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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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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자전거 댓글:  조회:1280  추천:0  2013-08-19
자전거   어느 이름 없는 마을에 한 소년이 있었습니다. 이 소년은 조금 남다른 면이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대부분 어울려 노는 것을 좋아하기 마련인데, 소년은 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했습니다. 말도 별로 없구요. 소년에게 유일한 즐거움은 장난감이었습니다. 장난감을 가지고 놀기보다는 조립하고, 분해하는데 더욱 흥미를 느꼈습니다. 장난감이 시들해지자 흥미는 기계로 옮겨갔습니다. 시계를 뜯어 보기도 하고, 선풍기, 텔레비젼을 뜯어서 가끔 고장을 내기도 했습니다. 항상 방에만 틀어박혀서 뭔가를 하고 있었죠. 소년의 부모님은 아들이 걱정되었습니다. "밖에서 뛰어 놀아야 할 나이에 집에만 있는 것을 좋아하니, 참 걱정이예요." "그러게 말이오. 몸도 허약한데... 부모님은 의논 끝에 소년에게 자전거를 사 주었습니다. 마지못해 자전거를 배우기는 했으나, 숙달이 될수록 자전거는 소년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알게 하였습니다. 산들 바람을 맞으며 마을 길을 달리는 상쾌함은 이전에는 전혀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기쁨을 열어주었습니다. 온몸을 감싸고 도는 시원한 바람. 휘리릭 스쳐 지나가는 가로수들. 방안에만 있을 때는 미처 몰랐던 넓은 바깥 세상…. 소년은 자전거에 열중했습니다.   이 마을 저 마을 자전거를 타고 여행하는 속에 소년은 어느덧 건강한 청년이 되어갔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청년의 마음속에는 뭔지 모를 허전함이 생겨났습니다. 이전처럼 달리는 것은 그리 만족스럽지가 못했던 것이었습니다. 더 빨리 달리고 싶었고, 그래야 더욱 후련할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헌 자전거로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래, 내가 한번 자전거를 고쳐보자." 청년은 자전거의 구조를 연구하고, 개량을 했습니다. 조금씩 속도가 개선되었습니다. 그러나 청년에게 만족스러울 만큼은 아니었지요. 이젠 경제적으로 자립할 나이도 되었기에, 청년은 생각했습니다. "맞아! 자전거를 만드는 일을 하는 거야. 나의 일로써 전념할 수 있으니 더욱 빠른 자전거를 만들 수 있겠지." 충분한 연구와 경험을 거쳤으므로, 그는 능숙하게 자전거를 만들어냈습니다. 새로운 자전거는 마을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고, 제법 팔려나갔습니다. 청년은 흥이 나서 열심히 일을 했습니다. 하지만 어찌된 일일까요? 몇 달이 지나자 손님이 적어지는 것이었습니다. 청년은 자전거를 이렇게도 만들어보고, 저렇게도 만들어 보았습니다. 연구를 하느라고 밤을 새는 일이 허다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손님은 늘지 않았습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이 이상 어떻게 더 할 수 있단 말인가…." 피로와 절망 속에 그는 지쳐갔습니다. 이제는 자전거를 타는 일 조차도 그에게 기쁨을 주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오랜만에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화려하진 않으나 단아한 옷차림에 기품이 느껴지는 할머니였습니다. 입가에 띈 미소는 뭔지 모를 신비한 느낌까지 주는 것이었습니다. 할머니는 별다른 흥정 없이 자전거를 사가지고 가셨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가시는 할머니의 뒷모습을 보며 청년은 잠시 그 미소에 대해 생각을 했습니다. 왠지 낯이 익은 것 같기도 했습니다. 다음날 오후였습니다. 늘상 그렇듯이 자전거와 씨름을 하고 있는데, 어제의 할머니가 찾아왔습니다. 할머니는 청년에게 말했습니다. "안장을 좀 낮추어 줄 수 있소? "네, 물론입니다." 청년이 수리를 하는 동안 할머니는 옆에 앉아서 한가지 이야기를 했습니다. 할머니의 말투가 꼭 아이에게 동화를 들려주는 것 같아 우습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청년은 개의치 않고 일을 했습니다. "수고했어요." "네, 안녕히 가세요…." 그 다음날, 할머니가 또 찾아왔습니다. 항상 미소를 띈 얼굴입니다. "이 핸들을 뒤로 좀 당겨주구려." "예, 알겠습니다." 수리를 하는 동안 할머니는 또 다른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다 고쳤습니다." "수고했어요." 그 다음날 또 할머니가 나타났습니다. "여기 좀 이렇게" 역시 수리하는 동안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었습니다. 청년은 좀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필요한 부분을 한번에 얘기를 하면 좋을 텐데, 날마다 한가지씩 요구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12일이 지나고, 청년은 마침내 화가 났습니다. " 제게 무엇을 원하시는 겁니까? 이렇게 자꾸 번거롭게 하시는 이유가 뭐죠? 할머니는 웃으며 말했습니다. "진정하게. 일부러 자네를 귀찮게 할 생각은 없어. 나는 단지 젊은이가 좋은 자전거를 만들기를 원할 뿐이야……" 할머니는 말을 이었습니다. "자네는 자전거를 크고 튼튼하게 잘 만들지만, 이 늙은이는 그걸 타기에는 좀 벅차네. 그래서 일일이 나에게 맞는 구조를 요구한 것이지. 한가지를 부탁했을 때 스스로 전체를 고쳐주길 바랬지만, 12일이 지나도록 알아차리질 못하더군……" 할머니가 가신 후 청년은 할머니의 말을 곰곰이 생각했습니다. '왜 할머니는 그 말씀을 나중에야 하셨을까? 의문이 풀리질 않았습니다. '왜 하루에 한가지씩 수리를 시키셨을까? 작업을 하면서도 내내 의문이 머리에서 떠돌았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청년은 어느날 한가지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자전거의 수리해야 할 부분이 그 주인들의 특징에 따라 공통점이 있는 것이었습니다. 급한 성격을 가진 사람들은 브레이크가 자주 고장이 났습니다. 느긋한 사람들은 브레이크가 많이 느슨해져 있고, 수리비의 지불도 잊어버리고 갈 정도로 덤벙대는 사람들은 자주 넘어뜨려 핸들이…. 몸이 무거운 사람들은 바퀴가…. '재미있군.' 청년은 자전거와 주인의 관계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자전거에만 몰려있던 관심이, 자전거와 함께하는 주인들에게 옮겨가면서 그들의 감정과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폭넓게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방식은 다를지라도 모두 자신과 가족을 위해, 또는 그밖의 것들을 위해 열심히 사는 사람들인 것이었습니다. 청년의 가슴에는 따스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그는 주문한 손님에게 맞는 자전거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급한 성격의 사람들에게는 브레이크를 더욱 튼튼하게…. 키가 작은 사람들에게는 안장을 낮게…. 주부들에게는 장바구니를 앞에 달아주었고, 아이들에게는 보조 바퀴를 붙여주었습니다.   청년의 묵묵한 배려는 손님들에게 감동을 주었습니다. 튼튼하고 편안한 맞춤 자전거는 입에서 입으로 알려지면서 손님이 늘기 시작했습니다. 또르륵 구슬땀이 흐르고, 청년의 가슴은 점점 따뜻해져 갔습니다. '온누리 자전거' 커다란 간판을 달게 되었지요. 이윽고, 그는 또 하나의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자신이 만든 자전거를 타며 즐거워하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예전에 직접 타던 것 이상으로 행복해지는 것이었습니다…. 직접 타는 기쁨은 그것뿐이지만, 다른 사람이 타는 기쁨은 수십명, 수백명 계속 늘어갈수록 커지는 것이었습니다. 그의 가슴은 기쁨으로 충만해 갔습니다…. 세월이 흘러, 그의 아들이 아이를 키울 무렵, 이웃 마을에서 소문을 들은 젊은이가 그를 찾아왔습니다. "저도 자전거를 무척 좋아합니다. 어떻게 하면 자전거를 잘 만들수 있을까요? 이제는 주름이 잡힌 손으로 자전거를 고치던 그는 고개를 들어 젊은이를 보았습니다. 그리고 일어서서 이마의 땀을 훔치며 밖을 바라보았습니다. 공원에서 아이들이 즐겁게 뛰어 놀고 있었습니다. 잠시후 그는 청년을 돌아보았습니다. 깊고 투명한 눈빛이었습니다 "자전거만큼 그 주인에게 관심을 가져보게... "그게 무슨 말씀이시죠? "그것은 자네가 알아내야 할걸세. 인생의 해답은 직접 풀어낸 자만의 것이기 때문이지…." 다정한 눈으로 젊은이를 바라보는 그의 입가엔 예전 그 할머니의 미소가 그려져 있었습니다….  
10    “내 마음의 라디오에서 울려 퍼진 우주의 웃음소리” 댓글:  조회:1476  추천:4  2013-08-03
    “내 마음의 라디오에서 울려 퍼진 우주의 웃음소리” 우주 파장과 접속한 수련인 인터뷰 취재.정리 / 손인호 기자 (월간 정신세계 2000 년 7월호)     본지 편집부는 국내에는 채널러가 없을까 촉각을 곤두세웠다. 다행히 한 채널러와 조우할 수 있었다. 그는 자신의 채널린이 호흡수련을 통해 얻어진 결과라고 했다 91년부터 수년 동안 “그”는 여러 차원에 존재하는 수많은 외계인들과 만났고, 필요한 모든 우주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와 만나 나눈 이야기를 녹취한 본문으로 독자들은 그가 채널링을 통해 얻었던, 아니 도의 길을 가면서 알게 된 “나”의 본질과 우주의 법칙들과 만나게 될 것이다.       “그”는 지극한 범인이었다. 김치찌개를 먹을 때는 음식을 만기면 안 된다고 더 먹으라고 권했고, 찻집에서 대화를 나눌 때는 시원한 콜라를 주문했다. 1000개의 전화번호가 기억되는 핸드폰이 나왔다고 반가워하기도 했다. 한 가지 독자들에게 양해를 구한다. “그”는 좀처럼 세상에 자기를 드러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사진을 찍는 것도, 신분을 밝히는 것도 원치 않았다. 취재 기자의 입장에서는 기가 막힐 노릇이었지만,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그는 또 이렇게 말했다. 도인의 형태는 어떻게든 나타날 수 있으며, 우리 주변에서 지극히 평범해 보이는 사람이지만 바로 그가 도인일 수도 있다고. 그러면서 자기도 그 길을 가는 사람이며, 그 끝까지 가보고 싶다고…. 그 평범한 범인 앞에서, 그러나 왠지, 아무런 질문을 할 수 없었다. 그의 이야기를 마음의 귀로 들으며, 거침없고 잔잔했던 그의 이야기를 이렇게 정리할 뿐이다. 그것은 어쩌면 한 채널러와의 채널링이었을지도 모른다.         “채널링이 별게 아니에요. 옛날 얘기에 보면 새하고도 애기하고, 나무하고도 얘기하고 하잖아요. 그건 가까이에 있는 사물하고 하는 거고, 그게 범위가 넓혀지다 보면 전혀 다른 세계하고도 통할 수가 있는 거죠. 그런데 통하는 수단이 뭐냐. 우리끼리야 휴대폰으로도 하구 편지로도 하구 이 메일로도 하는데, 뭘 가지고 그 세계하고 통할 것인가? 간단히 말하면 채널링은 다 버려서 가벼워지면 저절로 돼요. 만물에 대한 집착이 없어지고 호흡이 아주 길고 가늘어지면, 그 길고 가늘어진 호흡에 자기 의식을 묶여가는 거지요. 호흡의 파장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의 진폭만 갖고 나가게 될 때 서로 상호작용을 하는데, 처음에는 호흡이 의식을 끌어내리다가, 나중에는 의식이 호흡을 끌어내리다가, 이렇게 아주 종잇장 같이 얇아졌을 때, 그때는 어디로 밀어 넣어도 다 들어가게 돼요. 그리고 채널링의 교신 속도는 거의 무한대지요. 전파라는 것도, 광속이라는 것도 우주에서는 정말 우스운 거예요. 그걸 세발자전거 타고 가는 것보다도 느리지요. 500억 광년, 이게 무슨 속도입니까. 바로 통해야지요.   우리가 갖고 있는 빛의 속도 개념, 이건 태양계에서도 못써먹어요. 빌게이츠는 “생각의 속도”라는 얘기를 했잖아요. 생각의 속도는 무한대라고 봐요. 여기서 100조 광년 대라고 생각하는 순간 거기로 즉시 가는 거죠. 그러니까 그런 시스템을 갖고 있어야 우주 내에서 교신이 가능해요.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자기를 계발하면, 어디고 갈 수 있죠. 우주에는 우리가 전혀 상상도 못했던 세계들이 그냥 널려 있어요. 황무지처럼요. 그런데 그냥 황무지가 아니라 아주 절묘한 원리에 의해서 짜여진 것을 알 수 있죠. 다시 말하지만 호흡과 의식을 같이 묶어서 그걸 타고 가야 해요. 그걸 타고 가면 누구하고도 만날 수가 있지요. 새하고 얘기하고 싶으면 새의 주파수를 찾으면 돼요. 나무하고 얘기하고 싶으면 나무의 주파수를 찾으면 되고요. 주로 무생물일수록 파장이 낮죠. 고등생물일수록 파장이 높고요. 모래알 이런 거는 아주 낮아서, 바위보다도 더 낮아요. 저 방송국의 주파수가 얼마인지 알아야 내 라디오를 거기에 맞춰서 듣지요. 그런 파장을 알고 나면 서로 통할 수 있는 방법이 있거든요. 그렇게 하려면 자기가 라디오를 만들어 갖고 다녀야 해요. 어느 주파수든지 수신이 가능한 라디오를요. 그래야 튜닝을 할 수가 있거든요. 그런 라디오를 만드는 방법에 이런 게 있습니다.       숨을 생각과 같이해서 쉬는 거지요. 숨쉬는 것이 세상에서 제일 어려워요. 우리가 무의식 중에 쉬는 것은 호흡이 아니에요. 그건 그냥 바람이 부는 것과 똑같아요. 호흡에 의식이 실렸을 때 그게 진짜 호흡이죠. 붓글씨를 쓰는 사람들이 나무 판 위에다가 화선지를 펴놓고 붓글씨를 쫙 쓰잖아요. 종이를 들면 나무 판 위에 글씨 자국이 남아요. 붓끝에 힘이 들어간 거예요. 그게 기인데, 기라는 거는 의식 가지고 하는 겁니다. 그러면 기를 어떻게 주입시키냐면, 호흡에다가 정신을 묶어서 끌고 가는 거예요. 그 집중력으로 뚫고 나가는 거죠. 그 집중력으로 초능력도 만들어내고요. 의식을 계발하는 수단으로 호흡을 이용하고, 호흡을 이용해서 다시 의식을 계발하고, 이렇게 둘이 주고받는 거죠. 둘을 딱 묶어서 파장을 쭉 낮춰 들어가다 보면 기이한 경험을 많이 하게 돼요. 채널링도 그런 경험 중에 하나일 뿐이죠. 의식과 호흡을 묶어서 한번 완전히 떨구고 나면, 나중에는 의식만으로 어디든 들어갈 수가 있어요. 그땐 이미 튜너가 생겼기 때문이죠. 그게 열쇠입니다.   한편 호흡과 뇌파를 낮추지 않고 의식만으로 끌어내리는 것은 오래가지를 못해요. 알파파의 맨 밑바닥, 그 상태로 내려가서 보면 수천 가닥의 길이 보이는데, 그때는 들어가고 싶은 대로 들어가면 다 통할 수 가 있어요. 파장이 낮은 존재일수록 고급입니다. 물론 무생물의 파장도 낮지만, 그건 의식 없이 낮은 거죠. 살아 있는 의식을 가진 생물체가 낮은 파장을 유지해야만 놀라운 힘을 가질 수가 있어요. 초능력이란 파장이 말해주거든요.         거기로 내려가서 느껴보면 어디에 자기 동지가 있구나 하는 가를 알게 돼요. 