. “쯧쯧쯧…세상에 이쁘기도 해라…이렇게 착하고 고운 딸 키운 부모 복 받을겨.” “할머님들! 오늘은 첫날이니 우리가 밀어드리는 겁니다. 앞으로는 한방에 계시는 두분이 함께 오셔서 서로 엇바꾸어 등거리 밀어드리기를 하셔야 합니다. 매주 토요일 하루씩만 뜨거운 물을 보내니 잊지 마시고 일주일에 한번씩 꼭꼭 오셔야 합니다.” 방 화는 소리 높여 말 하였다. 등을 맡긴 할머니들은 모두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감격의 눈물이고 행복의 눈물이였다. 옆칸 목욕탕에서도 장만이 길봉이 등 댓 사람이   할아버지들을 눈물 흘리게 하고 있었다. 로인들은 지옥에서 천당으로 온 기분이였다. 대부분 안로인들은 일찍이 올라가 잠자리에 들었고 일부분 로인들은 대청에 놓은 쏘파에 앉아 오래도록 TV를 보았고 몇몇 남성로인들은 늦도록 장기를 두었다. 밤 열두시가 지났는데 두로인은 잠자리에 들념을 않고 쏘파에 앉은대로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홍 성자부원장이 그들을 흔들어 깨워 이층으로 올려보냈다. 그리곤 자기가 대신 쏘파에 누웠다. 그는 이층에 올라가 침대에서 자도 되고 아래집에 가 남편의 팔을 베고 자도 된다. 헌데 첫날 밤이여서 로인들이 무슨 일이라도 있을까봐 깊은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어렴풋이 잠들고 있는데 비몽사몽간 요란한 돌격소리가 어데선가 들려오고 천군만마의 요란한 발자국 소리가 천지를 진동 했다. 양 병찬로인의 전투가 시작 된 것이다. 홍 성자는 와뜰 놀라며 깨여나 이층으로 돌격해 올라갔다. 백발이 성성한 건장한 로인이 흰 잠옷에 맨발 바람으로 복도 이쪽 한끝에서 다른 한끝으로 기관총을 안고 갈기는 것처럼 빈 두팔을 반쯤 들고 소리 지르며 달리고 있었다. 안로인들이 동쪽 1번 방부터 들었고 밖같로인들이 30번, 29번, 28번 이렇게 꺼꾸로 서쪽에 들었다. 돌격전사는 동쪽벽에 다아 길이 막혀서야 정신이 들었는지 돌격도 부르지 않고 사격도 부르지 않고 두팔을 드리우고 돌아서서 걸었다. 복도 량켠의 방문들이 열리며 로인들의 흰 머리가 하나 둘 밖으로 나왔다. 양 병찬로인은 빠른 걸음으로 복도 량켠에 굽석이며 “너무 죄송하우”를 련속 불렀다. 향양로원에 있을 때엔 함께 자는 한방의 로인들만 “돌격”에 가담 시켰었는데 인젠 한층 혹은 두세층 전체를 다 깨울판이다. 그렇다고해서 어느로인 하나 그 돌격전사를 나무람 하지 않았고 죽어야만 끝날 그 돌격의 신세를 가엽게 여길 뿐이였다. 여섯시면 로인들의 기상 시간이였다. 복도에서 전기벨 소리가 요란하게 울렸다. “할아버지 할머니 여러분, 안녕히 주무셨어요? 지금 바로 침대궤 위의 물컵을 들고 식당으로 내려오세요. 뜨끈뜨끈하고 달콤하고 구수한 공물을 드립니다. 여섯시 십분전으로 내려오셔야 합니다. 여섯시 십분입니다. 콩물을 먼저 마시고 세수 하도록 하세요. 다시한번 말씀 드립니다, 할아버지 할머니 여러분, 지금바로…” 기상벨소리가 멎자 스피커에서 홍 성자의 고운 목소리가 울려나왔다. 50세 먹은 아줌마의 목소리 같지 않게 챙챙하면서도 부드러웠다. 로인들은 불수강 물컵을 들고 식당으로 내려왔다. 자연히 줄을지어 주방 창구 앞으로 지나가는데 제일 앞에서 홍 성자가 컵에 계란을 하나씩 깨서 넣어주면 뒤에서 김 명자가 사탕가루 한숫가락씩 듬뿍 떠서는 담아주고 숫가락을 하나씩 쥐여준다. 마지막에 왕 계란이 불렁불렁 끓고 있는 콩물을 일여덟량씩 떠서 컵에 부어준다. “부사령원동지, 어젯밤 몇놈이나 쓸어눕혔수? 호호호…” 문 복자 할머니가 활짝 웃는 얼굴로 식탁 맞은켠에 와 앉는 양 병찬 돌격전사와 롱담을 건다. 그들은 딸까닥 딸까닥 숫가락으로 컵안의 콩물과 계란을 휘저으며 마주 앉은 것이다. 처음에는 열두살 어린 복자 할머니는 이런 롱담을 감히 할 수 없었고 돌격전사도 받아들이기가 힘들었다. 허지만 이미 4-5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모두가 오빠 동생하고 여보 당신 하면서 롱담을 주고 받는 사이들이다.   “허참 이상한게다. 저녁마다 한개패씩 쓸어눕히는데 놈들은 왜 끝이 없는거야? 야, 복자야, 오빠 다 못 잡고 죽으믄 니가 마저 잡아줄래? 하하하…” “응? 아니지. 오늘밤부턴 나도 총 들고 나간다. 오빠 한패 내 한패 두패씩 쓸어 눕히믄 퍼그나 빠를거다. 호호호…” “야, 복자야, 전날 까지는 놈들이 나를 동그랗게 포위 하고 총을 쏘더니 엊저녁엔 전술을 바꿔서 한줄로 줄쳐 들어오면서 공격 하더라. 그래서 나도 곧게 달려가면서 갈겼다. 싹 쓸어 눕히고 돌아 서니 정신이 들더라. 휴ㅡ 정말 이병 떼주는 의사 있으믄 내 큰 절 올리구 등에 태우구 기여 다니겠다.” “오빠야, 너무 근심 마라, 그건 전쟁터에서 걸린 영광의 병이 아니니? 그저 그렇게 싸우며 사는게 인생이지 뭐야. 그렇게 싸웠어도 통일도 못 시키고. 오빠는 남북 통일이 될 때까지 돌격 할게다. 힘들어 어쩌겠니 우리 오빠!” “됐다, 말 그만 하구 빨리 마셔라. 식으믄 맛 없다.” “오빤 이런거 마셔봤어?” “그래, 노친네 생전에 내 기 약해 헷뜬다구, 몸보신 시키느라 얼매나 애썼다구. 좋다는건 다 먹어보구, 노친네를 고생만 시켰니라…”  “할머니 할아버지 여러분, 숫가락은 우리가 씻게 여기 물통에 놓고 가시고 컵은 가지고가 화장실에서 가시세요. 못 다 드시는 분은 이쪽 통에 버리고 가세요. 가셔서 세수 하시고 양치 하시고 밖에 나가 시원한 공기 마시면서 산책 하세요. 운동도 하시고요. 감기에 걸리지 않게 꼭 조심 하세요. 그리고 일곱시 반에 아침 식사 시작하니 제때에 오셔야 합니다. 한상에 여덟분씩 앉으니 늦어지면 다른 분들이 기다리셔야 하고 반찬도 식어 맛이 없거든요.” 홍 성자는 부원장 일을 직심으로 잘하고 있었다. 간밤에 돌격소리에 놀란 후로 잠도 제대로 자지 못 했지만 이른 새벽부터 분주히 돌고 있었다. 문 복자, 최 분녀등 몇몇 안로인들이 도울 일이 있으면 시켜달라고 홍 성자를 둘러쌌다. 홍 성자는 김 명자를 불러놓고 몸을 뺐다. “오늘은 하실 일 없어요. 도움 받을 일이 있으면 어연히 청들지 않을라구요.” 김 명자는 로인들을 설득시켜 보냈다. 방 화는 산책하는 로인들과 인사를 나누며 양로원 주방에까지 왔다. “방사장님 일찍 합니다.” 김 명자가 먼저 인사를 건늬였다. “주방장님 수고 하십니다. 근데 아주머님, 이일 어쩌면 좋아요?” “왜요? 뭔 일 생겼어요?” “오늘 생일 할머니 한분 계신단 말이얘요. 하필이면 오늘에요.” “괘찮아요, 있는 것만큼 챙기고 말씀 잘 드리면 되죠뭐. 첫날이라 준비 없는걸 다 아실텐데뭐. 그할머니 본신도 생일날 모를지도 몰라요. 그러니 말씀만 드려도 반가워 하실겁니다. 가서 일보시고 일곱시반에 다시 오세요. 원장님 축하의 말씀 한마디면 진수성찬 다 필요 없어요. 오, 부원장님 오시네요. 우리 토론해서 처사 할께요.” 주방장 김 명자도 자기의 직책을 다 하여 방 화의 일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려고   애쓰고 있었다. 자기네에게 일전 한푼 받지 않고 새집을 지어주고 사회보험비를 물어 주어 늙으면 로임이 나오게 한다지 이번엔 주방장을 시켜 로임도 올랐지, 힘을 아낄 리유라곤 없었다. 방 화보담 여러해 선배인 그들은 대혁명 후 고등학교까지 제대로 졸업한 먹물 먹은 여성들이라 사유가 넓고 올바랐으며 주관성과 결단성도 있었다. 개천에서 룡이 나고 산골에서 봉황이 난다고 했다. 적잖은 봉황들이 산골에 숨어 있다가 방 화의 부름에 날개를 펼치게 된 것이다. 우수한 지도자란 인재를 발굴하고 중용하는 것이다. 방 화와 홍 성자, 김 명자, 왕 계란은 아침준비를 하면서 토론하고 토론 하면서 생일상을 만들었다. 중식료리에 대해선 왕 계란도 고급 수준이였다. 당면을 기름에 튀겨 큰 그릇에 담고 손바닥으로 쿡쿡 누르니 길고 짧게 바싹 바싹 소리를 내며 부셔졌다. 그것을 여섯 접시에 나눠 담고 토장과 양념을 기름에 볶아 부서진 튀긴 당면위에 한국자씩 둘러놓았다. 그것을 자기네 산촌에선 구더기 범벅이라 부른다는 것이다. 그렇게 듣고보니 아니나 다를까 소똥 웃것을 들면 우글대는 새하얀 구더기를 보는 것만 같았다. 하기에 맛 보기전엔 절대로 료리명을 공개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김 명자는 허 미옥에게 급히 전화를 쳐 사연을 말하고 좋은 요리 한가지를 다섯 그릇만 해달라고 부탁 하였다. 허 미옥은 잠깐 생각하더니 “탕초잉어”가 어떠냐고 물었다. 너무나도 감사한 일이였다. 왕 계란은 다섯메터짜리 장수면도 만들었다. 허 미옥은 사람을 시켜 “탕초잉어” 다섯개와 포도주 다섯병을 보내왔다. 일곱시 반이 되자 로인들은 자각적으로 서로 불러가지고 함께 식당에 들어섰다. 로인들은 식탁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여섯가지 반찬이니 많은 것은 아니지만 그들로서는 본적이 없는 것이였다. 거기에 생각지도 못 할 길다란 포도주 병사리까지 하나씩 세워져 있고 한상에 새하얀 이밥 여덟그릇과 새하얀 모두부 여덟 그릇이 노여져 있다. 로인들이 자리를 찾아 앉은 후 주방장 김 명자가 말하였다. “로인님들께서 밥을 다 드시구 더 드시세요. 두부두요. 초두부도 남겨놨으니 초두부 드실분은 여기에 오셔 떠가세요. 우리마을 약수물이 좋아 두부도 좋고 초물도 구수 하대요. 식사하시기 전에 방사장님 한마디 말씀이 계시겠습니다. 박수ㅡ” 로인들은 열렬하게 박수를 쳤다. 계란 콩물을 한컵씩 마신 그들은 식사가 급하지 않았다. 이렇게 좋은 밥상을 차려준 방사장을 위해 박수 치지 않을 수 없었다. 박수 소리에 방 화는 얼굴이 붉어지며 두손을 가로저었다. “할아버지 할머니 여러분, 한집식구끼리 이담부턴 박수 치는 법 없애요. 그리고 조 영자 할머니 어느분이세요? 잠간 일어서 주시겠어요?” “예, 내꾸마. 헤헤헤…” “처음이니 면목 잘 몰라 정말 죄송해요. 할머니 금년에 춘추가 어떻게 되시죠?” “춘추라기보다는 먹은게 나이밖에 없으꾸마 한게, 일흔 넷이꾸마.”  “오늘 무슨 날인지 아시겠어요?” “예? 오늘이 저기… 며칠인가? 이보오, 강노치, 오늘이 며칠이요?” “오늘 시월 이십칠일, 음력으론 구월 초엿새입니다.” 방 화가 날자를 알려주었다. 조 영자는 텅 빈 앞이를 보이며 손뼉 치며 웃었다.   “예? 해해해… 오늘이 내 귀빠진 날이꾸마. 우리사 날 가는 줄도 모르고 사는게 언제 생일날을 알겠슴둥. 9월 6일이믄 오리노나 꺼꾸로 노나 다 9월 6일이 되꾸마, 그래서 그거는 기억 잘 하는데 언제 지나가는지 그냥 모르잼둥. 해해해… 기차기두.” 왕 계란은 “장수면”을 조 영자 할머니 앞에 가져다 놓았다. 방 화는 술병을 따서 조 영자할머니 잔에부터 술을 부었다. 40명을 차례로 다 부으려면 너무 오랠 것이라 홍 성자와 김 명자도 함께 부었다. 그리고는 셋이 나란이 서서 “오늘은 온집안이 기쁨이 넘치는 날…”하고 손뼉 치며 “어머니 오래오래 앉으세요”를 불렀다. 로인들도 손뼉 치며 함께 불렀다. 노래가 끝나자 방 화가 축배를 들었다. “조 영자할머니, 생신을 축하합니다! 조 영자할머니를 비롯하여 여러 할아버지 할머니 다 같이 건강하시고 유쾌하시고 복 많이 받으시기를 축원합니다! 하필 첫날이 생신이다보니 미처 준비를 못했어요. 홍원장님과 김주방장님 왕료리사님 수고 많이 하셨는데요 수수한 음식이나마 맛있게 많이 드시고 즐거운 하루를 보내시기 바래요! 다 같이 이잔을 건배 합시다.” 로인들은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하며 술을 마셨다. 홍 성자는 간밤에 본 양 병찬로인의 “전투”이야기를 방 화에게 회보했다. 조치를 대지 않으면 여러 로인들의 휴식에 영향이 있을 뿐더러 양 병찬로인이 상하기라도 할까 두려운 일이라고 그들은 생각 하였다.
32    31. 남 향 장 댓글:  조회:1727  추천:0  2013-05-08
    31.  남  향  장 장만이네가 돌아온 이튿날 경준이와 정석이도 학습반을 마치고 돌아왔다. 그 이튿날 장만이가 방 화의 차에 동주 경준이 정석이를 앉히고 연길에 왔다. 그들은 동풍표 트럭 두대와 대우표 대형 굴착기 한대를 사서 모든 수속까지 끝마쳐갖고 회사로 돌아왔다. 트럭 위엔 건축용 승강기도 한대 실려 있었다. 호텔을 높이 지을 타산이였다. 창범이가 건축설계를 하는동안 세대의 트럭은 벽돌과 세멘트를 실어들이였다. 먼저 실어들인 벽독과 세멘트 건자재들은 낡은 마을 뒤산 앞에 부리우고 거기에 정석이가 굴착기로 집터를 닦고 있었다. 그곳은 흥농실업의 기지가 아니였다. 그러니 회사의 건물은 지을 수 없다. 거기에는 120㎡짜리 촌민들의 토막나무를 땔 수 있는 온돌방 열채를 지을 예산이다. 한채에 두집씩 나뉘여 들게 하려는 것이다. 촌민들의 땅에 촌민들이 살 새집을 무상으로 지어주는데는 저애 할만한 사람이 없을 것이다. 낡은 마을의 서쪽 1/3의 학교둔덕 아래 땅까지만 회사의 소속이다. 방 화가 몇만원을 들여 수리하여놓은 낡은 집들도 그구역 내에 있다. 방 화가 소배고 어구에 지으려던 양로원은 새로 짓는 단층 온돌방 서쪽 회사의 땅에 짓기로 동사회에서 결정 지었다. 집이란 모두어 지을수록 시공비가 적게 들고 보기도 낫고 쓰기도 편리하다는 것이였다. 수도물 공급 한가지만 보더라도 집을 모두어 짓는 것이 옳은 일이였다. 양로원은 3층으로 지어 제일 밑층에 식당과 활동실, 모욕탕, 세탁소, 사무실을 두고 2-3층에 작은방 60개를 만들어 한칸에 침대 두개씩 놓기로 했다. 그러면 로인들을 백명까지 용납 할 수 있게 된다. 련길이 친구들이 거느린 집짓기 농민공 50명이 왔다. 그들은 한달도 안 걸려 부엌이 있는 온돌방 열채를 지어내고 양로원 짓기에 달라 붙었다. 8층짜리 호텔까지 금년 겨울전에 벽돌을 다 쌓고 지붕을 덮을 계획이다. 정석이가 호텔의 기초를 파려고 굴토기의 바가지를 땅에 내리 박았더니 들어가지 않았다. 여기저기 다시 박으려 용을 써봤으나 차체가 건뜩 건뜩 들리며 뒤로 넘어갈 듯한데 바가지는 한뼘도 들어가지 않았다. 어지간한 돌밭이라도 다 비집고 들어가는 힘인데 안된다. 정석이는 돌밭이 아니라 돌덩이라 여겼다. 동서북 세면을 여나무메터 돌아다니며 쇳바가지를 찔러보았으나 매일반이였다. 북으로 7-8백메터 들어가 시험 해보았으나 역시 다를바가 없었다. 거북산의 거북등거리는 통돌덩어리였다. 정석이는 제자리로 돌아와 쇳바가지로 표층의 흙을 살살 긁었다. 그리고는 운전석에서 내려와 쭈크리고 앉아 장갑을 낀 두손으로 갈퀴질을 하며 남은 흙을 깨끗이 치웠다. 자기 일을 저애하는 돌 판을 알고 싶펐던 것이다. 다듬어 놓은 옥돌마냥 반반하고 투명한 석회석이였다. 정석이는 창범이와 장만이를 불러다 옥돌바닥을 보였다. “야, 너네 봐라. 어쩌믄 좋니? 팔 것 같지 못한데 호텔 못 짓는거 아니야?” “아니다. 설계도를 고쳐야지. 땅 안파구 바위 위에 직접 지으믄 더 좋지뭐.” 창범이가 말하였다. 고층건물의 기초를 없애는게 장만이도 믿어지지가 않았다. “창범아, 될 수 있겠니? 층집은 땅 깊숙히 심어놔야 견딘다던데.” “될게요, 바위에 붙쳐놓지뭐. 바위가 땅속에 박혀있는거니 같은게 아니요? 원래 오늘 시에 갔다오려던 참인데 설계원에 들려 친구하구 자문 할게. 건설국에 들려 양로원과 이 호텔을 짓는다구 등록해야 되는게요. 그러니 인젠 기초를 파는게 아니라 여기 흙을 동으로 싹 미오. 돌이 드러날 때까지 말이요. 저 큰배고를 최대한 평지로 만들어버리기요. 휴가촌을 큰배고 동산비탈에 지을거니깐 마당이 되는 게요.” 거북이 등판을 새하얗게 깨끗이 청소하고 그위에 세멘트를 직접 반죽 해 부쳤다. 지하실이 지상으로 올라오게 된 것이다. 그러니 지상 8층으로 계획한 것이 9층으로 되였다. 8층 이상이면 엘리베이터를 반드시 써야 한다는 것이 건설법에 씌여져 있다. 9층에 엘리베이터를 쓴다는 것도 핵산이 맞지 않는 노릇이다. 그렇다고 20층되는 건물을 짓는다는 것도 불합리 하다. 방법 없이 높이를 6층으로 줄이고 평면 면적을 넓히기로 하였다. 남쪽을 향하여 직선으로 지으려던 건물 량켠에 북쪽으로 3층짜리 건물이 25메터씩 붙어있게 하였다. 그러니 “ㄷ”자형 건물이 된 것이다.  정석이는 집터 닦는 일이 끝난 후 창범의 지휘하에 골프장 만들기에 전념하였다. 창범이와 함께 줄자로 쟁기고 창범이가 측량기로 봐주면 굴토기로 높일 곳은 높이고 낮출 곳은 낮추고 작은 봉우리도 만들고 웅덩이도 만들면서 일손을 다그쳤다. 얼기 전에 땅파기가 끝나야 래년봄 해동이 되면 남방에 가 잔디풀을 사다가 심게 된다. 큰 비가 와도 잔디가 씻겨 내려가지 않게끔 물곬도 파고 소배고를 통해 자가용이 막치기까지 씽씽 올라가게끔 길도 빼야 했다. 남포향에서는 룡화시의 명의로 진달래꽃 축제를 한답시고 한동안 부산을 떨었다. 방 화도 향적으론 명인이라고 요청을 받고 참가하여 대회에 만원을 기증하고 왔다. 진달래 꽃이지고 싸리나무에 물이 오르자 국영로인은 걸대 만들기를 다시 시작 하였다. 방 화는 싸리나무를 힘겹게 짊어지고 사무청사 앞을 지나는 정로인을 보았다. 가슴이 쓰라렸다. 못하게 해도 듣지 않을 것이 뻔하다. “아버님! 좀 쉬여가세요.” 방 화는 정로인을 불러세웠다. 정로인은 나무단을 내려놓고 그위에 걸터 앉았다. “벌써 날도 무덥구나. 세월 빨라. 여그 온지 막 일년이 되네, 한달 반만 있으면.” 날이 무더워서가 아니라 로인이 기운이 없고 지쳐서 땀이 난 것이였다. “아버님, 산에다 나무를 많이 베여놓으세요, 그러면 제가 차로 실어다 드릴께요.” “아니여. 그날 그날 해야지 하루밤만 지나도 마르면서 잘 벗겨지질 않는거유.” 방 화는 그것을 몰랐다. 확실히 도리가 있는 말이다. “아버님, 그러면 물에 불궈놓고 해보면 안 될까요?” “물에? 오, 좋은 생각이군. 내 한번 실험 해봐야겠다. 허허, 그러면 내가 4계절 다 할 수 있는게 아닌가?” “그래도 여름만 하세요. 쉽게 하시라고 말씀 드린 것이지 많이 만드시라는게 아닙니다. 여름에만 하셔도 충분합니다.” 그후 방 화는 작은 짐차로 정로인이 해놓은 싸리나무를 종종 실어다주군 하였다. 정로인은 한시도 놀줄을 모르고 일을 만들어 했다. 지난 겨울에도 그는 싸리나무로 다랙기를 틀고 겁질을 벗긴 버드나무로 조리를 틀고 갈을 베여다 거적도 엮었다. 지금 그런 물건을 쓰는 사람이 없다. 모두 일본 장판이요 한국 장판이요 하면서 국산 장판도 마다 하는 세월이다. 헌데 장로인의 물건을 동주가 출차길에 연길 잡화상점에 싣고 갔더니 더 있으면 더 가져오라고 한다. 고급 호텔이나 음식점들에서 장식품으로 사다가 벽에 걸어두고 관상 한다는 것이다. 동주는 장로인이 요구하는 가는철사도 사다주고 나일론끈도 사다주었다. 하여 장로인은 놀음삼아 한일이 겨울사이 2천원을 벌어 동주에게 술 사 먹으라고 5백을 기어이 주었다. 심부름을 해주어 감사하다는 의미였다. 그돈으로 술 사 먹을 동주가 아니였다. 동주는 안해 금순이를 시켜 로인의 신발과 속옷 겉옷 한벌씩 사다드리라고 하였다. 산골짜기에 자라나 있고 널려 있는 물건들은 부지런하고 령리한 사람을 만나기만 하면 몽땅 다 돈이 될 수 있다. 방 화가 년초 동사회 회의 때 양로원에선 관광 산품도 개발 할 것이라고 한 것은 바로 정로인이 겨울에 한 일에서 얻은 생각이였다. 정석이 집터를 밀고 골프장을 다듬으면서 수없이 많은 크고 작은 나무 뿌리들이 나왔다. 천지꽃 뿌리도 있고 가둑나무 뿌리도 있고 개암나무 뿌리도 있다. 그 나무 뿌리들 또한 모양이 각양 각색이라 뿌리조각을 할 훌륭한 재료들이였다. 장만이는 크던 작던 곱던 밉던 보이는 족족 주어모았다. 옥에서 다년간 목형공질 하면서 익힌 손재주를 피워볼 예산이다. 잘 되면 훌륭한 관광 산품이 될 것이라 생각 하였다. 축목기술과를 새로 내오고 허 정구와 리 련길이 사무실을 하나 가졌다. 축목사인 허 정구가 과장을 맡고 리 련길이 부과장으로 되였다. 동주의 안해 금순이가 공급 판매부로 부터 축목기술과로 건너와 종돈 당안 관리를 맡았다. 마침 그는 컴퓨터도 가지고 놀줄 알았다. 천여마리의 굴암돼지와 열마리의 웅돈의 당안을 잘 만들어야 했다. 전해까진 공응판매부에 차 한대이고 동주 한사람이니 금순이가 따라다녔었는데 인제는 차도 사람도 많아졌으니 금순이가 필요 없게 된 것이다. 경준이와 정석이가 이미 공응 판매부에 소속돼 있었다. “허과장님 잘 부탁 드립니다. 아무것도 모르는데 제대로 할 수 있을런지요.” “괜찮우, 컴퓨터 칠줄 알면 되는거요. 이미 책에 쓴걸 컴퓨터에 넣고 날마다 출산 배종 정황을 쳐넣소. 책에 붉은 줄을 쳐놓은건 이미 도태되여 없어진거요…” 허축목사는 금순이에게 차근차근 가르쳐주었다. 당일에 배종한 암돼지의 번호를 적어다 금순이에게 주면 컴퓨터에 저장하고 때가 되면 그대로 가져다 분만 관리실 흑판에 번호를 적어 놓는다. 그러면 관리인원들은 헛갈림이 없이 분만을 시킨다. 돌보지 않아 갓 낳은 새끼가 밟히거나 깔려 죽는 일이 없게 된다. 산만하던 분만관리와 새끼돼지 관리가 점차 정규화 되고 새끼돼지 산량과 질량이 대폭 상승하였다. 20명의 분만관리인원은 일년에 3만 3천마리의 새깨되지를 접산 하여야 한다. 한마리를 초과하면 20원을 장려하고 한마리를 감산하면 5원을 벌금 한다. 새끼돼지 관리실에도 인원이 20명인데 사름률을 95%로 완성 해야 한다. 1%를 제고하면 4만원을 장려하고 1% 하강 되면 만원을 벌금 한다. 산량을 높이고 장금을 많이 타려면 분만 관리실에서는 배종부터 잘 해야 하고 새끼돼지 관리실에선 거세까지 잘 하여야 한다. 고기돼지 사육장으로 넘어간다음에도 또 핵산제가 있다. 3만 5천 여마리의 고기돼지를 여덟사람이 자동으로 사육하고 있다. 그들의 사름률은 97%에 도달 해야 하고 장려와 벌금은 4만원과 만원, 새끼돼지 관리실과 같으다. 당면공장도 장려 처분제도와 표준을 정하고 방금 개업한 광천수 공장도 정했으며 아직 세우지도 않은 휴가촌과 호텔의 규장제도도 만들었다. 두달 푼한사이 남들은 집을 짓는다, 돼지새끼를 내운다, 국수를 짠다 하며 분주히 도는데 방 화와 해연이는 사무실에서 이마를 맞대고 앉아 회사의 장정을 만들고 각항 규장제도, 장려 처분제도와 표준을 세우고 공인모집 합동서도 만들었다. 이러한 문건들은 동사회의 비준을 거쳐 실행에 들어갔다. 해연이는 직공모집 합동서와 등록 합동 기일을 컴퓨터로 크게 찍어 공장 대문에, 돈사 대문에 그리고 사무청사 대문에 부쳐놓았다. 그는 향마을에 내려가 사진사를 불러왔다. 사무실에다 가지고 온 조명과 붉은 배경판을 세워놓고 증명사진을 찍었다. 증명사진을 만들어 온 후 직공 등록을 시작 하였다. 사진과 등기표와 합동서를 설아가 도와나서서 일터로 찾아다니며 나누어주었다. 3일내로 반드시 써서 바칠 것을 당부하였다. 남 60세 이하 녀 55세 이하 일 할 수 있고 일 하려는 사람이라면 모두 등록 시켰고 두사람을 제외하고 모두 가져왔다. 등기표를 내지 않은 두 사람은 강 석범이라 부르는 40대 후반의 부부였다. 강 석범은 당면공장에서 감자세척 기계를 보며 감자를 부어넣는 일을 하고 있었고 그의 안해는 건조 직장에서 일하고 있었다. 해연이가 직장에 내려가 그를 찾았다. “강씨 아저씨, 왜 두분은 등록 하지 않으십니까?” “등록 하면 자유를 뺏길게 뻔한데 어떻게 등록 하겠소?” “호호호… 무슨 자유 말씀입니까? 강제로동이라고 생각 하십니까? 합동공 제도를 실시 하는건 전적으로 아저씨네를 위하는건데요.” “거기에 도장 찍으면 맘대로 가도오도 못하고 회사에서 시키는대로만 해야지 않우? 우리는 그러고 싶지 않은데. 하고 싶은대로 하며 살고 싶은데.” “회사 성원이면 아무래도 회사의 안배대로 해야지요. 지금도 안배대로 하시는거 아닙니까? 모두 맘대로면 망태기 되지 않겠어요? 어데로 이사 가실 예산이십니까?” “그런 예산은 없고, 이대로 이렇게 일하고 먹고 살아도 되는건데 왜 하필 회사에 목 매야 하오? 그리고 뭐 투이쓔비 같은거 우린 안 믿소. 우린 그런 혜택 바라지 않고 갈취나 당하지 말고 살았으믄 좋겠소.” 해연이는 더 할 말이 없었다. 언제 납득이 되면 언제 들도록 기다려 줄 수 밖에 없었다. 해연이는 직공들의 신분증을 거둬 가지고 로 길봉과 함께 시사회 보험공사로 갔다. 둘이 함께 50여명 직공을 대신해 등기표를 쓰고 신분증을 복사해 증명사진과 함께 부치고 돈을 물고 50여개의 보험증을 타가지고 돌아왔다. “갑수동”표 광천수는 동사회의 말이 떨어져 두달 되는 날 국제무역청사 매대로 나갔다. 시방역소에서 내려와 물의 양본을 담아가고 화험비를 조금 무니 반달만에 합격증서가 내려왔다. 사람 신체 건강에 필요한 광물질 미량원소가 많이 함유 됐다고 꼬부랑 글씨도 많이 쓰고 수자도 많이 썼다. 시비닐제품 공장에 가 물병을 합동하고 시채색 인쇄공장에 가서 상표도 시켰다. 연길에 있는 동북 제이 전기기계 판매회사에 가서 물병 세척, 물 주입, 뚜껑 봉합 3결합 기계를 예약 했다. 예약하고 합동한 물건들은 한달만에 다 도착 하였다. 그새 인원 안배도 끝냈다. 열흘간 안장시험 하고 생산하여 시장에 나간 흥농표 갑수동 광천수는 호평을 받았다. 20호의 촌민들은 국경절을 쇠고 새집에 들었다. 양력 10월 6일이 추석날이였다. 대부분 촌민들은 그날을 이사날로 택하였다. 추석인데다가 달수나 날자가 다 쌍수고 토요일이라는 것이다. 농민이란 땅을 안고 사는 법이니 농민에겐 토요일이 길일중의 길일이라는 것이다. 집은 원래 륙월달에 완공 되였었는데 그사이 농민들은 짬짬의 시간을 타서 회칠도 하고 마당도 공글고 뒤울안에 김치움도 파고 부림소를 기르는 집들에선 우사도 지었고 어떤 집들에선 닭장이나 개우리도 지었다. 집자리란 어쨌든 조금이라도 더 좋고 나쁜 것이 있기 마련이고 사람 관계도 조금이라도 더 좋고 나쁜 것이 있기 마련이다. 하여 시시비비 끝에 제비 뽑기를 하여 집 임자를 결정 하였다. 쌍10일까지 다 이사 했는데 강 석범네가 잠자코 있었다. 해연이가 또 찾아갔다. “아저씨, 왜 움직이지 않으세요? 빨리 이사 하세요.” “나도 새집에 들어가 되는지 모르겠소. 합동공도 아니지 않소?” “호호호…저분들 절반이 합동공 아니죠. 남자 60세 여자 55세 넘으면 합동공에 들고 싶어도 들 수 없거든요. 보세요, 저분들 모두 6-70 되시는 분들이잖구 뭐얘요? 아파트에 사는 분들은 모두 합동공에 들었어요. 일층에 한족아바이 한분외에는요.” “정말 들어도 된다면 넬 이사 하겠소. 감사하오. 최부장동무!” “방사장님께 감사 드려야 합니다. 그이가 여러분들을 위하여 돈을 내서 좋은 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좋은 일을 해도 어떤 사람들은 미처 리해를 못하거든요. 참으로 좋은 일 하기도 힘들어요. 리해 못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말입니다.” 이튿날 강 석범은 이사 하고 합동공 등기표도 가져왔다. 강 석범은 아버지한테서 기술을 물려받은 석공이였다. 부모님들께서 십여년 전에 세상 뜬 후 그도 돈 좀 벌어 잘 살아보겠다고 아버지께서 물려준 연장을 메고 산골을 빠져나갔었다. 어느 한 개체 석재공장에서 비석에 글도 새기고 돌로 사람도 깎아 만들며 오년이나 일하고 땡전 한푼 못 받고 집으로 돌아왔다. 사장이 공장을 통채로 팔아먹고 자취를 감추었다는 것이다. 새 사장이 사고 들어왔다고 하니 그런가 하지 석범이의 수평으로 영문을 알 수 없었다. 남을 믿지 말고 사회와 담을 쌓고 사는 것이 그의 신조로 되였다. 양로원 3층 건물이 팔월달에 완공되고 인젠 내부 장식도 끝났다. 침대와 옷장, 침대궤를 사다놓고 이불까지 폈으니 사람이 들 수 있게 되였다. 정 강이 할아버지와 경준이네 정석이네가 먼저 양로원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설아넨 림시로 “천리봉”으로 이사 시켰다. 물공장이 자리가 모자랐던 것이다. 시공대는 호텔 3층 천정까지, 그러니깐 4층 바닥까지 철근 콩크리트를 때렸다. 벽돌은 하나도 쌓지 않고 철근 콩크리트로 뼈다귀만 만들며 올라가고 있었다. 벽돌은 래년에 쌓으면서 창문도 달고 칸막이도 하고 그럴 예산인갑다. 3층까지면 2/3를 완성한 셈이다. 4-6층은 동서량켠의 북으로 뻗은 면적이 줄어든다. 그러니 11월 초 쯤 큰 얼굼이 오기전에 지붕의 콩크리트까지 때릴 수 있겠다. 시월 중순께 향장 남 영식이 방 화를 찾아왔다. 개업식에 왔다간뒤로 처음이다.  “아이구머니, 남향장님 얼마만이세요? 일년반도 넘네요. 몹시 바쁘시죠?” 방 화는 남향장과 악수 하고 뒤에 따른 젊은 여인과 청년 경찰과도 악수 하였다. 파출소의 쌍타나를 타고 왔기에 경찰이 따른 것이다. 향파출소란 원래 향장, 서기의 뒤꽁무니를 쫓는 일이 본직이다. 고 선희라 부르는 여인은 향정부 회계과의 출납이고 남향장과 남몰래 좋아하는 사이라고 한다. 이런관계를 방 화는 알 필요도 없었다. “허허허… 방사장, 일은 잘 돼가고 있겠지? 너무 와보지 못 해 미안하구만.” “별 말씀을요. 우리가 찾아뵙지 못 해 죄송합니다. 어서 앉으세요. 근데 무슨 지시가 있으신지요? 전화로 지시 해도 될텐데 친히 오셨습니까?” “지시가 아니라, 참관 하러 왔소. 그럼 우리 먼저 쭉- 돌아보구 이야기 나눌까?” 방 화는 그들을 데리고 물공장으로 부터 당면공장과 돈사까지 참관 시켰다. “인젠 사무실로 올라갑시다. 세가지 다 보셨어요.” “방 사장, 저기에 지금 짓는 집은 뭐요?” “예, 호텔입니다. 명년에나 가야 다 될겁니다.” “오ㅡ, 저기 산 앞에 새집들이 보이는구만.” “예, 여기 촌민들이 든 주택입니다. 주민들은 아파트보다 토막나무 때는 온돌방을 더 좋아한단 말입니다. 그래서 열채를 지었습니다.” “이쪽 3층 집은 무슨 집이요?” “양로원인데요, 아직 빈집입니다.” “좀 가 봐도 되겠소?” “물론이죠.” 남 향장은 아래층 식당과 모욕탕, 세탁실, 오락실 부터 2층과 3층까지 칸칸이 다 들여다 보았다. 양로원에 대해 특수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 분명 하였다. 정로인이 거처한 방에는 들어가 구석구석 살피고 화장실문까지 열어보았다. “아버님, 우리향 남향장십니다. 인사 나누세요.” 방 화는 싸리나무를 쪼개고 있는 정 강이 할아버지에게 남향장을 소개 하였다. 정로인은 쪽걸상에서 일어서면서 머리를 끄덕이였다. 그는 금년 걸대 만드는 작업을 열흘 전에 끝내고 가지공예 수공업을 시작 한 것이였다. 싸리나무를 가늘게 쪼개여 동그랗게 결은 작은 바구니가 방 한구석에 차곡차곡 무져져 있었다. 피끗 보기에도 4-5십개는 됨즉 하였다. 장로인은 침대를 가르키며 남향장에게 자리를 권했다. “루추한대로 앉으시지유, 향장님.” “이 바구니는 하나에 얼마씩 합니까? 로인장.” “예, 3원에 넘김니다. 심심풀이 하는거지유.” “지금 이런걸 누가 쓴답니까? 현대적인 생활용품이 백화에 차고넘치는데요.” “글쎄유, 뭐 꽃점에서 가져다 꽃을 담아 팔고 과일점에선 과일도 담아 팔고 어떤 아낙들은 화장품 그릇도 하고 바느실 꾸러미도 하고 그런다더라고 조부장이 듣고 와 말하데이. 3원씩 가져다 5원씩 판대유.” “로인장은 어느마을에서 오셨수?” “리화촌에서유. 도안 리화유,” “오, 돈은 얼마나 내셨수?” “돈? 돈이라… 한 만원 될까? 만원은 냈을거유. 허허허…” “그럼 안녕히 계셔유.” 남 영식은 인사를 대수 남기고 나왔다. 돈을 바쳤다는 것과 벌었다는것, 그들은 자기의 관점에서 출발하여 서로 반대로 듣고 반대로 리해하였다. 돈을 냈다는 단어는 바쳤다와 벌었다는 판판 다른 두가지 뜻으로 쓰인다. 남 영식은 바로 방 화네의 양로원 문제로 찾아 온 것이였다. 발 없는 말 천리 간다고 요즘 갑수동 양로원에서 로인을 받아들인다는 TV 광고를 내려고 하는데 벌써 전향에 소문이 파다하다. 향양로원 오원장이 남향장을 찾아왔다. 양로원에 관한 일이니 양로원 원장의 귀에 소식이 먼저 들리기 마련이다. 향양로원 원장 오 룡국은 남향장 큰 처남 김 택수의 작은 처남이였다. 양로원을 향장 자신이나 친처남의 이름으로 도거리 맡을 순 없는 일인지라 처남의 처남까지 동원하게 된 것이였다. 양로원에서는 로인들이 터밭에 가꾼 남새를 먹고 향에서 보조하는 쌀을 먹는다. 정부에서 내주는 생활보조금과 일부 로인들이 낸 돈을 향장과 처남들이 나누어 먹고 향내 민영 기업들을 다니며 양로원의 명의로 기부금을 갈취 해 먹는다. 처남댁들이 로인들에게 장국에 밥을 하루 세끼씩 공급하면 그만이다. 로인들 즐기는 돼지고기 감분국수탕을 못 먹어본지 일년이 되였다. 로인들은 방 화를 다 잘 알고 있었다. 그들도 방 화가 갑수동에 양로원을 새로 꾸려 오라잖으면 로인들을 모신다는 소문도 얻어들었고 무슨 길을 통해 갑수동으로 진군 할 것인가를 궁리하고 있었다. “방사장, 기실 나는 양로원에 관한 반영을 듣고 사실을 알려고 올라 온거요.” 남 영식은 방 화의 사무실에 들어와 쏘파에 앉으며 입을 열었다. “무슨 문제라도 생겼어요?” “양로원 경영에 대해서 누가 비준 했소?” “비준 한건 없구요, 이는 우리 회사내의 일이라고 생각 했는데요. 만약 누구신가 비준 해야 한다면 남향장님께서 지금 비준 하시면 될게 아닙니까?” “향민정과와 기업과의 비준을 얻고 시유관부문에 가 등록 해야하오. 헌데 향에선 비준 할 수 없소. 이미 향양로원이 있다는걸 알지않소? 바로 거기에서 의견을 제출 해왔더구만. 막아달라고 말이요. 여기에서 개업하면 그들 수입이 줄어들거 아니요?” “양로원을 꾸리는데 수입을 따질 수 없습니다. 로인들을 잘 모시려는 마음으로 양로원을 꾸려야지 돈을 벌려는 마음으로 한다는건 말이 안 되죠.” “만원을 받았다면서?” “호호호… 그로인 만원을 벌었다는 말씀인데요. 언제 만원을 바쳤다고 했어요? 그리고 우린 아직 로인을 받지 않았습니다. 요즘 침대를 사고 받을 예정입니다.” “이미 다섯사람이 들어왔더구만, 그러고 분명 만원을 냈다고 말하는걸 들었는데.” 방 화는 남 영식이 칸칸이 빠짐 없이 들여다 본 원인을 이제야 알았다.  “잘 못 보셨어요. 한사람도 받지 않았습니다. 아마 남향장님께서 무슨 편견이나 오해를 가지고 오신듯 한데 어떻게 풀어드렸으면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저의 생각은 성심성의로 고향 로인님들을 잘 모시려는것 뿐인데 속을 까보일 수도 없고 어쩌죠? 전 누가 무엇을 하라고 한다해서 하거나 하지말라고 한다해서 안 하거나 하는 그런 주대 없는 사람이 아닙니다. 보건대 사회에 유익한 일이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이라면 끝까지 하고야 마는 성질입니다. 하는 가운데 틀린 것이 있다면 고치면서요. 앞에서 하신 말씀을 들어보면 향양로원의 수입이 떨어진다, 향에선 비준 할 수 없다, 그러니 하지 말라, 이건데요, 저는 납득 할 수 없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동사회의 전체 인원이 동의 하지 않을 겁니다. 남향장님의 리유가 아주 불충분 하니깐요.” “향정부와 엇서보겠다는거요? 돈이나 좀 벌었다고 향정부를 무시 하는거요?” “남향장님께서 정 그렇게 생각 하신다면 저도 별 수 없어요. 제가 아니라고 하면 믿겠어요? 오늘 남향장님의 처사는 아무런 설득력도 없어요. 로인을 받지 않았다고 해도 믿지 않으시고 돈을 받지 않았다고 해도 믿지 않으시고 어느 한켠에 굳게 서서 시비를 전도 하고 있어요. 이런 말까지는 하급이 앉은 자리에서 할 필요가 없는데요, 향장님께서 먼저 그런 격한 말씀을 하니 저도 흥분됩니다.” “방 화동무, 향정부와 맞서서 무슨 좋은 일이 있소? 여기는 우리지반이란 말이요. 이자리도 내가 비준한거 아니였소? 향정부와 단합하면 좋으면 좋았지 나쁜건 없을거 아니요? 내말이 과격 했다면 량해하구.” “맞서려는 것이 아니라 남향장님께서 향정부 향정부 하면서 가로막고 있잖아요?” “막을건 막아야지 향에서 손해를 보는데.” “왜 향에서 손해를 봅니까? 양로원은 개인 손으로 넘어갔다고 들었는데요. 그냥 정부가 운영 하는 것이라면 우리가 하는 일이 향에 손해를 주는 것이 아니라 리익을 줄 것이 뻔하지 않습니까? 개인이 운영 하고 있기에 우리에게 먹히울까봐 바뻐 하는 것이 아닙니까? 남향장님께서 하필 그들의 대리인으로 나서는 리유는 무엇인지 궁금 하네요. 당신들 지반이다, 라고 하셨는데 제가 똑똑히 말씀 드릴께요. 이구역만은 내지반입니다. 난 여기에서 태여나 성인으로 되였고요. 합동서를 보여드려요? 백년간 나의 이름으로 되여 있다는걸 몰라요? 또 당신이 비준 한거라고 하셨는데 틀렸어요, 당신이 아니라 정부에서 국가에서 비준 한겁니다. 당신은 정부를 대표하여 일하는게 아니셨던가요? 정부에서 우리를 쫓아내려면 손해 배상을 해야 한다는 것도 아시죠?” 남 영식이 한마디 하면 방 화는 열마디씩 하였다. 남 영식은 자기가 도리에 지고 있다는 것을 뻔연히 안다. 허지만 지고 싶지가 않았고 부아가 났다. 부아가 나도 별 수가 없었다. 말 하면 말 할 수록 데리고 온 여자 앞에 쪽 팔린다. 저녁 후 방 화는 긴급 동사회를 열고 낮에 남향장이 왔다간 일을 소개 하였다. “어쩌면 좋아요? 양로원을 그만 둘까요? 괜히 말썽을 자아낼것 같은데요.” 방 화는 짐짓 락심하며 주저앉는 태세를 보였다. 원래는 돈 못 버는 일이라고 무 관심들을 하던 사람들이 백 팔십도로 태도가 바뀌여 절대 주저앉으면 안 된다는 강경한 태도들을 보였다. 이것이 반발심이고 역심리이다. “거 양로원 원장이라는 오개 내 잘 알아유,” 동주가 하는 말이다. “엊그제 아래에 내려갔다가 길가에서 그자식을 만나 양로원 잘 되느냐고 묻고 우리도 양로원 한다고 말 했더니 그자가 향장한테 가서 말한겁니다. 오 룡국이면 향장의 처남 처남이지유. 그러니 남향장이 왜 그쪽켠에 섰는가 뻔하지 않습니까? 개자식들!” “그러니 남향장이나 오원장이나 우리일에 그냥 시끄러움 끼칠 수 있는데 동사회 여러분들 경각성 높여 꼬리 잡힐 일 절대 하지말며 잘 못 된 일 있었다면 하루속히 시정합시다. 여러모로 진공이 들어 올 수도 있잖아요? 여러분들은 떳떳하게 반격 해야합니다. 우리는 잘 못 한 것이 없으니깐요. 혹시 헛갈리는 문제에 봉착하면 몽땅 저한테 떠넘기세요. 저는 준비가 다 돼 있어요. 그러고 차모는 아저씨들은 연길 갔다 올 때마다 가구공장에 들려 시켜놓은 침대들과 옷장들을 얼마씩이라도 된 족족 싣고 올라와요. 가구만 들어오면 즉시 로인들을 들입시다. 그러니 조부장님 최부장님 주방가구를 사오고 최부장님은 인원 안배도 속히 해야겠습니다. 원장, 주방장, 복무원 등등. 전 다른거 없어요. 다른분들 뭐 하실말씀이 있으신지요.” 장만이가 따라 입을 열었다. “감자 캘 시간이 닥쳐 왔습니다. 하루에 50톤씩 실어 들인다고 해도 2-30일이나 뛔야 하니 공소부에선 차 안배를 잘 해야 되겠습니다. 그러니 양로원 물자 같은 것은 될 수록 앞당겨 삽시다. 그리구 보일러 실에서는 증기 발송 실험과 보수를 제때에 잘 하여 생산과 생활에 지장이 없도록 합시다. 다음 한가지는 좀 토론 해봐야 되겠는데, 저 산동애들 대부분이 겨울날이 집으로 가지 않고 여기에 겨울을 났으면합니다. 11월 중순부터 3월 중순까지 넉달간 집에 가도 할 일이 없고 왕복 차비만 천원 든다면서 잠자리만 있으면 넉달간 절로 끓여 먹는데는 천원이 안 들어도 된다는 것입니다. 우리하고는 상관 없는 일이지만 애들이 청구 하니깐 토론 해보자는 겁니다.” 방 화가 말을 받았다. “운수 문제, 보일러 시험 보수 문제는 김경리님 말씀대로 하시구요, 농민공 과동 문제는 아마도 신중해야 할 것 같네요. 단지 잠자리 안배 문제인것만 같지 않습니다. 치안, 질서, 안전… 내내 넉달간 먹고 놀 수도 없지 않습니까? 남겨두었다가 사고나 치면 큰 사달입니다. 아직 아무런 답복도 주지 말고 그들이 철거 할 때에 봅시다.” 며칠 후 시세무국에서 장부 검사하러 내려왔다. 문제가 있을 수 없다. 이런 일에 대처하기 위하여 방 화는 일찍부터 불법적인것 꼬리 잡힐 일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일러두었었다. 대학 회계전과를 나오고 고급 회계사 증서까지 있는 로 길룡은 업무에 능숙 할 뿐만 아니라 유관 법에 대해서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장부검사를 내려온 사람들은 먼지끝만큼한 오점도 찾을 수 없어 탄복 할 뿐이였다. “로부장님, 너무나 잘 했습니다. 우리는 날마다 기업에 장부 검사를 다니는데요 이런 장부는 정말 처음 봅니다. 어떤 단위 회계들은 정책을 몰라 틀리게 한것도 있고 일부러 숨기려고 틀리게 한것도 있고 온통 문제거리들 뿐입니다. 그런건 정말 검사 하기도 힘들어요. 봐요, 당신네 장부는 쭈룩 보면 되잖아요. 장부에 문제 있다고 고발 하는 사람은 어쩐 일일까요? 참 궁금합니다. 영문을 아십니까?” 지방세무국 민영기업 제6과 과장이라는 류 광호는 로 길봉이와 비슷한 나이였다. 로 길봉은 국으로 세무수속을 다니면서 그를 만난적은 있었지만 담화는 없었다. 그는 사람 셋이나 거느리고 호호탕탕하게 전용차로 왔었는데 새로 선 기업이다 보니 장부가 원래 적고 깨끗한지라 한시간도 안걸려 검사를 끝냈다. 길봉이가 점심을 준비 하도록 설아를 주방으로 보내려하자 류 광호가 막아버렸다. 로 길봉은 양로원 문제로 향장이 왔다간 사연을 이야기 하였다. “못쓸 사람이구만 거, 자기네 분풀이로 우리를 써먹는단 말입니까? 허참 원. 어처구니가 없구만요. 그 향장 이름이 뭠니까?” “남… 남향장이란건 똑똑히 알겠는데 이름은 모르겠습니다.” “남향장, 내가 그의 장부를 검사 해봐야겠습니다. 보통 자기 뒤가 치치한 사람이 남을 잘 의심하거든요. 로부장님, 이회사에선 그들과 경제거래 한 것이 없어유?” “제일 처음 딱 한번 있습니다. 그다음부턴 시와 직접 관계를 가졌구요.” “그 전표를 봅시다.” “여게요, 별 문제 있는것 같진 않더라구요.” 로 길봉은 04년 제1호 전표 책을 꺼내 한페지를 펼쳐 류과장에게 넘겼다. 류 광호는 향정부의 푸른색 현금 수납도장이 찍힌 령수증을 자세히 보고 목책에 무언가를 기입 하고 로 길봉의 전화번호도 함께 적었다. 그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로 길봉에게 손을 내밀었다. “우리 후에 다시만나 술이나 한잔 나눕시다. 오늘은 근무중이니 그리 못하구 후에 시에 오시믄 들리시유, 내가 한잔 살테니깐요.”  “제가 사야지요. 헌데 점심이라도 잡숫고 내려가셔야 하는건데 그러십니다.” “규률 위반을 시키고 싶으시다면 그렇게 하세요. 허허허…” 류 광호네 네사람은 점심을 먹을념도 하지 않고 향정부 재무과로 곧게 들어갔다. 세무국에서 향정부의 재무장부를 검사 한다는 것은 들어보지 못한 일이다. 허지만 류과장은 꼭 그러고 싶었다. 깨끗한 사람을 밀고 무함하고 자기네를 헛걸음 시키는 자들이 어떤 존재인가를 한번 알아보고 싶었다. 류과장은 자기공작증을 펼쳐보인 후 장부와 전표들을 꺼내놓으라고 지시 했다. 점심 먹으러 가려고 일어섰던 중늙은이와 젊은 여인은 점심부터 먹고 와서 일 하자고 입을 바꿔가며 설교 하고 아양을 떨었다. “안 돼요, 국에서 오후에 중요 회의를 하니 빨리 보고 가야 합니다.” “그럼 점심 드시고 가셨다가 래일 다시 오시면 되겠네요.” 고 선희가 애교를 섞어 아양을 떨었다. “왜서 이리 말이 많습니까? 무슨 문제라도 숨겨놓고 있는겁니까? 당신이 뭐길래 우리를 래일 오라 마라 지휘 하는겁니까?” 류 광호가 소리질렀다. “시장하실까 생각해서 드린 말씀인데 왜 성은 내세요?” 고 선희는 두런거리며 철궤를 열고 장부책과 전표묶음들을 끄집어내다 책상위에 질서 없이 장졌다. 회계인 중늙은이도 일손을 도왔다. “2004년것부터 지금것까지만 꺼내면 됩니다. 년도별로 질서있게 놓구요.” 류과장의 동료들은 그가 고집이 세다는건 알지만 오늘은 왼일로 고집부리는지 알 수 없었다. 그들은 배가 무척 고팠지만 참는 수 밖에 없었다. 장부들을 다 내려놓은 두사람은 “천천히 보슈”하며 점심 먹으러 나갔다. 동료들이 장부책에 손을 대려하자 류 광호는 손을 저어 제지 시켰다. 그리고는 혼자 장부무더기를 훑어보다가 04년 4월 전표묶음을 뽑아들었다. 40만원짜리 령수증 부본을 찾기에 애를 썼다. 가방에서 수첩을 꺼내여 로 길봉이 한테서 적어온 령수증의 날자를 확인하고 다시 전표묶음을 번졌다. 찾았다. 날자가 같고 래원내용과 돈낸 사람의 이름이 같은데 금액 액수와 령수증 번호가 달랐다. 그러니 이것은 원래의 부본을 없애버리고 가짜부본을 써넣은 것이다. 방 화네가 낸 돈은 40만원인데 부본에는 4만원으로 적혀있었다. 류 광호는 주먹으로 책상을 쾅! 내리치며 “개자식!”을 웨쳤다. 동료들이 와뜰 놀라 뒤로 흠칫 몸을 젖혔다가 천천히 모여들었다. “무슨 일입니까? 류과장님.” “오늘 큰 안건 하나 쥐였소, 내 한턱 쏘겠소. 아직 누구나 까딱 말을 마오. 내 하는대로 가만이 있어야 하오.” 류 광호는 죄증이 되는 전표 한장을 흔적 없이 뜯어내여 가방에 담았다. 그리고 그 전표묶음도 건드리지 않은듯 제자리에 놓았다. 이윽고 식사를 끝낸 중늙이가 이를 쑤시고 트림을 껄껄 하며 들어왔다. “아니, 당신들 배고플텐데, 어쩌지? 빵이라도 사올까?” “아닙니다, 참으로 죄송하게 됐어요. 아무래도 래일 와서 봐얄것 같습니다. 아까 그여자분 말이 오른걸 내가 괜히 성격 부렸군요. 죄송하다더라고 꼭 전해주세요.”  “그럼 래일 다시오시우.” 류과장은 차에오르자 흥농으로 차를 몰라 해놓고는 로 길봉이 한테 전화를 쳤다. “로부장이시우? 우리지금 다시 올라가니 밥상 차려놓으시유. 밥과 국물만 있으면 됩니다… 밥을 한술씩만 먹고 우린 또 다시 내려와야 하거든요? …예,예, 만나서 말씀 드릴테니 기다리시오. 이미 떠났으니 십분이믄 도착합니다.” 그들은 흥농실업에 도착하여 사무실에도 올라가지 않고 일층에 있는 식당으로 들어갔다. 밥과 토장국을 네그릇씩 떠놓고 방 화와 길룡이가 기다리고 서있었다. “어서 오세요, 류과장님 이분이 우리사장님이십니다.” 방 화가 마주오며 류 광호의 손을 잡았다. “방 화라고 부릅니다. 참 수고들이 많으십니다.” 방 화는 뒤에 따라서는 사람들과도 악수를 나눴다. “어서 식사부터 하세요. 얼마나 시장 하시겠습니까?” 주방장 미옥이가 삼겹살에 당면을 삶은 반찬을 큰 그릇에 담아다 식탁 가운데에 놓았다. 그러고는 혀를 끌끌 차며 입을 열었다. “때시걱도 모르고 이렇게 국가일에 전념들 하시니, 쯧쯧쯧… 천천히 드시라요, 체하실라요. 아이차, 좋은 술 한병 있는데. 잠깐만요…” “아닙니다. 일 때문에 술 못 마십니다. 훗날 우리 넷이 술 마실러 올랍니다. 저 로부장님, 아까 그 전표 빨리 가져다 줘요. 그걸 가지러 온겁니다.” “예, 알겠습니다.” 로 길봉은 전표 가지러 사무실로 올라가고 류 광호는 향에서 훔쳐온 전표 한장을 가방에서 꺼내여 방 화 앞에 내밀었다. “이것 보세요, 방사장님 싸인이 맞습니까?” “천하에, 이럴 수가?! …” 방 화는 눈이 휘둥그래졌다. 보고 또 봐도 “방 화 황산 도거리 값 4만원”이라고 씌여 있었다. 길봉이도 뛰여 올라갔다가 내려와 가짜전표를 보았다. 그때에야 광호의 동료들도 밥을 먹으며 전표 두장을 돌려가며 보았다. “인젠 법적 제재가 남아 있으니 여러분은 비밀이 새여나가지 않게 해야 합니다. ‘개가 급하면 담장을 뛰여넘는다’고 범죄분자가 어쩔지 모르니깐 풀을 건드려 뱀을 놀래우는 일이 없어야 합니다. 우리는 이길로 국에가 회보하고 검찰에 고소 할 것입니다. 래일 향에 내려와 증거물을 더 채취하고 나쁜 놈들을 잡아갈 것입니다.” “개놈 같은것, 돌을 들어 제발등을 깟군! 세무국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로 길봉이 감개무량하여 하는 말이였다. 이튿날 향정부 회계와 출납 그리고 주모자 남 영식을 체포하여갔다. 회계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 인츰 놓여나왔다. 얼마 후 탐오죄로 남 영식은 10년 감금, 고 선희는 2년 감금으로 판결 받았다. 남 영식의 처남 김 택수와 김 택수의 처남 오 룡국이도 잡혀가 심문을 받았다. 일년사이 민영기업의 기부금 십만원을 갈취 하고 국가에서 내려보내는 양로보조금 7만 5천원과 일부로인들이 바친 새활비 2만 5천원을 가로채여 셋이서 4만원씩 나누어 먹고 8만원가량만 양로원에 썼는데 그것 또한 그들과 그들 안해네 로임으로 나가고 로인들의 실제 생활에는 얼마 쓰이질 않았다. 김 택수와 오 룡국에겐 5만원 벌금 혹은 2년반 유기도형이라는 징벌이 차려졌다.
31    30. 새로운 도약 댓글:  조회:1372  추천:0  2013-05-07
 30. 새로운 도약   반가운 소식이 날아왔다. 송자네가 갑수동으로 놀러 온다는 것이다. 송자는 결혼 한 후 처음 친정집으로 설 쇠러 온 것이다. 송자의 두번째 아들도 두살이 되였다. 하여 시아버지 한테서 또 천만딸러를 벌었다. 장만이는 시가지에 가 각가지 부식품들을 작은 짐차에 넘쳐나게 사왔다. 방 화는 정 강이를 시켜 “천리봉” 온돌방 부엌에 불을 때게 하고 설아더러 집안 청소를 말끔히 하게 하였다. 림업공인들이 버리고 간 낡은 집을 휴가촌 주택으로 만들어놓은 후 지난 초겨울에 남북회사의 김 현철사장이 동료들과 함께 와 보신탕을 앉혀놓고 먹으면서 이박삼일간 마작을 놀고 간 후 사용하는 사람이 없었다. 현철네는 큰 개 한마리를 잡아오고 고급 술 두박스를 차에 싣고 온 외에 모든 것은 방 화가 부담 하였다. 원래부터 가까운 처지인데다가 방 화네 회사의 당면 판매를 책임져주고 있는 사람들한테서 비용을 받는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송자와 젬스가 와도 모든 것은 방 화가 부담하고 접대 해야 할 것이다. 돈은 들지만 방 화는 손님들이 만족하니 기뻤고 꾸려놓은 집이 유용하게 쓰이니 기뻤다. “천리봉”이라 이름을 건 농원가옥은 한족식 온돌방인데 정문으로 들어서면 주방으로 쓰는 넓다란 바닥방 가운데에 둬메터 되는 길다란 식탁이 놓여있고 한켠에 랭장고와 사발장이 나란히 놓여있다. 다른 한켠엔 까스레인즈와 까스통, 물독, 쌀독 등이 줄지어 섰다. 출입문 안 량켠에 큰 솥이 걸린 부뚜막이 있고 그옆에 온돌방인 거실로 들어가는 문이 있다. 거실에 들어서 보면 남쪽 창문 아래에 반메터가량 높은 온돌이 있고 북쪽 창문 밑엔 가죽쏘파 두개와 차탁 하나가 놓여있다. 그옆으로 밤색 나무궤가 놓였는데 그위에 큼직한 텔레비가 얹혀져 있다. 반대켠 서쪽 방에는 밤색 나무궤 대신 밤색 책상이 놓여있고 그위에 컴퓨터가 놓여있다. 컴퓨터 인자기와 전화기도 안장되였다. “천리봉”엔 일반 가정 살림집보다 무엇이나 더 구전하고 좋은 것으로 갖춰져 있었다. 정 강은 방 화가 시킨대로 량켠 솥에 물을 가득 붓고 통나무불을 지폈다. 그애는 방학하여 온지가 거의 한달이 되는데 날마다 설아의 책상머리에 앉아 컴퓨터를 치며 놀았다. 아궁이에 불을 지펴놓고 서쪽 방에 들어가 또 컴퓨터를 켰다. “얘, 다른 일 좀 찾아 해봐라. 맨날 그렇게 컴퓨터밖에 모르니?” 책상면을 걸레질 하던 설아가 동생을 꾸짖었다. “누나두, 이게 내 숙제란데 그러우? 계산기 전업을 배우니 계산기에 매달릴 수 밖에 없지뭐요? 그리구 뭐 다른 일 하구 싶어도 할게 있어야 하지.” “얘, 니 저 마당 좀 쓸어주겠니? 누나 니 신세 좀 지자. 래일 온다는 손님 대단한 사람들이다. 너네 엄마 친구들 다 쎈 사람들이야.”   “물론이지, 누구의 어머니신데. 하하하… 근데 누나, 우리도 크면 어머니 같은 사람 될 수 있을까? 그렇게 강하시면서 너그러우시구 부지런하시구 똑똑하시구,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과 행복을 베푸는 그런 사람 말이요.” “되기 위해 노력 해야지. 어머니의 아들답게 커야 할게 아니니? 나는 네가 벌써 그런 생각을 가지고 노력 한다는게 자랑스럽고 사랑스럽다.” “누나, 누나도 알지만 나는 우리 어머니 만나기 전에는 사랑이란게 뭔지 몰랐소. 고독, 증오, 멸시 같은 것만 알았지 뭐요. 나는 우리 어머니 만나서 그시각부터 사람이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하는걸 조금씩 터득하게 됐소. 바로 남을 위해 살고 남을 위해 목숨도 아끼지 않는 그 모습을 볼 때 하늘만큼 우러러 보였고 나도 남들이 우러러 보는 그런 인간으로 살고 싶었소. 나는 그냥 어머니 앞에 미안하고 부끄러운 그런 아들이 되지 말자고 다지며 자기를 단속 하고 있소.” “응, 그래야지. 내 옛말 들어볼래? 내 왜 너의 엄마를 그렇게 따르고 숭배 하는지 넌 모른다. 너의 엄마 나쁜 놈을 잡아 공안부의 일급 훈장 탄거 아니? 이 회사에서 나밖에 모른다. 나두 나쁜 여자 돼서 너의 엄만테 잡혔댔단 말이다. 그때부터 나의 인생관이 확 바뀌기 시작 한거야. 너네 엄마 옛말 하자믄 끝이 없다.” “누나, 그래 제목만 말 하고 마오? 답답 하게서리.” “조금만 참어라, 청소 마저 다 하고 옛말 하마. 너네 엄마 시키는 일을 채 못하믄 시름이 놓이지 않는다. 빨리 나가 마당 쓸고 오나, 내 걸레질 마저 할께.” 오누이는 안팎의 청소를 깨끗이 하고 쏘파에 앉았다. “그때, 그러니깐 내가 딱 너만할 때 니 큰 엄만 나를 마흔살 다 된 열다섯살짜리 아들까지 있는 남자한테 시집을 보내자고 야단쳤다. 돈을 받고 팔자는 거였어. 돈이 있어야 너의 형님이 장가 갈 수 있는 것이였으니깐. 나는 그래서 도망쳤다. 우리오빠 나를 고와했어. 그런 늙은인테 날 시집 보내 장가 갈 돈 마련 할게믄 자기가 한평생 독신으로 살거라며 친구들 한테서 돈을 꾸어 나를 떠나게 했다. 남방에 가 일자리를 구했는데 바로 너네 엄마 근무하는 회사였다. 첫 달 로임을 타서 오빤데 부쳤어. 친구들 빚 갚어야 할게 아니니? 나는 그 빚만 갚을게 아니라 돈을 많이 부쳐 오빠 고운 색시 만나게 해야 한다고 생각 했다. 그래서 옆에 침대 애의 베개 밑에 손을 넣게 되였다. 휴ㅡ, 그 개도 안 먹는 돈이 원쑤지.” 설아는 도리켜 보니 부끄럽고 가슴이 쓰렸다. 그는 눈물을 흘리며 코구멍이 막힌 소리를 하다가 멈추었다. 정 강이가 손수건을 꺼내여 누나에게 주었다. “누나, 다 지나간 일인데 뭐 그래오. 우지 마오.” “글쎄, 그런데 절로 눈물이 난다. 이런 소리를 남들 앞에서 절대 외우지 말아라. 니 매부랑 알면 나를 얼마나 우숩게 보겠니? 넌 나의 하나밖에 없는 동생이고 또 니 어머니 소리 하니깐 말을 꺼내게 된게다. 이일은 너네 엄마밖에 모른다. 어떻게 파안 했는지 내가 걸렸단 말이다. 후에 나절로 그 옆에 침대 애한테 탄백 했다. 그날 그앤 손님이 오는 날이라서, 니 손님이란게 뭔지 아니?” “여자들이 달마다 오는거 그거 아니요?” “응, 아는 구나. 위생지 사려 했는데 돈이 없어진거다. 그래서 너네 엄마한테 가   위생지를 얻어다 썼단다. 방부장님은, 너의 엄마 그때 여성 사업부 부장이셨다. 나를 심각하게 교육 하셨다.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고 혼자서 나를 사람으로 만들어버렸다. 그때 내가 발각 되지 않았더라면 혹은 다른 사람한테 잡혔더라면 지금 내인생은 어떻게 됐을지 모른다. 오빠를 위한다는 것이 오빠를 해칠번 했잖구 뭐야. 얘, 오늘 이만하구 후에 말하자. 나 일이 있어 사무실에 가봐야 한다. 우리 그저 너의 엄마 말 잘 듣구 좋은 사람 되는걸루 너의 엄마 은공에 보답하자꾸나.” 이튿날 방 화는 송자한테 다시 전화를 걸었다. “얘, 내 마중 가마 어데서 만날래? 연길까지 가도 되고 너네 집까지 가도 된다.”  “아니, 우리집 코 큰 나그내는 뻐스 타는거 좋아 하오. 그래사 려행 같구 유람 같다오. 그리구 내 뭐 길 모를까베? 연길 들려 점심에 진달래 랭면이나 먹이구 갈께. 진달래 랭면 얼벌하구 시원한게 좋잖구 뭐요? 첫날밤 둬판 쑤신것 처럼. 호호호…” “에익 썩을 계집애! 야, 천동곡에서 한마을만 더 올라 온다. 갑수동 마을이다.” “양, 아오. 근데 뭘 사가지구 갈까? 산골짝에 술이랑 제대로 없겠는데.” “근심 말고 입만 달고 오나. 니 입 하나 만족 못주겠니?” “내 입 두갠데 어째 하나라 하오? 삭뼈 먹는 선 입은 입이 아니랍데? 호호호…”  “계집애야, 넌 언제 사람질 하겠니? 새끼두 둘씩이나 내쏘구두 맨날 그따위 소리뿐이야. 얘 너네 부모님께 문안 전해다구. 그럼 오후에 만나자, 기다릴께.” 방 화는 정 강이와 설아를 불러 앉히고 복무원 직업교육을 시켰다. “얘들아, 이번에 나의 미국 친구가 오는데 너희 오누이를 복무원으로 선택 했다. 설아는 사회경험이 있으니 잘 할 것 같은데 정 강이가 좀 근심된다. 그렇다고 안하면 성장 할 수 없는 것이고. 외국의 대학생들은 방학이면 몽땅 다 아르바이틀를 한다. 돈 버는 재미도 있겠지만 사회와 접촉 하며 인생길을 익히는 것이다. 젬스는 중국말 잘 한다. 그러니 교류 장애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너 영어 잘 하잖니? 넌 영어로 할 수 있는 것이면 용감히 영어로 하란 말이다. 이같이 좋은 학습 기회 어데 있겠니? 너 절로 들어가던지 불러서 들어가던지 그들 방에 들어갈 때엔 꼭 노크 하고 들어서면 먼저 경례하고 나올 때 경례하고 말은 친근하게 존경어로 하고… 잘 할 줄 알면서도 내 소용 없이 근심 하는줄 안다. 설아는 물론 여자손님을 많이 상대로 하고. 오후에 올것이니 점심 후 정 강이는 불을 때서 방을 덮여놔야 한다. 주방 식탁에 걸상이 있잖아? 일이 없을 땐 그걸상에 앉아 쉬여라. 설아는 여사장의 비서일을 했었으니 커피랑 찻물이랑 잘 끓이잖아? 솜씨 피워봐라. 그리고 식사 준비 해야 할 때가 되면 설아는 송자언니와, 아니, 말을 고쳐야지, 이모벌이지. 손님과 청시 해야 한다. 무엇으로 먹겠는가? 물론 보모를 데리고 오면 보모가 다 할거고 너넨 좀 도우면 되는거다. 아무리 길게 말해도 소용 없니라, 림기응변을 잘 해야 하는게지. 아마 이삼일 있겠지.  어때 신심이 있어?” “옛, 어머니. 잘 해보겠습니다!” “설아는?” “동생이 잘 하겠다고 하는데 나라고 뒤지겠어요? 안심하세요. 숙모님.” “보수는 너희들한테 섭섭하지 않게 줄 것이다. 그러구 정 강이는 이층 내침실에   가서 니아버지 양복을 꺼내놨으니 입어라. 너의 양복은 여름에 산 것이라서 속옷을 더 입으니 안 맞는다. 다음번 시내에 가면 겨울양복 한벌 사야겠다. 설아도 좋은 것으로 입고. 무슨 난제에 봉착 하면 즉시 나한테 전화 해라.” 오후 두시반쯤 송자네가 갑수동 길역에 와 내렸다. 방 화는 사무실 창문가에 서서 서쪽으로 올라가는 뻐스만 지켜보고 있었다. 송자네 부부와 둘째 아들 그리고 보모까지 네사람이였다. 방 화와 장만이가 사무청사에서 나와 운동장의 두터운 눈을 밟으며 마주달려갔다. 빈몸인 송자가 맨 앞에서 뛰여 와 방 화와 포옹 하였다가 인츰 놓고는 한발 뒤져 오는 장만이의 손을 잡았다. “형부, 안녕 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처제 조 송자라고 합니다.” “이렇게 만나니 반갑습니다. 안해한테서 이야기 많이 들었어요.” 송자와 장만이가 악수 할 때 방 화와 젬스가 서로 안았다가 놓았다. 방 화는 몸을 돌려 보모 박 순녀와 인사하며 아기를 받아 안았다. 장만이와 젬스도 악수를 하였다. 방 화는 그들을 데리고 “천리봉”으로 갔다. 설아와 정 강이가 나란히 울바자 문밖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검은 양복에 검은 넥타이, 검은 구두, 흰 와이셔츠를 받쳐입은 오누이는 단아하고 씩씩하였다. “안녕하세요? 환영합니다!” 오누이는 함께 경례하고 함께 말하였다. 송자가 설아와 악수하고는 정 강의 손을 잡았다. 젬스는 설아와 악수하였다. “아가씨, 안녕하셔요? 우리는 구면인데요.” “녜, 젬스선생! 이렇게 만나니 반가워요.” “엉? 구면? 오ㅡ, 설아 아가씨구만. 백주에서 우리집에 왔었지!” 송자도 젬스의 말을 듣고서야 설아를 알아보고 정 강이 손을 잡은채 설아를 보며 말하였다. 그리고는 정 강이를 다시 보며 손을 흔들었다. “젊은이 참 멋지게 생겼구만!” “송자야, 너 내 양아들 있는거 알지? 그애 내 양아들이다. 작년에 대학 붙었어. 정 강아 송자이모시다. 그리고 설아는 정 강의 사촌누이다. 작년에 결혼 했다.” 방 화가 상세히 소개 하였다. 송자는 정 강이를 끌어안았다. “둘 다 내 사랑하는 조카구나! 정말 반갑다! 이렇게 씩씩하게 컸니? 몇 해 전 사진 봤을 땐 소년이더니만. 실물 보고 싶었는데 오늘 이렇게 만나는구나.” “송자야, 둘 다 내자식이니 맘대로 심부름 시켜라. 애들 사회단련도 시킬겸 이모 이모부하구 감정도 쌓을겸 안배 한 것이니 잘 가르쳐라.” 그들은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집안에 들어섰다. 정 강이가 사립문을 열어주고 앞서 뛰여가 집문도 열어주었다. 집안엔 후끈후끈한 생의 기운이 감돌았다. 온지구의 기온이 날로 높아져 시가지에선 겨울이 겨울 같지가 않다고들 말하지만 대동북 고산지대 동지섣달 골바람은 여전히 매섭게 독을 쓴다. 하기에 동북 산골마을 촌민들은 부엌아궁이에 통나무를 느긋이 서려놓고 찰옥수수죽을 부글부글 끓이면서 뜨끈뜨끈한 온돌방에 둘러 앉아 마작이나 트럼프, 화투(花斗)를 치며 겨울을 난다. 갑수동 촌민들은 공장과 돈사에서 일 하느라고 꽃싸움 할 사이가 없다. 여름철엔   주말 시간을 리용하여 감자밭을 가꾸고 겨울 주말엔 산속에 들어가 땔나무를 한다. 이중 삼중으로 벌다보니 이곳 촌민들의 경제수입은 원래보다 네배로 높아지고 생활 수평이 천양지별로 제고 되였다. 싫다고 하던 아파트는 일년 사이 몇집 남지 않았다. 새로 결혼 하거나 분가한 갑수동 젊은 부부들과 천수곡, 남포마을에서 일하러 올라온 부부들이 차지하고 들어 현대적 생활을 하고 있다. 전해에 마을 촌민들이 사양하고 들지 않았기가 차라리 잘 된 일이였다. 설아가 집에 남아 박 순녀아지미와 함께 아기를 보면서 저녁준비를 하고 정 강인 보디가드처럼 어머니 곁에 붙어다니며 문도 열어주고 누가 그들의 길에 장애가 될것 같으면 먼저 가 경례를 하고 회피시켰다. 방 화는 아파트부터 들어갔다. 이층에 열집 삼층에 열집인데 이미 이십호가 다 들었다. 일층엔 절반이 약수물 공장자리이고 다섯 집을 지엇는데 이미 두집이 들었고 세집은 공장사무실과 창고로 사용 할 자리이다. 일층복도 남쪽머리에 있는 정 강의 집에도 들어가 구경하고 정 강이 할아버지께 인사도 하였다. 두번째 집은 설아네 집이다. 설아네 빈집에도 들어가 보았다. “이제 돈 좀 벌면 양로원을 짓고 정 강이 할아버지랑 설아네 시엄마랑 다 그리로 모실거다. 무상으로 말이다. 로인들의 생활공간과 생산업체를 만들어 그들이 하실 수 있는 일을 안배 해드리고 근심걱정 없이 만년을 보내도록 도와 드릴 생각이다.” 방 화는 젬스도 알아듣게끔 그냥 한어로 설명하며 다녔다. “생산업체라 했습니까? 늙은이들이 뭘 생산 할 수 있겠어요?” “젬스 말 맞소. 그냥 자선기구겠지뭐.” 젬스와 송자가 함께 의문을 제기 했다. 방 화는 조급함 없이 천천히 소개 했다. “정로인 정 강이 대학 붙은 다음 내가 여기로 모셔 왔다. 오시자부터 일 안배 해 달라고 죽게 애먹이더라. 금년에 칠십일세이시다. 어떻게 일 시키니? 내가 일군으로 모셔왔겠니? 헌데 끝내 자체로 일거리를 찾아 이삼개월 사이에 몇천원이나 벌었다.” 당면공장의 건조직장부터 들어섰다. 1000㎡ 되는 후끈후끈한 방에 흰 비단을 널어 놓은 듯 건조틀들이 줄지어 섰다. 방 화는 전해의 당면 산량과 리윤 그리고 금년 계획도 말하였다. 그들은 생산흐름선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참관하고 공장보담 한메터반 높이 지은 감자창고도 구경 하였다. 600㎡의 창고엔 가마니에 담은 것과 안 담은 천여톤의 감자로 꽉 차있었다. 감자는 보관하기가 좋아서 좋았다. 당면은 감자전분으로 하는 것이고 감자전분은 감자가 얼던 썩던 마르던 상관 없이 뽑아낼 수가 있었다. 감자 무더기를 본 젬스와 송자는 입을 딱 벌렸다. “언니, 이많은 감자를 한해에 다 먹소?” “모자란다. 하루 24시간 3백 여일을 갈아내는데 그 수량이 얼마겠니? 국수누름 기계를 하나만 더 놓으면 산량을 배로 올릴 수 있는데 그러자면 이창고가 모자라고 건조직장이 비좁고 직공 주택이 부족하다. 그래서 못 한다. 작년에도 감자가 떨어져 두달간 도토리 전분을 생산 했다. 그것도 좋은 일이더라.” 그들은 돈사로 들어갔다. 여름엔 창문들을 몽땅 열어놓고 신선한 산촌의 공기를 불어넣기에 돼지가 욱실거려도 분변 냄새 하나 없었는데 겨울엔 보온문제로 창문을 열지 못하고 밖깥 공기를 주입 못하니 퀴퀴한 냄새로 꽉 찼다.   “좀 어지러운 일이긴 하지만 민생의 필수 부식품 생산이고 또 감자찌꺼기로 사양 하니 사료비가 적게들고 더 없이 좋은 항목이야. 작년 첫해에 50만원 리윤을 보았고 고기돼지 만마리와 굴암돼지 천이백마리라는 보유수에 도달 했다. 그러니 지금 이 돈사에 만천여마리의 돼지가 들어있다는 말이다. 한쪽으로 길러서 팔면 한쪽으로 낳고 계속 이 수량을 보존하는거야. 돼지는 넉달에 한번씩 출산하거든, 뿐만 아니라 고기돼지도 넉달이면 다 크고. 그러니 일년에 세번씩 순환하는거지. 그러면 일년에 3만마리를 출하 할 수 있는거다. 어때 송자, 재미나는 일이지?” “참으로 멋들어지게 잘 하고 있구만. 호국수에 돼지고기 넣어 끓여 먹으믄 최곤데. 게다 시큰배추 좀 넣고. 호호호… 내 원래 뭐나 먹기를 좋아 하잖구 뭐요.” “그것 우리 시어머니 최고로 반기신다. 그래 이 두가지 공장 한게 아니구뭐야?” 방 화는 설아에게 전화를 쳤다. “설아니? 아줌마 바꿔줘봐… 아짐, 저 방 환데요, 저녁에 호국수에 고기 넣고 시큰배추 넣고 그런 반찬 해주세요. 한족들 “지차이펄”란걸 말입니다. 좀 푸짐하게요. 뭐나 부족한게 있으믄 거기 설아하구 말씀만 하세요… 그럼 수고하세요.” “야, 신난다. 저녁에 그반찬에 술 한근 해야겠다. 언니, 근데 이 많은 호국수하구 돼지고기를 어떻게 다 파오? 연변사람 다 달려들어도 못 다 먹겠는데.” “애두, 연변사람 한사람 앞에 한근반씩도 안 돌아간다. 뭐 많은줄 아니? 그런것두 우린 무역회사 김경리를 통해 러시아에 내간다. 그러면 쉽거든.” 정 강이는 널판자문을 열고 무거운 방한문발을 높이 들고 사람들이 다 통과 할 때까지 서있다가 바람이 안 들게 문을 잘 닫아놓고는 어머니 곁에 따라서군 했다. 방 화는 돈사 북쪽으로 곧게 보이는 소배고를 가르키며 그어구에 양로원 마을을 세울 타산이라고 소개하였다. 그다음 거북등거리 동쪽에 있는 큰배고를 가르키며 그어구에는 휴가촌 마을을 세울 타산이란 것도 상세히 소개하였다. 마지막으로 머리 없는 거북산과 머리를 빼여 치켜든 사무청사에 대해 설명 하였다. “아마도 이것 중국에서는 다 국가 산이고 땅일텔데 방누나 맘대로 이것 저것 해 괜찮습니까? 누가 관계 안 해요?” “물론 안 되는거죠. 왜 관계 안 하겠어요? 근데 내가 돈 내고 샀어요. 여기서부터 저기 아물아물 보이는 산꼭대기까지요. 두 골짜기 사이를 싹 다요?” “예? 그렇게 많이요? 방누나 재산이 너무 많으시네요. 그러면 양로원, 휴가촌, 왜 계획만 하고 실시를 안 하십니까? 계획하고 조건 되면 빨리 행동에 옮겨야 돈으로 되는 것임은 누구나 다 알지 않습니까?” “젬스선생 말씀 맞아요. 나도 그러고 싶은데 자금문제로 동사회 회의에서 부결 됐어요. 그러니 언제 가야 될 수 있을지 묘망 하네요. 아까 우리 함께 갔던 옛집이요 작년에 내돈 들여 다섯채 수리 해놓았는데 그것도 휴가촌 건설계획의 첫 보조랍니다. 보았으니 알겠지만 이마을이 다 빈집들입니다. 림업국이 철거하면서 버린 주택이죠. 이제 몇집 더 수리하고 나머지는 밀어버리고 놀이터와 정차장을 할겁니다. 산 밑엔 아파트와 학교 그리고 진료소와 백화점을 짓구요. 우리가 올 때 농가 스물 세호밖에 없었어요. 지금 이미 사십호로 늘어났습니다. 이삼년 후면 대개 백호 가량 될건데요,   물 좋고 공기 좋고 경치 좋은 산골마을 고향을 버리고 떠났던 사람들이 다시 돌아와 일 하며 살게끔 아름답고 행복한 도화원으로 건설 할겁니다. ” “방누나, 우리 합작 합시다. 자금을 우리 투자회사에서 낼게요. 저 산에 올라가 보고 싶은데 지금은 날이 저물고 신발도 안 되니 래일 돌아봅시다. 이런 민둥산에 썰매장과 스키장 하면 좋아요. 여름엔 골프장 하구요. 휴가촌이란 이런 큰 놀이터가 있어야 합니다. 경사도가 마침하네요. 눈 만들어 뿌리는 기계를 둬대 사고 썰매와 스키를 갖추어놓으면 돼요. 골프장에 돈이 좀 많이 들어요. 인공 모래톱도 하고 물 구덩이도 하고 잔디와 나무도 심고… 허지만 돈은 문제가 아니지요.” “언니, 내 투자 할게. 젬스네 회사돈 쓰지마요. 그건 꼭 갚어야 하고 부담이 커서 안 되오. 내돈은 안 갚어도 되거든요. 내가 제일 바쁠 때 언니도 못 살면서 돈을 줘 매대를 하게 하고 인생길를 고쳐주지 않았어? 그러니 내몸 다 팔아서라도 갚아야 할 은공이 아니겠소? 인젠 내 그은공 갚을께. 동생질 할 수 있는 기회가 와서 참 기쁘오. 언니 돈이 수요 될것 같아서 벌써 수표까지 떼가지구 왔소.” 정 강이는 어머니의 의도를 이제야 알았다. 그리고는 탄복하며 기뻤다. 하며 긍지를 느꼈다. 