어디에 누가 있고, 어느 쪽에 누가 있고, 이 사람들이 나하고 통할 만한 사람이구나 하고요. 하지만 그렇다고 만날 필요는 없어요. 멀리 있어도 통할 건 통하고, 붙어 있어도 안 통하는 건 안 통하죠. 통하려고 하면 미국에 있어도 통하는 거잖아요. 그리고 그 소통은 쌍방향이에요. 예컨대 무당들을 보면 을지문덕 장군을 모신다. 이순신 장군을 모신다 하죠. 그러나 그들은 그 하나가 끊어지면 안테자 자체가 없어지는 게 돼요. 그런 건 아니죠. 어느 하나 하고만 통하게 되면 무당이 되는 것과 같아요. 그렇게 매어 있으면 안됩니다. 우주 전체의 주파수에 맞출 수 있어야 합니다. 자기 의식의 안테나를 쫙 뻗어서 몇 킬로 미터니 몇 광년이니 이런 걸로 잴 수 없는 그 먼데까지 휘저어보는 거죠. 그렇게 하다 보면 우주 전체의 파장을 알 수가 있어요. 그 파장 속에는 모든 뉴스와 정보가 다 들어 있어요. 지구 차원이 아니죠. 여기서 지지고 볶고 하는 것은 우주 공간에서는 뉴스거리가 못됩니다. 예로 남북 정상회담 같은 건 인간의 뉴스일 뿐이죠. 통일로 가는 도중에 작은 징검다리 하나 건너는 것과 같은 거죠. 우주 차원의 뉴스라면 인간의 정신문명이 어느 정도까지 고도화 할 수 있느냐, 이런 것입니다. 하지만 남부 회담으로 즐거움의 파장이 엄청나게 늘어난 것만큼은 우주 전체도 받아들이고 있을 테죠.   우주의 미소는 염화시중의 미소랍니다. 기분 나쁜 것과 기분 좋은 것의 딱 중간에서 약간 웃고 있는 거죠. 바로 그 상태에서 채널링도 가능한 겁니다. 모두 파장을 낮추는 훈련을 부단히 하다 보면 그렇게 될 수 있죠. 저의 경우, 처음에는 내가 어떤 소리를 듣고 싶어서 신경을 썼는데, 어느 날 갑자기 미지의 목소리가 들렸어요. 그걸 귀로 들리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우리가 말하는 이 파장하고 다르기 때문에 귀로 들리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스테레오 헤드폰을 쓰면 양쪽에서 소리가 나고, 모노 헤드폰을 쓰면 머리 가운데서 소리가 나죠? 후자처럼, 그렇게 들려요. 머리 안에서 바로 들리죠. 처음에는 잘못 들었나, 이런 생각도 했지만, 저쪽에 내 메시지를 보내면서 소통이 된다는 걸 알 수 있었어요. 그러다가 상대방이 누구인지 알아보고, 상대방이 어느 정도인가, 나한테 무슨 역할을 하기 위해서 왔는지 알아보기도 했죠. 그런데 상대가 계속 바뀌어요. 저의 단계가 올라감에 따라 그에 맞는 상대가 계속 오는 거였어요. 그리고 상대방을 따라 우주로 가기도 했어요. 그러면서 전혀 상상치 못했던 커다란 세계를 보았지요. 블랙홀도 가서 보면 거기가 끝이 아니더군요. 다른 세계로 빠져나가는 문이었어요. 그러면서 인간의 상상력이 얼마나 빈곤한가를 알게 됐죠.   이 넓은 우주에 지구가 생긴 게 한 45억년 되었다는데, 그 세월을 우주로 봐서는 웃기는 시간이죠. 빅뱅이라는 것도 우주의 입장에서 보면 불꽃놀이 한 방이라니까요. 우리가 몇 억 광년이라는 시간을 생각하지만, 우주에서 보면 째깍하는 한 순간일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가진 기준으로 우주를 재려고 하면 안돼요. 당장 지구를 벗어나는 순간부터 아무런 쓸모가 없어져요. 이렇게 우주의 기준으로 봤을 때는 그리 즐거워할 것도 업고 슬플 것도 없고 그저 당연한 것 같으면서도 약간, 더 어긋나지 않은 게 즐거운 것일 뿐이죠. 그래서 살짝 웃을 수밖에 없어요. 그러니 아무리 큰 능력을 갖게 되었고, 아무리 큰 세계를 보았다 할 지라도 정말 하늘의 뜻에서 벗어나지 않아야 합니다. 그게 실은 자기 것이 아니거든요. 무얼 갖고 있더라도 버릴 줄을 알아야 해요.   모든 소유권은 우주 공간이 갖고 있는 거죠. 다만 내가 거기에 다가가기 위해서 그쪽에서 대여해준 장비를 쓰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에요. 채널링도 그래요. 그쪽에서 빌려준 무전기 하나 잠깐 쓰는 것과 같죠. 다른 사람은 전화기를 잡고 있을 때, 그저 무전기를 잡았던 거죠. 그 경험이 제 진화의 시간을 단축시킨 것은 분명하지만, 채널링이라는 그 자체가 중요한 건 아닙니다. 도의 길을 가면서, 천안 지나가면서 호도과자, 그거 하나 먹는 거하고 똑같을 따름이죠. 이제 저는 채널링을 하지 않습니다.  왜냐면, 그것도 버려야 할 것 중에 하나거든요. 우리가 미분 적분을 배우지만,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소용이 없어지죠? 그와 같이 도는 계속 비워나가는 과정이거든요. 술잔을 자꾸 비우는 사람이 많이 먹듯이 저에게 채널링이 담긴 잔이 왔을 때, 그 잔을 비운 거죠. 그런데 잔을 한 번 비우면 말이죠, 예를 들어 소주잔을 비우면 그 다음에는 맥주잔이 와요. 그리고 맥주잔을 비우면 생맥주잔에 가득 담겨서 오고, 맨 나중에는 무엇이 올까요? 전부 다 오는 거지요. 온 우주가 가요. 소주잔을 못 비우고 벌벌 떨고 있으면 평생 그러다 끝나는 거죠. 그러니까 가장 소중한 것을 버릴 수 있을 때 더 소중한 것이 온답니다. 그런데 수련하는 사람에게 있어서 가장 소중한 게 뭐겠어요? 수련하면서 하나하나 알지 못하던 것을 알게 되는 거, 자기가 하지 못했던 것을 하게 되는 거겠죠. 잠재력, 숨어 있던 자기 능력을 계발해 내는 것, 그걸 자꾸 계발해내면서 그게 너무 귀하고 좋고 소중한 거, 그런데 그걸 버리기 싫어서 거기에 딱 머물러 있으면 거기서 끝나버려요.   눈 한번 꽉 감고 버려보면, 그 다음에 어떻게 되는지 알게 될 거에요. 옛날에 나무꾼이 연못에다 도끼를 빠트렸잖아요. 산신령이 도끼를 세 개 들고 나와서 금도끼냐? 아닙니다. 은도끼냐? 아닙니다. 쇠도끼냐? 나무꾼이 제 것은 쇠도끼입니다. 하니까 다 주었잖아요. 그런데 다음에는 한 엉뚱한 놈이 가서 연못에 도끼를 빠트렸죠. 산신령이 금도끼가 네 도끼냐? 바로 네, 하니까 이번에는 하나도 안 주잖아요. 맨 바닥, 다 비우고 나서 아무 것도 없는 그 바닥에 있을 때라야만 위를 다 볼 수가 있어요. 또 내가 도의 길을 가면서 이 테크닉만은 가져가고 싶다. 의통이니 뭐 그런 능력을요. 그러나 바로 그걸 버릴 때 더 큰 게 오는 거죠. 물론 쉬운 일은 아니에요. 사람의 마음의 무게가 얼마나 무거운지 아시죠? 죽어 라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탁 채였을 때는 땅이 꺼지라고 하루 종일 한숨만 쉬잖아요. 온 지구를 다 짊어진 것 같죠. 그런데 기분이 좋으면 뭐라고 해요. 날아갈 것 같다고 하잖아요. 그게 바로 마음의 무게죠.   마음이 가벼울수록 위로 올라갈 수가 있는 겁니다. 마음을 자꾸 비워햐 해요. 그리고 또 하나. 멋있게 떠나는 방법을 익혀야겠죠. 미련을 두지 말아야 해요. 집에다가 엿을 잔뜩 쌓아두고 친구네 집에 가면, 그 놈의 엿 생각 때문에 제대로 놀 수가 있겠어요? 아무 것도 없으면 어디 가도 마음이 편하잖아요. 그런 것을 평소에 자꾸 익혀야 해요. 어떤 사람이 도사가 한 번 돼 봐야지 한단 말이죠. 도사가 되면 둔갑도 하고, 뻥하면 뭔가 나오게도 하고, 재미있을 것 같죠. 그런데 그런 맘을 갖고 가면 시작하다 끝나버려요. 초능력은 볼펜 하나만도 못한 건데요. 그런데 대개는 그것 하나 구하면 재밌어 가지고 펄쩍펄쩍 뛰게 되죠. 바로 그게 나중에는 가장 큰 걸림돌이 되는 줄도 모르고 말이죠. 연필로 써야 되는데, 그것도 아주 희미하게 써야 되는데, 그래야 지우고 또 쓰고, 지우고 또 쓰고 하는데요. 그런데 작은 능력에 너무 재미를 느끼고, 돌돌돌돌 쫓아가다가 볼펜으로 확 써버리면, 나중에는 지우지도 못하죠. 그러니까 컴퓨터로 말하자면 델리트 키가 좋아야 한다는 거죠. 엔터 키만 좋아서 되는 게 절대 아니에요. 하지만 어떤 기능이 자기한테 오면 완전히 숙달시켜서 써먹을 만큼 써먹고 버려야지, 맛만 보고 확 버리면 그건 제대로 버린 게 아니에요. 그럼 초능력을 어떻게 써먹어야 할까요? 처음에는 나를 바꾸는데 써먹어야 하고, 나를 바꾸고 나서는 주변사람을 바꾸는데 써먹어야겠죠. 예를 들어 예수나 부처는 지구를 바꿔놓은 사람이에요. 그게 진정한 파워겠죠. 장풍? 그게 초능력일까요? 자꾸자꾸 훈련하면 몸도 공중에 뜨잖아요. 그런데 몸만 뜨고 마음은 안 뜨면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결국 우리가 몸을 벗어버리면 남는 건 마음 밖에 없는데 말이죠.         우리는 아무 것도 아닌 것에 현혹되기가 쉬워요. 수련을 조금 하다 보면 몸 안에 기가 움직이는 것을 느끼죠. 그런데 정신적인 기반이 먼저 성장하지 않은 상태에서 체내에 축기를 하다 보면 유치원아이가 장군이 쓰는 칼을 휘두르는 것과 같아요. 자기가 다치고 말죠. 권법을 모르는 아이가 칼 갖고 놀다가 자기가 베듯이요. 초능력, 초능력 하자만 초능력을 강조하는 팀은 부산까지 가야 하는데 천안에 가서 눌러 앉게 돼요. 그게 정 필요하면 한번쯤 보여줄 수는 있죠. 모세가 애굽을 떠나면서 한번 보여줬듯 이요. 초능력은 그야말로 수퍼급으로 써먹어야 합니다. 그러고 나서 도 과감히 버릴 수 있을 때, 더 큼 게 구해져요. 뭘 구하겠다는 개념이 없이 버릴 때 구해지죠. 이게 굉장히 쉬우면서도 헷갈리는 얘긴데, 도라는 거는 주머니에 잔뜩 넣고 다니는 게 아니고 빈주머니로 그저 돌아다니는 거에요. 저는 도를 이렇게 생각합니다. “나”라는 존재가 있잖아요. “나”는 원래 있었고, 앞으로도 있을 겁니다. 우리가 지금-여기 에 있는 건 불과 짧은 기간에 불과해요. 이 기간 동안만 생명인 거에요. 죽으면 생명이 아니라 명이죠. 그러나 결코 끊어진 게 아닙니다. 계속 이어져 나가는 건대, 다만 몸만 벗어 나왔을 뿐이죠. 몸이란 건 우리가 일정 지점을 여행하기 위해 빌린 렌터카하고 똑같아요. 이 차를 타고 얼만큼 좋은 데를 돌아다니고 나서 반납하느냐, 정말로 훌륭한 사람들 있는 데만 계속 쫓아다니다가 반납하느냐, 아니면 술집만 평생 돌아다니다가 반납하느냐, 이런 차이가 있는 거죠. 이 차를 잘 써먹으면, 살아 있는 기간 동안 엄청난 효과를 발휘할 수가 있거든요. 우리는 명의 격을 계속 높여야 해요. 바로 진화죠. 진화는 우주의 목표고 속성이에요. 또 우주 자체가 진화해 나가고 있어요.   그 진화의 흐름에 맞춰나가는 게 우주를 구성하고 있는 모든 개체들의 의무이기도 해요. 우리가 지금 이만큼 와 있다면, 저 앞부분에 ufo를 마음대로 운용할 수 있는 인종도 있고, 또는 완전히 이 길에서 벗어나 우주의 일부가 되어 있는 존재도 있죠. 우린 지금 그 뒤에서 또 타박타박 걷고 있는 거죠. 그런데 앞 단계, 앞 단계의 앞 단계에 있는 사람들이 때론 와서 우리를 살펴보기도 해요. 고체일 경우도 있고, 기체일 경우도 있는데, 고체일 경우에 레이다에 잡히기도 하고, 우리는 그걸 ufo라고 하는 거죠.   채널링은 바로 이 길의 전 대역을 커버라는 통신 기술이죠. 우주의 파장, 우주의 정보를 알아내는 프로그램이에요. 야후의 천만 배쯤 강력한 검색 프로그램이 한번에 돌아가는 것과 같아요. 우주의 과거에서 미래까지 모든 정보를 알아낼 수가 있는 거예요. 그런데 그걸 다 들여다보면 시간 낭비겠죠. 필요한 것만 딱딱 짚고 끝내면 그만입니다. 중요한 건 현실을 진화시켜나가는 것이거든요. 딱 중간에서 약간 위로 기준을 세우는 거죠. 그래서 내가 그곳으로 조금 이동하면, 다시 약간 위로 기준을 세우는 거죠. 이게 진화 사이클이에요. 조금씩, 조금씩, 조금씩 옮겨가는 거요. 이게 만법귀일이고, 그 자체가 염화시중의 미소고, 일체유심조지요. 다시 말하지만 진화는 우주의 법칙입니다. 조금 더 좋게, 조금 더 좋게, 조금 더 즐겁게 그게 진화의길이에요. 이 모든 걸 줄 하나에서 설명을 했는데, 이게 바로 도겠지요. 그리고 우리는 도에 대한 환상을 버려야 해요. 도는 우리가 살아 있는 현실 세계에 다 섞여 있거든요.   도는 계룡산 산신령이 닦는 게 아니고, 우리 삶 곳곳에, 과학자들이 하는 일, 기술자들이 하는 일, 아니 모든 사람들이 하는 일에 전부 스며 있는 거죠. 그리고 각자 나름대로 거기에서 싹을 틔우고 열매를 맺어가면서 타박타박 걷는 것 자체가 우주의 스케쥴에 맞춰서 진행되고 있는 것이고요. 그게 지구별이 존재하는 의의이기도 합니다. 지구는 언제나 양과 음이 함께 있어요. 빛이 있기 때문에 그림자가 있듯이 말이죠. 그래서 지구에는 늘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되어 있어요. 착한 사람이 있으면 나쁜 사람이 있고, 그 가운데에서 선을 지켜주는 사람도 필요하고요. 그렇게 가운데를 지키려고 노력을 하다 보니까 정신문명의 수준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죠. 우리 앞으로 세계로 가면 사실 재미가 없어요. 과수원엘 가봐도 쓸 데 없는 게 하나도 없어요. 흙 자체가 100% 영양분이거든요. 완벽 그 자체라 재미가 없어요. 술 먹고 비틀대는 사람도 없고, 길엔 신호등도 없어요. 지금까지 여러 얘기를 했지만 결론은 우리 모두 진화하자 이겁니다. 그리고 채널링을 한 번은 해볼 필요가 있고, 수련도 한 번은 해볼 필요가 있어요. 나무가 바로 서야 높이 클 수가 있듯이, 마음을 바로 먹어야 높이 올라갈 수가 있습니다. 욕심을 자꾸 버릴수록 높이 올라갈 수가 있어요. 자꾸 버리고, 버리고, 버리고 하면서 가지치기를 자꾸 하세요.   공부하겠다는 그 목적 하나만 갖고 올라가야 해요. 그러나 보면 나중에 딱 닿게 되겠죠. 사실 앞으로 다가올 지구 진화의 축제에 함께 하기 위해 높은 영적 존재들이 우리 곁에서 아주 평범한 모습으로 살고 있습니다. 그런 진짜 도인들은 이렇게 저처럼 나와서 떠들지 않아요. 말이 아닌 다른 수단으로 진화의 메시지를 계속 던지고만 있죠. 애들이 노는 거를 옆에서 씩 웃으면서 지켜보는 유치원 선생님 같이, 지구가 그저 잘 굴러가기를 바라고 바랄 뿐이에요. 흔적 안 나게 돕고 있는 거죠. 피라미드 같은 걸 뚝딱 갖다 세우는 게 아니고, 지구 자체의 흐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조금 더, 조금 더 진화할 수 있게 도와주는 거죠. 우주의 프로젝트는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 진행되고 있고, 스케줄대로 착착 움직이고 있습니다. 저 역시 그 길을 함께 가고 있을 뿐이고, 언젠가는 그 끝을 한번 가보겠다고 하는 사람 중에 하나지요. 그래서 언젠가는, 이쪽에 발을 아주 깊숙이 담근 사람들을 알아볼 수 있는, 단지 그 정도만인, 범인이 되어 있겠지요.  
9    사랑이 영원할 수 있나요? 댓글:  조회:1369  추천:0  2013-08-02
사랑이 영원할 수 있나요? 지나온 일들을 돌이켜 보라고 하면 항상 가장 많이 차지하는 부분이 사랑에 관한 것이더군요. 누구를 만나서 사랑을 했고, 배신을 당했고, 다시 사랑을 했고......, 이렇게 온통 사랑으로 점철된 인생으로 자신의 과거를 묘사하는 분도 계십니다. 존엄한 인간으로 태어나서 인생에 사랑만 있는 것은 아닐 텐데, 사랑이 그렇게 지대한 영향을 미치더군요. 인간에게 사랑이라는 감정이 부여된 것은 그걸 통해서 우주의 사랑을 느껴보라는 것인데, 거기에 빠지면 헤어나지 못하고 길을 한참 돌아가더군요. 그럼 사랑의 실체는 무엇일까요? 생각해보면 '설렘' 입니다. 사랑을 해보면 서로 알아가는 과정이 설렙니다. 그런데 두세 달 지나면 벌써 달라집니다. 그 설렘 때문에 인생을 걸기까지 하는데, 그게 영원치가 않아서 일정 기간이 지나면 다시 새로운 대상을 찾게 됩니다. 사랑에 빠졌을 때는 사랑이 영원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연구에 의하면 사랑이 유지되는 기간은 길어야 2년 6개월이라지요? 2년 반이면 설렘은 다 없어지고, 다시 새로운 사람에게 새로운 감정이 일어난다는 얘기입니다. 인간이 그렇게 타고 났습니다. 그런데 길어야 2년 반이면 끝나는 스토리에 목숨을 걸더군요. 사랑이 영원하다고 믿기 때문에 자꾸 확인하려고 하고요. 그러다 보면 불행이 시작됩니다. 사랑은 영원하지가 않기 때문입니다.    