자기를 달고 다님도 심부름 시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보고 듣고 배우라는 것이임도 알았다. “송자, 젬스, 두분 고마워요. 고맙다는 말밖에 뭘 더 할 말이 없네요. 합작이고 투자고 하는건 천천히 연구합시다. 날이 어두워 졌으니 오늘 공작 여기에서 끝내고 술 마시러 가는게 어때요? 젬스는 지금까지 큰 성시 큰 호텔에서 양주만 마시며 먹고 자고 살고 이런 산골은 처음이죠? 갑시다. 산촌의 풍미 만끽합시다.” 방 화는 “천리봉” 저녁상에 모일 사람들의 명단을 정 강이 한테 불러 주었다. 몇은 생소한 이름이지만 능히 기억 할 수가 있었다. 산골마을 겨울 저녁해는 일찍이도 서산 뒤에 숨어버린다. 네시가 방금 넘었는데 마을은 고요한 어둠속에 푹 잠겼다. 낡은 주택 지붕위에서 새하얀 저녁연기가 몰몰 피여오르고 구수한 토장국물에 만 누릉지 향기가 후각을 후빈다. 이상하게도 그런 향기를 맡으면 사람들 배속에서는 저도 모르게 “꾸르륵ㅡ” 소리가 난다. 박 순녀는 방 화의 부탁대로 한다고 당면에 시큰배추 고기 볶음를 두가지나 가득 하였다. 한가지는 돼지고기와 함께 삶고 한가지는 토닭을 토막내여 넣고 푹 고았다. 식탁에는 방 화네 부부 해연이네 부부 송자네 부부 그리고 박 순녀와 리 영섭이 앉았다. 송자는 정 강이와 설아도 와서 앉으라고 독촉 하였다. 애들은 앉으려 하지 않았다. 앉으면 안 되는 자리라는 것을 그들도 안다. 설아는 아기에게 닭다리을 하나 쥐워서 안고 방으로 들어갔다. 정 강이는 자리를 피할대신 방 화의 곁으로 가 귀에 대고 무언가를 소곤거렸다. 손님들에게 술 한잔 붓게 해달라는 뜻이였다. “여러분, 먼곳에서 오늘 소중한 친구들이 오셨는데 저의 아들이 아버지 어머니를 대표하여 먼저 한잔 붓게 해달라고 간청하네요. 애의 기특한 마음이니 받아줍시다.” 정 강은 젬스와 송자의 잔에 먼저 붓고 아빠 엄마 잔에 제일 마지막으로 부었다. “여러 이모님, 이모부님! 그리고 아버지, 어머님, 설이 오라잖아 옵니다.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고 하시는 일들이 뜻대로 되시기를 미리 축원합니다!”   정 강이는 말을 마치며 상머리에서 머리를 깊숙히 숙이였다. 사람들은 박수를 차고는 “감사하다”를 부르며 잔을 들었다. “가만, 같이 들어야지. 학생이니 흰술은 안 되고 포도술 마실래 맥주 마실래?” 송자가 정 강이에게 맥주 한잔을 부어주고는 말을 이었다. “우리조카 정 강이가 공부 잘하고 건강하고 할아버지와 아버지 어머님께 영원히 효도하길 축원하면서 다 같이 통쾌하게 건배합시다!” 술좌석은 니 한잔 내 한잔 서로 권하면서 열의로 들끓었다. 박 순녀는 슬그머니 자리에서 일어나 솥뚜껑을 열고 상에 반찬들을 보태준 후 각가지 반찬들을 한그릇씩 떠서는 방으로 날랐다. 설아와 정 강이를 먹이려는 것이였다. 나중엔 아기우유도 한병 풀어 가지고 들어갔다. 리 영섭은 자기잔과 박 순녀의 잔을 들고 따라 들어갔다. 애들과 함께 먹으면서 이야기 나누는 편이 나을 것이라 생각 한 것이다. 방 화가 술병을 들고 따라 들어갔다. 온돌에 놓은 작은 네모상에 넷이  둘러앉아 단란하게 이야기 나누며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방 화를 보자 박 순녀는 송구스러워 하며 아기를 안은채로 바닥에 내려섰다. “뭣하러 들어와요? 우리 한식구끼리 조용히 먹을란디. 호호호…” “아지미, 리선생님, 제 한잔 부어 올립시다. 아까 저애 말처럼 설이 넬모레잖아요, 두분께서 절 많이 이뻐 해주고 도와주고 그랬 잖아요? 전 참으로 두분을 존중합니다. 두분 반가워 하신다는 것도 알아요. 박아짐, 아니, 인젠 언니라 부를께요, 그리고 리선생님도 삼춘벌로 모셨는데 인젠 오빠라 하구요. 욕 하실런지, 제가 취했는지… 전 두분 결합시켜드리고 싶습니다. 그런데 남북 몇만리 갈라져 계시니, 언니 너무도 좋은 분이라서 송자가 정들어 한집 식구처럼 지내니, 송자 아니고 남이면 억지로라도 뺏어오겠는데, 하 이것참, 제가 취했군요. 아무튼 두분 좋으신 분들이니 좋은 일 많을 거얘요. 새해에 복 많이 받으세요!” “방사장, 아니 인젠 동생이라 부르고 싶구만. 동생, 너무나 감사하오. 우리 때문에 너무 심려치 마오. 우리 나 먹은 놈들이 알아서 할게요. 이런 일까지 동생한테 심려 끼친다는건 너무 민망하고 죄송한거요. 동생도 좋은분이고 송자사장도 좋은분이고 또 두분이 자매지간이고 또 그러니 우리도 만날 수 있은거고, 그러니 우리다 알아서 일 하고 알아서 사귀고 다 할거니깐 안심 해도 돼요.” “언닌 오빠 말씀 동의 해요?” “예, 전적으로 동의지요.” “알겠어요, 그렇게 알께요. 오늘밤엔 언니 오빠방에 가 쉬세요. 여기 일 그리고 송자한테 제가 다 말 할게요. 이방 오늘밤 설아네 부부를 안배하던 해연이네 부부를 안배하던 다 돼요. 앞으로 언니 휴가 나오면 여기로 오세요. 그리고 오빠도 휴가 가고요. 언니 제가 취했죠?” “아니요, 취하긴. 아무쪼록 고마워여…” “야! 박언니, 방언니야! 따로 와 뭘 하는거요? 다 빠지니 재미 없잖아!” 송자가 소리 꽥꽥 지르며 들어왔다. 그의 손에도 술병이 쥐여져 있었다. 술부으러 들어온 것이다. 말만 늘이다보니 방 화가 부은 술도 아직 마시지 않았다.   이튿날 젬스와 방 화는 창범이를 달고 뒤덕어지로 올라갔다. 방 화는 여름에도 여기에 올라와 본적이 없었다. 젬스는 거북 등거리에 올라서자 눈밭에서 엉덩이 춤추고 뒹굴며 좋다고 야단이였다. 방 화나 창범이는 뭐가 좋다는지 미처 몰랐다. 젬스는 새하얀 눈 위에 큰 대자로 한동안 누워 하늘을 쳐다보았다. “방누나, 여기 좋아요. 내 누운 이자리에 호텔 하나 지어요. 그리고 저쪽 거북이 꼬리부분 펑버짐한 곳에 골프장이 최곱니다. 그다음 겨울에는 오른쪽에 썰매장을 하고 왼쪽엔 스키장을 하십시오. 올림피커 세계 경기라도 하겠군요. 참으로 이산 잘 샀어요. 잘 리용 해야합니다. 총공정사님, 저의 아이디어 어때요?” “젬스선생, 잘 모르겠는데요. 오는 사람도 없는데 호텔을 지어 뭘 하며 우리나라 경제 수평에 골프장 오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어쩐지 현실을 떠난 공상 같네요.” “하하하… 맞아요. 나는 공상과 환상이 퍽 많아요. 돌처럼 아무런 생각도 없는 것보담은 나은것 같아요. 북극 얼음 세계에 가 랭장고 팔아먹은 사람 누군지 아세요? 저의 아빱니다. 많은 사람들은 더운 곳으로 랭장고 판매를 다니는데 저의 아빤 남이 안 가는 북극으로 갔습니다. 대 성공을 했지요. 지금 중국에서 보면 사람이 집결하는 시가지에 호텔을 짓습니다. 사람 없는 산골에 호텔 짓는건 정신나간 일이겠죠? 우리 아빠처럼 얼음세계로 랭장고 팔러 가듯이 말입니다.” 창범이는 하는 생각을 말 하려다 말고 하며 말을 롱담쪽으로 돌렸다. “젬스선생, 우리가 선 곳이 거북이 등거리 복판입니다. 여기에 집을 지어 지지 눌러놓으면 회사가 전진 못 할겁니다.” “허허허… 미신 믿어요? 기계공정학 하는 분은 그런건 원래 별로던데. 거북이 힘 세요. 그 겁대기는 땅땅하구요. 그위에 업히여 전진 한다면 온당하게 승리의 지점에 도달 할겁니다. 중국의 동화 토끼와 거북이 달리기 경기 아시죠? 그것처럼 말입니다. 거북이 등에 짐을 실으면 빈몸보다 더 빨리 달린다는 걸 아세요? 그리고 미신적이나 철학적이나 회사를 거북이로 보는가 거북이의 도움을 받는 짐으로 보는가, 이것이 우리사이 틀린 관점입니다. 아무튼 골프장이던 스키장이던 참고로 하고 여기분들 토론해 잘 하세요. 나 래일 돌아가면 끝이니 아무런 관계도 없는 사람이 아닙니까?” 젬스도 창범이와 옥신각신 하고 싶지 않았다. 방 화가 끼여들었다. “관계가 없다니요? 잘 도와야죠. 자, 그럼 이만 내려갑시다. 내려가 토론하죠.” 송자는 방 화한테서 이만원을 꾸었다. 그것을 정 강이와 설아에게 하나씩 나누어 주었다. 하나는 공부 잘 하라고, 하나는 결혼 축하한다며. 그리고는 방 화한테 백만딸러짜리 현금지표 두장을 남겨놓았다. 합동서도 없고 령수증도 쓰지 않았다. “언니 하고픈거 다 해요”하는 한마디 뿐이고 “얘 고마워”하는 단마디 뿐이였다. 송자네는 섣달 그믐날 오전에 돌아갔다. 승용차를 파견하여 당면과 돼지고기를 보낼겸 사람도 앉아가라고 하니 아무것도 필요치 않다면서 견결히 뻐스로 갔다. 흥농실업에서는 오전에 돼지를 잡아 고기와 당면을 듬뿍씩 나누어주고 일주일간 춘절 휴식을 하기로 했다. 말이 휴식이지 돼지들 입은 쉬지 않는다. 하기에 돈사에선 단 하루도 쉴 수 없는 것이였다. 휴일 기간 출근 한 사람에겐 곱절로임을 지불하기로   결정하고 련길이와 설아에게 회사 경비를 맡기였다. 방 화는 시에나 향령도들에게 당면 한근도 돼지고기 한근도 무상으로 줘본일이 없다. 그대신 향양로원엔 명절마다 돼지고기 두채와 당면 두토리를 가져다 주곤 하였다. 향민정에서 관리하던 양로원을 지난 가을 오 룡국이라 부르는 젊은이가 돈을 내고 도거리 맡았다고 한다. 공공 복지시설이 개인 돈벌이 기구로 변해버린 것이다. 국가에서 내려오는 돈이 적고 향에도 돈 모을 곳이 없고 하니 경영 할 방도가 없어 개인손에 넘겼는데 무상으로 로인들을 모시던 것이 인젠 매인 매월 4백 5십원- 5백 5십원씩 받고 로인을 받는다 한다. 옛날엔 자식 없고 돈이 없고 생활 능력을 상실한 5보호 로인들을 받았었는데 지금 양로원이란 자식 있고 돈이 있는 로인들만 받는 곳이라 한다. 이름은 같으나 성질이 변했다. 방 화는 금년 설부턴 위문품 부식물을 보내지 않았다. 돈 있는 로인들이 모인 곳이고 개인이 돈 버는 곳인데 무상으로 보내주고 싶지 않았다. 방 화는 하루 빨리 진정한 양로원을 꾸리고 싶었다. 동사회 회의에선 향장이나 유관 령도들한텐 돼지고기 몇근씩 돌리는 것이 옳지 않느냐고, 혹시 작은 신이라도 신기면 어쩌냐고 근심하는 사람도 있었다. 방 화는 견결히 반대 하였고 모두들 결국엔 방 화의 의견을 따랐고 법에 어긋나는 일을 절대 하지 말기로 의견을 모았다. 법을 잘 지키는 납세인에게 작은 신 신기려 할 사람이 없을 것이고 신기고 싶어도 못 신길 것이다. 당면 몇근 고기 몇근 문제가 아니라 나쁜 습관을 키워주는 것이고 나쁜 일을 해도 눈 감아달라는 암시로 된다. 만약 누구에게 신세를 졌다면 열배로 갚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방 화이다. 허지만 방 화는 신세를 지지 않았다. 이것은 창범이가 깨우쳐준 것이다. 남 영식향장이 돈에 눈이 어두워 방 화와의 스타트를 잘 못 뗀 것이였다. 방 화는 그것을 학비로 생각 했고 다시는 그런 무미한 학비를 내지 않기로 마음 먹었다. 련길이는 허 정구의 가르침을 받으며 양돈장의 기술자로 재빨리 커가고 있었다. 일주일간 직공식당에서 문을 닫으니 설아는 정 강이와 할아버지를 자기네 집에 모셔다 설을 쇠고 일주일간 식사를 함께 하도록 하였다. 리 영섭은 해연이네 차에 앉아 연길에 있는 형님집에가 일주일을 있다가 다시 해연이네 차에 앉아 회사로 돌아왔다. 해연이네부부는 주말이면 집으로 자주 다녔다. 연길에서 갑수동까지 승용차로 한시간반의 거리밖에 되지 않는다. 2월 5일부터 당면공장에서 출근하고 사무실 일군들도 출근 하였다. 장만의 친구 경준이 부부와 정석이 부부가 2년만에야 입사 할 것을 신청 하였다.  “네분께서 우리 회사에 가담하시는 것을 환영합니다. 입사에는 선 후가 없어요. 먼저 입사 한 분이나 늦게 입사 한 분이나 다 동일한 직원입니다. 한가지 아셔야 할 것은 지금부터 당신들 주업은 회사의 일이고 우리의 령도를 받아야 합니다. 농사일은 주말을 리용하여 할 수 있고 회사 공작시간 내에는 딴 일을 해서는 안 됩니다. 다른 일로 회사 일에 지장을 주고 손상을 주었다면 배상 해야 할 뿐만 아니라 퇴출 해야 합니다. 물론 잘 하실줄 알면서도 할 말은 하고 넘어가야죠. 무슨 의견 없으세요?” “많이 연구 해보고 다 각오 하고 큰 결심을 내리고 휩쓸어 왔으니 절대 안심해도 될거요. 여자쪽이나 남자쪽이나 우리는 친구니깐. 그러니 어서 일 안배나 해주우.”   김 경준이 먼저 입을 열고 그의 안해 김 옥순이 말을 이었다. “우리는 아무일이나 일없소. 원래 일군들이 아니구 뭐요?” “글쎄 언녕 들어오자구 말해두 이나그네 말을 들어줘야 어쩌지? 작년에는 막 두여자만 올까구 했댔단데. 호호호… 우리는 시키는대루 할거니 아무거나 시키우.” 리 정석의 안해 전 연자도 말을 아끼지 않았다.    방 화는 하는 수 없이 물공장 사무실로 쓰려던 아파트 일층방에 한칸씩 차지하고 들게 했다. 옥순이를 새끼돼지 관리실에 넣고 연자를 어미돼지 관리실에 안배하였다. 그들은 속으론 한소조에 안배 받았으면 했으나 말 하진 않았다. 일년 후 일에 적응 되고 열심히 한다면 그들을 분만 관리실과 새깨돼지 관리실의 실장으로 임무를 주고 생산부 천수의 직접적 령도를 받게끔 할 타산이였으나 방 화도 말하진 않았다. 김 경준은 자동차 운전을 배우고 리 정석은 굴착기 조작을 배우도록 연길에 있는 전문기술 학교로 보냈다. 한해에3만마리 돼지를 출하 하려면 날마다 백마리씩 실어내야 하고 4백톤의 당면을 팔려면 또 평균 사흘에 한트럭씩 실어내야 한다. 그외에 원자재를 실어들이고 석탄을 실어들이고 각종 건축자재도 사와야니 운수가 판판 부족 한 것이다. 그외 굴착기 그리울 때가 많았다. 건축 일엔 물론이고 석탄을 밀어 쌓는다던가, 감자를 쳐올린다던가, 자동차로 큰 설비를 실어 왔을 때도 그런 것이 없으니 돈을 내고 기중기를 불러야 했다. 춘절을 쇠고 출근하자 동사회의를 열었다. 동사회의 주제는 새해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누구나 새해의 계획에 대하여 한두가지씩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지고 올 것을 춘절전 2천공5년도의 총결을 짓는 동사회의에서 방 화가 임무를 주었던 것이다. 오토바이로 창범이를 갑수동에 실어다 주느라고 올라왔다가 내려가지 않고 놀고 있는 박 경산을 동사회의 방청객으로 방 화가 불러들였다. “여러분, 해마다 년초에 하는 중요한 회의를 열게 되였습니다. 우리 회사 이름을 지어주신 로소장님께서 우연하게 오늘회의 고문으로 참석하시게 되였습니다. 먼저 열렬한 박수로 박소장님을 환영 합시다.” 사람들이 박수를 친 후 방 화는 말을 계속 하였다. “박소장님께서 많은 보귀한 의견을 제출 해주실 것을 부탁드리면서,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발언을 기대합니다. 숙제는 설전에 다 낸 것이니 중복 하지 말고 말씀들을 시작 합시다. …삼촌, 한말씀 먼저 하시지요.” “나야뭐, 궁금한 생각으로 느그들의 이야기나 듣고 싶어서 들어온 것이 아니냐? 정황도 전혀 모르는거고. 아무튼 사장인 네가 참가 하라고 하니 감사하다는걸 말하고 싶구나. 회사가 이만큼 발전하고 잘 돼가고 있는 것은 다가 사장이 선줄군 작용을 잘 하고 여러 친구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따라주고 도와준 결과가 아닐까? 그러니깐 앞으로도 그냥 그렇게 똘똘 뭉쳐서 더욱 큰 일들을 더욱 잘 해 나가기를 바란다.” 방 화가 선두적으로 박수를 치자 큰 박수로 경산의 발언에 감사를 표시 하였다. 회의장에는 침묵이 흘렀다. 설아가 들어와 사람들 앞에 빈 차잔을 하나씩 늘여놓고 거기에 커피를 부었다. 커피를 담은 주전자를 탁상 가운데에 놓고는 말 없이 나갔다. “체면들 차리시는데 제가 먼저 한가지만 제기합시다. 지금까지 우린 림시공제를   써왔습니다. 이제부터는 합동공 제도를 실시 하자는겁니다. 지금 국영이나 민영이나 모두가 합동공 제도를 실시합니다. 합동공이랑게 옛날말하면 정식공이나 같은겁니다. 합동공제를 실시 한다고 하여 림시공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림시공은 수시로 써야 하니깐요. 다 아시다싶이 림시공과 합동공은 의무와 권리 대우가 다릅니다. 림시공은 하고싶으면 하고 말고 싶으면 말고 또 우리가 쓰고 싶으면 쓰고 말고 싶으면 말고 법적인 보장을 받지 못합니다. 합동공은 합동서대로 해야 하니깐 그 어느 일방이 한다든다 만다든가, 쓴다든가 만다든가 그렇게 못 하죠. 그리고 회사측은 직공의 사회보험비를 대주어야 합니다. 정년 퇴직 한 후 보험회사의 생활보장비를 탈 수 있겠끔 말입니다. 우리 농민들도 투이쓔비(퇴직금)를 타먹어야 합니다.” “내가 좀 말해봅시다. 합동공 제도는 의견이 없고 응당 한거라고 보아지는데요, 직공들이 사회보험에 참가하는건 시기상조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이 투자한 자금을 다 뽑은 후 돈이 남아 돌 때 할 일이라고 봅니다. 난 직접적 투자인이 아니니 리해 관계는 없지만 도리를 따져본다면 그런거라고 봅니다. 제일 처음 회의 때 투자 한 자금이 6백6십만이라 들었습니다. 주주들은 본값을 다 한 다음 직공들 투이쓔비 문제를 고려 하시요. 당신들이 투자하여 우리가 월급을 탈 수 있게 된 것만도 감사한 일이 아닙니까? 방사장동무의 좋은 마음은 압니다만 아직은요, 이르지 않을까요?…” 창범이가 한 말이다. 창범이의 발언이 멎기 바쁘게 해연이가 입을 열었다. “전 방사장 제의를 전적으로 동의 합니다. 저 한개 자그마한 주주로서 큰 주주가 이런 제안을 하는데 모르는척 하면 투자한 돈이 아까워 뒤걸음치는 것 처럼 보이지 않겠어요? 아까 처음에 박소장님께서도 더욱 땅딴하게 뭉쳐서 큰 일들을 하라고 부탁하셨는데요, 우리 뭉쳐서 사장님의 제안을 따릅시다. 이상 끝입니다.” 또 잠시적인 침묵이 흘렀다. 다른 분들도 견해들을 발표하던지 다른 제안들이 있으면 내놓던지 하라고 방 화가 추동질을 해보지만 말이 없다. 방 화는 나이 많은 리 영섭부터 하나하나 찍어거며 물어보았다. “리선생님, 직공들을 사회보험에 참가시키는 제안을 동의 합니까, 반대합니까?” “물론 동의죠. 방사장의 남을 위하는 정신과 제안을 지지 안 할 수 있겠습니까? 아까 박부장님 반대표를 냈는데 그뜻을 압니다. 주주들의 리익을 보호 해주자는거죠. 주주들은 이에 감사 할 것입니다. 우리는 응당 직공들의 당면 리익과 장원한 리익을 돌보며 직공들과 함께 더 많이 생산하여 리윤을 많이 내는 것으로 모든 사람들의 리익을 도모해야 한다고 생각 합니다.”  “잘 알겠습니다. 그다음 로부장님 생각은 어떠하십니까? 우리언니 동의 했다고 해서 따라 동의 해선 안 돼요. 진심을 좀 말씀 해보세요.” “난 견결히 반대합니다! 이렇게 말 하면 좋겠습니까? 나는 누가 어쨌다고 해서가 아니라 진심을 말 할 것 같으면 견결히 지지합니다. 이상입니다.” 방 화는 하나하나 다 묻고나서 결론을 지었다. “그럼 전부 동의 하는 것으로 통과입니다. 인젠 합동제를 실시한다면 전문 담당 인원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로동인사부라는 새로운 부서를 내오게 되는데 최 해연 동무를 이부서의 부장으로 임명 하겠습니다. 그러니 최 해연동무는 하던 공작을 인계   하고 래일부터는 회사의 규장제도를 세우고 공인 모집 합동서를 만들고 합동공 모집 준비를 해야 합니다. 구체적인건 회의 후 다시 상의 합시다. …이문제는 여기에서 끝내고 다른 문제들을 제기 하세요. 사실 제기 할 문제들이 많을 것인데요…” 모두들 발언을 하려 하지 않고 자리만 지키고 있으니 방 화는 갑갑증이 났다. 최 해연은 이시각부터 로동인사부 부장으로 승급 하였다. 부문 경리나 부장의 로임은 3천 5백이고 과장이나 실장급은 2천 5백원이고 반장이나 팀장급은 천 오백원이며 최하 과원은 천원, 직장 공인들은 8백원이다. 부장 위의 총경리와 사장은 4천원이다. 해연이는 천수의 수하에서 천원씩 받으며 일년간 일 한 것이다. “제 한마디 또 할까요? 방금 방사장은 저더러 로동 인사부를 맡으라고 했는데 해 못본 일이라서 많이 서툴줄을 압니다. 여러부장님들과 총경리, 사장님께선 많이 지도 해주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제기하고 싶은 것은 여러분들도 다 잘 기억하고 계시리라 믿는데요 작년 첫 동사회의에서 방사장의 발전 계획 제안이 부결 된 것이 있어요. 그때에는 돈을 번 후 오늘 다시 토론하기로 합의를 보았는데 오늘 가타부타간 거론 돼야 할 일이라 생각 되여 제기 합니다. 다시 포기 할런지, 착수 할런지…” 방 화가 애타게 기다리던 화제가 드디여 나왔다. 자기가 직접 말 해버리고 싶어 여직껏 겨우 참았다. 잊고 있었다는 듯이 잠자코 있다가 누가 말만 떼면 승리에로 이끌어 갈 타산을 하고 있었다. 창범이가 또 반대표를 들고 먼저 나섰다. “응당 토론 하고 지나 갈 일이라고 봅니다. 헌데 아직 착공 하기엔 시기상조라고 봅니다. 투자가 큰 일들인데 아직 우린 돈을 벌지 못했습니다. 그러니 이건 뻔연한 정치가 아닙니까? 정신 없는 한 사람은 뒤산에 스키장을 하고 썰매장을 하고 여름엔 골프장을 하고 큰 호텔도 지으라고 말 합니다. 원항목도 못 하는 신센데 말입니다…” 사람들이 웅성거렸다. 스키장이요 골프장이요 하는 상상도 못 할 소리에 놀란 것이다. 잘 모르긴 해도 너무 고급적인 오락터이고 따라서 투자도 엄청 많을 것이다. “이문제에 대해선 내가 좀 말해봅시다…” 방 화가 입을 열었다. “작년에도 내가 제출 했구 또 많이 생각 해 오던 문제이니 조금 상세하게 말씀 들릴까 합니다. 먼저 약수물 생산 문제, 옛날부터 물장수가 마른돈 번다고 하였습니다. 약수물 공장은 누구의 아이디어인지 아십니까? 곧바로 여기에 계시는 박소장님께서 우리가 여기에 자리를 잡았다고 하니깐 내놓으신 첫 아이디어인 것입니다. 투자를 푼푼히 오십만원 쳤댔는데 그렇게 들진 않을겁니다. 투자가 얼마든 동사회에서 총살 맞으니 마른 돈 벌이를 못하게 된거죠. 투자 할 돈이 없어서가 아닙니다. 동사회 여러분들의 신심이 없어서였습니다. 이사업은 나 혼자 하는 것이 아니거든요. 바로 여러분들이 하는건데 신심 없이 누가 투자 할 수 있겠습니까? 누구나 빚 지는걸 싫어 합니다. 여러분들도 마찬가지로 투자를 싫어 하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투자돈을 쓰고 벌어 갚으면 된다, 그담엔 내것이 된다, 이런 확장 정신 장구한 관점이 결핍합니다. 요만큼 일궈가지고 요만큼한 것에 매달려 살자는 것밖에 없다구요. 만약 작년에 약수물 공장 했더면 지금쯤은 투자를 다 뽑았을지도 모릅니다. 두번째로 양로원 문제를 좀 이야기 해볼까요? 그런데 쓸 말을 하는건지 모르겠어요. 어때요? 삼촌 들으시기엔…” “어, 괜찮아. 내가 듣기엔 재밋다. 들어볼만해. 하자던 말 마저하고 토론 해라.”   “양로원 건설에도 오십만이라 썼었는데 양로원은 돈버는 공장이나 회사나 업소가 아니란걸 여러분들은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남들과는 다르니깐요. 의지가지 없는 오보호나 모시던 향양로원도 돈을 많이 받는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렇게 하면 돈을 벌겁니다. 우리는 돈을 우선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의지가지 없는 로인들을 우선으로 정부 보조금만 받고 모실겁니다. 우리가 기르는 돼지고기, 우리가 생산하는 당면을 많이 대접 하면서, 물 좋고 공기 좋고 경치 좋은 갑수동에서 말입니다. 돈을 잘 버는 자녀가 있는 로인은 아마도 돈을 제대로 받아야 할겁니다. 자기넨 돈을 벌고 낳아주고 키워준 자기부모를 우리한테 무상으로 떠맡기려는 그런 천벌 받을 호레 자식들은 없겠죠? 정말 그런 자식이 있다면 안 받으면 될거구요. 그러니 일률로 무상인건 아니죠. 일군들의 로임은 나오게 될 것입니다. “그다음 휴가촌을 좀 말 해봅시다. 휴가촌은 돈을 많이 벌어야 해요. 돈 많은 사람들을 끌어 그들의 돈을 벌어 양로원에 쓰고 우리 직공들 수입을 늘여야 합니다. 낡은 집터를 밀고 정차장, 놀이터를 만들고 산 앞에 새주택과 아파트를 지을 것이며 큰배고 어구에 다락집도 지을겁니다. 이고장은 휴가촌을 할만한 많은 우월한 조건이 있습니다. 자연환경이 수려하고 백두산 관광지로 직통하는 주요 도로를 끼고있고 조선족이라는 민족 특색도 갖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생산하는 당면과 돼지고기를 주료로 무공해 특색음식을 만들어 유람객들의 식탁에 올릴 수 있습니다. “양로원에서 토닭과 토끼를 길러 휴가촌에 팔 것입니다. 계란도요. 양로원에서는 관광 산품도 개발 할 것입니다. 어질어질 하는 로인들이 뭘 할 수 있겠는가고 의심 할 것입니다. 나는 정로인이 걸대를 개발하신 것을 보고 많이 깨달았어요. 로인들은 우리보다 문화가 짧고 기력이 약하다고는 하지만 경험이 많고 재간이 많고 부지런 하십니다. 그러니 휴가촌은 로인들에게 의거 할 것이고 로인들 또한 휴가촌에 의거 할 것입니다. 휴가촌을 제대로 운영 하려면 아까 박 창범부장님 말씀 했는데 스키장 썰매장 골프장 같은 것을 만들어야 합니다. 휴가촌에 온 손님들이 우리네 스키장이나 골프장에서 돈을 팔게 해야 하며 스키타기나 골프치러 온 손님들이 우리 휴가촌에다 돈을 팔게 해야 합니다. 그러자면 고급 호텔도 하나 지어야죠. 하루 밤에 몇천원씩 하는 그런 고급호텔 말이죠. 그래야 국제 손님들을 받을 수 있거든요. 여기 사람들이 골프 칠 경제 수준이 안 된다고 손님이 없을거라고 여깁니다. 아니죠, 우리는 두눈을 크게 뜨고 더 넓게 더 멀리 봐야 합니다. 인민페를 못 벌면 딸라를 벌지요뭐. 참 원래는 한가지씩 납득시켜서 하나하나 완성 해야 할 것인데 한꺼번에 다 털어놨으니 또 부결 맞겠군요. 지금까지 항목에 대해서만 간단히 진술 하였는데요 아래에 투자와 리윤에 대해 말 하렵니다. 상술한 모든 항목에는 제 개인이 투자 하렵니다. 경영을 시작 하면 어느 항목이든 리윤은 회사에 몽땅 남기고 본전만 회수 하렵니다. 어때요, 똑똑히 알아들었어요? 물론 본전을 회수 한다는 것도 만만치가 않겠지요. 오년이 걸릴런지 십년이 걸릴런지. 그러니 일이년만 이회사에서 하고 말자는 사람은 무관심 하고 동의를 안 할 것입니다. 우리는 장원한 관점을 제창하고 모두 다 오래 함께 하기를 바라기에 합동공 제도를 실시 하고 직공들을 사회보험에도 가입시키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본전을 영영 회수하지 못 할 수도 있구요. 구체적이고 확실한 것은   기술설비부에서 만들어 줘야겠어요. …예? 못 만든다구요? …” 박 창범이 웅얼거리며 방 화의 연설을 끊어놓았다. “전혀 모르는 항업들인데 어떻게 만듭니까? 가행성 보고라던가 경제적 분석 같은 것을 하란 말이겠는데 해보던 내항이라도 힘든 일인것을 우리가 언제 스키장을 봤고 언제 골프장을 봤다고 분석 하겠습니까? 그렇죠,  TV에서만 봤죠.” “그러니 실물을 보여주면 할 수 있다는 말씀이죠? 알고 있습니다. 급한 업무가 있다면 빨리 처리 해놓고 하루 속히 나가세요. 김경리와 리 영섭 공정사 세분이 유람 고찰을 떠나요. 30일쯤 계획하고 북방에는 가서 스키를 타보고 남방에는 가서 골프를 쳐보세요. 그리고 북방에서 한두 곳, 남방에서 한두 곳 휴가촌에 꼭 들어가 주숙해요. 그리고 북방에서 제일고급 호텔에도 들어야 합니다. 호텔에 관한 보고도 있어야 할께 아닌가요? 한두사람 가도 되겠지만 ‘구두쟁이 셋이 모이면 제갈량을 당한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러니 세분이 가십시요. 유람 하신대도 한두사람이면 족족하구요. 시공을 한다면 김총경리께서 총지휘를 맡고 두분께서 기술고문을 맡아야 할게 아니십니까? 북방에서 고찰이 끝나면 직접 비행기로 남방에 날아가세요. 시간과 돈을 아끼지 말고 많이 돌고 많이 놀면서 많이 고찰하여 좋은 보고서를 작성 해주십시요. 엎드린김에 절이라고 이번에 나가시면 설비라든가 설계방향이라든가 다 고려 해주십시오. 그리구 로부장님께선 장부를 따로 잘 해줘야겠어요. 세분이 출장 나가는 비용부터 따로요…” “야야, 너넨 좋겠다야. 전국 유람을 하게 됐구나. 허허허… 방사장의 이야기를 잘 들었는데 아주 구수하구 귀맛 돋굽니다. 우리 일군들에게나 다른 주주들에게나 손해 없구 성공하는 날이면 너무나도 좋을것 같은데 곤난은 참 많겠네요. 더우기 해보지 못 한 일이니깐. 그러나 곤난이 없는 일이 어데 있겠습니까? 곤난은 우리들이 뭉쳐서 전승해야지요. 사장님과 모두 한맘 된다면 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수선먼저 훌륭한 보고서가 나오기를 기다리겠습니다. 그리구 서슴 없이 무상으로 투자 하시는 방사장님께 감사드립니다. 지금까지 해놓은 것도 방사장님이 먼저 다 투자 한 것이 아닙니까? 그러니 투자를 받는 우리들로는 더없이 감사한 것이 아닙니까? 투자만 한 것이 아니라 구상하고 건설하고 이끌어가고, 우리들로 말하면 복덩입니다.” 김 천수가 방 화의 말에 꼬리를 달았다. 다른 사람들도 동감을 표시하였다. “여러분들의 리해와 지지에 감사 드립니다. 반대의견이 없으시다면 동사회의에서 채택 된 것으로 사장의 권리와 의무를 행사 하겠습니다. 물론 완전한 결정은 세분이 고찰하고 돌아온 후 보고서에서 나올것입니다. 그럼 여기에 대해서는 한달 후에 다시 론하기로 하고 다른 문제나 제의가 있으신 분들 제기 하세요.” 방 화의 말이였다. 모두들 다른 의견이 없었다. 회의가 끝나고 헤여져 다들 자기 일자리로 돌아갔다. 박 경산이 홀로 자리를 지키고 앉아 있으니 방 화는 먼저 자리를 뜰 수 없는지라 머뭇거렸다. “삼촌, 무슨 하고싶은 말씀 있으세요?” “허허허… 그래, 하고싶은 말 많고도 많지.” “그럼 하세요, 뭐든 좋아요. 삼촌 말씀은 뭐나 나에게 힘과 도움이 될겁니다.” “너의 시간이나 뺏는거지, 도움은 무슨놈 도움이냐. 얘야, 이미 쓴 돈도 그렇고   또 그렇게 많은 공정을 하자면 돈이 많이 들텐데 그많은 돈을 어떻게 이어댈거냐?” “이어대는게 아니라 이미 다 갖추어졌어요. 돈이 없이 어떻게 하자고 들겠어요?” 방 화에겐 2천 8백만원이란 돈이 있었다. 허지만 그수는 말치 않았다. “그많은 돈은 어떻게 벌었을까? 늙어지니 궁굼한것도 많구나. 비밀도 있겠는데.” “호호호… 비밀은요? 삼촌 앞에 무슨 비밀이 있겠어요? 복권에 당첨 된겁니다. 복권 아세요? 중국복리채표란게 있어요. 거기에 몇장 걸렸어요. 4백만원짜리가요.” “5백만짜리가 아니냐?” “맞아요, 소득세를 내면 4백만이 됩니다.” “성시에 집이나 사고 편히 살거지  뭣하러 산골에와 고생 사서 하는거냐?” “하고픈 일을 하는건 고생이 아니죠. 행복이죠. 하고픈 일 못하는게 고생이죠.” “음, 옳은 말이구나. 한가지 또 알고 싶은거 있다.” “말씀 하세요, 제가 알고있는 일이라면 뭐든 숨기지 안을께요.” “장만이는 어떻게 꺼내왔니? 무기형수를 5년도 안되여서말이다. 돈을 먹인거야?” “물론 돈도 좀 헌납 했죠. 감옥 건설과 공작원들 복리에 쓰라고요. 허지만 이게 관건이 아닙니다. 관건은 신애아빠가 경찰을 구했고요, 저도 공안 계통의 일급메달을 탔어요. 호호호… 신애 아빠는 두번 감형 받고 나중에 제가 가석방을 신청 했드니 최고법원에서 비준이 내려왔드라구요. 총적으로는 삼촌님 덕택입니다. 그때 사형수로 떨어졌드면 아무것도 없잖아요? 생각하면 생각 할 수록 감사한 일입니다.” “니삼촌 한일 공안이였어도 일급훈장 말만 들었지 만져보지도 못했다. 언제 아래에 내려오면 그것 구경 좀 하자. 아무튼 장하다. 몸 돌보면서 하그라.” 이틀 후 장만, 창범, 영섭이는 출장길에 올랐다. 방 화는 장만이에게 고찰 임무를 완성하고 돈을 아끼지 말고 유람을 잘 하고 돌아오라고 몇번을 당부 했다. 장만이네 세사람은 방 화가 주는 돈으로 유람휴가를 떠난 것이다. 그것 또한 방 화의 바램이였다. 몇 곳을 고찰만 하자면 둬주일 시간이면 넉넉하다는걸 누구나 다 안다. 뿐만 아니라 승용차를 몰고 세시간쯤 회사앞의 길을 따라 서쪽으로 올라가면 장백산 스키장이 있고 한시간 사십분쯤 동쪽으로 달려 연길을 지나면 곧바로 연길 골프장이 있다. 호텔은 연길에도 별 다섯개짜리가 있고 휴가촌은 큰것 작은것 더없이 많다. 영섭이나 창범이는 국영 큰 기업에서 근무 할 때 공무로 여러 곳을 다녀봤지만 농민질만 한 장만이는 가본 곳이란 감옥밖에 없다. 하기에 방 화는 그가 될수록 많이 돌며 놀고 스트레스를 풀기를 바랬다. 방 화는 장만이에게 촬영기도 메워보냈다. 장만이는 가는 곳마다 보는 것마다 사진 찍었다. 할빈 스키장이나 백주 골프장은 동서남북 각 측면에서 찍었고 영성호텔은 밖의 면모와 실내의 장식과 시설도 찍었다. 룡천산장과 같은 휴가촌은 몇개 측면으로 전경을 찍고 구석구석 분해 해 찍었다. 창범이는 가는곳마다 도화지를 펼쳐들고 초도를 그렸고 영섭이는 설비나 장비를 보면 필기장에 그의 소개사항들을 기입 해두었다. 영섭이는 백주에서 박 순녀에게 전화를 걸고 송자의 요청으로 세사람은 그의 집으로 놀러가 대접을 잘 받고 왔다. 창범이는 한달간 나와 도는 사이에 방 화의 아이디어에 탄복 하였다. 가행성 보고요 경제분석이요 기술론증이요 하면서 늘 반대표만 들던 자신이 비과학적이고   교조주의적이고 큰 국영기업에서 쓴 탈을 벗지 못 했음을 느꼈다. 창범은 스키장이나 골프장 건설이란 놀랄만큼 돈 많이 먹고 까다롭고 힘찬 일인줄로 여겼는데 알고보니 아니였다. 외국이나 발달한 지역에서 이런 스포츠 오락장소를 건설 하는데는 수선 땅 값이 엄청 많이 들어간다. 그다음 건설비용인데 갑수동 같은 경우에는 땅이 이미 마련 된 것이고 모두 그지형 그모양대로 써도 되는 것이니 얼마 들지 않을 것이다. 한개 장소를 사계절 다 쓸 수 있게끔 하는 것이니 벌써 대단한 절약이였다. 그들 셋은 저녁을 먹은 후면 호텔방에서 새 갑수동을 설계 하노라 토론이 끝이 없었다. 토론 하다가 기발한 구상이라도 픽 떠오르면 필기장에 기록도 하고 도화지에 그려보기도 하였다. 거북이등 앞부분에 고급 호텔을 짓고 그뒤로 골프장과 스키장을 하는 것이 좋다는 합의도 보았다. 눈뿌리는 기계 두대를 사서 여름에 쓰지 않을 때엔 기름을 바르고 방수포로 꽁꽁 덮어두자는 계획도 세웠다. 세사람의 지혜를 합쳐 연구 토론하면서 가행성 보고 초고를 완성하고 있었다.  
30    29. 골 물 댓글:  조회:1629  추천:0  2013-05-06
 29.   골     물     설아는 돈사에 자주 내려왔었지만 인공수정 하는 것은 오늘 처음 보았다. 그것도 처음 만난 남자와 함께 맞띄우다보니 얼마나 쑥쓰러운지 몰랐다. 그렇다고 도망가는 것도 아니다. 설아는 얼굴이 빨개 어쩔바를 모르고 섰는데 련길이는 인츰 적응 되여 방 화를 대신하여 암돼지의 꼬리를 잡아드는 일을 하였다. 꼬리를 들어 음부가 로출 되여야 허 정구가 주입기를 밀어넣을 수 있는 것이였다. “설아, 이 눈치코치 없는 것아, 빨리 저 다쓴 주입기를 받아오고 이 새것 날라다 드리고 그럴거지. 봐라 련길씨는 척 보자마자 일손 잡는걸.” 방 화는 설아를 곤경에서 건져냈다. 가만히 서서 구경 할라니 난처하기만 하더니 손 부치고 함께 돌아치니 그것은 그저 로동에 지나지 않았다. 설아는 자신을 혼자 웃었다. 련길이가 돼지꼬리를 잡고 엉덩이에 붉은잉크물을 찍는다. 방 화가 주입기에 정액을 담고 설아가 어간에서 나르고 허 정구기술자가 넣어주고 돼지귀등의 번호를 번져보고 기록까지 했다. 둘이 하던 일을 넷이 하니 세배로 빨라졌다. 사양원이 발정한 돼지를 골라 따로 가두어 놨기에 한자리에서 공작 하고 엉덩이에 붉은 잉크물을 찍어놓으면 주입 한 것과 안 한 것이 구분 되는 것이다. “이 젊은인 우리 출납원의 대상잔가? 참 일 잘 하네. 손발이 척척 맞는다니깐. 난 이런 제자 하나 있어야 하는건데. 내가 언제까지나 삐칠 수 있을지 누가 알겠소?” 허 정구가 조선말로 하였으니 방 화밖에 알아듣지 못 하였다. 방 화도 련길이가 욕심 난지는 전해 건축 일군들을 거느리고 일 하는 모습을 보았을 때 부터다. 저녁을 먹은 후 련길이는 설아의 방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밤이 깊어 갈 수록 잠자리가 근심 났다. 온 밤을 마주 앉아 이야기 나눈대도 자신은 싫지 않지만 대방을 휴식 못 하게 해서는 아니 된다는 같은 생각이였다. 설아는 건너방에 있는 방 화에게 전화를 쳤다. 밤중에 남의 방문을 두드리는건 실례이다. “언니, 잠자리  하나 줘요. 우리 리동무 곤하셔 쉐야겠는데요.” “함께 쉐라. 나쁜짓 말고. 넬 아침 팬티 벗기고 검사 할테니 너 터져만 봐라.” 빈 침실이 없어서 그러는 것이 아니였다. 이것이 처녀총각이 바라는 것이임을 뉘라서 모를손가?. 숨 막히는 밤이 소리 없이 깊어만 가고 있었다. “꽝! 꽈르릉릉ㅡ” 설아의 최후 방선이 부드러운 진공 앞에 와그르르 무너지려는 위기일발의 찰라 느닷 없는 우뢰소리가 침실의 창문을 마구 두드리고 뛰여들어 와 그들이 깔고 앉은 침대까지 훌쩍 들었다 놓았다. “안돼요, 래일 아침 언닌데 맞아 죽어요. 동문 내가 맞아 죽으면 좋겠어요?” “아니요. 근데 언니가 그렇게 무섭소? 언니 그렇게 무서운 사람 같잖던데.”   “무서워서가 아닙니다. 너무나도 너그럽고 또 존경하는 분이시기에 난 그의 말을 거역 못해요. 그런분의 말을 어기고 내 맘대로 하면 나는 사람도 아닙니다. 동무도 두고 보면 아실거얘요. 동무땜에 집을 떠나 와보지도 못 한 이 먼 곳으로 피 한방울 안 섞인 언닐 찾아 올 땐 그만한 도리가 있는거 아니겠어요? 찾아오니 이렇게 나를 기다리기나 했다는 듯이 제일 좋은 일 시켜주고. 그러니 동무는 꼭 리해 해야 합니다. 동무에게 더 없이 미안 한 일이지만, 또 나도 그대 품속에서 잠들고 싶지만은…” “미안 하오. 나 아직 멀었구만…” 또 한번 번개가 번쩍이고 “꽝! 꽈르릉ㅡ” 우뢰가 울며 련길이의 말을 끊어놓았다. 첫 우뢰에 정신을 번쩍 차리며 련길이의 품에서 벌떡 튕겨져 나왔던 설아는 두번째 우뢰에 몸을 옴추리며 그가슴속으로 다시 파고 들었다. “우뢰도 되게 우네요. 무서워요.” “무섭긴 뭐…” 련길이는 설아를 끌어 안았다. “우리 인젠 이대로 잠 자요.” “그럽시다…” 련길이는 설아를 더욱 으스러지게 껴안았다. 엷은 옷을 사이하고 두몸은 완전히 한덩어리가 되여 있었다. 소리 없이 굳어 질 것은 굳어지고 녹아 날 것은 녹아나고 잔다는 것이 정신만은 점점 더 올똘 해진다. “후두둑, 후두둑…” 굵은 비방울이 창문유리를 요란스럽게 노크 하였다. 뒤이어 “쏴아ㅡ 쏴아ㅡ…” 창대같은 비줄기가 대지에 꽂히는 살벌하는 소리이다. 복도에서 사람들이 오가는 발자국 소리가 어지럽게 울렸다. 이따금씩 창문을 새하얗게 밝히며 번개가 번쩍이고 대지를 부실듯한 우뢰소리가 뒤를 따른다. “무슨 일이 난게 아닐까? 웬사람들이 이밤중에 분주하게 오갈가?” 련길이는 말하며 설아의 등거리를 감쌌던 팔을 풀고 몸을 일으켰다. 전등을 켜고 이불을 끄당겨 설아의 몸을 덮어주고 꽁꽁 눌러주었다. “먼저 자오. 내 나가보고 인츰 올게.” “아니얘요. 저도 함께 가요. 혼자 어떻게 자요?”  그들은 걷옷을 주어입고 복도에 나섰다. 불만 밝고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현관에 나가 2층에서 밖을 내다보니 돈사 북쪽 부근에서 손전등불 몇개가 번쩍이며 억수로쏟아지는 소나기 속에서 많은 사람 그림자가 오가고 있었다. “물, 골물이다! 동문 들어가 있소! 절대 따라오지 마오!” 련길이는 소리를 냅다 지르며 아래층으로 내리 달렸다. 그는 물에 대해 특별히 민감 했다. 설아도 “같이 가요!”를 웨치며 달려 내려갔다. 소배고엔 샘물이 없어 마른 골짜기였는데 소나기가 퍼부으니 비물이 모여 십분도 안 되는 사이에 큰 강이 되여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강물은 돈사의 북문과 직선으로 곧게 돈사로 흘러들려는 판이다. 마침 비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자 돈사 분만실에서 일하던 마을 아주머니 홍씨가 사무청사 이층으로 달려와 방 화를 깨웠던 것이다. 방 화는 남편과 함께 해연이네 부부를 깨워가지고 달려 나갔다. 몇분 안 되는 사이에 물은 이미 돈사 문턱을 넘어 돈사안으로 흘러들고 있었다. 몇몇의 힘으로 급속히 불어나는 거세찬 물길을 막아낸다는건 어림도 없는 일이였다.   돈사 북문에 허술한 문짝이라도 만들어 달아놨더면 이때 문을 꾹 닫고 비닐박막이나 휙 둘러놓으면 물막이가 쉬울텐데 겨울에 벼짚나래나 두텁게 걸어 바람을 막으면 된다고 문을 만들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지난 가을에 잔잔한 비가 둬번 온 후로 소나기는 오늘이 처음이라 작은 산골짜기에 모인 물도 이렇게 무섭게 용을 쓰는줄을 몰랐었다. 큰배고의 샘물은 큰 수도물 몇배의 량이나 될까한데 마을과 학교사이의 물도랑이 엄청 큰 도리를 이제야 알 수 있었다. 장만이는 숙사에서 자고있는 천수더러 사람들을 몽땅 깨워가지고 급히 돈사로 나오라고, 소배고 골물이 곧게 돈사로 충격하고 있다고 전화를 쳤다. 전화를 치자 이삼분만에 사람들이 왁 쓸어왔다. 많은 사람들은 잠옷에 맨발바람이였다. 억수로 쏟아지는 비속에 옷을 더 입으면 뭘하고 구두를 신으면 뭘하는가 하는 생각들이였다. 사람들이 모였을 때 돈사의 북문은 이미 한메터 높이로 뚝을 쌓아 돈사엔 피해가 없게끔 해놓았다. 뚝을 쌓은 재료는 감자가마니였다. 당면공장 원자재 창고엔 감자를 가마니에 담고 아궁이를 기워 천정밑까지 높이 쌓아놓고 있었다. 방 화는 물 막이 재료로는 감자 가마니가 최고라 생각 하였다. 물이 지나간 후 다시 들여다 생산에 쓰면 되고 감자의 흙이 조금이라도 싰기여 더 좋을 것이다. 사람들은 감자가마니를 메여다 돈사벽을 이어 서쪽으로 열메터쯤 반메터 높이로 언제를 쌓았다. 돼지분변 발효장이 있는데 거기에로 골물이 직접 흘러들어 넘쳐나면 그많은 좋은 농가비료를 분실 하는건 둘째이고 넓은 면적이 돼지분변판이 될 것이고 천동하가 오염 되고 나아가선 해란강과 두만강까지 오염 될 것이다. 감자가마니로 뚝을 쌓아 골물이 서쪽 분변 발효장을 돌아 남쪽으로 흘러가게 하였다. 비방울이 작아지자 감자뚝 쌓기도 멈추고 사람들도 헤여졌다. 사람마다 누구라 없이 물에 빠진 병아리로 되였다. 방 화는 창범이에게 골물방지 하수로를 설계하라고 임무를 주었다. 련길이와 설아도 흠뻑 젖었다. 그들은 침실로 돌아오자 화장실로 들어갔다. 련길이는 알몸으로 알몸인 설아를 안고 화장실에서 나와 이불속에 집어 넣고 전등을 끈 후 자기도 이불속으로 들어갔다. 그다음은 막을 수 없는 골물보다도 더 거세차게 벌어질 것이 벌어지고 말았다. 설아는 추호도 마다하지 않고 열정적으로 받아주었다. 더는 참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보뚝 터진 골물 마냥 콸콸 넘쳐 흐르고 모든 것을 짓뭉개 버리며 일사천리로 쏟아져 내렸다. 그것은 그렇게도 좋았다. 아침을 먹은 후 련길이는 설아와 인츰 다시 만날 것을 약속 하고 헤여져야 했다. 결혼도 하지 않은 처지에 처녀의 방에서 하루밤 함께 지냈다는 것만도 이미 과분한 범죄인데 더 범 할 수가 없다. 물론 계속 범하면서 빠져 살았으면 좋으련만 연길에서 기다리고 있는 동료들을 내버려 둘 수 또한 없었다. 련길이는 부끄러운 얼굴 보이잖고 첫 뻐스로 내려간다고 길가로 나갔다. 방 화는  련길이와 설아가 손 잡고 서서 뻐스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환히 내려다 보았다. “녜, 언니…” “너희들 나하고 말도 없이 도망칠 참이냐?” “아닌데요, 언니…” “잔말 말고 냉큼 잡아오나!”   설아가 전화를 받는데 뻐스가 와서 섰다. 련길이는 멋을 모르고 뻐스에 오르려고 서두르는데 설아가 손을 놓지 않았다. 한발을 뻐스에 올린 련길이를 끄당겨 뻐스를 등지고 돌아서서 걸었다. 련길이는 영문을 몰라 궁금하였다. “왜서? 나 가서 우리동네 애들만 안배 해놓고 인츰 온다니까…” “그런게 아닙니다. 언닌데 야단맞게 됐어요. 왜 도망치는거냐고 소리질렀어요.” “또 인츰 오는건데 뭐 도망이라고 …” “말 말구 가만 있어요, 언니 진짜 속 상하신것 같아요.” 그들이 방 화의 사무실에 노크하고 들어 와 머리도 들지 못하고 문가에 가지런히 섰다. 방 화는 속으로 웃음보가 터졌으나 억지로 참으며 훈계를 시작 하였다. “설아야, 내 지지 말했지? 범하면 안 된다고. 임자는 안 오고 배는 불어나고 하면 너 어쩌려고? 엉? 되질 계집애, 자기를 억제하고 자기를 지킬 줄 알아야 하는거지! 그러고 련길인 찔러놓고 도망가면 단가요? 사나이가 범했으면 죽을 죄를 졌으니 죽여줍시사 하고 빌고라도 가던지 말던지 해야지. 나한테 회보하기로 했잖아요? 말 없이 슬그머니 떠나는데는 문제가 있다는거요. 무슨 문제인가?… 본인들이 더 잘 알 것이니 말치 않겠소. 자 어떻게 할 것인가, 타산이나 말 해보오.” “죄송합니다. 제가 잘 못했습니다. 그러지 말아야 하는건데 참지 못하고 마구 그, 설아동무한텐 잘 못이 없어요. 다 제탓입니다…” “오ㅡ, 강간을 했군요. 이거 엄중하잖아요?” “아니얘요, 련길동문 안 그러자는데 제가 참지 못하고… 언니, 절 죽여주십시오.” “호호호… 망할것들, 서로 책임을 걷어 안으면 살려 줄줄 알어? 호호호… 멍청한 것들이라구야. 죽일라면 나를 먼저 죽여야지. 내가 마주세웠고 내가 너희들을 한방에 넣은게 아니니? 그래도 내뜻을 몰라? 너희들 하지 않았다면 진짜 멍청이라 나한테 맞아 죽어야 하는거다. 나는 그런 멍청한 동생이 싫거든.  너희들 좋은 일 축하한다. 진짜로 욕 먹어야 할 일은 나하고 말 없이 가는거야. 둘이 아무리 계획을 잘 짜고 잠시 헤여진다고 하지만, 연길에 있는 동료들이 근심되고 책임져줘야 한다고 해도 나하곤 간다소리 하고 가야 하는거야. 이것이 의리 아니겠어? …련길이, 내말 맞지?” “예, 잘 못했습니다. 다시는 안 그럴께요.” “련길이 데리고 일 해야 할 사람들이 몇명이나 되지?” “다섯입니다. 모두가 한마을에서 온 끌끌한 청년들입니다. 작년엔 우리 한향에서 함께 온 사람들인데 그들이 선거해서 내가 대장을 맡은겁니다. 금년엔 아닙니다.” “그러면 그 다섯 사람만 오늘 여기에 오라고 전화 하오. 어제밤에 보다싶이 골물 방지 공사를 해야하지 않겠습데? 큰 공정은 아니지만 여섯이 하자면 한달은 거의 걸려야 되겠지. 총공정사가 설계 하였을테니 지금 곧 우리둘이 합동서를 쓰기요.” 련길이는 기뻐서 어쩔줄을 몰랐다. 동료들을 위해 일거리를 얻었을 뿐만 아니라 한달이나 밤낮으로 설아와 함께 있을 수 있게 되였다. 동주는 이미 모래와 세멘트, 돌따위의 물자들을 실어들이기 시작 하였다. 창범이는 돈사 북쪽에 낮은 돌언제를 쌓고 돈사와 공장건물 사이에 땅을 파고 콩크리트 배수구 도랑을 만들어 골물이 아래로 빠지게 설계 하였다. 돈사 서쪽으로   물길을 빼면 공정이 곱절로 늘어나기에 이렇게 한 것이다. 돈사와 도랑사이에 콩크리트로 침전 못을 만들고 돈사의 오물이 자연적으로 못에 흘러들게 한다. 그옆에 오물 정화기를 놓고 양수기로 물만 뽑아올려 정화 한 후 맑은 물이 도랑에 흘러들게 한다. 이렇게 천동하와 해란강의 오염을 방지한다. 원래는 분변이나 청소한 물이 다 함께 기계 수송으로 발효장에 들어갔다가 건덕지만 남고 오물은 자연적으로 려과되여 하천에 흘러들고 있었다. 계속 이렇게 하다가 환경보호 부문에서 잡고 늘어지면 큰 일 난다. 하여 60만원에 가까운 큰 돈을 들여 일본에서 생산한 “미립자 분해식 오물 정화기” 한대를 사기로 한것이다. 진정 해란강을 오염 시키는 날이면 회사는 문을 닫고 말아야 하는 것이다. 이날 오후 련길네 마을 청년들은 갑수동에 이르자마자 일에 달라붙었다. 웃통을 벗어내치고 백여근 되는 비물에 젖은 감자가마니를 공장안으로 메여 나르는데 너남 없이 뒤질세라 뛰여다녔다. 부지런히만 하면 먹여주고 재워주는 곳에서 한달 사이에 이천원 밑으로 벌 수 있는 일이라 모두들 좋아 야단이였다. 일에 몰두하는 사람들은 시간이 언제 가는줄 모르고 언제나 시간이 짧다고 탄식한다. 헌데 련길인 아니였다. 어서빨리 해가 지고 날이 어두워져 설아를 안고 이불 속에 들고 싶을 뿐이다. “중이 고기 맛을 들이면 딱정벌레도 잡아먹는다”고 하였다. 설아가 련길이 일하고 있는 곳으로 찾아왔다. 사람들 보는 눈이 아니라면 서로 껴안고 입술이라도 한시간 빨고 싶었다. “리동무, 이것 내방 열쇰다. 지금 언니 따라 연길 가는데 돌아올지 모르겠어요.” “안 가면 안되오?” “물론 안 되죠. 내동생이 오라잖으면 대학시험 친다고 보러 가는건데요.” “그럼 래일 갈거지…” 정 설아와 정 강이는 태여나서 처음 직접 만나는 사촌 오누이이다. 방 화는 그들을 대면 시키고 고급 호텔방 하나 잡아 보름간이라도 편하고 조용한 환경에서 시험 준비에 최후 마력을 풀게끔 하려고 정 강이를 찾아온 것이였다. 정 강이는 어떠한 환경이든 자기 하기 나름이라고 견결히 호텔에 들려 하지 않았다. “우리 설아누나, 정말 이뻐요. 컴퓨터에서 볼 땐 이렇게 이쁜 줄 몰랐는데. 매형 보구 싶네요. 우리 누나보다 더 멋져야 할텐데. 어머니, 어머니 보시기엔 어땠어요?”  “응, 잘 생겼어. 우리 아들 보담은 못하지만. 내 인츰 만나게 해줄게 근심마아.” “언닌 그저 아들밖에 없죠? 우리 리동무 정 강이보담 더 잘났구만요. 호호호…” “언니? 누나 방금 우리 어머니를 언니라 불렀어요? 그럼 난 누나를 이모라고 불러야잖아요? 촌수가 완전히 엉망인데요. 그렇다고 내가 어머니를 누나랄순 없고.” “누나가 잘 못 했어. 나 니 우리 언니 아들인줄 모를 때 언니로 삼은거야. 그래서 습관 돼서 그런거다. 고친다면서 잘 안 돼. 너의 어머님께 미안한거지.” “됐다, 별것 다 가지고서. 아들아, 오늘저녁엔 엄마 같이 한침대서 자는거지?” “예, 근데 좀 부끄럽네요. 나도 인젠 컸나봐요. 어머님 품에 안겨 자고 싶고 누나 품에 안겨 자고 싶고 하면서도 부끄러운거 있죠? 초중 때 까지만도 안 그랬었는데. 내가 언제 컸나, 정말 크기나 컸나 생각 해보군 하는데 모르겠더라구요.”   “자식, 그럼 커야지 한일 애기로 살 줄 알았냐? 이리와, 엄마 한번 안아보고 따로 자라. 난 너누나하고 안고 잘란다.” “어머니, 나 숙사로 돌아 갈까요?” “아니, 랠 아침까지 같이 먹고 학교 가라. 이방 스므날 예약한거니 너 아무때건 와서 써도 된다. 네가 공부하기 어데 편리하면 어데서 해라. 우리도 혹시 연길에 널 보러 오면 사용 할 수 있고. 얘, 아들아 너 여자친구 안 사귀였니?” “아닙니다. 공부 안하고 언제 그런 짓을. 이제 대학까지 나온 다음 만나도 될걸.” “음, 여자친구 있다해도 이런 곳에 데리고 오면 절대 안 된다. 절대로, 알겠니?” “어머니 안심해요, 없다니깐요. 있다고 해도 어디 이런데로 덱고 다닐 냅니까?” 큰 침대 두개를 놓은 호텔방이라서 방 화와 설아가 한침대에 누웠다. “설아야, 너 련길이와 결혼 하려니?” “녜, 물론이죠. 왜 안되나요?” “누가 안된다고 했어? 알고퍼서, 또 내가 응당 알아야 할 일이라 물은건데.” “호호호… 미안해요. 방금 그의 생각을 하고 있었던것 같애요.” “그래? 그럴테지. 사랑은 사람을 미치게 한다잖니? 너넨 그럴만도 하지. 나 잘 알았으니 인젠 자자. 니 배 커지기 전에 빨리 서둘러야겠다.” 보름 후, 정 강이가 시험치기 전날 방 화는 설아와 련길이를 데리고 연길로 왔다. 호텔방 하나를 더잡아 설아와 련길이를 한방에서 자게 하고 방 화는 정 강이를 안고 누웠다. 마을의 강변에서 조무래기들과 벌거벗고 미역감으며 뛰놀던 애가, 낯 모르는 여인이 아래도리가 드러났다고 앞에서서 팔을 벌려 막아주던 애가 어른이 되여 대학 시험을 추리게 된다. 정 강이는 인츰 잠 들었는지 숨을 고르롭게 쉬고 있었다. 방 화는 그애의 수면에 영향을 줄까봐 살랭이 내려와 자기 침대로 갔다. 사흘간 시험이 끝날때까지 방 화는 저녁마다 아들을 껴안아주고 낮이면 시험장 대문앞에서 다른집 부모들처럼 아들을 기도해주고 기다려주었다. 한과목 시험이 끝날 때마다 정 강이가 제일 앞장에서 달려와 “어머니!”를 세차게 부르며 방 화를 품안는데 사람들은 의아한 눈길로 그들을 바라본다. 서른살 돼보이는 아름다운 여인이 스무살 되는 대학고시에 참가하는 멋진 아들이 있다는 것이 잘 믿어지질 않는 것이였다. 사람들이야 믿던말던 멋진 아들과 아름답고 젊은 엄마는 돌아서서 새하얀 승용차에 올라 사라진다. 시험을 다 친 후 방 화는 정 강의 책과 이불과 정 강이를 싣고 구석툰으로 왔다. 강 화와 강 평에게 선물 할 새 책가방과 의복, 신과 모자도 샀다. 이제 개학이면 강 화는 초중에 올라가고 강 평은 소학교에 붙는다. 강 평은 신애와 동갑인데 한 해 늦게 여덟살에 입학 하는 셈이다. 방 화는 장만이도 구석툰으로 오라고 불렀다. 을봉이네 집에서 하루밤 자고 이튿날 정 강이네 집의 물건들을 청산하고 사람을 싣고 떠났다. 정 강이 할아버지의 물건이란 낡은 옷궤 하나와 싸리나무 베는 낫 하나 그리고 금이 실린 오지독 두개와 사발 몇개였다. 회사 아파트에서 자고 직공 식당에서 밥을 먹고 하면 아무것도 소용 없겠지만 정로인이 아까워 하니 장만이의 작은 짐차에 주어실은 것이다. 방 화가 정 강이한테 사준 변속자전거는 강 화가 향마을에 있는 중학교에 다니게 되니 계승하여   타도록 넘겨주었다. 차가 연길을 지날 때 정 강이는 동창들과 송별연도 하고 야영도 간다면서 어머니 아버지의 허락을 받고 아버지 한테서 용돈도 푸짐히 받아챙기고 내렸다. 정 강이는 장만이를 처음 만난 그때부터 아버지라고 불렀던 것이다. 설아는 바지도 안 입고 기여다닐 때 할아버지와 헤여진 후 이번 처음으로 만나게 되였다. 련길이도 할아버지를 만나게 되여 더없이 기뻤다. 방 화는 아파트 일층에 정 강이네 집을 마련 해주었다. 칠십세가 넘은 정로인은 일을 시켜달라고 방 화를 쫓아다니며 졸랐다. “강이 엄마, 먹여주고 재워주고 하니 품값은 한푼도 싫다. 내가 일을 하면 얼마나 하겠냐만 놀고만 있을순 없잖냐? 나 일 안 하믄 못산다. 그러니 아무거라도 시켜라.” “큰 아번님, 좀 편히 쉬세요. 큰 아번님의 일은 내아들 대학 보낸걸로 끝났어요.” 사실 정 강의 할아버지가 할만한 일이라곤 없었다. 륙십세 좌우라면 공장에서 젖은 당면을 건져 건조틀에 한꼬챙이씩 날라다 걸어놓는 일이라도 되겠지만 칠십세 넘는 로인은 빠르지 못 할 뿐만 아니라 하루종일 서서움직인다는 것도 못 할 짓이다. 정 국영은 끝끝내 자기절로 일거리를 만들었다. 자기가 할만한 일이 없을까고 돈사도 돌고 공장도 돌고 하던중 젖은 당면을 둬뼘되는 가는 대나무 가지에 걸어 그것을 건조틀에 촘촘히 걸쳐놓고 자연건조를 시키는 것을 보게 되였다. 이지방엔 대나무라고 자라는 것이 없으니 필경 돈을 주고 멀리에서 사 온 것이 아니겠는가? 그 걸대라는 것을 싸리나무로 대체해도 별문제일것 같다. 그 수요량은 엄청 많은데 부러져서 버린 것도 적지 않았다. 부러진 것들을 살펴보니 모두가 매듭 부분이였다. 저가락보담 조금 더 굵은 대나무는 한매듭이 두뼘짜리가 많지 않아 대부분 두마디 짜리로 되여 있었다. 싸리나무는 매듭이 없어 잘 부러지지 않고 매듭이 없기에 당면이 마른 후 뽑아내기도 쉬울 것이다. 정로인은 자기의 발명으로 흥분 되였다. 그는 낫을 차고 뒷산으로 올라갔다. 싸리나무는 너무도 많았다. 산골 사람들은 싸리나무 같은건 땔나무로도 치지 않는다. 사발만큼 굵은 가둑나무여야 쪼개서 부엌 아궁이에 넣으면 화력이 세고 오래 탄다. 하기에 “참나무 장작은 불땀이 세다.”라는 명사해석도 국어사전에 수록되여있다. 정로인은 싸리나무를 한짐 베여 질머지고 집으로 내려와 대나무 꼬챙이를 하나 가져다 비교하면서 길이를 맞추어 끊고 겁찔을 벗겼다. 겁질이 당면에 섞이지 말아야 하고 꼬챙이가 반들반들 하여야 마른 당면에서 뽑아내기가 쉽다는 것을 그도 안다. 하여 정성들여 겁질을 벗기고 헝겊으로 싸쥐고 문대여 광택까지 냈다. 한창 물이 올라 있는 싸리나무라서 겁질도 잘 벗겨지고 광택도 잘 났다. 늙은 것이 방 화라는 고마운 애를 위하여 처음으로 하는 일인데 또 마지막 일일 수도 있는 것인데 정성을 넣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는 밤을 새면서 베여온 나무를 다 끊고 다듬었다. 헤여보니 사백가지가 조금 넘었다. 마음은 너무도 흐뭇 하였다.  이튿날 아침 정로인은 자기의 로동성과를 안고 당면 건조직장으로 갔다. 마침 총경리 장만이가 직장을 돌아보고 있었다. “김경리, 대나무꼬챙이를 쓰지말고 이걸 써보자구. 내생각엔 괜찮을 듯 싶은데.” “아니? 큰 아버지께서 만드신겁니까?”   장만이는 방 화에게 큰 일이 났으니 빨리 내려와 보라고 전화를 쳤다. 너무나도 간단하면서도 너무나도 큰 발명창조였다. 관내에서 걸대 하나에 사전씩 주고 사온다. 그런건 싸리나무가 없는 고장에서 사다 쓰는 것일텐데 생각지도 않고 많은 애매한 돈을 팔았다. 사람들의 칭찬에 정로인도 더없이 기뻤다. “나 한생 싸리나무로 살아온 사람이요. 일년에 사과배 광주리를 많을 땐 만개씩 결었으니. 지금은 안 되우, 모두 종이함이나 비닐침직주머니를 쓴단말이요.” 방 화는 걸대(挂杆) 생산을 정 강이 할아버지에게 맡겼다. 그리고 한대에 삼전씩 기입 해주기로 총경리인 장만이와 재무부장인 로 길봉 까지 셋만 알게 결정 지었다. 걸대는 혼자서 하루에 천개를 할 수 있다고한다. 가을이면 나무가 물이 가 하기가 힘 든 일이니 시월 전에 될 수록이면 많이 해야 한다. 정로인은 식전에 벌써 한짐 베여 오고 오전에 한짐 더 베여 온 후 짜르고 겁질 벗기는 일을 밤 늦게까지 하였다. 정 강이는 한달간 할아버지를 도와 싸리나무 베여오는 일을 하였다. 할아버지가 어머니를 도와 무상으로 하는 일이라 하니 정 강이도 성수가 났다. 정 강이가 너무 많이 베여다 무져놓아 나무에 물기가 빠져 잘 벗겨지지 않았다. 정강이가 길이를 맞추어 짜르고 할아버지가 겁질을 벗겼다. 생산 효률은 배로 늘어났다. 정 강이는 먼곳에 가 공부해도 어머니께서 할아버지를 직접 보살피시니 시름이 놓였다. 방 화도 그것을 바랬다. 나서부터 지금까지 십구년간 할아버지가 지어주는 차겁고 뜨겁고 무르고 되고 그런 밥을 먹으며 자랐는데 인젠 할아버지도 식당의 따스한 밥을 잡수면서 근심걱정 없이 지낼 수 있게 되였다. “할아버지, 어머니 계시니 전 멀리로 가도 아무 근심 없네요.” “그람, 아무 근심 말고 공부 열심히 해서 니 엄마처럼 철저한 사람 되거라.” “녜. 알아요, 할아버지 절 고생스레 키우신걸 잘 알아요. 공부 잘 하고 좋은 사람 되여 할아버지와 어머님의 키워준 은혜 꼭 갚을겁니다. 할아버지, 인생이란 뭘까요?” “내가 그런걸 어떻게 아니? 너의 엄마하구 물어봐야지.” “어머니의 인생은 남을 위하여 사랑을 베푸시는 것일겁니다. 사람이 사는 목적? 의미? 가치? 욕심? 아무튼 그런것이 사람마다 다 있겠지요.” “몰라… 허지만 이 할애비도 목적은 있었단다. 뭔지 알겠니?” “뭔데요? 할아버지.” “널 대학 보내는거. 니가 대학 가기전엔 절대 죽지 않겠다고 결심 하고 살아왔다. 만약 그전에 죽게 되면 너한테 좋은 양부모 찾아주고 눈을 감을 것이라고 결심했다. 인젠 모든 소원 다 성취 했으니 죽어도 될터인데 또 새로운 욕심이 생겼다…” “뭘까요? 욕심쟁이 우리 할아버지. 음ㅡ 우리 어머니 사업 잘 되시는것?” “아니, 그건 욕심이 아니고 바램이지. 그러고 꼭 잘 되리라 믿는거고. 내 욕심이 두가지가 있다. 네 엄마를 한푼어치라도 돕는거, 짐으로 되지 말고 힘으로 되여주고 싶은거다. 은혜를 입은 고마운 사람에 대해서는 누구나 다 그런 욕심이 생길거다.” “맞아요. 그것이 할아버지의 위대하신 인생인걸요. 또 한가지는 뭐래요?” “또 한가지 욕심은 너의 아들, 내 증손자 보고 죽는거다.” “이ㅡ 할아버지두, 오래오래 앉으시는건 좋지만 전 아직 스무살도 안 됐어요.   그런 욕심은 삼가하셔야 해요.” “자식, 내 욕심인데 니 무슨 상관이냐? 니가 내 한애비라도 되는거냐? 허허허…” “히히히… 욕심 부리세요. 할아버지 오래 앉으시게 나 장가 안 갈거구만요.” “거짓말 마아. 세상에 제일 큰 거짓부렁이가 바로 너같은 놈이 ‘나 장가 안 가요’ 하는 소리다. 래일이라도 고운 처녀 만나면 결혼 하자고 야단일거면서도. 허허허…” “이ㅡ 할아버지 너무 오버센스 하신다…” 정씨 조손은 마주 앉아 싸리나무를 끊고 바르면서 오손도손 이야기를 나누었다. 7월 말, 동사회의에서는 골물이 터지기전 방 화를 일깨워주어 재난을 면케 해준 홍 성자 아주머니에게 5천원을, 새로운 걸대를 발명한 정로인에게 5천원을 각각 장려 하기로 결정 짓고 년말에 발급하기로 하였다. 방 화는 또 휴가촌 건설에 개인 투자로 조금씩 착수 할것이라는 생각도 말 하였다. 7월말, 련길이네 골물배수구 일이 끝났다. 방 화는 천 오백원씩 줄테니 한달간만  더 해달라고 하였다. 방 화는 다년간 비여있는 낡은 집을 다섯채만 골라 수리 하기로 작정하였다. 개인이 먼저 투자하고 효익이 나면 다시 회사에 넘길 생각이다. 방 화는 창범한테 집수리 공사의 총지휘를 맡기고 설계와 예산을 하도록 시켰다.  조 동주는 당면을 한트럭 싣고 나갔다가는 들어올 때면 기와나 세멘트, 목재같은 건축자재들을 싣고 오곤 하였다. 당면은 생산하는 족족 김 현철의 남북무역회사에서 러시아에 실어다 팔고 있었다. 처음엔 한국에도 팔아보고 조선에도 팔아보고 학명과 련계해 국내 남방에도 보내보고 했었는데 가격이 제일 좋은 것이 러시아 시장이였다. 휴가촌 집수리가 본격화로 진입 한 후 방 화는 설아와 련길이를 불렀다. “너희들 결혼 해라. 래일부터 보름간 휴가를 줄테니 고향에 갔다 오거라. 부모나 친척들에게 인사드리고 향정부에 가서 결혼등기를 하고 아이 생산지표도 가져라. 꼭. 그리고 결혼식을 올리던지 말던지 그건 너네 맘대로 하고. 여기에 돌아 와 간단히 술상을 차려도 되고. 그리고 설아 시어머님을 꼭 모시고 오너라. 홀로 계시니 그러는 것이 옳겠지? 친정부모들은 거기에 오빠가 있으니 잠시 맡기고. 어때? 의견 있나?” “너무나 감사합니다! 방사장님! 아니 숙모님! 숙모님 말씀대로 하겠습니다.” “련길이, 설아의 의견도 들어보지 않고 혼자 결론을 내리는거요?” “녜? 저… 죄송해요…” “특히 시어머님 모셔오는것 같은 일은 설아의 의견이 중요한 것이 아닐까? 또한 자넨 아직 우리회사 직원도 아니잖아? 설아, 니 태도는 어떠냐? 말해봐라.” “글쎄요, 어머님 한번도 뵙지 못해서 잘 모르겠지만 련길씨를 봐선 어머님께서도 착하시리라고 믿어요. 그러니깐 례장감부터 보내온 일은 마음이 너무 고우셔서 범한 착오 아닐까고도 생각 합니다. 물건 가지고 처녀의 환심을 사려거나 처녀의 부모들을 꼬셔 처녀를 핍박 하게 하려고 그러신건 아니겠죠 뭐.” “그러니 도대체 어쩌겠다는 소리냐?” “숙모님 시키는대로 하겠습니다.” “그럼 됐다. 래일로 떠나도록 준비 해라. 그리고 이건 옷이나 한벌씩 좋은걸로 사 입어라. 숙모가 주는 결혼 부조이니 그렇게 알고. 잘 갔다오너라.”   8월 중순, 대학시험 발표가 났다. 정 강이는 지망 한대로 북경대학 전자정보계에 붙었다. 방 화는 연회를 열고 전체 사원들을 접대하며 크게 경축 해주었다. 8월 중순, 당면 생산의 원자재인 감자가 다 떨어졌다. 그러니 계획보다 많이 생산하고 빨리 해낸 것이다. 시월 말이여야 큰 밭의 감자가 나오는데 그때에 가야 잘 여물어 전분이 많이 나고 값이 싸다. 그러니 두달간 공백이 생기게 되였다. 공백을 메우려고 팔월의 감자를 사들이면 햇감자라고 값만 비싸고 전분이 적다. 창범이와 방 화는 컴퓨터에 매달려 할만한 산품을 찾기에 전념 하였다. 한 밤중에 창범이가 방 화한테로 전화를 쳐왔다. “방사장님, 컴퓨터를 켰어요?” “녜, 무슨 좋은 정보라도 찾은 거얘요?” “예, 한국 홈페지인데요, 외국홈페지 목록에서 한국인터넷이란 종목을 누르고 검색창에 도토리묵이란 글자를 쳐넣고 검색을 누르세요. 상세히 잘 읽어봐요. 그러고 래일 사무실에서 만나 다시 연구 합시다.” 무더운 여름철 시원한 영양 음식이라고 도토리묵에 대해 소개하고 소비 수요량이 많은데 도토리 전분 공급이 딸려 가격이 오른다는 등의 소개였다. 이지역에선 조선족 민속음식으로 메밀묵이 많이 류행되고 있고 도토리는 알아보는 사람이 없다. 옛날 60년대 초, 대식품(代食品) 세월에 먹을 것이 없으니 야산에 가서 도토리를 주어다 매똘에 갈아서 떫은 맛을 우려낸 후 그것으로 묵도 아니고 죽도 아닌 그런것을 해서 기아를 달래는 사람들이 더러 있긴 했었으나 쌀이 남아넘치는 지금에야 누가 그런걸 먹으려 하겠는가? 젊은 사람들은 도토리란 명사 마저도 알지 못하고 있다. “개밥에 도토리 신세”라더니 도토리는 이곳에서 외목 나고 도외시 되고 있다. 헌데 한국에선 과학적 분석을 거쳐 도토리전분이 인체 건강에 좋다고 여겨 많이 먹고 있는 것이다. 한국에서 그렇다면 이곳에도 인츰 도토리묵이 성행 할 것이다. 더우기 이곳 야산이나 심산엔 가둑나무 천지이고 그의 열매인 도토리 또한 겁나게 많다. 이튿날 방 화는 긴급 동사회의를 소집 하였다. 창범이가 도토리 전분을 생산 할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당면을 생산하던 설비 중에서 분쇄기와 려과기를 그대로 사용 할 수 있고 굴림통식 분말 건조기 한대를 사야하고 포장 봉합 재봉기 하나를 사야 했다. 다음 포장재료 공장에가서 누른색 종이로 된 포장주머니를 예약 해야 한다. 9월 초, 반달 후면 도토리가 여물어 수확 할 수 있게 된다. 그러니 반달 사이에 생산 준비를 끝내야 한다. 동사회의 비준이 떨어지자 동주와 장만이가 해방패 트럭을 몰고 창범이와 함께 장춘으로 갔다. 회전식 분말 건조기는 의약 제조 항업에서 많이 쓰는 설비이다. 하기에 창범이는 인터넷 검색으로 의약기계 제조공장을 찾았고 가면 살 수 있다는 정보를 얻었다. 그들은 닷새만에 분말 분쇄기까지 달린 건조기와 봉합 재봉틀을 사서 싣고 돌아 왔다. 기계를 차에서 부리우고 들여다 안장 하고 배전 하는 시간까지 이틀이 걸렸다. 일주일만에 각가지 준비가 끝났고 자금이 십만원 들었다. 도토리 수확철이 되였다. 시텔레비죤방송 흐름 자막으로 도토리를 대량으로 수구 한다고 광고를 냈다. 어느 마을에서든 한트럭이 차게 도토리를 주어놓고 **0808번에 전화를 치면 트럭을 몰고 가 근당 35전씩 주고 수구한다. 공장까지   가져오면 한근에 36전이다. 하기에 린근의 산골 촌민들은 자기들끼리 모아가지고 손잡이 뜨락또르나 달구지에 싣고온다. 한사람이 하루에 보통 2백근씩 수확 할 수 있는데 꽤나 좋은 부업거리라 촌민들은 기회를 놓칠세라 도토리를 수확 하였다. 설아네는 지시대로 결혼증과 준생증을 타가지고 련길이네 가산을 처분 해버린 후 시어머님을 모시고 열흘만에 급급히 갑수동으로 돌아왔다. 방 화는 정 강이네 옆방을 설아네 집으로 선택 하여주었다. 설아더러 시어머님을 모시는 한편 친할아버지도 잘 돌볼 수 있게끔 하기 위해서였다. 설아는 방 화가 백주에서 사준 컴퓨터도 메고왔다. 50대 초반인 련길의 어머니는 무어든 할 수 있어 림시로 굴암돼지 사양반에서 일하게 되였고 련길이는 허 정구 축목사의 제자로 안배 되였다.  도토리전분 생산을 두달간 본격적으로 진행하여 열다섯톤을 뽑아냈다. 생도토리 열근에서 전분 한근반씩 나왔다. 한국에다 전분 한키로그람당 20원씩 받고 팔았는데 도토리 값을 빼고 남는 돈은 23만원이나 되였다. 설비값과 모든 비용을 떼여버려도 십만원은 남는다. 만원을 창범이에게 장려하기로 했다. 년말에 결산 해보니 당면과 도토리 전분 생산에서 30만의 순 리윤을 올렸고 고기 돼지 생산에서 4천마리를 팔아 50만원을 올렸다. 공장에서 돈들여 산 원자재의 감자 찌꺼기와 도토리 찌꺼기를 양돈장에서 주사료로 한 것이니 사료비로 10만원을 국수공장의 장부에 넘기니 두개의 생산선에서 따낸 성적이 동등 하게 되였다. 40만원을 재생산 확대 비용으로 류동자금에 넣고 40만원으로 분홍하기로 했다.   정 강이 할아버진 몇달간 걸대 10만개를 만들어 바친 3천원에 장려금 5천원을 합쳐 8천원이나 탔다. 애의 학비와 밥값까지 다 대주면서 돈은 어쩌라고 주는거냐 야단이였으나 방 화는 적금통장을 만들어 기어이 쥐워 주었다. “아번님 손주 장가 보내지 않으실래요? 대학 마치믄 인츰 갈라 할텐데요.” “그러니 어미가 다 해야지. 어미 없을 때믄 내 눈구녁 뿌였해도 돈 만져야겠지만. 내가 무슨 근심일고? 하늘이 방사장 같은 철저한 딸님을 나한테 보내주었는데.” “아버님, 그래도 할아버지 번돈 할아버지 손으로 손주 앞에 척 내놓아봐요. 어떤 기분이겠어요? 또 그 손자도 어떤 기분이고요?” “방사장은 정말 철저한 사람이여. 참말 고맙네.” 정로인은 언제나 방 화를 철저한 사람이라 말한다. 무어나 빠짐 없고 철저하게도 아름답고 철저하게 선량하고 철저하게 따스하고 철저하게 부드럽고 철저하게 부지런하고 철저하게 똑똑하고 또 철저하게 강의하고 철저하게 예리하고 철저하게 용감하고… 이세상에는 둘도 없는 그런 사람을 말하는 것일게다. 한해가 눈 깜짝 할 사이에 흘러갔다. 2006년 원단이 지나고 춘절이 다가온다. 또 새해의 계획을 세우고 새로운 발걸음을 시도 해야 한다. 감분국수는 그냥 줄줄히 흘러나오고 새끼돼지들도 줄을 서서 쏟아져 나오고있다.  