8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 댓글:  조회:2095  추천:0  2013-07-18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 김령준 조선조 중엽이었습니다. 충청도 어느 마을에 서한이라는 청년이 있었습니다. 서한은 항상 자신이 불행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어려서 일찍 부모님을 여의고 머슴살이로 컸습니다. 거기다가 얼굴도 얽어 버려서 결혼을 할 나이가 되었음에도 마땅한 신부감도 없었죠. 어찌 어찌 조그만 자신의 땅을 일구고 살았지만 농사일도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마땅히 하고 싶은 일도 없었습니다. 서한은 가끔 불평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괴롭게 살 것을 하늘은 왜 태어나게 하셨단 말인가……" 그렇게 매일을 살아가던 중 어느 날, 그는 이래서는 안되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나에겐 앞으로 살아갈 날이 더 많이 남았는데, 그 모든 시간을 이렇게 불행하게 살 수는 없지 않은가……" 서한은 직접 행복을 찾아 나서기로 결심을 했습니다. "행복은 어디에 있을까? 그는 많은 사람들이 행복하기 위해서 추구하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돈을 벌기 위해 노력을 한다. 돈을 많이 벌면 행복해 질 수 있기 때문일 거야." 서한은 장사를 해서 돈을 벌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조그만 논을 팔아 약간의 돈을 만들고, 물건을 떼어다가 장터를 돌아다니며 팔기 시작했습니다. 장돌뱅이의 생활은 잠시도 한자리에 있지 못하고 전국의 장터를 찾아 다녀야 하는 고달픈 나날이었습니다. "이렇게 힘들게 돌아다닐 바에는 그냥 농사나 지을 걸 그랬나……" 가끔 후회가 되었지만, 그래도 다시 돌아가 농사를 짓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가지고 있는 약간의 돈과 부지런함이 그의 유일한 밑천이었습니다. 그는 장이 열리는 곳이라면 하룻밤에 100리 길도 마다 않고 걸었습니다. 10년 동안을 부지런히 전국 방방 곡곡을 누빈 결과 수중에 상당한 돈이 들어왔습니다. 장안의 경제가 돌아가는 모습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을 정도로 안목도 키울 수가 있었습니다. "아직 충분하지 못해……" 그는 고향으로 돌아와 포목점을 차렸습니다. 그 동안 전국을 다니며 배운 장사의 지식은 상당히 도움이 되었습니다. 각 지역의 포목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었기에 시기 적절하게 사고 팔 수가 있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가게는 번창했습니다. 점점 규모가 늘어갔고, 서한은 고을에서 제일가는 부자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돈을 아무리 벌어도 그의 마음은 흡족하지가 않았습니다. 장돌뱅이였을 때는 자신의 가게를 하나 가지면 더 바랄 것이 없을 것 같았지만, 기쁨은 잠시였습니다.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가게를 키우고, 부자가 되었어도 돈에 대한 갈증은 채워지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돈에 대한 것은 알만큼 알았다고 생각했습니다. "돈이 행복을 가져다 주지는 않는구나……" 그는 더 이상 돈을 벌기를 단념했습니다. 이미 결혼을 할 나이도 지난 지 오래였습니다. 그 동안 결혼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젊어서는 얼굴 때문에 시집을 오려 하는 사람이 없었고, 부유해진 지금에 와서는 서한이라는 사람이 아닌, 그가 가진 재산에만 관심을 갖는 것이 눈에 빤히 보였습니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혼자 사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권세를 누려 보는 것은 행복을 주지 않을까? 수많은 사람들이 벼슬자리를 하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바치니 말이야." 왜란 후의 혼란함 속이라서 서한은 작은 벼슬을 돈으로 살수가 있었습니다. 돈으로 할 수 있는 벼슬은 한계가 있었지만 오래지 않아 서한은 알 수 있었습니다. 벼슬을 하는 이들 역시 끝이 없이 권세를 추구하는 것이었습니다. 권세도 돈과 마찬가지로 추구할수록 갈증을 주는 것이었습니다. "모두 마찬가지구나." 넓은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추구하는 것들이 이와 같았습니다. 돈, 권력, 명예, 향락…… 누려도 누려도 끝이 없고 진정 갈증을 풀어주지는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서한은 도저히 넘을 수 없는 벽에 부딪힌 자신을 느꼈습니다. "도대체 어디서 행복을 찾을 수 있단 말인가? 며칠을 궁리 해 보아도 답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생각 끝에 서한은 옆 고을에서 알려진 노인을 찾아 가기로 했습니다. 자운 선생이라는 분이었는데 방안에서 글만 읽으며 세월을 보내고 있으나 마을에 어려운 문제가 생기면 그때 그때 현명한 해결책을 내놓아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자운 선생이라고 불리는 분의 집은 허름한 오두막이었습니다. 서한은 약간 실망을 했습니다. 이렇게 촌구석에서 허름하게 사는 사람이 자신이 10여년간 찾아온 문제의 해답을 줄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되지 않았습니다. '동네의 촌노가 어쩌다가 조금 알려진 것이 아닐까? 그래도 먼 길을 온 김에 한번 만나는 보고 가야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서한은 싸리문 밖에서 목청을 높여 불렀습니다. "계십니까? "… …" 아무런 대답이 없었습니다. "아무도 안계세요? 안에 인기척이 있는 것 같기도 했으나 대답이 없었습니다. 아무도 없거나, 무슨 사정이 있지 않고서야 대답을 하지 않을 리가 없었습니다. 무덥지근한 여름날에 밖에서 더 이상 기다릴 수 없기에 서한은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 후 며칠 동안 서한은 계속 자신의 문제에 대해 혼자 궁리를 해 보았습니다. 하지만 역시 대답은 나오질 않고 답답함만 더해갔습니다. 머리 속에 다시 자운 선생이 떠 올랐습니다. '가 봐야 손해날 것은 없지 않겠는가. 혹시 또 모르고……' 서한은 며칠 뒤 자운 선생의 집으로 다시 출발했습니다. 주머니에는 엽전을 두둑이 챙겼습니다. "도움을 받으려 하는데 어려운 살림에 보탬이라도 주는 게 좋겠지……" 자운 선생의 집 앞에 도착한 서한은 며칠 전과는 다른 점을 발견 했습니다. 싸리문의 가슴 정도 높이에 가로로 막대가 설치되어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왜 이런 것을 걸어 놓았지? 사람들이 드나들려면 불편할 텐데……" 서한은 자운 선생을 부르는 것도 잊어버리고 곰곰이 생각에 잠겼습니다. 가슴 높이에 걸린 막대는 담을 넘어간다면 모를까 허리를 숙이지 않고는 들어갈 수가 없게 되어 있었습니다. 한참을 생각하던 서한은 막대의 의미를 알아챘습니다. 그의 얼굴이 후끈 달아올랐습니다. "내가 어리석었구나. 고개를 뻣뻣이 들며 가르침을 받으려는 자세가 되어먹지 못했어." 그는 그 길로 자신의 집으로 다시 돌아갔습니다. 창고에서 쌀 한 가마니를 꺼내 직접 지게에 지었습니다. 머슴들이 이상히 여기고 만류했습니다. "이리 주십시오, 주인 어른. 저희들이 지고 가겠습니다요~" "아니다. 이유가 있어서 그런다." 서한은 땀을 뻘뻘 흘리며 쌀을 지고 갔습니다. 자운 선생의 싸리문 앞에 도착한 서한은 공손히 두 손을 모으고 말했습니다. "계십니까? 저는 두천골의 서한이라고 합니다~" 안에서 대답이 들려왔습니다. 서한이 생각했던 바가 옳았던 것이었습니다. "들어오시게~" "예." 서한은 허리를 숙여 싸리문을 지나가며 생각했습니다. '역시 소문대로 보통 분이 아니셨구나.' 문을 열자 깨끗이 정돈된 방안에 단정히 앉아있는 어른이 보였습니다. 지긋한 연세의 평범한 얼굴이었지만 뭔가 범접할 수 없는 기품에 고개가 절로 숙여졌습니다. "앉게" 서한은 무릎을 꿇고 앉았습니다. 잠시 서한의 얼굴을 들여다보던 자운 선생이 웃으며 말을 했습니다. "머리가 트여서 말도 잘 알아듣고 실천도 할 줄 아는군. 그런 영리한 사람이 무슨 문제가 있길레 찾아왔는가? 서한은 지난 10여년동안 자신이 추구해온 바에 대해 모두 말씀을 드렸습니다. "청년 시절에 문득 돌아보니, 저는 어려서부터 불행한 삶을 살았습니다. 앞으로 남은 삶 역시 그렇게 고달프게 살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행복을 찾고자 노력을 했습니다. 그 동안 행복을 찾기 위해 가보지 않은 곳이 없고, 찾아 보지 않은 것이 없었으나 모든 것이 영원하지 못하고 허망함을 느꼈습니다. 어찌해야 행복을 찾을 수 있을른지요? 이렇게 찾아 헤매며 나이를 먹어갈수록,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시간은 짧아질 텐데, 힘들게 찾아 다니는 것이 의미가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자운 선생은 웃으며 말했습니다. "걱정 말고 계속 찾아보시게. 비록 그것을 누릴 시간이 촌각밖에 남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때까지 자네가 바친 모든 노력을 보상하고도 남을 걸세." "그러면, 어찌해야 행복을 찾을 수 있을른지요? "흠…… 행복이라……" 잠시 생각에 잠기던 자운 선생은 말했습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을 찾아보게." "가장 귀한 것을 찾는다면 행복해지는지요? "그 후는 그때 가서 얘기함세." 서한은 가슴이 답답해짐을 느꼈습니다. '내가 설령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을 찾는다 하더라도, 그때까지 자운 선생이 세상에 계시리란 보장이 없지 않은가? 하지만 그것을 대놓고 표현했다가는 언짢아 할까봐 말을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의 얼굴에 주저하는 빛이 나타나자 자운 선생은 서한의 마음을 알아 차린 듯 웃었습니다. "허허, 이 사람. 내 명이 그리 짧을 것 같은가? 하지만 정히 염려가 된다면 방법을 일러 주겠네." 자운 선생은 붓을 들어 무어라고 종이에 쓰더니 그것을 조그만 비단 주머니에 넣었습니다. "돌아가면 바느질을 해서 봉하고, 자네가 가장 귀한 것을 찾았을 때 내가 없거든, 그때 열어보게. 미리 보면 모든 것이 허사가 되고 마니 주의하도록 하고." 서한은 비단 주머니를 받아 들고 감사의 인사를 드린 후에 집으로 향했습니다. '궁금하면 약간 귀띔을 해주지…… 일(一)로 시작한다네…… 하지만 미리 열어서는 안돼! 장난기 있던 자운 선생의 말을 생각하니 주머니 안이 몹시도 궁금하고 손이 근질거렸습니다. '이 안에 행복의 비결이 있을 것이다. 이것을 미리 보고 나서 찾는다면 혹, 시간을 단축시킬 수도 있지 않을까? 지금 보는 것이 낫지 않을까? 그는 살짝 꺼내어 보고 싶은 유혹을 느꼈습니다. '아니다, 만약에 그렇다면 자운 선생님께서 먼저 알려주시지 않을 까닭이 없지 않은가? 서한은 자운 선생의 말을 따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걸으면서 계속 생각을 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이 무엇일까? 알 수만 있다면 당장에 내 모든 재산을 털어서라도 살 텐데…… 아니다, 아무리 비싸다 하더라도 돈을 주고 쉽게 구할 수 있다면 그렇게 귀하다고 볼 수는 없지 않은가? 사람마다 귀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다를 텐데, 나에게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은 무엇일까? 내가 노력을 들여 구할 수 있는 귀한 것이 무엇일까…… 진주? 비단? 서화? 산삼…… 그래! 산삼을 캐 보자. 산삼은 아무나 캘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들었다. 올바른 마음과 정성이 하늘에 닿을 때 산신령께서 점지해 주시는 것이라고 하지 않던가. 돈으로 사는 것과는 다른 가치가 있을 것이다.' 서한은 집에 도착한 즉시 짐을 꾸려 길을 떠났습니다. 마음속에는 자운 선생의 싸리문에서 배운 교훈을 깊이 새겨 아이에게도 함부로 대하지 않고 항상 겸손하게 행동했습니다. 선배 심마니에게서 심마니의 법도를 어느 정도 배운 후에, 그는 홀로 깊은 산골을 찾아 다녔습니다. 이산 저산 찾아 다니던 서한은 지리산 중턱에 자리를 잡아 움막을 짓고 생활을 시작하였습니다. 매일 새벽에 일어나 찬물로 목욕재계 한 후, 그릇에 맑은 물을 떠올려 향을 피워놓고 기도를 드렸습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을 찾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소서.' 서한은 매일 아침 동 틀 무렵에 움막을 나가 해가 지기 전에 움막으로 돌아왔습니다. 깊은 산중을 헤치며 돌아다니다 보면 풀에 베이는 것은 다반사였고, 비탈에서 구르는 일도 있었습니다. 산짐승도 조심해야 했습니다. 다치면 아무도 돌보아줄 사람이 없었기에 몸을 잘 다루어야 했습니다. 어쩌다 멀리 나가서 해가 지면 짐승을 피해 나무에 올라가서 자기도 했습니다. 어느덧 3년의 세월이 흘러갔습니다. 다른 심마니들은 보통 1년에 한 두 번은 산삼을 캐는데, 이상하게도 그에게는 3년이 지나도록 작은 산삼 한 뿌리조차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나는 심을 캘 자격이 없는 것일까? 서한은 의기 소침해졌습니다. 그 동안 새벽마다 정성껏 목욕재계 후 기도를 하며 나름대로 공을 들였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아냐, 그렇게 쉽게 얻어진다면 그것 역시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이라고 할 수 없지 않은가 좀 더 정성을 들여보자. 내 정성이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늘이 정성을 그냥 지나치실 리 없어.' 서한은 포기하지 않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새벽의 기도를 더욱 간절하게 올렸습니다. 하루 하루 흐트러지는 일이 없도록 마음을 모아 살아갔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기도를 할 때 떠오르는 잡념들이 조금씩 줄어갔습니다. 일과를 마치면 무사히 하루를 보낸 것에 대해 감사의 기도를 드렸습니다. '산삼은 영물이라고 한다. 욕심으로 찾으면 보이지도 않을뿐더러 사람의 때가 타면 하룻밤 사이에 말라 죽는다고도 하지. 설령 산삼을 찾더라도 그것을 캐는 나의 조건이 그에 합당하지 않으면 안될 테니 항상 마음 가짐을 정갈히 해야 할 것이다.' 서한은 욕심을 버리고 마음을 비우기로 했습니다. 매일을 기도와 비움으로 살아가니 점차 마음이 가벼워졌습니다. 어느덧 10여년이 지났습니다. 역시 아무런 성과가 없었으나 그냥 그로 족했습니다. 산삼을 캐야겠다는 욕심을 버리니 그저 편안했습니다. 산이 좋았고, 자연과 함께 사는 것도 좋았습니다. 서한은 어느새 머리가 희끗한 산사람이 되어 있었습니다. 어느 날 서한은 생각했습니다. '그냥 이렇게 마음이 편안하게 살면 되지 않을까? 굳이 산삼을 캘 필요도 없겠지.' 서한은 이제 산을 떠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는 정성껏 목욕재계를 하고 기도를 올렸습니다. 10여년 동안 머물렀던 정든 산을 떠나며 산신에게 인사를 올리기 위함이었습니다. '10여년간 소생을 받아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초겨울의 찬바람에 더욱 빛나는 듯한 아침 햇살을 받으며 고향 쪽으로 산을 넘는 발걸음은 무척 가벼웠습니다. '돌아가면 자운 선생님께 한 번 들러볼까? 아직 살아 계실까? 자운 선생에게 찾아간 덕에 지금처럼 마음의 편안함을 얻게 된 것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내려가고 있을 때였습니다. 소변을 보기 위해 옆길로 풀을 헤치고 가던 서한의 눈에 조그만 열매가 눈에 띄었습니다. 빨간색의 망울 대여섯 개가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달(산삼의 열매)이닷! ' '떨리는 마음으로 다가가서 보니 다섯 개의 잎과 조그만 빨간 열매들… 바로 산삼이었습니다. 한 뿌리 만이 아니었습니다. 여기 저기 산삼 열매가 눈에 띄었습니다. "시임~봤다아…… 시임~봤다아~" 서한이 기쁨에 외치는 소리는 온 산에서 메아리 쳤습니다. 10년간의 정성을 하늘이 알아주셨다는 기쁨에 목소리는 생기가 가득했습니다. 한참 후, 마음을 가다듬은 서한은 돌을 모아다가 제단을 쌓기 시작했습니다. 혹이라도 불경스러운 마음이 들지 않도록 한 개 한 개 정성스럽게 제단을 만들었습니다. 하늘에, 산신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린 후 그는 조심스럽게 산삼을 돋우기 시작했습니다. 흙이 걷히며 서서히 몸통 부분이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손가락 두 개만한 굵기였습니다. '이렇게 굵다니…… 오래 묵은 것이 틀림없어……' 꿀꺽. 서한은 조심스레 흙을 걷어내기 시작했습니다. 산삼은 미(尾, 잔뿌리)의 보존 상태에 따라 값어치가 달라지므로 다치지 않도록 캐내는데 무척 많은 시간이 걸리고 주의를 필요로 했습니다. 어느덧 해가 중천에 올랐다가 기울기 시작했습니다. 산삼의 미가 거의 드러난 것을 본 서한은 헛바람을 들이켰습니다. "허, 미의 길이로 보니 100년은 넘게 묵은 망초로구나! 그는 망초를 찾았을 때의 심마니들의 관습대로 왼발로 땅을 세 번 툭툭 쳐서 산신에게 알렸습니다. 머리카락 만한 미도 다치지 않도록 조심조심 한 뿌리를 다 캐내니 어느덧 날이 저물었습니다. 서한은 캐낸 삼을 흙과 바위 이끼로 덮어 마르지 않도록 한 후 다시 부러지지 않도록 굴피나무 껍질로 덮어 묶었습니다. 꼬박 이틀이 지나서야 서한은 세 뿌리의 산삼을 캘 수 있었습니다. 심마니들이 평생 동안 한 개도 찾기 어려운 망초였습니다. '이 많은 것을 언제 다 캘 수 있을까? 주변에 보이는 모든 산삼을 캐 가려 하던 서한은 마음을 바꾸었습니다. '욕심을 비웠기에 하늘이 나에게 산삼을 점지해 주신 것이다. 나에게는 더 이상 필요가 없지 않은가? 진정 산삼을 필요로 할 다음의 누군가를 위해서라도 남겨 놓아야 할 것이다.' 서한은 주변을 잘 정리 해 놓고 길을 떠났습니다. 행여나 욕심이 생기지 않도록 자신도 다시는 찾을 수 없게 주변을 위장해 놓았습니다. 망초가 세 뿌리나 들은 등짐을 생각하니 발걸음이 둥둥 떠서 날아가는 듯 했습니다. 이제 자운 선생을 만나 뵈면 자신이 20년간을 구해온 행복을 찾을 수 있을 것이었습니다. 자운 선생이 건네준 비단 주머니를 열어보고 싶은 생각이 그득했으나 먼저 만나 뵈는 것이 도리일 것 같았습니다. '부지런히 걷자……' 아직 오전이었지만 해가 지기 전에 마을에 당도하려면 빨리 걸어야 했습니다. 한참을 걷던 서한은 문득 멈추어 섰습니다. 저쪽에 올려다 보이는 낭떠러지의 바위 위에 사람의 모습이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위험할 텐데……' 낭떠러지 끝에 있는 사람의 그림자는 한참을 보고 있어도 움직임이 없었습니다. '이런 산중에 낭떠러지 끝에서 무엇을 하고 있길래? 궁금해진 서한은 그쪽으로 올라가 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한시진(한 시간)이 지나서야 뒷길로 해서 낭떠러지 위로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 서한이 도착할 때 까지도 그 사람은 자신의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있었습니다. '이보시오.' 부르려고 하던 서한은 말을 삼켰습니다. 반듯하게 앉아있는 뒷모습이 왠지 범상치 않았습니다. 서한은 앉아있는 사람의 옆 모습을 볼 수 있는 거리로 조용히 다가갔습니다. 눈을 감고 다리를 포개어 앉아 있는 모습이 수행을 하고 있는 중인 것 같았습니다. 편안히 이완된 얼굴 표정으로 보아 삼매에 빠진 듯 했습니다. 목까지 내려온 수염과 이마에 두른 하얀 천이 긴 머리와 어울려 도인의 풍모를 나타내고 있었습니다. 서한은 그에게서 예전에 자운 선생에게서 느꼈던 알 수 없는 기품이 풍겨 나오는 것을 느꼈습니다. 미동도 없이 앉아있는 모습에 왠지 모르게 존경심이 느껴졌습니다. 세상을 깨우친 사람에게서 나오는 달관의 느낌……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되었습니다. 더 있다간 자신이 방해가 될까 보아 조용히 물러나오려던 서한의 눈에 수행자의 얼굴과 소매에 드러난 팔이 깡말라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서한은 산중에서 먹을 것도 시원치 않을 텐데 그가 제대로 수행이나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문득 자신의 봇짐에 들어있는 산삼이 생각났습니다. '그렇지만 10여년 만에 찾은 것인데……' 서한은 고개를 흔들었습니다. '아냐, 욕심을 버려야 한다. 어차피 누군가는 먹게 될 산삼, 기왕이면 좀 더 가치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분이 드시면 좋지 않겠는가. 이분 역시 자운 선생님께서 내게 그랬듯이 방황하는 영혼들의 길잡이가 되어 주시지 않겠는가…… 나는 두 뿌리만 가지고 있어도 족하니.' 서한은 조심스럽게 굴피나무 껍질에 싸인 산삼 한 뿌리를 수행자의 옆에 놓고 돌아섰습니다. 고향을 향해 다시 출발하는 그의 발걸음이 더욱 가벼웠습니다. 참으로 가치 있는 일을 했다는 보람으로 뿌듯했습니다. 부지런히 재촉해서 몇 고개 넘자 저녁 무렵 마을에 도착 할 수 있었습니다. 10여년간 혼자서 살다가 사람들과 대화를 하려니 좀 어색했지만, 정말 오랜만에 따뜻한 방에서 편안하게 쉴 수가 있었습니다. 다음날 새벽, 심마니의 일이 끝났음에도 서한은 일찍 일어나 기도를 올렸습니다. 하늘에 감사를 드리는 습관은 꼭 심마니일 때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침을 먹고 출발해서 얼마 지나지 않아 이웃 마을에 도착했을 때였습니다. 마을 입구의 한 초가에서 울음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여러 명이 함께 우는 소리였습니다. '왜들 저렇게 울고 있을까? 궁금해진 서한은 담 위로 넘겨다 바라보았습니다. "어엉~ 아부지~" 마당에 피워놓은 불 옆에 이불에 덮인 한 남자가 누워있고 옆에는 아내인 듯한 여인과 아이 넷이 둘러싸고 울고 있었습니다. 그들이 남자의 팔 다리를 주무르고 있는 것으로 보아 환자인 것 같았습니다. "어떻게 된 것입니까? 서한은 옆에서 같이 보고 있던 노인에게 물었습니다. "아 글쎄, 저 사람이 밤 늦게까지 동네 논일을 돕고 오다가 발이 미끄러져 저수지에 빠졌다지 뭔가. 둑이 높아서 얼음물에서 나오지도 못하고 오늘 아침에야 발견이 되었어. 의원이 왔었는데 한기가 너무 많이 침범을 해서 손을 쓸 도리가 없다더군." 말을 듣자마자 서한은 자신의 등짐이 생각이 났습니다. 영약인 산삼이면 고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은 안 된다. 이미 여분의 산삼은 주고 오지 않았는가…… 세상에 아픈 사람이 천지인데 볼 때마다 줄 수는 없지 않은가…… 마음이 약해지기 전에 어서 떠나자.' 서한은 집을 지나쳐 걸어갔습니다. 빠른 걸음으로 길을 재촉하는 그의 귀에 아이들의 울음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아부지~이~" 천진 난만한 아이들의 눈이 떠올랐습니다. 서한의 마음이 갈등으로 뒤덮였습니다. '아버지가 없다면 저 아이들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내가 그랬던 것처럼 불행한 삶을 살게 될까…… 저 아이들의 미래는…… 이런 상황을 그냥 지나치고서도 내가 산삼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할 수 있을까…… 정녕 하늘에 부끄럽지 않을 수 있을까……' 죽어가는 사람을 외면하는 마음으로 더 이상 하늘에 진실한 기도를 올릴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았습니다. 서한은 결심을 하고 돌아섰습니다. "이 산삼을 먹여 보시지요." "네? 울고 있던 여인의 부운 눈이 커졌습니다. "오래 묵은 것이라 효과가 높을 것입니다." "어찌 이렇게 귀한 것을 저희에게…… 여인은 믿을 수 없다는 눈빛이었습니다. 서한은 너털 웃음을 지었습니다. "허허, 인연이라고나 할까요? 어서 먹이시지요. 생으로 잎까지 먹이시는 게 좋습니다." 금속성의 칼이 산삼에 닿으면 효험이 떨어지므로 서한이 가지고 있던 대나무 칼로 산삼을 이겨서 남자의 입에 넣었습니다. 잠시 후, 산삼을 삼킨 남자의 몸에 온기가 돌기 시작하더니 몸에 붉은 반점들이 나타났습니다. "이것은 삼꽃이라고 몸의 혈행(血行: 피의 흐름)이 좋아져서 나타나는 것입니다. 이제 안심하셔도 될 것입니다. 효험을 위해 앞으로 다섯 시진은 아무것도 먹이지 마시고 이틀간 목욕을 삼가세요." 아이들이 좋아서 어쩔 줄을 몰라 했습니다. 여인은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말했습니다. "정말 고맙구먼유~ 어떻게 은혜를 갚아야 할지" "제가 좋아서 한 일이니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 아이들이 잘 자라서 세상에 보탬이 될 재목이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습니다." "어르신은 하늘이 내려 주신 분이시구먼유~" "허허, 당치 않은 말씀을…… 저는 심마니에 불과할 뿐입니다." 길을 떠나는 서한의 마음 역시 기쁨이 가득했습니다. 걸으면서 계속 여인의 말이 머리 속에 맴돌았습니다. '하늘이 내려 주신 분이시구먼유~' '하늘이 내리신 사람이라니, 난 단지 하늘을 우러러 부끄럽지 않고자 할 따름인걸, 하늘이 내리신 사람이라는 것은 어떤 것일까……' 생각을 하며 걷던 서한은 문득 이젠 산삼이 한 뿌리 밖에 남지 않았음을 기억해 냈습니다. '이거 안되겠군. 남을 돕는 것도 좋지만 나도 20년 동안 찾아온 행복의 열쇠인데……' 하지만 또 곤경에 처한 사람을 만나면 그냥 지나칠 수가 없을 것 같았습니다. '차라리 사람을 만나지 말아야겠다.' 서한은 산길을 통해 가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어느새 눈이 내려 산길을 걷기에는 많이 불편했습니다. 서한은 낮에는 인가를 피해서 산으로 다니고, 밤에는 인근 마을의 주막에 들어가 잠을 청했습니다. 며칠 후, 새벽에 길을 떠난 서한은 해가 뜰 무렵 산기슭에 도착했습니다. '이 산맥만 넘으면 고향이구나.' 서한은 앞에 있는 커다란 산줄기를 바라보며 감상에 잠겼습니다. 20년간 찾아온 결실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어서 가자.' 서한은 부지런히 걸음을 재촉했습니다. 눈이 얼어 미끄러운 산길이라 신경이 많이 쓰였습니다. 산 중턱쯤 올라갔을 무렵이었습니다. 위쪽에서 사람 네 명이 내려오는 것이 보였습니다. 좀 험상궂은 인상의 거한들이었습니다. 서한은 불필요한 말을 하고 싶지 않아 고개를 숙이고 길옆으로 비켜서서 올라갔습니다. 내려오는 거한들은 자기들끼리 뭐라고 수군거리는 것 같았습니다. 옆을 지나칠 때, 그들이 갑자기 서한을 휙 둘러싸는 것이었습니다. 서한은 직감적으로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등짐에 있는 하나밖에 남지 않은 산삼이 생각났습니다. 앞을 막아선 턱수염의 사내가 말했습니다. "이보쇼 형씨, 우리가 먹고 살 일이 좀 막막해서 말인데, 좀 도와 주셔야 겠수다~" 서한의 머리 속에는 한가지 생각만이 맴돌았습니다. '이것 만은 절대 안 된다. 20년간의 내 모든 것이 걸려있는 것이다. 절대 안돼' "왜 대답이 없는 거요" 뒤의 사람이 서한의 등짐을 잡는 순간, 서한은 옆 사람을 벌컥 밀치고 뛰어갔습니다. "잡아랏! 서한은 뒤를 돌아볼 새도 없이 달렸습니다. 산적들이 금방이라도 뛰어와 자신이 뒷덜미를 낚아 챌 것만 같았습니다. 허억, 허억…… 심장이 튀어나올 것 같이 두근거렸습니다. 손으로 눈이 덮인 나뭇가지들을 움켜잡으며 경사 길을 기어올랐습니다. 손이 시려운 줄도 몰랐습니다. "저놈을 잡아~" 산적들의 소리가 점점 멀어지기 시작했습니다. 10년간을 산에서 단련해온 몸인지라 겨우 산적들의 추격을 떼어 놓을 수 있었습니다. 혹이라도 눈 위의 발자국을 보고 뒤따라 올까 두려워 서한은 부지런히 걸어서 골짜기 깊숙이 들어갔습니다. 다행이 눈이 내리기 시작하면서 발자국이 흐려지는 것이었습니다. 한참을 걷고 나서야 그는 비로소 나무에 기대어 숨을 몰아 쉬었습니다. '위험했었다. 내리는 눈 덕분에 산적을 피할 수 있었다. 살았다.' 따라오는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하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반 평생을 바쳐 찾아온 것이 한 순간에 날아갈 뻔 했지 않은가' "휴우" 이마에 흐르던 땀이 식자 출발할 준비를 하던 서한은 가슴이 또 한번 철렁했습니다. '헉, 길을 잃었다! 추격을 피해 이리 저리 깊은 곳으로 들어오느라 미처 지리를 보아 둘 여유가 없었던 것이었습니다. 내리는 눈에 발자국이 지워져서 왔던 길을 찾을 방도도 없었습니다. '눈 때문에 길을 잃다니' 서한은 문득 눈에 대한 고마움이 금새 서운함으로 바뀌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는 쓴웃음을 지었습니다. '참으로 간사한 것이 사람의 마음이구나. 내리는 눈은 하나인데 어찌 인간이 자신의 상황에 맞추어 둘로 보는가 모든 것이 하늘의 뜻이다, 그대로 받아들이자' 어서 사냥꾼의 움막이라도 찾아야 했습니다. 서한은 어림으로 방향을 잡아 걸었습니다. 바람이 불며 눈발이 더욱 세차졌습니다. 방금 온 길도 구분할 수 없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등짐에 있는 여분의 솜옷을 꺼내 둘렀으나 별 도움이 되질 않았습니다. '어떻게든 살아야 한다. 살아야 해…' 서한은 부지런히 걸음을 옮겼습니다. 하지만 밤을 새워 걸어도 휘몰아치는 눈보라 속에서 도무지 인가가 나타날 기미는 보이질 않았습니다. '잠이 들면 죽는다. 쉬면 안 된다.' 그는 끊임없이 자신을 재촉하며 길을 걸었습니다. 이틀이 되도록 아무것도 먹지 못한 채 눈길을 헤매었습니다. 서한은 기진맥진한 상태가 되어 생각했습니다. '산삼을 먹을까? 아냐, 조금만 견디면 인가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몰라. 이것만은…이걸 먹으면 20년간의 노력이 허사가 되어버려, 조금만 견디자,' 부러진 나뭇가지를 지팡이 삼아 비틀거리며 한걸음, 한걸음 옮겼습니다. 날이 이미 어두워지고 있었습니다. 서한의 몸은 점점 굳어 오기 시작했습니다. 팔다리가 말을 안 들었습니다. 지팡이를 잡고 있는 손의 느낌이 없었습니다. '더 이상은 발이 떨어지질 않는다. 살려면…… 먹어야 해…… 살려면……' 서한은 굳어진 손을 덜덜 떨면서 등짐을 풀려 했습니다. '흐윽…… 손가락이…… 말을 듣지 않아……' 손가락이 얼어서 움직이질 않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는 동안에도 서한의 머리에, 어깨에 눈은 쌓여갔습니다. 털썩. 자리에 쓰러져 버린 서한은 더 이상 움직일 기력이 없었습니다. '졸립구나.' 모든 것이 희미해져 갔습니다. 뿌옇게 흐려진 눈앞에 뭔가가 오락가락 하는 것 같았습니다. 꺼져가는 의식 중에 자신의 몸을 덮는 포근한 무엇인가가 느껴졌습니다. "아저씨, 아저씨" 누군가 자신을 흔들어 깨우고 있었습니다. 무거운 눈을 가늘게 뜨니 자신을 부르고 있는 한 청년이 보였습니다. "이런 곳에서 주무시면 어떻게 해요! 살아계신 게 다행이네. 술이라도 드셨나? 서한은 겨우 입을 열고 말했습니다. "이틀간 길을 잃고 아무것도 먹지 못했네." "아니, 마을을 눈 앞에 두고 못 찾으셨단 말이예요? 서한은 고개를 돌려 청년이 가리키는 쪽을 보았습니다. 저쪽에 조그맣게 마을이 보였습니다. '여긴, 내가 쓰러졌던 곳이 아닌데……' "이 발자국을 보세요. 어제 사냥꾼이 저쪽 산 근방에서 호랑이를 보았다는데. 운도 참 좋으세요, 이 눈보라에 주무시고도 살아남질 않나." 청년의 부축을 받아 몸을 일으켜서 보니 주변에 커다란 짐승의 발자국이 흩어져 있었습니다. 묘하게도 서한의 주위의 눈은 녹아있었습니다. 서한은 의식을 잃기 전 보았던 형체가 무엇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갑자기 예전에 어딘가에서 들었던 문구가 머리 속에 떠올랐습니다. '하늘이 귀하게 여기는 자는 금수들도 보호를 한다' '산군(山君: 호랑이)께서 나를 하늘의 도우심이다.' 서한은 송구스러움에 그저 깊이 감사를 드릴 따름이었습니다. "이틀이나 굶으셨다면 무척 시장하실 텐데…… 제가 가진 감자라도 드릴까요? 서한은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너무나 배가 고파 느낌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청년이 굵은 감자를 건네주었습니다. 방금 삶아 온 듯 따스했습니다. 서한은 감자를 베어 물었습니다. 구수한 향기가 코끝에 스며들었습니다. '맛있다. 너무 맛있다.' 서한은 허겁지겁 감자를 먹기 시작했습니다. "목에 걸려요, 천천히 드세요." 청년이 걱정스럽게 말했습니다. '이렇게 맛이 있을 수가……' "앗! 정신 없이 먹던 서한은 갑자기 탄성과 함께 움직임을 멈추었습니다. 머리 속에 뭔가가 번쩍했습니다. 잠시 넋이 나간 듯 앉아있던 서한의 뺨 위로 눈물이 흘렀습니다. "이제야 알았다." 그는 혼잣말로 중얼거렸습니다. "내가 20년 동안 찾아왔던 것" 입가에는 미소가 흘러나왔습니다. 허허. 행복이 감자 한 알에 있었다니 환자에게 귀한 것은 산삼이요, 주린 자에게 귀한 것은 감자 한 알이니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이 어찌 물(物)에 있단 말인가 그것을 베푸는 마음 한 조각에 있는 것을 나를 산적으로부터 살린 것도 눈이요, 추위 속에 죽게 할 뻔한 것도 눈이니, 좋고 나쁨이 어찌 사물에 있겠는가 마음 한 조각에서 나오는 것을 자운 선생의 비단 주머니에 무엇이 들어있었는지 서한은 열어보지 않아도 알 수가 있었습니다. 다음날, 청년의 집에서 기력을 회복한 서한은 떠날 차비를 했습니다. 그는 등짐에서 마지막 산삼 한 뿌리를 꺼내어 청년에게 건넸습니다. "이게 뭐예요? 눈이 휘둥그래진 청년이 물었습니다. "이걸 아버님이 드시면 지병이 나아질걸세. 겨울에 약초를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닌데 마침 내가 갖고 있어 다행이야." "아니, 이렇게 귀한걸…… "나는 자네에게 더 귀한 것을 받았는 걸"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청년에게 인사를 하고 서한은 고향을 향했습니다. 가는 길에 비단 주머니를 벼랑에서 던져 버렸습니다. 이젠 더 바랄 것도, 궁금한 것도 없었습니다. '내가 받은 한 알의 감자를 세상에 나누어 주리라.' 고향에 돌아온 서한은 자신의 재산을 정리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도우며 살았습니다. 그는 마을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으며 검소하게 여생을 보냈습니다. 세월은 흐르고 흘러 백발이 성성해진 서한은 어느 날 저녁, 오랫동안 자신을 따른 하인을 불렀습니다. "내가 죽거든 이 집은 네가 갖고 남은 논밭은 그 동안 수고해준 소작인들에게 주어라." 다음날 아침, 서한은 더 이상 눈을 뜨지 않았습니다. 참으로 평화로운 얼굴이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모두 모여 서한의 임종을 슬퍼하였습니다. 한편, 몸을 벗은 서한의 영혼은 높이높이 떠오르고 있었습니다. '어디까지 떠오르는 것일까? 그다지 두렵지는 않고 덤덤했습니다. '모든 것이 하늘의 뜻대로 되리라. 한참을 올라가자 구름 위에 있는 커다란 기와집이 나타났습니다. 문 앞에 검은 옷을 입은 사람이 그를 맞아 주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이 곳에서는 자신 이외의 어떤 것도 신경을 쓸 필요가 없습니다.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얻을 수 있습니다. 당신은 영원한 평화를 누리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서한은 왠지 이곳이 내키질 않았습니다. 그는 고개를 저었습니다. "이곳은 제가 있을 곳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러자 몸이 다시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한참을 떠오르자 아까보다 더욱 큰 기와집이 나타났습니다. 으리으리한 저택이었습니다. 문 앞에는 백색 옷을 입은 사람이 그를 맞아 주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이 곳에서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따뜻한 정을 나누며 영원토록 즐겁게 사실 수 있습니다." 서한은 이곳 역시 내키질 않았습니다. "죄송합니다만, 여기도 제가 있어야 할 곳은 아닌 것 같군요." 그의 몸이 두둥실 떠올랐습니다. 점점 빠른 속도로 올라가기 시작하면서 또다시 나타나는 것은 거대한 궁전이었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치솟은 웅장한 건물이었습니다. 자신을 맞으러 걸어오는 사람은 몸에서 환한 빛을 내고 있었습니다. "여기까지 오느라 고생 많았네. 이곳이 자네가 있어야 할 곳이지." 서한은 공손히 인사를 드렸습니다. "어떻게 해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는지 알고 있는가? 미색의 후광이 아름답게 빛나는 사람이 물었습니다. "잘은 모르겠습니다만, 하늘의 뜻을 따르려 노력한 때문이 아니었는지요? "자네가 속(俗)에서 세가지를 실천하고, 두 가지 큰 공덕을 베풀었으며 한가지 진실한 깨달음을 얻었기 때문이지." "… …? "자네는 온갖 정성을 다해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을 구하고자 했으며 흔들리지 않는 믿음으로 하늘을 섬겼고, 가슴에서 우러나는 사랑을 세상에 베풀기 위해 노력했네. 이 세가지를 겸손으로 실천했네. 도인에게 보시를 하여 세상에 진리를 펴는 일을 간접적으로 도운 것이 첫 번째 큰 공덕이며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어 그들의 가능성을 일깨운 것이 두 번째 큰 공덕일세. 그리고, 모든 것이 자신의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한가지의 깨달음으로 이곳에 올 수가 있었던 거지. 이곳에서 자네는 세상을 비추며 만물에 희망을 주는 일을 하게 될 걸세." 어느새 서한의 몸에서도 환한 빛이 흘러나오고 있었습니다. 어스름해질 무렵, 산기슭에서 뛰노는 아이들이 있었습니다. "덕남아, 이것 봐! 한 소년이 벼랑 아래서 비단 주머니를 발견했습니다. "와, 비단 주머니야. 귀한 게 들어있겠다, 빨리 열어봐, 복동아! 덕남이가 재촉을 했습니다. 두 소년은 눈을 반짝이며 비단 주머니를 열었습니다. 주머니 안에서 한 장의 종이가 나왔습니다. "이게 뭐야? 네가 읽어봐, 넌 서당에 다니잖아" 복동이는 더듬더듬 읽었습니다. "조(造)… 심(心)… 유(唯)… 체(切)… 일(一)… ? "무슨 뜻이야? "모르겠는걸" 복남이가 뒤통수를 긁으며 말했습니다. "아무튼 비단 주머니에 들어있는걸 봐서 귀한 글 일꺼야. 잘 간수하자." "그래, 더 어두워지기 전에 그만 들어가자" 소년들은 즐겁게 어깨동무를 하며 집으로 걸어갔습니다. 밤 하늘에는 새로운 별 하나가 반짝거리며 빛을 뿌리고 있었습니다.