29    28. 설아의 남자 댓글:  조회:1700  추천:0  2013-05-03
      28. 설아의 남자         로 길봉이 번호판도 달지 않은 승용차를 몰고 해연이와 리 영섭을 싣고 방 화를 찾아왔다. 부식품들도 가득 사 싣고왔다. 그들은 김 병국과 허 봉녀에게 세배부터 올렸다. 그들은 방 화덕분에 돈을 잘 벌었다며 거듭 감사의 뜻을 표시 하였다. “알아들었다니깐요, 좀 그만들 해요. 내덕분이 아니라 아저씨네 선량 하시기에 돌아온 분복입니다. 그러니 그런 말씀은 그만 하시고 앞으로 잘 합시다. 오늘 먼저 내가 우리 남편하구 남편 친구분들과 함께 일년간 한 일들을 보여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오후엔 술을 푹 마시고 래일부터 토론에 들어갑시다. 오래간만에 만났는데 저 많이 마시고 싶거든요. 친구분들을 불러오겠으니 인사 나누고 함께 떠납시다.” 방 화는 창범이와 천수, 동주, 경준이, 정석이한테 전화를 쳤다. 몽땅 부인네를 모시고 5분내에 집결 하라는 지시였다. 창범의 안해도 두아이를 데리고 시댁으로 설 쇠러 왔던 것이다. 그들은 모두 한마작 판에서 놀다가 달려왔다. 서로 인사를 시킨 후 친구 안해들한테 점심상을 부탁 하곤 차 석대에 나뉘여 앉아 갑수동으로 갔다. 학교마당자리에 차를 세우고 빈 아파트부터 사무청사를 거쳐 공장과 돈사에까지 한바퀴 돌면서 구경 하였다. 돈사에서 몇몇 로인들이 어미돼지를 돌보고 있었다. 분만기가 닥쳐 온 것이였다. 천수와 창범이는 엇바꾸어가며 설명을 가했다. 그들은 차를 세운곳으로 돌아와 사무청사를 마주하고 섰다. “兴农实业(흥농실업)”이란 네 글자를 바라보며 저마다 그의 함이를 보다 깊이 음미 하려고 애썼다. “흥농실업이라고 누가 이름 지었는지 아세요? 바로 이 박총공정사의 부친님께서 지으신겁니다. 그리구 저 사무청사의 아이디어도 그분께서 하셨습니다…” 방 화는 거북이가 머리를 숨겼다가 빼들게된 사연을 전설처럼 엮어주었다. 지난해 봄 방 화네가 이사 온 날 장만이는 친구들과 함께 일 하자고 말 했었다. 천수와 동주가 가참하고 경준이와 정석이는 부치는 논 면적이 많아 몸 뺄 수 없다며 물러났다. 오늘 방 화가 그들까지 부른 것은 새해부터라도 가담 하기를 바라서였고 가담하지 않는다해도 친구는 영원한 친구이니 술이라도 함께 마시자는 의미에서였다. 사실 방 화의 실력을 전혀 모르는 경준이와 정석이는 이녀가 이렇게 해낼줄을 상상 못했고 끼여들었다가 헛고생만 하고 나앉으면 어쩌랴 하는 우려심을 가졌더랬다. 그때 참가하지 않은 것을 후회 하고 있지만 지금에 와 가담 한다는 것도 너무나 쪽 팔리는 일이다. 하여 그들은 완전히 포기한 상태였다. 이튿날 그들은 방 화네 집에서 일찍이 아침을 먹고 네모난 방 가운데에 네모난 낮은 상을 놓고 둘러앉았다. 상위엔 영업집조라든가 세무 등록증이라든가 땅 구매 협의서라든가 자동차 구매 령수증이라든가 등등의 문서들이 가득 널려 있었다.   “저를 믿고 따라주는 여러분들께 충심으로 되는 감사를 드립니다! 여러분들을 생각 할 때면 저는 가슴 뿌듯하고 어깨가 무거워집니다. 여러분들을 위해서라도 꼭 힘을 내고 꼭 성공해야 한다고 자신을 단속하게 되였습니다. 작년 이월 초에 집으로 나온 후 개인일로 이삼개월간 뛰고 4월 말부터 부부간이 함께 일에 달라붙었습니다. 이어 박 창범과 김 천수, 조 동주동무를 초빙하여 함께 하였는데 많은 고생들을 하셨습니다. 멀리에서 어제 오신 세분도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네가지로 회보 할테니 토론 합시다. 첫째는 열달간 한 일, 둘째는 경비문제이고 셋째는 장래의 구상과 새해에 일, 마지막으로 인사, 즉 로동 안배문제입니다. 첫번째는 어제 만나자부터 들먹이는건데 뭐 크게나 한 것처럼 자꾸만 자랑질인가 라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그게 아니라 이만한 기초상에서 더 해야 할 일, 먼저 해야 할 일, 반드시 해야 할 일 등을 알아보자는 의미에서입니다… 그간 쓴돈, 이게 두번째 문제인데 여러분들이 심사 해야 한다고 봅니다. 만약에 이기업을 그냥 나 한 개인의 것으로, 나 혼자 투자하고 나 혼자 리윤 본다면 회보고 심사고 필요치 않겠지만 저는 기업을 주식제로 여러분의 것으로 만들고 싶어요. 다 함께 투자하고 함께 힘을 내고 모험도 리윤도 다 함께 하는 유한회사로 말입니다. 지금까지 회계 없이 내가 돈을 쥐고 쓰고 적고 했는데 이젠 장부를 제대로 해야죠. 기지를 사는데 40만원, 큰 항목만 몇가지 말하고 합계를 말 하겠는데 모두 령수증이 있는 것들입니다. 건축재료비, 벽돌 세멘트 철근 목재 모래 등등 도합 3백 25만이 들고 건축 인력비는 50만원이 들었습니다. 보일러를 포함하여 당면 생산 설비50만원, 양돈 시스탬80만원, 돼지 종자 만원, 감자30만, 자동차 두대 12만원, 건축설비 5만원, 컴퓨터 두대에 2만원, 기타를 합치면 도합 6백만원입니다. 해놓은 것도 없이 돈이 꽤나 많이 들었군요. 시가지에다 집을 지었다면 아파트와 사무청사만 해도 5백만원의 가치가 넘겠지만 우리는 회사의 기본건설, 기초건설을 한 것이니 장래를 봐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그것으로 돈을 벌어야 할 것입니다. 3월 1일에 정식 개업 할 예정인데 몇달간 시험 생산에서 돼지 판돈 만원을 수입 했습니다.     세번째는 장래에 대해 좀 의논합시다.‘꿈이 없으면 현실도 없다고’누군가가 말 했어요. 황페한 골짜기에 첫발을 디딜 때 우리도 사상투쟁이 많았습니다. 할 것인가 말것인가…근 열달 지난 지금 벽돌집도 몇채서고 너무 쓸쓸 하지는 않네요. 5-6백 만원이란 투자가 이미 들어갔으니 버릴 수는 없겠지요? 욕심 같아선 돈사와 공장을 세배로 늘이고 수입을 늘였으면 좋겠지만 투자를 더 한다는건 힘에 부치는 일인것 같습니다. 지금 정도에서 일년에 양돈업에서 200만원을 수입 할 수 있고 당면은 곱대거리로 생산하여 2백돈 생산하는데 20만원 수입 할 수 있습니다. 새해에 약수물 공장을 세워야 하는데 투자 50만원을 계획하고 양로원을 꾸리는데 50만원을 들여야 하고 휴가촌을 꾸리는데 먼저 80만원을 넣어야 합니다. 이제 네번째로 로동 안배문제만 남았는데 먼저 앞의문제들을 론의 해봅시다. 례를 들면 회사를 나 개인것으로 하는 것이 좋은가 아니면 여러분들이 상징적으로 돈을 조금씩 내고 주식회사로 하는 것이 좋은가와 금년 투자 항목문제입니다.” 만장 일치로 재투자를 반대 하였다. 한해를 벌어서 다음 해에 하자는 의견이다.   천수랑 본지의 친구들은 주식제도 반대 하였다. 투자 할 돈이 없다는 의견들이다. 해연이는 2백 만원을 내놓을 수 있다고 하였고 리 영섭은 십만원을 낼 수 있다고 하였다. 그 십만원이 방 화가 주권을 주어 번 돈이다. 주식의 단 맛을 보았고 방 화를 위해 투자 했다가 본전을 찾지 못해도 무방 하다고 생각 한 것이다. 이렇게 되여 유한회사라는 이름을 살려두게 되였는데 방 화가 2백 50만원, 장만이 2백만원, 해연이 백만원, 길봉이 백만원, 영섭이 십만원을 각각 투자 한 것으로하고 60만원을 류동자금으로 남겼다. 회사가 부도나면 주주들은 투자 한 돈을 버리게 되고 리윤이 나면 투자 한 비례에 따라 분배 받게 된다. 주권 소유수와 능력에 근거하여 방 화를 동사장으로 총경리는 장만이가 되였다. 동사장 방 화는 로 길봉을 재무 후근부 부장으로 하고 박 창범을 기술 설비부 부장으로 하고 김 천수를 생산 계획부 부장으로, 조 동주를 공급 판매부 부장으로 임명 하고 의견을 청취 하였다. 누구 하나 의견이 없었다.  “그런데 나는 뭘 하라니?” 해연이가 조급히 물었다. “원래는 휴가촌 촌장으로 써먹을라 했댔는데 휴가촌 건설이 포기 됐으니 너는 벌써 실업 된게다. 호호호… 출납이 있어야 되는데 한집식구가 회계출납 다 하믄 안 된다고 하지, 어쩌겠니? 구락부 총경리님질 하던 사람을 굴암돼지 먹이라고 할 수는 없고, 호호호…. 직공식당에서 밥을 하라고 하자니 너보다 더 잘 하는 사람이 있구. 그래서 겨우 하나 골랐는데 창고 보관원이 괜찮겠더라. 원자재 들어오믄 적구 산품 나가면 적구 시시 한 일 같아도 영 중요한 일이다.” “창고보관이라기보다 생산통계라고 부르는게 더 멋지겠다야.” “그럼 그러지 뭐, 너의 소속은 생산계획부이다. 그리구 김 천수부장님 부인님을 직공식당에 주방장으로 안배 할까 합니다. 잠시는 도합 이사람들이니 혼자 하도록 합시다. 바쁠 때 우리가 돕고요. 조부장님은 부인님을 과원으로 쓰십시요. 부부간이 함께라면 최고이죠. 박부장님은 리 영섭공정사님, 훌륭한 조수를 모시게 되였습니다. 양돈장과 당면 생산선의 직공은 생산부와 총경리님께서 잘 안배 하세요. 천수동 촌민들로 부족 할것 같으면 인츰 모집 해야죠. 분만기가 당금인데 밤낮으로 지켜야 할거구 공장도 두개 대거리 생산을 빨리 조직해야 합니다. 래일 초이레니 래일까지 쉬고 모레는 출근 하여 모두 자기들 사무실과 침실을 정리 해야 할 겁니다. 여기에 분들은 사무청사 이층에 침실을 하나씩 사용 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주택이 필요 하면 아파트에 들 수 있는데 금년엔 난방을 안 하니 지금은 추워서 안돼요. 직공 식당의 주방가구나 밥상도 빨리사야 하구요… 잠깐만요.” 방 화의 핸드폰이 울렸던 것이다. 방 화가 열어보니 정 설아의 핸드폰 번호였다. “언니, 설 잘 쇴어요?” “응, 너도 잘 쇴니? 회사에 있니?” “아니요, 연길에 왔어요.” “연길에? 언제 왔니?” “지금 기차에서 막 내리는 길로 언닌데 전화 치는 거얘요.”   “정 강이 보러 오는게구나, 정 강이 좋다고 펄 뛰겠다.” “안닌데요, 언니 보러 왔어요. 정 강이는 천천히 보구요.” “미친 소리한다, 그 먼디서 날 보러 와? 회사 출근 할 날자가 다 됐겠는데.” “나 사직 했어요. 놀아도 언닌데 와 놀구 일해두 언닌데 와 일 할라구요.” “미친 계집애라구야. 너 기차역전 대합실에 딱 있어라, 나다니믄 나쁜놈들이 잡아간다. 호호호…지금 널 데리러 갈께, 한시간쯤 걸릴테니 조급해 말구 있어라.” 한심한 계집애라고 생각들면서도 생각 해준 보람이 있는거라고 방 화는 기뻤다. 여러해전 정 설아는 강제결혼에 반발하여 백주로 갔었고 방 화를 알게 되였더랬다. 오늘 또 뭣에 반발 하였는지 느닷 없이 이 먼 곳까지 찾아 온 것이다. “형부 좀 수고 해요. 아니지 형부 수하이니 당연히 형부께서 가셔야겠군요. 정 설아 연길역 대합실에 있어요, 실어와야죠. 그애를 출납원으로 쓰면 어떨까요?” “그애 괜찮아요. 해연이 당신 보기엔 어떻소?” “제보기에도 좋아요. 그애는 어쩌다가 여기까지 왔다니?” “글쎄말이다. 출납원이 부족한걸 아는듯이 찾아왔네. 형부, 우리 회의도 마무리 됐으니 다녀 오세요. 우리 정심상 차리고 기다릴께요. 제 차 몰고 가요.” 방 화는 차키를 건네주었다. 길봉의 차는 아직 번호판을 달지 않아 검문 받기가 한창이니 지체 될 수가 있는 것이다. 방 화는 로 길봉을 보낸 후 주방장으로 부임된 허 미옥이와 공응 판매부 과원 한 금순을 불러다 점심 준비를 시켰다. 그리고는 하던 토론을 마무리 하였다. “여러분, 이때끔 제 혼자 시불거렸는데 좋은 건의들을 제기 하십시요. 마음대로 말씀 하시고 토론 합시다. 발전 계획도 좋고 당전 문제점도 좋고 인원 안배도 좋고 뭐든지 좋아요. 우리는 지혜와 힘을 합쳐 회사를 발전에로 이끌어야 합니다…” “내 좀 한마디 해도 될까요?” 리 영섭이 앉은 몸을 바로 잡으며 입을 열었다. “어서 말씀 하세요. 근데 리선생님 원래는 줄담배 피우시더니 미안해 하시는지 한대도 안 피우시네요. 괜찮으니 조금씩 피우세요. 여기분들 다 리해 합니다.” “아닙니다. 담배를 끊었어요. 오늘 방사장님의 말씀을 잘 들었습니다. 그리구 먼저 나오셔서 많은 일들을 해놨구요. 방사장님과 함께 먼저 창업에 뛰여드신 네분 역시 수고 많으셨습니다. 저 개인적으로 말하면 뭐라 더 할 말은 없고 감사하다는 말씀 한마디 충심으로 올리고 싶을 뿐입니다. 건의나 의견 같은건 저로서는 운운 할 수도 없구요. 방사장님께서 오늘 내놓은 아이디어들은 밤잠도 이루지 못하며 심사 숙고 하신 것이리라 믿습니다. 우리 어떻게 듣자마자 앉은 자리에서 이러쿵 저러쿵 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는 방사장님이 지시대로 따라 가면 성공 하리라고 믿습니다. 전 한개 공정기술 일군으로서 박부장님을 받들어 맡은바 직책을 다 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리선생님! 나는 선생님께선 못 나오실 줄로 알았는데 이렇게 용약 가참해주니 정말 감사 합니다. 이제 선생님께서 전부의 전기를 한번 다시 검사 해야 할 것입니다. 박부장님과 김경리님 잘 하셨겠지만 어쨌든 그분들은 본항이 아니니깐 전업 기술자께서 한번 험수 하시는 것이 좋을겁니다… 여러분, 방금 리선생님께서는   사장님의 지시대로 따라가면 성공 한다고 하셨습니다. 이말씀은 극히 착오적입니다. 정확한 지시만 따라야 합니다. 한사람의 능력에는 제한이 있습니다. 여러분은 나를 감독 하고 이끌고 밀어줘야 합니다. 매달 달말 우리는 동사회를 엽시다. 주주님들과 부장님들이 참가한 이모임이 곧 동사횝니다. 동사회에서 누구나 최저로 한가지씩 제안하고 다 같이 토론하고 해결 합시다…” 방 화는 여 수군의 비서질을 하면서 어깨 넘어로 보아둔 경영학과 령도설을 옮겨 보려고 애썼다. 사람들은 더 할 말이 없다며 권태를 보였다. 방 화는 더 많은 말을 하고 싶고 더 많은 말을 듣고 싶고 한가지 문제라도 더 해득 하고 싶고 한데 그들은 아니였다. 방법 없이 서랍에서 트럼프를 꺼내여 밥상 위에 놓았다. 설이라서 손님이 많다보니 병술을 많이 사게 된다. 헌데 술병을 담은 종이곽을 터치기만 하면 라이터가 아니면 트럼프가 나온다. 몇푼 안 되는 물건을 함께 담아 가격을 높이고 고객을 끄는 수법이다. 그들은 트럼프를 놀았다. 방 화와 해연이는 주방으로 가고 놀줄 모르는 장만이는 옆에서 구경 하였다. 기차역 대합실에서 로 길봉을 만난 정 설아는 반가워 야단이였다. “형부, 해연언닌 잘 계셔요? 역전엔 웬일로 나오셨어요?” “역전에 왜 나왔겠나 생각 해봐라. 뻔한 도리잖니?” “글쎄요, 기차타러 나오신게 뻔한걸 물었네요. 백주로 떠나셔요? 호호호… 제 원래 좀 둔해요, 반가운분 뜻빢에 만나니 더 행방이 없네요. 호호호… 근데 제가 왜 여기에 있는건지 안 궁금해요? 나 같으며 무섭게 궁금 할텐데. 호호호…” “음ㅡ, 내 알아맞출게 봐라응? 방 화언니 만나러 온게지?” “녜? …” “음ㅡ, 방 화언닌데 전화 했는데 널 기다리라고 했지?” “녜? …어떻게 아시죠? 참 신기 하네요!” “나다니믄 나쁜놈들이 잡아간다구 까딱 말구 기다리라 했겠지?” “형부, 점쟁이세요? 정말 귀신이 곡 할 노릇이네요!” “에이 멍청이야, 내가 널 잡으러 온 그 나쁜놈이란 말이다.” “녜? 잡아다 뭘 하게요?” “팔아먹지.” “어-데에-다요?” 설아는 말까지 떠듬거리며 낯색까기 변하였다. 로경리가 이런 악한인줄을 상상도 못 했었다. 길봉인 웃음을 겨우 참았다. 애가 이렇게 외곬으로만 삐집고 들줄을 몰랐다. 세상에서 너무나도 순진 하고 귀여운 애다. “방 화언니가 잡아오라 했으니 방 화언닌데다 팔지 어데다 팔아? 허허허…” “녜? 휴ㅡ 전 정말 멍청해요. 호호호… 형부 고마워요.” 그들은 역전 광장에 세워놓은 방 화의 차에 앉았다. “이것 언니차 맞네요. 형부도 차 모실줄 아셨어요?” “설아야, 이렇게 춥고 먼곳에, 나쁜놈들 잡아갈까 무서운 곳에 뭘 하러 왔니?”   “방 화언니 부하질 하려고 왔어요.” “나 부하는 안 할래?” “방 화언니 하라고 하면 해요. 무조건이죠.” “너 출납원질 해봤니?” “절 출납 시킨대요? 못 해봤는데 될까요?” “열심히 배우면 되지뭐. 내가 잘 배워주마, 근심마라.” “고마워요, 형부!” 방 화네 집에선 점심상을 차려놓고 한쪽에서 트럼프를 치며 기다리고 있었다. 설아와 길봉이가 들어서자 해연이가 달려와 안아주고 새로운 오빠들을 하나하나 소개하며 인사 시켰다. 방 화가 와서 안아주고 리 영섭이도 와서 꼭 껴안아주었다. “설아야, 이렇게 다시 만나다니, 바갑구나! 넌 참한 애야.” 리 영섭의 말에 설아는 참던 눈물을 흘리였다. 다른 민족의 형제자매 아저씨들이 이렇게 자기를 뜨겁게 포옹 해주고 맞아 줄줄은 전혀 생각지 못 한 일이였다. 천수, 창범이, 동주, 장만이도 이 산동처녀애가 보자마자 마음에 들었다. 김오빠, 조오빠, 인사하며 웃는데 밉다고 할 사람이 없었다. 설아는 어른이 되였다. 오륙년 전에 방 화가 처음 본 애꿎은 처녀애가 아니다. 점심상에서 무릎 꿇고 술을 한잔씩 부으며 오빠 언니들 곱게 봐달라고, 많이 가르쳐 달라고 청드는데 누구하나 몰라라 할 수 없게하였다. 설아도 자기가 컸음을 알았고 이것은 방언니의 덕분이라 생각하였다. 밤 잠자리 안배 할 때 보니 짝이 잘 맞지 않았다. 늙은이 부부가 손자손녀를 데리고 정주방에 눕고 해연이네 부부가 고방을 먼저 점령하였다. 천수나 창범이네도 영섭이더러 루추한대로 자기네 집으로 가서 하루밤 지내자고 하였으나 결국 서로간 불편하고 부담스럽게 하지말고 려관을 쓰기로 하였다. 그리하여 장만이와 영섭이가 웃방에서 자고 방 화와 설아가 려관으로 왔다. 향정부 초대소는 그래도 침대방으로 되였었는데 공소사 려관은 전세기 50년대의 그대로 두셋이 누울 수 있게 만든 온돌방이였다. 등을 바닥에 대고 누우니 스팀을 주는 초대소의 침대보다 너무나 따스하고 좋았다. 설아는 이때를 기다리기나 했다는 듯이 방 화의 이불속으로 끼여들어 가슴을 파고 들며 “언니!”를 불렀다. 방 화는 조금 망설이다가 다가오는대로 껴안으며 등거리를 도닥여주었다. “설아야, 너 마음속에 뭘 담고 있는거 있지? 말해봐, 세상에서 제일 가까운게 언니더라. 엄마와 감히 못 하는 사연도 언니하구는 할 수 있거든.” “알아요, 언니. 그래서 왔잖아요? 이번에 전 5년 넘어 집으로 왔어요. 스물 한살에 나갔다가 스물 여섯에 왔다구요. 그런데 5년만에 집에 들어섰더니 례장감이 한무더기 와 있잖겠어요? 언니나 내곁에 계셨으면 매달려 울기나 하잖겠어요? …” 설아는 울고 있었다. 방 화도 눈물을 흘렸다. “너네 어머니 정말 구식이구나. 5년전에도 그랬다더니만. 헌데 뭐 달라고 해서 가져왔겠니? 남자측이 네가 고우니 주는거겠지. 만나봐야지, 사람이 좋으면 되는거 아니겠니? 부모들은 부모들대루 너넨 너네대루 사랑하면 되는거 아니겠니?” “그렇겠죠. 내가 왔다는 소식 어떻게 알았는지 그남자 이야기 나누자면서 와서   토성밖에서 오래 기다렸어요. 우리 그곳엔 집집마다 토성으로 둘러져 있거든요. 여기는 아닌데. 나는 집안에서 창문으로 토성넘어에 있는 그의 얼굴도 환히 봤어요. 잘 생겼더군요. 얼굴만 잘 생기면 되나요? 그의 속이 어떤지 전혀 모르는데, 내가 만나 보지도 못 했는데 례장감부터 받나요? 나는 부모들의 처사에 크게 실망 하고 반발심을 가지게 되고 여 빈오빠가 생각 나더라구요. 여 빈오빠 태도표시는 안 했지만 날 좋아 했었어요. 나도 촉에 못가는 줄 알면서도 속으로 좋아 했구요. 나는 오빠집에가 놀고 올거라고 나왔어요. 설도 못 쇠고 나왔죠. 하염 없이 울면서요. 집에 있으면 리 련걸이라는 그남자가 또 올거 아니겠어요? 이름도 웃기죠? 어쩌면 무술배우 리 련걸 이름과 같아요 글쎄. 례장감까지 가져왔는데 쉽게 포기 하겠어요?  오빠집에서 하루 자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 만나러 멀리로 떠나니 찾지 말라.’고 써놓고 나왔어요. 제가 사랑하는 사람은 언니밖에 없더라구요. 그래서 왔어요. 여 빈오빠 미국은 너무 멀고 날 받아주지도 않을거구요. 언닌 날 받아줄줄 알았거든요. 언니, 제가 잘 못한거 맞죠? 근데 글쎄 그렇게밖에 못 하겠는걸 어째요? 머리 빡빡 깎고 절에 들어갈 용기는 없구요.” “설아야, 혼인자유는 국법의 보호를 받는거다. 니생각 틀린건 없는데 부모네나 남자측이나 교육 해서 법을 지키게 했으면 더 좋았겠는데…” “교육이 먹혀요? 그랬으면 얼마나 좋겠어요? 나도 아버지 어머니 모시고 재밋게 살고 마음에 드는 실랑 골라 가정이루고 아기 업고 언니한테도 놀러오고…” “속상해 마라, 실망은 더욱 아닌거구. 마음에 드는 남자 만날거야. 그러니 마음 썩이지 말거라. 집에 전화해라, 무사히 일자리에 왔다구. 그리구 그 례장감은 빨리 돌려주라 하구. 집에 돈이 급히 수요되면 내 꾸어줄게.” “아닙니다. 나도 돈 있어요. 언니 덕분에 많이 벌었는데요. 지난해 건설부에 집금해 십만원, 언니 준 주권으로 십만원, 내 원래 아파트 팔아 십만원, 집에 많이 부쳤댔고 이번에도 들리여 많이 내놨어요. 헌데 우리부모 헛 욕심이 많아요. 고깟 례장감 받아가지고 얼마나 더 잘 살거라고… 딸자식에 대해선 전혀 생각지 않는단 말입니다. 본인밖에 몰라요… 이번에 집에 설 쇠러 나오면서 내 아파트 팔고 뭐나 싹 버리고 언니 준 컴퓨터만 들고 왔어요, 이제 그걸 가져와야겠는데…” 두 여인은 시간 가는줄 모르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2월 말 3월 초, 백마리의 굴암돼지들이 새끼를 낳았다. 운이 좋게 모두 열마리 이상 낳고 보통 열세마리 열다섯마리씩 낳았다. 새끼 암컷은 하나도 거세하지 않고 몽땅 남겼다. 그것들이 넉달이면 발정하고 반년이면 또 낳는다. 이렇게 천마리의 암돼지를 확보하면 일년에 3만마리의 고기돼지를 낳아서 키울 수 있는 것이다. 바쁜 가운데서 3월 1일 개업식은 제대로 거행하였다. 향간부 십여명을 청하고 시의 유관부문 령도들도 오륙명 청하여 양돈 시스템과 당면생산 흐름선을 참관 시킨 후 한잔씩 권하고 강화도 시켰다. 남향장의 뒤를 이어 유부시장이 주요령도 강화를 하였다. ㅡ농부산품 가공업의 의의도 말 하고 황산 황지 개발의 의의도 말 하고 빈곤 농호 취업의 의의도 말 하고 또 흥농 실업은 전향 나아가서는 전시 향촌 민영 기업의 모범이며 방 화는 산골에서 나서자라 산골을 건설하는 모범이며 본보기이다.   전시에 갑수동과 같은 촌마을이 들어앉은 산골이 백 오십 두개인데 백 오십개 흥농 실업이 나오고 백 오십명의 방 화와 같은 기업가 창업자가 창출 하기를 희망한다. 사흘 후 전시 향장들이 모여 와 현장회의를 하고 힘차게 보급 할 것이다. 향과 시의 령도는 흥농 실업에 대해 전면적으로 지지하고 방조하고 밀어줘야한다. 유부시장은 기회나 만났다는 듯이 장편연설을 하였다. 시텔레비죤 방송국에서도 차를 몰고 와 뉴스프로를 찍었다. 흥농실업의 개업식이 유부시장의 농촌경제 진흥동원 보고회의와도 같았다. 개업식 연회에서 박 창범은 주요령도들이 앉은 상에가서 술을 부었다. “향정부에서는 저 민둥산을 40만원이나 받고 방사장한테 팔았습니다. 이는 향촌 민영기업을 말살하는 행위로서 유부시장님께서 하신 전면적으로 지지하고 방조하고 밀어줘야 한다는 지시와 완전히 어긋나는 처사라고 봅니다. 나는 법을 통해 이돈을 찾으려고 했는데 방사장은 고향에 공헌 하는 것이니 그대로 놔두라고 하였습니다. 앞으로는 정부에서 이런 틀린 처사가 없으시기를 바라면서 이잔을 권합니다.” 방 화는 동사회를 열고 유부시장의 “중요강화”를 학습토론 하였다. 전시 향장 현장회의를 흥농실업에 와 여는 것을 반대 할 결의를 지었다. 회사엔 아무런 리득이 없이 인력과 물력만 랑비 된다는 것이고 암돼지가 한창 분만하기에 안정을 취해야 하는판인데 사람들이 참관이랍시고 몰켜들면 분만에 영향이 크고 손해가 크다. “여러분, 제게 한가지 아이디어가 있습니다. 로 길봉부장님 책임지고 신용사에 오백만원 대부금을 신청하십시요. 휴가촌 투자 200, 양로원 투자 200, 약수물공장 투자 백만원이죠. 가행성 보곤 박부장님이 책임지고 작성하세요. 휴가촌이 양로원을 먹여 살리고 양로원은 70세 이상 의지가지 없고 생활보장이 없는 로인은 무료라고 꼭 쓰세요. 그돈 내려오면 좋고 안 내려오면 그저 그렇게 걸어둡시다. 동시에 면세 수속을 하세요. 농부산품 심층가공업에 대해 국가에서는 우대정책을 쓰고 있습니다. 그외에 응당 바쳐야 할 부분은 한푼도 어기지 말고 제때에 제대로 바치십시오. 절대 탈세루세와 같은 모자를 써서는 안 되겠습니다.” 방 화의 말이였다.  돼지 분만기에 일손이 딸리여 고생 하였다. 부장이고 사장이고 할 것 없이 모두 돈사에서 반달간을 살았다. 촌민들은 마침 농한기라 총출동 할 수 있었으나 앞으로 농망기에 터지는 날이면? 뿐만 아니라 이번 처음엔 백마리 임신돈이였는데 앞으로는 천마리에 달한다. 물론 한꺼번이 아니라 륜류로 낳는 것이긴 하지만. 그러니 직공 모집을 잘 해야 한다. 당면공장에서는 원래 사람을 많이 쓰지않는 기계화 생산이라 이미 두개대거리로 24시간 생산을 하고 있다. 직공 모집은 향마을까지 내려가지 않고 천동곡에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었다. 금년내에 굴안 암돼지 천마리, 고기돼지 만마리라는 수자에 도달하자는 목표를 내놓았다. 방 화는 정 강의 전화를 받았다. 오라잖아 대학시험을 치는데 무슨 학과를 전공 하면 좋을지 어머니가 알려달라는 것이였다. “아들아, 넌 문학을 즐기지 않니? 아무래도 좋아하는 과목으로 해야지 않을까? 지금은 컴퓨터 항업이 최고라 하는데 돈을 많이 벌라믄 그학과에 붙어야 할거고…” “어머니, 제가 어머니 사업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공부를 하고 어머니 회사에 와   일하면 안돼요? 어머님 은덕에 공부하는데 그 은덕에 보답해야 할게 아닙니까?” “아들아, 누가 보답 받자고 공부 시킨다던? 공부 잘해서 훌륭한 일군으로 되여 남을 돕고 사회에 공헌하라는 것이 아닐까? 그러니 니절로 지망을 잘 택해 써라.” “예, 어머니. 그럼 전 돈 많이 벌 수 있는 학과를 배워야겠어요. 돈 많이 벌어 어머니처럼 남을 돕는 일 할겁니다. 어머니, 설아누나는 잘 있어요?” “잘 있지. 너 볼라도 가고 할아버지 뵐라도 간단게 일이 바뻐 못 간다. 그러니 량해하고 공부 열심히 해라, 알겠니?” 방 화는 정 강이가 대학시험 칠 때엔 기어이 시간을 짜내여 연길에가 시험장에 보내주고 시험장밖에서 기다려주고 맛나는 것도 사먹이고 해야겠다고 속궁리하였다. “언니, 언니! 야단 났어요! 난 어쩌면 좋아요? 어떻게 알고 왔을까요? …” 설아가 방 화의 사무실에 뛰여들어와 얼굴이 파아랗게 질려 두서없이 지껄였다. “야, 이계집애, 뭣이 왔다고 벌벌 떨면서 이 야단이야?” “그가, 리 련걸이요. 사람 셋이나 데리고 와서 방금 김경리한테 들어갔어요.” “너 잘 못 본거나 아니니? 세상에 비슷하게 생긴 사람들 많고도 많다.” “참 언니두, 나 잡으러 온게 틀림 없다니깐요. 똑똑히 봤어요.” “그래? 무서워 말어, 내 지켜줄게. 사람을 빼앗으려들어? 내 가 보고 파출소에 전화 치마. 까딱 말고 니자리에 가 있어라. 싸움 나도 나와선 안 된다. 알았지?” 방 화는 보험궤를 열고 무언가를 꺼내여 가슴속에 넣었다. 그리고는 총경리 사무실로 가 노크 하고 들어섰다. “방사장님, 안녕하셨습니까?”  “오, 리대장! 오셨군요.” 김 장만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일어서서 방 화 앞에 손을 내민 리대장은 전해 시공대를 거느리고 와 일하던 리 련길이였다. 헤여질 때 쌍방이 만족하니 금년에 땅이 녹으면 다시 만나기로 약속 했던 것인데 6월이 다 갈 때에야 찾아왔다. 헌데 휴가촌과 양로원 항목이 동사회에서 잠시 부결 되여 기건일이 없게 되였다. “올해엔 기건을 못 하게 됐는데 어쩌죠?” “방금 김경리님 말씀 했습니다. 대부금이 안 나와 시공이 곤난하게 됐다구요. 우린 괜찮아요, 다른데도 기건 하는데는 많으니깐요.” “리해 해주니 고맙군요. 여러분은 조금 기다렸다가 점심 잡숫고 가세요. 그리구 리대장, 나 좀 볼까요? 내 사무실로 갑시다.” 방 화는 리 련길을 데리고 자기 사무실에 들어섰다. 그때까지 제자리로 돌아가지 않고 몸과 마음을 옴추리고 있던 설아는 자기가 무서워 하는 남자가 들어서는 것을 보고는 화뜰 놀라며 머리를 가슴에 묻은채 몸을 탈아 나가버렸다. 설아는 리 련길을 알지만 리 련길은 한번도 만난적이 없이 사진에서만 보아왔던 설아를 알리 없었다. 더우기 리 련길은 모르는 여자를 잘 생겼하여 깐깐히 뜯어보는 그런 성질의 남자가 아니였다. 자기의 앞을 지나가는 설아의 옆모습을 피끗 보며 면목 몰라도 인사는 건네야 할게 아닌가 생가하며 몸을 돌렸는데 그여자는 문밖으로 사라졌다. “리대장동무, 여기에 와 앉아요. 리 련길이라 했지요? 결혼 했어요?”   “아니, 아직은요.” “약혼은 했겠죠?” “허허허… 방사장님 대상 소개 해주려고요? 감사 한데요, 저 대상 있어요. 참 죄송 합니다. 대상 말구요, 일거리 소개 해줘요. 방사장님 안면 넓으시니요.” “호호호… 약혼 했는가만 물었는데 무슨 말이 그리 길죠? 대상은 있는데 약혼은 못 했다는 뜻이군요. 더 적절하게 말 할 것 같으면 마음에 드는 처녀가 있긴 한데 만나지 못 했다 하는 뜻이구요.” “참으로 영명하십니다. 방사장님은 남의 마음을 읽는 특수공능이 있어요.” “호호호… 그처녀의 성은 정씨구만.” “녜??”리 련길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그걸 어떻게? …” “호호호… 내가 점쟁이란 소문 못 들었군요. 이지방에선 다 아는데. 특수공능이 아니라 점도 과학이랍니다. 미신인줄 알아요? 흥분하지 말고 앉아요.” “예예, 과학 맞아요. 과학이죠. 그럼 나의 설아씨 어데 있는지 알려주십시요, 이렇게 빌게요. 방사장님, 아니, 방보살님!” “가만, 과학은 빌어서 되는게 아니죠. 성심이여야 하고…” 어떻게 성심해야 하는지 리 련길은 알 수 없었으나 무조건 예예를 불렀다. “성심이라면 나도 도울 수 있고 당신도 만날 수 있을겁니다. 리 련길씨, 당신은 정… 방금 뭐라고 했던가? …오, 설아라고 했지. 설아씨를 진심으로 사랑 합니까?” “예,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전 그가 일하던 백주라는 곳까지 찾으러 갔댔어요. 없었어요. 내가 찾아갈 줄을 알고 사직서를 내고 더 멀리로 숨어버린게 사실입니다. 전 그녀가 불쌍하고 안타까워요. 왜서 만나서 툭 터놓고 말 못하는가 말입니다.” “련길씨, 진정하고 너무 길게 말씀 하지 말아요. 그러면 나의 사유가 흐트러져 찾으려는 사람이 잘 안 나타날 수가 있습니다. 당신이 백주란 곳에 갔다왔으리라는 것은 ‘진심으로 사랑합니다’하는 말을 할 때 알아봤어요. 그러니 묻는 말만 대답 하세요. 례장감은 얼마네치 가져갔습니까?” “만원입니다. 근데 그것두 아세요?” “두사람이 대면도 하기전에 처녀가 동의 할런지 말런지도 모르고 이것으로 고운 옷 해 입고 나한테로 옵시사 하고 례장감부터 보내는 처사가 성심입니까?” “그건 다 부모님들끼리 꾸민 짓입니다. 그래서 저도 설아씨가 오해 할까봐 설명 해주려고 찾아갔었는데 만나주질 않더라구요. 이미 오해를 한거지요. 례장감 보고 사위를 정하고 남편을 고르는 그런 고린내 나는 혼인을 저는 원치 않아요. 설아씨도 견결히 원치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지 않았습니까? 그와 성사하지 못하더라도 한번만 만나서 그 오해만이라도 풀어 줄 수 있다면 한생 원이 없겠습니다… 아차, 또 흥분 했네요. 죄송합니다. 다음 문제 물어봐 주세요.” “만나서 그녀가 동의 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하렵니까?” “포기 해야죠. 애 먹이지 말고 물러나 주는게 남자라고 생각 합니다.” “그리 쉽게요? 진심으로 사랑한다면서요?” “그럼 어떻게 해야죠? 이런 문제는 정말 헛갈립니다.”   “꽉 잡아야 합니다. 포기 할 것이 아니라 더욱 악착스레 달라붙어야 합니다. 만약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말입이다.” “옛, 잘 알았습니다. 근데 설아씨는 지금 어데서 뭘 하고 있죠?” “참, 또 반칙 하시네. 내가 알아야 할거 먼저 다 알아야 설안지 솔안지 찾을게 아닙니까? 당신 이름 뭐라고 했죠?” “리 련길입니다.” “리 련걸이라고 잘 못 부르는 사람도 있겠네요?” “예, 많아요.” “년령은 얼맙니까?” “스물 여덟입니다.” “정 설아보담 두살 위이네요?” “예, 맞아요.” “문화정도는 뭡니까?” “고중입니다. 대학에 붙지 못하고 참군해서 3년 근무했습니다.” “스물 한살에 입당했군요.” “맞아요.” “일년간 반장질 하다 제대했군요.” “딱 맞아요. 방사장님 전 정말 탄복합니다…” “또 말이 길어질라 하네요. 조금만 진정하세요. 군관으로 제발 하자하다가 왜서 제대 했는지 생각 나려 했는데 뚝 끊어 놨잖아요. 큰 물과 관계 있는것 같은데…” “그해 우리고장에 황하 대범람이 있었습니다. 큰물이 마을을 다 쓸어갔고 저의 아버지와 누이동생도 떠내려 갔습니다. 어머님 홀로 남았어요…” “됐어요, 설아 어데 있을지 대개 방향이 섰는데 지금 딱 찍어 알려주긴 곤난이 있습니다. 그러니 련길씨는 친구들을 먼저 보내고 여기에 하루밤 묵어야 하겠어요. 침실은 내 안배 할겁니다. 그리구 우리의 담화에 대해선 비밀로 하구요. 또 한가지, 정아씨를, 녜? … 오오, 설아씨를 만나게 해주면 어떻게 감사를 표시 하렵니까?” “방사장님 하라는대로 다 하겠습니다. 정말입니다.” “좋아요, 장부의 일언은 중천금이라고 그 한마디에 나한테 천금빚 진겁니다. 오늘밤, 잡생각 버리고 성심만 품고 정 설아씨를 생각하시요. 그러면 내가 설아씨를 찾는데 도움이 될겁니다. 우리 직공 식당에서 다 함께 점심 먹고 저쪽 친구들은 먼저 연길에 가라고 하시요. 되겠어요?” “물론이죠. 방사장님께서 하라는대로 할거라고 결심 발표를 했잖습니까?” 방 화는 리 련길을 경리사무실로 돌려보냈다. 설아는 일찍이 부모나 오빠한테서 얻어들은 련길이에 대한 소개를 하나 남김 없이 방 화에게 전달 했었다. 하여 방 화는 쉽게 “점”을 잘 칠 수가 있었다. 사랑이란 한사람을 눈먹쟁이로 귀먹쟁이로 멍청이로 만든다고 하였다. 설아를 진정 사랑하는 련길이는 멍청이로 돼 있었고 방 화라는 여자를 신비롭고 영명한 존재로만 알고 있었다. 방 화는 설아를 자기 사무실로 불렀다. 리 련길이가 시공대를 거느린 대장이고   전해에 여기에서 일 한 줄을 모르는 설아는 아직까지도 숨이 한줌만해 있었다. “언니, 어떻게 되였어요? 어떻게 알고 왔대요?” “멍청한 계집애 같은이라구야, 련길이 좋은 청년이더라. 내 처녀라믄 내 시집 가겠다. 너보다 열배 나아. 그좋은 청년을 만나보지도 않고 뿌리치다니…” 방 화는 리 련길이 여기에 오게된 연유와 방금 있은 “비밀담화”를 말해주었다. 두려움으로 차갑게 옥죄였던 작은 가슴이 차츰 열리고 흥분으로 할랑거리며 퐁퐁 뛰였다. 방 화언니가 좋다고 하는데 아니요, 싫어요를 할 설아가 아니다. 팥으로 메주 쑨대도 방 화의 말이면 옳거니, 좋거니를 부를 설아이다. “언니, 그럼 어째요? 만나요?” “만나는건 무조건이지. 내 보건대는 좋은 청년이고 너하구 됐으면 좋겠더라만 그건 너희들한테 달린거지 내 생각이 뭐 소용 있겠니? 련길이 그는 널 많이 생각 하던데 넌 아니잖아? 그가 백주까지 갔다온다는게 쉬운 일이야? 스물 여섯살 되도록 남자손 한번 못 잡아본 멍청한 계집애, 다른 애들 같으믄 벌써 학교다니는 아들딸도 있겠다. 아니아니 하다가 또 만나자 마자 콱 매달리지 말구 주책 있게 놀아라. 손을 잡는거, 악수 하는건 괜찮다. 더 이상은 안 된다. 감정을 억제해야 하구 처음부터 매달리고 주무르는대로 가만히 있으면 여자가 눅거리로 보이잖아? ” “언니, 그럼 언제쯤 만나나요?” “왜? 벌써 못 참겠니? 주책 있게 놀라고 했잖아?” “언니, 우린 아마 연분인가 봐요. 이 먼 곳까지 도망 와서 또 만나다니요. 그럼 만나지 말고 또 도망이나 갈까요? 호호호…” “흥 났구나? 계집애. 점심 먹구 만나게 해줄게. 함께 온 애들 먼저 보내고.” 방 화는 장만이를 데리고 리 련길네 패와 한상에서 점심을 먹었다. 설아는 멀리 다른 상에 앉아 밥을 먹는지 마는지 이쪽 상에만 신경을 쓰고 있었다. 점심을 먹은 후 방 화는 앞으로 일거리가 있으면 다시 련계 할테니 그때 다시 보자며 련길이만 남기고 그의 친구들을 뻐스에 앉혀 돌려보냈다. “내 내일 일찍 돌아갈테니 먼저가라. 오늘 저녁 사적인 일이 좀 있어 그래.” 리 련길이 뻐스에 오르는 동료들을 보며 하는 말이였다. 그는 설아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가 않았다. 얼마전 방사장과 담화 할 때 자기가 랭정하지 못 했음을 뉘우치며 남아 있기로 한 것을 후회 하였다. 허지만 무언가가 그의 발목을 잡으며 놓아주지 않아 떠날 수가 없었다. “련길씨는 내 말에 속히워 남아 있은걸 후회하고 있는거지? 그러면서도 안 가는 것은 행여나를 바래서이고 사나이로서 내뱉은 말을 지키려는 것이지요? 그래야죠. 나도 남자면 그럴겁니다. 호호호… 이제 만약 설아를 찾는다면 그애가 좋아 한다고 해도 살살 다뤄요. 만약 만나면 말입니다.” “방사장님은 내 맘을 속속히 다 꿰뚫어보고 계십니다. 만약 만나면 무슨 말부터 어떻게 시작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허허허… 참말로 만나기나 할 것처럼 공상에 둥둥 떠 있는거 있죠? 허허허… 허무합니다. 참으로 에데 가서 그를 다시 만난다면 이는 하늘이 맺어 준 인연이고 방사장님은 하늘에서 내려보내신 선녀입니다. 그러니   천리 만리라도 찾아 갈터이니 방향만 가르켜줘요.” 리 련길은 웃으며 살래살래 도리질을 하였다. “당신은 지금 자신이 련속 드라마를 쓰고 있다고 생각지 않는가요? 련애편이요. 설 전날 처녀집 토성밖에서 안절부절 못하며 맴돌던 한 영준한 청년이 있었답니다. 그 청년은 나이 스물 여덟이고 이름은 리 련길이라 한답니다. 생각지 않던 례장감에 반발심이 난 처녀는 도망을 갔습니다. 그처녀 정 설아, 스물 여섯 꽃나이 인물 또한 절색이라 총각들의 마음을 달달 볶습니다. 허지만 성품이 단정하고 속이 멍청스런 처녀는 련애 한번 못 해 본채 피해만 다닙니다. 이것이 제 일집이죠? 그다음 총각이 백주로 처녀를 찾아 가는것 제 이집 하구요, 제 삼집은 지금 총각이 머나먼 동북으로 일하러 왔는데 점쟁이로 가장한 여자사장을 만나 처녀의 행방을 묻게 되였습니다. 점쟁인 원래 뭐나 아는 소리를 하게 마련이죠? 호호호… 그다음 어떻게 되였을까요? …원래 인생이란 한편의 드라마라고 합니다. 난 련길씨가 더욱 아름답고 재미있는 인생 드라마를, 인젠 혼자가 아니라 둘이서 인생의 저 멀리 끝까지 손 꼭 잡고 써 내려가기를 충심으로 바라오! 아직도 나의 말을 장난으로만 생각해요? 잠깐만…” 방 화의 핸드폰이 울렸던 것이다. 보나마나 설아의 전화다. “왜? 썩을것아.” “언제 만나요? 점심 먹으면 만나게 해준다 하셨잖아요? 왜 혼자만 덱고 있어요?” “너 지금 어데냐? …음, 거기에 까딱 말고 가만 있어라.” “지금 내 사무실로 가세요. 절대 놀라지 말고요. 거기에 당신이 만나고 싶어하는 사람이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어서 가서 이야기 나눠요. 그리고 나한테 회보해요.”  “정말입니까? 사장님!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 리 련길은 소리지르며 방 화 앞에 무릎을 털썩 꿇고 머리를 세번 조아린 후 벌떡 일어나 학교 운동장을 꿰질러 사무청사로 향해 뛰여갔다. 정 설아의 가슴은 터질것만 같았다. 당금 뛰여들 사나이의 가슴에 와락 안기여 통곡이라도 치고 싶었다. 아니, 어데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삐집고 들어가 숨어버리고 싶기도 했다. 그는 방 화와 리 련길이 어깨나란히 이야기를 나누며 마당에서 걸어 오고 있는 모습을 삼층 가운데에 있는 방 화의 사무실에서 창문으로 내려다 보며 전화를 걸었던 것이다. 전화를 끊자 그사나이는 총소리에 놀란 노루마냥 엎드렸다가 화닥닥 뛰기를 시작 하였다. 당금 자기한테로 쳐들어 온다는 것을 설아는 잘 안다. “똑, 똑, 똑…” 노크소리가 났다. 설아는 대답을 못하고 서서 문쪽을 바라보다가 몸을 돌려 창밖을 내려다 보았다. 방 화가 마당에서 쳐다보며 웃고는 손을 흔들어 보인 후 돈사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설아도 한손을 올렸다 내리며 겨우 웃어보였다.  리 련길은 노크를 해놓고는 망설이였다. 문안에 있는 사람에게 마음상의 준비를 가지게 시간적 여유를 주어야 한다고 생각 했고 자기 자신도 마음을 온정 할 시간이 필요 했다. 다시 한번 노크 하려는데 “들어오지 않고 뭘 해요?” 하는 부름소리가 흘러나왔다. 련길이는 살랭이 문을 열고 천천히 들어섰다. 그리고는 뒤손으로 문을 살랭이 밀어닫고는 보고싶던 처녀의 얼굴에 시선을 모으고 천천히 다가갔다. 설아는 한발 두발 다가서는 남자의 눈동자를 마주보다가 머리를 숙였다. 남자는   설아를 한발 앞에 두고 멈춰섰다. 그리고는 한손을 그녀의 앞으로 내밀었다. 악수를 청한 것이다. 설아의 두손은 땀에 흠뻑 젖어 있었고 가늘게 떨고 있었다. 설아는 힘 있는 거무틱틱한 커다란 손을 내려다 보았다. 얼마나 잡아보고 싶던 남자의 손인지 모른다. 그는 슬쩍 잡았다가 데꺽 놓았다. 전류가 너무 강하여 조금만 더 꽉 잡던가 오래 잡으면 녹아붙어 떨어지지 않을 것이기에 놓아버린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그들 두사람은 전류의 충격을 세차게 받았다. 그것만으로도 리 련길은 이처녀가 자기를 받아준다는 것을 알았고 흡족 하였다. 자기를 배제 한다면 만나주지 않았을 것이고 손도 잡아주지 않았을 것이 아닌가? “설아씨, 고마워요. 날 만나주어서…” “방사장님께 감사 드려요. 그가 만나라고 하는데 내 어찌 싫다고 하겠어요?” “그럼 싫은걸 방사장님 때문에 억지로 만나는겁니까?” “완전히 그런건 아니지만 그이 아니면 우린 만나고 싶어도 못 만날게 아닌가요?” “참으로 옳은 말이요. 헌데 어찌되여 여기로 왔고 방사장님은 어떻게 알고…” “백주에서 함께 있던 분이얘요. 언니라고 부르고 있지만 더 적절한 칭호를 찾을 수 없어 그렇게 불러요. 어머니라고 부르자니 자사자리한 엄마 생각때문에 부르기 싫고요, 나의 사촌동생 정 강이의 양어머니신데 숙모님이라 부르자니 정 강이 엄마도 젖먹는 자식을 할아버지한테 버려두고 사라진 사람이구요.” “오, 상당히 깊은 사연이 얽혀 있구만… 여기에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러 멀리로 떠난다고 찾지 말라고 썼었는데 이렇게 찾게되여 죄송합니다. 그런데 알고 싶은 것은 그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습니까?” 리 련길은 말하면서 호주머니에서 설아가 오빠집에 남겼던 글쪽지를 꺼냈다.  “만났어요. 하나님의 안배로 바로 지금 첫 대면을 하고 있는겁니다. 제가 이렇게 말 할 자격이나 있는지 모르겠어요. 동무를 많이 고생시켜 죄송해요.” “고맙소, 그리구 고생이랄게 뭐 있소? 사랑의 보귀한 고험이라 생각하면 되지뭐. 야하!ㅡ 그담은 어쩌지? 자 한번 꼭 껴안아봅시다. 서로 사랑한다는 의미에서.” “아니죠, 천천히요. 벌써 안으면 안 되는건데…” 설아는 말은 이렇게 하면서도 발은 뒤로 물러설 대신 한걸음 련길이 앞으로 다가섰다. 련길이는 두 팔을 벌렸다가 설아를 품안고 꽉 오무렸다. 이윽고 두사람의 숨소리가 거칠어지고 가슴속으로부터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련길은 머리를 비틀어 볼에 볼을 부비며 설아의 귀가에 대고 속살거렸다. “사랑합니다, 설아씨! 우리 손 꼭 잡고 아름답고 행복한 인생드라마 써갑시다!” 설아는 가쁜 숨만 몰아쉬면서 잠자코 있었다. 꼭 껴안아주는 것이 좋았고 귀속을 간지럽히며 골수에까지 스며드는 “사랑합니다!”라는 그말을 듣는 것이 좋았다. 차츰 설아의 얼굴을 긁으며 꺼실꺼실한 것이 입가로 옮겨지고 있었다. 남자가 키스를 시도 하고 있음을 알아차린 설아는 머리를 쿡 숙여 남자의 땀냄새 그윽한 가슴에 얼굴을 묻어버렸다. 이러니 련길이도 녀자가 마다함을 알고 머리에 실컷 입을 맞추었다. “련걸오빠, 언니 이러고 있는걸 보면 큰일나요. 오늘은 악수만 하라고 했는데…” “미안해요. 저도 모르게 감정이 북받치네요. 우린 언니 말씀 들어야 하오. 그이는   우리를 만나게 해준 은인이요. 그리구 우리아들의 구명 은인이시구요. 허허허…” “아들? 호호호… 동문 나빠요!” 정 설아는 련길이의 가슴에서 벗어나 그의 팔에 감긴채로 서서 두주먹으로 그의 어깨를 짓쪼았다. 그리고는 련길이의 억센 팔을 억지로 자기 몸에서 풀어냈다. “참, 내말 틀렸소? 방사장님이 아니였더면 우리 둘의 아들이 있을 수 있소?” “유모아가 너무 심각해 힘들잖아요? 그리구 아까 뭐 인생드라마 쓰자고요? 동문 문학세포도 상당하신가 봐요. 나 원래 문학 되게 좋아하는데.” “그건 방사장님께서 갈켜 준거요. 우리둘이 영원히 손 꼭 잡고 꼬부랑 노친령감 되고 저세상 갈 때까지 손을 놓지 말고 함께 재미있고 행복한 인생드라마 쓰라고 부탁 하셨소. 인생이란 한편의 드라마라고. 그러니 우린 방사장님 말씀 들어야겠죠?” “우리 방언닌데 가요. 감사하다고 말씀 드려야 할께 아니겠어요?” “물론이지. 근데 빈손으로 인사 가는거 아닌데. 중매군 노엽히면 큰 일나요.” “호호호… 동문 고태네요. 우리 방언닌 그런걸 안 따져요. 우리가 서로 사랑하는 모습 보여드리면 그이는 최고의 선물이라 여길겁니다. 그이는 사랑의 천사얘요.” 설아와 련길이는 돈사로 갔다. 방 화는 한창 축목국에서 정년퇴직 하고 얼마전 입사한 축목사 허 정구로인과 함께 발정한 암돼지에게 인공수정을 시키고 있었다. 발정한 돼지를 함부로 움직이지 못하게 몸에 맞는 틀에 가두어놓고 송아지 만큼한 종자 웅돈을 등에 업히게 한다. 웅돈은 인츰 뻘건 페니스를 뽑아 흔들며 틀에 같힌 암돼지 음부에 박으려고 용을 쓰는데 허 정구는 고무장갑을 낀 손으로 웅돈의 페니스를 잡아 안마하며 그 끝을 한키로그람 들 수 있는 비닐컵에 가져간다. 그러면 웅돈은 그컵에 대고 사정 하는데 반컵도 넘게 나온다. 허축목사는 그 정액을 가져다 현미경으로 검사하고 희석제를 섞어 돼지인공수정 전문용 주입기로 발정한 암돼지의 자궁에 일정한 량으로 넣어준다. 그러면 백분의 백으로 걸리고 주입시간을 기록 해두면 출산 시간을 정확히 알 수 있어 분만관리를 잘 할 수 있다. 웅돈이 한번 쏜 정액으로 5-6십마리의 발정한 암돼지를 임신 시킬 수 있고 희석한 정액은 30도의 항온에서 일주일간이나 보관하며 사용 할 수 있기에 랑비도 없다. 돼지 인공 수정은 쉽고 경제적이고 좋은 점이 많았다. 직접 교배시키는 재래식 방법을 쓴다면 이런 양돈장에 얼마나 많은 숫돼지가 있어야 할지 모를 일이다.  
28    27. 흥농의 길 댓글:  조회:1667  추천:0  2013-05-02
    27.  흥농의 길   방 화는 호쓰프를 싣고 연길로 달렸다. 룡화시에서 연길시로 가는 뻐스는 십분에 하나씩 남포마을을 지나간다. 그럼에도 방 화는 호쓰프를 뻐스에 태우지 않았다. “전 그냥 호쓰푸의 차만 탔었는데 호쓰푸도 저의 차 한번 타 봐야죠.” “뻐스로 가도 되는데 이럽니까? 그리고 난 직업이잖습니까? 인젠 방사장님 이사 왔으니 내차 탈 일 없겠군요.” “룡광촌에 안 간다뿐이지 장춘 다닐 일 많을거얘요. 그때면 또 신세 져야죠.” “내가 신세 지는거죠…” 방 화는 호씨에게 수고비 천원을 주고 연길역에 내려주었다. 저녁차로 들어가면 원계획보담 하루나 앞당겨지는 것이다. 방 화는 역전광장에서 나와 서시장으로 갔다. 서시장에서 구운 통닭 여섯마리를 사고 찰떡과 시루떡, 만두기도 푸짐히 샀으며 장만이가 좋아하는 작은 시루 고기소 찜빵도 열여덟시루나 샀다. 한상에 적어도 세시루씩은 올려야 할 것이라고 여겼다. 장만이는 뻐스로 보내도 되는 호쓰프를 왜 기어이 태워다 주는건지 알 수가 없어 궁금 했었는데 방 화를 도와 차에서 물건을 부릴 때에야 그리유를 납득 하였다. 웃방에 길다란 상을 놓고 이웃 로인들 열이 앉았고 정지방에 다섯상을 차려 장만이네 패들이 앉았다. 자리가 배좁으니 안로인들은 이튿날 낮에 따로 청하기로 계획 하였다. 대부분 로인들은 병국이와 직접적인 대면은 없었으나 서로간에 어느촌 누구라는 것쯤은 서로가 다 아는바라 한자리에 앉으니 금시 로친구로 되여버렸다. 젊은이들 자리엔 파출소의 흥태도 오고 주물공장 공장장 김경철이도 왔다. 한국으로 돈벌이를 간 서너집 빼고는 모두가 부부 동반이다. 허 봉녀는 손자 손녀와 동무하여 한켠에서 먹고 있고 김 천수의 안해 미옥이가 주방장으로 앉아 친구들을 지휘하여 음식을 만들고 담아 올리며 손을 펴고 있다. 미옥이도 허씨이다. 허 봉녀와 같은 양천 허씨라고 그를 고모라고 부른지가 오래다. 천수와 장만이가 원래 송아지 친구인데다가 그렇게 양천 허씨라는 켤례가 덧붙혀져 더욱 친근히 지내게 된 것이다. 그런줄은 모르고 친형제처럼 지내는 장만이와 천수 둘다 김간지라 혹시 그들이 동본이나 아닐까고 여겨 친구들은 묻기도 하나 장만이는 전주 김씨이고 천수는 흔치 않은 정주 김씨라 거기엔 련관이 없다.     방 화와 장만이는 웃방에 올라가 로인들에게 술을 부어 올리며 공손히 인사를 드렸고 박 흥태도 로소장님과 로인들에게 술잔을 권했다. 천수의 아버지도 장만이가 가서 모셔왔다. 로인들끼린 면목이 생소하지만 대방의 자식에 대해서는 너무도 잘 알고들 있는 상황이다. 하여 천수네 부부간이 올라가 술을 부었고 장만의 아버지를 잘 아는 다른 친구들도 안해를 불러가지고 올라가 술을 부으며 인사 하였다.   술상은 푸짐하고 흥성 하였다. 로인들이나 젊은이들 모두가 기뻐하고 있었다. 집체화 경작을 하던 옛날엔 저렴한 술추렴이 너무나도 많았었다. 시장경제로 나가고 개체 농사를 지으면서부터 공짜술이 없어지고 모여앉는 일이 적어졌다. 방 화는 술상 차리기를 잘 했고 고향으로 돌아오기를 잘 했다고 속으로 흡족 하였으며 식구들도 방 화에게 속으로 감사를 드리고 있었다. 방 화는 시아버지에게 술상 청시를 했다간 룡광촌에서처럼 퇴자를 맞을까봐 말도 없이 밀어부쳤던 것이다. 젊은이들의 술을 많이 받아마신 로인들은 먼저 취기가 올라 “잘 먹구 가우다!” “또 봅세!”하며 하나 둘 자리를 떴다. 젊은이들이 하나씩 따라 나서서 팔을 끼고 집에까지 모셔다 드렸다. 술에 힘겨운 친구들은 그길로 집으로 돌아가 누워버리고 대부분은 돌아와 술상에 다시 앉았다. 병국이와 봉녀도 손군들을 데리고 고방에 가 누웠다. 연회석은 젊은이들 세상으로 되였다. 김 천수가 앉은 자세로 몸을 비틀고 고개를 내두르며 저가락과 손바닥으로 그릇과 상판을 두드리고 체적이 제일 큰 조 동주가 일어나 구들장을 구르며 돌아갔다. “노세 노세 젊어서 놀아, 늙어지며는 못논다야…그담… 가사 알아야 하지…” “노래방 가요, 친구 여러분! 노래방 가서 소리지르고 몸을 풀고 술을 깨고 다시 와서 마십시다. 상 거두지 말고 요대로 나뒀다가 두시간만 놀고 와서 또 마셔요.” 방 화가 소리쳤다. “몸 풀라면 산부인과로 가야지 노래방에서 어떻게 몸을 푸오?” 동주의 롱담에 젊은이들은 웃고 떠들며 향마을에 하나밖에 없는 춘연노래방으로 휩쓸어갔다. 허 미옥은 돌아 와 또 마실 때 다시 차리더라도 상은 거두어야 한다며 동주안해와 함께 남아 거두매를 하고 뒤늦게 따라왔다. 노래방에서 맥주를 마시며 두시간을 논 후 대부분이 집으로 돌아갔다. 낮에 와 뒷마당 대문을 고쳐주던 천수네 넷이 장만이를 따라왔고 미옥이가 또 주방일을 도우려고 따라왔다. 미옥이는 방 화를 손대지 못하게 하고는 자기가 치운 음식이니 자기가 안다면서 몇분 안 걸려 술상을 차렸다. 나그네들더러 먼저 술을 시작하게 하고는 까스레인지를 켜고 볶음채를 덮여 올렸다. 장만이는 술을 둬모금 마신 후 본론으로 들어갔다. “야, 너네 나하구 같이 일 좀 안 해 보겠냐? 날 좀 도와달라.” “무슨 좋은 일이야? 나쁜 일이믄 같이 안 한다.” 천수가 롱담 절반 진담 절반 끼여들었다. “임마, 좋은 일이믄 내 혼자 하지 뭐 니하구 하겠니? 힘들구 돈도 못 버는 일이 있는데 재미는 있을게다. 우리 그냥 그랬잖았니? 함께 뭔가 해보고 싶다구. 그런데 조건이 안되니 제각기 뻐덕이였지. 지금 조건이 다 구비 됐으니 우리 뭉쳐서 고락을 함께 하며 한번 뻐덕여 보자는게다. 물론 자원의 원칙이다. 누가 누굴 억압 할 수 있는 세상도 아니고 가담하지 않았다고 해서 배척하거나 그럴 일도 아니고…” 이튿날 방 화는 장만이와 동주를 시 교통대 자동차 운전기사 학습반으로 보냈다. 그들은 이천 오백원씩 내고 큰 차 운전 학습에 달려들었다.   방 화는 박 경산한테 번호를 물은 후 즉석에서 창범에게 전화를 쳤다. “여보세요? 박 창범씨 핸드폰 맞죠?” “맞는데요, 그쪽은 누구신지? …” “혹시 동창생중에 성이 방가인 여자 있는가요?” “혹시 방 화동무를 말합니까?” “맞아요, 그럼 제가 누굴까아요?” “방 화? 방 화요? 맞지? 어쩌다 전화 했소? 지금 어데요?” “호호호…여전히 똑똑하고 급하구만. 나 지금 창범씨 아버님과 마주앉아 있소. 아버님께 전화번호 물어봤지뭐. 어린애 잘 크구있지?” “양, 어찌다 남포에 갔소? 자취를 감춘줄로 아는데. 어쩌다 낸데 전화 쳤지? 그저 문안하고 싶어 전화 한건 아니겠는데…” “창범씨, 한번 만나기요. 내가 연길에 오라오, 거기서 남포에 오겠소? 올 수 있다구? 양, 양양…. 도착 하믄 이번호로 전화 하오.” 방 화는 핸드폰을 닫고 경산이를 보며 말 하였다. “삼촌, 아드님께서 지금 떠나 오겠다네요.” “흠, 짜식, 동창이 애비 에미보담 중요하구나. 허허허…” “질투 하세요? 호호호… 부모님 뵌지 오래서 온다던데요 뭐.” 방 화는 뻐스정류소에 나와 창범이를 기다려 만났다. 창범이는 방 화보담 한해 늦게 결혼 하였었다. 그때 보고 처음이니 륙칠년이 되였다. 인사를 나눈 후 방 화는 단도직입적으로 들이 댔다.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너무나 무모한 질문이였다. “창범씨, 일년 수입이 얼마나 되오?” “3만원.” “월급이 2천 5백이란 말이구만. 내가 4만 2천 줄테니 내 일을 도와주오.” “월급이 3천 5백이란 말이구만. 좋지뭐. 하기요. 근데 방 화, 아니, 형수님은 무슨 밑천이 있길래 월급을 그렇게 팍팍 준다고 큰 소리치는거요?” “무슨 일인지도 모르면서 좋지요, 하기요, 하오? 날 따라 가기요.” “헝, 나 할만한 일을 시키겠지뭐. 못 할 짓이야 하라겠소?” 창범이가 중얼거리며 방 화의 뒤를 쫓아 가 보니 호화 자가용 속으로 숨어버린다. 그것도 운전석쪽문으로. 큰 소리 친다고 내가 멋도 모르고 잘 못 비웃은게로구나… 하고 창범이가 생각하며 보조석에 오르자 차가 움직이였다. “허, 차가 좋은데. 어데가서 돈 많이 벌었네.” “창범씨, 년하 여자동창 아래서 시키는 일 하는게 괘찮아요? 쪽 팔리잖아요?” “방 화씨 남존녀비 사상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구만. 난 아닌데. 남자든 여자든 년상이든 년하이든 나는 능력 있고 선량한 사람의 수하로 되기를 좋아하오. 그리고 내가 하기 좋아하는 본항이랄 때는 더욱 잘 할 수 있을게고 또 로임도 올려준다는데 싫다고 할 사람이 있겠소? 나이든 남자, 무능한 악한 그런 사람 밑에서 돈을 좀씩 받으면서 실어하는 모르는 일을 하기 좋아 할 사람은 없을거요. 근데 무슨일이요?” “감분국수 공장 하나 세우려는데 총공정사로 돼주오.”   “될 수는 있는데 방 화씨 말을 더 상세히 들어보고. 아마도 합동 하고 할거니깐 어떠하던 나에겐 손해 없겠지만 주인에게 리익이 없는 일을 해 줄 수는 없소. 물론 손해 없도록 잘 따져보고 시키는 것이겠지만 나도 따져봐야 하오.” “인제야 제대로 만난것 같아. 공장을 세운다고 땅까지 샀지만 하나도 따져보지 않았소. 지금 기지를 가 보고 항목에 대해 검토하고, 다시 말하면 감자 한근에 얼마고 당면 한근에 얼마며 감자 몇근이여야 당면 한근이 나오는지 전혀 모르오. 그러니 따져봐야 하고 공장을 어떤 규모로 어떻게 할 것인가 토의 하고 공장 건물을 설계 해야하오. 그다음 설비를 설계하여 만든다든가 구입 한다든가 해야 할 것이요. 옛날 감자를 씻어서 갈아 려과 시킨다음 침전 시키고 물을 찌우고 그것을 끓이면 풀처럼 되는데 나무틀에 넣고 누르면 채뿌리로 국수 오리가 나가지. 그 국수 오리가 차거운 물에 떨어져 응고되고 그것을 걸어 말리우면 감분국수가 되는걸 나는 직접 해봤소. 헌데 기계로 씻어야 할거구 분쇄 하고 려과 하고 뭐든 다 기계로 해야 할 것이니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공정사를 청한 것이 아니겠소?” “참 우둔하고 한심하고 답답하오. 당신들에게 있는건 돈과 맹동뿐이고 한가지가 더 숨어 있다면 아마도 고향을 사랑 하는 애린 마음일거요. 고향에 와서 하려는걸 보니 그러한 면이 있겠지. 허지만 맹동하면 돈도 애심도 헛탕이 되고 마오. 어떤 땅을 얼마나 샀는지는 모르나 하나도 따져보지 않고 그렇게 마구 덤벼드는 법이 어데 있소? 늦은대로 나같은 거라도 찾기를 잘 했소. 조금이라도 참모로 될게요. 뭘 하든지 과학적 의식과 태도가 있어야지 자기 뜻대로 되리라 여기고 자기가 하고 싶은대로 해나간다면 십중 팔구는 망하고 마는 것이요. 그무슨 항목이든 올리자면 ‘가행성 보고’라는 것을 쓰고 심사하고, 물론 개인이 하는 기업이나 항목은 그런 심사가 없겠지만 사실 필요한 것이요. 그것이 과학적 태도란게요. 감자 값이 얼마구 당면 값이 얼마구 감분 나는 비례는 얼마구 그담 감자를 얼마나 수구 할 수 있고 얼마나 저장 할 수 있고 한사람이 일년에 당면을 얼마를 먹는데 팔려는 범위 즉 소매권 내의 인구는 얼마이구 동항업자는 얼마이구 그들의 산량은 얼마인가, 외지 당면이 쳐들어 와 점하는 비률은 또 얼마인가? … 따지지 않구 물덤벙 술덤벙 한단 말이요? … 끝없이 올라가는걸 보니 아마도 저네 마을에다 샀겠구만.” “맞아, 창범이는 확실히 묘하오. 더 윗 마을에다 살 수도 있고 아래 마을에다 살 수도 있고 한데 어떻게 우리마을이라고 찍었소?” “그게 인지상정(人之常情)이 아니고 뭐요?” 목적지에 이르러 방 화네가 샀다는 땅을 보고 창범이는 또 한바탕 야단을 쳤다. “돈이 많으니 쓸데가 없었던 모양이구만. 농민들이 산이나 땅을 도거리 맡을 때 돈을 낸답데? 만약 나같은 국가공무원이나 비농인이 산이나 땅을 점하는데 돈을 내란다면 그럴 법도 하다고 하겠소. 당신네는 농민이 아니고 뭐요? 외지에 가 돈을 좀 벌어가지고 와 고향 건설에 이바지 하려고 하는데 정부에서 조금이라도 도와 주지는 못 할 망정 개인의 돈을 협잡 해낸단 말이요? 내 수선 그돈을 되찾는 일부터 착수 해야겠소. 학교터 같은 건 경작지두 아니구 십년이 넘는 건설용지 페허이니 돈 내라면 상징적으로 몇천원 내면 되는건데 아무 쓸모 없는 돌산을 고가에 팔다니…”   “창범씨, 산건 이미 산거니깐 더 말말구 계획대로 밀고 나가야겠는데 하려오, 안 하려오? 40만원이 어느 개인에게 들어간 것이 아니라 국가에 들어간 것이니 공헌 한거라고 생각 하기요. 그걸 찾겠다고 춤추다가 인심이나 잃고 앞으로의 일에 지장 될 수 있으니 멍청한척 넘어가기요. 억울한대로 한번만 참고 앞으로는 그런 착오를 범하지 말기요. 창범씨가 곁에 있으면 그런 착오 범 할리가 없지.” “함께 하는 것으로 하고 그 40만원 문제 내 어느때건 꼭 터쳐 놓겠소. 물론 저네한테나 우리 공장 하는데 나쁜 영향이 미치지 않게말이요. 그리구 우리 합동서 잘 써야겠소. 내 하던데서 나오면 밥통이 끊어지는게요. 방 화씨 나를 먹여 살려야 한단말이요. 먼저 감분국수공장 하나 참관해야 하오. 아까 방 화씨 씻고 갈고 뭐 많이 말했는데 제대로 공예흐름을 알고 공장건물도 설계하고. 그리구 사무실은 후에 지을 것이니 내 업무는 집에서 보는거로 하고 컴퓨터는 있어야 하겠소…” “됐소, 우리동창께서 총공정사로 돼준다면 모든 편리를 제공 해주겠소. 그럼 지금 즉시 참관을 떠나기요. 나도 참관 해서 나쁜점이야 없겠지 뭐.” “물론이지. 두목이 다 알아야 제대로 지휘 할 수 있소.” 그들은 갑수동을 떠났다. 창범이는 입이 놀지 않았다. “오늘 보니 방 화 많이 변했구만! 집에서 애기나 업고 있던 아낙네가 아니고 창업자의 기질을 가졌소. 배운 것이 적다보니 생각이 좀 짧은 것이 문제요. 이건 내 방 화를 깔보거나 나쁘다고 말하는게 절대 아니요. 앞으로 좀 더 깊이 좀 더 멀리 더 크게 더 전면적으로 사고 하고 분석 하고 결론을 내리자는 말이요. 그리구 사업 하는덴 마음이 고와서 절대 안 되오. 경영 마당은 전쟁터란 말이요. 네가 죽고 내가 사는 전쟁이요. 싸워서 이기자면 재간도 있어야지만 마음도 독해야 하오. 어지어지 하다간 밑천만 다 날려버리고 나앉게되오. 그런 실례는 너무도 많소…” 방 화는 자기가 이미 대학 중문계와 경영학과 함수 필업생이란 말은 하지않았다. “창범씨, 집에 들렸다가 떠나야하우. 아까 내가 전화 걸구 당금 온다고 말씀 드렸더니 뭐라 하시는지 아오? ‘자식, 동창이 애비 에미보다 낫구나’하더란 말이요. 자식 둘을 곱게 키워놓으니 다 나가고 얼굴도 보실 수 없으니 왜 안 섭섭하겠소?” “그래기요, 이제 오면 그냥 함께 있겠지만 인사는 드리구 가야지.” “어이, 장만형님에 대해 왜 안물어보오? 궁금하지 않소?” “물어보지 않아도 말이 나왔잖소? 말하기 싫어하는걸 물으면 좋습데?” “궁금증이 없구만. 그러면 말 할 필요가 없지.” “말하기 싫은걸 남의 궁금증을 풀어주겠다고 말 할 필요는 없소. 나는 그저 형님이 안에서 무사히 잘 지내고 있겠지 하고 생각하오.” 김 천수까지 불러 싣고 도안현 백리향으로 갔다. 현성을 벗어나 북으로 구불구불 산골짜기를 따라 백리를 들어가면 백리향이란 5백호쯤 되는 마을이 있는데 여기에선 린근 마을의 감자를 몽땅 거두어들여 국수를 눌러 팔아먹고 산다. 규모가 괜찮은 공장이 하나 있고 소규모의 공장이 둴 있고 개인집에서도 수공으로 감분국수를 눌러 말려 두었다가는 수구하러 오는 상인들에게 넘기곤 하였다. 백리향이란 향자는 시골 향(乡)자가 아니고 향기 향(香)자다. 지금엔 감분국수 향이 백리밖의 현성에까지   펴지고 옛날 어느시기엔 약담배 향이 백리밖의 고을에까지 전해졌다고 한다.그래서 옛날이나 지금이나 백리향 마을은 이름에 손색이 없다. 방 화네는 음식점에서 당면에 시큰배추와 삼겹살을 넣어 볶은 반찬에 술 한잔씩 마시고 저녁을 먹었다. 그리고는 술 두병과 통졸임 몇개를 사들고 자그마한 공장을 하나 골라 쳐들어 갔다. 큰 공장일수록 경비가 심할 것이니 선택을 잘 해야 했다. “만리향 당면(粉条)공장”이라 자그마한 간판을 걸어놓은 공장이 있었다. 아마 백리향이란 이름에 만족 안 되는 모양이다. 방 화는 식품 꾸러미를 들고 앞에 서고 그곁에서 창범이가 대문을 “탕!탕!” 쳤다. 수발실에서 60대 중반의 늙은가 “웬 일이요?”하며 나왔다. 방 화는 “안녕하세요?”하고 창범인 “니호우?”를 불렀다. “아저씨 수고하십니다! 우리는 먼 안쪽 기계공장에서 왔는데 당면 생산설비들을 좀 보려고요. 될 수 있을까요?” 방 화는 말하며 대문 철근 사이로 술병 꾸러미를 들이밀었다. 경비원은 꾸러미를 받으며 손전지로 방 화의 승용차 번호판을 비추고 뜯어보았다. 어느 지방의 것인진 모르나 본지방의 번호가 아니임을 알아보았다. “래일 낮에 와야지유.” “근데 우리는 피끗 보고 또 떠나야 합니다. 사정 좀 봐주세요, 아저씨.” “사실 뭐 볼 것이 있다고? 맘대로 보슈.” 경호원은 한번 말 해본다 뿐이지 이미 문을 열었다. 창범이는 한점도 빠뜨림 없이, 좀 어두운 곳은 경비원의 손전지를 빌어 비추면서 까근하게 관찰하고 기록도 하였다. 한편 방 화는 경비원과 이것 저것 많은 것을 문의 하였다. 일년에 감자 몇백돈씩 먹고 당면은 몇십돈 생산하는가, 직공은 몇이고 로임은 얼마씩 주는가, 설비는 어데서 만든 것이고 대개 얼마를 먹였는가? 방 화가 묻고 천수가 경비원의 대답을 받아적었다. 마침 공장의 생산과 과장이였던 경비원은 모르는 것이라곤 없었다. 고찰은 상상 외로 원만 하였다. 현성에 내려와 자고 이튿날 연길을 거쳐 집에 돌아왔다. 연길에서 컴퓨터 두대를 사다가 한대는 창범이네 집에 놓고 한대는 방 화네 집에 놓았다. 창범인 컴퓨터에 마주앉아 설계를 시작 했고 방 화는 향기업부와 규획부를 거쳐 영업집조 수속 하러 공상국으로 다녔다. 영업집조에 기업명을 뭐라고 써넣는가 하는 것이 골치 아픈 일로 되였다. 천수, 창범이, 경준이, 정석이, 장만이 다 동원하여 이름을 지으라고 하였고 김 병국과 허 봉녀에게까지 숙제를 주었으나 방 화의 마음에 드는 이름은 나오지 않았다. 법인대표는 당연히 방 화이고 주소는 룡화시 남포향 갑수동, 경영 항목은 농부산품 심층 가공, 다종경영이라 썼다. 등록 자금은 6백만원이고 개업일은 05년 3월 1일, 기업 성질은 민영 주식제라고 썼다. 방 화는 잠시 자기가 돈을 대지만 인츰 주식제로 여러사람들의 기업으로 만들 생각이다. 이제 기업 이름만 적어넣고 비준 도장만 꾹 찍으면 되는건데 그 이름이 잘 지어지지 않았다. 기업 이름은 결국 박 경산이가 지어냈다. 방 화가 건축 설계도를 보러 창범이를 찾아 갔는데 경산이가 방 화를 불렀다.  “방 화야, 엊저녁 창범이 말을 듣고 내 좀 생각 해봤는데 쓸만한지는 모르겠다. 기업이름에 지명이 들어가야 하고 품목이 아니면 념원이나 리상을 나타내야 한다고 본다. 그래서 ‘갑수동 흥농 실업공사’라 하면 어떻겠니?” “흥농 실업공사, 좋네요! 귀에 쏙 들어와 닿습니다. 갑수동은 빼던지 다른걸로 바꾸던지 하면 안 될까요? 너무 촌스러워서…” “아니다. 갑수동이 없으면 흥농도 실업도 없다. 흥농이 곧 농촌일인데 갑수동이 촌스럽다고? 그곳을 왜 갑수동이라 부르는지 알기나 하니? 갑자는 첫째란 말이지? 그러니 첫물이 나는 굴이 아니겠니? 그보다도 철갑덕이 거북이 등거리처럼 생겼기에 껍데기 갑자를 쓴거다. 갑수는 거북이 몸에서 나는 물이다. 동물들 중에서 거북이가 수명이 제일 길다는 것은 알겠지? 이래도 갑수동 그이름이 싫은거냐?” “아니요. 사랑스럽고 자랑스럽습니다.‘갑수동 흥농실업유한회사’로 합시다.” “아부지, 왜 나하구는 말씀 안 하시구 방 화가 오니깐 말씀 하시는겁니까?” “네가 사장이냐? 넌 안 돼. 얘는 갑수동 물을 먹고 자랐길래 튼튼하고 똑똑하고 마음 고운거야. 돈 주고 그땅 샀다고 욕했다며? 그자리가 복자리 명당이라는걸 니 알겠니? 썩 전에 약수물 바람이 처음 불 때 그 갑수물을 개발 했으면 하는 생각을 가졌었다. 헌데 자금이 어데 있냐? 그래 접었는데 인젠 그게 방 화거잔아, 다종경영 한종목으로 쓸 수 있다는 말이다. 시방역부문이나 불러 물을 가져다 화험하게 하고 비닐병을 사다가 담아 팔면 될게 아니야? 방 화야 40만 아까워 말고 벌어내기에 노력하면 되는게다. 내 풍수 볼 줄은 모른다만 그자리 풍수가 좋을거다. 그라고 그 거북이가 정 남을 향해 엎드리고 있다. 헌데 머리를 숨겼어. 너들도 못 봤지? 인젠 그 거북의 머리를 쑥 나오게 할 사람이 생긴거다. 바로 방 화 너야. 잠자던 거북이 머리만 내밀고 달리기 시작 하면 막을자 없다.” “참 아부진 지금 미신을 선전 하시는겁니까, 아니면 동화 옛말을 하시는겁니까? 사업은 과학으로 해야하는겁니다. 방 화 지금 집 도면 보러 왔는데 시간 좀 줘요.” “자식, 가만 있어! 내말 끝난다. 집 그림 보러 왔다니 더 말해야겠다. 창범이가 어떻게 그렸는진 모르겠는데 이제 방 화의 사무실을 지으면 바로 거북이 머리자리에 지어라. 옆에서 보나 정면으로 보나 꼭 마치 거북의 머리 같으게. 그리구 그 이마에 ‘흥농실업’이라고 네글짜만 써 놔라. 됐다. 말 다 했으니 일 봐라.” “삼촌, 감사합니다! 정말 보귀한 말씀 많이 잘 들었습니다. 삼촌의 구상은 꼭 실현 되실겁니다. 그럼 후에 또 말씀 나눕시다. 전 집 도면 본 후 회사 이름 가지고 도장맞으러 가야겠어요. 집조가 비준 내리면 세무국에 가 등록하고 건설국에가 시공 비준도 맞고 시공대를 불러오고… 일이 많아요. 이보우 창범씨, 그 도면을 먼저찍어 주고 사무실 설계를 하오. 방금 우리 삼촌께서 제안 한대로. 나는 원래 한쪽켠에다 층집을 지어 아래를 사무실로 하고 윗층은 직원 사택으로 할 생각을 했댔는데…” “방 화, 또 깊이있게 멀리, 크게 생각 하라는걸 잊었구만.” “안 잊었지. 바로 그렇게 생각 했기에 삼촌의 좋은 제의를 접수 했소. 앞으로 그 사무실은 우리회사의 얼굴로, 상징으로 될거요. 그러니 이 설계는 그무엇보다도 심혈을 기울려야하오. 제일 먼저 공장을 짓고 그다음 사택을 짓고 나중에 사무실을   짓기요. 명년 3월 1일까지 딱 열달이 있소. 시간이 급하니 사택도면은 창범씨 하지 말구 건설국이나 설계원에 가서 사다 하기요.” “방 화 말에 일리 있소, 그렇게 하기요. 사무실을 설계 한 후 나는 설비문제에 착중 하겠소. 시공대는 천수형보구 부르라오, 같이 한다며? 그리구 동력선 늘이는 문제도 있잖구 뭐요? 일을 가르치면서 함께 해야 되우. 방 화 혼자 애떼지 말구.” “야, 넌 형수보구 방화 방화, 그게 뭐야? 버릇 없이.” 경산이가 또 끼여들었다. “하하하… 나 형님한테 맞기 전에 아부지한테 맞겠네, 형수님.” “호호호… 삼촌두, 우리 동창인데 이름 불러야죠. 형수라 부르면 구속스러워 일 못해요. 사이 좋은 친구처럼 스럼 없이 부르는게 똑 제일이얘요.” 모든 수속이 끝나고 큰 길가의 고압선에서 동력선을 뽑아왔다. 전날 로무시장에서 50명이나 되는 시공대도 불러왔다. 공장건물 천평방메터를 짓는데 단가 65원씩 주기로 하고 아파트와 사무청사는 도합 이천 칠백 평방메터인데 단가를 80원씩 주기로 합동했다. 시공대는 갑수동에 이르자마자 빈집 몇채를 후닥닥 수리하여 이불짐을 집어넣고 일에 달라붙었다. 천수와 창범이가 함께 그어놓은 석회 금대로 기초를 파기 시작 한 것이다. 학교 운동장 동쪽에 삼층짜리 직공아파트를 한채 짓고 서쪽에 ㄱ자형 단층짜리 공장건물을 짓기로 했다. 사무실은 교실뒤 철갑덕 앞 중심에 “ㅜ”자 형으로 짓되 ㅜ자의 건너금, 거북이의 머리부분은 삼층이고 ㅜ자의 내리금, 거북이의 목부분은 삼층으로부터 점차 이층으로 변하여 철갑덕의 남면 절벽과 조금 낮게 이어진다. 장만이네 사기학습반은 아직도 열흘이 있어야 시험을 치고 결속된다. 자동차가 움직여 재료들을 실어들여야 할 땐데 큰일이였다. 세멘트 혼합기 한대를 연길에 사 놓았고 벽돌, 모래, 자갈, 목재, 철근과 세멘트등 건축재료들을 천수가 뛰여다니며 합동하여 놓았다. 운전수학습반이 끝나면 낡은차 한대를 더 사서 두대로 운수임무를 완성하려 했었는데 인젠 더 미룰 수 없었다. 재료가 공급 되지 못하면 시공대와의 합동 사항에서 큰 피동이 되고 마는 것이였다. 방 화가 동의 하자 천수는 각곳에 전화를 쳤다. 모든 건축재료 판매 부문들에서는 운비를 받고 실어다 준다. 헌데 시공단위마다 자기들 운수도구가 있으니 그들의 차를 쓰지않아 그들도 골을 앓는다. 벽돌공장의 차대에선 차를 길가에 줄세워놓고 석탄실이나 자갈실이 같은 일감을 기다리고 있다. 탄광이나 석장에도 차가 있고 개체운수업자가 쫙 깔렸는데 말이다. 천수가 다니면서 구매 합동을 할 때 전화로 운수명령만 떨어지면 즉시 들어와야 한다고 한마디씩 말해 두었기에 어김 없이 이튿날부터 모든 건축재료들이 앞다투어 쓸어 들어왔다. 세멘트는 창문이 없는 교실에 넣어두고 벽돌은 운동장에 질서 있게 무져졌다. 비닐호스를 사다가 물도 인입 해왔고 세멘트 교반기에 전기도 련결 했다. 낡은교실 한칸엔 전기톱과 전기대패도 안장 하였다. 건물의 바깥벽엔 쌍겹 철창문을 할 것이지만 내부 간벽엔 홍송으로 문과 문틀들을 만들어 달아야 했다. 산동성 한 농촌마을에서 집단을 꾸려 동북으로 나왔다는 시공대는 몸을 아끼지 않고 일을 잘 하였다. 열몇살 먹은 어린애로부터 일흔살 먹은 로인까지 리 련길이라   부르는 스물 일여덟살 먹은 시공대 대장은 골고루 잘 돌봐주며 일마다 앞장 섰다. 그들은 까아만 새벽부터 까아만 저녁까지 일하였다. 세가지 건물을 반년 좀 더 되는 사이에 다 지어낼 계획이다. 그래야 매사람당 오륙천원씩 돌아간다. 그러면 거기엔 사오천 타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칠팔천 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장만이가 학습을 마치고 돌아왔다. 한달도 채 안 걸렸는데 몇년이 지난것 같았다. 장만이는 갑수동 건설 현장을 둘러보고 다시 한번 방 화한테 탄복 하였다. 물론 일은 남들이 하지만 총지휘는 그녀이다. 학습반에서 방금 오다보니 무슨 일에 착수 해야 할지 갈피가 잡히질 않았다. 장만이는 리 련길 대장을 찾아 정황을 료해하고 칭찬도 해주었다. 설계도를 달라하여 훑어보았다. 갇혔을 때 목형공 일을 하면서 기계설계와 건축설계를 배웠었다. 장만이는 설계도에서 물공급 시스탬이 명확하지 못함을 발견하고 이제 창범이와 천수를 만나 제출할 타산을 하였다. 당면 생산은 물을 많이 써야하고 아파트나 사무청사에도 물이 올라가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데 설계도에 응당 있어야 할 물탱크가 그려져 있지 않았다. 장만이는 수원지 샘터에 물탱크를 만들고 땅에 비닐호스를 묻어 지형 고저 차이로 건물옥상 물탱크에 절로 흘러들게 할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이런 생각을 응당 총공정사인 창범이와 상의 해야 하는 것인데 창범이는 설비 고찰과 구입 일로 북경에 갔다. 방 화는 장만이와 함께 연길로 갔다. 5만원을 주고 피카라부르는 오인석 한돈급 작은 짐차 하나를 샀다. 장만이더러 몰고 다니며 일도 보고 작은 채구도 하게끔 할 타산이다. 그러니 해방패는 자연히 장수체격인 동주에게 맏겨야겠다. 세사람은 각기 한대씩 몰고 시 교통경찰대로 왔다. 해방패와 피카는 등기하고 교통비를 물고 번호판을 타야 했고 방 화의 차도 이지방의 것으로 번호판을 바꾸고 교통비도 내야 했다. 교통대의 수속을 마치고 보험공사에 가서 보험비도 물었다. 창범이가 장춘에 들려 사서 부친 보일러가 도착했다. 백만 평방메터 면적 건물의 난방을 할 수 있는 열돈짜리 큰 자동보일러였다. 기차역 화물처에서 큰 트럭에 싣고 기중기도 함께 왔다. 공장 건물 첫머리에 보일러를 내려놓았다. 첫칸이 보일러 실인데 기초를 파고 콩크리트를 때리고 그위에 보일러를 올려놓아야 하는 것이다. 보일러를 제위치에 놓고 집을 지어야 하므로 설비중에서 보일러가 제일 먼저 도착 한것이다. 장만이의 기계도면지식이 작용을 발휘 하였다. 어느사이 세개건물 모두가 키 높이로 쌓아졌다. 동주는 해방패를 몰고 등발을 맬 락엽송을 열차나 사왔다. 그는 운전수일 뿐만이 아니라 채구원이고 적사공이였다. 장만이는 마을 장정 댓을 인솔하여 두달간 노력 끝에 수도물 공사를 완성 하였다. 마을에서 천메터 떨어진 북산 아래 샘터에 물탱크를 쌓고 마을까지 이촌짜리 굵은 비닐 호스를 묻었다. 묻을 때 앞으로 아무 곳에서나 물을 뽑아 쓸 수 있게끔 곳곳에 세갈래 잇음통을 안장 하고 놋쇠 개페기를 달아놓았다. 두달반이 지나니 공장건물이 완성되고 설비들이 들어 앉기 시작하였다. 창범이는 한달반 나돌며 설비 구입 임무를 원만히 완성하고 돌아왔던 것이다. 밖에서 자동차로 감자를 들부으면 자동으로 세척기에 떨어져 물속에서 돌아가는 다섯메터 길이의 굴림통을 지나 분쇄기에 들어간다. 분쇄 된 감자물가루가 려과기에   들어가 찌꺼기가 버려지고 감분물이 가열통에 흘러들어 갔다가 걸죽한 감분죽으로 흘러나와 국수기계에 들어간다. 그다음 수백갈래의 가는 오리가 흐르고 있는 랭수에 떨어지면 수공으로 짤라다가 네귀에 바퀴가 달린 말림틀에 차근차근 걸어 멀리로 밀어다놓고 5일간 자연건조를 시킨다. 나중에 가마니를 둘러 한토리가 50근씩 되게 포장하여 창고에 들어가서 팔리기를 기다린다. 창범이와 장만이가 기계안장과 전기 배선을 감당 하고 있었다. 둘이 할 수 없는 무거운 일들은 모아두었다가 마을 사람들을 불러다 쓰곤 하였다. 스물 세호의 농호들에선 기장이나 찰옥수수나 차조나 자기들이 먹을 량식을 조금 심은 외에 전부 다 농작물에서 제일 가꾸기가 쉽고 산량이 높은 감자를 심었다. 하기에 쉽게 돈을 벌 수 있게 되였을 뿐더러 시간적 여유가 많았다. 김 천수가 자연적으로 생산대 대장 역활을 하게 되였다. 아직 공장이 돌아가기 전이니 공장장이라고 부르기는 이른지라 마을사람들도 그를 김대장이라고 불렀다. 그는 마을 사람들을 한사람도 빠뜨리지 않고 일안배를 하였다. 나이 있고 쇠약한 사람은 쉬운일에 안배하고 볼바에 생활이 남보다 더 구차한 가정의 일군은 돈을 조금이라도 더 벌 수 있는 일에 부쳤다. 마을 사람들은 김대장의 인솔하에 돈사도 짓고 열 관도와 물 관도를 느릴 지하도도 파고 시공대에서 맡지 않은 일이면 뭐나 다 하였다. 부녀나 로인들은 락엽송의 껍질도 바르고 기계 안장까지 끝난 차간을 따라가며 회칠도 하고 청소도 하였다. 공장 뒤에(공장 서쪽켠) 소배구 앞으로 지은 돈사는 봉페식이고 일거에 만마리의 고기돼지를 기를 수 있는 면적이였다. 만마리의 돼지를 수공으로 먹인다면 온 마을 사람들이 다 덤벼들어도 안된다. 그러니 자동 양주법을 써야한다. 스위치를 누르면 기계가 돌면서 저장탱크의 감자찌꺼기가 구유에 흘러들고 옥수수가루나 두병가루로 된 마른 사료가 뿌려진다. 구유마다 자동 흡수기를 달아주어 돼지들이 아무때나 물을 빨아먹을 수 있게 할 것이다. 분변은 바닥 밑으로 떨어져 둔덕 아래 농가비 발효장으로 흘러들게 할 것이다. 이렇게 하면 만마리의 고기돼지를 두사람이 쉽게 사육 할 수 있게 된다. 한꺼번에 만마리씩이니 한해에 세번을 출하 할 수 있는지라 일년에 3만마리나 고기시장에 내여다 판다. 한마리에서 순리윤 백여원을 낼 수 있는거라고 하니 적게쳐서 3백만원이 아닌가?  당면은 년산량을 먼저 백돈으로 계획 하였다. 한키로에 1원의 리윤이 떨어지는데 백돈을 생산한다고 해도 10만원밖에 안 된다. 그러니 양돈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새끼받이를 할 굴함돼지 사양은 먼저 마을 로인들 몇을 안배하면 될 것이다. 명년 3월 1일에 정식 개업 한다면 이런것들을 일거에 벌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삼년내에 규모화 하고 륙년에 목적에 도달 하여 남편한테 물려주고 나앉을 것이라고 방 화는 계획 하고있다. 공장과 양돈장이 정상으로 된 후 명년엔 소배고에 양로원을 짓고 큰배고에 휴가촌을 지을 타산이다. 피로한 사람이나 한가한 사람이나 모두 모여 와 한 때를 보낼 수 있는 편안하고 즐거운 놀이터를 만들고 하나밖에 없던 자식들을 짝 지어 외지로 보내고 외롭게 사는 로인들이 모여 행복한 만년을 보낼 수 있는 사랑의 집을 지을 것이다. 휴가촌으로 양로원을 먹여살린다면 더 말 할 나위도   없이 성공이라고 방 화는 생각 하였다. 10월초부터 감자를 받고 시험생산에 들어갔다. 시험생산은 아주 성공적이였다. 돈사의 자동 급식 시스탬이 완공 됐으니 만마리를 사다 넣었으면 좋으련만 살 곳이 없었다. 백마리 암컷과 백마리의 거세한 새끼돼지, 두마리 수컷 종돈도 외성에 가서 겨우 사 온 것이다. 그러니 백마리 어미돼지로 점차 수자를 늘여야한다. 기계 항업인 창범이는 인젠 식품공업을 배워야 하고 축목업도 배워야 했다. 그는 컴퓨터에서 배우고 참고서들을 쌓아놓고 배웠다. 그는 모르는 것을 배워서 새로이 아는 것을 언제나 좋아하였다. 시험생산한 당면으로 음식을 만들어 시장에서 산 것과 비겨보니 질기지 않았다. 그는 책에서 본대로 려과 한다음 가열 할 때 원료의 수분량을 줄이고 가온 온도를 낮추었더니 문제가 해결 되였다. 축목업 기술자를 받기전엔 양돈일도 그가 신경을 써야 했다. 그는 시축목국으로 뛰여 다니면서 돼지 인공수정을 배우고 희석제라든가 주입기라든가 항온상 같은 필요되는 물건들도 샀다. 당금 암돼지들의 발정기가 닥쳐오는 것이였다. 방 화는 설아의 전화를 받았다. 가깝게 보내던 몇몇 애들과는 경상 통화 했었고 해연이와는 사날에 한번씩 통화 한다. 해연이는 이해를 마치고 방 화한테로 오려고 타산 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나오고 싶으나 년말에 타야 할 돈을 버릴 수 없었다. “언니, 날 데려가요. 언니 없으니 고독하고 살 멋 조차 없어요…” 설아는 울먹이는 소리로 말 하였다. “너 전번까지도 재밌고 좋다고 하잖았어? 너 무슨 일 있는거지? 말 해봐.” “뭐 일 있겠어요? 그저 언니가 그리워요. 언니!…” 설아의 흐니낌 소리가 들렸다. 설아는 방 화가 나온 후 방 화의 타이름대로 중문학과 공부를 다시 시작 하였고 비서 일은 중문학과 지식을 수요로 하는 것이고 자기가 즐기는 학과라 더욱 열중 하였다. 설아는 여 수군의 전직비서로 되여 잘 돌보고 도우며 잘 하여 여 수군의 칭찬과 사랑을 다 받았다. 설을 쇠고 미국으로 돌아간 여 빈이한테서도 문안전화가 몇번 왔었다. 인젠 전화가 없으면 몹시도 기다려지고 침식까지 잃어진다. 헌데 이날 아침 여 수군의 책상을 정리 하면서 책상위에 놓인 여 빈과 한 처녀가 함께 찍은 사진을 보았던 것이다. 그사진을 보고 단념 하라고 여 수군이 일부러 놓아둔 것이 뻔하다. 여 빈이가 시킨 것인지까지는 알 수 없지만 말이다. 물론 여 빈이는 설아와 좋아한다든가 사귀자든가 그런말은 한마디도 없었지만 다른 말이라도 들어보면 숨어 있는 뜻을 알 수 있었다. 고등 중문학과를 자습하는 설아인데야. 련애도 시작해보지 못 하고 실련부터 하게 되니 설아는 재미가 없게 되였다. 방 화언니라도 곁에 있으면 와락 안기여 통곡이라도 치고 싶은 심정이였다. “설아야, 너 실련 했구나? 맞지? 누구야? 여 빈이야? 맞지?” “우리 언제 련애 했대요? 실련 하기는 뭐…” “그럼 왜 눈물 찔찔 짜는거야? 빨리 말해라 이썩을 계집애야! 언니 속타다!” 설아는 사진을 본 이야기를 하였다. “오! 우리 여 빈이 약혼 했구나! 그런데 너 울긴? 너넨 아직 시작도 안 했잖아?   옹졸하게 울고 있을게 아니라 니가 마음속으로라도 여 빈이를 좋아 했다면 대범하게 축복 해줘야 한다. 너 지금 내말 듣고 있는거니? …연분이 아닌건 아쉬워 해도 소용 없다. 너 지금 여사장님 만나 사진 봤다는 말 하고 충심으로 축복 드린다고 말해라. 널 보라고 놓아두었을 것이라며? 보고도 못 본척 하는거 아니다. 니가 똑똑하고 마음 고운 애라는걸 이런데서 나타내야 한다. 일에 영향 주지 말고…” “알았어요, 언니 말씀대로 할께요. 세상에 남자 여 빈이 하나뿐인가요 뭐.” “맞았다. 그래야한다. 그게 원래 설아다운 성격이잖아. 난 널 믿는다, 그 어떤 일 있어도 꿋꿋하게 아름다운 인생 펼쳐가리라고. 믿어도 되겠지?” “믿으세요, 못난 동생 되기는 싫어요. 나 지금 정 강이랑 컴퓨터로 통화 하군 해요. 내 메일 알려드릴께요, 언니도 시간 있으면 들어와요…” 정 설아는 그길로 여 수군의 사무실로 들어갔다. “여사장님, 여 빈오빠 여자친구 참 이뻐요. 축하 드려요! 오빤데도 축하 한다고 전해줘요. 여 빈오빠 정말 멋진데 시집 오는 여자는 복이 있어요.” “고맙다, 그리구 여 빈이를 대신해서두 감사하다는 말 하고싶다.” “제가 고맙죠. 친딸처럼 아껴주고 여 빈오빠는 친동생처럼 생각 해주는데요.”   신라신 동관 전자 회사는 전해보담 리윤이 20%나 내려갔지만 여전히 백주 개발구 산업단지에서 첫자리였다. 해연이는 방 화가준 주권으로 백 오십만원 홍리를 타 방 화의 계좌에 백만원을 넣고 자기가 50만원 가졌다. 만원씩 나누어 준 사람들도 홍리 10만원씩 탔다. 해연이는 집금집을 다 팔았고 주권도 네배값인 60만원에 팔았다. 리 영섭 역시 나올 준비를 다 하였다. 해연이가 경리질 안 하면 자기의 위치가 어려울 것이라는 것을 그도 잘 안다. 뿐만 아니라 해연이네가 방 화한테로 간다고 하니 따라 나서지 않을리 없는 그다. 그들 셋은 춘절에 고향에 나가면 다시 못 올 것이라고 여사장에게 사직의 말과 미안의 말을 하였었다. “흥농실업”에서는 설을 맞으면서 입쌀 한자동차를 실어다가 한가정에 이백근씩 나누어주고 공장에서 생산한 당면 한토리씩 분배 해주었으며 돼지도 네마리나 잡아 나누어 주었다. 방 화는 원래 스물세호가 모두 새 아파트에 이사 해 설을 쇠도록 하고 싶어 애를 썼고 실내 장식도 다 하고 온돌난방으로 만들어 방도 후끈후끈 하게 덮여 놓았는데 이사하려는 사람이 둘밖에 없었다. 집값을 받거나 난방비를 내라는 것도 아니고 무상으로 들어 살아라고 하는데도 말이다. 몇십년을 토막나무 쪼개 때면서 철가마에 밥하고 국 끓여 김치와 섞어 먹으면서 살아 온 생활습성을 버릴 수 없어서였다. 새집에 이사 들려면 전기밥가마, 까스병과 까스로를 사야 한다. 까스라는 물건은 냄새 맡으면 중독 되고 폭팔 하는 날이면 더 말이 아니다. 산에 들어가 나무를 베여다 때면 그 비싼 전기값 까스값이 남는다. 처음이니 난방비를 안 받는다고 하지만 앞으로 난방비를 내려면 그돈이 또 얼만데? 시가지에서 처럼 이제 수도세도 내라고 하지 않겠는가? 그것도 다 품들이고 돈 먹여 만들어놓은 것인데 왜서 공짜로 집을 지어주겠는가 말이다. 세상에 공짜가 없다는 것을 명심 해야 한다. 공장에서 돈 벌고 제집에서 사는 것이 똑 제일이다.   방 화의 의식이 너무 앞섰는지 아니면 산골사람들 의식이 너무 뒤졌는지 알 수 없었다. 이사해 들겠다는 젊은 가정도 할 수 없이 김대장 천수가 찾아가 사과하고 들이지 않았다. 두집 난방을 위해 보일러로부터 끓인 물을 아파트에까지 보낸다는 것은 허무한 랑비이다. 하여 난방물과 수도물을 끊고 잠시 비워두기로 하였다. “너무 섭섭해 마오, 층집 생활에 습관되지 않아 그런거니깐 이제 다 들께요.” 장만이가 안해를 위안 하였다. “아니요, 섭섭하긴. 그사람들의 생각과 습관과 취미를 다 존중 해줘야지요 뭐. 그리고 휴가촌을 운영 하거나 양돈수가 늘어나 공인을 모집하면 아파트가 모자라요. 휴가촌이란게 비여 있을 땐 텅텅 비여 있고 손님이 많을 땐 터지게 넘쳐 날겁니다. 명절이거나 휴가일이거나 유람 고조기거나… 한가지 좋은 생각이 떠올랐어요. 나는 원래 촌민들이 아파트에 입주 하면 저 낡은 집터를 불도젤 하나 사가지고 싹 밀어 평지로 만들 생각을 했댔습니다. 헌데 이번 일을 통해 느꼈는데 내가 하마트면 큰 실수를 할번했어요. 문화유산인 큰 보물을 밀어버릴번 했단말입니다. 명년에 괜찮은 집을 여나문개 골라 잘 수리해 전원주택을 만들렵니다. 철 가마를 걸어놓고 터밭에 고추, 가지, 파, 토마토도 심어놓고 쌀독에 흰쌀, 누른쌀도 담아놓고 토막나무 패서 장져놓고 일정한 비용을 내고 한가정이와 들어도 좋고 동료나 친구들끼리 개나 닭을 메고 와 끓여먹고 놀아도 좋고… 좋을것 같잖아요? 중국식 온돌방도 만들고 조선식 온돌방도 만들고. 그다음 쓸모 없는 낡은 집들은 쓸어버립시다…”
27    26. 귀 향 댓글:  조회:1689  추천:0  2013-04-28
    26.  귀   향     연길로부터 고향마을 남포향으로 통하는 길은 5년전보다 확 달라졌다. 연길-룡정 구간에는 고속도로로 만들고 수금소까지 세웠다. 옛날에 뻐스를 타고 두시간도 넘게 달려야 했던 고향길이 이제는 한시간도 안 걸린다. 남포향 파출소 마당에 차를 세우고 방 화와 장만이가 내렸다. 그들은 다짜고짜 소장실 문을 열며 “박소장님!”을 불렀다. 안에서도 기다리기나 했다는 듯이 “예, 어서 들어오시요.”라고 한다. 들어서며 바라보니 박 경산이 아니라 박 흥태이다. “엉? 장만형! 날 모르겠소?” 젊은 경찰이 장만이를 먼저 알아보고 책상을 에돌아 달려와 손을 잡는다. “오!ㅡ 흥태구나, 소장님이 되셨니? 경산 삼촌은?” 장만이도 젊은 박소장을 언녕 알아보았다. 소학교 중학교 고중까지 같은 학교를 다니며 한해 후배인 흥태는 장만이를 형님이라고 불렀었다. 흥태는 “형수님”이라 부르며 방 화와도 악수 하였다. 형수님은 흥태보담 두해나 후배로 되지만말이다. “로소장은 언녕 투이쓔(퇴직 휴양)했지뭐. 어떻게 지금까지 있갰소?” 방 화네가 이점을 생각지 못 한 것이다. 아직도 5년 전 그때 그사람들일 줄로 생각 했다. 장만이가 흥태의 손을 다시 잡았다. “흥태야, 아니지, 인젠 박소장님이라 불러야지. 너네 그때 내일 때문에 영 고생 했다는거 다 들었다. 정말 감사하다. 내 무기도형이던게 두번 감형 받구 이번에 너네 형수 나를 가석방 해 내왔다. 이게 다 너네 덕분이다.” “무슨, 다 형님 형수 똑똑하구 형님이 잘 해서 그렇지.” “후에 시간이 있을 때 술이나 한잔 하자. 몰라 경찰이 가석방 범인하구 술을 먹어 되는지. 허허허… 어이, 우리삼촌 그냥 그집에 계시니?” “양, 그대루요. 시간이구 후제구 하지 말구 있다가 점심에 한잔 하기요. 박소장 만나보구 모시구 오우, 내 간단하게 한상차릴께. 왔다가 점심이야 먹구 가겠지?” “그러세요, 박소장님. 그렇잖아도 인사를 내려고 계획 했었는데요.” 장만이가 결단을 못내리고 망신스럽게 우물쭈물 할까봐 방 화가 앞장서서 대답 하였다. 대답하면서 지갑을 열고 돈 천원을 꺼내여 책상 위에 놓았다. “아따, 형수님두! 돈은 무슨 돈을. 고만한 술값 없을라구?” “말 말구 받어, 우리가 인사 내는게 천만 당연하지. 좋은 반찬으로 시켜라, 돈 모자라면 있다가 더 낼게. 그럼 우리 갔다올게.” 장만이는 방 화가 책상위에 놓은 돈을 주어 흥태의 호주머니에 쑤셔넣고는 방 화의 팔을 끌며 돌아섰다. “형, 잠깐. 가석방증서 좀 보여주겠소?”   “왜? 날 의심하니? 탈옥자 같아보여?” “쩌쩌쩌, 나는 보자고 할 권한이 있구 형님은 보여줘야 할 의무가 있는게요.” 방 화가 “맞아요.”하며 손가방에서 손바닥만큼한 남색수첩 같은 것을 꺼내여 내밀었다. 박 흥태는 책상을 에돌아 자기자리에 가 앉아 서랍을 열었다. “이상 하지? 출옥 할 때나 그곳 파출소에서 말해줬겠는데. 외출 간 곳의 파출소 도장을 찍으라는 말을 안 합데? 형님을 의심해서 가 아니라 위해서요.” 박 흥태는 서랍에서 자그마한 사각 도장을 꺼내여 남색수첩의 뒷 가오리를 열고 꾹 찍었다. 그리고는 그밑에 날자를 써넣었다. 방 화가 가목장 손에서 가석방증을 받으면서 외출시 휴대해야 한다는 말은 분명 들었는데 그곳의 싸인을 받아야 한다는 소리는 들은 생각이 없다. 방 화가 흥분에 쌓여 헛들었을 수도 있거니와 가석방증의 설명을 잘 읽어봤어야 하는건데 이들은 그러지 않았다. “남포향 파출소 검”이란 글자가 찍혀졌는데 그수첩에는 원래 싸인란을 만들어놨었다. 마을뒤산 아래의 길 옆 집가에서 차를 세우고 방 화와 장만이는 어린애를 하나씩 안고 사립문에 들어섰다. “삼촌 계셔요?”하며 장만이는 정주문을 쥐여당겼다. 뽀오얀 토초연기가 열린 문으로 몰켜나와 머리 위에 흩어지고 담배찐과 토장국 향기가 그들 품에 확 덮치며 코를 찔렀다. 박 경산은 가마반들반들한 큰 솥뚜껑을 베고누워 담배연기를 천정까지 이어놓으며 티브이를 보고 있었다. 그는 인기척 소리에 몸을 이르키고 천천히 머리를 돌리며 “누구요?”를 불렀다. 방 화네를 보는 순간 화뜰 놀라며 “엉?” 하고는 말문이 막혔다. “삼촌, 저 장만입니다. 안녕 하셨어요?” “이게 꿈이야 아니지?” 방 화와 장만이는 아이들을 내려놓고 방에 올라가 박 경산의 앞에 나란히 섰다가 엎드렸다. 박 경산은 급급히 그들을 부축하였다. “절은 무슨놈 절? 어서 일어나. 널 영영 못 보는 줄 알았는데, 이앤 또 누구냐? 아들? 나온지가 벌써 몇년 됐단 말이냐? 아버지 어머니는 무사하시고?” “삼촌, 다가 삼촌 덕분입니다. 이번에 가석방 되여 나왔어요…” 장만이와 방 화는 서로 교대 해 가며 박 경산의 의문들을 풀어주었다. “삼촌, 창범인 지금 어데서 뭘 하고 있습니까? 본지가 오래군요.” 창범이란 장만이보담 두살 아래인 경산의 아들 방 화의 동창생이다. 공대를 졸업 하고 연길 국영기업에 안배 받아 몇년 출근하다가 그 기업이 문을 닫아 지금은 원신 민영기업의 한 공장에서 공정사로 일하고 있었다. 창범의 녀동생은 8년전에 일본에 류학 갔다가 6년전에 일본총각과 결혼 하였으니 장만이네도 다 참석했던 일이다. “삼촌, 숙모님은 어데 가셨죠?” “어, 늙은이들이 소대 독보조에 날마다 출근이다. 일전내기 화투치기를 한대.” “삼촌은 왜 집에 누워계셔요? 가만히 계시면 몸에 안 좋아요.” “향 로인 활동실에 가 이것 저것 다 논다. 날이 좋을 때믄 문구치구 날이 나쁠 때믄 당구 치구 집에 안 있는다. 여름엔 산건너 저수지로 낚시도 다니구. 너네 숙모 향 병원 호사였잖구 뭐니? 그러니 농사라는걸 모르구 땅두 없다. 그래서 여름이믄   나하구 같이 산건너로 놀러 다닌다. 어, 그럴께 아니라 불러다가 장국이라도 끓이게 해야지, 오누비장에 모두부 넣구 보골보골 끓여서 한잔씩 하자.” “삼촌, 술상 시켜놨습니다. 소에 들려 흥태를 만났어요. 그래서 함께 한잔 하자 했죠. 인젠 자주 다닐테니 숙모님 다음번 뵐게요. 놀음 노시는데 부르지 말고요.” “그 멀리서 한번 나오기가 쉽겠니? 벼르고 별러야 될텐데.” “아닙니다. 우리 곧 연길로 이사 나올겁니다. 신애 학교 붙어야잖아요? 그때믄 아버지 어머니도 여기 놀러 오시고 삼촌이랑 숙모랑도 연길에 다니시고 합시다.” 방 화는 돈 두묶음을 박 경산 앞에 내놓았다. “삼촌, 낚시대나 몇개 사고 오토바이 하나 사서 숙모랑 함께 타세요. 삼촌께서 우리에게 해주신 은공에 비기면 너무나도 하찮지만 조카들 마음이니 받아주세요.” “이렇게 많은 돈을? 너 뼈빠지게 일 했겠구나. 불쌍한 자식! 너네 이제 돈 많이 벌면 다구, 이건 뭐 장사라도 하던지 집 사는데 보태던지…” 박소장은 한생을 경찰오토바이를 타고 산촌마을을 누비다가 쌍타나 이년 밖에 못 타보고 적령퇴직 하였다. 그도 남들처럼 오토바이에 안해를 달고 신바람나게 저수지 낚시터를 가로막은 뒤산을 넘나들어보고 싶었다. 방 화는 박 경산을 차의 보조석에 태우고 향초대소 식당으로 갔다. 흥태는 따로 된 방에 크게 두상이나 차렸다. 간단하게 장만형하구만 둘이서 한잔씩 마시려고 말을 했었는데 천원이나 내놓으니 이렇게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토요일이니 점심에 한잔 마시고 오후엔 마작이나 치고 원래 그러는 날이였다. 열한시가 조금 지나니 손님들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하였다. 박소장은 방 화네 맞은켠 문가에 서서 입장하는 사람마다 일일이 소개하느라고 바빴다. 대부분이 면목 모를 사람들이였다. 간부년소화를 실행하는 시기인지라 5년전 로장들이 대부분 젊은 간부들로 바뀌여진 것이였다. 수리소 소장, 림업소 소장, 세무소 소장, 변전소 소장, 신용사 주임, 공소사 주임, 규획부 주임, 기업부 주임, 부련회 주임, 우전국 국장, 병원 원장, 남 영식향장, 하 성길서기, 석회공장 공장장, 주물공장 공장장, 그외 박 경산, 박 흥태와 파출소 민경 셋이였다. 열아홉중 부련회 주임 하나가 여성이고 청일색 남자세계다. 부련회 주임은 아마도 방 화와 동무하라고 청해 온 것 같았다. 장만이는 이런 장소가 몹시 싫었지만 이미 엎지른 물이라 만회 할 수가 없었다. “향장님과 서기님, 여러 소장님과 국장님, 여러 령도분들, 안녕 하십니까? 저는 천동곡 촌민이였습니다. 5년전 법망인 전 한 사람을 죽이고 무기형을 받았었습니다. 응당한 징벌을 받은거지요. 저는 열심히 일하고 학습하고 개조하여 두번 감형 받고 이번엔 가석방되여 나왔습니다. 이모든건 고향의 령도동지들이 저를 관심 하고 갈켜 준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전 계속 개조를 늦추지 않고 좋은 일을 찾아 하며 특히는 고향이 수요한다면 모든걸 바치겠습니다. 저를 버리지 마시고 받아주십시오. 공작이 바쁘심에도 이자리에 찾아주신 여러 령도동지들께 충심으로 되는 감사를 드리며 이자리를 마련해준 박 흥태소장님과 저의 안해에게 감사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사람들은 박 흥태를 따라 박수를 쳤다. “남향장님, 한마디 하시겠습니까?”   박 흥태가 박수 칠 준비를 갖추고 서서 남 영식을 추동했다. 남 영식이 자리에서 일어서자 박 흥태는 “남향장님께서 한마디 하시겠습니다!”하며 박수를 쳤다. 남의 초청을 받고 와서 초청사도 들었겠다 코를 맞대고 앉아 인사말도 없이 술잔부터 든다든가 술만 먹고 사라진다든가 하는 것은 례의가 아니다. “여러동지들, 오늘은 춘경생산을 잘 할데 관해선 말씀 안 드리겠습니다. 허허… 오늘은 이 반가운 술을 어떻게 잘 마실 것인가만 한마디 합시다. 수선 장만동무가 자유로이 고향에 돌아 온 것을 열렬히 환영 합니다. 이전에 내가 이동무와 직접적인 대면은 없었지만, ㅡ내가 몇해 선배이니깐요ㅡ 잘 압니다. 많이 들었습니다. 참한 청년이였죠. 전향 청년들의 본보기였죠. 허지만 누군들 착오를 범하지 않겠습니까? 나쁜 사람 나쁜 일과 무자비하게 투쟁 하는건 옳았는데 과분 했습니다. 옳지요? 로소장님.(박 경산이 머리를 끄덕여 긍정 해주었다.) 우리는 앞으로 누구든 법대로 행동하며 전향 인민들을 이끌어 춘경생산…허허허… 김 장만동무를 환영하는 의미로 다 같이 박수를 한번 열렬하게 칩시다… 감사합니다.” 술이 시작되였다. 농촌의 주량, 더우기는 향촌간부들의 주량은 탄복 할만큼하다. 그들은 숨김이 없이 호방하다. 량산박의 108호걸 같다. 취하면 취한 모습대로 몸을 흔들고 팔을 저으며 목에 피대를 곧게 세운다. 시가지 사람들처럼 잔을 사양 하거나 안 취하고도 취한척 하거나 취하고도 안 취한척 점잔을 떨거나 그런 거짓이 없다. 방철이가 엄마의 품에서 잠든 것을 복무원아재가 방에 안아다 눕혔다. 신애는 아빠가 집어주는 향토맛 풍기는 반찬들을 이것 저것 맛보기에 여념이 없다. 방 화는 남편의 위신이 올라가는것이 기뻐 들떴다. 부련회 주임 조 송련이 권하는 술을 한잔 마셨더니 정신이 더욱 흥분된다. 송련이도 한잔 함께 마셨는데 마셨는지 말았는지 전혀 티가 안 났다. 지금은 술잔들이 어데가나 모두 석냥짜리다. 옛날 한냥짜리나 일곱돈짜리는 력사의 무덤속으로 사라진지가 오래다. 하여 지금 한잔만 마시면 알딸딸 안 해 질 수가 없다. 방 화는 술잔과 술병을 들더니 술병을 남편한테 넘겼다. 방 화가 자기보고 술을 부어달라는 것이라 여기며 장만이는 놀랐다. “동무, 이잔에 술을 부어요. 우리 함께 한잔씩 권합시다.” “그래야지, 응당한 일이요.” 남향장에게 첫잔을 권하였다. 남 영식은 잔을 좌상인 박 경산의 앞으로 밀다가 지고 말았다. 이장소에서 보스이고 환영사를 한 사람이고 방 화와 함께 술 마신적이 있는 사람이였다. 남 영식은 잔 두개를 찾아다가 조금씩 부어 셋이 함께 마실 것을 제의 했다. 방 화와 장만이는 마시지 않을 수 없었다. 방 화네부부가 술을 한순배 다 권한 후 자리에 와 앉자 남 영식이 술병을 들고 쫓아왔다. 송련이는 일어나 자기 자리를 향장에게 권하였다. “김동무, 입소해서 무슨 일을 했댔소?” “주조물 공장 목형공 일을 했습니다.” “오, 그러면 여기 주조물 공장에 출근 하면 되겠구만. 저기 공장장이 왔소.” 남 영식은 당금 주물공장 공장장을 부르려 하였다. 그것은 장만이를 위하여 하는 행동이였다. 술병은 들고 왔지만 기실은 장만이의 직업문제를 론의하러 온 것이다.   “감사합니다. 향장님. 허지만 아직 안 돼요. 이사부터 와야지요. 그리구 우리는 지금 투자 항목을 찾고 있는 중입니다.” “투자라고 했소? 항목을 찾는다고요?” 남 영식은 투자라는 소리에 귀가 벌쭉 해지고 정신이 팍 들었다. “예, 투자라고 했습니다. 제가 입소한 사이 저의 안해가 돈 좀 번 모양입니다. 그래서 무엇을 했으면 좋을지 고민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만명 되는 향민들을 잘 먹이고 잘 입히고 잘 살게 하려고 애쓰는 향장으로서 이보다도 더 귀맛 좋은 소리는 세상에 없다. “성시에서 부동산 투기를 하면 돈 잘 벌 수 있지 않소?” “물론이죠, 헌데 돈 버는 것보담 더 가치 있는 일은 없을까요?” “있지, 있구말구. 많고도 많지. 농촌에 항목이 있다면 투자 할 생각이요?” “예, 항목만 좋다면요. 우리 본인들의 밥 벌이가 돼야 하구요, 촌민들에게 유익 해야 합니다. 물론 국가의 법규 법률에 어긋남이 없고 후대에 손해가 없어야겠죠.” “물론이지. 헌데 도대체 얼마나 투자 할 수 있는거요?” “거야 항목을 봐가며 상의 해야지 않겠습니까? 우리 자금이 얼마라는건 우리의 비밀일것 같습니다. 헌데 항목이 있긴 있는겁니까?” “있다니깐, 항목이야 많지. 투자상이 흥취를 가지는가 않는가는 딴 문제지만.” “흥취 있는 것인지 없는 것인지 좀 들어봅시다.” “허허허… 죄송한데 이것 또한 우리네 비밀이 아니겠소? 남들이 알고 먼저 싹 해버리면 우린 그저 나떨어지잖소?” “오, 그렇겠구만요. 피차 일반이란걸 깜빡 했네요. 우리 훗날 자리를 바꾸어 잘 상담 해봅시다. 오늘은 술을 마시구요.” 방 화는 곁에서 한마디도 끼여들지 않고 듣기만하며 장만의 대화에 만족 하였다. 시가지에선 상에 올린 반찬이 끝나면 주연이 끝난다. 향촌에선 어느 반찬 그릇이 굽나면 어느 반찬을 더 볶아 재벌로 올린다. 절반 수의 사람들이 이미 마작판으로 갔다. 복무원이 방철이를 안고 왔다. 방철이는 잠을 깨고도 울지 않고 엄마를 찾지 않는다. 그에겐 엄마나 할머니나 복무원 아재나 다 같은 존재였다. 방 화는 아들을 안고 나가 쉬 시킨후 다시들어와 반찬물에 밥을 비벼 한술 떠넣어주었다. 방철이는 절로 먹노라고 엄마 손에서 숫가락을 빼앗았다. 당일로 돌아가려던 계획을 접고 오후엔 초대소에서 휴식 하였다. 술을 마셔 차 운전에 불편했고 이튿날 남향장을 만나 사업항목문제를 한층 심도있게 토론 해 볼 타산이였다. 술에 취한 그들은 해가 넘어 갈 때까지 잤다. 아버지 어머니의 휴식을 방해 해선 안 된다는 것을 어떻게 아는지 신애가 방철이를 데리고 조용히 놀았다. 남향장이 규획(전망계획-规划)부 주임과 기업부 주임을 데리고 초대소로 찾아와 저녁을 같이 먹자고 청하였다. 그들은 다시 점심 먹던 그자리로 갔다. 이튿날에 만나 상의 하자던 항목 투자문제를 남향장이 참지 못 하고 또 끄집어냈다. “이보우, 당신네 도대체 얼마나 투자 할 수 있겠소?” “남향장님 도대체 얼마를 수요합니까?”   방 화가 반문 했다. “5백만원이요.” “무슨 항목인데 5백이나 듭니까?” “무공해 입쌀을 생산하는 ‘록색 공정’이요.” “국가에서 투자하지 않습니까?” “국가에서도 하고 민간에서도 하오. 민간인이 투자하면 당년에 본전을 돌려주고 리윤을 나누오. 리윤 나누는 년도와 프로수는 협상을 거쳐 결정 할거요.” “예ㅡ, 항목은 좋은데 우리 취향이 아닙니다. 우리는 우리가 투자하고 우리가 건설하고 우리가 경영 할 수 있는 그런 항목이 있으면 좋겠는데요.” “농부산품 가공이라든가 량곡 심층 가공 같은 것이 합당하겠구만.” “맞아요, 그런거 합당한 항목이 있으면 덤벼보고 싶습니다. 남향장님 나는 아주 오래전부터 감분국수를 생산 하면 어떨까 생각 했습니다. 저의 시어머님 감분국수를 특별이 즐기십니다. 그리구 우리는 감자 많이 나는 산골에서 살았구요. 우리 집에는 시아버님께서 만든 분틀도 있었습니다.” “허허허… 향 개발 계획에도 그항목이 앞자리에 있소. 그럼 그걸 하지뭐.” “어떠세요? 장만동무, 호국수 공장 합시다.” “좋지뭐, 동무가 하고 싶은거라면 뭐나 지지할거요. 향에서 지지 한다면 우리 자리를 찾고 계획을 세우고 덤벼들기요. 남향장님, 되겠습니까?” “향에서는 완전히 지지요. 제시 할 것은 공장을 세우는데 농경지를 점하지 말아야하고 공공장소나 국가도로, 국가림지, 군사기지를 점하지 말아야하고 통신망, 송전시설 같은걸 다치지 말아야하오. 황무지나 소택지, 산비탈 같은걸 써야하오.” “황무지나 산비탈 같은 땅을 한평방메터에 얼마씩 합니까?” “아마 이삼원 할걸. 토지소 소장이 잘 알거요. 얼마나 살 예산이요?” “장원한 발전을 위해서 좀 많이 사는 것이 좋겠습니다. 한 3백무, 대개로 25만 평방메터쯤 될겁니다. 사방 5백메텁니다. 방 화, 동무보기엔 어떻소?” “좋아요, 현지를 보고 더 점할 수도 있고 덜 점할 수도 있고 그렇겠죠. 그런데 향에선 비준 할 수 있어요? 될수록 눅게요.” “임자 없는 땅이라면 국가에 돈 내고 쓰는건데 누구든 아니라고 할 수 없지요. 헌데 공장 하는데 그렇게 큰 땅이 쓰이는거요?” “물론 공장만에는 크지만요,”장만이가 대답 했다.“감자찌꺼기를 그저 버릴 수 없잖아요? 그것도 돈 주고 산건데요. 그러니 양돈장을 가져야 합니다. 양돈하면 분변이 나올게 아닙니까? 좋은 농가비룐데요. 그러니 그것으로 땅을 걸구고 거기에 옥수수라도 심고 옥수수로 사료를 하고요. 이렇게 순환 시켜야 할게 아닙니까?” “좋은 생각이구만. 성공 하기를 바라겠소. 시공은 언제 하고 생산은 언제쯤…” “땅이 결정되면 인츰 시공에 들어가야죠. 설비도 들여오고요. 생산은 일년전에? 될까요? 향장님께선 땅값을 낮추도록 방조 해주시고, 이제 자리 잡는 부근의 농민들 감자를 많이 심도록 홍보 해주세요. 자리는 래일 돌아보고 결정 하겠습니다.” “지금 감자밭들은 다 묵어있소. 공장을 꾸려 농가의 수익을 높여줘야 하오.”   이야기 하는 사이 식사도 끝났다. 방 화가 방철이를 안고 슬며시 나가 밥 값을 치렀다. 아침 식사 시간을 안 후 방철이가 존다며 향간부들한테 인사 하고는 먼저 침실로 들어갔다. 장만이 혼자 그들과 이야기 나눠도 방 화는 시름 놓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3백무의 땅을 산다는 것을 토론 한 일도 없고 감자찌꺼기로 양돈하고 비료 내고 사료심고 할 것이라는것 다 장만이가 즉석에서 생각해낸 아이디어다. 원래 장만이가 방 화보담 모든 면이 나은 것만은 사실이다. 본인의 말대로 몇년간 사회와 리탈 되여 있다보니 잠시 따라가지 못 할 뿐이였다. 장만이가 방 화만큼 큰 성시 큰 회사에 가 굴렀으면 방 화는 축에도 못 갈 것이다. 이튿날 아침 방 화는 천동곡 방향으로 차를 몰았다. 피비린내가 휘몰아치는 곳, 피로 얼룩진 추억에 묻힌 산골마을, 머리가 곤두서고 전신이 경련을 일으키도록 무서운 참외막으로 찾아간다. 너무나도 떨어지지 않는 발길이건만 공장터 찾으러 그곳으로 가야 했다. 하려고 마음 먹자마자 빠져버렸다. 인젠 그들에게 있어서 사업이란 두 글짜가 인생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였다. 장백산 유람차가 많이 다니고 림업국 목재운반 트럭이 줄쳐 다니는 산간길이라서 먼지는 꽤 많지만 그리 울퉁불퉁 하지는 않았다. 신애는 여전히 뒤좌석에서 뒹굴며 놀고 방철이는 아버지 한테 안겨있다. 일이 이렇게 많을 줄을 알았더면 로인들한테 그냥 두고 둘만 올걸 외할머니께 인사 한다고 달고 왔더니 애들이 못 할 짓이다. 천동곡을 지나 갑수동에 이르렀다. 이마을에서 방 화는 27년을 자라 아래마을로 시집을 갔었다. 먼지를 들쓰고 회색으로 되여버린 방 화의 차는 작은 둔덕을 올라 소학교 마당에 들어섰다. 방 화의 모친 강 련옥여사가 30년간 교편을 잡았던 산간 마을의 림업자제 소학교였다. 방 화가 다니던 이 한족소학교에 시간종소리가 멎은지 십년이 되였다. 린근 산간의 목재를 다 베여먹고 소철길(小铁轨)까지 거두어 가지고 사람들이 가벼려 백여호가 줄어들고 이십몇집 조선족 농호들만 남았다. 둔덕아래에 널려 쓰러지지 않으려고 십년간 간신히 버티고 서있는 판자집들은 눈구멍 빠진 백골 무더기처럼 쓸쓸하고 오싹하다. 벽돌집 소학교도 문짝 하나 없이 애처로운 신세였다. 참으로 이런 곳에서 사업이란 것을 벌려야만 하는것이냐고 같은 생각을 하며 방 화와 장만이는 한참을 넋 없이 목표 없이 바라보고만 섰었다. 소학교 기와 위로 넘보이는 3차 둔덕에서 강아지 두마리가 뒤쫓기를 하다가 방 화네를 향하여 “가!가!”하듯 “멍!멍!…”짖어댄다. 자기들의 령지이니 침입 말라 경고 하는듯이. 강아지 짖음소리에 4차 둔덕 위에서 마른 풀을 헤치며 새싹을 핧고 있던 송아지 한마리가 고개를 들고 “환영!ㅡ”을 웨치듯 “음매!ㅡ”를 부른다. 페허 속에 생명체가 살아 숨쉬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말 없는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그들은 그것도 모르고 섰다가 애들이 하나씩 와 매여달리자 그때에야 제정신으로 돌아왔다. 그전에 누가 먼저 “그만둡시다!”하고 한마디만 슬쩍 말했더면 즉각 돌아져 뒤가 뿌연 차를 몰고 향으로 내려와 “우리는 갑니다.”소리도 없이 연길로 내려와 버렸을 것이다. 방 화는 방철이를, 장만이는 신애를 안고 마주섰다. 방 화가 먼저 입을 열었다. “우리 물러서지 맙시다!”   “우리 물러서지 말기요!” “우리 몇백만원 던질셈치고 뛰여 듭시다.” “아니요, 던지기는 왜 던져? 던져서는 안 되오. 성공 해야만 한다구요.” “맞아요, 우리 힘을 합치면 못 할게 없을거얘요. 동무 어제 말씀한 순환식 생산 구상은 너무나 좋았습니다. 분토재 생산에서 그치지 말고 우리는 멀리를 봐야 해요. 학교자리를 다가지고 뒤산과 량켠 골짜기를 다 가집시다. 한 50만평방메터쯤요.” “저 뒤산 돌산이라 아무것도 못 하는거요. 나무 한그루 없잖구 뭐요.” 그래서 사람들은 그산을 철갑덕이라고 불렀다. 송아지가 섰던 철갑덕의 8-9메터 아래에 강아지들의 놀이터 3차 둔덕이 있고 거기에서 4-5메터 내려 와 2차 둔덕인 학교터가 있고 한메터 아래에 운동장이 있다. 거기에서 3-4메터의 높이인 경사길을 내려서면 뻐스가 달리는 지방급 도로이다.  철갑덕은 군용 철갑모 처럼 둥글고 땅딴하고 반반 하였다. 산이라고 부르기엔 좀 낮은감이 들어 누군가가 언덕이나 둔덕이라고 하는 덕자를 부친 것이 이름으로 된 것일게다. 제대로 할 것 같으면 덕자가 아니라 구릉 구(丘)자를 부쳐 철갑구라고 부르는 것이 철자에 맞는 것이라고 본다. 철갑덕 동쪽의 작은 골짜기에선 사계절 끊을 줄 모르는 작은 샘물이 북산 발부리에서 솟아 마을을 스쳐 뻐스길 밑을 뚫고 지나 앞산 밑둥이를 핥으며 흐르는 천동하라 부르는 작은 강에 흘러든다. 갑수동 갑수가 나는 골짜기를 마을 뒤에 난 골이라서 그랬는지 이곳 사람들은 그를 “큰배고”(大背沟)라 불렀고 철갑덕 서쪽 골짜기를 작은 뒷골짜기ㅡ소배고라 불렀다. 구(沟)자는 도랑이나 하천 물구덩이를 일컷는 말이다. 그러니 말이 산골짜기이지 어느만큼이나 클것인가가 추측이 잘 간다. 칠 팔백메터 안에 철갑덕과 큰배고 소배고가 다 든다. “흙산이면 흙산에 할 일이 있고 돌산이면 돌산에 할 일이 있을겁니다. 근간에 중앙티브이에서 하는 조 본산 드라마 ‘류로근’을 못 봤어요? 농민기업가의 형상을 묘사 한건데 산골짜기에 휴가촌을 만들어 유람객들이 모여들게 한겁니다. 우리도 이 골짜기에 휴가촌 만들어요. 돌아서서 보세요, 장백산 유람 뻐스가 다니는 길입니다. 저길로 다니는 손님들을 끌고 소문 나면 전문으로 올 수도 있잖겠습니까? 작은 저수지를 만들고 닦시터도 하고 뽀트도 띄우고, 그 물을 받아 공장에서 감자도 싯고 목욕탕도 만들고 겨울엔 썰매장 스키장을 하고, 나무 없는 민둥산이라서 더 좋지요. 서쪽 골짜기엔 양돈장을 해서 고기를 생산 하고 양계장을 하여 계란과 닭고기를 생산하고 소를 길러 우유와 소고기를 생산 하고. 아마도 이곳 농호들은 전부 우리의 직원으로 되여야 하고 더 많은 직원들을 받아야 할겁니다. 그들은 우리공장이나 휴가촌에 들어와 일 할뿐만 아니라 자기네 경작지에 사료를 심어 우리회사에 팔아야 할 것입니다. 농경지를 점하지 못하게 한다잖아요? 경작지 주인이 우리의 사람으로 되는데 경작지가 남의 것으로 되겠어요? 저쪽 내가 살던 림업국 사택은 없어졌네요. 거기에 회사청사를 짓고 직공들을 모두 현대식 아파트로 들입시다. 일층은 사무실로 쓰고 이층부터 오층까지 직공 주택이나 숙사로 하자구요. 삼백만원 쯤이면 지을 수 있을겁니다. 양로원도 꾸리고 이고장의 로인들을 몽땅 받읍시다. 무상으로요. 공장,   휴가촌에 리윤이 나면 자선 방면으로 돌리면 돼요. 호호호…생각은 꿀 같은데…” “좋은 생각들이요. 동무 참 많이 달라졌어. 그런 생각들을 다 하니. 그 생각들 중에서 절반만, 아니, 30%만 성공 해도 대단한 것이 아니겠소? 허지만 노력을 가하면 다 성사 시킬 수 있을거요. 나는 동무가 하고자 하는 일에 노력을 아끼지 않을테니 대담히 냅다 미오. 그리구 천수랑 뭘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내친구들을 불러 모을께, 혼자 하는 것보담 방조군들이 있으면 썩 났겠지?” “좋아요, 열달 후 내친구 셋이 안쪽에서 나올 수 있어요. 최 해연이라구 동무도 아시죠? 그들 부부하구 전기 잘 하는 아저씨 한분 계셔요. 그리구 이쪽에 와 보세요. 이 바위를 기준하여 동으로 팔백메터 북으로 륙백메터가량 사요. 내려가면서 계약서 쓰고 돈을 냅시다. 50만 평방메터라 단가 2원씩이면 백만원 내야 할 것인데 깎아서 50만원으로 떨굽시다. 무용지물의 땅이니 가능 한겁니다. 어때요?” “그러기요. 동무 생각이면 나의 생각이라니까.” “알아요, 누구와 상담하거나 협의 할 땐 동무가 다 앞장서야 해요. 내가 말을 많이 하면 우리를 깔 볼거란 말입니다. 지금 사람들까지 아직도 남존녀비 사상을 다 버리지 못 했단 말입니다. 그리구 싸인 할 때는 아마도 내 이름을 써야 할거얘요. 동무 신분이 아직 그러니깐요. 괜찮아요?” “허허허… 우리사이 누구의 이름이면 어떻소? 자, 갑시다.” 차에 오른 후 장만이가 말을 계속 하였다. “우리 소학교 때, 오, 그러니 동문 유아원 때이지. 여게서 조금 더 올라간 곳에 국가에서 큰 강철공장을 했잖구뭐요? 그많은 돈을 들여놓고 왜서 없어졌는지 알 수 없지만 이 곬자기가 복곬인 것만은 사실이요. 우리 능력이 되면 그걸 다시 개발해도 나라에 큰 공헌일터인데 말이요… 아까운 광석이 땅속에 버려져 있으니…” “글쎄요, 호ㅡ, 우린 아직 안돼요, 너무도 힘찬 일이죠. 남산 밑에 석탄이 많이 깔려있다는 이야기도 들었는데요, 우리 힘을 키워갖고 그런 큰 일에 붙읍시다.” 40만원을 내고 점 찍어둔 산과 골짜기를 샀다. 아울러 북으로 육백메터 뿐만 아니라 수요 되면 동서로 뻗은 산등성이까지 사용 할 수 있다는 허락도 협의서에 써 넣었다. 산등성이를 넘어가면 남포향이 아니라 북포향의 관할구역이였던 것이다.   방 화는 연길쪽으로 차를 몰면서 적금통장 하나를 장만이한테 넘겨주었다. “동무라구 돈 쓸 일이 없겠어요? 번번히 내가 가방을 열자면 시끄럽잖아요? 수요 되는것 만큼 현금을 찾아 지니세요. 비밀 번호는 동무 생일 마지막 여섯 수자입니다. 이제 시간 있으면 핸드폰부터 사요, 제일 좋은걸루요.” “고맙소.잘 쓸게. 헌데 어데다 쓸까? 학비 물고, 유치원비 물고…” “아닙니다. 교육비는 따로 있어요…” 방 화는 급정거를 하였다. 그리고는 머리를 핸들에 내렸다가 들었다. “왜? 어디 아픈거요? 어디가?” “아니, 안 아퍼요… 여보세요. 우리 남포로 돌아갑시다. 남포로요.” “또 왜? 합동을 취소하면 위약금을 허망 내야 한다구요.” “호호호… 누가 취소 한대요? 우리 지금 연길에 집 사러 가잖아요?”   “그런데?” “틀렸어요. 우리 남포에 집을 삽시다. 남들 처럼 성시에서 살고 싶지만 우리는 아직 아니얘요. 신애 학교 다니는건 남포도 마찬가집니다. 차라리 농촌이 애들에겐 안전하구 좋아요. 애들을 시내에서 로인들께만 맡긴다는 것도 미안하구 또 로인들은 성시 생활보다 농촌 생활을 더 좋아 합니다. 우리자신도 인젠 가족과 헤여져 살고 싶지 않구요. 그렇다고 날마다 다닌다는 것도 거짓말이구요. 연길에 집을 잡으면 량켠 일 다 그르칠 수가 있습니다. 동무 생각엔 어때요?” “물론 동의요. 동무 생각이 틀리는게 없다니깐.” “후회 안 할까요? 제가 말입니다. 아니얘요, 동문 내말을 무조건 옳다고 하시니 아버님하구 물어봐야겠어요. 아버님께서 어쩌라면 어쩔거얘요.” 방 화는 핸드폰을 꺼내여 일분도 안 되여 시아버지와 련결을 달았다. “아버님, 안녕하셨어요? …녜, 모두 무사하십디다. 아버님, 한가지 일 상의 좀 하려고요. 신애 학교 다니게 이사를 해얄게 아닙니까?…” 시아버님과의 상의는 하나마나 젊은이들이 잘 연구하여 결정 하라는 것이였다. 늙은이는 아무렇게나 좋으니 절대 신경 쓰지말고 아이들 공부와 젊은이들 할 일이 중요하니 그것만 잘 고려 하라는 말씀이였다. 방 화는 차머리를 돌려 남포로 갔다. 국도를 마주하고 남쪽을 향해 마을 복판에 높이 앉은 팔간 기와집 한채가 특별히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방 화와 장만이는 차에서 내려 그집으로 다가갔다. 그집 창문에 “팔집”이라고 커다랗게 써 부쳐놓았던 것이다. 누구인가가 방 화네를 위해 지어놓은 집임이 틀림 없었다. 방 화와 장만이는 “계십니까?”를 불러대며 집안을 들여다 보았다. 가구도 그대로 있고 말끔한 모양이 빈집인것 같지는 않았다. “누굴 찾으시우?”하며 아래집에서 로인 한분이 나와 그들한테로 다가왔다. “안녕하십니까? 이집 주인분들 어데 가셨는지 아세요?” “한국 갔는데유. 누구십니까?” “팔집이란 글자를 보고 좀 알고 싶어 주인을 찾는 중입다.” “내가 대리인이유. 사실라구요?” “값부터 말씀 해보세요.” “5만입니다. 여섯메다 폭에 열두메다 길이이구 뒷마당도 너르고 새 창고도 있수. 아주 아담하고 쓸모 있는 집이지유.” “왜 팔리잖고 있는겁니까? 무슨 우리가 모르는 비밀이라도 있는게 아닙니까?” “모두 구경만 하고는 비싸다고 도리질 하고 간다우. 오만이면 조금 보태여 시내 가서 집을 사겠다고들 하데. 안사면 말라지유, 종국엔 살사람이 나질겁니다.” “로인님은 집주인과 어떻게 되는 친척이십니까?” “친척이 아니라 보다싶이 오랜 이웃이우.” “가격을 좀 낮출 수는 없습니까? 확실히 비싸니깐요.” “아니, 낮추었으면 언녕 팔았지 자네들까지 기다렸겠수?” “가구는 어쩝니까?” “합쳐서 5만이유.”   “가구를 안 가지면 값을 낮출 수 있잖습니까?” “안 되우. 그 가구를 한국에 보낼 수도 없는 거구.” 가구란 가전제품은 하나 없고 사발장, 이불장, 옷장이 하나씩 있고 책상 하나가 있었다. 한국으로 시집 간 딸이 돈을 보내주어 터를 늘구고 집을 지어 몇달 살지 않았는데 그딸이 한국으로 모셔 가버렸다는 것이다. “집조라든가 토지사용증 같은거 다 있는거죠?” “물론이지, 그것 없이 파는 집이 어디 있겠수?” “집문서들을 보여주시요, 우리가 사겠습니다. 먼저 3만원만 내고 이사 올 때 2만원을 가져 오겠습니다. 우리는 새로운 이웃이 되는 것입니다. 저의 부친님도 어르신만큼 년세 드셨어요. 앞으로 친구 되세요. 우리 올 때까지 집 잘 봐줘요. 하루에 5원씩 집 봐주는 값 드릴께요.” “그렇게 하우. 집조 번접비는 그쪽에서 자체로 하는거유.” 3만원을 내고 령수증을 받았다. 파출소에가 호구전이 비준서를 떼였다. “숙모님, 애들을 부탁드려요. 안쪽에 들어가 부모님 모셔오려구요.” 신애와 방철이를 경산이 량주한테 며칠만 봐달라고 맡기였다… 방 화는 장춘에 도착하자 호사기에게 비행장에 와 마중 하라고 전화를 걸었다. 방 화네가 차에 오르자 호씨가 물었다. “룡광촌이지요?” “아니요. 호쓰푸, 먼저 한가지 물읍시다. 호쓰푸 대리운전 해 줄 수 있어요?” “물론 있구말구요. 어떤 정황입니까?” “큰 차입니다. 해방표 트럭이요.” “내 원래 기업에서 그걸 몰았습니다.” “연변에 가 차를 두고 기차로 와야 해요. 그러니 래일 차를 사고  짐을 싣고  모레 떠나 연변에 도착하고 글페 기차 타고 돌아오면 돼요. 하실수 있겠어요?” “밥 벌인데 뭐 하고 말고가 있겠습니까?  품 값은 얼마를 줄 수 있습니까?” “얼마면 될런지 저는 정말 몰라요. 사양 마시고 먼저 말씀 하세요.” “하루 평균 이백원은 받았으면 하는데, 미안합니다.” “알겠어요. 섭섭하겐 안 할 겁니다. 그럼 지금 호텔로 갑시다. 래일아침 호쓰프 나오시기 편리한 곳으로요. 래일 아침 호쓰푸는 적어서 3일로 준비하고 나오세요.” 호씨는 그들을 자동차성 초대소까지 실어다주었다. 이튿날 자기만 뻐스를 타고 오면 되므로 간편하다는 것이다. 잠자리를 정한 후 시간이 일찍한지라 방 화네는 자동차 판매중심에 가 구매 수속을 끝내고 돈까지 치렀다. 이튿날 일찍이 호쓰푸가 와서 차를 몰고 나오면 된다. 방 화는 자동차가 집에 도착하기 전에 얼마간이라도 짐을 꿍져놓으라고 시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튿날 호씨는 여러대 시운전 해본 후 마음에 드는 차 한대를 골라 몰고 나왔다. 자동차 복무쎈터에서 돛천과 바줄까지 사가지고 집에 이르니 아홉시밖에 안 되였다. 장만이 팔촌형님과 마을 사람들이 손을 합쳐 한시간 사이에 이사짐을 다 실었다.   랭장고 세탁기 텔레비죤 같은 진동 받으면 안 될 물건들을 먼저 앞쪽에 싣고 옷이나 이불 보따리로 받치고 돛천으로 눌러 꽁꽁 동이였다. 자동차가 떠나기 전 김 병국은 방 화가 시키는대로 집문서와 땅문서를 칠촌조카에게 넘겨주었다. “몇년간 우리를 돌보느라고 고생 많았다. 이집과 땅 니가 팔아서 쓰거라. 아비 잘 모시구 잘 살아야 한다. 펜펜하믄 우리집에두 놀러오구 그래야 한다.”  병국이와 장만이가 적재함에 앉고 방 화가 시어머니와 함께 보조석에 앉았다. 향마을을 지날 때 파출소 앞에 차를 세우고 장만이가 내려 호구 수속을 하였다. 비행장 부근 정차장에 차를 세운후 호쓰푸더러 기다리게 하고는 방 화는 비행기 표 석장을 뗐다. 장만이더러 부모님을 모시고 비행기로 편안히 가라는 것이였다. “한시에 뜨는 비행기이니 곧 표검사를 할겁니다. 조심해서 모시고 가세요. 우린 래일 오후에나 도착 할거얘요. 천수랑 찾아서 짐 부릴 준비를 하고 있어요. 오늘 저녁은 박소장네집 신세를 지세요. 미안하지만 어쩌겠어요.” “내가 자동차에 따라 갈테니 동무가 아버지 어머니 모시고 가오. 남자가 차를 보호하는 법이지 여자가 어떻게? 놈들이 사람까지 다 훔치자고 들겠소.” “내가 가도 되는데…”방 화는 여자라는 리유로 지는 수 밖에 없었다. “밤길은 절대 뛰지 말아요. 그리구 배를 곯지 말구요. 운전수 잘 대접 하세요. 지금 가셔서 함께 점심 잡숫구 떠나세요. 현금 있어요? 밥도 먹고 차에 기름도 넣고 길세도 내고 돈이 없으면 안 돼요. 절대 급해하지 말고 안전을 첫자리에 놔야 합니다.” 방 화는 엄마가 세살먹은 아들을 강가에 내보내는 격이다. 제정때 상해탄에서 “도끼무리(斧头帮)”가 살판을 쳤다더니만 지금엔 낫으로 바줄도 끊고 사람도 찍고 하는 “낫무리(镰刀帮)” 강도들이 저속으로 장백산 천두령 고개길을 달리는 짐차에 기여올라 략탈 한다는 소리를 방 화는 들은지가 오래다. 권총을 지니라고 주었으면 좋으련만 그것은 완전히 불법이고 까딱하면 돕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을 크게 해치는 일로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그렇게 할 수가 없었다. 김 병국과 허 봉녀는 방 화를 따라 비행기에 오르면서 자동차 적재함에 앉아 가도 아무 일 없는데 헛돈을 판다며 못 마땅 해 하였다. 오후 네시가 되기 전에 방 화네 세사람은 남포향 마을에 도착 했다. 문밖에서 새 집 구경을 하고 고추 경산네 집으로 갔다. 병국이나 봉녀는 경산이네 부부를 보고 싶었고 더우기 손자 손녀가 보고 싶었다. “너 늙은이 모시러 간다고 어린것들 버리고 가더니 아직도 안 가고 뭘 했어?” 정주문을 떼고 들어서는 방 화를 보더니 다짜고짜 소리지르는 경산이다. 한마디 더 훈계 하려 잡도리 하는데 모를 사람 둘이 따라 들어오는지라 입을 다물어버렸다. “할아버지! 아ㅡ하하!” 신애가 달려와 병국이한테 안겼다. 경산이는 그제야 정신이 들었다. “뭐여? 할아버지? 할아버지가 하늘에서 떨어졌냐?” “그래, 하늘에서 떨어졌소! 허허허…” “아이구, 형님! 형수님! …” 네 늙은이가 서로 손을 바꾸어 흔들며 인사를 나누느라 떠들고 부산을 떨 때 방   화는 상점으로 반찬거리 사러갔다. 방철이는 할머니 무릎에 앉고 신애는 할아버지 등거리에 엎드렸다. 4일 밤을 못 보았었는데 4년 남아 갈라져 있었듯이 그리웠던 모양이다. 신애는 아침저녁으로 유치원에 가고 올 때 할아버지가 뻐스에로 보내주고 맞아주고 밤에도 할아버지 팔을 베고 잔다. 반면에 방철인 하루종일 밤까지 집에서 할머니 옆에서만 돌고 붙어있는다. 할아버지 할머니 뿐만 아니라 아빠 엄마도 고정 되였다. 엄마는 방철이, 아빠는 좀 더 무거운 신애를 가졌다.  저녁에 병국이와 경산이는 이게 몇년 만이냐고 손가락을 접어보면서 약주도 몇잔 마셨다. 저녁상을 거둔후 방 화는 호쓰푸에게 전화를 쳤다. “호쓰프, 저녁 잡쉈어요?” “아니, 아직은요. 교하에 들어서고 있는데 곧 먹어야죠.” “수고 하시네요. 교하에서 저녁 드시고 쉬세요. 밤차는 절대 몰지 말아요.” “저녁먹고 둬시간 더 뛰려고요. 내 이 길 잘 압니다. 옛날 많이 다녔습니다.” “그래도 밤길은 뛰지 말고 차라리 새벽에 일찍이 출발하세요. 저녁 잘 잡숫고 푹 쉬여요. 아무튼 래일 저녁 기차로 돌아서게 되거든요. 원래는 모레 돌아가시는 것으로 계획 했었는데 일찍 떠나다보니 하루나 앞당겨 집니다. 그래도 사흘 보수 다 드릴테니 근심 마시고 안전에 주의 하세요.” “알겠습니다. 방사장님 지시대로 하겠습니다. 안심하시요.” 장만이와 호쓰푸는 교하의 한 모텔마당에 차를 세우고 저녁을 먹었다. 식탁에서 호쓰프는 방사장이 밤차를 뛰지 말라고 하는데 어떻게 할 것인가고 장만의 의견을 물었다. 장만이도 방사장의 의견대로 해야 한다고 주장 하였다. “그러면 침대 하나 잡고 김동무 푹 자요. 난 짐 지키며 운전실에서 잘겁니다.” “지켜야 합니까? 전문 정차장인데요.” “놈들이 그걸 가린대요? 욕심나는거면 가져 갑니다. 잃어버려 봤기에 잘 알아요. 내 근심말고 푹 자고 새벽에 일찍 출발합시다. 그러니 아침에 먹을 빵이나 소세지나 우유같은걸 지금 사서 차에다 넣어둡시다. 새벽엔 가계방들이 문을 안 여니깐요.” “경험 있는 분의 말씀을 들어야죠. 내가 차를 지킬테니 호쓰프 들어와 쉬시요. 호쓰프 차운전 하시느라 힘드셨는데.” 서로 양보하며 싱갱이질 하다가 결국 모텔방을 잡지 않기로 하고 정차비 50원을 내고 함께 차안에서 앉은잠을 자기로 했다. 이튿날, 아침을 먹은 후 방 화네는 새집으로 갔다. 집안 청소와 짐 들일 준비는 시부모들한테 맡겨놓고 방 화는 남편친구 김 천수를 찾아가 도움을 청했다. 천수는 경준이 정석이 동주를 달고 방 화한테로 왔다. 뒤마당은 롱구장 두개만큼이나 크니 트럭 몇대는 집어넣을 수 있을 자리인데 대문이 틀렸다. 고작해서 손잡이뜨락또르나 겨우 드나들 수 있게끔 해놨으니 뜯어 고쳐야 했다. 천수와 경준이가 대문 철기둥 간격을 넓히는 일을 하고 정석이와 동주는 작은 철대문을 한짝씩 메고 주조물 공장의 공장장인 친구 김 경철이를 찾아갔다.      방 화는 집보는 이웃 로인에게 2만원을 더 주고 집문서를 받았다. 그리고는 그길로 향정부에 가서 교역비와 공정비를 내고 집문서에 김 장만이라 적어 넣었다.   파출소에 들려 호구도 올렸다. 향정부에서 돌아오는 길에 이마을에서 제일 크다는 공소합작사 상점에 들려 부식품들을 거두어 샀다. 돼지고기, 소고기로부터 칼치, 이명수, 낙지, 명태까지 골고루 다 사고 맥주 두상자와 흰술 두박스를 샀다. 40대의  상점 여주인은 밀차에 물건을 실으며 “새로 음식점을 여는가보죠?”라고 친절감을 보였다. 사탕 과자며 남새까지 다 실으니 작은 밀차에 넘쳐났다. “녜, 비슷하죠. 앞으로 많은 도움 부탁 드릴께요.” 방 화도 웃으며 대답 하였다. “스타일이 됐어요, 사장님 감입니다. 앞으로 우리 작은 가계 많이 찾아줘요.” 음식점을 경영 한다면 큰시가지에 가서 도매가격으로 술 담배나 부식품을 가져다 값을 부쳐서 파는 법이지 촌마을의 작은 가계를 찾을리 없다. 뒤마당의 철대문은 점심전에 다 고쳐졌다. 이사짐이 와야 액화가스 불을 켜고 음식을 만들 수 있었다. 하여 빵이나 소세지와 맥주로 점심끼니를 에때웠다. “신애 삼촌, 저녁에 집들이를 하겠으니 우리 동생 건너와서 부엌일을 도우라고 하세요. 그리구 세분 부인님들도 다 오시라 하고 신애아빠의 친구분들과 부인님들을 전부 부르세요. 신애 삼촌한테 임무를 맡겼으니 제대로 안 하면 두고두고 원망 할 겁니다. 그리구 배추김치 있으면 둬포기 가져와요. 우린 김치가 없잖아요?” 방 화는 뒤마당에서 김 천수네와 맥주병 나발을 불면서 그들에게 임무를 주었다. 천수는 장만이보담 한살 아래이고 방 화보담 두살 위이다. 그리고 천수의 안해 허 미옥은 방 화와 동갑인데 생일이 두달 앞섰다. 그래도 남편이 그들보다 이상이니 방 화는 언제나 형수노릇을 했고 친구들도 그렇게 모셨다. 천수는 장만이에 대해 묻고 싶었으나 기분이나 상할것 같아 묻지 않았다. 감옥에 있는 사람에 대해 물으면 뭘 묻겠는가? 방 화도 일부러 남편이 출옥 했다는 것을 그의 친구들 앞에 비밀로 하고 있었다. 방 화는 집들이도 집들이겠지만 친구들에게 하는 남편의 신고식을 준비하고 있었다. 지금부터의 모든 행사는 옛정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더우기는 래일의 사업을 위하여 진행 되는 것이였다. 아래 위와 앞 뒤집 이웃 어른들과 경산이를 청하여 한상 차려드리고 젊은이들이 너덧상 하면 되리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허 봉녀는 한쪽에서 남새를 다듬고 있었다. 조금 후 허 미옥이가 젊은 아낙네들을 이끌고 허 봉녀의 일손을 도우려 몰려 왔다. 한시가 조금 지나니 장만이네 차가 앞마당 길가에 와 섰다. 장만이를 보는순간 친구들은 영문을 알 수 없어 눈이 커지고 말문이 막혔다. 가전제품들을 내려 앞문으로 들인 후 다른 짐들은 뒤마당으로 싣고 갔다. 뒤마당 한켠에 차를 세우니 호쓰프의 일은 결속 되였다. 돈을 받아가지고 돌아가면 된다. “저기서 맥주에다 빵 하나 드시면서 오륙분만 기다려요. 제 인츰 올겁니다.” 방 화는 자기의 신라표승용차를 몰고왔다. 방 화가 이사짐 실으러 장춘에 간 사이 먼지복대기던 승용차를 경산이가 반짝반짝 윤택나게 닦아 놓았었다. 승용차를 보며 천수네는 또 한번 눈이 휘둥그래졌다.  
26    25. 가 석 방 댓글:  조회:1320  추천:0  2013-04-27
 25. 가 석 방     방 화는 비행기에서 내리자 호기사를 불렀다. 어두운 밤에 여자 홀로 택시 타고 먼 길을 간다는 것은 삼가 해야 할 일이지만 방 화는 여기에 올 때마다 호기사를 불렀었기에 인젠 근심 안 하여도 될 정도였다. 그렇지 않다면 호텔에서 묵고 이튿날 날이 밝은 후에 다시 떠나야 할 것이다. 어두운 차안에서 호기사가 말을 걸었다. “사장님, 참 용감 하십니다. 나쁜 운전수를 만날까봐 밤중에 홀로 택시에 앉아 이렇게 먼길을 가는 일이 없어요. 혹시 남자면 몰라도.” “호호호… 그럼 기사님도 용감 하십니다. 나쁜 여자라도 만나면 어쩌시려구 이 야밤에 이먼길을 가십니까? 호호호… 호쓰푸 못 오시면 려관에 들려고 했어요.” “그래야 합니다. 매사에 조심하는게 좋아요.” “근데 아저씬 낮에도 몰고 밤에도 몰고 피곤하지 않으세요?” “조금요. 그래서 아침 일곱시부터 저녁 열시까지만 몰고 안 합니다. 나 개인 것이니 하고 싶을 때 하고, 하고 싶은 만큼 하는 것이 원칙이지요. 허지만 방사장님 전화면 꼭두새벽이라도 올거구만요. 저에 대해 잘 해줬으니 은혜 잊지 말아야죠.” “고마워요, 우리 앞으로도 그냥 친구해요. 아저씨 척 보면 인물이 벌써 믿음이 쑥 들거든요. 아저씨도 저 믿어 지지요? 호호호… 오늘 밤 저희 시아버님과 함께 쉬세요. 래일 아침 또 차를 써야합니다. 아저씨 먼길에 집에 다녀 오면 아저씨도 손해고 나도 손해고 또 시간도 랑비하고. 어때요?” “사장님 지시대로 합시다. 래일 차 쓸 일이 없다면 묵을 리유 없겠지만.” 방 화는 해야 할 일이 많았다. 그래서 급급히 나온 것이고 자동차도 부쳐달라고 한 것이다. 옛날엔 하루에 하번씩 오가는 산골뻐스를 기다려 타고 시내로 장보러나 다니고 그랬었는데 오늘날엔 그런 뻐스를 기다리다간 아무 노릇도 할 수 있을것 같지가 않았다. 그러니 사회가 엄청 많이 진보 하고 발전 한 셈이다. “아버님, 아녕하세요? 저 방 화예요… 비행기에서 내려 집으로 가고 있어요… 이제 한시간이면 갈거얘요. 밥 있어요? 저 배고프거든요. 옷 적게 입어 좀 춥구요. 불 좀 때주세요. 아버님 그럼 조금 있다 뵙게요.” 방 화는 호쓰푸를 위해 밥을 갖추어놓고 방을 덮여놓게 한 것이였다. 집마당에 차소리가 나니 정지문 방문이 동시에 활짝 열리고 김 병국과 허 봉녀가 비기기나 하는듯 뛰쳐나왔다. 그뒤에 정지문턱을 짚고 선 애가 “할머이”를 부르고 웃방 문가에 기대여 선 애가 “할아버지”를 부른다. 방 화는 정지문턱을 짚고 선 방철이를 안으며 정지문으로 들어섰다. 호스푸와 김 병국이 짐을 내려 웃방에 들여놓았다. 방 화는 시부모님들을 나란히 앉히고 큰절을 올렸다. 이튿날 아침을 먹은 후 방 화는 호쓰푸의 택시차에 앉아 먼저 향파출소에 들리여   소장을 찾았다. 젊은 소장은 끓인 물을 부어주며 열정적으로 방 화를 맞아주었다. “전 용광촌에 사는 방 화라고 합니다. 소장님이십니까?” “예, 광명향 파출소에 소장 주 병길이라합니다. 헌데 룡광촌에서 뵌적이…” “예, 외지에가 일하다가 엊저녁 돌아 왔어요. 감옥에 간 김 장만이 안햅니다.” “오ㅡ, 그러시군요. 뭘 도와 드릴까요? 남편분 감형 된거 아시죠?” “녜, 그래서 감사 드리려구 왔어요. 특히 향파출소분들은 춘절에도 쉬시지 않고 그 기쁜소식을 설날 아침에 우리 시부모님들께 전해드렸지요. 저도 안쪽에서 그소식 듣고 기뻐서 숱한 눈물을 흘렸어요. 그래서 즉시 이렇게 인사 드리러 나온겁니다.” “뭐 응당한걸 가지구 먼길을 나오시기까지야.” “이것 퇴근하셔 소에분들 술이나 한잔 나누세요. 너무 약소해요. 근무하시느라 설도 제대로 쇠지 못하셨을께 아닙니까? 다른 뜻은 전혀 없고 그저 감사해서요.” “뭐 안 이래도 되는데, 소에 동무들을 대신해 감사드립니다, 술 잘 마실께요.” “그럼 수고 하세요.” 방 화는 주 병길소장에게 이만원을 주고 나온 것이다. 많이 주면 회뢰 한다고 욕 할지도 모른다. 헌데 만나고 보니 주소장은 방 화와 같은 조선족이였다. 주 병길은 그돈을 건드리지 않고 금고에 넣었다. 파출소 인원이 도합 네사람인데 재정 관리도 소장이 겸하여 한다. 소의 재정이란 달마다 현국에서 내려보내는 네사람의 로임을 신용사에 가 타다가 나눠주고 사무용품비 몇푼을 받아다가 항목을 적으며 사용하는 그것뿐이다. 일년에 한두번 “도박판”을 습격하여 얻는 수입이 조금 있는데 상급은 습격한 것도 모르고 압수 금액이 얼만지도 모른다. 하기에 소의 수입으로 해버린다. 다 한동네에 살면서 놀음으로 노는 마작판을 향파출소에서는 습격 하고 싶지 않지만 누가 신고하면 부득이 출동 해야한다. 그래서 수고비나 버는 것이다. “호아저씨, 시가지에 들어가 법률사무소로 갑시다. 좀 자문 할 일이 있어요.” 방 화가 방향을 지시했다. 호쓰푸는 성도회지로 향해 차를 몰았다. 방 화는 백주에 두고 온 친구들한테 하나하나 전화를 쳤다. 무사히 도착 했음을 알리는 것이였다. 광동이는 교통경찰 차량관리처 소개신을 떼여 오늘 역전에 다시가 차를 부칠 것이라고 부치는 즉시로 화물번호를 전화로 알려 주겠노라 하였다. “방사장님, 법률사무소란 간판들이 많이 보이던데 어느 간판 밑으로 갈까요?” “저는 이곳 잘 몰라요. 아저씨 생각대로 아무곳이나 정하세요.” “알겠습니다.” 성법원 동쪽 거리에 자리한 “백두봉 법률사무소”앞에서 아저씨는 정차 하였다. “이름 좋군요. 아저씨 여기에서 기다려도 좋고 한시간가량 돌아도 돼요. 아무튼 차 비용은 하루치 다 드리겠습니다. 일이 있으면 통화 합시자. 돈 먼저 드려요?” “아니요, 아니요. 그럼 올라가 일 잘 보세요.” 방 화는 계시판 글대로 3층 법률사무소라 씌여진 문을 노크 하였다. 들어서보니 출입문 정면에 커다란 책상위에 컴퓨터를 놓고 무언가 두드리는 중년 남자가 앉아 있었고 오른 쪽에 “ㄱ”자로 앉은 20대의 처녀애가 일어서며 방 화를 맞았다. “안녕하세요? 전 광명향에 사는 방 화입니다. 소장님 어느분이세요?”   뻔연한 장면임에도 방 화는 컴퓨터만 들여다 보고있는 남자를 들으라고 여자에게 물었다. 처녀앤 손을 들어 중년남자를 가리켰고 중년남자는 급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를 굽혔다 펴며 방 화를 맞이 하였다. 방 화는 중년남자가 가리키는대로 사무상 왼쪽에 놓인 쏘파에 앉았다. 그남자도 내려와 쏘파에 앉았다. “소장님 몹시 다망하신가 보군요.” “괜찮아요, 바빠야 먹고 살죠. 무슨 사연으로 오셨죠?” “뭘 좀 자문 하려고요. 자문비는 어떻게 계산하죠?” “한시간에 50원을 받습니다만 이는 참고 가격일 뿐입니다. 큰 의미는 없구요, 쌍방이 만족 하는 것이 원칙이지요. 단지 자문이 아니고 상소라든가 변호라든가하는 것은 안건의 경제성이나 중요성이나 영향성이나 등등의 요인을 봅니다. 여사님은 이런거 아니구, 뭘 자문 하시렵니까?” 방 화는 비서인지 조수인지 하는 젊은 여자가 가져온 커피를 한모금 마셨다. “소장님은 연변분이십니까?” “아니요, 이곳 토박인데요. 왜 연변사람으로 봅니까?” “백두봉이라 연변에 있으니… 장백산 백두봉…” “하하하… 여사님 잘 못 보셨군요, 머리 두(头)자가 아니라 투쟁 두(斗)자가 아니던가요? 본인이 성이 백가이구 이름이 두봉이랍니다.” “호호호… 죄송해요, 성명이 멋지시군요. 문화 약한 여자들은 이래요.” 방 화가 잘 못 보았던 것이다. 백 두봉은 주제를 내놓지 않고 헛소리만 하는 이 여자가 답답해났다. “여사님, 본론을 들어볼까요? 우리가 도울 수 있는 문제인지 먼저 제목만 말씀 하세요. 경제 안건인가, 형사 안건인가, 가정 혼인문제인가, 유산 소속문제인가…” “형사 안건인가? 아니, 제목은 치우고 제 남편이 감옥에 있는데 빼내오려고요. 그러니 안건이 아니구요, 가석방이란것이 있잖습니까? 무슨 보석비를 내고 나온다는 말도 들은것 같은데요. 어떻게 하면 내올 수 있는가 하는걸 알려고 왔어요.” “그럼 먼저 몇가지 물어봅시다.” “뭐든 물어보세요.” “무슨 판결을 받았습니까?” “살인죄로 무기도형에 떨어졌어요.” “오, 두가지 내용을 함께 말씀 했군요. 몇년 됐습니까?” “5년이 됐습니다.” “10년이 안 됐군요.” “두번이나 감형받아 지금은 유기형 10년이 남았어요.” “무기도형은 감금 생활 십년이상 한 후에야 가석방 할 수 있습니다. 특수정황이 있으면 가히 시간 제한을 받지 않아도 되지만 말입니다.” “특수정황이란 어떤 것을 말하지요?” “글쎄요, 큰 병에 걸렸다던가, 큰 공헌을 하였다던가 그런게 아닐까요?” “가석방 받으려는, 즉 범인의 큰 병이나 큰 공헌을 말하는 것이겠죠?”   “그럼요.” “티브이 드라마랑 보면 보석비라는게 있는것 같던데 얼마씩 합니까?” “그건 정황에 따라 다르겠죠. 딱 얼마라고 여게서는 말하기 곤난합니다.” “가석방 수속 절차는 어떠합니까? 어느부문에 찾아가야 합니까?” “소속 감옥관리위원회에 신청하여야 합니다. 특수정황 외에 일반적으로 판결 내린 법원에서 비준합니다. 그리고 거주지의 파출소에서 감독관리를 합니다.” “감옥장을 찾아가란 말씀입니까?” “그렇습니다.” “감옥장이 친척이면 쉬울것 같군요.” “아니지요, 당사자와 친척이면 더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차라리 면목 모르는 감옥장을 잘 친해놓으면 썩 더 도움이 될 수 있지요. 도리를 알겠어요?” “소장님, 그런데 만일 특수정황이라면 어데서 비준 합니까?” “최고인민 법원에서 비준합니다.” “중앙까지 가야하겠네요.” “본인이 가는게 아니라 감옥에서 재료를 써서 올려보내고 내려오고 그럽니다.” “그건 알지만 최고인민 법원 원장님을 친해놔야 잘 되지 않겠어요?” “그들은 아래에서 올린 재료를 보고 법대로 안건을 처리합니다. 그러니 재료를 잘 쓰도록 아래를 쥐던지 만지던지 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아래를 딱 명중 하면 전체가 무너지게 돼 있어요.” “알았어요, 아래를 명중 해보지요.” “특수 정황이라도 있습니까?” “없으니 명중 해보자는게 아닙니까? 명중 할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돈을 먹이는 방법을 사람들은 많이 사용합니다. 그외 미인계도 있고 감옥장의 친척을 동원 하는 방법도 있고. 헌데 이런 방법들에 대해선 자문 하지 않습니다.” “감사합니다. 자문 잘 받았어요.” 방 화는 지갑에서 백원짜리 지페 한장을 꺼내여 백 두봉 앞에 놓았다. 백 두봉은 거스름돈을 내려고 호주머니를 여기저기 들추었다. “다 받으세요. 다음번에 혹시 자문 오면 안 받으면 되잖아요?” “대리 소송이라든가 변호라든가 자문이라든가 일이 있으시면 찾아주십시오.” 백 두봉은 말하면서 명함장 한장을 꺼내여 방 화에게 넘겼다. 방 화가 층계를 내려오며 시계를 보니 한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호씨 택시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택시에 올랐다. “아저씨, 지금 점심을 먹자면 일찍하고 일을 보고 와 먹자면 늦을 것이고 한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아저씨 배고프면 먼저 먹고 아니면…” “사장님 괜찮다면 일 먼저 봅시다. 아침에 잘 먹어서 나는 속이 든든 합니다.” “좋아요, 그럼 감옥으로 갑시다. 아저씬 그냥 여기에 정차하고 기다렸어요?” “아니, 손님 하나 가까운 곳에 실어다 달라기에 갔다왔습니다. 손님이 하나 더 있었는데 거리가 좀 멀더군요, 그래서 사장님 시간을 어길까봐 태우지 않았지요.”   “아저씬 식구가 몇분이십니까?” “셋, 대학에 다니는 딸애 하나 있습니다.” “생활은 어렵지 않아요?” “괜찮습니다. 단위차 몰다가 나와 택시를 한지 륙칠년 됐는데 밥 벌이 되구요, 집사람이 한 민영 무역회사에서 회계일을 하는데 한달에 삼천원씩 탑니다.” 감옥은 한시간 거리에 있다. 그들은 이야기를 나누며 저도 모르는 사이에 감옥 철대문 앞에 와 차를 멈추었다. 11시가 넘었다. 방 화는 감옥장을 찾아 사무청사로 갔다. 접수실에서 가방을 검사 할까봐 감옥장에게 먼저 전화를 쳐놓았던 것이다. 방 화의 가방안엔 현금 50만원이 들어있다. 남편이 련속 감형 받을 수 있은 것이 자기가 돈을 낸 것과 조금이라도 관계가 있을 것이라고 그는 생각 하였다. 그래서 또 돈을 들고왔다. 이번엔 가석방까지 계획 한 것이였다. 그래서 신라신회사의 일을 그만두었고 급급히 돌아왔으며 급급히 뛰고 있다. 방 화는 먼저 돈 묶음 다섯개를 책상위에 꺼내놓았다. 감옥장은 재무과에 전화를 걸어 돈을 가져가라 하고는 방 화에게 자리를 권했다. “설 잘 쇠셨어요? 호호호… 설문안이 너무 늦어졌네요.” “덕분에 잘 쇴소. 언제 나왔소?” “엊저녁 여덟시 넘어 도착 했어요. 감형 해주었다는 소식을 듣고 빨리 나온다는 것이 일이 좀 많다보니 인제야 나왔어요. 근데 감옥장님께 페단 좀 끼쳐야겠어요.” “페단이야 뭐. 이야기 해보우, 도울만한 것이 있을지 어디 보기요.” “저 안쪽에서 영 나왔어요. 그래서 저의 남편 가석방 신청 하려구요.” “허허허… 그렇잖아도 왜 가석방 이야기가 없는가 궁금 했는데 아마 안쪽에서 공작 하니깐 그러는가부다 생각 했소. 감형은 끝났고 이제 5년이 지나야 가석방이 가능한 형편이요. 방 화동무도 이런 형법은 다 알게 아니요?” “특수정황은 시간제한을 안 받는걸로 압니다. 별 특별상황은 아니지만 제가 공안계통에서 공 세운거랑 재료에 써넣어 회보 해보면 어떨까요? 노력 해보고 정 안 되면 방법 없이 포기 하구요. 길고 짜른건 대보라고 했잖아요?” “물론이지. 대봐야지. 금년 여름이면 정년퇴직 하게 되는데 마지막으로 좋은 일 하나 해보기요. 제 말처럼 안 된다면 방법 없는거구. 성법원에서 비준되면 빠르지만 최고법원까지 갔다오자면 시간이 좀 걸릴거요.” “보석금은 얼마나 내야합니까?” “보석금이라… 보석금은 먼저 이돈으로 하기요. 가석방 받으면 그때 보기요.” “알겠습니다. 보석금 푼푼히 준비 할께요, 꼭 되게끔 힘써주세요.” “이제 가석방 신청서표 가져오면 등록하고 방 화동무 공훈장 사진 찍고 공훈증 복사 해 가져오오. 신분증과 호구부도 복사하고… 남편이 지난해에 립공한건 우리가 회보 할 것이요. 공 세운건 알고 있겠지?” “녜? 공을 세우다니요? 모르는데요.” “아직도 말하지 않았나보군. 그래서 5년감형 받은건데. 참 속 깊은 사람이지.”  03년 초여름, 감옥 주물직장 죄수 마흔이 시가지에 들어와 낡은 건물을 허무는   부업을 하고 있었다. 낡은 삼층집의 삼층벽까지 다 허물어 내리고 삼층 바닥을 뜯을 차례였다. 건물 남켠 큰길가에 앉아 죄인들을 감시 하던 젊은 교도관이 콩크리트 바닥을 어떻게 뜯을 것인가 지휘 하렴인지 아니면 어느놈이 노라리 치는가를 가까운 곳에서 감시 하렴인지 북쪽벽에 달린 사다리식 층계를 타고 삼층바닥으로 올라왔다. 북쪽 골목길에서 흰색 오토바이를 타고 앉아 높은 곳에서 일하고 있는 범인들을 감시하고 있던 간수는 동료가 현장으로 올라가는 것을 보더니 오토바이에 발동을 걸어 어데론가 가버렸다. 삼층에 올라온 젊은간수는 천천히 걸어 남단에 이르렀다. 몸을 돌릴 때 벽돌쪼각 하나를 빗디뎌 몸을 휘청거리더니 사람들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두눈이 휘둥그래진 죄수들이 남쪽으로 와르르 몰려오고 있을 때 장만이가 “멈춰섰!”하고 큰 소리를 질렀다. 죄수들은 일시에 혈맥을 집혀 굳어진듯 제자리에 뚝 멈추어섰다. 만약 떨어진 간수를 내려다 보려고 멈추지 않고 그대로 달려가다간 란간이나 아무런 보호 장치가 없는 삼층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뒤사람의 관성에 밀려 길바닥으로 나 떨어질런지 모를 일이다. 장만의 호통소리에 앞에서 달리던 죄수들이 먼저 정신이 들어 멈춰섰다가 뒤걸음질 쳤다. 장만이만 홀로 남단으로 다가가 머리를 내밀어 내려다 보았다. 삼층에서 아래로 떨어진 간수는 사각을 벌리고 길가에 들어누워 있었다. 장만이는 주저 없이 몸을 날려 뛰여내렸다. 낡은 건물의 남쪽은 행인들이 많이 다니는 거리인지라 파벽돌 하나 흘리지 않고 건물 동서의 작은 골목을 차단 하고 량켠으로만 허물어 내리고 있었던 것이다. 삼층에서 뛰여내린 장만이는 간수가 누워있는 곳으로 뛰여 가려고 일어섰다가 폴싹 주저앉았다. 다리를 상한 것이였다. 그는 한다리를 땅바닥에 끌며 힘겹게 기여갔다. 장만이는 “오반장! 오반장!…”하고 소리를 지르며 흔들어 보았다. 그는 숨이 끊기였고 맥박도 멈추었다. 뒤머리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다. 장만이는 오간수의 호주머니를 뒤져 핸드폰을 꺼냈다. 급급히 110전화 번호를 눌렀다. 그리고는 웃옷을 벗어 피 흐르는 오간수의 뒷머리에 받치고 두손으로 심장 부위를 눌러주었다. 삼층에서 리 청산이라 부르는 애가 장만이를 도우려고 뛰여내렸다. 장만이 보담 여나문살 덜먹은 그도 살인범 죄수였다. 110의 경적소리가 들리자 청산이는 오간수를 들고 있다가 차가 멈춰서자 뒤좌석에 밀어넣고는 장만이를 안아다 앉혔다. “경찰 한분이 남아서 죄수들을 감시 해야합니다. 저들만 남겨놓으면 안돼요.” 장만이가 말하였다. 경찰 둘이 현장에 남고 110차는 오간수와 장만이를 싣고 부근의 시립병원으로 달려갔다. 장만이는 다리의 극통을 참으며 오간수의 가슴을 끊임 없이 눌러주었다. 병원에 이르러 차에서 내릴 때 오간수는 눈을 떴다. 오간수는 뇌진탕 치료와 인공 엉덩이뼈 이식 수술을 받았고 장만이는 부러진 오른쪽 큰 다리뼈를 이었다. 그들은 한병실에 한달간 함께 있었다. 장만이는 자기가 부상 당했다는 것을 절대 가족에 비밀로 해달라고 청구 하였다. 그리하여 그가 공을 세우고 부러진 다리를 다시 이은 것을 누구도 몰랐던 것이다…      방 화는 보석청구서를 낸 후 감옥에 출근 하듯 다녔고 장만이와 경상 면회하였다. 보름 후론 방 화의 승용차가 도착하여 절로 몰고 다니니 아주 편리 하였다. 힘들게   다니지 말고 집에서 소식을 기다리라고, 중앙 최고 인민법원에서 통지가 내려오는 즉시로 알려줄 것이라고 감옥장이 늘 말해도 방 화는 참지 못 하고 감옥으로 달려 가군 하였다. 사실을 모르는 교관들은 처음엔 어데서 멋진 여자가 전근 해왔구나고 생각 하다가 차츰 사실을 안 후론 그녀의 남편에 대한 집념과 애정에 탄복하였다. 석달만에 집으로 소식이 왔다. 가석방이 비준 되였으니 맞이 해가라는 것이였다. 방 화는 뜬 눈으로 밤을 새우고 다른 때보다 한시간이나 일찍이 일어나 밥을 지었다. 시부모들은 영문을 모르는채 방 화가 하자는대로만 따라 하였다. 온 식구가 감옥으로 면회 갈 때면 이렇게 일찍이 일어나 일찍이 해먹고 일찍이 떠나군 했다. 김 병국은 일력장을 번져보고는 도리질을 하였다. 분명 월요일은 아니다. 방 화가 집에 온 후 거의 매일 같이 나돌지만 시부모들은 입 한번 뻥긋 하지 않았다. 그들은 며느리를 믿고 있었다. 방 화 또한 무슨 일로 나다니고 있다는 것을 한마디도 말하지 않았다. 만약 가석방이 비준 되지 않으면 로인들에게 주는 충격이 너무나 클 것이므로 아무것도 모르고 지내게끔 하고 자기 혼자 고통을 삼키려고 계획 한 것이였다. 시부모들이 뜻 밖의 일에 기뻐하실 모습을 생각하니 방 화는 더욱 흥이 났다. 김 병국이 하도 답답한지 참지 못하고 질문을 들이대고 말았다. “며늘아가, 오늘 면회날도 아닌데 이렇게 가서 되것냐?” “호호호… 아버님도 누가 면회 간다 했어요?” “그럼 뭐냐? 딱 면회가는 날 같잖으냐?” “면회보담 더 좋은 일 있어요. 조금만 참으세요…. 그옷 말고 새 옷 입어요. 어머님두요. 저도 오늘 제일 좋은 옷 입을겁니다.” 방 화는 시내에 들리여 남편 장만에게 입힐 고급 스프링코트를 하나 사고 채양이 길다란 검은색 모자도 하나 샀다. 그리곤 부식품 가게에 들리여 두부 두모를 샀다. 김 병국은 차가 시가지를 벗어나 달리는 길을 보니 확실히 감옥 가는 길이다. “알겠다. 오늘 무슨 활동하는 날이지? 연출이면 몰라도 운동대횐 싫더라.” 그는 아는 소리를 했다. 그는 죄수들이 하는 봄 운동경기도 보았고 춘절 연출도 구경 했었다. 하여 봄 운동경기일 것이니 안 올걸 왔다고 후회 하는 소리다. “에그, 며느리 하자는대로 가만히 좀 있습소까이.” 허 봉녀가 령감에게 핀잔을 준다. 방 화는 감옥장한테 올라갔다가 인츰 나왔다. 그리고는 대문 앞에 차를 세워놓고 기다렸다. 애들은 차 주위를 맴돌며 뛰여 논다. 한시간이 흘렀다. 방 화는 감옥장 한테 전화 치려고 핸드폰을 몇번 꺼냈다가 가까스로 참으며 도루 넣었다. 드디여 커다란 철 대문에 달린 작은 인행문이 열렸다. 방 화는 천천히 그쪽으로 발길을 옮겨놓았다. 나온 사람은 남편이 옳았다. 방 화는 마구 뛰여갔다. 그들은 서로 부둥켜 안고 눈물을 흘렸다. “나때문에 고생 했어요, 방철이 아빠!” “고맙소, 방 화! 나를 빼내느라 동무가 얼매나 고생했는지 다 들었소…” “아니, 이 두부부터 잡숴요. 어서요!” “그건 왜? 배도 안 고픈데…”   “몰라요, 텔레비에서 다 그렇게 합디다.” 장만이는 아버지 어머니 한테로 몇발자국 다가가 안기였다. 안겼다기 보다는 두 늙은이를 한품에 끌어안아 버렸다. 신애와 방철이가 “아빠!”를 부르며 달려왔다. 장만이는 어린 것들을 안아올렸다. 병국이는 장만이가 마구버린 들가방을 주어들고 승용차 쪽으로 걸어갔다. 방 화는 애들을 한팔에 하나씩 안고가는 장만의 뒤를 따르며 모자를 씌워주고 차곁에 애들을 내려놓자 스프링코트를 씌워주었다. 방철이는 할머니한테 안기고 신애는 할아버지 곁에 붙어 앉았다. 장만이는 보조석에 앉아 안해의 일거 일동에 눈을 깜짝이지도 못한다. 너무나도 우아하고 대견스럽고 멋지다. 얼굴만 옛날 방 화이지 모든 것이 바뀐듯 하다. “이번엔 며칠이냐?” 또 병국이 먼저 입을 열었다. 그도 예순 다섯이라 입이 가벼워질 때도 된가부다. “영 나왔는데요? …동무 말씀 안 드렸소?” “녜, 그러다가 석방에 실패하면 부모님들 속상해 하시잖아요?” “영 나오다니? 그게 정말이냐? 며늘아기가 석달동안 말도 없이 그노릇 하러 뛰여다닌거란 말이냐? 원 참 장하고 고맙다!” 병국이는 시초에 며늘아기를 버리지 않은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고 생각 하였다. 특히 허 봉녀는 처음엔 모든 것이 며늘의 탓인것만 같아 영영 끊어버리려고 달려들었었다. 그때 용서치 않고 갈라졌더면 자기 아들 장만이는 감옥에서 언제까지 더 썩어야 할지 누구도 모르는 일이다. 김 병국이와 허 봉녀는 참으로 꿈만 같았다. 무기도형이라던 아들이 5년도 안 되여 나오다니, 그들은 자기 다리를 꼬집어 보기도 했다. 짜릿하고 아픈걸 보니 꿈은 아닌게 분명 하였다. 그들은 시가지의 가장 호화로운 식당에 들어가 정심을 먹고 술도 마셨다. 향파출소 대문 앞에 차를 세워놓고 방 화는 남편을 데리고 소장실로 들어갔다.  주 병길은 그들을 반갑게 맞아주었다. 방 화는 감옥에서 써준 가석증을 내보이고 도장을 맞고 주소장의 싸인을 받은 후 교시를 들었다. “축하합니다. 말 안해도 아시겠지만 보석기는 약 육년반입니다. 한달에 두번씩 파출소에 와 신고 해야 하고 향 범위를 떠날 때엔 파출소에 와 청시 해야합니다…” 무기형으로부터 16년 유기형으로 감형 됐고 금년에 또 5년 감형 받았으며 수감 생활을 이미 4년 7개월 10일간 하였다. 그러니 이제 6년 4개월 20일이 지나 2010년 10월 1일이면 만기석방 되고 관제를 면한다는 것이 가석증에 똑똑히 씌여져 있었다. 장만이는 아직 잠에서 깨지 못했지만 새 생활은 시작 된 것이다. 많고 많은 새 생활중 어떤 것을 해야 할지 석달을 연구 했으나 방 화는 여전히 종잡을 수 없었다.   남편을 빼내오는 일은 생각보담 순리롭고 빨리 끝났다. 무슨 일이나 이처럼 쉽게 풀린다면 얼마나 좋으랴고 방 화는 속으로 생각 하며 행운을 빌었다. “옛날 산골에서만 살다보니 단순하고 어리석었습니다. 무지몽매하고 유치하였죠. 세상이 그렇게도 넓고 오색 찬란 할 줄은 꿈에조차 생각지 못 했어요. 전 완전히 딴 여자로 탈 바꿈 했습니다. 똑똑하고 적극적이고 대담하고 강한 그런 좋은 쪽으로요. 호호호…똑똑한 쪽이란게 아주 똑똑한게 아니라 옛날보담 좀 나아졌단 말입니다.”   “글쎄, 동무가 이렇게 똑똑한줄 몰랐소. 남들 같으면 가석방이란 생각도 못하고 생각 했다고 해도 능력도 안 될거요. 어데 가서 그 많은 돈을 구한단 말이요.” 방 화네 네식구가  방철이 외할머니 뵈러 가는 길이다. 장만이가 방철이를 안고 보조석에 앉고 신애는 뒤좌석에서 홀로 맘대로 뒹굴며 놀고 있다. 시부모님들도 함께 떠나자고 동원 하였으나 집을 비워 둘 수 없다면서 말을 듣지 않았다. 방철이도 벌써 세살인데 태여나서 처음으로 외할머니 뵈러 간다. 신애는 두살에 고향을 떠났는데 학교에 붙을 나이가 되였다. “신애 학교 붙기 전에 빨리 이사 해야 할텐데 아마도 연길로 가야겠죠?” “그래야지, 먼저 조선글부터 가르쳐야 하니깐. 학교 가깝고 유치원 가까운 곳에 집을 사기요. 아침 저녁 할아버지 할머니 데려가고 데려오고 하기가 쉽게.” “이번에 가보고 집을 삽시다. 5월 6월에 장식하고 7월에 이사 옵시다. 그래야 신애 학교 붙는데 영향이 없게 돼요.” “그래야지, 동무 생각대로 하기요.” “그저 그래야지 그래야지 하지만 말고 좀 적극적으로 생각 해보세요.” “방 화, 성 내지 마오. 몇년 갇혔던 사람이 그간 많은 사회단련을 받은 사람의 생각을 어떻게 따라 가겠소? 그러니 내 의식 수준이 따라서기 전엔 동무가 선을 끌어야 할게 아니겠소? 내 무책임해서 그러거나 뭐 딴생각이 있어 그런게 아니오.” “미안합니다. 내 생각이 짧고 조급해서 그랬어요… 근데 동문 무슨 일을 했으면 좋을지 생각 해보셨어요? 무슨 일이든 해야 할게 아닌가요?” “글쎄 말이요. 참으로 뭘 했으면 좋을지 감이 안 잡히네. 어데 주조물 공장이나 찾아가서 목형공이나 할까? 내가 안에서 하던 것이구 기술 역시 공정사 급인데.” “난 싫어요, 난 당신이 남의 믿에서 굽실거리며 일 하시는걸 절대 동의 안해요. 5년간이면 평생의 기시를 다 받은거얘요. 나한테 돈이 모두 얼마 있는지 아세요?” “천 오백만원이 있다고 하지 않았소?” “그래요, 그만한 돈이면 자식들까지도 평생 놀고 먹을 수 있겠는데 뭘하러 남의 눈치를 살피면서 살아요? 동무는 사장이나 경리일을 하셔야 해요.” “내 능력이 없는데 어떻게 경리질 한다구 그러오? 되지도 않을 소리를.” “먼저 자비심을 버려야 해요. 누구나 다 알고 하는 일은 없어요. 배우면서 하는 것이라구요. 이는 박 동규사장님, 우리사돈님이 나를 처음 관내로 들여보낼 때 하신 말씀입니다. 그말씀이 맞더라구요, 제가 뭘 할 줄 알았겠어요? 달려들어서 하면서 배우고 배우고 또 하고 그러면서 뭐나 늡디다. 하자꾸나 하는 마음이 있는가 없는가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업가들 다 이렇게 배워가며 성공 한거래요. 동무의 목표가 선다면 우리 이번에 주택을 살 때도 함께 고려 해야 하는겁니다. 목표가 정해지지 않으면 먼저 신애 입학만 고려 하구요. 하긴 부동산에 투자하면 돈 벌 수 있는데. 지금 기업가라면 부동산업에 끼여들지 않는 사람 없어요. 허지만 난 그런 쟁탈전에 끼여들기가 싫어요. 힘도 없구요. 우리는 우리 능력에 맞는 남들이 쟁탈 하지 않는 그런 일을 찾아 해야해요.” 방 화넨 리화촌 광철이네 집에서 하루밤 자고 떠났다. 하루 묵으면서 박 동규네   집에도 인사 하러 갔다왔다. 이튿날 토봉촌 구석툰에 들려 강 평이네와 정 강이네를 만나보고 연길로 갔다. 연길에서 하루밤 자고 룡화시 남포향에 갔다 올 예정이다. 시간을 짜내여 꼭 박 경산한테 인사 하고 오라고 김 병국은 간곡히 당부 하였었다. 연길에 와 민항호텔에 방을 잡고 방 화는 공원소학교 정문 맞은켠에 사는 해연이 어머니 뵈러 갔다왔다. 해연이 어머니는 두애를 보살피며 잘 보내고 있었다. 련속되는 로상의 피로로 방 화는 지쳤다. 애들도 지쳤다. 저녁을 먹고 샤워를 끝내자 모두 인츰 잠에 골아떨어졌다. 제일 멀쩡한 것은 장만이였다. 침대 두개짜리 방인지라 방 화와 장만이는 어린애를 하나씩 끼고 자야 했다. 장만이는 엄마의 팔을 베고 자는 방철이를 안아다 신애 곁에 눕히고 자기가 방철의 자리로 올라와 앉았다. 장만이는 방 화의 손을 잡고 만지작 거렸다. 안해가 깨여나기를 바라는 동작이였다. “왜요? 쉬지않구?” “깨여났소? 내가 어깨를 조금 주물러 줄라고. 련 며칠 운전 하느라고 얼마나 힘 들었소? 래일 또 차를 몰아야 할텐데. 내가 빨리 운전을 배워야지 보기가 힘드오.” “고마워요. 어깨가 시큼거려 죽겠습니다. 수고 해줘요.” 방 화는 팔을 벌리고 엎드렸다. 장만이는 방 화의 등을 타고 앉아 열심히 어깨와 두 팔을 안마 하였다. 방 화로서는 난생 처음 받아보는 안마이다. 힘 있는 두손으로 누르며 문지르고 비틀어 쥐여짜는 것이 뼈마디마다, 근육의 오리오리 마다가 얼마나 시원하고 상쾌한지 형용 할 수가 없었다. 장만이가 손에 힘을 줄 때마다 방 화의 목구멍에선 저도 모르게 신음 소리가 흘러나왔다. “너무도 시원해요, 이렇길래 거리바닥 골목마다 안마원 뿐이지. 이렇게 좋은 줄 정말 몰랐네요. 동무 안마원 꾸려도 되겠어요.” “헛 소리, 이게 무슨 안마요? 애무지. 안마란건 제대로 배워야 하는게요.” “시원하믄 되는게지뭐. 저녁마다 애무 해줘요. 근데 힘들지 않아요? 쉬세요.” “괜찮우, 좀 더 해야 피로 풀리지. 동무 하루 내내 차를 모는데 비기문 뭐…” 장만이는 열심히 안마 하였다. 그리고는 점차 애무로 넘어갔다. 방 화는 싫지가 않았다. 그들은 자연히 흥분 된 것이였다.