7    황진이, 선악과를 말하다. 댓글:  조회:1946  추천:0  2013-07-15
황진이, 선악과를 말하다 중에서 From Hwang Jinee, talk about Good and Evil.   깊은 집중 속에서 명상을 하다 보면 무엇보다 먼저 자신에 대한 정보를 알게 되지요. 그런데 저의 부름에 응해주었다는 사람이 황진이라는 것을 어떻게 믿느냐 구요? 말씀의 내용으로 믿어야죠. 믿기 싫으시면 말구요. You will get your own information above all if you meditate in the state of deep concentration. But, how can I believe it was Hwang Jinee who answered my call? You have to believe according to the contents of the message. You don’t have to if you don’t want to believe it. 그분의 용모에 대해서는 말씀드리지 않으려고 합니다. 완벽한 미모이지만 요즘 개념의 미인은 아니시거든요. 여러분의 상상의 자유를 뺏고 싶지 않아서 말이죠. I don’t want to tell you about her appearance. Although she is perfect beauty itself, it is not a modern concept of beauty. I don’t want to take your freedom of imagined picture. 다음이 황 선배가 저에게 텔레파시로 전해 주신 내용이랍니다. 텔레파시가 무엇이냐고요? 음 그건요. 물론 한국말은 아니 구요. The following are the contents that Senior Hwang has told me by telepathy. What is the telepathy? It is not a Korean language, of course. 모든 물체에는 파장이라는 것이 있어요. 기운의 움직임을 파장이라고 하는데요. 예를 들어서 전기를 에너지, 즉 기운 그 자체라고 한다면 기운의 움직임인 전파 같은 것은 파장이라고 하죠. All objects have things called waves. The movement of energy is called waves. For example, when we say electricity the power itself, is energy, then the movement of energy like the electrical wave is called wave. 그래서 우주에 있는 모든 물체는 파장을 통해 서로 의사를 소통합니다. 심지어는 동식물이거나 돌아가신 분들하고도 파장을 통해 서로 의사를 교환할 수 있답니다. 저는 이론적인 부분에 약하므로 이렇게 밖에 설명드릴 수는 없지만 실전에는 강하거든요. 바로 실전으로 들어가 보죠. Therefore, all the objects in the Universe communicate with each other through waves. What’s more, you can exchange ideas with animals, plants, even with the people who passed away through waves. I am poor at theoretical parts so I can only explain it to you like this, but I am strong at physical work. Let’s get into physical work. “남자들은 어떤 사람들인지요? 남자들을 대할 때 어떤 마음가짐이었는지요?” 라는 질문에 대해 황진이 선배께서는 다음과 같이 대답해 주셨죠. 믿거나 말거나 는 어디까지나 여러분의 자유이지요. “What kind of people are men? How did you prepare your mindset when you faced them?” Senior Hwang-jinee replied as follow when I questioned her. It is up to you to believe it or not, though. 남자들이란 곧 양으로서 여성의 음에 대합니다. 남자는 여성과 대비하여 논할 수 있으되 홀로 논할 수 있는 부분은 극히 제한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남자들은 밝고 활발하며 동적이고 강하게 보입니다. 반면 여성들은 음의 성격을 지녀 정적이고 약하게 보입니다. Men are Yang (male energy) and it is opposed to be Eum (female energy) of women. Men can be discussed in comparison with women, it can be extremely restricted to be discussed by themselves alone. Men may look bright, active, dynamic and strong. On the other hand, women have nature of Eum (female energy) and may look passive and weak. 남자들은 깊이 들어가 보면 일반적인 기준과는 반대인 경우도 있습니다. 밝은 듯 하나 어둡고, 활발한 듯 하나 의기소침하며, 동적인 듯 하나 정적이기도 하며, 강한 듯 하나 약하기도 한 것이 바로 남자이므로 외적인 것과 내적인 것을 잘 알아서 대하여야 합니다. 남자라고 다 남자가 아니며 여자라고 다 여자가 아닌 까닭입니다. If you go deeply, there is case against to the general basis for men. Men are obscure even though they may look bright, they can be dispirited even they look dynamic, quite even they look active and weak even they look strong. You need to face them after knowing well their external and internal. It is because not all men are men and not all women are women. 이러한 남자를 대하는 방법은 오직 ‘진심(眞心)’ 하나로 족한 것입니다. 이들이 어떠한 사람인가를 확인하여 개개인의 성향을 분석하여 대한다는 것은 상당히 피곤한 일이며 방법상의 오류를 범할 수밖에 없도록 됩니다. 허나 오직 진심으로 대한다면 상대방의 진심이 우러나오게 되어 있어 오류가 적어집니다. The way to treat these men is just enough with a ‘sincere mind.’ It is quite tiring work to treat them after confirmed what kind of people they are and analyze the propensity of the individual and it only leads to an error in the methods. But if you treat them with your ‘sincere mind’, they will respond you back with their ‘sincere mind’, therefore you make fewer errors. 남자이기 이전에 인간이며 인간은 그 자체가 소우주인데 어찌 천변만화(千變萬化)가 그 안에 없겠습니까? 상상할 수 없을 만큼의 별의별 것들이 그 안에 내재되어 있어 전혀 생각지 못했던 답이 나오기도 하는 것이 바로 남자인 것입니다. They are humans before men and human are part of a small universe itself, how wouldn’t there innumerable changes in them? The numerous kinds of things which no one can imagine would inherent in them, thus the answer, which you never thought about, will come out from them. They are the men. 따라서 여성은 항상 어머니의 마음으로 남성을 품어야 하며 그러한 속에서 아들 같으면서도 연인 같기도 하고 아버지 같기도 한 느낌이 살아나오게 하여야 하는 것입니다. 남자를 상대할 경우 반드시 유념해야 할 부분은 역할에 있어 절대로 남성이 여성보다 위가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Therefore, women always have to hold the men with the mind of a mother, feeling like their son, lover or father should come alive in doing so. There is one thing you have to bear in your mind when you deal with men, men are never able to become higher than women in their role. 천지는 하늘과 땅이 동시에 존재하였으되 발아의 과정은 모두 땅이 담당하였음을 생각해 본다면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생명의 씨앗은 하늘이 주되 그것을 살려내는 것은 여성의 역할이었던 것입니다. 따라서 여성의 기본은 모성이며 모성을 기본으로 하는 한 어떠한 인간관계에서도 실패할 일이 없는 것입니다. Even though Heaven and Earth exist at the same time in the Universe, you will understand if you think about the Earth (land) taking charge of all processes of the germination. The seed of life is given by Heaven, but it was the role of women to save it. Therefore, the basis of women is the motherhood, you will never fail any personal relations so as long as you have motherhood as a basis. 사랑이란 근본적으로 모성이며 여성만이 온전히 할 수 있는 것 중의 하나입니다. 남성은 아무리 잘난 체 해도 역시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는 것이며, 따라서 저는 많은 남자들을 겪어보면서 남자에게 실망하지 않으려면 항상 어떠한 남성이든지 모성으로 감싸야 한다는 것을 터득함으로써 한 번의 사랑을 겪을 때마다 실연의 아픔을 승화시키고 하늘의 뜻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던 것입니다. Love is fundamentally motherhood and it is one of things that can be done by women only. No matter how men act like they are superior, they have some unmanageable parts, therefore I’ve mastered to hold any kind of men with motherhood always through my experience with many men if I don’t have to be disappointed by men. Thus, every time I experienced a love, I’ve sublimated the pain of broken heart, and I could have gone one step closer to the providence of Heaven. 저라고 해서 일반적인 여성들이 하는 사랑을 하지 않았던 것도 아니며, 그 사랑에서 무엇을 원하고 버려야 하는지를 극에서 극으로 알았던 사람입니다. 상상할 수 없는 정도의 수많은 남성들과 사랑을 나누고 가슴을 앓아야 했던 과정을 모친의 마음을 가지지 않았더라면 겪어 넘길 수 없었을 것입니다. It is not that I haven’t done the love what the average women do, and I am a person to know what to want and what to discard in a love from the extreme to the extreme. The process that I’ve shared the love with unimaginable numbers of men and suffered the heartache, I wouldn’t get over it if I didn’t have a mind of a mother. 그 많은 사람들과의 사랑을 전부 아들을 여러 명 둔 것 같은 기분으로 받아들였으므로 진실한 사랑을 하면서도 아픔을 나름대로 온전히 승화시킬 수 있었던 것입니다. 사랑했다고 해서 그들과 모두 연인관계를 원하였다면 견딜 수 없었을 것입니다. 인간의 감정이란 그러한 것입니다. Because I accepted all the love with many people with the feeling that I have many sons, I had been able to sublimate the pain fully in my accord while loving them sincerely. I could not be bearing myself if I wanted to keep all those men as lover’s relations because I love them so. The emotion of human being is like that. 어머니의 마음은 그들이 다른 여성과 사랑을 할 수 있도록 다독여주고 바라보는 즐거움 까지도 저의 것이 될 수 있는 방법이었던 것입니다. 여성이므로 그것이 가능했던 것이지요. A mind of a mother was to encourage them, so they can love with the other woman and it is a way to make mine even the happiness to look at them. It had been possible because I am a woman. 남성들은 그것이 안 됩니다. 가까이 하지 않으면 멀어져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요. 양자택일의 관계가 남성들의 관계라면 저는 아들을 여럿 둔 어머니의 마음을 가지고 대하였으므로 모두를 다 품에 안을 수 있었고, 그러한 저의 마음을 잘 알고 있었으므로 모든 남성들이 저를 더욱 가까이 하고자 하였으면서도 가슴에 아픔이 적을 수 있었지요. It is not possible with men. The most cases are whether they stay closer or withdraw. If ‘choose between two’ is men’s relationship, I treated them with a mind of a mother who had several sons so I could embrace all of them. All the men wanted to have me more near them and their pain in their heart can be smaller because they knew such mind of mine. 하지만 저라고 해서 여성으로 기대로 싶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요. 사랑을 할 때는 기대로 싶고, 안기고 싶고, 원하고 싶지요. 그것이 또한 사랑이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결국 완전한 사랑은 어머니의 사랑이지요. 그것이 곧 모든 것에 생명을 부여할 수 있는 우주이니까요. However, it is not that I didn’t want to lean onto them as a woman. When you are in love, you want to lean, want to embrace and to be wanted. That is also the love. However, perfect love is a love of a mother at last. That is the Universe which gives a life to all things. 황진이, 선악과를 말하다 중에서 From the book Hwang Jinee, talk about Good and Evil. 