25    24. 귀 가 댓글:  조회:1607  추천:0  2013-04-26
  24. 귀    가   또 한해가 화살처럼 지나갔다. 2004년이라 방 화는 백주에서 어느덧 다섯번째 설을 맞게 된다. 신라신 건설부에서는 아파트 네채를 다 지어냈다. 그러다보니 장비도 첫 해보다 곱절로 불었고 공인도 배로 늘었다. 회사 투자 3천만원을 갚고도 순리윤 2천만원이 나왔다. 회사에 천 이백만원을 바치고 건설부에 8백만원을 남겼다. 이것이면 조금 보태여 아파트 한채를 지을 수 있고 천 5백만원쯤으로 만들 수 있다. 회사의 리윤도 종전대로여서 방 화는 삼백만원의 분홍을 탔고 2년간 건설부에 투자했던 사백 오십만원을 찾았으며 금년의 건설부 리윤 분배도 백 오십만원을 탔다. 방 화는 집금하여 탄 집 두채도 팔았다. 계산하여 보니 지금까지 4년 4개월간 모은 돈이 천 륙백 오십만원이 되였다. 그간 써버린 돈도 이백만원이나 된다. 수중에 천 륙백만원이나 있으니 무슨 일을 벌려볼 때가 된듯도 하다. 효리, 정정이, 려나 등 20만원씩 집금했던 애들은 집을 하나 팔아 한집을 장식 하고도 새해에 집금 할만한 돈을 남겼다. 설아는 10만원을 집금 했었다. 하여 작은 집 두개를 가져 하나를 팔고 하나를 장식 하였다. 합숙에서 나올 작정이다. 많은 처녀애들이 이렇게 하였다. 이들은 밥은 회사에서 먹고 집에서 자며 출근하게 된다. 어떤 애들은 두셋이 합쳐 한채를 꾸려 함께 들고 나머지는 팔아 돈을 나눠 가졌다. 방 화는 효리와 정정이 그리고 설에 잔치한 려나까지 새집들이에 만원짜리 랭장고를 하나씩 사주고 설아는 독신이니 주방가구가 필요치 않는지라 공부 하라고 노트식 컴퓨터를 사주었다. 말로는 공부 하련다고 하나 어쩔런지 알 수 없다.     회사에선 주주들의 돈으로 건설부에 투자하군 하였는데 새해부턴 개인으로 투자 하도록 하였다. 건설부를 신라신동사회와 분리하고 여 수군의 것으로 만든 것이다. 주주들은 건설부에 땅을 살 때부터 투자 했던 돈을 모두다 돌려 받았고 리윤도 나눠 먹었으니 손해 없고 관계가 없다고 보고 있었다. 허지만 건설부 장비는 둘째로 치고라도 두해사이에 벌써 값이 세배로 오른 40만평방메터 왕관가원 땅은 주주들의 돈으로 일궈 놓은 것이기에 끝까지 함께 향수하는 것이 원칙이다. 아니면 주주들이 동의하는 전제 하에서 소유 하려는 단위나 개인은 현유가격으로 주주들에게 돈을 줘야 할 것이다. 여 수군은 무상으로 슬그머니 넘겨받았다. 이것이 직권의 힘이다. 인젠 주주들이 투자하지 않아도 여 수군 개인이 이천만원을 낼 수 있고 왕 한빈이 천만원을 할 수 있다. 그러면 아파트 세채는 문제 없다. 원래 천원이던 내부 집금 단가도 삼백원을 더 올려 대내외로 전면 집금 하기로 하였다. 방 화도 이런 것을 전혀 모른다. 더우기 수군의 좋은 점만 알고 우상으로 우러러 받드는 아재비 조카간이다. 헌데 건설부의 회계과장으로 일하는 로 길봉이 이런것을   모를리 없고 방 화에게 회보하지 않을리 없다. 들어보니 방 화도 알만한 도리다. “형부, 우리만 알고 아무에게도 말 하지 맙시다. 나에게 주권이 좀 있으니 내가 얼마간 손해보는것 같기도 하지만 그것보다도 지금까지 그의 덕분에 돈을 적잖게 번 것이니 배응망덕 하지 말아야죠. 형부 생각은 어떠세요?” “처제씨 말대로 해야죠. 우린 처제씨 덕분에 돈을 벌고 있으니 같은 도리죠.” “감사합니다. 조용히 벌고 가는 것이 옳을것 같아요. 한국에 보내는 전자제품은 어느때 어떻게 될지 모르나 부동산과 구락부는 점점 더 발전 할 수 있겠죠? 그러니 언니나 형부 그리고 리선생님은 잘 되신거얘요. 나는 전자회사가 미끄럼 타기 전에 발을 빼야 할 것 같아요. 회사도 이만큼 일떠섰으니 나의 임무도 다 한거구요.” “뜨면 함께 떠야죠?” “아니요. 벌만큼 벌어야죠. 다른 곳에 가서 여기처럼 벌 수 있겠어요? 그러니 몸만 무사 하시면 흔들리지 말고 벌어요. 물론 더 좋은 자리가 있다면 옮겨야죠.” “제수씨 다른 사업 벌릴 생각이잖습니까? 그렇다면 우리둘이 여기에서 돈이나 벌며 보고만 있어서 되겠어요? 조금이라도 힘을 가해야 한다고 생각 하는데요.” “감사해요. 근데 뭘 어떻게 할지 방향이 서지 않아요.” “그렇군요. 지금 바른 항목 잡기가 확실히 힘 듭니다. 아무튼 제수씨가 항목을 잡고 방향을 세우면 우리는 따라가 아무 일이나 시키는대로 할 것입니다. 리선생도 함께요. 그때 잊지 말고 불러요, 우린 여기서 벌면서 기다릴텝니다.” 방 화는 신라신을 떠나기로 마음 먹었다. 여 수군에게 구실을 대야 하는데 입이 잘 떨어지지 않았다. 그래도 말은 해야 했다. 1월 22일, 춘절날 아침이다. 방 화는 여 수군부부를 나란히 앉히고 새해세배 올리려고 그앞에 여 빈과 정 설아까지 셋이 가지런히 섰다. 여 빈이는 이천년 십 일월달 미국에 갔다가 3년이 넘어서야 처음 설 쇠러 온 것이다. 이제도 이년은 더 나가 있어야 한다. 벌써 스물 여섯살이나 됐는데 여자손 한번 잡아보지 못하고 공부만 한다. 설아는 방언니와 함께 설을 쇠겠다고 그믐날 저녁에  따라 온 것이 미국 갔다던 여 빈이가 있는지라 구속 스러워 죽을 지경이다. 지난 밤 방 화의 침대에서 함께 자면서 여 빈이 있는 줄 알았더면 오지 않았을걸 언니가 말해주지 않아 봉변에 빠졌다며 야단이였다. “야, 네가 따라 온거지 내가 끌고왔어?” “그러면 말리던지, 있다고 말해주던지 해야지요.” “이 못난 계집애, 여 빈이 뭐 널 잡아먹니?” “그래도 그렇지 이게 뭐얘요?” “오ㅡ, 너 여 빈오빤데 딴생각 있는게로구나. 호호호…” “아이 참, 딴생각은 뭘?”  방 화는 그들 둘을 마주세우고 싶었다. 허지만 문화차이가 너무나도 현저한지라 감히 생각도 할 수 없었다. 설아가 고중이라도 졸업 했다면 생각 할 여지라도 조금 있을런지 한데 초중밖에 못 나왔으니 박사와 마주세운다는건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그들 셋은 큰 절을 하고 일어섰다가 다시 무릎을 꿇고 앉았다.   “아버지, 어머니, 새해에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세요!” “숙부님, 숙모님, 새해에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세요!” “사장님, 사모님, 새해에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세요!” 그들은 칭호만 다르고 축복은 한가지였다. 여 수군은 세배돈을 푸짐히 담은 봉투 세개를 꺼내여 하나씩 나누어주었다. “감사하다, 편하게 앉어라. 설아까지 와서 세배 해주니 더욱 기쁘구나. 설아는 집에 한번도 못 갔었지? 몇해째냐?” “다섯번째 설입니다, 사장님.” “금년엔 갔다 와야겠구나. 작년 휴가를 합치면 한달 시간이니.” “자, 인젠 식탁으로 가 우리 아가씨들의 솜씨나 맛 보면서 이야기 나눕시다.” 오 경경이 사람들을 식탁으로 끌었다. 방 화와 설아는 일찍이 일어나 오 경경의 지휘아래 많은 음식들을 만들어 상다리 부러지게 차려놓았었다. 설아는 주방일도 깔끔하고 재치있게 잘 하였다. 방 화의 핸드폰이 울리였다. 꺼내보니 집에서 오는 전화였다. 시부모님들께 먼저 전화 했어야 하는건데 이쪽 설쇠기에만 정신 팔다보니 일이 꺼꾸로 돼버린 것이다. “천천히 잡수세요, 제 먼저 일어날게요. 마침 시아버님께서 전화가 왔군요.” 방 화는 인사를 남기고 거실로 나와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녜, 아버님. 새해 축복 드립니다!… 예, 잘쇠고 있어요. 지금 막 전화 드리려던 참이였어요… 녜?… 녜… 5년이나요?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아버님께서 절 대신해서 다 감사드리고 축하드리세요…녜, 제가 이제 나가면 인사 드리죠… 온 가정의 안녕을 빕니다! 아버님, 어머님, 새해에 복 많이 받으세요!” 방 화는 눈물을 안 보이려고 화장실로 들어갔다. 장만이가 또 5념 감형 받았다는 희소식이였다. 십년이 남았다. 향파출소에서 춘절의 선물을 전한다면서 감형소식을 방금 전화쳐 왔다는 것이다. 방 화는 눈물을 닦고 화장실에서 나오며 마침 주방에서 나오는 여 빈이와 눈이 마주쳤다. “엉? 누나, 왜 우셨어요?” “울긴 누가 울어? 애두 없는 소리 마라야.” “이ㅡ, 우셨는데 뭐. 속상한 일 있어요? 내 조카들하구 통화 했구나, 맞죠?” “응, 맞어. 그랬다. 떠들지 마아.” “그거 뭐 어때서요? 인지상정인데요. 누군들 자식 그립지 않겠어요? 어머니…” 여 빈이는 돌아서서 주방에 다시 다가서며 어머니를 불렀다. “어머니는 우셨어요?” “무슨 야밤중에 홍두깨 같은 소리야? 울긴 왜 울어?” “누나 방금 방철이 생각나서 우셨잖아요, 어머닌 나 생각 하며 우셨는가구요.” “방철이는 몇살이고 넌 몇살이니? 넌 엄마 생각 하면서 울었어?” “나 뭐 애긴가요? 울게. 허허허…” “그것 봐, 울게 따로 있지. 호호호…” 기뻐 운것이 아들 생각에 운것으로 되였다. 투명한 눈물은 이름 달기에 달린다.   방 화는 식탁을 뒤로 하고 나오는 여 수군을 끌고 자기 방으로 갔다. “삼촌, 방금 시아버님께서 전화 왔는데 저의 시어머님 크게 상하셨답니다. 지금 우리네 그곳은 원래 눈과 얼음강판 천지래요. 로인들이 미끄러 넘어져 상하는 일이 아주 많아요. 그런데 시어머님은 큰 다리가 골절 됐대요. 원래 제 딸애가 금년에 학교에 붙게되니 여름이 지나 돌아갈까 생각 했었는데 어쩌겠어요? 삼촌께 미안한데 아마 인젠 갈라지라는 운인가 봐요. 삼촌의 은혜만 입고 갚지도 못 하고 가겠다고 하자니 정말 면목이 없습니다. 용서하세요. 기회가 되면 다시 삼촌 아래에서 일하고 싶은데 그런 좋은 운이 올런지 기대 하겠습니다.” 방 화는 성공적으로 거짓말을 해냈다. 여 수군은 할 말이 없었다. 못 가게 할 리유라곤 없는 것이다. 단지 딸애 때문이라면 데려다 공부시켜도 될 것이 아닌가고 말 해보겠는데 공교롭게도 애 할머니가 크게 상했다고 하니 보내지 않을 수가 없다. “너의 시어머님 참 안 되셨다. 그리고 너도 나한테 와 고생 많았다. 일도 참 잘  하고. 끝까지 같이 하면 좋으련만 그게 어디 맘대루야? 너한테 감사를 표시한다.” “참, 삼촌도 제가 감사 드려야죠. 삼촌과 숙모님은 저의 재생 부모랍니다.” “아무쪼록 아무데 가던 몸 건강히 행복하게 살거라. 그러면 우리도 기쁘겠다. 종종 연계도 달고. 그리구 오늘 넬 당금 떠날건 아니겠지?” “그럼요, 집에 일 아무리 바쁘다고 해도 하던일 다 인계하고 가야죠.” 방 화는 사직하련다는 말을 하지 못해 오래간 하던 고민을 이제야 털어버렸다. 방 화가 빠지고 네사람이 트럼프를 쳤다. 방 화는 볼일이 있다면서 밖으로 피끗 나갔다가 들어왔다. 여 빈에게 줄 저축통장을 만들려 갔다온 것이다. 점심을 먹고 떠날 때 정차장까지 배웅하러 내려온 여 빈에게 그 저축통장을 넘겨주었다. “여 빈아, 미국 언제 가니?” “일주일만 더 있고 가야 합니다. 그사이 누나 또 올거죠?” “왔으면 좋겠는데 일이 있어 올지 모르겠다. 엤다, 이거 설소비다. 건강하구 공부 잘 해라. 우리 또 만날 때 있을게다. 이 누나 잊지 말라.” “설소비 백원 한장이면 되는데 뭐 통장으로 줘요? 아무튼 잘 쓸게요. 엉? 무슨 돈 이렇게 많이줘요? 우리 아버지 돈 많은데요.” “많기는, 내 널 한번도 돈 못 줘봤다. 그리구 아버지꺼하구 네꺼 다르지야.” 방 화는 말을 마치고 차문 유리를 올리고 차를 몰았다. 차가 멈춰 설 때 “송자언니 뵈러 온거군요.”하고 설아가 말한다. “그래, 설인사나 하고 가자.” 방 화는 인제 돌아가면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지 모를 일이라 보고픈 사람들을 한번씩 다 돌아보아야 했다. 초인종을 누르니 젬스가 달려 나왔다. “오ㅡ, 방언니 오래간 만입니다. 오ㅡ, 이쁜 아가씨도 오셨군요. 안녕하세요?” 젬스는 인사를 끝내고 돌아져 걸으면서 소리쳤다. “조 송자씨! 이쁜 아가씨 왔어요, 빨리 나와 보세요!” “언니, 저 코 큰 사람 누구죠?” “송자언니 남편이지 누구긴 누구겠니?”   “녜? 그래요? 송자언니 외국인과 결혼 했어요?” 송자가 창문으로 방 화를 발견하고 뛰여나왔다. “언니 안죽구 살았소?” “내 뭘하러 죽겠니? 이 좋은 세월에. 허지만 오늘 마지막 보는게다.” “온지 석달이 됐는데 전화두 없구 꼬라지두 안보이구. 근데 왜 마지막이요?” “넌 전화 칠 줄 모르니?” “내 전화 바꿨소. 망가져서 버렸는데 전화 번호까지 다 버렸지 뭐요.” “야, 설아야, 인사 해라. 조언니다. 몇해전 설에 뵌적이 있지?” 송자는 설아의 손을 잡고 집으로 들어갔다. 쏘파에까지 끌고 가 앉히고는 손을 놓았다. 그리고는 방 화를 앉히며 입을 열었다. “마지막 본다는게 무슨 소리요?” “간다. 집으로. 니 집 열쇠.” 방 화는 가방에서 열쇠뭉치를 꺼내여 차탁 위에 놓았다. 젬스가 커피 넉잔을 타 가지고 와 차탁에 놓고 송자의 곁에 앉았다. “박녀사는?” “설쇠러 보냈소. 5월달에 대련으로 직접 오라고 했소.” “그래 니가 살림 하니? 귀부인이?” “괜찮아. 세방살이 할 때 내 하는거 못 봤소?” “아들은? 아들 데리고 혼자 힘들껀데.” “뺏겼소, 시부모 빼앗구 안 주는거 어쩌우. 하나 더 낳아 가지랍데. 호호호... 그래 젬스 낑낑거려 제꺽 만들었소. 이번엔 고운 딸을 낳을 예산이요. 호호호…” “호호호… 미친 계집애, 시부모 또 뺏으믄 또 낳개?” “그럼, 얼마 낳으면 얼마를 길러준다오. 벌써 우리아들 이름으로 계좌를 만들어 천만딸라 넣고 내계좌에 천만딸라 넣었소. 돈이 수요 되면 말 하오. 인젠 언니 은혜 갚을만한 힘이 되는것 같으오.” “고맙다, 은혜는 무슨 은혜야?  너 시부모 정말 돈이 많구나. 내 돌아가서 무슨 일 할지 모르겠는데 돈이 모자라면 니 신세 져야겠다.” “해연 언니는?” “잘 있다. 나하구 같이 나가겠다는 걸 더 있으라구 했다. 내 가서 사업 방향이 서믄 오라구 했다. 이제 니 투자 하구 해연이하구 내 앞에서 뛰구 해보자.” “노 노 노, 방언니 재미 없어요. 고운 아가씨, 멋진 남자 가만히 앉아 있는데 두 언니만 한국말로 이야기 나누면 재미 없지요. 안그래요? 아가씨!” “맞아요, 형부님 말씀이 진리얘요.” 젬스가 두자매에게 의견을 토로 하고 설아를 추기자 설아도 풍을 쳤다. “호호호… 미안해요, 정말 미안해요! 인젠 중국 말만 할께요.” 방 화가 사과 하였다. 송자는 젬스와 영어로 연설 했다. 방 화언니가 곧 이곳을 떠나 고향으로 돌아간다는것, 그러니 당신 저녁 송별연회를 책임지라는것, 고향에가 사업을 한다면 자기도 투자 하겠다는것 이 세가지 내용인데 한참이 걸렸다.   “방언니, 젬스도 끼여줘요. 함께 돈 벌게요.” “아직 팔자 한쪽 금도 긋지 않았는데 무슨 돈을 벌어요? 송자 롱담이얘요.” “롱담이 아닙니다. 이 젬스가 투자회사를 경영 하는거 몰라요? 사업 한다면 꼭 련락 취하세요. 아니, 사업 안 해도 연락이야 가져야죠. 언니니깐요.” “고마워요, 지지 한다는 말씀으로 믿겠습니다. 노력 할게요.” 그들은 네시도 안되여 저녁 먹으러 일찍이 거리에 나섰다. 돈 많은 사람들만 모여사는 동네라서 음식점도 호화롭고 음식도 비쌌다. “언니 따라나와서 설 잘 쇴어요. 많은걸 배우고요. 나두 언니 만큼 나이 되면 언니 만큼 똑똑하고 뭐나 다 잘 할 수 있을까요?” “내가 뭘 잘 한다고? 나같은 사람과 비기지 마라. 넌 뭐든 다 잘 할 수 있어.” “송자언닌 어쩌면 영어 그리 잘 하실 수 있죠? 정말 놀랐어요.” “외국어 학원 다녔다. 영어뿐만 아니라 로어 일어도 잘 한다. 부과로 배운게.” “야아ㅡ, 그럼 몇개 나라 말인가? …다섯개 나라 말이네요!” “그러니 너도 배워라. 한탄만 하지 말고.” “녜, 배울께요! 그런데 아까 토론 하는걸 들을라니 언니 어데 간다는것 같던데 나 좀 알면 안 돼요? 원래는 알면 안 되는것 같은데 알려주기 전에 알고 싶어요.” “너한테 뭐 비밀 있는 줄 아니? 아니다. 나 집으로 돌아간다. 아침에 전화 받구 사장님 모시구 들어가 담화 하는거 봤지? 우리 시어머님 크게 상하셨어. 그래서 시아버님 돌아오라구 전화 왔다. 너희들 하구 그냥 같이 있을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겠니. 근데 인생 사는게 맘대로 되겠니? 너처럼 부담 없을 때라면 얼마나 좋겠니? 그래서 송자하구 가야한다고 말했더니 그렇게 말이 긴거다. 설아, 아직 애들 하고는 말 마라라응? 정말 너희들이 나의 전부였는데 어쩌겠니… 설아야, 우리 후에 꼭 만난다. 내 강이 엄만거 알지? 넌 내 조카야. 내 널 잊을 줄 아니? 계집애 울긴… 언니 뭐 죽을데로 가니? 좋은 제집에 가는데. 언니 보고 싶으믄 돈 벌어가지고 정 강이한테 놀러 오나. 그럼 만날게 아니야? 글쎄 니가 정 강이 누나일줄이야. 세상 별랗지? 야, 울지 말래두. 정 강이 뭐랬는지 아니? 대학 졸업 하믄 돈 벌어가지고 할아버지 허리병도 고쳐드리고 큰 아버지 큰 어머니 형님 누나 보러 간다고 하더라. 너 못 봤지? 정 강이 내아들 되게 똑똑하다. 혈통인가봐. 너도 똑똑 하잖구뭐야…” 설아는 눈물만 훔치고 있었다. “언니, 가지 마요!”도 “잘 가요!”도 할 수 없다. 방언니와 처음 만나서부터의 일들이 뇌리를 스치며 주마등처럼 흘러간다. “언니 뵈러 꼭 가겠어요. 언니 날 철부지로부터 어른으로 키웠어요. 사람으로 만들었어요. 정 강이 어머니뿐만 아니라 나의 어머니도 되는거얘요. 꼭 사람 구실 해서 언니 같은 사람 돼서 언니 뵈러 갈거얘요. 내 언제 말씀 드렸죠? 강제로 결혼 하라는거 뿌리치고 여기로 돈 벌러 왔다구요. 돈 벌어서 오빠 장가 들게 했다구요. 그게 내가 나온 원인이고 목적이 아니겠어요? 어린 나이에 나이 많은 싫은 남자한테 팔려가기 싫어서요, 돈을 벌어 오빠 례장감 사게 하려고요. 이목적에 이르니 그다음 길이 막막 해지더군요. 그다음 허송하며 시간은 이렇게 빨리 흘러버렸어요…” “아직도 늦지 않다. 노력 하면 된다. 내 축원 하며 지켜볼테다. 내 곱씹어 말   하지만 너 다 좋은데 공부 많이 못한게 문제다. 그러니 절로 공부 해라.” “녜, 할게요. 나도 공부 못하는 축은 아니였는데 구차한 고장이다보니 고중에 안 들어가고 나와서 일 했어요. 그때 돈이 좀만 있었더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 방 화네가 동관구에 막 들어설 때 해연이 한테서 전화가왔다. 빨리 와서 일 좀 도우라는 것이였다. 구락부에선 그믐날 저녁 하루 쉬고 초하룻날 다시 문을 열었다. 문을 열어놨더니 생각밖으로 손님이 쓸어 들었다. 타향에 온 독신 공인들이 설날에 갈 곳과 놀 곳이란 구락부 뿐이였다. 헌데 구락부 직원들도 설쇠러 가고 해연이와 리 영섭 그리고 건설부의 로 길봉 뿐이였다. 세사람이 몇백명 손님을 접대 한다는건 주제 넘는 일이다. 방 화 하나가 더 가서도 어림이 없다. “설아, 구락부에서 지원병을 요구한다. 네친구 회사에 있는거 댓 불러라.” 방 화는 핸드폰을 설아에게 주었다. 그리고 구락부 문앞에 차를 세웠다. 설아가 해연이 대신 매표실에 앉고 방 화가 문표를 받고 길봉이가 카운터에 서고 해연이가 주방에 갔다. 그외 설아가 부른 애들이 앞치마를 두르고 복무원일을 했다. 리 영섭이 유연한 노래를 소리 고저가 맞게 틀어놓고 입구로 왔다. 방 화와 새 해 첫 인사를 나누고 입장 하는 손님들을 맞았다. 방 화는 출입문을 영섭에게 맡겨 두고 해연이한테로 갔다. 주방에서 해연이는 접시에 해바라기와 잣알 그리고 남방에 많은 수박씨를 담아 쌓느라고 숨이 찼고 대리 복무원들도 그걸 운반 하느라 땀을 짰다. 마른명태 무침이 제일 잘 팔리고 돈도 잘 떨어졌다. 손님 없는 낮이면 연변서 실어온 마른명태 오리에 해연이가 각가지 양념을 골고루 넣어 버무리고 직공들이 비닐주머니에 정량으로 담아 봉해놓는다. 그걸 종이함에 담아 쌓아놓으면 복무원이 손님들이 주문하는대로 개수를 헤여 주어가면서 주방일군에게 수자만 보고 한다. 물론 낮에 만들어 헤여둔 수자와 저녁에 판매한 수자가 맞아떨어지지 않는다. “해연아, 수고한다. 설날도 못 쉬고.” “고생 사서 한다. 어디 우리처럼 집 없는 머저리가 이렇게 많을 줄 알았겠니? 집두 못 가구 고생하는 불쌍한 인간들이 와서 놀아라구 문을 열었더니 이게 뭐야?” “하루저녁 매상고 얼마야?” “안주 이천원, 음료와 술 이천원, 사오천원밖에 안 되는게 이렇게 분주하다.” “다 함께 타향살이 하는 신세 서럽고 불쌍한데 오늘 설날밤만 공짜로 줄까?” “그러고 싶다만 안 된다. 공짜라 해놓으믄 담당 못한다. 열배로 공급해도 못 따를게다. 지금 이정도로만 나간다면 쉽겠지만 공짜라고 선포만 해봐라 난리난다.” 그럴상 싶었다. 방 화는 자기가 돈을 물고 춘절밤이라고 무료 공급을 해볼까고 했더니 해연이 말이 맞는것 같았다. 하여 포기 하고 접시에 수박씨 담는 일을 했다. “야, 송자 또 임신 했더라. 여사장님 집에서 오는 길에 들렸댔다.” 이튿날 아침 방 화는 량국장에게 전화를 쳤다. 한상차려 인사라도 남기고 가려는 것이였다. 방 화의 생각엔 공안국 국장이 일이 제일 다망 할것 같아 언제나 먼저 전화를 걸고 그의 시간에 맞추어 안배하고 다른 사람들을 청하군 하였다. “량국장님, 저 쑈방, 방 화예요. 새해 인사 올립니다!” “고맙소, 설 잘 쇴소?”   “녜, 잘 쇴어요. 근데 근간 여가 좀 있으세요? 시간 쪼꼼만요.” “무슨 일이 있소?” “설 술 한잔 올리고 싶어서요. 별 다른일은 없구요.” “술 마실 시간은 없구, 우리는 명절이면 만백성들이 편히, 안전히 쉴 수 있도록 직일을 서야하구 방문을 다녀야하구, 특히 공안 간부들이 그렇소. 정월 보름은 썩 지나야 좀 풀리는거요. 그러니 그때 늦은 설 술을 마시지 뭐.” “안되는데… 실은 량국장님, 전 집에 일이 있어 고향으로 돌아가려고요. 이번에 가면 못 올것 같은데 가르침과 관심을 많이준 분들께 인사 드리고 가려는겁니다.” “오, 서운 하구만! 후에 백주에 혹시 오게되면 찾소, 이번 술 남겼다가 그때 마시기요. 리별인사는 이것이면 족하지. 잘 가시고 모든 일이 다 잘 되길 바라오.” “량국장님, 정말 저도 떠나기 서운 합니다. 그럼 량국장님의 건투를 빕니다!” 량국장이 시간이 없다면 왕 부룡대대장은 더욱 시간이 없을 것이다. 그 두분이 빠지면 염 가준과 륙 학명만 청하여 마시는 것이 멋이 없다. 떠날 때 전화로 인사나 남기기로 예산 하고 리별 술좌석은 취소 해버렸다. 초닷새날 회사가 다 출근 한 후 방 화는 여 수군을 찾아가 효리를 여성사업부 부장으로 정정이를 공회주석으로 설아를 사장사무실의 비서로 추천하였다. 추천 하면서 그들의 장단점을 실사구시적으로 회보하였다. “먼저 그애들에게 각기 인계 해라. 인계 해놔야 갈거니깐. 그애들 림시 인계 받는거고 정식 임명하기 전엔 원강위를 탈리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 해라. 그애들도 다른 사람에게 인계 하구 나와야 할게 아니니?” “알겠습니다. 여사장님께 시끄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제가 타던 차 가져가도 돼요? 그리구 내게 있던 주권 해연이랑 가지겠다는데 내 마음대로 처리해도 돼요?” “돼. 그 차는 김회장이 너에게 준거고 주권은 네돈으로 산거니 네가 처리 할 권리가 있다. 회사 내부 주권이니 회사 직공은 다 팔고 살 권한이 있다.” 방 화는 효리, 정정이, 설아, 려나, 리 영섭에게 주권 만원씩 주었고  15만원을 로 길봉 이름으로 남겼다. 최저 15만원이 돼야 동사회에 참가 할 수 있고 길봉이가 동사회에 참가하는 것이 해연이가 참가하는 것보담 낫기 때문이였다. 년 말 분홍이 나오면 많던 적던 절반으로 꼭 같게 나누어 반은 해연이네 쓰고 반은 자기의 계좌에 넣어달라고 부탁하며 계좌번호를 알려주었다. 하던 일을 간단히 인계하고 주권을 처리하니 회사내의 일은 결속 되였다. 침실을 정리 하면서 송자한테서 가진 고급 애기옷과 조 연방 한테서 온 일회용 기저귀를 세몫으로 나누어 효리와 정정이 려나에게 나누어주었다. 애들은 모두 언제 떠나느냐고 묻군한다. 방 화는 할 일이 많아 떠날날이 멀었다고 애들을 얼렸다. “삼촌 래일 새벽 애들이 깨기전에 떠나렵니다. 그리 아시고 이렇게 인사 먼저 드리니 몰래 갔다고 노여워 마세요.” “그러렴. 몇시에 떠날테니? 내가 가방이라도 내려다 주마.” “괜찮은데요. 나절로 들 수 있어요.” “말 하라니까. 삼촌이 고것도 안 해주면 무슨놈 삼촌이야?”   방 화는 다섯시에 일어나 30분간에 준비를 다 끝냈다. 다섯시40분이면 애들이 깨여난다. 다섯시반에 건너와 짐을 들어주리라던 여 수군이 오지 않았다. 방 화는 창문을 화짝 열어놓았다. 205번 방 구석구석에 숨어있는 자신의 체취라 할까 령혼이라 할까 멀리로 깡그리 날려 보내버리고 싶어서였다. 방 화는 한어깨엔 비밀번호 가방을 메고 한손으로는 바퀴가 달린 려행 가방을 끌며 자기가 5년 가까이 살아온 방을 마지막으로 둘러보고는 문을 열었다. 문 여는 순간 우뢰와 같은 박수소리에 방 화는 화뜰 놀라 한걸음 뒤로 물러섰다. 복도 량켠에 애들이 빼곡히 늘여 서서 박수를 치며 “방언니 잘 가요!”,“방언니 다시 와요!”,“방언니 사랑해요!”를 련속 웨쳐댔다. 애들이 몰려들어 가방을 차에 실어주었다. 방 화는 천천히 차를 몰았다. 애들은 한손으로 눈물을 훔치며 다른 한손을 흔들고 있었다. 방 화의 눈도 뽀얗게 흐려져 누가 누군지 알아볼 수 없었다. 방 화의 차가 대문을 나설 때 흰장갑을 낀 경호원이 오래간 거수 경례를 하는데 마침 다섯시40분 아침 기상 자동벨이 “따르릉!ㅡ” 울렸다. 방 화가 여 빈네 집에 이르니 여덟시가 되였다. 아침을 얻어먹고 인사를 남기고 떠나려는 것이다. 량국장이 일이 바빠 시간을 뺄 수 없다기에 마지막 만찬을 열지 못해 매우 섭섭하였다. 전화로만 인사를 남길 때 미안한 마음을 어쩔 수 없었다. 여 빈이는 기어이 방누나가 비행기에 오르는걸 보리라고 방 화를 따라나섰다. 여 빈이는 두밤을 더 자고 미국으로 가게 된다. 지금 방 화를 보조석에 앉히고 비행장으로 가고있다. 그의 얼굴은 매우 서운한 표정이다. “이렇게 헤여지면 언제 만날까요? 영원히 나의 누나로 삼자 했는데…” “우리 영원한 형제 하자. 떨어져 있으믄 형제 아니라던? 너네 아버지와 연변에 계시는 큰 아버지 봐라, 몇십년 변치 않고 그냥 제일 가까운 형제가 아니고 뭐니?” “예, 맞아요. 우리도 몸은 갈라져 있어도 마음은 그냥 같이 합시다…” 방 화의 핸드폰이 울렸다. 핸드폰을 열자 광동의 다급한 목소리가 울려나왔다. “누님 지금 어데 계셔요?” “비행장으로 가는 길이요.” “몇시 비행긴가요?” “표는 가서 살 예산이요. 근심 말고 일 잘 보오. 그리고 건강히…” “우리 비행장에서 만나요. 누님 착온줄 아세요? 효리한테서 새벽에 떠나셨다고 전화 왔잖구 뭡니까? 그래서 왕대장께 말씀드리고 철주하구 내 떠납니다.” 광동이는 전화를 끊었다. “누구세요?”하고 여 빈이가 물었다. “친구.” 방 화는 간단히 대답 하였다. 어떤 친구인지는 보면 알터니깐. 백주 백운공항은 시내 서북쪽, 차로 40분쯤 되는 거리에 위치해 있었다. 여 빈이 정차장에 갓 섰는데 순경차 한대가 사이렌을 울리며 달려와 그 옆자리에 정박 하고 경찰 둘이 뛰여내려 그들 한테로 다가왔다. 광동이를 모르는 여 빈이는 자기가 오는 길에 교통규칙 위반이나 했더냐고 검토 하였고 사기증을 지녔던가고 생각 해보았다. 이쪽 문으로 내려 먼저 돌아선 경찰이 차문을 여는 방 화를 향해 손 들어 경례하며 “누님!”을 불러서야 여 빈이는 친구라던 사람들이겠구나 하고 시름을 놓았다.   “여빈아, 짐통 뚜껑을 열어라.” 방 화는 말 하며 차에서 내렸다. 철주가 짐 내리려 가고 광동이가 다가왔다. “누님, 여러해 형제 했다는게 얼굴도 안 마주치고 도망 갈래깁니까?” “호호호… 도망가다 형사한테 잡혔구나. 호호호… 효리가 문제야, 효리 그애가. 인사 해, 여기는 내 동생, 여기도 내 동생, 그담 저기도.” 광동이와 철주가 여 빈이와 서로 이름을 알리며 악수 하였다. “여 빈? 여 빈이라… 듣던 이름인데…” 광동이가 한동안 머리를 갸웃거렸다. 그들은 짐을 들고 끌고 공항매표구로 향하였다. “생각 났습니다. 누님이 나보고 여 빈이를 닮았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나자신이 어떻게 생겼는가 알고 싶어 여 빈이란 이름 기억 했던겁니다. 그런데 누님 거짓뿌리 잘합니다. 내 정말 여 빈친구처럼 생겼으믄 영화배우 하구 말겠어요.” “광동이 근데 이번설에 부모 모시러 못 갔다와 어쩌지? 나도 뵙고 싶었는데.” “글쎄요, 나도 일 바쁘고 효리도 이번에 휴가를 신청한 사람이 초과 돼 미루게 됐어요. 괜찮아요. 이때까지 갈라져 살았을라니 한두달 못 참겠어요? 춘절만 지나믄 효리단위에서 언제 휴가주면 나도 언제 준다고 왕대장이 답복 했습니다.” 마침 열두시에 북경을 거치지 않고 직접 장춘으로 날아가는 비행기가 있었다. 방 화는 그것으로 끊었다. 그리고는 려행가방을 부쳤다. “광동이, 철주, 미안한데 한가지 부탁 좀 하기요. 내승용차를 부쳐주어야겠소. 돌아가 무슨 일을 하겠는지는 모르지만 차야 있어야겠지? 원래 비행기 시간이 좀 늦은게믄 내가 부치고 가려 했는데 우리 고장으로 직접 가는 비행기는 점심에 밖에 없구만. 저네 안 왔드면 래일 표를 뗐을거요. 자, 이게 기차역 이름, 우리집 주소, 전화번호. 승용차 같은걸 부치자면 신분증, 가사증, 구매증 뭐나 다 있어야 할게 아니요? 그런데 신분증 가사증은 내가 가지고 가야 차를 찾을 것이니 갖고 가야하고 구매증, 령수증 같은건 원래 없소. 한국회사에서 나한테 선물 준거니깐. 그러니 동생들의 능력을 발휘해야 할거요. 될 수 있겠소?” “예. 하늘의 별이라도 따오라고 하면 따와야지요. 정 안되면 왕대장 량국장 다 출동시킬겁니다. 죽으나 사나 완성 할테니 안심 하세요.” “먼저 역전 화물처에 가서 무었들이 필요한가 문의 하면 쉬울겁니다.” 철주가 광동의 말에 보충하였다. 방 화는 돈 한묶음을 꺼내여 광동에게 주었다. “밥 한끼도 멕이지 못하고 갈라지자니 더 서운하구 미안하오, 운비로 하구 조금 남으믄 내얘기 하면서 둘이서 야참이나 먹소. 그리구 돈이 들더라고 제일 빠른걸루 부치구 부치믄 전화 쳐주구 화물 번호를 알려주오. 아래 윗집에서 끝까지 화목하게 지내구 각시들을 많이 아껴주구 빨리 아기 낳소. 아기 낳으믄 꼭 전화하구…” 방 화는 부탁의 말이 끝이 없었다. 동생들도 누나에게 하고 싶은 말들이 태산 같은데 누나는 제말만 제말이라고 기회를 주지 않는다. 방 화는 동생들을 한번씩 껴안아주곤 검표구 통제구역 안으로 자취를 감추었다. 다시는 만날 수 없으리라는 것을 생각 하니 방 화의 가슴에선 뜨거운 덩어리 같은   것이 울컥 치밀고 뜨거운 눈물이 두볼을 타고 주르륵 흘러내렸다. 방 화는 몇발자국 안으로 들어가다가 되돌아 서서 문가로 다시 왔다. 그애들의 뒷모습이라도 한번 더 보고 싶어서였다. 그들은 자리를 뜨지 않고 방누나가 들어간 빈문을 퀭하니 바라보며 서있었다. 몇년간의 우정을 머리에 떠올리며 그녀가 다시 나타나기를 바랬고 또 다시 나타나리라 믿고 있었던 것이다. “일들이 바쁜데 어서 돌아가. 우리 후에 다시 만나자. 여 빈이 장가 갈 때믄 꼭 온다. 동생 결혼식에 누나 안 오는 법이 있니? 그때라두 만나잖구 뭐야.” 그들은 눈물이 줄줄 흐르는대로 놔두고 악수 하였다. “동생들아, 너희들을 영원히 사랑한다!”    그녀는 눈물 흘리며 비행기에 올랐다.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기약 없는 리별이다. 그녀로 말하면 두번째 고향이고 재생의 땅이고 사랑으로 자기를 키워준 어버이 형제 자매들이 아니겠는가? “다시 만나요!”를 소리소리 높이 웨치지만 다시 만나기란 쉽지 않음을 누군들 모를까베. 낯 설고 물 선 이곳 백주에 와 자기가 컸고 변했음을 방 화 자신도 안다. 하기에 떠나는 것이 아니겠는가? 큰 일 말고 자그마한 일 한가지는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심이 생긴 것이고 응당 반드시 해야만 한다는 책임감도 가지게 된것이다. 그사이 그녀는 대학 전과 졸업장 두개나 탔고 돈도 많이 벌었다. 그것들을 유용하게 써야함을 그도 안다. “신애엄마야, 돈 한바가지면 얼마나 될까?”하던 영철이 할머니와 같은 이세상 불쌍한 이들을 위해 뭔가를 할 때가 된 것이다…
24    23. 아 들 댓글:  조회:1645  추천:1  2013-04-25
 23.  아     들 결혼식에 오는 하객은 원래 최저로 2백원씩을 내고 한잔 마시는 것이 이곳에 지금의 습관이다. 일반적으로 천원짜리 상을 차리고 절반 돈을 남긴다. 부조 받은 돈은 아무때건 돌려줘야하는 법이다. 한때를 먹지만 두사람이 결혼 하니 3백원 씩은 부조 해야 한다며 시비가 많다가 결국 2백원씩만 거두었다. 오늘저녁 연회상은 천 오백원짜리였다. 왕대장이 준 돈이 2천2백원 남았다. 방 화는 9천원짜리 령수증과 남은 돈을 그들에게 주었다. “돈 낸 56명의 이름도 다 적혀 있소. 이제 그빚을 다 물자면 시간이 걸릴거요. 부조는 절반밖에 받지 못하고. 모두 우리회사처럼 부조라는게 없이 해야 하는건데. 그리구 철주넨 매가에 가얄게구 광동인 어쩔거요? 너무 멀어 집에도 갈 수 없고.” “인츰 출근 해야죠 뭐. 있을 곳도 없는데.” “일주일 쉬라 했다며? 일주일이야 채워야지. 내친구 송자네 집에가 있어. 지금 비여있는데 시월 말이야 올거요. 송자는 아들 데리고 미국 갔고 보모는 집에 갔소. 두석달 거기서 묵으면서 출근해도 되오. 효리 휴가를 맡고 살림하고.” “언니, 아니얘요. 휴가를 모아서 이번설엔 함께 집에 다녀올 계획입니다. 이제 년말에 집을 주면 꾸며놓고 시부모님 모셔오려고요.” “생각 잘 했구나. 그래야지. 그럼 사날이라도 좋고 있고 싶은대로 있어. 열쇠다. 광동이 그집 찾을만 하겠지? 호화단독주택구 808번.” “예, 순회 하면서 철주하고도 말했었어요. 저게 누구네 집이라고. 그곳이 우리 책임 구역이 아닌데 자연히 관심 갖게 되더라구요. 누님 친구의 집이니깐.” “그럴것 없이 내가 지금 실어다주면 어떻겠니? 거기 조건이 이방보다 나으면 나았지 못하진 않을텐데. 효리 고급주택 주부질을 하루라도 더 해보게.” “우리야 너무 좋지만 누님 피로 하셔서…” “괜찮아, 피로하면 우리두 거기서 자고 가지뭘. 뭐나 하자고 하면 해버려야 돼. 자, 일어나자. 거기 2천 2백원 남은 돈 두집에서 나눠 쓰라구. 그리구 철주 한가지 부탁 할께. 단단이랑 홍사장이랑 만나믄 나나 광동이네 시간이 급해서 인사 못하구 갔다구 말해주오. 떠날 때 만나믄 감사하다고 인사 잘 드리구. 이런 사회 명류들을 알아두어 랑패 없소. ‘벗이 하나 많으면 길이 하나 많아진다’고 하잖소?” “알았어요. 누님의 지시를 정치임무로 간주하고 집행하겠습니다! 그런데 우리만 두고 가신다니 섭섭하군요.” “속으론 좋아 하면서 뭘. 호호호… 빨리 아들이나 만들라구. 효리네도 빨리 가서 공작 해야 하는거구, 우리는 또 회사까지 가서 베개나 안고 자야 하는거고…” 송자는 젬스를 따라 미국으로 간지가 한달이 된다. 그도 결혼 때 시집에 가보고  만 삼년만에 처음 갔다. 시부모님들한테 손자를 보여주러 간 것이다. 그사이에는 임신하고 애 낳아 키우느라고 불편한 몸이라 가지 못했던 것이다. 칼조.젬스가 두살 반이 넘으니 업어도 되고 안아도 되고 손잡고 걸어도 되니 많이 편리 해진 것이다. 젬스네 부모들은 영어를 잘 하는 송자를 중국에 사는 한국 사람이라며 사랑 하였다. 하여 대련에 젬스가 일년에 몇번 가지도 못하는 별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백주에 송자의 이름으로 호화주택 하나를 사준 것이였다. 효리와 설아는 아래 웃층으로 오르내리며 칸칸이 문마다 열어보고 “야!- 야!-” 찬탄 뿐이였다. 방 화는 주방과 랭장고를 검사하였다. 빈손으로 들어 온 것이 잘 못 되였다. 방 화는 샤워실에 들어가 샤워기에 전기를 켜주었다. “설아야, 그만 구경하고 가자. 야, 효리야! 씻고 자라. 샤워기에 불을 켜 놨다. 주방에 쌀이나 밀가루, 소금, 기름 같은건 있더라, 남새는 너네 절로 슈퍼에 가서 사다가 먹어야 겠다. 잘 자라. 우리 간다. 일이 있으면 전화 해라응.” 설아는 방 화 곁에 차에 오르자 “휴ㅡ” 한숨을 쉬였다. “계집애, 한숨은 뭐야?” “언니, 아니, 숙모, 아니, 정 강이 엄마, 참, 그래도 언니가 제일 좋은데…” “그럼 언니라 불러, 누가 뭐래?” “아니죠, 그럼 정 강이 나를 누나라 못 하고 이모라 해야는데? 호호호… 그건 그렇고요, 언니아지미, 나도 저런 집에서 살아볼 수 있을까요? 며칠이라도…” “넌 더 좋은 집에서 살 수도 있지. 그건 니가 노력하기에 달린게 아니겠어?” “어떻게 노력하면 되죠? 가진 것도, 배운 것도 없이 일밖에 모르는데. 송자언니 얼마나 좋아요, 인물 곱고 똑똑하구 문화 높구. 나 같은건 발뒤축도 못가는데…” “아니다야, 니 송자보다 더 곱다, 송자보다 더 똑똑하고. 내 내친구 깔보는거는 아니다, 사실이다. 그럼 문화수준 차가 있겠구나. 그럼 배워라, 배워! 한숨만 쉴게 아니라 배우란 말이다. 송자두 나서부터 문화 있은게 아니잖아…” “이제야 배워요? 벌써 스물네살이나 됐어요. 스물한살에 회사에 들어왔는데.” “그러니 하루라도 빨리 공부에 달려들어. 공부하기 싫으믄 그저 그 정도에 살면 되는거지 한숨 쉴거 있니? 나도 서른살 넘기고서 대학 함수공부 시작했다.” 침묵이 흘렀다. 방 화의 말은 거짓이 아니다. 설아가 송자보다 많이 순수하고 온전한 애이다. 송자가 설아보다 나은 것이라면 운이였다. 효리와 정정이는 일주일 휴가를 끝내고 회사로 돌아왔다… … 8월 초순, 역시 토요일이다. 방 화는 륙 학명의 전화를 받았다. “무슨 좋은 일 있으세요?” “좋은 일이야 뭐. 한가지 부탁드릴 일 있어서요.” “륙 사장님, 무슨 지시인지 말씀 하세요. 사장님의 일이라면 뭐든 못하겠요?” “전화로는 말씀드릴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러니 오늘저녁 만납시다.” 방 화는 퇴근 길로 약속한 지점을 향해 차를 몰았다. 방 화는 핸들을 돌리며 머리를 굴렸다. 4년간 일년에 한두번씩 만났으나 륙 학명은 너무나도 정인군자였다. 방 화가 늘 그를 흠모 하며 가지고 싶어 하고 주고 싶어 하고, 마구 흔들리는 마음을 달래고 세차게 터지려는 정욕을 억누르며 눈물 흘렸을뿐 륙 학명은 아니였다. 방철이를 낳은 후 부산과 의사를 보고 그즉시로 피임환을 넣어달라고 했더니 상처가 다 나은 후에 넣어야 한다고 했다. 해산한 자리에서 넣으면 염증이 생길 수도 있고 살속에 파고 들어가 잘 못 될 수도 있다는 것이였다. 그후로 가기 싫어 안 갔더니 이럴 때에 근심되고 후회된다. 그걸 넣었더면 아무렇게나 구을러도 일 없을걸… 방 화는 온갖 잡생각과 근심 걱정에 모대끼며 한 서양요리점 정차장에 정차 했다. 방 화는 요리점에 들어서서 사방을 둘러보았다. 륙 학명이 멀리에서 손을 높이 들고 돌려 보였다. 방 화가 이르니 륙 학명은 손을 가볍게 잡았다가 놓고는 방 화가 앉을 의자를 바로잡아 주었다. 요리점은 정갈하고 우아하고 아담하였다. 복무생이 물컵 하나를 가져다 방 화의 앞에 놓고 한켠에 서있었다. 주문을 기다리는 것이였다. “방 화씨 뭘 드시겠습니까?” “갈비찜 외에 뭐 좋은거 있어야죠?” “소갈비 구이 이인분과 와인 두잔입니다. 잠깐만요…” 륙 학명은 주문 하다 멈추고 방 화한테로 머리를 돌렸다. “빵이나 햄버거,비빔국수 같은건 안 드셔요?” “전 필요 없으니 일인분 불러 륙 사장님 잡수세요. 절 표준 하면 안 되죠.” 와인과 갈비찜이 왔다. 방 화는 한토막도 못 베였는데 륙 학명은 몇토막으로 다 짤라 방 화의 앞에 것과 바꾸어갔다. 몇해 전에도 이랬었다. 그기술은 여전하다. 방 화는 포크로 찍어 붇들고 칼에 젖먹던 힘까지 다 하여 내려누르지만 베여 지질 않는다. 륙학명은 포크나 칼에 힘을 전혀 넣지않고 포크로 가볍게 누르고 칼을 톱질 하듯 앞뒤로 살랑살랑 밀었다 당겼다 하니 고기는 잘라졌다. 방 화는 륙 학명의 설명을 듣고는 한번 해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쉽게 잘라졌다. “호호호… 이렇게 쉬운걸… 뭐든 배워야 한다니깐요.” 그들은 와인 둬모금씩 마시고 고기도 몇점씩 먹었다. 저녁도 못 먹고 일곱시에야 먹는 음식이라 맛이 좋았다. 방 화는 륙 학명을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륙사장님, 도대체 무슨 지시신지 언제야 말씀 하실참이세요? 궁금증 나잖아요. 말씀 못 할 그 무어라도 있단 말씀이십니까?” “그래요, 방 화씨. 그렇잖으면 왜 불렀고 왜 뜸 들이겠습니까?” “호호호… 사장님도, 우리는 몇해 전부터 커플이라면서 거짓말이셨나 보군요참. 죄송하지만 제 화장실 좀 갔다 올께요, 운전하며 올 때부터 가고 싶었는데 인젠 못 참겠어요. 갔다오는 사이 말씀 할까 말까, 이렇게 할까 저렇게 할까 결론 내세요.” 그들은 주문한 음식을 다 먹었고 방 화는 확실히 소변을 보고 싶었던 것이다. 방 화는 해연의 핸드폰 번호를 눌러 귀에 대고 화장실에서 나왔다. “응, 나다. 손님이 많지? 나 오늘 저녁 너한테 못 간다.” “왜? 무슨 일이 있는거야?” “일은 무슨, 나 지금 백주에 와서 륙사장님과 함께 있다.” “뭐야? 이렇게 늦게까지. 이지집애, 너 그사람하구 련애 하는거 맞지?” “너 무슨 미친 소리야? 누가 련애를 해? 사람을 어떻게 보구 하는 소리야?” “글쎄 아니믄 말구뭐. 조심해 다녀라. 여기 근심 말구. 일 있으믄 전화 해라.” “응, 수고해라.” 방 화는 륙 학명의 곁에 와서야 통화를 끝냈다. “륙 사장님, 결론이 났어요?” “누가 전화 왔어요?” “아니요, 제가 쳤어요. 해연이 저녁마다 구락부 일로 날 기다려요. 특히 오늘 같은 손님 많은 토요일에는 더욱히요. 그래서 오늘저녁 기다리지 말라고 했죠. 이제 간다고 해도 열시가 넘겠는데요뭐. 제가 륙사장님과 함께 있다고 하니 나보구 련애 하는거 아니냐고 놀려주잖겠어요? 호호호…썩을 계집애 같은이라구.” “허허허… 재미지군요. 우리가 련애 하는거 맞잖아요?(방 화는 눈이 휘둥그래져 륙 학명을 바라볼뿐 말문이 막혔다.) 그래요, 방 화씨! 사귀고 싶습니다.” “녜? 사귀자는 말씀인가요? 이것이 하시려던 부탁이셨어요?” “예, 그렇습니다. 나는 방 화씨를 사랑 합니다!” “호호호…사랑해요? 그럼 사모님은 어떻게 하구요? 내 남편은 어떻게 하구요?” “몰래 사랑 합시다. 둘 다 가정을 파괴하지 말구요.” 방 화는 혹 이런 말을 불시로 듣는 순간 자기가 흥분하고 억제 못해 꼬꾸라지면 어쩌랴고 근심도 했었다. 헌데 상상외로 더없이 랭정 해지고 투철 해진다. ‘여자는 시아비 밥상 들고 문턱 넘으면서도 열여덟가지 생각을 한다’고 하였다. 륙 학명은 방 화에게 있어서 못 잊을 은인이고 본보기이고 구세주였다. 거룩한 그형상이 와그르르 그녀의 심중에서 무너져 내리는 순간이다. 허지만 그래도 방 화는 륙 학명의 기분을 상하게 하고 싶지 않았고 자기의 원칙도 버리고 싶지 않았다. “륙사장님, 사모님 얼마나 좋은분이세요? 어찌 그런분에게 미안한 일을 할 수 있겠어요? 륙사장님, 전 륙사장님을 존경하고 신임하고 깊이 사랑 했습니다. 마음 속으로요. 외지에 와 독수공방 하면서 왜 운우지락이 그리울 때가 없었겠어요? 저도 한창 나이 여잔데요. 그때마다 전 륙사장님을 마음에 떠올리군 했었어요. 부끄러운 일이죠. 속말이 다 터져버려 인젠 부끄럽지도 않네요. 호호호… 속이 개운해요. 전 륙사장님한테로 달려가고 싶을 때마다 머리에 아름답고 착하고 령리하신 사모님이 떠오르고 저를 목숨으로 사랑하는 남편이 떠올랐어요. 그래서 한계를 넘을 수가 없었답니다. 저에게 만약 남편이 안 계시고 륙사장님께 사모님이 안 계신다면 저는 언녕 당신의 여자로 되여 당신을 가졌을 거얘요. 뭘 하러 지금까지 기다렸겠어요?” “방 화씨, 방 화씨 말씀 다 맞아요. 그마음도 다 리해 할 수 있구요. 헌데 당신 내맘을 리해 못 할겁니다. 나자신도 리해 못 하고 있거든요. 나에 대한 좋은 인상이 엉망 진창이 되고 추악한 몰골이 당신의 머리속에 형성 되고 있다는 것을 압니다. 기왕 이렇게 된 이상 철저히 무너뜨리고 폭로 하고 그 페허에서 쓸만한 새싹을 찾을 수 있겠는가 봅시다. 새싹! 이것이 내가 하고 싶었던 부탁인듯 합니다. 이런 부탁이 쉬웠겠어요? 사실은 련애를 하자는 것도 아니란 말입니다. 당신 말처럼 련애 할라믄 뭣 하러 오늘에야 이런 말을 꺼냈겠어요? 해연씨가 련애라 했다니 말은 거기서부터 터진거죠. 근데, 우리 자리 옮깁시다. 갈비 한가닥 먹으면서 너무 오래 앉었는다구 욕 하겠어요. 봐요, 저 복무원 아가씨 자꾸 우리만 보네요. 허허허…” “아니예요, 저 멋진 부부는 어쩌면 저렇게도 사이좋게 소곤소곤 이야기도 잘 나눌까 하고 부러워 보는 겁니다. 호호호…” “참으로 그렇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또 사모님께 미안한 말씀 하시네요.” 그들은 밖으로 나왔다. 다방에 가 커피나 마시자니 방 화는 밤에 커피를 마시면 날 밝을 때까지 잠들지 못한다 하고 술집에 가서 양주나 한잔씩 하자고 하니 술 마시면 운전도 못하고 취하면 륙사장한테 당할까봐 안된다고 하니 갈 곳이 없었다. 하여 무작정 걷기로 하였다. 방 화는 스스럼 없이 륙 학명의 팔을 안고 걸었다.  “당신은 사모님 사모님 하는데 내가 당신과 사귀잔건 안해의 뜻입니다.” “녜? 사모님이요?! 오ㅡ 알아요. 잉태 못하시는구나. 그래 자식 없어요?” “그래요. 어데서 아들 하나 안아 오면 키워 주겠다지 뭡니까?” “당신의 아들을 낳아달라는 그거였군요. 저한테서 씨받이 하자는 짓이였군요!” “모를 아기 키우기 보담 좋은 여자와 하나 낳아서 키우는 것이 더 좋다는 거죠.  안해는 오래전부터 이런 생각을 가졌었나봐요. 방 화씨를 본 그때부터 나의 앞에서 방 화씨가 우수하다는것, 아름답고 튼튼하고 똑똑하다는것, 이같은 이야기만 되풀이 하더라구요. 나는 그 의미를 몰랐었어요. 한번은 또 혼혈아가 모두 곱고 건강하고 총명하다고 그러잖겠습니까? 그는 참다 못해 실토정 했어요. 방 화씨와 어린애 하나 낳아달라면 어떠냐고. 난 허튼 소리 친다고 하면서도 그러고 싶었죠. 허지만 당신과 그런 말을 어떻게 합니까? 나 겉보기엔 정인군자지만 실은 위선자지요? 빛갈 고운 개살구라는 것 아니겠습니까? 사실 나라구 왜 아들 생각 없겠어요? 사업에서 성과가 날 때나 곤난에 부딧칠 때나 후대도 없는 나같은 것이 아글타글 애써 벌어 뭘 하나 하는 생각이 들군 합니다. 가정생활에 가끔씩 어두운 그늘이 비낄 때도 우리는 후대 없는 탓이라고 생각하게 되지요. 안해가 하는 말이 방 화씨가 그 먼곳에서 뭘하러 와서 고생하는가? 돈때문이 아니겠는가? 그러니 돈을 주고 하나 낳아달라고 하자, 그러면 누구도 손해 볼 것이 없지 않는가? 하는 것입니다. 방 화씨가 아기 업고 달아나거나 떨어지지 않고 그냥 살자면 어떻게 하겠는가고 물었습니다. 합동서 쓰고 합동서대로 하면 될거고, 방 화씨는 착한 사람이기에 합동서대로 할거라고 믿더군요. 아기의 장래를 위해서라면 깨끗이 물러나는 것이 좋다는걸 알거라는 말이지요…” “잠깐만요, 륙사장님. 목이 아프시겠어요, 잠깐 쉬셨다 계속해요…” 방 화는 멋진 남자 륙 학명의 아기를 가져보고 싶은 마음도 없지 않아 있었었다. 허지만 그것은 고독을 달래는 아여자의 머리속에 순간적으로 스쳐 지나가는 생리적 현상에 지나지 않았다. 드라마에서 처럼 돈 받고 낳아준다던가 네것 내것 쟁탈 하고 죽이니 살리니 싸운다든가 그런 정절은 생각 해본적이 없었다. 헌데 자기네 처지만 생각하는 누군가가 자기를 씨받이 공구로 여기고 써먹으려 했다는걸 들으니 울화가 치밀고 미칠것만 같았다. 허지만 방 화는 꾹 참고 울화를 터뜨리지 않았다. 이럴 때일 수록 랭정해야 함을 방 화는 안다. 륙 학명도 하나 낳아달라 하고 싶었다고 말 했다. 생각은 누구도 막을 수 없고 나무랄 수 없지만 폭로되면 모든 것이 달라진다. “륙사장님, 돈 얼마를 주려고 계획 했었어요?” “안해에게 아마 사오백만원 있을겁니다.” “그걸 내가 다 가지면 아긴 뭘로 키우게요?” “또 벌면 되죠. 돈이란건 있었다가도 없고 없었다가도 있고 하는겁니다.” “만일 쌍둥이를 낳으면 곱절로 내야 할게 아닌가요? 호호호…” “그것도 문제 네요. 허허허…” “배가 커지면 사장님 집에 숨어 있구요?” “함께 살던지 새집 잡던지, 편리 하실대로 하는거구요, 숨어 있을것두 없다고 했습니다. 낳아버리고 동북으로 돌아가버리면 끝인데요뭐.” “합동서는 일방적으로 쓰면 안되죠. 만약 누가 일억을 준다면 전 대리 산모노릇 한번 할꺼얘요. 그래서 그돈을 전부 희망공정에 헌납 할겁니다. 후대들을 위해 이 한몸 팔고 인격을 버리지요 뭐. 목숨도 바칠 수 있는 것이 아니겠어요? 헌데 누가 억원이나 주고 이몸 쓰겠어요? 그러니 이건 롱담이고요. 그리고 저는 아기 가지려면 수술을 해야 합니다. 전번 해산 한 후 피임환을 넣었어요. 그것이 상처가 아물면서 살과 한덩리로 되여 버린겁니다. 의사들이 상처가 다 나은다음 넣어야 한다고 권고 하는걸 듣지 않았더니 참… 이런일이 있을 줄 예상 했더면 의사 말을 듣는건데, 참 후회 되고 미안하군요. 륙사장님은 절 갖고 놀 사람이 아니기에 믿고 이런 비밀까지 다 말하는거얘요. 륙사장님은 저에게 있어서 친오빠와 같은 분이시잖습니까? 그러니 이렇게 감히 팔에 매달려 거리를 거닐 수 있는거구요. 오빠! 오빤 좋은 분이십니다. 오빤 페허가 아니얘요, 세상에서 제일 멋지고 똑똑하고 착하신 분이십니다. 조선족 속담에 무자식이 상팔자라는 말도 있어요. 자식 없는 것이 팔자 좋은거라는거겠지요. 그리고 오빠와 형님께선 이사회의 어린애들이 모두 다 나의 자식이라고 한번 생각을 가져보세요. 그들을 위해 뭐든가 조금이라도 하고 거기에서 쾌락을 느껴보세요… 참 나같은 것이 오빠를 가르치려고 들다니 주제넘고 미안하게서리…” “아닙니다. 가르침 받아야죠. 그래서 오늘 만난거 아닙니까? …” “잠깐, 그럼 지금부터 말씀 놓으세요. 동생으로 생각 한다면 존경어를 쓰시지 말아야 합니다. 동생으로 생각 해야만 이야기 나눌 의미가 있는거얘요. 저를 그냥 어디에다 써먹을 여자로 여긴다면 우린 인젠 헤여져야 합니다.” “알았어, 쑈메이메이(작은 여동생)! 동생이 정직하고 똑똑하다는걸 나도 아오. 나에게 방 화와 같은 동생이 있다는 것이 행운이고 행복이 아니겠소? 자기를 돌보지 않고 격류에 뛰여들어 이름 모르는 어린이를 구하는 그런 여성이 아니요? 우리의 멍청하고 추악한 생각을 한번 용서 해주고 끝까지 오빠, 형님이라 불러주오. 나도 영원히 방 화를 나의 친동생으로 여기고 아끼고 사랑하고 싶소.” “오빠! …” 방 화는 몸을 돌려 학명이를 끌어 안고 넓은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륙 학명도 방 화의 두어깨를 꼭 껴안았다. “방 화야, 나를 구렁창에서 건져주었구나! 다른 여자들 같으면 함께 뛰여들어 방향을 잃고 허우적거렸을 더럽고 무시무시한 구렁창이 아니겠소? 감사하오!” “오빠, 오빠동생 하다가 여보당신 하더라는 말도 있어요. 우린 안 그럴거죠?” “안그러구 말구, 안심해, 우린 남녀감정의 환난속에서 만난 오누이야!” “잘됐다! 난 언니 하나만 있고 오빠 없어 부러웠는데.” 륙 학명은 방 화의 등을 도닥여주고 이마에 뽀뽀 한 후 손을 놓았다. 그들은 손을 잡고 정차한 곳으로 천천히 걸었다. “오빠, 나 배고파요.” “그래? 나두. 우리 야시장 가서 뭘 찾아 먹자. 어때?” “좋아요. 야시장 가본지도 오래 됐네요. 오빠, 마 춘란여사님께 저의 미안함을 전해주세요. 기대가 컸을텐데. 절 미워하지 말라고 잘 말해요.” “미안한건 우리지. 아무튼 안심해, 내가 책임 질테니 믿어도 돼.” 두 남녀는 야시장 한 모퉁이에서 칼국수 한그릇씩 훌떡 해치웠다. 륙 학명이 방 화와 어깨동무 하며 시장 안으로 끌었다. “오빠, 인젠 가요. 살 것도 없는데.” “아니다, 오늘 같은 날에는 오빠가 동생한테 기념품이라도 사주는게 도리다.” 살만한 것도 가지고 싶은 것도 없는지라 헛 돌다가 한 공예품 상점에 들어갔다. 각종 잡동사니들 중 전설속의 여덟신선 옥돌조각상이 괜찮아 보였다. 값을 물어보니 여덟을 다 사면 10만원이고 하나씩 골라 사면 2만원이라는 것이다. 두개를 사면 얼마냐고 방 화가 물으니 3만원 내라는 것이다. 결국 흥정끝에 2만원을 주고 두개를 사 하나씩 나누어 가졌다. 방 화는 려 동빈을 가지고 륙 학명은 하 선고를 가졌다. 매대에선 밑바닥에 글도 새겨주었다. 그들은 “명화형매류념(明花兄妹留念)”이라 쓰고 “03년8월6일”이라 날자도 썼다. “아화, 이걸 우리 오래 오래, 우리 우의 끝 날 때까지 보관하기다.” “물론이죠, 아명오빠. 오빠, 인젠 갈래요. 열시반이나 됐어요.” “자고 가라, 내 호텔 잡아주마.” “아니요, 갈 수 있어요. 우리부모님들은 늘 ‘밥은 나가 먹어도 잠은 제집에 와 자야 한다’고 하셨어요. 부모님 말씀 안 들으면 나쁜 어린이 되죠?” “그래, 가자. 널 누가 이기겠니? 고집뿔통 동생 만나 나 골통깨나 앓게 됐다.” 방 화의 새하얀 “신라”가 앞에서 달리고 학명의 검은 “오디”가 뒤를 따랐다. 혼자가도 일없다고 방 화가 아무리 말려도 륙 학명은 말을 듣지 않고 쫓아왔다. 동관 입구에 굽어들어 방 화가 머리를 돌려보니 륙 학명은 동관길에 내려서지 않고 차머리를 백 팔십도로 돌려 오던길 우측으로 달리고 있었다. 방 화는 빨간 점이 사라질 때까지 측은한 마음으로 바라보다가 핸드폰을 꺼냈다. “오빠, 동생 한번 안아주고 가실 것이지 왜 말 없이 돌아져 가셨어요?” “그러노라면 끝이 있겠니? 후에 많이 안아주마. 어서 들어가 잘 자라.” “조심 해 가요. 오빠 사랑 해요!” “나도 사랑 한다, 동생아. 안녕!” “오빠 안녕! …” 자식 없는 부모들은 겉으론 아무일 없는척 하지만 말없이 자식욕심을 많이 하는 법이다. 아무리 자식욕심이 있다고 해도 륙 학명처럼 쪽팔리게 직접 달려드는 일은 흔치가 않다. 간혹 제 삼자를 내세워 탐문하고 론의하고 결정하는 일은 있게된다. 남자가 밖에서 처녀를 꼬셔 아기를 낳게 하고 안고 들어와 마누라보고 기르라 하고 그래서 불화가 나고 갈라지고 야단들이다. 아기 못 낳는다는 약점을 리용하여 바람 피운다면 어느 안해가 그런 남편을 곱다고 하겠는가? 아기 못가지는 안해로서 마 춘란 같은 마음을 가진 여자는 만천하에 둘도 없을 것이다. 그 여자의 마음이 비도덕적이던 자사자리적이던 방 화는 염오 하면서도 측은하게 느껴졌다. 한달이 조금 더 지났다. 9월 11일, 륙 학명과 마 춘란은 한자리에 모여 추석 명절을 쇠자며 방 화와 여 수군부부를 초청하였다. 방 화와 여 수군부부는 약속한 시간에 영성호텔 510번 방에 들어섰다. 륙 학명네 부부는 자리에서 일어나 문가로 달려 나와 손님들의 손을 잡아 흔들며 반겨주었다. 그자리엔 시정부 사무실주임인 염 가준과 부련회 곽 주임도 이미 와 있었다. 그들도 일어나 새로온 손님들을 향해 머리를 끄덕이고 “반가워요”를 부르며 손을 잡았다. 방 화는 곽주임의 손을 잡으며 화뜰 놀랐다. “당신 곽언니 아니세요? 저 방 화입니다.” “호호호… 뭘 그렇게 놀라요? 누가 방 화씨 모른다고 했어요?” “곽언니, 곽주임님 맞네요! 그럼…” 방 화는 뒤말을 흐려버렸다. 염주임님의 부인이 되시느냐고 물으려다가 멈춰버린 것이다. 방 화는 자기가 엉뚱한 생각을 한 것이라고 속으로 혼자 웃어버렸다.  식탁엔 음식들이 한창 오르고 있었다. 매개 사람 앞에 서양요리 한몫씩 오르고 중국요리 여덟가지가 식탁 중앙의 회전판에 배렬 되였다. “얘 아들아, 이리 와 인사 해라. 이두분은 큰 아버지 큰 어머니 되시는 분이고 이분은 고모 되시는 분이다. 내 아들입니다. 귀엽게 봐주십시요.” “안녕하세요? 큰 아버지, 큰 어머니. 저는 륙 지은이라 부릅니다. 안녕하세요? 고모님, 많이 가르켜주십시오.” 스무살 남짓한 총각애다. 어찌보면 멋진 륙 학명의 인물체격을 닮은 듯도하였다. 여 수군네는 아는지 모르는지, 방 화는 뭐가 뭔지 알 수 없었다. “어느 학교에 다니지?” 방 화는 지은이 곁에 자리를 한 후 물었다. “예, 금년에 청화대학에 붙었어요. 래일 떠나요. 9월 15일에 등록 해얍니다.” “오, 좋은 대학에 붙었구나. 부모님 기대에 어긋남이 없이 공부에 열중하고 객지에서 매시 매사에 신중하고 조심 해야 한다. 부모님들께 련락도 자주 하고.” “녜, 고모님. 명심 할께요. 래일 아버지 어머니 저와 함께 가요.” “그러시겠지, 얼마나 귀한 아들인데.” 방 화는 지은의 어깨를 도닥여주었다.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그렇다고 “어데서 주어온거냐?” 아니면 “친아들이냐?”라고 직통박이로 물을 수도 없는 일이였다. 두쌍의 부부가 마주 앉고 방 화네 맞은켠에 염주임과 곽주임이 어깨를 맞대고 함께 앉았다. 큰 상에 네쌍이 사각형으로 둘러앉은 것이다.   “아들아, 어른들께 술 부어라.” 륙 학명이 지시하자 지은이가 일어나 이미 따놓은 양주병을 들고 사람들의 뒤로 한바퀴 돌면서 술을 붇는데 륙 학명이 말을 이었다. “여사장님과 사모님, 염주임님과 마나님, 그리고 가장 친근하고 아름다운 친구 방부장님! 오늘 중추가절에 즈음하여 여러분을 이렇게 모시게 됨을 무한한 영광으로 느낌니다. 저희아들이 청화대학에 붙어 내일 북경으로 떠나거든요. 여사장님은 아마 모르시겠지만 지은이는 나의 친아들이 아닙니다. 이애의 본명은 류 지문인데 우리를 만난 후 륙 지은이라고 필명을 절로 지었답니다… 자자, 여러분, 먼저 한잔 드시고 저의 이야기를 마저 들어주십시요. 그럼 수선먼저 여러분들의 옥체 건강과 즐거운 추석명절이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그누구도 륙 학명의 말에 동을 달지 않고 권하는대로 술을 한모금씩 마셨다. 방 화의 모든 의혹이 일거에 풀렸다. 지은이는 양아들이고 곽주임은 염주임의 안해이다. 몇년을 교제 하면서도 왜 그들이 부부인지를 몰랐는지 그자신도 기가 막힐 정도였다. 지은이가 다시 술병을 쥐려하자 방 화가 먼저 나꿔채다 한바퀴 부었다. 지은이 컵엔 포도즙을 부어주었다. 누가 술을 붇던 말던 륙 학명은 하던 말을 계속 하였다. “한달전 무자식인 저는 한 친구와 후대에 관한 문제를 담론 하게 되였어요. 그친구는 나더러 이사회 어린이 모두가 내 자식이라 생각하고 그중에서 희망을 찾고 진취심을 키우고 성취감을 느끼라고 일깨워 줬어요. 나는 시험삼아 그친구의 말을 들어보기로 하고 사흩날 시부련회를 찾아가 빈곤 학생을 도우련다는 뜻을 말 하고 지도를 청했습니다. 조직에선 바로 이애를 저에게 소개 해주었습니다. 이애는 대학 통지서를 받았는데 가정형편이 곤난해 입학을 포기 하려던 참이였답니다. 지문이는 우리부부에게 기쁨을 안겨주고 희망을 가져다주고 삶의 보람을 느끼게 했습니다. 우리한테 이같이 뜻깊고 찬연한 길을 가르켜준 그친구에게 자연히 머리 숙여지며 뜨거운 감사를 드리게 됩니다. 그리고 우리지문이에게도 응당 동생들이 있어야 할게 아니겠습니까? 하여 명년 이때에 또 한명의 빈곤 대학생을 받을 예산이며 앞으로 우리 힘이 닿는 그때까지 해마다 한명씩 받아 대학 공부를 시킬 작정입니다. 저는요 자신을 위해 돈을 벌고 자신을 위해  살아왔었습니다. 앞으로는 아들을 위해 꾸준히 돈을 벌고 열심히 살아갈 것입니다. 오늘 제가 가장 존경하고 믿어마지 않는 분들께 내아들을 자랑 하고 또 애한테 힘을 실어주고 싶어 이자리를 마련하게 된 것입니다. 사업이 바쁘심에도 불구하고 참석 해주신 여러분들께 너무나도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는바입니다! 그럼 여러분들께 무한한 행운이 깃드시길 축원하며 잔을 듭시다.” 손님들은 열렬한 박수로 답례 하였다. 그 박수소리 속에는 아들을 삼은 희사와 그 아들이 일류 대학에 가는 것을 축하 하는 동시에 빈곤한 학생을 돕는 륙씨부부의 고귀한 정신을 찬양 하는 경의의 마음도 내포되여 있었다. “저의 지기 륙사장님과 부인님 그리고 륙 지은 청년에게 충심으로 되는 축하를 드립니다…”염 가준은 빈잔을 상에 내려놓으며 말을 뗐다.“륙사장님부부는 훌륭한 아버지 어머니로 될 것이고 지은이 또한 좋은 아들로, 혁명의 계승자로 성장 하리라 믿어마지 않습니다. 사실상 우리시에만도 경제난으로 대학문앞까지 왔다가 돌아서서 아름다운 리상과 포부를 가슴 아프게 가슴속에 묻어야 하는 학생이 해마다 몇백명씩 됩니다. 여러가지 도경과 도움으로 대다수는 지은이 처럼 배움의 기회를 되찾지만 그래도 몇십명의 학생들은 꿈을 이루지 못하고 맙니다. 지은이는 아버지가 세상 뜬 후 병든 어머니를 모시고 일하면서 고중을 마쳤습니다. 이애는 마을 어른들을 따라 성시에 와 일하여 어머니의 병도 고치고 학비도 마련하고 싶었답니다. 헌데 이애가 집을 떠나면 앓는 어머니는 어쩝니까? 바로 이때 륙사장님 부부께서 사랑의 손길로 지은이를 잡아주었던 것입니다. 지은이 어머니는 륙사장님 부부의 도움으로 이미 입원치료를 시작 하였습니다. 의사들의 검진에 따르면 문제 없이 완쾌 될 수 있다고 하니 지은이도 안심하고 공부에 열중 할 수 있게 된게 아니겠습니까? 우리사회에는 륙사장님 부부와 같은, 그에게 길을 가르쳐 주었다는 그친구와 같은 이런 사람들이 많아야 합니다…” 염 가준은 문뜩 말을 멈추었다가 다시 이었다. “참 죄송하네요. 제가 무슨 자격으로 누구한테 연설을 퍼붓고 있죠? 정말 송구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아마 못쓸 직업병인가 봅니다. 허허허…그럼 지은이네 새가정에 사랑과 행복만 가득 하시기를 축원하면서 제가 한잔 올리겠습니다…” 사람들은 염 가준의 발언에 박수갈채를 보내고는 그가 권하는 술잔을 들었다. 마 춘란이 일어나 상을 돌며 술을 따르기 시작 하는데 여 수군이 발언권을 찾았다. “륙사장님의 덕분에 오늘 참으로 뜻 깊은 ‘단원절(团圆节)’을 쇱니다. 이처럼 좋은 자리에 불러주어 무한한 영광을 느끼며 뜨거운 감사를 드리는바입니다. 방금전 염주임께서도 말씀 하셨지만 륙사장님의 고귀한 정신은 내가 반드시 따라 배워야 할 바입니다. 아울러 꼭 따라 배우고 행동에 옮기리라 다짐하게 됩니다. 륙사장님처럼 한해에 한명씩 그렇게 많은 학생을 돕지는 못 할지라도 힘이 자라는것만큼은 할 수 있으리라 여깁니다. 남을 위해 꾸준히 돈을 벌고 남을 위해 열심히 살 것이라는 륙사장님의 말씀은 나의 마음을 크게 울려주었습니다. 나도 여러분들처럼 무언가를 했구나 하는 긍지감을 갖도록 노력 할 것입니다. 오늘 여러분들께서 나한테 많은 계발을 주었습니다. 매우 감사합니다. 륙사장 사모님께서 부은 술을 빌어 한잔 제의 합시다. 우리조카 건강하고 행복하게 성장하기를 축복하며 공부 잘 하기를 바라면서 이자리에 계시는 모든분들의 건강을 축원합니다!” 여 수군의 발언에도 사람들은 박수로 인사를 표하고 술을 마셨다. “자자, 안주들을 짚으세요, 모두들 가만히 앉아 강화에만 귀를 기울리시다보니 전혀 잡숫질 않네요. 챙긴건 별로여도 맛나게 많이 드시면 감사 하겠습니다.” 마 춘란이 손님들에게 음식을 권했다. “그리고 모두 바쁘신데 이렇게 오셔 축하 해주고 좋은 말씀 많이 해주어 정말 고맙습니다. 여러분들의 축복을 받고 여러분들을 따라 배워 우리아들 뭐나 다 잘 될 것이고 여러분 처럼 훌륭한 사람으로 클 것입니다.” “아들이 본바탕이 좋고 아버지 어머니를 잘 만났으니 꼭 큰 인재로 될거얘요.” 오 경경이 동을 달았고 곽주임도 “그럼요, 그렇구 말구요.”를 부쳤다. “빈곤학생 부축 사업은 교육위원회, 부련회, 홍십자회, 정부사무실등 부문에서 함께 책임지고 진행합니다. 륙사장님께서 사모님과 함께 저를 찾아오셨지 뭐겠어요? 다짜고짜로 아들 하나 내놓으라는 겁니다. 호호호… 잘 아는 사이이니 롱담이 절반 섞인거죠. 우리나라에 아들은 많으나 내놓으라고 해서 내놓는게 아니지요. 모든 심사와 절차를 거쳐야지요. 그들은 나라와 당과 인민의 보배인데 어찌 함부로 줘요? 물론 륙사장님네 조건은 누구보다도 우수하고 너무나 완벽하죠. 이리하여 닷새만에 아들을 만나게 됐어요. 건축공사장에서 일하고 있는 애를 겨우 찾았죠 뭐겠습니까? 어찌하여 여직껏 아무 말 없더니 불시에 양아들 생각 가지셨나 하니 아까 말씀처럼 한 친구가 조언 하셨다 하더군요. 누구냐고 물으니 그건 절대적 비밀이라고 합니다. 그런 친구가 무명 영웅이고 사랑의 천사가 아닐까요? 응당 우리 정부공작에 가담해 좋은 일들을 더욱 많이하여야 할겁니다…” 곽주임은 연설하는 한편 손시늉으로 사람들에게 술을 권하였다. 두귀로 들으며 한입으로 먹으니 효률이 곱절 증가 되였다. 방 화도 례외 없이 축복 하고 찬사 하고 나중에는 지은이가 결심을 발표 하였다. 방 화는 인민페 자동인출기에서 “장성카드”로 현금 만원을 뽑아내여 지은이의 호주머니에 넣어주었다. 
23    22. 혼 례 댓글:  조회:1413  추천:0  2013-04-23
  22.  혼   례     방 화는 삼박 사일로 중요한 일들을 처리하고 회사로 돌아왔다. “너 중도에 방철이를 버리고 온거 아니냐? 어쩌면 이렇게 빨리 왔어?” “삼촌도, 어떻게 버려요? 집에서 시부모님들과 이틀밤 보내고 언니집에 가 친정 엄마와 하루밤 잤는데요, 그럼 됐죠뭐.” “모두 무사하시던? 로인들 엄청 반가워 하셨겠구나. 며칠 더 놀다 올거지.” “5.1절과 5.4청년절이 다가왔잖아요? 다 내 일인데 소홀이 했다간 애들한테나 사장님한테 매 맞으라구요? 호호호… 삼촌, 이번 5.1절 5.4절을 어떻게 쇨지 바라시는 것이 없으세요? 무슨 계획이나 방안 같은거 말입니다.” “음, 난 생각 해 둔게 없는데 네가 또 무슨 엉뚱한 궁리를 한 모양이구나.” “좀 미숙한 생각인데요, 들놀이 갑시다. 애들이 그런걸 좋아 하잖아요?” “좋아 한다고 어떻게 다 할 수 있겠니? 그 많은 사람이 어데를 어떻게 가고 뭘 할 수 있단말이니? 몇십명이면 아무렇게나 쉽겠는데 몇백명 대군을…” “정확히 6백 6십명입니다. 그날엔 구락부랑 건설부랑 다 가야거든요. 회사에 경비인원 십명이면 되겠죠? 그러니 6백 5십명으로 칩시다. “장소는 회사에서 20분 걸어나가면 됩니다. 바로 우리 왕관가원 산등성이로 가요. 제가 한번 돌아 보았는데 너무나 좋은 장소입디다. 먼저 왕관가원 뒤면 산등성이 천메터 길이에 식수를 해요. 한사람이 한그루 꼴로 묘목을 6백 5십그루만 사면 돼요. 잘 살아나는 백양나무나 비슬나무 묘목을 건설부에서 책임지고 사오면 될겁니다. 앞으로 그나무들을 아빠트 구역내에 조경 할 때 쓸것이니 다 건설부의 재산이죠. 건설부에서 이튿날 차로 물통을 싣고 다니면서 나무마다에 들부으라구요.  “그 산등성이에서 오락도 하고 줄다리기도 하고 산꼭대기에 붉은기를 꽂아놓고 진지 점령전도 벌리고, 보배줏기란걸 아세요? 몰라요? 영 재밋거든요. 종이장에 번호를 쓰고 노래 제목이나 표연 종목 같은거 적어둡니다. 장려품까지도 쓸 수 있고요. 그 종이장들을 하나씩 온 산에 감추어 놓고 전체 인원이 함께 찾게 합니다. 그래서 보배 줏기라 하거든요. 번호를 부르면 번호에 맞는 사람이 종이장을 들고나가 사회자에게 보이고 그 보배종이에 쓴대로 표연 합니다. 례를 들어 일번에 “여사장님을 업고 노래 하세요.” 혹은 “여사장님을 노래 시키세요.”라고 썼다면 그렇게 해야 합니다. 이건 례를 들어 그렇게 한단 말이고 여사장님을 지목하지 않을 겁니다. 보배종이장에 안 쓴단 말입니다. 그러니 겁내지 마세요. “고지 점령이나 줄다리기 같은건 각 공단에서 선수를 선발 해야죠. 건설부는 절대 다수가 남성청년들이니 시합 규칙을 잘 해야 할겁니다. 한편 이렇게 함으로서 남녀청년들이 만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되는거얘요.   “점심식사 후엔 공단별로 활동 하도록 떠맡길 예정입니다. 구락부와 후근인원은 처음부터 사람이 적은 d공단에 가입시켜 함께 하게 할 생각이구요…” “잠간, 점심 식사는 회사에 와 할거니? 아니면 그많은걸 끓여서 메여 갈거니?” “아니요, 회사에 와 먹으면 간단 하지만 그러면 들놀이가 아니지요. 사장님께서 돈 좀 내야겠습니다. 주방 인원도 그날엔 일손을 놓고 놀아야지요. 한사람 앞에 빵 두개 사이다 두개 쏘세지 두개 이렇게 6백 6십명분을 사면 돼요. 건설부 자동차로 직접 생산공장에 가 사오면 눅게 사올 수 있을거얘요. 남자들은 술을 조금 마셔야죠. 그러니 흰 술과 맥주는 인원에 따라 정량으로 나누어줍시다. “상품은 의미적으로 수건이나 치약, 비누, 알사탕, 쏘세지 이런걸로요, 오락이 목적이지 상품 타는거 목적이 아니거든요. 지금 공회경비가 좀 있습디다. 이번에 그걸 쓸까 합니다. 남겨 두어도 소용 없어요. 이러루한 구상인데 어떨까요?” “생각 많이 했었구나. 들어보니 귀맛 당기는데 생각대로 흥미 있게 조직 할 수 있겠어? 돈 들이고 힘 들이고 시간 들이고 멋 없이 지나면 안 하기만 못 할거야.” “신심이 있어요, 구체적인건 위원들과 토론 연구 해야죠. 그러면 꼭 돼요.” “그러구 거 나무 심는다는거 차라리 그만두면 어떨까 생각 되는데. 심어도 줄도 맞지 않고 거리도 맞지 않고 또 얼마나 살아 남을지?” “삼촌, 절반이나 3분의 일이 살아남아도 성과이고 효익이얘요. 앞으로 구역내에 큰 나무를 많이 옮겨야 할건데요. 이 활동은 경제적 효익보다 정신적 효익이 클거라 생각합니다. 5.1-5.4에 한사람이 한그루라는 주제로 애국심까지는 몰라도 애사심 ㅡ자기의 회사를 사랑하고 자기의 가원을 사랑하자는 정신을 부여 하려는 것입니다. 그리구 불도젤이나 굴착기로 우리땅 경계에 한보습 쭉 그어놓으면 되지 않을까요? 그장비는 아무 곳이건 곧게 갈 수 있잖아요? 거리는 한삽 길이로 하면 딱이얘요. 제가 계산 해봤어요. 물론 이런 것은 왕 한빈 부장님과 청시하고 동의를 얻어야죠. 그분께서 불가능이라 하시면 우리생각을 접어야겠죠. 내 생각은 그렇게 하면 될 듯 싶은데 말입니다. 5월 3일이 토요일이죠. 그날 들놀이 하고 일요일 쉬고 월요일부터 다시 일하면 어떨까 생각 합니다. 오늘이 토요일이니 이제 일주일 남았어요.” “그러면 너네 위원회에서 잘 토론하고 좀 더 명확한 제의안을 만들어라. 월말 동사회의를 하루 앞당겨 열고 토론하자. 결론이 되면 구체적 준비를 해야 하니깐, 준비 할 시간 3일은 가져야겠지?” 2003년 5월 3일은 신라신 집단의 대 명절이였다. 왕 한빈 부장이 적극으로 지지 해 농기소에가 보습날을 빌어다 땅 경계에 홈을 깊숙이 치고 둬메터 넘는 백양나무 묘목 350그루와  메터반씩 되는 비슬나무 묘목도 350그루 샀다. 4푼짜리 비닐고무관도 천 오백메터나 사서 나무에 물 줄 준비까지 해놓았다. 방 화가 들놀이 총지휜지라 방 화가 써준 품목과 수량대로 점심먹거리와 장려품들도 트럭으로 실어왔다. 점심먹거리는 위원회의 의견에 따라 사이다를 한병 줄이고 우유와 짠지 한봉다리씩 증가 하였다. 리 영섭과 공 만석은 건설부의 창고에서 전기선을 가져다 아빠트로부터 놀이 장소에까지 늘이고 구락부의 축음기, 록음기, 대형 음향 시설을 실어다 안장하였다.   방화는 건전지나 한박스 사고 작은 마이크나 작은 록음기를 가져다 사용하리라 계획 했었는데 동관촌과 공업단지 전체가 들썽 하도록 만들어 놓을 줄은 생각도 못했다. 뒷산 등성이에 자리한 그들의 들놀이터는 전체 동관구와 공업단지를 마주한 큰 로천무대와도 같았다. 공업단지의 많은 공인들은 자기 공장마당에서 부러운 눈길로 오래도록 바라보군 하였다. 그래서 신라신의 공인들은 더욱 흥이 나고 어깨가 으쓱 해 졌으며  더욱 잘 진행 되여 나갔다. 방 화는 시 만보 기자 한명과 테레비죤방송국의 기자 한명을 청하였다. 련계 할 수 있는 기자는 많았으나 두사람만 함께 들놀이를 하자며 회사에 와 아침을 먹도록 일찍 도착 하라고 불렀다. 그래야 식수하는 첫절목부터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였다. 그들은 아니나 다를까 식수 활동에 무척이나 호기심을 가졌고 고지 점령 운동에는 자기들도 끼여달라고 하여 만보의 여기자는 정정이 수하로 들어가고 텔레비방송국의 기자는 건설부에 들었다. 등산 선수는 열사람씩이였다. 정정이네 공단에서 붉은기를 뽑아 흰수건 하나씩과 비누 하나 치분 치솔 하나씩을 타고 건설부 청년들이 이등을 하여 흰수건과 비누 하나씩을 탔다. 들놀이는 예상보다 몇배로 잘 되였다. 토요일이라 저녁에 구락부도 초만원이였다. “오늘 신라신에서는 재미나게 놀데.” “그러게, 여사장은 청년들 마음을 잘 알아주는 분이란데. 우리 사장은 언제…” “우리 사장님은 일밖에 몰라, 여사장두 여사장이지만 방부장이란 여자가 그리도 날쌔단다. 여성부부장이구 공회주석인데 이구락부두 그여자 만든게란다.” “그래? 그런 여자 다 있다니? 그 회사 공인들의 복이구 행운이다.” “첫 날 깡패 여섯이 쳐들어 왔댔는데 방부장 뽀뵤(경위) 둘이 나타나 몇초 안에 쓸어눕혔단다. 갈비 끊어지구 이빨이 빠지구 아래 종아리 부러지구…” “야!ㅡ 무술 영화 같구나!” “하나는 목숨까지 잃었다는데 뭐.” “그러믄 보스가 잡혀가야재?” “제칼에 제가 찍혀 죽었는데 누가 누굴 잡아가? 이 미꾸라지야.” “아룽, 니 너무 분다. 거기서 자살이나 했단 말이야? 제 마치 본 것처럼.” “본게 아니라 3차간에 후뚤거리는 애 하나 있잖아? 까까머리, 갸 친구가 그날 저녁에 무리에 끼여 왔다가 이빨 세개나…” “이빨 세개나 빠졌겠구나…” “쉿! 왔다, 왔어. 저여자 방부장이다. 봐라 얼마나 쌕쌕하게 생겼는가.” “정말, 야아ㅡ… 손이라도 한번 잡아 봤으믄…” 방 화는 장내를 한바퀴 둘러보고는 곧게 아룽이네를 향해 걸어 와 옆에 앉았다. “동무네는 어느 회사에서 왔습니까?” “도요다입니다.”하고 아룽이 낮은 소리로 대답 하였다. “처음입니까?” 방 화가 다시 물었다. “아니요, 자주 다닙니다.”   “그런데 왜 춤을 추지 않아요?” “추고 싶지만 파트너가 없어요.” “저쪽에 저렇게 많이 앉아 있는데 맘에 드는 처녀 없어요?” “다 면목 모르는데요?” “면목 모르니깐 면목 익히려고 온 것이 아닙니까? 만남의 장소 사랑의 자리라고 했거든요. 만나보고 료해하고 사랑을 나누라는 것입니다. 혹시 집에 각시라도…” “아니, 아닙니다.” “그럼 동무들은 어진겁니까, 멍청한겁니까?” “어지고 멍청한거겠지요.” “엉? 말씀 들어봐선 어지지도 멍청하지도 않은것 같은데요. 사귀고 싶으면 따라 와요, 내 소개시켜 줄게요. 우리회사 친구들이거든요.” 아룡과 “미꾸라지”는 방화를 바싹 따라섰다… 7월 말, 그날도 토요일이였다. 광동이가 저녁식사를 같이 하게 시간 좀 내여달라고 방 화한테 전화를 걸어왔다. 방 화는 광동의 전화를 다시 받고 퇴근하는 길로 왕관술집(王冠酒楼)으로 갔다. 왕관술집은 왕관가원 1호 아빠트 중심, 방 화가 처리한 집을 사서 새로 꾸린 영업이 꽤나 잘 되고 있는 고급스런 음식점이였다. 광동이가 문밖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방 화를 데리고 이층으로 올라갔다. 이층은 원래 주택으로 지은 집이라 두집 사이벽에 통로 하나만 내고 모든 벽은 그대로 있었다. 큰 방엔 상 두개씩 놓고 작은 방엔 상 하나씩 놓았다. 하나씩 놓은 상도 방의 크기에 따라 6인 상, 8인 상, 10인 상, 각기 달랐다. 그러니 한집에 상 여덟개씩 이층엔 도합 열여섯 상이다. 일층은 입구 옆에 카운터를 만들었고 뒤쪽으로 3분의 1 되는 곳에 유리벽을 세워 주방으로 하였다. 주방 앞에 정문으로 들어서게 되는 대청엔 상 열네개를 놓았다. 방 화는 광동이를 따라 작은 방에 들어섰다. 방에는 철주, 효리, 정정이 그리고 왕대대장도 와 있었다. 방 화는 왕 부룡에게 경례 하고 악수 하였다. “왕대장님, 오래간만입니다. 여전하시죠? 헌데 어쩌다가 이렇게 왕림 하셨죠?” “안녕 하십니까? 하, 이놈들한테 랍취 당했어유. 주말이라 술 한잔 사준다기에 차에 앉았더니 여기까지 끌고 오는거 아니겠습니까? 아무튼 랍취던 요청이던 반가운 분들을 만나게 되여 기쁨니다.” 방 화는 자연히 왕 부룡 곁에 앉게 되였다. 모두가 제짝이 있으니 말이다. 각종 료리가 푸짐히 올랐다. 술이 둬순배 돌았다. 왕대장과 광동이가 흰술을 하고 철주와 여자들은 포도주를 마셨다. 철주는 원래 주량이 없는데다가 차운전을 해야 했다. “단순히 술 마시자고 부른것 같진 않은데 모두들 언제까지 딴전을 부릴거죠?” 방 화가 참지 못하고 의문을 던졌다. 그소리에 모두들 하하하…호호호…웃음보를 터뜨렸다. 광동이가 술병을 들고 일어서서 부으려고 하자 방 화는 손을 내저었다. “아니요, 볼라니 나혼자만 따돌리고 꿍꿍이를 꾸민 듯 한데 알고야 마시겠소.” “녜, 이잔을 붓고 말씀 드리겠습니다. 실은 꿍꿍이가 아니라 제가 말씀 드리는 책임을 졌는데 술로 담 좀 키워가지고 말씀 드리자고 약속은 했습니다. 다름 아니라   저희들 8.1절을 계기로 결혼 하려고요.” 네 젊은이는 죄진 애들처럼 머리를 숙였다. 방 화도 어느정도 예측 하고 있었다. “좋아요, 참 좋아요! 드디여 결혼소리가 나왔군요. 나는 저네들이 젊은 기분에 불이라도 지를까봐 얼마나 근심 했는지 아오?  그러구 왕대장님 아셨으면 언녕 말씀 했어야죠. 제가 회사 여성부장이란걸 아시죠? 제가 안주면 각시들을 못데려 가요.” “하하하…나도 차에 오면서 알았습니다. 죄송하군요… 아니죠, 난 죄가 없는데 왜 죄송합니까? 원래 본인들이 회보해야 하는건데. 방 부장님은 왜 날 탓 합니까?” “호호호…글쎄요, 원래 이들의 결혼은 상급에서 비준 해야 하는것 아닌가요?” “물론이죠, 공작의 수요거든요.” “그럼 언녕 비준 했군요. 자, 젊은 두쌍의 행복을 축원 하면서 한잔 듭시다!” 다같이 한모금 마신 후 광동이가 말 하였다. “월요일날 혼인등기처에 가게끔 효리하구 정정이한테 소개신 떼주고 하루 청가 주십시요. 옷도 한벌 사야니깐요. 그리구 누님께서 우리 혼례식을 주도 해줘요.” “응당한 일이요. 밀어버릴 수 없는 직책이지. 어떻게 할 것인가 말해보오.” “여기 회사의 친구들과 간단히 한끼니 먹고 국에 동료들과 한잔 마시고 그러면 돼요. 그리구 철주넨 매가현에 가서 한번 더 해야 할겁니다. 집체 혼례식이라 할 수 있겠죠? 옛식은 모조리 없애구요, 부부라는 것만 사람들에게 알리면 됩니다. 그리구 왕대장님께서 대표로 이곳 활동에 참가 하실거구요, 누님께서 대표로 저쪽 술좌석에 참가 해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축연은 검소하게 하고 우리 자체로 돈을 낼거구요 부조돈은 절대 한푼도 받지 않으렵니다. 두 지도자 분께선 이점을 꼭 도와주세요.” “그대로 집행 하면 되겠구만뭐. 안그래요? 왕대장님. 아니, 사돈님. 호호호…” “예, 사돈님. 저희들끼리 작전을 다 짜 놓고 몰아넣는구만. 모는대로 가야죠.” “연회 값은 본인이 내는 것이 아니고 친구나 단위에서 내야지. 우리더러 주도 하라고 했으니 이런것은 우리가 하라는대로 해야 할 것이요. 그렇죠? 사돈대장님.” “그럼요. 우리한테도 권력을 좀 줘야지.” “8월 1일 저녁 우리집에선 직공 화식대로 저녁을 먹고 식을 간단히 하겠습니다. 이런건 원래 정정이가 잘 하는데 큰 일이군요. 실랑집에서는 어느날에 하실런지 날자만 알려줘요. 신부집보다 먼저 하는 법은 없거든요. 1일날 저녁 식이 끝나면 새 각시를 실어갈 수 있어요. 신혼방은 원래 실랑집에서 꾸며주어야 하는건데 아마도 구차한 사위를 맞았으니 신부집에서 선심 써야겠어요. 우리가 영성호텔에 방 두개를 이틀간 맡아주겠습니다. 팔월 1-2일로요. 그러니 사돈집에서도 2일날 저녁에 식을 올리는 것이 편리 할 것 같습니다. 구체문제는 우리 사돈끼리 잘 상의 합시다.” “수선 애들 가시집에서 신혼방을 안배하신다니 더없이 감사한 마음입니다. 나는 우리 숙소 두칸을 청소 해주려고 생각 했었는데. 쑈양, 2일이믄 무슨 요일이데?” “토요일입니다, 왕대장님.” “마침 잘 됐구만, 그럼 실랑집에서는 2일날 저녁에 축연을 여는 것으로 합시다. 장소는, 장소는… 어이, 장소는 어데다 하는 것이 좋을까?” “우리도 단위 식당에서 안주나 둬가지 놓고 간단하게 한잔씩 마시면 안돼요?”   “쑈양, 그게 무슨 소리야? 결혼이란걸 너무 우숩게 보는거 아니야? 잘 못하면 너 평생 후회 한다, 알어? 저, 방부장 사돈님, 신혼방 어느 호텔이라고요?” “영성 호텔에 정할 예정입니다, 사돈님.” “오, 그러면 영성 호텔에서 하는 것이 좋겠구만요. 그리로 합시다.” “왕대장님, 거긴 너무 비쌀텐데요…” “입다물어라, 쪽 팔리게 놀지 말고. 우리가 한다고 했잖아?” 혼례식에 관한 토론은 여기에서 끝났다. “왕대장님, 1일날 저녁 새각시 데리러 몇사람이나 올거얘요?” 방 화는 낮은 소리로 왕 부룡에게 물었다. “두 실랑에 나 하나, 셋이면 되지요 뭐.” “동료들 더 안 와요?” “이튿날 모일텐데 복잡하게 올 필요 없다고 봅니다. 회사에 부담이나 주지요.” “남자측에서 한사람이 오면 여자측에선 둘이 따라 가고 열이 오면 스물이 따라 갑니다. 먼저 알고 인원을 조직 해둬야거든요. 이게 조선족 구법입니다. 호호호…” “모르고 많이 가려했더면 큰 일 날번 했군요. 허허허…” 8.1절 전날 방 화는 영성호텔에 가 단단이를 찾았다. “방언니, 오래간 만이네요! 무사히 보냈어요?” “그래요, 오래간 만이네요. 홍사장님은 계셔요?” “녜, 근데 뭘 도와드릴까요?” “신혼부부 두쌍이 8.1에 결혼 하는데 여기에서 두날 밤 재우려해요.” “방언니 같은 분은 전화로 예약 하셔도 되는데 친히 오셨어요?” “방을 보고 고르려고요. 그리고 술상도 예약하고요.” “그러세요? 그럼 방부터 보실까요?” 단단이를 따라 천원짜리 방에 들어가 보고 천 삼백원짜리 방에도 들어가 보았다. 천 오백원짜리 방에 들어가 보니 단칸방인데 넓직하고 잘 꾸며져 있었다. 그이상은 신혼부부에겐 필요 없이 곁방이 달려 값만 높을 뿐이라고 단단이가 설명하였다. “언니, 이틀 묵으신다면 하루 값만 내면 돼요. 신혼부부 주연을 이호텔에서 가진다면 주숙방을 무료료 하루밤을 제공 합니다. 원래 제공하는 방은 천원짜리이고 한칸인데 천 오백원짜리에 신혼부부 두쌍이라니 조금 복잡하긴 한데요, 우리 함께 홍사장님 만나뵈면 어떨까요? 시간이 허락 되신다면요.” “좋아요, 이런 일 없드래도 인사하러 올라가려던 참이였어요.” 그들은 27층으로 올라갔다. 방 화는 방 잡으러 온김에 연회상도 예약 하련다고 왕대장 한테 전화를 걸었다. 여섯상이면 된다는 것이다. “방부장님, 그럼 가신김에 수고 해주시오. 나는 래일쯤 가보려 하였었는데 안 가도 되겠군요. 예약 된 후 전화 쳐주시요.” 단단이는 방 화가 왕대장 한테 전화 칠 때 홍사장한테 전화를 쳤다. 전화를 받은 홍사장은 복도에 나와 기다리고 있었다. “어서오세요, 방언니! 무슨 업무이기에 친히 오셨어요?”   “업무는 무슨, 방 두칸 예약하러 왔다가 홍사장님 보고싶어 올라 왔죠.” “고마워요! 하시는 일은 잘 되시죠?” “예, 덕분에요.” 비서가 커피 두잔을 가져 왔다. 기회를 타 문가에 섰던 단단이가 입을 열었다. “사장님, 실은 방언니 방 두칸을 이틀로 예약 하시는데 두쌍의 신혼부부고 우리 호텔서 음식을 쓴답니다. 우리 우대 정책에 맞추려니 잘 안 맞아서요.” “안 맞는 점들을 말해보거라.” “천원짜리 방 하나 하루밤인데 방언니는 천 오백원짜리 방 두개 두밤입니다.” “오, 차도가 너무 많군요.” “우대 받으려고 온거 아닙니다. 단단씨가 말 하니 알았지 이런 우대정책이 있는 줄도 몰랐는데요 뭐. 념려 마시고 제대로 다 받으세요.” “삼천원 면제하고 절반만 받으면 되겠네요. 섭섭하지 않으시죠?” “너무나 감사하지요. 생각 밖인데요.” “결혼 하시는 분 친척이세요? 아니지, 두쌍이라 하셨죠?” “녜, 친척은 아니구요, 친척 보담 더 가까운 형제 자매들이죠. 한쪽은 우리회사 처녀애들이고 총각은 시공안국 형사경찰들인데 넷이 모두 나를 누나라고 부른대요. 그런데 집은 다 외지에 있지, 누나로서 어쩌겠어요? 신혼방이라고 이름 달아 짧은 이틀이라도 포근히 잠 재우고 싶은걸요.” “언니, 정말 감동 되네요. 매번 만날 때마다 사람을 감동 시키기입니까? 상세히 묻지나 말았어야 하는건데. 3일간 방 두개를 면비로 드리겠습니다.” 홍 화는 서랍에서 우대카드 두장을 꺼내여 넘겨주었다. “이거 송구스러워 어쩌죠? 번번히 신세만 지고 갚지 못해서요. 그저 감사하다는 말밖에 더 어쩔 수가 없군요. 홍 화사장님!” “방 화언니, 우린 성은 달라도 이름은 같잖아요. 그래서 그런지 마음이 닮은것 같아요. 그래서 우대카드란걸 만든거구요. 저, 신혼부부 성명을 여기에 남겨줘요.” 8월 1일 저녁 회사에서는 잔치를 크게 벌렸다. 설아가 애들을 이끌고 식당 벽에 붉은 종이로 오린 커다란 기쁠 희자를 부쳐놓고 마 효리와 양 광동, 양 정정과 조 철주의 결혼을 축하 한다는 프랑카드도 걸어놓았다. 공회에서 돈을 내여 볶음채도 네가지나 더 하였고 포도주도 주량것 마시도록 하였다. 광동이와 철주는 까아만 경복을 반듯하게 입고 가슴에 붉은꽃을 달았으며 흰 장갑까지 끼였다. 정정이와 효리는 땅에 끗기는 드레스 같은 새하얀 례복을 입고 붉은 꽃송이들로 머리를 덮었다. 신랑은 너무도 멋졌고 신부는 너무도 황홀 했다. 저녁을 다 먹자 식탁들을 접어 한쪽 벽에 기대여 세워놓고 가운데에 걸상들을 모아놓고 처녀애들이 앉았다. 걸상을 못 가진 애들은 삼면에 빼곡히 둘러섰다. 처녀애들의 박수와 함성속에서 신랑 신부 네사람은 등장하여 형제자매 동료들을 향해 두 여자는 허리를 깊숙히 굽히고 두남자는 오른손 다섯 손가락을 딱 부치고 곧게 펴 모자채양귀에 가져다 댔다. 그리고는 사회자인 정 설아의 지시대로 방향을 바꾸어 앞에 나란히 앉은 왕대장과 여사장에게 같은 식의 경례를 올렸다. 경례를   받고난 여 수군은 자리에서 일어나 두 신랑의 손을 하나씩 잡았다. “우리 사위들 너무나 멋지다. 우리회사의 딸을 데려다 아껴주고 사랑 해주고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기를 축복한다!” 여 수군은 두툼한 붉은 봉투 두개를 꺼내여 광동이와 철주의 호주머니에 하나씩 넣어주었다. 사회자는 붉은 봉투를 당금 내놓으라고 호통쳤다. 봉투 두개가 설아의 손에 왔다. 설아는 붉은 봉투속의 붉은색 돈을 꺼내여 헤여보았다. 50장이였다. “얼마인지 모두 궁금하시죠? 팔천 팔백 팔십 팔원 팔십 팔전입니다. 팔자가 여섯개나 붙었습니다. 무슨 뜻인지 알죠? 자매여러분, 사장님의 축복을 받기 위하여 우리들도 시집 갑시다!” 처녀애들은 박수를 치고 손을 내두르며 함성을 올렸다. 설아는 붉은 봉투를 흰 장갑을 낀 신부들의 손에 하나씩 쥐여주었다. “두 형부께 의견이 있어요. 장인 되시는 사장님께서 붉은 봉투를 주었으면 그걸 안해님에게 바쳐야 하는 것이지 넣어주는대로 시치미를 뚝 딸래긴가요? 그리고 두 언니도 잘못이 큽니다. 뺏어야 합니다, 주먹을 부르쥐고 눈을 부릅뜨고 이를 악물고 달려들어 뺏어야 해요. 돈과 남편을 잘 관리하는 안해가 똑똑한 여자랍니다…” 신랑 신부가 입을 맞대고 실에 맨 과자 뜯어먹기랑 두팀이 경색하며 하다보니 더욱 흥나고 재미졌다. 방 화가 축하 발언을 하였고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이쪽 저쪽 촬영을 하느라 바삐 보냈다. 정 설아는 사회를 너무도 잘 하였다. 저같이 명랑하고 똑똑한 처녀애가 굽은 길로 들어설번 하였다. 방 화는 생각하니 가슴이 뜨끔한다. 방 화는 차문 유리를 내리고 차안에 대고 말 하였다. “광동이, 철주, 오늘저녁 절대 급해 하지 말고 천천히 살랑 살랑 많이 애무 해 주면서 하오. 성생활도 대방을 배려하는 마음과 행동이 첫째요. 여자들은 첫날밤이 기대 되면서도 무섭고 아프면서도 흥분되고 그런거요. 그러니 첫날밤을 잘 못하면 심리상에 큰 상처를 남길 수도 있소. 이것이 영성호텔 우대권이요. 돈을 내지 않고 3일을 있을 수 있소. 카운터에 주면 카드열쇠를 줄거요. 카드의 번호대로 올라가면 되오. 내 무상으로 얻은 것이니 아무런 부담도 가지지 마오. 함께 보내주지 못해서 미안하오. 첫날밤이 즐겁기를 축원하요! 일이 있으면 제때에 전화 하오. 그럼 왕대장님 수고 해주세요, 우린 래일 또 만납시다.” 그들은 방 화와 인사를 나누고 떠났다. 철주가 운전석에 앉고 왕대장이 보조석에 앉았다. 광동이가 뒤좌석 가운데 앉고 두 신부가 량켠에 앉았다. 광동이도 양가이고 정정이도 양가이다. 그래서 그들은 서로 오빠 동생 한지가 오래다. “친누나라도 저렇게 못해준다. 너희들 절대 은공 잊으면 안된다.” “알아요. 명심 할게요.” 왕대장의 말에 모두들 수긍 하였다. 아홉시쯤 단단이가 방 화한테 전화를 쳐왔다. “언니, 단단이얘요. 오늘 오기로 한 신혼부부 아직도 안 오네요.” “오, 대개 반시간이면 도착 할겁니다. 여기서 결혼식을 끝내고 떠난지 한시간이 넘었어요. 그럼 잘 부탁 드려요.”   철주는 차를 잘 몰았다. 영성호텔 정문에 도착 하니 복무생이 문을 열어주었다. “왕대장님, 방에가 물이라도 한컵 마시고 가세요.” “그럴까? 신혼방 구경도 하고 싶은데.” 정정이가 효리의 팔을 끼고 남자들의 뒤를 바싹 따랐다. 정정이는 효리보담 한 살 위이지만 언제나 이런 자태였다. 왕대장이 뒤를 따르며 소리쳤다. “느그네 팔을 잘 못 꼈어. 어서 놔!” “왜요?” 정정이가 효리의 겨드랑이에서 제꺽 손을 뺐다. “동성련 같잖아? 앞사람의 팔을 끼던지. 허허허…” “에이, 아저씨도. 난 또 무슨 큰 일 난 줄 알았잖아요.” 그들이 카운터에 이르니 양복차림을 한 로복무생이 깎듯이 경례 한다. 광동이는 “안녕하세요?”를 부르며 방 화가 시켜준대로 카드 두장을 내놓았다. 복무생은 카드를 받아 훑어 본 후 또 한번 경례하며 “25층으로 올라가세요, 거기에 접대원이 있습니다.” 하고는 그들이 몸을 돌리자 “그들 왔어요.”라고 혼자 말처럼 하였다. 그들 다섯이 25층 승강기 문을 나서니 어여쁜 아가씨가 머리부터 숙이고 말했다. “우리호텔에 오신 것을 환영 합니다! 양 광동, 조 철주군 맞으세요?” “예, 그렇습니다.” “따라 오세요.” 어여쁜 아가씨 단단이가 붉은 주단을 밟으며 앞에서 걷고 그뒤에 효리와 정정이, 그다음 철주와 광동이가 섰다. 왕대장은 맨 뒤에서 한발 떨어져 따랐다. 사민복장을 한 왕 부룡은 이들중 무슨 배역인지 누가 봐도 알 수 없었다. 복도를 따라 너덧메터 나가 오른 켠으로 굽어들자 박수소리가 좁고 길다란 복도에 챙챙이 울리였다. 복도 량켠에 남녀 복무원들이 칠팔메터 줄지어 서서 박수를 치고 있었던 것이다. 박수 대오 끝에 방문 두개가 열려져 있었다. 단단은 백 팔십도로 돌아서서 왼손을 번져 보이며 뒤따라온 사람들을 방으로 안내하였다. 다섯은 한칸으로 들어갔다. 제일 먼저 눈에 띄이는 것은 창문에 오려 부쳐놓은 붉은 종이 희자이고 머리를 조금 드니 천정에 가로 세로 걸어놓은 채색 종이테프와 꽃, 고무풍선이였다. “신혼방 특급이다! 옛날 황제도 이런 호화로운 잠자리를 가져본것 같지 않다.” “왕대장님 앉으세요, 제가 물 따를게요.” 효리가 급급히 차잔을 번져놓고 보온병 뚜껑을 열었다. “아니야, 나 가야지. 즐겁게들 보내게. 내일부터 일주일 푹 쉬여. 래일저녁에는 2520번이라 했지? 그럼 래일저녁 2520번에서 만나자.” 이튿날 저녁 방 화는 설아 한사람만 데리고 떠났다. 그들은 신랑 각시를 보고 싶어 일부러 한시간이나 일찍이 떠났던 것이다. 정정이는 방 화가 당금 도착 한다는 전화에 조급해났다. 그들은 전날 밤부터 지금 까지 쵸콜레트로 고픈 배를 달래며 침대에서 뒹굴고 있었던 것이다. 효리네도 그랬다. 몇분이라도 더 살과 살을 맞대고 안고 있고 싶은 때다. 어느 숙사에 신혼방을 꾸렸더면 이렇게 하루종일 안고 뒹굴수 없었을 것다. 그들은 신혼의 첫날 밤낮을 벌거숭이로 너무나도 행복하게 보냈다.   “계집애들, 여직껏 샤워도 안 하고 뭘 했어? 벌거벗는게 그렇게 좋은걸 어떻게 참았을까 모르겠네. 아, 아니야, 설아는 귀 막아. 처녀들 들으라는 말이 아니다.” 광동이는 철주한테로 건너가고 정정이가 건너와 효리와 함께 샤워실로 들어갔다. “언닌 그래 첫날밤에 옷을 꽁꽁 입고 잤어요? 호호호…” “벗어도 치사하게 스무시간씩은 안 했다. 밤중에 한번 데꺽 하고 입고 자다가 새벽에 또 달려드니 아래만 벗고 데꺽하곤 안 한것처럼 일어나 밥 했다.호호호…” “밥? 밥은 어째 해요? 딴 사람들은 뭘 하구요?” “우리네 민족 습관이 새각시 첫날 아침에 꼭 밥을 지어 시부모님께 챙겨 드려야 하는 법이다. 그렇잖으믄 쫓겨난다. 너네 알기나 하니? 너네처럼 이튿날 저녁까지 붙어 있었으믄 백번두 더 쫓겨났겠다. 너네 아래동네 신혼기 위생 잘 지켜야 한다. 남자여자 저녁마다 씻구자구.” 두 남자가 먼저 옷차림을 다 하고 건너왔다. “경찰아저씨들, 신혼밤 좋았어요?” “좋구말구요, 인제야 인생 사는 듯 합니다. 허허허…” 방 화의 묻는 말에 광동이가 대답했다. “무릎팍 다 벗겨지지 않았어요? 호호호…” “체, 누님두, 무릎팍만 벗겨져요? 제일 중요한 물건을 홀딱 벗겨놨어요.” “야, 처녀가 옆에 앉아있는데 말 좀 조심해라.” 광동이가 철주를 짐짓 나무람 하는척 했다. 설아는 얼굴이 발개졌다. “형부네 참 문젭니다. 친처제 앞이라면 말씀을 삼가 하실거죠?” 정정이가 치장을 마치고 건너오다가 그소리를 들었다. “야, 어째 형부네하구 큰 소리니?” “뭔지 몰라두 중기를 언니 홀딱 벗겨놨다잖아요? 후젠 안전모자 꼭 씌우세요.” 예정한 여섯시가 거의 돼오고 있었다. 신랑 신부도 복장 차림을 끝냈다. 방 화와 설아가 신부를 하나씩 앞에 세우고 머리에 꽃도 바로잡아주고 얼굴의 분가루 자국도 지워주었다. 방 화는 손가방에서 자그마한 향수병을 꺼내여 효리와 정정의 어깨에 뿌려주고 신랑들의 팔을 들고 양쪽 자개미에 뿌려주었다. “저넨 여기서 조금 기다려. 우리둘이 먼저 가서 정찰하고 전화 칠게. 20번 방이 이쪽으로 나가다 왼손켠으로 굽어들어 조금 가면 있으니 전화 치면 나오오.” 방 화와 설아가 왼손켠으로 굽어들면서 바라보니 멀지 않은 곳에 경복을 입은 사람들이 몰켜있고 오가고 북적거리는데 방 화네를 발견한 왕대장이 둬발 다가왔다. “애들이 다 준비 됐어요?” “녜. 손님들은 거이 다 오셨어요?” “예. 그럼 제시간에 시작합시다. 우리는 식도 없고 오락도 없습니다. 그저 희주 한두잔씩 마시고 헤여집니다. 그리고 이것 부조돈인데 모두 이백원씩 쉰 여섯이 냈습니다. 책임지고 결재 해주십시요. 방부장님 한마디 하실거죠?” “말 할 줄 잘 몰라도 시키면 해야죠. 시키면 30초만 하겠습니다.” “한상에 열두사람씩 앉게 되였더군요, 열사람 상으로 계산하였댔는데. 그래서   한상에 열사람씩만 앉으라 했습니다. 료리가 절반은 올랐을 겁니다. 시작 합시다.” 방 화는 양 광동에게 전화를 쳤다. 신랑 신부가 문어구에 오기도 전에 왕대장이 앞서 들어가면서 “신랑 신부 입장이요!”하고 소리를 질러 웃음보를 터뜨렸다. “왜 신부는 없고 신랑 혼자 들어옵니까?” “신부를 찾아 오시요!” 사람들이 왕대장을 향해 롱담을 던지며 웃고 떠드는 때 신랑 신부가 팔을 끼고 문에 들어섰다. 전장은 기립하여 우뢰와 같은 박수를 쳤다. 엊저녁엔 백분의 95가 처녀들이더니만 오늘 저녁엔 백분의 95가 남성들이다. 좌우켠에 상 세개씩 놓았고 가운데 통로엔 붉은 주단을 폈다. 출입구 정면 벽엔 “양 광동과 마 효리, 조 철주와 양 정정의 결혼을 축하한다!”는 프랑카드가 높게 걸려 있고 그아래에 커다란 붉은 희자가 달려있다. “안된다! 절대로 안돼!” 서넛놈이 팔소매를 걷어부치며 나서서 신랑 신부의 입장을 막고 있었다. 술도 한잔 마시기 전에 장난끼가 터진 것이다. 신랑 신부는 어쩔바를 모르고 서있었다. “그저 그렇게는 못 지나간다! 내 이름 애꾼이란 말이야.” “어떻게 하면 지나갑니까?” 광동이가 무서워 하는듯한 표정으로 물었다. “업고 가든가…” “안고 가든가…” “뽀뽀하며 가든가…” “아니면 우리를 재끼고 가든가…” 애꾼들은 일시에 격투태세를 취하였다. 신랑들은 자기 신부를 데꺽 걷어 안았다. “길 비키시오! 우린 갈길이 급한 사람들이오!” 광동이가 소리쳤다. 시키는대로 신부를 안았으니 길을 내주려니 했다. “아니지, 당신들은 신부를 바꿔 안았구만.” 애꾼은 애꾼이였다. “뽀뽀하면서 저앞까지 나간다면 봐주겠소. 안 그렇습니까? 제군들!” 애꾼은 손을 저으며 선동 하였고 사람들은 “옳소!”하며 재밌다고 박수를 쳤다. 광동이가 뭐라고 소곤거렸는지 효리는 뽀뽀 하려는듯 광동의 목을 끌어안았다. “자, 미성년자는 눈을 감으시오, 지금부터 뽀뽀 실시입니다.” 애꾼이 승리자의 자태로 거드름을 피웠다. “철주야, 우리 맥이 다 빠지기 전에 손을 써야 한다. 내가 엄호 할게 나가라.” 광동이가 효리를 안은채 다리를 저으며 격투 하며 나가려는 듯 왼켠으로 몸을 쏠리자 적들은 그를 막으려고 무의식간에 왼쪽으로 몰켰다. 오른켠에 넓다랗게 길이 열렸다. 철주는 광동이 한마디에 언녕 백메터 고속 달리기를 준비 하고 있었는지라 기회를 놓지지 않고 쉽사리 적들의 봉쇄선을 벗어나 목적지까지 달려갔다. 정정이를 데꺽 내려놓고 돌아서서 적진의 뒤통수를 치려 달려갔다. “형님, 내가 왔소! 나한테 맡기오!” 철주의 고함소리에 놀라 적들이 머리를 돌리는 순간 광동이는 그대로 밀치며 적진을   뚫고 나갔다. 적들은 투항하고 말았다. “여러분! 신랑 신부가 승리적으로 입장 하였습니다. 다시 한번 열렬한 박수로 그들의 승리를 축하하고 그들의 결혼을 축하 합시다!” 왕대장이 나서서 호소하자 장내엔 우뢰와 같은 박수소리가 터졌다. 신랑 신부는 나란히 서서 하객들에게 경례를 하였다. 앞자리에서 경복을 입은 동료 넷이 일어나 신랑 신부 앞에 가 한손에 소세지 같은 물건을 높이 들고 다른 한손으로 꼬랑지를 잡아당겼다. “펑! 펑!” 소리와 함께 신랑 신부의 머리위에 채색 꽃보라가 날리고 머리 위에 어깨 위에 천천히 내려앉았다. 원래는 신랑 신부가 입장 할 때 량켠에서 쏘아 올리려던 것인데 전투가 벌어지고 그걸 구경하다나니 기회를 놓쳤던 것이다. 방 화가 30초 축사를 하고 광동이가 대표로 30초 답사를 하고 왕대장이 술잔을 높이 추켜들고 첫 건배를 선포했다. 두쌍의 부부는 좌우로 갈라져 한상 한상 돌면서 한잔 한잔 술을 권했다. 애꾼들 앞에 가서는 진도가 늦어지고 술도 많이 달아났다. 결혼식 술자리엔 원래 그런 애꾼들이 좀 있어야 흥 나고 기억에 남을 에피소드들이 생기는 것이다. 방 화는 신랑 신부가 입장 할 때 조금 촬영 하다가 왕대장한테 제지 당하고 말았다. 형사들의 얼굴은 함부로 사진 찍어 안 된다는 것이였다. 그래서 촬영기를 가방에 넣어버리고 말았다. 상과 상 사이에 술병을 들고 서로 오가기 시작 했다. 열기가 좀 오르고 취하지는 않았을 때 이렇게 서로 술 권하기를 많이 한다. 술판이 한창 흥에 끓을 때 홍 화사장이 단단이를 앞세우고 결혼식장에 들어섰다. 어여쁜 두여인이 누군지를 누구도 몰랐고 관심도 없었다. 방 화는 출입문을 등지고 맨 앞상에 앉았는지라 그들이 들어오는걸 모르고 있었다. 등뒤에서 울린 “언니!” 하는 귀에 익은 소리에 방 화는 “단단씨!”를 부르며 머리를 돌리고 일어섰다. “홍사장님! 바쁘실텐데…” “언니, 제가 영성호텔을 대표하여 신랑 신부께 한잔 올리려고요.” “감사해요! 제가 소개하지요. 왕대장님, 여러분, 이아가씨는 싱가포르 영성그룹 홍 해심회장님의 딸님이시고 백주영성호텔 사장님이십니다. 그리고 이분은 백주시 공안국 형사경찰대대 왕대대장님이시고…” 첫상에는 왕대장과 신랑 신부, 녀민경 둘, 방 화네까지 아홉사람이 앉아 있었다. 홍 화는 술병을 들고 하객들을 향해 앉은 신랑 신부 옆으로 돌아가 먼저 붓고 다른 사람들께도 부었다. 방 화는 술병을 광동에게 주고 술잔 하나를 효리에게 주었다. 그들이 홍 화에게 한잔 부을 때 방 화는 빈잔을 하나 더주어 정정이에게 넘겨주고는 단단이를 끌어다 자기 곁에 세웠다. 철주와 정정이가 단단이에게 술을 부었다. “홍사장님, 감사합니다!” 광동이가 먼저 입을 열었다. 느리다간 말 할 기회를 놓친다는걸 알기에 순서를 따질 겨를이 없었다. “사장님께서 우리에게 고급방까지 무료로 주었다는 것을 압니다. 이렇게 축하의 술잔까지 받고 보니 말문이 막힙니다. 아무튼 이 은공 잊지 않을게요!” “은공이랄게 없어요. 감사는 이 언니께 드려야 합니다. 전날 방언니는 고급방 예약하러 오셔서 값도 따지지 않고 최고만 찾기에 친척이냐고 물었더니 친척보다도 더 가까운 형제 자매라고 하셨어요. 전 이 한마디에, 그 사랑의 마음에 감동을 받고   선심을 쓰기로 한 것입니다. 삼지사방에서 모이고 민족도 다르잖아요? 말이 너무 기네요. 자, 네분의 결혼을 축하하여, 우의와 사랑을 위하여 잔을 비웁시다!” 잔을 비운 후 홍 화가 말했다. “왕대장님, 제가 하객들께도 한잔 권하고 싶은데요.” “감사합니다! 내 소개하지요…”왕대장은 자리에서 일어섰다. “형제 여러분! 잠간 조용! 조용! 이 호텔의 사장님께서 한잔 권하시겠답니다. 감사의 박수!ㅡ” 모두가 들었던 술잔과 저가락을 내려놓고 열렬히 박수 쳤다. 벽을 등지고 한상에 하나씩 서있던 복무원 아가씨들이 술을 부었다. 첫상에서는 단단이가 복무원 아가씨 손에서 술병을 받아가지고 부었다. “하객 여러분! 제이름은 홍 화라고 부릅니다. 만백성의 안녕을 수호하기 위하여 주야로 싸우시는 여러분들께 사랑의 경의를 드립니다! 호텔 전체 직원을 대표하여 신랑 신부와 하객 여러분들의 건강과 행복을 축원하며 이잔을 올리는바입니다!”… 연회가 끝나고 하객들이 모두 돌아갔다. 방 화는 신랑신부와 함께 하객들을 호텔 문밖까지 바래고 카운터를 거쳐 효리네 방으로 돌아 와 광동이와 철주에게 결재정황을 보고 하였다.  
22    21. 감 형 댓글:  조회:1631  추천:0  2013-04-22
 21.  감     형 세월은 류수와 같느니라 하더니 또 한해가 흘러갔다. 2002년 춘절이 다가온다. 전해보담 순 리윤 이천만원을 더 올렸다. 전해엔 밤일을 반년밖에 못했었으나 이천공 일년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곱대거리 생산을 하였기에 산량이 전해보다 30%나 제고 되였고 새제품의 가격도 원제품보다 10%나 더 높았던 것이다. 하여 공인들의 장려금은 전해보다 30% 제고 되였고 주주들의 분홍도 30% 늘어났다. 하지만 방 화는 200만원밖에 타지 못했다. 전해보다 30% 적어진 것이다. 주주들의 분홍 할 돈에서 2천만원을 떼여 부동산에 투자하기로 여 수군이 제기 하였고 동사회에서 통과 되였다. 왕 한빈이 건설부 부장으로 임명되였고 방 화의 소개로 로 길봉을 건설부 재무과 과장으로 채용 하였다. 왕 한빈이 하던 공회주석은 방 화가 겸하고 대외련락부 부장일은 공응판매부 양 광재부장이 겸하기로 하였다. 방 화에게 이백만원을 주고 동관구락부를 회사에서 접수하기로 하였다. 방 화는 구락부에 백만원을 투자 하였었다. 여사장의 제의가 아니고 회사에서 접수하는 것이 아니라면 방 화는 적어도 삼백만원을 받든가 세를 주든가 하고 싶은데 여 수군이 이백만원으로 정하니 더 말 할 수가 없었다. 여 수군은 방 화가 애까지 데리고 너무 고생 한다고 돌봐주느라고 한 짓이였다. 회사에서 접수 한 후 길봉이 대신 려나와 공 만석을 들여보냈다. 해연의 로임을 5천원으로 정하고 리 영섭과 공 만석, 리 려나의 로임을 각각 이천 오백원으로 정하였다. 려나는 부경리겸 회계였던 것이다. 리 영섭이 전기절약 아이디어는 매달 천여원씩 절약 할 수 있다는 것이 이미 실증 되여 구락부가 회사로 넘어가기전에 만원의 장려금을 발급 하기로 방 화가 결정 지었었다. 방 화는 첫달 전기료금표와 그 후 두달의 전기료금표를 가지고 여 수군을 찾아가 사실을 회보하고 이미 결정 한 것이니 집행 해주기를 청구했다. 여 수군도 아무런 의견이 없었다. 로 길봉의 로임도 5천원으로 되였다. 회사에서 여럿이 건설부로 건너가 직무를 맡았다. 인사안배와 자금조절은 회사에서 통일적으로 하고 단위마다 단독 경영하고 단독 핵산하게 된다. 방 화가 독단하던 구락부도 인젠 여 수군과 동사회의 직접적인 령도하에 여성사업부부장이고 공회주석이며 사무실주임인 방 화가 분관 하게 된다. 부동산 기금 이천만원중 이백만을 내고 구락부를 샀고 천만원을 주고 땅을 샀다. 회사 울안에도 집을 짓자면 자리가 많으나 개발구 정책상에 공업단지 내엔 주택을 못 짓게 되여 있었다. 낡은 주민구 서북쪽 작은 산등성이 앞에 찌그러져가는 초갓집 몇채가 산을 등지고 앉았다. 회사에선 초막집과 산등성이를 사고 “왕관화원”이라 이름 지었다. 길이 천메터에 너비 사백메터라 40만 평방메터나 된다. 젊은이들이 모두 공업단지에 들어가 일하고 농경지도 묵어나는 시기라 땅 값이 제일 눅은 때이다. 여 수군은 경영자의 시력으로 이기회를 보아낸 것이다. 하기에 제일 먼저 제일 눅은 값으로 제일 좋은 자리에 제일 큰 땅을 산 것이다. 농경지는 묵어 있더라도 건축용지로 쓰지 못하게 규정되여 있었다. 성시들에서는 부동산업이 마른 쑥대밭의 불길처럼 타번진지가 오래고 이미 재만 남은 곳도 많지만 농촌들은 마른쑥대밭 그대로 잠잠하다. 이같이 큰나큰 공업단지를 세우는 농촌이 그냥 잠자고만 있을리가 없다. 여 수군은 방 화가 구락부를 사고 남녀 청년들을 마주 세우는 일에서 추동을 받았다. 마주선 남녀는 잠자리가 있어야 한다. 그냥 회사 숙사에서 갈라져 살 수는 없다. 자기네 회사만 보더라도 5백가구가 생길것이고 5백가구가 살려면 큰 층집 다섯동은 지어야 한다. 건설부에서는 대형 해방패트럭 석대를 사고 불도젤 두대, 굴착기 두대, 승강기 두대, 미끼샤 두대를 샀다. 로무시장에 가서 건축 일군 백명을 모집 해왔다. 벽돌과 기와, 철근과 세멘트, 모래와 자갈을 실어 들이기 시작하고 불도젤로 바닥을 밀었다. 제일 먼저 직공 숙사와 식당, 야외화장실을 지었고 그다음 사무실과 창고를 지었다. 첫해인 이천공 이년엔 백가구가 입주 할 종합청사 한채를 짓기로 결정 하였다. 한가구를 평균 백평방메터씩 치고 백가구면 만평방메터이고 한평방메터의 성본을 천원으로 친다면 천만원이 있어야 한다. 장비를 사고 작업복과 안전모까지 사고나니 부동산기금 6백 50만원이 남았다. 쉽게 쳐도 3백 50만원이 부족 한지라 회사내의 직공들 중에서 한평방메터당 천원 표준으로 집금 하기로 결정 되였다. 방 화는 일층 영업집을 가지려고 40만원을 집금하였다. 영업집은 한채에 2백 평방메터이고 한평방메터에 2천원씩이였다. 집금에 참가하려는 직공이 넘쳐나기에 한직공이 한집씩밖에 할 수 없도록 규정 지었다. 방 화는 해연이와 길봉의 이름으로 20만원을 냈고 려나와 만석의 앞으로 20만원을 냈다. 효리와 정정이도 자기들이 번 돈과 남자친구의 저축금을 합쳐 10만원씩 집금하였다. 돈을 벌어 가난한 황토고원에 계시는 부모들을 모셔오겠다던 효리의 희망하는 그날이 한보한보 다가 오고 있었다. 건설부에서는 2천평방메터 동관구 정부청사 시공을 350만원에 맡고 동서남북 중심거리 포장도로 공사를 350만원에 맡았다. 동관구 정부에서는 땅 판 돈을 지구 기초건설에 투자 하였고 신라신 건설부에선 땅 사는데 들인 돈을 회수하고 있었다. 방 화는 시아버지 김 병국의 전화를 받았다. “며늘아가, 우리 손주 탈 없이 잘 크고 있는거지?” “녜, 아버님. 아버님 어머님 무고 하세요?” “오냐, 우리는 다 잘 있는다. 너 호분자서 아기 달고 얼매나 힘드냐?” “괜찮아요, 아버님. 절대 아무런 걱정 하지 마세요. 혼자 아니라 인젠 방철이와 나 둘이잖아요? 아들은 부담이 되는게 아니라 힘이 된답니다.” “참 수고 많겠다. 그라구 설에 나올거지?” “죄송한데요 아버님, 이번설엔 갈 것 같지 못해요. 일도 많고 방철이가 길에서 힘들까 겁나서요. 저도 몹시 가고 싶은데 참는 수 밖에 없어요.” “알겠다. 아무쪼록 몸 조심하고 설 기쁘게 쇠거라. 너 시에미 바꾸란다.” 허 봉녀가 전화를 바꿔쥐였다. “이보우 며느리, 애기는 잘 크오?” “녜, 어머님. 인젠 막 웃기도 하고 야야야하며 뭐라구 중얼거리기도 합니다.” “밤에는 보채지 않습데?” “예, 너무 순해서 걱정이얘요. 아마 방철이 아버지 애기때 순했는가 보죠?” “양, 옳소. 애기때부터 순하구 애먹이는 일이라구 없었소. 갸두 제애비 닮았는 모이구마. 젖은 모자라지 않소?” “그냥 젖 절반 우유 절반 먹입니다.” “에미 잘 먹어야 젖이 팍팍 나겠는데, 내 곁에 있으믄 돼지발쪽이라두 팍 고아 먹이재이켔소? 며느리 절루라두 그래우, 여나문개 사다가 깨끗하게 씻어서 참멱하구 같이 끓이오. 소금은 넣지 말구. 물이 뽀얗게 될 때까지 끌여서 먹소.” “예, 어머님. 해 먹을께요. 근심 말아요.” “설에 못 온다구? 설에라두 나오믄 좀 뭘 해 먹였으면 좋겠는데…” 부모들이란 언제나 자식들을 근심하고 걱정하게 된다. 그들은 그것이 부질없는 노릇이라는 것을 젼혀 모른다. 부모가 자식을 생각하는것의 십분의 일만큼만 자식이 부모를 생각 한다면 그는 효자로 된다고 사람들은 말 한다. 사람들은 “가는 것이 있으면 오는 것이 있다”고 말한다. 조 연방과 김 동원은 한국으로부터 일회용 기저귀 한토리를 보내왔다. 높이, 넓이, 두께가 한메터씩인 립방체 포장물이라 침실문으로 들어갈 수가 없어 복도에다 터뜨려놓았다. 들고 올라온 경비과원 둘이 한동안 분주히 드나들어서야 침대 이층에 다 장질수 있었다. 방 화는 그때 태여나지 않은 김 방화 오누이에게 옷 한벌씩 사주고 왔었고 두번째로 갔을 때엔 분유 두봉다리씩 사주고 왔었는데 그값이 몇배로 갚아져 왔다. 연방은 무엇이 필요 하느냐고 컴퓨터로 몇번을 물었다. 유아용품은 여사장 사모님이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다 샀기에 아무것도 필요치 않으니 신경을 끄라고 방 화는 강요 했지만 연방네는 듣지 않고 연구하던 끝에 기저귀 만개를 보내온 것이였다. 방 화는 김 방화(方华)와 김 방화(方花)의 양어머니였다. 애의 이름을 김 방철(方哲)이라고 지었다고 하니 조 연방은 이름마저 방화네의 친동생과 같다며 좋아 야단이였다. 그러니 방철이한테 기저귀라도 사 보내고서야 조 연방네 부부는 한 시름 놓을 수가 있었다. 방 화와 연방은 경상 컴퓨터로 통화 하고 동영상도 오고 갔다. 방 화는 이층침대 위에 천정에 닿도록 높이 장져놓은 기저귀를 사진찍어 조 연방에게 전송하며 함께 웃었다. 그것도 사자면 하나에 일원 오십전씩이다. 그러니 그것이 공장가격으로 한다고 해도 만원이 넘는다. 돈을 떠나 그들에겐 우정이 소중한 것이였다. “언니, 며칠 후 우리회사 연수생들이 가게 돼요. 내가 덱고 가야 하는데 방철이 때문에 못 갑니다. 내 친구 해연이가 갈 가능성이 있는데 가면 많이 도와 줘요.” “알았어, 내 전화번호나 똑똑히 알려줘서 보내요. 힘이 되는만큼 돌볼께요.” 조 연방은 이미 한국말을 통달 하였고 신라전자 비서처에 출근 하고 있었다. 방 화는 해연이를 한국 출장 보내자고 여 수군에게 제기 하였는데 여 수군은 수속도 시끄럽고 구락부 관리도 돌봐야 한다며 친히 30명 여직공들을 한국에 데려다 주었다. 한국에 진수가는 처녀애들은 방 화가 해산하기 전까지 저녁마다 꾸준히 가르친 덕에 한국어로 적잖은 대화를 할 수 있었고 많은 말을 알아들을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인천 공항으로 조 연방이 직접 마중을 나오기에 여 수군이 간다해도 곤난이란 없었다. 여러번 다녀본 사람이 가는 것이 수속도 쉽고 업무도 더 익숙하기 마련이다. 그러니 여 수군의 선택이 정확한 것이였다. “그러고 도급제를 실시하는 마당에 한회사의 직원이라해서 다른 일에 불러다 쓰는건 타당치가 않다. 네 친구 한국 갈 기회는 앞으로도 많을 것이니 급해 마라.” 여 수군이 한 말이다. 건설부와 구락부는 왕 한빈부장과 최 해연경리가 도급경영 하도록 맡겨버렸었다. 건설부에선 년말에 5백 만원의 순리윤을 회사에 바쳐야 하고 구락부에선 5만원이란 돈을 회사에 바치기로 했다. 회사에 바치고 남은 부분에서 도급자가 50%를 소유 할 수 있다. 이것은 왕부장이나 최경리가 여사장과 손도장까지 찍고 체결한 합동이다. 그러니 해연이를 한국구경 시키고 싶어 한 것은 짧은 생각이였다. 춘절에 방 화뿐만 아니라 해연이네 부부와 리 영섭도 집으로 가지않았다. 회사의 직공들도 린근에 집이 있는 이들만 가고 외지에서 온 사람들은 대부분 가지 않았다. 구락부에서는 그믐날 저녁부터 초이튿날 저녁까지 사흘 쉬고 초사흗날 부터 문을 열었다. 건설부에서도 닷새를 쉬고 일을 계속 하였다. 려나는 만석이를 따라 예비 시부모들 한테로 인사하러 갔고 정정이도 철주를 따라 매가현으로 갔는데 광동이와 효리를 데리고 갔다. 그외에도 많은 외지애들이 한공단이나 한침실에서 친해진 린근마을 친구의 초청으로 함께 설을 쇠러 갔다. 조선족 넷은 그믐날 저녁 여 수군의 집으로 쳐들어가서 먹고 놀고 밤을 새우고는 춘절날 점심엔 송자네 집으로 쳐들어가 복새판을 벌렸다. 남편도 미국에서 오지않아 족족하던차에 뜻밖의 손님들이 한무리나 들이닥치니 송자는 꿈만 같았다. 해연이가 남편까지 얻어가지고 방 화한테로 왔다는 소식은 전화로만 들었지 처음 만났다. 그사이 방 화는 임신 말기라 그래 해산 하느라 그래 년말 총결을 짓느라 그래 사실 해연이를 데리고 송자보러 올 사이가 없었다. 송자네 집에서 점심이나 먹고 회사로 돌아 와 저녁엔 집에 가지 않은 처녀애들과 함께 설을 쇠려고 하였는데 송자가 놓아주지 않았다. 기어이 하루밤을 자고 가라는 것이다. 두 아기를 가지런히 재워놓고 아지미 박 순녀와 방 화는 저녁 준비를 하고 그들 넷은 홍십 돈먹기를 놀았다. 리 영섭이 나이가 많아서인지 지는 추세였다. “아저씨, 정신 차려요. 리과장 최경리 돈 많이 탄다는데 우리 그걸 이겨야죠.” 송자가 리 영섭을 두둔하자 해연이가 불복한다. “야, 우리공정사님 기술혁신 해 장금 만원이나 탔다야, 왜 우리것만 먹자니?” “언니네 둘이 한편 할게 뻔한데 우리라구 한편 못하겠소? 우리를 분렬 시키구 다 먹어치우자는 심뽀지? 아저씨, 우리 부커판 커플 해요. 경각성 높이자구요.” “맞다, 차라리 둘둘 편을 짜자. 홍십으로 편찾기 하지 말구 편을 고정하자구.” 해연이가 새로운 방안을 제기했다. “오케이, 공정사아저씨 신심 있죠? 언니 공정사님 머리를 따를것 같아서요?” “야, 이지집애야, 넌 회계사아저씨 머리를 따를것 같냐?” “길고 짜른건 대봐야 알지비. 자, 그럼 진짜부부대 가짜부부 누구 것이 더 길고 실팍한가 대보는 홍십 대결을 시작 하겠습니다! 이긴 편에서 저녁술 사기입니다.” 송자가 선포 하였다. 그들은 웃고 떠들며 트럼프를 쳤다. 저녁엔 박아지미까지 여섯이 누구하나도 사양하지 않고 술을 마셨다. 송자가 처음 대련 별장에 있을 때 해연이가 송자의 요구대로 고향에서 찾아보낸 박아지미도 리 영섭과 같이 40대 후반이였고 같은 내성적인 성격이였다. 그녀는 좋은 일자리를 알선 해준 해연이 한테 감사를 표시 했고 주인 마님이 한집 식구처럼 잘 대해주어 고맙다고 인사를 드렸다. 나이가 비슷한 사람끼리 공통어가 있게 되고 마음이 통하기 마련이다. 술상에 나란히 앉은 리 영섭과 박 순녀는 서로 가정사도 물어보고 나이도 알려주며 인생사를 론하고 반찬 그릇도 앞으로 당겨다 준다. 리 영섭의 안해는 일본으로 돈벌이 간지가 5년이 된다. 3년철 되던 해엔 고중에 다니고 있는 하나밖에 없는 딸애까지 데려갔다. 그리고는 소식이 끊겼다. 그해 그가 출근하던 공장이 개인 손으로 넘어가면서 정기실업을 당했고 직업도 집도 가정도 없는 보토리 신세로 되여버렸다. 백주로 오기전에 리 영섭은 정기실업시에 탄 돈 3만원과 형님네돈 만원을 얻어 4만원을 내고 “한국 상무고찰단”에 들었다. 그런 가짜고찰단으로 건너가 도망쳐 불법체류하며 일하는 사람들이 많았던 것이다. 한국 공항에서 문밖에도 나가지 못하고 잡혀 돌아오고 협잡군들은 많은 사람들의 돈을 갈취 해가지고 자취를 감추었다. 중국 공안부문과 해관부문을 매통해 비행기에까지 오르긴 했으나 한국 해관부문을 잘 고시지 못했던지 누가 고발 한 통에 한국땅을 밟자마자 십팔명 “고찰단”성원이 몽땅 잡히고 말았던 것이다. 박 순녀의 남편은 간경화복수로 몇년을 앓다가 숨지었다. 그러다나니 가진거란 목숨과 두 주먹밖엔 아무것도 없게 되였다. 그녀는 중학교를 곧 필업 할 아들을 시형집에 부탁 해놓고 아들의 학비라도 벌어보려고 연길로 들어왔다. 아침 일찍부터 저녁 늦게까지 뙤약볓에 앉아 누가 자기를 사가기를 기다려야 했다. 하루 이틀 팔려 갔다가는 일이 끝나면 돌아 와 또 그거리에 앉아 오가는 사람들만 쳐다보아야 한다. 손가방이나 자개미에 끼고 반반하게 차려입은 남자가 멀리에서 나타나면 아낙네들은 비단바지에 닥살처럼 달라붙는다. 자기를 써달라고. 박 순녀는 그러지 않고 멀리에 앉은대로 그들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그래서 남들의 절반도 벌지 못했다. 신체가 튼튼해 보이고 수줍어 보이는 박 순녀가 해연의 눈에 걸려들었던 것이다. “아저씨, 우리 아지미와 사귀세요. 우리아짐 일 잘 하고 마음이 최고 고와요.” 눈치 빠르고 입이 빠른 송자가 추겼다. 영섭이와 순녀는 처녀 총각처럼 얼굴이 빨개진다. 순녀는 머리를 숙이고 외면 하는데 영섭이는 아니라고 두 손을 내저었다. “아저씨, 아니라면서 얼굴은 왜 빨개져요?” “엉? 거야 술을 마셔 그렇지. 송자도 빨갛구만 뭐…” “영섭아저씨, 박 순녀여사는 우리집 식구이니 나의 태도가 중요하다는 걸 명심 하세요. 위신 얻으시고 아지미와 사귀시려면 내잔에 술을 부으세요. 호호호…” “그래서 붓는게 아니라 우리를 이렇게 초대 해 주니 감사하다는 의미에서…” 제일 년장자가 제일 막내에게 술을 부었다. “자, 여러분, 여러분! 리 영섭선생님과 박 순녀여사님의 만남을 위하여 그리고 로 길봉선생님과 최 해연여사님의 영원한 행복을 위하여 이잔을 다 함께 듭시다!” 송자의 제의에 누구도 반대 하는 사람이 없이 호응 하였다. 저녁을 먹은 후 송자는 옷장을 열고 자기 아이가 일년전에 입던 깨끗한 옷들을 한무더기 꺼내놓았다. 미국식 한국식 중국식 고급 옷들이다. “언니 이걸 가져다 방철이 입힐만하믄 입히오. 한두번씩 밖에 안 입었는데 그저 버리자니 아깝구 그래서 뒀댔소. 낡은 옷이라구 께름직 하믄 언니 버리오.” “야 무슨 소리니? 너무 좋구나. 방철인 옷이 몇개 없다. 젬스 입는거 싹 둬둬라. 지금 애기옷이 얼매나 비싸다구. 우리 방철이 입은담에 해연이네를 주자.” “야, 이 미친지집애, 우리 어디 애기 있니?” “하나 나야지.” “둘이면 딱이다. 너네나 더 낳아라.” “언니 맘대루요? 아저씨 맘대루지.” 이번에는 송자가 끼여들었다. “여자 셋이면 나무 접시가 드논다”고 하였다. 박 순녀가 설거지를 끝낸 후 커피를 끓여가지고 거실로 들어왔다. 그들은 커피를 마시며 다시 트럼프 놀이를 시작 하였다.     방 화가 운전을 하다보니 해연이가 방철이를 안고 우유며 옷이며 기저귀를 담은 큼직한 가방과 송자가 챙겨준 옷보자기를 길봉이가 들었다. “방부장동무, 감사합니다! 덕분에 설을 즐겁게 잘 쇠였구만요.” 보조석에 앉은 리 영섭은 방 화에게 충심으로 감사를 표했다. “별 말씀을요, 함께 객지 생활을 하면서 조금이라도 즐거우셨다면 그건 누구의 덕분이 아니라 다 리선생님의 분복입니다. 리선생님께서 좋은 분이시니 이루어지는 것이지요. 참, 그런데 선생님 보시기엔 박녀사분 어떠세요?” “어떻게 함부로 초면에 이렇다 저렇다 평가 합니까?” “그렇군요. 료해 해볼 의향은 있으세요?” “불가능한 생각입니다. 아무리 호감이 있다고 해도 내가 이먼곳으로 다닐 수도 없고 그도 회사에나 구락부에 올일이 없고 그저 기억속에 묻어 두어야죠.” “적극적으로 조건을 창조해야죠. 세상엔 불가능한 일이란 없다고들하던데요.” “마음만은 고맙습니다만 신경 쓰지 마시요. 연분이 닿잖으면 별 수 없습니다.” “공동히 노력 해봅시다.” 방 화는 해마다 춘절 휴가가 끝나고 출근이 시작 될 때면 근심이 앞서게 된다. 다행이도 이해 춘절엔 결혼식을 치르느라 닷새만 휴가를 연기 해달라는 처녀애 하나 외엔 모두다 제시간에 출근 하였다. 방 화는 큰 시름을 놓았다. 직공 모두가 신라신 새아빠트에 들어 생활하고 출근 할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 것인가고 생각 해보았다. 허지만 이는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방 화도 잘 안다. 방 화는 한가지 새로운 구상을 품고 여 수군의 사무실로 들어갔다. “사장님, 한가지 드릴 말씀이 있는데요.” “그래? 무슨 말씀인지 어디 들어보자. 거기에 앉거라. 헌데 오늘은 또 무슨 기발한 생각인지 좀 엄숙한 표정이다야.” “우리 회사 장정을 한조목 고칩시다.” “오, 그러니 그렇게 정색 한게로구나. 회사 장정이나 규장제도를 감히 고치자는 사람은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게고 한데, 좀 구체적으로 말 해보거라.” “우리 회사에서 휴가제도를 실시 하는 것이 좋을것 같아 장정에 새로 써넣자는 겁니다. 휴가제도는 국가의 특별한 공무원이나 향수하는 것인데 우리 같은 기업에서 왜서 해야 하는가 하면요, 사장님께서도 아시다 싶이 우리 회사의 3분의 1이상의 직공은 먼거리의 타지방 사람들입니다. 마치 나본신이 외지에서 왔다고 이런 제안을 하는것 같기도 한데 그건 아니구요, 해마다 춘절 때면 애들이 사고 날까봐 겁이나서 못 살겠어요. 이것이 기본 원인인것 같습니다. 춘절기간 려객 운수가 제일 복잡 할 때 일주일이나 열흘을 가지고 집에 갔다오자면 힘든 곳이 많아요. 우리네 곳 같은덴 더 말 할 나위도 없구요. 그래서 입사 하여 만 일년이 된 직공은 일년에 반달이란 휴가를 가질 수 있게끔 하자는 것입니다. 두해치를 합쳐서 한꺼번에 30일을 쉴 수도 있구요. 로임은 제대로 주고 로비는 자 부담을 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러면 회사에 손해가 생길게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앞으로는 춘절이나 국경절 등의 휴가를 줄이고 지금 주말이면 토요일 오후부터 일요일까지 하루반을 쉬던 것을 일요일 하루만 쉬고 토요일 하루를 정상 출근 하도록 합시다. 그러면 일년치고 로동일을 15일이 아니라 30일이라도 늘일 수 있을 겁니다. 거기에서 직공들의 휴가로임이 곱절로 나온다는 것입니다. 직공들은 물론 환영 하겠지요. 자기가 휴가 맡고 싶을 때 집에 일이 있을 때 갔다 올 수 있으니깐요. 그러나 반드시 회사의 안배에 복종 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 해야 할 것입니다. 휴가를 신청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회사의 수요에 따라 먼저 휴가를 보낼 수도 있고 휴가를 신청한 사람이라도 회사의 수요에 따라 비준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특수 정황을 제외하고는 말입니다. 삼촌, 제가 헛소리를…?” “아니야, 잘 했다. 우리 그방향으로 나가자. 준비를 잘 해가지고 이번 동사회 월회 때 제기 하거라, 내가 보충 발언을 하마. 저 헌장은 이 회사를 세우기 전에 조 연방이 작성하여 비닐제품 공장에서 쓰던 것인데 책가오리만 바꾼거다. 그땐 모두 본지방 공인이고 인원도 적었거든. 고쳐야 할 부분이 많다는걸 알면서도 시끄러워 놔둔 거다. 그러니 이번에 먼저 휴가제도에 대해 보충하고 뒤이어 전면 수개 하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 공작 시간에 술을 마시지 말고 트럼프를 놀지 말고 담배꽁초를 아무 곳에나 버리지 말고, 이런것들이 인젠 다 소용 없는 소리잖니? 니가 다음 달엔 새로운 장정하구 규장제도 작성을 시작 해봐라. 급할께 없이 시간이 나는대로.” 직공 휴가제도는 동사회와 전체 직공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회사의 리익에 손해 없이 직공들의 리익을 도모 해주는 좋은 방침이였다. 방 화는 컴퓨터에 회사 장정과 규장제도를 타자 해넣고는 수개하기 시작 하였다. “백주일보”일면에 방 초가 쓴 “여 수군 민영기업 직공휴가제 실시”란 기사가 실렸다. 첫머리엔 여 수군의 큼직한 채색사진도 박았다. 방 초는 문장에서 개혁개방 이후 로동력의 대 류동으로 이루어진 당면 민영기업들의 인원 구조에 대해 분석하고 마 효리가 랍취 당했던 무서운 안건도 실례로 들어가며 직공 휴가제의 리해득실을 설명 하였다. 뿐만 아니라 이 민영 기업에서는 시대에 뒤떨어진 낡은 규장제도를 타파하고 새로운 규장제도를 다시 세우고 있다고 덧부쳤다. 문장 구절마다 방 초는 여 수군 사장의 결단성과 창의성 그리고 직공들을 친형제 자매처럼 사랑하는 마음과 행동을 많이 찬송 하였다. 여사장의 지명도가 높아져야 화사의 발전에 리롭다는 것을 방 화는 알고 있었다. 기사에 실린 여 수군의 사진은 기자가 전날 급급히 와서 찍어 간 것이였다. 일보론평원은 직공 휴가제를 개혁개방의 신생 사물이고 필연적인 추세라면서 여 수군을 개혁개방의 선두에서 달리는 본보기이라고 칭찬 하였다. 방 화는 처음으로 써본 기사가 합격되고 이같은 좋은 반응을 일으킬 줄을 몰랐다. “진실 하지 못하다. 휴가제를 네가 제출 한건데 왜 나한테 덮어씌웠어?” “사장님께서 비준하고 지지해서 된거잖아요.” 방 화는 재미를 얻었고 신심을 얻었다. 하여 그날로 두번째 기사를 썼다. 그것 역시 일면 아래 반장에 실렸다. “여수군 신형의 구락부를 운영”이란 제목이고 역시 방 초라고 서명하였다. 자기의 딸자식처럼 누이동생처럼 여겨 아끼는 직공들의 련애 혼인을 위하여 2백만원을 투자하여 만남의 장소 사랑의 장소를 만들었고 회원증 우대권을 발급하여 적극성을 불러이르키고 고객들과 손잡고 구락부를 꾸려 나간다고 썼으며 몇달 안되는 사이 이 구락부에서 이미 60여쌍이 짝을 지었다고 썼다. 두번째 원고가 발표 되는 날 방 화는 세번째 기사를 썼다. 제목은 “여수군은 왜 집을 짓는가?”였다. 여 수군사장님은 주주들을 동원하여 좋은 일에 재투자 하도록 하였고 직공들의 안락처를 마련하려고 부동산업에 입장 했다. 날새도 자기의 둥이가 있다. 사람이 집이 없이 어떻게 생활하고 어떻게 후대를 배양 하겠는가? 여 수군은 신라신그룹의 전체 직공들을 령도하여 동관촌을 세계의 으뜸인 공업단지로 건설하고 아름답고 편안한 생활의 요람으로 꾸려 나가기 위해 모든 힘을 다 바칠 것이다. 방 초가 쓴 세개 계렬보도는 사회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기자가 륙속 찾아오고 소 기업가들도 경험을 배우러 찾아왔다. 처음날 여사장과 방 화는 긴장감을 느꼈다. 점심식사를 대접하고 공장과 구락부 건설부 거처를 구경 시킨 후 돌려보냈다. 훗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찾아 올지, 혹은 하나도 오지 않을지 아무것도 예상 할 수가 없는 일이였다. 여 수군은 방 화를 꾸짖었다. “방 초동무, 그래 왜서 벌둥이를 건드렸어? 무슨일이나 조용히 해야하는 것이지. 아무튼 네가 터쳐놓은 벌둥이니깐 막는 일도 네가 해야지. 어때, 되겠니?” “녜, 실사구시적으로 밀고 나갈겁니다. 사장님 몇냥 몇근인가 그대로요.” 방 화는 속이 싹 얼었으나 여 수군에게 부담감을 주고 싶지않았다. 하여 오래 전에 조 연방이 한테서 들었던 여 수군이 한 좋은 일들, 아들과 함께 강탈범을 잡고 차 수리비 일전한푼 받지 않던 일, 일이삼사 순서로 제강을 짜고 채방 하러오는 기자나 배우러 오는 사람들에게 사랑의 마음이라는 주제를 불어넣었다. 여 수군의 이야기는 날마다 신문에 실리고 날마다 새로운 이야기들이였다. 방 화는 여 수군의 당안을 찾아 보았다. 69년도라 그러니깐 방 화가 태여나던 해였다. 여 수군이 가입한 부대는 가혹한 전투에 참가하게 되였다. 적진으로 밀고 나가던 아군은 대형적인 포위망에 빠져 참상을 입었다. 철퇴 명령이 내렸으나 철퇴 할 길이 막히고 부대는 많이 살상되고 산산히 흩어졌다. 여 수군도 대오 없이 박반장의 인솔하에 다른 한 전우와 함께 북으로 철퇴하고 있었다. 그들은 적군의 눈을 피해 산길과 나무 숲속으로만 걸었다. 헌데 산비탈 길에서 불현듯 총소리가 나고 한무리의 적군이 나타났다. 여 수군네 세 사람은 맹사격을 가했다. 십여명의 놈들을 쓸어눕히고 총소리가 멎으니 알아들을 만한 말소리가 건너편 산굽 숲속에서 들려왔다. “개놈들아! 너무 빨리 되진다! 죽은척 하는거 아니야?!” “아니다! 다 뒈졌다!” “뒈진놈이 대답질이야?!” “하하하… 너넨 어느부대야?!” 그들은 합쳐서 여섯이 되였다. 헌데 놈들이 설치한 지뢰구역에서 넷이나 희생 되였다. 그 지뢰구역만 벗어나고 일이리만 더 가면 아군 진지인데… 거기에서 살아 남은 것이 반장 박 봉규와 신병 여 수군이였다. 여 수군은 오른쪽 아래다리가 끊어지고 박 봉규는 오른 작은 팔이 절반 없어 졌다. 그들은 구급붕대로 지혈 시키고 포복전진 하였다. 기고 살피고 기고 살피고 미심한 점이 없는 풀밭을 골라 한보한보 기여 적의 지뢰구를 벗어났고 서로 부축하고 이끌면서 기고 뒹굴면서 아군의 진지로 살아서 돌아왔다. 그들은 사흘을 굶었었고 행군하고 전투하느라 맥도 많이 뺏고 지뢰 파편에 맞아 피도 많이 흘렸다. 그들이 로상에 쓸어지지 않고 살아 돌아 올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전우의 사랑이 있었고 둘도 없는 전우가 의지였기 때문이였다. 하기에 그들은 전우를 사랑 한다. 방 화는 깊은 감촉을 받았다.  련 며칠 여론계의 손님들을 접대하고 마지막 날엔 전투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여사장님에 대해 깊이 료해하고저 하시는 분들께선 근간의 신문을 많이 보시고 더 이상 찾아오지 마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제가 비서로서 알고 있는 이야기는 다 했어요. 어느 기자분께서 보도매체를 리용해 저의 미안한 이뜻을 꼭 사랑의 마음을 가진 많은 사람들께 전해주었으면 감사 하겠습니다…” … … 11월 1일 방철의 첫 돐 생일날 아침 방 화가 잠자리에서 일어날 시간을 맞추어 해연이가 찾아왔다. 들어서자 방철이를 둘쳐안고 “가자.” 한마디 하고는 나갔다. 방 화는 따라 나가다가 돌아와 촬영기를 꺼내들고 뒤쫓아 갔다. 분명히 애의 생일을 쇠여주려 하는 것이니 사진이라도 찍어두어야 할 것이였다. 몇발자국 나가다가 또 다시 들어와 방철의 새 옷 한벌과 기저귀 몇개를 들고 뛰여갔다. “야야!ㅡ 같이 가자, 이계집애야!”  방 화가 층계를 내려와 문밖을 나서는데 운동하러 나오던 효리가 소리쳤다. “언니! 언니 어데로 그리 급히 가요?!” “오, 일이 있어서. 있다 봐 응?” 효리가 영문을 몰라 급급히 문밖에 나서서 보니 해연이가 방철이를 안고 대문을 나서는데 방 화가 달음박질로 뒷 따르고 있었다. 효리는 인츰 영문을 알아차렸다. 하여 “언니 나도 가요!” 소리지르며 달려갔다. 그들이 구락부에 다달을 때 방 화의 핸드폰이 호주머니에서 찌륵거렸다. “예, 아버님! …지금 친구가 생일 쇠여 줄라고 안고 달아나서 막 쫓아 왔어요… 녜녜, 잘 쇨게요. 아버님 잠깐만요, 손자 목소리 들어보세요.” 방 화는 핸드폰을 방철의 입 앞에 곧게 세우고는 빨리 할아버지라 불러라고 독촉 하였다. 방철이는 이재 겨우 엄마아빠를 번지고 전화라는 물건도 모르는 수평이지만 엄마가 자기 입 앞에 세운 것이 할아버지가 아니임은 안다.    여 수군은 년초에 보도 되였던 탓에 시창업자표병, 애심지사라는 두가지 영예를 안아왔다. 이건 전적으로 방 화가 선전하고 양보한 명예라는 것을 여 수군은 잘 안다. 여 수군은 상장만 가지고 3만원 장금을 몽땅 방 화에게 기어이 넘겨주었다. 건설부에서는 일년사이 순리윤 8백만원을 내였다. 왕관가원 첫머리에 “ㄱ”형 칠층 청사를 지어 열달 반 사이에 판매까지 끝냈다. 한변이 55메터씩이고 너비는 열다섯메터다. 둥근각에 “왕관가원(王冠嘉苑)”이란 커다란 황색금속으로 된 한어 글자를 내려 걸고 그옆에 조금 작은 글씨로 “신라신부동산”이라썼다. 일층 영업방 천륙백 평방메터 여덟칸은 직공이 집금한 세칸외에 다섯칸은 한평방메터에 4천원씩 팔았고 2층부터 7층까지 9천9백 평방메터의 주택방은 직공이 집금한 3천평방메터를 빼고 평균 2천원씩 불이 펄 나게 팔렸다. 여러 회사들에는 부자들이 퍼그나  많았다. 앞으로 칠층위에 20층을 더 쌓을 수 있도록 기초를 든든히 해 놓았다. 신라신의 첫 건물이고 대표 건물이며 공업단지와 네거리를 사이두고 각으로 마주하고 있다. 앞으로 이건물은 왕관가원과 신라신부동산의 얼굴로 될 것이다. 방 화는 해연이와 길봉의 이름으로 집금한 주택 두채를 대외에 팔아 40만원을 받았다. 20만원 본전을 찾고 해연이네와 절발씩 나누어 가졌다. 려나네와도 그렇게 10만원씩 나누어 가졌다. 해연이네와 려나넨 새해엔 자체로 집금 하고 처분 할 수 있는 자금이 마련 된 셈이다. 방 화는 영업방 한칸을 둥근면의 중심에 가졌다. 이층 중심의 주택방 두개도 방 화가 산 것이다. 일층 천정에 구멍 하나만 내면 상하층 일체인 멋지고 쓰기 좋은 영업방이 된다. 처분 할 것인가 경영 할 것인가에 대해 며칠을 고민 하였다. 위치가 너무나도 좋고 발전성이 크기에 내놓기가 아쉬웠지만 장식하여 가게를 꾸려 세를 주고 관리 하자면 품이 너무 먹기에 방철이를 키우면서 힘들것 같아 일층은 85만원에 팔고 이층 두집은 60만원을 받고 팔아버렸다. 해연이네 구락부에서도 임무를 초과 완성하여 6만원을 회사에 바치고 12만원을 남겼다. 해연이는 5만원만 가지고 나머지는 직원들의 장려금으로 나누었다. 회사에선 이천공 삼년엔 건설부에 삼천만원을 투자하여 4만평방메터의 아빠트와 아빠트 주위의 환경 건설을 철저히 할 것을 지시 하였다. 직공들의 리익을 위하여 부족되는 만평방메터의 건설자금은 내부 직공들 중에서 집금 하기로 하였다. 여전히 한평방메터당 천원으로 결정지었고 한직공이 두채씩 집금 할 수 있도록 하였다. 효리와 정정이도 첫해의 집을 팔아 두집씩 집금 하였고 해연이도 세집 값을 냈다. 방 화도 두집 값 20만원을 냈다. 일년 후면 그것이 40만원으로 되는 것이다. 첫 해에 3백만원을 타서 백만원 밑으로 쓰고 이듬해에 2백만원을 타서 구락부를 꾸려 백만원을 벌고 금년에 또 2백 50만원을 탔다. 주권 분홍을 50%씩 두번 부동산 투자를 한 것이 4백 50만원이다. 모두 합치면 방 화의 총재산이 천 이백50만원이 넘는다. 현금으로만도 8백만원이 있는 것이다. 방 화는 이돈을 어떻게 써야 할지가 방향이 잡히지 않아 두통이 났다. 가정의 생활 비용과 애들의 양육비나 남기고 어느 희망공정에라도 후닥닥 기부 할거나 하고 생각 하다가 도리질을 했다. 아직은 때가 이르다고 생각 한 것이다. 그돈으로 돈을 벌어 사회에 더 큰 공헌을 해야 한다. 헌데 무엇을 해서 돈을 벌어야 하는가가 문제이다. 돈은 돌아야 하지 묵여 두어선 아무런 의미도 없다는 것을, 종이장에 불과 하다는 것을 그도 잘 안다. 방철이 할아버지 한테서 전화가 왔다. “얘, 방 화야, 며늘아가, 좋은 소식이 있다. 애비가 감형 됐다. 유기도형으로 바뀌였다. 유기도형 16년이란다. 무기도형이니 거그서 죽는 줄로만 알았더니 희망이 있는게 아니겠니? 지금 4년철이니 4분의 일이나 지난셈이다.” “감사해요, 아버님! 방철이 아빤데 축하 드린다고 전해주세요. 그리구 계속해서 열심히 하시고 더 감형 되게 노력 하시라 고무 해주세요. 그이가 그렇게 잘 할 수 있은 것은 다 아버님 어머님께서 고생하시며 거기에까지 가셔서 정신상으로 부추켜 준 덕분이 아니겠습니까? 아버님, 정말 감사합니다! 방철이두 벌써 일년 넉달이 다 되였습니다. 인젠 아빠 엄마 누나 할아버지 할머니 하며 말을 겨우 번지고 아장아장 걸기도 합니다. 아버님 어머님께서 꼭 건강 하셔야 합니다…” 방 화는 김 병국의 전화를 받은 후 인츰 보름 휴가를 맡았다. 구실은 방철이를 할아버지 할머니한테 데려다 주고 오겠다는 것이였다. 여 수군이 비행장까지 실어다주었다. “삼촌, 그사이 수고 많으시겠어요. 될수록 빨리 돌아와서 일 많이 할게요.” “몸 조심히 갔다 오너라. 방철이 할아버지 할머니랑 박사장님께 문안 전하구.” 방 화는 방철이를 가슴앞에 달았다. 조선족들이 아기의 다리를 벌려 등에 업고 헝겊띠로 칭칭 감던것도, 한족들이 네모난 방석 네귀에 끈을 달아 등에다 아기를 처매던것도 모두다 구식인가 지금은 캥거루식으로 앞에 달고 다닌다. 방 화는 작은 바퀴가 달린 려행가방 하나를 끌고 있었다. 방철의 옷과 우유, 빵, 과일이였다. 방철이는 반년전에 모유를 끊었고 한달전에 대소변을 가릴줄 알게 되였다. 연방이가 사보낸 기저귀는 십분의 일도 쓰지 못했고 송자가 준 옷도 다 입혀보지 못하였다. 기저귀를 채워가지고 려행 한다는 것은 모자에게 다 불편한 일이다. 방 화의 전화를 받은 호기사는 택시차를 몇분안에 비행장으로 몰고 왔다. “룡광촌으로 가시죠? 어서 오르십시오.” 호기사는 려행가방을 뒷좌석에 올리고 보조석의 문을 열었다. “그사이 안녕하셨어요? 호쓰푸. 가다가 부식품슈퍼에 잠간 들리게 해주세요.” “예, 알겠습니다. 방사장님.” 방 화가 룡광촌에 이르렀을 때는 오후 한낮이였다. 그녀는 집마당에 들어서면서 “어머님! 아버님!”을 소리 높이 불렀다. 허 봉녀가 뛰여나와 한덩어리인 방 화와 방철이를 안았다. 방 화도 손에 물건들을 팽개치고 마주 안았다. “전화도 없이 이게 웬일이요? 아이구 기차라, 아이 달구 얼매나 고생 했소?” 허 봉녀는 소리지르며 방 화의 가슴에서 방철이를 뽑아냈다. 방 화는 헐렁 해진 빈 끈을 몸에 감은대로 버렸던 식품 주머니와 려행가방을 주어들고 허 봉녀를 따라 집으로 들어갔다. 집에는 다른 사람이 없었다. “어머님, 아버님은요?” “엉? 오ㅡ, 곧 올게요. 마실 나갔겠지. 신애 유치원에서 올때믄 같이 오오.” “신애 유치원에 잘 다니는가 보군요.” “양, 영 적극적이요. 명년이믄 학교 간다구 빨리 설을 쇴으믄 좋갰다오.” “벌써 학교 갈 나이가 돼요? 세월도 빠르네요.” “기차기두, 제딸 몇살인지두 모르는구만. 쯧쯧쯧…근데 어찌 불쎄루 이렇게…” “모두 보구싶구, 방철이 맡겨둘라구요. 젖을 뗀지 오라구 기저귀도 안 차요.” “잘 했소. 가찹았으믄 업어오기나 하재이캤소? 그냥 근심만 했댔는데.” “어머님, 절 받으세요.” “절은 무슨 절. 싹 걷어치우오. 있다 할아버이한테나 하오.” 방 화는 몸에 칭칭 감겼던 아기띠를 풀어버리고는 허씨가 말리던 외면하던 몸을 일으켰다 다시 앉으며 곱게 절을 하였다. 그제야 허 봉녀는 하는수 없다는 듯 앉은 자세로 아기를 품에 안은채 허리를 굽히며 절을 받았다. 김 병국은 마실을 나간 것이 아니라 몇집이 합쳐 지은 커다란 비닐하우스에 모상판 일을 하러 나간 것이다. 방 화가 근심 한다고 속여가면서 농사를 다시 짓기 시작 한지도 새집을 산 후부터이니 두해를 넘겼다. 방 화에게 발각되면 하지 말라는 농사질을 한다고 야단 칠것 같아 허 봉녀는 은근히 근심되였다. 집에 들어서는 시아버지의 차림새를 보고 방 화는 마실이 아니라 농사라는 것을 대뜸 알아차렸다. 김 병국은 마을 첫 집 조카며느리가 놀러 왔겠거니 여기고 눈길도 돌리지 않았다. 앞에 먼저 들어선 신애가 한동안 뜯어 보다가 “엄마!”를 불러서야 “엉?!”놀라며 머리를 돌렸다. 방 화가 일어나 다가오고 있었다. “아버님! 저 왔어요. 안녕 하셨어요?” “오냐, 얼마나 고생 했냐?” “아버님, 힘드셔 농사일 그만두시란데 왜 말을 안 들으세요?” “힘들게 안 한다. 심심풀이로 조금 한다. 전혀 안 하면 심심하잖냐?” “아버님 그렇게 피로 하시다 앓기나 하시면 어쩔려구요?” “못 들었냐? 일해서 죽는 사람이 없더라고. 아무것도 안하면 되려 병 날거다.” 방 화는 병국이에게 절인사를 올린 후 큰 집으로 인사하러 갔다. 마을 첫집에선 아들 며느리가 마당에서 터밭 울타리를 세우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아주번님, 형님.” “누구…? 오ㅡ, 동생, 신애엄마다. 언제 왔소?” 언제 왔을지를 번연히 알면서도 사람들은 언제 왔는가를 주요한 인사말로 쓴다. 방 화는 집에 들어가 백부님께 절을 하고 인츰 나와 나무도 주어주고 벼짚도 비틀어 섬기면서 마당에서 일하는 팔촌시누이 부부네와 이야기를 나눴다. “농사 차비에 몹시 바쁘시죠?” “괜찮소. 우리야 조끔 먹을거나 심는게 뭐.” 시누이가 대답 하였다. 남편은 땅이 녹으면 시가지로 들어가 집짓는 일에 붙는다. 그는 벽돌 쌓기 고수였기에 돈을 잘 벌었다. 올케이가 혼자서 한마지기 푼한 논과 반마지기 될까말까하는 밭을 가꾼다. 밭일은 칠순이 넘은 시아버지가 아직 정정하셔 돕기도 한다. 방 화는 자기집 땅이 얼만가를 알고 싶었는데 말이 떨어지지 않았다. “신애 할아배는 힘들께오. 남이 버리는 땅이믄 다 걷어가지구 고생 하신단데.” “얼마나 돼요?” “모르긴 해도 아마 한 스무마지기는 될께요. 그래서 신새벽부터 저녁 늦게까지 하루도 쉬지 못하고 바쁘게 돌아치시오.” 방 화는 가슴이 쓰리였다. 그리고 울분이 났다. 달음박질 치다싶이 잰걸음으로 돌아왔다. 집에선 저녁상을 차려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방 화는 마음을 달래며 참고 저녁을 먹었다. 저녁상을 물리고 시아버지 앞으로 다가 앉았다. “아버님, 담판 좀 합시다. 왜서 그 많은 땅을 부치세요? 뭐가 부족 하세요?” “며늘아가야, 이제 방철이까지 다 키우자면 돈이 얼마나 드는지 아느냐? 방철이 아비가 나오면 돈이 있어야 할게구 부칠 땅이 있어야 할게 아니겠냐?” 김 병국은 남들이 버린땅을 모으고 잘 걸구어 아들에게 물려 줄 생각까지 하고 있는 소박한 농민이였다. 방 화는 너무도 어이 없어 말이 나가지 않았다. 방 화는 자기가 만들어 준 적금통장을 보자고 하였다. 생활비용으로 쓰라고 십이만 오천으로 만들어 준 통장엔 돈이 줄어들 대신 만 오천이 불어나 십사만원으로 돼 있었다. “답답하신 우리아버님! 돈은 제가 벌고 적금도 제가 한다고 했잖아요? 쓰시라고 드린 돈을 건드리지 않고 되려 보태시다니요? 이번에 왜 나왔는지 아세요? 방철이를 덱고 있고 싶으나 할아버지 할머니한테 어서 정 부치라고요. 그리고 감옥에다 감형 해주어 감사하다는 의미로 돈 좀 기부 하려고요. 돈을 먹여도 구실이 있어야잖아요. 우리가 감옥에 잘 해주는 것 만큼 방철이 아빤데 유리 할게 아닙니까? 그리고 땅을 모아서 방철이 아빤데 준다는 생각 마세요. 방철이 아빤 농사 안 해요. 큰 사장님이 아니면 아무것도 안 해요. 우리방철이 아빠 출소 하시면 절대 고생 안 시킬거야요. 아버님 어머님께서도 인젠 편히 보내시고 건강히 오래 앉으셔야 하는데 왜 쓸모 없는 고생을 사서 하시는가 말입니다. 만일 아버님께서 꼭 일 하시겠다 하시면 전 아버님께 손잡이 뜨락또르나 한대 사 드리고 돈을 싹 고아원에 보내던지 그럴랍니다. 아버님께서 안 쓰시는데 더 벌어선 뭘 해요? 아버님, 대체 어쩌시렵니까? 결론을 내리세요. 제 말을 따르시렵니까, 아니면 그냥 놓사 하셔 돈 모으실랍니까? 성시에 집을 한 채 사고 농사 일과 떨어지시게 했으면 좋겠는데 아버님 어머님께서 두 아이만 데리고 적응하시기 힘들것 같아 그리 못합니다. 또 연길이라면 몰라도요.” 김 병국은 오래간 말없이 담배만 피우고 방 화는 말 없이 그의 대답을 기다렸다. “고맙다, 며늘아가. 니말 따르마. 니가 우릴 위해 고생 한다는걸 아는데 그렇게 돈을 잘 벌 줄은 몰랐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부담 덜어 줄라고 시작한 일이다. 이  맘 알겠지? 전엔 내가 언제 널 일 시키더냐? 그런데 네가 우릴 먹여 살리고 돈까지 모은다고 하니 믿기지가 않고 가슴이 아프고 그런것 뿐이다. 인젠 네가 시키는대로 해야겠구나. 우린 아직 괜찮은데 널 마음 고생 시키지 말아야겠다는 생각 뿐이다.” “감사 합니다, 아버님! 저같은 년을 버리지 않으시고 며늘이로 보아주신 것만도, 그 너그로운 사랑에 다 보답 할 수 없습니다. 내몸이 엉망이 되도록 일 해서라도 아버님 어머님 우리장만씨 고생시키고 싶지 않아요. 아버님 땅 누구한테 넘기시던지 버리시던지 하세요. 한일 농군이시니 그땅이 아까우실 줄 압니다만 저에겐 그땅보담 아버님 어머님이 더 소중합니다. 제맘 아세요?…” 이튿날 방 화는 감옥에 50만원을 헌납 하였다. 감형 해주어 감사하다고, 모두가 감옥장님과 교도관님들께서 잘 가르친 덕분이라고, 앞으로도 더욱 잘 가르쳐 달라고, 칭찬 하고 부탁 하였다. 그리고 방철이를 안고 남편을 면회 하였다. 모자는 감형을 축하 해주려 왔노라고 했다. 돌아오면서 김 병국의 적금통장에 십만원을 더 넣고 향파출소에 들리여 방철의 호구를 올렸다. 백주시 계획생육 위원회에서 내여준 임신 비준서라든가 부유보건원에서 떼여준 출생신고서라든가 있을 것이 다 있으니 부모의 호구부에 아들의 호구를 올리는 것은 지당한 일이였다. 파출소에선 방 화가 남방에 가 일하고 있다는 것과 장만이가 감옥에 있다는 것도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두해전 춘절에 5일간 가석방 했었다는 것도 다 알고 있었다. 방 화는 애들과 함께 하루밤을 더 자고 일요일을 맞추어 연변으로 떠났다. 일이 바뻐 할 수 없이 친정 어머니 뵙고 그길로 안쪽으로 들어갈 것이라고 말 하였다. “아버님 어머님, 절대 농사일 하시지 말고 옥체 건강히 계셔요. 그리고 신애나 방철이를 곱다고만 하시지 말고 꼭 엄하게 키워주세요. 어릴 때부터 습관 잘 시켜야 커서 좋은 애가 될겁니다. 그리고 아버님께선 애들 앞에서 담배 좀 줄이세요, 애들 페가 나빠지고 머리도 둔해 진대요. 애들 데리고 어찌 고생 하시겠어요!” 시부모님들은 집 근심 말고 몸 조심 하라는 부탁 뿐이였다. 방 화는 만 이천원짜리 휴대용 컴퓨터 석대를 샀다. 광철이와 강 화 그리고 정 강이에게 주려는 것이였다. 광철이는 금년에 중학교에 들어가고 정 강이는 고중에 붙는다. 현중에 갈런지 연변 이중에 갈런지 생활비와 학습비로 또 만원쯤 줘야 한다. 방 화는 이번에도 을봉의 해방패 차를 불러 타고 구석툰으로 갔다. 구석툰 애들을 만나보고 그길로 돌아져 리화촌에 와 언니와 한방에서 하루밤을 잤다.  