6    부족한 기운을 채워가는 것이 인생(목, 화, 토, 금, 수) 댓글:  조회:4731  추천:1  2013-07-12
부족한 기운을 채워가는 것이 인생(목, 화,토, 금, 수) 사람은 근본적으로 오행(목, 화, 토, 금,수)의 다섯 가지 기운을 가지고 태어납니다.  사람마다 가진 기운이 다르고 그 기운들이 불균형하게 나타나므로 그 사람의 특징이 나타나도록 되어있습니다.  용신(用神)은 오행 중 불균형이 있는 부분을  해결해 주는 기운입니다. 예를 들어, 목의 기운이 부족한 사람은  싫증을 잘내서 무엇인가 하다가 대충 끝냅니다.  목의 기운은 학문적이고 온화하고 예술적인 기운으로 이 부분이 부족하다고 생각되면 학문이나 글, 예술 쪽으로 계발하여 목의 기운을 보충하는 일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출생 시 자신이 지닌 기운을 분석하여  부족한 기운은 채우고 남는 기운은 내보내서 균형과 조화를 이루어 가는 것 그것이 인생입니다.   용신이 화(火)인 분들은 열정을 부추겨야 합니다.  화 기운의 가장 큰 특징은 예술적입니다.  생각이 날아다니는 사람들, 예술가나 종교에 열광하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이 화 기운이 많습니다.  화 기운이 부족하면 돌다리를 지나치게 두드리며 건너가고,  책임감으로 일을 할 뿐 열정이 부족합니다.  이럴 때에는 신바람 나는 일을 찾아서 해야 합니다. 취미도 가만히 앉아서 바둑을 두기보다는 사물놀이패에 들어가 북을 치거나, 무술을 배우는 등 몸을 움직이는 일을 해야 합니다.  토(土)의 기운은 이어주는 기운입니다.  용신이 토인 사람은 자신이 직접 뭔가를 안 해도 되는 사람입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어주고, 다리를 놓아주고 연결해주는 역할에 잘 맞습니다. 금(金)의 기운이 부족한 사람은 과단성이 없어서 순간순간 판단하고 결정하는 것을 못합니다.  기회를 낚아채고 잡는 것도 기운입니다.  미적거리다가 놓친다는 건 기운이 부족해서 입니다.  금기운이 부족하면 큰돈과도 인연이 없습니다.  돈을 관리할 기운이 있어야 돈도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금기운이 부족한 사람은 금기운이 많은 전자, 엔지니어, 군인, 경찰, 관리직 쪽의 일이  적합하며 잘할 수 있습니다.  수(水)기운이 부족한 사람들의 특징은 두려움, 공포심, 불안증이 있습니다.  용신이 수인 사람은 몸을 움직이는 일보다는 기획하고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직업이 적합합니다.  일을 할 때에도 혼자 모든 걸 다하느라 애쓸 필요없이  인력을 잘 쓰고 다루는 일을 잘하면 됩니다.  다시  부족한 기운은 채우고 남는 기운은 내보내서 균형과 조화를 이루어 가는 것, 그것이 인생입니다.   
5    순화시대(純化時代) 댓글:  조회:3487  추천:0  2013-07-10
순화시대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 “입관합니다. 곡하세요.”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작위적이던 곡소리는 신음소리가 섞이더니 점차 통곡이 되어가고 있었다. “아부지 이래 가믄 어뜨캅니꺼.” 살아생전 유난히도 할아버지와 많이 싸우시던 큰 고모는 장례 내내 눈물을 훔치신다. 고성을 주고받던 모습에만 익숙하던 나에게는 사뭇 낯선 모습이다. 할아버지와 큰 고모의 싸움주제는 주로 술이었다. 돌아가시기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자신의 병이 술 때문이 아님을 굳게 믿으시던 할아버지와 그런 고집을 지독히도 보기 싫어하던 큰고모셨다. 어찌 보면 그 고집마저 닮아있었지만 말이다. 부녀간에 어찌 애뜻한 정일랑 없었겠느냐만은 한 번도 다정한 모습을 뵌 적이 없었기에 상상이 가질 않는다. 전형적인 경상도 집안이고 표현에 서툰 옛날 사람이라손 치더라도 좀 너무 했던 것 같다. 하지만 마지막 가는 길 인사에는 속마음이 나오나 보다. 가슴 속 깊이깊이 묻어두었던 사랑은 조금씩 그 얼굴을 비치더니 이제는 수십 년 쌓아 둔 마음을 한꺼번에 토해낸다. 그 동안 상처받아 서운했던 마음들은 어느 새 녹아 오장육부를 적시고 눈물로 화(化)했으니 그 눈물은 피보다 진한 것이리라. 눈물과 함께 비로소 감사함은 터져 나온다. “아부지 제가 잘못했습니더.” 마음속에 품어왔던 원망은 어느 새 사라지고 감사함만이 자리 잡았다. 사람들은 때때로 깨닫는다. 그리고 때때로 그 깨달음이 너무 늦었음을 깨닫는다.   장례식장에 사촌여동생이 왔다. 근 2년만이다. 하나뿐인 친 사촌동생인데 말이다. 오랜만에 보는 친척들이지만 왠지 불편한 눈치다. 괜스레 옆에 가 따스하게 쳐다봐준다. 괜찮다고 눈으로 얘기하면서 말이다. 작은 아버지와 숙모는 따로 산지 꽤나 오래 되셨다. 아니,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결혼한 것도 아닌, 이혼한 것도 아닌 상태라 해야겠다. 가정불화에다가 능력부족, 돈 문제까지 겹쳐있다. 게다가 돈 문제가 친척들과 얽혀져 있고, 이미 신뢰를 잃어 이래저래 좋은 소리를 못 듣는다. 그러다 보니 이 어린 녀석에게까지 불똥이 튀게 되어 그리 따스한 대접은 못 받는 듯 하다. “많이 힘들지?” 따뜻한 말 한마디에 한참이나 웅크리고 있다. 눈물을 멈출 수가 없나 보다. “사람들에겐 누구에게나 상처가 있어. 그 상처의 크기만이 다를 뿐이지. 어떤 사람이 되느냐는 상처를 어떻게 승화시키냐에 달려있어. 그건 더 나은 네가 되는 원동력이야.” 너무 어려운 얘기를 했나 싶었더니 알아들었는지 고개를 끄덕인다. 녀석은 어린나이에 이미 부모를 책임지려 하고 있었다. 자신이 책임지지 못하면 부모 스스로는 일어서지 못할 거라 생각했나 보다. 자신은 너무나 쉬운 듯, 당연한 듯, 어른이 된 듯 행동하고 있었지만 그 눈은 말해주고 있었다. 자신은 아직 아이라고, 아직 어리다고, 아직은 어리광을 더 부리고 싶다고. “가끔 전화해.” 전화번호를 건네주며 눈을 바라본다. 억지 어른이었던 녀셕은 비로소 아이가 되어있다. 세상이 밉고 사람이 미워 어른이 되어야 겠다 결심했던 그 아이는 다시 사랑받고 싶고 이쁨받고 싶은 20살 여자아이로 돌아가 있다. 사람들은 때때로 변해간다. 따스한 말 한마디에.   할머니는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음에도 장례식장에 가보려 하지 않으신다. 생전에 정이 별로 없음이기도 하거니와 치매를 앓고 계셔서 경황이 없으시기도 하다. 할머니는 치매를 앓으시더니 애기처럼 되어 가신다. “애미야 이리 와 봐라.” 할머니는 거의 매분마다 가족들을 부르신다. 가보면 주로 손을 잡아 달라거나 일으켜 세워달라거나 하는 것들을 부탁하신다. 별로 부탁하실 것이 없어도 부르신다. 불안하시고 외로우신가 보다. 어머니는 처음 시집 왔을 때 할머니가 그렇게도 무서우셨단다. 호되게 야단을 치셨다고 한다. 다른 식구들에게는 너그럽게 대하시다가도 며느리인 자신에게만 그리 호되게 대하실때마다 참 많은 상처가 가슴속에 점점이 박혀 홧병이 되었단다. 그러고도 20년간 따스한 눈길을 못 느끼셨단다. 너무나 사랑하던 아들을 며느리에게 빼앗긴 상실감을 어찌할 수가 없으셨나 보다. 그렇게 밉던 시어머니가 이제는 애기처럼 되어서 자신을 부를 때마다 어머니의 느낌도 남다를 것 같다. 가끔씩 어머니는 할머니께 이렇게 묻는다. “어무이, 그때 나 혼냈는 거 기억나는교?” 할머니는 갑자기 어색하게 무표정해져서는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다. 울 수도 없고, 웃을 수도 없는 상황 속에서 어머니는 가슴 속 얽힌 실타래를 하나씩 하나씩 풀어간다. “다 내 업보다. 업보를 닦을 수 있는 기회니까 고마운 일 아니겠나.” 어찌 고맙기만 할텐가. 가슴을 치고 통곡한 세월이 어디 하루 이틀이겠는가. 원망하고 원망하다 가슴이 문드러져 이제는 그만하자 포기하자 했던 수 많은 세월이 뇌리를 스쳐가실 게다. 하지만 더 기억해 무엇하리. 모두 다 내 탓이다. 모두 다 내 업보다. 내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는지 모르지만 원인없는 결과가 있을손가. 모두 다 내 탓이다. 어머니는 그 동안 쌓인 울화를 삼키고 녹이고 울어내고 또 다시 삼키어 그 속에서 사랑을 증류해 내신다. 할머니의 마음도 사랑이었음을. 모두 다 사랑임을 알아내신다. 또 다시 할머니는 어머니를 부르신다. “애미야 내 손 좀 잡아도고” “어무이, 왜 진작 안 그러셨습니꺼.” 어머니는 따스한 눈길로 할머니를 바라본다. 할머니의 눈빛도 더 없이 자애롭다. 사람들은 때때로 깨닫는다. 모두 다 사랑임을.   사람들은 모두들 자신만의 상처를 가지고 있지만 저마다 대처하는 방법은 다르다. 많은 이들은 마음의 상처만큼이나 다른 이들을 미워하고 자신을 미워하지만, 어떤 이들은 마음에 생긴 상처를 통해 세상을 바라본다. 그 ‘상처’ 라는 마음의 창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그것은 사랑이 되고 감사가 되어 세상을 뒤덮는다. 그것이 세상을 덮는 힘은 상상이상으로 대단해서 주변의 몇 명을 덮는가 싶더니 어느 새 도시를 덮고 나라를 덮으며 천하를 덮는다. 그리고 그 힘은 돌고 돌아 나에게로 오니 어느새 세상은 순화(純化)되어간다. 오호라! 나는 이미 순화시대(純化時代)에 살고 있지 않은가!  
4    하느님의 다양한 모습 댓글:  조회:1186  추천:0  2013-07-08
하느님의 다양한 모습 Various forms of God 톨스토이의 작품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습니다. [하나님께 그 모습을 한번만 보여 달라고 매일 기도 드린 사내가 있었습니다. 모습을 보여주셔야만 더 잘 믿을 수 있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하느님은 오늘 네게 내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하셨지요. 너무 기쁜 사내는 정성 들여 준비를 끝내고 하루 종일 기다렸으나 하느님은 좀처럼 나타나주지 않으셨습니다. In one of his works, Tolstoy wrote as follows; [There was a man who prayed everyday to ask God to appear before him once. He said that he would believe in Him better if only he saw Him. One day, God told him that He would show him His form. The man was so happy that he devoted himself to getting ready to meet Him and waited for Him to appear all day long. But He seldom showed Himself. 눈 빠지게 하느님을 기다리는 동안 한 명의 거지가 동냥을 구걸했으나 쫓아 보냈고, 한 명의 소녀가 성냥을 팔아달라고 문을 두드렸으나 거절했고, 한 명의 술주정뱅이가 집 앞 벤치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누워있기에 오늘 귀한 손님이 오시니까 제발 꺼져달라면서 호통을 쳐 쫓아버린 일이 있었지요. While he was waiting eagerly for God, a beggar begged him for bread. He drove him away. A girl knocked on his door to sell some matches but he refused to buy them. A drunkard lay on a bench in front of the house shouting out and he yelled him away asking him to get away because a very important guest would come. 밤이 되어도 나타나주지 않으시는 하느님을 원망하며 사내는 울부짖었습니다. 왜 제게 거짓말을 하셨느냐고요. The man cried out, reproaching God for not appearing even at night. Why did You lie to me? 하느님은 대답하셨습니다. 아들아! 왜 나를 원망하느냐? 나는 오늘 네게 세 번이나 임했으나 네가 나를 알아보지 못하고 박정하게 쫓아내었다. 나는 몹시 슬프구나!] God answered. My son! Why do you reproach me? Today I showed Myself before you three times but you did not recognize me and drove Me away cold heartedly. I am very sad!] 조물주님에 대해 설명할 때면 저는 이 이야기를 많이 인용합니다. 무엇보다도 그 표현이 참 좋기 때문입니다. 조물주님은 반드시 귀하고 그럴 듯한 모습만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평범한 사람의 모습으로도 나타날 수 있고, 나이 어린 사람의 모습으로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I often quote this story when I talk about the Creator. For the description is wonderful above all. The Creator is not necessarily in a noble and good form. He may show Himself in the form of a common person or in the form of a young person. 인간의 가장 귀한 보물은? The most precious treasure of human beings? 이 씨앗을 신성이라고 합니다. 인간에게 부여된, 조물주님처럼 완벽해질 수 있는 자질이지요. This seed is called divinity. It is a natural disposition which is given to human beings and can make them as perfect as the Creator. 이런 얘기가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가장 귀한 보물을 주려고 하셨답니다. 원래는 그냥 주려고 하셨는데 보니까 인간들이 너무 말썽을 일으키고 괘씸하더래 요. There is a story. God wanted to give the most precious treasure to human beings. At first, He intended to give it as it was, but He found that human beings had made too many troubles and He held them culpable. 그래서 그 보물을 어딘가 찾을 수 없는 곳에 숨겨 놓으셨는데 바로 인간의 마음속이었습니다. 사람들은 마음을 들여다보지 않기 때문에 이건 절대로 찾을 수 없을 것이다. 마음을 들여다보는 사람만 찾아라, 하고 그 귀한 보물을 마음속에 숨겨놓으셨답니다. 그 보물이 곧 신성입니다. Therefore, He hid the treasure at some place which humans cannot find, that is, inside the human mind. He hid the precious treasure in the mind thinking that since people do not look into their mind, they cannot find it at all and that only those who look into their mind will find it. The treasure is the very divinity. 어떤 대단한 신도, 조물주님조차도 인간의 마음을 좌지우지할 수는 없는 것은 각자의 내부에 잠재되어 있은 신성 때문입니다. 조물주님이 인간을 마음대로 하시지 못합니다. 부모가 자기 아이들을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 것과 같습니다. 인간은 다 의사가 있습니다. 어린 아이조차도 자기 의사가 있습니다. 이렇게 저렇게 하기를 바랄 수는 있지만 남을 조정할 수는 없습니다. The reason why even any great Gods or the Creator cannot control the human mind in any way is because of the divinity which lies latent inside each being. The Creator cannot control human beings at His will. It is like parents cannot control their children as the way they want. Each human being has one’s own will. Even a young child has his own will. You may hope others to do this or that, however you cannot control them. 인간은 자기 마음에 있는 신성이 밝혀져야만 조물주님의 뜻을 따르게 됩니다. 신성을 밝히기 전에는 조물주님이 와도, 수백 명의 신들이 와도 안 되는 것입니다. 신성이 변화되어 스스로 알아서 하기 전에는 삼천포로 빠지는 인간을 어쩌지 못합니다. 바라볼 뿐이지요. 저 또한 “이렇게 신성을 밝혀라”하고 방법을 알려드릴 뿐입니다. Human beings can follow the intention of the Creator only when their divinity is revealed. Unless their divinity is revealed, even though the Creator comes or hundreds of Gods come, they cannot help. They cannot do anything to the human beings who choose to go astray unless their divinity changes and they can do so for themselves. They only watch peoples. Likewise, I can only let you know the way by saying, “Reveal your divinity in this way.” 목적있게 사는 법 중에서 From the book "How to live a purposeful life"
3    바위 이야기 댓글:  조회:1218  추천:1  2013-07-06
바위 이야기 박정열 오랜 옛날 옛적 높은 산 위에 큰 바위가 하나 있었습니다. 그 바위는 자신이 왜 여기에 존재하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단 한가지 자신의 위엄만은 대단하다고 생각하곤 했습니다. 바위는 가끔 자신의 몸을 둘러보곤 하였는데 그럴 때마다 단단한 몸이 무척 마음에 들었습니다. 산에는 나무도, 풀도, 새들도 있었지만 모두 자신 아래에 위치해 있는 존재들, 자신만 못한 것들이라고 생각하며 흐뭇한 미소를 보이며 혼잣말로 중얼거리곤 하였습니다. “난 이렇게 단단하고, 이 산 맨 꼭대기에서 저 멀리 내다볼 수도 있고 ……” 세월은 점점 흘러갔지만 여전히 바위는 자신만이 제일 잘난 존재라고 느꼈습니다. 가끔은 인간들조차도 자신에게 제물을 바치거나, 소원을 빌며 자신에게 절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바위는 먼 하늘을 마음대로 날고 있는 새들을 보자 문득 이러한 생각이 스쳤습니다. “왜 나는 언제까지나 여기에 있어야 하는 걸까? 저 너머에는 무엇이 있어서 새들은 저렇게 하늘을 날아다닐까? 그리고 나는 왜 여기에만 있어야 할까?” 바위는 이상하게도 이러한 사실이 궁금해지기 시작하며, 자신의 마음에 약간의 혼동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바위는 날아가는 새들에게 물어 보았습니다. “새들아 저 너머에는 뭐가 있니” “저 너머에는 또 다른 세상이 있어요. 저 너머는 이곳과는 다른 아름다움이 있어요. 한 번 가보시지 않을래요.” 새들이 지저귀었습니다. 바위는 깜짝 놀랐으나, 태연한 척 하며 생각을 했습니다. “뭐...... 저 너머에도 다른 세상이 있다고. 나는 여기에서 위엄도 있고, 다들 나에게 고개를 숙이고…… 난 여기가 좋은데, 그런데 왜 내 마음이 이렇게 흔들리는 것일까?” 바위는 자신의 마음이 약간 흔들리자 몸이 따끔거림을 느꼈습니다. 먼지 같은 돌 가루가 바람에 날리듯 떨어지는 것이었습니다. 바위는 궁금하던 차에 언제 인가부터 자신의 옆에 서있는 소나무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소나무야 새들이 말하기를 저 너머에도 아름다운 세상이 있다는데 너도 알고 있니” “나도 수 백 년간 여기에 서 있어서 가보지는 못했지만, 가끔 새들이 와서 이야기하기를 저 너머에는 너무 아름다운 세상이 많아서 새들도 다 가보지를 못한다고 하더군.” 소나무는 대답했습니다. 바위는 소나무의 말에 마음이 조금 더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저번보다 더 많이 자신의 몸이 따끔거리며 돌 가루가 떨어지는 것이었습니다. 바위는 자신의 분신인 돌 가루가 떨어지는 것이 너무 아까워 가만히 쳐다보았더니 자신의 밑에 있는 흙들과 섞여 돌 가루가 보이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바위는 흙에게 물었습니다. “흙아, 왜 내 몸에서 떨어지는 가루가 너와 섞이는 거니?” “그건 우리도 아주 옛날에는 너처럼 바위였기 때문이란다. 그런데 오랜 세월이 흘러가면서 하늘께서 비와 바람으로 우리를 감싸주시기도 하고, 어떤 때는 번개로, 어떤 때는 지진으로 우리를 부수기도 하시지.” 흙은 계속 말하였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너보다 훨씬 나이가 많아. 셀 수 없을 만큼. 어떻게 보면 넌 우리의 후손일 뿐이지. 그래서 너의 가루는 당연히 우리에게 섞일 수밖에 없는 거지.” 이 말을 듣고 바위는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무엇이 어떻게 된 것인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바위는 저번보다 더 세게 마음이 흔들렸습니다. 이번에는 돌 가루가 아닌 돌덩이가 떨어지면서 약간의 통증을 느꼈습니다. 바위는 자신의 마음이 흔들릴 때마다 통증을 느끼며 자신의 몸에서 돌 가루, 돌덩이가 떨어져 자신의 모습이 약간씩 변해 가는 것이 이상하게 생각되었지만 섭섭하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새로운 경험에 약간은 묘한 흥분을 느꼈습니다. 그러나 바위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아직 감을 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많은 세월이 흘렀습니다. 바위는 자신의 모습이 하늘의 사랑인 비와 바람으로 인하여 많이 깎여 있음을 알았습니다. 그래나 여전히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음에 안타까워하던 차에 문득 바위는 이런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사람들이 자신에게 절을 하거나 기도를 하면 자신이 가끔씩 그 소원을 들어 주었던 때를 더듬어 보면서 바위는 늘 변함없이 사랑을 베풀어주시는 하늘에 자신도 한 번 기도를 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가슴을 치기 시작했습니다. “하늘이시여, 당신의 존재는 알 수 없지만, 이렇게 매일 같이 나에게 바람으로 친구가 되어주시고, 가끔은 비를 내려 뜨거운 여름날은 시원하게 해 주시고, 몸이 더러우면 씻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바위는 놀랐습니다. 자신의 입에서 처음으로 감사라는 말을 하였던 것입니다. 이렇게 기도하자 바위는 이곳 저곳이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의 몸 구석구석이 깨지듯 참을 수 없을 만큼 아팠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몸에서는 큼직한 돌덩이들이 이곳 저곳 떨어지기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바위는 자신의 몸이 자꾸 조각나는 것이 안타깝기도 하였지만 한편은 막혔던 무언가가 뻥 뚫리는 것 같은 시원함을 느꼈습니다. 바위는 계속 기도를 하였습니다. “하늘이시여, 저는 이제껏 최고인줄만 알았습니다. 모두 내 밑에 존재하는 줄로만 알았습니다. 모두 나에게 절을 하는 줄로만 알았습니다. 그러나 아니었습니다. 나는 한 낱 바위일 뿐 그 무엇도 아니었습니다. 이 산에서 외로이 친구도 없는 존재일 뿐입니다. 나는 한 발짝도 움직일 수가 없는 미물일 뿐입니다. 저 넓은 세상을 보고 싶습니다.” 바위는 진심으로 기도를 하는 자신의 모습에 섬뜩 놀라면서 가만히 눈물을 흘렸습니다. 바위는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던 것입니다. 자신이 참으로 한 낱 바위임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그저 바위임을…… 어느 샌가 하늘은 어두워지고 있었습니다. 검은 구름이 사방을 둘러싸자 번개가 순식간에 바위를 내리쳤습니다. 바위는 죽을 만큼 고통을 느꼈습니다. 바위는 너무 고통스러워 천지를 진동시킬 만큼 큰 굉음을 질렀습니다. 자신의 몸이 구석구석 금이 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도 바위는 버텨야 된다고 생각하며 하늘에 감사함을 연발 외쳐댔습니다. 한참이 지나자 바위는 자신의 몸이 부서져 나감을 느꼈습니다. 일부는 돌 가루로, 일부는 돌덩이로 또는 작은 바위로 산산조각 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일부가 산등성이로, 산골짜기로 여기 저기 흩어져가고 있음을…… 그리고 기절하고 말았습니다. 며칠 뒤 바위는 깊은 잠에서 깨어난 듯 무겁게 눈을 떴습니다. 자신이 작은 바위의 모습으로 산아래 개울에 쳐 박혀 있는 것을 알았습니다. 바위는 산꼭대기를 바라보았습니다. 자신이 큰 바위로 있었던 곳에는 큰 구멍이 나 있었고 아직도 먼지가 일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큰 자신의 몸뚱이가 많이 부서져 흩어지고 이제는 작은 바위로 이렇게 개울에 쳐 박혀 있는 것이 한편 슬프기도 하였지만 작은 바위는 아주 큰 고통을 이겨냈다는 승리감에 환한 눈물을 주르륵 흘렸습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작은 바위는 현재 자신이 있는 곳은 자신이 그렇게 보고 싶었던 넓은 세상이 아니라는 사실에 약간 실망감을 느꼈습니다. 바위는 이내 정신을 가다듬고 개울에 가득한 초록 물에게 물었습니다. “초록 물아, 이 세상이 아주 넓다고 하는데 너는 알고 있니?” 초록 물은 대답했습니다. “그럼 이 세상은 아주 넓지. 나도 이렇게 저만치 흘러가면 다른 개울들을 만나고, 또 한참을 흘러가다 보면 강을 만나게 되지. 그리고 또 한참을 가면 아주 큰 바다를 만나게 되지” 초록 물은 자신만만한 어투로 계속 말했습니다. “그러나, 바다까지 가는 길이 워낙 힘들어서 바다까지 간다는 장담은 나도 못해. 도중에 길을 잘못 들면 고여서 내 몸이 썩기도 하고, 땅 밑으로 빠지면 헤어날 수 없을 수도 있고, 강까지 도착해도 다른 개울물들이 나를 이리밀고 저리밀고 하기도 하고, 하여튼 무지 힘든 길이거든. 난 알지. 그래도 난 가야 하거든” “그러나 바다에만 도착하기만 하면 그 바다란 곳은 어떤 물이든 다 받아들인대, 조건 없이 무조건 아주 더러운 물이라도 다 정화시켜 한 가족으로 받아들인대 ……” 작은 바위는 초록 물이 하는 말이 너무 신기하고 재미있어 막연히 자신도 초록 물을 따라 바다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자신은 물이 아니라 바위라는 사실에 체념을 하며 언젠가는 자신도 초록 물처럼 자신의 길을 알게 되고 그 길을 갈 수 있을 거라고 막연히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작은 바위는 자신의 주위에 있는 널려 있는 조약돌에게 물었습니다. “조약돌아, 이 세상은 아주 넓다는데 너는 가봤니” 조약돌은 말했습니다. “나는 너보다 훨씬 오래 전부터 이 개울에서 살고 있는데 처음엔 너 보다도 훨씬 더 큰 바위였지. 여기에 있으면 말이야. 음...... 친구들이 아주 많아서 다른 곳에는 가고 싶지 않을 거야. 항상 흐르는 물이 있고, 물고기들이 같이 놀아주고, 다른 조약돌들도 많아 지겹지 않거든.” “음...... 나무들도 많고, 새들도 다른 동물들도 가끔씩 찾아와 재미있는 얘기를 많이 들려주고 가 곤하지.” 작은 바위는 조약돌의 이야기를 듣고, 자신도 여기서 그냥 살아 보고 싶다는 생각이 스쳐 지나가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기억 속에 자신의 몸이 조각나면서 참았던 고통, 아픔, 눈물 그러면서도 바꿀 수 없었던 그 기쁨…… 작은 바위는 다짐했습니다. 자신은 조약돌처럼 살수는 없다고…… 작은 바위는 또 다시 하늘에 기도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하늘이시여, 얼마 전 저의 기도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의 모습은 많이 변하였지만 저는 후회하지 않습니다. 저 넓은 세상을 다 볼 수만 있다면 저는 어떠한 고통이라도 감수해 내겠습니다. 하늘님…… 저의…… 기도를……” 작은 바위는 몇 날이고 하늘에 이렇게 기도를 했습니다. 그리고 하늘은 반드시 자신의 기도를 들어주시리라고 굳게 믿으면서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많은 세월이 지난 어느 날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사람들이 오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자신의 주위에 서서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작은 바위 괜찮네. 둥글둥글한 게 많이 다듬어졌고, 크기도 딱 알맞네” “공원에 두기에 안성맞춤이구먼.” 사람들은 작은 바위를 몇 명이서 들고서 산을 내려갔습니다. 그리고 큰 차에 실어져 어디론가 가는 것이었습니다. 작은 바위는 생각했습니다. “도대체 어디를 가고 있는 거지???” 한참을 가던 차는 도심의 한 공원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고, 잘 보이는 곳에 놓여졌습니다. 사람들은 작은 바위를 보고 좋아했습니다. 왜냐하면 다리가 아플 때 쉴 수가 있고, 앉아서 오순도순 이야기도 할 수가 있어서. 작은 바위는 이 공원에 온 것이 무척 좋았습니다. 자신이 바라던 다른 세상에 왔다는 것 자체가 너무 좋았습니다. 사람들도 자신을 무척 좋아해서 자신도 그저 좋았습니다. 그러나 얼마간의 세월이 흐르자 작은 바위는 자신의 마음 한 구석에 아직도 허전함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왜 이렇지? 나는 행복한데 왜 이렇지? 무엇이 부족하기에 이렇게 마음이 허전한 걸까??” 작은 바위는 자신의 마음이 이렇게 허전한 이유가 아직 자신이 바라던 더 넓은 세상을 보지 못한 것이라는 사실 때문임을 알았습니다. 바다도 보고 싶고, 하늘의 새처럼 날고도 싶고…… 그래서 작은 바위는 자신이 여기에만 있을 수 없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자신을 아껴주던 사람들에게는 죄송한 마음이 들었지만, 그래도 의지할 곳은 하늘밖에 없음을 알고 하늘에 다시 기도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하늘이시여. 여기까지 올 수 있도록 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부족하고 미련하기만 한 저를 이렇게 사랑하시어 다른 세상을 볼 수 있도록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러나 아직 저는 더 많은 세상을 보고 싶습니다. 저도 하늘님처럼 모든 세상에 존재할 수가 있을까요. 하늘님 저에게 기회를 주십시오. 저는 어떠한 고통도 감내할 수 있습니다. 하……늘……님……” 작은 바위는 매일 매일 쉬지 않고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의 모든 것을 하늘에 맡기고 감히 하늘처럼 모든 세상을 단 한 번만이라도 볼 수만 있다면 자신이 하찮은 존재로서 벌을 받게 된다고 하더라고 다 받아들일 수 있다고…… 또 많은 세월이 흘렀습니다. 작은 바위는 하늘이 더 이상 자신의 기도를 들어주시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가끔 들곤 하였지만, 그래도 하늘밖에는 자신의 소원을 들어줄 분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많은 세월이 흘러가면서 작은 바위는 자신의 몸은 점점 작아지고 있음을 알았습니다. 비, 바람에 깎이기도 하였지만 사람들에 의해 자신이 더욱 깎여가고 있음을 알았습니다. 어떤 이는 어루만졌지만, 어떤 이는 돌로, 쇠붙이로 긁기도 하였고, 또 어떤 이는 망치 같은 것으로 자신을 내려치기도 하여 흉한 모습으로 변한 자신의 모습에 한숨이 절로 나오곤 하였습니다. 작은 바위는 이제 바위로서의 위풍은 없어지고 작은 돌에서, 부서진 돌 조각으로, 그리고 돌 가루로서 이제는 오히려 흙에 가까워지고 있음을 알았습니다. 작은 바위는 가만히 자신을 “하얀 흙”이라고 불러 보았습니다. “하얀 흙” 듣기에 괜찮았습니다. 그러나 자신이 하늘에 그렇게 원하였던 기도가 이루어지지 않고 자신의 존재가 없어지지나 않을까 노심초사 불안한 마음은 감출 길 없었습니다. 하얀 흙은 마지막으로 혼신의 힘을 다해 하늘에 기도하기 시작하였습니다. “하늘이시여, 저는 당신의 마음을 알고 싶었고, 당신처럼 넓은 세상을 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저의 몸은 산산이 부서져 어디에도 갈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산들바람에도 저의 몸은 흔들리고 비라도 내리면 저의 몸은 녹아 내리는 흙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도 저는 하늘님을 원망하지 않습니다. 여기까지 이끌어 주신 데만도 그저 감사함을 드립니다. 그저 감사함을……” 하얀 흙은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자신이 그렇게 원했던 이상 넓은 세상을 볼 수가 없어서가 아니라 하늘이 베풀어주신 사랑이 너무 크고 감사해서…… 세월이 흘렀습니다. 하얀 흙은 이제 자신의 모습이 점점 사라져감을 느꼈습니다. 비에, 바람에, 사람들의 스쳐 지나감에 자신의 모습이 곳곳으로 흩어져 감을…… 그리고 어느 날 하늘은 고약하리 만치 큰바람을 일으켜 자신의 마지막 한 톨의 알갱이마저 바람처럼 날려 버림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자신은 흔적조차 없이 사라짐을 느꼈습니다. 그 순간 하얀 흙은 보았습니다. 넓고 넓은 세상 어디에도 자신이 존재함을…… 그저 구름 따라 바람 따라 하늘이 인도해 주시는 곳이면 자신이 존재함을 알았습니다. 자신이 하늘이 되어가고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먼지 같은 자신이 더욱 분해되어 분자로만 채워진 하늘 속으로 점점 빨려 들어감을……
2    댓글:  조회:1184  추천:0  2013-07-05