21    20. 출 생 댓글:  조회:2294  추천:5  2013-04-18
 20.  출    생     다섯시 이십분 방 화는 철탑문 아래에서 륙 학명이 몰고 오는 차를 막았다. 배가 뚱뚱한 방 화를 본 마 춘란이 먼저 보조석에서 뛰여내렸다. “아야! 방주임, 축하합니다! 축하합니다! 불편 하겠는데 여기까지 나왔어요?” “고마워요, 마언니. 이런 곳까지 다 찾아오시구. 눈물이 막 터지려구 해요.” “잘 보냈습니까? 방 화동무. 이런 몸인줄도 모르고 놀러 오라고 했었군요.” “안녕하세요? 륙사장님. 찾아가 뵙지는 못하고 오시라고 해서 죄송합니다.” 그들은 악수를 나누었다. 마 춘란은 방 화를 부추겨 뒤좌석에 함께 앉았다. “륙사장님 동관호텔로 가요.” 동관호텔 귀빈청엔 예정한 시간에 손님들이 다 모였고 효리와 정정이가 예약한 료리들도 제시간에 올랐다. 방 화는 자리에 앉은 손님들을 일일이 소개하였다. 모두 다 쌍쌍이 앉았기에 소개하기도 쉬웠다. 방 화는 리 영섭과 륙 학명 사이에 앉았다. “오늘은 동관구락부가 개업한지 한달 되는 날입니다. 한달 사이 여러분들께서는 수고를 아끼지 않으시고 힘을 합쳐 노력 한 결과 예정한 목표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미 50여개의 커플이 탄생 하였습니다. 이런 성과를 경축 하고 여러분들의 수고에 사이를 표시하는 의미에서 최 해연 총경리님께서 이자리를 마련 하셨습니다. 이런 연회에 존경하는 륙 학명사장님과 사모님 마 춘란여사님께서 참여 하시게 되여 더욱 큰 영광을 느끼며 동관구락부의 동료들을 대표하여 뜨거운 감사를 표하는 바입니다. 그럼 수고 많으신 총경리님 최 해연동무를 박수로 환영합시다.” 박수소리와 함께 해연이는 몸을 일으키며 술잔을 들었다. “여러분, 동관구락부의 성공적인 첫 발자국을 경축하여, 존경하는 륙사장님및 사모님의 왕림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이잔을 비웁시다!” 사람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잔을 들었다. 뒤이어 륙 학명도 한잔 권하였다. “동관구락부의 성공을 축하합니다. 아울러 여러분들의 건강과 방사장님의 건강 및 건강하고 귀여운 아기가 태여나기를 미리 축원합니다!” 저녁 식사가 끝나 구락부에 돌아 온 후 길봉이와 영섭은 자기 일터로 돌아가고 해연인 주방으로 들어갔다. 효리와 정정이는 자기 짝을 끌고 춤판으로 들어갔고 방 화는 학명이네 부부를 데리고 이층 사무실로 올라갔다. 대청엔 앉을 자리가 없었다. “손님들이 정말 많네요! 참 장관이얘요!” 마 춘란이 영사기가 영사막을 비출 때 쓰던 구멍으로 내려다보며 감개무량하여 말하였다. 륙 학명도 함께 내려다보았다. 그누구도 이처럼 큰 나이트클럽에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음악 속에서 붐비고 있는 정경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 “오늘 토요일이라서 그래요. 평일에는 이사람들 수의 삼분의 일 정도로 오는데   대부분이 돈을 내지 않는 회원들과 반값을 내는 우대권이 있는 사람들이 옵니다.” “헌데 여사장님은 출장 가셨습니까?” 륙 학명이 걸상에 앉으며 물었다. “아니요, 점심 드신 후 인츰 집으로 가셨습니다. 륙사장님 전화가 오기 전에요. 다시 나오시라 부르기도 그렇고하여 알리지 않았습니다. 오늘 오후에 내가 휴식이니 첫 한달 총결을 지었거든요. 륙사장님 전화가 총결회의 금방 끝났을 때 왔어요. 원래는 월요일 저녁에 여사장이랑 함께 총결파티 하려고 나혼자 궁리하고 있었어요. 월요일엔 손님도 많지 않으니 여기에 대리인원을 써도 편리하죠. 륙사장님의 전화가 오자 저는 차라리 좋은 기회를 만난거라 대리인들을 안배하고 파티를 조직 했어요. 원래는 몸이 이렇지 않으면 찾아가 뵈야 하는건데 미안해요.” “미안하긴요. 우리 마령도를 모시고 이렇게 함께 나와보고 너무 좋은데요 뭐.” 해연이가 커피잔을 쟁반에 담아 들고 올라와 한사람 앞에 한잔씩 놓아주었다. 세 사람은 “감사해요!”를 불렀다. 해연이가 쟁반으로 앞을 가리우고 서서 말하였다. “륙사장님, 사모님, 방사장님, 수요되시는것 있으시면 말씀 하세요. 보시다싶이 호화로운 나이트클럽은 아니지만 특별 손님들을 위해 마련한 고급 양주도 있어요.” “감사합니다! 방금 호텔에서 많이 마셨거든요. 그리고 또 운전 해야지한데…” 륙 학명의 말을 방 화가 막았다. “안돼요, 쉬고 가셔얀다고 내가 말씀 드렸잖아요? 회사에 침실이 많아요…” “륙동무 내일 오전에 행사가 있어서 돌아가야 해요…” “최경리, 이분들 말 듣지 말고 내말 들어요…” 방 화는 춘란의 말을 끊어놓고 조선족어로 말을 이었다. “해연아, 이분들 정말 가려는 갑다. 그러니 양주 헤뜨리지 말고 불로주, 들쭉주, 백화주 한컵씩만 가져오나. 그러구 잣, 개암, 호두 한접시씩, 그거면 된다. 그러구 세가지 술을 한병씩만 비닐 물병에 담아 놓으라고 해라.” 해연이는 “알겠다”고 대꾸 하며 나가는데 륙 학명은“아무것도 필요 없다”를 련속 웨친다. 방 화의 옆에 앉았던 마 춘란이 방 화의 손을 잡아준다. “방사장님, 객지에 와 일 하기가 힘 들죠? 또 이런 몸까지 해가지고.” “처음 보담 적응 많이 됐어요. 또 많은분들이 관심해주니 힘든줄도 모르겠구요. 언니는 저하구 말씀 놓으세요. 그저 방 화나 동생이라고 불러줘요.” “방 화동생, 호호호… 그러지뭐, 당신 같은 동생이 있으믄 얼마나 좋겠어요. 나는 부모도 형제자매도 없이 륙 학명 하나밖에 없는 여자랍니다.” 방 화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마 춘란 앞으로 한발 다가서며 두팔을 벌렸다. 춘란이도 제꺽 일어나 방 화를 맞이하였다. 그녀들은 포옹하고 언니 동생을 불렀다. 여자들은 이렇게 자매가 되는 일이 많다. “우리 다음 주 연길에 갑니다. 동북아 금삼각 국제무역 상담회를 한다기에 보러 가요. 가서 장백산에 올라가 천지폭포도 구경하고 조선족 민속풍모도 감수하고 놀다 오려고요. 동생도 함께 가면 좋으련만 그럴 수야 없겠지요. 혹시 집에 전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우리가 할게요. 시간이 많으니깐요.” “고마워요, 언니! 잘 다녀와요. 저의 집, 제가 여게 들어온 해 늦가을 연길 농촌서   성 도회지 시교로 이사 갔습니다. 전번 춘절에 저도 겨우 찾아 갔는데요.” “그랬어요? 섭섭하네요. 할 수 없군요…” 해연이가 노크 하고 다시 들어왔다. 사무실 문을 열고 층층계를 내려서면 사무실 아래층으로 된 넓다란 정면 휴객실이고 오른 손켠에 구락부 출입문이 있고 왼손켠에 카텐을 드리운 놀이터 입구가 세개 있다. 층계를 내려 왼손켠으로 돌아서면 곧바로 술, 음료, 건과매대겸 카운터다. 그러니 잠간이면 물건을 들고 올라 올 수 있었다. 해연이는 마른 안주 세접시를 사무상 가운데에 놓고 다리 높은 잔을 한사람 앞에 하나씩 놓은 후 “천천히 이야기 나눠요.”하며 나가버렸다. 학명이가 세개의 잔을 번갈아 둘러보고 있었다. 세가지 술은 색갈이 층차가 났다. 방 화는 자기의 잔을 륙 학명의 앞으로 밀어 놓으며 입을 열었다. “이것들은 양주가 아니고 우리고장 밀방주인데요, 양주보다 더 영양가가 있고 값 진 술입니다. 맛을 보면 아시겠지만 향기도 더 진해요. 그 진붉은 술은 들쭉주, 홍경천술이라고도 하는데요, 해발 이삼천 메테 되는 장백산 봉우리에서만 생장하는 홍경천이란 식물의 열매를 따다 곡주에 불궈 발효 시킨겁니다. 그다음 그 붉은색 술은 장백산의 불로초, 령지, 인삼, 꿀을 적당한 비례로 술에 넣어 우려져 나오게 한 것인데요 모두 명귀한 약재가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장생 불로주라 부릅니다. 그 연붉은색의 술은 백화주라 부르는데요, 장백산의 백가지 야생화엽을 채집하여 술에 불구고 발효시킨 것입니다. 그 풍부한, 인체에 유익하다는 아미노산이요 광물질이요 하는 영양성분에 대해선 더 길게 연설 하지 않겠어요. 우리지방에 많은 가정에서는 이런 술들을 오지독에 만들어 두고 마신답니다. 호호호… 제가 뭐 술 전문가나 술 장사군 같죠? 향기를 맡으시며 음미 해보세요. 그리고 이 건과들도 맛 보세요. 이건 장백산 원시림에서 생장하는 높은 잣나무에서 채집한 잣이구요, 이제 연변에 가시면 잣죽이랑도 맛보실 수 있을거얘요. 또 이건 장백산 아래 야산에서 가을이면 뜯는 개암이란 열매구요, 또 이것은 장백산 중간지대에 많이 나는 야생 호두입니다. 양식 호두와 야생호두는 맛은 비슷한데 질이 다르답니다. 야생 호두는 껍질이 땅땅하고 두껍고 알이 작아요. 산량이 적습니다. 남방엔 양식하는 호두나무가 많지요? 장백산 지구에 가면 양식하는 호두나무가 전혀 없답니다…” 륙 학명과 마 춘란은 방 화의 말을 들으면서 술들을 음미 하였다. 그리고는 내가 향기롭고 맛이 달콤하고 유연하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륙 학명은 가방을 열고 벽돌 반장 크기에 반장 두께만큼한 반듯한 지함 두개를 꺼내여 책상위에 놓고 방 화의 앞으로 쓱 밀었다. “방 화씨한테 필요 할것 같아 가져온겁니다. 전번에 동남아로 출장 갔었는데 한 친구가 례물로 주더군요. 너무나도 깜찍하게 만들어져서 내가 아는 사람들을 쭈우욱 ㅡ다 머리속에 훑어봤지 뭡니까. 헌데 방 화씨가 적임자더라구요. 먼저 열어봐요, 필요치 않다거나 부담이라면 도로 가져 가겠습니다.” “참, 사장님도… 도대체 뭐길래 주었다 말았다 그러세요? …엉? 권총? 권총이 아닙니까? 장난감은 아니겠죠? 정말로 깜찍하고 이쁘네요! 아래 것은? …” “아래것은 탄알 백발입니다. 좋은 일에만 쓴다면 그 백발을 아마 다 못 쓰고   마커스 한테로 가게 될겁니다. 여성들 호신용이지요. 이런 선물은 아무한테나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아시죠? 유용하고 좋은 일에 사용하리라 믿습니다.” 방 화는 구락부 개업식날 깡패들이 달려들었던 일을 이야기 하였다. “감사해요, 사장님! 그리고 사모님. 좋은 일에 잘 쓰겠습니다. 저를 믿고 아끼고 사랑하기에 이런 선물을 한다는 걸 잘 알아요. 그 믿음과 사랑 저버리지 않고 자기를 잘 지키고 좋은 일을 많이 하는 것으로 보답 하겠습니다!” “받아주니 고마워요. 이제 몸이 가벼울 때 놀러와요. 술이나 한잔 하면서 결의 자매 신고식이라도 해야 할게 아닌가요?” “그럼요, 이제 너무 자주 간다고 욕하지 말아요. 호호호… 전엔 가고 싶어도 언니 받아주지 않을까봐 못 갔는데요.” 그들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방 화는 신문종이에 작은 지함 두개를 감아 두팔로 가슴에 꼭 껴안았다. 카운터 앞에 오니 어린 직원들이 경례를 한다. “너들 수고한다. 최경리 뭘 담아놓으라 했지? 그걸 비닐봉다리에 담아 다구.” 공장 문앞까지 실어다 준다며 마 춘란은 방 화를 기어이 밀어 앉혔다. 가로등이 훤 한 큰 길을 따라 걸어가도 십분 정도의 거리밖에 안된다. “언니네 밤 쉬고 가셨으면 좋으련만…” “형부 넬 행사 없으면 그렇게 하면 좋겠는데 방법이 없어요.” “언니, 전 뭘 보낼것도 없고 해서 술 세병 담았어요. 미안해요.” “감사해요. 그리구 몸 조심 하세요. 오라잖은 것 같은데.” “나올라면 아직 석달이나 있어요.”… … 방 화는 종전대로 식당에서 아침을 먹고 사무청사로 들어가 층층계를 밟았다. 네층계를 밟고는 란간을 붇잡고 돌아섰다. 배가 불시로 아파났던 것이다. 이날인즉 01년 11월1일, 1자가만 네개가 붙은 날이다. 이틀 전에도 차를 몰고 시부유보건병원에 검사 받으러 갔다 왔었다. 의사들은 이미 다 성숙 되였다고 입원 하라고 했으나 방 화는 아무런 반응도 없는지라 듣지 않고 돌아왔었다. 방 화는 지장 없이 출근 하게끔 조용히 커주는 배속의 아기에게 한없이 감사 하였다. 배가 불러 숨이 좀 차고 몸이 좀 무거울 뿐 다른 증상이라곤 없었다. 헌데 불시에 아래배가 찢기듯 아파났다. 근심하던 때가 온 것임을 알았다. “고선생님!ㅡ 고-고-선-생-님!ㅡ” 층계와 멀지 않는 의무실의 문이 확 열리며 고 수분의 머리가 쑥 나와 복도의 좌우를 살피고 나중에야 층계쪽을 보았다. 한손으로 란간을 붇잡고 한손으로 배를 안고 있는 방 화를 발견하고 고 수분은 급급히 뛰여왔다. “배가 아퍼?” 방 화는 대답 대신 신음소리를 내였다. 고의사는 방 화의 겨드랑이에 손을 끼고 의무실쪽으로 끌려 하였다. 방 화는 란간을 잡은 손을 놓지 않았다. “잠깐만요, 선생님…” 방 화는 고 수분의 부축을 받고 란간에 기대여 이를 악물고 한동안 서 있었다. “어찌된 일이야?!”   부둥켜 안고 있는 그들을 발견한 여사장이 소리지르며 출입문쪽에서 달려왔다. “사장님, 방부장 낳으려는가 봐유. 병원에 가야겠소.” “가서 차를 문앞에 가져 올게요.” 여 수군이 급급히 뛰여나갔다. 방 화의 진통이 지나갔다. 몸을 일으키고 층계를 내려와 출입문 쪽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괜찮아?” “녜, 나아졌어요. 놀라셨죠? 죄송해요.” “멍청이 소리는? 아래에 뭔가 흐르는 감은 없지?” “없어요.” “묵직한 감은 안 나?” “안 나는데요.” “어서 가자, 묵직하기 전에 가야한다.” “묵직하면 어떤데요? “그러면 열리는거지. 열리면 나올거고.” 그들이 문밖에 나설 때 여 수군의 차가 와 닿았다. 여 수군은 급급히 뒤문을 열어주며 독촉 하였다. “아니요, 제가 돈을 갖고 가야해요.” “급하지 않구나, 돈 생각 다 하고. 근심 말고 올라라, 내게 있으니.” 방 화는 말을 듣지 않고 천천히 침실로 걸어갔다. 포대기와 애기옷을 가지고 가야 하는 것이다. 자애로운 시어머님이 그리워 졌다. 한달전 시어머니는 돌봐주러 오시겠다고 전화가 왔었다. 너무나 먼 곳이라 오시라 할 수가 없었다. 모든 것을 혼자의 힘으로 이겨내리라 다져왔었다. 헌데 이시각엔 마음이 약해지는 것이다. 어머님이 오셔셔 한 침실에 계셨더면 이렇게 힘든 걸음을 하지 않아도 되였을걸… 방 화는 고 수분과 층계에서 만난 효리의 부축을 받으며 침실에서 한보꾸러미 싸 들고 내려왔다. 세상 모르는 효리는 방 화의 고통스러워 하는 표정에 눈물을 줄줄 흘리고 있었다. 방 화가 차에 오르고 고의사도 따라 올랐다. 효리는 어쩔바를 몰라 하였다. 따라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따라간다면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헌데 그처럼 고통에 모대끼는 언니를 홀로 보낼 수가 없었다. 효리는 홀로라고 생각했다. 같이 객지에서 홀몸으로 살면서 효리는 방 화가 자기에게 제일 가까운 사람이였고 자기도 응당 그에게 가장 가까운 사람으로 되여야 한다고 생각 했었다. “사장님! 잠깐만요! 저도 가겠어요, 제가 언니를 호리 하겠어요. 데려가줘요.” “효리야, 괜찮아. 언니 혼자라도 견뎌낸다. 너 회사일 봐라.” 방 화는 여 수군의 차문가에 매달려 사정하는 효리를 보며 목이 메였다. “빨리 앉어라, 시간 급하다.” 여 수군은 소리지르며 보조석 문을 열어주었다. 효리는 방 화의 곁에 올랐다. 차가 떠나 십여분, 또 한차례의 진통이 왔다. 방 화는 입술을 깨물고 신음소리를 냈다. 방 화는 전보다 더 아프고 아픈 시간도 좀 더 길어진 감을 느꼈다. 수군은 한손으로 핸들을 잡고 한손으로 핸드폰을 꺼내여 120번을 눌렀다.   “…예, 임신분데 몹시 급합니다. …동관고속도로로 시내를 향해 뛰고 있습니다. 검은색 신라차입니다. 내가 구호차를 보면 미루 멈출겁니다… 속히 마중해주시오. …동관서 떠난지 십오분 됐습니다. …빨리요, 부탁 드립니다.” “온다오?” “예, 온답니다. 한 삼십분만 참으면 될겁니다.” “그럼 됐구만, 도중 차에서 해산하는 일이 특히 많거든. 차가 달리며 들썩이니 태반이나 태애가 진동 받는건지, 진통을 촉진 하는건지…” 여 수군의 예상대로 동관과 백주의 중간 지점에서 구급차를 만났다. 마침 네번째 진축이 오고 있었다. 효리는 보꾸러미를 들고 구급차에 따라 올랐다. 여 수군은 고 수분을 싣고 구급차의 뒤를 바싹 추격했다. 추격전을 벌리면서도 오 경경에게 전화 치는 것을 잊지 않았다. 백 팔십키로의 시속으로 내빼던 구급차가 속력을 늦추었다. 시속 60키로 아래로 내려갔다. 구급차는 시내로 들어서고 있었다. 이때 방 화는 승리적으로 해산 하였던 것이다. 토실토실한 아들을 낳았다. 효리는 기뻐서 또 울었다. 산모는 병실로 들어가고 신생아는 산실로 들어갔다. 검진을 하고 목욕을 시켜야 했다. 정차 하고 달려 들어온 여 수군과 고 수분은 사방을 헤매서야 방 화의 병실을 찾을 수 있었다. 홋이불을 덮고 반듯하게 누워 있는 산모의 배는 꺼져 있었다. 어찌 된 영문인지 알 수 없어 그들은 조바심이 났다. 지쳐서 깜빡 잠이 들었던 방 화가 눈을 떴다. 눈귀로 굵은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진통이 오던 그때엔 흘릴래야 흘릴 수 없었던 눈물, 이는 희열의 눈물이였다. 뜻을 모르는 두사람은 정신이 뗑ㅡ해지고 사맥이 탁 풀리며 할 말을 찾지 못했다. “얘, 방부장, 괜찮어?” “선생님!… 사장님!… 고마워요!” “엉…??” “마마님, 도련님 납시요!ㅡ” “엉…??” 효리가 아기를 안고 들어왔다. “사장님, 선생님, 이제야 오셨어요?  우리 도련님 얼마나 이쁜가 좀 보세요.” 고 수분이 아기를 받아 안아 방 화의 옆에 눞여주었다. “아무튼 방부장이 방부장이야! 참 용해!… 참, 이러고 있어서야… 내 점심 전에 죽이나 쑤어갖고 올테니 효리 너 어데 가지 말고 잘 지키고 있거라.” “알았어요, 잘 다녀 오세요.” 고 수분의 뒤를 따라 여 수군은 입원비 예약금 물러 수금처로 갔다. 방 화와 효리는 아기 한테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효리의 핸드폰이 울렸다. “응, 정정아…” “어떻게 됐어?” “우리언니 도련님 낳으셨다. 너무 이쁜거 있지?” “근데 왜 전화 안 했어?”   “내 방금 산실에서 안고 왔는데 언제 전화 할 새 있니?” “니 안구 왔어? 좋겠다아, 난 보구 싶어 죽겠다. 갈가아…” “다 오믄 회사일은 누가 하니? 좀 참어, 내 잘 키워갖고 갈게.” “야, 방언니 전화 받을 수 있니?” 효리는 핸드폰을 방 화에게 넘겨 주었다. “정정아…” “언니, 축하해요! 언니 잠간만요. 자, 모두 시ㅡ작!” “언-니-, 축-하-해-요-!” “언니 들으셨죠? 우리공단 애들이 함께 웨쳤어요. 하루 빨리 건강을 회복하시구 보보 안구 돌아오세요. 우리 손꼽아 기다릴게요.” “감사하다! 애들 한테두 감사하다구 전해달라…” “휴식시간이 끝났어요. 후에 다시 전화 드릴께요. 안녕!” 정정이가 아쉬워 하며 전화를 끊었다. 공장의 휴식시간이 지난 것이였다. 방 화는 핸드폰을 꺼내여 번호를 눌렀다. 빨리 시부모님들한테 알리고 싶었다… 여 수군은 예약금을 문 후 안해 경경이 한테 다시 전화를 치고 차를 몰고 마중을 갔다. 일백에서 물건을 사고 있다는 것이다. 애기 이불로부터 의복, 양말, 모자, 우유병, 우유가루, 보온병, 일회용 애기걸레… 오 경경은 아무리 급히 낳는다 해도 하루 이틀은 꼭 반응을 보일 것이라 생각하고 그럴때 일거에 채구 할 것이라 계획 했었다. 이처럼 돌연습격을 받을 줄은 전혀 상상도 못 했었다. 방 화가 아무런 티도 내지 않고 정상으로 출근하고 있으니 오 경경이도 여유만만 하였던 것이다. 고 수분은 계란을 깨넣고 호두알과 대추살를 부셔넣고 입쌀영양죽을 한밥통 그득 쑤어왔다. 효리가 먹을 찐빵과 물만두도 가져오고 짠지와 절군 오리알도 가져왔다. 마 효리의 전화를 받은 광동이와 철주가 과일바구니와 생화묶음을 안고 뛰여왔고 광동이한테서 소식을 안 왕대대장은 량국장을 앞세우고 와서 돈 오백원을 내놓았다. 해연이와 길봉이도 시교뻐스를 타고 찾아와 오천원을 내놨다. 해연이가 륙 학명에게 희소식을 알리고 륙 학명은 염 가준에게도 소식을 알렸다. 륙 학명은 안해와 함께 위문품들을 사들고 와서 돈 만원을 내놓았고 염주임은 부련회 곽주임과 함께 생화를 들고 왔다. 사흩날 일요일이라 광동이와 철주가 정정이까지 데리고 다시와 하루종일 방 화와 이야기 하며 놀았고 설아와 려나도 숫한 애들을 데리고 위문 왔다. 애들은 어쩌다가 시내로 온 김에 시내구경 하고 간다고 휩쓸어 들어왔다가 휩쓸어 나갔다. 정 설아가 방 화의 손에 작은 종이 쪽지 하나를 쥐여주고 애들을 뒤쫓아 나갔다. “언니! 마지막으로 불러보는 언니입니다. 모르셨죠? 리화촌에 사는 정 강이가 나의 사촌동생이라는 것을. 정 강의 할아버지 정 국영님은 저의 친 할아버지십니다. 언니방에서 카메라 영화를 보다 먼저 나온걸 모르셨죠? 난 그냥 언니라 하구 싶은데 인젠 숙모님이라 불러야 합니다. 나의 숙모님 나빠요, 그래서 그이름이 싫은거얘요. 할아버지께선 정 강이가 대학을 졸업 해야 우리집으로 오신대요… 숙모님, 전 작은 동생의 출생을 한없이 기뻐하며 축하드립니다…” 참으로 넓다가도 졻은 것이 지구촌이다. 정 강이와 설아가 사촌오누이라니!   방 화는 일주일을 휴식하고 출원하였다. 송자는 자기네 집에와 함께 있자며 떼를 썼지만 방 화는 여 수군의 차에 앉아 여 수군네 집으로 갔다. 오 경경은 방 화 방에 조립식 아기침대도 사놓고 바퀴가 달린 쑥 꺼진 아기걸쌍도 사놓고 아스팔트로 밀고 다닐 아기밀차도 사놓고 눕혀서 들고 다니는 버드나무 아기광주리도 사놓았다. 물론 이런 것들이 송자네 집에도 다 있다. 허지만 한돐이 채 안 된 송자의 칼조.젬스가 사용해야 한다. 그렇다고 하나 더 살 수도 없는 일이다. “송자야, 너네집은 병원하구 좀 멀다. 아마도 병원이 가까운 여 빈네 집에 있는 것이 나을 듯 싶다. 그리구 빈이네 뭐나 다 갖추어 놨는데 실망 드릴 순 없잖겠니? 니 심심 하믄 놀러 오나, 나두 가구. 난 며칠만 더 쉬고 출근 해야 돼.” 조 송자의 어머니는 봄에 아기와 박아지미를 데리고 대련 별장으로 피서 가는 딸을 따라가 며칠 함께 있다가 고향으로 돌아가고 지금 백주에는 보모와 아기, 송자까지 셋이 돌아 와 과동 하고있다. 방 화가 들어오면 방 하나 주고 아기침대도 양보 할 생각이였으나 인젠 필요 없게 되였다. 오 경경은 방 화 모자에게 정성을 다 하였다. 누워 있지 않고 일어나 다니면 배살이 처진다며 화장실 출입 외엔 누워서 까딱 움직이지 못하게 하였다. 밤에도 아기침대를 자기네 방에 밀어다 놓고 방 화만 홀로 편안히 자게끔 하는것이다. 방 화가 출원한 사흩날 신애의 할아버지 할머니가 신애를 데리고 백주로 왔다. 방 화의 출산 전화를 받고 월요일을 기다려 장만이 한테 소식을 전하고 그길로 기차에 올랐는데 다섯날이나 걸렸다. 백주 기차역에서 친 시아버지의 전화를 받고 방 화는 광동이한테 전화를 걸어 방조를 구했다. 방 화는 광동이한테 전화를 걸고는 집에서 내려와 순경차가 오기를 기다렸다. 머나먼 길을 찾아 온 시부모님을 보는 순간 눈물이 확 솟구쳤다. 신애가 엄마를 부르며 뛰여왔다. 방 화는 신애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김 병국의 손을 잡아 흔들고 허 봉녀를 품에 안았다. 병국이는 손녀를 안았다. 신애는 엄마한테로 가련다고 손을 뻗히였다. “안돼, 엄마 아파…”하며 할아버지가 손녀를 얼렸다. 광동이는 일이 있다며 인츰 돌아갔다. 오 경경은 애기를 지키며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방 화는 영성호텔 단단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단단이 맞아요, 방언니, 안녕하셨어요? 어쩌다가 전화 주셨어요?” “단단이 잘 보냈어요? 다름 아니라 나한테 고급방 우대카드 한장 있는데 묵은해 발급받은거랍니다. 지금도 쓸 수 있는지 몰라서요.” “쓰지 않은거면 종생 유효래요. 우리 사장님의 싸인이 그만큼 힘이 있으시다는 함의가 아니겠어요? 방언니 오시려고요?” “예, 래일쯤에요. 동북에서 저의 집식구들이 오셨어요. 그럼 래일 봐요.” “래일 봐요!” 방 화는 아기를 시어머님한테 맞겨놓고 집식구들을 경경이한테 부탁한후 택시에 앉아 회사로 갔다. 호텔 우대증을 가져와야 하고 자기의 승용차를 몰고 와야 했다. “왜 왔어? 일이 있으믄 나한테 말 할 것이지, 차 가지러 왔지? ”   여 수군이 사무실에 들어서는 방 화를 반기며 꾸짖었다. “삼촌 원래 래일부터 출근 하려 했었는데  사날 더 지체해야겠어요.” “방금 너 숙모한테서 전화 왔다. 반가운 손님들이 오셨다면서? 그래서 니 오면 함께 떠나려고 기다리고 있다. 출근은 급할게 뭐야? 이제 겨우 여나문날 됐는데.” “제 신체 회복이 빨라요. 출근 해도 힘든 일을 하는 것도 아니고요. 삼촌 우리 떠납시다. 내 숙소에 들어가 옷 한견지 가지고 나올게요.” 금요일이라 원래는 회사에서 주숙하는 날이지만 손님이 왔기에 가는 것이였다. 방 화네 다섯 식구는 영성호텔 고급방에서 사흘밤을 잤다. 김 병국은 손자의 이름을 김 방철이라 지어주었다. 허 봉녀는 방철이를 지아비 애기 때를 꼭 떼여 닮았다면서 품에서 내려놓을 줄을 몰랐다. 방철이를 안고 동북으로 가자니 동북이 너무 춤고 또 모유를 먹여야 하니 될 수 없었다. 남아서 세집이라도 얻고 봐주다가 륙칠개월 지나 날도 따스해 지고 젖도 끊고 그때에 안고 나가리라 혼자 작심하였다. 방 화는 방 화대로 비행기표를 끊어 시부모님과 신애를 집으로 보냈다. “아버님, 어머님, 안심하시고 가요. 제가 꼭 방철이 건강하고 똑똑하게 잘 키워 업고 갈게요. 어머님 여기 계시면 나야 편하고 좋지만 신애하구 아버님은 어쩌구요? 작은 집을 하나 사서 아버님하구 신애까지 다 같이 여기에 살 수도 있는데 그러면 방철이 아빤 어쩌구요? 그러니 제가 조금만 더 힘쓰면 되니깐요 시름 놔요.” 그들은 눈물을 흘리며 헤여졌다. 방 화는 방철의 침대를 분해해 뒷좌석에 싣고 방철이를 광주리에 담아 보조석에 놓고 안전벨트로 묶었다. 옛날 같으면 아기를 업거나 안고 걸어 다니고 뻐스를 타고 다녔을텐데 지금은 자가용을 몰고 다녀야 하니깐 머리가 총명한 농군들이 간단하고 쓰기 좋은 아기광주리를 결어내여 시가지에 가져다 판 것이다. 방 화는 일부러 날이 어두워진 후 마당이 조용 할 때 회사에 당도했다. 방철이를 들고 침실에 들어갈 때까지 누구도 만나지 않았다. 방 화는 효리에게 전화를 걸어 공 만석을 자기 방으로 불러오게 하였고 만석이더러 승용차안에 있는 아기침대를 올려다 조립하게 하였다. 효리는 달콤히 자고있는 아기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며칠 못 봤더니 보고파 죽을번 했어요. 언니, 우리조카 이름 지었어요?” “방철이다, 김 방철. 이름이 어때?” “참 좋네요, 듣기도 좋고 부르기도 쉽고. 뜻은 모르지만. 누가 지었어요?” “방철이 할아버지 할머니 누나가 왔다 갔다아. 당연 할아버지께서 지었지. 얘, 애기 깨우지 말고 돌아가 쉬여라. 앞으로 시간 많잖니? 애들한테 애기 온 내색 내지 말어라. 애기 깨우면 안 되니깐. 나도 곤하고.” 효리는 “편히 쉬세요!” 인사 하고는 나갔다. 아기침대 조립도 끝났다. 만석은 나갈념을 하지 않고 두손을 부비며 문가에 서 있었다. “쑈쿵, 수고 했어. 감사하다. 돌아가 쉬거라.” “예, 뭐 수고 없어요. 근데 방누님, 저…” “뭐? 할 말이 있니? 이리 와, 침대에 앉어라. 무슨 일이기에 그래?”   “방누나, 저… 그런…” “너 사내 맞어? 뭐 말 못 할게 있어? 처녀애들도 너처럼 저저 하는게 없다.” “저,저 려나 좋아합니다…” “그럼 사귀렴. 그애 참하구 좋은애야. 구락부 회원증 가졌니?” “예. 그래서 방누님 돌아오시기를 고대 기다렸어요. 그동무하구 사귀고 싶은데 친구가 있는지 없는지 몰라서, 누님 물어봐 줬으면 해서요.” “멍청이, 졸장부, 니가 좋아 한다면서? 걔 다른 친구 있던 말던 무슨 상관이야? 손을 꽉 잡고 ‘나하구 사귀자, 나 널 책임져 줄게!’ 이렇게 콱 말해버리란 말이다. 여자는 그런 남자다운 남자 좋아하거든. 너처럼 꼬물꼬물하는 성격을 안 좋아한다. 내가 대신 물어봐 줄 수도 있고 사귀라고 말 해 줄 수도 있다. 허지만 그러면 너의 위신이 완전히 떨어지는거야. 너를 좋아하던 마음도 변 할 수 있다. 소개련애 하던 구사회가 아니다. 그애는 지금 네가 언제 입을 열까 기다리고 있을지도 몰라. 실망 주지 마. 만약, 그애가 이미 친구가 있다고 하면 깨끗이 잊고 다른 동무 찾는거야. 우리 회사에만도 좋은 처녀들 많고도 많지. 알만하니? 내 말 맞어?” “예, 나에게 대담성이 부족함을 알았습니다. 떳떳하게 용감하게 나설게요.” “그래 잘 해봐, 상담 할 일이 있으면 아무때건 와라. 좋은 소식 기다릴께.” 공 만석은 이튿날 저녁, 식당 앞에서 리 려나와 불현듯 마주쳤다. 눈도 마주치지 못하고 피해다니던 전과는 달리 그는 두팔을 쩍 벌려 려나를 세워놓았다. “잠깐, 려나씨, 저와 이야기 잠깐 나눕시다.” “뭘요?” “저 려나씨 좋아합니다. 우리 사귑시다.” 려나는 아무런 대꾸도 없이 더 들을 념도 하지 않고 만석의 팔밑으로 도망가 버렸다. 공 만석은 며칠을 고민하다가 방 화를 찾아와 어쩌면 좋으냐고 자문하였다. “그런 돌발적인 제의에 어느 여자면 놀라지 않고 부끄럽지 않겠니?‘좋아요’도 안 하고 ‘싫어요’도 안 했잖아. 그는 그날밤 뜬눈으로 새웠을게다. 그는 지금쯤 언제면 니가 다시 찾나 고대하고 있을거다. 빨리 만나 들뜬 마음을 잡아줘야 한다. 좋아합니다, 사귑시다, 이런 했던 말을 멍청스럽게 또 하지 말고, 믿으시요, 완전히 책임 질겁니다, 이런 호언 장담도 좀 하고 두고 두고 고험 하시요, 휘여들지언정 꺾이진 않을겁니다. 이런 유모아적인 롱담도 좀하고…” 방 화는 방철이를 바구니에 들고다니며 일을 하였다. 공장밖으로 나갈 때엔 아기 담은 광주리와 우유병을 의무실에 가져다 놓군 하였다. 모유는 하루 세끼 먹이고 밤 열두시에 한번 더 먹이면 된다. 방철이는 배속에 있을 때처럼 애를 먹이지 않았다. 시간에 맞추어 먹이고 제때에 일회용 기저귀를 갈아주면 울지 않았다. 방 화는 량 국장을 찾아왔다. “애기는 잘 크고 있소?” “녜, 전혀 애먹이지 않아요.” 인사를 나눈 후 방 화는 손가방에서 륙 학명이 준 권총을 꺼냈다. “량국장님, 친구한테서 이런 례물을 받았어요. 너무 깜직하지 않아요? 그친구도   외국에 갔다가 외국인 친구한테서 받은거래요. 내가 나쁜 일 할 사람이 아니라면서 호신용으로 하라고 줍디다. 헌데 총기를 사사로이 가지는 것은 불법이라 들었거든요. 그래서 국장님께 청시하러 가지고 왔어요. 갖고 싶다고 가지면 안 되잔아요. 국장님 처분해주세요. 몰수 해도 응당한 일이라고 생각 합니다.” “참 좋은 물건이구만. 허허허… 잠간만 기다리오.” 량국장은 하급에 전화를 치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보통 친구가 아니구만, 이런 례물은 쉽게 주고 받는게 아니요. 공안법에나 형사법에 따르면 총기 흉기는 사회상에 못 돌게 돼 있거든. 아주 갖고 싶어 하는것 같은데 아무튼 이건 보통 물건이 아니요. 방 화동무가 나쁜 일 저지를거라고…” “보고!” 량국장의 말을 끊으며 한사람이 들어와 거수경례를 하였다. “여기에 등기 하오. 거두어 들이던 발급 하던 다 여기에 등기 해야 하는거요. 어데서 어떻게 획득 하였는가 하는건 그저 례물이라고 쓰오. 아마도 친구의 신분을 밝히기 꺼려 할테니 특별히 봐주는게고 내가 방 화의 면목을 봐서 본인이 휴대하게 비준 하겠소. 허허허…내면목이 아니라 공안사업에 특수 공헌이 있는 자에겐 호신용 무기를 발급 할 수 있다는 공안부의 문건이 있는거요.” “고마워요. 한 일도 없는데 특수 대우를 해주니 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어요.” 방 화는 등기표를 쓴 후 총과 탄알을 남겨두고 국장실에서 나왔다. 전문부문에서 총의 성능을 검험하고 국가 통일 번호를 새기고 등기표에 적어 둔다는 것이다. 사흘 후 광동이가 총과 탄알을 가져왔고 “총기특별휴대증”이란 것을 가져왔다. 방 화는 너무도 기뻤다. 아무 말 없이 가만히 가지고도 싶었지만 위법 일은 절대로 할 수 없는 것이라 몰수 당할셈 치고 보고 하였었는데 그런 정책이 있을 줄이야! 총을 가져도 쓸일이 없을 줄을 번연히 알면서도 호기심이라 할까 애호라 할까 어려서부터 총을 좋아 하였다. 림장공인이였던 그의 아버지에겐 긴 엽총이 있었고 아버지의 전우인 경산아저씨가 그의 집에 들릴 때마다 권총을 빼앗아 놀군 하였다. 그럴 때마다 아버지나 아저씨는 “저것이 하나 달고 나왔어야 하는걸…”라는 말을 했었는데 그때엔 무엇을 달고 어데를 나와야 하는지를 몰랐었다. 그것들은 먼 옛날 방 화가 열살 먹기 전의 아물아물한 추억이다. 지금에는 텔레비죤 드라마에서 여군관이나 여경찰이 권총을 휘두르는 장면들을 많이 보게된다. 그럴 때마다 방 화는 자연히 동년을 회억하며 아저씨의 반들반들한 권총이 생각나고 묘준하는 자태도 지어보고 싶어지군 하였었다. 방 화는 지금에 와서 자기가 엄마 배속에 떼여두고 나오기를 잘 했다고 생각한다. 만약 달고 나왔더면 불쌍한 장 자평의 신세가 되였을지도 모른다. 필경 세상엔 륙 학명이나 여 수군과 같은 그런 남자들이 많지 않으니깐. 저녁을 먹은 후 방 화가 걸상에 앉아 아기에게 젖을 빨리고 있는데 만석이와 려나가 노크하며 들어섰다. 만석이는 큼직한 비닐봉다리 하나를 침대에 내려놓았다. “누님, 우유가루 조금 사왔습니다. 우리 조카 건강하게 크기를 바래서요.” “고맙구나, 헌데 너희들은 왜 함께 왔지?”   “누님, 오늘 려나동무한테 비밀이 싹 폭로 됐어요.” “비밀이라니, 무슨 비밀인데?” “누님께서 가르켜줘서 내가 과감히 려나동무를 찾아갔었다는 그거 말입니다.” “내가? 아닌데. 그런 비밀이 있었나?” “두번째도 누님께서 시켜준대로 했었어요. 그랬더니 이동무가 자기도 절 좋아 한다고 하지 않겠습니까? 그러구 꽉…” 려나가 만석의 옷깃을 나꿔채 말을 끊어놓았다. “언니, 전 깜쪽 같이 속히웠어요. 공오빠 용감하고 남자답게 마음을 나꿔간다 생각하고 쏠렸더랬는데 방금 들어보니 다 언니께서 시켜준거라잖아요?” “오, 그래서…?” “그래서 언니께 감사드리러 왔죠뭐. 그냥 비밀로 할 수 있는 일인데 거짓 없이 자기의 안면이 깎이더라도 나에게 뭐든 숨기지 않는 그것이 더 마음에 들어요. 인젠 정식으로 사귀기로 하고 언니한테 인사 드리러 온거얘요.” “축하한다! 나도 정말 기쁘구나. 침대에 앉거라. 얘들아, 너네도 알지만 너희들 사랑은 이재 방금 시작이다. 사랑은 달콤한 것이야, 허지만 쓰디쓴 고험도 겪어야 한단다. 이제 부모친척들의 동의도 받아야 하고 둘 사이에도 더 깊이 료해하고… 서로 맞지 않는 점도 있을 수 있다. 서로 지적 해주고 자각적으로 개정하고, 이래서 사랑은 인생의 동력이라거든, 너희들 인생이 한단계 진급한거야. 사랑이란게 받는 것이 아니라 주는 것이다. 자기를 버리고 대방을 배려하는 것이 사랑이다. 그러니 진급 한게 맞지? 자기만을 알고 자기만을 위해서 살던 인생이 인젠 끝나버린거야. 이제부턴 자기외에 더 중요한 사람이, 자기를 사랑해주는 사람이, 자기가 생명을 바쳐 사랑해야 할 사람이 있다는걸 잊지 말아야 한다. 그렇지?” “예, 누님!” “대방에게서 무얼 받으려는 생각을 가져서는 안된다. 생명까지 바쳐가며 사랑 해야 할 사람인데 무얼 바라겠어? 바라서 만난다면 끝장이다. 너네 뽀뽀 했니?” “아니요, 언니도 기찬소리 하시네.” “키스도 자기를 위해 하는 것이 아니다. 대방에게 기쁨과 안위와 믿음과 신심과 행복을 주기위서 하는거다. 자기만의 쾌락을 위해서 대방의 정서와 요구는 고려치 않고 달려들어 키스 하는건 희롱이고 모욕이고 침해이다. 만석이 키스 하고 싶어도 려나 눈치를 슬슬 봐가면서 려나를 기쁘게 해주기 위해서 절도 있게 례절 있게…” “아이참, 창피하게 언닌 별거 다 가르치시네.” “그래, 안 가르칠게 니가 가르쳐라. 려나도 설을 쇠면 스물 세살이구나, 만석인 여섯이구. 너희들 결혼등기 할라면 말해라. 소개신 떼여줄게. 결혼등기는 원래 어느 일방의 호구 소속지에 가서 해야 하는건데 우린 림시호구를 가지고 새로운 지방에서 새로운 법으로 해보자. 정 안 된다면 할 수 없는 것이고.” 애들을 위하는 이러한 일들은 무조건 자신의 의무라고 방 화는 생각하고 있었다.
20    19. 사랑의 장소 댓글:  조회:1781  추천:0  2013-04-17
  19. 사랑의 장소     박 동규를 모시고 여 수군의 사무실에 들어설 때 여 수군은 어린애 처럼 좋다고 날뛰였다. “큰 형님!”을 련속 웨쳐대며 안고 돌았다. 여 수군은 사업형 사나이로서 자기 감정을 좀처럼 나타내지 않는다. 사업상에 친구도 많지만 봉규만큼의 지기는 없었다. 수군이 열 여덟살 봉규가 스무살 군복을 함께 입은 그때부터 키우고 지켜온 우정이였다. 한참 후에야 수군이는 방 숙이네를 발견한듯 몸을 돌렸다. 먼저 해연이 한테 손을 내밀었다. 해연이와는 구면이니깐. 그다음 봉길이와 악수 하였다. “전 해연이 남편입니다. 여사장님 많이 돌봐주십시오.” “반갑소. 당신들 나의 일을 도우려 온것임을 나는 아오. 많이 애써주오.” 마지막으로 방 숙이 한테로 돌아섰다. “방 화의 언니 방 숙입니다. 안녕하세요? 여사장님! 우린 전화로 만났었죠.” “오ㅡ, 안녕하오? 모색이 꼭 같구만. 좋은 동생 보내 내 일 돕게 해 고맙소!” “제가 감사드려야 하지요. 아무것도 모르는 제동생을 관심 해주고 가르켜주고 사람 만들었잖아요? 저희 어머님께서도 이번에 여사장님 만나면 인사 잘 올리라고 백번 부탁 하셨습니다. 제가 큰 절이라도 올려야 할건데요…” “아니, 무슨 말씀을. 자, 모두 앉으시요. 그리구 방비서, 빨리 찻물이라도 부어 올려야지 그렇게 섰으면 어째?” “예, 사장님. 그런데 우리 조선족 손님들은 찻물보담 흰술을 더 즐기신답니다. 제가 들어오면서 주방장님께 부탁 했어요, 그러니 점심 식사하시러 내려갑시다.” “오, 그렇구만. 가십시다. 이렇게 방 화가 아니면 일이 안 됩니다. 허허허…” 저녁에 박 봉규를 204호 실에 안배 하였고 해연이네를 206호 김 동원의 방에 안배하였다. 방 숙이는 방 화의 방에 들었다. 한사람이 주숙하는 간부침실이라 해도 방마다 2층 침대를 놓아 평시에는 침대의 웃층을 물건 얹는 선반으로 쓰고 손님이 오면 물건을 내리고 손님이 누울 수 있게 돼 있다.  “방 화야, 너 정말 어른이 되였다. 아무것도 할줄 모르는 산골 가정 소녀인이던 것이 둬해 사이에 나도 몰라보게 변했구나.” “수레가 산 앞에 이르면 길이 나지는 법이라고 제몫에 띄우니 아니 할 수가 없던데뭐. 산이 막혔다고 돌아서겠소? 그리고 내 성질이 원래 좀 까근 하오. 거기에 죽을 고비끼지 넘겨놓으니 부끄러운 것도 무서운 것도 싹 없어졌소…” 두자매는 아래 윗 침대에 누워 장밤을 새워가며 이야기 나누었다. 이튿날 아침 방 화는 해연이네를 자기방으로 불러왔다. “해연아, 너무 더워 잘 못 잤지?” “공기 조절기 켜 놓으니 괜찮던데뭐. 그냥 붙어서만 자다가 덥다고 따로 잘라니   섭섭하긴 했지만 차에서 지쳐서 그런지 통잠 잤다.” “아저씨, 저의 친구 해연이를 믿고 사랑하시니 이렇게 먼길을 서슴 없이 오신데 대해 수선먼저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조선족 아녀자들은 어느때부터였는지 형부를 아저씨라 부르고 있다. 촌수나 친척관계 칭호를 떠나 처제로서 형부에 대한 존경심과 믿음이 아닐까고 생각한다. 유아원 때부터 아저씨라는 칭호는 존경어의 대명사로 배워왔던 것이다. 경찰 아저씨, 해방군 아저씨, 공인 아저씨, 농민 아저씨, 이렇게 업종 뒤에 아저씨를 부쳐 부르는 것이 습관화 되여버렸다. 아저씨란 본디 삼촌이란 단어처럼 아버지의 동생을 이르는 명칭으로서 부모님 벌을 부르는 말이다. 다니는 사람이 많으면 길이 된다고, 부르는 사람이 많으니 인제는 아저씨란 단어가 그렇게 형제벌로 바뀌였다. 언니의 남편을 아저씨라 부르지 않고 형부라 부르면 인젠 오히려 생소하고 먼 옛날이나 박물관에서 나들이 나온 사람을 만난것 처럼 느껴진다. “해연씨 친구분께서 이렇게 우릴 믿고 받들어 주는데 대해 뭐라 감사 드렸으면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능력은 없지만 열심히 하리라 결심 했으니 시켜만 주시요.” “전 이렇게 예산 했어요. 해연이가 경리직을 맡고 외부사무를 처리하고 아저씬 부경리직을 맡고 내무관리를 잘 해주세요. 물론 직무를 따지지 않고 서로 돕고 함께 하시겠지만 일은 분공이 있어야 하는 법이고 또 이런 항업에 경리가 여자면 적잖은 일들이 더 잘 풀릴 수 있어요.” “그럼요, 방사장님 시키는대로만 할터이니 안심 하십시요.” “아저씬 저하구 말씀을 낮추세요, 제가 어리잖아요. 예예 하는 말 쓰시니 제가 불편합니다. 그리구 두분께선 절대 큰 돈 벌리라 생각마세요. 전화상 이미 해연이와 말했지만 우리는 회사의 처녀애들 련애 할 장소를 마련하기 위해 이 구락부를 열게 되는 것입니다. 이제 복무원 네사람을 더 쓰고 음악기사 한사람을 부를 생각입니다. 다른 나이트클럽에선 산 악대를 쓰고 가수나 무용수들도 무대에서 표연 하고 하는데 악사나 가수들의 비용이 적지 않을겁니다. 그러니 우리는 록음기나 하나 사고 원래 있는 확성기를 쓸 예정입니다. 우리의 목적이 다르니깐 연출대를 쓰지 않아도 되고 앞으로 정황을 보면서 다시 고려 합시다. 호텔 같은 곳 고급 나이트클럽에선 입장료 50원씩 받고 술이나 음료도 엄청나게 비쌉니다. 제생각엔 입장료를 10원씩 하고 술 값은 50% 부치고 음료는 령소가로 팔자는겁니다. 안주 값은 알아서 처리하세요. 이렇게 해서 직원들 로임과 전기세 물세 같은 비용은 벌어야 하지요. 손님이 많으면 많이 벌고 적으면 적게 벌게 되지요. 하기에 복무를 잘 하여 손님을 끌어야 합니다. 첫 두달간은 벌어지지 않으면 제가 비용이나 로임을 대주겠습니다. 복무생은 천원씩, 음향 기술원은 천 오백원, 경리 부경린 이천원씩 되게끔 보충해주겠습니다. 내무를 책임지신 부경리님께서 재무관리도 겸하시고 장부를 잘 하세요. 장부는 제가 종종 검사 하렵니다. 그래서 우리는 실천하면서 연구하고 개정하고 진보합시다. 두분이 굶게는 하지 않을 것이니 한 반년 헛고생 한다셈 치고 노력 해봅시다. 여기에 내가 작성한 협의서가 있으니 두분이 잘 읽어보고 연구하고 싸인 하세요. 나는 이미 싸인 했습니다. 아마도 처음엔 제가 좀 참견해야 할겁니다. 외부 일 같은 부분에랑요.”   방 화는 장편연설을 했으나 뭔가 자기의 의도를 채 표달하지 못한 감이 들었다. “방사장님의 말씀대로 할겁니다. 그리구 우리가 돈을 벌자고 온 것이 아닙니다. 해연씬데서 사장님 은혜에 대해 다 들었어요. 우리의 노력이 그 은혜에 조금이라도 보답이 된다면 우리는 만족 하겠습니다. 해연씨, 내말 어때요? 맞죠?” “말씀 잘 하셨어요, 우린 의리로 살아야 해요. 방 화의 은혜 태산 같아요.” “그런 말씀들을 말고 노력 합시다.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회사의 자매들을 위해 좋은 일을 해봅시다. 우리 사업이 성공하면 내가 인사 낼게요.” 방 화는 일본 독자기업인 도시다 전자회사의 공회주석 호 경원을 찾아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년세가 지긋한 호 경원은 적극적인 지지를 표시하였다. 마침 연변에서 20년을 근무하던 큰 기업이 파산되여 실업당하고 일자리를 찾아 남하 하여 도시다 전자회사를 찾은 리 영섭이라고 부르는 조선족 전기 기술원이 있었다. 전기공정사이니 전자회사에는 자기가 할만한 일이 있으려니 생각한 것인데 도시다회사에서는 전업이 맞지 않고 년세가 많다고 받아주지 않고 있었다. 방 화는 “하늘이 날 돕는구나!”하고 감탄하였다. 원래 음향기계를 다루고 조명전기를 돌볼 전기기사를 구하지 못해 골머리를 앓으며 개업 때까지 구하지 못하면 회사의 전공을 저녁이면 청해다 잠시 봐달라고 할 예산이였다. 헌데 조선족 전기 기술자가 방 화의 일을 도우려고 그 먼곳에서 찾아와 불쑥 나타난 것이 아닌가? 방 화는 호 경원의 리해와 지지에 감사를 표시하고 “동관구락부 회원증”이라고 쓴 카드 열개와 입장권 50장을 주었다. 딱히 필요한 싱글들에게 회원증을 발급 하고 입장권은 누구든 개업식날 저녁에 사용 하게끔 하라고 부탁 하였다. 회원증을 지닌 사람은 어느때건 구락부에 무상으로 입장 할 수 있도록 되여있었다. 방 화는 동관구 당위서기와 주민위원회의 청소년부 책임자, 부련회, 민정위원회 주임들, 공상관리사무소, 세무관리소, 파출소등 소장들한테도 개업식에 참석 해주면 감사 하겠노라 초청장을 보냈다. 이런 활동에 어느 한부문이라도 빠뜨리고 초청하지 않으면 훗날 작은신을 신게 하는수가 있다. 하기에 청하려면 누구나 다 청해야 하고 그렇잖으면 한부문도 청하지 않는것이 정치이다. 방 화는 시부련회 곽주임과 시탄위 왕서기, 시형사경찰대대 왕 부룡에게도 전화로 소식을 전하고 초청 하였다. 개업식날 시에서는 누구도 오지 않았다. 모두가 전화로 지지와 축하를 표시하고 일이 있어 참석 못하니 량해를 바란다고 하였다. 동시에 그들은 동관구의 자기부문 수하들에게 참석하여 지지를 표하라고 지시하였다. 그들은 상거한 거리가 멀고 나이 또한 오락장소에 다닐 때가 지났기에 오지 않았던 것이다. 시공안국 형사경찰대대의 대대장 왕 부룡은 동관파출소의 젊은 소장 왕 암에게 전화를 쳤다. “왕소장이요? 나 부룡이요.” “예예, 왕대장님. 무사하셔요? 무슨 지시가 있으십니까?” “지시가 아니라, 한가지 좀 도와줘야겠어. 방 화동무가 오늘저녁 개업식 한다고 전화가 왔는데 가기가 좀 그렇구만, 대신 가서 나의 문안과 축하를 전해줘. 쑈왕도 방동무를 잘 알잖나? 가까이에서 앞으로 영업질서 같은거 많이 돌봐줘야 할거야.” “왕대장님, 저도 전화 받았습니다. 안 가려 했었는데 대장님께서 지시 하시니   자주 놀러 가야겠군요. 훗날 본직을 뒤로 하고 놀러만 다녔다고 욕 말아요.” “하하, 벌써부터 날 총알받이로 내세울 예산이구만. 내 방탄쪼끼가 작은 총알은 막을런지 모르나 큰 총알은 안돼. 그리구 이번에 거기서 색시도 하나 얻어, 서른이 다 되지 않았나? 거기가 그런 장소라고 방 화동무도 말하더구만.” “녯, 견결히 임무를 와성 하겠습니다!” 토요일 저녁 개업식 날이였다. 신라신회사의 처녀들과 도요다 회사의 총각들로 자리를 메우고 다른 회사와 동관 원주민 청년 남녀들도 많이 모여들었다. 좌우벽에 기대여 줄져놓은 영화관 낡은 걸상에도 빈자리가 없었다. 동관구에 제일 첫 집으로 세워진 나이트클럽이라 나이트클럽이라고 말만 들었지 어떤 곳인지 구경도 해보지 못한 젊은이들이 절대 다수였다. 하기에 더욱더 호기심을 끌었고 구락부 밖의 높은 정면 벽에 “청춘의 무대”요, “만남의 장소”요, “사랑의 요람”이요 등등의 채색 프랑카드들이 줄줄히 드리워 하늘거리는데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발목을 잡는다. 방 화가 무대위에 올라가 마이크를 잡았다. “각부문 령도동지들, 형제자매 여러분, 동관구락부 청춘 나이트클럽 개막식에 참석 하신데 대하여 뜨거운 감사를 드리며 열렬한 환영을 표시합니다! 여러분께서도 잘 아시다싶이 동관촌이 개발구로 되고 거대한 새 공업단지가 들어서면서 전시 전성 전국에서 많은 청춘 남녀들이 모여 들게 되였습니다. 이들은 나라 현대화 건설에 청춘의 열기를 아낌 없이 이바지 하고 있습니다. 보시다 싶이 어떤 회사에는 남성 청년들만 있고 어떤 회사에는 녀성 청년들 뿐입니다. 그들은 서로 사랑하고 가정을 이뤄 후대를 육성 할 의무와 념원과 능력이 있습니다. 동관구락부 청춘나이트클럽은 만남의 장소이고 사랑의 터전이며 희망과 행복의 활주로입니다. 여러분들은 이 구락부를 자기의 집으로 간주하고 아껴주고 잘 리용 해주시기를 충심으로 바랍니다. 이장소에서 커플로 만난 동무들은 우리 사무실에 올라와 등록 하십시오, 우대카드를 드릴겁니다. 마지막으로 한가지 부탁 드리고 싶은 것은 다같이 단합하여 모든 불법 행위와 견결히 투쟁하며 우리의 구락부를 건강하고 깨끗한 집으로 꾸려 갑시다. 여러분 감사합니다! …그럼 아래에 동관구 구위서기께서 말씀이 계시겠습니다.” 동관구 당위서기는 50대의 멋진 아줌마였다. 그는 언변도 좋았고 말도 길었다. 원래 당공작은 말로 벌어먹는 직업이라고들 말한다. 당의 정책과 임무를 말로 전달 하는 공작이 공산당 중국에서는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을 사람들은 잘 알고 있다. 하기에 언변이 없으면 당 령도일을 하기가 힘들다. 구위서기는 동관구락부가 전시, 전성, 나아가서는 전국범위내에서 농촌구역 문화사업의 전범이 되고 동관구의 정신문명과 물질문명 건설에 큰 공훈을 세우길 기대한다고 하였다.  방 화가 다시 나서서 청춘나이트클럽의 정식 개업을 선포하자 와장창 음악이 터지고 무대와 장내의 조명이 불시에 어두워 지면서 채색등이 회전하고 무대 뒤면의 영사막엔 노래가사와 자연풍경이 펼쳐져 흘렀다. 리 영섭은 음향과 조명일을 너무도 잘 감당 하고 있었다. 그 음악과 그 정경에 누구나 흥이 절로 났지만 처음이라서 누구도 반질반질한 나무장판 위로 선뜻 나서려 하지 않았다. 해연이가 효리와 정정이를 뒤에 달고 먼저 춤판에 나섰다. 그뒤로 설아랑 려나랑   많은 애들이 따라 나서고 해연이가 먼저 낯모를 청년 앞에 다가가 경례하며 손을 잡아끌고 안고 돌자 총각애들도 하나둘 춤판에 끼여들어 처녀들의 손을 잡았다. 몇분도 안 되여 춤판이 넘쳐나고 전 장내가 흥분의 도가니에 빠져버렸다. 해연이네 몇몇은 인츰 춤짝에게 사과 하고는 제위치로 돌아갔다. 방 화는 초청한 손님들을 모시고 동관호텔로 갔다. 거기에는 연회상이 마련되여 있었다. 손님들은 방 화가 권하는 술을 사양하지 않았고 저마다 방 화의 독창적인 경영의식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손님들은 방 화의 불룩한 배를 보면서 누구도 그녀에게는 술을 권하지 않았다. 술잔이 둬순배 돈 후 방 화는 손님들에게 회원증을 하나씩 나누어 주었다. “령도분들께서 우리구락부에 자주 오셔 감독 하시고 지도 해달라는 의밉니다.” 방 화의 핸드빽안에서 핸드폰이 울렸다. 방 화는“미안해요,전화 좀 받을께요.”하며 핸드폰을 꺼내들고 밖으로 나갔다. 방 화가 다시 들어와 방 숙이와 여 수군을 불러내였다. “삼촌, 구락부에 문제가 좀 생긴 모양입니다. 아마도 가봐야 할 것 같아요. 참 죄송한데 삼촌께서 손님들을 잘 접대하시고 마무리 져 주세요.” “손님들은 나한테 맡겨라. 근데 무슨 일인지 네가 가서 되겠니?” “근심 마세요. 일이 처리되면 시간을 봐서 다시 올게요.” 방 화는 술상 앞에 서서 손님들을 향해 경례하고는 입을 열었다. “참으로 죄송하게 되였습니다. 전 일이 있어 먼저 가봐야겠어요. 아시다싶이 이분은 우리 사장님이시고 이분은 제 언니입니다. 두분께서 여러분을 잘 모실거얘요. 식사가 끝나시면 구락부에 다시 오셔 찻물이라도 마시며 음악감상이라도 하세요.” 손님들은 박수로 방 화를 보내주었다. 방 화는 호텔문을 나서면서 왕 부룡대장한테 전화를 쳤다. “왕대장님, 저 방 화얘요. 시끄럽게 자꾸 전화드려 미안합니다.” “사양말고 용건만 말 해요. 일이 없이 전화 칠 수는 없으니깐요.” “한패의 사람들이 구락부에 들어와 술 음료 공급 그리고 안전관리를 자기들에게 맡길걸 협의서에 싸인 하라고 그렇잖으면 문을 닫아야 한다고 협박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무법천지로군! 몇놈입니까?” “여섯이랍니다. 어떻게 하면 좋아요?” “근심 말고 3분만 응대 하시요. 그런 놈들을 잡는 것이 우리 직책이니깐.” 왕대장은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는 양 광동의 전화번호를 누르고 지시를 내렸다. 양 광동과 조 철주는 이미 변복차림으로 구락부의 한 구석에서 누구도 모르게 음료를 마시며 앉아 있었다. 그들은 순경차도 버리고 왕대장의 자가용을 몰고 몰래 왔고 왕대장의 지시가 있기에 련인도 만나지 못하고 멀리에서 그들이 일하는 모습만 바라보고 있었다. 효리와 정정이, 설아와 려나는 오늘저녁 개업식이라 손님이 많을 것을 예상하여 자원 복무원으로 활약하고 있었다. 왕대장의 전화지시를 받은 광동이 철주는 흥분되였다. 그리고 왕대장의 빈틈 없는 안배에 탄복 하였다. “누님, 광동입니다. 구락부 대청에서 전화 드립니다. 지금 어데로 오랍니까?”   “벌써 와 있었구만! 이층 사무실로 올라가요. 나도 막 도착 하는 길이요.” 개업식이 끝나고 음악이 터지고 춤판이 벌어진지 얼마 안되여 해연이는 주방에 가 일을 거들고 효리 정정이네는 손님상 사이를 누비며 다녔다. “손님들께서는, 무엇을 마시겠어요?” 마 효리가 빈상에 둘러앉은 남자들 앞에 가 경례 하며 물었다. “아가씨, 우리는 뭘 마시러 온 것이 아니라 먹으러 온거야. 로반을 불러와!” 빨간 셔츠를 입은 한작자가 대꾸 했다. “경리님께서 바쁘신데 수요되는 것이 있으시면 저하고 말씀 하세요.” “콱! 부수우기 전에 경리를 불러와! 쌍년!” 그작자는 꽥 소리를 지르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효리의 뺨이라도 칠 듯 한손을 추켜들었다. 멀리에서 지켜보고 있던 광동이와 철주도 동시에 자리를차고 일어섰다. 효리의 털끝 하나라도 건드리기만 하면 당금 날아갈 태세이다. 효리가 홱돌아져 자리를 떴다. 이윽고 해연이를 뒤에 달고 효리가 다시 나타났다. “쌍년들, 오라고 하면 빨랑빨랑 올 것이지 왜 꾸물거리는거야?” “개자식, 경리님하구 무슨놈의 말본새야? 썩 꺼져!” 가운데에 앉았던 까까머리 사나이가 주둥이를 놀려대는 빨간 셔츠의 귀뺨을 불이 나게 후려갈겼다. 빨간 셔츠는 얼굴을 만지며 뒤로 한발 물러섰다. “경리님 참 이쁘시군요. 우린 상의 할 일이 좀 있어 찾아왔는데 사무실이 있죠? 여긴 어중이 떠중이들이 노는 곳이라 너무 복잡 해서요.” “따라 와요.” 해연이가 앞에서 걷고 그뒤를 여섯 청년이 따랐다. 효리는 부경리한테 고하려고 그들과의 반대 방향으로 달려갔다. 광동이와 철주는 조바심이 났다. 효리를 찾아가 영문이라도 묻고 싶었으나 증거나 지시 없이 절대 경거망동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그들의 철 같은 규칙이고 오늘 함부로 자기를 폭로해서는 안된다는 지시가 있었다. 이층 사무실에 들어서자 까까머리가 경리의 안락의자를 차지하고 앉아 두발을 책상위에 얹었다. 다섯 졸개가 책상 옆에 줄져 섰다. 해연이는 차물 한컵을 부어 까까머리의 발 옆에 놓았다. “짧은 밤에 긴 노래 할거 없이 용건부터 말씀 드리겠습니다…” 이때 로 길봉이가 헐레벌떡 사무실에 뛰여들었다. “무슨 일이야? 나하고 말해라.” 빨간 셔츠가 달려와 길봉이의 진입을 막았다. “넌 웬놈 자식이야? 우리형님께서 말씀 하시는데 함부로 끼여드냐?” “비켯! 저 여자 남편이구 이 구락부 부경리다. 할말이 있으면 남자끼리 하자!” “개자식 그냥 악다구니질이야?” 빨간 셔츠가 휙 주먹을 날렸다. 길봉의 코에서 피가 흘렀다. 길봉이도 만만치가 않았다. 헌데 주먹을 몇개 들이밀었으나 모두 헛방을 치고 말았다. 해연이가 달려와 남편을 엄호 하노라 팔을 벌리고 막아섰다. 길봉이는 해연이의 어깨 위로 빈주먹을 휘젓는데 빨간 셔츠는 약이 올랐던지 해연의 코까지 터쳐놓았다. 졸개들이 와그르르   몰려와 길봉이와 해연이를 둘러쌌다. “멈춰라! 개자식들, 주먹질 밖에 모르는 민물들아!” 까까머리가 다가와 졸개들을 제지시키고 길봉의 어깨를 짚고 문밖으로 밀었다. “부경리께선 밖에서 조금 기다려 주시요. 경리하구 상의 할 일이니깐. 이렇게 소동을 피우면 좋은 점이 없지요. 협의가 끝나면 술이나 한잔 같이 합시다.” 로 길봉은 밀려 나가지 않으려고 뻗히다가 해연이가 나가라는 통에 마지못해 문밖으로 나왔다. 까까머리가 손을 젖자 졸개 두놈이 길봉이를 따라 나갔다. “당신네 뜻을 알아 들었는데 나는 이 협의서에 싸인 할 자격이 없는 사람이요. 내 싸인은 아무런 법적 효과를 못 가집니다. 법인대표는 사장님이 따로 계십니다.” “왜 진작 말 하지 않았소? 욕을 사서 먹고 매를 청해 맞을 턱이 뭐요?” “우리사장님은 당신네 같은 사람들과 상대 할분이 아니요. 그러니 돌아가요.” “헛소리 말고 전화를 쳐. 애들이 성질을 참지 못하고 싹 들부수기 전에.” 까까머리의 공갈이였다. 해연이는 하는 수 없이 방 화에게 전화를 쳤다. “방 화야, 나다. 여섯 놈이 사무실에 와 행패를 부리고 있다…위험하니 넌 절대 오면 안된다. 내가 구슬려 보낼게…마시는거 자기네거 사고 구락부의 보위를 자기네 맡겠다는 것이다…그래, 손찌검도 있었다. 그러니 너 나타나선 절대 안 된다…” “씨부랄, 뭐라고 지지벌 거리는 거야? 중어로 했!” “내가 무슨 언어를 쓰던 무슨 상관이요?” “좋아, 상관 안하겠소. 사장님은 언제 오는가?” “언제 올진 딱히 모르고 아무때건 오겠지. 급하면 래일 다시 오던지 말던지.” “전화를 다시넣어봐, 내가 직접 물어볼테여. 우리와 만날 것인가, 아니면 싹 부수고 갔다가 후에 오라는가 말이야!” 해연이는 전화를 련결 해주었다. “난 서비스 회사의 장가입니다. 언제 구락부로 돌아 오실런지 해서요… 녜녜.” “씨부랄, 다 왔다는구만 거짓말이야! 어디 두고 보자.” 광동이와 철주는 방 화와 통화 한 후 곧게 이층으로 올라갔다. 사무실 문 밖에 세사람이 서있었다. 문앞으로 다가서니 길을 막는 작자가 있다. “살려면 비켜서라!” 광동이가 낮으나 위엄있게 말 하였다. 격장법으로 상대방이 먼저 손을 쓰게 해야 한다. 그래야 죽여버려도 할 말이 있는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광동이보담 퍼그나 더 우둑지고 뚱뚱한 놈이 대노하여 주먹을 휘둘렀다. “쬐죄꼬만 자식이 어데서 큰 소리냐?”하는 태도이다. 광동이는 날아오는 주먹을 손등으로 밀치며 손을 돌려 뚱뚱보의 손목을 잡아 비틀었다. 곁에 섰던 다른 한놈이 주먹을 코앞에 들고 선자리 뜀질을 하는데 뒤따라 온 철주가 발을 날려 귀뺨을 걷어찼다. 그놈은 찍소리도 못 하고 뻐드러졌다. 철주는 뻐드러진 놈의 혁띠를 풀어 광동이가 잡고있는 뚱뚱보의 손을 뒤로 묶었다. 문밖에서의 격투는 일분도 안 걸려 끝났다. 길봉이는 영화에서나 보던것 같은 장면에 눈이 휘둥그래졌다. 철주가 문을 차고 들어섰다. 여자 사장이 당도하기를 기다리고 있던 놈팽이들은 짐짓 놀랐다. 문밖에 보초까지 세웠는데 기척   없이 나타난 것이 아닌가? 또 빨간 셔츠가 “웬 자식이야!” 소리지르며 턱을 곧게 추켜들고 우줄렁 우줄렁 다가왔다. 철주의 욕심 같아서는 몸을 날리며 턱을 올리 차줬으면 속이 시원 하겠는데 이층 방영실은 천정이 너무 낮아 그리 할 수 없었다. 철주는 키를 낮추며 한다리를 휘저어 빨간 셔츠의 종아리를 걷어찼다. 빨간 셔츠는 나무단 넘어가듯 옆으로 쓰러졌다. 뒤따라 주먹을 흔들며 달려오는 두놈에게 철주가 한주먹씩 안기려는데 광동이가 “내꺼다!” 소리지르며 한손은 철주의 어깨에 얹고 한손은 철주의 다리를 짚고 몸을 수평으로 허공에 날리며 두다리를 뻗혔다. 한발에 한놈씩 배를 맞고 뒤로 나 자빠졌다. 그제야 까까머리는 천천히 허리춤에서 비수를 뽑아들고 휙휙 돌리며 쓴 웃음을 지었다. 칼깨나 휘두른다는 자신만만한 자태였다. 벽에 붙어서서 몸을 옹크리고 구경하는 해연이는 눈앞이 아찔 해났다. 그녀는 불쑥 나타나 자기를 구해주는 두 협객이 누구인지를 모르나 필경은 방 화가 파견한 사람들일 것이고 상처를 입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생각 했다. “너희들은 누구냐? 왜 어른의 일에 훼방 놓는거냐? 겨뤄도 정체나 알고 하자.” 까까머리가 여유만만하게 지꺼리였다. 광동이는 방 화누나의 일을 망치려들고 자기의 효리까지 위협하던 놈들 우두머리를 한주먹에 요정내고 싶었다. 놈이 칼을 뽑아드는 순간 광동이와 철주는 되려 기뻤다. “개자식! 네놈은 호랑이 코등의 털을 건드렸어. 이 경리님은 나의 누님이시고 바깥엔 나의 매형이시다. 네놈들은 나의 가장 존경하는 분들을 쳤다. 네놈들은 값을 단단히 치려야 한다! 겨루기 전에 한마디 더 해두마, 다시 이 구락부에 얼씬 했다간 사등뼈가 부러질 것이고 나의 누님네를 조금이라도 괴롭혔다간 목숨이 끊어진다.” “형님, 개놈들과 무슨 시빕니까? 없애치우고 경찰이 오기전에 빨리 뻗읍시다!” 철주도 곁에서 동을 달았다. 까까머리는 속으론 많이 얼었지만 자기 장끼인 칼도 써보지 못 하고 무너지기가 아쉽고 동생들이 다 쓰러졌는데 혼자 살겠다고 구걸 하거나 도망 간다는 것도 말이 안 된다. 까까머리는 쓰러진놈들이 빨리 일어나 함께 싸우던지 도망가던지 해야 할 것인데 놈들은 일어날 념을 않는다. 참으로 뻗으러진 것인지, 더 맞을까봐 죽은체 하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빨간 셔츠가 일어나려고 꼼지락거리자 철주가 발을 거뜩들어 신바닥을 보이자 다시 죽은 듯 눈을 감아버린다 광동이는 책상에 모로 누워 화살처럼 미끄러져 나가다가 굽혔던 다리를 확 폈다. 이것이 가속도라는 것일게다. 까까머리는 걸상과 함께 뒤로 나자빠져 뒹굴었다. 그의 손에서 춤을 추던 비수는 휙 날려 천정에 맞혔다가 떨어지면서 그의 큰다리에 깊숙히 꽂혔다. 해연이가 인사를 건뉠사이도 없이 두 협객은 가뭇 없이 사라졌다. 광동이와 철주는 층층계에서 방 화와 마주쳤다. 그들은 악수를 나누었다. “누님 다 처리 했습니다. 이젠 파출소에 신고 하여 뒷처리를 하게하세요. 누님, 우리가 했다는 말을 절대 하지 말아요. 그누구에게도요. 이는 왕대장의 명령입니다. 효리한테도 우리가 왔었다는 말을 해서는 안 돼요. 누님만 아시는 겁니다.” 광동이는 방 화의 답복도 인사도 듣지않고 자기의 말만 퍼붓고는 철주를 이끌고 달려 내려가 어둠속에 자취를 감추었다. 왕대장의 지시를 받은 왕소장이 뛰여 오고 왕소장의 지시를 받은 젊은 직일 민경 둘이 동관구락부를 향해 뛰여오고 있었다.   방 화의 뒤를 바싹따라 왕소장이 뛰여들었다. 해연이는 방 화의 품에 와 안겼다. “미안하다, 해연아. 널 이런 봉변을 다 당하게 하다니.” “아니야, 고마워 방화야. 제때에 사람을 보내줘서.” “난 사람을 보내지 않았어. 저분이 내가 데리고 온 파출소 소장인데야.” “그럼 그 두사람은…?” “죽은척 말고 일어나라. 이 인간 쓰레기 같은 놈들아!” 왕소장이 소리질렀다. 그도 경복을 입지 않았기에 놈들은 눈을 가늘게 떠보고는 다시 감아버리곤 했다. 직일 민경이 도착하였다. 그제야 나부라졌던 놈들이 하나 둘 일어났다. 경찰은 사람을 때리지 않는다고 그들은 알고 있었다. “소장님, 혼자 해치웠어요? 대단합니다!” “아니다, 나도 방금 들어섰다. 그러니 인젠 조사를 시작하자.” 왕소장도 왕대장의 수하로 있다가 두해전에 소장으로 내려왔고 이같은 나부랭이 칠팔명은 식은 죽 먹기인 날랜 솜씨이다.  해연이와 길봉이는 목격한 자초지종을 서술하였다. 비수 이야기를 할 때에야 사람들은 책상 뒤에 자빠져 여직껏 일어나지 않고 있는 까까머리를 발견한듯 그리로 눈길을 쏠렸다. 콩크리트바닥에 피가 흥건하였다. 왕소장이 놈의 목을 짚어보고는 “끝났어.”라고 한마디 하였다. 왕소장은 즉시 왕 부룡대장한테 보고하고 왕대장은 광동이한테 전화하였다. “지금 어디야? 구락부에 살인이 났다는데 웬일이야?” “몰라요, 우리는 한대씩만 쥐여박아 줬을 뿐인데요. 지금 돌아가는 길입니다.” “돌아와라. 내가 내려가 보마. 내말대로 신분은 안 나타낸거 맞어?” “녜, 방누님밖에는 아는 사람이 없어요. 그리구 방누님한테두 부탁 했습니다.” “잘 했다. 인젠 내가 마무리 한다.” 고속도로 도중에서 왕대장은 자기차가 마주오는 것을 보았고 광동이네도 경차를 보았다. 광동이는 속도를 늦추는데 왕대장은 고속으로 스쳐지나가 버렸다. 경차에는 다른 정찰원과 법이도 함께 있었던 것이다. 광동이는 누가 죽었다면 까까머리놈일터 밸이 끊어졌거나 내장이 터졌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라고 생각 하였다. 법의의 진단에 따르면 비수가 큰 다리의 대 동맥을 끊어놓아 피를 다 흘려 죽은 것이였다. 비수를 가져다 지문 검사를 해본 결과 목격자의 서술과 다른 것이 없었다. 법의는 숨은 상처는 될수록이면 숨기려 하는 경향이 있다. 드러난 치명상이 정녕 없다면 몰라도 공연히 고생을 사서 하고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 필요는 없는 것이다. 까까머리 사망 원인이 밝혀 진 후 토요일이면 광동이와 철주는 효리와 정정이를 데리고 동관구락부로 놀러오군 하였다. 해연이네 부부는 그들을 동생처럼 여겼고 그들도 누님, 매형이라 부르며 따르고 도왔다. 그날 사무실 문밖에서 철주의 발에 귀뺨을 맞고 너부러졌던 놈이 병원령수증을 들고 해연이를 찾아왔다. 이빨이 석대나 부러져 이천원이나 팔았다며 돈을 내놓으라는 것이였다. 그런 무지막지한 인간들과 말이 통할 수 없다는 것을 해연이는 잘 알고 있었다. “돈 받을 생각이 있으면 당사자를 찾아가요. 한번 더 여기에 나타나거나 우리를   괴롭히면 큰 일 날거라고 누가 경고한것 같은데, 봉변 안 당하려면 당장 꺼져요!” 그인간은 욕만 먹고 가버렸다. 반달 푼한 사이에 20여개의 커플이 등록하였다.  금요일과 토요일엔 밤 열두시까지 문을 열고 평일엔 열시에 문을 닫는다. 문표는 그냥 십원이고 새커플에게 발급하는 우대증이 있으면 문표 한장으로 둘이 입장 할 수 있다. 주말엔 초만원을 이루고 평일에도 청년 남녀들이 적지 않게 모여든다. 첫 몇달은 미찔것 같아 방 화가 로임을 보태주려고 했었는데 반달간의 상황을 보면 필요치 않을 것이다. 악사들을 쓰지 않으니 비용이 많이 절감 되는 것이였다. 동관구락부는 모진 진통속에서 승리적으로 태여났다. 근심이라면 커플탄생이 너무 급속히 상승하는 것이다. 동관구락부는 바짝마른 나무에 불을 지피고 휘발유를 들부어 놓은듯 청춘남녀의 사랑이 활활 타번지게 한 것이였다. 방 숙이와 박 봉규는 구락부 개업식까지 본 후 이튿날로 귀로에 올랐다. 방 화와 여 수군이 례물들을 푸짐히 사가지고 비행장에까지 연우하였다. 방 화는 장판재료값, 운비와 로비, 그들의 로임까지 푸짐히 넣어 언니한테 주었다. 방 숙이는 비행기표만 받아넣고 돈은 받지 않았다. 박 봉규가 절대로 받지 말라고 일러두었던 것이다. 동관구락부가 문을 연지 만 한달이 지나갔다. 로 길봉은 경영을 까근하게 하고 장부책도 틀림 없이 깨끗하게 하였다. 생각밖으로 뛰여난 경영 인재였다. 방 화는 못내 탄복 하고 친구 해연이가 건강하고 부지런하고 마음 곱고 똑똑한 남편을 만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 하였다. 복무생 네사람과 주방 두사람, 술음료매대 두사람은 손님이 상대적으로 적은 평일 륜번으로 한주일에 하루 이틀씩 휴식 할 수 있었는데 리 영섭과 해연이네 부부는 하루도 쉴 수가 없는 것이 문제였다. 그들은 외지에 와 공작하니 휴식이 필요 없다고 하지만 방 화의 마음엔 미안한 감이 들었다. “차라리 월요일을 휴식일로 정하고 문을 닫고 전원 휴식을 취하면 어떨까요?” 첫 달 로임을 발급하고 총화회의를 하면서 방 화가 제기 하였다. 해연이네와 리 영섭은 견결히 반대 하였다. 그렇게 하면 구락부의 수입이 많이 줄어들 뿐만 아니라 구락부를 수요로 하는 사람들에게도 미안한 일이라고 그렇게 할 순 없다는 것이다. 한달간 수고하여 3만원이란 수입을 올렸다. 직원들 로임이 만 칠천 오백원이였다. 해연이네는 방 화의 로임을 사천원으로 매겨놓았었다. 방 화는 잠시 묵인 해버렸다. 남은 만 이천 오백원으로 각종 세금과 비용을 물어야 했다. “사장님, 원래 기업마다 장부가 두개여야 합니다. 우리도 그래야지 않을까요?” 회의를 끝내고 애들이 나간 후 로 길봉이 해연이와 방 화를 보고 하는 말이다. “무슨 뜻인지요? 저는 원래 재무일을 잘 몰라서요.” “순 리윤이 삼만원을 넘게되면 소득세를 60% 바쳐야 합니다. 어찌보면 우리도 년 리윤이 몇만원 나올듯 한테 국가에 다 바치고 나면 우리 투자는 언제 뽑습니까? 그렇다고 절구비를 맘대로 올려놓을 수 있는 것도 아니구요. 그러니 유관부문에서 검사 할 장부에는 리윤을 나타내지 말고 내부 장부는 제대로 하는겁니다…” “알겠습니다. 가짜 장부를 하나 더만들어 대외용으로 하자는 거군요. 제생각엔 필요치 않습니다. 또한 불정당한 일이구요. 우리 구락부를 위해 심려 하시는 아저씨   마음을 잘 알 수 있는데 우리는 뭣이나 정책에 어긋남이 없이 량심에 가책이 없도록 정정당당하게 합시다. 절구비도 문제가 아닙니다. 건물을 사고 꾸미는데 백만원가량 들어갔는데 두고 보세요, 이 집값이 일년에 백만씩 오를 겁니다. 지금 이곳 인구가 일년에 칠팔만씩 늘고 있어요. 세계각지에서 들어와 기업을 세우고 전국각지에서 모여와 일자리를 찾지 않습니까? 공업단지로 도로, 전기, 상 하수도등 기초시설을 해놓은 곳에 지금까지 3분의 2의 자리가 비여 있습니다. 그러니 몇년간 인구는 그냥 늘고 집값도 지속적으로 오를 것입니다. 우리가 집값을 보고 시작 한 것은 아니지만 절로 올라가는걸 우린들 어찌하겠어요. 호호호… 그러니 아무 근심 마시고 정책대로 하고 우리의 종지대로 합시다.” “알겠습니다. 내가 부질 없는 걱정을 했군요. 하하하…” “감사합니다. 부질 없는 걱정인게 아니라 한집식구이니 그러시는거죠. 아저씨는 원래 무슨 업종에서 일 하셨댔어요?” “큰 공장에서 주관회계였습니다. 한근에 일원오십전씩 하는 김치장사 아줌마의 내조로는 좀 과분하죠, 안그래요? 하하하… 헌데 그같이 큰 공장에도 두틀의 장부가 있고 공단마다 사무실마다 검은 금고가 있고 공장장에겐 큰 검은 금고가 있었습니다. 국영기업이란 것이 이모양이니 부도가 안 날 수 있겠습니까?” “아저씬 인재십니다. 이 구락부는 우리네 첫 걸음이고 련습장이고 기초얘요. 첫 걸음을 바르게 잘 내여 대뎌야 굽은 길을 걷지 않을 것이고 기초가 올바르게 되여야 훌륭한 청사가 일떠설 것입니다. 첫 과당에 검은 장부를 생각해선 안 돼요.” “죄송합니다. 국영기업에서 일하면서 십여년 배웠다는 것이 고작 그것 뿐입니다. 앞으론 절대 그릇된 생각을 하지 않을 겁닙니다.” “해연아, 너도 말 좀 해봐라. 왜 꿀 먹은 벙어리 상이야?” “야, 송자 지금 어데 있다니?” “호호호… 무슨 생뚱 같은 소리야?” “흥, 두 위대한 정치가 기업가 경제학자의 대화중에 나같은 김치장사 아줌마가 뭘 말해? 송자는 그래도 이언니를 세상에서 최고라고 했었는데, 그애가 그립다…” “야, 너 삐졌구나? 너 원래 그런 아이 아닌데. 무슨 말을 하든 다 받아주고 쌍욕을 해도 허허 하며 웃음으로 넘겨주던 너였는데…” “여보, 선희엄마, 롱담인데… 잘 못했서어. 정말 당신을 깔봐 그런게 아닌데.” “아니요, 누가 날 깔봤다거나 욕했다거나 그래서가 아니라 나도 몰래 자비감이 드네요. 오해 하지 말아요. 나도 앞으로 잘 배워 자비감이 없도록 진보 할겁니다.” “그럼 그렇지, 우리 해연이만큼 명랑하고 속 넓은 계집애 세상어데 있을라고.” “야 이 지집애야, 삼각팬티 자꾸 올리추지 말라, 부랄 드러난다.” “니 부랄 어데 있니? 구멍 드러난다 해야 맞는다. 호호호…” “호호호… 송자 대련에서 이런소리 다 들을것 같으다. 호호호…” “하하하…” 그들은 통쾌하게 웃었다. 로 길봉은 웃다웃다 눈물까지 훔쳤다. 방 화의 핸드폰에서 유연한 노래가 울려나왔다. 열고 보니 륙 학명의 전화였다.   “녜, 륙사장님! 안녕하셨어요? …제가요? 제가 가기는 좀 불편한데요. 근간에 좀 바빠가지고 전화도 못 드렸는데 참 죄송해요… 륙사장님 오시면 안 돼요? 사장님 너무너무 보고 싶은데… 오늘이 토요일이니 오늘저녁 오세요… 사모님 모시고 밤을 쉬게끔 오세요. 산보삼아 말입니다… 오케이! 감사해요, 그럼 기다리겠어요.” “륙사장님이 널 보재?” “응. 본지 너무 오래다. 내가 등한한거야. 춘절전에 그한테 돈을 돌려주느라고 한번 만났었지. 건창시초 우리 회사가 경제난에 봉착 했을 때 그는 나한테 20만원을 주어 회사의 곤난을 해결하게 했다. 만날일이 있다고 오라고 하는데 내 이모양으로 어딜 자꾸 가겠니? 오겠다고 한다. 우리 저녁 함께 먹자.” “야, 우린 영업을 해야지야.” “다른 애들을 안배 할테니 근심 마라. 아저씨 얼굴 깍기지 않게 곱게 치장 하고 오늘저녁 잘 놀아보자. 만날 남 노는걸 시중만 들고 되니? 그리고 아저씨, 오늘저녁 모든 비용은 여기 돈으로 결산 하세요. 손님 접대비로 제가 싸인 할게요. 또 한가지 있어요, 회사의 몇몇 처녀애들 있잖아요, 바쁠 때 자각적으로 복무원도 하고 청소도 하고 하던 애들 말입니다. 그애들 한테 화장품이나 한 이백원 꼴로 한틀씩 사주면 어떨까요? 앞으로도 그냥 우리일을 도와나설 애들이니깐요.” “알겠습니다.” “아저씨, 말씀 좀 낮추시란데 왜 그러세요? 불편해 죽겠어요.” “알겠소, 처제.” “감사합니다! 이래야 허물 없고 더 친근 하잖아요? 맘대로 롱담도 할 수 있고 응석도 부릴 수 있고, 예예가 뭐예요? 예예가. 해연이와 나 어떤 관곈데요.” 토요일 오후는 회사가 휴식이라 방 화는 점심을 먹고 구락부 사무실에 나와 월 총결회의에 참가 하였다. 방 화는 륙 학명의 전화를 받은 후 마 효리에게 전화를 쳐 정 설아, 리 려나, 양 정정과 회사의 전공 공 만석을 데리고 구락부로 오라고 했다. 애들에겐 방 화의 말이면 최고 지시인지라 십분도 안되여 다 함께 달려왔다. 전공 공 만석이도 방 화의 명망과 품위를 잘 알고 존경하고 있었으나 직접적인 지시를 받을 일이 없기에 접촉이 적었다. 오늘 어쩌다가 방부장이 부른다는 효리의 통지를 받고 흥이 났고 거기에 려나도 함께라니 좋아 죽을 지경이다. 스물다섯살인 만석이는 언녕부터 성격이나 인물이나 잔잔한 못처럼 아련한 려나를 마음에 품고 있으면서도 말 할 기회가 없었고 누가 먼저 채갈까봐 가슴을 조이고 있는 상황이다. 얼마전 이 나이트클럽에서 만석이는 용기를 내여 려나의 손을 한번 잡았었다. 춤재간이 원래 그닥잖은데다가 너무 긴장하다보니 려나의 발끝을 몇번 밟고는 말 한마디도 건늬지 못한채 땀에 젖은 손을 놓아버리고 말았었다. “리기사님 사무실로 잠깐 올라와주세요.” 대청에 해연의 목소리가 꽉 찼다. 사무실에서 마이크로 리 영섭을 부른 것이다. “얘들아, 오늘저녁 새로운 임무를 하나씩 맏기려 한다. 해보지 못한 것이니 틀릴 수도 있지만 겁 먹지 말고 대담하게 해라. 너희들의 담량과 능력을 키우는 과당이 될 것이다. 정 설아, 넌 오늘저녁 이 구락부의 총경리이다. 그리고 리 려나,   넌 부총경리이다. 이제 해연언니와 제부가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꼼꼼히 가르쳐 줄게다. 해연언니와 제부는 밖에나가 손님접대를 해야거든. 어떠냐? 신심 있지?” “녜, 가르켜 주면 할 수 있을것 같아요.” 설아는 신심 있게 대답 하는데 려나의 대답이 없었다. 방 화가 려나를 바라보자 려나는 하는 수 없다는 듯 가볍게 멀리를 끄덕이였다. 해연이네 부부가 두애를 데리고 나가고 문도 채 닫기기 전에 영섭이가 들어왔다. 그는 걸상에 엉덩이를 부치자마자 호주머니에서 담배갑을 꺼내여 한대 뽑아 물었다. 담배군들의 습관이였다. 라이터로 불을 부치려다가 방 화를 힐끗 바라보고는 입술에 달린 담배를 뜯어내였다. 자기 앞에서는 담배를 삼가 해달라고, 죄송한 몸이라서 담배연기를 맡으면 속이 울렁거린다고 방 화가 영섭이와 사정한적이 있다. “리선생님, 이 쑈쿵이 우리 회사의 전공입니다. 오늘저녁 일을 이애한테 인계 하세요. 선생님은 오늘저녁 우리와 함께 손님 접대에 참가 해야합니다. 기실은 손님 접대라기보다 수고 많으시니 함께 한잔 하자는 것입니다. 오신지 한달이나 되는데 언제 한번 한자리에 앉아보지도 못했잖아요. 다섯시 반 전에 동관 호텔로 가셔야 하니 그전에 이애를 가르치고 할 일이 있으시면 함께 하고 그러세요. 되겠죠?” “감사합니다, 사장님! 이렇게 배려 해주니 뭐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천만에요, 절대 그런 말씀 마세요. 선생님은 우리집단을 위해 젊은이들을 위해 수고하고계십니다. 그런데 우리들의 불찰로 불편한 점도 많으시고 로임도 낮고…” “먹여주고 재워주고 천 오백이면 족 합니다. 일도 전혀 힘들지 않지, 어떻게 그 이상 더 바라겠습니까? 그리구 사장님, 기회가 없어 말씀 못 드렸는데 조명선 련결 둬곳을 수정하면 좋을 듯 싶습니다. 조명 안장을 하신분들이 다 잘 했다고 보는데요 안장의 편리를 많이 돌보고 전기세가 올라가는 것을 적게 고려 했습니다. 조금만 더 수고 했더면 전기세를 대개 절반은 절약 할 수 있는건데요.” “그렇게 좋은 구상이 있어요? 일찍이 말씀 하셔야죠. 그런데 힘들지 않아요?” “힘 들지 않습니다. 내 혼자 힘으로 능히 할 수 있는겁니다.” “자금은 많이 들지 않는가요?” “대개 백 오십원쯤 들겁니다. 전선을 좀 사고 스위치 세개만 더 사면 됩니다.” “사용에는 무슨 문제가 없나요?” “물론이죠, 조작 하는 사람이 조금 더 수고 한다뿐입니다. 스위치가 네개이던 것을 일곱개로 늘구니깐요. 한달이 지났으니 전기료금표가 곧 나올겁니다. 고쳐놓은 후 한달에 얼마 나오는가를 보면 그 차이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참으로 공정사가 다르긴 다르군요. 사야 할 물건 명세를 만들어 주세요. 제가 사람을 시켜 요구대로 사다 드리겠습니다.” 방 화는 리 영섭이와의 조선말 대화를 끊고 공 만석한테로 얼굴을 돌렸다. “쑈쿵아, 이분은 여기에 전기공정사 리선생님이시다. 앞으로 스승으로 모시고 많이 배우도록 하거라. 그리고 리선생님께서 오늘저녁 다른 행사가 있어 자리를 비워야 되니 니가 좀 대신 해줬으면 좋겠다. 될 수 있을까?” “당연하죠. 리쓰푸께서 가르켜만 준다면요. 전 휴식일마다 와 도울 수 있어요.   기술도 배우고 흥나는 음악도 듣고 보고 싶은 사람도 보고 좀 좋아요?” “좋아, 그럼 내가 경리한테 말해 너에게 회원카드를 발급하게 할테니 아무때나 오고싶을 때면 오도록 해라. 그러나 회사 일에 추호의 영향이라도 미쳐선 안 된다. 구락부의 규률을 어겨서도 안 되고. 알겠지?” “알겠습니다, 방부장님! 기대에 어긋나지 않으렵니다.” “좋다, 그럼 리선생님을 모시고 가서 오늘저녁 일을 준비하도록 해라.” 리 영섭과 공 만석이 나가고 사무실엔 효리와 정정이 방 화만 남았다. “언니, 우리는 무슨 임무를 줍니까? 조급증이 나서 혼났어요.” 이제 남은 일은 복무원 일이니 물으나 마나한 것이라 생각 하면서도 정정이는 참지 못하고 먼저 입을 열었다. 방 화는 짐짓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정정아, 철주와의 관계는 잘 돼가고 있는거니?” “녜, 언니께서 그처럼 관심 하시는데 잘 안 될 도리가 있겠어요? 전 토요일을 기다리는게 어릴 때 설날을 기다리는 것보담 더 흥분되고 더 바빠요. 호호호…” “너 솔직해서 보배다. 효리도 그렇지?” “물론이죠. 기계 앞에서 일 할 때엔 그래도 좀 나은데 이 토요일 오후는 시간이 어쩌면 이리도 느린지 사람을 싹 말려 죽일 지경이얘요, 그저 매삼거리게돼요.” “광동이하구 철주 오늘 저녁 온다던?” “특별 사유 없으면 오겠다고 했어요.” “인젠 왕대장께서도 토요일 저녁이면 그들에게 직발 안배를 안하고 다른 때 일 더 많이 하라고 한대요. 그래서 철주오빠하구 전 결정 지었어요…” “무슨 결정을 지었게? 왜 말을 멈추는 거야? 빨리 말 못 해?” “말 하면 안 되는데… 철주오빠하구 둘이 롱담으로 내린 결정인데…” “야, 틀 차리지 말구 말해, 방언니를 놀리는거니?” 이번에는 효리가 정정의 등을 두드리며 독촉 하였다. “그럼 할 수 없지뭐. 말해야지. 왕대장 하구 우리언니를 결혼 시키자고 했어요, 그리구 련애 노벨상을 창조하여 이 두사람에게 수여하자고 했어요. 호호호…” “계집애, 둘이 만나믄 할 소리가 그리두 없더니? 야, 그리구너네 결혼 등기를 안 했으니깐 절대 선을 넘어선 안 된다, 알지? 정조를… 지킬 줄 알아야 한다…” 방 화는 정조란 두글자를 뱃고는 말을 뚝 멈추었다가 겨우 뒷 말을 이었다. 가슴이 쿵쿵 뛰고 얼굴이 뜨거워 났다. 하마트면 애들 앞에서 실태 할번 하였다. “얘들아, 오늘저녁 해연 언니가 한턱 쏘는데 너네 둘이 참가해야 하고 너네 남자친구들이 꼭 참가해야 한다. 다섯시반 전에 동관 호텔에 도착 하도록 알려라.” 방 화는 신세를 지고 갚지 않고서는 못 견딘다. 한달 전 깡패들을 물리쳐준 광동이와 철주에게 아직도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 제대로 하지 못한 처지였다. “언니, 그남자들이 한창 오고 있을겁니다. 다섯시 반에 문제 없어요.” “정정아, 그남자가 뭐냐? 그남자가. 그리구 너네 둘이 지금 동관 호텔 카운터에 가서 좌석을 예약 해야 한다. 한상, 열사람이 앉도록 해달라고 말하고 반찬은 너네 둘의 생각대로 메뉴판을 보면서 하나하나 불러서 정해도 좋고 조합식 메뉴로 정해도   좋고 반찬은 꼭 열가지 이상이여야 한다. 다섯시 반에 상에 오르도록 해라. 술은 후에 사도 된다. 가면서 로경리한테서 예약금 천원을 갖고 가라. 카운터에 예약금을 내고 령수증을 꼭 챙겨야 한다. 모를 것이 있으면 나한테 전화쳐라. 오늘일 같은건 나를 돕는 일이고 너희들 자신을 단련하는 일이다. 예약일을 끝내고 숙사에 돌아가 분도 바르고 옷도 갈아입고 그래라.” 애들이 결심을 남기고 나간 후 방 화는 예약금을 주라고 길봉에게 전화를 쳤다. 저녁일 안배가 다 끝난 후에야 방 화는 륙 학명이 무슨 일로 자기를 보자는 것일까 생각 해보게 되였다. 생각 나지가 않는다. 어쩌다가 보자고 하는데 무슨 볼일이냐고 꼬치꼬치 캐여 물을 수도 없는 일이였다. 설아는 주방에 가서 찜빵과 죽물로 먼저 배를 달랜 후 표방에 들어앉아 일찍부터 입장권을 팔고 있었다. 옛날 영화표를 팔던 작은 방이다. 표는 일률로 십원이니 팔기가 힘들지 않았다. 려나와 만석이는 주방 식탁에 앉아 구락부의 직원들과 함께 저녁을 먹고 있다. 다섯시부터 문을 열고 손님을 받아들일 때면 모두가 자기 부문에 있어야 한다. 음향 조명사만이 출입구에 와 손님이 가장 많이 입장하는 여섯시까지 부경리와 함께 문표를 받는데 그사이 조명은 고정되여 있고 음향은 유연한 곡으로 끊이질 않고 흘러나온다. 차츰 춤장에 사람들이 하나 둘 늘어난다. 동관구락부는 말이 청춘 나이트클럽일 뿐이지 청년 무도장이라 부르는 편이 나을 것이다. 악사도 없고 가수나 무용수도 없으며 술을 마시는 손님도 얼마 없다. 목적 한 그대로 청춘 남녀 싱글이 커플을 이루러 모여드는 만남의 자리, 사랑의 자리로 된 것이다.