情    흰 눈이 펄펄 내리는 아침입니다. 길이 막힐까 봐 서둘러 나와 조금 일찍 출근을 했습니다. ‘하아 오늘은 녀석들이 얼마나 운동장을 나가자고 조를까?’ 이 눈을 옮겨와 진흙탕 교실을 만들 것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살짝 걱정이 앞섭니다.     아직 인적이 없는 운동장 한 가운데를 소복소복 바삐 가로지르고 있습니다. 땅만 보고 걷자니 내 허리 근처만한 높이의 한 녀석이랑 마주칩니다. 어른 우산을 들고, 학원보조가방 하나와, 모자를 둘러쓰고, 목도리를 휘휘 감고, 아주 큰 장갑을 낀 채, 눈만 빼 꼼 내밀어 도통 누구인지 알 수 없게 되어버린 2학년 우리 반 키 번호1번, 체구도 1번인 여자아이입니다.     “얘야, 고렇게 싸매면 앞이 보이니?” 그 모습이 안쓰럽기도 사랑스럽기도 하여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습니다.     발육이 늦은 탓인지 모기만한 목소리와 읽기와 쓰기 기본적인 셈하기도 늦어 2학기부터는 거의 매일 남겨 나머지 공부를 하는 중입니다. 제가 제 성질을 못 이겨 버럭 야단도 치고, 그러다 후회가 들면 꼭 안아주고, 저 작은 얼굴에 온통 뽀뽀자국이나 이마에 별 도장을 찍어 집으로 보내곤 했었습니다.     운동장 한 가운데에서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눈발을 함께 맞는 지금 녀석이 잠깐 기다리라고 합니다. “어? 일단 교실에 가서......” 말릴 틈도 없이 순식간에 운동장에 자기 몸집보다 더 큰 가방을 풀어놓습니다. 잡동사니와 책이 가득한 가방 속에서 뭔가를 열심히 찾고 있습니다. 가방 속 책 사이사이에 꽁꽁 얼어붙은 손을 열심히 집어넣고 있네요.     아 찾았다. 열심히 실갱이 끝에 찾아 제게 내민 것은 ‘情’ 이라는 글씨가 쓰여진 가방 속에서 다 부서진 쪼코파이였습니다.     나는 그때의 일이 그림처럼 자주 떠오릅니다.     올해 들어 벌써 10년차 초등학교 교사입니다. 뭔가 다급한 마음에 대학원까지 마쳤으니 가방 끈은 길고, 가르치고, 배우고, 또 배움 속에서 가르치고...... 지긋지긋한 학교만 벌써 몇 년을 다녔는지 모릅니다. 이 세상이 다 배움을 주는 학교이니 어쩌면 평생 학교를 다니고 있는 셈이지만요.     세월만큼 이제는 많은 학생들과 인연을 맺었습니다. 한해만 지나도 이름을 까먹기 일쑤이고, 너무 커버려 때때로 못 알아보기도 합니다. 그치만 이렇게 많은 이들의 만남 속에서 기억할 수 있는 것은 그들의 ‘눈망울’입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눈망울’이 주었던 ‘언어’인 것 같습니다.     처음 부임한 날 기억이 납니다. 우리 만남은 ‘인연’이라고 칠판에 쓰며 커다랗게 우주를 그리고, 그보다 작은 지구를 그리고, 작은 대한민국과 서울 그리고 구로동을 표시하며 OO초등학교 그리고 5학년 4반 교실을 표시했습니다. 우리는 우연이 아닌 ‘굉장히 소중한 인연’으로 만났다고 강조하며 앞으로 잘해보자고 다짐했습니다.   준비한 ‘만남’ 이라는 노래도 불렀고요.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억지로 손을 부여잡고 부르고 또 불렀답니다.     ‘인연’을 그리 여러 차례 이야기했음에도 그날 일기장에는 절반 이상의 학생들이 ‘선생님께서는 우리의 만남은 (인연이 아닌)‘우연’이라고 하셨다’ 이렇게 썼더군요.     전 그 이후 지금까지 많은 시간 동안 그렇게 보내주신 귀한 ‘인연’을  ‘우연’으로 흘려버린 것은 아닌지 모르겠어요.     학창시절에 절친한 친구 녀석이 “인생은 고해의 바다”라는 말을 종종 했습니다. 그때는 뭐가 그렇게 재미있었는지 작은 일들로 배꼽을 잡고, 연신 깔깔거렸는데 다복한 가정에서 반에서 늘 유쾌하고 유머가 넘치는 녀석이 그런 말을 하면 친구들은 웬 쌩뚱맞은 소리쯤으로 들었지요.     한참 후에 그 친구는 생일날 방에서 목을 매 자살을 했습니다. 산에다 뿌려주었어요. 너무 놀라 당시에는 눈물도 콧물도 안 나더군요.     누구에게나 감당할 수 있는 크기로 그것들이 다가오는 것일까요? 흘려 들었던 그 말이 가끔 살면서 힘든 일 없이 살아온 나에게도 또 이렇게 가끔 이 녀석들이 뛰노는 것을 바라보며 세상 다 산 노인네처럼 떠오르곤 합니다.     ‘고해의 바다’     아빠가 100년 전부터 하느님과 살게 됐다는 천진난만이 학기초 늘 주머니에 한 손을 집어넣어 아이들 앞에서 손을 빼라고 강요 했더니 슬며시 뺀 손에 다섯 손가락이 없어 충격과 함께 너무나 미안했던 일...... 종종 냄새 나는 화장실 안에서 문을 걸어 잠그며 몇 시간이고 숨어 있던 아이 가출을 밥 먹듯이 했던 녀석을 찾아 온 동네를 뒤지고 다녔던 기억 새엄마가 변을 못 가린다며 불로 항문을 지져 병원에 입원했던 아이...... 가난으로 영양이 부족해서 시력이 손상되었던 아이...... 아빠가 프라이팬으로 손을 지져 격리시켜 두기 위해 전학을 갔던 녀석...... 미혼모였던 엄마의 술국을 끓여준다고 가끔 학교에 늦던 아이...... 갓 태어난 동생을 봐줄 사람이 없어 결석을 밥 먹듯이 했던 아이 놀림 당하던 혼혈인 외국인 근로자의 아이...... (겉으론 다정했지만) 데리고 있었던 것이 번거롭게만 느껴졌던 정신지체아 아이......     또 이들의 엄마, 아빠 할머니......     물론 평범하고, 행복한 가정에서 자랐던 아이들도 많았지만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볼 기회를 가졌답니다. 그 속에서 아이들뿐만이 아니라 누구를 안다는 것은 어쩌면 불가능한 일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참 많이 했습니다.     배경을 알기 전에는, 그 환경 속에서 지금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또 친해지기 전에는, 독심술을 터득하기 전에는 알 수가 없겠더군요. 또 안다고 해서 어쩌겠는가? 바꿀 수 있을까? 나는 옳다고 할 수 있을까?     갑자기 짜증이 많아졌거나, 다툼이 많아진 아이를 한참 구박하다 조용히 불러다 놓으면 한참 뒤에 사실은...... 헤어진 엄마가 보고 싶었다고 엉엉 울어버리는 아이를...... 형에게 비교당하는 것을 원망해 삐뚤어진 행동을 한다는 것도...... 가끔 (처녀시절엔) 저를 좋아해서, 반의 누군가를 짝사랑해 그러는 것도......^^* 자신이 왜 그런지 모르겠다는 사춘기 속의 아이들     사실은...... 오랜 시간 동안 나는 ‘귀찮다, 힘들다’ 때론 ‘전혀 알고 싶지 않다’ 였습니다. ‘왜 내게 이런 아이들이 주어졌을까?’ 라는 푸념을 많이 늘어놓았답니다.     오랜 시간 동안 저에게 이 알 수 없는 삶은 ‘두려움’이었습니다.     늘 운명이 나를 어찌할까 두렵고, 온통 ‘좁은 나’에게만 집중이 되어 있었거든요. 작은 녀석들이지만 사람 앞에 서는 게 두렵고,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것이 두렵고 영영 사랑을 하지 못할까 두렵고, 배신당할까 두렵고, 어느 날 갑자기 불구가 될까 두렵고, 남들만큼 못살까 두렵고...... 심지어는 귀신을 있을까? 불을 켜두며 늘 잠을 청하기가 두려웠어요. 죽어 한줌의 재가 되는 것이, 그 다음 어떻게 되는 건지 알 수 없어 두려웠고요. 겉으론 다정하고 여유로운 미소로 실실 웃고 있었지만...... 내가 너무 못나 밉고, 자신이 없었답니다.     특별할 것 없는 나조차 감당하기 버거운 그릇을 가진 사람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런 내가 누구에게 진심으로 관심이란 것을 가질 수 있었겠어요?       20대 후반에 우연히(아니 귀한 인연으로) 진정 나를 만나는 길에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어딘가에서 오는 반짝이는 기운을 느끼고, 말씀을 들으며, 깊은 호흡을 통해 언젠가부터 처음으로 내 자신을 떠올려 보기 시작했습니다. 아주 어린 시절부터 별의별 것들이 떠오르면서...... 처음으로 제게 정말 미안하다, 미안하다 나를 진심으로 사랑해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 내가 귀한 존재라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그 수많은 만남, 특히 교직을 통해 만났던 이들의 '눈망울'이 떠올랐어요.. 부모님의 존재를 빌어 나를 이 세상 밖으로 보내주신 그분의 뜻을 한참 동안 저버렸던 것 같아 엉엉 눈물이 났습니다. 이렇게 귀한 생을 주신 것은 그분이 주신 그 사랑을 나누며 살라는 뜻이 있었을 텐데요......       최근에는 누군가를 진정 알고 이해하기 위해서 가장 빠른 길은 바로’사랑’이라는 것도 조금씩 깨치고 있습니다. 부모님이 자식을 하나하나 이해하며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듯이 진심으로 사랑을 할 수 있다면 온전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텐데요. 그 사랑은 나를 온전히 받아들이고 사랑할 수 있어야 가능하다는 것도요.     한두 사람을 붙들고 있는 그런 사랑이 아니라 나눌수록 내 안에서 넘쳐나는 그 대상이 없는 사랑의 희열을 느끼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은 그 웬수같은 녀석들에게서 까지 자주 느끼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죠)......     또한 죽음이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생의 시작이라는 것을 이 짧은 생애 동안 우리는 ‘경험’을 하기 위해 태어났다는 것을, 나뿐 아니라 만물은, 지구는, 이 우주는 모두 그분의 뜻에 의해 저마다 ‘진화’를 위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아직 쉬운 일은 아니지만 나를 사랑하고, 인정하며 부족한 부분을 채워 나가고 있는 중이랍니다.     그리고 나를 만나러 가는 길목에 서 있습니다. 나에게로의 끝없는 길 중에 초입의 어떤 지점에 있겠지요. 그런데 같은 이 길에서 사라진 것이 있답니다.     그것은 ‘두려움’이에요. 왜 태어나고, 늙고, 병들고, 죽어서 어디로 가는가를 몰라 표류했던 두려움 말이죠.     그리고 대신 그것에 대한 ‘앎’이 생겼어요. 앎이 생기니 제 삶의 '목적'도 분명해졌습니다.     받은 그 情을 누군가에게 나누어주기 위해 오늘도 진정한 나 자신을 만날 채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 길을 동행할 많은 이들을 만나며, 함께 이렇게 가르치고 배우며...... 그 만남은 앞으로도 계속 되겠지요.     이 세상의 모든 일들을 크고, 작은, 기쁘고도, 슬픈 ‘기쁨’들로 맞이하면서 말이에요.                     자기소개   앞서 밝혔듯이 올해 초등학교 10년차 교사입니다.   가장 감사한 일을 떠올려봤습니다. 나를 사랑하려고 노력하게 된 것...... 말할 것 없이 하늘을 알게 된 것입니다.   삶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졌다는 것이었습니다. 대신 무지에서 벗어나 앎이 생긴 것...... 그것이 제겐, 가장 큰 축복이고 감사함입니다.   뭔가 목말라 찾고 싶었던 삶의 등불을 뵈었고, 생노병사를 알게 되었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게 되었고, 나를 찾아가고 있고, 이미 많은 기운과 말씀들을 주셨으니 항상 죄송하고 감사드릴뿐입니다.   경험도 많지 않고, 평범하고 부족한 글이지만 용기 내어 올려봅니다. 책 "있잖아요, 미안해요" 중에서     
1    무늬만 경찰 댓글:  조회:1552  추천:1  2013-07-04
무늬만 경찰    김정완     전날 당직을 마치고 퇴근하는 길, 8월 한낮의 태양은 아스팔트 위로 아지랑이를 피워 올리며 세상을 모두 녹여버릴 듯 뜨거운 열기를 뿜어대고 있었다. 오늘따라 무슨 차가 이리 막히는지..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차는 차대로 짜증에, 나는 나대로 피곤에 절어 핸들을 잡은 채 졸다가 깨다가 하면서 그렇게 퇴근길을 재촉하고 있었다.   절반쯤이나 왔을까? 광명을 목전에 둔 어느 사거리에서 얼른 가서 씻고 자야겠다는 생각으로 신호가 바뀌기만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끼익~하면서 쿵..쾅..쿵..쾅 하는 소리가 연이어 들리더니 급기야 묵직한 그 무언가가 내 차 뒤꽁무니까지 때리고서야 멈춰 섰다.   이거 뭐야 하고 내려서 돌아다보는 순간 숨이 멎는 줄 알았다. 15t 화물트럭이 철제 빔을 가득 싣고 달려오다 신호대기 중이던 차량들을 잇달아 들이받더니 내 차 바로 뒤에서 멈춰선 것이었다.   "어, 어, 어, 어" 쩍 벌어진 입, 흘러내리는 침을 얼른 수습하고 상황파악에 들어갔다. 트럭은 운전석 앞과 옆쪽이 심하게 찌그러져 연료인지 윤활유인지 알 수 없는 기름이 새어 나오는 가운데 팬 돌아가는 소리가 요란해 금방이라도 폭발할 것만 같았고, 이제 곧 영화 속에서 익히 보아왔던 장면이 바로 내 눈앞에서 재현될 참이었다.   내가 트럭 반대쪽으로 몸을 돌리는 순간 엄청난 폭발음과 함께 내 몸이 공중으로 솟구쳐 오르고 트럭에 실려 있던 철재 빔과 트럭파편들이 옆에 있던 차량과 가게를 덮쳐 2차 3차 연쇄 폭발로 이어지며 도로가 패이고 인근 가게가 박살 나고 여기저기 시체들이 뒹굴며 신음소리와 선홍빛 핏물이 도로를 적시는 등 한마디로 아비규환 상황이 슬로비디오처럼 눈앞에 전개될 판이었다.    아, 난 아직 죽으면 안 되는데.. 처자식도 있고 아직 할 일도..음.. 꽤 많을 텐데.. 그리고 또.. 또.. 논리가 필요 없는 순간, 이것저것 잴 것 없이 냅다 도로 바깥쪽으로 뛰었다.   빛보다 빠른 속도로 현장에서 멀찌감치 빠져 나왔을 때 주위 사람들이 나누는 대화가 귀에 들어왔다. "죽었제?""죽었을 끼다. 차가 저리 찌그러졌는데.."   그제서야 트럭 내부를 살펴보니 운전사 한 분이 타고 계신데 휴지조각처럼 찌그러진 운전석 안에서 고통으로 몸부림 치고 있었다. 이를 어째.. 도와줘야 되는데, 도와줘야 되는데 하는 생각만 절실할 뿐,   두 다리는 바닥에 붙어서 조금도 움직여지지 않았다. 주위 사람들도 다들 안타까운 심정으로 지켜보고만 있을 뿐, 아무도 선뜻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   사고여파로 운전석이 반쯤 없어져버린 15톤 트럭은 갈수록 거친 소리와 함께 검은 연기와 기름을 사방으로 뿜어대며 금방이라고 쾅~하고 폭발해버릴 것만 같았다.   아, 어떡해? 지금 저 상황 속으로 뛰어드는 것이 옳을까? 아니면 가슴 졸이며 바라보고만 있어야 할까?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도와주는 게 내가 해야 할 일인데, 내가 지금 직무유기하고 있는 것 아닐까?   아니야, 어제 당직하면서 실컷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 줬고 더군다나 오늘은 비번이잖아? 아, 저 사람을 구해야 되는데 몸은 움직여지지 않고.. 아, 나는 누구지? 여긴 어디지? 내 이름은 뭐지?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지?   얼어붙은 채 꼼짝도 하지 않고 있는 스스로를 납득시킬만한 얄팍하고 그럴듯한 변명거리를 찾느라 머릿속이 분주할 때, 끼익~하고 기적처럼 차문이 열렸다. 운전사는 안간힘을 쓰며 운전석에 끼인 오른발을 힘껏 잡아당겨 뽑아내었으나 이미 오른발은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만큼 심하게 다쳐 보였다.   마지막 남은 힘을 다하여 운전석을 벗어나려 밖으로 몸을 던졌으나 미처 빼내지 못한 왼발이 찌그러진 문틈에 끼여 온몸이 허공에 거꾸로 매달린 모습으로 대롱거리게 되고 말았다.   으스러진 왼 발목에 온몸의 체중이 실렸고 쉴 새 없이 피가 흘러내렸다. " 으..아~" 들릴 듯 말듯 작은 소리지만 이루 말할 수 없는 극심한 고통을 표현하는 단말마의 비명소리가 터져 나왔다. 심장이 쪼그라드는 느낌.. 끔찍해서 차마 눈뜨고 볼 수가 없었다. 도와줘야 되는데 도와줘야 되는데 생각하면서도 도저히 접근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모두들 안타까운 심정으로 발만 동동 구르고 있을 바로 그 때, 옆에서 나와 함께 지켜보고 있던 한 아저씨가 멈칫 멈칫 하더니 이내 자석에 끌리듯 트럭 옆으로 다가가 허공에 거꾸로 매달린 그 운전사의 어깨를 자신의 등으로 받쳐주는 것이었다. 운전사의 몸에서 흘러나온 피는 그 아저씨의 새하얀 상의를 금새 붉게 물들이고 얼굴에까지 타고 흘러내렸다.   "쫌만 참으세요. 이제 곧 119가 올 거예요" "으.. 으.." "자녀분들을.. 생각해서라도 의식을 놓으시면 안돼요" "......" 그리고는 두 분 다 말이 없었다.   사고 난 차들과 빠져나가려는 차, 계속 밀려오는 차들로 도로는 금새 엉망진창이 되었고, 그 사이를 어렵게 헤집고 구급차가 도착할 때까지의 30여분이 내게만 지옥처럼 느껴지진 않았을 게다. 왜 그렇게 시간이 더디게 흐르던지..   이미 형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망가진 다리이지만 고통을 느끼는 세포는 그대로였을 테고, 허공에 매달린 자신을 받쳐주는 다른 사람의 등에서 느껴지는 든든함과 고마움은 극심한 고통 속에서 더욱 크게 다가왔을 게다.   짧은 순간이지만 운전사의 얼굴을 스치던 안도감.. 더 이상 운전사의 신음소리도, 차들의 경적소리도 없었다.   지켜보던 모든 이들도 숙연함을 느낀 듯 수군거림이 일순간 딱 멎었다. 세상의 모든 흐름이 멈추고 온갖 잡음이 정지한 듯한 무언의 공간 속에서 그 두 사람간에는 짧지만 영원을 함께 한 진한 전우애가 피어났을 게다.   내 평생 많은 사고현장을 목격했고 교통사고나 안전사고로 인한 사망자들도 많이 봐 왔으나 이렇게 직접 내 눈앞에서 일어나는 사고를 목격하기는 처음이었고 또한 이렇게 감동적인 장면은 없었다.   위기 때 그 사람의 진가가 나타난다고 했던가? 일촉즉발의 순간, 몸도 마음도 나와 정반대로 움직인 저 허름하고 후줄근한 옷차림의 아저씨가 그렇게 위대해 보일 수 없었고, 온갖 고상한 관념과 범생이 콤플렉스를 자랑 삼아 두르고 있던 스스로가 부끄러워 견딜 수가 없었다.   머릿속에 수만 가지 아름다운 가치와 지고한 의식들을 담고 있으면 뭐하나? 위기의 순간 내민 손길 하나에 여지없이 증발해 버리고 말 하찮은 것들이라면..   지금 저 분의 등을 받치고 있는 사람이 나였어야 했다고 스스로를 자책하며, 언제나 실천이 아쉬운 초라한 나를 느끼며, 씁쓸한 마음으로 현장을 물러날 수 밖에 없었다.   그 날 따가운 8월 한낮의 아스팔트 위에서 이름 모를 어느 아저씨가 보여주었던 용기에 한없는 감사와 존경을 올리고 싶다.   그건 그렇고.. 나 경찰 맞아? ㅠ.ㅠ 책 "반듯하지 않은 인생, 고마워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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