19    18. 구 락 부 댓글:  조회:1651  추천:0  2013-04-16
 18.  구 락 부   5월 4일 청년절엔 2일간 생산을 정지하고 회사내의 운동대회를 열었다. 한개 공단이 한팀씩 네개 팀이였고 사무실 인원들은 네팀에 나뉘여 들어갔다. 여 수군과 방 화 그리고 로동인사부의 직원들이 정정이네 A공단에 가담 하였다. 한달 전부터 각 공단에서는 업여시간을 리용하여 경기 훈련을 열심히 하였었고 회사에서는 축구공, 배구공, 바드민톤채, 정구채와 그물들을 사들였다. 매개 공단에 만원씩 나눠주어 서로 색갈이 다른 운동복을 갖추도록 하였다. 여성사업부를 재판위원회로 하고 경비과의 류과장을 재판장으로 임명 하였다. 방 화는 부재판장겸 총지휘 직무를 맡았지만 원래 체육운동에 뒤전인지라 열 몇가지 종목을 다 장악 할 수는 없었다. 하여 그는 전체 심판원을 동원하여 각자가 심판을 맡은 종목을 잘 조직하고 원만히 집행하도록 도거리를 주었다. 격전끝에 정정이네 공단에서 절반 이상의 “금메달”을 획득 하였고 축구도 일등 하였다. A공단은 밤대거리가 없기에 인원수가 다른 공단에 비해 절반밖에 안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승 하였다. 령도들뿐만이 아니라 일반 사원들까지도 그원인을 즉각 보아냈다. 사태가 이처럼 처절 할 줄은 누구도 몰랐다. 이러한 엄중한 문제가 발견 된 것이 이번 운동회의 무엇으로도 갸늠 할 수 없는 큰 성과였다. 한시 급히 대책을 세워야 했다. 사랑하는 처녀애들을 기형아로 만들어선 안 되는 것이다! A공단 처녀애들은 몽땅 하루종일 서서 기대 앞에서 움직이고 공장안을 오가면서 일한다. 나머지 세개공단은 종일 흐름선이나 의기 앞에 앉아 움직이지 못 하고 일 한다. 서서 움직이며 일하는 사람은 몸이 가벼워지고 체력이 증강되기 마련이다. 반면에 하루종일, 365일 일년내내 앉아만 있는 사람들은 배가 나오고 엉덩이가 무거워 지고 체질이 약해진다. 일년반 사이 처녀애들이 그렇게 량극 분화가 생겼다. 농촌에서 일하던 그들은 원래 차이가 없었을 것이다. 운동경기의 결과는 그들에게 경종을 울려주었다. 아침에 십여분씩 하는 조회로는 부족하였다. 방 화는 여성사업위원회에서 방책을 연구 하고 그것을 여 수군에게 회보 하였다. “방부장, 내 주먹구구를 해봤는데 너희들 의견대로 휴식 시간을 십분씩 늘이면 하루에 40분씩 작업 시간이 줄어드는데 일년에 대개 4백만원을 손해보겠더구나. 그만한 시간을 휴식에나 체육운동에 돌린다면 애들의 건강이 확실히 증강 되겠니? 그렇잖다면 리윤을 더내여 직공들의 수입을 올리는 것이 더좋지 않을까? 신체단련은 이미 정해진 시간내에 더 가강 하는거로 하고 말이다.” “사장님 말씀이 맞네요. 신체단련은 자각성에 있는 것이지 시간문제가 아니죠. 제가 잘 핵산 해봤더면 애들이 제기 할 때 설득 시켰었겠는데 그러지 못했습니다. 저녁에 다시 모여놓고 해석해서 납득 시키겠습니다.”   이튿날 아침 여섯시 기상종소리와 함께 정정이를 비롯한 몇몇 애들이 숙소에서 나와 회사 대문을 나섰다. 기상종소리 먼저 일어나 준비 하고 아침 달리기를 시작한 정정이네 침실 애들이였다. 25분 후 다른 애들이 침실에서 나올 때 정정이네 무리가 헐떡거리며 대문으로 들어와 조회에 참가 하였다. 이삼백명 처녀애들이 정정이 지휘하에 줄을 서고 국민건강체조를 하였다. 체조가 끝나자 확성기에서 방 화의 목소리가 울려나왔다. “자매여러분! 일분 시간만 점합시다. 오늘 아침 문체위원 양 정정동무네 침실에선 식전 달리기 운동을 시작 하였습니다. 며칠전 운동대회에서 다들 느꼈듯이 운동을 하지 않으면 우리들의 몸이 망가집니다. 몸이 망가지면 시집도 못가요. 누가 병다리 처녀를 안해로 데려가겠습니까? 지금 어떤 동무들은 조회에도 나오기 싫어합니다. 이러면 자신이 손해라는걸 알아야 합니다. 각 호실에서는 301을 따라배워 호실장이 앞장서고 각종 체육활동을 활발히 전개 합시다. 지난 한해는 우리들이 새로 조직된 회사인만큼 생산, 생활, 단결, 학습등의 문제에 대해 많이 강조 하였습니다. 금년 년말 총결시에는 반드시 문오 체육활동에 관하여 제일 앞자리에 놓고 평의 해야 할 것입니다. 어제 여성사업부 회의에서 토론하고 사장님께서 비준 하셨는데 아침 기상 시간을 십오분 앞당기고 조회시간을 십오분 늘이기로 하였습니다. 15분간은 자유 체육운동 시간으로 정해놓고 집체로는 경비과 동무들이 책임지고 태극권 태권도 방신술과 같은 무술들을 계통적으로 가르칠 것입니다. 자각적으로 적극 참가해야 하겠습니다. 이는 우리 자신의 심신 건강을 위하는 것이라는걸 잊지 맙시다.” 젊은이들은 이끌면 이끄는대로 따라가기가 일수다. 농촌에서, 시골에서 나서자란 여자애들은 더우기 그러하다. 방 화가 선동하고 간부들이 앞장에서서 이끄니 모두가 적극적이고 잘 따랐다. 정정이가 이끄는 아침 달리기 무리는 침실의 여덟명으로부터 전체 공단의 80명으로 확대 되였다. 전공단이 가쯘하게 줄을 지어 공장 철근 울타리 밖의 큰 길을 따라 공장 주위를 몇바퀴 뛰고는 그대로 마당 가운데에 들어와 서서 체조를 한다. 퇴근 후 침실지간에 배구 시합을 하는 패도 있고 뽈을 차는 애들도 있고 아침 조회시간에 배운 태극권을 익히는 애들도 있었다. 쾌활하고 건강한 젊은이들의 모습으로 회사가 생기에 넘치고 희망이 넘쳤다… …  방 화는 기뻤다. 너무나도 기뻤다. 임신에 성공 한 것이다. 집에가 설을 쇠고 돌아온 후 방 화는 밤마다 손가락을 접으며 날자를 헤아려보군 하였다. 두달째로 올 것이 안 왔다. 병원에 가 검사해본 결과 확연한 사실이였다. 방 화는 먼저 룡광촌에 전화를 걸었다. 시아버지가 전화를 받았다. “여보시우?” “아버님, 저 방 화예요. 안녕하세요?” “오, 며늘아기냐? 잘 있었냐?” “아버님, 신애도 아무탈 없죠?” “탈 없이 잘 논다. 이제 한달 후 조금 더 따스해지면 아래마을 유아원에 보내볼 타산이다. 한족 유치원이지만 한족말 배울 수 있어 더 좋을것 같아.” “생각 잘 하셨어요, 애들은 집체생활 단련을 받아야합니다. 한족말도 배우고요.   헌데 좀 멀어서 할아버지 할머니 피로하지 않으시겠어요?” “아니다, 한족자매가 꾸리는 유아원인데 시설도 좋고 잘 가르친다고 소문 났다. 선생네 오빠가 작은 뻐스로 아침이면 애들을 실어가고 저녁이면 실어오고 한다.” “잘 됐네요, 돈 아끼지 말고 잘 먹이고 잘 입히고 그러세요. 그러고 아버님 어머님 영양제 약도 꼭 사 드시고요. 신애 유치원에 보내고 적적하면 로인활동실에 다니세요. 화투도 치고 마작도 배우고 그러세요.” “알겠다, 근심마라.” “아버님, 어머님께서 전화 받으시라고 하세요.” 병국이네 부부는 날이 따스해지면 농사일에 달라붙으려고 할 수 없이 신애를 유아원에 보내는 것이였다. 그러니 그들은 심심할 사이도 화투치러 다닐 사이도 없다. 허 봉녀가 전화를 바꾸었다. “이보오, 신애엄마! 잘 있었소?” “녜, 잘 있어요. 어머님께서도 무사하시죠?” “양, 무사하재이쿠. 다 잘 있소, 근심 말구 몸조심 하오.” “어머님, 기쁜 소식이 하나 있어요. 아버지와 함께 알아맞춰보시겠어요?” “기쁜소식이라고? 뭔데?” “어디 한번 알아맞춰보세요.” “여보, 들었지? 기쁜 소식 있는데 한번 알아맞추라꾸마. 당신 생각엔 뭣임둥?” 허 봉녀는 송수화기를 입에 댄채 남편하고 토론을 전개했다. “이보오, 신애엄마! 신애할아버진 임신이 아닐까 하는데 설마 임신은 아니지?” “그럼 어머님 생각은요?” “집에 놀러 온다는 소식이 아닐까? 영 나온다던지…” “어머님, 아버님 말씀 맞았어요. 저 신애동생 가졌어요!” “정말? 그게 정말이요? 아니 천하에 이럴 수가…” “뭐라고하오?” “당신 말이 맞다꾸마.” “저리 비키우.” 김 병국은 마누라의 손에서 송수화기를 빼앗았다. “며늘아기야, 축하한다! 그리고 고맙다! 절대 힘부치게 일하지 말고 꼭 몸조심 하그라. 늘 홀몸이 아니란걸 생각하고 아껴야한다. 나 장만이한테 인츰 알리마.” “아버님, 고마워요. 꼭 조심 할께요. 아버님 어머님께 손자 하나 안겨드리는것 저의 소원이였어요. 그래야 저의 죄를 조금이나마 씻을것 같았구요. 아버님, 제가 철 몰라 나쁜 일 저질렀다 여기시고 용서해주세요. 꼭 효도하는 며느리로 착한 안해 훌류한 어머니로 살렵니다. 아버님 전화 끊을까요? 후에 다시…” 방 화는 눈물이 나 더 말을 이을 수 없었다. “며늘아가, 그럼 잘 있거라. 우리 근심 말고… 잠간만, 전화 바꾼다.” 허 봉녀가 송수화기를 가로챈 것이다. “신애엄마, 몸 조심하고오. 아들이나 딸이나 다 일없소. 그러니 근심하지 말고,   물론 아들이면 더 좋지만 그게 어디 제 맘대로 되는게요? 그리구 몸 무거울 때 집에 오지 못하면 내 들어가 거들어 줄거니 전화 하오. 절대루 무리하지 마오.” “어머님, 고마워요! 그때 전화 드릴께요. 아직 멀었으니 근심 마세요…” “조금 있소, 신애 낮잠 자더니 깨여났소… 신애야, 어머니다. 빨리 인사해라.” “어머니, 빠이빠이ㅡ” “신애야, 신애야…” 신애는 잠을 채 깨지 못한 모양이다. 인사 하라고 했더니 “빠이빠이”만 부르고 송수화기를 전화통 위에 놓아버렸다. 김 병국과 허 봉녀는 명절의 기분이였다. “신애 할미 바꿔달랄 때 벌써 나는 생각 했어. 특별 소식이 있을게라구. 지난밤 꿈에 며늘아기 봤다니깐. 그래서 오늘 전화나 올거라 기다렸는데 이런 희사가…” 로부부는 한동안 손가락을 접으며 아직도 먼 출산 날자를 계산해 보았다. 방 화는 언니 방 숙이에게 전화 한 후 해연이한테도 전화 하였다. “해연아, 철수할머니 안녕하시니? 김치장사는 잘 되고?” “응, 안녕하고 잘 되고있다. 넌 무사하니?” “난 무사하지 않다. 걸렸다.” “걸리다니? 오ㅡ 조카 가졌구나! 지집애, 놀랐잖아. 축하한다! 몸 조심해라.” “알았다. 너도 하나 배야 하겠는데…” “지집애야, 너 남편 빌려주개? 그러믄 나두 하나 낳겠다.” “재간 있으믄 가져라, 누구도 못 가지게 나라에서 보호 해주고 있다야. 보호 안 받는게 온 천지에 널렸는데 하필이믄 가둬 둔 남의걸 욕심 내니?” “그건 내 맘대루지야. 얘, 그런데 딱 옆집 아저씨 날마다 김치사러 한번씩 온다. 영 우숩다. 김치만 먹구 사는가베…” “널 보러 오는게 뻔하구나 뭐. 몇살이야? 로퍼(안해)는?” “나보다 다섯살 위이다. 철수보다 두살 위인 딸애를 하나 가지구 있는데 안해는 가짜 이혼하구 가짜 결혼해서 한국으로 갔단다. 달포째 날마다 보니깐 허물이 없게 됐다. 사람이 인물체격두 좋구 마음도 곱겠더라. 그러니 멍텅구리 아니고 뭐니? 가짜 이혼이란게 어디 있구 가짜 결혼이란게 어디 있니? 그저 안해를 뺏긴게지.” “너 아주 마음에 있어하는 말투구나. 콱 살아버려라. 가짜던 진짜던 둘다 이혼 한 처지니깐 딱이다. 그아저씨 무슨 일을 한다니?” “작년에 커처창에서 정기실업 당하구 일자리가 없어 논단다. 한달에 보조금 백 오십원씩 나오구 애 학비 생활비는 에미한테서 온단다.” “사람만 좋으믄 된다. 똑똑하믄 일자리도 다시 구할 수 있고…” “알택이 뭐야, 친구하고 싶으면서도 고려되는게 많다. 그사람 아버지는 형님이 모시고 있는데 그로인이나 우리엄마나 어떻게 생각 할런지, 두집 애들은 또 어떻게 생각 할런지, 그가 무슨 일을 할 수 있을런지? …아침에 김치함지를 이고 내려 갈 때면 그가 나타나 4층에서 아래까지 안고 내려가 삼륜차에 실어주군한다.…두집 가름벽에 사이문만 내면 한집이 될텐데 쉽지가 않구나.” 해연이는 홀로 난 후로 어느 남자와 평생 살고 싶다는 생각을 가져보기는 옆집의   로 길봉을 만나 처음이다. 공원소학교 3학년생인 길봉의 딸 선희도 “아짐이”라 부르면서 해연이를 잘 따랐다. 애들 둘은 아침이면 서로 불러가지고 함께 층집에서 내려와 조금 걸어 교문에 들어서곤 한다. 천진란만한 애들은 원래 어른들보담 빨리 친해지는 법이다. 헌데 이는 후에 생긴 이야기지만 선희란 애가 반대하여 해연이와 그의 아버지가 오래도록 합치지를 못하였다. 자기 어머니가 한국에서 올것이란다. 방 화는 조 연방에게 문안 전화를 치고 희소식을 알린 후 아직도 백주에 있는 조 송자한테 전화를 걸었다. 방 화의 희보를 듣고 송자는 초풍 할번 하였다. “언니 무슨 소리요? 담도 크오. 그럼 빨리 이혼 수속하고 결혼 수속을 해야지 애기 먼저 나오믄 큰 사달이요. 근데 애기 아빠는 누기요? 륙사장? 여사장? 절대 안 하는척 하더니 단방에 끝장을 보는 판이구만, 정말 그밭이 비옥하긴 비옥한가 보오, 쭉정이를 뿌려도 씨부침만 잘 하는 걸 보니…” “야야, 미친계집애야! 끝 날 줄 모르니. 우리 애 아빠가 아빠다.” “거야 물론이지. 그 아빠가 누군가 말이요.” “내 남편이다!” “언니 남편 아니구 그럼 뭐 내 남편이갰소? 글쎄 그 남편 될 사람이 누군가 묻는게요. 내 아는 사람이요?” “모를 사람이다. 왜? 젬스일까봐 근심 나니? 안심 해라. 내 배속의 아기 아빠는 우리딸애의 아빠란 말이다.” “유부남인줄 누가 모를까베? 그러니 연변사람이겠구만. 누구든간에 하긴 잘 했는데 빨리 수속 하오. 호구 없는 검정애 만들지 말구.” “오냐, 알았다. 너하구 답답해서 말을 못하겠다. 남의 말을 잘 듣지도 않고 외 곬으로만 삐여지니깐. 요즘 시간이 있으믄 놀러 갈께. 그때 말 하자.” “양, 기다릴께. 올 때믄 먼저 전화 치오. 맛 있는거 해놓을께. 그리구 형부님 사진도 가지구 오우, 어떤 놈이 우리언니를 맘대루 깔았는지 심사 해봐야겠소.” 방 화는 임신 출산지표를 어데가서 어떻게 가져야 할 것인가를 많이 궁리하였다. 그일로 장춘이나 연변에 다녀 올 수도 없는 일이다. 거기에 간다고 해도 무기도형수 남편을 가진 여자에게 지표를 주지도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지표 없는 아이를 낳을 수도 없는 일이다. 방 화는 연구 끝에 시부련회를 찾아가기로 결정지었다. “삼촌, 제 개인 일로 시내에 좀 갔다 와야겠어요. 말미 줄 수 있지요?” “그래라. 회사에 급한 일도 없는데뭐. 무슨 일로 어데에 가는지 알고 싶은데.” “부끄럽지만 제가 설에 집에 가서 임신 해갖고 왔어요. 얼마전에 동관 위생원에 가 검사 해봤는데 옳다는 군요. 그런데 출산 지표를 가지지 못했어요. 그래서 시에 좀 가보려고 그럽니다. 아마 친구집에 들렸다가 래일 아침에나 오게 될거얘요.” “좋은 일이구나, 축하한다! 어서 가보거라. 혹 회사 소개신이나 보자고 할런지 써가지고 가라. 도장이 너한테 있잖니? 아마 그런건 원적지에서 내는 것일건데.” 방 화는 백주시부련회 곽주임을 찾아갔다. 곽주임은 방 화를 반갑게 맞이하였다. “곽언니, 저를 도와줘요. 시끄러움에 봉착 했어요.” “다 같이 여성공작을 하는 처진데 도울수 있는 일이면 응당 도와야죠.”   방 화는 춘절에 찍은 가족사진과 함께 회사의 소개신과 병원의 진단서를 곽주임 책상앞에 펼쳐 놓았다. 곽주임은 하나하나 자세히 훑어보았다. “축하해요! 동생. 뭘 도울까요?” “임신 출산지표가 없어요. 아마 원적지에서 내야 하는 것일겐데 갔다 올 수도 없고요, 남편도 설을 쇠고 외국으로 일하러 가고 집에 없어요. 사진에도 있다싶이 전 딸애 하나밖에 없습니다. 소수민족은 둘까지 낳게 하거든요. 그래서 방비도 하지 않았았어요. 두달째 달거리가 없어 병원에가 검사 해보니 걸렸더군요. 이일 어떻게 하면 좋아요? 딸애가 네살인데 인제와서 이렇게 걸릴 줄이야 누가 알았겠어요?” “특수 정황이군요. 특수 정황이니 될 수 있겠어요. 이런 지표는 ‘계생위’에서 발급합니다. 내가 가서 상의 하고 올터이니 잠간만 기다려요.” 곽주임이 말하는 “계생위”란 계획생육위원회를 일컷는 말인데 사람들은 모두 이렇게 줄여서 불렀다. 곽주임은 방 화의 가족사진과 임신 진단서, 소개신을 가지고 사무실에서 나갔다. 방 화가 쓴 소개신엔 방 화부부의 성명, 년령, 민족, 적관, 딸애의 년령등이 상세히 적혀 있었다. 곽주임은 애위회 건너쪽 방 계생위 사무실로 간 것이다. 곽주임은 몇분 안 걸려 돌아왔다. 그녀는 계생위 주임에게 방 화가 “민족단결모범”이고 “3.8부녀 홍기수”라는 것을 소개 하였다. 계생위 주임은 두말 없이 01년도 임신 출산 비준서를 떼주었다. 그도 소수민족은 두번째 아이까지 허락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방 화는 비준서를 받아들고 곽주임에게 깊은 사의를 표하였다. 그 비준서가 있으면 아무때건 신생아의 이름을 호구책에 올릴 수 있고 벌금도 면한다. 호구에 못 오르면 “검은애”로 불리우고 학교에서 잘 받아주지 않을 뿐더러 학비도 몇곱절로 내야 한다. 산모 또한 불법분자라는 흑점을 지니고 영영 손가락질을 받으며 살아야 하는 것이다. 그러니 돈 많은 산모들은 외국에 가 해산하고 아기를 외국 호적에 올린 후 업고 돌아오기도 한다. 방 화는 일이 이렇게 쉽게 풀릴 줄을 상상도 못했다. 방 화는 송자네 집에 들리였다. 둬달 사이 송자의 아들은 놀랍게도 커버렸다. 안아보니 무게도 곱절로 되였다. 태여난지 20일 때보다 생김새도 많이 달라졌다. 살색도 더 희여졌고 코도 더 높아졌으며 물론 검은 양머리도 많이 길었다. 젬스는 상해로 가고 없었다. 송자는 방 화를 데리고 거실 쏘파에 와 앉았다. 어머니를 불러 아기를 안아가게 하고 아지미더러 커피를 타오게 하였다. 아지미라 부르는 40대 후반의 가정도우미는 연길에서 송자의 요구대로 해연이가 찾아 보내준 조선족 박씨 아줌마이다. 그가 송자어머니를 언니라 부르기에 송자는 그를 아지미라 부르게 된 것이다. 박아줌마는 송자를 마님이라고 불렀다. “마님, 점심은 무엇을 주채로 갖출까요?” 박아줌마는 커피잔을 담은 쟁반을 차탁에 내려놓고 송자에게 물었다. “우리 둘은 나가서 먹을 겁니다.” 방 화가 송자대신 먼저 대답했다. 아줌마는 “알겠습니다.”하고는 물러갔다. “언니 날 덱고 놀 시간이 있어? 근 반년을 집에 같혀 있었는데 죽을 지경이요. 오늘 나 해방 받는 날이구만. 호호호… 해방군언니 만세!”   “그럴 줄 알았다. 싸다니기를 그렇게 좋아하던 계집애 그래도 잘 참는구나.” “나 빨리 치장 할게. 조금만 기다리오.” “잠간만, 이사진 널 보여야겠다. 니가 날 전화에서 그냥 간통죄라 여기구 형부 어떤놈인가 심사 하겠다고 했잖니? 이게 내 시부모님과 남편, 딸애다. 지난 춘절에 집에 가 찍은게다. 내 이남자의 애기 가졌다는데, 그래도 간통죄야?” “야ㅡ형부 진짜 멋지다! 딸애도 이쁘고. 그럼 작년설에 우리 왔을 때 언니 말이 형부 무기도형 받았다던게 거짓말이구만 뭐, 언니 거짓말 했으니 간통죄라는 루명을 쓴게지 내탓이 아니요. 아무튼 잘 됐소, 잠간만, 우리 나가 놀며 말하기요.” 송자는 밖으로 나갈길이 급했다. 방 화와 송자는 먼저 한식점에서 점심을 먹고 온오후 크고작은 점포들을 돌았다. 방 화는 송자에게 해연이의 정황도 이야기 해주었다. “잘됐구만. 복장매대 못 할겝데. 하루 내내 팬티 하나 안팔릴 때가 많소. 속이 싹 곪아터져 죽소, 죽어. 그래두 해연언니는 잘두 참습데. 그럴때믄 난 참지 못하고 언닌데다 말해놓구 할 일두 없이 온 시장안을 누비구 온 시내를 싸돌구 그랬소.” “원래 니 성질이 매대 뒤에 서있을 년이 아니지. 매대 앞을 돌라면 좋아해도. 돈 벌기는 딱 질색이고 돈 쓰기만 좋아하는 못쓸 계집애, 하도 니가 젬스 같은 남자 만났으니 살지 어떻게 될지 모를 년이야.” “맞소. 언니 나를 사람 만들자구 교육하며 애써도 생각 뿐이지 정말 잘 안됩데. 그러던 이년이 글쎄 대련서 온다음 오늘까지 갇혀만 있었으니 오죽 했겠소?” “그런데 넌 그냥 놀 예산이니?” “아니요, 애를 몇달 더 키우고 한국어 강사로 취직 할 생각이요. 여기서 해도 되고 뉴욕에 가서 해도 되고 요구하는데는 많답데. 남편이 정황 알아보느라고 몇곳 련계해 보았는데 모두 빨리 면접 오라고 야단이더라오. 그러면 된게 아니오?” “생각 잘 했다. 내동생 인제야 사람 되는갑다. 남편 수입으로 잘 살 수 있지만 진취심이 없고 성취감이 없고 침대위에서 하는 일 뿐이고… 성공구나 다름 없지.” “언니, 근데 이제 몸 풀 때, 출근 안 할 때 우리집에 와 같이 있기요. 내 시중 들어줄게. 숙사에서 몸조리 할 수는 없잖소?” “아직 멀었어, 그때 가서 보자. 난 그러면 좋겠지만 네가 대련에 갈런지 미국에 갈런지 모르잖니? 또 어데 가나 저 박보모는 데리고 다닌다면서?” “11월달이 되잖소? 그때면 따스한 이곳에 있어야지. 내가 없더라도 열쇠는 두고 갈터이니 아무때건 언니집이다 생각하고 쓰란 말이요. 또 집을 구하느라 말고. 그런 헛짓거리 하면 난 언니를 언니라 안 할거요. 들었소?” “알겠다. 언니가 너한테 포로 됐구나. 호호호…” 그들은 송자의 침대에 함께 누워 온밤을 자지 않고 주절댔다. 방 화의 배가 불어나기 시작했다. 다섯달이 되니 감출 수가 없었다. 상점에 가서 멜끈이 달린 넓다란 청바지를 사다가 입었다. 영원한 기념이라고 옷가방 밑바닥에다 눌러두었던 분홍 브래지어와 팬티, 남색 원피스를 꺼냈다. 두해전 구석툰 앞강에서 강 평이를 구하고 몸이 뚱뚱한 왕 수진한테서 얻어입은 것이다. 몸에 잘 어울렸다.   그 원피스 위에 큼직한 잠바를 입으니 배가 가리워지고 보기도 괜찮았다. 그래도 눈치 역은 애들이나 경험 있는 사람들은 다 보아내고 조심하라고 무거운 일은 삼가 하라고 귀뜀하곤 한다. 고 수분의사는 매일아침 여전히 방 화가 문을 열기 바쁘게 들어와 비서실과 사장 사무실을 청소하군 한다. “쑈팡아, 반년 됐지?” “만 5개월입니다. 지난 춘절부터이니깐요.” “오, 그렇구만. 병원에는 자주 가보는거지?” “한달에 한번씩은 가요.” “한번씩은 적은거야, 한달에 두번씩은 검사받는게 좋다. 처음엔 한달에 한번씩 다니고 지금쯤은 둬번씩 다니고 이제 두석달 지나면 한주일에 한번씩 다녀야 해.” “알겠어요, 그렇게 할게요. 근데 사무실 청소 나 좀 하게 내버려줘요. 임신기에 너무 움직이지 않으면 나쁘다면서요? 그렇죠?” “청소만은 빼고, 청소는 물통 옮기기랑 힘들잖아. 너무 무거운건 금물이야. 그라고 약 같은거 아무거나 먹지마. 나 부산과는 아니지만 어떤 약이 아이한테 부작용이 있는가는 알거든. 어디가 불편해 약을 먹더라도 나한테 보이고 먹어.” “알겠어요, 그럴게요. 나 일반적으로 약 안 먹어요. 음식은 가릴거 없어요?” “음식은 뭐나 많이 먹어, 2인분을 먹어야 하니깐. 술 담배는 금물이고.” 방 화는 설 후로 술을 몇번 마셨었다. 배속의 아이에 대해선 전혀 생각지 못하고 적지 않게 마셨었다. 이젠 절대로 술을 입에 대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생각 하였다. “고선생님, 많이 조심 할게요. 헌데 고선생님, 전 골치거리가 한가지 있어요.” “음? 스트레스 받으믄 안 되는데. 무슨 일? 해결 해야지, 품고 있지 말고.” “해결 할 방도가 없더라구요. 생각 할 수록 골치만 아프고 잠을 설쳐요.” “무슨일이냐 말이다. 혹시 ‘초산 유격대’항렬에 가담 한거나 아닌가?” “아닙니다. 차라리 그랬으면, 그쯤이면 아무일도 아니얘요.” “그럼 대관절 뭐여?” “애들, 500명 애들한테 비상이 걸렸어요. 큰 일 났어요.” “큰 일? 비상? 500명이?” “녜, 고선생님. 자웅실조란 말씀 아시죠? 애들을 시집 보내야 할텐데 남자가 없단 말입니다. 애들이 회사에 들어온지 벌써 2년이 다 되였어요. 열 여덟살은 스무살이 되고 스무살은 스물 두살이 되고 스무 두살은 스무 네살, 시집 가야하지 않겠어요? 헌데 남자가 어데 있어요? 남자가.” “그걸 왜 쑈팡이 근심 해? 헌신짝도 짝이 있다고 어데 있으나 다 있을건데.” “물론 있겠죠. 헌데 공장에서 일만 하는 애들이 그 짝을 어떻게 찾아요? 그러니 내가 찾아줘야 하는거 아닙니까? 나이 든 애들부터 차근차근 말입니다. 스물 다섯에 들어온 애들 많아요. 그애들 스물 일곱이 됐고 시집가고 애 낳을 나이가 됐어요.” “방 화, 말은 옳은 말인데 그게 근심해서 될 일이 아니지. 때가 되면 다 만나게 돼 있어. 아예 자신들에게 맡겨버려야지, 몸 푼 후에 연구 하던지…” “그러면 좋겠는데요, 임신해서 생긴 생각이고 배가 커질수록 점점 더 커지는   생각입니다. 내배가 부르다고 그들 굶주림을 몰라라 할 수 없단 말이얘요.” 고 수분도 리해가 갔다. 사실 비상이 옳은 것이다. 허지만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그는 속수무책이라는 관점이고 “순기자연(顺其自然)”해야 한다는 관점이다. 방 화는 아니였다. 자연을 정복 하고 현실을 개변 해야 한다고 여겼다. “두번째 사원 모집을 남자애들로 했더면 좋았을텐데 착오를 범했어요.” “일이 처녀애들이 할 일이라면서? 쌀알만큼한 라사를 틀고 연땜을 하고…” “남자들도 할 수 있죠. 헌데 그땐 자웅조화에 대해 생각지 못하고 남자애들을 받으면 질서가 문란 해지고 사고나 날까봐 근심 했던겁니다. 시집 보내야 한다는걸 왜 생각지 못했을까요? 여자들이 시집가고 아 낳는 것보담 더 큰 일이 어데 있어요? 여성사업부가 큰 일을 버리고 뭘 한단 말입니까?” “아무튼 복중에 아기를 위해 스트레스도 받지말고 정신적 부담을 버리게.” 고 수분은 청소를 마치고 아래로 내려갔다. 방 화는 여 수군의 찻물을 들여가고 하루의 스케즐을 선독 하였다. “얘, 오늘 오후 두시에 동사회 성원들이 여기에 모이도록 해라. 회의 하게.” “녜, 그런데 월말 동사회의 일정은 원래 내일인데요.” “내일 오후 회의를 오늘 오후로 앞당기자는거다. 나는 시인대 회의 때문에 래일 오후 두시에 인민호텔에 도착 해야 한다. 삼사일간 할거다. 래일 오전에 동사회의를 하면 혹 새로운 제의가 있다해도 심의 할 시간이 없잖나.” “알겠습니다. 곧 통지 하겠어요.” 방 화는 여 수군의 사무실에서 나온대로 동사들에게 통지 하였다. 매달 말일이면 동사회의를 열고 제안하고 토론하고 결정한다. 매달 첫 날이면 부장과 공단장, 직속 과장들이 참가한 회의를 열고 동사회의 결정을 공보하고 집행하도록 한다. 6월1일부터 시 인대회의를 하기에 여 수군이 가야 한다. 그러니 동사회의를 앞당겨야 하고 앞당기니 일찍이 통지해야 한다. 한달간 연구한 매개인의 제의안에 대해 공고화 할 여유 즉 안민고시를 주어야 한다. 방 화는 컴퓨터에 마주앉아 건판을 눌렀다. 형광막에는 “시집가기 대공정”이란   몇글자가 나타났다. 500명 처녀들을 시집 보내기 대공정인 것이다. 대상이 없다는 것을 번연히 알면서도 망상하고 있는 것이다. 하기에 제목은 멋지게 써놓았으나 아래글이 이어지지 않았다. 정정이랑 효리랑 불러 상의 할가 생각 했다가도 소용 없이 소동만 일으킬것 같아 그럴 수도 없었다. 아직 어린 처녀애들은 몰라도 스물 너덧살을 넘긴 이들은 말은 안 하나 속궁리가 없을리 없다. 하기에 이런 예민한 문제를 잘 못 건드렸다간 사상파동을 일으킬 수 있고 생산과 생활에 지장을 줄 수 있다. 동사회 회의에 제출하여 토론 할 수도 있는 문제이지만 제안 하는 사람은 문제만 제기 할 것이 아니라 반드시 미숙한 해결책이라 할지라도 함께 내놓아야 한다. 헌데 방 화는 문제는 잡았는데 해결책이라고는 전혀 없다.                방 화는 한글자도 치지 못 하고 온 오전을 앉아 있었다. 고 수분늙은이의 말이 맞는지도 모른다. “그걸 왜 쑈팡이 근심 해? 헌신짝도 짝이 있다고 어데 있으나 다 있을건데… 때 되면 다 만나게 돼 있어…” 때가 지나버리면 어떻게 하는가? 그들의   짝은 어디에 있는가?… 방 화는 손바닥으로 자기 이마빡을 탁 쳤다. 그리고는 벌떡 일어나 밖으로 뛰여 나갔다. 대문밖에 나서서 철탑문을 등지고 한참을 걸었다. 십자거리 두개를 지나 “도시다동관전자”라는 간판이 중국글과 일본글로 걸려 있는 공장문에 이르렀다. 이공장은 방 화네 신라신 공장보담 일년 늦게 개업 하였었는데 개업식에 방 화도 초청 받고 구경 왔었다. 개업식날 마당에 줄을 선 이삼백명의 직공들이 청일색 총각애들이였던 것이다. 그들을 사위로 삼으면 되지 않겠는가? 방 화는 대문가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여자집에서 먼저 나서서 빌고드는 법이 어데 있는가? 누구보고 누구를 데려가란단 말인가? 공회주석을 만나 맘대로 골라 갑소사 한단 말인가? 우리회사 자매들이 그렇게 값이 없게? 방 화는 천천히 발길을 돌렸다. 우리회사의 자매들이 도시다회사의 남자애들을 톡톡 튕겨가며 골라야 한다. 도리는 옳은데 어떻게 고를 것인가? 방 화 자신이 하나씩 면회 하여 시험을 쳤으면 좋겠는데… 그렇게도 할 수 없는 것이다. 대상은 무더기로 찾았는데 그림의 떡이다. 둘이 한 회사라면 저희들끼리 만나고 료해하고 감정도 키우고 결정이 될텐데… 회사에서는 애들이 밖에서 일을 당할까봐 마음대로 나가지도 못하게 한다. 다시 곰곰히 생각 해보니 틀린 방침이다. 그들을 보호하기 위하여 내린 결정인데 그들을 해치고 있는 것이 안닌가? 인신 안전을 돌본다는 것이 성감금이 된 것이다. 나쁜 일이 나지 않도록 애들을 교육하고 믿어주고 풀어주어야 한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글까?”하는 속담도 있다. 어쩌다 혹시 생길 수 있는 비사 때문에 많은 애들이 정당한 권익을 박탈 당하고 로처녀로 되게 할 수는 없다. 련애자유와 혼인자유는 나라 혼인법에 규정 된 것이다. 그자유를 빼앗는 것은 범죄이다. 오후에 열린 동사회의에서 방 화는 처녀애들의 연애 혼인난 문제를 설명 하고 업여시간엔 완전자유를 주어야 한다고 새로운 주장을 과감히 제기하였다. 사람들은 근심 하면서도 동감을 표시하였고 반드시 교육을 가강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방 화는 각 공단의 여성사업부 위원들과 골간들을 모아놓고 안전조치에 대해 상의 하였다. 짝을 지어 나간다든가, 열시전으로 꼭 돌아온다던가, 나갈 땐 반드시 호장에게 귀뜀 하고 호장이 나갈 땐 여성위원에게 귀뜀 한다던가 토론이 열렬했다. 방 화가 귀납적인 발언을 하였다.    “이런 제도와 조치를 잘 지켜야 할 뿐만 아니라 우리 자매들은 반드시 영예감과 치욕감을 알아야 하고 개인주의를 버리고 집체주의를 가져야 한다. 사회에 나가 비 도덕적인 일은 절대로 하지 말아야하고 좋은 일을 많이 해야한다. 나쁜 사람 나쁜 일을 만나면 집체로 확 달려들어 해치워야 한다. 사고를 저지르거나 손해만 보고 들어오는, 우리 회사의 얼굴과 우리 자매들의 얼굴에 먹칠을 하는 공단과 반조는 년 선진 자격이 없을 것이다. 회사에서 이같이 우리자매들을 믿고 배려하는 각도에서 대문을 활짝 열어주었는데 기대에 어긋나면 안 된다. 지금 여기 개발구엔 밤중에 처녀애들을 맘대로 출입하게 하는 회사는 아직 우리밖에 없단다. 그러니 우리들은 자랑스럽고 떳떳 한 것이다. 온밤을 놀고 생산선에 앉아 졸면서 오작품이나 내고… 물론 그런 일은 없겠지만. 우리는 일도 잘 하고 놀기도 잘 하고 연애도 잘 하고   다채롭고 윤기 나는 인생을 살아야 한다…” 처녀애들더러 총각 사냥을 나가라고 대문을 활짝 열어놓은지가 일주일이 되였다. 헌데 사냥 나가는 애들이 없었다. 처음엔 몇몇이 대문밖을 산보 하더니 그만두었다. 동관촌에 집이 있는 애들도 둬번은 집에 갔다오더니 갈멋이 없던지 나가지 않았다. 방 화는 저녁을 먹은 후 마당에서 바드민톤을 치고있는 애들한테로 다가갔다. “얘, 너희들은 왜 밖으로 놀러 나가지 않는거니?” “언니, 밖에 나가 뭘 놀게요?” 려나의 반문에 방 화는 말문이 막혔다. 뭘 놀아야 하는가? 방 화는 한번 직접 나가보기로 마음 먹었다. 6월이면 여덟시나 돼야 해가 넘어가는데 다섯시에 저녁을 먹은 애들은 나갈 줄을 모르고 자기 마당에서만 논다. “얘들아, 나하구 함께 놀러가자. 그렇게도 놀멋이 없더란 말이니?” 리 려나와 정 설아는 좋아라고 바드민톤채를 휘두르며 따라섰다. 인구가 칠팔만이던 동관촌은 인구가 꽤나 많은 향진이였다. 개발구로 된 3년새에 인구가 이삼만명 더 늘었고 백주시의 한개 작은 구로 되였다. 개발구 공업단지에 직공 5백명을 넘기는 중형 이상의 기업 백여가구를 들어앉힐 참인데 지금까지 30%도 못 앉혔다. 3년 후면 기업이 꽉 차고 생활구역의 인구도 곱절로 늘게된다. 그때면 동관은 인구가 20여만이 되는 소 공업성으로 될 것이다. 참새는 작아도 오장륙부 다 있더라고 개발구 밖의 작은 거리에는 먹거리 볼거리 놀거리 뭐나 다 있었다. 둥근상 가운데에 쇠기둥을 세우고 해볓을 가리운다고 둥근천을 덮어놓았는데 해볓은 꼭뒤에선 안 되겠으니 서쪽으로 빙 돌아가 고집스럽게도 사선으로 비춰든다. 저녁해라지만 열대와 맞붙은 이곳의 해님은 말 그대로 불타는 석양이다. 방 화는 등골에 땀이 흐르는 감을 느꼈다. 그들은 큰 양산 밑에 둘러 앉았다. 설아가 뛰여가 얼음을 갈아넣은 음료 세컵을 사왔다. 오가는 행인들을 구경하며 천천히 마셨다. “너희들 둘 다 스물 세살이 됐지?” “예, 회사에 들어 온지 벌써 2년이 됐어요.” “세월은 정말 류수와 같아요.” “너희들 약혼 했니?” “아니요, 마음에 드는 남자가 없어요.” 설아가 대답 하였다. 설아가 언제나 먼저 대답하고 려나가 보충설명을 하는 식이다. 설아는 북방아이 그대로 성격이 외향적이고 려나는 남방처녀다운 온화한 내향적 성격이다. 사계절이 선명한 북방의 처녀애들은 보편적으로 차거운 겨울처럼 랭정하고 뜨거운 여름처럼 열정적이며 가을이나 봄날처럼 부드럽고 따스하다. 차거울 땐 차겁고 뜨거울 땐 또 뜨거운 그런 선명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려나는 그냥 설아보담 한발 뒤져 말하지만 말마다 조리가 있고 음성도 부드러웠다.   “농촌에 있으면 스무살에 다 가는데 안 가는건 농촌을 떠나려는 것입니다.” “그럼 련애는 했겠구나.” “예, 딱 한번…” 설아가 대답 하였다. “난 아니요. 고중을 졸업하고 일년간 유치워선생 일을 하다가 여기로 왔어요.”   “언니, 나는 우리고모 그마을 남자를 하나 소개 해줘서 한번 만나봤어요. 그건 연애라는게 아니죠? 딱 한번.” “그건 연애 아니구, 선 봤다는거야. 그런다음 연애하구 결혼하구 그러는거다. 그런데 왜 한번만 보구 말았니? 더 연애 할거지.” “마음에 안 들어서요. 못생겼어요. 돈이 많대요, 나이도 많고요. 아버진 나를 팔아 오빠의 색시를 사 올 생각을 했더랬어요. 산동에 우리 사는덴 겁나게도 구차한 고장이랍니다. 난 중학교도 채 못 다녔어요. 저의 오빤 절 몹시 사랑해요. 나에게 로비를 마련 해주어 여기까지 오게 했어요. 오빠는 내가 벌어 보낸 돈으로 이미 장가 들었어요. 새언니도 아주 좋아요.” “잘 되였구나. 그런데 넌 시집 안 갈 예산이니?” “아닙니다. 오빠가 색시 얻었으니 이제는 내 갈 차례죠. 이미 노처녀가 된걸요. 헌데 남자가 있어야 연애 하든지 시집 가든지 어쩌죠? 집에서는 객지 생활을 그만 하고 돌아 와 시집 가라고 야단입니다. 헌데 전 회사를 떠나고 싶지가 않거든요. 언니나 려나와 떨어져 살것 같지 못해요. 이애가 남자라면 얼마나 좋겠어요. 아니면 내가 남자든지. 그러면 아무런 근심걱정이 없을텐데.” 려나는 바드민톤채를 들어 설아의 머리를 탁 쳤다. “얘, 계집애. 누가 널 좋아한대? 너 남자만 생기면 날 보기나 하겠구나? 물론 나도 남자친구 생기면 너하구 놀아줄 시간이 없을게다. 호호호…” 그들은 얼음 음료를 다 마시고는 다시 거리를 거닐었다. 남자들이 지나가면 탐색 하는 눈길로 훔쳐보고 남녀가 짝을 지어 지나가면 부러운 눈길로 훔쳐보았다. 중심 거리에 이르러보니 다른 집들보다 체통이 큰 붉은 벽돌집 한채가 나타났다. 높다란 이마빡에 “동관 구락부”란 콩크리트판 글자가 그대로 새겨져 있었다. 넓디 넓은 흙땅 마당이 자유시장이였다. 과일도 있고 남새도 있고 도야지 새끼도 있고 고급 양복도 있고 농촌 맛도 나고 성시 맛도 나는 진짜로 종합시장이였다. 그녀들은 입사 하여 두해가 되도록 이런 볼거리가 있는 줄을 오늘에야 알았다. 려나나 설아는 구경 나오기 잘 했다고 좋아 야단이고 방 화도 즐거웠다. 살것도 없으면서 그들은 한줄 한줄 하나 하나 빠짐 없이 구경하였다. 헌데 방 화가 애들을 거느리고 시내에 나온 목적은 무엇인지는 딱히 찍어 말 할 수 없으나 이것은 아니였다. 아마 남자 친구를 얻어주고 싶어서, 그길을 모색 하려고 나온 것일지도 모르는데… 동사회의 결의를 얻어 문을 열어주긴 했는데 나가는 애들이 없으니 그의 근심이 부질 없는 일로 된 것이다. 나갈 곳이 없어 나가지 않는 다는 것을 방 화도 한눈에 보아냈다. 그렇다면 나갈 곳을, 그들이 남자를 만날만한 곳을 찾아야 한다. 방 화는 시장을 도는 한 사나이를 불러 세웠다. “아저씨, 말씀 좀 물을게요. 우리 외지에서 오다보니 잘 몰라 그러는데요, 동관에 나이트클럽 어데 있어요?” “외지분 맞긴 맞군요. 여기 나이트클럽 어데 있어요? 백주에 가셔야죠. 여기 작은 노래방도 두개밖에 없습니다. 발전추세를 보면 둬해쯤엔 나이트클럽이 나올것 같은데 그때에 다시 놀러 오세요. 하하하…”   “감사합니다. 두해후에 다시 올게요. 호호호…” 여자가 낯모를 남자를 불러세우고 나이트클럽 같은 놀이터를 묻는다는 것은 조금 민망한 일이지만 방 화는 물어야 했고 물었기에 대문을 열어도 애들이 나오지 않는 원인이 갈 곳이 없기 때문이란 것을 알게 되였다. 구락부라면 본디 문화 오락 장소이다. 방 화는 구락부라고 쓴 큰 집으로 다가갔다. 문이 잠겨져 있었다. 깨여진 유리로 안을 들여다보니 휑뎅그렁한 집안이 어둑컴컴하여 잘 보이지 않았다. 옛날 집체화 때 한시기 무슨 바람이 불었던지 각 공사마을마다 영화관을 하나씩 지었었다. 찌그러진 초가마을마다 한 가운데에 벽돌집이 우뚝 섰는데 거기에서 영화도 돌리고 작은 공연도 하고 또 공사 간부회의도 했었다. 헌데 개혁개방 하면서 그것이 무용지물 건물로 되였다. 시장경제로 넘어가다보니 작은 방영대도 사라졌고 작은 공연대도 해산되였다. 사람들은 시간이 나면 집에서 텔레비를 보던가 놀이터로 가지 영화관으로 가지 않는다. 시가지의 대부분 영화관은 항목을 바꾸었고 소수의 영화관은 돈을 많이 들여 이인용 안락의자를 놓고 련인들을 끌어들인다. 이름이 영화관이지 실속은 련애관이다. 방 화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불쑥 떠올랐다. 처녀애들에게 련애 할 장소를 마련 해주어야하지 대문만 열어주어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이튿날 방 화는 여 수군을 찾아 자기의 구상을 말하였다. “회사원들에게 리로운 일이니 적극 지지한다. 한편 국가 정책에 절대로 어긋남이 없어야 하고 회사일에 지장 없게 해야한다. 그러고 너무 무리하지 말거라. 좀 참았다가 몸 푼 후에 계획 하던지. 몸 상하믄 절대 안 된다.” “녜, 조심 할게요, 삼촌. 근데 한시가 급해요. 먼저 구정부에 찾아가 자리부터 알아보고 결정 짓겠습니다. 삼촌 동의 하셨으니 중도에서 몰라요 하시면 안돼요.” 방 화는 동관구 방산관리국에 찾아가 30만원을 주고 600평방메터 되는 구락부를 샀다. 가옥증을 지니고 공상관리국에 들리여 “동관 구락부” 영업집조를 냈고 문화관과 파출소에가 비준 도장을 맞았다. 문화오락장 경영은 여러부문의 비준을 필요로 했었다. 영업집조 같은건 장식이 끝나고 영업 준비가 다 된 후라야 내여 주는 것인데 방 화는 먼저 장식하고 준비를 끝낸 후 집조가 내리지 않으면 어쩌냐고, 먼저 집조를 내여주어야 투자 할 것이라고 우겼다. 외부자금을 끌여들여 지방을 건설하는 것은 어느 곳에서나 좋아하는 일이다. 일년에 천원씩 받고 창고로 주었던 빈집을 평방당 500원씩 받고 팔았다는 것만도 상당한 리익인데 영업집조를 내여주지 않으면 그 리익도 헛물로 될 수 있는 것이였다. 하기에 지방정부에서는 방 화의 요구대로 모든 수속을 끝내주었다. 기업명은 “동관구락부” 그대로하고 경리는 방 화이며 기업성질은 민영이였다. 경영항목은 청춘나이트클럽, 술, 다과라고 썼고 투자 금액은 백만원이다. 방산국에서는 구락부를 세맡았던 건축업자더러 사흘 이내로 건물을 방 화에게 넘겨주라고 통지 했다. 건물안엔 낡은 걸상들 그리고 세멘트 몇돈과 목재 여나무 립방, 철근 둬트럭이 무져져 있었다. 실내 장식을 하려면 세멘트나 나무는 꼭 필요 할 것이라 여기고 철근만 내보내고 나무와 세멘트는 돈을 주고 남겨두었다.   여 수군이 건너 와 나무와 세멘트 값을 흥정 해주었다. 여 수군은 장식에 될 수록이면 돈을 적게 들여야 한다며 자기의 구상을 내놓았고 공정대를 불러주었다. 공정은 높다란 벽을 다시 칠해야 하고 관람실 량켠의 일 이층 휴계실을 주방과 매장, 숙사로 꾸려야 했다. 무대쪽으로 경사진 관람청 바닥도 수평으로 만들어야 했다. 그래야 차탁이나 걸상을 둘러놓고 가운데서 춤도 출수 있게된다. 공정대는 나무들을 무대위로 옴겨놓고 관람장 바닥을 수평으로 만드는 일부터 시작 하였다. 방 화는 리화촌의 박 봉규사장에게 전화를 쳤다. “박사장님, 안녕하세요? 방 화입니다. 부탁이 있어서요. 나무장판 재료를 대개 200평방가량 급히 보내주었으면 해서요… 빠르면 빠를 수록 좋습니다. 계좌번호와 물건 값을  알려주면 지금이라도 돈을 부쳐드릴께요. 운비는 후일 다시 부치고요.” 박 봉규는 “알았으니 안심하오.”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그러곤 여 수군에게로 전화를 쳐 사연을 물었다. 여 수군은 상세하게 답복 해주었다. 처녀애들뿐인 회사의 실정으로부터 그애들의 혼인난,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방 화가 투자하여 집을 사고 만남의 장소를 마련하고 있다는것, 회사를 위하고 자매들을 위하는 고상한 정신에 탄복하게 된다는 것을 말하였다. “박형, 방 화 일을 도와 줘요. 내일과 같습니다. 경제 담보는 내가 설게요. 그러구 시간 좀 내서 놀러 와유. 우리 형제 한자리에 앉았던지도 여러해 됐군요.” 방 화는 해연이한테 전화를 쳤다. 해연이는 이미 옆집 로 길봉과 호구를 합쳐 한집에서 살고 있고 길봉의 집은 600원에 세를 주었다. 해연이더러 공원시장 매대를 팔아버리고 즉시 부부가 함께 백주로 들어오라고 방 화는 지시하였다. 바닥을 고치고 벽을 회칠하는 등 미장공 일은 닷새에 끝났다. 박 봉규의 전화에 따르면 사흘 후면 나무장판 재료가 도착한다. 그때 쯤이면 해연이네도 도착 하게 될 것이다. 미장공 일이 끝나자 여 수군은 목공 몇명을 불러다 일을 안배 했다. 나무 장판이 오기전 원 좌우켠 휴식실에 주방과 술매대를 설치하고 이층 좌우켠 휴식실은 간이 침대를 매고 남녀 직공 숙사로 꾸려야 한다. 이층 방영실은 경리사무실로 쓸 예정이다. 좌우켠 휴식실 앞면에 있는 화장실은 이미 미장공이 새 사기판을 부치고 새 변기를 사다 설치하였다. 둥그런 식탁을 스무개 사왔고 걸상도 백오십개 사왔다. 예정한 시간에 해연이 한테서 전화가 왔다. 백주 중앙역에 도착 했다는 것이다. 방 화는 차를 몰고 역전으로 달려갔다. 역전 정문가에서 기다리고 있는 사람은    해연이네가 아니라 방 숙이와 박 봉규였다. “언니! 박사장님! 이게 웬일이세요? 꿈은 아니겠죠? 근데 내친구 해연이 마중을 온건데 왜 사람이 바뀌였어요?” 너스레 떨며 악수를 나누는데 해연이가 뒤로 와 두손으로 방 화의 눈을 감싼다. “이 못쓸 계집애 숨으면 모를 줄 알어? 이거 놔, 우리 형부 보고싶어 죽겠다.” 해연이가 손을 떼자 방 화는 몸을 돌려 낯모를 남자를 찾았다. 헌데 해연이 외엔 낯모를 사람이란 없었다. 방 화는 못내 서운하였다. “야, 왜 혼자니? 너 혼자는 못 할건데 왜 형부는 함께 안 왔어?” “야, 이지집애야, 형부 하나 여기에서 얻으믄 될게 아니야?”   “또 미친소리 나온다. 입만 벌리면 왜 말 같잖은 소리 뿐이야?” “됐다 됐어. 함께 왔다. 지금 화물처에서 차를 대기 해놓고 우리물건이 나오길 기다리고 있다. 다투지 말고 우리도 가봐야 한다야.” 방 숙이가 끼여들어 입싸움을 끊어놓고 화물처로 발길을 돌렸다. 짐실이군들이 화물처의 전용트럭에 백여상자 되는 나무장판 재료를 싣고 있었고 길봉이는 수자를 세고 있었다. 백 열상자였다. 한상자면 두평방메터씩 편다고 한다. 트럭엔 운전수와 짐실이군 네사람이 앉았다. 손님 네사람은 방 화의 차에 올랐다. “방 화야, 너 배불러 갖고 차 몰아 일 없니? 힘들면 형부님 수고 하시라지.” “괜찮아, 천천히 모는데뭐. 형부님 길을 잘 모르시잖아.” 그들이 동관구락부에 도착하니 트럭의 물건을 곧 다 부리우고 있었다. 손님들은 방 화를 따라 구락부 안을 자세히 돌아보았다. 휑뎅그렁하고 먼지굴이던 건물이 잘 꾸며졌다. 이제 춤장에 반들반들한 나무장판을 깔고 무대위에 화려한 명주나 몇필 사다가 가로세로 걸고 조명등을 안장하면 장식이 끝난다. 조명등은 래일 시내의 큰 등구회사에서 와 안장하기로 이미 련계 해놓았다. 장판 깔기는 박 봉규가 목수들을 가르켜주면 이틀이 안 걸린다. 그다음 마지막으로 인원조직구성을 하면 된다.
18    17. 영웅 소 방방 댓글:  조회:1721  추천:0  2013-04-15
   17. 영웅 소 방방            방 화가 백주비행장에 내렸을 때는 캄캄한 밤이였다. 공항의 전용뻐스를 타고 시내에 있는 민항호텔로 왔다. 민항호텔에서 다시 택시차를 타고 여 빈네 집으로 갔다. 여 빈이는 미국에서 오지 않았고 방 화는 동북으로 갔고 여 수군네 부부는 조용하고 족족하게 설을 쇴다. 방 화는 바짝 건조한 송이버섯, 검정귀버섯, 느타리, 넙나물(黄花菜) 등의 백두산 특산물들을 한짐 지고 왔다. 방 화는 촬영기를 켜고 오 경경에게 가족사진을 방영하며 하나하나 소개하였다. 이튿날 아침 방 화는 여 수군의 까아만 신라표 승용차를 몰고 출근 하였다. 여 수군은 뒷좌석에서 눈을 지그시 감고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여덟시부터 인원점검을 시작 하였다. 매 30분에 한번씩 점검하고 각 공단에서 직접 방 화 한테 출근인원 수자를 보고하도록 되여 있었다. 방 화는 전해에 있은 일을 머리에 떠올리며 또 그같은 일이 일어날까봐 속이 조마조마 하였다. 여덟시엔 애들이 80%밖에 도착하지 않았었는데 아홉시가 되니 95%에 도달 하였고 열시에는 99%, 열한시에는 99.45% 가 되였다. 560명 사원의 0.55%는 3명에 해당 된다. 절대로 100%에 도달 해야 하는 일이다. 얼마 후 한애가 더 오고 한애는 이튿날 오게된다고 전화가 왔다. 오후부터는 정상적 생산에 투입 할 수 있게 되였다. 밤대거리에 출근 할 애들은 점심을 먹고 잠을 자도록 하였다. 양 정정네 공단의 소 방방이라 부르는 애가 열두시가 넘도록 오지 않고 소식도 없었다. 방방이는 흐름선의 애가 아니므로 생산에는 큰 영향을 끼치지 않았으나 그런 일이 아니다. 방 화는 소 방방이를 잘 안다. 언어교실 시간이면 맨 앞자리에 앉아 선생님의 강의를 귀담아 듣고 다른 애들보다 곱절 명랑하고 정확한 발음으로 따라 읽기를 하군 하였다. 그애는 A공단에서 가장 큰 기계를 혼자 다루는데 언제나 임무를 초과 완성하고 다른 기대의 일을 돕고 공단을 말끔히 정리 하군 한다. 그도 선진에 뽑혀 서른명 애들과 함께 한국 연수도 갔다왔었다. 방 화는 공단에 전화를 쳐 정정이를 불렀다. 방 화는 컴퓨터를 열고 소 방방의 당안을 뽑았다. 백주 서북쪽 매가현 광신향 부령촌 3소조의 애다. 련계전화가 없었다. 양 정정이 노크하고  들어섰다. “어서오나. 얘, 방방이 방학 하기전에 무슨 기미나 말이나 다른 점이 없더니?” “전혀요, 아무것도 못 느꼈는데요. 나도 눈치는 꽤 역은 여잔데.” “다른 애들보담 집이 더 가까운데 아직도 오지않고 연락도 없는 것은 왜서이지? 뻐스를 타도 네시간 반이면 올 수 있고 아침 일곱시에 떠났어도 언녕 왔어야 할건데 말이야. 현성 뻐스는 보통 아침 여섯시부터 발차 하는거 아니야? 이상한 감이 들지 않아? 그리구 오늘부터 출근이니 응당 어제 왔어야 하는거 아니야?”   “그렇네요. 무슨 일일까요? 사고 난거야 아니겠죠?” “정정아 이 방방이와 한마을이나 혹은 가까운 곳에서 온 애는 없니?” “어느만큼 가까운 거리인지는 모르나 하나 있어요.” 방 화는 즉시 정정이네 공단으로 내려갔다. 정정이가 소개해주는 월화를 만났다. “월화야, 방방이네 집이 어덴지 아니?” “알죠, 나와 한개 현에서 왔어요. 광신향 부령촌입니다.” 듣고보니 방 화만 낫지 않았다. 3소조는 모르고 부령촌 까지밖에 모르니깐. 한개 현일 뿐이지 30여리 떨어진 마을이라서 아무소식도 모르고 있었다. 방 화는 맥없이 사무실로 돌아왔다. 오후 한시다. 급히 결론을 내릴 때가 된 것이라고 생각 하였다. 방 화는 여 수군에게 일련의 정황들을 회보하였다. “그럼 네 생각엔 어떻게 하였으면 좋을 듯 싶니?” “제가 직접 방방이네 집에 가보고 싶어요. 비록 힘은 들겠지만 찾아갈겁니다. 아니면 또 경찰에 신고 하면 쉬울건데 어쩐지 이번일은 안건 같지가 않아요. 그러니 경찰을 동원 할 수 없군요. 사고가 꼭 있는건데 전화번호를 몰라 알리지 못해요.” “그럼 경비과의 누구를 보내보면 안 될까? 너 힘들텐데.” “아닙니다, 제가 가얌니다. 처녀애 일이니깐요. 저의 힘이 든다는건 길을 몰라 애먹는다는 뜻이지 맥이 든다는 것이 아닙니다. 애먹을건 누가 가나 마찬가지죠.” “좋아, 그럼 수고 하그라. 안전에 조심하고 수시로 연락을 취하자꾸나.” 방 화는 정정이를 데리고 길을 떠났다. 새하얀 신라표 승용차가 동에서 서에로 고속도로를 따라 질주하고 있다. 방 화는 양 광동의 핸드폰 번호를 눌렀다. 효리가 년말 장금을 많이 타 광동이와 자기의 핸드폰을 하나씩 샀다고 오늘 아침 방 화가 눈에 뜨이자 자랑 하며 두사람의 번호를 말해주었다. “여보세요, 광동동무죠?” “녜녜, 누구시죠?” “방 화라는 사람 아세요?” “오ㅡ, 하하하… 누님이구만! 반가워요, 설 잘 쇠셨어요?” “호호호… 잘 쇴소. 저네 둘도 재밋게 보냈지? 결혼증 안 떼 되겠소?” “안심해요, 침입 안 했어요. 누님 비준이 없는데 어떻게… 하하하… 근데 누님 뭔 일이 있으신것 같은데요.” “양, 광동이 지금 근무중이요?” “예, 동료와 함께 순찰차로 거리를 돕니다. 순찰도 할겸 거리도 익힐겸요.” “그럼 거길 못 떠나겠구만.” “괜찮아요, 지시만 하십시요.” “그럼 한시간반 후에 동관쪽의 고속도로 입구에서 기다리오. 내가 차를 몰고 떠난지가 20여분 되였으니 그때면 거기에 도착 할거요. 만나서 말하기요.” “알겠습니다, 누님. 그럼 우리는 그쪽으로 순찰하러 가겠습니다.” 방 화가 시내 입구에 도착하니 순경이라고 푸른글을 쓴 흰 차 한대가 서있었다. 방 화는 인사를 나눈 후 사연을 말하였다.   “광동이, 시내를 꿰질러서 서쪽 321호 국도 입구에만 데려다 주오. 그러면 내가 매가현 광신에 까지 찾아갔다 올터니깐. 다 차를 모는 사람이니 알겠지만 시가지 지나는게 힘들고 가려는 입구 찾는게 힘 들어요.” “알겠어요, 누님. 출발!” 광동이가 내린 “명령”이였다. 순경차가 사이렌을 “애앵ㅡ애앵ㅡ”울리며 길을 열고 방 화의 차가 뒤를 바싹 따랐다. 경차가 소리지르면 누구나 뒤로 둬발자국 물러서는 것이 철례이다. 모르는 길에 두세시간을 걸쳐야 할 길을 30분에 지났다. 광동이는 차에서 내려 방 화의 차문가에 와 오른 손을 펴 태양혈에 부치였다. “누님, 321국도 입구입니다.” “감사하오. 광동이 수고 했소! 그리구 저 친구도 수고 했소.” 방 화는 광동의 친구에게 인사를 건늬였다. “누님, 경롓! 양 광동의 동료 조 철주라고 합니다. 이동생을 받아주십시요. 매가현 공안국에서 이번에 뽑히여 올라와 광동형과 파트너가 되였습니다. 이길은 제가 익숙하니 제가 누님을 목적지까지 무사히 모시겠습니다.” 방 화는 차에서 내렸다. 철주가 들고있는 오른 팔을 잡아내리고 포옹 해주었다. “감사해요, 신세 질게요. 그리고 이 은혜 꼭 갚을게요.” 정정이는 모든것을 보며 탄복 할 뿐이였다. 어쩌면 방언니가 나서니 경차가 길을 열어주고 어쩌면 방언닌 스스럼 없이 저렇게 멋진 남자 마음대로 안을 수가 있지?… 정정이가 생각 하는데 철주가 말하였다. “누님, 말씀 놓으세요. 우리의 응당한 직책입니다. 차에 오르세요.” 방 화의 운전석에 광동이가 앉아 있었다. “누님, 제가 몰게요. 백 팔십키로로 뛸겁니다. 여기에 앉아 안전띠 매요.” 정정이가 철주의 옆에 앉아 안전띠를 매자 경차는 경적을 울리며 총알처럼 냅다 쏘았다. 정정이는 정신이 아찔 하였다. 방 화도 눈을 뜰 수가 없었고 나누고 싶은 말이 많으나 입을 열수가 없었다. 입만 열면 날아가는 차가 길밖으로 벗어날 듯한 감각이였다. 둬시간 달려야 할 길을 한시간이면 도착 할 것이다. 반여시간 달렸을 때 철주가 차를 천천히 멈추었다. 매가현 공안국 친구의 전화를 받은 것이였다. 철주는 뒤에 따라선 방 화의 차문 옆으로 왔다. 방 화가 차문 유리를 내렸다. “누님, 놀라지 말아요… 방방이가 어제 죽었답니다.” “엉? 뭐야! 죽어? 그애가 죽어? 우리방방이가 죽다니, 헛소리 마!” 방 화의 고함소리에 광동이와 철주는 머리를 숙였다. 방 화는 흐느끼였다. “미안 합니다. 차를 몰아요. 방방이 집에까지 갑시다. 가봐야 해요.” 방 화는 자기가 지나치게 격동 했음을 느꼈다. 차가 다시 움직였다. 정정이는 영문을 몰라 갑갑 하였다. 철주를 훔쳐본다. “아저씨, 무슨 일 생겼어요?” “죽었습니다. 그래서 울었습니다. 에이ㅡ참. 몰라요.” “죽다니요? 울다니요? 좀 잘… 아저씨, 죄송해요. 나도 알고 싶어서요…” “방방동무가 어제 오후 차사고로 사망 했답니다. 방누님은 그소식을 들으시고 울었어요. 그런데 아저씨라 부르지 말아요, 이재 스물 다섯살인데.” “죄송해요, 우린 어릴 때부터 경찰아저씨라 배워서 그래요. 죄송해요.” “죄송하다는 말도 싫어요, 뭐가 죄송한데요? 내가… 죄송하지…” 그들은 한동안 침묵으로 정서를 온정 시켰다. 정정이는 다시 용기를 내여 철주를 훔쳐보았다. 얼굴이 뜨거워 나고 가슴이 콩콩 뛰였다. 철주의 모습은 그녀의 시각에 너무나도 멋졌던 것이다. 철주도 처녀의 눈길을 감촉하며 얼굴이 뜨거워나고 전신이 굳어지는 감을 느꼈다. 이렇게 긴장 하다간 차사고라도 낼 것 같았다. 차문 유리를 반쯤 내렸다. 시원한 바람이 덩이쳐 들어왔다. “저ㅡ 아가씨, 아까…” “저 아가씨 아니거든요. 정정이랍니다. 양 정정, 스물 세살 반이구요.” “정정씨, 노여워말구 내말 들어봐요. 아까 시내를 벗어날 때 광동형이 대장한테 전화를 쳐 두분을 안전하게 방방이 있는 곳에 모셔다 드리라는 임무를 받았습니다. 근데 방방씨는 천국에 갔어요. 제가 누님을 천국까지 모시고 갈 수 있을까요? 예?” “그러셨군요, 미안 해요. 그런 것도 모르고…” “그래서 우리는 다 울었어요. 누님을 천국까지 모실 수 없기에. 방 화누님은 지난해 우리국에서 유일한 일급 훈장을 탄 공신입니다. 하기에 누구나 다 그를 숭배 하는겁니다. 나는 시국에 온지 나흘됐고 오늘 처음 만났어요. 첫눈에 그의 위대함을 알아 봤거든요. 정정씨, 동무는 그냥 방누님과 함께 있으니 얼마나 좋겠습니까?” “오…빠… 라 불러두 돼요?” “당연하죠, 아저씨가 아니믄 오빠겠지, 할아버지겠어요?” “우리 방언니 위대한 사람 맞아요. 일급훈장 같은건 우리일이 아니니 모르지만 우리회사 500명 처녀애들이 방언니밖에 몰라요. 확실히 수준이 있는 여성이얘요.” “방방씨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누님은 눈물을 쭈ㅡ욱 흘렸어요. 그러면서 그의 집까지 차를 몰라고 지시 했어요. 하ㅡ 인제야 다 말한셈이군요.” “근데 오빤 별이 세개고 광동형은 별이 한개이데요. 오빠 금방 오셨다면서.” “난 매가현 공안국에 여러해 있었습니다. 광동형은 무장경찰부대에서 금방 복원 하여 나보다 한달먼저 시국에 왔어요. 격투술이나 나포술은 우리국에서 최고라고 모두 말 합니다. 인츰 별 두개를 더 달 것이고 나보다 더 빨리 승급 할 것입니다.” “광동형은 우리회사 마 효리란 애의 애인입니다. 오빠는 여자친구 있어요? 아직 없다면 제가 친구 해드리면 어떨까요?” 정정인 속에 품은 말을 참을 줄 모르는 처녀였다. 조금 후면 철주가 혹시 뭔가를 말 할 수도 있을텐데 그녀는 기다리지도 참지도 않고 뱉어버렸다. 철주는 놀랐다. 그도 콸콸한 성격이였다. 헌데 자기보다도 더 급하고 콸콸한 처녀가 있을줄이야. “여사장님, 방방이가 차사고로 어제 세상 떴답니다. 방금 소식을 듣고 계속 그애네 집으로 가고 있는 중이얘요… 녜… 녜, 봐가며 처리 할게요. 안심하세요.” 방 화는 여 수군에게 정황을 보고 하였다. 수군은 가정에 문안 잘 드리고 안전하게 돌아오라고 부탁하였다. 붉은해가 서산마루에 닿을 때 방 화네는 부령촌에 이르렀다. 마을 뒤산 중턱, 파릇파릇 싹이튼 보리밭 위의 노오란 유채꽃밭 가운데에 여나문 사람들이 몰려서서   무언가를 하고 있는 것이 멀리에서 바라보였다. 방 화는 필시 방방의 장례를 치르고 있는 것이라고 여기고 광동이더러 속도를 가하라 지시하였다. 광동이는 철주의 차를 앞질러 뒤산으로 올리 몰았다. 차를 산중턱 길가에 세워놓고 그들넷은 사람들이 몰켜있는 유채밭 속으로 뛰여들어 갔다. 방 화의 예측이 들어맞았다. 까아만 흙으로 덮인 새 묘지 앞에 “방방누나지묘ㅡ원원”라고 쓴 말뚝 같은 것을 세워 놓았었다.  방 화네가 뛰여들자 묘지 앞에 몰켜섰던 사람들이 자리를 내주었다. 묘지옆에 향 몇대가 흩어져 있었다. 방 화가 향 석대를 주어들자 철주가 즉시 호주머니에서 라이타를 꺼내여 향끝에 불을 부쳤다. 세줄기의 파아란 연기가 가물가물 하늘로 피여올랐다. 방 화는 불붙은 향대를 사과 세알이 놓여있고 향 몇대가 꽂혀있는 묘지 앞탁에 꽂았다. 그리고는 한발 뒤로 물러섰다. “방방아, 언니 오빠네가 널 보내주러 왔다. 데리러 온건데 네가 이렇게 급급히 떠나다니. 부디 편하게 잘 가거라! 우리 천국에서 다시 만나 언니 동생 하자꾸나.” 방 화와 정정이는 무릎 꿇고 절을 하고 광동이와 철주는 모자를 벗어 왼팔로 받쳐들고 그들 뒤에 서있었다. 방 화는 묘지에 세번 절을 한 후 돌아서서 모여선 사람들한테 경례를 하였다. 한 중년 여인이 다가와 방 화의 손을 잡았다. “고마워요, 나는 방방이 이모 되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언니는 어데서…?” “얼마나 상심하십니까? 우리는 방방이 다니던 회사에서 왔어요.” “그래요? 감사합니다. 그렇잖아도 출근 못하게 됐다는 것이라도 알려야 한다고 하면서도 전화번호를 모르니 근심만 하고 있었는데, 어떻게 아시고…?” “점심때까지 오지도 않고 소식도 없고 하니 꼭 무슨 일이 생긴거라 여기고 찾아 떠났습니다. 길을 몰라 경찰동무들의 도움까지 청해가면서요.” “언니가 성이 방씬가요?” “녜, 맞아요. 이애들의 학습과 생활을 책임진 방 화라고 합니다.” “그럼 저 작은 언닌 양씨 맞죠? 우리방방이가 언니들 자랑을 얼마나 했으면… 이같이 좋은 언니들 하직하기가 얼마나 가슴 아프고 발길 무거웠을까요? 흑흑흑…” “이모님, 그런데 어쩌다가 이런일이…?” “이애가 원원인데…” 이모는 흰천 꼬깔모자를 쓰고 허리에 흰천을 동인 너덧살 된 남자애를 가르키며 전날 오후의 이야기를 시작 하였다. 사람들은 두사람의 대화를 듣고만 있었다. 전날 방방이는 점심을 먹고 회사로 향하였다. 그가 회사까지 가려면 뻐스를 두번 갈아타야 했다. 마을에서 작은 뻐스를 타고 현성에 가야하고 현성에서 큰 뻐스를 타고 백주에 가야하고 백주에서 고속뻐스를 다시 타고 동관까지 가야한다. 현성에이르러 방방이가 방금 작은 뻐스에서 내렸을 때 뻐스안에서 “원원아!”를 부르는 소리가 련속 들려오고 앞에서 내린 한 애가 다른 려객들의 반대 방향인 뻐스 앞으로 달려가 자취를 감추었다. 멀잖은 앞에서 트럭 한대개 작은 뻐스를 마주하고 쏜살같이 달려오는 것을 본 방방이는 손에 들었던 가방을 팽개치고 뻐스 앞쪽으로 뛰여갔다. 어린애는 이미 뻐스앞을 꿰질러 반대쪽 차도에 들어서서 달려오는 트럭을 멍하니 바라보며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방방이는 어린애한테 확 덮치며 몸을   뒹굴었다. 어린애는 방방이가 밀치는 관성에 길가로 뿌리워 나갔고 트럭의 앞바퀴는 방방의 가슴을 깔고 지나갔다. 트럭은 꺼꾸로 작은 뻐스와 나란히 서고 방방이는 트럭의 뒤바퀴 앞에 누워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방방이가 위험속에 뛰여드는 정경을 목격 하였고 트럭의 바퀴가 자기 몸을 짓뭉개며 지나가는 듯한 감에 “앗!”소리를 지르며 눈을 감았다. 사람들은 눈물을 흘렸다. “처녀애가 반발만 빨랐더면, 트럭이 반발만 늦었더면, 운전수가 반발만 빨리 프레이크를 밟았더면…”하고 사람들은 아쉬워 하였다. 한 여인이 원원이를 부르며 안아 일으키고 또 한여인이 방방이를 부르며 차밑에서 끌어냈다. “쯧쯧, 원원이는 둥그니깐 굴러나왔는데 방방이는 모가져 굴지 못했구나!…” 누군가가 혀를 찼다. 자기를 잊고 남을 구하는 영웅 방방의 형상은 방 화의 가슴속에 아로 새겨지고 우뚝 솟았다. 광동이도 철주도 정정이도 모두가 한차례 심각한 교육을 받았다. 방방이를 보내러 온 사람들은 방방이네 친척들과 뒷산 마을의 원원이네 부모와 친척들이였다. 방 화는 방방이 이모를 차에 싣고 마을로 내려가 방방이 부모를 바꿔 싣고 귀로에 올랐다. 방방이 부모들은 50대 중반의 순진한 농민이였다. 여전히 광동이가 핸들을 잡고 방 화가 보조석에 앉고 방방이 아빠엄마가 뒷좌석에 앉았다. 철주와 정정이가 순경차에 따로 앉아 앞에서 가고 있었다. 방 화는 여 수군에게 전화로 정황을 상세하게 회보 하였다. 그리고는 마 효리의 핸드폰 번호를 눌렀다. 마 효리가 아침에 자기것과 광동이 핸드폰 번호를 방 화에게 알려 준 것이 얼마나 잘 된 일인지 모른다. “효리니? 나 방언니야. 금방 퇴근 했지? 저녁식사 후 설아랑 함께 일 좀 해라… 도서실 책궤 위에 붉은천 프랑카드가 있다. 재작년 개업 때 한번 쓰고 안 쓴거다. 거기에 낡은 글자들을 뜯어버리고 새 글자를 오려 부쳐라. 도화지도 거기에 다있다. 하나는 ‘자기를 잃고 남을 구한 영웅자매 소 방방을 따라 배우자!’이고 또 하나는 ‘영웅자매 소 방방을 심절히 추모 한다!’이다. 기억 했지? 먼저 것은 정문으로 들어서면서 제일 잘 보이는 벽에 높이 걸고 후에 것은 사무청사 삼층 창문 아래에 걸어라. 너네 한둘이 할 것이 아니라 큰 일 없는 애들은 다 동원하여 함께 해라. 한차례 교육 활동이거든. 자기만 잘 할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을 이끌 줄 알아야 한다고 내가 늘 말했지? …응, 그럼 수고… 아니, 잠간!” 방 화는 핸들을 잡고있는 광동의 귀에 자기의 핸드폰을 가져다 대였다. “효리, 나야… 내 목소리도 몰라?…지금 누님 차를 몰고 있거든…방방이 집에서 오는 길이야… 그이 희생 되였어. 누님 시킨 일이나 잘 해. 됐다, 가서 봐…응.” 방 화는 염 가준의 핸드폰 번호를 눌렀다. “안녕하세요? 녜녜, 기억하셔요? …춘절 잘 쇠셨어요? 새해 만사여의 하세요!” “감사합니다! 새해에 건강하시고 더욱 이뻐지세요! 근데 무슨 일 있으십니까?” “다른 일이 아니라, 어제 매가현에서 일어난 교통사고 아세요?” “예, 오늘 아침 컴퓨터에서 읽었습니다. 근데요?” “근데 단순 교통사고가 아니라 우리시에 영웅인물이 나타난겁니다. 방방이라는 동무가 어린 소년을 구하다가 희생되였습니다.”   “그런일이 있었어요? 절목 소식에 교통사고로만 씌여 있었습니다. 그런데 방 화씨는 어데서 들었습니까? 우리 정부 정보부문에서도 모르고 있었는데요.” “전 지금 방방동무의 장례식을 보고 오는 길입니다. 그런데 그건 아니더라구요. 구원된 어린애 부모들과 친척 몇분이 산중턱에 묻어놓고 눈물 흘리는데 영웅처녀를 그렇게 보내는 것이 안스러웠습니다. 공청단 시위에서나 부련회에서 나서야 할 일이 아닐까요? 전시 청소년과 부녀들의 본보기로 되기에는 손색이 없다고 보아집니다.” “방 화동무, 잘 알겠습니다. 내일 기자들과 탄위, 부련회 간사들을 현지에 파견 할랍니다. 사실부터 조사 해야죠. 그런데 방방이와 방 화씨는 자매지간이십니까?” “녜, 자매입니다. 우리회사의 사원이거든요. 지금 그의 부모님을 모시고 회사로 돌아가는 길입니다. 영웅딸이 일하던 곳이라도 구경시켜 드리고 따스한 밥이라도 한그릇 대접 하려고요. 우리 사장님께서 이러라 하셨어요.” “방 화씨, 이런 사실 알려주어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자주 전화련결 합시다.” 방 화는 자꾸만 눈물이 났다. 그렇게 귀엽고 나어린 방방이가 가다니… 방방이 아빠 엄마도 눈물만 흘리고 있었다. 애지중지 무남 독녀로 키우던 딸애를 잃고 울지 않을 부모가 어데 있겠는가? 나라 계획생육 정책을 받들어 자식 하나씩만 키우는 그세대의 사람들은 자식 잃은 고통에서 헤여나지 못하고 죽어가는 일들이 종종 있었다. 그래서 방 화는 위로의 마음을 주려고 서두르고 있었다. 밤 아홉시가 되였을 때 방 화네는 회사 대문에 들어섰다. 몇백명의 처녀애들이 길 량켠에 늘여서서 박수를 치며 맞아주었다. 보지 않던 조명등이 그들을 대낮처럼 비추고 있었다. 사무청사 마당 한가운데에 철주가 모는 순경차가 멈춰서고 그뒤에 방 화의 차가 멈추었다. 백주시 텔레비죤 방송국의 촬영기 두대가 그들을 묘준하고 있었다. 이렇게 영접 할 줄은 방 화도 뜻밖이다. 방 화의 전화를 받은 염 가준은 즉시 텔레비죤 방송국에 전화를 쳤고 방송국에서는 기자들을 출동 시켰다. 기자들은 처녀애들이 모여들어 푸랑카드를 만들고 벽에 내여거는 장면부터 촬영을 시작했고 귀한 손님이 도착하길 기다리고 있었다. 방 화가 차에서 내려 천천히 뒷문을 열었다. 방방이 부모가 차례로 내렸다. 여 수군이 방방이 아버지의 손을 꼭 잡았다. “소형, 형수님, 일이 그렇게 되였으니 슬픔을 참으십시오! 식당으로 갑시다.” “감사합니다, 페단 끼칩니다.” 식탁은 푸짐하게 차려져 있었다. 방 화는 급급히 여성사업위원회 위원들을 불러놓고 회의를 열었다… 이튿날 아침 식사전 조회시간이다. 매일 하던 국민 건강체조를 하지 않았다. 500여명 사원들이 ‘영웅자매 소 방방을 추모 한다!’는 프랑카드가 높이 걸려 있는 사무청사를 마주하고 나란히 줄지어 섰다. 방 화가 분수터 콩크리트 턱에 올라서서 방방이가 원원이를 목숨으로 구원하던 정경을 상세히 소개 하였다. 처녀애들은 모두다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자매여러분, 동지들! 먼저 영웅자매 방방이를 위해 삼분간 묵도 합시다.” 묵도가 끝난 후 정정이가 분수대에 섰다. 방방이가 공단에서 착하고 부지런하게 행동하던 아름다운 일들을 몇가지 렬거하며 찬송하였다.   “…영웅 소 방방은 우리자매들 마음속에 영원히 살아있을 것입니다! 소 방방은 비록 갔어도 조 방방 양 방방 정 방방 수많은 방방이가 있습니다. 아버지 어머니, 우리 500여명 자매들 모두가 방방이라 생각 하세요. 비록 방방이처럼 이쁘지도 않고 착하지도 못하지만 우리는 방방이를 따라배워 착하고 이쁜 딸이 되겠습니다. 그럼 자매여러분, 아버지 어머니께 위로의 경례를 드립시다. 우로 돌앗! 경례!” 방방이 부모가 대오의 우측에 서 있었던 것이다. 아침마다 조회를 하며 훈련받은 처녀애들은 양 정정의 구령에 맞추어 일치하게 우로 90도 돌고 고개를 90도 꺾었다. 방방이 부모도 애들을 향하여 허리를 굽혔다. “바롯! 좌로 돌았! 다음 여사장님께서 한말씀 계시겠습니다.” 정정이가 내려서자 여 수군이 올라갔다. “…동무들, 가슴 아픈 일입니다만 비통을 힘으로 바꾸어 영웅이 다 하지 못한 일을 우리가 해야합니다. 아름다운 꽃나이로 인생을 마쳤는데 여러동무들이 그를 대신하여 아름답게 살아주어야 합니다. 우리는 그의 선량하고 따스한 품격을 따라 배우고 남을 위하여 자기를 버리는 고귀한 정신을 따라 배워야 합니다…” 방방이 아버지도 앞에 나서서 간단하게 발언 하였다. “여러분, 감사합니다! 방방이를 대신해 감사드립니다! 그애는 공장을 사랑하고 여러분을 사랑했습니다. 집에 오면 공장 자랑 친구 자랑 뿐이였습니다. 우리는 그냥 들어도 재밋기만 하였습니다. 공장에 들어오면서 인생길을 찾았다고 하였습니다. 그애가 그렇게 좋아하던 공장에 인젠 못오게 되고 그같이 좋아하던 친구들을 다시는 만나지 못하게 되였습니다. 이것이 섭섭합니다. 여러분들은 그애를 대신하여 공장을 많이 아끼시고 서로를 많이 아껴주십시오. 이것이 못난 애비의 부탁입니다.” 애들은 열렬한 박수로 감사와 위로를 표시하였다. 아침을 먹은 후 방 화는 방방이 부모를 모시고 방방의 침대를 구경시켰고 그애가 쓰던 물건들을 챙겼다. 방방이의 베개를 안고 방방이 어머니는 한동안을 울었다. 직장에 내려가 방방이가 다루던 기대와 방방이가 설전에 만들어 무져놓은 물건도 참관하고 방방이 대신 다른 애가 기대를 다루는 모습도 구경하였다. 소 방방이가 출근하는 도중에 세상 떴기에 회사에선 보상금으로 그의 부모에게 십만원을 주었다. 방 화는 그들을 데리고 사회보험회사에 가서 인체보험금 오만원을 찾아주었다. 회사에서 매개 직원들을 위해 지난해와 금년의 사회보험비를 삼천원씩 물었던 것이다. 방 화는 방방이 부모를 부령촌에 실어다주었다. 며칠 후 공청단 백주시위의 주최하에 소 방방의 묘소를 정리하고 탄위 왕서기가 강화 하고 어린이들이 화환을 올리고 천명좌우의 사람들이 모여 추도회를 크게 열었다. 공청단 시위에서는 방방이를 모범 공청단원, 새장정 청년돌격수라는 칭호를 수여하고 공산당 백주시위에서는 그를 혁명렬사로 추임하였다. 방 화도 추도회에 불리워 갔고 회사를 대표하여 발언 하였으며 방 화보담 몇살 위인 시부련회의 곽주임도 참가하여 발언 하였다. 방 화는 방방이의 장례 끝에 참가하여 그의 이모의 소개를 들을 때부터 시에서 조직하는 추도회에 참가하여 발언하는 그때까지 쉬임 없이 자기가 강 평이를 구하던    정경을 회상하고 방방이가 달려오는 차 앞으로 쏜살 같이 날아드는 모습을 상기하며 두사람을 비겨보군 하였다. 비록 자기도 물살에 밀려 둬번 뒹굴고 흙탕물도 둬모금 먹었지만 결국은 살아남았다. 비록 흙덩이가 구으는듯한 물결이 무섭고 위험 하다곤 하나 고속으로 미끄러져 코앞에 다가오는 자동차 보담은 위험하지 않고 무섭지가 않다. 방방이가 아니고 방 화였더면 당금 자기몸을 깔아뭉갤 트럭 앞으로 뛰여 들 수 있었을까고 몇백번을 자문 하였다. 방 화는 자신을 방방이와 비길 때 거리가 너무나도 멀다는 것을 느끼며 얼굴이 붉어지군 하였다. 낯 모를 어린 생명을 구원하기 위해 피지도 못한채 짓뭉개진 청춘이 아쉽고 불쌍하다. 허지만 그청춘은 무한히 아름답고 향기로우며 눈부시게 빛난다. 방 화는 추도문에서 “소 방방은 우리들 마음속에 영원히 살아 있으리라!”고 눈물 뿌리며 소리높이 웨쳤었다. 떠나보내고나서 우노라 말고 살아 함께 있을 때 조금이라도 더 사랑 해주고 고와 해주었을 것을… 방 화는 뼈저리게 후회된다. 영별 한 후 후회하고 통탄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이런 후회, 이런 눈물이 다시는 없도록 회사의 자매들을 깊이 사랑 하리라 방 화는 다지였다 … … 정월 대보름 이튿날은 금요일이였다. 그날 오후 방 화는 시공안국 량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저녁식사를 간단하게 함께 할 것을 요청하였다. “쑈팡아, 무슨 이유로 청하는 것인지? 비밀이거나 돌연습격은 아니겠지?” “돌연 습격이라니요. 전 언녕 량국장님께 인사드려야 합니다. 광동이를 경찰로 받아준 것이 첫째이고 지난번 우리회사 방방이 사건 때 왕대장은 광동이와 철주를 파견하여 무사히 매가현에 갔다올 수 있게 했어요. 시정부에서는 기자들을 파견하여 사실의 경과를 보도 하도록 했고요. 그래서 시정부 사무실 염 가준 주임님과 형사대 왕 부룡대장님 그리고 시부련회 곽주임님을 저녁에 함께 청하렵니다. 괜찮으신지요? 그리고 광동이와 철주도 참석 시키렵니다. 그들이 직접적으로 우리일을 위해 수고 했거든요. 령도동지들은 응당 군중들과 한마음 한뜻이 되고 한덩어리고 뒹굴어야 한다잖아요? 괜찮으시다면 저녁 여섯시에 영성호텔 1010번 방으로 오세요.” 량국장은 쾌히 응락하였다. 손님들께 다 통지 한 후 방 화는 영성호텔 단단이의 핸드폰을 눌러 1010방에 삼천원짜리 연회상 하나를 여섯시에 쓰도록 주문하였다. 방 화는 여 수군과 마 효리 그리고 양 정정이를 싣고 갔다. 마침 열사람이 된 것이다. 정정이와 철주를 될 수록이면 한자리에 앉도록 방 화는 신경 썼다. 연회상은 푸짐 하고 연회석은 너무나도 화기 애애 하였다. 그렇게 모이게 하고 초대 해주어 너무나 감사하다고 모두들 입을 모았다. 호텔에 들어서는 길로 방 화가 값을 치르기전에 여 수군이 먼저 결산 하였다. 방 화는 광동이와 철주를 위해 사람들을 나이트클럽으로 청하였다. 여 수군은  염 가준의 차 뒤좌석에 앉아 먼저 집엘 갔고 량국장도 일이 있다며 돌아갔다. 염 가준의 보조석에는 시부련회의 곽주임이 앉았었다. 왕대장과 방 화가 커플이 되였다. 광동이네 그들은 모두 민복을 입고 왔었다. 경복을 입었더면 이런 놀음 장소로 올 수 없었을 것이다. 방 화가 정정이를 데리고 올 줄을 철주는 몰랐고 광동이도 효리가 올 줄을 몰랐었다. 그래서 그들은 너무나   기뻤고 감사했다. 량국장이나 왕대장도 효리의 인사를 받으며 매우 반가워 하였다. 3월 8일 부녀절날 회사에선 녀공들에게 화장품을 사라고 삼백원씩 나눠주었다. 4월5일 청명날 방 화는 정정이와 효리를 데리고 방방이 부모님들을 위문하러 부령촌으로 갔다. 헌데 그들은 부령촌을 뜨고 없었다. 이웃집과 탐문 하여서야 그들 부부는 도급 맡은 농경지를 남에게 임대주고 현성으로 이사 갔다는 것을 알았다. 그들은 방방이의 묘지에 가서 묵념 하고는 현성으로 갔다. 방방이 부모님들은 회사에서 준 돈과 방방이 보험금 그리고 방방이가 벌어놓은 돈을 합쳐 현성에 백오십평방메터 되는 집을 사고 자그마한 음식점을 차렸다. 돈을 벌어 아버지 어머니에게 자그마한 음식점 하나 마련해 드리는 것이 방방이의 생전 념원이라 한다. 부모들은 저세상에 간 귀여운 딸의 간절한 념원을 성취 시키고자 이렇게 현성으로 들어온 것이였다. “방방의집(芳芳之家)”이라고 간판을 건 새 음식점을 쉽게 찾을 수가 있었다. 방 화가 방방이의 초상화 앞에 향 석대를 올리고 셋이 나란이 서서 두손을 합장 하고 눈을 감고 머리를 숙이였다. “방방아, 고마운 언니들이 오셨다. 어서 인사 하거라, 흑흑흑…” 방방이 어머니가 한켠에 서서 흑흑 흐느끼는데 원원이가 그의 다리를 안고 쳐다 보면서 소리 없이 눈물 흘렸다. 애는 양어머니의 마음을 아는듯, 위안의 말을 찾지 못하여 죄송한듯 어른을 따라서 흑흑거리기를 하였다. 방방이 어머니는 쭈크리고 앉아 어린애의 눈물을 문질러주고는 자기의 얼굴도 훔쳤다. “죄송해요, 언니네. 이러지 말자면서도 자꾸 절로 눈물이 나고 오늘 반가운 언니네가 찾아오니 더하네요. 인젠 그만 서있고 와요. 와서 물이라도 마셔요. 무슨 물건을 이렇게 많이 가져 왔어요? 회사에서 돌봐준 덕에 우린 괜찮은데…” 방 화네 셋은 합장하고 서서 울고 있었다. 음식점은 깨끗하게 잘 꾸려졌는데 상 네개뿐이였다. 왜서 손님이 없는것인가고 궁금하였는데 4월 9일날 개업 하기로 날자를 받았다는 것이다. “규모가 작다고 언니네 섭섭해 말아요. 이만큼이라도 방방이는 기뻐 할겁니다. 이제 벌어가지고 늘구면 돼요. 크게 만들어 원원이한테 물려줄겁니다. 나이 많은 우리가 족족해 한다고 원원이를 우리에게 주었어요. 그들은 젊으니 하나 더 낳기로 하고 정부의 비준도 받았답니다. 우리는 원원이를 잘 키울겁니다.” 방방이 어머니가 그들의 컵에 차물을 부어주며 말하였다. “어머니, 곤난한점이 있으시면 말씀 하세요. 우리가 도울 수 있는 것이라면 도와드릴께요. 아무때건 좋아요. 저의 전화번호가 여기에 있어요.” 방 화는 말하며 명함장을 건늬였다. 방 화는 그들 생활 형편이 곤난하면 회사에 받아들여 후근 일이나 하게끔 취직시킬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필요 없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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